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2-05 10:38:13
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달콤한 향기 가득
극장을 가득채운 초콜릿 향기 지금은 웡카 열풍
본작의 제작비는 1억 2,500만 달러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4억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하며 엄청난 열기를 보이고 있는데요. 다음주는 설 연휴를 노리고 나온 <데드맨> <도그데이즈> <소품> <아가일>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과연 <웡카>는 2주차에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
[국내 박스오피스]
티모시 샬라메 주연 영화 <웡카>가 공개 첫 주말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웡카>의 흥행세는 설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도 설 연휴 신작들을 앞서는 예매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위로 내려간 시민덕희는 누적 관객수 93만 명을 기록하며 1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는 <아가일>이 공개 첫 주말 1위에 올랐습니다. 영화 ‘킹스맨 시리즈’를 연출한 매튜 본의 8번째 장편 영화며 작품은 스파이 소설을 쓰는 작가 엘리와 그가 쓴 소설 속 전설의 CIA 요원 아가일, 그리고 현실 속 스파이 에이든이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오는 7일 개봉하며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헨리 카벨,새무얼 L 잭슨, 두아 리파가 츨연하면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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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의미에서 <듄>이 떠오르는 시작
스포일러 주의!
<퇴마록>은 해동밀교의 145대 교주인 서교주가 완전한 악이 되기 위해 생명을 재물로 바치는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는 박윤규 신부에게 장호법이 찾아온다. 장호법은 서교주가 아들 장준후를 이용해 완전한 악이 되려는 계략을 꾸미고 있으니 준호를 몰래 구출하여 이를 막아내자고 제안한다. 박신부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금세 이를 받아들이며 함께 해동밀교로 향한다. 한편,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과거로 인해 귀신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있는 이현암 역시 혈도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동밀교로 향하게 되면서 이 네 명의 인물은 의도치 않게 서로 얽히게 된다. 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끔찍한 존재가 되어가는 서교주. 그렇게 박신부, 장호법, 현암은 모두 서교주와 맞서기로 결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김동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제목을 보고 오해하지 마시라. <퇴마록>이 <듄>만큼 어마어마한 대작이라는 뜻이 아니다. 여러모로 비슷한 지점이 많다는 뜻이다. 거대한 전체 이야기의 프롤로그라는 점, 약한 이야기를 메꾸기 위해 시청각적 요소를 강조했다는 점, 원작을 안 본 관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노력했다는 점에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더불어 거대한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것에서 오는 필연적인 단점이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문제는 결국 세계관 소개에 머문 이야기다. 낯선 설정, 낯선 인물, 낯선 상황들이 초반에 몰아치는데 원작을 안 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를 따라가기 꽤나 버겁다. 특히 <퇴마록>은 <듄>과 달리 85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명쾌히 설명해 주기보다는 찰나의 이미지나 플래시백으로 암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분명 여기서 조금만 나아가면 세계관도 더 친숙해지고 개연성 확보도 가능했을 텐데 제작 여건의 한계 때문에 이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 것 같아 큰 아쉬움을 남긴다.
이러한 부족한 설명은 캐릭터와 후반 전개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박신부, 장호법, 준호, 현암의 서사가 조금만 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그려졌다면 더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인물들로 다가왔을 것이다. 해동밀교의 호법들도 너무 빠르고 허망하게 퇴장하여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진다. 후반에 장호법이 사실 준호의 아버지였다는 반전도 아무런 복선 없이 갑작스레 튀어나와 당혹감을 준다. 후반부에 장호법이 호법을 맡기 위해 아들을 서교주의 양자로 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굉장히 중대한 사항인데도 준호는 이를 너무 빠르게 납득한다. 단순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나면 안 될 것 같은 문제인데도 영화는 별 대수가 아닌 것처럼 다음 장면으로 서둘러 넘어간다. 이런 부분이 영화를 보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퇴마록>은 실망스러운 영화였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퇴마록>은 올해 가장 즐겁게 본 영화 중 하나였다. 영화가 꺼낸 회심의 일격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바로 액션이다. <퇴마록>의 액션은 볼거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물론 단순한 볼거리로만 봐도 충분히 즐겁지만 이를 넘어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서사를 대신하는 수단으로서도 기능하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다소 허무하게 퇴장하는 세 명의 호법들도 액션 장면에서만큼은 이들이 어떤 존재이며 왜 이 영화에 필요한 존재인지를 순간적으로 납득시킨다. 이후에 박신부, 준호, 현암이 힘을 합쳐 서교주에게 맞서는 장면에서는 이전까지 플래시백으로 펼쳐졌던 박신부의 서사, 준호의 서사, 현암의 서사가 서로 교집합을 이루면서 진한 울림을 준다. 여기에 장호법과 장준호의 아버지-아들 서사도 다소 뜬금없었던 것과는 별개로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정서가 주는 힘 덕분에 어느 정도의 감동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덩달아 플래시백 덕분에 빈약하게 보일 수 있는 영화 전체 이야기가 굉장히 풍성해 보이는 효과까지 생겼다. 이러한 강력한 장점들이 이야기의 아쉬움을 메꿔주었다.
<퇴마록>은 원작을 본 사람에게는 감격스러운 팬 서비스를,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한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의 팬들을 챙기면서도 그렇지 않은 관객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적절한 모범례를 만난 것 같았달까. 후속작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결말을 보고 나면 "함께 하겠나?"라고 묻는 박신부의 대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게 된다.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니 부디 더 큰 이야기를 펼칠 후속작들을 만날 수 있길 염원한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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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콥스키의 아내 | 러시아에 추락한 이카로스를 만나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세기 러시아 제국, 모스크바 귀족 가문 출신의 '안토니나'(알리오나 미하일로바)는 파티장에서 일생의 사랑을 발견한다. 바로 러시아 최고의 '표토르 차이콥스키'(오딘 런드 바이런). 그날부터 그녀는 그와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꿈을 실천에 옮긴다. 그가 재직하는 음악원에 입학하고, 그에게 연애편지를 보내고, 신에게 간절히 기도한다. 그렇게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된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도 잠시. 그녀와 표토르의 사이는 점점 벌어진다. 급기야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별거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안토니나는 결코 차이콥스키의 아내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그의 명성과 재산을 탐내서가 아니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 또 사랑이 유효한 이상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는 존재는 신밖에 없으니까.
차이콥스키의 아내, 러시아의 이카로스
파란 지중해 위를 내려쬐는 태양. 그 사이를 황금날개가 거침없이 노닌다. 이카로스다.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함께 갇혀 있던 감옥을 탈출한 기쁨에 취한 그. 따스히 자기를 감싸는 태양빛에 마음을 빼앗긴 채 계속해서 태양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카로스가 태양을 향해 날아갈수록, 황금날개의 밀랍이 녹고, 그는 그렇게 깊은 바다의 심연 속에 빠지게 될 운명임을.
19세기말 러시아 제국에도 이카로스가 있었다. 그저 여성이었고, 태양이 아닌 한 작곡가를 경외했으며, 바다가 아닌 은반 같은 호수 밑으로 침전했을 따름이다.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러시아의 이카로스,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의 이야기를 다뤘다.
안토니나는 결혼 이후 평생을 차이콥스키의 아내로 살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순간도 영위하지 못한 비운의 여인. 세례브렌니코프는 그녀의 일생을 스크린 위에 펼쳐 놓는다. 특히 그녀의 황금날개가 무너져 내린 이유를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거북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풀어낸다.
태양을 만난 황금날개의 비상과 추락
세레브렌니코프는 안토니나의 황금 날개에 집중한다. 그녀는 차이콥스키라는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고, 태양과 행복한 오후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그 태양 때문에 추락해 갈사한다. 카메라는 철저히 안토니나의 시점에서 그 과정을 담아낸다. 안토니나의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학 보고서인가 싶을 정도다. 이때 핵심은 불이다. 불의 모티브를 적극 활용해 태양의 광채, 따스함, 흉포함을 모두 보여준다.
일례로 파티에서 만난 차이콥스키를 그리워하는 안토니나의 방은 어두침침하다. 자욱한 안개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방에 찾아오고, 청혼을 받아들이자 그녀의 방은 달라진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가득하다. 분명 실내인데, 날 좋은 오후에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처럼 밝고 따뜻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녀의 결혼은 이내 파탄 난다. 아내를 친구 다음 순위로 두는 남편. 아내와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남편. 그런 남편에게 안토니나는 지치고, 그들 사이는 조금씩 벌어진다. 이번에는 촛불이 등장한다. 수직으로 길게 뻗은 촛대와 촛불은 안토니나와 표토르를 이어 줄 수평선을 자꾸만 끊어버린다.
촛불은 이제 화재로 번진다. 차이콥스키는 이혼을 요구하고, 별거를 유지하며, 생활비만 붙인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 관계를 놓지 못한다. 남편, 아이들과 가족사진을 찍는 꿈을 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꿈은 소음과 함께 끝나고, 눈을 뜬 그녀는 온 집을 삼킨 화재를 발견한다. 결혼반지마저 불 속에 놓고 창문에서 몸을 던지는 안토니나. 불을 피해 몸을 던진 그녀는 태양 때문에 바다에 빠진 이카로스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화려한 러시아 제국의 민낯
이카로스가 죽은 이유는 명확하다. 태양에 가까이 가면 밀랍이 녹을 수도 있다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다. 안토니나가 추락한 이유는 다르다.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못한 그녀의 잘못만큼이나 시대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러시아 제국의 민낯을 공개한다.
영화는 의미심장한 자막으로 시작한다. 자막에 따르면,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서는 여성이 마음대로 이혼을 할 수 없었다. 정부의 공식 허가가 떨어지거나, 법원의 명령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이 이혼에 동의하거나, 한쪽에 명확한 귀책사유가 있어야만 했다.
문제는 이 법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는 차이콥스키와 안토니나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차이콥스키는 동성애 성향 때문에 퍼진 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토니나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대가로 신경 쇠약과 우울증을 앓았다. 그렇기에 그는 자기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짓 사유를 인정하면서까지 이혼을 요구했다.
반면에 안토니나는 남편의 요구를 수용할 수가 없다. 그녀는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하기에 이혼에 동의할 수 없다. 또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적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않았고, 집착과 미련의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두 소수자의 잘못된 만남을 파국으로 몰아간 사회가 낳은 비극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차이콥스키 없는 차이콥스키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표토르와 안토니나의 평행선을 제목에 충실한 화법으로 전달한다. 사실 아무리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이라 해도 차이콥스키라는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한 그의 음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이기 때문. 하지만 그의 음악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일생에 대해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바로 이를 역이용한다. <차이콥스키의 아내>에서 차이콥스키에게 부여된 분량은 많지 않다. 대신 그의 개인사와 성적 지향은 철저히 복선으로 암시된다. 영화는 결혼식을 시작으로 이혼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자그마한 복선을 던진다. 그렇게 신발 속 모래 알갱이 마냥 뭔지 모를 불편함과 물음표를 조금씩 키워 나간다.
예를 들어 결혼 소식을 접한 차이콥스키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묘하게 반응한다. "자네가 결혼을 하다니 의외네?" 같은 대사와 함께 안토니나에게 미묘한 축하를 건넨다. 그뿐만이 아니다. 표토르는 안토니나가 한껏 힘을 준 옷이나 장신구를 보고 예쁘다는 말을 한 번도 건네지 않는다. 불협화음은 계속된다. 영감을 받은 표토르가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려는 찰나에 안토니나가 끼어드는 식이다.
이 장면들은 안토니나가 이혼 통보를 받은 뒤 시퀀스와 이어진다. 가족사진 촬영이 대표적이다. 신혼 때 부부 사진을 찍으러 간 표토르와 안토니나. 하지만 막상 카메라 셔터가 눌리는 순간, 차이콥스키는 아내와 다른 곳을 바라본다. 마치 결혼 생활에 초를 치려는 듯이. 이 장면은 가족사진을 찍는 안토니나의 꿈과 이어지면서 그녀의 절망을 더 강조한다.
무대 위에서 피어나는 우울함
안토니나의 추락은 무대 예술을 보는 듯이 독특한 연출 덕분에 더욱 인상적이다. 연극처럼 막이 바뀌거나, 연극 무대처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이 이어지는 식으로 그녀 내면에 자리 잡은 우울함과 불안감을 표출하는 장면이 거듭 등장한다.
이는 당시의 분위기를 메타적으로 표현하고, 또 비판하는 연출이라 할 수 있다. 세레브렌니코프의 말을 빌리자면, "그 시대가 워낙 연극적"이었으니까. "당대의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의상을 입었고, 사회가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고, 사회가 강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으니까. "인생은 일종의 무대 연출이었고, 각자에게 정해진 배역"이 있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다. 어둡고 차가운 빈방에서 안토니나는 남자 무용가들과 춤을 춘다. 이 발레는 마치 그녀의 내면을 끄집어낸 것 같다. 차이콥스키를 향한 비틀린 사랑, 집착과 광기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피아노 건반음이 강조된 음악이 더해지면 안토니나의 불안정한 상태를 눈, 귀, 가슴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비록 불운한 시대와 사회가 그녀에게 잘못된 결혼 생활을 안겨줬지만, 비극을 잘라내지 않은 선택은 온전히 안토니나의 본인의 몫이라는 것. 이처럼 찜찜하고 불쾌한 마무리 덕분에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뇌리에 강렬히 각인된다. 비록 전형적인 구성과 마무리는 아니지만,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의 일생과 사랑을 이해하는 데는 전기 영화로서 이보다 충실하기도 어려울 테니까.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한 여자 안에서 피어나 그녀를 파괴한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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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전성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진짜 볼 것 없다 할 때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본다. 그 중 중경삼림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찾아보니 이 영화는 액션 영화로 준비하던 중 갑자기 방향을 틀어 가볍게 만들었던 영화라던데 영화 속 디테일들이 과히 가볍지만은 않다. 개인적으로 '타락천사'는 집중이 딱히 되진 않았지만 그 대체로 찾았던 이 영화에서 어떤 감독의 전성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1. 내용보단 기술이 빛난, 그래서 더 좋은
생각해보면 왕가위 감독은 대단한 스토리텔러는 아니다. 나에게 그는 글을 우월하게 잘 쓴다는 느낌보다는 영화의 기술적 디테일에 신경을 쓸 줄 아는 감독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런 기술적인 부분에 크게 감동받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감독은 예외다. 카메라 워킹, 빛의 사용 등 기존의 영화와는 조금 달랐다. 중경삼림의 내용만 봐도, 실연한 남자의 우울함, 한 남자를 향한 여자의 짝사랑이라고 압축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은 심플하다. 하지만 이 남자의 실연의 상징과도 같은 통조림의 유통 기한, 자칫 스토커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여자의 짝사랑을 creepy하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여주의 새침한 척하는 연기 등 이 영화는 전체가 아닌, 디테일을 보게 하는 영화다.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미세한 감상을가능하게 한다. 볼 때마다 내가 놓친 디테일을 찾아낼 때, 머리를 탁 치는 재미, 이 영화를 n차 관람하게 하는 매력이다.
2.누군가의 전성기를 본다는 것
이 영화는 누군가의 전성기를 한 눈에 보는 느낌을 준다. 양조위 배우도 그렇지만 왕가위 감독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다. 홍콩 영화는 어느 시대를 풍미했지만 현재는 볼 수 없는 분위기의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의 전성기를 담고 있다. 전성기라 함은 누군가의 젊은 시절만은 말하지 않는다. 그들의 매력, 능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인만큼 양조위 배우는 청초하면서도 애처로운 매력으로, 금성무 배우는 너무 찌질해서 안쓰러운 매력으로, 왕가위 감독은 감각적인 연출 실력으로 각자의 매력을 경쟁한다.
관객된 입장에서 이 지점이 참 좋다. 90년대의 헐리웃도 그렇지만 어떤 재능러들의 능력이 폭발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에게 축복된 시간이 아닐까. 그리고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을 테니 아련함이 더해질 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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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크라운> 시즌 6 | 유종의 미를 가린 문제 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찰스'(도미닉 웨스트)와의 이혼 후 왕실을 떠난 '다이애나'(엘리자베스 데비키). 그녀가 파리에서 이집트 억만장자의 아들 '도디 알파예드'(칼리드 압달라)와 휴가를 즐기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엘리자베스'(이멜다 스턴톤)와 왕실은 위기에 휩싸인다.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몬 냉혈한이라는 비난 속에서 대중의 지지라는 왕실의 기반이 흔들렸기 때문.
한편 '윌리엄'(에드 맥베이)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우울함을 떨치지 못한다. 다이애나의 인기와 언론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자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도 악화일로다. 그가 왕손으로서의 의무만을 강조하고, '카밀라'(올리비아 윌리엄스)와의 재혼을 추진하기 때문. 그런 그의 앞에 '케이트'(메그 벨아미)가 나타나고, 그녀와 시간을 보내면서 윌리엄은 숱한 풍파 속에서도 왕관을 지키는 할머니의 진면목을 발견한다.
리버스 <왕좌의 게임>, <더 크라운>의 끝
2019년 4월 14일. <왕좌의 게임> 시즌 8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쏠렸고, 첫 화 북미 시청자수는 1,176만 명에 달했다. 그로부터 약 1달 뒤, 팬들은 분노에 가득 찼다. 모든 캐릭터의 서사는 붕괴됐고, 암시와 복선도 회수하지도 못한 채 막을 내렸으니까.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장 인기 있는 판타지 드라마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왕좌의 게임>의 끝은 실망스러웠다.
넷플릭스 <더 크라운>의 끝은 정반대다. <왕좌의 게임>이 HBO의 핵심 콘텐츠였듯이, <더 크라운>도 넷플릭스의 핵심 시리즈 중 하나였다. 에피소드 하나에 제작비 140억 원을 투입할 정도로 공들인 작품이었고, 영국 왕실과 갈등을 빚어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다만 마지막 시즌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파트 1 공개 첫 주를 제외하면 넷플릭스 순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TOP 10에 한 번도 이름을 못 올렸다.
그러나 성적만으로 <더 크라운>의 마지막을 평가할 수는 없다. 피날레 결과물로 팬들을 낙담시킨 <왕좌의 게임>과는 다르기 때문. <더 크라운> 시즌 6은 첫 시즌부터 이어진 질문에 충실히 답하며 막을 내린다. 왕관의 무게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영국 왕실을 비롯해 현대 사회에서 쓸모없어 보이는 모든 것들의 존재 의의를 끝내 납득시킨다. 소재의 무게감만큼이나 품격 있는 퇴장이다.
모든 시즌을 관통한 미덕, 왕관의 무게
사실 영국 왕실은 수많은 미디어에 등장하는 슈퍼 스타다. 그런데도 <더 크라운>은 유달리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이유를 댈 수 있다. 우선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 영국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클레어 포이, 맷 스미스, 바네사 커비, 엠마 코린 등 신성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막대한 제작비 값을 한 뛰어난 고증, 왕실의 비밀을 엿본다는 쾌감까지 고려하면 관심을 못 받는 게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그뿐이었다면 <더 크라운>은 화려한 재현 다큐멘터리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대신 <더 크라운>은 드라마로서 자기만의 미덕을 보여줬다. 핵심은 정반합이다.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이어진 전통을 유지하려는 이들과 그 전통에 회의를 표하며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충돌을 그려냈다. 자칫 화려한 포장지에 가려질 수 있는 영국 왕실의 헤겔적 행보를 제시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 방식이 때로는 인간적이고, 때로는 진중했기에 <더 크라운>은 흥미로웠다. 왕실 구성원은 어느 때보다 인간적이었다. 언니에게 가려진 영원한 이인자 마거릿 공주. 아내가 여왕이라서 자기 경력과 꿈을 포기해야 했던 필립 마운트배튼. 후계 1순위라는 이유로 부모의 사랑과 인정 대신 의무부터 배운 찰스 3세까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왕실에서 태어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이들의 고충이 잘 느껴졌다.
제도와 정책의 문제도 건드렸다. 시민, 언론, 총리의 입을 빌려 질문을 던졌다.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왕실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쇠락한 영국과 영연방에서 여왕의 역할은 무엇인지. 수십 년 된 왕실 요트 브리타니아가 퇴역하고, 마지막 식민지 홍콩도 반환된 가운데, 여왕의 존재의의는 무엇인지. 이처럼 보존과 개혁 사이 필연적 긴장을 엘리자베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이 시리즈의 본질이었다.
명예로운 피날레
<더 크라운>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를 활용해 엘리자베스의 마지막 해결책을 들여다본다.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시작된 극은 찰스와 카밀라의 재혼으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엘리자베스 2세의 양위 문제를 거론한다. 대체 왜 여왕은 왕위를 넘기지 않는가? 네덜란드를 비롯한 다른 왕실은 적당한 나이에 양위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왜 영국은 예외인가?
드라마는 마지막 시즌다운 방식으로 여왕의 고민을 드러낸다. 노년의 엘리자베스 앞에 중년 '엘리자베스'(올리비아 콜먼)가 나타난다. 그녀는 엄마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여왕의 자책감을 상기시킨다. 나이 들고 지친 엘리자베스는 흔들리고, 이에 여왕은 양위를 결정한다. 하지만 곧이어 청년 '엘리자베스'(클레어 포이)가 여왕을 만류한다. 자기는 죽을 때까지 왕관에 봉사하기로 서약했으며, 따라서 양위는 곧 왕실의 붕괴를 뜻한다고.
이 과정에서 왕관의 무게가 비로소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다. 여왕은 인정한다. 왕관도, 군주도 무용하다고. 모두가 평등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권리를 주장하는 왕관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고. 그렇기에 신성함은 역설적으로 왕관의 전부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에서 왕관에 깃든 신성함이 없다면, 군주를 군주답게 만드는 어떤 권위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결국 엘리자베스는 양위하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신의 대리자가 되겠다고 서약한 군주가, 스스로 서약을 포기하면 왕관은 더 이상 신성하지 않을 테니. 그렇게 유일한 존재 의의를 잃으면, 더 이상 왕실을 지탱할 수 없으므로. 그래서 그녀는 인간적인 한계를 숨긴 채 왕관의 무게를 견뎌낸다. 자기를 향한 모든 요구와 불평을 감내하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다. 이 해답은 실제 역사와 오버랩되면서 아름다운 퇴장으로 이어진다.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다
품격 있는 퇴장은 의문을 더 키운다. 여섯 시즌을 관통하는 질문에 품격 있는 답을 내놓은 드라마인데 왜 흥행 성적은 명성과 인기에 비해 부족한 걸까? 이 질문에도 여러 이유를 떠올릴 수 있다. 드라마 시간대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궁금한 사건이 없을 수도 있고, 드라마에 너무 익숙해졌을 수도 있다. 다만 특히 두 개의 이유가 중요해 보인다. 하나는 각본이고, 다른 하나는 공개 방식이다.
<더 크라운> 시즌 6은 중반부터 새로운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다. 다이애나의 죽음 이후 방황하던 윌리엄 왕세자가 왕실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이 전개가 단조롭고, 표면적이다. 윌리엄의 성장은 동생 해리와의 갈등 속에서 드러난다. 다이애나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아버지를 이해하는 윌리엄과 그런 형에게 실망한 해리. 이들의 관계는 엘리자베스와 마거릿의 갈등을 다시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윌리엄의 서사도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드라마는 윌리엄과 캐서린의 로맨스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정작 윌리엄과 찰스 부자의 갈등, 윌리엄과 엘리자베스의 관계는 형식적으로 몇 번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가 서너 시즌에 걸쳐 대립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급전개다. 그러다 보니 왕실에 불만을 품었다가 조금씩 왕관의 의무를 깨닫는 윌리엄의 내적 변화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각본 문제는 전반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에피소드 4까지는 다이애나의 멜로드라마가 다시 한번 펼쳐진다. 그런데 같은 내용은 이전 두 시즌에도 나왔고, <스펜서>를 비롯한 다른 미디어에서도 숱하게 다뤄진 바 있다. 설령 첫 화에서 다이애나가 죽어도 이해 못 할 시청자가 없을 정도로. 이처럼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니 초반부는 루즈하고, 후반부는 정작 하고 싶은 말에 힘을 줄 시간을 잃어버린다.
넷플릭스의 전략적 실패
이에 더해 넷플릭스도 공개 방식을 잘못 판단한 듯 보인다. 넷플릭스는 최근 한 드라마를 두 파트로 나눠서 공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파트 1이 파트 2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 크라운> 시즌 6도 마찬가지다. 파트 1은 다이애나가 사망한 4회까지를 보여줬다. 나머지 에피소드 6개는 파트 2로 공개됐다.
문제는 상술했듯 파트 1의 내용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새롭지 않고,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도 신선하지 않다는 것. 달리 말해 시청자 입장에서는 파트 1을 본 뒤 파트 2를 기다릴 이유를 찾기 어렵다. 파트 1 공개 후와는 달리, 파트 2가 공개 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점이 그 방증이다.
<더 크라운> 시즌 6은 일종의 헌정작이다. 사실 왜곡 문제 때문에 왕실과 줄곧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더 크라운>이기에 쉽사리 가늠할 수 없는 여왕의 심경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왕실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와 지지가 높아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품격 있는 마무리가 작품 내적 문제와 잘못된 전략으로 인해 온전히 조명받지 못하는 게 옥에 티일 뿐이다. 리버스 <왕좌의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온전히 조명받지 못해 아쉬운 품격 있는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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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모토에 충실한 JIMFF의 엔딩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6일 19시 의림지 야외 무대에서 강준규, 오하늬 배우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을 끝으로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선 5일 간의 여정을 되짚어보는 영상으로 시작된 폐막식은 김창규 제천 시장 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인삿말 이후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 발표, 한국 경쟁 부문 수상작 및 국제 경쟁 부문 수상자가 발표, 폐막선언과 축하 공연, 그리고 대망의 폐막작 상영으로 이어졌죠.
'E.T.' 필름 콘서트가 취소되는 등 이번 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유독 우천으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서인 폐막식 만큼은 아름다운 노을이 한 눈에 보이는 쾌적한 날씨에서 무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제의 모토를 온몸으로 느끼라는 자연의 의도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슬로건인 ‘a tempo’는 ‘본래의 빠르기로’라는 뜻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영화제가 짖궂은 날씨라는 장애물을 만났지만 무사히 진행되었듯이, 작년과 달리 온전히 오프라인으로 열린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원래 모습을 되찾을 거라고 말하는 듯 하죠.
폐막식에서 눈을 사로 잡은 것은 역시나 수상작 발표였습니다. 신나게 무대를 즐기고, 깊은 여운을 주는 영화들을 감상하는 사이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치열한 경쟁의 끝은 언제나 관심을 되찾기 마련이죠. 우선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은 두 작품, 김태희 감독의 '룩킹 포'와 엄하늘 감독의 '너와 나의 5분'에게 돌아갔습니다.
사실 수상작을 발표하는 심사위원의 평가는 미묘했는데요. 개성적인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불안정한 소절들이 제작 지원을 거쳐 멋진 화음과 리듬으로 바뀌길 바란다는 희망과 격려가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감독의 상이한 수상 소감에 담긴 절실함은 그 미묘함마저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지키기 위해 돈이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김태희 감독은 내년 제천에서 멋진 작품으로 만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엄하늘 감독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른 채 진심이 담긴 "감사합니다" 단 한 마디로 모든 소감을 대신했죠. 두 감독의 작품은 23년 19회 영화제에서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열세 편의 단편과 네 편의 장편 영화가 출품된 한국 경쟁 부문은 작품상도 단편과 장편 영화로 나뉘어서 발표되었습니다. 단편 부문에서는 어두운 주제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뮤지컬에 담아낸 조하영 감독 '언니를 위하여'가 선정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엿보이며 장편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들뜬 목소리로 쉽사리 소감을 잊지 못한 조하영 감독은 20년도에 제작 지원을 받은 후 지금까지 힘써준 배우와 스태프, 제천 프로그래머와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장편부문에서는 권철 감독의 '버텨내도 존재하기'가 작품상을 가져갔습니다. 극장의 존재를 버팀목으로 삼아 영화의 존재를 보여주듯이 음악의 의미를 보여주었고, 음악과 영화와 삶, 그리고 오랫동안 존재하는 것들과의 관계 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권철 감독은 언질을 주는 줄 알았는데 주지 않아서 놀랐다며, 초청만으로도 좋았는데 수상하게 되어 더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해외 경쟁 부문 작품상은 반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음악이라는 공통점 하에 다양성, 젠더, 민족성, 영화 기술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장편 영화들을 즐길 수 있었고, 그래서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두 작품이 박빙이었다며 2등을 차지한 작품도 얼마나 놀라운 영화였는지를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두 영화가 아주 달랐지만 이들이 보여준 새 감수성과 시네마와 내러티브에 접근하는 협업 방식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였다는 것이었죠.
이에 특별상을 받은 '포저' 팀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 세게프, 노아 딕슨 감독은 친구들과 저예산으로 제작한 작품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작품상은 리타 바그다디 감독의 '사이렌'에게 돌아갔습니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한 작품 안에 모두 녹여낸 놀라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는데요. 미국에 있어서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바그다디 감독은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해왔습니다. 아랍 여성들이 항상 피해자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바그다디 감독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게 해준 메탈 밴드 '슬레이브 투 사이렌' 멤버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진실과 꿈을 위해서는 항상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는 뜻깊은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치열했던 경쟁의 끝은 영화 음악과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조성우 집행위원장의 폐막사 이후 무대에 오른 박동준 밴드는 멋진 색소폰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영화 '대부'의 ost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엔딩 타이틀 곡인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가필드' 속 'I got you(I feel good)'까지 총 세 곡을 연주하며 별빛이 반짝이는 달콤한 여름밤을 더 아름답게 꾸며주었습니다.
제천 메가박스와 제천 CGV,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 레스트리 리솜은 물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제천 비행장과 제천의 대표 명소인 의림지에서 진행되어 더 뜻깊었던 제 18회 제천국제영화제는 이렇게 내년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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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범죄도시2>이후 손석구의 스크린 복귀작 !
손석구는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고 정직당한 뒤 복직을 노리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다고하는데요. 곧 공개 예정일 '살인자 난감' 시리즈 부터 <댓글부대>까지 올 한해도 손석구로 물드나요~!?
<가여운것들> 국내 3월 6일 개봉
엠마스톤 주연 <가여운 것들> 영화가 국내 3월 6일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엠마스톤은 이 작품을 통해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스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으며 다가올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의 가장 유혁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엠마 스톤을 비롯해 마크 러팔로, 윌렘 대포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캐릭터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듄: 파트 2> 2월 28일 공개
아카데미 시상식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시각·미술·음향·음악·촬영·편집상 등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완성도를 인정 받은 <듄>이 두번째 시리즈 <듄: 파트 2>로 돌아왔습니다. 영화는 2월 28일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으로, 북미보다 빠르게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웡카> 오프닝 스코어 18만, 1위
<웡카>가 개봉당일 18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영화는 전 세계 누적 수익 5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국내에서는 <외계+인 2부> <위시> 경쟁작 들을 모두 제치고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은 물론 올해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영화 <황야>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1위
마동석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 <황야>는 힘이 지배하는 무법 천지 속에서 살아가는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황야는 넷플릭스의 1430만 뷰의 시청 수를 기록하여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손석구 기자 변신 영화 <댓글부대> 3월 27일 개봉
<댓글부대>는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제보로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게 된 기자 ‘임상진’이 그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실체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로 손석구가 기자’ 임상진’역을 맡았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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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알라딘 총정리 #9
환몽씨네 디즈니 특집 1편!
영화 알라딘 (Aladdin, 1992) 분석** 영상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올해도 내년도 디즈니꺼!
환몽씨네 '디즈니 라이브 액션' 특집!'알라딘'과 '라이온 킹'에 대해 재밌게 떠들어 봤어요 :)
1편에서는 알라딘 실사화를 기념해,
환몽씨네가 26년만에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이야기합니다.- 승승장구하는 디즈니
- 디즈니의 실사 프로젝트 ‘디즈니 라이브 액션’
- 알라딘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
- 알라딘이 중국인이라고?
- 디즈니의 캐릭터 설정
- 영화주제 : Be Yourself
- 실사화에서 기대되는 장면!영화 '알라딘'을 보고 마구 떠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2편 '라이온킹'도 많은 기대해주세요!
#알라딘 #aladin #영화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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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애프터 양> 메인 예고편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
무엇을 남기고 싶었어,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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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새터데이 픽션> 메인 예고편
1941년 상해로 돌아온 유명 배우 취란 일본군 소령의 정보를 빼내기 위한 임무를 맡게 되고… 연극 ‘새터데이 픽션’의 첫 공연이 열리는 날, 작전을 개시하게 되는데! 과연 그녀는 마지막 ‘연극’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