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3-10-27 08:39:31
미국이라는 상속자에게 들려주는 편지
<플라워 킬링 문>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석유 터져 나온 오세이지족 보호구역, 미국 서부 오클라호마. 오세이지족이 부자가 된 이 땅에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 ‘어니스트 버크하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타난다. 오세이지족의 친구로 명성을 쌓은 삼촌 '윌리엄 킹 헤일(로버트 드 니로)'의 사업을 돕기 위해서.
택시 기사로 오클라호마에서의 삶을 시작한 어니스트. 어느 날 그는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톤)를 승객으로 만나고, 곧장 사랑에 빠진다. 몰리 역시 어니스트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이내 난관에 부딪힌다. 윌리엄이 조카를 통해 몰리와 그녀 가족의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음모를 실천에 옮겼기 때문. 몰리의 어머니와 자매가 하나 둘 죽어 나가는 가운데, 어니스트는 아내와 유산을 두고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스코세이지가 스코세이지 하다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 오클라호마에서 발생한 오세이지족 살해 사건을 다룬 영화다. 1870년대에 오세이지족은 캔자스 보호구역에서 강제 이주를 당했고, 결국 오클라호마에 보호구역을 매입했다. 이후 1890년대에 오클라호마 보호구역에서는 석유가 발견됐고, 석유 채굴권을 오세이지족 전체가 공유함에 따라 오세이지족은 벼락부자가 됐다.
하지만 오세이지족은 이내 자기 재산을 강탈당했다. 미국 정부가 도입한 후견인 제도 때문. 백인 남성이 오세이지족 은행 계좌를 관리하고, 미국 정부가 석유 로열티를 대신 맡으면서 오세이지족 자본을 노린 범죄가 난무했다. 이 난리통 중에는 백인에게 가족 모두를 잃은 오세이지족 여성의 사연도 있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데이비드 그랜의 동명의 논픽션에 기반해 그 비극의 시작과 끝을 차분히 비춘다.
소재만 봐도 <플라워 킬링 문>은 스코세이지다운 영화다. 그는 <갱스 오브 뉴욕>, <택시 드라이버>, <아이리시맨> 등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그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미국 역사의 역설을 성찰했다. '아메리칸드림'이 과연 자랑할 정도로 떳떳한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는 아메리카 원주민과 백인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 가장 스코세이지다운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근본적인 시작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므로.
사랑과 상속의 줄다리기
<플라워 킬링 문>의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오클라호마에 온 어니스트가 몰리를 만나고, 삼촌 빌의 지시 하에서 몰리의 가족을 살해한 후 유산을 차지하는 이야기가 전반부다. 이후 FBI가 등장해서 어니스트와 빌의 범죄 행각을 추적하고 법정에 세우는 이야기가 후반부를 채운다. 이때 스코세이지는 전반부에 힘을 준다. 범죄 스릴러의 쾌감 대신 백인과 원주민의 드라마에 주목한다.
특히 어니스트와 몰리의 멜로가 핵심이다. 어니스트가 몰리를, 몰리가 어니스트를 사랑한 것은 분명하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영화는 두 남녀의 사랑 기저에 다른 감정을 깔아 둔다. 욕망과 두려움이다. 돈을 욕망하는 남편, 그런 남편에 대한 두려움. 부부가 사랑을 지키기 위해 각자 내면의 괴물과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3시간 넘도록 반복된다. 영화는 그들이 마지막 선택을 내리는 찰나에 비로소 대미를 장식한다.
더 나아가 영화는 이뤄질 수 없는 부부 관계를 통해 미국이라는 국가의 근간을 드러낸다. 사랑, 욕망, 두려움의 근원에는 '상속'이 있다. 오세이지족의 유산을 상속받겠다는 빌과 어니스트의 야욕. 영화는 그 야욕이 단순히 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는 지난 세월 스코세이지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문제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공동체이자 가족의 일원이 된 사람들을 짓밟는 모순. 그에 힘입어 만들어 낸 '미국'이라는 사회적 자본. 그 자본을 상속받은 지금의 미국까지. 영화는 미국의 자본축적이 피와 불의의 역사였다고 가감 없이 말한다. 그래서일까? 오세이지족 사람들이 만들어낸 꽃과 미국의 첫 번째 성조기가 겹쳐 보이는 마지막 장면은 아름답지만, 처연하다.
미국인도, FBI도 아닌 오세이지족의 눈으로
물론 <플라워 킬링 문> 속 자성의 메시지는 자칫 뻔할 수도 있다. 미국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작품은 한 둘이 아니니까. 그러나 이 영화의 메시지는 유달리 날카롭게 폐부를 찌른다. 오세이지족의 관점을 빠뜨리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어니스트가 화자인 것과는 별개로, 영화는 범죄자와 형사 사이에서 자칫 가려지기 쉬운 피해자를 조명하고자 노력한다. 그 덕분에 메시지에도 최대한의 진정성이 담겼다.
오프닝이 대표적이다. 영화는 오세이지족 구역의 생활상을 비춘다. 오클라호마에서 석유가 터지고, 부유해진 이들. 양복을 입은 그들은 백인 기사를 거느리며 자동차를 타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며,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낸다. 이 몽타주는 이질적이라서 더 의미심장하다. 필름 속 오세이지족은 다른 미디어에서 흔히 접한, 통념 속에 갇힌 아메리카 원주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석유라는 행운 덕분에 손에 쥔 부를 미국인다운 방식으로 즐기는 모습일 뿐이니 지극히 자연스럽다. 하지만 논리적 귀결과 달리 이 몽타주는 여전히 이질적이다. 나도 모르게 아메리카 원주민을 '미국인'에서 배제하는 편현합의 발로 대문이다. 이는 스코세이지의 의도처럼 느껴진다. 영화가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 백인들의 익숙한 이데올로기를 파괴하면서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의 진수를 암시한 셈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영화는 잊혔고, 잊힐 수밖에 없는 오세이지족의 생활상을 가능한 자세히 기록하려 한다. 템포를 과하게 잡아먹는 게 아닌가, 극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인가 싶을 정도다. 예를 들어 오세이지족 언어는 날 것 그대로 영어 자막 없이 삽입됐다. 그들의 장례, 결혼, 유아세례 비슷한 기념 풍습도 스크린 위에 재현된다. 심지어 오세이지족이 믿는 사후세계도 등장한다.
필연적인 호불호
다만 <플라워 킬링 문>은 결코 상업 영화라고 할 수 없다.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모든 부분이 대중성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러닝타임만 해도 그렇다. 3시간 26분에 달하는 분량 덕분에 영화는 어니스트, 몰리, 빌의 변화를 사냥개처럼 포착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분량 때문에 영화의 접근성은 자연히 높아진다. 후반부에 FBI가 등장하며 템포를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완급조절을 자랑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스코세이지 영화를 많이 접했다면 전제적인 스토리텔링과 구성, 주제가 익숙하기에 더 지루한 느낌도 있다.
기술적인 측면도 마찬가지다. 와이드 한 촬영법, 롱테이크와 이동하는 카메라 장면 덕분에 인물의 감정선과 영화의 주제에는 힘이 실린다. 다만 그로 인해 고전 영화와 현대 영화가 섞인 느낌도 든다. 자칫 올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나리오가 변경됨에 따라 배급권이 파라마운트에서 애플 티비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파라마운트의 결단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배우들의 연기도 호불호가 갈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로버트 드 니로는 안정적이다. 다만 충격적이지는 않다. 특히 디카프리오의 경우 본인이 극을 주도할 때 빛나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장고: 분노의 추적자> 속 '캘빈 캔디' 같은 역할을 맡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어니스트' 역을 선택한 디카프리오 대신 FBI 형사 '톰 화이트'를 연기한 제시 플레먼스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래도 조연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누구보다도 '몰리'를 연기한 릴리 글래드스톤이 눈길을 잡아끈다. 사랑과 두려움이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지만, 그 싸움을 숨기려 최대한 애쓰는 인물을 표정만으로 표현해 낸다. 그 감정선을 따라가기 위해 얼굴을 보다 보면 마치 모나리자 그림을 보는 것처럼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끝내 기대치를 넘어서는 엔딩
하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엔딩 덕분에 <플라워 킬링 문>의 호불호는 이내 잊힌다. 영화는 남은 이야기를 에필로그 형식으로 보여주려 한다. 주요 인물이 재판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여줄 차례이므로. 대부분의 영화는 이 순간을 익숙한 방식으로 처리한다. 실제 자료 화면이나 사진에 자막을 더하는 식으로.
스코세이지는 다르다. 그는 직접 영화에 출연한다. 단순히 모습을 비추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무대 위에 올라 낭독극의 화자가 된다. 감독 본인의 음성으로 인물들의 남은 이야기를 직접 들려준다. 낭독을 통해 영화가 보여준 이야기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듯하다.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지난날을 반성하는 이야기. 앞으로도 같은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작점을 잊지 않겠다는 이야기.
이에 더해 스코세이지다운 방식으로 영화의 위기에 스코세이지가 대처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결국 이야기라고. 설령 달라지는 일은 없더라도 이야기를 만들고, 들려주고, 보여주는 게 이야기꾼의 유일한 역할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마블 영화를 테마파크라고 지적하며 서사를 들려주는 '시네마'의 공간이 줄어드는 세태를 비판했던 것처럼. <플라워 킬링 문>의 끝이 어느 때보다도 노장의 진심으로 가득한 마무리인 이유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마지막 낭독 덕분에 완성된 영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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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스> 인간을 사랑한 신들이 그려내는 마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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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창조자인 셀레스티얼 아리솀의 명령을 받아 지구로 향하는 열 명의 이터널스. 그들은 팀의 리더인 '에이잭(셀마 헤이액)'의 지시에 따라 인류 역사에 가급적 개입하지 않되,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의 존재 데비안츠를 무찌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인간에게 신으로까지 여겨지지만 마지막 데비안츠를 제거한 각자 살아가기로 결정한 이터널스. 그러던 어느 날, 런던에서 '스프라이트(리아 맥휴)'와 함께 지내던 '세르시(젬마 찬)'는 남자친구 '데인(키트 해링턴)'과의 데이트 중 수백 년 만에 나타난 데비안츠를 만난다. 때마침 나타난 '이카리스(리차드 매든)'와 함께 간신히 데비안츠를 따돌린 세르시는 에이잭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진 옛 동료 '킨고(쿠마일 난지아니)', '길가메시(마동석)', '테나(안젤리나 졸리)', '드루이그(배리 케오간)',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마카리(로런 리들로프)'를 찾아 나서고, 예상치 못한 진실과 음모를 마주한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석권한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은 <이터널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유머의 소재로도 사용되었고 캐릭터의 이름과 능력에서부터 드러난 그리스 신화와의 유사성이었다. 예를 들어 테나와 세르시는 각각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와 오디세우스의 부하를 돼지로 만든 마녀 키르케를 연상시킨다. 이카리스는 태양 가까이 날다가 떨어진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의, 파스토스는 대장장이와 기술의 신인 헤파이스토스의, 마카리는 전령과 도둑의 신인 헤르메스의 로마식 이름인 머큐리의 변형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 신의 이름과 능력으로 대표되는 외적 유사성이 <이터널스>에서 신화가 느껴지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신화 속 신과 인간의 관계가 작중 이터널스의 서사 중심에 위치한 듯 보이는 게 더 큰 이유다. 그리고 이는 <이터널스>의 마블스럽지만 또 마블답지 않은 장단점을 낳은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는 그들의 차이에 의해 규정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죽어야만 하는 존재이고, 신은 불멸의 존재다. 또한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다가 늙어 죽지만, 신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다. 즉, 인간에게는 시간이라는 제약이 있고 신에게는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유한한 시간 때문에 인간의 삶에는 신이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죽지 않는 신들의 삶에는 간절한 소망과 기대, 패배와 몰락, 위대한 승리와 성취와 같은 가치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반면에 항상 시간이 부족한 인간은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마지막처럼 살아야 하기에 이들의 삶은 빛난다.
동시에 인간은 신들조차 깨지 못하는 굴레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다. 바로 자유의지다. 신화 속 신은 운명에 메여 있다. 제우스마저도 더 강한 신이 등장해 자신을 왕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라는 예언에 전전긍긍하고, 죽어야만 하는 운명인 아킬레우스를 살려달라는 테티스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운명의 결과를 바꾸지는 못해도, 최소한 그 운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는 그리스에 남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자의로 트로이 전쟁에 나선다. 스스로를 테배에서 추방한 오이디푸스는 “그것은 아폴론이었소, 아폴론이오, 친구여. 나의 불행을, 불행을, 나의 고통을 완성한 것은. 하지만 눈을 직접 찌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가련한 나 자신이었소.”라고 외친다. 오디세우스도 칼립소와 신으로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집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한다.
그래서 신화 속 신은 자신들에게 없는 소질을 지닌 인간을 부러워한다. 영화 <트로이> 속 아킬레우스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하기에 치열하게 살아야 하고, 그런 이유로 인간은 신보다 아름다우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멸의 신들은 인간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함과 그 유한함 덕분에 가능한 인간의 자유 및 진보와 발전을 향한 열망을 사랑하며, 더 나아가 그런 인간들을 보호해주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가 더 높은 신에게 영원히 고통받는 한이 있더라도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고 아테나가 포기를 모르는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보호했듯이. 이처럼 인간이 신을 우러러본다는 통념과 다른 신과 인간의 관계성이야말로 <이터널스>가 보여주려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터널스가 셀레스티얼의 명령을 받고 지구에 와서 데비안츠로부터 인류 문명을 지켜낸 것까지 보여준 후, 영화의 시선은 이터널스의 분열과 갈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에게 주어진 한계로 인한 이터널스 개개인의 고통이 위치한다. 몇몇은 수천 년 동안 존재해야 하는 무한함의 무게에 짓눌린다. 예를 들어 동료들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홀로 지키던 이카리스는 점점 내적으로 곪아가고, 자신의 선택이 초래한 결과에 좌절한다. 테나 역시 오랜 시간 쌓아왔던 수많은 기억과 감정의 급류에 쓸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한다. 또 몇몇은 신이기에 벗어날 수 없는 운명에 절망한다. 드루이그는 철저히 셀레스티얼에게 종속해야 하는 상황이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보다 못하다고 자조하며 이터널스로서의 삶에 의문을 품는다.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지내야 하는 스프라이트는 성인으로서 사랑을 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이터널스는 인간에 대한 부러움과 희망을 발견한다. 특히 한계를 뛰어넘는 힘에 주목한다. 길가메시는 무한한 삶에 지쳐가는 동료들에게 인간이 자신들의 유한함을 뛰어넘는 기억, 곧 신화와 영화 같은 기록이라는 기억을 만들었듯이 결코 스스로의 정체성과 기억을 잊지 말라고 충고한다.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를 보며 인간에게 질려버렸던 파스토스는 가족을 이루고 살면서 아픔을 치유하고 사랑의 힘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보기로 마음먹는다. 에이잭 역시 타노스로 인해 파괴된 우주, 그 가혹한 운명마저도 되돌려 놓는 인간들의 자유의지에 희망을 걸어보자며 다른 이터널스를 설득한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인류에게서 보았고, 그 소질을 부러워하고, 또 원하면서 인간을 믿는다. 이렇게 층층이 쌓인 감정은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한다. 세르시와 데인 사이의 에로스적 사랑부터 더 나아가 훨씬 넓은 범주인 인류애까지 확장되는 사랑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사랑은 이터널스가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와 명령까지 거슬러가며 진정으로 인간과 지구의 보호자가 되는 계기이자 힘이 되며, 관객의 입장에서는 초월적 존재에게 공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가 된다. 이처럼 신과 인간의 관계성, 초월적 존재가 지극히 인간적 존재에 가까워지는 과정과 선택,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터널스>는 마블 영화로서는 낯설 정도로 서정적이고 신화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터널스 개개인의 이야기가 어디까지나 마블 세계관의 부속품을 지향하는 <이터널스> 전체 콘셉트와 충돌하면서 괴리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터널스>에서 마블스러운 대목이라면 지구보다 큰 셀레스티얼이 직접 등장하거나 우주와 이터널스의 기원에 대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것, 더 나아가 블랙 나이트라는 새로운 영웅과 지구 외의 행성에서 활동하는 이터널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장면 등을 꼽을 수 있다. 즉, <이터널스>는 <샹치>에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페이즈 4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마블 세계관의 기원을 밝히며, 새로운 캐릭터들을 소개하면서 배경을 우주적 차원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이터널스>가 내포한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중심 플롯은 우주적 존재인 이터널스를 지상의 존재인 인간의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이야기인데, 정작 그 배경은 어떤 마블 영화보다도 깊고 넓은 차원으로 뻗어나가면서 서로 충돌한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들의 서사에 집중하면 세계관을 확장하는 여러 작업 때문에 인물들의 내밀하고 짙은 감정선이 느껴지려는 찰나에 영화가 끊기는 듯 느껴지고, 피상적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마블의 큰 그림 중 일부로 이 작품을 접하면 작중 발생하는 사건의 스케일에 어울리지 않게 이터널스의 이야기가 소소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이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력마저 애매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각 장면의 연출은 기대했던 대로다. 자연의 풍광을 담거나 거대한 스케일의 우주를 보여주는 장면의 임팩트는 여전히 인상적이다. 영상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외로움 혹은 절망과 맞서야 하는 이터널스 멤버들의 감정선까지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기에 더욱 그렇다. 호주의 광활한 광야를 배경으로 세르시나 테나를 카메라에 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다만 앞서 지적한 문제로 인해 떼어놓고 보면 좋은 각각의 장면이 막상 하나로 조화되지는 못하다 보니 그 감흥은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사실 MCU라는 거대한 서사시 안에서 각각의 작품이 독립된 영화보다는 하나의 부품처럼 느껴지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터널스>에서는 그 둘 간의 갈등과 긴장이 유달리 강하게 느껴진다.
이에 더해 작품 자체의 완성도나 구조에서도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마블 작품의 고질병인 빌런의 문제가 다시 도진 듯 보인다. 지금껏 마블 영화는 가시적으로 드러난 악역과 흑막에 숨은 악역이라는 이중 장치를 자주 활용해 왔다. 그런데 이 경우 전작인 <샹치>에서 볼 수 있듯이 흑막 속 빌런이 드러남과 동시에 먼저 등장한 빌런의 위치나 존재감이 애매해지는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터널스>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빌런인 데비안츠의 존재감과 위치는 흑막이 밝혀지는 순간 급격히 흔들리고, 그들은 그저 반전을 위한 도구로서 소비되는 데 그치고 만다. 이터널스와 데비안츠의 마지막 승부에서 별다른 긴장감이나 비장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덤이다.
현재와 고대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수천 년의 시간을 오가는 대담한 작법은 바빌론의 공중정원이나 이슈타르 문, 테노치티틀란의 피라미드라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기는 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전반적인 서사가 지나치게 얇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낸다. 각각의 인물이 경험하는 내적인 고민과 갈등이 중심이 되어야 할 영화에서 필요한 에피소드만 단편적으로 취사선택한 나머지 인물들의 동기나 이유에 공감하기 어렵고, 작위적인 느낌만 남는 것이다. 또한 세르시와 이카리스, 혹은 테나와 길가메시처럼 짝을 이루는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를 부각하려는 영화의 잦은 시도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결과도 낳는다. 애초에 다소 복잡한 영화의 구성 자체가 자오 감독의 장점과 어긋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자오 감독의 장점은 간결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선을 화면에 담긴 공간과 풍광에 담아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기 어려운 데는 영화가 마지막 순간까지 다양성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한 것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이 시도는 10명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각각의 캐릭터를 명확히 제시하고, 그 안에서 동성애, 장애, 인종과 같은 정지척 올바름의 요소가 캐릭터의 정체성으로 비교적 자연스럽게 녹여낼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미 영화가 과거와 현재,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인물까지 제시되지 않은 결과 전체적으로 산만한 인상을 피할 길은 없다.
<이터널스>가 매력이 없는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혹평을 받아야 할 작품 같지도 않다. 자오 감독의 영상미가 주는 웅장함은 살아있으며, 마블 팬의 입장에서는 두 개의 쿠키영상을 포함해 더 많은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고 기대감을 끌어올릴 구석이 많은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한쪽에서 멀티버스의 이야기가 펼쳐질 때, 다른 한쪽에서는 더 깊고 넓은 우주를 탐험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또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이터널스가 합을 맞춰 만드는 액션의 앙상블도 눈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종합되었을 때 스튜디오의 의도와 감독의 장점이 조화되지 않은 채 상이한 지향점이 충돌하면서 만들어 낸 애매모호함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실 하나하나는 아름답지만 정작 그 실이 종횡으로 모두 흩어져 무슨 그림을 그리는지 알기 어려운 태피스트리와 다를 게 없다. 그 결과 <이터널스>는 어떤 이유든 간에 마블답지 않으면서도 마블스러운 혼란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결국 <이터널스>는 마동석의 출연 등으로 큰 관심을 모은 것에 비해 비교적 조용히 다음 주자인 스파이더맨에게 바통을 넘기는 데 그치고 만다.
P(Poor, 형편없는)
감독, 기획, 콘셉트, 플롯과 연출까지 잘못된 만남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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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손예은, 김보라, 신소영
출연: 김재원, 나나, 현석, 금동현, 하선호
장르: 로맨틱, 청소년
공개: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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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원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이 각각 선택한 단 한 곡의 노래를
최고의 라이브로 남기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다
기회는 단 한 번
이 모든 것이 원 테이크에 담기는데...
크리에이터: 김학민
출연: 조수미, 임재범, 유희열, 박정현, 정지훈, AKMU, MAMAMOO
장르: 다큐, 음악
공개: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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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서포터즈들의 축구 사랑을 볼 수 있다!
시놉시스
수카바티는 산스크리트어로 극락이라는 뜻이다. 나바루 감독은 3살 때부터 지금까지 안양에서 쭉 살았다. 나바루 감독이 말하길 안양은 매우 평범한 곳이라고 하는데 1997년 안양에는 RED 서포터즈들이 있었다. 그 서포터즈들이 안양의 축구 선수들을 응원했고 시간이 지나자 안양 FC는 서울 상암 FC로 옮기게 된다. 그 이후로 RED 서포터즈들은 안양에 축구단이 다시 생기기를 안양 시에 건의를 했고 매일 부결이 됐지만 포기하지 않는 RED 서포터즈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RED 서포터즈들은 붉은빛을 내는 폭죽을 들고 응원을 하며 다소 과격한 행동을 하지만 그건 안양 RED 서포터즈들이 다른 팀과의 차별화를 두기 때문이다. 안양은 1000년 전에 태조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고자 안양에서 잠시 터를 잡았는데 오색구름이 나타나길래 지나가는 스님에게 물었더니 여기가 극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도시이다. 그만큼 안양 RED 서포터즈들의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데 80년 전 전두환 대통령 시대의 3S 정책에 의해 스포츠가 활성화되자 한국 축구는 더욱더 발전한다.
그리고 90년대에 들어서는 하이텔 같은 PC 통신의 발달로 각종 동호회가 창설되는데 그중에 축구 동호회도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2002년 전 국민을 들썩이게 만든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는 붉은 악마 응원단이 있었는데 그 주역에는 RED 서포터즈가 있었다. RED 서포터즈는 단순한 축구 동호회를 넘어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안양 LG 축구단이 서울 상암 FC로 이전하면서 RED 서포터즈들이 분노를 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안양에는 축구단을 다시 만들라는 RED 서포터즈들의 반발이 올라왔고 10만 명의 시민 청원을 받아 안양 시의회에 건의하기도 했다.
최대호 안양 시장은 자꾸만 부결되는 안양 축구단 설립을 안타깝게 보고 여러 당 시 의회 의원들에게 동의를 받아내고자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2년 안양에도 축구단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시 의회에서 과반수로 득표를 얻었고 가결된다. 안양 축구단이 다시 만들어지고 안양은 K-LEAGUE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과거의 RED 서포터즈들은 자신의 축구단이 기죽지 않게 많은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었다.
과거의 안양 축구단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다른 건 필요 없고 자신들의 일상에 기쁨을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승패를 떠나 그저 축구 팬으로서 즐거웠으면 되는 것이다.
안양에서 살고 자라 축구를 좋아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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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관객을 위한 색다른 상영회
영화 시사회는 개봉 전, '영화'의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요한 홍보 수단인데요. 기본적으로 행해지는 언론·배급 시사회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초대되는 관객을 위한 일반 시사회, 그리고 관객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블라인드 시사회까지 다양한 시사회가 열리고 있죠. 시사회에 참석했던 관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영화 재밌더라~" 라고 한 마디만 해줘도 시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색 컨셉을 통해 단순 시사를 넘어 '대박' 마케팅 수단이 된 사례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면 광고보다, 배너 광고보다 큰 효과를 낸 신박한 시사회들을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볼까요?
잇츠 CINE PICK!!<콰이어트 플레이스>, 소음 금지 시사회
"소리 내면 죽는다" 라는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이 이색 시사회는 "데시벨 0에 도전하라!"는 컨셉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부스럭 소리 조차 용납하지 않는 이 이색 시사회는 공포 영화의 스릴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특별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헤드셋을 쓰고 보는 SUBPAC 관에서 열린 쫄깃한 시사회는 총 2관에서 개최되는 대결 형식이었는데요. 두 관 중 dB이 더 낮은 관에게 <콰이어트 플레이스> '오리지널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개최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기도 했죠. 하지만! 상영 전, 소음 유도를 위해 팝콘 콤보 교환권을 지급했다고 하니... 병 주고 약 주고 시사회로 이름을 바꿔도 될 것 같네요.
<히말라야>, 혹한 시사회
황정민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는 체감상 영화 속 '히말라야'보다 더 추웠던 2015년 12월에 개봉되었는데요. 개봉 하루 전, 그 추위를 배가시키는 시사회를 개최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히말라야>의 위대한 도전에 걸맞는 본 시사회는 난방이 꺼진 한겨울 극장에서 개최되었는데요. 게다가, '패딩'을 입고 참석한 관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영화에 나온 황정민 패딩을 증정하는 경품 행사까지 진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히말라야> 하면 역시, 포스터로 황정민과 싱크 100% 되어보기 가 최고의 홍보였죠!
<아메리칸 울트라>, 사일런트 디스코 파티 시사회
코로나19 이전 '불금'의 성지였던 홍대의 한 영화관에서 펼쳐진 이 시사회는 '상영관'이 아닌 극장 '로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상영과 이벤트가 분리된 특별 시사였지만, 극장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조명 아래 그 누구보다 빛날 수 있도록 드레스코드까지 지정해준 시사회이기 때문에 고성이 난무했을 거라 생각하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 파티 시사회는 '사일런트' 시사회로, 헤드셋을 쓴 채 각자가 파티의 주인공이 된 느낌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B급 유머를 그 누구보다 잘 소화해내는 '제시 아이젠버그'와 "SNL" 덕분에 개그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연인 병맛 영화에 걸맞는 시사였던 것 같습니다.
<이터널 선샤인>, 몬탁에서 만나 시사회
한국 못지않게 해외에서도 다양한 시사회가 개최되었는데요. 그중 하나는 바로 영화 속 장소에서 주인공이 되어보는 시사회입니다. 한국에서도 '인생 영화'로 많이 언급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시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본 상영회는, 영화의 명대사이자 명장면으로 꼽히는 뉴욕 '몬탁' 해변에서 열렸는데요. 몬탁 해변 위 침대에도 누워보고, 클레멘타인이 입은 후드티도 입어볼 수 있었다고 하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한껏 높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랑종>, 겁쟁이 상영회
그리고 여기, 관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시사회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7월 14일 개봉하는 화제의 영화 <랑종>입니다. 극강의 쫄깃함을 선사했던 영화 <곡성>을 '코미디' 영화라 일컬은 '나홍진 감독'이 공포 영화라 말한 <랑종>은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던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라 하는데요.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는 쫄보들 사이에서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영화로 아쉬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의 이런 애타는 마음을 읽었을까요? 영화 <랑종>이 쫄보들을 위한 '겁쟁이 상영회'를 연다고 하는데요. 어두워야만 상영이 가능한 여타 상영관과는 달리, TV와 같은 LED 스크린을 보유한 수퍼S관과 컬러리움관에서 진행되는 본 시사회는 불을 켠 채 진행된다고 합니다! 극장이 보유한 특수관의 이점까지 결합시킨 이 상영회에서 '겁쟁이'들을 위해 소음 차단 이어플러그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저부터 달려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극장이 침체된 시기에
이러한 색다른 마케팅을 통해 극장이 조금 더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겁쟁이 상영회 날까지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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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에서 연대로, 삶을 치유하는 복합 처방전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성소수자를 혐오하던 남자가 에이즈에 걸린 후 나라에서 불법인 약물을 얻기 위한 여정이다. 자신이 혐오하던 것을 어쩔 수 없이 마주할 수밖에 없다면 어떨까.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혐오하게 되는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무지'해서 이다. 내가 속하지 않은 준거집단을 비난·비판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타 집단을 혐오하며 내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혐오에 쉽게 편승하고 동조하며 집단 속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결집한다. 주인공 론도 성 소수자의 혐오를 집단의 스포츠로 즐겼다. 론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건 대부분 성 소수자들이 걸리는 에이즈에 걸리면서부터다.
론이 에이즈에 걸린 것을 한 기점이라고 한다면, 이 기점 전에는 론은 술·마약 등 당장 현재의 쾌락만 추구하며 미래도 목적도 없이 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살 수 있는 날이 3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론은 에이즈를 공부하고 삶의 목적이 생기며 도리어 활력을 찾았다. 또 론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 레이언도 생긴다. 론은 성 소수자인 레이언과 손을 잡는 것마저 기피하다가 종국에는 끌어안으며 온기와 위로를 나눈다. 이와 같이 삶의 목표와 사람 간의 온기가 론의 인생을 30일에서 2,557일 7년으로 연장한 것 아닐까. 론의 노력으로 '복합 약물 요법'이 상용화되면서 에이즈 걸린 사람들의 삶을 영위하게 해줬다. 복합적 약물 복용뿐 아니라 복합적인 삶의 의미와 목적과 당위가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해준다고 느꼈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도 삶이 다채롭기 때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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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 속 역대급 악역 캐릭터 TOP 5!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범죄도시 3>가 개봉하며 벌써 100만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빌런역으로 분한 이준혁 배우의 연기 변신에 더욱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그러하여 오늘 씨네랩은 근 3년동안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악역 연기 선보인 한국 영화 빌런 캐릭터 top5를 선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극악무도 악역 캐릭터 TOP 5,
지금 만나보실까요?
범죄도시 2 (2022)
the roundup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는 범죄도시2 악역 '강해상'역의 손석구
시놉시스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시리즈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영화정보
개요: 범죄, 액션 | 106분
개봉: 2022.05.18.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 박지환
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INEPICK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으며 자신에게 거슬리는 인물을 가차없이 없애버리는 역을 선보인 손석구는
특유의 서늘한 눈빛과 악행으로 많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습니다.
코멘트
강해상이 가진 "집요함"이 장첸이 가진 서늘한 잔인함보다 더 무섭게 다가왔다
- 씨네랩 M 님 -
비상선언 (2022)
EMERGENCY DECLARATION
ⓒ쇼박스
▷섬뜩한 두 얼굴의 테러리스트 '진석' 역의 임시완
시놉시스
뜻하지 않은 비행기 내 테러로 인해 재난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그린 이야기
영화정보
개요: 드라마 | 140분
개봉: 2022.08.03.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배급: ㈜쇼박스
CINEPICK
처음 맡은 악역 연기 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연기 변신으로 호평이 쏟아졌으며 특유의 선한 얼굴과 대비되어 서늘한 눈빛과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로 강렬하면서도 새로운 ‘빌런’을 완성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코멘트
임시완의 신들린 듯한 연기
- 네이버 zida**** 님 -
보이스 (2021)
On the Line
ⓒCJ ENM
▷ 보이스피싱 기획실 총책 곽프로 역의 김무열
시놉시스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은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영화정보
개요: 범죄,액션 | 109분
개봉: 2021.09.15.
감독: 김선, 김곡
출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
배급: CJ MNM
CINEPICK
보이스피싱 본거지의 기획실 총책인 곽프로를 연기하며 외형부터 음성까지 철저히 캐릭터에 맞도록 변신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극악무도한 악역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코멘트
곽프로 김무열의 능글맞은 악역 연기는 최고
- 네이버 ume1**** 님 -
콜 (2020)
call
ⓒ 넷플릭스
▷광기와 섬뜩함이 가득한 사이코패스 '영숙'역의 전종서
시놉시스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정보
개요: 미스터리 | 112분
개봉: 2020.11.27.
감독: 이충현
출연: 박신혜, 전종서
배급: 넷플릭스
CINEPICK
자신의 미래를 알고 폭주하는 영숙 역을 맡은 전종서는 예측할 수 없는 영숙의 양면성과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완벽히 소화하며 강렬한 악역 캐릭터로 많은 관객을 사로 잡았습니다.
코멘트
전종서의 광기, 살기, 똘기.
- 왓챠피디아 재*님 -
반도 (2020)
Peninsula
ⓒ(주)NEW
▷욕망을 향해 질진하는 독보적 존재감을 선보인 '서대위' 역의 구교환
시놉시스
<부산행> 이후 4년, 폐허에 남겨진 이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정보
개요: 액션 | 116분
개봉: 2020.07.15
감독: 연상호
출연: 강동원, 이정현, 이레,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배급: (주)NEW
CINEPICK
631 부대의 리더 서대위를 연기하며 냉혹하고도 종잡을 수 없는 악역 캐릭터로 그의 첫 상업영화이자 인간성을 상실한 광기 어린 모습을 선보이며 영화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코멘트
구교환의 재발견. 악역 캐릭터를 정말 본인의 색으로 맛깔나게 소화했음
- 네이버 0idi****님 -
총 5편의 한국 영화 속 빌런 캐릭터 어떠셨나요?
이번 주말은 씨네랩이 추천드린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GONI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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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7] 정말 우리 엄마 맞아?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 런
Rabbitgumi 입니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런을 보고 왔습니다.
배우 사라폴슨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에요.
영화 서치를 연출했던 아니쉬 차칸티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영화입니다.
굉장히 스릴있고 재미있는 영화에요.
집이라는 공간과 장애인으로 가지는 제약을 잘 활용하고 있죠.
엄마와 독립직전 딸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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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베 얀손> 티저 예고편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 토베는
삽화 의뢰로 알게 된 연극 연출가 비비카와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캐릭터 ‘무민’을 연극 무대에 올리고
시청 벽화를 그리며 인정받기 시작한 토베
하지만 비비카는 파리로 떠나는데…
‘무민’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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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리오> 2차 티저 예고편
지구의 대표 소년 우주에 가다!🌎💫 2025년 여름, 당신이 찾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엘리오] 2차 티저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