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1-10-29 22:22:01
배우 신세경과 서촌의 모습을 담다
-<어나더 레코드>(2021)
마케팅 사의 지원으로 제공된 Seezn 관람권을 이용해 웹에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 시작은 아마도 10대 시절일 것이다. 10대의 대부분은 그저 앞만 보고 달린다. 대학이라는 관문으로 열심히 달려가다 대학교에 간 이후에는 취업의 문을 향해 달려간다. 그게 끝이 아니다. 취업한 이후에는 사회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커리어와 성공의 문으로 향한다. 숨을 헐떡이며 앞으로 달려가면서 주위를 둘러볼 시간은 없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볼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 어쩌면 인생은 끊임없이 그런 작은 목표들로 열심히 달려가는 길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문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를 외치다 보면 어느덧 지치고 정신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잠시 멈추는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잠깐 그 자리에 멈추는 시간은 꽤 중요하다. 앞으로 달려가야만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박 속에서도 지금까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지금 뛰고 있는 이 길이 맞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결정도 해보고 다른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 하면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준다. 사람마다 그 기간은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그렇게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앞에 보이는 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앞을 보며 다음 문을 향해 차분히 걸어간다.
배우 신세경의 마음을 담은 다큐멘터리 <어나더 레코드>
다큐멘터리 영화 <어나더 레코드>는 쉼 없이 일을 하며 달려온 배우 신세경의 멈춤을 담는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는 이 영화 속에서 서촌의 거리를 걷고 여러 카페나 가게를 돌아다니며 그 주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서촌 특유의 분위기와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은 느린 시간이 영화의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는 동네다. 좀 더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북촌에 비해 서촌은 좀 더 조용하고 한적하다. 거미줄처럼 이어진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의외의 식당이나 가게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은 이 복잡한 길을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배우 신세경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연기라는 일을 하며 계속 달려왔다. 영화 속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20대 중반까지 계속 일에 바빠 여유로운 시간 속에 머무르지 못했다. 그저 다음 가야 할 곳을 보며 앞으로 연신 달려갈 뿐이었다. 영화 초반 신세경 배우가 타로 점을 배운 김주우 배우를 만나는 장면이 있다. 신세경 배우는 자신에 대한 타로 점을 보고 설명을 듣는다. 그가 하는 질문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것, 과거 선택에 대한 것 그리고 자신 주변에 있는 존재의 마음에 대한 것이다. 즉,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것들을 차례로 물으며 자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타로 점을 믿든 믿지 않든 그가 받아 든 결과는 그가 결정한 휴식이라는 시간 속에서 내면의 소리를 보게 만들었다.
그가 방문하는 곳은 차례로 위스키를 파는 작은 바인 '무용소', 드립 커피와 떡을 파는 '카페 자하', 차를 파는 '에디션 덴마크', 이탈리아 요리를 파는 '효자동 두오모'이고 어린 동화 작가 전이수 군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담는다. 영화는 각각의 장소에서 주인과 대화하는 배우 신세경의 모습을 차분히 담는다. 그가 만나 대화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가게마다 어떤 고유의 특성이 있다.
작은 바 '무용소'에는 과거의 물건들이 가득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맛이 깊어지는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여행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카페 자하'에서는 쉬지 않고 일해온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곧 영업을 종료한다는 그는 2년 동안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앞만 보고 달려와 잠시 쉼을 선택한다. 다음 방문지인 '에디션 덴마크'의 주인은 덴마크 남편과 한국 아내 국제 부부를 만난다. 그들은 느리고 평화로운 서촌의 분위기와 느리게 걸을 때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어린 동화 작가 전이수 군을 만난 배우 신세경은 어릴 때부터 달려온 자신과 비교하여 어린 나이에 일을 하게 된 전이수 군과 일의 의미와 가족, 그리고 외부인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결국에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효자동 두오모'의 사장님과는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결정과 즐겁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타인과 나누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서촌의 아름다움 풍경과 분위기 그리고 휴식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눈 이후, 결국 만나게 되는 건 휴식이라는 것이다. 배우 신세경은 앞만 보고 달려오다 이직을 하고 잠깐의 휴식을 택했다. 그것이 과연 잘한 선택이었는지를 영화 속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일하는 모습이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하면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처음부터 그것은 이미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바쁜 와중에 휴식을 결정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면 저 멀리 있는 문에서 더 멀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휴식을 결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휴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도 많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속에 담긴 서촌 속 가게들은 대부분 아주 작은 가게들이다. 골목골목에 숨겨져 있는 그 가게들은 그곳을 느리게 걷던 이들에게 발견되고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선사한다. 서촌의 선물 같은 모습을 배우 신세경의 뒤를 따라 같이 걷는 느낌을 주는 영화는 마치 배우와 같이 그 길을 걷고 이야기하는 자리 옆에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배우 신세경과 함께 서촌을 산책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영화는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천천히 빨아들인다.
영화에는 극적인 순간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대화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느낌이 있다. 특히나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배우 신세경의 모습이나 마음속 이야기를 같이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잔잔하고 느린 서촌의 모습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모습일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은 현실적이지만 조금은 관객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감성적인 연출을 잘하는 감독이다. 그가 연출한 <더 테이블>, <조제>, <아무도 없는 곳> 같은 영화들을 통해 감독이 가진 고유의 감성을 잘 느낄 수 있다. 그 감성을 그대로 다큐멘터리 영화 <어나더 레코드>에 담았다. 아름다운 서촌의 풍경과 분위기를 담는 한 편, 배우 신세경의 개인적인 고민과 모습을 서촌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밀어 넣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든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나더 레코드>는 OTT 서비스인 Seezn에 단독으로 공개되었다. Seezn 웹사이트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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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파스트 (2021)
** 영화 <벨파스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벨파스트 (2021)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주드 힐, 케이트리오나 발피, 주디 덴치, 제이미 도넌, 시아란 힌즈
장르: 가족,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98분
개봉일: 2022.03.23
하루아침에 평화가 깨진 마을, 인생 첫 혼돈에 빠진 소년 '버디'
1969년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아이들은 거리에서 공을 차며 뛰놀고, 어른들은 춤을 추며 음악과 술을 즐기는 가족 같은 마을의 평화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 북아일랜드 내에서는 개신교도와 천주교도로 종교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벨파스트에서 천주교도를 몰아내기 위한 폭동이 일어난다. 친구들과 축구를 즐기고, 좋아하는 여자 아이 옆자리에 앉기 위해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던 9살 소년 '버디'의 세상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 차례의 폭풍우가 지나간 뒤 벨파스트에는 마을 경계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통금제를 시행하는 등 경비가 삼엄해졌다. '버디'의 일상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온 듯했으나 부모님의 갈등, 할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중이었다. 그렇게 가족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버디'와 그의 가족은 소중한 추억이 담긴 벨파스트와의 작별을 두고 큰 고민에 빠진다.
아이의 눈으로 본, 어두운 역사의 이면
영화 '벨파스트'는 감독 '케네스 브래너'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실제로 당시 그가 거주했던 1960년대 후반 북아일랜드의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삼았다. 주인공인 9살 소년 '버디'는 '케네스 브래너'의 유년 시절이 투영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벨파스트'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작품인만큼 '북아일랜드 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를 조명하기보다는 그 시대에도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길 바랐던 소시민의 삶을 그리는데 집중한다.
'천주교는 나쁜 거고 개신교는 좋은 건가?' 종교를 선악구도로 구분할 줄 밖에 모르는 아이의 입장에서 벨파스트의 사태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버디는 가족의 뜻대로 매주 교회에 출석하지만,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천주교와 개신교라는 양 갈래 중 어느 길로 가야 선한 것일지 고민하며 밤을 지샐 정도로 순수한 아이다. 폭도들이 슈퍼마켓의 문을 부시고, 온갖 폭력이 행해지는 긴박한 순간에도 집에 필요한 '효소 세제'를 챙기는 버디에겐 아직까지 이 비참한 현실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것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이 폭발하고, 사람이 다치는 격동의 시기에도 어린 아이들만큼은 누구나와 같은 시트콤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다. '버디'는 악몽 같은 상황 속에서도 꽃피웠을 어린 시절의 추억, 떠올리면 저절로 웃을 수 있는 예쁜 기억 자체를 상징한다.
거친 소재로도 따뜻함을 만든 가족 영화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게 되는 작품인만큼 예민한 사회 문제를 다뤘음에도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단지 격동의 시기를 살았을 뿐인 한 가정의 소박한 일상을 담은 가족 영화, 코미디 드라마 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가족들이 다 함께 영화관에서 <치티치티 뱅뱅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보며 동심에 젖어드는 장면,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이후 노래와 춤으로 슬픔을 이겨는 장면들은 앞서 마을을 뒤덮었던 분쟁의 여파를 잠시나마 잊게 만든다.
순수하고 해맑은 소년 '버디'를 연기한 아역배우 '주드 힐'의 사랑스러운 연기도 돋보이지만 힘든 시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버텨야 했던 엄마를 연기한 '케이트리오나 발피'의 눈부신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2주씩 집을 떠나 있는 남편(제이미 도넌) 대신 가장의 역할을 해내야 했던 고충과 부담감이 배우의 표정과 불안한 목소리로부터 고스란히 전해진다. 1960년대라는 배경 속 '어머니'라는 존재의 스테레오타입이 박혀 있지 않고, 아이를 엄격하게 훈육하면서도 가정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까지 비춰진 캐릭터인지라 작품 내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리고 큰 비중은 아니지만, 적은 대사와 표정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하는 대배우 '주디 덴치'의 연기도 큰 울림을 가져다준다.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 떠난 이들의 부채감
버디와 엄마는 마을이 분쟁지역이 된 와중에도 그곳을 사랑했다. 엄마에겐 몇 십년 간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자신의 일기장 같은 곳이었고, 버디에겐 헤어지기 싫은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토록 깊은 감정도 혼돈과 폭력이라는 장애물을 버틸 정도로 강하지는 못했다. 결국 버디의 가족은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이후 벨파스트를 떠났고, 실제 '케네스 브래너' 감독도 고향인 벨파스트를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50여 년이 지나 감독이 <벨파스트>라는 영화를 연출한 의도는 무엇일까. 그 마을은 가족이 이주를 택하게 만들었지만, 돌이켜보면 행복한 기억이 더 많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극에서 적어도 '버디'만큼은 벨파스트를 떠난다고 했을 때, 오열을 할 정도로 동네를 사랑하고 있었다. <벨파스트>는 곧 감독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다. 잿빛으로만 보일 법한 혼돈의 역사 속에서도 아이는 영화를 보며 꿈을 키우고, 풋사랑의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으니까. 마치 몽상 속 장면들 같은 흑백의 장면에는 그러한 그리움의 정서가 흩뿌려져 있다.
동시에 영화는 떠난 이들에 대한 부채감도 함께 전한다. '버디'의 가족은 운좋게 영국의 도움으로 이주를 택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벨파스트의 남아 그들의 집을 지켰다. 남편과 아들의 가족들을 모두 떠나 보낸 '버디'의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라는 말을 담담한 표정으로 고한다. 버디의 가족은 결국 떠났지만 마을 곳곳을 모두 꿰고 있을 정도로 친숙한 공간과 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이웃을 두고 왔다는 것에 대한 부채감이 늘 뒤따랐을 것 같다. 더군다나 당시 벨파스트는 아직까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감독은 자신의 소중한 유년 시절을 만들어주었던 마을과 그곳에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벨파스트>를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이러한 감독의 메시지가 '주디 덴치'의 마지막 대사와 표정과 만나 무게 있는 여운으로 끝맺음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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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문경>은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 메시지를 오롯이 전하는 영화다. 이를 위해 인물들은 시간이 멈춘 듯 천천히 걷고, 문경의 푸른 산과 맑은 계곡 등 자연을 바라보며 힐링을 얻는다.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토로하며,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넌지시 묻는다. 함께 비움을 실천하겠냐고.
직장인들이 매일 힘듦을 겪듯 문경(류아벨)도 예외는 아니다. 예술 전시 기획 담당 팀장인 그는 팀 내 일도 잘하고 성실한 계약직 초월(채서안)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회사는 묵묵부답. 결국 초월은 계약직 만료가 되어 홀연히 사라진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문경은 회사 복귀 후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복잡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의 이름과 같은 문경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우연히 첫 만행을 나선 비구니 가은(조재경), 길 잃은 강아지 길순을 만난 그는 유랑 할매(최수민) 집에서 신세를 진다. 그리고 그날 밤 이들은 저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아픈 과거를 꺼낸다.
<문경>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진 이들이 만나 펼치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한다. 도시에 사는 직장인 문경과 산 속 사찰에서 지내던 비구니 가은은 문경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조우하고 길순이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들의 만남은 우연이지만, 점점 필연이 되어가는 과정이 펼쳐지는데, 서로 접점 하나 없는 이들이 가까워지는 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실과 부채감이 드러나면서다.
길순이가 맺어준 거나 다름없는 이들은 유랑 할매 집에서 비로소 공통점을 찾는다. 바로 자신과 가까운 이가 세상을 떠났고, 그에 따른 상길과 부채감이 마음 깊숙이 자리해 있다는 점이다. 문경은 가수를 꿈꿨던 동생을, 가은은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 특히 가은은 과거 일어났던 사회적 참사를 연상케 하는 장소의 유일한 생존자로 그 죄책감에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한 것. 이들이 각각 초월과 길순이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이유는 이 전사 때문이다.
유랑 할매도 마찬가지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후 마음의 문을 닫은 손녀 유랑(김주아)을 보살피는 그는 미리 그 아픔을 알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가득하다. 손녀만 생각하면 마음이 디비진다(뒤집히다의 경북 방언)는 그의 말에는 어른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신의 책망이 담겨있다.
이런 이들의 아픔이 치유되는 곳은 유랑 할매의 집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법한 자연처럼, 이 집은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주는 공간으로 표현된다. 특히 툇마루에 앉아 문경은 동생, 가은은 친구, 유랑 할매는 손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그동안 감춰뒀던 아픔을 끄집어내고 서로 교감한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의 공감과 이해는 비로소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집은 자연스럽게 이들의 마음을 여는 환경을 조성한다. 마치 자연이란 따뜻한 품 안에서 사람으로 받은 상처, 사람으로 치유하는 격이랄까.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배려하는 행동만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다.
기존 힐링 영화처럼 <문경>은 자극적인 소재나 구미를 당기는 이야기들이 별로 없다. 선유동계곡, 윤필암, 고모산성, 주암정, 진남교반, 잉카마야박물관 등 문경의 아름다운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자칫 문경시의 홍보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사찰 음식을 먹는 듯한 심심함이 영화 전반에 깔리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다. 건강하다. 장르 영화와 비교했을 때야 단점으로 각인되지만, 영화의 메시지를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한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두 시간 동안의 힐링 여정은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영화가 힐링을 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 건 신동일 감독의 변화된 연출력에 있다. <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이들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망했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문경과 가은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이어 나간다. 단, 이전과 다르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전 서로의 다름을 첨예한 대립으로 이끌고 갔던 작품들과 달리, <문경>에서는 그 다름을 이해하는 쪽으로 가져간다. 여성과 여성의 관계, 인간과 개(동물)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확장해 공감을 통한 연대의 가능성도 펼친다. 이는 길순의 시선으로 인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샷만 봐도 알 수 있다.
<문경>은 소박한 이야기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담는다. 욕심 보단 비움, 인과응보 보단 인연과보(因緣果報, 어떤 일이 일어나려면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원인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의 철학으로 인간 세상의 모습을 담는다. 이런 이유에서 <문경>은 지금 우리 삶에 필요한 영화라고 보인다. 기자간담회에서 문경 역을 맡은 류아벨 배우는 “그냥 우리가 사는 이야기 같은 점이 좋았다”고 작품의 매력을 소개했다. 특별함은 없지만, 봐도 봐도 마냥 좋은 자연의 모습처럼, 이 영화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여름의 마지막 끝자락, 문경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사진 제공: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평점: 3.0 / 5.0
한줄평: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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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는 얼굴이 그립다.
소꿉놀이, 공놀이, 곰인형놀이, 아이스크림 가게놀이, 공주놀이, 잡기 놀이... 끊이지 않는 놀이는 결국 2시간을 채웠다. 허리가 아프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내가 놀아주는 건지, 하늘이가 날 놀아주는 건지, 곰인형이 우리를 놀아주는지 분간이 안 되는 그때 자리에 슬그머니 눕기 시작했다. 눈치 빠르고 예리한 딸아이가 말한다.
“아빠 또 놀자.”
정말 신기하고 신비할 정도로 놀이에 몰입한다. 노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호모 루덴스”.
바로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 유희적 존재라는 것이다.얼마나 멋진 말인가. 인간의 다양한 정의 중에 정말 마음에 들고, 인간의 본질을 너무 잘 파악하는 말이다. 슬프게도 내 인생의 30대는 놀이를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10대, 20대.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놀았던 나. 삶에 점점 치여, 빠르고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놀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졌다. 과거 친구들과 놀다가 찍혔던 사진 속의 내 얼굴을 찬찬히 바라봤다. 살아있음. 생기. 활력. 그것들이 느껴졌다. 부러웠다. 사진 속에 놀고 있는 내가 부러웠다.
그 얼굴을 덴마크 할아버지 얼굴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얼굴에 주름이 그득하고 흰머리 가득한 그는 재밌게 놀면서 집을 짓고 있었다. 그는 그것도 레고(Lego)를 가지고 12000 제곱미터 면적에 외관과 내부를 레고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의 얼굴엔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생기와 활력이 가득했고, 무엇보다 꿈을 이루어가는 표정이었다. 그가 바로 레고 창업자의 손자이자 경영자인 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다. *(현재 CEO는 닐스 B. 크리스티안센이다.)
사실 레고의 시작은 1932년 그의 할아버지가 나무 장난감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업의 이름을 덴마크어로 '잘 놀다'라는 뜻의 'leg godt'를 착안하여 “레고”로 만든 것이다.
다큐멘터리 <레고 하우스>는 이런 전 세계 ‘레고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레고로 만든 집을 꿈꿀 텐데 그것을 실현해 가는 모습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레고 놀이 중에 최고가, 이번 레고 하우스 설계였다.”
레고 하우스의 설계자 비아케 잉겔스라는 레고하우스 설계소감을 이처럼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레고하우스를 만들어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과정을 꿈의 실현이자, 놀이의 모습처럼 나타내고 있다. 쉽지 않은 건축 과정과 내부의 아이디어들 하나하나를 놀이로 여기고 그것 이루어가는 과정이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느껴지도록, 보는 내내 함께 흥분하게 되고, 함께 놀게 된다.
<레고하우스> 초기 설계 모습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한참뒤에 또 나는 이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다.
그리고 최근에 한번더 봤다.
나는 스스로 물었다. '나는 왜 이 다큐멘터리를 세번이나 보고 있는가?'
그것은 아마도 그 아저씨들과 할아버지의 노는 모습, 노는 얼굴이 부러워서 일찌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즐겁고, 재밌게 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노는 얼굴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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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완식 ‘정의란 무엇인가!’
재탕은 아니다. 그동안 시리즈를 한 편도 만들지 않았던 류승완 감독 스타일에 재탕은 딴 나라 이야기다. 이에 걸맞게 그의 첫 속편인 <베테랑2>도 재탕하지 않는다. 영화는 1편의 성공 공식에 맞춰 안전하게 가기보단 주요 인물의 전사만을 가져온 채 새로운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담긴 건 서도철(황정민)을 통한 이 시대의 정의와 신념에 대한 생각이다. 그것도 아주 무겁게.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 형사는 오늘도 바쁘다. 9년 전 조태오를 잡아 처넣어도, 죄짓고 사는 놈들이 하도 많아서 동료들과 함께 잡으러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 성폭행 이슈가 있던 한 교수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해치’. 죄를 지었음에도 죗값을 받지 않는 이들만 골라 살해하는 그는 사적 복수를 감행하는 살인범이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각인된다. 해치 때문에 머리가 아픈 서도철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중범죄자 전석우(정만식)를 시민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일은 많고 사람은 없으니 죽을 맛인 상황에서 전석우를 향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유튜버를 단번에 제압한 경찰이 나타난다. 그는 다름 아닌 SNS에서 UFC 경찰로 유명한 박선우(정해인). 단번에 자신과 같은 DNA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박선우를 팀원으로 영입한다.
일단 무겁다. 경쾌한 범죄액션장르로 확실한 권선징악 서사에 통쾌함을 주 무기로 했던 1편과는 다르다. 오늘날 ‘정의 구현’이란 딜레마를 다룬 서사에 묵직한 물음표를 던질 뿐이다.
류승완 감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 시대를 반영하는 사회적 문제를 끌고 온다. 그 중심에는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와 이를 통해 확산하는 거짓 뉴스, 자극적 이슈몰이로 몇몇 사람들이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의 모습이 자리한다. 여기에 극악무도한 죄의 무게와 반비례하는 처벌에 대한 불만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적 복수를 감행하는 이들의 등장도 다룬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는 선과 악이 극명하게 갈리지 않기에 이번 영화가 더 피부로 와 닿는데, 그에 걸맞게 서도철도 현실적인 고민에 휩싸인다.
권력을 남용하는 악인 한 명을 잡기 위해 발버둥 쳤던 그는 잡아야 할 대상이 많아졌고, 고민의 깊이도 달라졌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무엇이 정의를 위하는 일인지에 대한 자문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초반부터 서도철을 이런 상황에 몰아넣는 감독은 어떤 게 진정한 정의인지 많이 고민하는 그의 내면에 집중한다. 특히 과거 폭력을 앞세워 범인을 잡았던 그는 자신의 일이 과연 진정한 정의인지 자문한다. 강력계 형사로서 중범죄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게 맞는 일인지, 자기 아들이 학폭 가해자로 몰린 것이 과거 어느 정도 폭력을 용인했던 자신의 교육 때문인지 등 서도철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박선우와 해치는 단순히 극적 재미를 위한 인물이 아닌 서도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와 거울로서 작용한다.
이런 이유에서 <베테랑2>는 범죄 액션보단 누아르 심리극 같은 느낌이 강하다. 극 중 박선우(정해인)가 혈기 왕성했던 서도철의 젊은 시절 모습처럼 보이고, 해치가 악인은 죽어도 마땅하다는 생각에 잠식된 서도철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박선우와 해치의 전사가 나오지 않고 영화가 진행되는 건, 두 인물이 서도철의 내면 여정을 위한 장치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걸 증명한다. 여기에 마약 소굴, 마지막 액션을 터널에서 진행하는 등 어두운 내면의 길을 걸어가는 듯한 공간 설정으로 이 의도에 무게를 더한다.
결국, 서도철은 고통스러운 고민을 거친 결과, 신념을 버리면서까지 행하는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믿음을 보여주듯 마지막 해치와의 대결을 통해 이를 확립한다.
서도철을 통한 감독의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이 자체가 영화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셈. 물론, 어둡고, 통쾌함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전하며 1편보다 팀원들의 서사가 대폭 준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추석 시즌 개봉이라서 이 부분은 더 크게 다가온다. 더불어 <비질란테> 등 사적 복수를 통한 정의 구현 소재를 다룬 작품과의 결이 비슷해 기시감이 드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류승완 감독은 이 약점을 액션으로 상쇄한다. 초반 도박판 급습 장면에서 보이는 코믹 액션은 물론, 비 오는 옥상에서의 다대일 액션, 남산 추격 및 계단 낙하 액션, 그리고 터널 안에서 펼쳐지는 피날레 액션까지 박진감과 타격감이 오롯이 살아있다. 특히 각 장면의 분위기에 따라 액션의 리듬을 변주하며 극을 살리는 부분은 액션영화의 베테랑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가져가는 것을 물론, 차별화 포인트를 주기 위한 그만의 고민이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주·조연 모두 고른 연기를 보여주는데, 영화의 중심인 황정민의 피로한 얼굴, 정해인의 텅 빈 눈빛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정해인은 스크린에서 더 자주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1편보단 아쉽지만, 오달수, 장윤주, 오대한, 김시후 등 강력반 형사들이 펼치는 분위기 쇄신용 코믹 연기도 나쁘지 않다.
올 추석 유일한 텐트폴 영화로서 나서는 <베테랑2>는 큰 이슈가 없는 한 손익분기점(400만 관객)을 넘어 큰 흥행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흥행을 떠나 이 영화가 가진 의미는 대중영화로서 손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미는 주면서도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려고 노력한 류승완 감독. 그가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질문을 극장에서 마주하고 충분히 곱씹기를 바란다. 무겁지만 그럼에도 즐거운 사유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 속편을 염두에 둔 쿠키 있다.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 바란다. 사전 시사회 때 코돌비에서 이 작품을 만났는데, 음향이 정말 좋았다. 확실히 액션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멋진 타격감의 전율을 느끼고 싶다면 코돌비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사진제공: CJ ENM
평점: 3.5 /5.0
한줄평: 통쾌함보단 깊은 사유, 류승완식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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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하고, 더럽고, 수치스럽고, 아름다운 사랑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은 시사회에서 감상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내게 일은 이미 일어났다, 그것은 금지된 무엇이었다. 특별하고, 더럽고, 수치스럽고, 아름다운.”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에서 본 이 구절에 오랫동안 매료되었다. 특별하고 아름답다는 말이 더럽고 수치스럽다는 말과 만나 빚어진 독특한 매력이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너무 좋았다는 감정은 확실했다. 소설에서 저 말은 레오폴트라는 소년이 동네의 남자들과 몰래 한 ‘랑데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세계대전이 뒤덮은 끔찍한 세상에서 소년에게 중요한 건 동성애라는 비밀이었다. 끔찍할 정도로 죄책감이 드는데도 ‘금지된 무엇’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소년의 마음이 저 한 문장에 완벽하게 담겨있다.
좋아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저 문장을 좋아하기만 했지, ‘특별하고, 더럽고, 수치스럽고, 아름다운’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이해한 적은 없었다. 어쩌면 나는 오히려 그 이해 불가능성 때문에 저 문장을 여태 좋아했을 것이다. 그렇게 몇 년 동안 내 마음에 간직되던 문장은 최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퀴어>를 보고 갑자기 막연하게 예쁜 문장에서 처절한 문장으로 달라졌다. <퀴어>를 보고 생각했다. 원래 사랑은 특별하고, 더럽고, 수치스럽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내가 빠져든 건 네 찬란함일까, 젊음일까” 1950년대 멕시코시티. 미국에서 도망친 뒤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작가 리.
함께할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든 상관없었던 리는 태양이 마지막 열기를 태워내며 타오르는 오후에 아름다운 청년 유진을 만나 첫눈에 빠져든다.
노골적인 관심과 구애 끝에 유진과 특별한 밤을 보낸 리. 하지만 마음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유진의 태도에 리는 점점 더 그를 갈망하며 집착하게 되는데…
루카 구아다니노가 빚어내는 사랑
<퀴어>의 줄거리 정보와 예고편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역시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대표작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일 것이다. 똑같이 두 남자의 사랑을 다뤘고, 뜨거운 여름을 배경으로 복고 감성의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인 점,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소설을 원작으로 다뤘다는 점이 그러하다. 나 역시 영화를 보기 전까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기대하고 있었다. 초반부는 예고편에서 느낀 감상과 비슷했지만, 비슷한 건 겉으로 드러나는 연출 분위기일 뿐 오히려 정반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여름 한 철에 피어오른 불꽃 같은 사랑 이야기다. 아빠의 연구 작업에 따라간 엘리오와 엘리오의 아빠와 연구를 함께하는 올리버. 두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사랑을 찾았고, 열병을 채 끝내기도 전에 이별을 맞이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만이 기록된 사진과 같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는 것도 찬란함만 남은 미완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퀴어>는 시작부터 다르다, 미국에서 도망쳐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주인공 '리'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남자를 찾느라 바쁘다. ‘예상치 못한 운명적 사랑’은 이 영화에서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리는 사춘기 소년 엘리오처럼 젊고 아름답지도 않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앤드루 숀 그리어의 소설 <레스>가 떠올랐는데, 두 작품 모두 중년 게이의 자기연민을 다루기 때문이었다(직업도 모두 작가다). <레스>에서는 그 이유가 명확하게 나온다. 자신보다 먼저 태어난 선배 게이들은 모두 일찍이 에이즈에 걸려 죽었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삶의 레퍼런스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리에게도 똑같은 불안을 느꼈다. 1950년대에 리의 롤모델이 되어줄 선배 게이가 나타날 리가 없다(아예 없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위험천만한 삶을 지탱한 건 젊음이었는데, 이를 잃어버린 삶은 끔찍할 정도로 불안하고 지루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만 보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진’은 특별한 이끌림을 준다. 동성애자가 아닐 수도 있는 유진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부터 리가 그를 한순간의 쾌락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 유진과 비로소 아름다운 사랑을 펼치나? 아니다. 오히려 리는 유진과 가까워질수록 자신과 달리 젊고 찬란한 그를 보며 불안하고 조급해진다. 가닿았다고 느끼면 발을 빼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유진은 존재 자체로 리를 초라하게 만든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물론이고 아들의 친구를 사랑한 <아이 엠 러브>, 식인종의 사랑을 다룬 <본즈 앤 올>, 테니스를 소재로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두 친구의 팽팽한 긴장 관계를 보여준 <챌린저스>까지 그동안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빚어낸 사랑은 형태는 다양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이라는 것만은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퀴어>는 아니다. <퀴어>에서 유진은 철저히 타자화되고, 리의 감정만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유진을 사랑하고 난 뒤로 ‘방탕한 소설가’에 지나지 않았던 리는 한없이 찌질해지기도 하고 비굴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그에게 집착한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어떤 사랑을 했느냐’가 아니라 ‘사랑에 빠진 리가 어떻게 변하느냐’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앞선 영화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감각적으로 묘사했다면, <퀴어>는 더 깊이 들어가 사랑이라는 게 뭔지, 사랑에 빠진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추잡해질 수 있는지,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는지 질문한다.
리와 함께 이 질문을 파고들던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느꼈다. 사랑은 원래 추잡하구나. 사랑은, 특별하고, 더럽고, 아름답고, 수치스러운 것이구나.
내가 사랑하지 않는 이유
<퀴어>는 제목 그대로 정말 기묘한 작품이다. 사랑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괴로운 것도 처음이었다. 영화를 볼 때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인데, 리는 매번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과 행동만 골라서 했다. 그가 중년 게이라서가 아니다. 사랑에 대한 태도가 나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난 사랑 앞에서 저렇게 처절해지고 싶지 않다.
멜로 영화는 대부분 사랑의 아름다운 점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내가 사랑을 기피하는 포인트를 알게 되었다. 나는 리가 마음을 알 수 없는 유진에게 집착할 때, 유진의 곁에서 약물 부작용으로 추한 모습을 보일 때 제발 그만하라고 마음속으로 절규했다.
사람은 무언가를 좋아할 때보다 싫어할 때 진심이 드러난다. 리의 특정 행동이 괴로울 때마다 영화가 나를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확신할 수 없는 상대에게 애정을 쏟아붓는 게, 타인에게 내 밑바닥을 보이는 게 너무 괴로워서 사랑이 두려웠다. 나는 사랑 때문에 그 무엇도 감수하고 싶지 않다. 영화를 보는 내내 리에게 묻고 싶었다. 정말로 사람은 외로운 것보다 괴로운 게 나은 걸까?
나의 지나간 사랑을 생각하면 방어적으로 군 기억밖에 없다. 나 자신이 너무 싫으니까 상대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며 함부로 그 마음을 과소평가하고, 나의 결핍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숨기기에 급급했다. 괴로운 것보다 외로운 게 나은 나는 상대가 누가 되었든 내 결핍을 모를 수 있는, 안다고 해도 내가 개의치 않을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해야만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유진과 함께할수록 오히려 더 처절해지고 외로워지는 리에게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사랑에 자신을 내던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반성했다거나 앞으로 열렬하게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하진 않았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고, 난 지금 내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 다만, <퀴어>를 통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사랑의 심연을 확인하고, 저런 형태의 사랑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필모그래피 중에서 <퀴어>는 지난 작품에서의 사랑을 모두 종합해서 결론을 낸 느낌이 든다(물론 그는 이후로도 왕성하게 활동할 것이다. 그러기를 바란다). <아이 엠 러브>의 위태로운 금기의 사랑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여름 한 철의 낭만적인 사랑, <본즈 앤 올>의 끔찍하고 절절한 사랑과 <챌린저스>의 자극적인 사랑을 지나 당도한 <퀴어>의 사랑이 내게 말한다.
사랑은 원래 특별하고, 더럽고, 수치스럽고, 아름답다고. 그건 너라는 존재도 마찬가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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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키즈 도슨트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이번 시간은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씨네랩 크리에이터 기자단으로 참여한 일정 중 하나로, 영화에 대한 아이들 시선과 생각을 느낄 수 있는 키즈 도슨트와 함께한 국내외 단편 애니메이션 6편의 짤막한 리뷰입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뜻하는 도슨트, 어리지만 열심히 준비한 정민규, 김한나 어린이가 상영에 앞서 ‘나쁜 친구’, ‘건전지 아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고, 관심 있게 볼 포인트를 짚어주었습니다. 상상력 가득한 시선으로 색다른 관점의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차분히 설명해 주어서 아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각 작품의 다양성에 대한 접근이 좋아서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01. 나쁜 친구
어린 시절, 주변에 있는 여러 사물, 생명체나 보이지 않는 존재에도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기도 하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들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먹게 됩니다. 이야기는 무엇과도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꿈같은 여섯 살 무렵의 시절을 보여줍니다. 한창 보살핌이 필요한 제연이, 며칠간 집을 비운 엄마와의 안부 전화에 친구 스위티를 언급하며 재잘거리지만, 상상 속 충치 벌레인 스위티는 결국 친해진 대가로 치과에 가게 되고 치료를 받은 뒤 둘 사이는 예전 같지 않게 되죠. 스위티가 전처럼 웃어도 고개를 홱 돌려 모르는 척하고 이제는 할머니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양치를 합니다. 그런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위티는 어디론가 사라지죠. 하기 싫은 양치질에 생겨난 충치, 씁쓸한 치료의 기억과 함께 사라져가는 무형의 친구는 어떻게 됐을까요?
02. 건전지 아빠
털실과 구름 솜으로 제작한 인형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는 인간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건전지 아빠의 일상을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아침에 잠을 깨우는 시계의 자명종, 점심에는 아이가 가지고 노는 공룡 로봇, 저녁에는 아빠 손에 쥐어진 TV 리모컨으로 활약하고, 새벽에는 전자 모기채로 가족의 밤잠을 방해하는 모기를 퇴치하는 열혈 아빠의 모습을 담습니다. 그리고 야외로 놀러 갔을 때 갑작스러운 폭우에서 가족들을 구하게 되는 손전등으로 자신을 희생하죠. 그렇게 건전지로서의 운명이 다 했나 싶었지만, 힘겹게 돌아온 집에서 아이들의 사랑으로 다시금 충천되는 모습을 담습니다. 의인화를 통해 가족 생계를 위해 노력하는 아빠가 아이들에게서 힘든 하루를 보상받고 위로받는다는 보편적 이야기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풀어갑니다.
03. 내 친구 물방울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식물 용을 만난 물방울이 함께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처음에는 도움을 받는 입장이지만 계속되는 더위에 식물 용 또한 생기를 잃어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그를 구할 수 있음을 깨닫고 희생을 통해 다시금 생명을 지키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우정과 희생이라는 테두리에 자연 순환적인 생태계의 그림을 넣어서 아이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짧지만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줍니다. 파리의 디자인&애니메이션 사립학교 학생들의 작품인 만큼 표현에 있어서 더욱 간결하고 재미있게 그려져있습니다.
04. 두려움을 떨쳐낼 용기
바다를 무서워하는 해달이 자신에게 소중한 분홍색 조개 목걸이를 바다에 빠드리면서 두려움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태어나고 가족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저마다의 노력이 필요하고 낯설고 어색한 순간을 넘어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법이죠. 해달에게도 두려운 그 순간, 자신에게 손을 내밀며 용기를 주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결국 새로운 세계를 향해 발을 내딛게 되는 아이들 또한 그러한 용기가 필요하고 이를 잘 이끌어 줄 부모를 포함한 주변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는 걸 말합니다. 누구나 처음은 어색할 수밖에 없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순간을 뛰어넘어 나아가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줄 우리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느끼게 해줍니다.
05. 친구에게 양보를!
한 아이가 아빠와 같이 잡은 물고기를 혼자서 사냥을 하지 못하는 새끼 곰에게 나누어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힘들게 잡은 물고기를 나누어주는 아들을 혼내죠. 결국 몰래 나눠주다 들키게 되고 아빠가 새끼 곰을 쫓아내려는 걸 막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이는 그곳에 쌓여있는 물고기와 다친 엄마 곰을 보고 새끼 곰의 상황을 알게 되고, 아빠 또한 그 모습을 보고 구해주며 상처도 치료해 주죠. 이후 이야기는 전래 동화 속 은혜 갚은 까치처럼 상부상조하는 동물과 사람의 모습을 담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것에는 사람과 동물, 개개인의 차별적인 모습은 필요하지 않겠죠?
06. 어떤 하루
서울 어느 공원의 물속, 2년간 기다림 끝에 유충에서 성충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 하루살이 하루와 닐리를 담습니다. 서로를 좋아하지만, 사랑을 하면 곧 죽게 되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숨기고 각자의 꿈을 쫓아가려 하죠. 하루만 살기에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은 하루살이를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비유합니다.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모든 욕망을 버리고 살아가는 것도, 하루를 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즐기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이니까요. 결국 하루와 닐리는 하루를 살아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을 선택하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보고 무엇을 느꼈을지 궁금해지네요.
나이대별로 ‘5 플러스’, ‘10 플러스’, ‘14 플러스’로 나누어진 섹션 중 언어장벽이 불필요한 작품들로 구성된 ‘5 플러스’를 통해 아이들의 도슨트를 듣고 6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나보았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기에 더 좋은 시간이었고, 보편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시선들로 구성된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얼마나 공감하며 이해할지, 더불어 스스로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일지도 궁금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행사가 끝이 나는데 남은 기간도 열심히 즐겨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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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감 최고! 다시 돌아온 마형사, 범죄도시2
?Rabbitgumi 입니다!
마형사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범죄인도 때문에 베트남에 가면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거기서 장첸보다 더한 악당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 영화는 마형사의 액션감을 극대화하고 유머도 레벨업을 했는데요.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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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복」 제목의 뜻 그리고 영화 속 숨겨진 이야기ㅣ서복 예고편ㅣ서복 영화리뷰ㅣ박보검ㅣ공유ㅣ서북
?'서복' 영화 예고편 리뷰
서복 제목 의미 그리고 스토리 정리 및 예측CJ 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스튜디오 101, CJ 엔터테인먼트 제작
TPS 컴퍼니 공동제작감독 : 이용주
출연 :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박병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그와의 특별한 동행이 시작된다!과거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직 요원 ‘기헌’은 정보국으로부터
거절할 수 없는 마지막 제안을 받는다.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일을 맡게 된 것.하지만 임무 수행과 동시에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게 되고,
가까스로 빠져나온 ‘기헌’과 ‘서복‘은
둘만의 특별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실험실 밖 세상을 처음 만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서복‘과 생애 마지막 임무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 싶은 ‘기헌’은
가는 곳마다 사사건건 부딪친다.한편, 인류의 구원이자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서복’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 여러 집단의 추적은
점점 거세지고 이들은 결국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소개된 서복 역사는 학계의 주장 중 하나일 뿐,
지나친 맹신은 금물입니다
#서복 #서복_리뷰 #서복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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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재개봉 예고편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넌
영원히 내 눈 속에 사과야학교 대표 얼간이 커징텅과 친구들은
최고의 모범생 션자이를 좋아한다.
수업 도중 사고를 친 커징텅은
션자이의 특별 감시를 받게 되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션자이에 대한 마음이 커진 커징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백을 하지만
션자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게 15년이 지나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 때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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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히든페이스> 1차 예고편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