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3-09 00:08:11
3월 2주 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블랙라이트> <레벤느망>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 3월의 첫째 주가 지나갔네요.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분께 개봉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3월 둘째 주에는 어떠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요: 드라마 | 한국 | 117분
감독: 박동훈
출연: 최민식, 김동휘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쇼박스
줄거리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관전 포인트
3년 만에 돌아온 배우 최민식, 250대 1 경쟁률 뚫고 발탁된 김동휘의 만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주로 출연했던 배우 최민식이
감성적인 영화에 나온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쉬리> 이후 22년 만에 이북 사투리를 연기하는 최민식 배우의 모습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메인 음악인 '파이(π) 송' 커버 영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파이(π) 송'이란 원주율인 파이의 숫자를 음표로 삼아 만들어진 곡입니다. 커버 릴레이는 벌써 무려 100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각자 자신을 '수포자'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을 배경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수학을 모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 따뜻한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블랙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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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액션 | 미국 | 104분
감독: 마크 윌리엄스
출연: 리암 니슨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퍼스트런
줄거리
언더커버 요원들을 관리하는 FBI 비공식 요원 ‘트래비스’(리암 니슨)는 한 요원의 사망으로 조직의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한다!
추악한 악행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나! 모든 걸 끝내기 위한 그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리암 니슨 x <분노의 질주: 홉스&쇼> 제작진
<테이큰>을 시작으로 액션배우로 자리 잡은 배우 리암 니슨의 출연,
거기에 더불어 <분노의 질주: 홉스&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제작진이 영화에 참여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또한 전문가에게 FBI에 관한 조언을 받아 무기를 활용한 액션 장면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실성이 높을 거라 예상합니다.
카체이싱과 리암 니슨의 액션에 주목하여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월드 히어로즈 미션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4분
감독: 나가사키 켄지
출연: 오카모토 노부히코, 야마시타 다이키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스마일이엔티
줄거리
전 세계 개성 보유자 섬멸을 목표로 하는 수수께끼 조직 휴머라이즈. 그들이 각국에 설치한 '이디오 트리거 밤'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 선발 히어로 팀이 결성된다! 세계 각국의 프로 히어로와 유에이 고교 히어로과 학생들이 소집되어 각 지역에서 폭탄 회수 임무를 맡게 되는데…
엔데버 사무소에서 인턴 중인 미도리야, 바쿠고, 토도로키는 오세온에서 작전 수행 중,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미도리야는 이를 계기로 만난 운반책 소년 로디와 함께 경찰, 빌런의 공격을 받으며 전국에 지명수배된다.
한편, 휴머라이즈의 지도자 플렉트 턴이 범행을 예고하며 세계는 패닉에 빠지고, 히어로 팀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위험을 무릅쓰고 폭탄 회수에 나서는데…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전 세계와 히어로들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렸다!
관전 포인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관객 점수 95%
누적 발행부수 6,500만 부를 돌파하고, 전 세계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의 히어로 아케데미>!
티저와 스페셜 포스터 공개만으로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스텔스 슈트', 프로 히어로들까지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첫날 흥행 수익은 3억 엔으로 전작보다 2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고, 총수입은 $46,567,849 달러(한화로 약 574억)를 돌파했습니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개요: 드라마 | 핀란드 | 82분
감독: 티무 니키
출연: 마리아나 마야라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슈아픽처스
줄거리
난치병인 다발 경화증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야코는 연인 시르파와 전화로 원거리 연애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혈액염을 앓고 있는 시르파로부터 치료를 위한 약을 쓰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야코는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사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안전한 집을 벗어나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나는데...
관전 포인트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작품입니다.
이름부터 굉장히 독특한 이 영화, 감독의 연출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영화이자,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영화입니다.
레벤느망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00분
감독: 오드리 디완
출연: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영화특별시SMC
줄거리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관전 포인트
심사위원 만장일치,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클로이 자오 감독, 버지니아 에피라 배우, 사라 가돈 배우,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 등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언론으로부터 극잔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씨네랩의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영화와 함께 즐거운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새로운 개봉작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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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우정 현실엔 없어, 스크린에 있어
듬직한 음악가 곰 ‘어네스트’와 용감한 꼬마 생쥐 ‘셀레스틴’의 빛나는 우정을 극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
오는 6월 11일, ‘어네스트’의 바이올린을 고치기 위해 떠난 좌충우돌 뮤직 어드벤처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그럼 우린 극장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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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걸리는 시간 318분
행복이 뭘까?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행복해질까? 아니면 맛있는 걸 먹으면? 요기요로 치킨 시켜 먹으면 행복해질까? 사고 싶은 것들을 사면 행복할까? 26년 인생 전부를 고민해서 결론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동분서주해본 바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넷플릭스를 통해 보고 있는 <퍼니셔>에서는 주인공이 '행복이란 치명타를 날리기 위해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어제 2년 만에 만난 여사친과의 대화에서의 나는 "'이만하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인생의 업보가 굴러들어 온다"라고 말했다. 이 두 정의를 다른 말로 한다면 '행복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나 '행복하면 그에 맞게 좌절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기까지의 나는 사람에게 있어 행복은 극히 드물다는 염세주의 때문에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등학생 땐 버거운 학교 스케줄 때문에 힘들고. 대학생 때는 '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재미를 찾지 못했지' 싶어 괴롭고. 사회인이 되기 전 지금 순간은 공부하는 게 어려워서 짜증 난다. 행복한 순간이 과연 나에게 언제 찾아오나 싶다. 아니, 사실 내가 쓴 글에 의하면 인생은 절대 완벽하게 모든 걸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애초부터 행복하다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전부 느끼기는 어려운 게 아닐까? 만족하다가도 어떤 것에 싫증이 나면 불행에 빠지기 쉬우니까. 내가 뭘 대단하게 성장해서 인격이 성숙해져도 갈등, 좌절, 실패, 불안, 뭐 그런 것들은 항상 나를 따라왔다. 행복한 인간이란 어쩌면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게 아닐까. 그럴 때마다 영화를 튼다. 내 삶의 행복했던 순간을 투영하고 또 돌아보기 위해서다. 이런 우리에게, 또 나에게 5시간 18분짜리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츠, 아니 '제1의 하마구치 류스케'의 데뷔작을 찾아 나서보자.
1) 어떤 것에 대한 영화인가요?
네 명의 친구가 있다. 사쿠라코. 후미코. 준. 아카리다. 이들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로 여느 때처럼 호호 수다를 떨고 있다. 마음이 잘 맞았기 때문에 각자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넷. 즐거운 소풍을 마치고 후미는 자기가 아는 워크숍에 넷이 참석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다. 워크숍에 참석한 친구들. 그렇게 워크숍 강사의 프로그램을 끝마치고 뒤풀이 자리에 합류한다. 그곳에서 친구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준이 폭탄선언을 한다. 나. 이혼을 준비 중이야. 심지어 바람도 피웠어. 네 명의 친구 중에는 불륜에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리액션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물론 굳이 이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깜짝 놀란 반응을 선보이는 친구들. 준은 친구 네 명에게 이혼소송 재판에 오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그 재판에서 왜 준이 불륜을 해서라도 현재의 남편과 결별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준에 대한 이해가 분기점이 되어 세명은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과 결혼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영화는 이 '돌아봄'을 소재로 삼았다. 돌아봄으로써 각자의 인간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사랑의 시작과 끝이 관찰되기도 하며 누구끼리는 싸우기도 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고, 타인을 받아들인다는 건 무슨 뜻인지도 제시하기도 한다. 사실 이것들을 지켜보며, 주인공들이 본연의 돌아보면서 알 수 있는 건 이들의 삶이 죄다 불행함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알게 된다. 318분의 마음이 움직이는 과정을 관찰하고 보이는 엔딩신에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이들의 인생은 불행한 순간들의 연속인데, 엔딩신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을 경험할 수 있다.
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는 왜 이 영화가 '러닝타임이 318분인가?'와도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시간에 관한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보는데 드는 소요시간이 318분이라서 그렇게 정의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주 예'다. 감독이 바보도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영화를 5시간 넘게 설정 할리는 없겠지? 영화는 얼핏 보면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영화는 보통 경제적이다. 2시간 동안 한 사람에게 일어난 사건을 요약하거나, 누군가의 일대기를 축약하는 등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홍상수의 <북촌방향>이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만 봐도 그렇다. 전자는 한 장소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였고 후자는 무려 다른 평행세계에서 악당들이 침입하는 영화였던 것 다들 기억할 것이다. 근데 이 영화는 다르다. 2시간을 뛰어넘어 5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나왔다. 이것은 의도가 분명하다. 천천히 감정이입의 빌드업을 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친구가 되어 함께 일상을 견디는 효과를 주고 싶어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마음을 더 주지 않는가. 그렇게 사람들의 일상을 같이 지나며 관객들에게 똑같이 공허하고, 똑같이 외롭고, 똑같이 괴로운 일과를 더 잘 느끼게 도와준다. 그리고 단 한순간을 보여주며 완벽하진 않더라도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준다. 난 이 엔딩부로 달려가는 메시지의 힘이 마음이 변하는 시간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2번의 질문과 비슷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장점 역시 '318분'이라는 러닝타임이다. 천천히 친구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이 영화. 영화는 시간을 길게 늘였기 때문에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이혼소송을 준비 중인 준의 심리상태를 이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준뿐만이 아니다. 다른 세 친구가 느끼는 외로움을 또 느끼게 하기 위해 역시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할애했다. 근데 1시간만 할애하다 끝나는 게 아니고, 그 각자의 사연마다 얽히고설킨 게 있어 집중하는데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대사가 많긴 하다. 집중하지 않으면 후다닥 넘어갈 수도 있다. 또 장점이라고 언급했던 '러닝타임 318분' 역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근데 '해피 아워'를 보는 분들이라면 영화에 관심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왓챠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이해가 어려우면 되감기를 하거나 끊었다가 다시 보는 방식을 택하면 될 듯.
5) 배우들의 연기들은 어떠한가요?
여기에 나오는 배우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의 한 도시에서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가 워크숍을 열어 배우들을 모았다고 한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그런 티가 좀 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무뚝뚝한 가 후쿠와 미사키는 뭔가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지 않았나?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좀 어색한 부분이 있다. 특히 준 역의 남편 역할 뭔가 국어책 읽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뭐 보는데 지장이 있거나 그러진 않다. 무난한 디렉팅이었다.
6)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없다. 무슨 사전 지식이 필요한 작품은 아니다. 아, 인물 간의 행보와 직업에 대해 염두하고 영화를 보면 감상하는 데 있어 폭 넓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몇몇 주인공은 자기들의 욕망을 투영하고 있다. 또 엔딩신에서 두 주인공이 '무슨 소재로 대화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그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개같은 인생에서 이것이야 말로 일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지는 않을까 뭐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7)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간단하다.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 외로운 사람. 공허한 사람. 본질적인 치유가 어려운게 사람의 상처고 또 관계 아닌가. 영화는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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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핑크빛으로 만드는 브라운 베어
늦은 밤 뜨근한 방바닥에 앉아, 소파에 비스듬히 어깨를 기대고 따듯한 차를 한잔 끓여 손에 잡고 컴퓨터를 켠다.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스토리를 따라가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편안하게 아는(!) 이야기를 열어 아름다운 장면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날도 있다.
세상에 새로운 영화, 못 본 영화가 이렇게나 많은데 같은 영화를 수 십 번 보는게 지겹지도 않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N차 관람 마니아들은 알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는 볼 때마다 행복하단걸. 그행복한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봤던 영화를 다시 보기도 한다는 걸. 나의 수많은 N차 관람 영화 리스트들 중에도 특히나 좋아하는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눈에 담아 두고 싶은 사랑스러운 영화 <패딩턴2>이다.
영화 패딩턴은 영국의 국민동화 <패딩턴 베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1편이 가족을 잃은 꼬마곰이 페루에서 영국까지 홀로 오게 되면서 런던에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렸다면 나의 페이보릿 <패딩턴 2>는 런던 생활 3년차 브라운 가족으로 지내는 패딩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패딩턴은 자신을 구해주고, 길러주었지만 지금은 혼자 남게 된 루시 숙모의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 바로 런던의 12명소를 소개하는 팝업북 ! 하지만 이 책은 패딩턴이 구입하기에는 비싼 가격이었고, 패딩턴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은다. 이제 거의 다 돈을 모았는데, 누군가 가게에 침입해 팝업북을 훔치는 것을 발견한다. 패딩턴은 쫒아가지만 도둑은 사라졌고 현장에 있던 패딩턴은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고 만다.
하지만 패딩턴은 무시무시한 감옥생활마저 핑크빛으로(!) 또 행복하게 바꿀 수 있는 존재다. 사람들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기운을 북돋을 줄 아는 패딩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온기가 가득해진다. 패딩턴이기에 브라운 가족도, 교도소의 새 친구들도 패딩턴을 위해 팝업북 진범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 돕게 된다.
사람의 말을 하는 작은 곰 패딩턴 만큼 사랑스러운 이 영화의 매력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는 동화적인 세계관이다. 영국 최고층 건물에 근무하는 미스터 브라운이 등장하면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고속철이 있는 시대지만 조나단 브라운은 증기기관차 마니아이며, 주디 브라운은 오래된 인쇄기계를 찾아 신문을 만든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며,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 있다. 끝도 없이 넓은 세계관을 가진 해리포터, 나니아연대기, 반지의 제왕과는 다른 귀여운 현실형 판타지 <패딩턴 2>의 또다른 주인공이 바로 ‘런던’이기 때문이다. 런던의 12명소가 소개된 팝업북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 되고 있어,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런던에 가고 싶어진다. 루시숙모에게 꼭 런던을 보여 주고 싶었던 패딩턴을 이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귀여운 장면은 고작 작은 빨간 양말 하나가 전체 죄수복을 핑크로 만든 것이었는데, 패딩턴이 바로 빨간 양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지만 주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존재.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내 마음도 핑크빛으로 가득 차 행복해진다. 마음에 작은 핑크빛이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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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시도로 가린 곱씹을수록 아쉬운 퀄리티
이 세상에 각자가 부여받은 임무란 게 있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만들고, 또 어떤 사람은 빵을 만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먼저 협박한 게 아닌 솔선수범의 글쓰기지만 어쩔 때는 의무감과 비장함에 근거해서 글을 쓰는 셈이다. 그런 나지만 가끔 그런 고민을 마주한다. '어떻게 써야 하지?' 조회수와 금전적인 문제로 설명할 수 없는 나만의 뿌듯함을 찾기로 한지 거의 1년이 지났다. 청년실업이 들이닥친 현재 자기가 재밌어하는 일이 하나라도 있으면 축복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면서, 그렇게 재미없는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하루하루 흘려보내고 있다.
그렇게 일상을 살다 축복 같은 날을 마주한다. 바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럼 정말 문화생활 제대로 한 것 같다. 역시 잘 만든 예술이 세상을 구한다. 다음 날은 금요일이다. 극장으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것이 신이 점지해준 일이라고 생각하고 했을까? 돈 얼마 안돼도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 가끔 무당이 나의 미래를 예견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잡생각도 무색하게 극장에서 거의 2시간가량을 보냈다. 괜찮은데? 새로운 스릴러 같은데? 그러나 집에 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마치 영화의 신이 홀렸던 것처럼, 돌이키면 돌이킬수록 단점이 느껴져 왠지 모르게 별점을 깎게 된다. 이는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세 명의 무당이 신을 불러 모은다. 이 사람은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대무가>다.
무당 학원
신남은 오늘도 바쁘다. 동분서주하는 신남. 바쁘다 못해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 띠리리리링. 엄마. 나 신남인데. 천만 원만 보내줘. 엄마가 ATM기도 아니고 갑자기 천만원이 튀어나올 리는 없다. 신남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신남은 학원을 다니고 있다. 코딩학원이나 제빵학원 같은 학원이 아니다. 좀 특별하다. 학원의 이름은 무당학원이다. 아니 무당학원이 있어? 싶지만 실제로 있다. 좁은 공간에 수강생들을 몰아넣고 신내림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가 있다. 심지어 꽤나 진지해 보인다. 사실 신남은 요즘 취업이 도통 안 돼 무당학원에 들어왔다. 무당은 정년이 없다는 말에 혹했다. 천만원도 학원에서 보내라고 해서 필요한 돈이다. 여러모로 궁상맞은 신남. 학원에서 가르치는 수업 내용을 전부 다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난데없이 열린 프리스타일 굿에서도 청담 도령에게 압도적으로 털린다. 누가 봐도 초짜 무당인 신남이지만 그에게도 일거리는 들어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열심히 바이럴 마케팅을 한 덕에 어떤 사람이 의뢰를 요청한 것이다.
의뢰의 주인공은 정윤희라는 여자였다. 얼마 전 돌아가신 윤희의 아버지. 사인은 자살이었다고 한다. 윤희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딸을 때렸다고 한다. 술만 들어가면 사람이 난폭하게 변하는 것이다. 이 난폭함이 자살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희는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다시 보고 싶어 신남을 찾았다. 의뢰를 받아들이는 신남. 신남은 자신이 없다. 신내림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없는데 엄마한테 빌린 돈 천만원을 갚기 위해 무작정 받아들였다.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구르기엔 경찰서에 가게 생겼다. 무당학원의 원장님에게 달려가는 신남. 신남은 원장님에게 '대무가'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된다. 대무가를 연마하는데 힘쓰는 신남. 원장은 신남에게 대무가를 깨우친다면 신내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다. 신남은 과연 윤희의 의뢰를 무탈하게 끝마칠 수 있을까?
재미는 있었어
영화를 보기 전에 그렇게까지 기대를 하고 간 편은 아니었다. 금요일 바로 전 목요일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봐서 그런 것도 있다. 그냥 단지 웃기기만 해도 만족하지 않았을까? 그에 걸맞게 일단 초반부는 웃기는 데 성공했다. 일단 무당학원이 있는 게 신기했다. '목사학원'이나 '스님학원' 이 있지는 않잖아? 이 특이한 소재를 미술로 구현하는 방법도 신기했다. 극에서 학원 원생 역을 맡은 배우들을 보면 진짜 그곳에 다니는 사람 같다. 또 이 학원에서 강의하는 것도 웃기다. 무슨 굿이 아니고 무슨 길거리 버스킹 같다. 무엇이든 간에 학문이면 그 안에 짜여있는 체계라는 것이 있다. 그런 거 다 무시하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갈기는 이 모습이 웃기긴 웃기다. 특히 여기서 양현민 배우는 진짜 프로 같다고 느꼈다. 실제 직업인 무당 같기도 하지만 하나의 어색함도 없이 그 퍼포먼스를 소화한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나왔지? 후에 많은 영화에서 조우진 배우처럼 많은 쓰임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깔깔 웃을 수 있는 초반부가 지나면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는 신남에게 일어난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아예 바뀐다. 뻔뻔한 맛으로 살리는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톤이 바뀐다. 일단 영화에서 중요하게 자주 나타나는 문서가 있다. 또 정경호 배우가 맡은 손익수는 한 동네의 소위 '통'으로서 마을을 접수하고자 한다. 이 손익수가 이 마을 7구역을 접수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이 이유를 중심으로 마을의 재개발 권리를 하나씩 수거하는 것이 극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대무가가 왜 필요해? 바로 이런 손익수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다. 무당이라는 존재가 그의 야심을 채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 손익수의 야심이 이야기에서 장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된다. 이후 이 스릴러로 장르가 바뀐 후로 극의 몰입감이 뛰어나다. 몰입감이 좋으니까 극을 보는 도중에는 크게 걸리는 것이 없다.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 이 이야기에서 지적하는 사회문제도 있다. 신남이 부딪힌 청년실업 문제, 이권다툼을 앞둔 인물들의 갈등, 가정폭력 이야기 등등. 연출 능력 자체는 좋기 때문에 단점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는 곧 작품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게 된다. 이 영화가 지금 CGV 에그 지수가 알이 깨져서 그렇지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클래스는 영원해
박성웅이 맡은 마성준 캐릭터는 입체적이다. 극의 후반부까지 이 사람은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까고 보면 너무나도 인간적인 동기부여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쉽다. 이 이점을 먹고 가는 인물 설정 덕에 신남이 갑자기 비중이 줄어드는 이야기를 마성준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박성웅 배우는 이렇게 더하고 빼는 강약 관리를 매우 잘했다. 어쩔 때는 순수한 모습을, 또 그 모습 이면에 깔려있는 우월의식을 드러내는 연기를 잘 수행했다. 일례로 마성준과 청담 도령이 첫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박성웅 캐릭터가 했던 말투 하나, 제스처 하나가 상대방을 기 싸움에서 찍어 누른다.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개인기로 직조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또 이 사람은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무당들 중 하나다. 그럼 무당으로서 굿을 펼치는 부분도 류경수/양현민 두 배우와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도 메이크업과 의상, 말투만으로도 입체감을 부여하며 극에서 가장 선명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또 양현민의 뛰어난 퍼포먼스는 이에 기름을 붓는다. 극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청담 도령. 청담 도령은 과거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고, 이것이 자격지심으로 발현되며 인물의 동기부여를 이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손익수라는 인물에 대한 리액션을 보여주며 빌런이 얼마나 악랄한 인간인지를 보여준다. 이에 대한 설계가 오롯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청담 도령이 어떤 공간에 잠입해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시퀀스가 있다. 이때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청담 도령 같은 일반인들에겐 충격적인 장면이다. 여기서 충격받는 리액션이 카메라에 중심으로 잡힌다. 안 그래도 반응을 유심히 볼 수 있는 장면 세팅에 생동감 있는 연기까지 더해지니 극의 리듬을 변환하는 중요한 시퀀스에 힘이 실린다. 또 중반부와 후반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 하는 거 보면 몸 자체를 잘 쓰는 배우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극의 분위기를 이 인물의 화장법과 손발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이야기도 영화를 볼 땐 괜찮았다. 애초에 힙합이랑 굿이랑 융합해서 무언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이런 형식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별점을 매겨보자. 3.5점? 3점? 3.5점을 줬다.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봤다.
맥 빠지는 이야기
우리가 어떤 영화를 볼 때 힘이 부족하면 보는 재미가 줄어든다. 영화는 하이라이트 굿으로 이를 피했다 뿐이지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극의 이야기 구성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을 펼치는 것 말고 인물 간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때 후자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서가 있다. 사회비판적인 맥락에서도 읽을 수 있고, 이야기의 측면에서도 이것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극을 볼 때 이 문서가 중요하게 읽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심심할 때면 강한 템포의 무언가가 개입해서 연출력으로 이야기를 넘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서의 행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완성도의 높은 평가를 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그 많은 인물 중에 '아예 그 문서를 찾지 않는 법'을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심지어 이 문서에 대해서 두 번 반복되는 지점이 있다. 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딸 '윤희'라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그녀가 무당들을 섭외해서 불렀으니 말이다. 그런데 윤희 입장에서 인물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묘사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믿으면 이야기가 굉장히 쉽게 풀린다. 그런데 그냥 후반부에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갈등구조를 만들었다는 분명한 단점이다. 이 때문에 윤희라는 배역의 서사가 훼손된 것이다.
그리고 <대무가>라는 소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대무가>의 제목에서 내포하는 것이 그렇게 넓지 않다. 인물 간의 각성이 이뤄지는 소재가 <대무가> 긴 해도 극에서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으니까. 인물이 각성하게 되는 계기? 그게 정말 대무가 때문인가? 잘 따지고 보면 대무가가 극에서 어떤 영향을 구체적으로 줬는지 묘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극에서 제시되는 신남의 사연인 청년실업 문제, 청담 도령의 과거 문제, 마성준이 갖고 있던 인간관계 문제와 엔딩은 사실 큰 연관이 없다. 이 사람들은 대무가를 단지 불렀을 뿐 어떻게 보면 안 불렀어도 그런 결과를 맞이핳 수 있었다. 단지 후반부에 하이라이트를 그렇게 만들어서 무당이라는 속성을 부여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소재가 끌고 가는 원동력이 약했던 것이다.
또 마성준 캐릭터가 동기부여가 중요했던 것만큼 신남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신남이도 이유가 굉장히 중요했다. 본인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고. 이 음모에 의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 그것 치고 이 굿판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이 지나치게 소박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불분명한 인과관계는 극 전부를 겉돈다. 다른 예로 윤희는 극에서 변환점이 되는 어떤 선택을 한다. 초반부에 나오는데, 여기서도 굳이 이럴 이유가 없는데 너무 과장해서 행동한다. 또 극의 중반부를 넘어가서 굿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서도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것을 다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다. 또 있다. 중반부 지점에서 경찰을 불러야 하는 장면이 있다. 캐릭터 입에서 직접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캐릭터가 목격한 광경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벌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이 벌컥 뒤집힐만한 일인데 그냥 어물쩡 넘어간다. 이 낡은 각본은 후반부에 모든 상황이 마무리될 때로 이어진다. 이야기의 행방이 결론이 나면 허무하다. 솔직히 그 전부터 확인할 수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인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에 힘입어 경찰이 인물들에게 묻는다. '오늘 뭐 하셨어요?'라고. 이 오늘 '뭐 하셨어요?'라는 질문은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한다. 사실 간단하다. 이 영화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늘 뭐 했냐?'라는 말에 '아무것도 안 했다'로 답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셈이다.
철저한 개인기로
영화에서 화려한 연출은 많이 쓰였다. 군데군데 화면에 사람 얼굴을 크게 보이는 쇼트가 몇 번 찍혔다. 이는 영화에서 분출하고 있는 요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쓰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출법은 <럭키 몬스터>가 연상된다. 철저한 B급 연출법으로 맹수의 흑화를 표현했던 감독의 역량이 코미디로, 스릴러로 기능한 부분이 흥미로웠던 영화. 이 <대무가>는 전체적으로 기이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릴러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는 충분히 챙긴다. 또 정경호, 박성웅, 양현민 세 배우의 호연 덕에 극이 흥미진진하게 잘 굴러간다. 이런 이유로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다. 그래서 극장을 나오고 바로 직후에는 '어 괜찮네?' 싶다가도 책상 앞에 앉아 다시 생각하면 '..?' 싶은 영화가 되는 셈이다. 감독이나 배우들의 능력은 좋은데 각본이 아쉬웠던 영화였다. 추천은 한다. 그런데 정말 할 일이 없으면 보시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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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빌 / Dogville
도그빌 / Dogville
/ 감상 /
지루한데 라스 폰 트리에 영화 중에서는 가장 안지루한 영화
음.. 역시나 이 영화도 라스폰트리에의 다른 영화들처럼 사람의 본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부터 가장 영악해지고, 오만해지고, 잔인해지는 것 같다. 그 권력이 무엇이든 간에.
이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다 다른 권력을 행사한다.
(물론 그레이스를 찌르겠다는건 당연한거고)
여성들은 본인이 이곳에 더 오래 살았다고, 본인이 나이가 더 많다고, 그 미모로는 당연히 가벼운 여자일거라고 그레이스를 깎아내린다.
남성들은 본인이 남성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그레이스가 물리적힘이 본인들보다 약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그녀를 강간한다.
당연히 앞서 말한 협박은 덤으로.
그리고 그레이스는 본인이 약자일때는 참고 견뎌왔던 이 모든 수모들을 본인이 권력을 가진 권력자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대로 되갚아준다.
내 기준 가장 통쾌한 결말이긴하지만 이 장면 또한 결국 권력이 주는 오만함과 이기심, 잔인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개 모세만큼은 살려준 이유가, 그 모세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아닐까 싶다.
+ 엔딩씬에서 ‘she wants the young americans’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며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음악이 상징하는게 분명히 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음.. 내 생각에는 American인 도그빌 주민들의 모습을 통하여 미국이 세계의 평화를 위한답시고 다른국가들에게 행사하는 그들의 권력을 비판하고자 하는 라스 폰 트리에의 큰 그림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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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그리운 퀄리티의 심령 다큐멘터리의 대서사시
일본 호러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령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제보받은 심령 영상들을 모아서 인터뷰를 하고 조사를 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현재까지도 컬트적인 매니아층이 존재하는 호러 장르 중 하나이다.
이러한 심령 다큐멘터리 장르의 선구자 이자 가장 오래된 시리즈인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시리즈는 1999년 1편이 발매되어 현재(2023년 6월) 무려 100편이 넘어가고도 계속 시리즈가 나오고있다.
필자는 이 중 2013년 공개된 55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본 55편은 통상적으로 1시간 초반대인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러닝타임이 길어(1시간 47분) 극장에서도 상영한 에피소드이다.
먼저 본 에피소드는 저주의 비디오 오리지널 중에서는 처음으로 극장 상영을 시도한 거기 때문에, 전개가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상들 같은데, 알고 보니 이 영상이 다 관련이 있었다. 라는 전개로 이루어진다.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시리즈가 일반적인 공포영상과 다른 매력은, 단편적인 시청각적 공포 뿐만이 아닌 스토리가 더 큰 힘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실제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주어서 투고 영상과 보면 영상만 보았을 때의 공포랑은 차원이 안되게 공포를 선사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의 성공 이후 스토리를 부각한 아류작들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역시 오리지널을 따라가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인다는 것이 중론.
하지만 최근의 편들은 본가인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역시도 평가가 과거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기에, 많이 아쉬운 부분.
이번에는 서론이 많이 길었지만 양해해주시길, 이제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각 에피소드 별 별점(5점 만점)과 평가 방식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본 평가는 필자의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사람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본 평가에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편을 감상 및 구매 하실 분께서는 읽기 전에 생각하시고 읽기 바랍니다.)
1. 동상
평점: ★★★
이번 편의 막을 여는 에피소드이다.
영상 자체가 어둡기 때문에 이것이 선명한지 아닌지는 필자가 보기에 개인적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페이크 티가 나기는 한다.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티나는 건 아니다.
2. 로르샤흐
평점: ★★★★
노이즈계 영상.
필자는 개인적으로 노이즈가 들어가서 불가해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영상을 좋아하기에, 이 에피소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영상의 노이즈와 함께 섞이는 얼굴들이 상당히 기분나빴다. 공포계에서는 기분 나쁜게 좋은 포인트이기에(?) 만족했다.
3. 시리즈 감시카메라 창문 밖
평점: ★★★
창문 밖의 손이 흐릿해서 의심된다.
이 영상은 저주의 비디오 스태프룸에서 스태프들이 설치한 감시카메라의 영상이다.
창문 밖에 손이 나타났다 떨어지듯이 사라지는 영상이다만, 개인적으로 페이크 느낌이 좀 많이 난다고 생각한다.
영상이 심심한 건 덤.
4. 장난전화
평점: ★★★
귀신보다 내용이 더 소름돋는다고 생각한다.
이거는 귀신이 나왔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빼꼼형 스타일.
귀신보다 영상의 내용이 더 무서웠다.
5. 타임랩스
평점: ★★★
귀신은 선명하고 무섭게 생겼는데, 자연스럽기보다 조작의 느낌이 매우 크다.
령의 모습이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은 진짜인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서 설명을 덧 붙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약간 소름돋기는 하다.
6. 누가 없어졌지?
평점: ★★★★
스토리의 흥미를 많이 올려주는 파트.
덧붙여 영상도 상당히 소름돋았다.
이번 편에서 제작진들이 조사와 현장방문을 많이 해서(이 에피소드의 길이만 30분), 스토리가 많이 전개된다.
그리고 영상은 귀신이 대놓고 서있는 것인데, 너무 페이크 느낌으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귀신의 눈매가 개인적으로 많이 소름돋았다.
그리고 영상 촬영자의 발작이 상당히 공포감을 더 자극해 흥미로웠다.
7. 날으는 카메라
평점: ★★
솔직히 본 영상은 귀신이 아니라 그냥 사람같은데, 귀신이 피부가 창백하고 모습이 이상하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멀쩡하게 생긴 여성이다.
슬로우모션으로 볼때는 더 가관이다.
가장 가짜같고, 가장 별로였던 영상.
필자의 취향에도 가장 불호였다.
8. 악인
평점: ★★★★
스토리의 절정과 결말.
지금까지의 투고 영상과 스토리들이 전개되며 그래서 그런지 에피소드의 타임도 긴 편이다. (20분)
스토리도 지금까지의 투고 영상들이 이렇게 연결된다는 사실에 상당히 감탄했고, 제작진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용두사미 식의 엔딩이 아니라 만족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마지막 투고 영상.
어째 분신자살하는 영상인데 여성이 가만히 서있는 지 심히 의심된다.
분신자살은 가장 괴로운 자살인데, 가만히 서서 분신자살?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그래도 영상 자체가 노이즈와 여성의 고통과 괴로움이 섞인 비명소리와 어울려져 많이 소름돋았고 재미있었다.
몇몇 가짜티가 나는 영상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
개인적으로 번역해가며 관람한 것이 후회되지는 않은 영화였다.
애초에 이런 영상 자체가 대부분이 가짜로 만드는 것이 라는것을 감안하면(웃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만하다고 볼만하다.
혹시 본 후기를 다 읽은 사람 중에, 아직 본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하는 분이 계신다면, 본인이 이런 스타일의 공포를 좋아한다면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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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리뷰」당신이 느꼈을 점을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ㅣ스포주의ㅣ자막을 위주로 봐주세용ㅣSweet home reviewㅣ
?"스위트홈 리뷰(*스포주의)"
뭐 저는 고민시 배우가
발레하는 거 봤으니까 만족입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
#스위트홈_리뷰 #스위트홈리뷰 #스위트홈_고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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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파이널 예고편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과 마주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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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수리남> 공식 예고편
속이면 살고 속으면 죽는다 거짓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왕국 그리고 목숨을 건 생사의 비즈니스 살아남는 자 누구인가 실제로 있었던 가장 위험한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