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8-05 15:35:01
이념 앞에 가려진 개인, 무너진 관계.
영화 <공동 경비 구역 JSA> 리뷰
판문점 공동 경비구역에서 사건이 발생하여 북한은 남한의 기습 테러 공격으로, 남한은 북한의 납치로 주장하고 중립국에서 조사를 맡게 된다. 남한의 ‘이수혁 병장’, 북한의 ‘오경필 중사’ 그사이에 놓인 조사관 ‘소피’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사건에 진실에 다가가려 할수록 더 멀어지는 이야기를 필두로 ‘공동 경비 구역 JSA’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진짜 수사관으로서 임무를 다하기 위해 온 ‘소피’의 입장과는 달리 ‘중립국’의 입장은 누가 쐈는지보다는 왜 쐈는지를 밝히고 절차를 따지며 아무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조사하라는 것이었다. 남한, 북한, 중립국 그 누구도 진실을 원하지 않았지만, 소피와 관객은 그날의 진실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 이들의 모습과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는 소피의 모습을 대조하다 그날의 진실로 카메라는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적이라고 생각했던 경필이 수혁을 도와주는 일이 계기가 되어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먼 거리에서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이 세 사람의 거리는 어느새 서로가 적이라는 것을 잊고 익숙하게 옆자리를 채워가고 있었다. “그림자 넘어왔어. 조심하라.”라는 농담을 나눌 정도로. 교차하는 시선과 침묵을 유지하는 그들로 인해 도저히 알 수 없는 관계를 파악하는 소피는 증거물을 바탕으로 의외의 인물에서 진실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불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진 감정이 관계의 갈고리를 무너뜨리며 총구가 향한 방향과 그 손이 누군가를 가리키는 순간을 목격하고 한없이 무너지는 개인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먼 발치에 바라봤던 그들의 거리는 한없이 멀어진 분단 국가의 현실을 드러내고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는 중립국을 보여주며 따뜻했던 서로의 거리가 차갑게 식어 다시 만나지 못할 그곳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씁쓸할 뿐이다. 개인과 개인이 마주했을 때 서로를 바라보지 않던 총구가 이념 앞에서 끊임없이 불꽃을 일으키는 모습이 마냥 서글프기만 하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역사의 현실을 영화로 투영하여 보여준다. 지나면 지날수록 깊게 패여드는 갈등은 분단의 모습으로 드러났고 가까워질 듯 하면서도 가까워질 수 없는 영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남한과 북한의 모습이 아닐까. 서로에게 들이미는 총구를 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당시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려지는 북한 사람의 모습을 괴물과 악마의 모습이 아닌 다양한 사람으로 표현하면서 한국 영화에 명작을 남기게 되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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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팡질팡하는 리부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 우주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유니크론’을 섬기는 ‘스커지’(피터 딘클리지). 그는 ‘테러콘’을 이끌고 '맥시멀' 행성을 급습한다. 맥시멀이 지키는 '트랜스워프 키'를 확보하면 유니크론이 은하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우주의 지배자가 될 수 있기 때문. 이에 '옵티머스 프라이멀'(론 펄먼)과 맥시멀은 지구로 도망친 후 키를 숨긴다.
어느 날, 고고학자 '엘레나'(도미니크 피시백)는 트랜스워프 키를 우연히 찾아낸 뒤 실수로 키를 작동시킨다. 이에 지구에 피난 온 '옵티머스 프라임'(피터 컬런)과 오토봇은 새로운 친구 '노아'(앤서니 라모스)와 맥시멀의 도움을 받아 키를 찾기 시작한다. 고향 행성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하지만 키의 위치를 알아낸 스커지가 지구에 도착하자 오토봇과 맥시멀은 위기에 처하고, 그들은 운명을 건 전투에 돌입한다.
리부트 시리즈의 본격적인 시작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흥행한 이후 할리우드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매료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시리즈도, 기존의 프랜차이즈도 마블의 발자국을 따라가기 바빴다. 일례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톰 크루즈가 출연한 <미이라>(2017)로 '다크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렸다. '해리포터'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도 '위저딩 월드'로 재편됐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5편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북미에서도, 한국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월드와이드 흥행도 4편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계획은 취소됐다. 본래 스핀오프로 기획된 <범블비>가 급하게 리부트 시리즈의 첫 타자로 낙점됐다.
<범블비> 이후 5년 만의 속편인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리부트 시리즈의 진정한 시작을 알린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범블비>의 연장선상에 있다. 로봇과 인간의 교감에 주목하는 가운데, 간결해진 시나리오와 액션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 아직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욕심을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계인과 인간의 교감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소수자라는 특징에 주목해 인간과 외계인의 관계를 풀어낸다. 노아는 히스패닉이다. 그는 미국 주류 사회에 녹아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미 육군 출신인데도 취업 면접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오토봇도 지구에서는 소수자다. <범블비>에서 사이버트론을 탈출해 지구로 피신한 오토봇. 그들은 전편에 인간에게 쫓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철저히 숨어 지낸다.
양측이 처음부터 협력하지는 않는다. 노아는 유니크론이 트랜스워프 키를 이용해 지구를 파괴할 거라고 우려한다. 옵티머스 프라임은 트랜스워프 키를 활용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노아는 키를 파괴하려 하고, 옵티머스는 지키려 한다.
그러나 또 다른 공통점을 계기로 둘은 힘을 합친다. 가족애다. 노아에게는 아픈 동생이 있다. 돈이 없어 병원 진료를 볼 수 없게 되자 그는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범죄를 저지른다. 옵티머스에게는 말을 못 하는 범블비가 있다. 자기를 믿고 지구에 온 동료들도 있다. 고향에 대한 집착은 리더의 책임감처럼도 보인다. 이 부담과 책임감은 노아와 옵티머스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타협하는 기점이 된다.
인간을 지렛대 삼아 트랜스포머를 살리다
그 결과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핵심 캐릭터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존재감이 극대화된다. 물론 마이클 베이 버전에서도 옵티머스는 멋진 캐릭터였다. 정의롭고, 카리스마가 넘쳤다. 하지만 동시에 일차원적이었다. 무조건적으로 인간 편을 들며 지구를 수호하려 했다. 4편에서는 인간에게 사냥당하는 와중에도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의 말 몇 마디에 설득되기까지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옵티머스는 인간을 불신한다. 맥시멀이 트랜스워프 키를 숨기는 대신 한 인간 부족에게 맡겨둔 것을 알고는 크게 놀란다. 인간에게 쫓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 처지를 노아에게 오버랩하고, 맥시멀과 인간의 동맹을 목격한 후 생각을 바꾼다. 마음을 열고 인간을 돕기로 한다. 이 전개가 예상보다 설득력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옵티머스는 어느 때보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리더로 보인다.
트랜스포머에만 집중하라
노아와 옵티머스의 교감은 간결해진 시나리오 덕분에 더욱 빛난다. 이전과 달리 음모론이나 가상역사의 비중은 줄었다. 페루 구스코 신전과 잉카 제국이 배경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딱 잘라 선을 긋는다. 달 착륙 음모론이나 아서 왕 전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전편들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 엘레나가 나스카 지상화도 너희(맥시멀) 작품이냐고 묻자 프라이멀이 아니라고 답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신 트랜스워프 키를 찾는 오토봇, 테러콘, 맥시멀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춘다. 트랜스포머보다 인간 주인공과 미군에 주목한 이전 시리즈의 잘못을 피해 간다. 사실 초반에는 인간 캐릭터 비중이 크다. 다만 노아, 엘레나, 오토봇이 한 팀을 이루는 순간부터는 확실히 트랜스포머가 주인공이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프라이멀이 스커지와 대립하고, 노아와 엘레나가 양념을 친다. 덕분에 '미라지'(피트 데이비슨) 같은 오토봇이나 '에어레이저'(양자경) 같은 맥시멀이 자기 매력을 발산할 공간도 충분하다.
액션도 간결해진 각본과 조화를 이룬다. 트랜스포머의 특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일단 모습을 자유롭게 바꾸는 트랜스포머의 특징을 적절히 활용한다. 일례로 미라지는 쓰레기차로 변신해서 박물관에 잠입한다. 페루에서도 오토봇은 자동차 상태를 유지하며 퍼레이드 쇼를 방해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자동차라는 한계가 명확한 오토봇과 지상과 수중, 공중을 오가는 테러콘도 명확히 대비된다. 마치 <트랜스포머> 1편 속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을 다시 보는 느낌이다.
부메랑이 된 장점
문제는 장점이 부메랑 마냥 단점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장점은 확실하나, 장점을 어떻게 살릴지 판단의 묘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머에만 집중한 각본은 좋다. 그런데 필요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냈다. 범블비의 죽음과 부활이 대표적이다. 예측 가능하지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서 작위적이다. 편집도 부자연스럽다. 박물관 전투 후 스커지가 유니크론을 만나는 장면은 앞뒤 흐름에서 다소 유리된 듯한 느낌을 준다.
액션씬에서도 간결함이 독이 된다.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이 웅장한 배경 음악과 함께 쏟아지던 마이클 베이 표 액션에 비하면 이번 편은 심심하게 느껴질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액션 구성이나 스타일이 <트랜스포머> 1편과 유사하다 보니 아쉬움이 더 클 수 있다.
인간과 오토봇의 교감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일부 캐릭터가 도구적으로 소비되는 문제도 있다. 엘레나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박물관 인턴이지만 언젠가는 세상을 놀라게 할 유적과 유물을 발굴하겠다는 야심으로 가득한 그녀. 엘레나는 맥시멀이 숨긴 트랜스워프 키의 절반을 우연히 발견해 연구하다가 노아와 함께 온 오토봇과 조우한다. 즉, 그녀는 오토봇과 별다른 접점이 없다.
그러다 보니 엘레나의 역할은 노아나 오토봇이 막다른 골목을 마주했을 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그친다. 트랜스워프 키의 남은 반쪽을 찾을 장소나 유니크론을 막을 시스템 입력어 모두 그녀의 연구 노트에서 운 좋게 튀어나온다. 1편의 여주인공 '미카엘라'(메간 폭스)와 비교하면 더 몰개성적이다. 미카엘라는 범블비나 오토봇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 그러나 액션씬에서 '자동차'라는 포인트를 살려 활약한 바 있다.
아직 버리지 못한 욕심
무엇보다도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향한 욕심이 문제다. 당장 영화의 클라이맥스만 봐도 문제점을 알 수 있다. 미라지가 마지막 힘을 짜내 변신한 슈트를 입은 노아. 그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 옆에서 함께 싸우며 유니크론을 패퇴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는다. 스토리 전개만 놓고 보면 그의 활약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하다. 아이언맨과 앤트맨을 연상시키는 슈트 때문은 아니다. 트랜스포머가 주인공인 영화에서 인간 캐릭터가 갑작스레 활약하다 보니 다음 영화에서 트랜스포머가 다시 뒷전으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지.아이.조'의 등장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은 이 우려를 재확인한다. 트랜스포머와 지.아이.조의 크로스오버는 예견된 일이었다. 두 프랜차이즈 모두 제작사 해즈브로의 주력 완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시네마틱 유니버스(심지어 마블도)가 위기에 빠진 현황을 고려하면 무모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이 아쉬움 속에서도 여러 장점을 보여줬지만, 리부트 시리즈의 미래가 여전히 어두워 보이는 이유다.
Poor 형편없음
다음 기회를 얻기에는 충분하지만, 이내 불안감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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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 2부 | 발버둥칠수록 더 빠져드는 총체적 난국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간 몸속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 설계자의 탈옥을 막으려다 고려시대에 갇혀버린 ‘이안’(김태리). 우여곡절 끝에 시간의 문을 여는 '신검'을 되찾은 그녀는 '썬더'(김우빈)을 찾아 미래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미래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과거 이안을 구해준 은인 '무륵'(류준열)은 자기 몸속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존재에 관해 묻기 위해 그녀를 찾는다. 삼각산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은 무륵 몸속에 요괴가 깃들었다고 의심한다. 신검을 찾아 눈을 고치려는 맹인 도사 ‘능파’(진선규)와 설계자와 함께 미래로 돌아가려는 ‘자장’(김의성)도 이안을 뒤쫓는다.
그 사이 2023년 서울은 '설계자'가 터뜨린 외계물질 '하바'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우연히 외계인의 정체를 확인한 '민개인'(이하늬)은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모든 하바가 터지기 48분 전, 드디어 과거로부터 시간의 문이 열리고 세계의 운명은 이안의 손에 떨어진다.
<외계+인 2부>, 뒷심도 부족했다
2022년 여름에 개봉한 <외계+인 1부>는 관객 150만 명을 겨우 넘기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이 730만 명이었고, 흥행에 실패한 적 없는 최동훈 감독 작품이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비평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장르, 다른 하나는 이야기였다.
<외계+인 1부>는 무협 판타지와 SF라는 장르를 섞어내려 했다. 하지만 두 장르의 근본적인 특성과 차이를 무시한 채 익숙한 CG로 도배해 버렸다. 결국 낯선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도 못했고, 화려한 볼거리도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려시대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도 혼란스러웠다. 두 시간대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 자연히 최동훈만의 개성도 좀처럼 자리를 못 찾았다.
이는 1년 반 만에 돌아온 <외계+인 2부>의 과제이기도 했다. 두 문제를 해결하면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단점은 해결된 듯 보인다. 전편에서 시작된 서사는 설득력 있게 끝맺었다. CG와 액션도 규모에 걸맞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그러나 전편의 평가를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개선점은 예상 못한 문제를 유발했고, <외계+인 2부>만의 새로운 문제점도 튀어나왔기 때문.
터널 끝 빛은 찾았다
가장 눈에 띄는 개선점은 편집이다. 전편과 달리 과거와 현재가 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주인공이 현재로 넘어가거나 새 캐릭터를 소개하는 대목처럼 이유가 확실할 때만 화면이 전환되기 때문. 그 덕분에 마지막에야 전체 윤곽을 간신히 볼 수 있었던 1부와는 달리, 2부의 전체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부 줄거리를 요약한 대목도 영리한 선택이다. 전편 내용을 환기하고, 새 관객의 진입 장벽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는 최동훈 감독의 스타일이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외계+인 2부>는 전편에서 미스터리로 남겨둔 이안과 무륵의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때 두 주인공 몸 외계인의 정체를 활용해 나름의 반전을 선사하고, 긴장감을 고조하는 전개가 꽤 효과적이다. '안옥윤'(전지현)과 미츠코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살려 이야기를 비틀었던 전작 <암살>을 연상시킨다.
1부에서 호평받은 액션은 한 층 더 발전했다. 특히 날아다니는 칼을 활용하는 능파 캐릭터 덕분에 액션이 더 육체적이고 과격해졌다. 능력이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들이 합을 맞추는 클라이맥스도 과장 보태 <어벤져스>를 보는 듯한 인상을 순간적으로 준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기대에 비해 액션 스케일이 크지 않고, 괴물과 도사들이 싸우는 모습도 <전우치>에서 본 액션과 유사해서 새롭지는 않다.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그런데 편집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대목도 있다. 전체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편하게 이해하도록 얼개를 짜는 과정에서 여러 장면이 잘려나간 듯 보인다. 이처럼 설득력을 더할 분량이 곳곳에서 사라진 결과, 흐름은 급하고 세밀함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특정 상황에 처하거나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객이 그 여파를 음미할 시간도 충분치 않다.
이안이 무륵의 정체를 깨닫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무륵이 자기를 구해준 소년이었음을 깨달은 이안은 크게 기뻐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녀의 표정은 어두워진다. 무륵의 몸속에 외계인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 이에 이안은 무륵을 홀로 남겨두고 떠난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5분가량의 분량만 배정된다. 생명의 은인과 십수 년 만에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치고는 지나치게 빠른 전개다.
새 캐릭터인 능파의 묘사도 비슷하다. 자장에게 눈을 잃고 밀본에서 쫓겨난 그는 신검을 찾아 헤맨다. 신검으로 눈을 고친 후 자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런데 영화는 그의 과거사를 자장의 수발을 들던 한 노파의 말과 능파의 대사로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데서 그친다. 결국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등장인물들의 내적 변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연히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여전히 부족한 일관성
이에 더해 <외계+인 2부>는 전체적으로 톤이 불안정하다. 이는 1부와 공유하는 단점이다. 다만 원인은 다르다. 1부는 무협 판타지와 SF라는 장르 간의 부조화가 문제였다. 고려시대를 주 배경으로 삼았고, 가드와 썬더를 제외한 모든 인물이 판타지 세계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극 중 비중은 가드와 썬더에게 집중됐다. 그렇다고 그들의 SF 이야기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1부는 판타지와 SF 사이에서 부유했다.
2부에서는 다행히도 판타지와 SF의 간극이 작다. 과거와 현재의 연계가 확실해지고, 관객이 세계관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는 유머 때문에 전반적인 톤이 흔들린다. 이는 감독의 전작인 <전우치>와의 차이점이다. <전우치>는 유쾌하나 가볍지 않았다. 자유분방한 '전우치(강동원)'의 반대편에서 '화담(김윤식)'과 '천관대사(백윤식)'가 무게를 잡아줬으니까. 덕분에 후반부에 분위기가 무거워져도 어색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외계+인 2부>는 강박에 사로잡힌 듯하다. 무륵, 민개인, 썬더 모두 관객을 어떻게든 웃기려 한다. 물론 두 신선이 현대에 온 장면처럼 웃음이 터질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유머에 대한 집착 때문에 잃는 게 더 많다. 당장 톤이 불안정하니 몰입도가 떨어진다. 이는 시작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주막에서 이안은 자기를 쫓는 도사 둘과 싸운다. 이때 상황에 비해 도사 둘이 너무 가볍다. 다른 영화 캐릭터라 해도 안 놀랄 정도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균형을 못 찾는다. 빌런도 무게감을 잡지는 못한다. 자장은 설계자의 부하일 뿐이라 존재감이 약하다. 설계자 역이었던 소지섭도 회상씬에만 등장한다. 그렇다고 CG로 만든, 말 못 하는 외계인에게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다. 자연히 클라이맥스에서는 전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결연함, 비장미가 거의 안 느껴진다. 결국 <외계+인 2부>에는 더 화려해진 <전우치>를 보는 즐거움만 있을 뿐, 큰 감흥이 없다.
캐릭터 교통정리에 실패하다
캐릭터 교통정리에 또 한 번 실패하면서 영화는 더 꼬인다. 원래도 등장인물이 많은데, 여기에 새 캐릭터가 추가된다. 능파와 민개인처럼 1부에서 얼굴만 비췄거나,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기존 캐릭터의 이야기도 미처 끝맺지 못한 상황이니 영화는 자연히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외계+인 2부> 곳곳에서는 우연과 억지가 등장한다. 민개인이 경찰 대책 본부에 불쑥 쳐들어가서 억지를 부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완성도만 깎아 먹은 불필요한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장면이 없더라도 그녀의 행적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 비록 1부만큼은 아니어도, 중반부까지는 정신없는 지점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번에도 최동훈 감독 작품 답지 않은 대사 역시 문제를 키운다. 최동훈은 본래 명대사 제조기로 유명했다. 극 중 인물이 바로 옆에서 말을 걸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 맛을 살릴 줄 알았다. "묻고 더블로 가!"나 "내 몸속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 있습니다." "구멍이 두 개지요." 같은 대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외계+인 2부>에서는 외려 대사 때문에 몰입이 깨진다. 대사가 상황을 설명하는 도구에 그치기 때문이다. " ~~로 갑시다", "~~를 합시다/해야 돼", "저게 뭐지?"처럼 상황을 설명하기 바쁜 작위적인 대사가 쏟아진다. 자연히 캐릭터는 설명 기계에 불과해지고, 안 그래도 등장인물이 많은 가운데 제각기 매력이나 존재감을 뽐낼 기회도 잡지 못한다.
<외계+인>이라는 늪
애초에 <외계+인> 시리즈는 기획부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 판타지 액션과 SF를 합치고, 10명 넘는 캐릭터가 한 데 등장하는 최동훈 스타일을 더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도 아닌데 한 번에 촬영을 마친 후 1부와 2부로 나눠서 개봉했고, 막대한 제작비까지 쏟아부었다. 성공만 하면 기념비적일 수 있었던 블록버스터였다. 단지 1부에서는 도박수가 통하지 않았고, 2부에서 실패가 확정됐을 따름이다.
어찌 보면 <외계+인 2부>는 늪이나 다름없다. 가능한 범주 내에서 1부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 노력이 또 다른 문제를 키우고, 2부 만의 문제도 더해진 이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벗어나려 노력할수록 수습하기 어려워지는 늪이자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어떻게든 결말에 도달한 최동훈 감독의 뚝심만이 그의 차기작을 기대케 할 뿐이다.
Poor 형편없음
우여곡절 끝에 겨우 다다른 우당탕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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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4 | 구슬은 준비됐는데 정작 꿸 사람이 없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마석도’(마동석)와 서울 광수대. 마석도는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하자 이 사건과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의 연관성을 의심한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 회사를 운영하다가 망한 전적이 있는 ‘장이수’(박지환)에게 뜻밖의 협력을 제안한다.
수사팀 레이더에 걸린 IT업계 천재 CEO로 이름을 날린 ‘장동철’(이동휘)의 뒤를 쫓던 마석도는 이내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의 존재를 확인한다. 더 나아가 그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뒤 거리낌 없이 납치, 감금, 폭행, 살인을 저질러 왔음도 깨닫는다. 이에 마석도는 한국과 필리핀을 넘나들며 백창기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한다.
3연속 천만, 가능할까?
코로나 이후 <범죄도시>는 단순한 영화 시리즈가 아니다. 한국 극장가의 봄을 지탱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존재, 메시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도시4>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인다. 개봉 첫날에만 8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둘째 날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직전 주말 관객수가 60만 명이었던 걸 고려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첫 3연속 천만 영화를 기대하는 반응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범죄도시4>를 보기 전까지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2022년부터 매년 한 편씩 개봉했으니 시리즈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 문제가 대두됐다. <한산>과 1년 텀을 두고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듯이. 당장 <범죄도시3>만 해도 완성도가 1편과 2편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전작들에 비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바 있었다.
<범죄도시4>는 우려를 일부 불식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다운 매력 포인트는 확실하게 살렸다. 액션, 드라마, 캐릭터 등 여러 부분에서 전편으로부터 차별화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이는 <범죄도시4>의 천만 관객 돌파를 낙관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완성도는 여전히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장편 영화 연출, 편집에 익숙지 않은 초보 감독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된 까닭이다.
액션 맛집의 신메뉴
<범죄도시4>는 먼저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언제나 액션 맛집이었지만, 이번에는 더 다채롭고 규모가 커진 액션으로 무장했다. 수십 명의 갱단과 갱단이 서로 칼부림을 벌이거나, 무장한 경찰 특공대가 조폭을 때려잡는 식이다. 피가 나와야 할 순간마다 카메라를 돌리되 비명 등을 활용해 잔혹함을 우회적으로 살린 연출도 영화의 균형감을 잡아준다.
눈에 익은 마석도의 액션 분량은 줄인 대신 다른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백창기의 나이프 파이팅이 눈에 띈다. 신속하고 절제된 액션 연출은 마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속 윈터 솔져를 보는 듯하다. 이는 캐릭터 설정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수단으로도 적절했다. 무표정으로 거침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필리핀 오프닝 시퀀스만 봐도 그가 특수부대 출신의 프로페셔널 킬러라는 설정을 납득할 수 있다.
한 시퀀스 내에서의 완급조절도 탁월하다.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클라이맥스가 대표적이다. 맨주먹으로는 마석도가 백창기를 압도하지만, 나이프가 주어진 순간부터는 백창기가 마석도를 곤경에 몰아넣는다. 그 이후에야 둘은 비로소 전력을 다해 승부를 본다. 극 중 둘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전무하다 보니 마지막 액션은 상당한 몰입감을 자랑한다. 비록 다소 짧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분명 강렬한 마무리다.
<모범택시> 한 스푼 더하기
드라마도 액션 못지않게 달라졌다. 범죄 사건에 다각적으로 접근하려는 변화가 눈에 띈다. 이는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의 오상호 작가가 합류한 효과라 할 수 있다. <모범택시>의 사이다 전개에는 피해자의 고통을 강조하는 스토리가 늘 쌍둥이처럼 붙어 있었으니까. 3편에 비해 유머가 줄어들고, 분위기가 다소 어두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 결과 전편들에 비해 유달리 범죄 피해자의 처지에 공감하고, 그들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마석도의 면모가 강조된다. 범죄 피해자의 어머니가 범인을 잡아달라고 사정할 때나, 뒤늦게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백창기의 악랄한 수법을 막지 못해 수사가 난관에 빠지자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전작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마석도의 약점과 절박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간 마석도는 거대한 체구, 강력한 주먹,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얼굴에 깊이 들어선 주름들이 유독 강조된다. 자칫 평면적인 캐릭터로 고착화될 기로에서 향후 그의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활로는 뚫은 셈이다.
원맨쇼에서 벗어나다
이에 더해 여러 캐릭터의 역할을 확실히 정립하면서 마석도 원맨쇼라는 비판도 일정 부분 피해 간다. 일단 장이수의 재등장이 영리했다. 그와 마석도의 티키타카는 3편보다 심각해진 분위기를 환기하는 숨통 역할로 제격이었다. 또 앞으로 어떤 범죄 사건이 등장할지는 모르겠으나, 장이수를 연결고리로 삼거나 그를 매개로 다른 캐릭터를 등장시켜 변주를 줄 가능성도 확인했다.
성격도 역할도 전혀 다른 빌런 둘을 내세운 선택도 합격점을 줄만하다. 3편에서는 '주성철'과 '리키'의 이미지가 다소 겹친 나머지 주성철의 존재감이 기대 이하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장동철은 말 많고 촐랑거리는 빌런 클리셰에 충실한 반면, 백창기는 타노스처럼 목적지향적이고 실수를 하지 않는 냉철한 빌런이다. 두 빌런의 존재감이 겹치지 않다 보니 조직 내 알력 싸움이라는 뻔한 전개에서도 기시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캐릭터쇼는 양날의 검이다. 시리즈 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여도, 외적으로는 <범죄도시>만의 개성이 약해질 여지를 남긴다. 예를 들어 새롭게 합류한 '한지수'(이주빈) 캐릭터는 도구적일 뿐만 아니라, <모범택시> 속 '안고은'(표예진)과 역할이 비슷하다. 현장에 나가고 싶어 하는 IT 전문가라는 설정이 같다. 이렇게 보면 마석도와 '김도기'(이제훈), '장태수'(이범수)와 '장성철'(김의성)의 관계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구슬도 꿰야 보배인데
여기까지만 보면 <범죄도시4>는 모범적인 속편이다. 전작의 매력은 유지하되, 단점도 보완했으니 흠잡을 데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범죄도시4>는 치명적인 문제를 노출했다. 액션, 드라마, 캐릭터 등 이 모든 구슬이 하나의 목걸이로 꿰어지지가 않는다. 허명행 감독의 솜씨가 목걸이를 완성시키에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허명행 감독의 연출 데뷔작은 넷플릭스 <황야>다. 다만 <황야>는 넷플릭스에서의 흥행과는 별개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컷과 컷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아파트 내부에서 격투가 한창인데 돌연 개그 장면이 난입했다가 다시 액션씬으로 넘어가면서 템포를 끊는 식의 편집이 잦았다.
<범죄도시4>도 마찬가지다. 편집점이 이상한 나머지 하나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없다. 영화는 각각 마석도, 백창기, 장동철 중심의 세 플롯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그런데 각자의 내용이 한창 전개되는 와중에 돌연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난입한다. 한쪽 상황이 종결되지도 않았는데 다른 플롯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자연히 마석도의 감정선은 뚝뚝 끊기고, 음모를 꾸미는 빌런의 음험함도 부각될 수가 없다.
대사도 문제를 심화한다. 이른바 '판을 까는' 대사가 너무 많다. 배경이 바뀔 때마다 상황을 정리하고, 설명하고, 브리핑하는 대사가 반복된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건이 뒤섞여서 진행되는 중반부터는 템포가 늘어지기 시작한다. 전혀 극에 녹아들지 못하는 카메오의 등장도 악수다. 러닝타임이 109분으로 결코 길지 않은데, 영화가 생각보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장기 시리즈의 초석이 되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도시4>의 성과는 유의미하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 못하는 기술치 마석도를 새롭게 부각하는 묘사가 대표적이다.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이 5편부터 8편까지는 시리즈의 2부에 해당한다면서, 현대 사회의 고도화된 범죄를 다루는 만큼 모양새 자체도 달라질 것이라 천명한 바 있기 때문.
즉, 드라마틱하지는 않아도 <범죄도시>의 틀 안에서의 다양한 변화 시도가 차후 시리즈의 동력이 될 가능성만은 확인한 셈이다. 익숙한 맛에서 낯선 향이 느껴지는 <범죄도시4>를 보며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이유다.
Poor 형편없음
흔들리던 주먹 속에서 익숙한 맛과 낯선 향기가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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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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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나이브스 아웃2>, 12월 23일 공개
ⓒ 넷플릭스
2019년 개봉한 추리 스릴러 <나이브스 아웃>의 후속편이 넷플릭스에서 오는 12월 23일에 공개된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영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부국제 오픈시네마 첫 상영작 선정
ⓒ 네이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그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거리두기와 인원 제한 등으로
정상 개최할 수 없었던 ‘오픈 시네마’의 첫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영화는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이 어느 날 자신이 멀티버스를 통해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스타워즈 주연 발탁
ⓒ 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이정재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 내용과 이정재가 맡은 캐릭터 등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조2: 인터내셔날>, 개봉 첫 주 260만 관객 돌파
ⓒ 네이버 영화
유쾌하면서도 압도적인 볼거리로 호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조2: 인터내셔날>이 개봉 첫 주에
누적 관객수 260만 명을 돌파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극장가를 완전히 점령했다.
해외
<썬더볼츠>, 플로렌스 퓨·세바스찬 스탠 주연 확정
ⓒ 마블 인스타그램
1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D23 엑스포에서 케빈 파이기는 <썬더볼츠>의 캐스팅을 발표했습니다.
블랙 위도우 역의 플로렌스 퓨, 윈터 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레드 가디언 역의 데이비드 하버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영화는 내년에 촬영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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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의 감독 드니 빌뇌브 필모 모음_zip
여러분의 올 10월 기대작은 무엇인가요?
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
드니 빌뇌브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정말 화려하죠 !
그래서 가져왔습니다.
이달 20일 개봉하는 <듄>의 감독 드니 빌뇌브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듄>을 같이 기다려보아요!
[넷플릭스]
블레이드 러너 2049
SF, 액션 ㅣ영국, 캐나다, 미국 ㅣ163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수십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유골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었나.
진실을 찾으려는 경찰, 진실을 덮으려는 조직.
진실을 악용하려는 재계 거물의 쫓고 쫓기는 게임이 시작된다!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ㅣ미국 ㅣ121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우연히 멕시코 마약 조직 소탕 작전에 참여하게 된 원칙주의 FBI 요원 메이서.
합동작전팀의 리더와 의문의 '사냥개'는 누구인가?
함정수사가 선을 넘자 갈등이 증폭된다.
프리즈너스
스릴러, 범죄, 드라마 ㅣ미국 ㅣ153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평화로운 마을 ,두 부부의 딸이 사라졌다.
유력한 용의자를 범인이라고 믿는 아빠.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고 믿는 형사.
각각 다른 방식으로 추적을 시작한 두사람은,
마침내 세상을 충격에 빠트릴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왓챠]
컨택트
드라마, SF, 스릴러 ㅣ미국 ㅣ116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외계 비행 물체, 쉘이 세계 각지 상공에 등장했다.
웨버 대령은 언어학 박사 루이스와 과학자 이안을 통해 쉘에 접촉하고,
쉘 내부로 들어간 두 사람은 정체 모를 생물체와 마주한다.
에너미
스릴러,미스터리 ㅣ캐나다,스페인 ㅣ90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아담은 우연히 본 영화에서
자신과 똑 닮은 배우를 발견하고 그를 찾아 나선다.
각자의 삶을 염탐하며 아담의 마음속에 욕심이 또아리튼다.
그을린 사랑
드라마 ㅣ캐나다ㅣ130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가 남긴,
죽은 줄 알았던 생부와 형제를 찾아 자신의 편지를 전해달라는 유언을 위해
중동을 떠나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한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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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흐르지만, 기억은 여전히 우리의 내면을 뒤흔든다
영화 <하얼빈>이 개봉된 후 극장가와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관객은 이 작품을 ‘엄숙하게 다시 써 내려간 독립운동의 한 페이지’라고 평하고, 또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울컥하게 만들면서도 담담하게 흘러가는 독특한 분위기’에 주목한다. 개봉을 기다려온 사람들 중에는 앞서 안중근을 다룬 여러 작품을 기억하는 이도 있고, 이제 막 안중근이라는 인물과 그의 역사적 역할을 자세히 접하는 이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언제 이런 순간이 다시 와도 우리는 과연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곱씹으며 극장을 나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얼빈>은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무겁고도 절실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영화 속에서 안중근(현빈 분)과 독립 투사들은 러시아와 만주가 뒤섞인 복잡다단한 국경 지대, 그중에서도 하얼빈을 활동 무대로 삼는다. 시대는 1909년.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만큼 이미 조선 땅은 일본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중근과 동지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걸고 필사의 싸움을 이어간다. 그들은 하얼빈의 얼어붙은 기차역, 어둡고 취약한 뒷골목을 거점 삼아, 비밀리에 정보를 교환하고 작전을 짜낸다. 눈 내리는 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 고국으로부터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거대한 제국의 압박은 점점 더 거칠게 이들을 죄어 온다.
그러나 영화는 안중근과 동지들의 처절한 현실을 단순히 영웅적 의지로만 채우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당위는 분명하지만, 눈앞의 죽음을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주변을 살펴보면 배신과 협잡이 난무하며,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노선을 주장하는 갈등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하얼빈>은 ‘독립 투쟁’의 표면 뒤에 묻혀 있는 수많은 난관과 엇갈린 이해관계, 인간적인 번민을 담담하게 그려낸다.독립 투사들의 인간적 번민
이렇듯 실제 역사적 사건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향해 치닫는 과정이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 안에서 새로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거기서 관객은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이라는 거대 담론과, ‘한 사람의 인간 안중근’이 겪는 작고 숨 막히는 고민 사이에서 끊임없이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이런 부분에서 <하얼빈>이 이전에 안중근을 다뤘던 영화 <영웅>과 <도마 안중근>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은 흥미롭다. 영화 <영웅>은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틱한 감정선에 강점을 두어, 안중근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결연한 의지와 함께 감동을 자아내는 노래들로 극의 정서를 극대화했다. 반면 <도마 안중근>은 안중근의 재판 과정과 그가 가톨릭 신자로서 품고 있던 신념, 그리고 ‘도마’라는 세례명을 부각해, 그가 총을 들 수밖에 없었던 신앙적·윤리적 갈등을 깊게 파고들었다. 완성도를 떠나 이런 시도들은 '안중근' 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려는 시도들이었다.
이에 비해 <하얼빈>의 안중근은 묵묵하고, 동시에 인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안중근이 태생부터 ‘결단력으로 가득한 의인’으로 그려지기보다는, 처절한 현실 속에서 “과연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되뇌며 심리적 갈등을 겪는 존재로 나타난다. 스스로가 택한 길에 한 치의 후회도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길에 따라붙는 죽음의 그림자와 가족, 동지들의 희생, 그리고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그를 옥죄인다. <하얼빈>의 안중근은 그래서 더욱 현실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영웅서사로만 보면 희생과 결단이 낭만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내가 정말 이 모든 걸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안고 있기 마련이다.그렇다면 안중근의 심리적 고민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화가 비추는 장면들을 보면, 먼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길’이라는 명분 안에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를 직시하게 된다. 독립운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두려움과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이토록 거대한 상대를 저격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 혹은 일이 성공한 뒤에 남아 있는 것은 과연 자유일까, 아니면 또 다른 폭력의 시대일까 하는 걱정 또한 안중근의 머릿속에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내부의 신념,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겹치며, 그는 스스로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영화는 이러한 심리를 매우 건조하고 진지한 톤으로 그려내며, 관객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라고.
안중근의 인간적 고민들
안중근이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현실을 매우 또렷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매 순간 실패와 죽음을 예견하는 일이다. 배후 세력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근거지를 안전하게 마련할 방법도 없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조국은 더욱 식민지화되어 간다. 반역자나 스파이의 위협도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너무나도 불리하고 암울한 환경에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 그를 고뇌하게 만든다.
동시에, 그가 만일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에 총알을 꽂는다면, 적어도 전 세계에 조선을 도살장에서 끌려가는 짐승 취급하지 말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토는 일본 제국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침략 정책의 주체였으므로, 그를 제거한다는 행동이 동아시아의 정세에 어떤 충격을 불러올 수 있는지 안중근은 명확히 알고 있었다. 즉, ‘나라가 망할지언정, 우리 민족의 끈질긴 투쟁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에게는 존재했다. 이는 단순한 애국심 이상의, ‘나와 동시대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왜 다시 안중근을 떠올려야 할까. 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안중근의 행위는 단순히 ‘역사적 의거’가 아니라, 억압받는 개인과 국가가 저항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과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는 여전히 치열한 대립 구도를 안고 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이해관계 속에서, 때로는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부당한 방법으로 권력을 쥐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한다.
계엄령이나 내란과 같은 단어가 뉴스 헤드라인에 등장할 정도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100여 년 전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안중근의 ‘간절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의 총성은 단순한 살상 행위가 아닌, 더 넓고 깊은 맥락에서 ‘정의를 외치는 나팔소리’였고, 그 울림은 우리 사회가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독립군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장은 잔혹한 현실 앞에서 무너져내리는 듯 보이지만,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는 암시를 영화는 마지막 장면까지 내비친다. 역사적으로도 알고 있듯, 안중근 이후로도 독립운동은 수많은 형태로 전개되었다. 만주 벌판을 누비는 무장투쟁 세력부터 해외 각지의 외교 활동까지, 일제강점기 내내 ‘해방’을 꿈꾸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바로 그 끈질긴 의지를 오늘의 관객에게도 전해주면서, <하얼빈>은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힘들다고 해서, 혹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멈춰 서선 안 된다. 어떤 형태로든 계속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길이다.’ 이러한 격려는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도 분명히 힘이 된다.
영화에서 보이는 현실의 정치상황
물론 <하얼빈>은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느리고, 말 그대로 ‘건조한 듯 진지하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일부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전투 장면이나 의거 장면에서 극적인 음악과 연출을 더해 감정선을 폭발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우민호 감독은 이를 절제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쌓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이 덕분에 영화 전체가 허황된 영웅주의에 기댄다기보다는, ‘정말 그 시대에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고민했겠구나’라는 현실감을 심어준다. 관객에게는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그 인내 끝에 오는 묵직한 감동이야말로 <하얼빈>이 가진 특별한 강점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큰 몫을 한다. 안중근을 맡은 현빈의 연기는 서사를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표현한다. 그는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말없이 굳센’ 동시에 ‘내면의 흔들림이 분명한’ 상태로 끌고 간다. 대사를 통해 감정을 일거에 폭발시키기보다는, 상황과 상황 사이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 다짐을 되뇌는 듯한 미묘한 눈빛 변화로 캐릭터의 심리를 전달한다. 동지로 나오는 조우진, 유지태, 전광렬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거창한 애국심을 노래하기보다, 항시 떠나는 자들의 슬픔을 눈빛으로만 보여주고, 은밀한 접선을 기다리는 초조함을 낮은 목소리로만 드러낸다. 그러니 영화를 보고 나면, 그저 웅장한 역사극 한 편을 본 것이 아니라, 한 세기를 뛰어넘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람들의 숨소리를 듣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우민호 감독의 연출 스타일 역시 이런 연기에 잘 어우러진다. 그는 이미 <내부자들>, <마약왕> 등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드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번 <하얼빈>에서는 더욱 절제되고 묵묵하게, 시대의 풍경을 탁하게 그려내면서도 인물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다. 때로는 극적인 클로즈업 대신 인물들을 배경에 작게 배치한 채, 눈 쌓인 하얼빈 거리나 기차역 풍경과 함께 묘사함으로써 시대적 고독과 혹독함을 배가시킨다. 덕분에 영화의 미장센이 매우 사실적이며, 동시에 서늘한 느낌을 전달한다.
결국, 지금 계엄과 내란의 기운이 감돈다는 뉴스가 흘러나올 정도로 정치적 혼돈이 이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하얼빈>은 다시 한 번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기억하고,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온전한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투쟁했다. 그 정신을 잊은 채, 그저 분열과 힘겨루기에 빠져 있다면, 과연 우리는 100년 전 독립투사들의 발자취로부터 무엇을 배운 것인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는 안중근의 망설임, 결단, 그리고 최후의 총성은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끈질기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혹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우리는 이 작품이 단지 ‘역사 재현’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여기’에서 여전히 유효한 독립군의 정신, 잃지 말아야 할 자유와 인간의 존엄, 그리고 무엇보다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용기가 진정한 <하얼빈>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는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정치적 혼돈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이 시점에 더없이 소중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몇몇 관객에게는 결코 가볍게만 볼 수 없는, 그러나 반드시 마음 한구석에 새겨야 할 작품이다. 어쩌면 그것이 <하얼빈>이 우리에게 주는 ‘차분하지만 강력한 울림’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이 영화를 지루하다고만 치부하기에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 너무나도 절실한 목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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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 1부] 감상평 - 팝콘무비로써는 합격이지만, 어딘가 헐거운 l 아주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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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팀업무비의 특성상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빌런, 혹은 적대자일 것,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능력들을 최소 한 번이상 임팩트있게 연출할 것.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관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납득이 될 것. 그밖에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제가 말씀드린 이 세가지만 갖춰져도 분명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일정 부분 긍정하게 만들 수 있을겁니다.
그렇다면 이번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어땠을까요? 오늘 영상은 스토리보다는 전체적인 감상평으로 이뤄져있으나, 리뷰의 특성상 캐릭터, 혹은 개연성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시는데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작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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