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2021-11-07 21:26:49
베스트 키즈
제이든 스미스, 성룡 주연의 액션영화이다.
타지로 이사온 주인공 드레가 쿵후를 배운 또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한 아저씨에게 쿵후를 배워 그 괴롭힌 아이와 쿵후 대회의 결승에서 붙게되고 이기는 성장, 액션영화이다.
일단 중국에 이민한 미국인이라는 소재가 처음에 신선하게 다가왔고, 주제를 중국의 문화로 잘 넘긴다.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고 부터는 액션의 비중이 늘어나며 더 흥미로워 진다. 또한 이민인 꼬마가 쿵후를 배운다는 메인 스토리 라인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사랑, 한 아저씨의 과거 가족사 등 여러 흥미로운 점을 계속 주어서 좋았지만 마지막에는 그런 것들을 이어붙이기 위해 원래 엄청나게 엄격한 주인공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사과 편지 한번에 표정이 풀리면서 대회에 딸을 구경하러 보내는 것을 허락하거나, 한 아저씨의 과거 와이프와 말싸움을 하다가 차가 미끄러져 자신을 제외한 가족이 죽는다는 과거,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스토리가 너무 이해하기 어렵고, 빠르게 진행된다는 단점이 있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영화의 흥미를 위해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액션 또한 눈에 띄었다. 쿵후라는 특이한 무술의 액션을 카메라 무빙에 꽤 잘 담아낸 것 같았다. 특히 처음 한 아저씨가 드레를 괴롭히던 패거리를 상대할때 옷으로 다리를 빠르게 묶는 기술이나, 그런 연출들이 창의적이었고, 또한 서브스토리의 전개로 전체적인 액션의 완급조절이 아주 좋았다.
마지막에 웅장함을 더하면서 쿵후 대회를 이기고 영화가 끝나는 것 또한 깔끔했다고 생각한다.
출처 . 에디터_OREHFILL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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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전쟁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전쟁은 언제나 지배자의 논리에서 발생한다. 소시민들은 언제나 그들의 논리의 희생양이 되어 왔다. 보스니아는 각기 다른 민족, 종교가 혼재되어 공존했던 곳이었는데 항상 그런 곳들은 정치인들이 분쟁을 만들어내기 적합한 환경이라, 보스니아는 별안간 세르비아인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렇게 그들은 4년간 고립되었다. 이 이야기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1.소련이 지나간 자리에
소련이라는 나라는 어떤 지점에서 대단한 나라인 것이 다른 민족, 인종, 종교들을 공산주의라는 하나의 이념으로 통일해왔다. 그 말은 즉슨 그들의 이득에 따라 국가의 경계선이 그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배자의 논리이기에 일반 소시민들은 매일 밥을 먹고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그저 지배자가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어놓은 경계선들이 해제되자,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꼭 독재자들이 등장한다.
독재자들이 으레 그렇듯 민족주의를 들고 나타난 밀로셰비치는 보스니아를 봉쇄하고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 보스니아에 이슬람만 사는 것도 아니었고,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 위험에 처했다. 어디든 정치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일부 사람들의 이기심을 건드려 분란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굳이 같은 민족들끼리 함께 살던 사람들의 땅을 자의적으로 나누어 이산가족을 만들어내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개 사람들의 불만이 학살로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2.U2의 등장, 지옥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은 있다
사라예보 시민들은 오늘도 지상도로에서 총을 맞을 수도 있었는데 그 지옥 속에서도 음악을 듣고 클럽을 만들고 결혼식도 연다. 지배자들이 만든 세상 속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그들에게 휘둘리지만은 않는다. 인간이 그저 인간의 목숨이 경시되는 전쟁터 속에서도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위한 음악을 놓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U2가 등장하는데, U2라는 그룹에 대해 잘 몰랐음에도 이런 그룹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문화예술인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가장 선하게 사용한 그룹이 아니었을까 싶다. 예술인들이 자신만의 정치적 이슈를 예술에 녹아내는 데에 백 프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학살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류애를 놓치지 않도록 희망의 끈을 쥐어주는 것은 결국 예술, 음악이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도 음악과 영화에 검열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정부가 이렇듯 문화예술을 신경썼던 것은 지배자의 논리를 무시하고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화합하게 만드는 매개체라는 것이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예술은 그저 추상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지지만 감동, 사랑, 애정, 실망, 분노 모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알 수 없어 더 강력하다. U2가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던 것은 희망이자 기쁨이요, 외부 사람들의 관심이었을 수도 있다. 그 관심 덕분에 그들이 4년이란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국제 정치는 외면했지만 예술계는 그들의 저항을 승화시켜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3. 전쟁이란
전쟁은 하등 쓸모가 없다. 그저 지배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지배자들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다른 나라가 불공평하게 내 나라를 뺏어가지 않는 한 현대 사회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당수가 지배자들의 명분을 견고히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대의라고 포장된 작은 이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어나간다. 소규모의 기득권층을 위해서 존재하는 개념이 전쟁이고, 인간의 이기심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예보 사람들의 의지가 빛나는 것은, 그들은 서로와 음악에게 의지하면서 그들의 삶을 유지했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더라도 클럽을 가고, 미인대회도 열면서 그들의 윤택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점이 존경스러웠고, 다양한 문화가 결집된 도시가 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정답을 찾았던 것 같다.
총평
다큐멘터리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극의 흐름이 지루하지 않았다. 보스니아 내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U2라는 유명한 밴드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점이 있어 좋았다. 마지막 인터뷰이의 말 중에서, 그 떄, U2의 공연에서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화합이 지금도 다시 되살아나야 하지 않나 라는 말에 격한 공감을 표하고 싶다.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더 혼란해졌으면 혼란해졌지 더 안정적인 화합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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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봄,봄,봄 봄이 왔어요~ 이번 봄은 유독 실감이 안나는 계절인 것 같아요 :(
하지만 저희에겐 집에서 봄을 대신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좋은 매체가 있어요 !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 방에서 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영화!
씨네랩이 여러분들을 위해 따스한 봄같은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편을 가져왔으니 함께 즐겨보아요!
1.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2019) - 위고 젤랭
" #어느 날, 눈 떠보니 평행세계!
아내 ‘올리비아’와 다투고 만취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라파엘’은 평소와 다름을 느낀다. 같은 듯 다른 세상. 베스트셀러 스타 작가로서의 삶은 간데없고 중학교 선생님이라고!
베프 ‘펠릭스’는 탁구광이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아내 ‘올리비아’는 자신을 아예 모른 채 유명 피아니스트로 살고 있다.
#이 사랑을 기억하니?
평행세계로 오게 된 원인이 운명적 사랑이었던
올리비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라파엘’은 다시 그녀의 사랑을 얻으면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다가가지만 그녀 곁엔 모든 게 완벽한 ‘마크’가 버티고 있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그녀의 마음을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프랑스 영화 <러브 앳>은 평행세계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익숙함의 속아 소중함을 잃지말자'라는 명언을 담고있는 영화이기도 하죠. 추가로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눈이 즐거운 영화입니다. 여행을 못가 아쉬운 마음을 <러브 앳>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2.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2019) - 이석근
" 고3 여름, 전학생 ‘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 ‘우연’(김영광).
승희를 졸졸 쫓아다닌 끝에 마침내 공식커플로 거듭나려던 그때!
잘 지내라는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승희는 사라져버리고,
우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다.
1년 뒤, 승희의 흔적을 쫓아 끈질긴 노력으로 같은 대학에 합격한 우연.
그런데 그의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
예술로 빗나가는 타이밍 속
다사다난한 그들의 첫사랑 연대기는 계속된다!"
첫 사랑이야기 <너의 결혼식>은 박보영, 김영광 배우가 주연을 맡아 완벽한 로맨스 케미를 보여준 영화입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취준생, 사회 초년생 등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의 감정선을 잘 담아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3.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1995) - 콘도 요시후미
" 중학교 3학년 시즈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소녀이다. 여름방학, 매번 도서카드에서 먼저 책을 빌려간 세이지란 이름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도시락을 전해주러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혼자 탄 고양이를 보게 된다. 신기하게 여긴 시즈쿠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골동품가게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인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게 된다. 그 손자는 다름 아닌 아마사와 세이지, 사춘기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시즈쿠는 바이올린 장인을 자신의 장래로 확실히 정한 세이지를 보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후 이탈리아 연수를 간 세이지가 돌아 올 때까지 작가가 되고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소설을 쓰게 된다."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누구나 좋아하는 '지브리'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극찬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귀를 기울이면>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ost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죠.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에서 만들어낸 설정으로 제작된 영화 <고양이의 보은>도 추천드립니다.
4. 클래식 The Classic (2003) - 곽재용
"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들려온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조승우)는 그곳에서 성주희(손예진)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운명이 던져준 또 한번의 인연 편지를 대신 써주며 사랑이 깊어간 엄마와 자신의 묘하게도 닮은 첫사랑. 이 우연의 일치에 내심 의아해하는 지혜는 상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버린 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영화의 제목처럼 클래식한 영화 <클래식>은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특히 영화 ost와 극 중 상민과 주희의 옷으로 비를 피하는 장면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장면이죠. 고전적인 한국 로맨스 영화가 보고싶은 날엔, <클래식> 추천드립니다.
5. 파도가 지나간 자리 The Light Between Oceans (2016) - 데릭 시엔프랜스
"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마이클 패스벤더)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열고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으로 얻게 된 생명을 2번이나 잃게 되고 상심에 빠진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완벽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수년 후 친엄마 ‘한나’(레이첼 와이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가혹한 운명에 놓인 세 사람 앞에는 뜻하지 않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M.L 스테드먼의 <바다 사이 등대>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제 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입니다. 극 중 톰과 아지벨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 영화 이후 실제 부부가 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운있는 로맨스 작품을 찾는다면, <파도가 지나간 자리>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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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가 되지 못한 프롬 퀸
승자가 되지 못한 프롬 퀸
<피어 스트리트:프롬 퀸> 영화 후기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벌여놓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영화 속 대사이자 내가 영화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이렇게 만들고 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를 재밌게 보았기에 프롬 퀸이 나온다는 소식을 매우 기대했다. 심지어 티저 이미지가 아주 아름다웠고, 기괴하면서도 힙했다. 영화도 그럴 줄 알았다. 피어 스트리트는 통일된 요소와 장르를 각 시대별로 다루면서 재미를 준다. 특히 슬래셔와 스릴러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거기에 캐릭터들의 서사가 긴장감을 견디고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피어 스트리트"라는 이름을 단 이 영화는 그런 장점을 다 버린 영화이다.
탈락 후보 1. 긴장감 (연출)
1시간 30분 동안 지루했다. 슬래셔 영화를 보는데 지루했다. 리뷰를 쓰고 있는 글쓴이는 공포영화를 잘 보는 타입이 아니며, 혼자 보면 소리 없이 겁에 질리는 사람이다. 근데 이 영화는 그럴 필요도 없었고, 심심할 정도였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첫 번째는 긴장감있는 연출이 없다. 그냥 피가 낭자할 뿐. 사운드 연출과 장면 연출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게 이 영화의 장르 특성이다. 그런데 연출이 아주아주 실망스러운 나머지 긴장감이 사라져 버렸다. 뻔할 대로 뻔한 연출로 어느 타이밍에 뭐가 날아올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악역이 연출감이 부족한 상태로 등장해서 "나오고 들어가고" 정도로 끝난다. 재빠르게 나와서 재빠르게 죽이고 퇴장한다. 두렵고 무섭지가 않다. 마지막에 강당으로 뛰어들 때는 바보 같기도 하다.
탈락 후보 2. 캐릭터
거기에 캐릭터 서사까지 빠졌다. 피어 스트리트의 장점은 캐릭터 서사를 깊이 있게 다뤘다는 것이다. 캐릭터들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 프롬 퀸은 재밌는 프롬 파티 퀸 대회를 가지고 그 후보들을 빠르게 소비해 버렸다. 서사와 캐릭터가 생겨나기도 이전에 죽여버렸다. 허무할 수도 없다. 정도 안 쌓이고 알지도 못하니까 그냥 죽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주인공마저도 설명이 부족해서 이 프롬 파티에 대한 목표가 흐려진다. 한 편으로 끝낼 생각이라 줄이면서 빠진 건지 아니면 아예 고려도 안 하고 만든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지금 방식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탈락 후보 3. 스토리
캐릭터가 설명도 안 된 채로 이야기가 흘러가면 이야기도 무너진다. 1988년 셰이디 사이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프롬 퀸을 선정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이 줄거리를 텐션있게 끌고 가려면 주인공이 프롬 퀸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시청자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가 영화에서 너무 약하다. 주인공을 괴롭히던 그룹에게 복수하고 싶은 건지,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남자를 가지고 싶은 건지, 바뀌고 싶은 건지 모호하기만 하다. 그리고 배경이 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건은 대화로만 힌트가 주어진다. 이런 것은 오히려 흥미롭게 작동할 수 있었으나 다른 스토리가 연약해지며 함께 연약해졌다. 결말부로 가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건이 반전의 꽤 영향을 미치는데 그 힌트가 너무나도 미묘하다. 잘 숨겨서 안 보이는 느낌보다는 그냥 뭐가 없어서 안 보이는 느낌이다. 이런 장치들도 얕디얕아 스토리는 빗물로 만들어진 웅덩이만큼의 깊이를 가지게 되었다. 왜 피어스트리트를 달고 피어스트리트의 저주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의문이다. 왜 피어 스트리트라는 이름을 달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무엇도 닮은 구석이 없다. 셰이디사이드라는 지역 빼고는 없다.
최종 퀸. 포스터
이 영화에서 가장 잘난 부분은 포스터다. 포스터는 힙하고, 패러디를 적절히 써서 예쁘게 잘 뽑았다. 그 덕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과거의 영화들을 떠올리는 포스터와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파트너를 알 수 있는 적절한 정보도 담겨있다. 포스터는 화제가 되어 SNS에도 돌아다녔다. 영화와 관련된 유일한 승자는 포스터다.
이 영화 내에서 그나마 남는 게 있다면 배우들이다. 수재나 선 배우는 부족한 서사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매력적인 캐릭터다. 주인공은 미친 듯이 답답하니 수재나 선이 맡은 메건만이 영화의 희망이다. 오컬트가 가득한 영화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여서 더욱 그랬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해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배우들은 다 괜찮았다.
한 줄 코멘트
피어 스트리트 3까지만 보는 자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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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모두들 평안한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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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NEW)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첫 개봉작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주말 관객은 59만여명 정도에, 앞선 이틀간의 관객수까지 더해 누적 관객 수는 86만3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마블 신작이 개봉 첫 주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던 것에 비하며 부진한 성적으로, 지난해 11월 개봉한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첫 주말 79만여명을 모으는 데 그친 것보다 못한 기록입니다.
2. <더 퍼스트 슬램덩크> (⬇︎1)
앞서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켜온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결국 마블에게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떨어졌습니다. 주말 관객 26만 9천여명에 누적 관객 328만 2천여명으로, 순위는 하락했지만 관객 수는 지난 3주간의 주말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3. <타이타닉: 25주년> (⬇︎1)
개봉 25주년을 기념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타이타닉: 25주년> 역시 지난 주보다 순위가 하락하며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주말 관객 수 9만 8천여명, 누적 관객 수 83만 9천여명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6위로 밀려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또다른 작품인 <아바타: 물의 길>은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 22억 4320만 달러를 돌파하며 <타이타닉>의 기존 흥행 수익을 뛰어넘고 글로벌 역대 박스오피스 톱3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40회 예측 이벤트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0%, 여성 40%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13세 미만 여성과(581,733명)과 46세 이상 여성(602,327명)이었습니다. 또한,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1.2%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의 성비 및 나잇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NEW)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의 4, 5위는 모두 애니메이션 영화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인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이 3만6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3위에 올랐는데요, <두다다쿵> 시리즈는 전 세계 40여 개국 이상에 수출되며 K-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엄마를 찾아 후후섬으로 떠난 두다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다뤘다는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은 형형색색 다채로운 색감과 실감나는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화려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5. <어메이징 모리스> (NEW)
5위도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영화 <어메이징 모리스>입니다. 세계적인 판타지 소설 작가 테리 프래쳇의 '놀라운 모리스와 똑똑한 쥐 일당'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빌런 쥐 마왕에 맞선 사기력 만렙 말하는 고양이 모리스와 상극 친구들의 환상적인 팀플레이 어드벤처를 담은 작품입니다. 3만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동시기 개봉작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에게 밀렸지만, 누적관객 5만1천여명을 기록하며 개봉 첫 주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에서는 1위에 올랐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보다 2일 늦은 2월 17일 개봉하여 주말 매출액 1억 4백만 달러(한화 약 1352억 원)의 오프닝 흥행 수익을 냈으며, 전편인 <앤트맨>, <앤트맨과 와스프>를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2위에 이름을 올린 <아바타: 물의 길>은 누적 매출액 6억 57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22억 433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성공해 전세계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타이타닉>을 추월했습니다. 당초 2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던 손익분기점은 진작 넘어선 상황으로,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 3편이 현재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 3위, 4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1위를 차지했던 <매직 마이크>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매직 마이크스 라스트 댄스>는 3위로 떨어졌고,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 4위에, 지난주 순위 진입에 실패했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Knock at the Cabin(국내에서 <똑똑똑>으로 개봉 예정)이 다시 5위에 올랐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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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2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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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젠틀'했던 '언젠틀 오퍼레이션'
들어가며
*스포일러 주의
*본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를 바탕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이다. <셜록홈즈>, <더 커버넌트>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일명 팝콘 무비)의 흥행을 성공시킨 감독이다. 여기에 <맨 오브 스틸>로 유명한 '헨리 카빌'과 드라마 <삼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에이사 곤살레스', 압도적인 피지컬로 시원한 액션을 보여줄 '앨런 리치슨'까지 그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영국 정보부는 독일의 유보트(U-boat)를 무력화하기 위해 극비 작전을 개시한다. 윈스턴 처칠의 지휘 아래 창설된 영국 최초의 특수부대. '거스 마치필립스(헨리 카빌)'가 이끄는 작전팀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실력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독일군 점령지인 페르난도 포 섬에 잠입, 먼저 스파이로 섬에 정착해 있던 '마조리 스튜어트(아이사 곤잘레스)'와 '헤론(뱁스 올루산모쿤)'과 협력해 유보트를 폭파하여 무력화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전쟁이란 결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U보트의 설계가 강화되어 '폭파'로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게 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지로 나치군을 무너뜨리고 임무를 완수해 나가는 실화 바탕의 이야기이다.
실화 바탕의 유쾌한 전쟁, 액션, 스파이 영화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특유의 '유쾌함'으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이러한 '유쾌함'은 암울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함에도 빛나게 된다. 감독은 '나치를 한방에 처리하는' 액션의 유쾌함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주인공, 혹은 주변 인물이 관객을 답답하게 하지 않는다. 적들을 '딸깍' 한 번에 쓸어버리는 통쾌함은 그 적들이 '나치군'이라는 점에 기인해 유쾌함을 선사한다. 감독이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함에도 유쾌함을 줄 수 있는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이러한 유머는 긴장감 있는 상황 속에서도 관객들이 그 텐션에 지치지 않게 윤활유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를 더 몰입하고 더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액션, 전쟁, 스파이 영화 장르의 결합도 흥미로웠다. 물론 그 장르들의 결합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느낌을 준다기보다는 기존에 영화가 흥행했던 '고전적'인 방식에서의 결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의 결합으로 관객은 낯섦보다는 익숙함을, 그리고 그 익숙함으로부터 오는 완전한 몰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각각의 장르가 훌륭하게 융합되었다기보다는 여러 장르의 혼합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각 장르의 특징을 희석시키게 되는 것은 있었다. 스파이 영화지만 기존 007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긴장감보다는 텐션이 약하고, 기존 전쟁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비장함과 처참함'도 찾기 힘들다. 액션의 경우도 아쉬운 것이 소위 '딸깍' 액션이라는, 다시 말해 주인공이 총만 잡으면 일격필살로 적을 무찌르는 것에 초반에는 신선했을지 몰라도 극의 후반부에서까지 이러한 동일한 액션의 반복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씬이 지루해지는 것은 있다.
각양각색의 매력적인 캐릭터
<언젠틀 오퍼레이션>의 임무는 '팀미션'인 만큼 팀원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마치 '어벤저스'가 그러하듯 각자가 지닌 특기(특수한 능력)가 있고 그 능력을 때에 맞게 잘 활용한다. 주인공 '거스 마치 필립스 (헨리 카빌)'는 팀원의 리더로서 뛰어난 사격 실력과 리더십을 보여준다. 작중의 시간대로 봤을 때 그의 첫 등장 장면은 수갑에 묶인 채 군 교도소에서 불려 나온 장면일 것이다. 대체 이 인물이 얼마나 '막 나갔길래' 2차 대전 도중 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해가 가는데, 그는 상관의 명령보다 자신의 소신대로 움직이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또한 앞뒤 생각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소위 말해 어느 정도 '똘끼'가 있는 인물이다. 마치 '내 편일 때 가장 든든한' 미친놈처럼 그는 나치들의 공격과 지략 속에서도 그의 '똘끼'로 위기를 시원하게 극복해 낸다. '앤더스 라센 (앨런 리치슨)'은 어떠한가, 작중 나치군을 정말 '썰어버리 듯' 살육하고 다니는 근육질의 '힘캐'이다. '도끼', '활', '총' 등등 그가 못 다루는 무기는 없으며 그 무기들로 정말 시원하게 적들을 처리하고 다닌다. 그것도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관객은 이러한 캐릭터에 쉽사리 감정이입하지 못할 것 같지만 적군이 '나치'임을, 나치군이 그에게 했던 끔찍한 짓들을 떠올리다 보면 금세 그를 응원하게 된다. 유일한 두뇌 캐릭터로서 전략을 주도하는 '제프리 애플야드 (알렉스 페티퍼)'와 폭파 전문가 '프레디 알바레즈(헨리 골딩)', '헨리 헤이즈(히어로 파인스 티핀)'도 등장한다.
나아가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마조리 스튜어트 (에이사 곤살레스)'는 전형적인 미인계형 스파이다. 적진의 한가운데 고위급 나치 장교의 최측근이 되어 폭파 임무 팀이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캐내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임기응변 능력과 뛰어난 미모로 '하인리히 뤼르(틸 슈바이거)'를 꾀어내어 U보트에 관한 핵심 정보를 캐낸다. 그녀는 독일계 유대인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 흑인 캐릭터인 '헤론(뱁스 올루산모쿤)'도 뛰어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주인공 일행들을 끝까지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실존 인물이지만 당시 시대상을 봤을 때 '묻혔을' 법한 인물들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이러한 인물도 전쟁 종식에 큰 기여를 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인물들이 다양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일종의 '하이스트 무비'로서의 특징도 갖고 있다. 다만,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구축했지만 정작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설명은 많이 생략되어 인물이 갖고 있는 입체성을 무시한 채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낸 점은 아쉽다. 극의 초반부 노년의 나치 해군은 망설임 없이 처리하면서 후반부 어린 나치 군인을 살게 보내준 '거스'의 모습은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또한 나치의 소굴에서 같은 흑인 인종이 고문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헤론'의 모습이나, 고전적인 미인계형 스파이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마조리'도 그렇다. '거스'의 팀원들도 나치 군인들에 의해 고통을 받았던 인물들로 그려지는데 영화의 유쾌함을 위해서인지 그들의 아픔은 그리 자세히 그려내지 않고 그저 적들을 처리하는 데 집중한다. 그것이 득이 된 경우도 있지만, 인물에 매력은 느끼나 그 인물을 '나와 같다'라고 느끼지 못하는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하게 된 경우도 있다. 인물 각각은 매력적이지만 그 인물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관객들이 정말 편안하게 킬링타임 용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액션 영화라 할 수 있다. 인물의 매력도 뚜렷해 인물의 합을 보는 재미도 있고,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파이 장르 특유의 긴장감 또한 맛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친절'했다. 우리의 생각이 들어갈 틈이 없이 이 영화는 관객보다 앞서 '정답'을 제시한다. 분명 재미있게 영화관을 나오지만, 그 이상은 없는 느낌인 것이다. 친절한 설명과 알기 쉬운 플롯, 어디서 많이 본듯한 '클리셰'의 활용으로 익숙함은 있지만 '낯섦'은 없다. 비슷하게 2차 대전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타이카 와이티티의 <조조래빗>의 유머는 유쾌해 보여도 사실은 깊다. '나치를 때려잡는 통쾌함'을 앞세운 나머지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에 대한 조명은 약하다. 그저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에는 생각보다 그 시대상은 어둡고 무겁다. 그것을 유쾌하게 그려내려면 적어도 <조조래빗> 만큼의 '영리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관객들에게 '재밌고 신나는' 경험을 선사했지만 가장 큰 단점은 단지 '재밌고 신나는 경험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아마 관객들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다'.
한줄평 : 너무나도 '젠틀'했던 '언젠틀 오퍼레이션'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3월 19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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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유한 자들은 사기를 당한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시크릿 세탁소>(2019)는 '오션스' 시리즈를 비롯해 <로건 럭키>(2018) 등 그의 필모그래피 연장선에 아주 자연스럽게 포함될 만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지만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파나마 페이퍼즈' 사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시크릿 세탁소>는 유사한 소재와 제작 방식의 영화라 할 수 있고 실화 바탕이라는 공통점도 있는 <빅 쇼트>(2015)를 얼핏 떠올리게 한다. 보이지 않는 벽을 깨고 나와 등장인물이 관객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하거나 말을 거는 기법이 쓰인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씁쓸한 결말로 향하는 일종의 고발적 영화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영화 '시크릿 세탁소' 스틸컷
게리 올드만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한 두 명의 변호사 '모사크'와 '폰쉬카'는 '모사크 & 폰쉬카'라는 이름의 로펌 대표다. 서류상 본거지를 파나마 제도에 둔 이 회사는 주로 상류층 혹은 범죄자들이 자금이나 자산을 세탁하기 위해 외국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도록 돕는 일을 하는데, <시크릿 세탁소>의 도입은 그 세부로 들어가기 앞서 화폐의 기원을 짚는다. "신용이란 대단한 발견입니다. (무겁게) 뭘 들고 다닐 필요가 없잖아요!"라며 물물 교환 경제로부터 돈의 발명까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갑자기 친절한 경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할 즈음 두 사람은 '파생 상품'과 같은 갖가지 금융 상품과 용어들을 무미하게 나열하며 지금 자신들이 말하는 돈 이야기가 화폐의 기원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내비친다.
'대체로 유명인의 얼굴이 새겨진' 돈은 그 자체로는 쓸모 없는 종이일 뿐이지만 그것에 적힌 '100 달러'와 같은 숫자는 명목상의 단위를 넘어 보이지 않는 약속이 된다. "이 종이는 100달러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이 합의된 물건입니다."라고 조폐 기관에서 보증하고 사회적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것. 여기서 좀 더 중요한 개념은 돈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추상적인 단위의 신용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한 신탁과 같은 '실체 없는' 서류상, 명목상의 존재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치기 위한 영화 내용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한다.
영화 '시크릿 세탁소' 스틸컷
크게 다섯 개의 작은 장으로 구성된 <시크릿 세탁소> 1장의 제목이 곧 이 글의 제목이다. '온유한 자들은 사기를 당한다'(The Meek Are Screwed). 남편과 여행을 떠났다가 배가 침몰하는 사고로 졸지에 남편을 잃은 '엘렌'(메릴 스트립)은 보험사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듣는다. 배를 운영하는 회사가 든 보험이 또 다른 보험회사에 의해 '재보험'(Re-Insurance) 되어 있는데 몇 가지 이유로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적은 합의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편과의 추억이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한 콘도를 찾았다가, 자신이 아닌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자신이 지불한 것보다 거액의 현금을 내고 그 콘도를 구입했다는 소식을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접한다. 콘도 매입자는 외국인이며 자산의 근거지 역시 외국에 있다는 이야기가 뒤따르는데 공교롭게도 자신이 사고를 당한 배와 마찬가지로 같은 보험회사에 의한 '재보험'에 그 콘도를 산 사람도 속해 있다. '엘렌'은 변호인을 통해 각종 문서를 기반으로 '서류상 보험'의 실체를 찾아 나선다.
'파나마 페이퍼즈' 사건은 파나마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이른바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지역에 유령 회사를 설립한 여러 나라의 정치인, 범죄자, 연예인, 기업인 등의 명단과 앞서 언급한 '모사크 & 폰세카'의 내부 문서들이 공개된 사건이다. 엄밀히 말해 외국에 회사를 세우는 일 자체가 위법은 아니며 따라서 '파나마 페이퍼즈'의 명단에 들어간 인물들 모두가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르거나 자금을 세탁한 인물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가령 신분이 노출된 유명인의 경우 자신의 사생활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서류를 활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어떤 사람이 이익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이 손해를 보며, 어떤 사람이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는 동안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것일 테다.
<시크릿 세탁소>는 '모사크 & 폰세카'의 운영 주체인 두 사람의 시점에서 사건들의 배후와 내막을 풍자적으로 소개하면서 '엘렌'을 비롯한 당사자들의 사연도 상세하게 다룬다. 각각 다른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1장부터 5장까지의 구성이 아주 유기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고, 각각의 비중을 할애하는 과정에서 균형 감각도 이전까지의 소더버그 영화들과는 조금 이질적이다. 그러나 인간 세상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각종 제도와 법 장치들이 과연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 주었는지, 누군가가 웃는 만큼 한쪽에서 다른 누군가는 울고 있지 않을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영화를 이미 극장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아담 맥케이의 <바이스>(2018)가 그것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나와는 상관 없다고 여길 만한) 일들이 어떻게 '뉴스'가 되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시크릿 세탁소>다. '파나마 페이퍼즈' 폭로 이후 수감되었던 '모사크'와 '폰세카'는 3개월 만에 풀려났다고 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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