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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2025-09-21 15:46:23

[30th BIFF 데일리] 가질 수 없는 것을 열망해 본 적이 있다면

부제목 : 영화 <국보> 리뷰


Director

LEE Sang-il 이상일

 

Cast

Ryo YOSHIZAWA

Ryusei YOKOHAMA

Mitsuki TAKAHATA

Shinobu TERAJIMA

Soya KUROKAWA

Keitatsu KOSHIYAMA

Min TANAKA

Ken WATANABE

 

시놉시스

주인공 기쿠오(요시자와 료 분)는 야쿠자 집안의 출신이지만, 부모를 잃은 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가부키 명문가 힌지로 가에 들어가게 된다. 의지할 곳 없던 기쿠오는 힌지로가의 후계자로 이미 엘리트 수업을 받고 있던 슌스케와 혹독한 훈련을 함께하며 우정을 쌓으며 성공적인 온나가타콤비로 데뷔도 하게된다. 그러나 가문의 적통이 아닌 기쿠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계를 느끼게 되지만 끝까지 가부키와 예술에 대한 집요함을 놓지 않는다. 결국 긴 세월을 지나 결국 가부키 최고 인간 국보(人間国宝)’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만나게 된 이상일 감독의 <국보>는 일본의 전통예술인 가부키를 소재로 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로 일본 실사영화 역대 흥행 2위라는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워낙 화제성이 대단했던지라 과연 3시간의 러닝타임을 견딜만한 가치가 있을지 궁금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과연 그러했다.

 

야쿠자 가문에서 태어나 부모를 잃은 뒤 가부키의 세계에 입성하게 된 기쿠오는 평생 두 개의 세계에서 오가며 산다. 가부키를 하지만 내 부모가 남긴 야쿠자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기쿠오가 최정상의 배우로 서 있을 때 그의 명성에 흠집을 낸다. 그렇다고 야쿠자로서 내 부모의 원수를 갚아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영글지 못한 소년의 복수를 이루기엔 그럴 힘도 무기도 없다. 그렇기에 그는 더더욱 세상의 정의한 가문, 직업,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나를 무엇으로 정의해도 부족한 것이 예술의 세계이기에 기쿠오는 일찍이 자신의 공허를 깨달을 수 밖에 없다.

 

스승이자 대배우인 힌지로의 대타로 오하츠 역으로 무대를 올라서기 전, 그가 자신의 분장을 도와주는 슌스케에게 너의 피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는 고백은 최고의 순애다. 슌스케가 아닌 오직 예술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파괴적인 순애다. 이 고백은 이후 벌어진 그의 인생의 파고를 쉽사리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주문 같기도 했다. 관객은 3시간 동안 펼쳐진 그의 선택과 헌신을 숨죽인 채 지켜보며 그의 고통을 함께 느낀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는 슌스케의 삶 역시 가까이 느끼게 된다. 슌스케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문의 이름은 있으되 기쿠오만큼의 재능을 갖지 못한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 재능의 벽을 느끼고 가문의 이름과 싸워야했던 건 슌스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기쿠오와 슌스케의 콤비는 단순히 영화적 설정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열망하고, 그것을 위해 인생을 바치는 두 사람은 거울처럼 닮아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가질 수 없는 것을 열망해 본 적이 있는 모두의 영화가 된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부키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 보다가도 작품과 인생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유려한 스토리의 병치는 물론 인물의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는 카메라 연출도 국보급이다. 특히 기쿠오가 가문을 떠난 후 인생의 밑바닥을 칠 때 옥상 위에서 추는 춤은 비장미의 결정체니 이 장면을 충분히 관람하기 위해서라도 <국보>는 아이맥스로 관람하기를 권한다

 

한 사람의 인생의 비극에 예술이라는 정을 대어 기어이 숭고함의 경지로 끌어올리고 마는 예술의 지독한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 <국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고 한국에서는 2025년 하반기 정식개봉이 예정되어 있다.

 

 

[30회 부산국제영화제(2025.09.17.-09.26) 상영일정]

 

2025.09.20 19:0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상영코드 163) GV 

2025.09.21 16:00 CGV센텀시티 IMAX(상영코드 259) GV

2025.09.24 16:00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상영코드 549)

작성자 . 서덕

출처 . https://blog.naver.com/aleakyhouse/22401626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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