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11 17:49:02
역사에 길이 남을 롱테이크 장면
인디와이어 선정, 영화 역사상 최고의 롱테이크 10선

다들 한 번쯤은 ‘롱테이크’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시죠.
롱테이크는 말 그대로 한 개의 숏이 여러 분 동안 지속되는 장면을 의미하며,
때로는 한 장면 전체를, 심지어 여러 장면을 하나의 숏으로 담아내기도 합니다.
최근 롱테이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의 시간>과 애플 티비의 <더 스튜디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영화 역사상 최고의 롱테이크 10선’을 공개했습니다.
인디와이어는 롱테이크는 본질적으로 ‘속임수의 부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출하기 어려운 기법이며,
종종 필요성보다는 과시적인 목적에서 사용되기도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되고 완벽하게 구현될 경우,
스크린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인디와이어 선정 목록]
① <어톤먼트>, 조 라이트
② <로프>, 알프레드 히치콕
③ <검은함정>, 오손 웰즈
④ <소이 쿠바>, 미하일 칼라토조프
⑤ <좋은 친구들>, 마틴 스콜세지
⑥ <올드보이>, 박찬욱
⑦ <플레이어>, 로버트 알트만
⑧ <주윤발의 첩혈속집>, 오우삼
⑨ <러시아 방주>, 알렉산더 소쿠로프
①⓪ <칠드런 오브 맨>, 알폰소 쿠아론
*영화 순서와 순위는 무관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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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탑 메이킹 센스> 먼저 본 후기
“안녕하세요 테이프 하나 틀게요”
<스탑 메이킹 센스>
저희 씨네픽 에디터들이 살짝 먼저 보고 후기 가져왔습니다🕺🏻
41년 만에 처음 한국에서 개봉이기에
토킹 헤즈의 공연을 선명한 화질과 훌륭한 음질로 만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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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또 다른 영화적 실험
넷플릭스 신작 <히트맨>이 화제를 모은 건 단연 글렌 파월이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 중 한 명인 그는 왜 자신이 수많은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받는지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이 글렌 파월만의 영화는 아니다. 메가폰을 잡은 이가 다름 아닌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기 때문. 그의 필모그래피 중 대중성을 많이 고려한 영화임은 틀림없지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며, 전작에 이은 실존주의 실험을 진행하고 이를 증명한다.
| 실화, 그리고 <잠복근무>?
딱 봐도 평범한 대학 심리학 교수 게리(글렌 파월). 하지만 특별한 점이 하나 있으니 뉴올리언스 경찰서에서 히트맨(살인 청부업자)으로 활약한다는 점이다. 원래는 엔지니어로 이 작업에 참여한 그였지만, 우연히 히트맨 역을 맡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 불법인 청부 살인을 의뢰한 이들을 잡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주위에서 잘한다고 하니 자신도 더 잘하고 싶어 청부 살인 의뢰자들의 SNS을 참고, 그에 맞게 매번 다른 히트맨을 연기한다. 그런 그가 단 한 번 삐끗한다. 가정 폭력에 시달려 남편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한 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를 만난 그는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매디슨에게 살인 보다 이혼을 택하라 얘기한다. 임무 실패! 하지만 그 인연으로 개리는 매디슨과 연인으로 발전한다. 물론 게리가 아닌 히트맨 ‘론’으로 말이다. 그러나 거짓말은 언제나 들통나는 법. 그의 인생에 최대의 위기가 닥친다.
<히트맨>의 시작은 심리학 교수이자 오랜 시간 동안 60여 명을 체포하는 데 도움을 준 언더커버 경찰 게리 존슨의 이야기가 담긴 기사였다. 오디오, 비디오 장비 전문가이자, 새를 좋아하고 선불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영화처럼 사건에 맞춰 다른 인물이 되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한 글렌 파월, 그리고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이 실화를 기반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느와르와 스크루볼 코미디의 요소를 접목한 <히트맨>은 사랑하지 말아야 할 의뢰인과 사랑에 빠진 킬러의 이야기라고 축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고 1987년 작인 존 바담 연출, 리처드 드레이퍼스,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매들린 스토우 주연의 <잠복근무>가 생각났다. 교도소를 탈출한 흉악범을 잡기 위해 애인인 집 근처에서 잠복근무한 경찰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이 영화는 액션, 서스펜스, 로맨스, 코미디가 조화를 이뤄 흥행에 성공, 이후 속편까지 제작되었다.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기존에 사랑받았던 장르적 외형을 가져와 믹싱하는 데 성공한다. 초반부터 따라가는 게 큰 무리 없었다면 이 공략이 제대로 먹힌 것. 본 게임은 이후부터다. <히트맨>의 장점은 장르 영화로서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독은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이 부분에 변주를 가한다. 그 예로 장르영화에서 마주했던 ‘킬러(또는 빌런)’의 이미지를 살짝 비튼다. 게리가 연기한 킬러의 모습은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킬러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다. 게리는 <아메리칸 사이코>의 패트릭(크리스찬 베일), <자칼의 날>의 자칼(애드워드 폭스), <킬링 소프틀리>의 잭키(브래드 피트) 의 느낌으로 변하는데, ‘이 모습이 바로 킬러지!’ 라고 말하는 것처럼 의뢰인은 게리의 이 모습에 신뢰하고 의뢰비를 준다. 이후 의뢰인들은 경찰에 수감된다. 마치 자신이 믿고 있는 이미지에만 현혹되어 실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비꼬는 느낌이랄까. 장르 영화임에도 이런 비트는 구석이 있는 걸 보면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선댄스 대표 감독이었다는 걸 상기시킨다.
| 세상은 변해도 나는 변하지 않는다!
감독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동안 꾸준히 실험하고 증명했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한 번 내놓는다. 전작을 살펴보면 극 중 주인공들은 시간과 공간이 변함에도 인간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 왔다. 특히 영화 내외적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에 따른 장소와 환경이 변했음에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인물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비포 선라이즈>부터 <비포 선셋>까지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줄리 델피)를 통해, 실제 12년 동안 촬영한 <보이 후드>의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을 통해 잘 보여줬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외형이 변해도, 삶의 환경이 달라져 생각이나 감정 표현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정체성은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것. 제시와 셀린의 변하지 않는 사랑처럼, 메이슨의 긍정적 삶의 태도처럼 말이다.
감독은 다양한 인물(혹은 정체성)을 연기하는 게리를 통해 그 역이 게리인가 아닌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극 중 메디슨이 사랑하는 인물은 게리가 아닌 게리가 연기한 론이다. 그럼 섹시미가 듬뿍 담긴 이 킬러를 좋아하는 메디슨은 너드미가 철철 넘치는 게리를 좋아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 다다른다. 감독은 그가 바라는 자아를 쟁취했을 뿐, 그 주체가 게리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의도에 편승하듯 메디슨 또한 시행착오를 겪지만 론을 연기한 게리를 사랑한다. 물론, 그가 사랑하는 건 론의 매력이 합쳐진 게리의 모습이긴 하지만 말이다.
감독은 실존주의에 입각해 각자의 현실은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변화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바라는 자아를 쟁취하라고 강조한다. 마치 게리가 론의 캐릭터를 쟁취한 것처럼 말이다. 그에 맞춰 달라진 모습이 생경하다 하더라도 그 주체는 변함이 없으니까 걱정말라고.
| 글렌 파월의 연기에 흠뻑 빠지다!
감독의 이런 영화적 실험이 좀 더 흡입력 있게 다가올 수 있었던 건 글렌 파월의 팔색조 연기다. 왜 이제야 빛을 보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이 영화에서 펄펄 난다.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제작에도 참여한 그는 그동안 자신이 연기해 보고 싶었던 강렬한 캐릭터를 매번 바뀌는 히트맨 역할로 대신하는 느낌이다. 보는 눈이 즐겁다.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연기일 듯.
그와 호흡을 맞춘 아드리아 아르호나의 연기도 일품이다. 어리숙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전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가늠이 가지 않는 팜므파탈 연기를 능숙하게 해낸다. 특히 게일의 감춰진 자아인 론을 끄집어 내어 세상에 빛을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남성 캐릭터를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로서 소비되지 않는다. <6 언더그라운드> <모비우스> 등 다수의 작품을 거처 이제야 자신의 연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작을 만난 듯 보인다.
극 중 ’세상에 맛없는 파이는 없다’는 대사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이는 영화의 주제로도 활용되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새로운 파이(혹은 세상)를 마주했을 때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은 쉬이 사라지지 않으니 걱정 붙잡아 두라고. 어쩌면 이 말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이 영화를 넷플릭스로 만날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도.
사진제공: 넷플릭스
평점: 3.5 / 5.0
한줄평: ‘세상에 재미없는 영화는 없다’는 1960년생 감독의 의미 있는 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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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르: 러브 앤 썬더 (2022)
**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토르: 러브 앤 썬더 (2022)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테사 톰슨, 크리스찬 베일, 타이카 와이티티
장르: SF, 액션, 판타지
상영시간: 118분
개봉일: 2022.07.06
토르, 오락영화의 본질을 되새기다
MCU 영화 중 최초로 네번째 솔로무비를 갖게 된 '토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각각 은퇴와 사망으로 하차한 이후 '어벤져스 빅3' 중 유일하게 현역 히어로로 잔류한 '토르'의 행보는 세대교체로 이어질지, 새로운 플롯과 함께 영광스러운 은퇴식을 거행할지 귀추가 주목되어왔다. 특히 '토르4'의 타이틀이 <토르: 러브 앤 썬더>로 확정되고, 과거 히로인으로 출연했던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의 복귀가 예고되면서 그녀가 연기하는 '마이티 토르'가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뒤를 이어 히어로로 활약하는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쉬헐크'나 '케이트 비숍'처럼 현 시대상에 맞춰 젠더 스와프를 표방한 작품들이 MCU 내에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어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이러한 의미부여성 스토리에는 관심이 없다. 감독이 연출한 전작(토르: 라그나로크)처럼 스페이스 오페라의 화려한 영상미와 코믹스러운 연출에 포커스를 두며 마블 영화는 본래 어린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오락영화였음을 시사한다. 이는 다른 MCU 작품들과 달리 어린아이들을 스토리에 적극 활용한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극중 빌런 '고르(크리스찬 베일)'에 의해 납치된 아스가르드 아이들은 결말부에 썬더볼트로부터 힘을 얻어 괴수들과 직접 맞서 싸운다. 약자인 어린이들은 히어로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클리셰를 깬 부분이다. 최근 개봉했던 마블 영화들이 극중 설정만으로 관객에게 피로도를 증가시켰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MCU의 흐름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션오락영화라는 본질에 좀 더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시리즈의 연장 속 답보 상태에 놓인 토르
마블 영화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고자 함이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의도였다면 본작의 스토리 흐름과 기획 방향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현재 다면적으로 세계관을 확장 중인 MCU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페이즈4 내에서 아무 기능도 해내지 못한 채 그저 평이한 MCU 시리즈 홍보물에 가까울 정도로 보인다. 히어로물은 보통 트릴로지 정도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인데, '토르'는 무려 4편까지 제작되었다. 이는 신화적 성격이 강했던 1-2편과 달리 <토르: 라그나로크>를 시점으로 '토르' 솔로 무비의 스타일이 '코미디+스페이스 오페라'로 완벽하게 변화하였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일행에 합류하면서 등장인물 중 가장 변화무쌍한 행적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고향인 아스가르드는 소멸되고,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을 잃었으며 '엔드게임'을 끝으로 소행을 다했기 때문에 '토르'라는 인물의 다음 페이지를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본작은 '토르'의 성장도, 인상적인 행보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MCU 시리즈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가진 히어로 중 하나였던 '토르'의 본래 매력마저 선명하지 못하다. 지금까지의 <토르> 시리즈는 주인공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매 편마다 기획의도와 명분이 뚜렷했다. 반면 이번 작품은 가만히 살펴보면 <토르: 라그나로크>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온 채 오히려 지금까지 빌드업해온 시리즈를 퇴보시키는 행보를 보인다. 존재감 강한 강력한 빌런의 등장은 '헬라'에서 '고르'로 대체되었으며 부모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찼던 '토르'는 추가로 친구와 동생을 잃어 삶의 의미를 상실한 상태의 모습 그대로로 등장한다. 판타지적 배경으로 등장했던 사카아르 행성은 옴니포턴스 시티와 섀도우 렐름으로, 핵심 무기(?)를 손에 쥐고 있던 '그랜드마스터'는 '제우스'로 뒤바뀌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3편과 4편에서 겹쳐보이는 인물이나 장치들이 완벽하게 동일한 포지션에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작을 떠오르게 하는 요소가 많다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스토리 면에서는 퇴보했고, '토르'의 서사보다는 히로인인 '제인'과 빌런 '고르'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이 되면서 주인공은 이렇다 할 역할도 하지 못한 채 내내 붕 떠 있기만 하다. '토르'라는 인물 자체로서는 더 이상 써내려갈 성장담이나 이야깃거리가 없는데, 시리즈물을 과하게 연장하다보니 발생한 문제점이랄까. 차라리 본작이 '토르'의 은퇴나 세대교체, 혹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함께 꾸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였다면 이렇게까지 맥없는 작품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탈리 포트만, 의미 있는 복귀였나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는 단연 묠니르를 들고 9년만에 컴백한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이다. '나탈리 포트만'은 <토르> 1-2편에서 히로인으로 활약했지만 이후 제작진과의 의견 충돌로 하차하면서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았다. 작중 설정도 '토르'와 '제인 포스터'가 사귀었다가 결별한 것으로 일단락 되는 듯했다. 하지만 제인은 4편을 기점으로 다시 복귀하였고, 단순히 히어로가 보호해야 하는 여주인공이 아닌 적과 대등하게 맞서는 '마이티 토르'가 되어 돌아왔다. 천문학자인 제인이 묠니르를 들고 근육질 몸매가 되어 적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본작의 제일 큰 볼거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마이티 토르'는 결과적으로 제인의 다음 페이지를 기약하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고, MCU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기리는 일종의 선물 같은 존재였다. 이를 통해 갑작스러운 하차로 일전에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했던 '토르'와의 러브스토리를 정리하고, 두 편이나 히로인으로 등장했던 '제인 포스터'라는 캐릭터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다만 '토르'와 '제인'의 9년 공백을 채우기 위해 등장한 회상 장면들은 관객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던 두 남녀의 애정을 전달하는데 역부족이었고, 작중 투샷으로 비춰지는 장면들도 애인보다는 전투 콤비로서의 성향이 더 강했다. 또한 '사랑'이라는 핵심 소재가 '고르'와의 대립이라는 또다른 주요 소재와 맞물리지 못하고 충돌하면서 토르와 제인의 애틋한 관계가 생각보다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즉, 주인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위치에 놓였던 캐릭터를 전투신에서 전면에 나서 싸우는 캐릭터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그 이상의 의미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마이티 토르'의 모습은 신선했다.)
황홀한 영상미, 그에 반하는 개그 남발
<토르: 라그나로크>로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 곳곳의 영역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이번에도 영상미로는 뒤지지 않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특히 토르 일행이 '제우스(러셀 크로우)'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옴니포턴스 시티'는 전지전능한 신들이 모인 쾌락의 공간답게 황금빛으로 물들인 장관으로 그려진다.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본다면 그 시각적 감동은 좀 더 클 것이다.) 마치 십여년 전 MCU 영화에 '아스가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느꼈던 황홀감과 비슷했다. 후반부 '고르(크리스찬 베일)'와 전투신이 펼쳐지는 쉐도우 렐름을 피폐한 흑백으로 처리한 것도 빌런의 스산함과 공포스러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에 적절했다. 화려한 컬러로 대변되는 '토르'와 흑백으로 표현되는 '고르'의 선명한 대비는 애니메이션 속의 클래식한 선악 구도로 느껴져 이 부분에서도 어린이들을 핵심 타겟으로 잡은 감독의 지향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영상미를 빼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 감독은 <토르: 라그나로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그성 장면들이나 대사들을 수없이 가미했는데, 문제는 의도한 코믹함이 재미있지 않다는 것이다. 본작의 핵심 플롯이 무엇인가. 병마와 싸우다 '마이티 토르'가 되어 마지막 생명력을 다 소진할 때까지 전투력을 불사르는 '제인', 그리고 신들의 외면으로 하나뿐인 딸을 잃고 신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혀 스스로 악당이 된 '고르'의 이야기다.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기보다는 진지하고 무겁게 접근해야 할 스토리라는 것이다. 제인과 토르의 사랑과 이별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고, 고르의 결말이 어물쩍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웃으라고 넣은 장면과 대사들이 웃기지도 않고, 영화의 전반적인 톤 자체를 흐렸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는 큰 실책이 되었다.
토르는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마지막 쿠키영상에서 보았듯이 '토르'는 다시 돌아온다는 예고편을 날렸다. 시리즈의 후속편이 나올 것이라는 쪽이 가장 가능성이 높겠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다른 시리즈물에 등장할 것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은 토르에게는 자신을 죽이려 했던 고르의 딸, '러브'가 생겼고 부녀가 함께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돕는다는 스토리라인이 추가되어 토르의 후속편을 기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영향일까. 더 이상 '토르'의 이야기가 크게 궁금하지는 않다. 한때 자신을 죽이려 했던 빌런의 아이를 갑자기 키우게 되고, 두 사람이 전투 콤비가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토르'가 써내려온 이야기 중 가장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토르: 라그나로크>로 급상승되었던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본작으로 인해 다시 급락하게 되었으니 다음 작품을 내놓을 생각이라면 명분과 방향성이 확실한 스토리를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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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토르'마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반응을 남김으로써 MCU의 향후 행보가 크게 위태로워질 듯하다. <닥터 스트레인지2>는 <완다비전>과의 연계성과 '멀티버스'라는 설정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확실한 리스크가 있었고, <이터널즈>는 신생 시리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크게 낮았다. 따라서 극명하게 갈렸던 두 작품의 평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여지가 존재하나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많은 이들이 호평을 보장할 만한 시리즈였다. 페이즈3까지만 하더라도 마블 영화들은 절대적인 호평을 받는 추세였으나 페이즈4에 진입하면서 혹평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흥행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완성도를 구현하지 못하는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제아무리 MCU라 할지라도 하락세가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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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를 보고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글
댄 브라운을 한때 좋아했었다. 아주 과거의 일이다. 그런 그를 좋아하는 나는 음모론에 흥미를 느끼는 걸까.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그것이 알고싶다'인 것을 보면 그런 험악한 범죄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나 사이코패스인걸까. 아 모르겠고 걍 미스터리 분야에 관심있다는 것으로 정리하자. 댄브라운에 심취한 건 '다빈치코드' 때문이었다.
미스터리에 미치는 인간이 종교계의 끝판왕인, 그 분의 삶을 다시 추적하는 내용에 흥미기 안갈 수 있었겠는가. 그저 미지의 세계인데. 하지만 그 추론과정에 역사적인 사료의 객관성이 고려된 것 같진 않다. 사실 음모론으로 시작해 음모론으로 끝나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신성모독이라고 할테지만 내게 종교는 탐구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니라서 그저 이상한 애가 뜬소리하네 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예수는 사실 한 명의 인간이었고 가정도 있었으며 아내도 있었다는 가정은 너무나 위험한 추론이다. 그런 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서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세상에 산재하는 다양한 상징에 대한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성과 남성을 가르는 기호 뿐만 아니라 다빈치의 그림에서 숨겨놓은 의미가 있다니, 분석적이면서 공상이 많은 나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찾아보니 서사 속 의미들과 예수에 관련한 주장들은 거의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주장들이던데, 또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듣고 있으면 재미는 있다. 그러니 호사가라는 단어도 있는 거겠지.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내용은 소설을 기반으로 한 감상이었다. 영화도 최근에 봤는데 글만 못했다. 아무래도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역사를 함축해 설명해야 하고 서스펜스도 있어야 햐고 하는데, 워낙 방대한 역사를 두 시간으로 설명하려니 부족한 지점이 보였다. 방대한 역사를 대사로 처리하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갈수록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가 갈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잘 묘사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그정도로 표현해내기도 쉽지 않았겠다 싶다. 어딘가 상징을 찾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로버트랭던은 얼마나 멋있는 인간이었겠는가.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끝까지 봤다고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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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물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혹시 추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영화를 보면서 추리 게임도 동시에 할 수 있는 추리물 영화!
영화에 몰입하여 범인이 누군지 예상하고,
맞췄을 때는 희열감을 느끼고 못 맞췄을 때는 경탄하는 매력이 있는 장르죠.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추리물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용의자 X의 헌신
Devotion of suspect X, 200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망자가 판명되자 전처인 야스코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녀의 치밀한 알리바이에 형사 우츠미는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cine pick!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370만 관객을 동원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영화!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탈출이 불가능한 섬 셔터 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연방 보안관 테디는 동료 척과 섬으로 향하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고, 게다가 폭풍까지 불어닥쳐 두 사람은 섬에 갇히고 만다.
cine pick!
수많은 복선과 함께 촘촘한 구성과 디테일이 돋보이며
독특한 미장센과 긴장감 가득한 OST가 영화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인비저블 게스트
The Invisible Guest, 2016
ⓒ 네이버 영화
synopsis
호텔 방에서 눈을 뜬 남자 옆에는 연인이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단, 3시간 안에 사건을 재구성해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cine pick!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고 볼 수 없는 영화!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보여줄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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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 당한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리를 시작한다.
cine pick!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과 화려한 미술이 돋보이며, 일반 추리물 영화와 달리 철학적인 부분이
조금 더 돋보이는 영화이다.
비뚤어진 집
Crooked House, 2017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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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호 애리스티드 레오니디스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손녀 소피아는 탐정 찰스에게 사건을 의뢰하였고,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서 살인 동기를 발견한 찰스.
그리고 곧 저택에서 두 번째 살인이 일어난다.
cine pick!
디테일한 미장센과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으며
12명의 명품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서치
Searching, 2018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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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마고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3통. 아빠 데이빗은 그 후 연락이 닿지 않는 마고가 실종 됐음을 알게된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지만 단서는 나오지 않던 중, 데이빗은 마고의 노트북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다.
cine pick!
촬영은 13일, 편집은 2년이 걸린 영화 <서치>.
컴퓨터 화면으로만 진행되는 독특한 진행 방식으로 새로운 추적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다.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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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스터리 소설 작가 할런이 85세 생일날 숨진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에 탐정 블랑은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파견되고,
할런의 가족들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cine pick!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달성하였고,
제작비의 7배 이상인 3억 달러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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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12월 3주 개봉영화!
아바타: 물의길 Avatar: The Way of Water , 2022
아바타 13년 만에 돌아오다!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타'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을 합니다.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로맨스에서 가족,
더 나아가 부족 간의 이야기로 세계관을 넓히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펼쳐낼 예정입니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영화 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쓴 제임스 카메론 감독!
수중 세계의 다채로운 비주얼을 큰 스크린에 펼쳐내는 또 한번의 신드롬!
이번주 추천영화 "아바타: 물의길" 입니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2022
대한민국 No.1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세 번째 극장판!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는 다른 평행세계로 사라진 '두리'와 '금비'를 찾고,
새로운 악당 '어나더'의 계획을 막기 위한 '하리'와 '신비', '강림', 그리고
차원도깨비 '키비'의 다이내믹한 모험을 그린 오싹 판타지 어드벤처입니다.
2020년 4월부터 '신비아파트'의 세 번째 극장판 기획을 시작했던 제작진은
약 2년 8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된 무대가 되었던 '신비아파트'를 벗어나 7개의 세계로 이루어진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
7개의 평행세계에 각각 존재하는 '하리'와 '두리' 캐릭터는 얼굴을 똑같지만
성격도, 스타일도 전혀 다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국내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한 호러 애니메이션!
이번주 추천영화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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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적 도깨비 깃발 - 전체적으로 직무유기인 영화
“가자, 보물 찾으러!”
자칭 고려 제일검인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
한 배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된 이들이지만
산과 바다, 태생부터 상극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며 바람 잘 날 없는 항해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왜구선을 소탕하던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적 인생에 다시없을 최대 규모의 보물을 찾아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라진 보물을 노리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었으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권상우)또한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데...!
해적과 의적, 그리고 역적
사라진 보물! 찾는 자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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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킹 원작 총정리 #10
원작 라이온 킹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라이온킹 #라이언킹 #lio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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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우리의 지구> 공식 예고편 ?
우리 모두의 터전, 경이로운 지구를 만난다. 최신 기술을 사용한 《우리의 지구》는 50개국이 넘는 나라를 누비며 UHD 4K로 모든 영상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이국적인 정글에서 깊은 바닷속까지, 인류와 자연이 공유하는 생명의 터전을 탐험한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이 내래이션을 맡은 《우리의 지구》, 4월 전 세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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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나는 그루트다 시즌 2> 공식 예고편
나무나무 작고 소중한 초특급 귀요미 히어로 그루트가 왔다? 디즈니+ 오리지널 단편 [나는 그루트다] 새로운 5개의 단편, 9월 6일 단독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