CINELAB2025-03-12 10:48:36
3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심리 파괴 스릴러 <침범> 개봉 줄거리 예고편

연극,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곽선영 배우의 첫 스크린 데뷔작 <침범>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침범>은 자신의 딸 소현이 남들과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 싱글맘 영은의 고군분투와 20년 후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곽선영 배우와 더불어, 권유리, 이설, 기소유 배우의 호연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더욱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에밀리아 페레즈>도 드디어 국내에서도 관객들과 만납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공개된 후, 관객들의 다양한 논의로 더욱 주목받았었죠. 과연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침범
Somebody

개요: 미스터리 | 대한민국 | 112분
감독: 김여정, 이정찬
주연: 곽선영, 유리, 이설, 기소유
개봉: 2025.03.12.
배급: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나랑 엄마는 못 가겠네요. 천국에”
기이한 행동을 하는 7살 딸 소현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싱글맘 영은.
소현의 위태로운 행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영은의 평범한 삶은 망가져 가고, 소현은 점점 더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어릴 적 기억이 없어. 그래서 사람을 잘 못 믿어”
20년 후,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고 특수 청소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민.
어느 날 그의 앞에 해맑은 얼굴의 침입자 해영이 나타난다.
자신이 쌓아온 일상의 틈을 아무렇지 않게 비집고 들어오는 해영에게 민은 묘한 불안감을 느끼는데...
네가 선을 넘은 순간, 균열은 시작되었다!
에밀리아 페레즈
Emilia Perez

개요: 뮤지컬 | 프랑스 | 133분
감독: 자크 오디아르
주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조 샐다나, 셀레나 고메즈
개봉: 2025.03.12.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능력 있는 변호사 ‘리타’는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베일에 싸인 멕시코 갱단 보스 ‘델 몬테’를 만나러 간다.
그의 요청은 놀랍게도 ‘자신이 여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는 것’.
리타는 델 몬테가 이전의 삶을 지우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한다.
그리고 마침내 새롭게 탄생한 그녀, ‘에밀리아 페레즈’가 세상에 나타나면서 모두의 인생에 2막이 오른다.
화이트 버드
White Bird

개요: 드라마 | 미국 | 121분
감독: 마크 포스터
주연: 아리엘라 글레이저, 올란도 슈워드, 브라이스 게이사르, 질리언 앤더슨, 헬렌 미렌
개봉: 2025.03.12.
배급: (주)올랄라스토리

줄거리
“더 깊은 어둠이 온다 해도 나는 너를 구할 거야”
불편한 다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소년 ‘줄리안’은 어느 날, 깊은 어둠에 갇혀버린 소녀 ‘사라’를 구한다.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줄리안’과 가족들은 ‘사라’를 끝까지 지키려 한다.
“넌 나한테 잘해주는 구나. 난 네게 잘해 준 적 없는데” “그래도 넌 항상 달랐어”
하지만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사건이 그들에게 다가오는데...
서로를 비추는 유일한 빛이 된 소년과 소녀. 세상을 바꿀 단 하나의 러브 스토리!
노보케인
Novocaine

개요: 액션 | 미국 | 110분
감독: 댄 버크, 로버트 올슨
주연: 잭 퀘이드, 엠버 미드썬더, 레이 니콜슨, 제이콥 배덜런
개봉: 2025.03.12.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그녀만 구할 수 있다면 멍들고, 찢기고, 부딪히고, 튀겨져도 괜찮아!
평범한 외모, 평범한 성격, 평범한 직업, 이보다 더 평범할 수 없는 은행원 ‘네이선 케인’은 남들과 다른 비밀을 숨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선천성 무통각증으로 신체적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
첫눈에 반한 직장 동료 ‘셰리’와 완벽한 첫 데이트 후 설레는 마음도 잠시, 은행에 들이닥친 무장 강도단에게 ‘셰리’가 인질로 납치되고 만다.
오직 그녀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강도를 쫓던 ‘네이선’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사용해 온몸을 무기 삼아 극한의 위험 속에 뛰어드는데…
통파민 폭발! 현실 고통 마비시킬 ‘쎈’ 한방이 온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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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음원은 없지만 영화는 있는 밴드, ‘듣는 건 너의 책임’
‘듣는 건 너의 책임’. 도발적인 밴드 이름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음악을 할 테니 들을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하라는 이들. 각자의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좋아하는 음악에서만큼은 그런 책임감에서 자유로워보자는 취지가 담긴 이름이라 한다. 내내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노래, 그리고 그 노래에 얽힌 각자의 사연은 서로의 깊이를 더하며 켜켜이 쌓여간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장편 경쟁 부문 선정작 ‘듣는 건 너의 책임’ 유최늘샘 감독에게서는 설렘과 기쁨, 수줍음이 함께 묻어났다.
‘듣는 건 너의 책임’ 영화가 한국경쟁 장편 후보작에 선정되었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부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꼭 상영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천처럼 통영 인구도 13만 명인데, 한반도 제일 남쪽의 바다마을 이야기를 충북 제천에서 처음 공개하게 되어서 너무 영광입니다. 저희 밴드 멤버, 스태프들과 함께 눈물을 흘릴 정도로 뛸 듯이 기뻐했어요. (웃음)
감독님께서는 통영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통영에 있는 미륵섬에서 태어났어요. 20대 때부터는 서울에서 단편 영화를 만들었고요. 영화라는 꿈을 좇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를 해보자 싶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큐 쪽으로 오게 됐고요. 편의점에서 일할 땐 편의점 영화를, 육체노동 현장에서는 그분들 이야기를, 여행할 때는 여행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은 제가 통영에 사니까 통영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통영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고 싶었다
지역에서 예술하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
영화 전체가 통영 올 로케 뮤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영에는 섬이 되게 많아요. 그런 느낌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마침 드론 촬영도 그때 시작해서 영화에도 담았어요. 중간에 멤버들과 같이 작은 섬에 가서 버스킹을 하면서요. 영화에 다양한 통영 모습을 담고 싶어서 버스킹 때도 다양한 배경을 선택해 촬영했고요.
감독님은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 예술인이기도 하시죠.
통영의 자연은 너무 아름다워요. 그런데 현실적인 지역의 어려움이나 인구 소멸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와 닿는 부분들이 있어요. 멤버 중에도 통영을 떠났다가 돌아온 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낙향 같은 느낌도 있어요. 꿈을 이루고 돌아왔다기보다는 휴식처럼요. 제게도 그런 느낌이 있었고요. 그래도 위기 속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들, 서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만나는 계기가 주어지기도 하잖아요. 저희 밴드처럼요. 이 영화가 지역의 활기나 커뮤니티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역에서 예술하는 일의 장단점은 뭔가요?
제대로 된 공연을 할 만한 공간이 전무해서 거리 공연을 할 수밖에 없어요. 통영에 어르신이 많다 보니까 노래를 하면 트로트를 불러달라고 많이 하시고요. (웃음) 그런데 홍대 같은 곳에는 실력 좋은 밴드가 수백 개 있어서 관심을 받기가 어렵잖아요. 반면에 통영에는 자작곡 밴드가 두세 개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역에 작은 행사가 있으면 공연 초대도 받고, 지역 신문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대도시의 밴드가 삶의 퍽퍽함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면 통영의 밴드는 자연이나 로컬 라이프를 담아낼 수 있으니까 음악적 개성이 되겠단 생각도 들어요.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에너지를 많이 받죠.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에서 성장해가는 중
무명 밴드이지만 자부심 느껴
영화에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미묘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의 순간들도 나옵니다.
멤버 중 한 분은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리 실력이 모자란 음악이라도 누군가는 좋아해줄 수 있으니까 활기차게 해보자고요. 프로가 아니면 입도 떼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고요. 그런데 공연에 초대받다 보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 되지 않나 싶은 고민도 있어요. 공연 섭외가 오면 그냥 하자는 쪽과 이번 공연은 넘기고 연습하면서 역량을 쌓자고 말하는 쪽이 있어요. 반반 정도인 듯해요. 그 부분에서 갈등이 있죠. 그 과정이 성장이지 않을까요?
밴드 활동을 담은 영화를 촬영한다 했을 때 멤버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긴가민가했어요. 아직 우리 음원도 없는데 영화까지 만들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그런데 영화가 완성된 후 함께 보면서는 많이 웃고 뿌듯해했어요. 자기 턱이 접혀서 나온다거나 뾰루지가 보인다거나 이런 불만은 있었지만요. (웃음) 영화제 상영 소식에 뛸 듯이 기뻐해주셨고 통영에서 버스 타고 차 타고 제천으로 오고 계세요. 쟁쟁한 음악인 사이에서 우리가 제일 무명 밴드 아닐까 하지만 자부심을 갖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웃음) 보는 분들도 저희처럼 웃고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밴드 이름에 얽힌 사연도 궁금합니다.
처음 이름 정할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너무 대충 지은 거 아닌가,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싶었어요. 적응하는 데 1년 정도 걸렸어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내고 있는데 음악 창작 활동에서만큼은 그런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게 해보자는 마음이 담긴 이름 같아요. 누군가는 밴드 이름을 듣고 싸가지 없다거나 ‘뭐야?’ 하실 수도 있지만요. (웃음) 그래도 많이들 새롭게, 힙하게, 도발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밴드에 위기나 갈등의 순간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밴드가 해체될 만한 위기는 없었어요. (웃음) 음원도 못 냈고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요. 그런데 공연의 질, 실력이나 연습량을 조율할 때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다들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요. 선호하는 장르도 다르고요. 그러다 보니 공연 선곡을 하는 데 미묘한 신경전과 눈치도 있어요. (웃음) 그래서 한 번씩 허심탄회하게 터놓는 수다회를 열어요.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죠. 음악 말고는 공통점이 없으니까 많은 대화가 필요해요.
통영의 다채로운 모습 영화에 담아내고파
애증의 관계인 멤버들과 오랫동안 잘 해나갔으면
‘우도마을 다이어리’(2021), ‘푸른 바다의 비밀’(2023) 등 통영의 풍경과 삶을 영화에 담아오셨습니다. 혹시 계획이나 구상 중인 다음 작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도마을 다이어리’는 이삼십 분 남짓 거주하는 섬인 우도 이야기고, ‘푸른 바다의 비밀’은 통영 바다 이야기예요. 통영이 바다가 땅보다 많은 지역이니 수산업이 중요한데 해양오염이 세계적으로 큰 문제잖아요. ‘듣는 건 너의 책임’을 포함해서 세 작품 촬영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했어요. 차기작은 ‘듣는 건 너의 책임’ 배급 상황에 따라서 연작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상상은 아직 못 해봤어요. 통영에 수산업이 많다 보니 이주민분들도 많이 계신데 그분들 인터뷰 작업도 진행한 적이 있고요. 지금은 중단했지만요. 이전에 여행 영화 작업을 했다보니 통영에서의 여행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그리고 밴드 멤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제 인생에서 참여한 제일 큰 영화제라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제 개막식 마치고 오늘 오전에 다른 영화를 펑펑 울면서 봤어요. ‘테일러의 히든 트랙’이요. 시간 맞추느라고 급하게 뛰어서 들어갔는데 정말 펑펑 울었어요. 시민 분들이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박수치고 할 때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멤버들에게는… 애증의 관계인데요. (웃음) 저희 좋아하는 분들 생기고 있으니 앞으로도 오랫동안 잘 해나가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 밴드 멤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유최늘샘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해나가는 동료들에 대한 진정어린 신뢰와 감사의 마음이 엿보였다. 지역, 청년, 예술. 청량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영화 ‘듣는 건 너의 책임’에 담긴 키워드다. 모두 굵직굵직한 주제들이다. 그러나 ‘듣는 건 너의 책임’은 이 무거운 주제를 다룰 때 반드시 진중하고 음울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밴드 ‘듣는 건 너의 책임’과 유최늘샘 감독의 다음 발걸음이 궁금해진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박해민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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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그래도 살아간다
세상에는 아무리 소리쳐도 세상 사람들에게 닿지 못하는 외침들이 있다. 거대 자본, 거대 권력들이 소시민들의 일상에 개입할 때에 외침들은 그저 묵살되어 버린다. 여기, 다리가 없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카자흐스탄의 한 가장이 있다. 그는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과 함께 사는데, 아들이 참 효자다. 아들은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결혼 상대를 찾아주고 싶어 친구와 함께 '아버지 신붓감 찾기 프로젝트'를 감행한다. 이 부자는 신붓감을 찾아 온전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하지만 길이 참 험난해 보인다.
1. 간단한 플롯 속 노골적인 듯 하면서 함축적인 복선들
이 영화의 플롯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아버지, 멜리스의 짝을 찾아주고 싶은 아들, 갈라스의 순수한 마음이 돋보이고, 그 과정에서 참 눈치없는 갈라스의 친구는 특유의 순수함으로 갈라스의 속을 뒤집어놓기도 한다. 그게 이 영화의 개그 포인트이자 웃음을 유발하는 지점인데, 영화가 어수룩한 것 같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이 영화 중간에 이런 개그포인트들이 간혹 등장해 주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마을은 주민들이 별일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마을일 것 같지만 고르바초프가 통치하던 소련 말기,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을 관성처럼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아직 레닌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사는 그런 시골 동네로 그려진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장애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 것 같은데, 멜리스는 다리가 없고, 보건소에 가면 두 팔이 없는 사람도 있고, 어딘가 정신을 놓은 듯한 사람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악을 써대기도 한다. 이 정상적이지 못한 마을의 사람들은 어쩌다가 이 마을에 모였을까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예전에 우리 나라에서도 한센병 환자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관리했던 것처럼 그런 식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마을인 걸까 싶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함축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지만 노골적으로 보이는 복선들이 있다. '반핵 운동'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하고, 마을이 핵 실험지로 이용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정부를 무조건적으로 믿는 사람들이 대립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이 마을은 핵 실험의 대상이 된 마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 속 시대적 배경이 미국과 소련이 핵 개발경쟁이 극에 달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왜 영화 속 사람들이 다 장애를 안고 살았는지 알 수 있다. 핵 실험을 진행하던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핵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기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병이 생기고 있거나 병을 안고 태어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다. 멜리스가 갈라스에게 소련 시기의 주문처럼 외우게 했던 이념적 말들을 통해 반핵 운동이 일고 있는 와중에도 아직도 국가가 주입시킨 이념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함축적인 표현을 했다고 하시던데, 오히려 나는 그 복선들이 노골적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함축적으로 보이려는 형식적인 면모가 있긴 했지만 너무 의도가 잘 보여서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2. 자신이 살아온 삶을 넘어 사고하지 못하는 존재, 그 존재는 곧 인간.
멜리스는 짜증나리만큼 체제에 순응하면서 살아간다. 불만을 딱히 표현하지도 않고, 자신의 욕망을 대놓고 드러내지도 못한다. 고르바초프 때면 공산주의 이념주의도 많이 시들해 졌을 시기일 텐데도 아직도 레닌을 잊지 못하고 국가가 만들어놓은 벽을 깨트리지 못한다. 레닌이 만들어 놓은 세상 이외에는 다양성 있는 사회에 대한 경험이 없어 그럴 것이다.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기에 그저 정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을 보고 있자니, 아직도 이념 논리로 정치 갈등을 유발하시는 어떤 분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마치 세상에는 진보, 보수 두 가지의 인간만 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을 간혹 가다 보게 된다. 인터넷 상에서도 수없이 보게 되지만 1:1로 대화하는 와중에도 갑자기 그런 의견들을 주창하시는 분들을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개인주의에 찌든 비교적 젊은 인간이 보기에는, 왜 세상을 저렇게 거시적인 논리로만 이해하려고 하실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분들이 사셨던 시대들을 곱씹어 본다면, 어쩌면 반공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세대이실 수도 있고, 반공을 지나 민주화라는 단어가 익숙하신 분들에게 거시적인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극히 개인적인 MZ세대(이 단어 정말 싫어하지만 워낙 매스미디어에 많이 등장하니 그냥 쓴다.)의 말들은 어쩌면 생각없고 가시돋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눈에는 거대 논리에는 관심이 없고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어야 사회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생겨난다고 말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유약해 보일까. 전쟁이 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독재 정권이 당연시 되지 않는 사회를 살고 있는 청년들은 이제 개인의 행복을 논해야 할 시기가 왔기에 그들의 논리를 펴는 것 뿐이지만 보고 느낀 것이 다른 세대들에게 이 주장은 너무 유약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우리도 이 멜리스, 갈라스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사회에서 가장 유행하는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래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한치 앞을 벗어나지 못한다.
3. 비정상적인 사회에서는 비정상이 정상일 수 밖에 없다.
영화를 보다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쳤다는 그 남자가 가장 정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냥 내가 미쳐버려야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은 미쳤다고, 이 마을은 위험에 빠져 있다고 악을 쓰기라도 해야 안에 있는 울분이 사라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마치 억압된 사회에 대항하다가 정부에 끌려가 고문당해 정신을 놓은 사람은 아닐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미쳤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누구보다 브레인일 지도 모른다.
카자흐스탄 영화라고 해서 낯설었는데, 메시지도 의미가 있고, 생각보다 흡입력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관람했다. 영화제에 와서 영화를 보는 경험은 참 내가 가보지 못한 영역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가치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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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받는 축복
너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 언젠가 헤어지자는 연인에게서 끝인사로 건네받은 말이다. 그런데 마침표가 찍힌 기억이 어찌 좋을수만 있으랴. 이 기억들은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지점에서 나의 미숙했던 과거를 꾸짖으며 떠오른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지. 이놈의 기억은 꼭 잊고 싶은 장면만 선명하다. 기억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나를 괴롭게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또 그만큼 가르친다. 삶을 단순하게 '탄생에서 죽음까지'라는 직선운동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기억함으로써 반성하고 그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성장한다.김희정의 영화 <프랑스여자>는 '과거의 기억'을 쥐고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영화다.
영화는 프랑스의 한 술집에서 미라(김호정)가 프랑스인 남편 쥘(알렉산드르 구안세)에게 불륜 사실을 통보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무대는 한국으로 바뀌고, 미라는 함께 대학을 다니던 영화감독 영은(김지영)과 연극연출가 성우(김영민)와 재회한다. 그런데 그는 8년 만에만난 대학 동창들의 대화에 잘 끼지 못하고,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용히 자리에서 벗어나 술집 밖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오는데,놀랍게도 술집에는 조금 전까지 함께한 영은과 성우 대신 20년 전 대학생의 얼굴을 한 성우와 영은, 그리고 성우의 전 여자 친구이자 2년전 자살한 후배 해란(류아벨)이 있다. 미라는 여전히 중년 여성의 몸 그대로지만 놀란 기색도 없이 자연스레 그들과 섞인다. 그리곤 성우와의 키스를 해란에게 들키는 장면을 끝으로 꿈에서 깨어난다. 이 시퀀스를 시작으로 미라의 '대학 시절', '프랑스 시절', '현재의 한국'의세 이야기가 어지럽게 섞이며 전개되는데, 영화가 절정에 다가설수록 세 층위의 이야기는 점점 더 뒤죽박죽 뒤섞여 어느 순간에는 경계조차 분간하기 힘들어진다. 시간과 공간, 현실과 기억과 꿈이 위태롭게 연결되는 장면들에서 유일한 알리바이는 미라의 신체다. 그런데 그는 세 가지 시공간 모두 조금씩 비껴가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마치 길을 잃은 사람처럼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외국인이었던 그는, 한국에서는왠지 프랑스가 더 어울린다는 말을 듣는다. 과거의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아 영은과 상우가 늘어놓는 추억에도 끼지 못하고, 배우의 꿈을 포기한 자신과는 다르게 꿈을 직업으로 이어가는 그들의 대화에서도 미라는 이방인이다. 이 지점들에서 그는 조용히 화장실로 가 거울을 보는데, 이 행위는 미라가 유일하게 자신의 육체가 현재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의 종반부에 이르러서는호텔 방의 거울에서도 쥘의 모습이 나타나고 호텔에 찾아온 상우가 쥘로 겹치기도 하는 등, 거울 속에도 환상이 침범하면서 현실, 기억, 과거를 따로 떼어놓을 수 없게 된다.
<프랑스여자>는 마지막 순간에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온다. 첫 장면처럼 쥘에게 불륜 고백을 들은 미라는 다시 거울 앞에 서는데, 이때 영은에게서 온 문자를 통해 첫 장면과 다시 돌아온 첫 장면 사이의 과정이 사실은 미라의 망상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곧이어 미라가 있던 술집에 테러가 발생하고, 무너진 건물에 깔린 미라는 죽음을 앞둔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영화 내내 미라를 괴롭히던 해란의 망령은 죽어가는미라 앞에 나타나 "언니 일어나. 사람들이 왔어."라는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미라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눈을 뜬다. 어떻게 미라는 죽음의 순간에 해란의 망령과 화해할 수 있었을까. 세 층위의 이야기는 영화 내부에서도 언급되는 프랑수와 트리포의 영화 <쥴 앤 짐>처럼 각각삼각관계를 이룬다(미라-성우-해란, 미라-성우-성우의 부인, 쥘의 내연녀이자 미라의 후배-쥘-미라). 주목할 점은 미라의 자리바꿈이다. 해란이 성우에게 그랬던 것처럼 미라는 쥘에게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는지 의심하고, 어느 순간 미라의 등에 생긴 흉터는 자살하기 전 자해한 경험이 있는 해란의 육체와 겹쳐진다. 마지막 순간, 죽음까지 눈앞에 두게 된 미라는, 해란이 죽어가던 과정을 그의 위치에서 체화하면서 죄책감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던 해란의 망령과 화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해란이 이미 죽었기 때문에 온전한 화해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괴로워하는 미라와 영화의 혼란스러운 인과와는 별개로, 이 영화에는 기억과 삶의 환대가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바로, 영은이 미라에게 '바나나 우유'를 건네는 순간들이다. 영은은 감정을 잘드러내지 않는 미라에게 거듭 말을 건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프랑스어가 아니라 모국어다.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의 "나의 조국은 모국어"라는 말처럼 무대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뒤 영은과 미라가 나누는 일상적인 한국어 대화는, 외국어가 주는 경직을 무화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모국어로 이뤄지는 대부분의 대화는 기억의 공유다. 누군가의 기억과 내 기억이 연결되는 고리. 그 얕은 이음새에서 우리는 그 순간 우리가 거기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라가 즐겨 마시던 바나나 우유를 잊지 않고 선물하는 영은의 섬세함은, 나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당신에게도 남아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을 '기억받는 축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헤운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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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탄력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간만에 좀 울림이 있는 드라마를 보았다. 요 근래 한국의 콘텐츠들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액션이 필수인가 싶을 정도로 몰아치는 서사에 지쳐있었는데, 잔잔한 듯 하면서 몰아치는 드라마를 만났다. 정신병원이라는 일종의 금기시되어 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부터 그 병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따뜻하긴 한데 알게모르게 마음이 아프다.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받는다는 진리를 담은 이야기이기에 오늘도 어디선가 마음이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인간에 대한 혐오가 생겼다가도 사람을 갈구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전까지의 콘텐츠들은 정신병 환자들을 집중 조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대체로 주인공의 애물단지 주변인물 정도로는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왜 아픈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양한 정신병도 보여주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암흑 속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새계로 자신을 몰아넣는다든지, 갑자기 다운된 자신을 극 하이텐션으로 끌어올린다던지 등등 모두 암흑 속에 갖힌 자신을 지켜내려고 발버둥치는 그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다양한 연출적인 요소들을 이용해 표현해내었다.
조울증 환자들이 왜 감정 기복이 심한지, 그 기복 속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혹은 망상 환자가 왜 갑자기 게임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는지 등등 그들의 시각을 대리경험할 수 있게 한 연출이 탁월했다.
참 별거 아닌 말들인데, 상처가 오래 남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
이건 누군가에 희생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이런 말 다음에 아프다는 사람에게 소심하다는 둥, 의지가 박약하다는 둥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또다른 공격이 시작된다. 너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가(사실은 착각이지만) 혼구녕을 내든, 각성을 시키든 나약한 아이를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징징대지마 너 누구 닮아서 이러니"
앞선 멘트 뒤에 항상 따라붙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듣다보면 내 말은 그저 투정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생각해 점점 말이 없어진다. 좋은 말만 하고 나쁜 말은 삼켜버리니 속이 답답하고 나의 약점을 들키지 않으려니 항상 자기를 방어하는 데에 익숙하고 당하지 않으려고 항상 곤두서있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다시 깨닫는다. 나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없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왜 이말을 들으면 화가 치밀어 오를까. 항상 이게 궁금했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항상 화가 나는데, 나는 왜 화가 나는지 모르겠었다. 그런데 최근 조금 달라진 내 자신을 마주한 것이,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회복탄력성을 잃은 것 같다고 느낀 지점부터였다. 분명 예전에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는 그런 말을 안들으리 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었는데 지금은 절망만 하고 그냥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누워있고 약속이 잡혀 나가려고 해도 침대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사는 현 시점에서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니 느껴졌던 것이, 이들은 각자의 삶에서의 절망에서 회복 탄력성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럼 혹자는 말하겠지. 무슨 말을 해야 네가 낫겠냐라고 묻는다면 그냥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정신병은 설득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이 아픈 게 아니니 당신의 말이 만병특효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 말을 하면 얘가 낫지 않을까 착각하는 것이다. 이유가 그사람의 소심함이었든 뭐였든간에 이미 낙오되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속도로 오라고 재촉하는 것만큼 비수가 없다.
물론 주변인들은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느려진 그들의 속도에 맞춰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도록 그저 바라만 봐주는 게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정신병은 당신이 고쳐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잔인하지만 그저 지켜보시라.
아, 그런데 황여환과 민들레의 러브라인은 좀 필요없지 않았나 싶긴 한데, 물맞는 씬은 읭스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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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_씨네랩_결산보고서.zip
안녕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입니다. ?
오늘은 여러분께 2021년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를 가져왔어요!
아직 씨네랩을 모르시는 분들도, 씨네랩 유저분들도
씨네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2021년은 씨네랩이 생겨난 년도여서 더 애틋한 1년이었어요.
그럼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 보러 GO ✌?
1월 1일 씨네랩 1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3월 1일 씨네랩 베타 서비스 오픈
4월 22일 씨네랩 크리에이터 인증서 발급
6월 22일~ 영화 <웬디>로 시작하여 약 16개의 영화 시사회 크리에이터 초청 진행
7월 15일 씨네랩 2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10월 5일 씨네-뉴스 구독 서비스 시작
10월 29일 씨네랩 정식 론칭
11월 1일 영화 동아리 대항전 및 3차 크리에이터 체결
12월 14일~ 씨네랩 연구원 이벤트 진행 중
와~ 여러분들께 영화, 콘텐츠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하고 친근하게 정보를 전달드리기 위하여
씨네랩이 2021년도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씨네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이벤트를 통하여 여러분께 다가갈 예정이니,
2022년의 씨네랩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씨네랩의 꽃이자 씨네랩의 원동력인 약 200명의 크리에이터분들의
활약도 보러 가실까요?
씨네랩 최다 업로드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민드레' 님 입니다!
무려 250개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주어 씨네랩을 꽉 채워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씨네랩 좋아요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Reviewer_IN'님 입니다!
항상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주시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의 주인공입니다.
씨네랩 한줄평론가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JW' 님 입니다!
씨네랩에는 [필름라이브러리] - [한줄평] 기능이 있는데요.
그 기능을 정말 잘 활용하신 분입니다!
가끔 저도 이분의 한줄평을 보고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
씨네랩 유튜버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영화보는건데'님 입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는 다양한 영화 유튜버분들이 계시는데요.
가장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주시는 '영화보는건데'님이 상을 가져가셨어요!
이 외에도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2021년의 씨네랩을 채워주셨어요!
다음으로는 씨네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상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보러가실까요?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에서 연출,영상미,연기,OST,스토리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영화는 총~~~ 9편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신분들은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 Filte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다음은 씨네랩에는 항상 NEW 예고편이 업로드 되는데,
그 중에서도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예고편은
<보스 베이비 2> 파이널 예고편인데요.
저도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어요~~ ??
2021년 씨네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2022년에도 씨네랩에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제발~)
그럼 새해 복 미리 많이 받으시고,
2021년 씨네랩 연말 결산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안녕~ ?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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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숨 쉬는 과거를 딛고 새 미래를 꿈꾸는 <스펜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스펜서>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여느 때처럼 별장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복싱데이까지 삼일 간의 연휴를 보내기로 한 영국 왕실. '다이애나 왕세자비(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왕실의 일원으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별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그녀의 크리스마스는 시작부터 편안하지 않다. 새롭게 별장을 담당하게 된 지배인 '그레고리 소령(티모시 스폴)'의 눈을 빌린 시어머니와 남편의 집요한 감시 속에서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던 앤 불린의 환영을 볼 정도로 강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다이애나. 그녀는 유일한 말벗인 의상 담당자 '매기(샐리 호킨스)'와 두 아들에게 의지하며 간신히 예정된 행사들을 버텨내지만, 과거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기억은 그녀의 답답한 현재와 상충하며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힌다.
다이애나 스펜서. 20세기의 신데렐라로서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었고, 대인지뢰 제거 운동과 같은 수많은 선행으로도 기억되었던 그녀. 동시에 그녀는 보수적이고 비밀스러운 영국 왕실에서 가장 이질적인 존재로서 수많은 가십을 만들어 냈기에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재현되고 있기도 하다. 당장 최근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의 네 번째 시즌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사실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소재로 한 작품은 신선함을 담보할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이에 파블로 라라인 감독과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만난 <스펜서>는 역사가 되어버린 그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다양한 상징을 토대로 15년에 걸친 왕실 속 그녀의 삶을 단 삼일 내에 농축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특히 영화는 작중 다이애나의 대사처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서로 다른 타임라인을 스크린에서 교차시키며 그녀의 삶을 요약한다. 이를 토대로 <스펜서>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기 위해 살아 숨 쉬는 과거에 맞서 싸우는 현재를 살았던 한 개인의 고통을 생생히 전달한다.
<스펜서> 속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의 불륜을 묵과하고 오히려 인내하지 못하는 자신을 압박하는 영국 왕실과 맞서 싸운다. 중요한 것은 이 싸움을 개인과 과거라는 시간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영국 왕실이 본질적으로 살아있는 과거이자 숨 쉬고 움직이는 의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에밀 뒤르켐에 따르면 의례는 종교의 내용에 깊은 의미와 활력을 주며, 종교가 목적하는 바를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행위다. 의례는 믿음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신앙을 창조하고, 또 주기적으로 재창조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례는 역사적으로 권위가 인정된 행동 양식을 반복하며 종교의 의미와 상징성을 표현하고 강화한다.
영국 왕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군주제는 과거 영국의 영화를 기억하게 해주는 상징이자 영국인들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가능한 과거의 관습을 유지하며 자신의 상징성을 유지하려 하고, 일원들 개개인의 개성과 삶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수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이처럼 살아있지만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현존하는 과거인 영국 왕실의 본질을 왕실의 일원들을 통해 영리하게 포착한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엘리자베스 2세가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이 단적인 예시다. 카메라 앞에 모인 가족 중에 다이애나와 그녀가 두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표정의 변화조차 전혀 없이 마치 인형처럼 보인다. 대화 중에 다이애나를 이해하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것이나 예법에 따라 불편하고 복잡한 식사 시간에 다이애나가 강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것 역시 존재 자체가 의례인 영국 왕실을 잘 보여준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스펜서>가 영국 왕실이라는 액션보다는 그에 대한 다이애나의 리액션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보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사투를 펼치는 그녀의 고통이 더욱 절절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당장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왕세자와 같은 중요한 인물들이 초반부에 등장하지 않는다. 또 설령 등장하더라도 영화는 그들을 상당히 원거리에서, 뒷모습 위주로 비춘다. 이야기의 전개나 다이애나의 감정선 변화를 위한 최소한의 순간을 빼면 왕실 관련 인물은 의도적으로 배제된다. 식사 시간이 되었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족들이 다 같이 열어보는 시간이 되었을 때, 행사의 순간은 건너뛰고 곧장 다이애나의 반응을 보여주는 식이다. 대신 영화는 오히려 의상 담당자나 셰프처럼 그 외의 인물들과 그녀 사이의 대화에 집중한다.
굳이 왕실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그려내지 않고 그녀의 리액션만을 보여줌으로써 <스펜서>는 절제된 방식으로 그녀의 아픔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영화는 고통스럽다. 영화 포스터처럼 드레스를 입은 채 구토하는 언밸런스한 그녀의 모습만 보더라도 느껴진다. 찰스가 다이애나에게 선물한 진주 목걸이에는 이 모든 고통이 함축되어 있다. 다이애나는 그 목걸이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오래전 헨리 8세에게 버림받은 천일의 여인인 앤 불린에게서도 본다. 즉, 이 목걸이에는 과거를 갱신하기 위해 정해진 역할에만 충실할 수 없는 이들이 퇴출되어 오는 역사가 담겨 있다. 앤 불린만 하더라도 왕실에 걸맞은 왕비로서의 자질이 부족해 사형에까지 처해졌으며, 이는 영화에서 앤 불린의 유령이 시간을 넘나들어 나타나며 다이애나를 만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스펜서>는 생명력을 잃고 의례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격렬히 거부하는 과정을 다루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영화는 다양한 연출과 상징을 통해 과거에 억눌리는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알려준다. 왕실 별장으로 가던 중 어릴 적 자신이 자란 동네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잃어버린 다이애나. 아무도 그녀를 돕지 못하는 가운데, 그녀에게는 과거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허수아비와 들판만이 위안이 된다. 어린 시절의 다이애나는 발레리나를 꿈꾸던 자유로운 존재였지만 지금은 왕실이란 공간에 묶인 채 그 압박을 견뎌야 한다. 그렇기에 허수아비에게 다가가 옛날에 입혀줬던 옷을 벗기는 그녀를 지켜보다 보면 허수아비는 다이애나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한편 영화는 왕실의 강한 법도로 인해 다이애나가 느꼈던 압박감을 관객들이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군인과 요리사들의 모습이 그 중심에 있다. 언제나 왕실과 함께 움직이는 그들은 강한 규율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렇기에 도입부에서 이들이 교차로 주방을 향하는 모습은 살아있는 과거이자 의례를 눈앞에 만날 수 있는 순간이고, 항상 숨 막힌 채로 지내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이는 저택에 들어간 다이애나가 몸무게를 재는 장면에서도 잘 나타난다. 재미로 시작된 왕실의 규칙이라는 몸무게 재기에 다이애나는 강한 반감을 표한다. 그러다 보니 찰스와 엘리자베스 2세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녀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스펜서>는 단지 다이애나의 아픔과 고통을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의 희망을 노래하며 한 발짝 더 나아간다. 현존하는 과거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녀의 과거다. 저택을 벗어나 들판으로 나가고자 하는 다이애나의 투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펜서 가문의 옛 집과 앤 불린을 통해 완성된다. 폐가가 된 옛 집에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다이애나는 앤 불린의 환영을 본다.
그 순간 영화는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 현재의 다이애나가 번갈아 등장하며 들판을 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나간 과거를 통해 현재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미래를 암시한다. 앤 불린의 불린 가문과 혈연적으로 이어진 '스펜서' 가문의 과거,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되기 전에 한 개인으로 살 수 있었던 '스펜서'의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다이애나가 구원받을 것이라는 암시를 보여준다.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스펜서를 비춘다. 그래서 자신처럼 왕실 안에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구하는, 억지로 꿩 사냥에 나선 아이들을 구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희망찬 후반부는 영화의 첫 장면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균형을 잡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당장 첫 장면에서 영화는 서로 다른 시간대를 교차시키면서 다이애나의 비극적인 삶을 강조한다. 영국 왕실의 별장으로 향하는 차들이 스크린 위에 나타나는데, 그 차들이 지나갈 때 도로에 떨어져 죽어 있는 한 꿩의 높이에서 차들을 포착한다. 이 장면에서 현재는 차들이 지나가는 순간이지만, 간신히 차들에게 치이지 않는 꿩의 모습은 영국 왕실 내에서 고통받던 다이애나의 과거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하다. 동시에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을 알고 있다면 도로에 누워 있는 꿩 한 마리는 마치 미래의 다이애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스펜서>의 후반부는 과거를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다이애나를 비춘다. 이러한 대비는 수미상관의 구조 안에서 극적인 안정감을 추구하고, 동시에 그녀의 삶으로부터 비극과 희망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즉, <스펜서>는 희망을 노래하며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한 여성의 삶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비극을 영화적으로 기억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살아있는 죽음, 현존하는 과거에서 피어나는 다이애나 스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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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지스탕스> 메인 예고편
배우를 꿈꾸고 있는 순진무구한 청년, '마르셀 마르소'는 독일 나치의 횡포가 심해지면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구하는 레지스탕스 저항 단체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다. 본인밖에 모르던 청년, 마르셀은 점차 레지스탕스의 주요 인물이 되고 죄여오는 독일 나치의 감시에 저항하면서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하는데..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아이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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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침묵의 숲> 리뷰 예고편
청각 장애가 있는 소년 ‘창청’은
특수 학교로 전학을 간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대에 부푼 ‘창청’은
‘베이베이’라는 소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통학 버스 뒷자리에서 ‘베이베이’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창청’은 ‘베이베이’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