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3-21 15:15:18
3월 4주차, 영화 위클리 뉴스
<디스클레이머> <뜨거운 피> <문폴>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국내·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가 찾아왔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국내
CGV, 장국영 추모 19주기 기념 특별전 개최
출처 | 네이버영화
CGV에서 23일부터 장국영 추모 19주기 기념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국 20여 개의 CGV에서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 <아비정전>,
<동사서독 리덕스> 등 3편을 상영한다. 특별히 CGV 용산아이파크몰,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서면에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와 <동성서취>도 볼 수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CGV 여광진 편성팀장은 “장국영 사망 19주기를 맞아 그가 스크린에서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번 특별전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정호연, 알폰소 쿠아론 감독 신작 <디스클레이머> 캐스팅
출처 | louisvuitton 인스타그램
배우 정호연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 <디스클레이머>에 캐스팅되었다.
이 작품에서 배우 정호연은 케이트 블란쳇, 케빈 클라인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디스클레이머>는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첫 Apple TV + 시리즈물입니다.
<뜨거운 피>, 개봉 전 예매율 1위 달성
출처 | 네이버영화
23일 개봉 예정인 <뜨거운 피>가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21일 기준 예매율 36.1%에 도달했다.
<뜨거운 피>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자,
소설가 천명관 작가의 영화 입봉작이다.
<문폴>,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출처 | 네이버영화
<문폴>은 <2012>, <투모로우>의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74개의 스크린에서 누적관객 수는 13만 명을 넘으면서,
4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폴>은 추락하는 달을 막기 위한 모험을 그린 영화이다.
해외
북미·유럽에 '쥬만지' 놀이공원 조성
출처 | Sony Pictures and Merlin Entertainments
지난 17일, 소니 픽처스와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북미와 유럽에
영화 <쥬만지>를 주제로 한 놀이공원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테마 호텔, 상품 판매점까지 갖춘 테마파크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듄>, 오디오 협회에서 최고상 수상
출처 | 네이버영화
지난 19일, <듄>은 제58회 CAS 어워즈에서
시네마 오디오 소사이어티로부터 사운드 믹싱상을 수상했다.
<더 배트맨>, 3억 달러를 돌파하다
출처 | 네이버영화
<더 배트맨>이 3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월에 경쟁작이 별로 없기는 했지만, 매주 인상적인 흥행 성적을 보였다.
<더 배트맨>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어 두 번째 대유행 영화가 되었다.
<더 배트맨>은 76개 해외 시장에서 4,910만 달러를 추가해
전 세계적으로 5억 9,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알렉산드라 쉽, 그레타 거윅의 <바비> 합류
출처 | 버라이어티
<틱, 팀... 북!>에 출연한 알렉산드라 쉽이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바비>에 합류하게 되었다.
아직 자세한 줄거리는 공개되지 않았고,
오지 주연 배우와 배급사만이 알려져 있다.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영화 소식이 찾아올지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다음 주에 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씨네랩 에디터 cammie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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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 자발적으로 입문해서라도 받고 싶은 양질의 팬서비스
2021년이 되었지만 코로나로 인한 여파는 극장가에 아직 남아있고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극장가에서 장기적 흥행을 보이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이다. 필자는 원래 일본 애니메이션은 특정 감독과 작품을 빼면 지지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일본에서 보인 놀라운 흥행과 한국에서도 개봉 전부터 보이는 범상치 않은 예매율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일본에서는 일종의 사회 현상이자 신드롬이라고 평가 될 정도이니. TVA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작품이라 개봉 며칠 전부터 TVA를 정주행했다. TVA를 보고 든 생각은, 영상미와 독창성이 가미된 B급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평하는 이유를 말해보자면, 가장 크게는 스토리이다. 스토리를 풀어놓고 보면 정말 진부하다. 시련을 견뎌내고 강해지는 주인공과 추가되는 일행, 그리고 마치 게임의 보스 레이드마냥 적(혈귀)과 싸우는 내용의 반복. 크게 생각할 것 없이 정말 단순한 서사이다. 다만 이를 보충해주는 것은 상당히 공들인 것이 보이는 작화와 때때로 사용되는 적절한 3D의 사용, 그리고 반복되어 나오는 혈귀들이 상당히 다채롭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반복이지만 즐겁고 흥미로운 반복이라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것을 극장판으로 관람한다면 어떨까라는 기대감과 의구심이 동시에 들었다. TVA의 러닝타임은 30분인데,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거의 2시간(117분)이다. 영화를 보고나니, 필자가 예상했던 장점과 단점이 그대로 나왔다.
TVA의 연장선답게, TVA를 보지 않으면 감흥을 느끼기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의 시작부터가 이미 TVA를 보고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들을 이해하고 있다는 전재하에 시작을 하기 때문이다. 흔히 '팬'들만을 위한 팬서비스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 자발적으로 입문해서라도 받아야 하는 수준의 팬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상술하였다시피 서사의 독립성이 낮을뿐더러 연출이 아닌 설명과 독백을 통해 풀어나가는 방식은 정말 진부하고 안일하기 짝이 없지만, 이를 보충하는 캐릭터들의 개성과 힘준 것이 보이는 액션씬은 정말 만족스럽다. TVA에서 보여준 훌륭한 작화를 극장판에서도 안정적으로 잘 보여주는데, 극장판답게 전투씬의 규모가 커져서 재미를 더해준다. TVA가 만족스러웠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팬덤이 말하는 것 처럼 명작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상술하였던 서사와 전개의 반복과 안일함의 단점이 장점으로 일부 덮혀질 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서사적 헛점은 팬덤측에서도 보일 정도인데, 극장판으로 만들기위해 불필요한 장면과 연출로 시간을 끈 것이 확연히 느껴지며, 빌런의 교체와 등장이 정말로 뜬금없다. 웬만해선 호평을 남기는 팬덤에서도 비판점이 나올 정도면 일반 관객들은 대체 얼마나 크게 이 단점을 느낄 것이란 말인가. 영상미 측면에서도 애니메이션계의 획을 그었다고는 말하기 힘든 수준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한정시켜보자면 이미 한참전에 아키라와 같은 뛰어넘을 수 없는, 아직도 영향을 끼치는 혁신이 존재하며, 예술성 측면에서는 유럽 애니메이션들에 한참 밀리고도 남는다. 팬서비스라는 것이 이 영화의 전부를 설명하는 것이므로, 철저히 팬덤을 저격한 상업성만이 존재할 뿐, 예술적 측면에서는 칭찬할 점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괜찮은 오락성 영화라 평할수는 있겠지만, 애니메이션계에 획을 그었다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해 처참해진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아직 애니메이션화되지 않은 원작의 분량이 상당히 많고, 벌써 2기 발표가 났다는 점을 들어 귀멸의 칼날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충분히 주목할 만 하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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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타쿠 콜렉션] 이토록 황당하고 찬란한 우리의 삶을
2025년쯤 되면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하늘을 뒤덮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닥쳐보니, 우린 여전히 축축한 길을 걸으며 불평하고 있습니다. 걸으며 우린 여전히 오늘 하루 먹고 살 것에 대해 고민합니다. 인터넷 창을 10개씩 띄워둔 것처럼 병렬로 염려합니다. 말끔히 끝맺지 못한 문제들과 새로이 피어나는 일들은 생경합니다. 해가 바뀔 때 다졌던 마음은 그새 조금 닳았습니다.
이 복잡하고도 허망한 시기, 우리는 무엇으로 이 혼란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내 모든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내 주변 사람들도 이런 후회를 할까?”
아직 밤이 긴 계절, 도저히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들이 줄을 잇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날이 밝을 때까지 천장에 그간 했던 모든 선택을 쏟아놓는 당신을 위한 영화입니다. 혼란스럽고 화려한, 분주하고 반짝이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입니다.
※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도 기나긴 이 영화는, 1인분을 하며 살기에도 버거운 주인공 에블린이 다중우주의 운명을 짊어진 알파 세계의 남편 웨이먼드와 만나며 시작됩니다. 빨래방을 운영하던 에블린은 한순간에 무수히 많은 다중우주를 거대한 악으로부터 지켜내야 하는 임무를 떠맡게 되죠. 에블린은 자신이 일생동안 했던 선택들로부터 수많은 다중우주가 파생되었으며, 각 우주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선택하고, 후회합니다.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일을 맡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에블린 역시 이러한 생각을 멈출 수 없는 사람 중 한 명이죠. 에블린은 이혼 서류를 내미는 남편, 멀어져가는 딸, 압류 직전의 빨래방으로 구성된 자신의 세계를 위태롭게 움켜쥐고 있습니다. 분명 매순간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어째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인지 에블린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법을 가장 먼저 깨달은 우주인 알파버스의 웨이먼드, 즉 알파 웨이먼드는 에블린에게 ‘당신은 내가 여태 본 수천 명의 에블린 중 최악의 에블린으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들은 에블린이 어째서 자신이 최악이냐고 되묻자, ‘당신은 이 우주에서 마치지 못한 목표, 이루지 못한 꿈이 너무 많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죠.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우주 중 바로 이 우주에서의 우리는 어쩌면 최악의 선택지만을 골라왔을지도 모릅니다. 비가 올 날에 우산을 챙겨 나가지 않았던 것, 뚜껑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물병을 가방에 집어넣었던 것, 한 잔 더 마셔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던 것부터, 어떤 갈림길에서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를 결심한 것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최악이기에 괜찮습니다. 우리가 될 수 있었던 그 어떤 존재들처럼 판단하고 결정해도 됩니다. 기상천외한 행동을 하고, 가져본 적 없는 시각으로 세상을 보아도 됩니다. 내민 적 없는 손으로 누군가를 붙들고, 끌어안아도 됩니다. 지금의 내가 최악이라면, 모든 우주를 뒤져도 이곳의 나보다 큰 잠재력을 가진 존재는 찾을 수 없을 테니까요.
에블린이 수많은 우주의 자신과 조우하고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한편, 모든 우주를 집어삼키려 하는 거대한 악, 조부 투바키는 이미 판단을 내렸습니다. Nothings matter. 아무것도 중요치 않다는 것이죠. 조부는 알파버스에서 받은 과도한 차원 이동 훈련으로 인해 분열되어 하나의 존재인 동시에 모든 존재가 되었고, 모든 우주의 힘을 지니게 되어 도덕적 기준조차 잃고 말았습니다. 조부가 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아등바등 살려고 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으니, ‘베이글’ 안으로 들어가자는 것이죠.
조부가 발견한 진리, ‘베이글’은 모든 것을 빨아들입니다. 그 안에선 어떠한 기준도, 성취도 필요치 않습니다. 조부는 무수히 많은 우주를 넘나들며, ‘허무’를 경험했습니다. 삶은 결국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니며,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조부 세력과의 전투 속에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던 에블린 역시 이에 반박할 수 없었고, 조부의 논리에 수긍합니다. 이때 남편인 웨이먼드가 에블린을 붙듭니다. Please be kind! 이해할 수 없는 웨이먼드의 말을 통해 에블린은 깨닫습니다. 늘 실없고 바보같았던 남편, 에블린 없이는 꼼짝없이 굶어죽었을 것만 같은 남편 웨이먼드는 놀랍게도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었다는 점을요. 손님의 빨랫감에 장난스레 붙여놓던 장난감 눈알, 에블린이 타박하던 그의 순진하고 물러터진 성정은 실상 세계를 끌어안는 가장 강한 힘이었으며 세상과의 기나긴 사투를 승리의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제 3의 눈이었던 것입니다.
Nothings matter. 웨이먼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에도, 아무것도 중요치 않습니다. 여태 어떤 일을 망쳤든,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있든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들과 진심을 나누며 살아가면 됩니다. 그게 각자의 생에서 단단히 지켜낼 수 있는 가치이고, 삶이 가지는 의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 세상에게 더 친절해짐으로써 길지 않은 일평생을 더 나은 선택으로 꾸려갈 수 있다고 영화는 이야기합니다.
삶과 허무, 선택과 사랑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관객에게 쥐어줌과 동시에, 영화는 온갖 패러디와 농담으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웁니다. 어쩌면 이가 ‘인생에 대한 고민은 그리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다 본 후의 당신이, 우리가 마주친 이 우주의 사랑스러운 점을 가득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21년에 세상에 처음 나온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국내 팬들의 꾸준한 성원에 힘입어 지난 2월 14일에 재개봉했습니다. 3월 1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도 했죠. 이 영화를 언제든 접할 수 있는 우주에 살고 계신 점을 축하드려요.
기회가 되실 때, 에블린의 멀미 나는 여정을 함께할 수 있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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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도시 여성의 세 갈래 삶
7★/10★
세 여성의 삶과 생활로 대도시 뭄바이에 입체적, 구체적 질감을 부여하는 이 영화의 전반부는 정말 최고다. 뭄바이에 대한 단순하고 건조한 설명과 해설을 넘어 그 공간의 근본적인 특징을 결정짓는 아주 미세한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전달해내는 것이다. 영화는 대도시 뭄바이로 몰리는 사람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도시의 풍경과 더해져 펼쳐진다. 그 연장에서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 사람은 모두 병원에서 일한다. 프라바와 아누는 간호사고, 파르바티는 조리사다. 그들은 각자의 문제를 대면하고 있다. 프라바는 얼굴도 모르고 결혼한 남편이 어느 날 독일로 떠난 후 1년 넘게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다정한 의사가 프라바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어찌 되었든 남편이 ‘있다’는 이유로 프라바는 그를 밀어낼 수밖에 없다. 발랄하고 솔직한 성격의 아누는 이슬람교도 남성 시아즈와 연애 중인데 서로 다른 종교 문화권에 속한 두 사람은 긴장을 품은 채로 만남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파르바티는 남편 사망 후 살던 집이 재개발로 헐려 쫓겨날 위기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이지만 자기 집이라는 걸 입증할 서류가 없어서다.
세 사람의 문제는 동시대 뭄바이가 어떤 공간인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프라바는 전근대적 결혼 풍습과 근대적 친밀성 경험의 충돌이 여성에게 어떤 혼란을 야기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누는 도시 내 종교적으로 구획된 생활, 문화의 경계가 굳건하며 이를 넘는 것이 하나의 금기라는 점을 일러준다. 파르바티의 고난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는 재개발이 어떻게 그곳에 먼저 살던 사람들의 삶을 소외시키는지를 증명한다.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우리는 역사, 문화, 자본의 관습과 욕망이 어지러이 중첩된 뭄바이의 현재를 분명하게 목격하고, 감각한다. 우기를 맞은 도시에는 늘 거센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중이다.
후반부, 영화의 방향이 바뀐다. 이번에는 파르바티의 고향 집이 있는 시골이 무대다.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이사 가는 파르바티를 돕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이곳은 그들이 자기 문제를 ‘해소’하는 무대가 되어준다. 프라바는 꿈 혹은 환상 속에서 자신을 떠나간 남편에게 완전한 단절을 선언한다. 뭄바이에서, 프라바는 언젠가 다리를 벌린 채 바닥에 앉아 남편이 보내준 고급 밥솥을 품으로 끌어안은 적이 있다. 마치 밥솥이 남편 신체의 상징물이기라도 하다는 듯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것만 같다. 신체 없는, 관념 속의 남편과의 공허한 섹스 시도다. 파르바티의 고향에서 프라바가 남편을 떨쳐내는 과정은 그녀가 바다에 빠져 의식을 잃은 남자를 구조한 후 그와 대화하며 이뤄진다. 남편의 상징물에 불과한 밥솥을 껴안던 프라바가 다른 누군가를 살린(인공호흡) 후 남편을 끊어내는 건, 그녀가 공허한 상징의 세계에서 구체적 물질의 세계로 나아가며 남편(즉 프라바의 현재를 붙잡는 전통적 친밀성의 질곡)과의 단절을 이루어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누와 시아즈 역시 관계에 깊숙하게 깃든 두려움을 걷어낸다. 즉, 두 사람을 멀게 하는 사회문화적 차이를 제쳐두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관계를 깊게 만들어나갈 것을 다짐한다. 파르바티도 그곳에서 새로 일자리를 얻어 서류로 증명하지 못해 빼앗기는 삶과는 다른 삶, 즉 주권을 박탈당하지 않는 삶을 이어갈 것이다. 프라바, 아누, 시아즈, 파르바티는 어느 해가 저문 바닷가에 가만히 앉아 뭄바이를 떠난 후자신들에게 닥친 변화를 호흡한다. 누군가는 다시 뭄바이로 돌아갈 테고, 누군가는 그곳에 남을 것이다. 뭄바이를 매개로 한 동시대 인도 여성의 무수한 삶 갈래 중 세 가지 노정路程이 이렇게 갈래가 잡힌다. 그리고 마침내, 비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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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극장을 가득채운 초콜릿 향기 지금은 웡카 열풍
본작의 제작비는 1억 2,500만 달러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4억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하며 엄청난 열기를 보이고 있는데요. 다음주는 설 연휴를 노리고 나온 <데드맨> <도그데이즈> <소품> <아가일>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과연 <웡카>는 2주차에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
[국내 박스오피스]
티모시 샬라메 주연 영화 <웡카>가 공개 첫 주말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웡카>의 흥행세는 설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도 설 연휴 신작들을 앞서는 예매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위로 내려간 시민덕희는 누적 관객수 93만 명을 기록하며 1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는 <아가일>이 공개 첫 주말 1위에 올랐습니다. 영화 ‘킹스맨 시리즈’를 연출한 매튜 본의 8번째 장편 영화며 작품은 스파이 소설을 쓰는 작가 엘리와 그가 쓴 소설 속 전설의 CIA 요원 아가일, 그리고 현실 속 스파이 에이든이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오는 7일 개봉하며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헨리 카벨,새무얼 L 잭슨, 두아 리파가 츨연하면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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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화요일!
한 주의 개봉작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을
씨네랩이 직접 큐레이션하여 소개드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는 코로나 팬데믹,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극장가의 관객 수가 현저히 감소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극장가의 개봉작을 추천드리는 것이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힘차고 영화로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면서,
그럼 다같이 이번 주 주요 개봉작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
1. 스크림
공포 | 미국 | 114분
감독 :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 | 출연 : 멜리사 바레사,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등
개봉 : 2022년 2월 17일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잔혹한 살인 사건으로 우즈보로 마을이 충격에 휩싸인 지 25년이 지난 후, 고스트 페이스를 한 새로운 살인마가 다시 십대들을 노리면서 마을의 어두운 비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관전포인트* :
공포/호러영화의 상징적인 레전드 작품.
11년만에 다시 돌아온 <스크림>은 북미에서 개봉 당시 <스크림>시리즈 역대 최고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개봉 당시 북미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북미의 평론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로부터 역대 <스크림>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의 영화라고 평가받는만큼 <스크림>시리즈를 사랑하시는 관객들 혹은 <스크림>시리즈를 기다려온 관객분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않을까 기대도 해보는데요.
<스크림>을 이끌었던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이제 없지만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 감독이 그 유산을 잘 이어받아 신선한 재미와 공포영화의 오락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니브 캠벨'과 '커트니 콕스'등 <스크림>의 역대 주인공, 원년멤버들이 이번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며 새로운 배우들와 조화를 이룬 세대교체 <스크림>의 모습도 기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드라마 | 일본 | 126분
감독 : 하시모토 나오키| 출연 : 오이다 요시, 아리무라 카스미
개봉 : 2022년 2월 17일 개봉
배급사 : 영화사 진진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루가 봄과 함께 떠났다 사야카는 처음 겪는 이별이 낯설기만 하다 오래전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 후세와 함께 헤어진 이들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려 하는데… 그곳에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 :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가 '이주인 시스카'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
<양과자점 코안도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 다양하고 훌륭한 영화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윌코'의 설립가이자 30년 이상의 경력을 통해 일본영화의 대표주자로 불리우는 '하시모토 나오키'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또한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아역 배우 '닛츠 치세'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로 유명한 아역 배우인데요.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역배우라고 합니다.
'닛츠 치세'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그의 반려견과의 앙상블, 또한 극 중 세대를 뛰어넘는 따뜻한 우정을 보여줄 일본의 베테랑 배우 '오이다 요시'와의 연기합도 매우 궁금해지는 영화입니다.
3. 극장판 주술회전 0
애니메이션 | 일본 | 105분
감독 : 박성후 | 출연 : 오가타 메구미, 하나지와 카나, 코마츠 미카코 등
개봉 : 2022년 2월 17일 개봉
배급사 : ㈜대교
"어릴 적 소꿉친구인 오리모토 리카를 교통사고로 눈앞에서 잃은 옷코츠 유타. “약속해, 리카와 유타는 어른이 되면 결혼하기로” 옷코츠는 원령으로 변한 리카의 저주에 괴로워한 나머지, 자신도 죽기를 바라지만 최강의 주술사인 고죠 사토루에 의해 주술고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동급생인 젠인 마키, 이누마키 토게, 판다를 만나면서 굳은 결심을 한다. “살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필요해” “나는 주술고전에서 리카의 저주를 풀겠습니다” 한편, 옷코츠와 친구들 앞에 과거에 일반인을 대량으로 학살해서 고전에서 추방된 최악의 주저사인 게토 스구루가 나타난다. “12월 24일, 우리는 백귀야행을 결행한다” 주술사만의 낙원을 만들려는 게토는 비술사를 섬멸하겠다면서, 신주쿠와 교토에 천의 저주를 내리는데…과연 옷코츠는 게토를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리카의 저주를 풀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 :
일본의 만화책 시장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연재 만화책이라고 평가받는 <주술회전>.
<극장판 주술회전 0>은 역대 일본 TVA 극장판 중 흥행 순위 3위에 등극한 작품이라고 할만큼 유명한 작품입니다. 일본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하여 지금까지 총 100억엔에 가까운 수입을 달성했다고 하니, 엄청나게 상업적으로 성공한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책을 보신 분들에게는 작품이 애니메이션화(영상화)되어 극장에서 좋은 사운드와 큰 화면으로 만나보실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아닐까 싶으니, 꼭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이 소개하는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 개봉작은 평소보다 주요 화제작이 많지 않은 것 같은 예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번 주도 건강하고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씨네랩 콘텐츠는 다음 주에 더 재밌는 개봉작 소개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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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릿 윈도우
시크릿 윈도우
스티븐 킹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스티븐 킹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만 50편이 넘는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공포, 호러에 바탕을 둔 장르소설로 분류하지만, 환타지, SF, 추리, 심리, 액션 등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기 때문에,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를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리타헤이우드와 쇼생크 탈출'처럼, 소설보다 영화가 더 유명한 경우도 있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 가운데 성공한 작품을 보면 '캐리', '미저리', '쇼생크 탈출'처럼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 번역 출판산 스티븐 킹의 소설을 거의 다 읽은 독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샤이닝'이고, '샤이닝'과 같은 계열의 심리 스릴러 작품들이 다른 작품들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시크릿 윈도우'도 '샤이닝', '미저리'와 같은 심리 스릴러에 속하며, 주인공의 정신 분열을 영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물론, 중반 이후에는 관객이 이야기의 전개를 눈치 챌 수 있어 드라마틱한 반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은 '소설을 훔친 남자 Secret Window, Secret Garden'로 중편 소설이며, 소설가 '모튼'을 찾아오는 남자 '슈터'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영화보다는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 크다. 스티븐 킹의 최대 장기인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에 거의 동질화할 정도로 깊게 이입하며, 주인공이 왜 이상하게 변해가는지, 서서히 광기를 띄며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공감하게 된다.
모튼은 뉴욕주에 있는 여름 별장에서 살고 있다. 그의 집을 청소하고, 식사까지 챙겨주는 마음 좋은 아주머니 - 당연히 임금을 준다 - 가 있고, 그는 노트북 컴퓨터에 워드를 띄워 놓고 소설을 쓰려 하지만, 소설은 쉽게 써지지 않는다. 하루 하루를 빈둥거리며 낮잠을 자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모튼.
어느 날, 누군가 찾아온다.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키가 크며, 조금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불쑥 원고 다발을 내밀며, 내 소설을 표절한 파렴치한 놈이라고 모튼을 향해 소리지른다. 모튼은 황당하고 불안하다. 자신은 결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남자는 표절한 작품을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고 협박한다.
'슈터' 역을 하는 배우는 '존 터투로'로, 코엔 형제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오, 형제여, 어디로 가는가'에서도 조지 클루니와 함께 중요한 역을 맡은 '피트'가 존 터투로인데, 코미디 영화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연기가 돋보이지만, 이 영화처럼 심리 스릴러 영화에서는 진지하고 무서운 연기를 보여주는 뛰어난 배우다.
주인공 '모튼'을 연기하는 조니 뎁은 '팀 버튼'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고,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에도 나온다. '가위손'으로 이름을 크게 알린 이후, 헐리우드 최고 배우 가운데 한 명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그가 진지하면서도 분열적 인물을 연기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샤이닝'에서는 잭 토렌스가 '오버룩 호텔'에서 관리인으로 가족과 함께 지내는 동안, 극심한 고립감, 호텔에 존재하는 거대한 악령의 영향,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 소설을 쓰지 못하는 초조함 등이 뒤섞이면서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눈부시게 썼다면, 이 작품에서는 외부의 악령이나 미지의 힘에 의한 영향 없이,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아의 분열만으로 변해가는 개인의 정신과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튼이 여름 별장에서 지내는 건, 아내와의 이혼 수속 때문에 별거 중이라 그렇다. 그는 뉴욕에 있는 집을 나와 이곳 여름 별장에서 혼자 지낸다. 아내 에이미는 새로 만난 남자 테드와 살고 있으며, 이혼 수속은 모튼이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상황인데, 모튼은 선뜻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튼은 아내의 불륜 현장을 급습해 에이미와 테드가 모텔에서 벌거벗고 있는 장면을 봤다. 에이미는 엄연히 모튼과 결혼한 상태로, 모르는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것이다. 모튼은 심한 배신감과 분노로 피가 끓었지만,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슈터'라는 남자가 찾아와 자기 소설을 표절했다는 말을 하니, 모튼으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슈터'가 타고 온 자동차 번호를 보니 '미시시피주'였다. 남쪽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면 돈이나 뜯어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양아치는 아닌 듯 하고, 무엇보다 '슈터'의 표정은 진지하고 심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모튼에게 유리했다. 모튼이 '시크릿 윈도우'를 발표한 시기는 1992년이었고, 슈터가 자기 작품을 표절했다고 밝힌 창작 연도는 1994년이었으므로, 오히려 슈터가 모튼의 작품을 표절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슈터는 모튼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증거를 가져오라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모튼이 키우던 개를 죽이고, 모튼과 슈터가 대화를 나눌 때 차를 타고 지나가던 마을 주민도 죽였으며, 모튼의 변호사도 살해한다. 그 모든 것이 모튼이 증거를 내놓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다. 심지어 모튼의 아내 에이미까지도 그냥 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면서 에이미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질러 집이 모두 타버리고, 에이미는 애인 테드와 함께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다.
이 와중에 에이미와 테드는 이혼 협상을 위해 변호사와 대동해 모튼을 만나지만, 모튼은 이혼서류에 싸인을 해주지 않고 버틴다. 에이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모튼의 여름 별장으로 달려가 이혼 서류에 싸인하라고 말하는데, 이때 모튼은 사라지고, '슈터'가 나타난다. 모튼의 모습으로.
모튼은 아내의 불륜으로 증오가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는 한때 잘 나가던 소설가였으나 그가 소설을 쓰느라 보내는 시간 동안 아내 에이미는 마치 버림받은 사람처럼 소외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에이미가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 것도 오로지 에이미의 탓만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모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다시 잘 나가는 소설가가 되려고 새로운 작품을 쓰려 하지만, 소설은 마음대로 써지는 것이 아니어서 몹시 초조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여기에 아내의 불륜이 준 충격으로 그의 내면은 이미 분열되고 있었고, 미움, 증오, 초조, 우울한 감정이 뒤엉켜 증폭하면서 그 내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만든다. 그가 바로 '슈터'다.
실제로 '다중인격'과 관련한 사례는 많은데, '싸이빌'에서는 주인공이 열여덟 명의 인격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다중인격자의 특성은 주로 어렸을 때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자아로는 그 고통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고통을 상쇄하고,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전혀 다른 인격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모튼의 경우, 다중인격으로 보기 어렵다. 그가 만든 '슈터'라는 인물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더러운 일을 맡아서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그것이 내면의 분열을 통해 새로운 인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매우 영리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마치 자신이 아닌, 정신분열 상태에서 다른 존재가 나타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기 위한 계획된 행동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즉, 모튼은 매우 뛰어난 싸이코패스이거나 머리 좋은 살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받으며, 용의자로 분류되지만 '슈터'가 저지른 여러 건의 살인은 결정적으로 증거가 없다.
슈터를 보지 못했다는 이웃 주민과 변호사는 차와 함께 강물에 가라앉았고, 아내 에이미는 집 뒤뜰에 묻혔다. 에이미의 실종은 테드의 증언으로 모튼의 여름 별장으로 갔다는 것이 확실해졌지만,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정황이 모튼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체포, 기소를 할 수 없는 것이 경찰의 딜레마인 것이다.
모튼은 자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광기를 분명 느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걸 알았고, 에이미의 배신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소설은 써지지 않고, 작가의 명성은 사라졌으며,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변호사는 시간당 2백 달러를 주어야 하고, 이혼하면서 재산도 거의 다 사라졌다. 모튼에게 남은 것은 고통과 증오, 분노 뿐이고,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극단적으로 행동하는데, 그는 또한 냉정한 계산으로 일종의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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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불호가 갈린 베놈 완결판 액션(?)드라마 / 액션보다는 브로맨스 / 라스트 댄스 / 감동적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베놈: 라스트 댄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 전에 1개, 끝나고 1개, 총2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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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블러드 레드 스카이> 공식 예고편
[2021년 7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의문의 병을 앓는 여자.
치료를 위해 어린 아들가 밤 비행기에 오른다.
이륙 후, 비행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점령당하자 여인은 생존 싸움을 시작한다.
그간 힘겹게 숨겨온 어둠의 힘을 뿜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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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릴로 & 스티치> 티저 예고편
스티치는 성🏰도 부숴! 귀염폭발 악동 등장💥 [릴로 & 스티치] 티저 예고편 대공개 [릴로 & 스티치] 2025년 5월 극장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