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5-15 17:01:41
바이러스 | 사랑하는 법을 잊은 이들에게 보내는 격려
<바이러스>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는 현실에 지친 나머지 연애할 여유는 꿈도 꾸지 못하는 번역가 '택선'(배두나). 힘겹게 나간 소개팅 자리에서 첫 만남에 청혼까지 하는 모쏠 연구원 ‘수필’(손석구)을 만난 택선은 늘 그랬듯이 수면제와 혼술로 밤을 보낸다. 그다음날, 택선의 세상은 돌연 분홍빛으로 물든다. 초등학교 동창 ‘연우’(장기하)의 영업용 단체 문자에 가슴이 설렌 그녀는 잘 꺼내지도 않던 화려한 원피스를 챙겨 입고 연우를 만나러 간다.
영문을 모르는 연우에게 쉴 틈 없이 플러팅을 하던 택선. 하지만 그녀 앞에는 구급차와 함께 놀라운 소식이 들려온다. 소개팅에서 만난 수필이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갑작스럽게 이성과 사랑에 빠지는 게 감염 증상이며, 그녀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것. 이에 택선은 수필이 죽기 직전 남긴 메시지대로 유일하게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연구원 ‘이균’(김윤석)을 찾아 나선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의 2020년대를 수식하는 어휘 중 하나다. 2030 미혼남녀 중 절반 이상이 연애를 하지 않거나 할 의향이 없다는 통계가 해마다 발표되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으로 현실적 어려움을 거론한다. 과열된 경쟁과 취업난, 불안정한 거주와 같은 현실을 고려했을 때 사랑보다는 자기 취미나 휴식에 에너지와 시간, 돈을 투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큰 보상을 준다고 사람들이 느낀다는 것.
다만 사랑하는 법을 잊은 이유는 개인 내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타인과의 사랑은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비로소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법도, 그 과정에서 사랑이 증폭되는 행복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매년 낮아지는 한국의 행복 지수 순위, 나날이 증가하는 정신질환자 수는 그 전제가 채워지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강이관 감독의 <바이러스>는 이 암울한 현실을 타파하고자 한다. 개인과 공동체의 우울증을 영화적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재난 영화의 기본 틀 안에서 개인 차원의 사랑의 부재는 코미디로써, 공동체 차원의 문제는 SF와 멜로적인 분위기로써 승화하려 한다. 문제는 여러 장르와 플롯 사이에서 확실하게 교통정리를 해내지 못했다는 것. 그 결과 <바이러스>의 야심 찬 의도와 통찰은 미처 관객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현실을 축약한 남녀의 장르
두 주인공, 택선과 이균의 서사는 각각 한국인의 개인적, 공동체적 어려움을 대변한다. 택선은 사랑을 하지 못하거나 사랑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번역가로 일하는 택선은 우울증에 걸렸다. 그녀는 불규칙한 업무 환경으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나날이 혼술에도 익숙해지며, 항상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자도 토로한다.
이균은 택선과는 다르다. 나이도 더 많고, 사랑도 충분히 해 본 사람이다. 대신 그는 택선의 우울함 못지않게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린다. 그는 사랑하는 법을 잊거나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그의 동생이 택선처럼 힘들어하다가 애써 내색하지 않고 버티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그는 아무런 눈를 채지 못했으니까. 그가 회사 운영진과 싸우면서까지 부작용 없는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악을 쓰는 이유다.
<바이러스>는 이처럼 다른 듯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여러 장르의 문법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사랑할 여유가 없는 택선의 어려움은 코미디로써 극복하려 한다. 엉망진창이었던 소개팅에서 만난 손석구와의 재회,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장기하를 일방적으로 유혹하는 하룻밤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이균의 개인사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SF와 재난 영화의 틀과 클리셰에 녹아든다.
사랑이라는 바이러스의 힘
코미디, SF, 재난을 거친 끝에 <바이러스>는 멜로라는 종착역에 도달한다. 이균이 개발하던 우울증 치료제가 유출되는 사고를 계기로 만난 택선과 이균. 택선을 치료하기 위해 이균은 급하게 치료제 개발을 재개한다. 택선은 그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지만, 이균은 명확히 선을 긋는다. 미완성 우울증 치료제가 대량의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드는 물질이기에 그녀가 느끼는 호감은 단지 바이러스 감염 증상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이균의 생각과 다르게 발전한다. 택선의 플러팅이 계속되자 이균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치료제 개발의 계기였던 동생의 자살에 대해서도 털어놓고, 택선을 실험체로 사용하려는 음모로부터 그녀를 보호한다. 본인의 힘으로 그녀를 치료해 내는 데 성공하면서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마음의 짐도 마침내 덜어낸다.
택선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순간까지 자신을 치료해 주려는 이균을 지켜보면서 마음 한편의 외로움을 비로소 떨쳐낸다. 그 과정에서 두 남녀 주인공은 서서히 사랑에 빠진다. 한쪽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다른 한쪽은 아픔을 털어놓는 법을 익히면서 비로소 상대방을 사랑할 준비를 마쳤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여동생의 결혼식에서 건넨 이균의 축사가 인상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사랑이 바이러스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한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나면 다른 바이러스에 걸리듯 이별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나면 또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즉, 이균의 축사는 조금도 아플 여유가 없고, 마음의 흉터를 지워낼 힘조차 부족한 지금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바이러스>가 건네고 싶은 격려라고 할 수 있다.
코미디에 묻힌 서사
문제는 <바이러스>의 격려가 스크린 너머로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 여러 장르의 문법을 빌린 뒤섞다 보니 주인공들의 이야기나 메시지보다도 무너진 짜임새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택선만 보더라도 그녀의 마음 상처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수필과 소개팅을 하고, 연우와 하룻밤을 보내는 과정에서 그녀의 외로움이 단순히 코미디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이균의 자책도 코미디스러운 분위기와 연출에 가려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과의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에피소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그의 개인사를 두 세 마디 대사로 처리해 버린 결과다. 결과적으로 두 주인공 사이에 특별한 유대감이 싹트는 계기도, 과정도 매끄럽게 설명되지 못한다. 택선이 자기 목숨이 걸린 실험을 이균에게 일임하거나, 그가 택선을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하는 후반부 전개와 감정선도 다소 부자연스러워진다.
SF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걸림이 된다. 코미디를 노리는 연출과 묘사로 인해서 SF 장르에 요구되는 정밀함이 실종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극 중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과정과 그에 대처하는 당국의 어설픈 일 처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마치 <비상선언>을 보는 듯하다. 결국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려고 사투를 벌이는 이균의 모습도 충분히 절박하다는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마지막으로 재난 영화의 문법을 고수하는 지점에서 <바이러스>의 혼란은 정점에 달한다. 재난 영화, 특히 인재가 발생하는 영화에는 클리셰가 있다. 도덕성보다는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의 잘못된 실험으로 인해 대형 재난이 발생하고, 해당 기업은 그 와중에도 사고 해결보다는 이익 극대화에만 몰두한다. 유일하게 주인공만이 잘못된 상황을 막기 위해 악전고투한다.
<바이러스>는 이 클리셰를 답습한다. 이균은 환자들을 실험체로 활용하고 폐기하려는 백신 연구소의 잘못된 연구 지침 때문에 반목한다. 그런데 이 갈등과 대립 구도도 온전히 활용되지 못한다. 그저 이균과 연구소 간에 묵은 악연이 있었다는 언급이 있을 뿐, 구체적으로 그 내막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재난 영화의 클리셰는 도리어 전반적으로 코미디운 분위기만 깨트릴 뿐,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지는 못한다.
즉, <바이러스>는 발상과 의도만 좋았다. 정작 발상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는 실패했고, 어설픈 유머만 남겨버렸다. 너무 많은 재료와 여러 레시피를 섞은 나머지 맛을 알기 어려운 음식이 만들어진 셈이다. 배두나와 김윤석, 손석구와 장기하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그 맛을 되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그래도 '사랑은 바이러스와 같다'라는 이균의 대사 한마디만큼은 관객의 뇌리에 남을 듯하니 절반의 성공이지 않을까.
Poor 형편없음
코미디, SF, 멜로, 재난이 뒤섞인 난장판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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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9회 골든글로브 <오징어 게임> 오영수 남우조연상, 한국인 최초 수상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전문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오늘 월요일! 영화계에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 배우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인데요!
한국인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소식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아쉽게도 TV드라마 부분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정재 배우는 수상은 못했지만
그래도 정말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말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그래서 오늘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화부문의 주요 수상 결과 작품들을
소개드리는 콘텐츠로 시작할까합니다.
그럼 다같이 함께 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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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부무 남우조연상
먼저 다시 한번, 한국인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TV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오영수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아쉽게도 골든글로브 보이콧으로 인해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작품상(드라마 부문)
작품상 드라마 부문은 바로 <파워 오브 도그>가 수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가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을 받은 건 최초라고 하는데요.
과연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그 기록을 깰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
스티븐 스필버그의 뮤지컬 신작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입니다.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파워 오브 도그>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과연 어느 작품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다관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감독상
감독상은 바로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입니다. 이전에 <피아노>로 골든글로브 감독상 후보에 오른 후 28년만의 수상이라고 하는데요.
<옌틀>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감독 <노매드 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 이후 3번째 여성 감독상 수상자입니다.
남우주연상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입니다. 윌 스미스의 골든글로브 영화부문 첫 남우주연상 수상작이 되었네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여우주연상은 <비잉 더 리카르도스>의 니콜 키드먼에게 돌아갔습니다.
<디 아워스> 이후 19년만의 여우주연상 수상이며 니콜 키드먼은 역대 다섯번 째 골든글로브 수상자 배우가 됐습니다.
남여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
제79회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여주연상은 각각 앤드류 가필드와 레이첼 지글러 배우에게 돌아갔습니다.
앤드류 가필드의 골든글로브 영화부문 첫 남우주연상 수상이 됐고 이전에는 영화 <핵소 고지>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력은 있습니다.
신예 배우 레이첼 지글러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배우이며, 2022년 오스카에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남여조연상
남여조연상은 <파워 오브 도그>의 코디 스밋-맥피 배우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리아나 데보스 배우가 차지했습니다.
코디 스밋-맥피 배우는 LA비평가협회와 뉴욕비평가협회에서 모두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요. 오스카에서도 수상이 유력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1961년 작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던 리나 모레노 배우에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수상이 돌아갔다는 사실입니다.
참 우연의 일치일까요? :)
주요 수상작(기타)
배우 겸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5번째 도전 끝에 골든글로브 수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또한 음악상은 <듄>의 한스 짐머에게 돌아갔네요. 이로써 <라이온 킹>, <글래디 에이터>로 음악상을 수상한
한스 짐머의 21년만의 세번째 음악상 수상작품이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각종 미국 비평가협회에서 작품상, 각본상 등을 수상한 작품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2년 오스카의 장편외국영화상의 수상도 한층 더 유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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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늘의 콘텐츠는 여기까지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수상을 한 모든 작품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비록 수상을 하지 못한 작품들도
대단히 우수하고 존중받아야 할 작품이라는 점!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욱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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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가 젊은이를 몰아세우는 법
야간 청소부 일을 하며 엄마를 돌보는 취준생 케일라.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 아이작의 집에 처박혀있던 '커서(curser)'라는 80년대 비디오게임을 찾게 된다.
아직 이 게임의 상금을 받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두 친구는 함께 게임을 해보기로 하는데...
Choose or Die?
감상 포인트
선택지가 나올 때의 긴박감이 보는 사람마저도 초조하게 함
자꾸만 주인공에게 고나리질 하게 되는 몰입감
공포 영화라기보단 오컬트+스릴러에 가까움
감상평볼 거 없나, 하고 뒤지다가 우연히 찾은 공포영화.
넷플릭스에서 '스릴러'라고 분류를 하고 있는데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이라기보단 정말 긴박함을 조성하는 스릴러에 훨씬 가깝다는 생각이다. 뒤로 갈수록 오컬트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데, 그런 부분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주인공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겪는 일들에 완전 몰입할 수 있게 긴박감을 조성한다.
사실 허무하게 끝났다는 감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즐기는 팝콘무비라고 생각하면 꽤 괜찮았다고 본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케일라의 상황은 암담하다. 어린 동생은 자신의 부주의로 죽었고,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엄마는 약에 취해 집주인에게 휘둘리는 상황.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봐도 취업은 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야간 청소부 일밖에 없다. 자신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건, 히키코모리처럼 집에 처박혀 있는 괴짜 친구 아이작 뿐.
하지만 케일라는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함께 청소하는 임신한 직원에게 상사가 심한 말을 하면 나서서 변호하고, 약에 취해서 헤롱거리는 엄마에게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취업이 되지 않아도 틈틈이 친구의 게임 프로그래밍을 손봐주는 등. 그녀는 남들이라면 신경쓰지 않는 일에도 신경쓰고 짜증낼 법한 일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어찌보면 답답한 면모도 있다.
커서라는 게임은 이러한 케일라의 가려운 부분들을 자꾸만 긁으며 그녀를 부추킨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지?
다 짓밟고 너 혼자 살아남으면 되잖아!"
첫 번째 저주 대상은 밤새 일을 하는 카페 종업원이다. 종업원 역시 케일라처럼 불안정한 고동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영화 시작 부분에서 케일라가 임신한 직원을 위해 한 마디 했던 걸 생각해보면, 종업원도 케일라와 크게 다른 처지가 아니다. 그런 종업원을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게임은, 항상 남들만 챙기는 케일라에게 '네 밥그릇 뺏기지 말고 짓밟고 일어서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두 번째 저주 대상은 엄마다. 케일라의 엄마는 아들 리키를 잃은 슬픔에 빠져있다. 그는 벽에 사는 쥐들이 굶주렸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건 이 집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일지도 모른다. 게임은 케일라에게 엄마를 공허함과 굶주림 속에 던져버리라고 말한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엄마를 버리면 훨씬 편할 거라는 유혹을 제시하는 것이다.
마지막 저주 대상은 아이작이다. 게임은 영리하게도 케일라가 리키와 아이작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동생을 죽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는 케일라에게 현실을 잊고 도피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케일라는 아이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때 빨간문과 파란문은 영화 #매트릭스 의 빨간약과 파란약을 생각나게 한다.
"때로는 저주가 선물일 수도 있다."
케일라 대사 중
이 끔찍한 '커서'라는 게임은 이 게임의 플레이어가 상대방에게 저주를 내리면 혜택을 얻는다는 설정이다.
마지막 게임에서 살아남은 케일라는 이 게임을 최초로 개발한 '벡'에게 전화를 받는다. 그가 케일라에게 다음엔 누가 괴로울지를 묻자, 케일라는 "괴로워도 싼 인간들만요."하고 대답한다. 결국 이 잔인한 게임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줄곧 지켜오던 자신의 신념을 깨버린다. 이 저주로 인해 자신도 혜택을 얻었기 때문이다.
오컬트와 스릴러의 탈을 썼지만,
젊은이들이 사회에서 자신을 잃고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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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하고 개성있는 작품을 큐레이션하다
'예술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예술영화를 포함한 다양성 영화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기에 극장에 꼭 필요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들만을 큐레이션 하여 소개하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신가요? 2016년, 임권택관 (CGV 아트하우스 서면)을 시작으로, 안성기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박찬욱관 (CGV 용산아이파크몰), 그리고 최근 김기영관(CGV아트하우스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까지 포함하여 전국에 15개의 아트하우스 전용관을 보유하고, 3개의 아트하우스 전용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그 주인공은 바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 입니다.
CGV에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의 풍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무료 회원제 서비스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아트하우스 Club을 대상으로 역시 '무료'로 지급되는 2021년 한정판 굿즈 '야광엽서'는 기.막.힌 퀄리티로 "아트하우스 = 굿즈 맛집" 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다양하고 개성있는 작품들만 모아 만든 굿즈 한 번 구경해볼까요?
잇츠 CINE PICK!!캐롤 (Carol, 2015)
드라마, 멜로/로맨스 | 영국, 미국, 프랑스 | 118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토드 헤인즈 | 출연 :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사라 폴슨My angel, flung out of space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씨네pick : 캐롤과 테레즈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백화점 씬'과 여행의 순간을 담은 야광 엽서는 두 사람의 시선이 잘 보이는 엽서입니다.
정말 먼 곳 (A Distant Place, 2020)
드라마 | 한국 | 115분 | 12세 관람가
감독 : 박근영 | 출연 : 강길우, 홍경, 이상희우리 어디 멀리 가서 살까?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
그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며
조용했던 날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씨네pick : 역시, 팝아트 느낌의 엽서와, 스틸을 활용한 엽서 2종류가 출시된 이번 영화는, 특히 화천 풍광 속 별이 야광으로 표현되어 정말 멋지답니다.
좋은 빛, 좋은 공기 (Good Light, Good Air, 2020)
다큐멘터리 | 한국 | 110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임흥순 | 출연 : 차초강, 추혜성기억하는 한 살아있는 거다
평범했던 그들을 움직이고, 깨닫고, 투쟁하게 했던 국가 폭력의 기억은 이제 시대를 넘어 우리 다음 세대에게 전달돼 추모와 애도의 현재적 의미를 다지고, 우리가 정립해나가고자 하는 미래로 향해, 분명 더 좋은 빛과 더 좋은 공기가 될 것이다.
씨네pick : 어둠 속에서 볼 때 더 선명해지는 5.18 이라는 숫자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플 (Mila, Apples, 2020)
드라마 | 그리스, 폴란드 | 90분 | 12세 관람가
감독 : 크리스토스 니코우 | 출연 : 알리스 세르베탈리스, 소피아 게오르고바실리괜찮아요. 다들 잊고 사니까요.
원인 모를 단기 기억상실증 유행병에 걸린 ‘알리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은 이름도 집 주소도 아닌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맛. 며칠이 지나도 그를 찾아오는 가족이 나타나지 않자 무연고 환자로 분류된 ‘알리스’에게 병원에서는 새로운 경험들로 기억을 만들어내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알리스’는 자신처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를 만난다.
씨네pick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소장'한다는 굿즈의 의미에 정말 부합하는 야광 엽서인 것 같습니다.
강호아녀 (江湖儿女, Ash Is Purest White, 2018)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프랑스, 일본 | 135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지아장커 | 출연 : 자오 타오, 리아오판, 펑 샤오강17년 간의 질긴 인연
중국 산시성 다통시에 사는 ‘차오’와 이 지역의 조직보스 ‘빈’은 연인 사이다.
라이벌 갱단과의 싸움 도중 ‘차오’는 ‘빈’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발포하게 되고그로 인해 감옥에 5년간 복역하게 되지만 ‘빈’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는다.
출소한 ‘차오’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빈’을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새로운 여자친구와‘차오’가 없는 대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었다.
시간이 흘러 ‘차오’ 또한 ‘빈’이 없는 일상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있던 중에 ‘빈’이 찾아오는데…씨네pick : 느와르와 멜로가 잘 버무려진 영화인 만큼, 야광 엽서에서도 그러한 점이 잘 느껴집니다.
트립 투 그리스 (The Trip to Greece, ★2021.07.08 개봉 예정★)
코미디, 드라마 | 영국, 그리스 | 103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난 나이 들수록 멋있어져
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와 롭은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타카까지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씨네pick : 아직 개봉 전 영화인 만큼, 실물조차 보지 못한 굿즈인데 사진만으로도 벌써 찬란하고 영롱한 굿즈입니다. 별빛 아래 그대의 눈빛에 치얼-스!
그래서, 이 영롱한 엽서는 어떻게 받을 수 있냐구요?
7월 8일 개봉하는 <트립 투 그리스>를 CGV 아트하우스에서 관람하시면 끝-! 입니다.
반짝이는 야광 엽서를 손에 넣는 그날까지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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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촬영팀 세컨드 / 촬영팀 추천 영화
Q. 7월의 씨네피커 촬영팀 형정훈님의 마지막 에피소드인데요. 촬영감독으로써, 촬영 추천 영화를 소개해주세요.
추천 영화가 많은데, 우선 첫 번째는 종류를 따지자면 기술적으로 정말 촬영이 잘 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로저디킨스나 엠마누엘 루베스키 감독 영화를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그리고 <1917> 이런 롱테이크를 다룬 영화들이 아무래도 촬영이 돋보이는 영화라서 촬영에 대해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번째로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로 생각을 했을 때는 저는 봉준호 감독님 영화가 진짜 좋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생충>도 그렇고 <옥자>도 좋았고 <마더>도 그렇고 저는 다 카메라가 인상 깊게 분석을 하면서 봐야 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 카메라를 분석하면서 봤을 때 정말 많은 이야기와 그 의도들이 보인다면 공부를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또 여러모로 촬영이 인상깊었던 작품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그리고 <버닝> 이 두 작품인데요, 말하다 보니까 한경표 감독님의 작품이 좀 많네요. 촬영 감독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작품들을 보고 자신만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Q. 촬영 감독을 꿈꾸는 분들에게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촬영 감독은 좀 책임감이 정말 많이 필요한 직업인 것 같아요. 그 책임감을 갖고서 작품을 완성해냈을 때 그 또 다른 뿌듯함이 정말 큰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직업들이 많지만, 저는 카메라 감독도 그런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이미지를 형상화시키면서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게 촬영 감독이니까요. 일을 하다 보면 정말 힘들고 무너질 때도 많고 그리고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구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경험이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본인의 노하우가 생기고 하면 좋은 작품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혹시 촬영감독을 꿈꾸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이 계속 노력하고 많은 작품들을 보게 된다면 좋은 촬영 감독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다크홀> <배드 앤 크레이지> <더 글로리><마당이 있는 집> <유괴의 날> 현재 방영중인 <감사합니다> 까지 차근 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형정훈님의 촬영추천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영화를 보고 공부하며 단단하게 준비해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에서 유로, 글에서 영상으로 자신의 색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갈 미래의 촬영감독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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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공부보다는 음악, 예술에 더 관심이 많고, 현실적인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포커로 돈을 벌어 여자친구랑 어떻게 재미있게 놀지에 대한 고민만 하는 게으른 베짱이, 개츠비. 학교에서 학보사로 활동할만큼 똑똑하고, 얼굴도 예쁜데, 심지어 집안에 돈도 많은 애슐리.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이 두 청춘 남녀가 사랑을 공고히 하려고 방문한 뉴욕에서 파토가 나고 불타는 사랑이 차갑게 식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비가 한 번 오면 땅이 식어가면서 날씨가 살만해지는 것처럼 비오는 뉴욕을 각기 다른 이유로 헤매고 다녔던 두 남녀는 비가 그친 뒤, 개츠비는 이미 식어버린 그들의 마음을 깨닫고, 세상 쿨하게 이별을 고한다.
1. 개츠비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개츠비는 포커와 술만 있다면 이 세상에 별로 불만이 없을 듯한 잘생긴 청년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어머니의 서포트를 지겨워하면서도 그 서포트를 포기할 수 없는 나약한 청춘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아리따운 여자친구 애슐리가 있는데, 영화 처음 등장하는 그의 독백을 보고 있자면 그는 그녀가 가진 배경과 그 다음 그녀의 매력, 외모 중에서 어떤 것을 1순위로 사랑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 그가 살아온 뉴욕의 정취를 함께 느끼기 위해서 완벽한 플랜을 세우고, 함께 뉴욕으로 놀러간다. 포커로 딴 비싼 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한 채로. 그는 그녀가 본래 뉴욕에 온 목적이었던 한 유명 영화감독의 인터뷰를 빨리 끝내기만을 기다리지만 그녀는 그를 밤까지 바람맞힌다. 결국 그들의 데이트 중에서 성사된 것이라곤 공원에서 말을 탄 것밖에 없었다.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동안에 그는 그의 형을 만나러 갔다가 그의 형이 결혼하기도 전에 파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황급히 빠져나오기도 하고, 재수없고 무례한 친구도 하나 만나고, 전 여자친구의 동생도 만나서 뜬금없이 키스도 했다.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은 그에게는 대환장파티였다. 그렇게 대환장파티 속에서 그는 전여자친구의 동생, 챈과 미술관 데이트도 하고, 엄마 때문에 가기 싫어했던 가족 모임에도 창녀 한 명을 대동하고, 참석한다. 결국 그 날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 인생에서 나를 옥죄며 부담을 주는 사람들을 피하려고 했던 모든 행동들이 그를 그 부담스러운 상황 속으로 몰아넣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상황을 겪고 깊은 현타를 받는데, 그 현타는 그를 한층 더 어른스럽게 성장시킨다.
2. 애슐리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애슐리는 인생에서 부족한 것을 별로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정된 삶을 산다. 자신의 일에도 열정적이고, 자신이 오랫동안 팬으로 생각해온 감독의 인터뷰를 맡을 정도로 성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인터뷰 현장은 그녀의 인생에 대환장파티를 선물한다. 그 인터뷰에서 감독은 자신이 사별한 아내를 언급하며 자신의 아내와 애슐리가 많이 닮았다며 누가 봐도 개수작인데, 애슐리만 모르는 상황이 연출된다. 팬심이 그녀의 눈을 멀게 한 것일까 그녀는 그의 깊은 철학적 개소리와 겉만 번지르르한 낭만적인 멘트에 소위 말해 뻑이 가서 남자 친구와의 약속을 계속 미룬다. 그의 철학적 개소리와 낭만적인 척 하는 니글니글한 멘트는 그녀를 그의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는 자리로 유도했고, 그 와중에 예술가의 변덕이었는지 갑자기 시사회를 박차고 나가는 그의 행동은 그녀로 하여금 그를 찾아다니게 만드는 옴므파탈의 매력까지 풍긴다. 순박하고 어리고, 예쁘기까지 한 애슐리는 그를 찾아 한 영화 스튜디오까지 가게 되는데, 그 스튜디오에는 굉장히 유명한 배우 하나가 그녀에게 또다른 신박한 개수작을 부린다. 애슐리의 순박함은 그의 개수작을 자신에게 보이는 순수한 호감이라고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 또한, 유명한 배우라면 응당 따라다닐 파파라치들에게 스캔들거리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뉴욕에서의 일련의 모든 상황이 그녀의 아름다움, 순수함을 부각하는 동시에 그녀의 대책없음, 생각없음이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잠시동안 헐리웃 배우와 밀회를 즐기는 미인대회 출신 시골 여자가 되었던 애슐리는 그녀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 헐리웃 배우가 바람피는 상황에 적극 협조하는 헐리웃 배우의 세컨드가 되었지만 헐리웃 배우의 퍼스트의 등장으로 그녀는 그의 집에서 속옷 차림으로 반강제적으로 쫓겨난다. 그 날, 비가 오는 뉴욕에서 그의 집에서 훔친 트렌치코트만이 그녀를 살렸다.
3. 애슐리와 개츠비의 비즈니스 러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개츠비와 애슐리는 서로를 의무적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개츠비는 애슐리의 돈을 마음에 들어하는 어머니의 압력에 못 이겨 애슐리를 사랑하고 있었고, 애슐리는 개츠비의 예술가적인 기질을 사랑했지만 그의 예술가적인 기질을 한심하게 여기기도 했다. 마치 이성적인 여자와 감성적인 남자가 만나 서로의 다른 점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그 호기심이 사랑이라고 믿게 되지만 그들이 헤어지는 이유도 결국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개츠비와 애슐리는 애초에 서로가 그리 잘 맞지 않는 커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시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개츠비는 자신을 옥죄는 엄마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면 애슐리는 그에 대해서 제대로 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이 인터뷰할 감독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영화 속 첫 장면에서 이미 둘은 서로의 이야기만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있다. 그들은 단지 혼자가 되기 싫어서 자기 주변에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의 사람을 골라 밍숭맹숭한 사랑을 하면서도 그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착각하는 수많은 커플들을 보여주고 있다.
4. 우디 앨런의 자가복제적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디 앨런의 다른 영화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유는 '와, 우디 앨런 진짜 천재잖아!!' '영화를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지'라는 느낌 때문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전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와 비교했을 때, 파리와 뉴욕이라는 설정의 변화 그리고 시간여행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점을 제외하면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어서 다른 영화들도 이 두 영화들과 스토리 포맷이 비슷할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로 그렇게까지는 사랑하지 않는 커플, 그들이 서로 각기 다른 일정으로 뉴욕, 파리를 여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그렇게까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자와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은 새로운 여자를 만나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설정까지 너무 일치한다.
기묘하게 다른 이유로 우디 앨런의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지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별점 ***
완벽한 캐스팅이 버무려진 기묘한 이야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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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사랑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드라마
출처: 넷플릭스
우리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몇몇은 자신 있게 “있다”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무언가를 사랑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느냐고.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끊임 없이 사랑을 갈구한다. 우연한 계기로 이어진 인연에 마음을 쏟기도 하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기도 한다. 비단 연인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족을 향한, 혹은 가족이 주는 뿌리 박힌 사랑을 문득 인지하기도 한다.
<멜로무비>는 바로 그 사랑을 논하는 10부작 드라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부 동안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때로는 사랑에 고통 받고, 때로는 사랑으로 치유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인물들이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특히, 색감과 미술적 요소가 돋보인다. 청량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푸른 톤의 색 보정과, 멜로 장면에서의 노을 연출은 사랑의 감정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출처: 넷플릭스
주인공은 김무비(박보영)와 고겸(최우식)이다.
김무비는 한마디로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다. 평생 영화를 사랑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무비는 영화를 애증한다. 여기서 '애'의 감정은 꾸준히 싫다고 하면서도 영화 스태프로 일하다 감독으로 데뷔하는 모습으로 엿볼 수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마음을 쉽게 내주면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 무비는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면에 고겸은 지독한 씨네필이다. 유년기의 외로움을 영화로 달랬고, 영화는 그의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였다. 김무비와의 첫 만남에서 ‘김무비’라는 이름 자체에 흥미를 보이는데, 이는 그가 영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무비와는 달리 능청스럽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밝음은 내면의 어둠을 숨기기 위한 도구였을지도 모른다.
고겸과 김무비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꽤 드라마틱하다. 흔한 멜로 영화처럼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여러 번 마주친다. ‘멜로 무비’라는 제목에 걸맞게 초반 시퀀스를 전형적인 멜로물의 클리셰로 그려간다. 클리셰에 클리셰를 겹쳐 익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마음껏 가슴 설렐 수 있게 연출한다.
그러나 <멜로무비>의 매력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더 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에 있다. 가슴 설레던 멜로씬은 1화만에 끝나고, 2화에서 고겸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며 속된 말로 ‘사약’을 투척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극이 전개된다.
출처: 넷플릭스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사랑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조명한다. 이 관계들은 사랑으로 이어져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므로 이번 글은 <멜로무비>에 등장하는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관계를 하나씩 뜯어보다 보면, 이 드라마가 그리는 ‘사랑’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 김무비와 주변인들의 관계
김무비와 아버지
무비의 아버지는 영화만을 바라보며 살았고, 결국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영화만을 좇았던 아버지를 무비는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미움이 사실은 사랑 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감정이란 걸 무비도 잘 알고 있다. 이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부채감까지 겹쳐 무비는 시간이 지나도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며 무비는 다른 사람들과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나누며 조금씩 마음을 치유한다.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응어리가 해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무비와 어머니
무비의 어머니는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다정한 사람이다. 힘든 순간마다 무비의 곁을 지켰고, 꾸준한 사랑을 주었다. 10화에서 무비와 어머니가 나누는 대화에서 많이 울었다.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던 모녀가 끌어안고 울음을 나눌 때, 사랑으로 치유 받는 이들의 모습이 좋았다. 너무 당연했기에 돌아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사랑. 모두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김무비와 우정후
‘작고 가여운 것들’을 외면하지 못했던 유년시절 김무비가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관계다. 후에 건강해져서 돌아온 정후는 마치 가족처럼, 김무비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을 보여준다.
# 고겸과 주변인들의 관계
고겸과 고준
애틋한 형제 관계다. 형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고겸. 그런 어린아이만 보며 삶을 살아온 고준. 두 사람의 관계는 형제애를 넘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형을 너무 사랑해서 형의 병든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는 고겸과, 고겸을 사랑해서 한평생을 고겸에게만 바치던 고준의 에피소드는 모두를 울렸다. 처음에는 고준이 죽는 스토리가 잔인하게만 느껴졌지만 극에 강조되다시피 현실은 영화와 달리 잔인한 일들이 반복된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이에 납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겸과 홍시준
우정 관계다. 고준이 죽고, 고겸이 힘들어할 때 홍시준이 건네던 묵묵한 위로가 기억에 남는다. 다정한 말에 서툰 홍시준은, 행동으로 고겸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고겸은 그런 홍시준을 잘 알고 있다. 요란하진 않지만 단단한 둘의 우정이 좋았다.
그 외,
홍시준과 송주아
이 둘은 7년 연애를 끝으로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났을 때의 모습을 그린다. 5년 후에도 아직 주아를 놓지 못한 홍시준의 마음이 절절하게 연출된다. 둘은 예전처럼 데이트도 해보지만, 5년 전의 그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두명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둘은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송주아가 홍시준에게 ‘우리 좋았어’라고 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랑이지만, 그때 서로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었기에 아름답게 보내줄 수 있다
그리고, 김무비와 고겸
이 둘의 관계는 따뜻하다.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담담하게 위로를 주고 받는다. 처음부터 깊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고겸이 사라지기도 하고, 돌아온 고겸을 김무비가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하며 여러 갈등이 비춰진다. 하만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며 서로에게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정선을 담아냈다.
출처: 넷플릭스
이 드라마에서 사랑이란, 만병통치약이다. 크게 곪은 관계도 사랑이 남아있으면 어떤 방향으로든 치유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결코 쉽게 지속되지 않는다. 관련해서 필자는 SNS에서 ‘사랑은 노력이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사람은 처음부터 잘 맞을 수 없다. 그게 설령 핏줄로 연결된 혈족일지라도,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또한, 서로 가장 잘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잘 모르는 때일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노력해야 한다. 사랑하는 만큼 서로를 더 들여다보자. 가끔 삐걱거리긴 하겠지만, 이를 이겨내면 관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10부작 드라마를 한 글로 담아내려니 글이 길어졌다. 이 드라마를 모두가 보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세상이 삭막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혐오가 당연해지고,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은 모두를 병들게 할 뿐이다. 지금 이 시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다. 따뜻해지자. 서로에게 조금만 다정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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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다비전 예고편으로 놓치면 안되는 마블의 미래
#산돌구름 #완다비전 #마블예고편 #이스터에그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45 신문 속 이름, 존
01:14 half sitcom, half MCU spectacular
02:18 하우스오브엠
03:20 쌍둥이, 위칸과 스피드
04:09 할로윈 코스튬
04:40 애거사 하크니스
06:18 멀티버스와 완다
08:02 아웃트로2020. 09. 23 영상입니다.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마블쟁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arveleroffi...*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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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졸트> 메인 예고편
사랑하는 남친을 잃은 그녀.
더 이상의 통제는 필요 없다.
제대로 돌아버린 자.
그녀의 숨은 능력이 깨어난다!
백만 볼트 짜릿한 액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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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테러 라이브 : 스쿨 어택> 메인 예고편
엄마를 잃고 세상과 담을 쌓은 조이.
졸업 파티를 앞둔 교내는 설렘으로 가득하지만,
조이는 좀처럼 분위기에 섞이지 못한다.
그러던 중, 총을 든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 침입해 학생들을 인질로 붙잡고,
가까스로 학교에서 빠져나온 조이는
학교에 남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