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11-03 12:38:18
제 인생은 '로맨스'입니다.
당신의 장르는?
여전히 MZ세대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테스트는 '영화' 캐릭터 테스트로도 자주 활용되어 왔는데요! 이번에 오픈한 테스트는 꼬이고 얽힌 다양한 관계 속 유쾌한 케미 포텐이 터지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인생 장르 테스트입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인데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꼬여버린 관계를 다채롭고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에서, 과연 이들 6인이 어떤 스토리로 얽히게 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장르만 로맨스>에는 쿨내진동 이혼부부 '현'과 '미애', 일촉즉발 비밀커플 '미애'와 '순모', 주객전도 스승제자 '현'과 '유진', 알쏭달쏭 이웃사촌 '정원'과 '성경'까지! 작가 '현'을 둘러싼 관계가 버라이어티하게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는 누구나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인생 장르를 탐색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공개된 테스트는 7년째 슬럼프에 빠져 한 글자도 못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사생활이 각 질문마다 유쾌하게 녹아들어 웃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현' 몰래 달달한 비밀연애 중인 전 부인 '미애'와 절친 '순모'부터 이웃사촌 '정원'과 놀기 바쁜 사춘기 아들 '성경', 천재적인 재능으로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제자 '유진'과의 관게까지, 관객들은 '현'의 다양한 상황에 이입하게 됩니다.
테스트를 마치면 코미디부터 로맨스, 드라마, 미스터리, 판타지까지 내 인생의 장르를 비롯해 <장르만 로맨스> 6인방 중 나와 딱 맞는 궁합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 흥미를 더하는데요. 게다가, 테스트 결과를 SNS에 인증하면 <장르맨 로맨스> 예매권과 굿즈를 증정하는 풍성한 이벤트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매일 버라이어티한 우리들의 사생활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하러 가볼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테스트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
- 뻔한 스릴러를 펀하게. [넷플릭스] 그 여자의 집 건너편 창가에 웬 소녀가 있다
이 후기에는 결말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에 합법적인 약을 마약처럼 활용하는 주인공 애나는 독특하고 처절한 방식으로 딸을 잃은 여자다. 부모님의 직업을 참관하는 미국의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그녀의 딸은 FBI 프로파일러인 아버지의 일터에 방문한다. 그 방문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연쇄 살인마를 인터뷰하는데 딸을 데리고 간 것? 어쩌다 우연히 불운하게 딸과 연쇄 살인마가 한 공간에 갇히게 된 것? 하필 부모님 직장에 방문해야 하는 날이 연쇄 살인마를 인터뷰하는 날이었던 것? 핑계 댈 곳은 많지만, 주인공 애나는 딸을 잃은 슬픔을 그 누구에게도 전가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잘못이라 자책하고, 슬퍼한다.
그래서였을까? 딸을 보냈던 그날, 내렸던 비에 트라우마가 생긴 애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밖으로 한 발도 딛지 못한다. 혹시 비를 맞게 되면 기절하기 일수. 그녀가 삶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술과 약. 그리고 술과 약을 섞어 먹으며 딸의 환영을 보는 일.
그런 그녀를 견디지 못한 남편은 떠나고, 그의 슬픔을 동정하던 이웃들도 그녀의 파괴적인 행동에 동정 대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애나의 앞집에 어린 여자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가 이사를 온다. 늘 자신을 돌보지 않던 애나는 앞집의 소녀를 보며 자신의 딸을 떠올리고 손놓았던 그림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앞집의 소녀에게 반한 애나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와 썸을 탄다고 느끼는 순간, 남자의 여자친구가 나타나고 애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남자의 애인은 될 수 없지만, 자신의 딸을 닮은 당돌한 소녀와는 잘 지내고 싶었던 애나. 소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그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자 하지만, 남자의 애인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틈틈이 소녀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애나는 소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막 전학 온 소녀를 위해서 쿠키를 사주는 일처럼 소녀에게 도움이 되는 일. 그런데 이 과정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소녀는 어딘지 모르게 어른스럽다. 특히 애나와 함께 이웃 여자를 험담하는 장면은 어린아이라기엔 묘하게 이질적으로 보였다. 소녀가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둘이 살아서 성숙한 걸까라는 생각도 약간 들었다. 하지만 곧 '그 여자의 집 건너편 창가에 웬 소녀가 있다'라는 제목을 떠올리며, 이 아이는 곧 모두의 뒤통수를 치겠구나 싶은 깊은 의심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이 드라마는 불안정한 정신의 애나의 시선을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평온한 일상도 불안하게 보여준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극의 진행. 그리고 그 예상처럼 애나는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물론 술을 마신 상태에서. 그동안 이웃의 신임을 잃었던 애나의 말은 아무도 믿어 주지 않고, 살인을 당했다고 추정되는 사람은 여전히 문자로 연락이 된다. 애나 역시 자기 자신을 의심할 정도.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애나가 술을 마시고 환각을 자주 보기 때문에 헛것을 본 건 아닐지 같이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애나의 의심은 사실이었고,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나타나게 된다.
아내의 죽음으로 수사를 받은 소녀의 아버지. 애나의 집 앞에서 몇 주가 지나도록 우체통을 고치고 있는 수상한 남자. 살해당한 여자의 숨겨진 애인이자 사업 파트너(사기). 그리고 술에 취하면 필름이 끊기는 애나 자신까지.
치밀하진 않지만, 인과관계는 확실하게 짜인 판의 범인은 애나였다. 애나가 아무리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는 사람은 없고,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사람들은 애나를 범인으로 몰아간다. 애나는 전화로만 상담하는 상담사가 있었는데, 그는 스스로를 의심하는 애나에게 당신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말해준다. 그의 말처럼 애나는 범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애나가 또다시 앞집의 살인을 의심하게 된 날. 비 내리는 길로 뛰어든 애나는 소녀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기어서 앞집으로 향한다. 자신의 딸은 잃었지만, 앞집의 소녀만은 잃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녀가 목격하게 된 것은 자신이 지키려 했던 소녀의 민낯. 아버지를 죽이고, 우편물을 가져다주기 위해 자신의 집을 방문한 남자 역시 찌르고, 애나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 시도하는 소녀. 애나는 죽을힘을 다해서 소녀에게 대항하지만, 과할 정도로 소녀는 힘이 셌다.
사실 이 작품을 특별한 해석이 필요 없는 작품이다. 극의 종반부에 닿으면 친절하게 모든 상황을 설명해준다. 소녀가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고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의 애인과 아버지까지 살해한 과정. 모든 죄를 애나에게 덮어 씌우려고 한 상황까지 모두 알려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식상하지 않았던 이유는 30분 단위로 끊어지는 회차의 빠른 진행과 몰입도를 높이는 배우들의 연기에 있었다. 특히 보통은 아이를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결말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수사물이나 스릴러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제목 때문에 소녀를 바로 의심했을 테지만.
-
- 핸섬가이즈 | 잘생긴 이유를 찾는 공포 코미디 오컬트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자칭 터프가이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 하지만 실상은 한 번 보면 겁을 먹지 않을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첫인상의 소유자들. 그들은 이사 온 첫날부터 험악한 인상 때문에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의 의심을 사지만, 그간 꿈꾸던 유럽풍 저택을 수리하며 새 출발을 고대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재필과 상구는 의도치 않은 위기에 처한다. 펜션에 놀러 왔던 대학생 '성빈'(장동주) 및 친구들과 마트에서 갈등을 빚고, 그들 중 하나인 ‘미나’(공승연)를 호수에서 구하다가 납치범으로 오해받기까지 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이 이사 오던 길에 죽은 걸 발견해 집 뒤 야산에 묻어준 흑염소가 오래전 봉인됐다가 탈출한 악마 '바포메트'로 밝혀진다. 그렇게 재필과 상구는 이사 첫날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마주한다.
한국 영화에 수혈된 새 피
올해에도 어김없이 들리는 말이 있다. '한국 영화의 위기'. 팬데믹이 끝난 후로 여전히 관객 수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파묘>와 <범죄도시4>를 제외하고 100만 관객을 넘은 한국영화는 <시민덕희>, <외계+인 2부>, <그녀가 죽었다>, <건국전쟁>까지 4개에 불과하다. 2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은 없다. 중박 영화가 사라진 채 양극화가 극심해졌다.
주된 이유로는 비싼 영화값과 OTT 영향력의 확대가 꼽힌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원인이 더 있다. 그중 하나가 새로움의 부재다. <범죄도시> 같은 브랜드 파워는 갖추지 못한, 스타 배우와 익숙한 소재 및 구성으로 무장한 텐트폴 영화의 실패가 그 방증이다. 반면에 <잠>, <파묘>처럼 다소 낯선 장르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은 의외로 성공했다. 즉, 흥행 공식을 반복하는 권태로움이 영화관까지 가는 수고로움을 키운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핸섬가이즈>는 박수가 아깝지 않다. 오컬트, 코미디, 고어, 심지어 뮤지컬까지 그간 한국 영화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장르와 소재만 골라 모았다.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는 않은, 뼈 있는 웃음을 자아낸다. 치지 말라는 공만 때렸는데 보기 좋게 장타를 만든 셈이다. 비록 마이너 한 장르라서 당장의 흥행은 어려워도, <핸섬가이즈> 같은 도전과 실험이 이어지면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낯선 맛으로 가득한 한 상
<핸섬가이즈>에서 가장 놀라운 대목은 상술했듯이 장르다. 쉽게 다루기 어려운 장르만 골랐다. 우선 눈에 띄는 장르는 오컬트다. 과거 외국인 선교사가 간신히 봉인해 둔 '바포메트'가 전해져 오던 예언대로 깨어날 때, 그를 막을 세 명의 사도 혹은 천사가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소재 자체는 <검은 사제들>과 비슷하지만, <천박사: 퇴마 연구소>처럼 무겁지는 않은 비슷한 톤 앤 매너를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면서도 오컬트 공포 영화 이상으로 놀랄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원작인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색채를 빼지 않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고어한 연출이 꽤 빈번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분쇄기에 빨려 들어가거나, 나무에 찔려 죽은 시체에 구멍이 나는 식이다. 그 앞뒤로 코믹한 연출을 더해서 충격을 상쇄하고는 있지만, 15세 이상 관람가가 맞나 싶은 수준으로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는 묘사인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뮤지컬 영화 요소도 일부 차용했다. 상구와 미나가 같이 설거지하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처럼 '설거지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 3'이라는 테이프를 틀고 춤을 춘다. 강아지와 함께 합을 맞추기도 하고, 거실을 마치 무대 위처럼 누빈다. <킹스맨> 시리즈가 연상되는 B급 감성도 가득하다. 이처럼 <핸섬가이즈>는 한국 영화에서 실험적이라고 평가할 법한 화법만 모아둔 작품이다.
코미디라는 접착제
그런데도 <핸섬가이즈>는 난잡하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각 장르의 재미도 모두 맛볼 수 있다. 코미디가 그 원동력이다. 우선 코미디 자체의 타율이 높다. 원작을 보지 않은 이상, 클리셰를 끊임없이 비트는 웃음 포인트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 일례로 <핸섬 가이즈>는 여름 여행을 간 친구들이 한 명씩 죽는다는 익숙한 펜션 괴담을 차용했다. 그런데 펜션 대신 서양식 주택과 기도실을 활용해 오컬트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변환한다.
주인공 클리셰도 비틀어서 유머로 활용한다. 무당이나 퇴마사 같던 재필과 상구가 사실 그저 전원생활을 꿈꾸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었다는 식이다. 작중 모든 사건이 우연한 사고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장면들은 급격한 장르 전환으로 인한 어색함을 감춰주고, 통일성과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소품을 허투루 쓰지 않는 디테일도 인상적이다. 한 번 등장한 소품은 어떤 식으로든 임팩트 있게 재등장한다. 부러진 기둥처럼.
배우들의 조합도 코미디를 역으로 강화한다. 사실 이희준, 이성민 두 주연 모두 악역이나 흑막의 이미지가 더 강한 배우다.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대통령과 경호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런 그들을 푼수 동생과 츤데레 형 조합으로 활용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공승연 활용법도 남다르다. 20대 초반이라 가능한 독특한 입담이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다.
코미디에 뼈가 있다
심지어 코미디는 단순히 코미디로 끝나지 않는다. <핸섬 가이즈>를 관통하는 모티브가 편견의 역이용이기 때문. 영화는 두 주인공을 억울한 상황에 던져 놓고, 당황한 그들의 리액션을 유머 재료로 삼는다. 상구가 마트에서 넘어진 미나를 일으켜 줘도, 상민이 호수에서 실족사할 뻔한 미나를 구하고 CPR을 시도해도, 그들은 성추행범으로 오해받는다. 로드킬 당한 염소 사체를 치워도 지나가던 경찰은 그들을 살인범으로 의심한다.
특히 타인들이 유독 그들만 의심하는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들의 행동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그들의 험악한 인상과 외모가 문제다. 재필과 상구는 자신들의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도, 자격지심도 없다. 그러나 타인들은 그들의 얼굴만 보고서 가장 안 좋은 상황만 가정한다. 오직 외모 때문에 차별받는 것은 아니지만, 오해를 살만한 상황에서는 그들의 외모가 결정적인 심증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처럼 코미디 뒤편으로 은연중에 깔린 메시지는 두 주인공과 대학생 일행의 대비를 통해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오른다. 외견상 말끔해 보이고, 별장과 골프장을 골라 다니는 부유한 대학생들이 알고 보니 마약과 성폭력 범죄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 그 덕분에 재필과 상구가 겪는 해프닝을 보고 웃다 보면 마음이 슬며시 불편해진다. 대학생이 무고한 피해자일 것이라는 편견을 자각하게 되니까.
코미디와 오컬트의 연결고리
이에 더해 오컬트적인 전개와 코미디에 담긴 메시지가 예상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덕분에 <핸섬가이즈>는 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가톨릭 베이스의 퇴마물인데, 영화의 메시지가 천주교 교리와 직접 맞닿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핸섬가이즈>라는 제목도 압축적이라서 흥미롭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기독교적인 선악관으로 전환하는 제목이기 때문이다.
흔히 신약 성경의 예수는 구약 성경의 모세가 남긴 십계명 같은 율법을 단 두 조항으로 요약했다고 알려져 있다. '신을 공경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특히 예수는 이웃 사랑을 강조한다. 소외받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자기 가족처럼 아끼라고 가르친다. 설교뿐만 아니라 실천도 한다. 죄인, 여성, 세리, 사마리아 사람, 문둥병 환자 등 당대에 사회적으로 멸시받던 이들에게 그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핸섬가이즈>는 이를 미나를 대하는 태도와 연계해 오컬트적으로 풀어낸다. 성빈과 친구들은 미나를 철저히 무시하고 이용해 먹으려 한다. 지방 출신에 집도 가난하고 가진 것도 없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그들은 '병조'(강기둥)를 운전기사 겸 요리사로 부려 먹는다. 재필과 상구는 다르다. 그들은 귀찮거나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먼저 선행을 베푼다. 위기에 처한 미나를 구하고 도와줄 때도, 로드킬 당한 흑염소를 매장할 때도.
미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성빈의 외모나 재력에만 주목하고, 겉모습만 보고 재필과 상구의 호의를 의심한다. 하지만 그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자기 편견을 반성한다. 영화는 이러한 차이를 오컬트적으로 풀어낸다. 예수의 말대로 선행을 베푸는 재필, 상구, 미나는 바포메트를 무찌를 예언 속 천사로 밝혀진다. 그들을 무시한 성빈과 친구들은 악마를 깨울 제물이 된다. 겉모습을 이용한 유머를 단순한 코미디로만 볼 수는 없는 이유다.
반 숟가락 남은 마지막 아쉬움
다만 <핸섬가이즈>라는 실험이 완벽하지는 않다. 원작 영화를 봤거나, 장르 영화 마니아라면 매끄럽지 않은 지점이 적지 않다. 더 잔인하거나 코미디 상황에서 더 뻔뻔하게 연출했어야 할 장면이 있다고 여길 수 있으니까. 이에 더해 애써 감추고 있지만, 장르가 변환되는 지점에서 서로 다른 장르의 문법이 충돌하거나 타이밍이 다소 어색한 지점이 순간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또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한국적인 감성을 더하려고 했는데, 이 지점에서도 망설이는 듯한 지점이 있다. 일례로 박지환 배우를 경찰 역으로 캐스팅한 이상, <범죄도시> 속 '장이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묘사를 통해 더 강한 웃음을 유발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신부님을 등장시킬 때도 <검은 사제들>을 오마주 하는 식으로 현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만 이러한 단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을뿐더러,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슷한 장르와 전개가 반복되는 한국 영화라는 호수에 꽤 묵직한 돌멩이 하나가 던져진 거처럼 보이니까.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핸섬가이즈>라는 돌멩이는 더 용감해 보이고, 그 파란이 더욱 멀리 퍼져 나가기를 바라고 싶어지기도 한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치지 말라는 공만 골라 쳐 만들어 낸 기대 이상의 3루타
-
- 5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조지밀러 감독 - "분노의 도로가 성공한다면, 나는 다른 두 개의 스토리가 더 남아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9년 만의 신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안야 테일러 조이 X 크리스 헴스워스 극강의 조합!
조지밀러 감독의 광기의 액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비롯한 신작 같이 만나보아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Furiosa: A Mad Max Saga
개요: 액션 | 미국 | 148분
감독: 조지 밀러
출연: 안야 테일러 조이, 크리스 햄스워스
개봉: 2024.05.22.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 속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풍요가 가득한 ‘녹색의 땅’에서 자란
‘퓨리오사’는 바이커 군단의 폭군 ‘디멘투스’의 손에 모든 것을 잃고 만다. 가족도 행복도 모두 빼앗기고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퓨리오사’는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 전부를 건 복수를 시작하는데...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설적인 사령관 ‘퓨리오사’의 대서사시 마침내 분노가 깨어난다!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18x2 Beyond Youthful Days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4분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허광한, 키요하라 카야
개봉: 2024.05.22.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만일 그때 너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면 지금의 난 달라졌을까?” 18년 전의 대만 타이난.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지미’는, 배낭여행 중 잠시 일자리를 찾아 온 일본인 ‘아미’를 만난다. 천진난만한 그녀와 지내는 동안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 자라는 ‘지미’. 그러나, 돌연 ‘아미’가 귀국을 하게 되고 갑작스런 이별에 충격을 받은 ‘지미’에게 ‘아미’는 서로의 꿈을 이룬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떠난다.
“나 지금, 너에게로 가고 있어” 시간이 지나 현재. 타이페이에서의 성공한 삶에 지쳐 고향에 돌아온 ‘지미’는, 예전에 ‘아미’로부터 받은 그림엽서를 발견한다. 첫사랑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나고 자란 일본으로의 여행을 결심하는 ‘지미’. 도쿄부터 가마쿠라, 나가노, 니가타 그리고 ‘아미’의 고향 타다미로 향하는 도중 예기치 않았던 소중한 만남을 되풀이하며 ‘지미’는 ‘아미’와 보냈던 그 여름의 나날들을 떠올린다. 이윽고 다다른 ‘아미’의 고향에서 ‘지미’가 알게 된 18년 전 ‘아미’의 진짜 마음이란...
별처럼 빛나는 너에게 더무비-일섬일섬량성성
Shining for One Thing
개요: 판타지, 멜로/로맨스 | 중국 | 107분
감독: 진소명, 장반
출연: 굴초소,장자닝 등
개봉: 2024.05.22.
배급: 워터홀컴퍼니㈜
시놉시스
2010년 여름, 온 우주가 네 눈에 숨어있어. 짝사랑해 온 ‘린베이싱’과 함께하기 위해 달착륙 기원 콘서트 자원봉사를 하게 된 ‘장완선’. 수능이 끝난 후 ‘장완선’은 드디어 ‘린베이싱’에게 고백할 계획을 세우지만 하나 둘 추억을 쌓으며 가까워지던 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닥친다. 슬픔에 빠져 있던 ‘장완선’은 휴대폰 속 ‘린베이싱’의 이름을 찾아 그녀에게 보내지 못했던 문자 전송 버튼을 누르고 그 순간,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엇갈린 시공간 속 너의 곁에 머물고 싶어.
스텔라
Stella. A Life.
개요: 드라마 | 독일 | 121분
감독: 킬리언 리드호퍼
출연: 폴라 비어, 야니스 니에브외너 등
개봉: 2024.05.22.
배급: ㈜뮤제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미국 진출을 꿈꾸던 촉망받는 재즈 가수에서 신분증 위조 브로커, 나치의 비밀 요원까지. 1940년대 독일을 집어삼킨 광기 속에 극한으로 치닫는 한 여인의 일생. 빛나던 별에서 죽음의 블랙홀이 된 ‘스텔라 골드슐락’. 그녀는 누구인가?
-
- 허름한 펍에서 피어난 연대의 용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의 특효약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입니다. 집, 카페, 도서관, 기차 안, 공원 벤치, 친구 집...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머무르느냐에 따라 감각과 생각은 각기 다르게 작동합니다. 그렇게 모든 공간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겼죠.
'이 영화'의 중심에도 특별한 힘이 있는 한 공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다투고, 분개하고, 배척하다가 결국에는 합일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연대의 물꼬가 열리는 이곳의 이름은 바로 '올드 오크(The Old Oak)'입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나의 올드 오크>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나의 올드 오크>는 2024년 1월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나의 올드 오크
The Old Oak
어느 날, 시리아 난민들이 영국 북부의 작은 마을로 이송되면서 동네의 분위기가 수선스러워집니다. 마을 어귀의 허름한 펍 ‘올드 오크'에 모인 주민들은 이방인에 대한 반발심을 쏟아내고, 주인장 'TJ'는 따뜻한 맘씨에도 손님을 놓칠세라 한 발짝 떨어져서 관망하기를 택합니다. 그러던 중 한 마을 주민에 의해 아끼던 카메라가 망가진 시리아 소녀 '야라'를 만나고, ‘TJ’는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가게 뒷방의 문을 엽니다.
⊙ ⊙ ⊙
영화 속에서 일부 마을 주민들은 동네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들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표출합니다. "망할 외국인", "난민수용소", "거지꼴" 등의 님비(Not In My BackYard)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지어 '야라'의 가족과 우정을 쌓아가는 'TJ'를 향해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하죠. 그들의 이러한 적개심은 '올드 오크'에서 마구 터져 나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을 전체에 남은 공적 공간이라고는 허름한 펍인 '올드 오크'가 유일하거든요.
그들이 내세우는 난민 혐오의 근거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일 공간마저 모조리 없앨 만큼 마을의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방인들로 인해 동네의 집값과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겁니다. 내 가족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고, 사는 게 퍽퍽한 와중에 누가 누굴 챙기냐는 논리였죠. 실은 그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마저도 무너져가는 가게를 수리할 돈이 없는 처지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주장대로 이곳은 이방인을 받아줄 마땅한 곳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 ⊙
그러나 배타적으로 굴 수밖에 없다는 마을 주민들의 아우성이 무색하게도, 원주민과 이방인 사이에는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마을은 오래전 광부들이 모여 살던 탄광촌이었습니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활기를 잃어버린 마을은 서서히 메말라갔고, 사람들이 떠나자 마을의 집값과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즉, 원주민(탄광 노동자)과 이방인(전쟁 피해자)은 모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이미 생명력을 상실한 지 오래인 동네에 등장한 난민들은 그저 문제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더 손쉬운 약자였던 셈입니다.
광부 노조가 겪은 이전 세대의 아픔에 공감한 '야라'는 원주민과 이방인을 가르지 않고, 마을에 힘을 불어넣을 방법을 제안합니다. 바로 광부 노조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올드 오크'의 닫힌 방을 열고, 시대를 뛰어넘어 약자를 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힘들 때일수록 돕고 살자던 그 시절의 캐치프레이즈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When you eat together, we stick together)"를 내걸고 말이죠. 함께함으로써 할 수 있게 된다는 희망으로 가득한 '올드 오크'에서 원주민과 이방인은 조금씩 섞여 들어갑니다. 이렇게 이 영화는 편가름보다 중요한 연대와 포용의 힘을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이방인을 헐뜯고 배척하던 장소에서 약자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된 '올드 오크'. 영화는 식사 준비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올드 오크'를 드나드는 시리아 사람들 사이에서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며 눈치를 보는 마을 주민들을 비춥니다. 포용을 위선으로, 배척을 당위로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유토피아의 이방인이라는 메시지가 느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 ⊙ ⊙
나보다 더 약한 사람에게 화살을 겨누는 것을 알량한 위안으로 삼는 사회, 약자가 약자를 더 혐오하는 사회, 서로 돕고 사는 것을 위선으로 치부하는 사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러한 모습이 이토록 당연해진 건지,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한국 사회의 모습이 겹쳐 보여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올드 오크'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원주민과 이방인의 대립을 그려내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용기, 연대, 저항의 가치를 조명하는 작품, <나의 올드 오크>. 갈림길 하나 없이 오로지 디스토피아로 향하는 길만이 쭉 뻗어 있는 듯한 오늘날, ‘우리’가 될 용기, ‘우리’를 위한 연대,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저항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합니다. 노동자 계급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전하는 켄 로치 감독의 지난 영화들을 감상하며 연말을 보내고, <나의 올드 오크>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위해 용기내고, 연대하며, 저항하는 한 해를 다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Summary
영국 북동부의 폐광촌에서 오래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는 어느 날 마을로 들어선 낯선 버스에서 사진작가가 꿈인 소녀 ‘야라’를 만난다. 마을 주민들은 불쑥 찾아온 ‘야라’네 가족과 다른 사람들을 반기지 않지만 ‘TJ’와 ‘야라’는 ‘올드 오크’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 켄 로치
출연 : 데이브 터너, 에블라 마리 외
-
- 우정의 얄궂은 속성
절친한 친구는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서로의 굴곡을 직접 살아줄 수는 없다. 누구나 자신만의 파고가 있다. 기를 써도 안 풀리는 때가 있고, 모든 일이 수월히 진행될 때도 있다. 우정의 얄궂은 속성은 여기서 생긴다. 나의 고점과 저점이 친구의 것과 겹치지 않고 서로 엇갈릴 때 말이다. 친한 친구가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때로 우리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낀다. 반대 상황에서는 괜한 분노와 열등감이 차오르기도 한다. 비슷한 환경에서 관계 맺어온 관성으로 인해 현재의 ‘격차’가 낯설게 여겨지는 것이다. 얄팍한 우정은 이 엇갈림을 견디지 못한다. 반대로, 이런 고비를 연달아 넘기는 우정은 그만큼 단단해진다. 이것이 결함 많은 인간이 맺는 우정의 속성이다.
〈여덟 개의 산〉은 이 주제를 처연한 아름다움을 담아 완벽에 가깝게 풀어낸다. 이야기는 1984년 이탈리아의 한 산골 마을에서 시작한다. 도시에서 외동으로 자란 피에트로는 여름방학을 맞아 한 산골 마을의 별장에 머물고, 그곳에서 브루노를 만난다. 브루노는 사람들이 점차 도시로 떠나 황량해진 마을에 남은 유일한 아이였다.
금세 가까워진 둘 사이 첫 번째 변곡점이 찾아온다. 피에트로의 부모는 머리가 좋은 브루노가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상황을 아쉬워하며, 벽돌공으로 일하는 브루노의 아버지에게 그의 도시 유학을 제안한다. 하지만 브루노 아버지는 이를 거부한다. 결국 브루노는 도시에서 교육받으며 자신의 미래를 모색할 수 있는 피에트로와 달리, 어린 나이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육체 노동자라는 정해진 길을 걷는다. 이후 둘은 십수 년간 만나지 못했다. 만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같은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서로가 완전히 다른 길을 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피에트로는 과거 자신이 브루노를 도시로 데려오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데 미안함을 느끼고, 브루노는 어쩌면 자신의 것이었을지도 모를 삶을 살아가는 피에트로를 부러 냉담하게 대한다.
그리고 두 번째 변곡점.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다. ‘쓸모 있는’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거부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와 일에 매진한 피에트로는 방황하는 중이다. 어쩌면 아버지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공부하고 익힌 것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데는 아무 쓸모도 없다. 반면 브루노는 피에트로가 갖지 못한 단단한 안정감을 가진 듯 보인다. 육체노동자 특유의 실용성은 피에트로가 결코 갖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자신이 갈등하며 대화조차 하지 않은 기간에 브루노가 그 역할을 대신 해왔다는 걸 알게 되고, 그가 호감을 가졌던 여성 라라마저 브루노의 아내가 된다. 자기 삶을 꾸려나가는 일뿐 아니라 아들, 남자 역할까지 브루노에게 뒤처진다는 느낌이 피에트로를 괴롭게 한다.
〈여덟 개의 산〉은 찰나의 어린 시절을 빼고는 늘 엇갈리기를 반복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담히 좇는다. 혼란스러운 순간마다 서로에게 우주가 되어 친구의 삶에 질서를 부여해주고 혼란을 정돈해주는 이들은 우리에게 우정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결코 친구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때로는 자기 세계에 처박힌 친구의 답답한 모습에 가슴을 치고, 때로는 친구가 건넨 진정어린 조언의 날카로움에 깜짝 놀라 반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불완전하게나마 그 곁에 진심을 다해 머물 순 있다. 그 모든 시간이 쌓이며 우리는 친구가 된다.
이탈리아의 한 산골 마을의 풍광은 둘의 우정을 위한 완벽한 무대다. 한적한 산골 마을의 광활한 사계는 무던한 아름답다. 이 풍광은 오랜 시간 생의 문제와 씨름하며 우정을 쌓는 피에트로, 브루노와 대비를 이룬다. 마치 초연한 태도로 버티고 서서 둘의 문제가 모든 인간이 겪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말이다. 동시에 두 사람 우정의 최후 안식처가 되어주기도 한다. 우정이란 개인의 의지와 진심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어쩌면 필연적 한계를 가진 인간들의 악전고투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 일이 절대 하찮지는 않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며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평화를 얻었다. 보잘것없을지라도, 우리는 관계 맺으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중이다. 피에트로가 브루노에게 그러하듯이, 브루노가 피에트로에게 그러하듯이.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
- SF 화제작 <듄> 10월 개봉 확정!
전 세계가 기다린 SF 화제작 <듄>이 10월 개봉을 확정지었습니다. <듄>은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아바타> 이후 가장 혁명적인 프로젝트이자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역사적인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예고했는데요.
영화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을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설의 메시아 '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 '아서 C. 클라크'로부터 "[듄]에게 견줄 수 있는 건 [반지의 제왕] 외에는 없다"는 찬사를 들으며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습니다.
동명의 원작 [듄]은 전 세계 2000만부라는 SF 역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00선, 독자들이 뽑은 역대 최고의 SF 등에 올랐는데요. 특히, '스타워즈', '에이리언', '매트릭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등의 영화는 물론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이어 게임 '스타 크래프트' 등에 영감을 준, 현대 대중문화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기념비적인 고전입니다.
영화 <듄>은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을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하비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등 사상 유래없는 초특급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하였는데요. 여기에,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와 '왕자의 게임'의 언어학자 등 화려한 제작진까지 합류하며 역대급 SF 탄생을 예고하였습니다.
<듄> (DUNE, 2021.10)
모험, 드라마, SF | 미국, 헝가리, 캐나다 | 175분 | 2021.10 개봉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젠데이아,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장첸
“위대한 자는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부름에 응답한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유일한 구원자인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리고 어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의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난다. 아라키스는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스파이스의 생산지로 대가문 세력들의 음모가 격돌하는 전쟁터. 귀족들이 지지하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에 대한 황제의 질투는 폴과 그 일족들을 죽음이 기다리는 아라키스로 이끄는데…
두려움에 맞서라,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라! 이것은 위대한 시작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범죄도시 만큼 미친 꿀잼! 미국에서 리메이크 확정된 마동석 조폭영화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악인전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
- 영화 <어시스턴트> 메인 예고편
꿈에 그리던 영화사에서
보조 직원으로 일하게 된 ‘제인’
어떤 일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소한 사무실 정리부터 상사의 개인적인 스케줄 관리까지
하루 종일 몰아치는 잡다한 업무에 지쳐간다.
그러한 일상이 반복되던 중
어느 날,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회사 내 부조리함을 마주하게 되는데…
-
- 넷플릭스 <제8일의 밤> 공식 예고편
[2021년 7월 2일, 넷플릭스 공개]
봉인된 예언, 7구의 괴시체 '깨어나서는 안될 것'이 깨어났다!
그것을 '지키는 자들'의 처절한 사투
"절대 눈을 뜨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