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6-21 01:15:05
6월 4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탑건: 매버릭> <룸 쉐어링> <감동주의보>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거운 <탑건: 매버릭>의 개봉과 독특한 감성을 가진 독립영화까지!!
그럼 6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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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탑건: 매버릭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30분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톰 크루즈, 마일즈 텔러, 제니퍼 코넬리 등
개봉: 2022.06.22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관전 포인트
19일 기준, <탑건: 매버릭>의 전 세계 총 수익 8억 8500만 달러(한화 약 1조 1400억 원)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최고의 음악 감독이라 불리우는 한스 짐머가 음악 감독을 맡으며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룸 쉐어링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3분
감독: 이순성
출연: 나문희, 최우성 등
개봉: 2022.06.22
배급: (주)엔픽플
줄거리
까다롭고 별난 할머니 ‘금분’과 흙수저 대학생 ‘지웅’의 한집살이 프로젝트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데뷔 62년차 배우 나문희와 신예 최우성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룸 쉐어링>.
동시녹음을 해오던 이순성 감독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감동주의보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 한국 | 98분
감독: 김우석
출연: 홍수아, 최웅, 기주봉 등
개봉: 2022.06.22
배급: (주)스튜디오보난자
줄거리
큰 감동을 받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감동병을 앓고 있는 보영이 착한 시골청년 철기를 만나 꿈과 사랑을
이루어 내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
관전 포인트
감동병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사용하며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영화.
그동안 드라마에서 자주 보았던 배우 최웅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니얼굴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6분
감독: 서동일
출연: 정은혜, 장차현실 등
개봉: 2022.06.23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예쁜 얼굴을 안 예쁘게 그려주는 캐리커처 작가 은혜씨의 특별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관전 포인트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해 웃음과 감동을 주었던 배우 정은혜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를 보고 나면 솔직하고 통통 튀는 정은혜 아티스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모어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1분
감독: 이일하
출연: 모지민, 존 카메론 미첼 등
개봉: 2022.06.23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남모를 애환을 딛고 세상 앞에 스스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튀어 오른 독보적인 드래그 아티스트 모어(MORE 毛漁)의
삶과 예술을 감각적인 음악과 영상으로 스토리텔링한 작품.
관전 포인트
제 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기러기상(특별상)을 받았으며, 이외에도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초청을 받으며 작품성이 입증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감감적인 편집으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울 것이다.
우스운게 딱! 좋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1분
감독: 김현, 정혜연
출연: 이민구, 김휘규, 이태희 등
개봉: 2022.06.23
배급: 필름다빈
줄거리
눈치 없는 성구 때문에 울화통이 치미는 현, 전 남자친구에게 청첩장을 받은 소연,
서로 자기 말만 하는 가족들과 하루종일 지지고 볶는 민정, 죽은 친구의 은밀한 물건을 숨겨야 하는 소연.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 코미디 옴니버스이다.
관전 포인트
우리 인생의 가장 발칙한 순간을 담아낸 네 편의 옴니버스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
유수의 영화제에서 경쟁작 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
OTT 공개 예정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26분
감독: 샘 레이미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등
공개: 2022.06.22
스트리밍: 디즈니+
줄거리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의 멀티버스 속, MCU 사상 최초로 끝없이 펼쳐지는 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
관전 포인트
누적 관객 수 588만명을 돌파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드디어 집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1인 다역 연기와, 엘리자베스 올슨의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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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 주의 절반이 가고 절반이 남은 목요일!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2월 넷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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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새로운 모험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
ⓒ 네이버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다섯 번째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오는 6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2008년 개봉한 전작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 이어 15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 영화인데요, 전설적인 모험가이자 고고학자인 '인디아나 존스'가 '운명의 다이얼'을 찾기 위해 또 한 번 새로운 모험에 뛰어드는 액션 어드벤쳐 영화로,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과도 같은 해리슨 포드가 이번에도 주인공으로 나섭니다. 반면 전작들의 감독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총괄 제작자로만 함께할 예정이며, <로건>, <포드VS페라리>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이번 작품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해리슨 포드 외에도 피비 월러-브리지, 안토니오 반데라스, 존 라이스 데이비스, 매즈 미켈슨 등이 합류해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디에이징 기술과 분장을 통해 인디아나 존스의 젊은 시절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해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구교환 주연 SF영화 '왕을 찾아서' 촬영 돌입
ⓒ 나무엑터스
2019년 영화 <봉오동 전투> 이후 원신연 감독의 신작인 <왕을 찾아서>가 구교환, 유재명, 서현, 박예린 등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 첫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왕을 찾아서>는 1980년 여름, 비무장지대 마을에 찾아온 정체불명의 거대한 손님을 맞이하게 된 군의관 '도진(구교환)'과 마을 주민들의 모험을 그린 SF 영화이며, 유재명은 정의감 넘치는 마을 주민 '주복' 역을, 서현은 마을 보건소의 유일한 간호사 '정애' 역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FX 기술력과 원신연 감독의 연출력이 만난 작품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극장가에 새로운 영화 흐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종서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3월 개봉
ⓒ 네이버 영화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붉은 달이 뜬 밤, 폐쇄병동을 탈출한 의문의 존재 모나(전종서)가 낯선 도시에서 만난 이들과 완벽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 펑키 스릴러'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 <버닝>으로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에 진출한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이자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작으로, 이외에도 BFI런던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낸 기대작입니다.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은 영화만의 기묘하고도 펑키한 분위기가 강조되어 궁금증을 안기는 동시에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에어 조던 성공 실화 다룬 영화 '에어' 4월 개봉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대표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에어 조던' 성공 실화를 다룬 영화 <에어>가 4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에어>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르고>로 3관왕을 달성한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벤 에플랙의 신작으로, 1984년 업계 꼴찌를 달리며 존폐 위기에 처해 있던 나이키가 당시 NBA 신인 선수였던 마이클 조던에게 모든 것을 검으로써 극적인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농구화 브랜드 '에어 조던'의 탄생 비하인드를 담았기에 브랜드 팬은 물론 다양한 관객층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며, 연출을 맡은 벤 애플렉의 출연과 더불어 그의 절친이자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던 맷 데이먼이 출연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윌 스미스 폭행사건 이후 '위기 대응팀' 만든 아카데미
ⓒ RollingStone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시상자인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자신의 아내를 놀리자 무대 위로 올라와 그의 뺨을 때리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발생시켰는데요, 해당 사건은 전 세계로 전파를 타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 간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후 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의 향후 10년간 아카데미 행사 참석을 금지시킨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후속 조치로는 올해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 '위기 대응팀'을 신설해 '잠재적인 실시간 비상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카데미의 최고 경영자 빌 크레이머는 "기존에 없던 위기 대응팀을 보유하고 있고 많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예상할 수 없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계획하는 모든 일에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홍상수 신작 '물안에서' 베를린 영화제서 첫선
ⓒ 네이버 영화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영화 <물안에서>가 현지시간으로 22일, 독일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관개들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물안에서>는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인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아웃포커스를 활용했다는 점과 61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을 비롯해 여러 실험적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첫 상영일이었던 이날 500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관객 층은 젊은 영화학도 등 학생들이 주류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화는 배우를 꿈꾸던 젊은 남자가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남녀와 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출연 배우 세명은 모두 홍상수 감독이 건국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의 제자들이라고 합니다. <물안에서>는 앞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세 차례 더 상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
ⓒ 네이버 영화
드림웍스의 대표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2025년 3월 개봉을 목표로 실사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크레시다 코웰의 책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3편 개봉했으며, 전설적인 바이킹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히컵'이 우연히 부상당한 드래곤 '투슬리스'를 만나며 벌어지는 모험을 담은 만화영화 시리즈입니다. 전 세계에서 16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5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인데요, 실사 영화도 오리지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딘 데블로이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영화 <라라랜드>, <드라이브> 등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마크 플랫까지 합세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 관개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다양한 드래곤들의 모습이 실사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지에 팬들의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저희는 새로운 영화 소식들로 다시 돌아올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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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 표류기> - ‘고립된 세상에서 희망 찾기’
김씨 표류기 (Castaway On The Moon, 2009)
개봉일 : 2009.05.14
감독 : 이해준
출연 : 정재영, 정려원, 박영서, 구교환
‘고립된 세상에서 희망 찾기’
세상을 살아가는 건 만만치 않다. 어른은 사회에서 어른 1인분의 양을 해내야 한다. 눈에 띄지 않는 격식 있거나 평범한 옷을 차려입고, 순식간에 불어나는 여러 빚들을 모르는체하며 바쁜 발걸음의 사람들 사이에 섞일 것. 이게 바로 어른의 일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인생은 외롭고, 벅차고, 두려운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왜 이리 작고 하찮은 건지, 아무리 열심히 팔을 휘저어봐도 하루하루 더 깊은 물속으로 잠길 뿐이다. 차라리 고립되거나 사라져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며 얼마 남지 않은 용기마저 쥐어짜기 힘들 때가 있다.
<김씨 표류기>는 이런 어른의 삶을 살다가 지친 나머지 끝내 자살을 선택한 주인공이 운수 좋게도 살아남아 도심 속 무인도(밤섬)에 고립되어 표류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포스터와 분위기가 다른 영화’, ‘포스터 때문에(?) 관심을 받지 못한 영화.’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때 <지구를 지켜라>와 함께 항상 언급되는, 한국판 <캐스트 어웨이>라는 이 영화. 이러한 소문을 듣기 전인 학생 시절, 포스터 때문에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내용과 분위기가 퍽 달라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 <모가디슈>를 보고 구교환 배우님에게 더 강하게 스며드는 바람에.. 그의 주연작 외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던 필모그래피를 찾던 중 딱! 운명적으로 <김씨 표류기>가 떠올랐다. 안 그래도 언젠가 다시 한번 봐야지 싶었던 영화인데, 거기에 그의 뽀짝한 시절을 아주 잠깐이나마 볼 수 있는 영화라니. 오늘은 이거다 싶었다.
어릴 땐 몰랐는데 이 사회를 살아간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고, 내가 현재에 만족한다고 해서 그것이 탄탄하게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김씨 표류기>의 주인공 김씨들이 마주한 현실도 딱 그렇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주인공 남자 김씨는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가 부도나고, 당장 살아가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새로운 희망과 돈을 끌어썼지만 남는 건 곱절로 불어난 빚과 “이 나이 먹을 때까지 뭐 했냐”는 사회의 질책뿐이다. 김씨는 삶을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한강으로 뛰어드는데 자살시도마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화려한 도시 서울의 한가운데, 시간이 아주 느긋하게 흐르고 있는 유일한 대자연이자 또 다른 세계의 품에 안긴 김씨는 ‘어차피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죽는 것은 미뤄두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한다. 단, 원래 살던 세계에서가 아닌 서울의 룰을 벗어난 무인도라는, 그를 쫓는 것들이 없는 세계에서 말이다.
또 다른 주인공 여자 김씨는 쉼 없이 흘러가는 도시 속에서 홀로 멈춘 시간을 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닌 지나간 오늘을 착실히 삭제해가는 인물이다. 쓰레기가 가득한 어두운 방안, 그것도 모자라 그 방 안에서 가장 비좁은 옷장 안에서 어떻게든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뽁뽁이를 가득 채워 넣고 겨우겨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자 김씨. 그는 자신을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공포를 느끼고 스스로 고립된 세상을 만들게 된다. 인터넷 너머로만 소통을 이어가며 형체 없는 삶을 계획해가던 그녀는 어느 날 발견하게 된 남자 김씨의 흔적을 보고 조금씩 커튼을 열어간다. 무인도에서, 좁고 어두운 방 안에서 보이지 않는 타인의 온기와 날카로운 외로움을 느끼며 또 새로운 하루를 표류해가는 김씨 둘의 이야기가 가끔은 발랄하게, 가끔은 잔잔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김씨 표류기 시놉시스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 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7천만 원이 2억으로 늘어나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는 대부업 앞에서 삶의 희망을 잃은 남자 김씨(이하 김승근)는 죽기로 결심하고 한강으로 향한다. 승근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엔 ‘희망’이 없다. 다니던 회사는 부도가 났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아무리 발버둥 치고 소리쳐도 알아주는 이가 하나도 없다. 무인도에 떨어졌다며 구조 전화를 걸어도 119 구급 대원과 수정이는 매정하게 전화를 끊고, 쓸모없는 상담전화는 그의 마지막 생명줄인 휴대폰 배터리를 끝까지 털어먹는다. 다급해 죽겠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는 상담사의 목소리와 전기도 없는데 자비 없이 밥을 달라며 졸라대는 휴대폰 음성이 야속하기만 하다.
승근은 죽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원래 살던 세상과 철저하게 분리된 이 공간에서 다시 살아남아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야속한 도시를 향해 “진짜로 안 들리냐!!”며 소리치지만 도시는 여전히 승근에게 관심이 없다. 승근은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한다. 그는 혼자였다. 여자 김씨(이하 김정연)가 등장하기 전까지.
어두운 밤, 섬에서 소리치고 있는 승근을 바라보고 있는 단 한 사람, 정연. 그 또한 사회에서 고립되어 자기 방안에만 갇혀있는 인물이다. 왕따에 의한 트라우마로 세상에 나설 용기를 잃은 그는 미니홈피를 만들어 나만의 가짜 세상을 만든다. 미니홈피 안에 있는 건 당연하게도 모두 가짜. 용기도 희망도 없는 어두운 방안이지만 정연은 아직도 무엇이 그리 불안한지 좁은 옷장 안으로 들어가 뽁뽁이를 잔뜩 휘감고 잠에든다. 나대신 충격을 흡수해 줄, 나를 감싸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걸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인 두터운 외로움과 두려움은 쉽게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적을 바라야 할지도 모릅니다.”
승근은 버려진 오리 배를 줍고 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며 섬 생활을 나름대로 잘 버텨나간다. 정연은 승근을 보며 동질감과 흥미를 느낀다. 정연은 승근을 외계인 같다고 말한다. 정말 단어의 뜻대로 ‘외계인’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모두가 바쁜 도시에서 특이하게도 혼자 멈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외계인’에는 정연 본인도 포함된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두 사람은 이름도 목소리도 모르지만 서로에게 유일한 희망이 된다. 희망 따윈 바라지 않았던 승근은 짜파게티 분말 스프와 봉지에 있는 희망이란 단어를 보며 다시 희망과 미래(짜파게티를 먹을..)를 꿈꿔보는데, 시간이 흘러 도착한 정연의 편지와 밭에 난 작은 새싹은 승근에게 새로운 동력이 된다.
HELLO- 습관적으로 외쳤던 이 인사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누군가가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느끼던 외로움의 절반, 아니 8-90%쯤이 날아간 기분이다. 무겁게 비치진 않지만 승근은 외로운 사람이다. 한강에 뛰어들기 전에는 따스하게 그의 전화를 받아줄 사람이 없었고 섬에 들어와선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었으니, 그는 허수아비와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랜다.
정연의 경우엔 과거에 동급생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자신의 얼굴로 사람들 앞에 설 수 없어 사진을 도용하고, 가짜 세계를 꾸미면서 다른 이들이 달아주는 댓글을 통해 외로움과 의미 없는 오늘 하루를 지워간다. 작은 세계 안에 갇혀 두터운 외로움을 느끼던 두 김씨는 서로의 존재를 벗 삼아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낸다.
김씨들에게 서로의 존재와 짜파게티는 ‘희망’이다. 승근은 짜파게티를 먹겠다는 희망을 갖고 밭을 가꾸고 섬에서의 생활을 더욱 열정적으로 꾸려나간다. 정연은 승근에게 쉽게 얻을 수 있는 희망인 짜장면을 배달하지만 승근은 그를 거절하고 끝내 자신의 손으로 이뤄낸 희망을 한 그릇 완성한다. 승근의 희망인 짜장면을 되돌려받은 정연은 그가 보내온 거대한 희망 한 그릇을 삼키며 옷장에서 벗어나 방바닥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다.
“요만큼도 허락이 안 되는 거야?”
현실은 이들에게 왜 이렇게 매정한걸까. 승근이 짜장면 한 그릇을 완성하고 정연이 옥수수를 키우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자마자 그들의 세상은 다시 무너진다. 정연의 미니홈피는 거짓인 게 탄로 나고 승근의 섬은 홍수로 인해 폐허가 된다. 홍수가 끝나고 한강 정화작업을 하러 온 공익 요원들은 승근을 노숙자로 보고 그를 섬에서 쫓아내려 한다. 처음 내 손으로 만든 나의 세상이 전부 쓸려내려가고 이렇게 허무한 현실이 다가온다.
사실 승근은 자신이 무인도에 완전하게 고립되었다고, 뭘 해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분리되었다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 보트만 한번 타면 접근할 수 있는 도시와 가까운 섬. 매일같이 지나가는 유람선에 매번 손을 흔들거나 불을 피웠다면 반년쯤 되는 시간이 지나기 전에 발견될 수도 있었고, 하다못해 짜장면 배달원과 함께 오리 배를 타고 나갈 수도 있었다. (매일 잠을 자던 승근의 오리배도 있다.) 하지만 그는 언제부턴가 유람선을 피했고, 반년이 되는 시간 동안 섬을 탈출하지 못한다. 아니, 안 한다와 못한다 그 중간 어딘가에 걸쳐있다. 나가봤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근은 자신을 끌어내려는 공익 요원들에게 “그냥 여기 있게 해주세요.”라고 애원한다. 그에겐 아무도 없는 외롭고 불편한 섬 생활보다 다시 도시 속에서 살아갈 팍팍한 삶이 더 두렵다.
“1년에 2번,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내 세상을 만나는 시간.”
섬에서는 짜장면과 가끔씩 도착하는 누군가의 편지가 희망이었는데, 섬을 벗어나고 나니 승근이 해야 할 일은 ‘확실하게 죽기’뿐이다. 그는 흙이 가득한 지갑을 버스 단말기에 대며 다시 현실로 돌아왔음을 실감하고 확실하게 죽기 위해 63빌딩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뒤로 정연이 따라 달린다. 타이밍 좋게 울린 민방위 훈련 경보 덕분에 두 김씨를 서로 잘 알지 못했던 희망과 만나게 된다.
정연은 1년에 2번 있는 민방위 훈련이 온전한 ‘내 세상을 만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멈춘 시간을 살아가는 그 순간. 내가 당당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 순간. 정연은 봄에 만난 내 세상에 들어온 승근을 가을에 만난 내 세상에서 다시 마주하고, 이번엔 마냥 지켜보는 게 아닌 용기를 내서 악수를 청한다. 나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멈춘 순간, 작은 세계에 갇혀있던 김씨 둘이 눈을 맞춘다. 그리고 훈련 경보가 끝나고 다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손을 잡는다. 멈춘 시간 속, 고립된 나만의 세상에서 홀로 살아온 두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이 싹트는 순간이다.
혼자서는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던 외로움과 불안감 속에서 내가 누군지 말할 수 없을 만큼 나를 잃어가고 있던 시간을 지나, 드디어 용기를 내 세상으로 나온 정연은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My Name Is 김정연.” 그리고 묻는다. “Who A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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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했던 비극보다 더 뜨거운 해방을 이끄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어색한 행동부터 불안한 눈동자까지 완벽하게 한 인물에 녹아든 포스터부터 해외 언론 매체들의 극찬까지 완벽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전 세계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27개를 석권하고 곧 있을 2022년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열연이 빛나는 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전기를 다룬 영화 스펜서 리뷰이자, 시사회 후기입니다. 작품은 그녀 인생 전체가 아닌 1991년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노퍽 해안의 왕가 저택인 샌드링엄 하우스에서 보낸 3일의 시간을 담으며, 가문의 성씨를 그대로 가져온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왕실의 강박적인 생활에 얽매인 채 고통받는 그녀가 한 사람으로 존엄성을 추구하며 스스로 나아가는 상징적 모습을 그립니다. 더불어 전형적인 전기 드라마의 형태보다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심리 스릴러나 일종의 다큐멘터리처럼 관찰하고, 그 외 주변의 소재나 인물들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녀의 마음을 투영해 보여줌으로써 상업성보단 예술성에 치중했다고 보시면 좋습니다. 만약 소재가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더 크라운’이나 ‘더 퀸’, ‘The Story of Diana’ 등 많은 영상매체들이 나와있으니 관람 전 미리 감상하시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세상을 떠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아온 다이애나 비, 어떤 모습이 담겼기에 많은 호평들을 받았는지 본격적인 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영화 스펜서 정보
그 누구도 전통 위에 군림하지 않습니다
‘A fable from a true tragedy’이라는 문구와 함께 군사훈련을 방불케하는 분위기 속
군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식재료들을 옮기고
왕궁 수석 주방장 대런의 지시 아래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합니다.
1991년 영국 왕실의 크리스마스 디너가 진행되는 샌드링엄 별장,
왕실 가족들이 하나 둘 도착하고 이제 남은 이는 엘리자베스 2세와 다이애나만이 남았습니다.
한편, 직접 운전해 오던 다이애나는 길을 잃고
주변 카페에서 들려 길을 물어보며 찾아오는 중이었죠.
묘연한 행방에 대런이 찾아 나서며 결국 만나게 되지만,
재촉하는 그에게 자신이 자란 곳에 헤맸다는 푸념을 하며
지각한 자신에 대한 식구들의 원망이 있을지 걱정하죠.
작은 해프닝과 함께 결국 가장 늦게 도착하며,
그녀가 그토록 싫어하는 왕실의 크리스마스가 시작됩니다.
예고편│ Trailer
원제 : SPENCER │감독 : 파블로 라라인│각본 : 스티븐 나이트│출연진 : 크리스틴 스튜어트, 샐리 호킨스, 티모시 스폴, 숀 해리스, 잭 파딩, 잭 닐렌, 프레디 스프라이, 스텔라 고넷 외 多│장르 : 전기, 드라마│상영 시간 : 116분│개봉일 : 2022년 3월 16일│국가 : 영국, 독일, 미국, 칠레│등급 : 12세 관람가│평점 : 기자·평론가 7.0, 왓챠피디아 3.4, 로톤 토마토 신선도 83% 팝콘 52%, IMDB 6.7, 메타 스코어 76점│수상 내역 : 34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의상상) 포함 총 38개 영화제 수상(이 중 여우주연상 27개)│시청 가능 서비스 : 3월 16일 개봉 예정
# 영화 스펜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저는 현미경 샬레 안에 놓인 곤충이에요
객관적으로 보자면 단순히 다이애나와 왕실 가족들이
함께한 3일간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그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의 어지러운 심중을 대변하듯 부산한 재즈 멜로디의 오프닝부터
삭막한 저택 내부의 분위기는 답답한 공기에 둘러싸여
마치 공황장애를 겪는듯한 공포감마저 조성합니다.
왕실이라는 이름 아래 규율과 억압으로 각자의 개성은
말살당하고 생각과 표현의 자유는 박탈당한 채 시종일관
불안한 시선으로 관객을 바라보는 처연함만이 상황을 대변할 뿐이죠.
빡빡한 일정에 맞춰 정해진 옷을 입고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생활은
악몽처럼 묘사되고, 찰스 왕세자와의 갈등과 냉담한 왕가의 반응은
그녀의 섭식 장애와 공황 등의 병적 증세를 극심하게 만드니
이 자체만으로도 영국 왕실 안에서의 느꼈을 감정이 절실히 전해집니다.
작품은 이 같은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구속과 해방이라는 큰 주제를 두고
상당히 많은 은유적 표현을 곳곳에 뿌려두고 마지막 장면을 위해 달려나갑니다.
왕실의 에스코트 없이 길을 헤매는 시작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기 위해 벗어나고픈 열망을 드러내며
과거 자신이 입혀주었던 허수아비의 옷을 벗겨 챙깁니다.
이는 결혼 이전 자유로웠던 자신을 되찾겠다는 행동으로,
결말에 이르러 왕실에서 주었던 옷을 걸어두며
허수아비처럼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또 한 번 드러내죠.
이 같은 메타포는 왕실의 부속품으로 묶어두는 상징적인 진주 목걸이,
자신을 옭아맨듯한 옛집 사이의 철조망 등
여러 형태로 구현되는데 하나같이 왕실이라는 큰 규제에
억압되어 있는 자신의 불행함을 그리는 데 활용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자란 옛날 집을 향하면서 상황은 바뀝니다.
본인의 처지처럼 폐가로 변해버려 더는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 계단 아래로 떨어지려는 순간, 앤 불린의 환영이
나타나 유년 시절부터 청년, 성년의 그녀가 들판 위를 뛰는 장면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스스로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유와 해방을 의미하는 들판이 존재하는 한 왕실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처럼 사랑에 배신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가문의 옛집은 사라졌지만 자신만의 삶을 찾아 떠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죠.
그리고 다음날 이어진 꿩 사냥을 막아서는 순간을 통해
찰스 왕세자와 자신의 아들들을 분리시킴으로서
더 이상 지옥 같은 왕실에서의 성장을 목도하지 않겠음을 확연히 드러냅니다.
아마도 앤 불린과 다이애나라는 두 캐릭터가 가진 역사 속 상징성을 통해 그녀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 발판이 되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It's not just me who loves you!
샐리 호킨스, 티모시 스폴, 숀 해리스 등 연기력에서 정평이 난 배우들과의
호흡들이 든든히 떠받치며 때로는 주인공의 마음을 건드리고,
클래식과 재즈의 기묘한 만남이 돋보이는 조니 그린우드의 스코어가
올곧이 그 감정들을 탁월하게 표현해 주는 가운데, 역시나
불안과 혼란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다이애나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그녀가 왕실에서 느꼈을 모든 감정들을
대사나 작은 행동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왜 수많은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는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열연을 펼쳐줍니다.
일대기 전체를 바탕으로 삶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특정 순간과 불안정한 한 심리를 바탕으로 한 전개되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온갖 화려한 장식들과 음식들로 꾸며진 별장에서
그만이 느꼈을 불행과 외로움, 답답한 심정을 세밀한 연기를 통해
극대화하며 꾸며진 현실임에도 동조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깊게 남겨주죠.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특히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전날 밤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과
폐허가 된 옛날 집에서 새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되돌아가듯
과거 필름을 스쳐가는 독백 장면에서 두드려집니다.
여기에서 왕실의 아이가 아닌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은 물론, 어린 시절 자신이 꿈꾸었던 삶에 대해
파노라마는 강한 여운을 남기고 이제 더 이상 억눌려사는 왕세자비가
아닌 다이애나로 돌아갈 것을 보여주죠. 이러한 함축적인 의미에서
클래식하게 드레스 입은 채 고개 숙인 포스터는 근래에 본 것 중에
가장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 영상에서는 힘겹고
버거운 가족 식사 후 구토하는 장면이지만, 결과적으로 왕가에 속한
모든 것을 뱉어내는 중의적 표현을 심고 있기 때문이죠.
정말 그녀의 연기는 실로 놀라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 때문인지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연출적인 특징이 큰 힘을
발휘한다기보단 원 맨 쇼를 묵묵히 지켜보는 관찰자의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재키’, ‘네루다’와 같이 실제 인물 그려왔던 전작들에서
보여준 대칭 구도의 촬영 기법이나 화면 질감과 색감을 활용한 연출,
과거처럼 느껴지는 그레인 필름 등은 오래된 동화 같은 영상미를
남기며 날카로운 현악기의 연주가 깔리는 음향과 함께
다이애나의 불안과 공포를 선명하게 대변해 주지만,
그녀의 연기를 뒤따라가며 앙상블을 맞춘다는 느낌이랄까요?
더불어 마지막 엔딩에 이르러 두 아들을 사냥터에서 구출한 뒤
도로를 달리며 자유를 만끽한 뒤 패스트푸드 KFC에 들려 드라이브스루 주문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인 ‘SPENCER’를
당당히 외치는 모습은 해방이라는 묵직함으로 기억됩니다.
허수아비처럼 영국 왕실에 다 빼앗겼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정체성이자,
그 자체를 되찾아 온 그녀, 슬프지만 그 고귀한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매기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것 저뿐만이 아닐 테니까요.
ps. 근래 대다수가 그렇듯 이것 역시 상업성보다는 예술성에 취중해있습니다. 그렇기에 취향에 따라 지루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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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으로 꽉찬 공드리의 복잡한 땅굴 체험하기
공드리의 솔루션북 (The Book of Solution, 2024)
상상력으로 꽉찬 공드리의 복잡한 땅굴 체험하기
개봉일 : 2024.08.14.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 103분
감독 : 미셸 공드리
출연 : 피에르 니네이, 블랑쉬 가르딘, 프랑수와 레브런, 프랭키 월러치, 카밀 루더포드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환상적, 몽환적인 분위기 또는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라면 이 감독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미셸 공드리’
<이터널 선샤인>부터 <수면의 과학>, <무드 인디고>, 드라마 <키딩>까지. 딱 ‘미셸 공드리스럽다’라는 말 외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독특하고 몽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던 그가 <마이크롭 앤 가솔린> 이후 약 8년 만에 장편영화 <공드리의 솔루션북>으로 돌아왔다.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감독 미셸 공드리가 <무드 인디고> 후반 작업을 진행하던 3달간의 경험을 살려 만든 자전적인 영화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미셸 공드리가 직접 파놓은 그의 깊은 흑역사 땅굴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한 주인공의 심리를 반영하듯 이리저리 툭툭 튀어나가는 이야기와 미셸 공드리 특유의 독특한 표현법, 기행조차 이해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이며 마음가짐을 재부팅하게 만드는 거울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영화다.
희뿌연 머릿속에 흩어진 상상력을 붙잡는 마크마크는 최고의 영화감독이자 최악의 영화감독이고 나르시시즘과 우울함. 거기에 산만함과 타인을 향한 불신까지 갖고 있다. 최고이자 최악, 나르시시즘과 우울함, 산만함과 불신. 삶이 참 복잡하겠다 싶어 애잔하다가도 어쨌든 나랑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 그게 바로 <공드리의 솔루션북>의 주인공 마크다.
마크는 항상 바쁘다. 범람하는 수많은 상상력을 붙잡아야 하고 그것을 현실로 꺼내 영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모든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여기저기 찔러보기 바쁘다. 하지만 분주함에 비해 그의 최근 성적은 딱히 좋지 않아 보인다.
“이런 걸 만든다 해놓고, 이런 걸 보내셨어요.”
한창 편집 중인 신작을 틀어놓고 열린 회의. (마크의 표현을 빌려) 양복쟁이들은 입을 열자마자 혹평을 쏟아낸다. 그의 신작은 무려 러닝타임이 4시간에 달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재밌다기보단 심오한 영화에 가까운 듯하다.
영화를 향해 쏟아지는 혹평에 맞서던 마크는 옆에 앉아있는 동료 막스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막스는 냉정하게 양복쟁이들의 편을 든다. 몇 년을 같이 일했는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동료라고 생각했던 막스에게 배신을 당하자 마크는 편집용 컴퓨터와 영화 파일들을 싸 들고 한적한 시골에 있는 숙모 드니즈 집으로 도망친다.
나를 방해하는 양복쟁이들이 없는 곳, 어릴 적 추억과 따뜻한 숙모 드니즈가 있는 곳. 마크는 이곳이라면 자신의 상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예상대로 마크의 머릿속엔 끊임없이 여러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영화 중간에 집어넣을만한 애니메이션, 나뭇잎으로 만든 망원경, 그다음으로 만들만한 신박한 구성의 영화, 오래된 집을 새로운 베이스캠프로 꾸미는 방법까지. 그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쉴 틈 없이 무언가를 한다.
그런데 양복쟁이들이 “희뿌옇고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평가했던 그의 영화처럼 마크의 행동들 또한 뭘 말하는지 알 수 없는 결과물들만 내놓는다. 주변인들은 마크가 현재 작업 중인 영화에 집중하기를, 누가 봐도 가망이 없는 곳에 투자하기보단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길 바라지만 마크는 그들이 자신의 소중한 상상력을 틀어막는다고 생각하며 점점 더 깊이 혼자만의 땅굴을 파고 들어간다.
- 아래 내용부터 스포 有
제목만 지어둔 솔루션북
해결책은 솔루션북에 있지 않다.마크는 온 세상이 나를 방해하고 주변 사람들은 다 나를 이용하려 든다고 느낀다. 우울과 불신에 빠져있던 그때, 마크의 머릿속에 갑자기 제목만 지어놓고 방치해뒀던 ‘솔루션북’이 떠오른다. 그는 빠르게 책상에 앉아 솔루션북을 펼쳐 머릿속에서 나오는 해결책들을 하나씩 적고 그대로 실행해간다.
하지만 몸으로 OST 작곡하기 같은 ‘이게 되네?’싶은 운수 좋은 성공을 제외하고 나면 솔루션북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진 못한다. 영화가 그 자리에 멈춰있는 동안 마크는 동료들에게 실수를 반복하고, 사과를 위한 사과를 하고 또 그 사과를 하는데 실패한다. 그 결과 마크는 영화를 완성하지 못하고 또 다른 땅굴에 처박히고 만다.
마크는 자신의 상상력과 재능으로 영화를 만들고 자신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할 걸작 솔루션북을 쓸 수 있을 거라 자신했지만 그건 다소 자만한 생각이었다. 마크는 혼자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극 중엔 마크가 자신의 책상에서 테이프가 보이지 않자 크게 소리 지르며 테이프를 찾는 장면이 있다. 그때 내레이션은 “소리를 지르면 엄마가 장난감을 찾아줬는데 그 습관이 남아있다.”라고 말한다.
마크는 큰 목소리를 가진 독불장군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일단 큰소리부터 내고 보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다. 마크는 무언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 때면 동료들을 향해 막말을 하거나 성질을 부리는데 주변인들은 패악질에 가까운 행동을 받아주며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준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건 마크가 쓴 마크의 솔루션북이 아닌 마크와 함께해 준 사람들이었다. 가브리엘은 영화를 들고 튈 시간을 벌겠다며 주차장 입구에 벌러덩 드러눕고 실비아는 새벽 두시에 자다 일어나 마크를 위해 노트북을 켜고 샤를로트는 마크의 서툰 사과를 받아주고 그의 요구에 따라 성실히 편집을 이어나간다. 드니즈는 마크가 무엇이 되든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러닝타임 내내 이어지는 마크의 거친 도움 요청에 응답하며 마크와 영화를 함께 지켜준다. 동료들과 마크의 관계는 마치 끈끈한 모자(母子) 지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모두 힘을 합쳐 영화를 완성하고 마침내 시사회가 열리던 밤. 마크는 “영화 안 배우, 극장에 와주신 동료들, 드니즈에게 감사를 전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마크가 극중 인물들에게, 한때 마크처럼 행동했던 미셸 공드리가 자신의 주변인들에게 전하는 감사인사이기도 하다.
마크만큼은 아니지만 나 또한 엄한 곳을 보며 소리를 지르던 흑역사, 자신의 영화를 보지 못하는 마크처럼 내 책임감을 외면했던 흑역사가 있다.
그래서 감동과 감사, 미셸 공드리의 영화를 위한 노력 같은 것들은 뒤로 미뤄두고 이 좁고 복잡한 땅굴 속을 헤매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생각은 딱 이 두 가지다. “마크가 밉지만 불쌍하다.”, “다시는 마크처럼 행동하지 말아야지.”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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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을 둘러싼 궁중암투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정립된 캐릭터와 세계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고뇌를 담아내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만큼이나 불친절하다. 그러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설계한 작가주의적 세계를 선호한다면 여지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임은 명확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정치적 합병 이후 대영제국의 첫 번째 군주가 된 앤 여왕이 재위하던 시기는 영국사 측면에서도 혼동의 시기였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 승기를 잡은 영국은 유럽 열강들 사이에서 자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해 전쟁을 지속한다. 하지만 ‘공짜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영국은 전쟁을 지속시키는 대가로 막대한 전쟁 자금을 내놓아야 했다. 이에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한 양 당(휘그당과 토리당)간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감독은 당대 영국의 정치사적 배경을 발판삼아 앤여왕과 사라 그리고 애비게일의 관계성을 주요 플롯으로 재구성한다.
작가주의 영화는 사회적 모순이나 정치적 이슈에 대한 공동체 문제의식보다는 감독 개인의 철학적 고뇌를 담아낸다."장르영화" 중에서 배상준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장대한 역사 사건 중심의 전개보다 개인과 개인 간의 구도와 사건, 인물들의 심리에 치중한 작가주의 성향이 짙은 영화이다.여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와 사촌 ‘애비게일’의 대립
영국이 막대한 전쟁 자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집권당이던 ‘휘그당’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라 역시 전장에서 거듭 승리를 이끌며 전쟁 영웅이 된 남편 ‘존 처칠’과 자신의 입지를 공고화하기 위해 휘그당과 뜻을 같이했다.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 없는 군주의 옆자리를 꿰찼으니 ‘여왕의 여자’가 된 사라가 두려운 게 무어 있었을까. 휘그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토리당까지 그녀의 눈치를 살폈으니 사라는 실질적 일인자와 다름없었다. 적어도 사촌 동생 애비게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문의 번영과 안녕을 누려온 사촌 언니 사라와 달리 애비게일은 자신이 딛고 있던 기반이 무너져버린 경험을 일찍이 하게 된다. 귀족 가문 출신의 고결한 아가씨가 하녀라는 계급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맛봐야 했을 좌절, 치욕, 분노와 같은 감정들은 그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집안 내력인지 둘의 성미는 상이하면서도 비슷한데, '여왕의 여자' 자리를 두고 경쟁할 만큼 영리하나 대범한 타입의 캐릭터다. 다만 사라가 저돌적이고 직관적인 타입의 ‘여장부(女丈夫)’라면, 애비게일은 전략적이며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가진 ‘괴짜’에 가깝다. 특히나 이러 괴짜스러운 모습은 애비게일을 담아내는 촬영 방식에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어안 렌즈’로 애비게일을 촬영한 장면이다. 상황 자체를 심각하지 않고 우스꽝스러운 희극적인 톤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자신의 처소에 무작정 쳐들어오는 남자를 향해 “나를 겁탈할건가요?”하고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는 애비게일을 보라. 그녀의 상대는 단순히 하녀를 요깃거리 삼으려는 인물이 아니라, 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이다.
애비게일은 강력한 입지에 오른 사라의 대척점에 서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토리당과 정치적 결탁을 맺는다. 즉 정치적 결탁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자와 찬탈하려는 자의 파워게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앤여왕은 두 사람의 대립을 가히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일찍이 남편과 아이들을 여읜 앤은 무엇보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다. 여왕이 아닌 인간 ‘앤'으로서 정서적 결핍을 채우고자 사라를 곁에 뒀으나 국정을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라와 그녀 사이에는 균열이 생긴다. 결국 이 균열을 비집고 파워게임을 승기를 잡은 건 에비게일이다.
“우린 게임의 목적이 전혀 달랐어"
사라와 앤여왕은 군신 관계이었으나 연인 관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서 갈등을 겪는다. 사라는 자신이 대체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 바탕에는 여왕이 아닌 '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반면, 애비게일은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여왕의 여자가 되기를 원했지, 정서적 결핍을 채우는 인간 '앤'의 여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앤여왕은 사라가 다른이로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차를 타고 왕실을 떠나는 사라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패자는 게임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장막이 나눠진 세계, 여왕 ‘앤’과 인간 ‘앤’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4장 A Minor Hitch
앤여왕과 애비게일은 우연히 정원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단원들을 마주친다. 연주를 듣고 있던 앤은 갑자기 연주를 중단하라고 소리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창문 밖 빛만을 의지하며 위태롭게 걸어가는 앤의 모습을 통해, 안과 밖의 명암을 대비시켜 불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불편해 보이는 걸음걸이와 표정으로 복도에서 우연히 하녀의 아기를 마주친 여왕은 아기를 강탈하는 것처럼 안아든다. 이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결핍과 강한 집착, 충동적인 성향을 단번에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다.그녀의 내면은 이미 공허와 상실감 그 사이에서 점차 자기파괴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다.17명의 자식을 잃은 앤여왕의 상실감은 실상 그 누구도 채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왕은 그 결핍을 사람이 아닌 ‘토끼’로 채우고자 했다. 상실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하더라도 공허함을 채울 수는 있으니 말이다. 극 초반 애비게일이 앤여왕과 가까워지고자 던졌던 화두도 여왕이 기르던 토끼였다. 여왕의 침실에 토끼들을 풀어놓고 애비게일과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인간 ‘앤’이 가장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오만을 거듭하던 애비게일은 결국 여왕의 분노를 산다.
사라의 자리를 차지한 애비게일은 귀족의 명예를 되찾고 왕실의 무법자가 된다. 애초 권력을 쥔 자가 품어야 할 잭임이나 겸손은 없었다. 그저 왕의 권한을 쥐고 흔든다는 오만한 착각을 할 뿐이다. 허나, 이러한 태도는 사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여왕은 크게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켜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여왕의 화를 불러 일으킨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바로 애비게일이 토끼를 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였다. 작고 여린 토끼의 몸을 구둣발로 짓밟는 행위.
그 순간 애비게일이 취한 오만은 단순히 외면할 수준이 아닌, 여왕의 인내를 넘어선 폭력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여왕의 분노는 철저히 같은 방식으로 그녀를 응징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왕은 애비게일에게 하녀 시절처럼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문지르라고 명령한다. 여왕의 표정은 애비게일을 향한 분노로 일그러지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강한 괘씸함을 드러낸다. 마치 '네가 내 토끼들을 괴롭히면, 너 역시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는 섬뜩한 경고와도 같다. 감독은 관객에게 다시 한 번 이 세계의 권력의 구조를 각인시키려는 듯, 카메라 앵글과 편집 기법을 활용해 극적인 구도를 더한다. 크로스 디졸브 기법은 '애비게일 - 토끼 - 앤' 사이의 얽히고설킨 짓밟고 짓밟히는 관계성을 부각시키고,익스트림 로우 앵글은 앤 여왕에게 위압감과 권력을 부여하는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촬영과 편집 그리고 음울한 음악의 조화가 더해져, 엔딩을 위한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앤’은 장막이 나누어진 세계에서 때로는 절대적인 여왕처럼 때로는 나약한 인간처럼 묘사되었다.
인간의 다면성을 상업 필름에서 온전히 담아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영화는 각 장막을 통해 주제를 환기시키며, 그 순간마다 앤의 특정한 기질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영리한 방식을 취했다. 작가주의적 구성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독특한 ‘영상 필체’가 만나 세밀하고도 깊이 있는 세계를 구축해 낸 것이다.
작가주의 세계를 돋보이게 만드는 밀도있는 연기
영화의 주축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레이첼 바이스의 열연은 감독만의 독특한 세계 안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특히나 올리비아 콜맨은 신체적 심리적 붕괴를 겪고 100kg의 거구가 된 ‘앤’여왕으로 열연하기 위해 15kg 증량했다고 한다. 외형적 동화뿐 아니라 다리를 절거나, 인물이 겪는 내면적 혼란, 쇠약 해져가는 얼굴을 표현할 때 올리비아 콜맨의 진가가 드러난다. 실제로 앤 여왕은 사라가 추방된 후 3년 만에 작고했으며, 사후에는 뇌졸중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영화 후반부, '애비게일'과 '앤'이 침실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앤의 얼굴은 구안와사가 온 것 처럼 불편해 보이는데, 이는 뇌졸중의 대표적인 예고 증상으로 여겨진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올리비아 콜맨의 노련한 연기력 덕분에 관객은 끝까지 몰입감을 가져갈 수 있었고 결국 이듬해 오스카,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베니스 시상식을 휩쓸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큰 결실을 맺는다.
흥미로운 점은, 앤 여왕을 연기하며 극찬받았던 올리비아 콜맨이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 시즌 3, 4에서 다시 한 번 여왕을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단단하고 침착하며 인내심 깊은 인물로, 성향적인 면에서 앤 여왕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다. 베테랑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경험하고 싶다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더 크라운>을 모두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작가주의적 성향에 따른 호불호와 고증적 한계
감독부터 배우까지 모든 합이 조화로운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적 고증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실제로 앤여왕이 불안정한 정서와 히스테릭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는 하나, 토리당과 휘그당 사이에서 정치적 협상을 잘 이끌어간 성군으로서의 면모도 있었다. 양 당의 갈등을 해소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함과 중립적 태도를 일관했다는 역사 기록들이 그녀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영화에서도 자신의 오랜 조력자였던 사라를 내쫓고 의회에서 군주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많은 시퀀스를 할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극은 언제나 논픽션과 픽션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다. 어떤 부분을 각색하고 다듬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포커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 군주인 ‘앤’을 기대하고 보면, 영화 속 앤 여왕은 다소 납작하게 묘사된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 플롯이 "위태롭고 나약한 군주를 놓고 펼쳐지는 두 여성의 강력한 파워게임"인 만큼, 앤 여왕은 절대적 왕정의 자리에 있음에도 끊임없이 인간적인 측면이 타자화되는 캐릭터로 설계되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세계 안에서 세 인물 간의 관계성을 잘 구축하기 위해 캐릭터의 각색은 필연이었던 셈이다.
작가주의 영화는 그 특성상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성격을 지닌다. 대중성은 일반적으로 이상적이고 명확한 엔딩, 기승전결 구조, 그리고 직관적인 메시지를 선호하는 반면, 작가주의 영화는 전형적인 장르적 구도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메타포를 사용해 관객의 해석을 요구한다. 이러한 특성은 대중에게 높은 장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상업적 성공을 담보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작업을 완수한 감독이 바로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의 작품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작가주의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필자는 앞으로 더욱 거장이 되어 갈 감독의 행보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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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주인공과 레미제라블(불쌍한 사람들)
*마지막 글 꼭지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 뮤지컬 <잭 더 리퍼> 스포일러 주의문구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오정세/엄혜란/김선영/강하늘/공효진
그리고 손담비 배우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로맨틱 코미디로만 기대한다면 큰 코 다칠 드라마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혼자서 아들을 키우는 동백 씨가 전남편의 마을에 와서 정착하는 이야기.
이렇게만 소개하면 별 것 없어 보이지만, 여기에 큰 함정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드라마의 장르는 달달한 로맨스가 아니라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에는 우스운 공식이 있다.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고, 범죄 수사 드라마는 범인 잡다가 연애하고, 요리 드라마는 요리보다도 연애를 한다. 장르 불문하고 드라마 전체가 <러브 액츄얼리> 같다.
*난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좋아한다. 단지, '모든 장르가 연애 중심이다'라는 것에 대해 불만을 말한 것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다르다. 스릴러라면서 연애가 낀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할 것 같은데 스릴러가 낀다. 뭐가 다르냐고?
방금까지 주연 둘이 간질간질한 대사를 주고받았는데, 다음 편 예고가 나올 즈음되니까 갑자기 스산한 배경음악과 함께 범죄현장 수사 중인 경찰들 모습이 비친다. 누군가 이미 사망했거나, 누군가가 범죄를 일으킬 것 같은 행동을 한다.
자칭 타칭 범죄 스릴러 마니아인데, 범인 쫓다가 연애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이런 전개는 처음 접해서 신선함을 느꼈다.
이런 장르 처음인데, 꽤 맘에 들었다.
그럼에도 범죄 스릴러 마니아에게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사건 맺음 방식 때문이다.
스릴러가 끼어들기는 했지만, 결론은 로맨틱 코미디였다.
*직접 보시려는 분의 재미를 위해, 자세한 줄거리와 맺음은 생략하기로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아래에 소개하겠다.
그 사람은 뭐가 돼? (feat. 뮤지컬 <잭 더 리퍼>)
자자,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뮤지컬 <잭 더 리퍼>에 대한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위로 또는 뒤로 가기를 권한다!*우측 포스터 속 소름돋는 디테일: 동백 외 인물들 발치에 있는 노란 숫자사인
우선, 모르는 분을 위해 소개하자면, 뮤지컬 <잭 더 리퍼>는 스릴러 뮤지컬이다.
영국에 실존했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를 모티브로 제작된 뮤지컬이며, 세 남자의 시선을 오가며 극이 진행된다.
신출귀몰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 대중의 이목을 끌 자극적 특종을 쫓는 기자와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의사가 극을 이끌어간다.
이 뮤지컬 내에도 로맨스가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로맨스 라인은 주연인 의사와 그의 연인이다. 연인이 '장기 이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자 수년 전에 사망한 줄 알았던 연쇄살인마 잭에게까지 도움을 청하며 신선한 장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잭은 수년 전 추격 때 이미 사망했고, 의사가 살인에 대한 죄의식을 덮기 위해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냈던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그의 연인은 다음 세상에 다시 만나자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오열하던 의사는 범인을 쫓던 형사의 총에 맞아 사망한다.이 와중에 특종감을 드디어 찾았다며 신난 기자에게 형사가 던지는 말이 있다.
이 이야기가 세상에 밝혀지면,
희생자들의 죽음은
그저 저 둘의 사랑 이야기를 돋보이게 해 줄
개죽음이 될 거야.장르 특징 면에서는 만족했지만, <동백꽃 필 무렵> 역시 드라마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이미 사망한 사람들은 그저 이야기에 흥미진진함을 더해줄 '개죽음'이 되어버렸다.
물론, 각 인물들의 사연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모두 동백 씨와 관련이 있다. 동백 씨 주변에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을 강조하는 장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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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예고편 1초 단위 분석 그리고 소말리아 내전 핵심요약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소말리아 해적 아덴만ㅣ
? '모가디슈(2021 여름)' 예고편 1초 단위 분석
그리고 영화의 배경인 '소말리아 내전' 역사 소개-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_예고편 #모가디슈_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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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알아야 할 완다비전의 새로운 사실들
#산돌구름 #완다비전 #EW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39 미국의 TV 황금기, 시트콤
01:37 리얼 시트콤 with 라이브 청중
02:16 완다 & 하우스오브엠
04:00 인피니티 사가의 보상들?
04:56 키스씬
05:27 아웃트로2020. 11. 17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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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블패티>
세상을 향한 이들의 뒤집기 한.판.승!
입 찢어지게 햄버거를 먹던 너냉삼에 소맥을 찰지게 말던 너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 이들의멋진 도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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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퍼펙트 스틸> 메인 예고편
비슷한 일상에 지쳐 있는 국선 변호사 ‘캐시’.
어느 날, 그의 클라이언트인 ‘리아’가 찾아와
경매에 나온 수상한 SUV의 이야기를 해준다.
SUV에는 1,500만 달러 어치 마약이 숨겨져 있다는 것.
이에 ‘캐시’는 아무도 모르는 새에 마약을 챙기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