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뚜로빼뚜로2022-02-12 21:57:01
상실함을 소유한 당신에게 온 편지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2019> 리뷰
있던 것이 없어져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돈, 명예, 건강 등 잃을 것은 많이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랑하는 존재도 잃을 시간이 이미 예약되어 있다. 다만, 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을 뿐.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북한군으로 의심을 받는 처남을 구하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밀항을 한다는 내용의 소설 <아버지와 외삼촌>은 재일교포 2세인 이주인 시즈카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 독자에게 많이 알려진 이 이야기의 작가가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의 원작이 되는 동명의 단편 소설을 썼다. 1992년 소설 <받아들이는 달>로 107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가 알려주는 '상실 증후군 치유법'은 무엇일까.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2019> 포스터
<클럽 샌드위치로 도시락을 싸서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바다로 소풍 가기>
사야카가 체험학습을 다녀오니 가장 친한 친구였던 강아지 루가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야카는 혼자 산책을 하고, 루가 없는 루의 집을 멍하니 바라보며, 큰 소리로 루를 불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그러다가 비밀의 장소에서 만난 루스라는 강아지가 소개해 준 후세 할아버지를 알게 된다. 후세 할아버지는 동네의 음악 카페에서 일하고 있으며, 사야카처럼 사랑하는 존재를 잃었다. 같은 상처를 공유한 둘은 루스를 데리고 클럽 샌드위치로 도시락을 싸서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바다로 소풍을 가기로 한다.
대화가 잘 통하는 후세 할아버지와 사야카
<상실한 존재를 떠올리며 그를 다시 공중에 만들어내는 몸짓하기>
이들이 바닷가로 소풍을 온 이유는 그리워하는 존재를 만나기 위해서다. 상실한 존재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며 그와 했던 일을 시늉하는 몸짓은 나를 과거의 시공간으로 데려다준다. 사야카가 루를 떠올리며 목줄을 잡고 산책하고, 후세 할아버지가 아들 고이치로를 떠올리며 캐치볼을 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야카는 이곳에서 루와 고이치로를 만나지만, 그들은 너무 빠르게 달려 사야카가 따라가기에 벅차다.
루는 없지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길이 다르다면 떠나는 빨간 열차를 향해 웃으며 손 흔들기>
쓰레기 더미에 입구가 가려졌던 비밀의 장소는 루가 집념으로 찾아낸 곳이다. 여기서 사야카와 루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루가 떠난 후 사야카 혼자 그리움에 젖었으며, 루스를 만나 후세 할아버지의 음악 카페까지 가게 되었다. 루는 생전에 여기에서 사야카와 함께 기찻길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빨간 열차가 도착하는데, 사야카는 그 열차를 타러 갈 수 없다. 후세 할아버지, 루, 고이치로가 탄 열차는 사야카에게 손을 흔들며 저 멀리 떠나버린다.
사야카는 루와 고이치로를 따라갈 수 없다.
상실은 소유가 전제된다. 가졌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현실과 환상의 공간을 넘나들며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을 종횡무진한다. 잃었다는 것에 대한 슬픔보다 가졌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상기한다면, 곧 잃을 것들의 목록이 떠올라 현재의 소중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게 된다.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2016>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 닛츠 치세(2010년생)가 사야카 역할을 맡아 오이다 요시(1933년생)와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보여준다. 당신도 상실함을 소유했다면 이 편지를 잘 간직하길 바란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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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한테 까불면 모가지 날아간다" 기 쎈 여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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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들아 배틀을 신청한다. 꺾이지 않는 당당한 기세!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기 쎈 여주 영화 8편을 소개합니다!
친절한 금자씨
아름다운 미모의 ‘금자’는 스무 살에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친다. 복역 후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해온 복수 계획을 펼치기 시작하는데…
CINEPICK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입니다. 블랙 코미디가 돋보이는 <친절한 금자씨>는 2005년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젊은 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기존 청순한 이미지의 연기를 해왔던 이영애는 이 작품을 통해서 완벽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청룡 여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꿰찼습니다.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오랜 연인이던 조커와 헤어진 ‘할리 퀸’은 처음 맞이한 해방에 황홀함을 느낀다.하지만 조커라는 방패막이 사라지자 할리퀸을 노리는 갱들이 많아지고, 할리퀸은 새로운 팀을 결성해 맞서는데…
밤쉘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는 트럼프의 계속되는 트위터 공격으로 화제의 중심이 된다. 한편 동료 앵커 그레천 칼슨 폭스뉴스 회장을 고소하고..이후 최대 권력을 날려버릴 폭탄선언을 준비한다.
CINEPICK
역대급 캐스팅을 자랑하는 샤를리즈테론 X 니콜 키드먼 X 마고 로비의 조합! 미국 최대 방송사 폭스뉴스를 배경으로, 거대 언론 권력을 무너뜨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세 명의 여성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며, 통쾌하고 짜릿한 역전극을 써내려갑니다.
킬 빌
결혼식을 앞둔 ‘더 브라이드’는 의문의 조직에 의해 총 난사를 당한다.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어렵게 깨어난 주인공은 범인을 밝혀내고 조직원들을 한명씩 찾아가 잔인한 복수를 실행하게 되는데..
CINEPICK
원래 3~4시간 분량의 한 편의 영화로 개봉하려던 것을 1,2부로 나눠서 개봉하게되었습니다. '더 브라이드' 혼자서 모든 악당들을 물리치면서 B급 액셔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와, 키치하게 영화를 살리며 생생하고 날것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쓰리 빌보드
범인을 잡지 못한 딸의 살인 사건에 관심이 사라지자, 엄마 ‘밀드레드’는 대형 광고판에 세 줄의 광고를 띄운다. 경찰서장 ‘윌러비’와 ‘딕슨’은 무능한 경찰로 낙인찍히고 이웃 주민들은 경찰편에 서서 그녀와 맞서기 시작한다.
CINEPICK
골든 글로브 4관왕 영국 아카데미 5관왕! 자신의 딸의 살인사건 범인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한 엄마의 이야기. <쓰리 빌보드>에서는 여성 주인공 영화들에서 많이 보여진 섹슈얼리티도 없고, 악당을 악랄하게 죽이는 잔인함도 없지만 보는 내내 몰입감과 죽은 딸을 위해 폭발적으로 분노를 뿜어내는 엄마를 보여줍니다.
더 포스트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킨다. 사건 공개에 앞서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은 회사와 자신,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결정을 내려야만하는데…
CINEPICK
1971년 당시 미국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페타콘 페이퍼 폭로 사건을 사실적인 고증과 긴장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묘사했습니다. 주인공 ‘캐러린 그레이엄’이 성차별적인 사회에서 수동적으로 자신에게 만족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기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독재자 임모탄 조가 세상을 지배하는데,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와 노예로 끌려 탈출한 맥스가 분노의 도로로 폭주하게 된다.
CINEPICK
마니악한 영화에 2억달러 투자가 들어간 <매드맥스>는 개봉전 우려와 달리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들을 휩쓸었습니다. 퓨리오사 역의 샤를리즈 테론은 칸 영화제에서 <매드 맥스>가 페미니스트 영화냐는 질문에 “놀라운 페미니스트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답변하였고 영화속 임모탄 조의 부하였으나 그의 다섯 아내들을 데리고 탈출하는 역할을 맡으며 액션, 지성이 겸비한 여장부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습니다.
마녀
10년 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시설에서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은 ‘자윤’. 이후 의문의 인물들이 그녀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고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의 등장으로 자윤은 혼란에 휩싸인다.
CINEPICK
안티히어로의 독특한 설정을 가져가는 영화 <마녀>는 한국에서 보기 힘들던, 만화나 웹툰에 가까운 영화들로 젋은 층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실질적으로 1인 2역을 맡은 김다미가 ‘마녀’ 역을 충실히 소화해 냈다는 호평과 더불어 액션, 편집, CG기술 또한 놀라운 성과를 보인 작품입니다.
"너나 잘하세요"
-친절한 금자씨-
"니가 크거든, 내게 복수하러 오거라."
-킬 빌-
각박한 세상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이 영화 주인공 처럼!
외부 압력에 꿋꿋이 버텨내는 주인공들과 화려한 액션, 복수극으로 쌓였던 스트레스 해소해보세요!
요번주 폭염 조심하시구요. 금요일날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큐레이터 AMY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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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주년 재개봉작.zip
여전히 호그와트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해리 포터'가 벌써 개봉 2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해리 포터'와 함께 자란 MZ 세대라면 '해리 포터' 안 사랑하는 법 모를 정도로 판타지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최근 4DX로 개봉하여,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몇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2021년 극장가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많은 재개봉작이 찾아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다시 극장을 찾은 작품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 추억의 재개봉작 틈으로 추억 여행 한 번 떠나볼까요?
20년 전으로! 잇츠 CINE TIME!!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12.14 개봉)
판타지, 가족, 모험, 액션 | 영국, 미국 | 2시간 3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 8.9 (다음 평점)
해리 포터는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해그리드는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론 위즐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가져다주는 마법사의 돌'이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해리의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그 돌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리는 볼드모트로부터 마법의 돌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씨네pick : 해리 포터 시리즈 제1편! 창대한 시작을 알린 불멸의 역작으로, 베스트셀러의 영화화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모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대성공하였습니다. 한국에서도 2001년 개봉 당시 무려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는데요. '해리 포터'는 모두의 추억이자,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는 작품입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1.09.01 개봉)
드라마, 멜로/로맨스, 코미디 | 영국, 프랑스, 미국 | 1시간 37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샤론 맥과이어 | 출연 :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 8.5 (다음 평점)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가요?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두 매력남.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그녀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첫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씨네pick : 봐도 봐도 사랑스러운 브리짓 역시 영국 대표 소설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영국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워킹 타이틀 역사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르네 젤위거는 물론 '콜린 퍼스'의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이기도 한데요. 당차고 주체적인 브리짓은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2001.12.31 개봉)
판타지, 모험, 액션 | 뉴질랜드, 미국 | 3시간 48분 | 12세 관람가
감독 : 피터 잭슨 |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 9.1 (다음 평점)
모든 힘을 지배할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반지가 깨어나고
악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가며 중간계는 대혼란에 처한다.
호빗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엘프 ‘레골라스’, 인간 전사 ‘아라곤’과 ‘보로미르’
드워프 ‘김리’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로 구성된 반지원정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대반지를 파괴할 유일한 방법인
반지가 만들어진 모르도르를 향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난다.
한편, 점점 세력을 넓혀온 사우론과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앞둔
반지원정대는 드디어 거대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씨네pick : 21세기 가장 위대한 판타지 걸작! <반지의 제왕>은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이 시리즈가 최근 OTT 제작을 알리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원작만큼이나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만에 가까운 관객수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2001년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임에도, 그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 대작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2001.10.13 개봉)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시간 50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정재은 | 출연 :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
⭐️ 8.1 (다음 평점)
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싶은 엉뚱한 몽상가 태희
사회로 첫 발을 먼저 내딛은 현실주의자 혜주
생계를 위해 꿈은 잠시 뒤로 미뤄둔 꿈많은 모험가 지영
친구들의 든든한 버팀목 쌍둥이 비류와 온조
십대에 만나 모든 게 행복했고 즐거웠던 우리
각자 다른 네 갈래 길의 스무살을 만났다.
그렇게 서로의 길로 향하던 우리에게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우리를 하나의 길로 이어줄 수 있을까?
잘 있었니?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씨네pick : 그리고 한국에도 20주년을 맞은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요. 20년 만에 그것도 같은 날 극장을 찾는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의 공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상영이 20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은 영화로, 현재 20대들에게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의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특별한 영화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2021년 개봉한 작품 중, 어떤 작품들이 20년 뒤에 극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날을 기다려보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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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이 글은 영화 [스펜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생물 교과서에 나오는 혈우병(Hemophilia)은 유전병들 중 가장 슬픈 병임과 동시에 왕가의 집념이 보이는 병이기도 하다. 혈통 보존이라는 미명 하에 왕실에서는 사촌 간에 결혼을 하거나, 정략결혼을 통해 권력을 더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덕분에 빅토리아 여왕의 유전자 하나는(참고 1) 온 대륙의 왕자들이 피를 멈추지 못해 죽어가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아야만 하는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왕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렇게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되어 넘지 못할 것만 같던 두꺼운 담을 꾸역 꾸역 넘는다. 그리고 기어코 보통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웠던 크기만큼이나 쾌감을 주는 이야기로 떠돌게 된다.
21세기인 지금도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왕족의 이야기는 이제는 대중 매체의 힘을 빌려 손쉽게 담을 넘는다. 가장 매력적이고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야기를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영화 제목과 일치하는 자신의 성(Family name)인 [스펜서]로 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다이애나의 이야기는 생소하면서도 신비롭다. 영화 속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장면마다 인간 다이애나 스펜서의 슬픔이 묻어져 나오지만. 그녀의 고통과 용기도 함께 느껴져 마음이 몇 번이고 부서져 내리는 두 시간을 보내게 한 영화다.
윈저라는 이름의 왕관, 혹은 금고아;그것을 너무도 잘 표핸해낸 크리스틴 스튜어트
사진 출처:다음 영화왕관을 쓰려는 자 무게를 견디라 했다. 그것도 영국 왕실의 왕관이라면. 목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꼿꼿하게 지탱하려 애쓸 것이다.영화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스펜서의 모습은, 머리 위에 얹어진 원치 않는 왕관을 버텨내느라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자신의 차를 혼자 운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펜서는 어딘가 경직되어 있는 동시에 안절부절 해 보인다. 무엇보다 그런 불안한 상태를 감출 수 없는 듯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의 손은 마음과 동기화되어 있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이고. 스펜서의 한 손은 언제나 다른 한 손에 의해 꾹 눌러진 채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겨우 잠자코 숨을 죽인다. 두 손을 맞잡아야 자신을 진정시킬 수 있는 그녀의 의기소침한 어깨는 안쓰러울 정도로 작아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다이애나 머리 위의 반짝이는 것을 가리켜 왕관이라 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그저 손오공의 머리를 옥죄이는데 쓰는 금고아(긴고아)에 불과했던 셈이다.
난생처음 보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해낸 데는 틴에이지 영화배우라는 왕관을 쓰고 있는 줄 알았던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인의 울분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배우라고 부르기엔 한없이 모자랐기에.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 금고아를 벗어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배우와 스펜서가 가진 공통된 욕망은, 영화 속에서 모든 것을 뒤로하며 달리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다른 무수한 영화 속 장면에서도 그러하지만. 특히 그 지점에서는 크리스틴과 스펜서 두 사람 사이의 구분선이 완벽히 사라진다.
두 여인은 자신을 통제하고 가둬두려던 그 무언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왕관이라 부르며 칭송하던 것을 벗어던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달리기의 끝에 그녀들이 기어코 얻어낸 것에도 손뼉 쳐줄만하지만. 미친 듯이 달리느라 발을 다치지는 않았는지. 숨이 너무 차 기댈 곳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목걸이, 허수아비, 그리고 꿩;스펜서의 모든 모습을 나타내는 것들
사진 출처:다음 영화진흙탕이라는 단어에서 딱 한 뼘 정도 모자라는 땅에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
스펜서는 자신이 궁에서 속한 위치가 딱 허수아비 정도라고 생각했다. 남편 찰스는 바람까지 피운 주제에 불륜 상대에게 준 것과 같은 진주 목걸이를 선물했고. 그것은 자신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내려놓으려 할수록 옷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화려한 장신구가 되어 스펜서의 목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펄럭이면서, 아름다운 족쇄에 목을 맡긴 채 스펜서는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끝나리라 조금은 믿어버렸다.
하지만 스펜서는 자신의 두 아이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다. 왕가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하고 싶지 않다는 아들의 마음은 가볍게 묵살당한 꿩 사냥에서.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싶었다.
꿩은 영화 속에서 아름답지만 도망갈 머리는 모자라는 짐승 정도로 그려진다. 확실한 이유 없이 희생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지점에서 스펜서는 자신의 모습과 꿩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들의 꿩 사냥을 더 말리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들의 총을 맞아 죽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고. 윈저가문의 이유 없는 전통에 의해 스펜서가 희생당하는 것을 막고 싶었을 테니까.
허수아비이자 꿩이었지만. 운명 같았던 진주 목걸이를 없애버린 스펜서는 그렇게 자신이 원하던 대로 두 아들의 손을 잡고 신나게 도망을 친다. 벌판에 버려져 있던 그 허수아비에게는 스펜서의 옷이 아닌 윈저의 옷을 선물한 채로.
지금의 찰스를 보고 있자면. 다이애나의 저주(?)를 톡톡히 받고 있는 듯하다. 윈저 가문은 가장 매력적인 왕세자비를 영원히 잃었으며. 스펜서의 마음을 가지고 논 죄로 찰스는 왕위에서 어머니의 그림자로 남아있다. 이제 누가 정말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는지. 그 당사자는 알겠지.
스펜서, 길을 찾다.;메리크리스마스, 스펜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넷플릭스 드라마 [소년 심판]의 김혜수 배우는. 판사들이 걸어가는 긴 복도가 그 사람들이 가진 끊임없는 일들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많은 대사들이 복도에서 이뤄지는 것도 판사들이 가야 할 길 중간에 있는 일들 같게 느껴져서 좋았다고. 영화 [스펜서]에서 복도, 혹은 길이 상징하는 바도 이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스펜서는 영화에서 늘 길을 잃고 헤맨다. 그것이 자신이 살던 동네 근처였건. 혹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한 미로 같은 궁궐이건 상관없이.
애처롭게도 스펜서는 그녀를 그 운명의 길고 긴 길 위에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지 못해, 몇 년을 가도 낯선 길 위에 정처 없이 눈물을 흩뿌리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긴다. 모든 것을 토해내기 위한 화장실을 찾아서 겨우겨우.
그녀는 스스로를 죽여 이 길을 더 이상 걷지 않기보다, 자신을 죽이려 하는 이 길에서 도망치기로 했다. 덕분에 세 모자(母子)의 신나는 도망기(?)에서만큼은 스펜서는 망설이지도. 길을 잃지도 않는다. 그녀는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었고. 주저하지 않고 엉망진창이지만 그대로 완벽한 채로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궁과 멀어진다. 다 큰 어른이 되어버려 산타는 더 이상 그녀에게 내어줄 것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스펜서는 자신에게 아주 큰 선물을 준 셈이다. 두 아들에게도 빼놓지 않고.
스펜서는 영화 말미에 아이들이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패스트푸드를 먹이며 홀가분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내겐 그 모습이 마치 영화 [졸업]과 같아 보였다.
우리는 보통 [졸업]의 결말을 사랑하는 남자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도망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정말로 현실이 되어 버린 이 탈주극에 대한 대책 하나 없는 두 남녀의 소위 "현타"온 표정을 비추는 것이 영화의 "진짜"끝이다.
스펜서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고 밤이 되면. 잠든 두 아들을 보며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현재 가진 것으로는 얼마나 버티며 궁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인지에 대한 숫자 놀음을 멈추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스펜서]는 졸업의 결말보다 약 5초 정도 앞에서 끊은 기분이다. 스펜서의 눈에 언뜻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비치지만. 아직까지 그녀는 홀가분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그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 5초만이라도. 자신이 스스로에게 선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치면서+좋아한 장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왔다.어차피 우산이 없었기에 나는 주저 없이 빗속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했다. 모든 사람이 우산을 쓰고 있었고. 그들은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았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기꺼이 이상한 사람이 되기를 택했고. 한순간이었지만 스펜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그 모든 시선을 받아야 했을 그녀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도 그 장면들에 묻히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또 대단했다. 어차피 역사가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혹은 그녀의 마음이 십분 느껴지는 영화였기에 보는 내내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에게 준 미래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조금 더 크고 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마저 남는 영화였다.
[좋아한 장면]
정말 무수하게 많은 장면들이 마음에 날아와 꽂혔지만. 그중에서도 한 장면을 꼽으라면. 단체 사진을 찍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총총거리며 걸어와 여왕 외에는 아무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가족들 사이에 섞여버리는 장면. 다이애나는 그때 자신의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커가는 스펜서를 눌러 담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영화 가득 그녀만의 색이 묻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스펜서를 지워내야 했다. 모르겠다. 그냥 이 영화 자체가 계속 눈물이 났다.
참고 1
혈우병은 남자가 걸리기 쉬움.(성 염색체 유전). 여자의 경우 혈우병에 걸릴 경우 embryonic lethal 한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음. 그 당시 왕자들은 말 타다가 넘어져서 멍이 든 게(내출혈) 아물지 않아 죽었다고도 하고. 처형 당했는데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쏟아져내렸다고도 하고,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고도 함. 아 물론 후자의 경우는 파상풍일 가능성이 더 높음.
[이 글의 TMI]
1.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회사 갔지만. 여전히 회사는 싫군요.
2. 컨디션은 평소의 70% 정도밖에 안됨.
3. 입맛 없는 게 제일 힘듦.
4. 약 먹어야 되니까 꾸역꾸역 먹고 다시 빠졌던 3Kg 회복함(응?)
#파블로라라인 #크리스틴스튜어트 #스펜서 #최신영화 #영화추천 #실화영화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내일은파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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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의 존재 이유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오늘도 비행기를 정비하는 한 조종사가 있다. 무인기의 등장으로 유인 조종사의 존재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도 우리의 '매버릭'은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타이틀을 놓지 않는다. 세상이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이 남자는 구사일생으로 탑건에 복귀한다. 하지만 탑건의 조종사가 아닌 조종사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배치되는데, 과연 조종사의 피가 흐르는 이 남자는 후배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그들이 당면한 작전은 한 사람 이상은 죽어나가야 하는, 이른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 그런데 매버릭은 이런 하드코어 훈련 작전에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구스의 아들, 루스터까지 참여시켜야 한다. 매버릭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는 루스터와의 관계,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그의 임무 사이에서 그는 갈등한다.
1. 멋있는 어른의 모습
최근 유튜브 콘텐츠이든 드라마 콘텐츠이든 각광받는 테마가 있다. 바로 "멋있는 어른의 모습"이다. 유튜브의 "밀라논나'도 그렇고, 드라마 컨텐츠 속에서 인기를 얻는 캐릭터들도 모두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멋있고 쿨한 어른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다. 이 영화 속에서도 매버릭은 멋있는 어른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게 한다. 처음에 매버릭은 후배들의 원망을 산다. 불가능의 영역인 고도를 계속 침범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는 군인들의 비행 서적의 내용과도 반하는 내용이고, 이런 제멋대로의 가르침은 매버릭의 상관들을 화나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해고 당할 상황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가르침의 필요성을 자신의 비행 능력으로 입증한다. 불가능의 영역도 그라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비행 능력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 그 이후로 후배들은 그의 말이라면 뭐든 신뢰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지점이 있었다. 세상에는 세대 갈등이라는 개념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기성 세대들이 납득할 수 없는 지시를 내리는 것에 화를 낸다. 반면, 기성세대들은 젊은 사람들이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다는 것에 화를 낸다. 물론, 매버릭과 같이, 불가능이 가능하다고 몸소 증명해내는 상사들은 없다. 그것은 단연코 판타지이다.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에게 왜 이런 매버릭 같이 몸소 귀감이 되어 주질 않는지 따지는 것은 결국 그들의 판타지가 빚어낸 욕심이 원인인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어른들이 그처럼 멋있는 증명을 해내지는 못하시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문제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란 과도한 기대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성세대도 자신의 과거의 찬란함에 매료되어 젊은 사람들에게 과도한 수준의 패기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그것 또한, 기성 세대가 젊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말해, 각 세대들은 자신들이 당면해 본적 없는 감정들을 이해해볼 생각 조차 하지 않고, 각자 만의 판타지를 실현시켜 주기를 다른 세대들에게 요구하면서 의미없는 불만들을 쌓아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영화관의 존재 이유
이 영화는 굉장히 돈을 많이 들인 전투기 액션 영화이다. 내용은 기대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그리고 이 영화를 선택한 사람들은 내용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투기 조종 액션의 박진감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을 것이기에.
처음에 이 영화를 보기로 했던 것은 '예상 외로'인기가 많다기에 선택했었다. 탑건 1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과연 탑건 2가 이전의 미국 군인에 대한 멋있는 이미지와 톰 크루즈에 멋있는 비주얼 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탑건 1의 영광을 과연 21세기에 굳이 왜 구현하려고 하는 것일까 싶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마블 액션 등등 박진감 넘치는 소재는 차고 넘치고, 요새는 프리가이 처럼 게임을 소재로 하는 영화도 많아져 전투기 조종 액션만으로는 눈길을 끌 수 없을 텐데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영화 머리를 잘 썼다. 전투기 조종하는 장면들이 마치 전투기 조종 게임에 관객들을 참여시켜 동일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박진감을 몸소 느끼게 했다. 그 실감나는 박진감이 이 영화의 성공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조종은 매버릭이 하지만 우리 모두 그의 전투기에 타고 있는 듯한 환상을 심어준 것이다. 전투기 액션을 하고 있는 인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참여시킴으로써 공감 지수를 올린 것, 머리 좋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들이 결국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킨다. 최근 '영화관의 위기'다 뭐다 하는데, 영화관은 세계관이 거대한 '듄'이나 '마블 유니버스' 영화 뿐만 아니라 스피디한 액션 영화가 사라지지 않는한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다만, 소규모 독립 영화 그리고 상업 영화이지만 이 정도의 거대한 제작비가 필요하진 않은 영화들이 이런 영화들 때문에 영화관에서는 기를 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이미 그런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결국 거대 제작사의 영화만이 영화관에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지배구조가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작은 영화들은 그만큼 대비를 해야 할텐데, 새로운 수익 구조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보인다. 아니, 이미 업계 분들은 실감하고 계실 테지만 말이다.
3. 총평
이 영화는 살짝 주춤하는 마블의 빈자리를 잘 채워준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탑건 1을 보셨던 분들이 어떤 점에서 미국 군인의 멋있는 모습에 경도되셨는지를 어렴풋이 예상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빠른 전개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고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마블이 개봉할 때마다 반응이 이전보다는 미적지근하기에 사람들이 액션 장르에 많이 질렸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의 흥행으로 이제는 마블에 대한 충성도 때문에 본다기 보다는 이제까지 봐온 가락이 있으니, 책임감으로 꾸역꾸역 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액션 장르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으나, 그냥 마블 유니버스에 더이상 새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 뿐이라는 추론을 하게 한 영화였다. 이 의견에 피드백 해주실 분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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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를 보고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글
댄 브라운을 한때 좋아했었다. 아주 과거의 일이다. 그런 그를 좋아하는 나는 음모론에 흥미를 느끼는 걸까.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그것이 알고싶다'인 것을 보면 그런 험악한 범죄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나 사이코패스인걸까. 아 모르겠고 걍 미스터리 분야에 관심있다는 것으로 정리하자. 댄브라운에 심취한 건 '다빈치코드' 때문이었다.
미스터리에 미치는 인간이 종교계의 끝판왕인, 그 분의 삶을 다시 추적하는 내용에 흥미기 안갈 수 있었겠는가. 그저 미지의 세계인데. 하지만 그 추론과정에 역사적인 사료의 객관성이 고려된 것 같진 않다. 사실 음모론으로 시작해 음모론으로 끝나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신성모독이라고 할테지만 내게 종교는 탐구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니라서 그저 이상한 애가 뜬소리하네 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예수는 사실 한 명의 인간이었고 가정도 있었으며 아내도 있었다는 가정은 너무나 위험한 추론이다. 그런 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서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세상에 산재하는 다양한 상징에 대한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성과 남성을 가르는 기호 뿐만 아니라 다빈치의 그림에서 숨겨놓은 의미가 있다니, 분석적이면서 공상이 많은 나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찾아보니 서사 속 의미들과 예수에 관련한 주장들은 거의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주장들이던데, 또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듣고 있으면 재미는 있다. 그러니 호사가라는 단어도 있는 거겠지.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내용은 소설을 기반으로 한 감상이었다. 영화도 최근에 봤는데 글만 못했다. 아무래도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역사를 함축해 설명해야 하고 서스펜스도 있어야 햐고 하는데, 워낙 방대한 역사를 두 시간으로 설명하려니 부족한 지점이 보였다. 방대한 역사를 대사로 처리하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갈수록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가 갈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잘 묘사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그정도로 표현해내기도 쉽지 않았겠다 싶다. 어딘가 상징을 찾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로버트랭던은 얼마나 멋있는 인간이었겠는가.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끝까지 봤다고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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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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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감독 X 스티븐 연 배우의 <성난 사람들> 에미상 싹쓸이!
<성난 사람들>은 미국 내 계층에 따라 다른 동양계의 삶과 현실적인 인생 역경들을 표현한 드라마로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동양인, 한국계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카카오톡, 한국어, 한인교회, 설렁탕, 라면등 한국적 요소의 등장은 물론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이성진 감독이 실제로 겪었던 감정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등 한국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이번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한국계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힌것 뿐만 아니라 글로벌 영화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의 문화, 오늘의 씨네뉴스 시작합니다.
<내부자들>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
<서울의 봄>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내부자들>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직접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사에서는 <내부자들> 프리퀄을 시리즈물로도 준비하고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 작업과 OTT
시리즈물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 했습니다.
최민식 주연 <파묘> 베를린영화제 간다
최민식 주연 영화 <파묘>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습니다. 동일한 포럼 섹션 선정작 부문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태용 감독의 <만추> 김지운 감독의 <장효, 홍련>등이 초청된 적이 있으며 <파묘>는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그리고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습니다.
<성난 사람들> 에미상 8관왕
한국계 연출가, 한국계 배우, 한국계 제작진이 뭉쳐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 에미 시상식 리미티드 시리즈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 편집, 의상, 캐스팅상을 받았습니다. 한국계 한국인 연출가가 만든 작품이 에미에서 작품과 각본상을 받은 건 이번이 최초였고 주연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을, 앨리 웡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영화 100편이 명대사 만난다. 영상자료원 '대사극장' 전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6일부터 오는 5월 18일까지 ‘대사극장-한국 영화를 만든 위대한 대사들’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1950~2020년대 제작된 한국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약 80년간의 한국영화사를 조명하는 전시로 100편의 한국 영화 속 대사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풀어낸 ‘대사극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서울의 봄> 역대 한국 영화 7위 등극
<서울의 봄>이 역대 한국영화 흥행 TOP7위에 올라섰습니다. 역대 전체 박스오피스에는 <7번방의 선물> <알라딘> <암살>을 뛰어넘으며 10위에 등극했습니다. 개봉 9주차에도 후발주자로 개봉한 <노량>을 제치며 흥행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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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리그 : 축구의 몰락 - 축구 카르텔의 실체와 민낯 l 지금 바로 왓챠에서 감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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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동안 유럽 대형구단주 12개팀이 유럽축구연맹과 프리미어리그에 대항해 수퍼리그를 결성하려다 팬들의 반발로 무산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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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 스페셜 프롤로그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 2022년 6월 전세계 동시 개봉 확정! 시리즈 팬 여러분들을 위한 스페셜 프롤로그 공개! '쥬라기' 시리즈의 기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