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12-10 20:46:43
어느 한 유대인이 독일 나치에게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이야기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시사회 후기
독일 나치 병사들이유대인들을 총살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인질은 자신이 페르시아인이라고 병사들에게 거짓말을 하여 독일 나치군이 있는 군사 기지로 끌려가코흐라는 이름의 대위에게 가게 된다. 코흐대위는질에게페르시아어를 가르쳐달라고 명령하고 그 대신질을 독일 나치군의 식사를 담당하는 주방 보조로 일하게 해준다. 잠을 자기 전까지 살아남기 위해페르시아어를 배우는질은코흐 대위에게 페르시아 단어를 가르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막스라는 독일군 병사는질이 페르시아인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지만코흐 대위는 이를 묵인하는데... 과연질은 나치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코흐 대위가 무슨 이유로 자신에게페르시아어를 가르쳐 달라고 한 걸까?
거짓말하면 죽는다는 코흐 대위의 협박에 질은 어쩔 수 없이 페르시아어를 외워야 했다.
독일 나치군에게 살아남으려면 무엇이든 해야만 했던 유대인의 이야기!
코흐 대위는 유럽을 지배한 독일 나치군이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거라 믿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나고질에게페르시아어를 배워 자신의 동생이 있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으로 가서 독일 음식점을 차리려고 했다. 질에게 특별 대우까지 해주면서페르시아어를 배우게 되지만 나중에 독일 나치군이 불리해지면서 이란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자신이 배웠던페르시아어를 공항 검색대에서 말하지만 가짜였다는 것이 들통나고 결국 체포된다. 살아남은질은 연합군에게 구조되는데 나치가 불태워버린 3만 명의 유대인 희생자 명단을 기억하고 줄줄이 말해 놀라게 만든다. 이 영화를 통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독일군의 잔혹한 진압 방식과 전체주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유대인들을 가축 취급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끔찍한 트라우마가 남을 유대인 생존자들은 그때 지옥 같은 삶을 어떻게 버텨냈을지 필자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며
지옥 같은 삶을 살았던 유대인들을
볼 수 있었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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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 어린이와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 바로 씨네키즈 플러스 입니다!
씨네키즈 플러스 뒤에 붙은 번호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해서 5,10,14 로 나누어져 구성됩니다.
제가 본 씨네키즈 플러스 10은 규칙과 질서의 세계에 적응해가는 아이들을 위해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예술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선별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상영 영화는 "피벗" 입니다.
*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은 지양해야 하는 표현이지만, 애니메이션의 주제 상 구분하여 적겠습니다.
영화 피벗의 주인공은 농구를 좋아하고 여성스러운 옷들 (드레스나 원피스) 보다는 캐쥬얼한 옷들을 좋아합니다. 화장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꾸 화장품과 원피스들을 건네주는데요,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어머니의 말을 들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얘기할 것인지 갈등하는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원피스의 꽃들이 눈을 달린 몬스터처럼 변하는 연출 방식이 좋았습니다!
두번째 상영 영화는 "여름눈"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여름눈인 이유는 여름과 눈은 공존할 수 없는,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의 상황이 벌어나질 않기 위해서 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녀가 돌고래를 만나 구해주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적으로 감각적으로 표현되어 눈이 즐거웠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환경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작품이었습니다!
세번째 영화는 "돼지공은주" 입니다.
돼지공은주는 보면서 동화책을 토대로 제작되었다는게 느껴졌다. 어린이 동화에서 느껴질만한 상상력이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놉시스는 평범한 5학년 공은주가 자신을 짝사랑하던 남자애로부터 돼지공주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후, 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반지를 받게 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반지라는 소재는 좋았지만, 반지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도 개연성이 높지는 않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 다른 영상들에서 많이 나왔던 반전요소이기에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엄마의 대사를 통해서 모든 설정과 얘기를 말해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전하려는 메세지는 좋았습니다!
네번째 영화는 하회, 허! 이다.
이 작품은 중간에 랩이 들어가서 신선하다고 느껴졌던 애니메이션이다. 전통적인 느낌과 노래를 섞어서 신명나게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섯번째 영화는 "내 이름은 말룸" 입니다.
말룸은 자신의 이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말룸이 자신의 이름을 알게 된 후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노래와 함께 너무 아름답게 잘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씨네키즈 플러스 10은 제가 가장 처음으로 본 애니메이션들이었는데요! 다양한 영화를 한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장편과 달리 단편, 애니메이션들은 영화제가 아니면 따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제에 오시면 단편과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제에서만 누릴 수 있어요!!! 아이들과 손잡고 와서 보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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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야와 마녀>로 6년 만에 돌아온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최초 한국어 더빙 오디션 개최!
일본 애니메이션하면 가장 먼저 지브리가 떠오른다.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님을 되돌려 놓고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펼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의 저주로 할머니가 되어버린 소녀 소피가 마법사 하울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온 두 자매가 숲속에 살고있는 신비로운 생명체 토토로와 만나는 <이웃집 토토로>까지. 지브리만의 생명력 있는 캐릭터들은 늘 우리의 마음 속에서 동심을 자극하고 기분 좋은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이처럼 언제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와 개성넘치는 스토리로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지브리가 이번엔 사상 첫 3D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로 우리 곁에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아야와 마녀> 티저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아야와 마녀>는 미스터리한 마법 저택에 발을 들인 10살 말괄량이 소녀 아야의 판타지 어드벤쳐다. 6년만에 돌아온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주인공 아야의 한국어 더빙 목소리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할 계획으로 밝혀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명 '아야와 마녀 성우 챌린지'로 불리고 있는 이번 오디션은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서점 YES24와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지난 4월 2일부터 진행중이다. YES24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본 속 주인공 아야의 대사를 녹음하거나 녹화하여, 필수 해시태그인 '#아야와마녀성우챌린지'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면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4월 16일까지 접수된 응모작 중 심사를 거쳐 50인을 선발하고, 이들에게는 비대면 미션이 추가로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 선발된 10인은 차후 '대원방송' 성우 녹음실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미지 출처: YES24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이자 세계적인 판타지 소설 작가인 '다이애나 윈 존스'의 [이어위그와 마녀]를 원작으로 한 <아야와 마녀>는 스튜디오 지브리 최초 제 73회 칸영화제 오피셜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자 최초 FULL CG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기획을,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을 맡은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개성 강하고 당돌한 캐릭터와 더불어 영화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락 스피릿 짙은 OST까지 신선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한편, 그동안 2D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3D 작품인만큼 기대감과 함께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본래 지브리 스튜디오만의 개성과 특색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오는, 모두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2D와 3D는 시각적으로 명확한 감정선의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지브리만의 감성을 살리지 못한다면 '지브리 스튜디오'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그러나 지브리의 새로운 첫 도전이라는 점과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의 합작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주목할만한 작품임은 분명하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긴장감과 설레임을 모두 안고 우리 곁에 찾아올 사랑스러운 악동 '아야'가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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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캐롤' 작가의 탄탈로스적 사랑 이야기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가 있으니 관람하지 않으신 분은 읽으실 때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포스터]
[감독] 에바 비티야-샤이데거
[출연]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의 연인, 가족, 지인들
[시놉시스] 유명한 스릴러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사적인 기록들과 가족, 연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만든 다큐멘터리. 사랑을 테마로 '정체성'이라는 것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하이스미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2022년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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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사랑을 갈망한다. 사랑의 종류에는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그 중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장 처음 맞이하는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부모의 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적인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러한 사랑이 결핍된 채 인생을 시작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캐롤>, <리플리> 등 유명한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자, <러빙 하이스미스>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애석하게도 후자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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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here is my diary, contain the body.
여기, 본체를 포함한 내 다이어리가 있다.영화는 하이스미스의 수십 편에 달하는 일기와 그의 생전을 알던 사람들과 영상 기록으로 남은 작가 본인의 인터뷰로 구성된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는 그의 유년시절에서부터 말년까지를 살펴 볼 수 있다.
그의 삶은 분명 화려했으나 공허했다. 하이스미스는 생전에 그토록 많은 히트작을 집필하였고, 숱한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인기인이었지만 그럼에도 그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지지 못했는데, 그것은 상술한 바와 같이, 부모의 사랑이었다. 그의 부모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사랑받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이스미스는 매번 심술궂고 모진 말을 일삼는 어머니를 위해 소위 '결혼할 수 있는 몸'이 되고자 그토록 노력하고, 어머니가 멋대로 짝지어준 남자친구를 사귀고자 안간힘을 썼다. 공들여 집필한 두 편의 작품을 제 어머니에게 헌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텍사스(미국 남부의 한 지역) 사람이었던 그의 어머니의 태도는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그 시절 하이스미스의 일기를 보면, 그가 어머니의 관계에서 얼마나 환멸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얼마나 상처 받아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궁금하다’
어머니에게 하이스미스는 언제까지나 못미덥고 별난 자식이었고, 하이스미스는 그로 인해 사랑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어머니가 멋대로, 가명을 써서 발간했던 <캐롤>의 작가가 다름아닌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고 발설하며 그의 자식을 '커밍아웃'하게 되면서 완전히 단절되었다.
하이스미스가 별난 사람인 것은 맞았다. 그는 아직 동성애가 범죄이던 시절에 레즈비언으로 살았다. 그는 많은 밤을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레즈비안 바에서 보냈고, 숱한 여인들과 어울렸다. 많은 여인을 사귀었고, 그들과 즐거운 식단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그의 결핍을 모두 채워주지는 못한 것 같다. 연애는 언제나 짧게 끝이 났다.
그는 미국의 뉴욕과 펜실베니아,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를 전전하며 지냈다. 하이스미스는 그 숱한 곳들을 여행하면서 대단한 영감을 얻었으나, 결코 어느곳에서도 뿌리내리지 못했다. 그 어떤 사람과 장소에도 말이다. 인간으로서나 작가로서나 그는 대단히 매력적인 사람이었건만 그의 내면은 공허했다. 말년에 접어들었을 때, 그는 여전히 위대한 작가였지만 그의 곁에는 고양이만이 남았고, 그는 세상의 많은 것을 증오했다. 가령 유대인, 흑인, 아랍인 같은 또다른 약자 혹은 이방인들을 말이다. 그가 일평생 소수자로서 고통받아 온 것을 생각했을 때, 이것은 대단한 아이러니였다. 그는 점점 황폐해져 갔다. 그는 자신의 삶을 '실수의 연대기'였노라고 회고하곤 했다. 그가 발간된지 40년이 지난 <캐롤>을 실명으로 재발간한 것은, 그간 자신이 감추어 온 제 본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했던 시도는 아니었을까?
하이스미스는 자신이 살지 못한 삶을 글로써 표현해낸 위대한 작가였다. 모두가 그를 사랑했다. 단 한 사람, 그의 어머니를 제외하고. 어머니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으므로 어쩌면 그는 그 자신을 사랑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는 몽상의 세계를 살았고, 제 소설 속의 '남자 주인공들'처럼 당당한 삶의 주체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와 시대는 그의 본모습을 아끼지 않았고 퍼트리샤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숨기고,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며 살아갔으리라. 마치 끝없이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리는 탄탈로스처럼.
나는 이 영화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보았다. 그것은 아주 내밀한 이야기였다. 그가 이 시대를 살아갔다면 그는 덜 괴로웠을까? 그의 위대함이 좀 더 빛을 발할 수 있었을까? 나는 진실로 그러하기를 바라지만, 아직 세상은 여전히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익숙해지지 않았고, 그러므로 나는 이러한 막연한 추측조차 담보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는 다만 희망한다. 세상의 많은 하이스미스들이 그 자신으로서 설 수 있는 어느 시대를. 더 이상 탄탈로스가 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시대를 말이다.
'러빙 하이스미스', 22.08.28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08/25(목) - 09/0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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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풍 | 모두까기가 실현할 초인이라는 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통령 '장일준'(김홍파)과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의 정경유착 비리 혐의를 포착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그는 정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을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기가 믿는 신념에 대통령이 배치된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일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재벌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본, 검찰과 법원까지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는 권력, 민주 항쟁 시절부터 다져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격한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받고 정치적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한 박동호. 이에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치권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대통령을 시해하기로 결심한다.
새 시대를 촉구하는 정치 스릴러
사실상 양당제에 가까운 한국 정치권은 크게 두 세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한쪽에 산업화 유산을 물려받은 우파가, 반대쪽에는 민주화 시대를 일궈낸 좌파가 있다. 양 진영의 공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두 세력 모두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는 없다.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다.
권력 3부작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 <돌풍>은 바로 이 문제의식을 구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남한이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는데도 여전히 태극기 부대에 매달리는 우파 정치인도, 아직도 민주 항쟁 시대를 살아간다고 착각하며 자기 기득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좌파 정치인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그들과 상부상조하는 재벌과 검찰 역시 비판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두 진영의 비리나 부패를 1차원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순한 정쟁으로 묘사하지 않아서 더욱 인상적이다. <돌풍>은 자칫 추잡하기만 할 수 있는 정쟁을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Übermensch), 곧 초인이 되지 못한 이와 초인으로 거듭난 이의 갈등으로 풀어낸다. 그 덕분에 <돌풍>은 몇몇 기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패를 진영의 실패로 확장시키고, 새 시대와 미래를 향한 갈망과 희망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무언의 경계를 넘어서다
그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정치극은 상당히 한정적이었다. 수년간 비슷한 선악 구도와 메시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작품은 대체로 민주화 이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 항쟁이나 군부 쿠데타 사건을 소재로 삼아 군부 세력에 저항하는 이들의 숭고함과 희생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서울의 봄>이 그랬고, 그 이전에 <1987> 같은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허구의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검찰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악역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정재의 <보좌관>이나 조승우의 <비밀의 숲>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주인공은 <60일, 지정생존자>처럼 재벌, 검찰, 군부 같은 전통적인 기득권층에 저항하고 개혁을 꿈꾸지만 실패하는, 이른바 시민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많았다. 노무현을 비롯한 몇몇 대통령을 연상시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돌풍>은 다르다. 그간 많이 다루지 않은 2000년대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관통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의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쪼개고 비틀어서 대체역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장일준 대통령만 보더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은 점, 이후 소속 정당과 검찰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을 보면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을 섞은 캐릭터인 게 분명해 보인다.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
이 대체역사의 핵심은 초인이다. 진영 구분 없이 초인이 되지 못했고, 초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잊어버린 정치인의 모순과 폐부를 찌른다. 니체는 사람을 낙타, 사람, 어린아이 세 단계로 구분한다. 낙타는 그저 세태를 따르기만 하는 인간이다. 사자는 당대의 권력과 강압에 저항할 줄 아는 인물이다. 사자가 저항의 고통과 허무함을 하나의 놀이처럼 긍정하고 수용하면 어린아이, 곧 초인으로 거듭난다.
이때 초인은 삶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종교, 도덕, 이념의 영역으로 도망치지 않는다. 대신 고통을 자극 삼아 새롭게 삶을 개척한다. 기존의 선악 같은 지배적 가치에 순응하는 대신 자기만의 신념과 목표, 사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긴다. 그러다가 몰락하더라도 그조차 수용하고 사랑할 줄 안다. 즉, 가혹한 삶까지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로써 매번 자신을 쇄신하는 사람이 바로 초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돌풍> 속 인물은 대부분 낙타 혹은 사자다. 우파 대표이자 태극기부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상천'(장광)은 낙타다. 납북된 아버지가 전향자로 대우받으며 잘 지내자, 아버지와의 인연을 철저히 부정하고 누구보다 악랄한 공안검사가 됐다. 반공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그 시대의 편견에 저항하는 대신 순응했고, 자기 스스로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이를 떨쳐낼 용기도 없다.
반면에 정수진은 사자다. 전대협 소속 대학생으로 학생 운동에 투신했고, 훗날 남편이 된 전대협 회장 '한민호'(이해영)를 지키려고 온갖 고문을 견뎌냈다. '민주주의 만세'라는 문구를 감방 벽에 새길만큼 강인한 의지를 지녔고, 끝내 군부 독재와 공안 검찰 세력을 쓰러뜨린 후 경제부총리까지 됐다. 장일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정수진의 멘토이고,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는 일성을 내세워 대통령까지 당선된 민주 세력의 거두였다.
초인이 되지 못한 이들의 가짜 초인
이때 <돌풍>은 낙타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낙타가 초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 대신 사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대신 낙타로 퇴보한 모습을 비춘다. 더 나아가서는 낙타를 초인으로 가장하는 비열함을 비판한다. 성경이나 삼국지 같은 고전의 문구, 카이사르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의 사건을 인용한 비유 덕분에 비판의 칼날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정수진과 장일준. 두 사자는 저항하는 삶에 지쳤고, 그 고통이 괴로워졌다. 그래서 고통에 굴복하고, 보상 심리에 빠져든다. 권력을 잡아 이루려던 신념은 잊고, 자기 기득권에 문제가 되는 동지는 거침없이 쳐낸다. 사모펀드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창출하고, 그토록 혐오하던 재벌과 검찰을 방패로 삼는다. 기득권 타파를 위해 젊은 날을 불태웠던 사자들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고, 젊은 시절을 보상받겠다는 낙타에 불과해진다.
둘만의 일탈도 아니다. 그들 진영의 전반적 경향이다. 정수진의 남편 한민호가 대표적이다. 전대협 의장까지 했던 이 인물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다른 선후배들이 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면서, 자기는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며 불법 투자를 이어간다. 정수진의 뇌물을 받은 후 그녀 요구대로 조합을 움직이는 노동조합 간부도 마찬가지다. 의기와 투지로 가득했던 사자들이 낙타로 퇴화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그들에게는 초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용기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허상 뒤에 숨는다. 정수진은 비리 혐의를 받던 장일준이 사망하자 그를 성역화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한민호가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하자 그가 누구보다도 청렴 결백하다는 도덕적 허상을 만들어 그 뒤에 숨는다. 자기가 부패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대신, 가짜 영웅을 내세워서 그저 과거의 구호를 되풀이할 뿐이다.
진짜 초인을 꿈꾸다
<돌풍>은 가짜 초인 뒤에 숨은 사자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허상을 파괴하고, 그들이 되지 못한 진짜 초인을 보여주며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바로 주인공 박동호와 그의 조력자들이 바로 그 초인이다. 그들은 국가의 영웅이 되겠다거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기가 믿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이는 그대로의 현실을 수용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속한 조직과 진영으로부터 늘 버림받는다. 검사일 때도 검찰의 관습과 규범에 저항하다가 검찰에서 쫓겨났다. 자기를 영입한 장일준 대통령에게 직언을 멈추지 않고 그의 아들과 정수진의 비리를 파헤치다가 토사구팽 당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목숨을 내던져 정쟁에 임하고, 매번 돌파구를 찾아낸다. 대통령 시해 시도가 들킬 위기에 처하자 이를 정적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탄핵 위기를 역이용해 정적의 비리를 드러내는 식이다. 그 끝에서는 정수진을 비롯해 부패한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정치 개혁을 일궈낸다. 이처럼 자기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크고 상대하는 적이 강할수록 오히려 발전하는 것 또한 초인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돌풍>은 어느 한쪽 진영만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다. 박동호를 거울삼아 초인이 될 의지가 없는 양쪽 모두를 꼬집는다. 확고한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양측이 정치적 거래를 하며 상부상조하는 구조도 같이 비판한다. 다만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다. 박동호의 정치적 위치를 고려하면, 낙타에 불과한 우파 진영과는 달리 한때 사자였던 좌파 진영이 초인을 배출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간직한 듯하다.
단점마저 묻어버린 메시지
사실 <돌풍>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 박경수 작가의 이전 작은 경제, 금융, 법률에 대한 폭넓은 지식 뒷받침된 덕분에 권력 싸움을 더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다. 반면에 <돌풍>은 대통령 시해,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직후 탄핵 결의, 대통령의 범죄 자백과 검찰의 대통령 수사 등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이 많다. 반격과 재반격이 오가는 상황과 구도를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리수로 보일 정도다.
이에 더해 완급조절도 부족해서 피로감이 크다. 모든 에피소드를 강강강강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어떤 반전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 한 에피소드 내에서도 박동호와 정수진이 수 차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더욱 그렇다. 결국 두 주인공도 사건에 휘말려 떠내려 가는 듯한 느낌이 짙다. 그들의 심경이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지점이 많지는 않기 때문. 12부작보다 더 짧고 굵게 끝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이유다.
그러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힘이 워낙 강해서 다소 투박한 만듦새마저 가려지기 때문. <돌풍>은 시청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중에 어떤 단계로 살 거냐고. 정치인이 지시하는 대로 휩쓸리고 싶냐고 묻는다. 노재팬 팻말 일장기에 파란색을 덧칠해서 태극기 시위를 하거나, 이성과 논리가 대신 감성에만 호소하는 정치인을 종교 지도자처럼 따르며 굴종할 것이냐고.
<돌풍>은 정치인의 철학과 목표가 아니라 각자의 소신과 이익대로 권리를 행사하는 사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럴 때에만 타인의 잘못에 맞서고 자기 잘못에 대한 죗값을 받아들이는 그런 초인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따라서 <돌풍>은 정치적 지향이 어떻든,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자기 자신과 지지하는 진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를 밟고 일어서는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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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김수미 배우가 "작품성은 없고 웃고 싶으면 오세요" 라며 <가문의영광: 리턴즈> 홍보를 전했는데요. 솔직한 말에 반응 역시 뜨거웠습니다. 2002년 첫작품에 이어 벌써 6번째 시리즈가 된 가문의 영광은 과연 과거의 영예를 가져갈 수 있을까요?
가문의 영광
Marrying the Mafia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98분
감독: 정태원, 정용기
출연: 윤현민, 유라,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추성훈, 기은세 등
개봉: 2023.09.21.
배급: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시놉시스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전설의 장씨 가문! 비혼주의를 선언한 막내딸 ‘진경’에게 일등 사윗감의 조건을 두루 갖춘 ‘대서’와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는데… !
CINE PICK!
11년 만에 6편 <가문의 영광:리턴즈>로 부활한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2002년에 개봉한 첫번째 작품이 505만명으로 흥행기록을 세웠으며 조직폭력배 가문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설정해서 만들었는데요. 시리즈 전작인 가문의 영광 5번째 작품이 흥행 실패를 겪으면서 다시 흥행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이됩니다.
그란 투리스모
GRAN TURISMO: BASED ON A TRUE STORY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34분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데이빗 하버, 올랜도 블룸, 아치 매더퀴 등
개봉: 2023.09.20.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게임이나 하던 애를 데려다 시속 320km 로켓에 앉히겠다고?”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의 덕후 ‘잔 마든보로’ 스피드라고는 게임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그에게 레이싱 선수 발굴을 목표로 만들어진 ‘그란 투리스모 콘테스트’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앉아서 게임만 하던 그의 앞에 닥친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 뛰어난 잠재력을 입증해 프로 레이싱 팀에 합류하는데 성공하지만 상대팀 선수들은 게이머 출신인 그를 인정하지 않고, 프로 레이싱의 세계는 그를 더욱 거칠게 몰아붙이는데... 리셋 버튼 없는 목숨을 건 실전! 게이머에서 레이서가 된 소년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CINE PICK!
비디오 게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GT 아카데미 졸업생 영국 출신 레이싱 드라이버 잔 마든보로의 생애를 다룬 실화 기반 영화입니다.
닐 블롬캠프 감독은 “슈퍼카를 섭외하기 위한 갖은 노력부터 촬영을 위한 개조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여덟 개의 산
The Eight Mountain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 147분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출연: 루카 마리넬리, 알레산드로 보르기 등
개봉: 2023.09.20.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도시에 사는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한다
CINE PICK!
이탈리아의 작가 파올로 코녜티가 집필한 동명 소설 여덟 개의 산을 원작으로 하며,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지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두 주인공이 소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40년에 걸친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인드 유니버스
Mind Universe
ⓒ 네이버영화
개요: SF, 멜로/로맨스, 가족 | 한국 | 82분
감독: 김진무
출연: 이기혁, 윤소희, 김형석, 김예랑 등
개봉: 2023.09.20.
배급: 영화사빅
시놉시스
이별, 그리고 만남 AI 기억회복 가상세계 <내일의 오늘> 79세의 희진은 40년 넘게 함께한 남편 선우을 떠나 보낸다. 남편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마인드업로딩 시스템을 통해 선우를 30대 모습으로 복원된 AI 로 만난다. 희진은 기억데이터를 더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무(無)인 상태의 낯선 선우의 자아를 깨우고, 접속할 때마다 남편의 기억은 제로로 리셋된다. 남편과의 기억을 홀로 간직한 채 만남을 거듭하면서 희진은 점차 지쳐간다. AI 온라인 장례식서비스 <우리의 우주> 가깝고도 먼 미래, 우주탐사대원인 소리는 소테르 은하를 횡단하는 중 아버지 김형석 작곡가의 사망 소식을 접한다. 소리는 언택트 시대에 발맞추어 3일간의 장례기간 동안 인공지능으로 업로딩된 고인과 영상채팅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상조서비스 어플을 이용하게 되고, 온라인 장례식에 초대받은 아버지 형석과 그의 지인들은 함께 추억을 여행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작곡가였으나 항상 일이 우선이었던 아버지에게 소리는 선뜻 말을 건네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CINE PICK!
<마인드 유니버스>는 마인드 업로딩된 인공지능에 대한 두 개의 단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으며 김진무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이기혁, 윤소희, 김예랑 배우와 작곡가 김형석이 영화의 음악과 출연을 겸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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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삼중의 부정이 쌓은 군상극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가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병원 이사장의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의 손자 ‘박규범’,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의 아들 ‘정이든’, 그리고 변호사 ‘강호창(설경구)'의 아들 ‘강한결’.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아버지들은 이 사실을 한사코 거부하며 자신의 권력과 지식, 영향력과 재력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러나 검우의 담임교사인 ‘송정욱(천우희)'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네 아버지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고, "건우 엄마(문소리)'는 아들의 죽음에 관한 진상을 알려달라며 수사를 의뢰한다. 이렇게 세상의 이목이 한음 국제중학교로 향하자, 자신의 아들들을 지키기 위해 대오를 이루었던 네 아버지는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살아남기 위한 진흙탕 싸움을 펼치기 시작한다.
학교 폭력이 한국 사회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가 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범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범죄 유형이기도 하고,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한 여러 콘텐츠를 통해서도 그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 <인간수업>이나 근래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소년심판>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때 많은 경우 미디어에서 학교 폭력에 접근하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의 관점, 가해자의 시점, 혹은 사건을 바라보는 판사와 같은 완전한 제삼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제작 후 5년 만에 개봉한 김지훈 감독의 신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다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호숫가에 몸을 던져야만 했던 명문 국제중학교 학생도 아니고, 그 학생의 편지에 이름이 적힌 4명의 얼굴도 아니고, 그들을 지켜봤던 교사나 판사의 얼굴도 아닌, 가해자들의 보호자의 얼굴들에 주목한다. 자식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부모가 얼마나 뻔뻔해질 수 있고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민낯을 그려낸다. 그들이 사건의 진실을 쫓는 과정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담으면서 명확한 사실과 진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은폐하려 하는 그 태도야말로 모든 문제점의 근원임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를 위해 영화는 삼중의 '부정'을 끌고 온다. 우선 첫 번째는 아들이, 손자가 학교 폭력을 자행했을 리 없다는 부정(否定)이다. 의식불명 상태인 건우가 발견되고, 담임교사인 정욱이 건우의 편지를 읽어주며 학교 폭력이 그 원인이라 밝히자 학교에 모인 아버지들은 격렬하게 반발한다. 조금씩 드러나는 진상이 아이들이 미래에 그늘을 드리울 것이 확실해질수록, 그들이 부정하는 대상은 더 많아진다. 정욱의 증언과 편지 내용을 부정한 그들은 건우의 핸드폰에 존재하는 증거도 부정한다. 괴롭힘 당하는 건우를 목격한 '남지호(노정의)'의 기억도 부정한다. 그렇게 그들은 현실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부정의 욕구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분출되기에,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할지언정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는 아버지들의 태도는 결과 지상주의가 낳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아들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과 약간의 갈등이 있었을 뿐, 종국에는 착하고 좋은 학생이 될 것이라고 우긴다. 이는 이로운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 과정과 방식에 있어서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문제 삼지 않으면 된다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산업화와 개발 성장 시대의 분위기와 진리가 낳은 악행이나 다름없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한음 국제중학교가 결과 지상주의의 또 다른 양상인 성적 지상주의로 팽배한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작중 학교의 모습은 상당히 작위적이고 또 이질적이다. 거대한 소용돌이 모습을 한 나선형 계단과 초호화 인테리어부터 장식된 교내와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대형 아치 기둥의 외형, 그리고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은 부자연스럽다. 이는 대한민국의 뜨거운 교육열이 부정부패와 비리로 엮인 교장과 부모, 정교사 채용을 사이에 둔 학교장과 교사의 권력과 상생 구조를 낳고, 결과적으로 참된 의미의 교육이 아닌, 성적 지상주의로 향하고 있음을, 학교의 구조에 심대한 문제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내보인다. 곧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회적 현실의 단면, 그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현실을 부정하려는 사회적 특권 의식들의 욕망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정(否定)으로 가득한 초반부는 이제 국면이 전환되면서 부정(不正)한 이들을 찾아내기 위한 사투에 돌입한다. 사건의 진상을 수면 아래로 내리려는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우의 죽음과 담임교사의 폭로로 인해 이제 경찰이 학교 폭력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한 편인 줄 알았던 네 명의 가해자와 그들의 아버지들은 제각기 생존을 위한 사투를 펼친다. 함께 입을 맞추었던 계획은 무산되고,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부정하다고 비난하면서 가해자의 자리를 서로에게 떠넘긴다.
이는 가해자의 시점에서 범죄를 다룰 때 가능한 피카레스크의 묘미를 한껏 이끌어낸다. 사실 학교 폭력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진상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대목이 존재한다. 네 명의 가해자 중 진짜 주동자가 누구이며 가해자가 된 피해자는 누구인지, 가해자 편에 있는 한결과 피해자인 건우의 관계 등은 익숙한 클리셰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건에 적극 개입하지 않은 듯 보이는 한결과 아빠 호창이 가해자 그룹 안에서의 희생자로 낙점받으면서 가해자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수싸움은 예측 가능한 전개에 서스펜스를 더해준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진흙탕 싸움은 모든 진상이 드러나는 순간 반전의 충격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평범한 신파극의 여지도 없애버린다. 한결과 호창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었다가 유대관계를 단숨에 끊어버리면서 그 어떤 선인도 없이 악인들로 가득한 피카레스크 장르의 쾌감을 전해주는 것이다.
이에 더해 영화는 단순히 네 명의 가해자들이 서로 누가 더 부정한 짓을 저질렀는지 따지는 것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큰 분량을 주지는 않지만 언론이 건우의 죽음을 다루는 양태를 분명히 포착하고 있다. 재판이 끝나고 법원 입구에서 호창이 건우 엄마를 만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제 언론의 관심은 비통하게 아들의 영정을 들고 선 건우 엄마도, 약속받은 정교사직을 내던지고 양심 고백한 교사도 아니다. 아들을 희생양 삼으려는 부정한 악인들을 직접 응징하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직접 변호를 맡은 변호사 아빠가 최고의 관심거리다. 무죄를 얻어낸 호창이 건우 엄마에게 인사를 건넬 때, 진짜 가해자를 찾지 못한 피해자는 다시 절망에 빠진다. 이렇게 영화는 언론이 피해자 편에 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진실을 왜곡하고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렇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작게는 영화 속 언론, 크게는 언론이 만든 이슈에만 반응하며 사건의 본질에 관심 갖지 않는 대중들, 더 나아가서는 관객까지도 현실에서 그러한 악인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피카레스크 장르를 완성하는 구성원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버지들의 얼굴이다. 자신의 병원에 입원한 건우를 그 어떤 환자보다도 살리려고 했던 '윤재 아버지(오달수)'의 얼굴. 핏발 선 눈과 떨리는 목소리, 언제라도 터져 나올 울음을 참으며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던 호창의 얼굴. 부정(父情)으로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은 뜨거우면서도 한없이 냉혹하고 두껍다. 자신들이 꿈꾼 아들, 원하는 아들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역경을 딛고 더 단단해진, 또 애틋해진 부자 관계를 유지할 따름이다. 절벽 사이로, 호수 아래로 사라진 진실이 파고들 틈은 없다.
무조건적이고 또 무성찰적인 부성애는 영화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과 대조하면 적잖이 흥미롭다. 영화 속 모든 사건은 아버지-아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들만이 진상에 접근할 수 있고, 그들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진다. 건우와 건우 어머니, 또 옥정과 건우 어머니 같은 어머니-아들, 어머니-딸의 관계는 희생자, 피해자, 혹은 침묵하는 방관자로만 등장한다. 이 대목은 언뜻 보기에 철저히 남성 서사에 집중한 결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부정의 성격을 고려하면 도리어 그러한 남성 서사를 꼬집는 역할을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오히려 아버지들의 반성 없는 모습이 아들에게 대를 이어 잘못된 가치관과 인생관을 심어줄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결과 지상주의기 성적 지상주의로 이어지는 사회 시스템 내에서는 건우의 죽음과 같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작에서 중요한 축을 맡아야 할 두 여성 캐릭터가 단지 대조를 위한 수단 내지는 거울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건우 엄마와 정욱은 군상극의 전개에 있어서 기능적으로 빠져서는 안 되는 선인으로서 제 몫을 다해낸다. 깊은 슬픔에 빠진 엄마의 한을 토해내는 문소리의 존재감은 독보적이고, 사회 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공고한 아버지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천우희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다만 두 캐릭터의 몫이 거기까지라는 것이 문제다. 사건에 종속되어서 사건의 새로운 국면과 진행을 위해서만 존재할 뿐, 영화는 두 캐릭터의 온전한 서사를 풀어놓을 공간까지 가해자들에게 넘겨준다.
또한 연출의 측면에서는 호불호가 명백히 갈릴 지점이 있다. 작중 학교 폭력 가해 장면은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피해자를 발가 벗겨 놓고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장면, 학생의 목에 목줄을 걸어 놓고 칼로 위협하는 것, 수영장에서 물고문을 시키는 모습과 무차별적인 폭력이 가득하다. 핸드폰 화면을 통해 전해지기에 더 사실적이고, 그래서 더 고통스럽기도 하다. 이는 사회비판 영화로서 학교 폭력의 잔혹함과 위험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보이지 않는 연출로 비판받기에 충분한 선택이기도 했다. 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처럼 적나라한 연출이 건우의 고통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지나치게 과하지 않은가 하는 윤리적 의문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중간중간 김지훈 감독 특유의 유머가 삽입된 것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긴장감으로 가득한 압력밥솥의 김을 빼려는 듯 하나, 그 유머와 농담으로 인해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와 흐름이 순간 흐트러지는 것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훈 감독의 <타워>, < 7광구 >, <싱크홀>까지 연이어 혹평을 받던 차에 명확한 문제의식과 메시지, 그리고 장르적 재미로 무장한 <니 부모 얼굴이 알고 싶다>는 그 혹평을 당분간은 잊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A(Acceptable, 무난함)
관객까지 참여할 때 완성되는 직설적인 피카레스크의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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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로리콘의 충격적인 최후
#롤리타 #로리타 #lolita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시국이 정말 뒤숭숭한 요즘이 시국 이 시점에서
우리에 책임은 없는가
우리를 되돌아봤으면 합니다영화 롤리타를 통하여
성과 성욕 그리고
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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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자단의 마지막 여정 엽문4 :더 파이널 [영화리뷰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엽문4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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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솔로 지옥> 공식 예고편
세상에서 가장 HOT한 지옥에 갇힌 싱글남녀 천국도로 탈출할 유일한 방법은 커플이 되는 것! 무인도에서 펼쳐질 만남의 결말은? 짜릿 X 설렘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12월 18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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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행복의 나라> 티저 예고편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