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8-18 10:33:10
[JIMFF 인터뷰] 운명처럼 찾은 제천
'오늘의 장내' 이호현 감독 인터뷰
운명처럼 찾은 제천, 영화 '오늘의 장내' 이호현 감독 |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충청북도 출신 혹은 지역에서 활동 중인 제작자가 만든 제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 4편을 ‘메이드 인 제천’ 부문으로 선정하였다. ‘오늘의 장내’는 4편 중 유일한 장편영화로,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면서도 극적으로 담아내었다. 지난 8월 15일,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에서 ‘오늘의 장내’의 이호현 감독님을 만나 영화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메이드인제천’ 부문에선정었는데, 소감한말씀부탁드립니다. 저는 이전부터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게 영화 음악이 아니라서 출품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요. 이 작품을 제천에서 촬영하게 되고, 출품할 영화제를 찾아보던 중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메이드 인 제천’ 부문이 있음을 알게 되었죠.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한 생각입니다.
영화의 배경을 제천으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장소만이 가진 고유의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어떤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설정하는데요. 예전에 제천에서 조수 생활을 하면서 머문 적이 있었어요. 너무나 깔끔하게 정돈된 수도권의 배경들이 아닌, 세월이 묻어나 있는 건물, 제천이 갖고 있는 역사가 이 영화와 맞는다고 생각해서 제천을 영화 배경으로 선택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상은이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을 연기하면서 시작해요.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인트로 장면을 쉽게 썼었어요. 하나와 전화 통화를 하며 버스를 내리는 장면으로 썼는데 너무 심심하고 재미없게 들어간 거 같아 고민했죠. 상은이와 딱 맞는 장면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고민하던 중 ‘오디션’이라는 소재가 생각났어요. ‘상은이가 어떤 대본을 갖고 오디션을 볼까?’ 상은 역할의 지홍 배우와 함께 계속 고민하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정원’과 오늘의 장내 ‘상은’이가 닮아있다고 생각해 쓰게 되었습니다. |
엔딩 크래딧에 나오는 ‘그곳’ 이라는 곡을 직접 작사하셨어요. 건방진 생각일 수 있는데, 저는 영화 음악이 들어가지 않고 이야기의 힘만으로도 관객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 음악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음악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엔딩곡만큼은 이 영화를 대변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작사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관통할 수 있는 가사를 며칠 동안 고민해서 보내드렸어요. 음악 감독님이 마음에 드셨는지 제 가사를 보고 5분 만에 데모를 보내주셨어요. (웃음) 남자 보컬의 목소리를 얹으니, 마치 상은이가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등장인물이 상영, 상일, 상이, 상삼까지 있는데 왜 상은이만 ‘상은’일까요? ‘상은’이라는 이름은 제 영화에서 항상 나오는 이름이에요. 매번 주인공이 아니어도 ‘상은’이라는 캐릭터는 항상 등장하죠. 저만의 재미입니다. 상은이라는 이름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는 돌림자를 생각해서 이름을 지었어요. 상영, 상일, 상이, 상삼 친구들과 달리 상은은 조금 사람다웠으면 하는..? (웃음) 나머지 사촌들과 다른 캐릭터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 그렇게 지었습니다.
‘상은’이라는 이름은 감독님의 이스터에그인거네요. (웃음) 그러면 마지막으로 짐프 관객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발리 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도 좋은 평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제천에서 상영하며 한국 관객들은 어떤 반응일까 해서 긴장이 많이 되었어요. 너무 많은 분이 재밌게 봤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만약 이 영화를 보신다면 런닝 타임이 길지 않아 즐겁게 보실 수 있다고 확신해요. 제천 영화제에서 미처 못 보신 분들은 다른 영화제에서도 상영이 된다면 꼭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죽음을 다룬 영화이지만 역설적으로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영화,’ 오늘의 장내’. 비 오는 날 제천에서 관람하면 영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덤으로 얻어갈 수 있다. 은근한 웃음과 파도치는 감동, 영화를 아름답게 매듭짓는 음악 ‘그곳’까지.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이제 막을 내리지만 ‘오늘의 장내’가 주는 감동은 계속될 것이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김시은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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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날, 바다 배경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5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고 있으신가요?
오늘은 바로 바.다.의.날!
5월 31일 '바다의 날'은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 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날인데요.
그러하여 오늘 씨네랩은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영화 5편을 준비했습니다 :)
환경 오염, 해양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과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다큐멘터리 5편,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씨스피라시 (2021)
Seaspiracy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알리 타브리지
개봉일: 2021년 3월 24일
상영 시간: 90분
▶︎소개
그가 사랑하는 바다가 죽어간다. 인간이 그 경이의 세계를 파괴한다. 그리하여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 감독. 그가 맞닥뜨린 것은 전 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이었다.
ⓒ넷플릭스
▶︎예고편 링크
해양 생태계, 그리고 어업의 진실과 환경의 경각심을 고취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피파 얼릭, 제임스 리드
개봉일: 2020년 9월 7일
상영 시간: 85분
▶︎소개
남아프리카의 바다, 해초 숲을 헤엄치던 영화감독이 특별한 문어를 만난다. 경계에서 교감, 우정으로 반절하는 두 생명의 관계. 세계에 숨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넷플릭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박물학자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가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문어와 주인공 사이의 교감과 치유를 넘어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았습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2020)
David Attenborough: A Life On Our Planet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데이비드 애튼버러
개봉일: 2020년 9월 23일
상영 시간: 1시간 23분
▶︎소개
바다가 죽어간다. 얼음이 사라진다. 인간이 파괴한 야생의 세계. 일생에 걸쳐 지구의 몰락을 지켜본 방송인이 혼신을 다해 경고한다. 우리 손으로 파멸을 막아야 한다고.
ⓒ넷플릭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다큐멘터리 거장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직접 출연하여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현인의 메세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산호초를 따라서(2017)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제프 올롭스키
개봉일: 2017.06.08
상영 시간: 91분
▶︎소개
산호초 탈색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사상 첫 타임랩스 카메라를 발명하겠다는 목표 아래, 광고인과 자칭 산호초 마니아, 일류 카메라 디자이너들, 저명한 생물학자들이 서로의 지혜를 한데 모으기로 한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영상이 특징인 <산호초를 따라서>는 가슴 졸이게 하는 긴장감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넷플릭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담은 동시에 중반부를 넘어서면 아름다운 산호의 모습은 사라지고
백화 현상이 진행되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관찰을 담은 다큐멘터리 입니다.
제33회 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관객상과 제15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미션블루(2015)
Mission Blue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로버트 닉슨, 피셔 스티븐
개봉일: 2015.02.20.
상영 시간: 94분
▶︎소개
어류 남획과 독성물질 배출 등의 위협으로부터 전 세계 해양을 구하려는 해양학자 실비아 얼의 캠페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환경오염의 경각심과 함께 어류남획의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5편, 어떠셨나요?
추후 더욱 알차고 유익한 영화 큐레이션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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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덩이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믿음의 벨트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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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연교의 대사, "믿음의 벨트"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 '믿음의 벨트'는 이후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다. 인간은 상상만으로도 믿을 수 있는 존재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믿을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이 세상도 믿음으로 얼레벌레 굴러간다. 누군가가 나를 해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집밖을 나서며 횡단보도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지면 쌩쌩 달려오던 차도 정지선 앞에 멈출 거라고 믿는다. 천 원을 내고 800원짜리 빵을 사면 200원을 거슬러줄 것이며 범죄를 지른 사람은 죗값을 받을 것이고, 보험료를 내면 유사시 보험금을 받을 거라 믿는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게 박살나겠구나 싶다. 실체가 보이지도 않는 추상적 개념인 믿음이 80억 인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진다.
나는 쉽게 믿지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심이 많지도 않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물 위를 부유하고 있는 것 같다. <메기>에서 윤영은 경진에게, 누군가로부터 완전히 믿음을 받은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한다. 때로는 누군가 나를 믿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부담스럽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믿는다는 말의 무게는 상당하다. 때로는 땅을 뚫고 들어가 싱크홀을 만들어낼 만큼 막중하다. 엄마의 '믿는다'는 말, 선생의 '믿는다'는 말, 친구의, 애인의, 이러다 어쩌면 사돈의 팔촌까지 뭘 이리 믿는지. 믿는다는 말은 어쩌면 '내가 신경쓰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나를 믿지 않기를(?) 때로는 바랐다. 나를 못믿어서 나서주었으면 했다. 학교도 혼자 못가고, 숙제도 혼자 못하는 애, 혼자서 자취방을 구하지도 못하고 밥도 알아서 못해먹으니 옆에서 좀 거들어주어야 하는 애, 신경쓰이는 애가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 믿음의 벨트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찌나 꽉 맞게 조여 있는지 내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녀도 나를 믿었고, 모두가 다 벨트를 메고 있으나 나에게는 벨트가 없었다. 구속이 없으니 너무너무 자유롭긴 한데, 원래 그런 거 아니겠나. 벨트가 없으면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당연히 편하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자, 이제 마리아사랑병원으로 들어가 보자. 마리아사랑병원 엑스레이실은 환자가 많지 않은가 보다. 익명의 직원이 엑스레이실에서 성관계를 했고, 누군가가 밖에서 촬영 버튼을 눌렀다. 뼈와 뼈를 둘러싼 살들의 희미한 윤곽만 보이는 이 정체불명의 엑스레이는 마리아사랑병원 마당에 떡하니 걸린다.
간호사 여윤영은 그의 남자친구 이성원은 그 엑스레이 사진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는다. 과연 진짜 여윤영일까? 그들이 믿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이다. 모두가 엑스레이실을 사랑하고, 다들 한 번씩 그런 경험이 있지만 내가 하지 않았다고 믿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윤영은 엑스레이 사진의 주인공이 된다.
원장 이경진은 여윤영에게 권고사직 비슷한 걸 하는데, 사직서까지 품에 안고 원장실로 갔던 여윤영은 오기가 생겨 그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다음 날, 용감하게 여윤영은 병원에 출근하는데, 직원들이 모두 결근했다. 왜일까. 직원들은 다들 갑자기 아프다고 하는데 이경진은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때 여윤영은 이경진에게 '믿음 교육'을 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진짜 아픈지 확인해보자고 한다. 믿음도 학습이 필요한 항목이긴 하다. 믿는 사람은 세상이 두쪽나도 믿고, 못믿는 사람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
이 병원 환자는 희한한 걸 하나 키운다. 이름은 '메기'. 실제로도 메기이다. 메기는 어항에서 병원을 관찰한다. 어느 날 메기가 어항 위로 풀쩍 뛰어오르자 환자는 지진이 날 것이라며 병원을 탈출한다. 결국 에피소드에 그쳤으나 도시 곳곳에 싱크홀이 생기기 시작한다.
싱크홀이 생기자 백수였던 이성원에게 일자리가 생긴다. 이성원은 싱크홀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 커플링을 잃어버린다. 커플링을 찾으려고 온 현장을 다 뒤지지만 경험상 잃어버린 반지를 다시 찾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그러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의심스러워진다. 그동안은 서로 잘 어울렸지만, 이제 그들이 달리 보인다. 윤영은 성원이 의심스럽다. 반지를 잃어버렸다면, 왜 빼고 다녔던 걸까? 그러던 와중에 윤영은 성원의 전 여자친구를 만난다. 전여친은 성원이 데이트폭력을 했고, 그 기억 때문에 아직 힘든데 윤영을 때린 적은 없는지 묻는다. 성원은 반지 찾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같이 일하는 동생의 발가락에 자기 반지가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윤영의 집은 재개발지역에 있는 빌라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시위했지만 자본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성원은 일이 없는 날이면 윤영이 살(성원은 얹혀 살) 집을 보러 다녔는데, 성원은 계단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고 윤영을 부른다. 윤영은 하마터면 자전거를 타고 계단을 굴러 떨어질 뻔했다.
한때 믿음의 벨트로 서로를 믿었던 사람들이 의심을 하기 시작하고, 의심은 부지불식간에 확신이 된다. 결국 반지는 손가락에 맞지 않았고 윤영은 성원에게 이별을 고했다.
경진은 윤영에게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것"이라는 말을 해준다. 윤영이 세탁소에서 옷을 받아갈 때 옷에 붙어있던 쪽지에서 발견했던 것과 같은 문구이다.
윤영이 나중에 생각해 보니,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의심부터 한 것 같아 성원의 본가에 찾아간다. 성원은 반지 사건을 통해 부풀어진 의심의 결과를 이미 확인했다. 윤영은 성원에게 여자를 때려보았냐고 묻는다. 성원은 아무렇지 않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때 땅이 울리면서 성원이 서 있던 자리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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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신뢰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사회는 실체가 없고, 각 개인의 계약으로 만들어진 인공적 허상이다. 계약이란 믿음을 뜻한다.
믿음이 사라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사회가 무너짐을 땅이 무너지는 싱크홀에 비유하자면, 어쩌면 <메기>는 사회계약론의 심플한 알레고리이겠다(물론 감독이 믿음, 의심에 관한 이야기이며 인권영화라는 것을 밝혔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메기>에는 온갖 사회문제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불법촬영과 청년실업, 재개발 문제가 똘똘 뭉쳐 싱크홀이라는 거대한 구덩이로 빠져버린다. 사회문제를 완전히 전면에 배치한 다큐멘터리도, 너무 숨겨두어 의미를 찾기 어려운 영화도 아니다. 이를테면 재개발을 위해 덮어놓은 파란색 천막에 재개발로 쫓겨날 예정인 거주민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모양새로 시위하는 장면 같은 것. 이옥섭 감독의 문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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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모양의 사랑
어제는 아빠의 일흔 일곱번째 생일이었다. 지난주말에 부모님을 뵈러 대구에 다녀왔는데…불과 몇달만에 갑자기 기력이 쇠한 느낌이 들어 코 끝이 시큰해졌다. 아빠는 요즘도 새벽 6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쓸고, 아빠의 작은 이발소 문을 연다. 성실히 하루 하루를 꾸려 가는 분이고, 늘 일을 하고 있기에 이렇게 갑자기 늙으신 것 같은 얼굴을 마주 하는게 믿기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아빠는 나에게 특별한 분이다. 40년대에 태어나셨는데…요즘 MZ같은 마인드로 80년대생인 나를 키웠다. 내 나이 또래의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감정적인 결핍이 없도록 나를 키웠다. 엄마 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눴고, 나를 믿어주셨다.
경상북도 깊은 시골에서, 자주 술에 취하고 폭력적이었던 할아버지로부터 도망 나와 서울로 간 게 중학교쯤이었다 하니, 아빠의 학력도 아마 그 즈음에서 끝이 났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 자수성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당장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가족을 떠난 사람.“아빠 그렇게 어렸는데…어떻게 혼자 살았어?” 겨우 열몇 살이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면. 아빠는 “ 뭐어. 잘 먹고 잘 살았어.” 하고 이야기를 끝내버렸다.
아빠는 그랬다. ‘오늘 뭐 하고 놀았니? 무슨 책을 읽었어? 기분은 어때?’ 학교를 다녀와 이발소로 뛰어 들어오는 나에게 백가지 질문을 퍼붓고, 온갖 수다를 받아주고, 장난을 걸고, 대화를 하면서도 ‘아빠가 옛날에는 말이야…’하는 영웅담이라던가, ‘내가 어떻게 너를 키웠는데…’같은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당신의 고단함과 괴로움을 자식이 알아 주지 않아도 상관없이 온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
꽤나 이기적으로 살아온 터라 아이를 낳기 전엔 잘 몰랐다. 나의 마음 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들여다 보게 되는 일.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마음이 쓰여서 때때로 나의 일상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일도 생긴다는 것을. 그런 일은 거의 대부분 모두 내 배에서 탯줄을 끊고 태어난 아이 때문이었다. 배 속에 품어 낳은 것이 아닌 아이를 사랑하여 모든 것을 내어 주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모든 가정은 다르기에 ‘아빠의 사랑’ 역시 수십만 개의 모양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기쁨의 감정이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애틋하거나, 적당한 무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장난기가 가득할지도 모르겠다.
여자로 태어난 나는 결코 알지 못할 다른 모양의 사랑을 늘 궁금해 왔다. 이런 영화의 좋은 점은 내가 아빠가 될 수 없기에 과한 감정이입을 배제하고 적당한 거리에서 담담하게 지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의 입장에서, 혹은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서 내내 마음을 아리게 했던 아빠의 영화들 중 많은 영화가 평범하기 보다는 조금 부족한 아빠에서 시작한다. 영화<아이엠 샘>에서 샘은 지적장애로 7살의 지능을 가진 아빠로 나온다. <파더 앤 도터>의 제이크는 아내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이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소설가이며, <더 웨일>의 찰리는 아내와 이혼 후 동성연인의 죽음을 겪고 그로 인해 270kg의 거구의 몸집으로 살아가고 있다. <애프터 썬>의 캘럼은 어린 나이에 소피의 아빠가 되었지만 이혼을 했다. 딸과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나왔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슬픈 감정에 쌓여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언급한 영화들의 자녀는 모두 딸이다. 영화 속 아빠는 경제적으로 부족하거나, 정신적으로 부족하거나,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이런 결핍과 상황이 딸을 지키는 못하는 일이 될까 두려움을 느끼는 일들이 생긴다. 영화는 아빠의 지능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사랑을 줄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돈과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한한 사랑이라고. 아빠들은 입양을 보내는 쪽보다 끝까지 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찰리는 죽음이 가까워 왔음을 느끼며,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캘럼은 위태로운 마음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화가 딸의 시선이라 짐작만 할 뿐이지만) 딸에게 즐거운 시간이라는 선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피가 물보다 진하기 때문일지…혹은 작고 연약한 존재를 지켜주고 싶은 인간의 본능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받는 사람 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이 더 큰 위로가 되기 마련이다.
이토록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때로 나의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 아빠는 딸을 살게 하고, 딸은 아빠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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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러서 먹고 사는 일상, 한일 양국의 '리틀 포레스트'
길러서 먹고 사는 일상, 한일 양국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 vs. 일본의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계절마다 생각나는 자신만의 '몇 장면'이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 눈이 오면 뒷산에서 비료 포대를 타고 신나게 눈썰매를 탔던 일이나 봄이 되면 엄마랑 언덕에 가서 냉이와 쑥을 캤던 일, 정월 대보름에 논에서 쥐불놀이했던 일 등 소소하지만 행복한 추억들이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사람들의 이런 마음을 대변하듯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느끼게 해 줍니다. '김태리의 삼시세끼'라고 불릴 정도로 그저 땀 흘려 일하고 매 끼니를, 그것도 밭에서 얻은 신선한 식재료들로 해 먹는 것이 전부인 이 영화가 인기인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인기에 더불어 영화의 원작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 두편으로 나눠 개봉했던 영화가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로 묶여 재개봉하기도 했습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의 주인공 이치코 역을 맡은 하시모토 아이
'리틀 포레스트'를 먼저 본 후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을 본 저로서는 두 영화가 같은 점도 많지만, 또 다른 점도 많다는 걸 느꼈는데요. 이 영화들이 어떻게 같고도 다른지 비교해봤습니다. (참고.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의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모리 준이치 감독의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추억과 사연이 함께 하는 음식들
두 영화에선 참 많은 음식이 등장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생각나는 시원한 식혜, 가을에 수확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밤 조림, 잘 딴 감을 깎아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말린 곶감, 추운 겨울, 눈 치울 때 생각나는 수제비 등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에 침샘이 자극됩니다. 공복에 봤다간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를 듣게 되니 부디 공복엔 보지 마시길.극 중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분)가 봄 감자로 만들어 먹는 감자 샐러드 레시피
원작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은 1년 동안 도호쿠현 코모리에서 직접 밭을 일구고 요리하는 자급자족 생활을 했고,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4번의 크랭크인과 4번의 크랭크 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화 안에 자연 그대로의 사계절을 담아 관객들에게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선사하고 싶었다 전했는데요. 그와 더불어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요리하는 즐거움,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그 두 가지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 줍니다.
두 영화의 차이점
'리틀 포레스트'에서 극을 이끌어 가는 이는 혜원(김태리 분)입니다.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에서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분)로 등장하죠. 한국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혜원의 친구들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 역시 일본판에서 각각 유타(미우라 타카히로 분), 키코(마츠오카 마유 분)로 등장합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김태리 분, 가운데)과 그녀의 친구들 은숙(진기주 분, 왼쪽), 재차(류준열 분, 오른쪽)
혜원과 이치코 모두 도시생활에 지쳐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와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것이 이 두 영화의 큰 흐름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일본판의 경우 농사를 짓고 요리를 해 먹는 장면 위주로 극이 흐릅니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랄까요? 농사짓는 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몇 번 보다 보면 농사짓는 법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농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농사처럼 정직한 직업은 없다고 하죠.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이 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 밖에 요리를 위해 생선을 잡아 내장을 발라내는 장면이나 닭을 해체(?)하는 장면들은 다소 자극적이어서 저렇게까지 자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의 주인공 이치코가 집 앞의 눈을 치운 뒤 먹는 일본식 수제비 핫토
반면 한국판에서는 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집니다. 혜원은 서울 생활에서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고향에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재하와 은숙이 있죠. 그리고 엄마도요.
이런 관계들을 중심으로 음식이 등장합니다. 남자친구에게 싸다 주던 도시락, 화가 날 때 재하·은숙과 함께 먹은 알싸하게 매운 떡볶이, 어릴 적 친구들에게 따돌림받을 때 엄마가 해주던 달콤한 크렘 브륄레까지.
한집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식구(食口)라고 하죠. 한집에 함께 살진 않지만 끼니를 함께 함으로써 같이 먹는 밥의 행복을 전합니다. 소박한 한 끼와 그 한 끼가 선사하는 따듯한 위로. 식사 시간이 30분이 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휴식을 선사하죠.
각자 다른 아주 심기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에서 이치코가 만든 가을 호두 밥 도시락
결말도 다릅니다. 아주 심기를 위해 고향을 떠났던 혜원은 1년 동안 깊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자신이 처음 내려왔던 것처럼 다시 홀로 돌아옵니다. 다시 돌아온 집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죠.
일본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치코는 고향을 떠났다 5년 후 다시 돌아옵니다. 혜원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녀의 옆에는 남편이 있습니다. 친구 유타와 키코는 결혼해 단란한 가정이 되었구요.
'아주 심기'는 농사에서 더는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입니다. 혜원도 이치코도 아직 젊은 나이이니 또다시 흔들릴 수 있겠지만, 도종환의 시처럼 다시 흔들리면 어떻습니까. 좀 더 단단해지겠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도종환-'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수리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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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이 곧 공포
원래 짧게 보다가 잠을 청할 생각으로 볼 영화였지만, 다 보고 부족한 잠을 자게 만든 영화 <나는 전설이다>다. 등장인물도 적고, 깔끔한 배경 설명으로 단순하게 느껴지는 스토리 덕분에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이 홀로 도시에서 지내며 가진 고독감과 외로움을 보여주며 살아남기 위한 절실함과 처절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확장판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 꼭 봐야겠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네이버 스틸컷
고독
네빌(윌 스미스)은 뉴욕에서 유일한 면역자로 공기 중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혼자 뉴욕 도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 셰퍼드 '샘'과 함께 뉴욕에서 생존자들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그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익스트림 롱샷으로 거대한 뉴욕 건물들 사이로 혼자 서 있는 네빌의 모습을 비춘다든지 자신이 자주 가는 상가에 외롭지 않도록 마네킹을 세워두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은 그가 가진 외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사슴을 잡기 위해 나선 그 앞에 사자 가족을 보이게 함으로써 동물들도 가족들과 함께 있으나 인간인 네빌만이 혼자라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한다.
나비
영화에서 나비는 꽤 자주 등장한다. 영화에서 도시를 조사하는 과정 중 벽에 부착된 포스터 그림과 샘 곁에 맴도는 나비, 플래시백(flash back)으로 알려주는 과거 회상에서 네빌의 아들 말리(윌로우 스미스)가 손으로 나비 모양을 표현하며 나비를 언급하는 대사, 후반부에 안나 목에 있는 나비 문신, 대장으로 추측되는 좀비가 유리를 부시는 장면에서 갈라지는 유리 금이 나비 모양이기도 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나비가 등장하는 것일까. 나비는 밤에 활동하지 않는다. <나는 전설이다> 속 좀비와 다른 점이다. 그리고 주로 나비는 화려한 무늬 패턴과 날아다니는 곤충이기에 희망과 평화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곤충이다. 따라서, 영화 속 나비의 상징을 통해 네빌이 활약하는 희생정신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희생이요 평화를 위한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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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영화의 매력
영화 <패싱>은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흑인들의 삶과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주인공 아이린이 아들이 갖고 싶은 책을 사고자 뉴욕으로 가는 것으로 부터 시작이 된다. 마침 어렸을 적 친구였던 클레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과거와는 너무나 다른 클레어의 모습에 아이린은 단번에 눈치를 못 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러 클레어의 방으로 들어가 여태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를 나눈다. 얼마 안 있고서 클레어의 남편이 들어오는데 얘기를 하는 도중에 그는 흑인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임을 알게 되어 아이린은 걱정하며 불안해 한다. 하지만 클레어는 별 생각이 없는 듯이 이런 자기의 남편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지만 내심 어렸을 적, 그 시절들을 그리워한다. 이후 클레어는 흑인복지연맹 위원회로 일하고 있는 아이린을 따라 무도회, 모임 등에 참석하며 사람들과 어울어진다. 하지만 클레어의 남편이 아이린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아내 또한 여태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클레어를 찾아가지만, 클레어는 자살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영화 제목인 '패싱'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나가다'라는 뜻은 아니다. 혼혈의 비율이 점점 늘면서 겉으로 봤을 때는 전혀 흑인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피하거나 고등교육을 받는 등 백인 행세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패싱>은 흑백영화이기 흑인과 백인, 자세히 어떤 점에서 패싱인지는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단순히 명도와 채도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클레어의 머리색이 금발이라고 하지만 '어 피부톤이 좀 밝네? 엇 이 사람은 조금 어둡네?'로 밖에 흑인인지 백인인지 알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는 흑백영화를 볼 때 답답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상미와 연출이 둔탁한 느낌이 들고,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도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아 갑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동주>란 영화를 봤을 때는 흑백 영화인 줄 모르고 봤는데 첫 장면부터 숨 막혔었던 것 같다. 하지만 <패싱>은 이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선 흑백으로 함으로써 인종차별을 조금 완화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흑백영화에서는 백인 또한 자신의 원 피부톤보다는 어둡게 나오니. 오직 밝고 짙은 무채색으로만 구별이 가능하고 빛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니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1.33:1의 비율로 인해 사람의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패드로 감상을 했는데 화면이 꽉 채웠다는 느낌에 몰입할 수 있었고 다른 영화, 드라마와 같이 가로로 늘려있는 화면이 아닌 타이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인물 한 명 한 명에 집중할 수 있고 배경에 감탄하거나 다른 부차적인 요소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표정과 말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종차별을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내심 흑백이라는 베일에 가려진 듯한 방식으로 연출하여 밝고 어두움, 이분법적으로 영화를 보게 되어 신선했다. 오히려 1.33:1 비율과 흑백, 이 둘로 인해 답답하거나 막혀있는 느낌이 아닌 인물의 마음과 표정에 더 초점을 맞춘 상태로 볼 수 있어서 긴장감과 초조함을 계속 유지한 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린과 클레어 간의 감정구도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반감과 걱정의 감정들이 오고가며 누구에게는 끈끈한 관계 누군가에게는 끊고 싶은 관계. 자기 모순적이면서 위선적인 두 여성 인물들에 의해 계속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특히 테사 톰슨 배우의 진지하고 차분한 연기, 엘레강스하고 품위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인종차별은 다양한 형식으로, 방식으로 과거에도 지금 현재에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조심스럽게 아마 미래에도 계속 끊임없이 언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으로서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 속의 내면에, 사람의 진심과 마음에 더 귀기울이면 어떨까 한다.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과 배경, 그리고 놓여있는 그 상황에 따른 개개인별의 문제해결 방법에 그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신뢰, 믿음과 배려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따뜻한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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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주 최신개봉영화(경관의 피, 씽2게더, 해탄적일천, 전장의 피아니스트, 원샷)
[WEEKEND CHOICE MOVIE] 2022년 1월 1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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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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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불호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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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일본 영화를 리뷰하고 추천합니다
영화 '날씨의 아이'를 소개합니다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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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writer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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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차티드> 메인 예고편
미지의 세계, 위험한 도전! 세상을 바꿀 미지의 트레져, 누구보다 먼저 찾아야 한다! 액션 어드벤처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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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브라더> 30초 예고편
정의감과 패기로 똘똘 뭉친 강력계 형사 ‘강수’.
어느 날 그에게 마약 밀수입 등의 악질 범죄를 일삼는
거대 조직의 정보가 담긴 발신자 불명의 제보가 들어온다.
범죄 소탕을 위해 조직에 위장 잠입한 ‘강수’는
회장의 오른팔 ‘용식’ 밑에서 조직 생활을 시작하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한 팀이 된 두 사람은 묘한 우정을 느낀다.
“이런 일이 안 어울린다고, 강수 너한테는”
한편, ‘강수’는 계속되는 비밀 수사 중 신분 들통 위기에 처하고
사건을 파헤칠수록 조직과 얽힌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는데…
복수와 배신이 교차하는 세계에 뛰어든 두 남자,
누구도 믿지 못할 팀플레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