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5-03-28 17:53:13
담담했던 영화 그러나 임팩트있던 작품
스승이 제자에게 제자가 스승에게
애초 넷플릭스용으로 만들어졌던 영화 '승부'는 2년여 만에 스크린에 걸렸다. 출연 배우에 관한 이슈에서부터 실화라는 점까지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포인트가 여럿 있던 작품이다.
어쩌면 영화보다 당시 상황이 더 극적일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있었다.
승부는 조훈현 9단이 제자 이창호를 기르는 과정과 둘 간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조훈현 9단은 우리나라 바둑계에 한 획을 그은 자로서 넘사벽의 수준이었지만, 그의 모든 것을 배워간 제자 이창호는 청출어람의 정수를 보여준다.
스승은 제자의 수준을 '이 정도'라고 가늠했지만, 숨죽인 잠용은 그보다 몇 수 더 나아가 있었다. 비록 스승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너는 나의 자부심이었다는 말.
네 바둑을 두라는 말.
내 자식처럼 키워온 제자를 그렇게 스승은 세워준다.
누군가는 그러한 스승을 두고 제자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고도 비난하지만, 결국 제자는 스승을 능가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며 그 누구도 스승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 올려놓는다.
그것이 스승에게 배운 제자의 마땅한 도리일 터.
입단만 시킬 마음으로 데려온 게 아니라는 말은 스승은 제자에게서 수많은 것을 보았다는 뜻일 거다.
그것이 스승이 제자에게 거는 기대이며, 그것까지 만들어주는 것이 스승일 거다.
내게 있어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스승과 제자였다.
스승은 자신의 스타일로 가르치지만, 제자가 그 모든 것을 빨아들인 뒤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가져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러한 바램과 달리 혹여나 제자가 잘못 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도 바라보게 된다.
그것은 모두 자신이 키운 제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겠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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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지금껏 보지 못했던 <챌린지 + 90초 빙의>의 새로운 공포!
<문라이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같은 웰 메이드 다양성
영화를 배급하고 있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신흥 강자 A24 영화사가 배급을 맡았으며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의 대상 수상작인 <톡 투미>가 개봉한다고 합니다.
소년들
The Boys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4분
감독: 정지영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엄헤란
개봉: 2023.11.01
배급: CJ ENM
시놉시스
이것이 무슨 수사여? 똥이제!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단번에 동네에 사는 소년들 3인으로 좁혀지고,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내몰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수감된다. 이듬해 새롭게 반장으로 부임 온 베테랑 형사 '황준철'(설경구)에게 진범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그는 소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사건의 책임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황반장'은 좌천된다. 그로부터 16년 후, '황반장' 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소년들이 다시 찾아오는데…
CINE PICK!
실제로 1999년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발생했던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으로,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등 여러 작품을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했던 정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톡 투 미
Talk to Me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호러 | 오스트레일리아 | 95분
감독: 대니 필리포우, 미하엘 필리포우
출연: 소피 와일드, 알렌산드라 젠슨, 조 버드, 오티스 단지 등
개봉: 2023.11.01
배급: ㈜올랄라스토리,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시놉시스
실시간트렌드 #90초빙의챌린지 #넘사벽스릴 #주작아님 STEP 1. 촛불을 켜고 저승의 문을 연다. STEP 2. 몸을 묶고 ‘죽은 자의 손’을 잡는다. STEP 3. “내게 말해”라고 속삭인다. STEP 4. 나타난 귀신에게 “널 들여보낸다”라고 말하면 빙의 완료. ※ 경고 ※ 단, 90초 안에 깨울 것. 반드시 촛불을 꺼 문을 닫을 것. SNS에서 핫한 빙의 챌린지에 중독된 '미아'와 친구들. 위험한 게임을 이어가던 중 친구 '라일리'가 '미아'의 죽은 엄마에게 빙의되자 '미아'는 이성을 잃고 마의 90초를 넘기고 마는데! 죽음보다 끔찍하게, 당신을 무자비하게 뒤흔들 공포가 시작된다! #ㅌㅌㅁ #ㄷㄷㄷ
CINE PICK!
<톡투미>는 SNS에서 유행하는 ‘빙의 챌린지’에 빠져든 10대들이 게임의 룰을 어기며 시작되는 공포를 담은 호러 영화로,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히는 브뤼셀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대상 수상작입니다. 10대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숏폼 플랫폼에서의 챌린지를 접합해 신선함을 더하고, 90초로 빙의 시간에 제한을 둔 형식이 눈길을 끕니다.
앵그리 애니
Angry Ann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20분
감독: 블란딘 르누아르
출연: 로르 칼라미, 지타 한롯, 인디아 헤어 등
개봉: 2023.11.01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74년 프랑스 교외의 한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애니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 다행히 MLAC(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의 도움으로 일상으로 돌아온 애니. 하지만,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MLAC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던 지난날을 자책하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세상을 향한 분노, 세상을 바꾸다!
CINE PICK!
<앵그리 애니>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로, 피임과 임신 중지에 대해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없었던 그 당시 사회상이 고스란히 투영된 영화입니다. 친구의 죽음과 애니 본인이 직접 겪은 임신 중지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어떻게 세상 밖으로 확장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키리에의 노래
KYR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9분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아이나 디엔드, 마츠무라 호쿠토, 히로세 스즈 등
개봉: 2023.11.01
배급: 이화배컴퍼니
시놉시스
"너의 노래가 있는 곳으로 내가 갈게" 말을 잃고 노래로 소통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 꿈도 이름도 잃고 방황하는 ‘잇코’. 사랑을 잃고 기다리는 ‘나츠히코’. 차갑고 냉정한 세상, 함께 견뎌낼 수 있을까?
CINE PICK!
<러브레터> <4월 이야기> <하라와 앨리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2000년대 초 국내에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와이슌지 감독은 이번 <키리에의 노래>의 개봉을 알렸습니다. 영화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 키리에의 친구 잇코,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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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의 사고실험 혹은 순수오락, 그리고 희망
<미키 17>과 비교할 만한 봉준호의 영화들로는 <설국열차>, <옥자>, 그리고 넓게 잡으면 <기생충>까지 들 수 있겠다. <미키 17>이 <설국열차>, <옥자>에 이은 봉준호의 세 번째 영어 영화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들뿐만 아니라 <기생충>과도 주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세 영화들은 <미키 17>과 관련지어 언급할 만하다. 봉준호는 이 세 영화들에서 자본주의 논리에 기반한 현대사회를 비판, 풍자한다. 그리고 그 전략은 존재하는 현실을 대유법으로 과장하거나(<옥자>) 우화적으로 도식화하는(<설국열차>, <기생충>) 방식이었다. 그런데 <미키 17>은 경우가 좀 다르다.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듯 <미키 17>은 죽었다가 재프린팅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인간이라는 설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영화에서도 설명에 오랜 시간을 할애한 이후 오프닝 타이틀을 띄울 만큼 이 설정은 중요한 전제이다. 그리고 <미키 17>이 위의 세 영화들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전제에서 시작된 풍자는 현실세계에 미치는 효력이 없다. <미키 17>이 던지고 있는 '희소성이 없는 생명도 효율성에 우선하는가?'라는 질문은 익스펜더블이라는 영화 내 세계의 특수한 전제 하에서만 유효한 것이다. 현실과 영화가 비유의 언어로 엮여 있는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과 달리 <미키 17>은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잇는 끈이 끊겨 있다. 봉준호의 전작들과 <미키 17>의 이러한 차이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미키 17>에 대한 판단의 시작이다. 자주 성기어지는 각본, 산만하게 결합하는 장면들, 전작들의 요소가 어설프게 섞인 세계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과격하게 뭉뚱그리자면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의 경우.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키 17>을 납득할 수 없다. 미키가 아무리 고난을 겪어도, 마샬 부부가 아무리 우스꽝스럽게 그려져도 관객은 <미키 17>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풍자와 비판은 현실에 복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실과 떨어진 전제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고실험에 가까워진다. 두 번째, ‘<미키 17>의 달라진 전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의 경우. 관객은 봉준호를 오락영화 감독으로 여긴다. 천만 영화 두 편과 블록버스터급 규모의 영화 세 편을 보유한 감독인 봉준호는 실제로 예술영화 감독이기보다 히치콕을 보고 자란 장르영화 감독이기를 자처해왔다. 이 경우라면 현실과의 연결이 느슨해진 <미키 17>의 전제는 그가 보다 자유롭게 원초적 오락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미키 17>의 문제는 오히려 두 번째 경우에서 발생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순수 오락영화를 기대하며 극장에 들어섰던 두 번째 관객은 실망하며 극장을 나선다. 바로 그 오락적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키 17>은 SF 블록버스터로서도, 블랙코미디 장르영화로서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미키 17>은 류승완 필모그래피에서의 <밀수> 같은 영화가 될 수 있었으나 실패한 경우다.
봉준호의 영화가 흥미로워질 때는 후반부에 이르러 질문을 살짝 비틀 때이다. <설국열차>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커티스와 남궁민수 모두가 죽을 때이다. <옥자>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미자가 옥자를 살 때이다. <미키 17>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미키 17>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마마 크리퍼가 루코와 인간의 1대1 생명 교환을 요구할 때이다. 따지자면 <옥자>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미키 17> 속 세계는 ‘희소성 없는 생명 < 효율성’의 공식을 주장한다. 크리퍼 종족은 ‘1개의 생명 = 1개의 생명 >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뿐이다. 크리퍼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고능한 존재로 그려지며, 미키를 살려준 이유는 단지 죽일 이유가 없어서였다. 만약 이들에게도 익스펜더블이라는 특수한 전제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한 봉준호의 대답이 궁금해진다.
이동진 평론가는 <옥자>에 대해 ‘봉준호의 세계에서 희망은 횃불이 아니라 불씨다’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이 말은 <미키 17>에도 적용된다. 크리퍼마저 생명의 가치를 계산하는 디스토피아에 대항해 봉준호는 ‘마샬&미키 18 - 루코’의 2대1 교환이라는 묘수를 둔다. 생명의 등가교환을 요구하는 크리퍼의 질문에 그 질문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미키 17>에서 희망이 불씨의 형태인 이유는 그 희망의 크기가 작아서가 아니라 희망이라는 봉준호의 대답이 형식적으로 눈에 띄지 않아서이다. 영화에서 2대1 교환이라는 선택은 그 불균질함이 강조되지도 않고, 마마 크리퍼의 요구와 미키 17&18의 멀티플 문제, 마샬이라는 빌런에 대한 해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서사적 장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봉준호가 내놓은 이 독특한 형식의 대답이 <미키 17>의 실패 속에서도 반짝이는 불씨처럼 느껴진다는 점 자체가 이 영화에서 정말로 흥미로운 지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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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리티를 이길 서사는 없다
이 다큐멘터리는 부국제에 갔다가 운좋게 보게 되었다. 뭐든 정보가 없어야 충격이 배가 되는 것일까. 영상물은 한 사람의 삶을 엿보는 것 조차 제작자의 입맛에 의해 편집될 수 있기에 그 입맛이 간파되는 순간 다큐는 매력이 반감될 때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신파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부국제에 갔을 당시 다큐가 시작하자 다소 실망하기도 했었다. 울음바다가 될 극 속에 날 밀어넣었구나 싶어서. 그런데 상황은 반전된다. 그 곳에서 나도 찔끔 눈물이 날 뻔했기 때문이다.
1. 서사의 8할은 기법이 아닌 메시지
이 다큐는 여러 가족의 탈북기를 그린다. 모든 사람들이 탈북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성공한다고 해도 죽음을 무릅써야함을 굳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나의 국경을 건너야 하는 일도 아닌데다가 중국의 공안들의 습격, 신분증이라도 검색하려고 하면 바로 걸릴 수 밖에 없으니 브로커를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브로커도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에 이들을 버리고 갈 여지도 있어 마냥 선인으로만 생각해서도 안된다.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세계임을 알 수 있다.
신파를 싫어하는 나도 탈북의 성공 여부에 따라 울컥하게 되더라. 이런 나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신파는 어쩌면 클래식과도 비슷한 말이지 않을까. 클래식한 소재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지만 잘못 건드리면 감정 과잉으로 이어져 진부해지니 신파라는 멸칭으로 한순간에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다큐처럼 소재 자체로 눈물을 유발하는 내용인 경우 카메라는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찍어내야 하는 것 같다. 그저 카메라는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알려야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빛나는 것 같다.
2. 모든 기법이 완벽하지 않아도
탈북이라는 단어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이 과정은 익히 알려져 있기에 이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걸까 싶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다큐의 진가는 모든 촬영이 날 것 그대로라는 점이다. 탈북 과정에서 위험한 순간들은 밤이든 낮이든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고 장소도 불문이다. 그런 상황을 찍어내야 하기에 한 밤중의 밀림을 조명도 없이 찍고 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는 것도 눈이 아닌 소리로 캐치할 수 밖에 없다. 이 다큐의 시각적인 효과는 별게 없다. 어둡고 사람의 형체도 안보이는 것도 다반사이고 화질 그런 것은 별 소용이 없다. 하지만 시각적인 완벽함을 제외하니 소리가 들리고 더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한 가족의 탈북기는 카메라로 직접 찍어내지는 않고 그저 북한에 있는 아들을 탈북시키려는 남한의 어머니와 브로커의 대화를 그저 듣는 형식이다. 그 가족의 경우 탈출 상황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라 상황이 잘못되는 순간 더 철렁하게 된다. 영화처럼 위기가 감지된다거나 하는 징조 전혀 없이 아침에 일어났더니 별안간 연락이 안되고 어디 잡혀간 것은 아닐까 더 노심초사하게 된다.
역시 인간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은 특정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부 주지 않고 일정한 결핍을 제공할 때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총평
세상 모든 장르, 심지어 로맨스조차 현실에서 느낄 법한 사랑이야기여야 공감받는 이 세상에서, 아무리 리얼리즘을 표방하더라도 리얼리티를 이길 내러티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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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재킹 | 역사와 상상 사이에서 항로를 지켜내는 뚝심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9년,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공군 파일럿 '태인'(하정우)은 비상사태를 맞이한다. 남파 간첩이 납치한 한국 민항기가 휴전선을 넘기 직전이 되자 민항기를 사격해 엔진을 멈추라는 명령이 떨어지는 것. 하지만 그는 전역한 자기 사수가 파일럿임을 확인한 후,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을 우려해 상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결국 비행기는 그대로 북한에 억류되고, 태인은 군복을 벗는다.
2년 후 민항기 부기장이 된 태인'(하정우)은 기장 '규식'(성동일)과 함께 속초 공항에서 김포행 비행에 나선다.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승객들이 탑승한 후 이륙한 비행기. 그러나 '용대'(여진구)가 사제폭탄을 터뜨리자 기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용대는 조종실을 장악한 후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 협박한다. 폭발 충격으로 규식마저 한쪽 시력을 잃은 가운데, 태인은 비행기와 승객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과거의 힘을 살린 항공영화
하이재킹. 운항 중인 항공기를 불법으로 납치하는 행위.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하이재킹은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유난히 자주 발생했다. 5년간 325건에 달할 정도. <1987>의 김경찬 작가가 각본을 맡고, 당시 조감독이었던 김성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하이재킹>은 바로 그 시기에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1971년 1월, 속초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이륙 30분 만에 홍천 상공에서 납치범 김상태에게 납치당했고, 이강흔 기장과 전명세 조종사는 협박범의 요구대로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비행기는 강원도 고성 바닷가에 무사히 비상착륙했고, 승객도 전원 생존했다. 이강흔 기장이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를 북한의 미그기라고 속이는 기지를 발휘하고, 전명세 조종사가 폭탄을 몸으로 덮는 희생정신을 보여준 결과였다.
<하이재킹>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1987> 느낌이 물씬 나는 역사적 상상력이다. 사람보다 이념이 우선시되던 시대의 그림자와 과거라서 오히려 신선한 당시 시대상을 버무려 기존 항공 영화의 한계를 피하려 했다. 과하지 않게 감정선을 살짝 '넛지(Nudge)'하는 화법도 관객을 승객 중 하나로 만드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 덕분에 <하이재킹>은 난기류를 만나고도 목적지까지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역사의 것은 역사에게, 상상의 것은 상상에게
실화 사건을 다룬 작품의 관건은 각색의 정도와 방향성이다. 상상과 왜곡은 한 끗 차이니까. 그런데 <하이재킹>은 그 어려운 일을 비교적 잘 해냈다. 역사적 사실을 부각하는 대목과 상상력을 발휘할 대목을 철저히 분리한 선택이 장르적인 측면과 스토리텔링 양쪽에서 득이 됐다.
사실 항공 영화는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다. 시간대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그렇다. 숱한 사고를 겪으면서 보안 규정이 나날이 철저해졌기 때문.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만 해도 '류진석'(임시완)이 비행기 표를 사는 첫 장면부터 기내에서 범죄를 저지를 때까지 전개가 어색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하이재킹>은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 함정을 피했다. 항공 보안 관련 규정이 미비했던 70년대를 배경 삼아 자칫 억지스러울 상황을 납득시켰다. 선착순으로 비행기 자리를 고르거나 용대가 보안 검사를 뚫고 폭탄을 반입하는 장면은 신선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역사의 빈틈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실제로는 없었던 민항기 격추 명령, 알려진 바 없는 범인의 범행 동기 등을 잘 짜 맞춰서 태인과 용대 사이에 진한 감정선을 불어넣었다. 그 덕분에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었던 이야기에서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는 '이한열'(강동원) 열사와 '이연희'(김태리) 사이의 가상 로맨스를 활용해 6월 민주 항쟁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한 <1987>의 장점과도 유사하다.
피해자 VS 피해자
그 덕분에 <하이재킹>은 단순한 항공기 납치 스릴러 이상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 전혀 접점이 없는 태인과 용대의 이야기는 대조될 때 함의가 드러나기 때문. 용대는 가해자가 된 피해자의 전형이다. 6.25 전쟁 때 북한 인민군 장교가 된 형 때문에 반공분자로 몰려서 감옥에 들어갔다 나왔다. 그 사이에 어머니까지 죽은 그는 2년 전 납북 사건 주동자가 북한에서 영웅 대우를 받는다는 소식에 착안해 하이재킹 범죄를 저질렀다.
반면에 태인은 피해자이지만 가해자는 되지 않았다. 그는 2년 전 휴전선을 넘어가는 민항기의 엔진을 쏴서 착륙시키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군에서 사수였던 파일럿과 승무원, 승객 모두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 대가로 강제전역 당한 후에도 그는 군복을 벗긴 휴머니즘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전투기 사격을 피하고, 한쪽 손만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면서 2년 전과는 달리 승객도, 승무원도, 자기 부사수도 지켜냈다.
이렇게 보면 두 주인공의 공통점과 차이는 분명하다. 국가 권력의 횡포로 인해 피해자가 됐지만 전혀 다른 답을 볼 수 있으니까. 용대는 피해의식과 정부를 향한 불신에 사로잡혀 자기 인생은 물론 무고한 이들의 인생까지 파괴하려 든다. 반면에 태인은 그 불이익을 오롯이 감내하면서 자기 신념을 증명해 보인다. 북한에서 송환을 거부한 파일럿 사수의 가족을 자기 자족처럼 돌보고, 부기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그래서일까? 두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순간은 <하이재킹>에서 볼 거라 예상한 장면과는 거리가 멀다. 자기처럼 피해자로서 고통받은 이를 마주한 후에야 가해자가 된 피해자는 마침내 자기 잘못을 깨닫는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던 용대는 자기처럼 무고한 피해자는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태인의 설득에 비로소 흔들린다. 여기에 다소 잔인한 과감한 연출이 더해지면 둘의 관계는 의외로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압축과 절제의 미학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사건에만 집중하는 구성도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담긴 감흥을 극대화한다. <하이재킹>은 압축과 절제의 미학을 살려 이야기를 러닝타임 100분 안에 눌러 담고, 빠른 템포로 전개하면서 사건과 주인공 둘에게만 시선이 쏠리게 한다.
사실 <하이재킹>의 구성은 자칫 익숙한 신파로 빠지기 십상이었다. 갑작스레 납치된 승객 하나하나의 사연을 풀어놓으면 눈물을 짜내는 게 어렵지도 않았다. 신혼여행 가는 부부, 아픈 딸 병간호를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할머니 등. 하지만 영화는 승객에게 그다지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대신 필요한 타이밍마다 장면 하나하나를 알뜰하게 활용하면서 분위기를 고조한다.
감정을 강요하는 대신, 관객이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만 조성하고 뒤로 물러나는 셈이다. 사법고시 붙은 아들과 어머니가 대표적이다. 검사가 된 아들이 자랑스러운 어머니와 수화 쓰는 어머니를 창피해하는 아들. 납북을 대비해 신분증을 파괴해야 상황에서 아들은 차마 검사 신분증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오히려 신분증을 찢으려 하고, 잘 찢어지지 않자 아예 삼켜 버린다.
부메랑이 된 상상력
다만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 상상력은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과욕처럼 보이는 볼거리가 적지 않다. 물론 인상적인 대목도 있다. 용대가 폭탄을 터뜨려 조종실을 장악하는 장면은 마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속 뉴욕 타임스 스퀘어 장면을 연상시키는 슬로 모션 효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록 같은 퀄리티는 아닐지언정 한계를 극복하려는 대담한 시도 자체는 놀랍다.
하지만 비행 시퀀스로 서스펜스를 쌓는 장면은 다소 무리수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기체에 구멍이 나서 비행기가 급낙하 할 때나, 한국 공군이 민항기를 사격하고 이를 피하는 장면이나, 여객기가 배면비행을 보여주는 것까지. 영화적으로는 긴장감을 극대화하지만, 잠깐이라도 현실성을 따지는 순간에는 맥이 뚝 끊길 수 있는 상황이다. 마치 <비상선언>에서 항공자위대가 민항기에 위협사격을 가하는 순간처럼.
또 비행기 내부 전개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승객들이 용대를 덮치고, 부기장이 휴전선을 넘은 척 용대를 속이고, 어떻게든 난기류를 이용해 보려는 식으로 여러 사건을 만들어내고자 애쓴다. 하지만 결국 큰 틀에서는 겁에 질린 승객과 난폭한 납치범이라는 구도를 벗어날 변곡점이나 제3의 인물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중반부는 같은 장면이 반복되어서 비교적 지루할 수 있다.
배우들의 퍼포먼스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하정우와 성동일만이 이름값을 해냈다. 배우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보다는 극본의 한계가 드러난 지점에 가깝다. 여진구가 맡은 용대의 경우 태인과 대조되는 사연만 돋보일 뿐, 악역으로서의 카리스마나 매력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채수빈이 연기한 옥순은 단순히 시나리오의 도구에 불과하다. 없어도 이야기 전개에 문제가 없을 정도다.
이에 더해 <하이재킹>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기술적인 아쉬움도 크다. 대사가 잘 안 들리는 한국 영화의 고질병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비행기 외부 소음과 대사가 섞이거나 파일럿끼리 무전을 할 때는 OTT 자막 기능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국내 배급사가 아닌 컬럼비아 픽처스가 직접 배급하는 작품인데도 고쳐지지 않은 문제라 더욱 안타깝다.
Acceptable 무난함
실화에 상상을 더해 어찌어찌 목적지에는 착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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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송중기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남다른 도전의식을 가졌으며,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바로 배우 '송중기'입니다!!
그럼, 바로 송중기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송중기' 프로필
ⓒ 하이지움스튜디오
이름 | 송중기
출생 | 1985년 9월 19일
소속사 | 하이지움스튜디오
데뷔 | 2008년 영화 <쌍화점>
배우 '송중기' 데뷔 과정
ⓒ 하이지움스튜디오
배우 송중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는데 부상과 파벌 등의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였다고 한다.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몇몇 작품의 엑스트라로 출연하다 싸이더스HQ에
들어가게 된다.
배우 '송중기' 활동
ⓒ 하이지움스튜디오
2007년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사 단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그 뒤 2008년 영화 <쌍화점>에서 국왕의 친위부대인 견룡위 중 한 명인 노탁 역으로 정식 데뷔하였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는 이점으로 바로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배우 '송중기' 대표작
마음이 2 - 최동욱
ⓒ 네이버 영화
필브라더스라는 악당에게 마음이를 빼앗긴
마음이의 견주 '최동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성균관 스캔들 - 구용하
ⓒ J Drama
멋부리기 좋아하고, 장난기가 가득한 자유로운 영혼의
부잣집 도령인 '구용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늑대소년 - 늑대소년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홀로 외롭게 야생에서
살아야 했던 '늑대소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 강마루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사랑을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이용하고 복수하는
실질적으로 착하지 않은 나쁜 남자 '강마루'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태양의 후예 - 유시진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능글거리지만, 내면은 진지하고 냉철한 성격을 가진
특전사 '유시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승리호 - 태호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자,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빈센조 - 빈센조
ⓒ Tving
송중기 배우는 혈한 전략가이며 완벽한 포커페이스의 소유자이자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콘실리에리 '빈센조'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재벌집 막내아들 - 윤현우 / 진도준
ⓒ JTBC
송중기 배우는 없는 집 장남이며 가장이며 오너일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해결사인
'윤현우' 역과 있는 집 순양 가의 막내아들 '진도준'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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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장 속 물고기
줄거리
산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사체. 담당 형사인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인 서래를 만나게 된다.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어색하다는 서래는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도 좀처럼 눈물을 보이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그저 '마침내'라는 단어를 쓰며 피식 웃을 뿐.
어딘가 미심쩍인 남자의 죽음에 해준은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잠복근무를 한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데…
감상포인트
감독이 원래 산과 바다라는 챕터로 영화를 나누려고 했다는 점을 기억하자.
초밥을 사준다는 건 분명 스윗한 행동이지만, 그 이후에 오는 상징들은 전혀 스윗하지 않다.
어장 속 물고기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감상평“축하해. 살인 사건이래.”생선의 배를 가르던 해준 대신 전화를 받은 아내 정안은 이야기한다. 그러자 해준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돈다. 우습게도 그의 눈은 죽은 시체와 참 비슷하다. 눈을 뜨고 죽은 시체들처럼 파리가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해준은 인공눈물을 넣는다. 겉으로는 살기 위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죽음을 갈구하는 자의 모습이다. 물고기 주제에 ‘인공’눈물을 넣어 삶을 연명하느니 차라리 죽음이 낫기 때문에, 그는 자꾸만 죽음을 쫓는다.“한 칸, 한 칸, 마치 초밥을 집어먹는 것처럼 쉽습니다.”해준이 서래의 행적을 따라가며 계단을 오를 때, 그의 전 남편인 기도수가 했던 말이다. 이 말 때문에 해준의 위치는 명확해진다. 그는 바다 위로 올라온 물고기다. 그는 잘게 썰려진 채로 스스로 서래의 밥상 위에 오른다. 그래서 서래는 밥을 먹을 필요가 없다. 해준이 자진해서 밥상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그냥 초밥 같은 거 시켜 먹자니까.”정안은 남편이 밥상을 차려주자 이렇게 말한다. 해준은 아내에게 자신을 내어줄 마음이 없다. 그런 남편의 마음을 떠보듯이 정안은 생선 눈알을 콕콕 찔러본다. 그러곤 곧바로 물티슈를 꺼내 손을 삭삭 닦는다. 마치 못 만질 것을 만진 것처럼. 우습게도 해준이 손가락을 물린 대가로 받아온 자라는 바다에서 서식하지 않는다. 자라는 민물이나 늪에 사는 생물이다. 정작 정안이 관심 있었던 것은 바다 물고기가 아니라 민물 자라였다. 해준은 그 자라에게 대차게 물렸고.“난 당신의 미제 사건이 되고 싶어요.”서래의 ‘헤어질 결심’이란 영원히 해준의 사랑을 탐하는 일이다. 서래는 해준이 죽음을 쫓기 때문에 자신 주변을 서성인다는 것을 잘 안다. 죽음을 택한다는 것은 곧 해준이 사랑하는 대상이 되는 일이다. 서래의 죽음은 엄마를 닮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서래의 엄마는 그녀가 자신을 떠나길 원해서 죽음을 택했지만, 서래는 해준이 자신에게 머무르길 원해서 죽었으니까.“깊숙한 바다에 던져버려요. 아무도 찾을 수 없게.”첫 번째 죽음은 산, 두 번째 죽음은 수영장, 세 번째 죽음은 마침내 바다. 마지막 장면에서 해준은 바닷가를 서성이며 애타게 서래를 찾는다. 해준이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는 서래는 영리하게도 그가 영원히 쫓아다닐 수 있게 바다로 도망간다. 해준이 바다로 걸어갈 때, 서래의 손바닥 안에 있는 것처럼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었다. 어쩌면 해준은 영원히 서래의 어장 속에 갇혀버린 것이 아닐까.사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아주 찝찝했다.
나는 서래가 물에 잠기는 직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기에 그녀가 구덩이에서 나와 도망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덩이 자체가 함정이고 해준은 그 함정에 걸려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해준은 그 함정을 즐기는 것 같다. 구덩이 속에 들어간 서래나, 녹음 파일을 듣고 바다를 헤매는 해준이나 내게는 다 변태스럽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누구나 ‘헤어질 결심’을 하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헤어지지 않으려는 결심을 하기 때문에 삶은 고달프고 사랑은 아프다. 해준과 서래는 진실을 몽땅 바닷속에 던져버리고 다시 찾으려 하지 않는다. 정직하고 진실되게 살아가기보다 도피와 외면을 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영화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어쩌면 그런 부분이 나에게는 아름답게 다가오지 않은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별점★★★(3.0 / 5.0)
섬세하게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나,
때론 그 섬세함이 독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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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좀비 리뷰 - 올드한 연출, 유치한 대사, 처참한 연기력, 쓸데없는 메세지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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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이 좀비에 점령 당했다!
평소와 같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가 강남에 등장하고
기이한 행동들을 보이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던 좀비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한편, 대한민국 태권도 前국가 상비군 ‘현석’(지일주)은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우연히 ‘민정’(박지연)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회사에서 다시 ‘민정’을 마주한 ‘현석’이 호감을 표하는 순간
좀비가 건물에 들이닥치면서 순식간에 건물 전체의 사람들이 감염되기 시작한다.
바깥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문이 폐쇄되어버린 건물,
그 속에서 ‘현석’과 ‘민정’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절대 물러날 수 없다!
갇혀버린 강남, 무조건 살아 남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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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시리즈 속 모든 상징과 철학 뽀개기 #02 | 매트릭스 인문학 리뷰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 리저렉션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매트릭스 1~3》 인문학 결말포함 영화리뷰 #2
*후속영상
#1 [네오는 테스형♪] https://youtu.be/gckW2TYRFMc
#3 [빨간 옷의 여자] https://youtu.be/X_fQcoytk70
#4 [오라클은 악마다?] https://youtu.be/fLgWf7NWkn8
#5 [스미스는 왜 졌을까] https://youtu.be/Uas0KZDCQec
*추천영상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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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도쿄 리벤저스> 30초 예고편
기대 없는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20대 청년 타케미치는
어느 날 뉴스를 통해 첫사랑 여자친구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유일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었던 그녀를 떠올리던 타케미치는
특별한 타임리프를 통해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게 되고
그녀를 살리고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이 변해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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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처구니 없는> 메인 예고편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로
혈액공포증을 앓는 보철 의료기 제작사 ‘마르코’.
어느 날 그의 실수로 삼촌 ‘아귀레’가 죽고
패닉에 빠진 ‘마르코’는 사건을 감추려 하지만
흔적 없이 사라진 ‘아귀레’에 대해 의문을 품은 이들로 인해
조용하던 ‘마르코’의 일상은 완전히 뒤집힌다.
예상치 못한 변수 ‘애나’까지 나타나면서
완벽한 범죄를 꿈꾸던 ‘마르코’의 모든 계획이 어긋나는데..
예상보다 이상하고, 상상보다 훨씬 더 비범한 이야기
오늘 난 완전 범죄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