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22 15:08:44
저스틴 민이 사랑한 <중경삼림>
저스틴 민의 영화 취향을 알아보세요!

최근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2>에 출연해 큰 화제가 된 배우 저스틴 민의 영화 취향,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스틴 민은 과거 Variety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을 본 것, 특히 <중경삼림>"이라고 답한 바 있는데요.
그의 영화 취향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중경삼림>의 명대사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이번 주말은 저스틴과 함께 왕가위 감독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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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본분을 지켜야만 챙길 수 있는 명예
원작이 있다는 건 불안정한 흥행에 있어 고정적인 수요층을 보증하지만, "게임"이라면 달라진다.
2023년 기준. "게임"으로 제작된 영화들 중에서 <수퍼 소닉 2>만이 유일하게 북미 2억 달러를 넘겼을 정도로 흥행에 어려움을 겪는 장르인데, 완성도마저 크게 다르지 않다. - <던전 드래곤, 2000>의 악역으로 등장한 "제레미 아이언스"의 출연 배경에 "돈"이라는 대답이 나왔으니...
그렇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조나단 골드스타인 -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에게 거는 기대감은 다르다! - <베케이션, 2015>과 <게임 나이트, 2018>의 연출 외에도 <스파이더맨: 홈커밍, 2017>의 각본까지 맡았던 사람들이다!아꼈던 동료들에게 배신을 당해 감옥에 있는 "에드긴"과 "홀가"는 탈옥에 성공한다.
바로, 복수를 꿈꾸지만 계획을 이루는 데에 있어 동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팀을 꾸리는데...1. 떠오를 듯 말 듯 한 장면들의 피날레
앞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지만, 알지 못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캐릭터 구성과 이야기의 구조까지 모든 것들이 어디선가 봤던 기시감을 주니 말이다!
원작이 되는 게임 "던전 드래곤"의 출시 연도(1974년)를 보면, "원조"라고 볼 수 있지만 영화로는 가장 후발 주자가 아닌가? -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클리셰"와 "짜깁기"로 보이겠지만 오히려 좋은 말이다!먼저, 영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케이퍼 무비"의 공식을 따라간다.
이런 영화들이 그렇듯이 "팀업"을 목적으로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데, 각 캐릭터들에 단면적인 부분만을 제시한다. - 예를 들면, 두뇌 담당과 행동대장 같은...
그리고, 다음으로 선택한 "판타지"는 그 작품만의 설정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설명하는 데에 큰 분량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클리셰"와 "짜깁기"는 진부하게 해당 작품을 진부하게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하지만, 영화는 이런 "기시감"을 즐기는 느낌이다?
극 중. "젠크"의 모습은 <토르: 라그나로크, 2017> 이전의 "토르"를 연상케하며 마지막 악당의 최후는 <어벤져스, 2012>에서 "로키"와 "헐크"의 장면을 떠오르게 만든다.
물론, 모든 장면들을 다른 영화들에서 가져오는 건 아닌 게 날렵한 드래곤을 통통하게 만들어 날아다니는 모습보다 굴러다니게 만든다.
이는 설명으로 늘어질 것만 같은 이야기에 유머를 가미해 재밌어야 하는 영화의 본분을 지켜내는 것으로 보인다.2. 재밌어야 챙길 수 있는 명예
이외에도 "판타지"라면, 응당 나와야 하는 크리처와 마법까지 기대하는 그림들을 보여줘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그 이상을 노리기는 힘들어도 제 역할을 하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을 찾아본다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소피나"와 "포지"의 합이 아닐까?
극 중.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소피나"와 능글거리는 "포지"의 모습이 똑같다고 볼 수 없지만 두 악당 캐릭터들의 최후는 비슷했다.그럼에도, "소피나"보다 "포지"가 기억에 남는 이유에는 단순 설명의 부족을 떠나 '얼마나, 망가지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아무튼, 메시지 전달에 심취한 영화들 사이에서 오락 영화의 본분을 지켜낸 이 영화야말로 명예로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tmi. 1 - 쿠키 영상은 1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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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평범해질대로 평범해진 디즈니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는 자사의 61번째 작품이자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작품이다.
이를 맡은 사람으로는 <빅 히어로, 2014>의 감독 "돈 홀"과 함께 전작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2021>과 합을 맞추었던 "퀴 응우옌"이 이름을 올렸고, "제이크 질렌할 - 데니스 퀘이드 - 루시 리우"가 출연하였다.
근데, 언제부터 였을까? -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이렇게나 기대를 안 되는 것이 말이다!전설적인 모험가 "아서 클레이드"의 아들. "서처"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에 자신과 함께 모험을 했던 동료 "칼리스토"가 도움을 청하고 "서처"는 이에 못 이기는 척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근데, 오래전에 실종되었던 아버지 "아서"와 재회하게 되는데...1. 익숙해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험들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의 이야기에서도 직접적으로 "모험"이 제시되는 것으로 해당 작품이 "어드벤처"라는 건 두말하면 입만 아프겠지? - 하물며, 포스터의 폰트는 <인디아나 존스, 1982-2008>시리즈를 연상케한다!
이외에도 <미이라, 1999-2008>와 <캐리비안의 해적, 2003-17>시리즈 등. 여러 작품들로 파생되었을 만큼 본 작품이 관객들에게 보여줄 장면들과 시퀀스들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간다.
그런 점에서 맞이하는 <스트레인지 월드>의 볼거리들은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해당 작품을 보기에 앞서 "모험"을 대하는 두 종류의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좋아하는지? 혹은 싫어하는지?'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지만, 영화와 같은 보이는 매체인 만큼 '기대감과 공포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에 시각적인 효과는 필수이다!
앞선 작품들이 비슷했음에도 각기 다른 작품으로 기억하는 데에는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닌 것이 의아할 만큼 살벌한 비주얼들이 있기 때문이다. - 살 속으로 파고드는 벌레와 얼굴에 달려있는 문어 다리들을 기억하라!2.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
그런 점에서 <스트레인지 월드>, 역시 살벌한 비주얼을 뽐내는 데에 성공한다.
물론, "디즈니"와 "애니메이션"인 만큼 과격하진 않지만 각인시키는 데에는 충분한 징그러움이 아닐까?
여기, 우당당탕거리는 추격전까지 "어드벤처 영화"가 갖춰야 하는 미덕은 다 있으니 영화를 즐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캐릭터들과 이야기 형성에 있어 아쉬운 점들을 노출된다.영화 <스트레인지 월드>의 주인공 "아서"와 "서처", 그리고 "이든"까지 이들을 한데 묶어내는 주제는 부자(父子) 관계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에 자신과 같은 성의 부모의 행동들을 따라 하며, 사회성을 익히기에 그 누구보다 친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남자아이들이 엄마를 두고서, 아빠와 경쟁은 펼치는데 이런 이유에는 자신이 아빠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여자는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있다.이런 모습을 극 중. 자신의 아들 "이든"에게 아버지 "아서"의 모습을 수시로 겹쳐 보이게 함으로 경쟁을 넘어 혐오의 감정을 일깨우게 만든다.
3.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한계가 보인다. 보여!
이렇듯이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는 "가족의 화합"으로 이야기를 가져온다.
그러나, 영화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발암캐"라고 정리될 만큼 답답한 감정만을 가져오며, "악당"의 존재에서도 이어진다.
앞서 "이모텝"과 "데비 존스"가 무서운 비주얼만으로 기억되는 건 아닌 것처럼 "부활"과 "사랑"이라는 저마다 확실한 동기들이 있었다.
본 작품에서도 "공리주의"라는 시점에서 동기는 확실했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기준에 금방 정리되고 만다.물론, 이후 야심 차게 준비한 "반전"도 있지만 이미 김이 빠질 대로 빠져서 크게 감흥이 오지 않는다.
· tmi. 1 -극 중. "이든"은 "게이"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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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지만 기괴한, 기괴하지만 평범한
경고: 스포일러 주의!
이 영화 속에서 누구를 괴인이라 생각해야 할까. 주인공 기홍(박기홍)은 감정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인물이긴 하다. 그러나 목수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돈이 입금이 안 되면 화가 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여자가 고맙다 이야기하면 설레기도 하고. 기홍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런데 그런 사소한 말, 행동 하나하나가 타인의 일상을 어떻게 침범해가는가. 일상과 비일상이 얽힌 기묘함을 괴인은 훌륭하게 잡아낸다. 독특하지만 밸런스가 미쳤다.
처음 영화는 기홍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런 와중에 자기가 세들어 사는 집 주인 정환(안주민)과 친해진다. 정환이 먼저 다가선 게 살짝 이상하긴 하지만. 그런데 어느 날 기홍의 차가 누군가로 인해 찌그러진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정환이 자기가 같이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 같이 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 이 사고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침범했는지 더 명확히 드러낸 장치에 불과했단 것을.
괴인의 동력은 처음부터 사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대신 인물들 간의 일상적인, 말을 통해 영화를 훌륭하게 이끌어간다. 자극적인 장면, 말도 전혀 동원하지 않고 긴장감을 만들어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놀라운 점은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대부분 전문 배우가 아니었던 점이다. 주인공부터 감독의 친구 목수고, 정환 역할을 맡았던 안주민은 피자 굽는 셰프다. 그런데 연기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일반인을 쓰니 괴인 속 이야기가 더욱 일상처럼 느껴졌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괴인 속 세계에선 누가 괴인일까. 내 생각에는 모든 사람이 괴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독하게 일상적인 말, 행동이 언제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일상까지 뒤흔드는 사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 등장인물 각자가 지니고 있는 결핍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잔잔함을 유지하는 이유는 영화 속 기괴한 모습이 영화 바깥의 인간관계에서도 맞닥뜨릴 일상적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씨네랩의 시사회 초청을 받은 뒤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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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만이 마에스트로를 할 수 있다?
- 6★/10★
1976년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자국 와인에 큰 자부심을 가진 프랑스인들은 줄곧 미국 와인을 두고 ‘콜라 맛이 난다’며 혹평했다. 한 영국인이 재미난 이벤트를 기획했다. 프랑스와 미국의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각각 10종을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다. 테스트 결과 두 와인 모두 미국 와인이 1위를 차지했다. 심지어 심사 위원 10명 중 8명이 프랑스인이었는데도 그랬다. 일명 ‘파리의 심판’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심사에 참석한 콧대 높은 전문가들이 한동안 인터뷰를 피해 칩거해야 할 정도로 후폭풍이 거셌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테스트 결과를 폄하하는 시도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와인의 숙성 기간이 짧았다는 등의 주장이 근거였다. 그들은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맛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프랑스 와인이 언제나 최고라는 것만이 ‘사실’이고 ‘진실’이다.
비단 와인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클래식은 상류층의 음악으로 여겨진다. 존경받는 지휘자인 마에스트로는 백인 남자만이 할 수 있다고 으레 생각된다. 이민자 여성 청소년이 마에스트로를 꿈꾼다면? 불가능한 꿈을 단념하라는 조언이 쏟아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실’, ‘현실’이 구축되는 방식이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몰아낸, 아니면 처음부터 자격 조건을 암묵적으로 합의한 결과물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제시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착시 효과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누군가가 도전했을 때 균열을 맞는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도전으로는 깨지지 않는다. 거짓 사실, 거짓 진실은 힘이 세기 때문이다. 반례가 존재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프랑스 와인만이 최고라고, 클래식은 백인 부르주아만이 진입할 자격을 가진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자연스러운 권위를 누려온 거짓 사실과 거짓 진실을 깨는 방법 중 하나는 집요하고 끈질긴 도전이다. 〈디베르티멘토〉는 이러한 도전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다. 전 세계 여성 지휘자의 비율은 6퍼센트라고 한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4퍼센트다. 알제리 출신의 서민층 이민자 가정의 자히아가 여기에 들 확률은? 지극히 낮다. 개인 연주자로 성취를 내기는 조금 더 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리더다.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듯, 단원들이 자히아를 지휘자로 인정하지 않으면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반면 자히아의 경쟁자인 백인 남성 랑베르는 다르다. 그가 단상에 오르기만 해도 단원의 표정에는 진지한 긴장감이 돈다. 어딘지도 모르는 ‘변방’에서 음악을 배운 자히아가 ‘어디 해볼 테면 해봐’라는 단원들의 표정을 마주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자히아는 결국 꿈을 이뤘다. 자히아가 조직한 디베르티멘토는 실존하는 오케스트라로, 매년 2만 명 이상의 전 세계 청년을 대상으로 음악을 전파하고 수많은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디베르티멘토는 18세기에 유행한 다양한 악장과 편성의 악기를 사용하는 모음곡을 일컫는다. 자히아가 어렵게 꾸린 오케스트라의 여정, 그리고 다운 증후군을 가진 어린이나 도시 외곽에 사는 아이들에게 클래식을 가르치는 자히아가 추구하는 가치가 담긴 이름이다.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순 없어도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는 자히아는 자신의 음악으로 변화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중이다. 귀가 즐거운 음악과 내내 함께하는 자히아의 여정은 잔잔한 울림과 기분 좋은 설렘을 남긴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 마에스트로 세르주 첼리비다케가 자히아를 인정한 것이 자히아가 꿈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세르주는 남자만이 마에스트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인데, 자히아의 지휘를 보고는 단번에 마음을 바꾼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화음이 좋았기 때문이다. 즉 세르주는 자히아의 피부색과 성별이 아닌 능력에 주목했다. 이후에는 그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엄격한 훈련과 진정성 있는 조언을 줄곧 제공한다.
세르주의 태도는 사려 깊고 인상적이지만 ‘공정’하지는 않다. 능력주의는 자히아가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한 경쟁자보다 더 치열하게 고투했다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차분한 감동을 전하는 이 영화는 동시에 거짓 사실과 진실을 돌파하는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하도록 촉구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영화를 여성 지휘자가 주인공이라는 점만 같을 뿐 장르와 질감이 전혀 다른 영화 〈TAR 타르〉와 함께 봐도 흥미로울 것이다. 겉으로는 능력주의를 표방하나 실제로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부정한 일을 일삼는 최고의 여성 지휘자가 몰락하는 과정을 담은 〈TAR 타르〉는 〈디베르티멘토〉처럼 클래식의 ‘상식’에 비추어봤을 때 ‘모순적 존재’일 수밖에 없는 여성 지휘자가 마주한 여러 딜레마를 두루 살피고 고민하는 데 밑절미가 되어준다. 능력주의와 보여주기식 할당, 전통과 도전, 실력 있는 개인과 무능한 기득권 등의 다층적 구도에서 여성들은 오늘도 거짓 사실, 거짓 진실을 거스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두 영화가 대변하듯, 이 모순적인 질곡을 돌파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다채로운 긴장감을 품고 있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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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충격적인 소재와 독특한 시각으로 연쇄살인 장르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 <레드 룸스>가 10월 9일 개봉합니다.
<레드 룸스>은 다크 웹 속 미지의 공간 ‘레드 룸’에서 3명의 10대 소녀를 살해한 과정을 생중계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를 추종하는 의문의 여성을 다룹니다.
감독은 “우리 사회의 범죄에 대한 집단적 매혹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일종의 ‘반(反) 연쇄살인범 영화”라고 설명하였는데요. “이 영화가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으로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오랜 불편함을 남기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느끼길 원하는 바를 전했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 후 <추락의 해부>, <괴물> 등 쟁쟁한 상영작 사이에서도 관객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레드 룸스>를 전국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레드 룸스
Red Rooms
개요: 스릴러 | 캐나다 | 118분
감독: 파스칼 플랜트
주연: 줄리엣 가리에피, 로리 바빈, 맥스웰 맥케이브 로코스
개봉: 2024.10.09.
배급: 찬란
줄거리
10대 소녀 3명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생중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슈발리에’ 그리고 슈발리에의 재판을 매회 방청하는 모델 겸 해커 ‘켈리앤’. 심증만 있을 뿐, 물증 없는 재판이 길어지는 가운데 슈발리에를 추종하는 팬들과 희생자 가족이 대립한다. 한편, 존재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던 마지막 희생자 영상이 다크 웹에 등장한다.
너의 색
The Colors Within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1분
감독: 야마다 나오코
주연: 스즈카와 사유, 타카이시 아카리, 키도 타이세이, 아라가키 유이
개봉: 2024.10.12.
배급: CJ CGV
줄거리
음악으로 이어진 세 사람을 비춘 가장 찬란한 청춘의 색! 사람을 색으로 느끼는 엉뚱한 여고생 ‘토츠코’ ‘토츠코’는 어느 날 학교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찬란하고 아름다운 색을 가진 소녀 ‘키미’를 만난다. 그리고 우연히 작은 책방에서 조우한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루이’까지 합세하여 오랫동안 꿈꾸던 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무지갯빛 청춘을 위한 노래가 시작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When Evil Lurks
개요: 공포 | 아르헨티나, 미국 | 100분
감독: 데미안 루냐
주연: 에지킬 로드리게스, 데미안 살로몬
개봉: 2024.10.09.
배급:(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외딴 마을, 잔혹한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쫓던 형제는 마을 속에 숨어 지내는 한 가족이 관련된 것을 알게 된다. 악령이 깃들어 온몸이 부패해 죽어가는 아들 ‘우리엘’을 숨겨왔던 것. 두 형제는 ‘우리엘’을 마을 밖으로 유기하려 하지만 이미 악령의 봉인이 풀리고 마을을 잠식하는데...
싱글 에이트
Single 8
개요: 드라마 | 일본 | 112분
감독: 코나카 카즈야
주연: 후쿠자와 노조미, 우에무라 유, 쿠와야마 류타, 타카이시 아카리
개봉: 2024.10.09.
배급: 오드 AUD
줄거리
"찍는다 레디, 액션, 컷!" 우리들의 시간 역행 SF 영화 만들기 1978년 스타워즈를 보고 흥분한 고등학생 히로시와 그의 절친 요시오, 사사키는 8mm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카메라 가게 직원의 제안으로 ‘시간 역행’을 주제로 한 SF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오랜 짝사랑인 나츠미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히로시의 열의와 함께, 학교 축제에서 상영을 목표로 이들의 청춘 가득한 영화 만들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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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감독의 새로운 시도, 관객에겐 이질적인 시도
다시 또 혼자
뚜벅뚜벅 걷는 길. 수혁에게 혼자는 낯선 것이 아니다. 정확히 딱 10년 만에 나왔다. 만기출소일. 누군가가 두부를 들고 교도소 입구 기다렸으면 했지만 수혁에게 혼자는 익숙하다. 가족? 딱히 없다. 조직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건 쓸쓸한 수혁 그 자체였다. 혼자 차를 탄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타인에게 충성하는 것이 질렸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사랑했던 사람을 찾아가는 수혁.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수혁에게 민서는 냉담하다.
민서의 냉담한 반응은 당연하다. 갑자기 민서의 곁을 떠났던 수혁.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가 수혁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아프기만 한 건 아니다. 수혁을 어떤 사람에게 데려가는 민서. 민서와 수혁에겐 딸이 있었다. 발레를 배우고 있는 인비. 수혁에게 많은 것이 떠나갔지만 이것만은 지키고 싶었다. “인비에게 정말 좋은 사람이 됐다 싶으면 돌아와” 지금 당장 수혁이가 딸 인비에게 가기엔 마음에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조금씩 시작하면 되겠지. 평범한 삶을 다시 꿈꾸는 수혁.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전에 일했던 조직에서 그를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과연 수혁은 응국과 성준을 피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난 응원했어
지금의 충무로를 생각할 때 ‘정우성’이란 이름은 어느 정도 과소평가 된 감이 있다. <비트>라는 영화로 일약 청춘스타로 등극한 정우성. 지난 몇 년 동안 정우성이라는 이름은 해사하게 빛나던 청춘이었다. 정우성이 갖고 있는 청춘스타로서의 카리스마는 많은 작품에서 시너지를 냈다. 이 청춘스타로서의 이미지가 데뷔 이후부터 꾸준했던 탓에 이 배우를 두고 연기력 논란이 일부 있었다. 실제로 정우성 배우의 퍼포먼스가 아쉬웠던 작품이 몇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성수 감독의 <무사> 같은 영화를 보면 이 사람이 갖고 있는 톤이 변화가 없다. 캐릭터의 입체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던 아쉬운 퍼포먼스였다. 비교적 최신작인 <아수라>에서는 욕하는 대사가 많았다. 이 영화에서 정우성 배우가 나쁘지 않은 감정연기를 보여주는 것과는 별개로 욕설 대사가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후에 <증인>이나 <헌트>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긴 했다. 그동안 정우성이라는 배우는 액션 연기만 뛰어나지 예술가로서, 연기자로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정우성 배우의 필모그래피 중 좋은 연기를 보여준 작품 많았다. 일례로 <증인>에서의 변호사 연기로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으로 수상한 바가 있다. <아수라>에서도 이야기의 템포를 황정민, 곽도원 두 배우가 끌고 간다. 광기 어린 에너지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아수라>. 두 베테랑에 밀리지 않게 한도경이라는 역할을 잘 수행한다. 욕설이 어색하다는 지적도 오히려 그 영화의 톤 앤 매너에 어울렸다. ‘강철비’ 시리즈에서의 연기는 두 캐릭터가 정반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할지를 분명히 조준한 퍼포먼스였다. 정우성 배우는 최민식, 송강호 배우처럼 화려하게 테크니컬 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기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객관적인 능력치가 있어서 그걸 매 작품마다 일정치만큼 보여주는 건 불가능하다. 정우성 배우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있다. 그리고 그 카리스마를 가장 뛰어난 액션연기로, 또 마스크로 소화한다. 이런 점에서 정우성 배우는 좋은 배우다. 최근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나 <헌트>에서 연기자로서의 역량도 뛰어났다.
이 정우성 배우가 이번 작에서는 연출을 맡았다. 정우성 배우에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보면 이 분이 오래전부터 연출에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 정우성’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이정재’의 <헌트>다. 이정재 감독이 처음 메가폰을 잡아 칸에 초청됐다는 기사가 나올 때도 (글쓴이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말고 감조차 잡기 어려웠다. 뚜껑을 열어본 <헌트>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장르적으로 피 말리는 액션/스릴러물이다. <헌트>가 손익분기를 넘김에 따라 다음 해에 <보호자>가 개봉한다는 사실에 시선이 집중됐다. 정우성 감독이 그 나름대로 만들 액션스타로서의 장르물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유수의 국제문화제에 초청받았던 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이 정우성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다. 캐릭터들의 퍼포먼스도 훌륭했다. 그에 상응하는 단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정우성의 필모그래피
이 영화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영화다. 일반적으로 빌런 vs 주인공의 대결구도를 따라가는 영화가 아니다. 한 명의 주인공이 나머지 악당 무리를 상대한다. 이 대결구도는 지난 5월에 개봉했던 <범죄도시 3>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마석도와 주성철, 리키가 각자 대립하며 극에서 서스펜스를 부여한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도 두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지만 다른 빌런들도 그에 상응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린 고블린’이 영화의 메인 빌런이면서 ‘닥터 옥토퍼스’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은 것이 극의 이야기를 이끄는 좋은 선택이었다.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과 <범죄도시 3>이 취했던 연출 방식과 유사한 태도를 취한다. 주인공 수혁과 대립하는 빌런은 네 명이다. 우진/응국/진아/성준이다. 이 네 명의 캐릭터들은 영화에서 나름의 입체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스스로 치고받고 갈등도 일으키며 이야기의 중심으로 기능한다.
이 빌런 캐릭터들을 다수 등장시켜 캐릭터에 개성이 분명하다는 점은 영화의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어디서 다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것은 오히려 단점처럼 느껴진다. 캐릭터를 다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응국은 ‘끝판왕’, 성준은 자격지심, 진아는 외유내강, 우진은 광기다. 각자 다 다른 톤으로 연기한다. 이 각기 다른 개성들은 정우성 배우의 필모그래피에서 봤던 것들이다. 응국과 성준은 <아수라>에서, 진아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나 <감시자들>에서, 우진은 <태양은 없다>에서다. 이 위에 나왔던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의 내면 묘사가 본작에 이어진다. <헌트>가 견지한 처절함이 이야기의 개성이 되는 것과는 구분된다. 이렇게 기원과 결말이 어디에 향할지 예상이 된다는 점은 신선하지 않은 영화 대사들 덕에 더 두드러진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인물이 ‘이런 대사를 할 것 같아’라고 예상하게 되는데, 타율이 낮지 않다. 이렇게 인물이 핵심이 되어 자기들끼리 싸우고 화해하고 이야기를 이끌어야 할 캐릭터들이 식상해진다는 점에서 이야기에 누수가 생기는 이유가 된다.
액션이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이 영화가 액션영화로서 장르에 충실한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이 영화는 액션영화이자 누아르영화다. 후자 ‘누아르영화’적인 측면은 박성웅 배우가 제 몫을 해 장르 구색을 맞춘다. 누아르영화 특유의 끈적하지만 처절한 분위기가 작품 내면에 잘 깔려있다. 더 큰 문제는 무려 정우성이라는 액션스타가 주인공이자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장르적인 쾌감이 덜하다는 점에 있다. 이 영화 자체의 액션 시퀀스들은 아이디어가 빛난다. 이 장면 자체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다. 하지만 이 장소의 특성과 이 도구를 활용했다는 점이나 이후 인물 대 인물의 액션신은 충분히 영화 내적으로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을 보면 이 액션이 영화에서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서사에서 이 액션 신들을 장르로서 보여줘야 하니까, 숙제로 풀어야 하니까 넣었다. 똑같이 정우성 배우가 출연한 <헌트>에서 5 공화국 시절 자유에 대한 갈망을 처절하게 드러냈다는 것이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박력이 극의 서스펜스가 된다는 점이 대비되니 더 단점으로 느껴진다. 액션은 좋다. 그런데 ‘액션 만’ 좋다. 이 예술은 서사라는 영화라는 종합예술이다.
또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신을 보면 이 작품의 기획의도가 궁금해진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 ‘기대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쓴다면 후반부 전개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자세히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시퀀스들의 구성이 영화 전체적인 흐름과 어긋난다. 영화 전체적으로 누아르, 액션물이라고 초반부부터 드러내고 있다. 그럼 적어도 그대로 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전개 흐름이 이 그대로라면 이 영화가 굳이 주인공이 수혁일 이유가 없다. 반대로 우진-진아 커플이 광기에 찬 인물일 필요도 없지 않을까? 응국 캐릭터는 영화에서 이렇다 할 위기를 주지 않는다. 이 영화의 구멍을 각본 스스로가 이미 만들었다는 느낌마저 든다. 단순히 몇 이미지만을 피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가 액션물로 기획됐다면 감독님의 판단 착오라고 보인다. 진부한 이야기가 후반부액션에 힘이 들어가면 분명히 영화가 가진 장점이 됐을 것이다. 영화의 기획력에 아쉬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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