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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072025-06-30 19:28:26

한국형 서사의 가능성

넷플리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리뷰

한국형 서사의 가능성

오늘날 한국은 김구 선생님이 꿈꾸었던 ‘문화강국’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가 ‘한국적인 것’을 궁금해하고, 기꺼이 소비하며, 스스로의 문화로 재해석한다. 곧 ‘한국적인 것’이 트렌드다.

 

 

지난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은 성공 기로를 달리고 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고, 41개국 1위에 진입했다. 영어권 영화 중에서는 전 세계 2위에 올랐으며, 첫 3일 동안 9.2백만 뷰, 총 시청시간 15.4백만 시간 기록했다. OST 앨범이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수록곡 중 ‘Golden’ 등은 각국 음악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뚜렷한 성공 지표를 보유한 이 영화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단히 한국적이다.

전 세계적 대중문화로 떠오른 케이팝을 한국의 무속신앙과 결합했다. 아이돌은 화려한 군무를 추고 노래를 부르며 귀신을 퇴치하고 세계를 구한다. 미국 제작사 소니에서 제작을 맡았으나 국내 인력을 고용하여 최대한 고증을 살리고자 했다. 먹는 음식, 옷을 비롯하여 캐릭터의 입 모양, 자세와 같은 사소한 부분들에도 신경을 썼다. 고증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오로지 국내팬이 아닌 해외팬 입장에서 아이돌 활동이 그려졌다는 점이다.

 

 

세계는 넓고, 한국은 작다. ‘K-Culture’가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가지려면 문화적 원주민의 소비를 넘어서 수많은 외부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은 예로부터 노동요를 부르며 노동을 하는 ‘흥의 민족’이다. 집단주의 문화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감정 몰입에 익숙하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신파’적인 이유다. 따라서 한국형 서사 구조는 ‘참여’와 ‘몰입’이 중요시되는 현대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강점을 갖는다.

<기생충>은 계급 서사와 블랙코미디를 결합해 아카데미를 휩쓸고, <오징어 게임>이 생존 게임에 한국적 정서를 더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의 독자적인 케이팝 아이돌 문화와 전통 무속 신화를 결합해 새로운 한국적 이야기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 이런 실험이 쉽지 않다. 기성 매체는 검증된 장르와 익숙한 서사 구조 내에서 비슷한 콘텐츠를 양산한다. 글로벌을 타겟으로 하는 넷플릭스에 비해 위험을 감수할 자본과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다.

한국에서 새로운 서사로 발굴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는 아직 많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글로벌 기획을 통해 한국 서사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국내에서 더 많은 시도가 이뤄지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작성자 . 여름07

출처 . https://blog.naver.com/dreamingink/223916586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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