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11-08 14:50:12
11월 2주 최신 개봉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첫번째 아이,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2022년 11월 2주 개봉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 2022
가장 혁신적인 히어로 ‘블랙 팬서’가 돌아온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 '티찰라'의 죽음 이후
거대한 위협에 빠진 '와칸다'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운명을 건 전쟁과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예고하는 블록버스터입니다.
1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와칸다'의 모습과 깊은 바닷속 신비로운 세계인 '탈로칸'이 압도적인 비주얼로 펼쳐지는 동시에
이들이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이전보다 확장된 스케일과 강렬한 액션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2022년 대미를 뜨겁게 장식할 최고의 마블 스튜디오 기대작 와칸다와 탈로칸의 확장된 세계관!
이번주 추천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입니다.
첫번째 아이 FIRST CHILD , 2021
2022년 올해의 소셜 리얼리티 드라마
영화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소셜 리얼리티 드라마입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배우 박하선의 섬세한 연기와 신예 허정재 감독의 절제된 연출과 묵직한 촬영이 주목받은 작품이죠
드라마, 영화, 라디오, 예능 프로그램 등을 망라해 다양한 매체와 장르,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박하선의 스크린 주연작입니다
또한 우리 시대의 소셜 딜레마에 대한 사려 깊은 접근이 돋보이는 신예 허정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전작 단편영화들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과 감각을 입증받으며 차세대 감독으로 떠오른 허정재 감독의 탄탄한 각본과 연출이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우리 시대의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올해의 소셜 리얼리티 드라마!
이번주 추천영화 "첫번재 아이" 입니다.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我吃了那男孩一整年的早餐 , My Best Friend's Breakfast , 2022
대만 박스오피스 1위!, SNS 신드롬 실화 로맨스 원작
영화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는 2015년 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D card에 '난 1년 동안 그 소년의 아침을 먹었다'라는 제목으로
한 여대생이 올린 실제 남친과의 귀여운 러브스토리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업로드된 게시글은 댓글과 좋아요가 5만 개를 넘으며 계속해서 입소문이 났고,
2016년에는 소설로 각색되어 여러 언어로 번역 및 출판되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실제 주인공은 2018년 결혼에 골인하며 대만 SNS를 강타한 실화 로맨스는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로 탄생했습니다
1020 관객들의 취향 저격 영화! 첫사랑 먹방 로맨스!
이번주 추천영화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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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와 안식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여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윈스턴'(이안 맥쉐인)의 총을 맞고 추락한 '존 윅'(키아누 리브스)'. '바워리 킹'(로렌스 피시번)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그는 최고 회의에 복수하고, 완전히 자유로워질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최고 회의로부터 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빈센트 드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 덕분에 그는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다. 한 때 동료였던 킬러 '케인'(견자단)과 현상금을 노린 '추적자'(셰미어 앤더슨)가 그라몽 후작의 사주를 받아 존의 목을 노리기 때문. 이들은 존을 쫓아 '코지'(사나다 히로유키)와 '아키라'(리나 사와야마)가 운영하던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까지 습격한다. 존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 그는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줄 마지막 반격을 준비한다.
<존 윅> 시리즈의 명과 암
"그런 거 할 시간에 존 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죽입니다." <존 윅> 시리즈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다. 오로지 복수를 향해 내달리는 단순한 서사와 셀 수 없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액션의 향연은 <존 윅>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편에서 존 윅은 강아지와 자동차를 잃은 그 순간부터 한 명이라도 더 확실하게 죽이는 데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 문구는 <존 윅> 시리즈의 그림자이기도 했다. 시리즈가 점차 커지고 화려해지면서 단순한 매력이 옅어진 까닭이다. <존 윅 3: 파라벨룸>이 대표적이다. 일단 액션이 기대 이하였다. 총격전과 주짓수가 조합된 이른바 '건짓수'의 분량은 줄었다. 대신 나이프나 연필을 사용한 액션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날렵한 닌자에 맞서는 키아누 리브스의 느린 액션은 허술해 보였다. 내용 면으로도 이질감이 강해졌다. 최고 의회, 장로, 패밀리, 심판관 같은 낯선 고유명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존 윅의 복수와 도주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따라서 <존 윅> 시리즈의 잠정적인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영화 <존 윅 4>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했다. 단순해질 것. 본래 매력인 건짓수의 미학을 보여주고, 존 윅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매듭 지을 것. 결론부터 말하면 <존 윅 4>는 두 과제를 훌륭히 완수한다. 총성과 비명소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도배한다.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도 더 바라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퇴장한다.
존 윅의 액션을 망라하다
<존 윅 4>의 러닝타임은 2시간 49분. 대부분 액션이다. 전편을 봤다면 익숙한 장면이 가득하다. 문짝이 떨어진 차, 귀를 때리는 클럽 음악 사이로 퍼지는 총소리, 계단에서 구르고 또 구르는 존 윅, 일본도를 든 사무라이까지. 무의미한 반복은 아니다. 4편의 배경인 '파리' 덕분에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마르스 광장에서 마주 앉아 마지막 '결투' 조건을 정하는 담판. 개선문을 빙 돌며 펼쳐지는 살육. 미술관과 예술 작품 앞에서 이뤄지는 대화... 이전 시리즈에서 비슷한 장면을 봤다 해도 무언가 다른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요소도 있다. 일 대 일로 총을 겨누는 '결투'다. 낯설지는 않다. 서부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존 윅의 작중 첫 등장 덕분에 더욱 그렇다. 사막에서 말을 타는 존 윅. 그는 양복만 입었을 뿐 카우보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인물도 눈길을 잡아 끈다. 케인을 연기한 견자단은 전편에 등장한 닌자 액션과는 다른 현대적인 쿵후 액션을 자랑한다. 특수분장을 한 스콧 애드킨스의 액션도 인상적이다. 외관은 마블 영화의 킹핀 못지않은 거구인 킬라. 그러나 그는 체구에 걸맞지 않게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하면서 존 윅을 위기로 몰아간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조화는 화려한 피날레로 손색없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존 윅 4>는 화면을 흔드는 셰이키 캠을 많이 쓰지 않는다. 대신 격투를 화면 중심에 놓으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 덕분에 모험적인 시도가 빛난다. 건물 안에서 존 윅이 '용의 숨결'이라는 탄환을 사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존 윅에게 달려드는 킬러들은 총에 맞아 터져 나간다. 영화는 하늘에서 바라보는 '탑 뷰(top-view)' 시점으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연이은 폭발의 향연 덕분에 관객은 강력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분위기는 다소 다르지만 <킹스맨> 1편에서 사람들의 머리가 터지는 장면과 유사한 쾌감이다.
액션이 보여준 존 윅의 지옥
<존 윅 4>의 액션은 훌륭한 조력자 덕분에 더욱 빛난다. 단순하면서도 우직한 복수 서사 덕분이다. 1편에서 존은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을 파괴한 이들에게 복수했다. 킬러의 삶을 그만두고 아내와 살겠다는 소박한 꿈. 아내가 죽은 후로는 살인을 하지 않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꿈이 깨졌으니까. 그 꿈을 되찾기 위한 복수 외의 이야기는 없었다.
2편부터는 전편 내용을 계승하되 살짝 변주했다. 존 윅의 복수는 물론 존에게 죽은 이들의 복수가 함께 펼쳐진다. 복수를 끝내고 싶은 존은 자기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 때문에 자유를 찾지 못한다. 그는 복수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지만, 바로 그 살인 때문에 다시 굴레에 얽매인다.
4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로를 만나 초반부 장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존은 사막에서 장로를 찾아 그를 죽인다. 하지만 장로는 그가 무슨 짓을 해도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사카 컨티넨탈 호텔도 안식처는 될 수 없다. 복수의 칼날이 존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선문을 배경으로 한 40여 분의 액션 시퀀스가 감정적으로도 인상적인 이유다. 존 윅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지쳤다. 그에게는 병으로 죽은 아내를 온전히 애도할 자유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그는 상심을 미처 달래지도 못한 채로 온갖 이들에게 쫓긴다. 몇 안 되는 휴식처는 사라졌고, 최고 회의는 친구와 동료까지 이용해 그의 목을 노린다. 그러니 파리 시내에서 총성과 신음, 비명이 이어질수록 관객은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존의 지옥을 두 눈으로 목격한 이상.
서부극으로 시작해 서부극으로 끝나는 이유
그렇다면 존 윅에게 완전한 자유와 안식은 무엇일까? 영화는 두 장면을 통해 그 끝을 암시한다. 하나는 양복을 입은 존 윅이 요르단 사막에서 말을 타고 펼치는 추격전이다. 다른 하나는 '결투'다. 둘의 공통점은 하나다. 서부극에서 빠지면 아쉬운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것. 실제로 <존 윅 4>는 웨스턴 영화다운 피날레로 나아간다.
많은 서부극은 피카레스크 장르가 섞인 이야기, 복수극의 형식을 띤다. 작품 속 주인공은 악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숱한 악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대가를 결코 피하지 못한다. <로건>이 인용한 영화 <셰인>의 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을 죽이면 고통 속에 살게 돼. 되돌릴 방법은 없어. 그게 옳든 그르든 낙인이 되어 지워지지 않지. 이제 어머니한테 가서 괜찮을 거라고 전하렴. 이제 이 계곡에 총성은 없을 거라고..."
존 윅도 마찬가지다. 그의 끝은 울버린, 로건과 다르지 않다. 그에게 죽음은 슬픈 일이 아니다. 킬러로서의 삶, 영원히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삶, 복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 안식처다. 아내의 무덤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그의 무덤으로 끝나는 이유다.
새로이 등장한 인물들의 관계는 <존 윅 4>의 깔끔한 수미상관에 당위성을 더한다. 케인과 아키라의 악연이 대표적이다. 딸과 함께 살고 싶은 그는 옛 동료인 존을 죽이라는 그라몽 후작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오사카 컨티넨탈의 지배인 코지를 죽인다. 결투를 끝낸 케인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어 딸을 만난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코지의 딸, 아키라가 나타난다. 그녀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다.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존 윅처럼 악행의 대가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복수의 굴레를 끊을 방법은 없다. <존 윅 4>의 이야기가 지극히 서부극스럽게 끝나야 하는 이유다.
<존 윅 4>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영화다. 액션도 서사도 기대한 것 이상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결말로서도, 한 편의 독립된 작품으로서도 준수하다. 작별을 고하면서도 존 윅과의 재회를 기대할 여지를 남긴 마무리도 재치 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너무 길다. 전편(131분)에 비해서도 169분은 과하다. 긴 러닝타임을 액션으로 꽉 채우다 보니 지치는 대목도 있다. 물론 존 윅의 액션도 이야기도 후회 없이 쏟아내겠다는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야망은 잘 전해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압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이에 더해 너무나 깔끔한 마무리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봤을 때,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 본편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존 윅 4>의 완벽에 가까운 결말은 다음 타자인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와 드라마 <콘티넨탈>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 보인다. 과연 그들이 <존 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으므로.
Exceeds Expectations 기대이상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마침내 자유와 평화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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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 하라의 마지막 노래
빅토르 하라, 파블로 네루다, 살바도르 아옌데
-빅토르 하라의 마지막 노래
'빅토르 하라'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사이로 기억한다. 이 시기에 나는 대학생 선배들과 함께 사회과학 공부를 하고 있었고, 변증법적 유물론, 서양경제사론, 제3세계 정치, 러시아 혁명사, 한국민중사, 마르크스, 레닌의 저작 같은 역사, 철학, 경제학, 사회주의 이론 등을 공부했다. 이 무렵 제3세계 역사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쿠바 같은 나라들의 정치 상황과 노동계급의 투쟁, 사회주의자의 활동 등에 대해서도 개략적으로 배웠는데, 이렇게 거시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여기에 대항하는 반제국주의 투쟁을 공부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자본주의 체제와 자본가들이 사회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자를 얼마나 악랄하고 처참하게 학살했는가를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칠레는 한국의 '혁명운동'에 중요한 가르침을 주는 사례였다. 특히 살바도르 아옌데의 집권과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이어지는 과정이 어떻게 일어났고, 군부 쿠데타 뒤에서 막대한 자금과 조직을 동원한 미국의 CIA가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는 것, 반공 군사독재가 칠레의 진보 지식인, 학생, 노동자를 수만 명 학살하고도 미국의 보호 아래 오래도록 집권하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고, 한국의 군부 쿠데타와 장기 독재 역시 칠레와 매우 닮았다는 점에서,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제3세계에서 반공 군부 쿠데타가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났고, 이는 자본주의 체제인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강력하게 지원한 결과이며, 그 목적은 쏘련과 중국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와 체제 경쟁, 이념 전쟁을 통해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쏘련과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사회주의자로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것, 칠레를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기 위한 진보적 개혁이 일어나면서 자본가와 부르주아 반동 세력의 역습이 시작되었고, 이 와중에 민중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던 빅토르 하라가 아옌데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빅토르 하라와 아옌데 대통령은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빅토르 하라의 음악을 처음 들은 건 2000년 초반이었다. 내가 알기로 빅토르 하라와 관련한 책이 그때 처음 한국에 등장했고, 책에는 부록으로 음악 CD가 들어 있었다. 이 글을 쓰려고 내가 받은 CD를 찾아보았는데, 운 좋게도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알고 지내던 선배가 복사해 준 CD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고, 지금도 처음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빅토르 하라에 대해서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칠레의 민중가수이며, 사회주의자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지지했고, 그의 음악이 칠레 민중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큰 영향을 끼치게 되자,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피노체트가 빅토르 하라를 불법, 체포, 구금한 다음 참혹하게 고문하고 학살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빅토르 하라를 다룬 가장 최근의 이야기다. 빅토르 하라를 이야기하려면 칠레의 현대사를 빼놓을 수 없다. 빅토르 하라는 1932년, 칠레 남부 산티아고 근처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가난했고, 아버지는 소작농이었다.
빅토르가 태어나던 1932년 이전에도 이미 격동의 역사를 겪고 있었다. 칠레는 1818년 스페인의 지배에서 독립했으나 완전한 독립은 아니었다. 1891년 내전이 일어났고, 1920년대 사회주의 사상이 민중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면서, 사회주의 혁명이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1920년대 한국에서도 '조선공산당'이 탄생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중국에서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중국공산당'이 활동을 시작했다.
칠레에서도 1920년대 이미 개혁적 성향의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자본가와 부르주아의 세력이었던 의회의 극심한 반대에 부닥쳐 사회 개혁은 대부분 좌절된다. 그리고 곧 이어 1924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고, 빅토르가 태어나던 1932년까지 칠레 정치 상황은 불안정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소작농으로는 도저히 한 가족이 먹고 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빅토르의 부모는 도시인 산티아고로 이주하기로 결정한다. 빅토르가 열 살 무렵, 가족은 산티아고로 이주하고, 열여섯 살 무렵, 빅토르는 판토마임 극단에 가입해 단원으로 활동한다. 빅토르가 태어나 성장하던 1932년부터 살바도르 아옌데가 대통령이 되던 1970년 사이는 중도 정권이 들어서면서 무난한 시기였다.
빅토르는 1951년, 칠레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하고, 칠레 민요를 연구하고, 연주하는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다. 1961년부터는 칠레대학교 부속 연극연구소에 근무하며 무대연극을 연출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가까이 지냈는데, 빅토르의 어머니가 칠레 전통음악을 부르는 가수였다. 마을의 행사가 있을 때면 빅토르의 어머니는 전해오는 민요를 불렀고, 빅토르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노래를 들으며 칠레 음악의 원형을 익혔다. 그도 처음에는 어머니가 부른 것처럼 칠레의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했으나 차츰 사회의 모순에 눈 뜨면서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1965년 무렵부터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불렀고, 이 노래들은 노동자, 농민, 기층민중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렸거나, 칠레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노래들이었다.
빅토르 하라가 만나게 되는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1908년에 태어났으니, 빅토르 하라보다 24살이 많다. 발파라이소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난 아옌데의 집안은 교육자, 학자, 법률가들이 가족이었으며, 아버지가 변호사였고, 삼촌들도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집안의 영향을 받은 아옌데는 칠레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면서 학생운동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아옌데가 의사인 것은 체 게바라와 비슷하다. 아옌데나 체 게바라나 모두 중상층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기가 살아가고 있던 사회 현실에서 민중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가까이 보면서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사상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닮았다.
빅토르 하라가 민중의 노래를 본격 만들던 1960년대 중반에 이미 살바도르 아옌데는 진보정당(칠레공산당)의 정치인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었다. 빅토르는 아옌데의 정치철학과 사상을 지지하며, 민중의 삶을 노래로 만들었다.
1970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옌데는 인민연합(칠레 사회민주당, 칠레 공산당) 후보로 나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아옌데는 대통령이 되자 곧바로 '사회주의를 향한 칠레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대규모 사업장을 국유화하고, 민중의 복지에 우선 투자했으며 토지개혁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 벌어지는 일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미국CIA의 적극적 개입, 칠레 내부의 자본가, 부르주아의 반대, 미국 정부의 악의적 방해 - 구리값 인하, 투자자금 회수 등 - 로 인해 아옌데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개혁정책은 실패하게 된다.
마침내 1973년, 미국CIA는 칠레 군부에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지시하고, 피노체트가 전권을 쥐고 군사행동에 들어간다. 칠레 공군폭격기가 아옌데 대통령이 있는 모네다궁을 폭격하고, 탱크가 밀고 들어가 전투가 벌어지면서 아옌데 대통령은 국민에게 마지막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자살한다. 아옌데 대통령의 죽음은 자살과 타살의 논란이 많은데, 자살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아옌데 대통령이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에 맞서 싸우던 마지막 날, 1970년 9월 11일, 그때 파블로 네루다는 죽음을 불과 12일 앞두고 있었다. 아옌데 대통령보다 네 살 많은 네루다는 어렸을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20년부터 '파블로 네루다'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1934년부터 1939년까지 스페인에 있는 칠레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스페인 내전을 목격했으며, 이때 인민전선정부의 탄생, 프랑코 군부의 쿠데타가 벌어지는 걸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네루다는 칠레에 귀국해 1945년 상원의원이 되면서 칠레공산당에 입당한다. 하지만 반동정권에 의해 공산당이 불법화되면서 칠레를 탈출해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을 전전하다 1952년이 되어서야 다시 칠레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70년, 아옌데 정부가 들어서면서 네루다는 프랑스 대사가 되었고, 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1973년 피노체트 쿠데타가 발발하고, 아옌데 대통령이 사망하고, 수많은 진보지식인, 학생, 노동자들이 군부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 학살당하고 있을 때, 그는 암으로 투병하고 있었다. 병석에서 빅토르 하라가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네루다는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를 비난하는 시를 썼으며, 특히 빅토르 하라의 죽음에 대해 그의 아내에게 '그자들이 사람을 죽이고 있어. 산산조각이 난 시신들을 건네주고 있다고. 노래하던 빅토르 하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신 몰랐어? 그자들이 하라의 몸도 갈기갈기 찢어놓았어. 기타를 치던 두 손을 다 뭉개놓았대.'라고 분노하며 말했다.
이 영화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시간이 약 40년 가까이 흐른 다음의 이야기다.
빅토르 하라의 아내 호안 하라는 빅토르 하라가 대학으로 처들어온 군인들에 의해 칠레 경기장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참혹한 구타를 당했으며, 어떤 군인이 쏜 총에 의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행히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산티아고 공동묘지 바깥에서 빅토르 하라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호안 하라는, 그래도 자신은 남편의 시신이라도 수습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수만 명의 사람들은 지금도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데타를 일으켜 아옌데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갔고, 진보 지식인, 학생, 노동자 수만 명을 학살한 피노체트는 1973년 권력을 찬탈한 이후 1990년 선거에서 지면서 17년 장기 독재를 마감한다. 박정희가 1961년부터 1979년까지 18년 동안 장기 독재를 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피노체트는 박정희, 전두환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독재자였으며, 미국의 이익을 대리하는 제국주의 앞잡이였다.
한국에서도 박정희, 전두환 독재 시기에 민주화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졌듯이, 칠레에서도 피노체트 독재 시기에 민주화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남아메리카는 스페인의 식민지 영향을 받아 가톨릭이 폭넓게 퍼졌고, 민중의 거의 대부분이 가톨릭(구교)을 종교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칠레 민주화운동에서 가톨릭 교회의 역할은 중요했다. 피노체트가 가톨릭 사제, 수녀까지도 학살했으며, 지식인, 학생, 노동자 대부분이 가톨릭 교도였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에서 이들의 죽음을 보며 침묵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호안 하라는 빅토르 하라의 주검을 수습한 다음, 미국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피노체트 독재 정권의 범죄를 증언하고, 남편 빅토르 하라의 참혹한 주검을 세상에 알렸으며, 빅토르를 죽인 자들이 누구인지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칠레에 민주정부가 들어선 2009년 이후 호안 하라는 36년 동안 가매장했던 빅토르 하라의 시신을 정식으로 매장할 수 있었다. 이때 수많은 칠레 시민이 빅토르 하라의 장례식에 참가했다.
호안 하라와 칠레 진실화해위원회는 1973년 당시 칠레경기장에 있었던 병사들을 찾아내 그들의 증언을 듣기 시작했다. 그때 칠레경기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누가 그들을 죽이라고 명령했으며,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지 병사들의 입을 통해 듣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병사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은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었으며, 그때 자신들에게 명령을 했던 장교들이 찾아와 입을 열지 말라고 협박했다는 증언이 나중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 해도, 완전 범죄는 있을 수 없다. 특히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은 수많은 증인이 존재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입을 열기 마련이다. 최초의 증언자는 1973년 당시 칠레 경기장에 있었던 병사 파레데스였다. 그는 중위 페드로 바리엔토스가 빅토르 하라를 죽였다고 증언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바리엔토스를 찾았지만, 그는 이미 미국 시민권자로 플로리다에 살고 있었다. 게다가 피노체트 독재 정권에서 출세했던 인물들은 1991년 이후 미국이나 유럽으로 도망했다. 피노체트도 1991년 영국 런던으로 도망갔지만 1998년, 런던에서 체포당한다. 스페인 정부가 피노체트를 납치, 살인죄로 기소하고 국제수배를 하자 영국의 사법부가 체포한 것이다. 피노체트는 2000년 병보석으로 풀려나 칠레로 돌아왔으며, 2006년 병으로 사망했다.
호안 하라와 진실화해위원회는 미국 법원에 바리엔토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한다. 바리엔토스의 행위로 인해 호안 하라와 그의 가족의 삶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므로 배상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리고 칠레에서 모은 증거자료들을 법원에 제출했다.
첫번째 증인이었던 파레데스의 증언은 바리엔토스 본인과 그의 호위병 두 명에 의해 부인당했다. 바리엔토스가 당시 중위였고, 근처에서 경호 업무를 하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칠레 경기장에는 가 본 적이 전혀 없다고 증언한 것이다. 파레데스는 나중에 자신의 증언이 거짓이었다고 말한다.
진실화해위원회와 호안 하라는 낙담하지만, 다시 증인을 찾아나섰고, 이번에는 수십 명의 증인들 - 당시 칠레 경기장에 있었던 병사들 -의 증언을 녹화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증언이 당시 바리엔토스의 호위병이었던 나바레테로부터 나온다. 나바레테는 바리엔토스가 칠레 경기장의 책임자였으며,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바리엔토스가 지시,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이렇게 많은 증언이 있음에도 바리엔토스는 끝까지 자기는 그 자리에 없었으며 빅토르 하라를 죽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인상 좋은 모습으로, 침착하며 온건하게 말한다. 자기도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이며, 군인이 된 것은,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징집당한 것이고, 자기는 순찰과 경호 업무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으면 그가 정직한 사람처럼 보인다.
심지어 바리엔토스는 자발적으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받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하지만, 테스트를 주관한 사람의 증언은, 바리엔테스가 '기만적인 인물'로 보인다고 말한다. 즉,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2016년, 미국 법원은 호안 하라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바리엔토스는 호안 하라에게 2,800만 달러(330억 원)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바리엔테스는 빅토르 하라를 죽이기 전에 러시안룰렛을 하며 살인을 즐기듯 한 인물이고, 빅토르 하라를 죽인 것으로 보아 더 많은 사람을 학살했을 가능성이 많은 인물이다.
호안 하라는 91세로, 다행히 그가 살아 있어 끝까지 남편 빅토르 하라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범죄자를 찾아내 그 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에 깊이 감사했다.
빅토르 하라의 노래는 독재자들이 민중의 노래를 얼마나 두려워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독재자들은 공통적으로 민중의 노래를 싫어한다. 한국에서도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에서 수많은 노래들이 금지곡으로 묶였고, 가수들은 탄압당했다.
노래가 총칼보다 강하다는 걸 우리도, 적들도 알고 있다. 지금도 칠레에서는 빅토르 하라를 기리는 행사가 있고, 천 명이 기타를 들고 모여 함께 연주하며 빅토르 하라를 추모하는 행사도 갖는다. 민주주의와 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끊기고, 피가 강물처럼 흘러야 하지만,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민중의 끊임없는 투쟁많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칠레의 역사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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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개막, 온 가족이 다함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가 바로 내일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씨네큐 신도림, 서울생활문화센터 신도림, 문화철도959 등의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10주년과 동시에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로 어린이들이 주체적으로 말하고, 어린이들이 하는 말들에 모두가 귀 기울이겠다는 뜻을 담은 “어린이를 듣다(All Ears to the Children)”를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죠.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위축되었던 시간을 지내온 만큼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긍정적인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쟁, 비경쟁 부문 총 157편의 작품들
전 세계 47개국 157편의 풍성한 라인업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가족을 포함해 저와 같이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의 취향도 채워줄 전망입니다. ‘어린이를 듣다’란 주제로 경쟁부문에서는 세계 각국 아이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을 담아 현실적 문제를 보여주는 ‘키즈비전’, 한국 사회라는 맥락 안에서 어린이, 청소년의 상황과 그들의 시선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키즈포커스’, 꿈, 다문화, 폭력, 이주, 사랑, 이혼, 상실과 죽음까지 성장과정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의 문제를 어린이의 감정과 언어로 선보이는 총 30편의 단편이 모인 ‘키즈 크리에이티브’,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감독들이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낸 작품들을 만나는 ‘키즈 챌린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경쟁부문은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감정들을 어른들의 시선으로 담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다음 세대에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을 부탁해’, 연령별 아이들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장르가 있는 ‘씨네키즈’, 지난 10년간 아랍의 문화를 소개한 아랍영화제 속 상영작들로 구성된 ‘영화제 교류전’과 남녀노소 모두가 어린이가 되어 즐길 수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볼 수 있는 ‘10x100 특별상영’ 섹션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생각과 시선을 알아보는 이벤트
이 밖에도 이번 영화제에는 10주년을 맞이하며 관람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크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영화를 관람한 뒤 관련 주제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보며 놀아요’, 문화철도 959 야외테라스에 즐거운 공연과 상영이 함께하는 기찻길 옆 극장으로 꾸며진 ‘함께 놀아요’, 현재 한국의 영상문화산업 내의 문제점들을 논의하며, 앞으로 어린이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다루는 ‘문제적 포럼’, 아동 권리와 어린이가 생각하는 인권에 대해 알아보는 ‘행동하는 어린이’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단연 눈길을 끄는 파트는 어린이의 시선이 담긴 해설을 통해 관람 전 내용을 상상해 보는 ‘영화를 보며 놀아요’ 중 ‘키즈 도슨트’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린이 영화에 대한 키즈 도슨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하는 신선한 방식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7일 금요일 16시와 18일 토요일 12시에 진행되오니 아이들의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에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수상작 ‘코다’를 본 후 수어사전을 만들고 있는 이현화 학예연구사님과 함께 수어도 또 다른 언어라는 것을 알아보는 씩씩한 토크,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크로스 아이콘이자 성인 배우로 스펙트럼을 확장해가는 배우 김환희와 함께 나누는 ‘액터스 토크’, 영화 감상과 그 주제에 대한 수업을 통해 폭넓은 이해를 즐길 수 있는 ‘비주얼 리터리시’ 등 알차고 뜻깊은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막작 〈울야는 못말려〉
개막작은 독일, 룩셈부르크, 폴란드가 공동제작한 영화 ‘울야는 못말려’로 천문학을 사랑하는 12살 소녀 울야가 같은 반 친구가 운전하는 영구차를 타고 동유럽을 가로질러 소행성 충돌을 보러 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았고, 크리스티앙 국제어린이영화제 최우수 어린이영화상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는군요. 시종일관 흐르는 유쾌한 분위기 속 어린이들의 생각을 억압하고 존중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 모든 세대에게 즐겁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시선이 담긴 다양한 영화들이 함께할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페스티벌 거듭난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 현재 무료 상영과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 매진이 꽤 되어서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가 될 듯합니다. 이웃분들도 가까우시거나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EIDF와 부천판타스틱 은 온라인으로만 접했는데 처음으로 현장을 가보게 되네요. 모두 행복한 한주 되시고요. 저는 내일 또 영화제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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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디: 동심이란 이름의 황금 성배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웬디>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우리에게 '소년'이 상징하는 바
미성숙함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유구하다. 소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쩐지 싱그러움을 품고 있는 것 같고, '소년 같다'는 말은 '노인 같다'와는 표현과는 다르게 칭찬으로 쓰이곤 한다. 누군가 마음에 소년을 품었다고 하면 그는 시대의 풍파에 때묻지 않고 순수한 사람으로 생각될테지만, 마음에 노인이 있다고 한다면, 글쎄, 어쩐지 꽉 막히고 괄괄한 성미를 가졌나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소년'을 동경한다. 그들의 '순수함', '천진함', '때묻지 않음'을 그리워하며 우리 자신이 영원한 '소년'이기를 바라곤 한다. 그들은 그 자체만으로 어떤 '가능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극 중 웬디 어머니의 말처럼, 아직 다 자라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것은 아주 막연하면서도 희망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로 영원히 소년일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우리가 꿈꿔왔던 것처럼 낭만적이고 유쾌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까?
우리의 매일은 가슴이 벅차오르게 설레고 즐거울까?
영화 <웬디>는 이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2. 나는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영국이 배경이던 원작의 피터팬 이야기와는 달리, 영화 <웬디>는 20세기의 미국 남부를 주 무대로 한다. 어린아이가 드문 어느 시골 마을의 한 식당에서 주인공 웬디는 자라난다. 그녀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조촐한 식당은 언제나 노인들로 붐빈다. 그 틈에서 아이들은 언제나 시선의 중심에 서 있다. 아이들을 향하는 노인들의 시선은 애정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귀애하면서도 저주한다. 너희는 결국 이 시골 바닥에서 네 부모의 일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그것은 그 푸른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미묘한 질투때문일 수도 있고, 세월의 풍파 속에서 겪은 회의적인 경험담인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든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그것은 썩 꺼림칙한 예언이다. 그런 어른들을 보며 웬디는 다짐한다. 자신은 어른이 되어버리지 않겠노라고. 기차를 타고 수 많은 집과 건물들을 지나 소녀와 소년의 땅으로 가 모험을 하겠노라고. 한때는 로데오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아이 키우는 것을 꿈이노라 이야기하는 엄마처럼은 되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웬디는, 자신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피터의 기차에 뛰어든다.
3. 동심이라는 이름의 황금 성배
웬디와 제임스, 더글라스는 피터의 기차를 타고 어느 화산 섬으로 향한다. 그곳은 아이들이 영원히 아이들로 있을 수 있는 곳, 네버랜드다. 그곳은 마치 규칙이 없는 천국 같아 보인다. 소란법석을 떨어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엄마의 일을 돕지 않아도 누구 하나 잔소리 하는 이가 없다. 그들은 얼마든지 악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도 규칙은 있다. 어머니를 믿을 것.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 것. 어떤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말 것. 이 규칙을 어기는 자는 어른이 되어버리므로, 이러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피터 무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 된다. 그것은 불치의 병과도 같다. 아이들은 늙음을 두려워하며, 늙어버린 동료들을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늙고 싶지 않으므로 아이들은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다. '어머니(어떤 마법적인 힘을 가진 고래 비슷한 생물)'에 대한 아주 원시적이고 맹목적인 신앙을 강요하거나, 점점 늙어가는 제임스의 손을 주저 없이 자르는 피터의 모습들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상상하는 소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외려 그것은 소설 <파리대왕>의 잔인한 소년 왕, 랄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늙어버린 소년들은 어디로 가는가?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은 그 무리로부터 소외받는다. 잊혀지진다. 버조와 제임스(그리고 제임스의 '저주'를 돌리기 위해 그와 함께 간 웬디)가 그랬듯, 그들은 낙원 같은 푸른 숲 너머로 향한다. 그곳에는 많은 것이 모래톱에 뒤덮인 황무지이며, 이미 늙어버린 선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은 소년 시절의 즐거움이라고는 모두 잊어버린 것처럼 공허하다. 그들의 할 일이라고는 '어머니'를 사냥하려고 그물을 치는 일 뿐인데, 그것은 '어머니'의 살을 먹음으로써 소년 시절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웬디가 아무리 애를 써봐도 그들은 춤을 출 줄도 모르고, 장난치며 노는 법도 모르고, 노래하지도 않는다. 그저 너무 오래되어서 다 잊어버렸노라고 변명할 뿐이다.
웬디의 쌍둥이 오빠 중 하나인 제임스는 한때 더글라스와 더불어 영원한 소년으로 남자고 맹세했다. 그들은 로데오를 포기해야 했던 엄마나, 황무지 너머에서 만난 버조처럼 초라해지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제임스는 사고로 더글라스를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 크나큰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버리고 만다. 제임스는 그 늙음에 대비되지 않았고, 그러므로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어머니'를 사냥하여 그의 소년 시절을 되찾고자 한다. 소년으로 돌아가겠다는 광기에 휩싸인 그는 늙음을 거부하느라 잘라버린 팔 위로 갈고리 의수를 끼우고, 그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잘 아는 '피터 팬'의 악당, '후크 선장'이 된다. 다 늙은 제임스가 자신의 소년 시절의 얼굴을 한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와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죽은 줄 알았던 형제와의 재회를 순수하게 기뻐하기는 커녕, '너는 어째서 소년의 모습 그대로냐'고 분통을 터트린다. 잊은 것이다. 그를 가슴아프게 했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소년 시절'에 대한 집착과 광기로 말미암아.
'어머니'를 숭배하는 소년들과 어머니를 사냥하고자 하는 노인들. 소년들은 '어머니'가 살기를 바라고 노인들은 그가 죽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이 두 집단은 언뜻 보기에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 둘은 매우 닮아있다. 그들 모두 '소년다움'을 유지하거나 되찾기 위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황금 성배에 목매던 중세의 기사들처럼, 소년답고자 했던 소년들의 갈망이 그들 자신을 망친 셈이다.
4. 우리 안의 소년을 찾아서
그렇다면 우리는 '소년'이기를 포기해야 하는가? 영원한 소년이란 정녕 없는가? 우리는 순수의 시절이 그저 떠나가기를 지켜만 봐야하는가? 주인공 '웬디'는 이러한 절망적인 물음에 희망적인 해답을 제안한다.
영원한 소년으로 있는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 정신적 성장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성장 역시 멈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변의 많은 세월 역시 그를 비껴나가게 된다. 가족, 친구, 사회는 자라지만, 당신만은 자라지 않게 되는 것이다.
피터와 제임스를 비롯한 소년(혹은 소년이었던 노인)들은 그 찬란한 고립을 기꺼이 선택했다. 그러나 웬디는 그러지 않았다. 네버랜드에 다다랐을 때도, 다른 소년들과 뛰놀며 '어머니'의 신비를 만끽할 때도 웬디는 고향에 남아 있을 어머니를 떠올렸고 언젠가 그녀에게로 돌아가겠노라고 맹세한다. 그녀는 늙어버린 소년들 사이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그들이 잊었던 소년 시절의 즐거움을 되살리려고 애쓰는가 하면, 그저 맹목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믿음만을 강요하는 피터에게 '그것은 진짜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녀의 특별함은 더글라스의 상실로 인해 늙어버린 제임스와도 대비된다. 제임스와 웬디는 모두 더글라스라는 형제를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제임스는 늙었고, 웬디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제임스가 더글라스와 절친한 쌍둥이 형제였으므로 그의 상실감이 더 컸으리라고 보았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좀 다른 각도에서도 살펴볼 수 있을 거 같다. 사람은 그 성장 과정에서 보다 복합적인 감정을 습득하고 받아들여 나감으로써 감정적, 정신적 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제임스는 그 과정이 주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고, 그로 말미암아 겉모습만 빠르게 늙어버린 것은 아닐까? 반면 웬디는 세월의 흐름과 늙음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소년의 모습'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소년다움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그녀가 어른스러워서가 아니다. 그녀는 다른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천진하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소년들과 다르게 늙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흐르는 세월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그녀는 로데오를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을 훌륭하게 기르는 것이 목표라는 어머니에게, 이미 늙어버린 제임스와 다른 소년이었던 노인들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란다는 것의 찬란함 역시 바로 볼 수 있다. 그녀는 알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결코 우리의 필연적인 저주가 아니라는 것을. 그러므로 그녀는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들에게 당신 안에도 여전히 소년이 있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결국 웬디는 몇몇 아이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미 늙어버린 제임스는 '후크 선장'이 되어 네버랜드에 남는다. 아이들은 자라고, 피터와 제임스는 이제는 어리거나 늙은 소년들의 섬, 네버랜드에서 영원한 소년으로 남아 살아간다.
웬디는 어른이 되어버렸으므로 소년들의 땅인 네버랜드에는 더는 돌아가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그 찬란한 소년 시절을 추억할 수 있고 그것을 향해 기꺼이 달려갈 수 있다. 그 시절의 그 소년은 아직도 그녀의 안에 남아있거니와, 자라남으로써 그녀가 많은 것들을 보고 누리고 배울 수 있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마무리 감상
이 영화는 산만하고 거칠다. 말 그대로 동화인 원작의 스핀오프라서 그런 것일까? 개연성을 따지고 들면 이애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인가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피터는 개구쟁이 폭군이고 제임스는 변절(어른이 되어버리는)한 소년인데, 인물들이 입체적이지 않아서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이 영화를 즐겁게 관람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들을 큰 이야기의 한 장치로서 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영화 자체는 아주 시적이다. 웅장한 자연이 곧잘 연출되며, 그것을 지극히 현대적인 건물과 물건들(그것도 오랜 세월의 풍파를 거치면서 낡고 초라해진)과 대비한 것이 절묘하다. 네버랜드의 소년과 노인들, 그리고 웬디의 고향에서의 아이와 어른들의 모습을 비교해가면서 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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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진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Summary
고립된 종교 공동체 마을에서 사는 여성들은 마을 남성들이 저질러온 연쇄 성범죄의 끔찍한 실상을 알게 된다. 용서를 강요하는 마을 장로들이 도시로 떠난 동안, 여성들은 공동체의 대책을 논의하러 헛간에 모인다. (출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Cast
감독: 세라 폴리
출연: 루니 마라, 제시 버클리, 클레어 포이, 벤 위쇼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어렵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렇다"라고 답하면서도 괜히 주변 눈치를 보았던 저를 기억합니다. 혹시나 직장에서 그런 질문을 받거든,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야 '페미'로 낙인찍히지 않는다는 진지한 조언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단어를 오염시키고 오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페미니즘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더 잘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진정한 반페미니스트라면, 되려 페미니즘의 본질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바로 그런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 ⊙ ⊙
<위민 토킹>은 고립된 마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성폭행 악습을 알게 된 여성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이야기입니다. 2009년 볼리비아의 한 폐쇄적 기독교 마을에서 100명이 넘는 여성들을 소 마취제로 기절시키고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 원작 영화인데요. 이 작품은 이야기의 배경을 캐나다로 옮겼을 뿐, 실제 배경과 거의 유사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여성 캐릭터는 모두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로 등장합니다. '오나'는 강간범의 아이를 임신 중이고, '샬롬'은 강간 피해를 당한 네 살배기 딸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메알'은 강간당한 후유증으로 발작 증세를 보이고, '그레타'는 누군가의 폭력으로 인해 치아가 다 부러진 상태입니다. 이 모든 일들은 지금까지 여성들이 자는 사이에 영문도 모른 채 이뤄졌습니다. 마을 여성들은 악마의 짓, 사탄의 행태, 터무니없는 상상력으로 치부된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왔죠.
그러던 중 강간을 시도하려던 가해자가 처음으로 목격되면서 공동체의 남성들이 가해자의 보석금을 내주기 위해 마을을 비우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사이, 여성들은 처음으로 토론이라는 것을 하게 되죠. '남성들을 용서하고 천국에 가는 것과 용서하지 않고 지옥에 가는 것 중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싸워야 하는가, 떠나야 하는가?', '떠나는 것은 도망치는 것인가?', '억지로 하는 용서도 용서인가?' 한 번도 읽고 쓰기를 배우지 못했지만 그들은 민주적으로 투표하고, 한 번도 마음껏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그들은 열성적으로 토론합니다.
성폭행 가해자를 위해 보석금을 내주러 간 몽매한 남성들 덕분에 무지를 강요받아 온 여성들은 처음으로 생각할 권리를 되찾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마을의 여성들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합니다. 헛간에 모여 고요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들 주위에는 주체성의 아우라가 기쁘게 뿜어져 나옵니다. <위민 토킹>은 주체적으로 대화하는 여성들의 대사와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발언하는 인물들을 바스트 샷으로 촬영하고 흑백에 가까울 만큼 화면의 색채를 제거했죠.
⊙ ⊙ ⊙마을의 여성들은 모든 남성들을 버리고 공동체를 떠나기로 합니다. 이는 가해를 저지르지 않은 마을의 남성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그저 남성일 뿐인데, 가해자와 같은 취급을 받고 버려지는 거니까요. 극중에도 비슷한 의문을 갖는 여성이 있습니다. "모든 남자가 가해자가 아닌데, 우리는 왜 모든 남자들을 떠나야 하는가?" 이에 대해 '오나'는 이렇게 답합니다.
Perhaps not men, but a way of seeing the world, and us women.
남성들은 문제가 없을지도 몰라. 문제는 세상과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관점이지.
그렇다면 마을의 여성들을 지지하고자 하는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을 여성들의 헛간 토론장에는 '아우구스트'라는 남성 한 명이 있습니다. 오래전, 마을의 실체를 깨달은 부모와 함께 마을을 떠났다가 '오나'를 향한 연심으로 마을에 돌아온 인물이죠. 그는 가해자 석방을 위해 보석금을 내러 가는 대신, 글을 쓸 줄 모르는 여성들을 위해 회의록을 써줍니다. '아우구스트'는 그저 묵묵히 여성들의 토론 내용을 정리할 뿐,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남성인 자신은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죠.
마을의 남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우구스트'처럼 가만히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조심스럽게 제안하듯이, 남자아이들만큼은 달라질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겠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어린이들에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배우고, 나아갈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실 이런 것조차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성들이 마을을 떠나게 두는 것,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지지가 되니까요.
⊙ ⊙ ⊙더럽혀진 '페미' 논쟁 속에 숨은 진짜 페미니즘이 궁금하신가요? 그럼 페미니즘을 향한 날 선 감각들은 잠시 접어두고, <위민 토킹>으로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해 보세요. 마을 여성들의 토론장에는 페미니즘의 본질과 스펙트럼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페미니즘은 궁극적으로 사회 전 영역에서 성별에 관계없는 평등을 꿈꿉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의 생각은 넓은 범위로 존재합니다. '오나'가 용서와 복수 대신 남성들을 떠나자고 말하는 한편, '마르케'는 마을을 떠나는 것마저 망설이는 것처럼요. 페미니즘은 절대 한 가지 모습일 수 없습니다.
극 중에서 '오나'는 뭘 무너뜨릴지가 아니라 뭘 원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페미니즘도 이와 같습니다. 페미니즘은 남성들을 무너뜨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화 감상 후, 엔딩 크레딧 끝자락에 들려오는 잔잔한 자연의 백색 소음과 새소리, 그리고 아이들의 자잘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평화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안전하고 동등한 공동체, 여성들이 꿈꾸는 것은 단지 그뿐입니다.
Schedule in SIWFF2023.08.26(토)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MX관 19:302023.08.28(월)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MX관 16:00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간: 08월 24일 -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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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병맛 영화 9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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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맛 카레 vs 카레맛 똥? 아니! 황금카레 같은 영화들!!
유머와 풍자, 창의적인 대사,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B급 코미디 명작을 모아왔습니다!
다음주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데드풀과 울버린>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는데요. 참으로 병맛 영화 풍년입니다. 병맛영화는 소중해
섹스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
줄거리
'최음제는 잘 듣는가' '수간이란 무엇인가' '왜 몇몇 여자들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가' '복장도착자는 동성애자인가' '변태란 무엇인가' '성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사실인가' '사정 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행오버
더그의 결혼식을 앞두고 친구 세 명은 함께 라스베가스로 총각 파티를 떠난다. 멋진 호텔에서 한껏 즐거운 밤을 보낸 이들은 아침에 친구인 더그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 생각도 해낼 수 없던 이들은 지난 밤 만났던 사람들에게 친구를 수소문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결혼식장에 데려간다.
세븐 싸이코패스
줄거리
시나리오 작가 ‘마티’는 일곱 명의 싸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다 못해, 그의 친구이자 강아지 납치 후 주인에게 돌려주고 현상금을 받아 챙기는 사기꾼 ‘빌리’는 친구를 도울 생각으로 전국에 싸이코패스를 찾는다는 신문공고를 낸다. 그리고 실제로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마티’와 ‘빌리’ 그리고 ‘빌리’의 범죄 파트너인 ‘한스’는 직접 싸이코패스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위해 뭉친 3인방은 듣도 보도 못한 싸이코패스들의 향연에, 설상가상으로 ‘빌리’가 자신의 개를 납치했다고 믿는 냉혈한 조직보스의 추격까지 받으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 속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싸이코패스 모집에 성공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까?
데드풀
줄거리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 ‘웨이드 윌슨’은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 후, 강력한 힐링팩터를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난다. 탁월한 무술실력과 거침없는 유머감각을 지녔지만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된 데드풀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린 놈들을 찾아 뒤쫓기 시작하는데…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줄거리
뉴질랜드에서 매년 개최되는 가면무도회에는 좀비, 마술사,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초대받은 자들(?)만 참석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취재를 위해 뱀파이어들이 사는 집에 몇 달 동안 체류한다. 단, 자신들을 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목에는 십자가를 건 채로. 무서울 것 같다고? 무도회에서 돋보이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인간들이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투덜대는 건 그들도 마찬가지.
데드 얼라이브
줄거리
1957년 수마트라 남서쪽 스컬섬. 뉴질랜드 동물국 소속 사람들이 원주민들의 추적을 받으며 원숭이를 밀렵해 온다. 뉴질랜드. 할머니의 점괘로 자신의 배우자를 기대하는 처녀 파퀴타는 가게를 방문한 순진한 청년 라이넬과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강압적인 홀어머니와 사는 엉뚱한 청년 라이넬은 어느날 파퀴타와 함께 동물원을 방문했다가 수마트라에서 운반한 기괴한 원숭이를 발견하는데, 이때 두 사람을 감시하던 라이넬의 어머니가 그 문제의 기괴한 원숭이에게 팔을 물리고 만다. 이때부터 변해가는 라이넬의 어머니. 윌링톤여성복지회 회장 로라가 방문하는 날, 라이넬의 어머니는 피부가 벗겨지고 귀가 떨어져 나가는 등 흉칙한 몰골로 변해가는데.
쿵푸 허슬
줄거리
법보다 도끼(?)가 앞서던 1940년대 중국 상하이.
너무 가난해서 뺏길 것도 없는 하층민만이 평화롭게 모여사는 돼지촌에 불의만 보면 잠수타는 소심한 건달 싱.이 흘러든다. 돼지촌을 폼나게 접수해서 도끼파 보스의 눈에 띄고 싶었던 싱의 협박은 도끼파와 돼지촌 주민 간의 전면대결로 이어지고, 놀랍게도 강호를 떠나 돼지촌에 숨어있던 강호의 고수들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데.
예상치 못한 쿵푸 고수들의 등장으로 위기에 몰린 도끼파는 떠돌이 형제킬러 심금을 울리는 가락을 고용하는 한편 싱을 이용, 자신의 적수를 찾지못해 살짝 돌아버린 전설 속의 쿵푸달인 야수를 빼돌려 돼지촌을 접수할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도끼단이 미처 계산하지 못한 최고의 고수는 바로 그들 내부에 있었음이 밝혀지는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
전자제품 판매원으로서 하루하루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숀은 이제 30살이 얼마 남지 않은 29살의 청년이다. DJ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숀은 추억의 레코드 판을 수집하며 꿈을 접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삶의 목표도 없는 29살의 숀의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급기야 3년이나 사귀던 여자친구 리즈에게 실연을 당하고, 숀은 큰 상심에 빠진다. 괴로운 마음에 술을 청하고, 술에서 깨어난 다음날 아침, 영국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에 맞서 싸우게 되고 사랑하는 엄마 바바라와 여자친구 리즈를 좀비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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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빈곤층에서 헐리우드 최정상까지, 스칼렛 요한슨 (블랙위도우)
#블랙위도우 #스칼렛요한슨 #어벤져스
2021. 07. 0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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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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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MCU 첫 여성 히어로
00:50 미국의 빈곤층, 스스로 찾은 꿈
02:53 전환점이 된 배역, 블랙 위도우
04:52 헐리우드 최정상이 되기까지
07:14 3번의 결혼, 그리고 딸
08:29 블랙 위도우 & 페미니스트
09:36 나타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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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기맨숀> 메인 예고편
공포 웹툰 작가 지우는 아이디어를 찾아 괴기맨숀이라 불리는 허름한 아파트에 도착한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중년의 관리인은
이 아파트에서 일어났던 기묘한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504호, 708호… 지우는 사연을 들을수록 홀리기라도 한 듯 괴기맨숀에 점점 집착하게 되는데...!
미스터리한 맨숀! 5개의 에피소드! 괴이하고 섬뜩한 현실 공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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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메인 예고편
류승룡x염정아x박세완x옹성우 감성 충만 & 흥 폭발!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