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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슬2021-11-15 22:53:12

향이 아닌 냄새로 기억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작은 아씨들 리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었지만,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내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기분 좋은 영화였다.

내용이 미치도록 좋았던 것도, 신선하고 웅장한 장면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분명한 건 영화 자체에서 주는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것. 그 하나로 충분했다.

모든 캐릭터가 사랑스럽고 통통 튀며 각자로부터 전달되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에이미의 단단하고도 살짝 낮은 그 목소리가, 받쳐 올려주는 그 발성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냥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당시 뒷자리 분이 타코야끼를 들고 들어오셨는지 가쓰오부시의 강렬한 향과 함께 영화 초반을 보냈다. 실소가 새어 나올 정도로 꽤 강한 냄새였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미소를 머금은 채 스크린 속 작은 아씨들을 보며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곤 생각했다. 오늘 영화는 가쓰오부시로 남겠구나.

기억에 향이 묻으면 단단한 추억이 된다.

언젠가 길에 흘러 다니는 타코야끼 냄새를 맡으면 문득, 작은 아씨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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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타코야끼 생각을 하면 작은 아씨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같이 팝콘을 나눠 먹던 영화관이 떠오른다. 사실 몇 년 되지 않았는데 까마득히 느껴져서 조금 웃기기도 하다.

영화 틈틈히 챙겨 먹으며 팝콘 잔량을 은근히 신경 쓰던 내 모습과 광고가 끝나고 영화 시작 전 완전 암전이 된 고요한 순간에 팝콘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던 그 순간들, 첫 데이트 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팝콘 대신 나쵸를 사다 주었다 망했던 그 추억까지..

심지어 요샌 절대 내 돈 주고 사 먹지 않던 과자봉지 팝콘까지 사 먹어 봤다.

몰랐는데 나 팝콘 사랑했네... (노랑 포장지의 스윗&솔트 팝콘 맛있어요. 어디 회사 건지는 기억 안 남 ㅎ)

하루빨리 코로나의 상황이 나아져서, 영화관에서 마음껏 팝콘을 집어 먹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 본다!!

작성자 . 양예슬

출처 . 미다지_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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