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8-14 21:33:03
그래! 이게 프레데터지!
-<프레이>(2022)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늘 인류의 마음속에 있었다. 원시부족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그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두려움은 우리 주변에 늘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은 안전한 곳에 있으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두려운 것에 도전해왔다. 새로운 땅에 탐험을 하거나 주변의 맹수와 대결을 벌인다. 현대에는 지구 밖의 미지의 공간으로까지 탐험을 나간다. 이렇게 도전이 멈추지 않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어쩌면 인간이 가진 본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프레이>는 1700년대를 배경으로 코만치 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직 야생과 가깝게 생활하는 그들은 주변의 두려운 존재인 곰이나 사자 등이 나타나면 그것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려고 팀이 꾸려진다. 하지만 그곳에 외계의 존재인 프레데터(데인 딜리에그로)가 나타나면서 코만치 부족이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그에 대항하는 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녀 나루(엠버 미드썬더)다. 끈이 달린 작은 손도끼와 화살을 이용해 두려움에 맞선다.
1700년대에 찾아온 외계 헌터 프레데터
주변의 사람들은 나루를 전사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보호해야 할 존재로 대하고 실제로 맹수를 퇴치하다 기절한 나루를 집으로 옮겨 두기도 한다. 하지만 나루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치 인류가 계속 무언가에 도전해 나가는 것처럼 조금은 서투른 전투 실력으로도 자신 앞에 나타난 두려움과 맞선다. 영화 속 프레데터와 나루의 모습은 그 덩치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한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는 프레데터와 원초적인 무기를 가진 나루가 대결을 벌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영화는 그런 큰 차이를 통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부족에게 전투 능력을 무시당하는 나루는 외계 존재 프레데터에게조차 위협적인 존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영화 초반 곰을 처치하던 프레데터는 나루의 존재를 보게 되지만 그에게 표시되는 화면에서 나루는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고정관념이 사냥 전문가인 프레데터에게도 영향을 준 것이다. 나루는 여러 가지 상황 끝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으로 프레데터에게 반격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영화 <프레이>는 1987년에 개봉한 <프레데터>와 1990년에 개봉한 <프레데터 2>의 이야기와 맞닿아있는 후속 편이다. <에어리언> 시리즈와 함께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외계 존재인 프레데터는 2010년에 <프레데터스>, 2018년에 <더 프레데터>의 후속 편이 만들어지면서 이야기의 설정을 확장시키며 재등장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긴장감을 영화 안에 담지는 못했다. 원작의 1편과 2편이 미지의 존재로부터 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잘 표현하여 영상에 담아냈다면 그 이후의 후속 편에는 그런 위압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인기 있는 외계 존재인 에어리언과 프레데터를 함께 등장시킨 영화 <에어리언 vs. 프레데터>는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의 인기에 기댄 이벤트성 영화로 소비되어 버리고 만다.
프레데터라는 존재가 여전히 인기가 있는 건, 기술적인 우위와 괴상한 얼굴을 비롯해 우람한 몸집에서 오는 위압적인 느낌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전투 전문가로서 그가 여러 맹수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냥꾼으로 보인다. 영화 <프레이>는 그런 프레데터의 위압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아직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에 나타난 프레데터는 아직 인간이 제압하기에는 어려운 존재다. 현대의 무기로도 제압하기 어려운 존재가 무기조차 열악한 시기에 등장하면서 전달되는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다.
원작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물을 이용해 만들어낸 위압감
무엇보다 주인공이 성인이 되지 않은 여성인 나루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은 원작 영화가 가지고 있는 설정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절대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나루가 프레데터와 대항하고 자신만의 전투 아이디어로 대등한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꽤 흥미진진하다. 마치 자신이 부족을 지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다친 몸을 이끌고 혼자 숲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두려움에 계속 도전하는 인류의 모습과 닮아있다.
사실 과거 <프레데터> 시리즈에서 프레데터에 대항했던 인물들은 대부분 군인이거나 경찰 혹은 악독한 범죄자들이었다. 하지만 <프레이>에서는 전투전문가라고 할만한 인물이 없다. 짐승을 사냥하고 초기 소총을 쓰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프레데터에게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당하고 만다. 그래서 아직 전투가 서투른 나루가 프레데터와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끝까지 볼 수밖에 없다. 기존의 프레데터가 가진 설정을 잘 유지하고 이해 가능한 범위의 전투 전략을 이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꽤 훌륭한 <프레데터> 프리퀄을 완성해냈다.
영화를 연출한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과거 <클로버필드 10번지>를 통해 벙커에 갇히게 된 인물들이 겪게 되는 공포심을 잘 영상화한 바 있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이지만 잘 짜인 상황과 연출로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던 그는 이번 영화 <프레이>에서도 기존 시리즈의 설정을 잘 활용하면서도 한정된 등장인물을 이용해 위압적인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주인공 루나 역을 맡은 배우 엠버 미드썬더도 조금은 여리게 보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여전사 역할을 훌륭하게 연기하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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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샤를리즈 테론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기작에 합류합니다. 2025년 초에 유럽 여러 나라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 이 작품은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젠데이아, 로버트 패터슨, 앤 해서웨이, 루피타 뇽오 등 걸출한 스타 배우들이 출연을 알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놀란은 지난 3월, <오펜하이머>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큰 성공을 거둔 직후 이 영화의 각본 작업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해당 작품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제작, 배급하며 2026년 7월 17일에 개봉 예정(북미 기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TV+ <파친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국내 OTT 플랫폼 티빙에서 ‘애플TV+ 브랜드관’을 출시를 알렸습니다. 오는 10일부터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비용 없이 애플TV+의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애플TV+의 콘텐츠로는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던 <파친코>를 비롯하여 <테드 래소>, <세브란스: 단절>, <디킨슨> 등이 있습니다.
변요한 <타짜 4> 주인공 발탁
배우 변요한이 새로운 타짜 시리즈의 주인공 장태영 역으로 발탁됐습니다.
<타짜 4>는 싸이더스가 제작을 맡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국가부도의 날>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입니다.
한편,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타짜’ 시리즈는 각각 569만 명(타짜), 401만 명(타짜: 신의 손), 222만 명(타짜: 원 아이드 잭)의 관객을 동원하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 왔습니다.
<어느 가족> 릴리 프랭키, 영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 연기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배우의 베일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에서 호연을 펼친 릴리 프랭키가 그 주인공입니다.
우민호 감독은 “워낙에 좋아하는 배우였다. 그분이 흔쾌히 이 작품의 진정성을 알아주시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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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표정에 감정을 담을 수 있다면
고전영화 같으면서도 현대영화 같고, 무성극 같으면서도 만담 같고, 동화 같으면서도 풍자극 같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같으면서도 스탠드업 코미디 같은, 아주 우스운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우습다는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쓰이지만,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우습다'는 웃고 싶은 느낌이 있거나 실없어서 웃음을 살만한 것을 말합니다. 자꾸만 웃고 싶은 느낌이 들고, 실없는 웃음이 툭툭 튀어나오는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이 영화의 알다가도 모를 우스운 매력을 소개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사랑은 낙엽을 타고>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2023년 12월 20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
Fallen Leaves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다루는 영화는 대부분 뜨겁고 열렬한 사랑, 그야말로 열애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금 다릅니다. 두 주인공 ‘안나’와 ‘홀라파’는 바싹 마른 낙엽처럼 건조하게 사랑에 빠지죠. 분명 달콤한 로맨스이긴 한데,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의 단맛이 아니라 한참 씹어야 단맛이 배어 나오는 자일리톨껌 같은 단맛을 준달까요. 그래서 처음엔 영화의 이런 무미함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씹다 보면 하염없이 씹을 수 있는 게 껌인 것처럼 이 영화도 그렇더군요. 낯선 감각도 잠시, 조금씩 간간한 맛에 익숙해지더니 이 영화가 흥미로워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난 술꾼은 싫어요."라는 '안사'의 단언에 "난 잔소리꾼은 싫어요."라는 말로 냅다 받아치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을 홀라당 끊어 버리는 '홀라파'도 웃기고, 술을 끊었다는 그의 말에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당장 나에게 오라는 '안사'도 웃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결같은 무표정으로 설렘, 외로움, 아쉬움, 반가움, 슬픔, 사랑의 말을 내뱉는 영화 속 인물들이 어찌나 웃기던지!
시사를 앞두고 페카 메초(Pekka Metso) 주한핀란드대사는 무대인사에서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도가 높은 나라인 핀란드의 '조용한 행복'을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됩니다.
’조용한 행복‘이라.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정말 조금도 와닿지 않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조용한 행복‘이라는 단어 옆에 끄적여둔 물음표가 어느새 느낌표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죠. 광대가 아파질 때까지 박장대소하게 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어느샌가 피식피식 웃고 마는 나를 발견하는 ‘조용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 그것이 바로 <사랑은 낙엽을 타고>입니다.
⊙ ⊙ ⊙
<사랑은 낙엽을 타고>에는 핀란드식 낙관주의도 인상적으로 묘사됩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표현하는 핀란드식 낙관주의는 고도로 발전한 비관주의입니다. ‘모든 것이 덧없는 인생이니 쓸데없는 일에 마음 쓰지 말자’는 듯한 사람들이 태도가 외려 낙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뭐든 개의치 않는 이 사람들은 할 말을 참는 법이 없습니다. 마트에서 일하는 ‘안사’가 폐기 식품을 챙겼다는 이유로 가방 검사를 당하자, 동료 직원들은 이 일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비꼬아대며 단체로 사직을 선언합니다. 차를 사야 해서 노후된 기계를 못 바꿔준다는 사장에게 직원 ‘홀라파'는 면허부터 따라며 잽을 날립니다. 호감이 있는 상대방이 면전에 대고 “돈 없어서 식사도 못 하셨죠?"라는 말을 해도 개의치 않고, 애써 건넨 전화번호를 잃어버렸대도 역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극 중에는 노동자인 두 주인공이 부적절한 대우를 받으며 일자리를 잃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사'는 폐기 식품을 버리지 않고 챙겨서 해고당하고, '홀라파'는 노후된 기계에 의해 산업재해를 입었으나 개인의 문제로 트집이 잡혀 해고당하죠.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전기세를 낼 돈이 없으면 집안의 모든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다 뽑아버리면 되고, 일자리를 잃었으면 공사판에서 막노동하면 그만이거든요. ‘안사'는 그다음 직장에서도 사장의 마약 거래로 인해 급여를 받지 못하고 또다시 일자리를 잃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분은 나쁘지만 뭐 어쩌겠냐는 얼굴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코미디였다면 이를 어떤 식으로 그렸을지 상상해 봅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갑질'을 참고 분노를 삭이는 모습, 할 말 다하는 사람에게 '프로불편러', '요즘 MZ'라며 프레이밍 하는 모습 등이 쉽게 떠오릅니다.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풍자하려다가 오히려 노동 계급을 비하해버렸던 미디어 속 모습들도 머릿속을 스치네요. 가볍게 넘어가도 되는 사사로운 일들은 구태여 연연해하고, 반대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회 문제는 지나치게 가벼운 마음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웬만한 것은 개의치 않고 가볍게 넘겨버리는 인물들 덕분에 이 영화에는 불필요한 갈등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상영 시간이 고작 1시간 20분일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 ⊙ ⊙
그 밖에도 영화 속에는 독특한 설정들이 눈에 띕니다. 달력은 2024년을 가리키고 있으면서 인터넷을 쓰려면 인터넷 카페에 가야 한다든지, 그러면서도 웹 사이트는 인터넷 카페가 성행하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크롬(Chrome)이라든지, 성냥으로 담뱃불을 켜야 하는 시대인데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는 버젓이 스마트폰이 그려져 있다든지 하는 모순들 말이죠. 다른 영화였으면 옥에 티가 있다고 할 텐데, 이 영화에서는 여러 시대를 조합해 버리는 재미난 연출들을 발견하는 것마저도 재미를 자아내는 요소입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여러 시상식과 매체에서 올해의 영화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수상내역이 영화의 가치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어떤 영화를 봐야할 지 모르겠을 때 영화를 선택할 구실 정도는 되어주죠. 1시간 20분의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이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관람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가슴 속이 조용한 행복과 핀란드식 낙관주의로 충만해지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Summary
2024년, 헬싱키의 외로운 두 영혼 안사와 홀라파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나 눈길을 주고받는다. 서로의 이름도, 주소도 알지 못한 채 유일하게 받아 적은 전화번호마저 잃어버린다. 운명이 이들을 갈라놓으려 할 때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알마 포위스티, 주시 바타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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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씁쓸, 현실적인 해외 로맨스 영화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화요일은 화이트 데이였죠. 여러분들께서는 혹시 사랑하는 사람과 사탕을 주고받으셨나요?
그렇지 않으셨대도 뭐! 사탕 같은 거 없으면 어때요~ 씨네랩이 여러분들 곁에 있잖아요 >.<
오늘도 씨네랩은 여러분의 주말을 책임 질 재미있는 영화 추천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달달하기만 한 판타지 로맨스는 지겨울 때가 있지 않나요?
마냥 예쁘고 잘난 주인공들보다는 찌질하면서도 인간적인 주인공들에게 마음이 쓰이듯이요.
그런 의미로 오늘은 여러분들께 달콤 씁쓸, 현실적인 해외 로맨스 영화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명대사 제조기, 현실 연애 바이블 <500일의 썸머>부터
제74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7편의 로맨스 영화를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클로저(2005)>
Closer
ⓒ 네이버 영화
감독: 마이크 니콜스
출연: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3분
“Hello, Stranger!” 런던의 도심 한복판, 부고 기사를 쓰고 있지만 소설가가 꿈인 ‘댄’(주드로)은 출근길에 눈이 마주친 뉴욕출신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삶을 소재로 글을 써서 드디어 소설가로 데뷔하게 된 ‘댄’은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 ‘앨리스’와는 또 다른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거부할 수도 있는 거라고!” ‘안나’ 역시 ‘댄’에게 빠져들었지만 그에게 연인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연히 만난 마초적인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한다. 하지만 ‘댄’의 끊임없는 구애를 끊지 못한 ‘안나’는 그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이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앨리스’와 ‘래리’는 상처를 받게 되는데…
사랑은 하트 모양처럼 간단하지 않아.
넌 사랑을 알려면 멀었어. 타협이 뭔지 모르거든.
ⓒ 네이버 영화
<클로저>는 영화 <졸업>으로 유명한 마이클 니콜스 감독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일흔이 넘은 나이에 연출을 맡은 그에게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안겨 준 작품입니다. 이미 연극으로 전 세계 100대 도시에서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성공을 거둔 패트릭 마버의 동명의 희곡 [클로저]를 각색하여 만들었으며,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지요. 특히 클라이브 오웬과 나탈리 포트만은 해당 영화로 제6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각 남·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작가를 꿈꾸는 런던의 부고 담당 기자 '댄'과 그의 연인 '앨리스', '댄'과의 불륜을 저지르는 사진작가 '안나'와 그녀의 남편 '래리'라는 4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감독은 “우리는 사랑의 처음과 끝만을 기억하고 그 중간은 편집해 버린다. 거기에서 흥미로운 질문이 생겨난다. 우리는 사물을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는가, 삶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가”라는 말로 영화를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랑의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로를 진정 사랑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독하게 어긋나는 인물들은 뜨거운 사랑을 호소했던 '처음'을 뒤로하고 그 어떤 타인보다도 큰 고통을 안겨 주며 헤어지고 맙니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의 네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의심, 질투, 거짓말, 상처뿐인 진실로 뒤덮인 '사랑' 그 자체라 더욱 씁쓸한 영화로,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 또한 이 영화의 잊지 못할 한 부분이랍니다.
블루 발렌타인(2012)
Blue Valentine
ⓒ 네이버 영화
감독: 데릭 시엔프랜스
출연: 라이언 고슬링, 미셸 윌리엄스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4분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의대생 신디. 어느 날 그녀의 앞에 솔직하고 다정한 남자 딘이 나타난다. 자신의 모든 걸 받아주고 안아주는 그에게 사랑을 느낀 신디는 딘과 결혼을 선택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현실적인 문제들로 지쳐간다. 운명적 사랑을 믿는 이삿짐센터 직원 딘.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신디에게 반해버린 그는 그녀에게 안식처 같은 남자가 돼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점점 지쳐가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사랑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그와 그녀의 사랑 사이, 찬란한 트루 러브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나한테 맹세했잖아.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함께 하겠다고 말했잖아.
맹세했잖아...
ⓒ 네이버 영화
영화 <블루 발렌타인>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그 사랑의 불꽃이 점차 꺼져 가며 이별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부부 '신디'와 '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냉랭한 현재와 따뜻했던 과거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관계의 변화를 보다 확연히 보여주기 위해 과거의 장면은 슈퍼 16mm로, 현재의 장면은 HD로 촬영하는 등 현재와 과거를 형식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블루 발렌타인>이 고통스러운 이유은 비단 두 사람의 현재가 비극적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두 사람의 과거가, 그들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했을 때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려지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라이언 고슬링이 우쿨렐레를 연주하고 미셸 윌리엄스가 탭댄스를 추는 길거리 씬은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에게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파트랍니다.
<우리도 사랑일까(2011)>
Take This Waltz
ⓒ 네이버 영화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6분
결혼 5년 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루크 커비)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이것도 결국 헌 것이 돼.
헌 것도 처음엔 새것이었지.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꿔가면서 살 순 없어.ⓒ 네이버 영화
공교롭게도 또 한 번 미셸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네요.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는 주인공 '마고'가 다정하면서도 친구 같은 남편 '루'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 도중 만나게 된 남자 '대니얼'에게 이끌리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마고'는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자극에 이끌리면서도 자신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 줄 선택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는데요, 플롯 자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할 수 있지만 사랑에 빠져 본 적 있는 이라면 누구나 느껴 보았을 '불안'과 '의심'이라는 감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이 과정을 밉지 않게, 너무나 현실적으로 담아낸 미셸 윌리엄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해요. 또한,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360도 회전씬은 영화의 메시지가 응축되어 담겨 있는 백미이기도 하니 놓치지 않으시길 바랄게요!
<500일의 썸머(2010)>
500 Days of Summer
ⓒ 네이버 영화
감독: 마크 웹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클로이 모레츠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운명적 사랑을 믿는 남자 ‘톰’ 모든 것이 특별한 여자 ‘썸머’에 완전히 빠졌다. 사랑은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썸머’ 친구인 듯 연인 같은 ‘톰’과의 부담 없는 썸이 즐겁다. “저기… 우리는 무슨 관계야?” 설렘으로 가득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우리 모두의 단짠단짠 연애담!” 설레는 1일부터 씁쓸한 500일까지 서로 다른 남녀의 극사실주의 하트시그널!
오빠가 썸머를 특별한 사람으로여기는 건 알겠는데 난 아니라고 봐.
지금은 그냥 좋은 점만 기억하고 있는 거야.
다음번에 다시 생각해 보면 오빠도 알게 될 거야.
ⓒ 네이버 영화
<500일의 썸머>는 '현실 연애의 바이블' 격으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로맨스 영화인데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남자 '톰'이 그의 모든 환상을 충족시키는 여자 '썸머'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녀와의 이별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인 톰의 입장에서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인 사건들을 차례로 보여주는데요,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고 어떤 일로 다투었고, 또 어떤 엔딩을 맞이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애의 환상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두 사람이 결말부에 다다랐을 때에는 정반대의 연애관을 갖게 된 점 또한 이 영화의 인상 깊은 부분이랍니다. 연애와 관련해 현실적인 명대사가 워낙 많은 영화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경험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담론이 오갈 수 있는 영화이기에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참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고들 하죠. 미완한 내가 완벽한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 혹은 그녀가 평생의 짝이라고 믿었다가도 그 환상이 깨졌을 때의 당혹감. 그럼에도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녹아 있는 영화입니다.
<결혼 이야기(2019)>
Marriag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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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아담 드라이버, 스칼렛 요한슨, 로라 던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7분
결혼 5년 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루크 커비)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내 양육법을 엄마랑 비교해!아빠는 몰라도 엄마는 안 닮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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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어, 우리 아버지도 닮았고. 가끔은 우리 엄마 같기도 해!
물론 어머님을 제일 닮았지,
침대에 누워서 당신을 보다가 어머님이 생각나 역겨울 때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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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 이야기>는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하고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은 2019년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영화는 노아 바움백 감독 특유의 맛깔나고 현실적인 각본과 섬세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이미 연기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두 배우의 열연이 더해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데요, 이혼을 앞두고 양육권 문제로 다툼을 벌이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예리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평론가, 관객 모두에게 큰 호평을 얻었어요.
영화는 주인공 '찰리'와 '니콜'이 서로의 장점을 적은 편지를 읽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데요, 사실 그 편지는 이미 두 사람이 파경을 맞은 상태에서 쓴 것으로, 이혼 상담 중 서로 그 편지를 읽지 않겠다며 싸우는 모습으로 연결됩니다. 영화는 이혼을 준비하는 두 사람이 함께했던 지난날을 돌아보고, 그러면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과정에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모습까지 아주 근거리에서 지켜봅니다. 한때 너무나 사랑해서 시작한 결혼생활이었지만 이기심과 오해 속에 벌어진 두 사람 간 거리는 결국 좁혀지지 못하는데요, 미움과 원망, 그럼에도 남아있는 서로에 대한 애정은 사랑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분일 것입니다. 찰리와 니콜이 다투는 씬, 이혼 과정 끝에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찰리가 홀로 노래를 부르는 씬 등 명장면 또한 정말 많아서 자신 있게 추천해 드리는 영화입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We Made a Beautiful Bouq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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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3분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연애는 살아있는 거라서 유통기한이 있어.
그 기한을 지나면 무승부를 바라며
그저 공을 패스만 하는 상태가 돼.
ⓒ 네이버 영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일본 로맨스 영화입니다. '사랑을 했다'라는 과거형 문장에서 보이듯 사랑과 이별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담은 것으로 호평을 받으며 권태기와 함께 식어가는 장기 연애를 탁월하게 묘사, 마지막 이별까지도 슬프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일본 멜로의 감성보다 깔끔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일본에서는 무려 6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크게 흥행하기도 했답니다. 주연을 맡은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의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여기 또한 몰입을 돕는 요소로 작동합니다. 천생연분처럼 모든 게 꼭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던 사랑의 시작부터 현실의 벽 앞에 변모하고 마는 사랑의 모습에 관객들 역시 함께 웃고 울다가, 또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2)>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 네이버 영화
감독: 요아킴 트리에
출연: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니엘슨 리, 할버트 노르드룸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8분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율리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아 세상으로 나온다. 파티에서 만난 만화가 악셀과 사랑에 빠진 율리에, 하지만 삶의 다른 단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걸 원했고 조금씩 어긋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율리에는 인생의 다음 챕터로 달려 나간다.
내가 너와 헤어지고 후회되는 건
네가 얼마나 멋진 지 깨닫게 하지 못했단 거야.
난 늘 뭔가 잘못될까 걱정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어.
하지만 정작 잘못된 건 내가 걱정한 게 아니었지.
ⓒ 네이버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노르웨이의 영화감독 요아킴 트리에의 '오슬로 트릴로지' 중 마지막 작품에 해당하는 영화로, 주인공 '율리에'가 자신이 원하는 진짜 삶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고, 또 그 과정에서 그녀가 만나는 연인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르고 주연을 맡은 배우 레나테 레인스베는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원제인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처럼 어른으로서의 책임감과 삶의 무게, 임신과 불만족스러운 연애 등 수많은 문제들 앞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실수를 거듭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변덕스러운 청춘에게 건네는 감독의 위로와도 같이 느껴지는 영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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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다음번에는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_국내 편'으로 돌아올게요 :)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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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출변형에 당한 답정너
이 글은 영화 [헤레틱]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거짓말 같은 변신이 아닐 수가 없다.
한때 멜로영화의 남주(남자 주인공) 역을 휩쓸던 남자가 헤레틱(heretic, 이단)이 되어버렸다니.
만우절 이벤트라며 로맨틱이라는 이름으로 하루 이른 개봉을 할 때만 해도. 더 솔직히 얘기해서 여전히 뭔가 내게 해 줄 말이 있을 것만 같은 저 광고 속에서 촉촉하게 빛나는 눈을 볼 때만 해도. 뭐 끽해봐야 이번 주 주말에 시간 있니? 정도의 대사를 내뱉는 정도일 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관에 들어가서 지켜본 그의 모습은 광고에서 보던 스윗함(?)은 온데간데없고, 그가 만들어 낸 미궁의 집처럼 앞뒤 꽉꽉 막힌 답정너가 되어 숨통마저 막을 듯한 기세로 영화 속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물론 각본을 먼저 쓴 뒤였겠지만, 두 소녀와 한 중년남자가 나오는 공포영화를 제작하려면 제약이 매우 많았을 것이다. 대립의 과정에서 액션적인 요소가 많지도 못할 것이고. 그렇다고 슬래셔 무비로 가자니 아직도 멜로 눈알을 온전히 버리지 못한 이 남자는, 안쓰럽게도 간식 트레이 하나 드는 것도 힘겨워 보이는 역으로 캐스팅되어 버렸다.
덕분에 영화는 넓은 무대를 바탕으로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지도 않고, 점프 스퀘어가 난무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시종일관 반전에 반전이 꼬리를 물지도 않는다. 러닝타임의 절반은 미스터 리드(휴 그랜트)의 거실에서, 나머지는 골방(?)에서 진행될 정도로 세트 자체의 변경도 매우 단조로우며. 몸싸움이 아닌 말싸움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이 모든 숨 막히고 답답한 제약들은 어쩌면 공포영화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단점으로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려 하는 본질을 관통하는 가장 큰, 그리고 가장 근원적인 장치가 된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끝없는 통제 속에서 살고 있는 구) 로맨틱 (서브) 남주가 믿음 하나만으로 뭉친 두 전도사에게 공포를 유발하는 방법은 요새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긁기"이다.
리드는 반스(소피 대처)와 팩스턴(클로에 이스트)에게 시종일관 불쾌함을 유발하는 질문을 던진다. 처음에는 그저 타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소통방식에서 오는 의아함에서 시작하더니 점점 그 강도를 높여 나중에는 대답조차 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질문들을 서슴지 않고 던진다. 게다가 분명히 처음에는 궁금함을 가장한 순수한 질문에서부터 나중에는 강압적으로 진술을 요하는 태도로 두 수녀들을 압박한다. 그것도 여전히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겨우 지탱한 채 유들유들한 말투로 빙긋 미소 지으면서.
불쾌함은 처음엔 향수처럼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나중엔 점점 쌓이더니 두터운 연기처럼 몸을 휘감는다. 어느새 주변에 가득한 연기에 당황하며 입을 틀어막는 순간부터는 이 모든 질문들이 쌓여 있는 공간 자체가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수녀는 안타깝게도 하나하나 설계된 이 공포 속에서 간신히 숨만 얕게 몰아 쉰 채 비상구를 향해 전진해야만 한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계시록]의 민찬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초월적인 존재인 신에게 우연의 당위성을 책임전가 한다면. 마이크로 컨트롤을 사랑하는 이 남자는 그 믿음 자체가 스스로가 만든 것임을 주장하기에 민찬 보다는 나아 보이다가도. 신의 존재 자체를 현미경 위에 올려 부관참시를 해놓고는 결국 그 빈자리에 자신이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그리고는 외친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해 스스로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리드는 두 수녀가 완벽하게 길을 잃은 순진한 양이되었다고 믿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출구가 하나밖에 없는 미로에 집어넣으면. 반드시 그 통로로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면 자신은 또 한 번 신이 되어 우월감과 동시에 두 수녀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 수녀는 기출변형에 가까웠고. 통제를 벗어난 뿔난 두 염소는 기세 좋게 그가 만든 세계를 박살 내며 리드에게 돌진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밑에 무릎 꿇고 고개를 떨어뜨릴 거라 생각했던 팩스턴 수녀는 스스로를 믿기로 마음먹은 채 그의 신념과 목에 배신을 찔러 넣었다. 게다가 거짓의 결정체라 생각했던 반스 수녀는. 거봐 네가 틀렸잖아.라는 듯 그에게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최후를 선물했다.
통제를 벗어나고 교리조차 소용없어지는 순간에. 리드는 자신이 그렇게도 우습게 보던 것들에 의해 고통 속에서 눈을 감았다. 참으로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마치면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
그 어떤 A24의 영화보다도 호불호가 갈릴 영화다.
영화는 다소 설명적이며 수많은 개념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물론 설명하는 장면들에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하기 때문에 들여다보는 데 있어 부담감은 없지만. 마치 이제 중학교 수준 영어 듣기를 마친 사람에게 아이엘츠 시험 리스닝을 들이미는 것 같은 속도감의 설명은 자칫 관객들을 피로하게 만들 수도 있다.
누군가가 땀 흘리게 쫓기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좌식 생활에 익숙해져서 앉은자리에 풀도 안 날 것 같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도 영화 중간중간에는 공포를 압도하는 밋밋함이 찾아오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채 버리지 못한 멜로 눈알을 굴리며 수녀들에게 서서히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휴그랜트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영화에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글의 TMI]
1. 영화관에서 팝콘 안 먹기 3회 성공
2. 너무 피곤해서 영화 보고 오는 길에 종점까지 갈 뻔함.
3.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헤레틱 #스콧백 #브라이언우즈 #휴그랜트 #소피대 #클로에이스트 #미국영화 #스릴러 #공포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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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판 후기
인어공주
23.05.24 개봉
뮤지컬/가족판타지/로맨스, 전체 관람가
미국, 135분
감독: 롭 마샬
출연: 할리 베일리 등
디즈니의 시대는 한물 갔다며 욕을 욕을 먹던 바로 그 작품...!
흰 피부에 빨간 머리가 대명사인 인어공주를
흑인으로 캐스팅해서 난리가 났던 바로 그 작품...!
드디어 '인어공주'를 봤습니다~~
다 보고 난 후 드는 생각을 말해 보자면 이거였어요
흑인 인어공주도 나쁘지 않겠다
다만!
이미 원작이 있는 작품에 '꼭'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야만 했던
그 이유...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노래? 물론 잘합니다 노래 부를 때마다 감탄해요
그런데 노래 평균 만큼 하는 예쁜 배우가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네 인정합니다 저 외모지상주의 맞아요 . . .
자고로 여주 남주는 예쁘고 잘생겨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있습니다
아무리 외모지상주의가 문제로 꼽히는 시대라지만
공주는. 예뻐야. 만. 한다는 생각. 있고요.
미국에서는 백인 외의 공주가 나왔다며 좋아한다던데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요?
아리아나 그란데가 이 역할을 했다면
전 광광 울면서 덕질 했을 거예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빨간 머리도 차별받았다고 들었어요 해리포터 론처럼요
그걸 엎어 준 캐릭터가 인어공주인 건데
새빨간 머리조차 따라 하지 않았다면... 정말 인어공주가 맞을까요?
레게머리라 포크로 빗질 못하고 꼬을 때는 진심 킹받았어요
그게 인어공주 성격 잘 보이는 씬인데 ㅠ......ㅠ
사실 인어공주만 문제인 건 아녔어요
에릭 왕자도..............................................
원래 이 배우님을 모르긴 했지만
영화 보고 있는데 저 사람이 에릭일 거라고 상상도 못함
심지어 내용이랑 개뜬금 없는 입양아 설정까지 . . .
이제 픽사가 디즈니를 먹을 차례인가?
트라이튼이랑 우르슬라가 진짜 찰떡 캐스팅이었던 거 같고
바네사는 예뻐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분량 3분쯤 되는 거 같은데 반했어요
못 된 표정 짓는데 너무 예쁜 거 있죠
크루엘라도 그렇고 이제 악녀의 시대가 오는 걸까요?
우리 모두 인어공주 이야기는 알잖아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해피 엔딩이 된다는 게 다른 점이죠
그런데도 실사판을 제작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기대했던 건
디즈니라는 대기업이 가진 자본이 얼마나 대단한지였겠죠?
네 CG랑 효과랑 노래요 ㅎㅎ
근데 바다가... 그닥 예쁘진 않더라고요......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속 바다도 어두컴컴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때는 인어공주를 엄청 밝게 그려 놔서
그래도 화사하고 아름다운 동화 속 얘기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이건... 아바타 2보다도 어둡고 우중충한 바다였어요
우르슬라의 바다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듯
디즈니 실사판을 많이 본 건 아니에요
미녀와 야수 알라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노키오 정도?
근데 네 개 다 정말 동화 속 얘기 같고 어딘가 신비롭고
피노키오는 CG가 대박적이었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이번 인어공주는... 아무것도 잡지 못한 영화인 것 같아요
동화를 재해석하는 요즘 스타일st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
크루엘라처럼 더욱!! 화려하게 만들었어야겠다 싶어요
이야기는 고대로 갖다 쓰면서 캐릭터성은 버리려고 하면...
원작의 팬도, 요즘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도 잡지 못하잖아요
마케팅 포인트가 불확실했다는 게 가장 큰 실패 이유인 것 같습니다
*스토리: 2/5점
*연출: 1/5점
*영상미: 1/5점
*연기: 3/5점
*OST: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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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을 원하는 시대와 세대
경기도에 살았던 나. 어릴적 동대문 두산타워를 밤늦게 올라가 밤새서 돌아다녔던 수많은 나날들. 여자친구와 데이트 한다고 청계천에, 인사동에, 뮤지컬을 보러 올라가던 그때. 수원은 서울에서 가깝지만 멀었다. 그나마 화서역이란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차할수 있었기에 논 밭이 가득했던 그때 나는 발에 땀나도록 서울을 놀러다녔다. 그러나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놀러 서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내야하는 일터라면 그것은 이해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렇게 오가는 길의 멀고먼 거리속에서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상황. 능동적이고, 외향적이고, 밝고, 에너지틱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세상. 그곳에서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들. 그러면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사람들.
그런 가운데 하루를 그저 견디듯 하는 염미정. 그녀는 어느날 구씨를 향해 절규하듯 몰아붙이며 말한다. “나를 추앙해요. 그 추앙함을 통해서 다음 봄에는 새로운 사람이 되는 거에요.” 술에 중독되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술로 채우던 구씨. 그러나 그녀의 그 말은 해방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철옹성 같이 변하지 않던 구씨의 세미한 추앙의 모습들이 그녀에게도 해방 틈을 벌여준다. 누군가를 추앙했더니 삶이 견딜수 있게 되고, 작은 소망들이 솟아난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동네는 경기도. 서울이 노른자라면, 주위를 감싸는 흰자같은 동네. 그나며 경기도가 흰자라면 지방의 소도시들은 계란을 튀길수 있게 만드는 배경같은 카놀라유 정도 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염미정의 하루가, 구씨의 하루가 버겁다. 아주 오래되고 버석거리고 딱딱해 입천장 까지게 만드는 바게뜨 같은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 거기에 해방이란 단어는 모두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무표정하다가도 사람이 들어오면 미소짓게 되어버린 굳은 가면들 속을 쓰고 조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해방은 생각만해도 좋은 사람이란 것을 드라마는 꾸준하고 치열하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루살이가 버거운 이 상황에 결국이 모두들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은 해방이 아닐까. 그리고 산포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동경하는 그들 역시 무엇인가로부터 해방을 계속해서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해방일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는가?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도 계속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지쳐갈 때 즈음 이 드라마는 그들을 생각나게 만든다. 부담 스럽고 버거운 부모님. 시끄럽고 귀찮은 언니 오빠, 심지어 술에 중독되어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구씨.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겠는가? 그리고 답하지 않는다.
나는 이 시대에 그리고 이 시대에 질문하고 싶다. "무엇으로 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해방 할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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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1차 예고편
폴 토마스 앤더슨 X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모두가 주목하는 세기의 조합💥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1차 예고편 공개! #원배틀애프터어나더 #OneBattleAfterAnother #폴토마스앤더슨 감독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 #베니시오델토로 #숀펜 #2025년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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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질> 1차 예고편
배우 황정민 '인질'이 되다!
평소와 똑같던 어느 새벽,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이 납치되는데...
관객들을 사로잡을 리얼리티 액션스릴러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