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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실2023-01-25 17:00:39

[42호실] 다들 당시에는 모르는 마음들이 있으니까

영화 <애프터썬> 리뷰

 ​aftersun(2022)

 

첫 장면부터 관객에게너 이 영화 좋아하게 될 걸? 너 마음에 박히게 될 걸? 하고 통보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러닝타임을 따라갈 수록 그 감동이, 여운이, 감정이 올라오게 한다.

애프터썬은 완벽히 후자의 경우를 따른다.

 

사실 영화가 시작된 이후로 큰 감동이나 감정이 찾아오지는 않았는데 영화의 중반부에 다다르자 아, 이 영화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가 느껴지고 후반부에 이르면 음악의 힘을 받아 성인이 된 소피의 마음을 따라가게 된다.

 

이렇게 감정을 고조시키는 데에 사운드트랙이 큰 역할을 했다. 모든 사운드트랙이 다 좋았다! 삽입된 씬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분위기도 정말 좋았음. 영어가사에 익숙했던 곡들이 한글 자막으로 스크린에 비춰지고 그 글자들이 화면과 어우러지면서 단순히 화면만 존재할 때보다 감정이 더 큰 파도로 찾아오는거야. 특히 Queen, David bowie의 under pressure.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걸 알지만 모국어인 한글로 가사를 읽을 때 느껴지는 직관적인 느낌을 크게 받을 수 있었다고 해야하나. 영화 보고 집 가는 내내 under pressure를 들으며 소피와 칼럼의 불안이 밑에 깔린 행복한 시간을 머릿속에서 돌려보게 되는 그런 사운드트랙이었다 이 음악 때문에 영화가 더욱 좋아지는 그런.

 

사실 친절한 영화는 아니고 계속 영화에 집중해서 따라가고 또 생각해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그 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건 한 시간 반 동안 쌓아온 소피, 칼럼의 이야기와 감정을 마지막 10분 동안 관객들이 마음에서 같이 열어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제 막 커가면서 새로운 것들을 궁금해하고 경험하는 소피. 소피가 이제 막 해가는 것들을 이미 다 해보고 잠깐 흔들리는 중인 칼럼. 서로 이해하는 부분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두 명의 여행이 아름답고 행복해보였다.

 

캠코더로 계속해서 아빠의 모습을 담으려 하던 소피는 열한살에는 몰랐겠지 아빠가 무슨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성인이 되어 그 영상을 재생해 이미 눈으로 봤던 광경을 다시 한 번 보면서는 그제서야 칼럼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다들 당시에는 모르는 마음들이 있으니까

그 마음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더 과거를 재생해 보면 또 새롭게 칼럼과 떠났던 튀르기예 여행을, 칼럼을 생각할 수 있겠지. 여운을 깊게 주는 영화 참 좋다. 

 

해당 리뷰는 씨네랩의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작성자 . 42호실

출처 . https://www.instagram.com/p/Cn1KRXaPm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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