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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2021-10-12 14:36:34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영화 <해길랍> 리뷰

 

 

 

 

해길랍 (海吉拉, Hijra in Between, 2018)

 

 

 

개봉일 : 2021.03.31 (한국 기준)

 

감독 채밀결

 

출연 허광한요애녕임의잠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해길랍(海吉拉히즈라). 여성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생리적인 남성 계층을 뜻하는 말남자이면서 여자의 정체성을 가진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한 사람.

 

처음엔 <해길랍>이라는 영화 제목의 뜻을 모르고 허광한 배우만을 바라보며 이 영화를 골랐더랬다예고편으로 공개된 영상들의 분위기도 그렇고시놉시스 상으로도 그렇고 당연하게도 달달한 첫사랑 이야기쯤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당연함의 범위가 아닌 색다름의 범위로 빗겨나간다.

 

 

 

 

 

 

 

 

 

 

새로운 소재와 영화의 초반부의 결은 상당히 좋다. <해길랍>은 허광한이라는 배우를 보며 가장 먼저 기대하게 되는 이미지를 온전히 만족시켜주며 한순간에 시선을 사로잡는다하지만 이 새로운 소재와 다소 가파르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끝내 진한 호불호라는 결과를 낳게 되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짧은 러닝타임의 탓도 있겠지만 초반부 로맨스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버린 느낌이랄까끝이 애매모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그냥 허광한을 보시라.. 말하고 싶다.

 

 

 

 

 

 

 

 

 

 

해길랍 시놉시스

 

 

 

등굣길 버스 안반짝이는 서로에게 반한 탕셩과 완팅은 가슴 뛰는 첫사랑을 시작한다서로의 세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충격적인 사고로 완팅은 한 통의 편지와 탕셩만 남겨둔 채 곁을 떠난다몇 년 후, ‘탕셩’ 앞에 새로운 친구 류팅이 등장한다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나는데

 

 

 

* 아래 내용부터는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원탕셩과 완팅은 등굣길에 매일 같은 버스를 탄다서로에 눈에 띈 두 사람은 무방비로 첫사랑에 빠지고 벅찬 두근거림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간다하지만 완팅의 사고와 동시에 이들의 첫사랑은 깨져버리고끝나지 않는 그리움만이 남은 시점에 새로운 모습을 한 인연이 다가온다.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이런 모습으론 널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는 완팅과 "어떤 모습이든 사랑할게."라고 말하는 원탕셩상대방을 너무도 사랑하기에 사랑할 수 없다고사랑하기에 그마저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두 사람결론은 다르지만 결국엔 '사랑'이라는 한 방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이 온전하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하나의 사랑을 향해 달려가던 중 커다란 갈림길을 만난 청춘의 흔들림이 미세한 진동을 타고 전해진다저주 같은 현실 앞에서도 너라는 사람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다는건 어떤 기분일까잘 상상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다.

 

 

 

모두가 지겨울 만큼 외쳐대는 사랑이란 건 무엇일까. <해길랍>은 청춘 남녀 3명을 통해 대부분의 사랑이 아닌 특별한 사랑을 그려낸다소심하지만 인연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착한 소녀 완팅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완팅의 오래된 친구 시전용기 있게 첫사랑을 시작하고첫사랑을 잊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소년 탕셩세 사람은 아주 잠시지만 사랑의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빛나는 청춘을 함께 한 둘도 없는 절친 사이가 되기도 하고알 수 없는 감정을 선사하는 혼란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우정이라 생각했던 감정이 사랑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었던 그를 향한 감정이 먼 거리감으로 변하기도 하고다시 용기를 내 한걸음 다가서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한다탕셩완팅시전은 우정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사랑과 우정이 완팅의 변화와 함께 깨져버리고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각자의 정체성은 사정없이 흔들린다그리고 흔들림 끝에 만난 새로운 갈림길에서 세 사람은 용기를 짜내 마음이 이끄는 길로 향한다.

 

 

 

왠지 어색해진 사이 속에서 완팅의 변화는 사랑이란 감정을 더욱 명확히 정의해 줄 행운이었을지저주였을지 모르겠다이 이야기에서 단 하나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세 사람 모두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작성자 . 혜경

출처 . https://blog.naver.com/hkyung769/22253447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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