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3-02-13 08:57:35
추하지만 아름다운 꿈, 영화를 사랑한 이유
<바빌론>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20년대 할리우드. 무성 영화의 스타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의 저택에서는 화려한 파티가 벌어진다. 파티는 난잡하다. 그러나 매혹적이다. 영화에 출연하거나, 영화를 찍고 싶거나,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다. 멕시코에서 막 LA에 입성한 '매니(디에고 칼바)'와 스타가 될 거라는 확신에 가득 찬 '넬리(마고 로비)'도 다르지 않다. 우연히 만나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한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촬영의 세계에 발을 딛는다. 그렇게 꿈을 이루고 스타가 되는 것도 잠시. 유성 영화가 등장하면서 세 주인공은 각자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꿈을 버리고 살아가거나, 꿈을 이룬 채 퇴장하거나.
<바빌론>으로 돌아온 꿈과 현실의 마술사, 데이미언 셔젤
<위플래쉬>, <라라랜드>, <퍼스트맨>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둔 데이미언 셔젤 감독. 사실 그의 특징을 콕 집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작품은 매번 장르도, 분위기도, 소재도, 연출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음악 영화 전문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전기 영화를 찍었다. 빠른 편집과 몰아치는 연출이 장점인 줄 알았더니 담담하고 느릿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도 증명해 보였다.
그렇지만 서사적인 측면에서는 그의 특징을 하나 찾을 수 있다. 데이미언 셔젤은 언제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하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의 주인공은 가족, 사랑, 일상, 주변인의 관계를 포기한 채 꿈을 좇거나, 반대로 꿈을 포기해야 한다. 둘 모두를 갖는 해피엔딩은 없다. 인상적인 엔딩 장면들 이면에 늘 냉혹함이 깃들어 있는 이유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꿈과 현실의 매개체는 늘 매혹적이다. 현실을 잊게 하고, 찰나의 순간이라도 꿈을 이루어주기에. 꿈을 잊고 현실을 살더라도 단 한 순간 동안은 아름다웠던 꿈속으로 되돌아갈 문을 열어 주기에. 그래서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를 했던 그 열정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 재즈와 뮤지컬, 그리고 달이 아름다운 것처럼.
1920년대 후반과 30년대 초반의 할리우드, 무성 영화의 시대가 끝나고 유성 영화의 전성기가 도래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바빌론>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꿈'을 쟁취하기 위해 할리우드에 모인 사람들이 벌이는 이 역동적인 이야기는 셔젤 감독의 이전 작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주제를 담은 매개체가 영화이고, 무대가 할리우드일 뿐이다. 하지만 바로 '영화'라는 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바빌론>은 더욱 특별하다. 영화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이 가득하기에 셔젤의 작품 중 가장 야심 차고 강렬하기 때문이다. 설령 이전 필모그래피에 비해 길고 거칠며 덜 정돈된 인상이 가득하더라도.
할리우드, 추하고 난잡한 꿈의 공장
<바빌론>의 오프닝만 봐도 셔젤의 야심이 느껴진다. 잭 콘래드의 파티는 마치 배즈 루어먼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에 등장하는 파티를 보는 듯하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재즈 연주만큼 화려하고 정신없고 난잡하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술을 들이켜고, 마약을 빤다. 소파 위, 테이블 위, 계단 아래에서 정신없이 섹스한다. 누군가는 어이없이 죽고, 또 누군가는 다음 영화에 캐스팅되기 위해 영화 제작자에게 추파를 던진다. 언제 터져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넘쳐 나는 자극 속에서 사람들은 마비되어 간다.
30여 분간 이어진 오프닝 다음에 등장한 영화 촬영 현장도 파티 못지않은 아수라장이다. 파티에서 갑작스럽게 캐스팅된 넬리의 촬영장은 무슨 영화를 찍는지 알기 어렵다. 서부 시대 선술집 옆에는 아무런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시대와 공간을 재현한 세트장이 즐비하다. 아무 준비 없이 촬영에 투입된 넬리가 기대 이상의 눈물 연기를 선보이자 영화감독은 즉석에서 시나리오와 콘티를 수정해 가며 촬영하기 바쁘다. 바로 뒤 촬영장에서 불이 나 모두가 대피하는 와중에도.
한편, 에픽 영화를 촬영하는 잭의 촬영장은 유혈이 낭자하다. 대규모 전투 시퀀스에 참여한 엑스트라는 창에 찔리고, 마차나 말굽에 짓밟힌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케스트라는 해당 장면에 맞는 곡을 연주하고 감독은 필요한 카메라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대기실에서 촬영 순서를 기다리는 잭은 지루함에 지쳐 술을 진탕 마시기 시작한다. 마침내 잭의 순서가 찾아왔을 때, 술에 취한 주연 배우는 촬영장까지 걸어가지도 못한다. 한편 영화감독의 수중에는 카메라가 없다. 해가 산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에 매니가 카메라를 대여해 오자 간신히 그날 촬영을 끝마친다. 밤이 찾아오면 그들은 촬영장에서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술과 마약과 섹스에 빠져든다. 또 아침 해가 뜨면 또다시 새벽부터 촬영하러 나선다. 얼핏 보기에 1920년대의 할리우드는 추잡하고 흉하다.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게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빠져나올 수 없는 영화의 아름다움
하지만 정신을 쏙 빼놓는 <바빌론>의 오프닝과 초반부는 마냥 저속하지 않다. 파티와 촬영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꿈'이다. 매니는 영화계에서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하다. 자신감으로 가득한 넬리는 기회만 준다면 스타가 될 수 있다며 파티장을 자기 무대로 만든다. 잭 역시 할리우드의 톱스타로서 지금처럼 화려한 삶을 계속해서 누리고자 한다. 파티 음악을 담당하는 색소폰 연주자 '시드니(조반 아데포)' 역시 위대한 아티스트가 되는 꿈에 부풀어 있다. 이처럼 꿈들이 모여 열망을 분출하기에 더럽고 추잡하고 혼란스러운 이 파티는 사랑스럽다.
촬영장도 다르지 않다. 촬영 장비는 항상 망가지고, 사람은 죽어 나간다. 지금이라면 난리가 날 사건 사고가 쏟아지는데도 사람들은 매일매일 영화를 찍기 위해 모인다.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코끼리 똥을 맞으면서도 기어코 코끼리를 잭의 파티장에 데려가기 위해 애쓰는 매니처럼, 그들은 영화 촬영장을 떠나지 않는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여배우의 춤과 눈물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만취한 할리우드의 스타가 하루의 마지막 태양 빛을 배경으로 운명적인 서사시를 완성하는 광경을 보기 위해서. 혼돈의 끝에서 마주한 한순간의 절정을 찍을 때 찾아오는 황홀경을 붙잡기 위해서. 그렇기에 모든 영화 촬영장도 파티만큼이나 아름답다.
실제로 꿈이 없는 파티와 촬영장은 추하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또 한 번의 파티 장면만 봐도 오프닝 파티와는 묘하게 다르다. 여전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지만, 차이점이 있다. 이 피티에는 꿈이 없다. 무성 영화의 스타로 등극한 넬리와 잭, 그리고 잭의 매니저로 영화계에 입성한 매니에게는 꿈이 없다. 유성 영화가 등장하자 그들은 촬영장 안팎에서 불안에 떤다. 과연 자기가 여전히 스타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영화계에서 종사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녹음 스튜디오가 갖춰진 새로운 촬영장의 모습도 아름답지 않다.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다르지 않으나, 배우와 스태프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촬영할 만한 매력이나 보람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파티는 불안함을 떨쳐내기 위한 공간이자 시간일 뿐이다. 그래서 꿈을 잃은 이들은 코앞의 자극에만 심취한다. 이제 그들의 놀이는 아름답지 않다.
추잡함까지 사랑하게 만드는 맹목적인 사랑, 영화
이처럼 <바빌론>은 1920년대 영화 산업의 명암을 가리지 않은 채 보여준다. 동시에 영화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 할리우드의 치부를 알면서도 계속해서 사랑한다. 달리 말해 영화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을 고백한다. 사막에서 시작한 할리우드를 건물 가득한 도시로 키워낸 열정은 물론, 그 열정이 선을 넘어버린 광기도 함께 사랑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바빌론>은 신선하다. 할리우드는 가끔 자기 역사를 미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지름길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즉, 단순한 연애편지가 아닌 애증의 편지라서 특별하다.
영화는 이 맹목적인 사랑을 매니의 눈빛에 담아낸다. 카메라는 그가 영화와 눈이 맞는 순간을 포착한다. 첫 번째 순간은 잭의 파티 장면이다. 막 LA에 온 매니는 온갖 잡일을 한다. 파티에 서프라이즈로 등장시킬 코끼리를 데려오고, 술과 마약을 배달하며, 대리운전을 한다. 그러던 중 매니는 넬리를 본다. 입장을 거부당하던 그녀를 몰래 파티장에 넣어주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둘 다 열렬히 영화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넬리가 파티의 무대를 휘어잡고,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곧장 캐스팅 제의를 받는 걸 본다. 그렇게 그는 넬리와 사랑에 빠진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영화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두 번째 순간은 멕시코로 탈출하기 전 우연히 들린 파티 장면이다. 영화 제작자가 된 매니는 여러 문제로 꼬여 버린 넬리의 커리어를 되살리려 한다. 그러나 도박에 빠진 넬리는 이미 '제임스 맥케이(토비 맥과이어)'가 이끄는 LA 지역 갱들과 문제를 겪고 있다. 넬리를 도와주던 매니 역시 자연히 그들과 갈등을 겪고, 끝내 그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갱을 피해 도망치던 매니와 넬리는 이동 중 작은 마을에서 열린 파티에 우연히 참석하고, 파티를 촬영하는 카메라 앞에서 함께 춤을 춘다. 바로 이때 그는 다시 영화의 매력에 빠진다. 영화의 추잡함을 온몸으로 체감했고 넬리와 영화가 인생에서 피해야 할 골칫거리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는 이번에도 영화에게 함락당한다. 이 두 장면만 보더라도 영화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이 어떤 느낌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온몸을 던져 사랑해서 진정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셔젤 감독의 작품답게 <바빌론> 속 사랑도 현실 앞에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무성 영화의 사람들인 세 주인공 앞에 유성 영화가 등장하고,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가 새로운 시대에 발굴된 신흥 스타를 비춘다면, <바빌론>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이들을 그려낸 셈이다. 톱스타였던 잭은 미숙한 목소리 연기 때문에 이제 관객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그와 몇십 년간 같이 일해온 에이전시는 그에게 더 이상 흥행 작품의 배역을 맡기지 않는다. 라이징 스타였던 넬리의 커리어도 순식간에 꺾인다. 허스키하고 거친 게 매력인 그녀의 목소리가 유성 영화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리우드의 체계가 잡혀간 것도 그녀에게는 독이다. 거칠고 야생적인 넬리의 성격은 사교 파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음악 영화 제작자로 이름을 알린 매니도 끝내 현실의 벽에 부닥친다. 그는 넬리의 커리어를 살리려다가 본인 경력도 끝날 위기에 처한다.
그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자기 꿈을 지킨 채 찬란히 부서지든가, 현실을 인정하고 꿈을 내려놓든가. 세 주인공은 제각기 달리 선택한다. 잭은 자신의 시대가 끝났다고 판단한다. 더 추해지기 전에 스스로 자기 시간을 끝낸다. 넬리는 잭과 비슷한, 한편으로는 그녀다운 선택을 한다. 함께 도망치자는 매니의 제안을 거부한다. 처음 등장할 때처럼 춤을 추면서 거리 저편으로 사라진다. 매니는 도망치기 직전 갱에게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다. 그러더니 영화라는 꿈을 포기한다. 할리우드를 떠나 평범히 살아간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선택을 응원하고 또 위로한다. 온몸을 던져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라는 꿈을 꾼 이들의 마지막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잭에게 그의 시대가 끝난다고 알려준 기자 '엘리노어(진 스마트)'의 대사에 모든 게 함축되어 있다. 그녀는 잭이 "천사와 유령들과 함께 영원을 누릴 것이다"라고 말한다. 온몸을 던져 영화를 만든 넬리와 매니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영상과 이름으로 살아남은 채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새로운 관객과 친구가 될 것이므로.
그래서 영화의 결말은 다시 한번 매니의 눈에 주목한다. 시간이 흘러 LA로 돌아온 매니는 극장에서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본다. 작중 등장인물인 리나 라몬트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유성 영화 시대에 전성기가 끝나버린 여배우를 보며 넬리와 무성 영화의 전성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의 눈은 이내 경탄에 가득 찬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동시에 영화를 보면서 자기가 사랑했던 대상이 넬리라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넬리를 담아낸, 꿈과도 같았던 영화의 한 장면에 매료됐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동시에 자기가 겪었던 모든 일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자기처럼 한순간의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고생했고, 고생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영화를 보며 배운다. 기차가 들어오는 장면부터 이크란을 타고 제이크 설리가 하늘을 나는 순간까지. 자기가 몸담았던 할리우드는 달라졌어도, 할리우드는 계속된다는 걸 직감한다. 멸망한 후에도 시대에 따라 아름답고 위대한 나라와 도시를 지칭하는 표현이 되어 살아남았던 바빌론처럼.
영화를 사랑하게 만들다
이 모든 사랑 고백은 데이미안 셔젤이 직접 실천했기에 더 인상적이다. 사실 <바빌론>은 <위플래쉬>나 <라라랜드>, 심지어 <퍼스트맨>에 비해서도 대중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일단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지나치게 길다. 파티 장면이나 몇몇 에피소드는 단축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몇몇 캐릭터도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셔젤은 그러지 않았다. 자기 비전을 전부 스크린으로 옮겼다. 애초에 이 영화를 제작하자고 배급사를 설득할 만한 위치에 올라가기 위해 전작들을 만들었다고 했던 만큼, 타협하지 않았다. 모든 영화와 영화계 종사자들을 향한 찬가를 온전히 들려준다. 하지만 그렇기에 <바빌론>의 메시지는 강력하다. 영화를 향한 애정, 심지어 할리우드의 부끄러운 과거까지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설령 이전 필모그래피에 비해 길고 거칠며 덜 정돈된 인상이 가득하더라도.
감독의 장점과 배우들의 조화는 화룡점정이다.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저스틴 허위츠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은 여전하다. 넬리와 매니의 주제곡이나 잭의 주제곡은 미세하게 변주되면서 반복된다. 그때마다 필요한 감정을 기가 막히게 자아낸다. <라라랜드>에서 'City of stars'가 반복되지만, 들을 때마다 인상이 다른 것과 유사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더 말할 게 없다. 특히 마고 로비가 눈에 띈다. 마치 할리우드의 얼굴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도 그랬지만, 그 시대의 할리우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표현한다. 관객과 함께 광란의 20년대를 헤쳐 나가는 디에고 칼바의 신선한 페이스도, 작품 전반적으로 중후함과 위트를 불어넣는 브래드 피트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달리 말해 <바빌론>은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영화다. 설령 팬데믹을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영화와 멀어졌다고 하더라도.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인생과 꿈 사이에서 영화는 계속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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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심의 그라운드 룰
요즘 복싱의 길을 걷고 있다. 엉겁결에 시작했는데,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는 걸 느끼며 신나게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즐거움은 아주 뜻밖의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사람 얼굴을 때릴 수가 없는 거다.
처음엔 링에 올라가서 “사람을 어떻게 때려요…” 하다가 “사람 얼굴을 어떻게 때려요…”로 바뀌었으니 나름대로 성장했다 할 수 있지만, 신나게 날리던 주먹이 사람 얼굴 근처에 가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멈추곤 했다. 복싱은 격투에 속한다는, 근본적인 지점에 걸려버린 내가 복싱을 계속할 수 있을까? 관장님께 “사람 얼굴을 못 때리는데 어떡하죠?” 여쭤보았다. 그럴 수 있다는, 하다 보면 나아진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문득 한 마디가 따라붙었다.
“그런데 복싱은 스포츠니까요. 정한 룰 안에서 하는 거고… 기권이라든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룰 안에서는 그냥 최선을 다하면 돼요. 그게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해요.”
세상에. 나는 복싱이 격투인 것만 모르는 게 아니라 복싱이 스포츠인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길 가다 괴한을 만나면 뚝배기를 깨서라도 이기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정정당당한 룰이 있는 스포츠임을 잊고 있었던 거다. 거한 깨달음으로 그 날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며, ‘그라운드 룰’이라는 것에 대해 곰곰 생각했다. 룰 안에서는 그냥 최선을 다한다는 거, 그건 뭘까.
영화 <킹메이커>를 보고 돌아오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라운드 룰’은 무엇일까. 현대사의 실존 인물들을 모티프로 한 영화이고 정치인과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아무리 상상력을 얹은 픽션이라 한들 현실 재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킹메이커>는 실화를 모티프로 활용하면서도 실화에 갇히지 않는 영리한 길을 갔다. 동시에 이는 ‘정치’ 영화 이전에 사람에 대한 영화다. 사람의 뚝심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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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활동의 시작점부터 궁극적 지향점까지를 한 수직선 상에 놓는다면, ‘선거의 승리’는 그 어디 쯤에 도시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제각각 답은 다르겠지만, 그 답을 어디쯤 내려놓는 지가 정치인 인생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분명 끼칠 것이다. 영화 <킹메이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빛과 그림자’ 같은 두 인물을 내세운다. 이상을 품고 험난한 길도 우직하게 나아가는 정치인 ‘김운범’과, 정치판에 발을 들일 때에는 발을 진흙탕에 담글 수밖에 없다는 현실의 꾀를 가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의 이야기다. 여당의 눈엣가시였던 야당 국회의원 김운범은 때로는 서릿발 같이, 때로는 인간미 있게 연설을 하며 자신의 이상을 그려 나가고, 서창대는 상식을 비집고 허를 찌르는 전략을 세워 그 뒤를 보좌한다. 내 편일 때는 든든하지만 남의 편이라고 생각하면 무서울 만큼, 정도(正道)가 아닌 길이라도 가리지 않겠다는 서창대의 전략은 자극적인 만큼 잘 먹혀 들었다.
그러나 정도를 우직하게 걷는 사람과 길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나란히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동경하는 지점이 같기에 어딘가에서 만날 수밖에 없던 두 사람은, 동경하는 지점까지 가는 다른 길을 생각하기에 다른 어딘가에서는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에게 다 동의할 수 없지만 서로를 영 저버릴 수도 없는 이들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철저한 이상주의자와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정 반대의 길을 갈 것 같지만, 현실주의자는 이상을 동경하고, 이상주의자는 현실 감각을 필요로 한다. 거기서 내리는 이들의 선택이 다소 드라이하게 그려졌다면,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서로를 바라보았다면 이 영화도 그저 그런 정치 영화 대열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인간이 얽히는데 어떻게 아무 감정이 엮이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에 대한 복잡한 마음, 자기 자신의 선 자리와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마음들은, 관객이 영화로 들어가게 문을 열어준다.
일단 이 영화는 재미있다. 정치와 선거라는 소재, 짧지 않은 러닝타임… 얼핏 보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정작 들어가 보면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관객을 끌고 가면서도 딱 알맞은 정도로 친절하다. 정치를 소재로 쓴다고 해서 복잡한 대사로 사람 마음 어지럽게 하지 않고,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화면이 전환되는 잠깐조차 다채롭게 눈길을 끈다. 전작 <불한당>처럼 <킹메이커> 또한 사람을 홀리는 미장센의 힘을 한껏 발휘했다. 보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김운범과 서창대를 상징하는, (그리고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더 많은 것도 상징할 수 있는)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도 친절하고 흥미롭다.
오래 지나지 않은 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하고 있음에도, 그 실존 인물의 무게에 눌리지 않았다는 점 또한 놀랍다. <불한당>의 감옥은 실사 고증과 무관한 판타지의 공간이었는데, (한국 영화보다는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나올 것 같은 감옥이었는데 그 점이 좋았다.) <킹메이커>는 그보다는 현실에 가까우면서도 현실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는 데 성공한 듯싶다.
실화를 모티프로 가지고 왔고, 소품 하나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시대를 고증하고자 했는지 눈에 보임에도, 정작 실존 인물들의 존재감은 덜어낸 점이 좋았다. 70년대 정치사에서 아는 이름이 단 하나도 없는 관객이라 해도 영화를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물론 알고 보면 더 재미있긴 하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형형한 존재감이 한 몫 했다. 모든 배우들이 동일한 무게감을 유지하고 있다. 모티프가 된 인물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자리에 서 있고, 캐릭터가 취하는 스탠스는 대사로도 드러나지만 많은 순간 눈빛에서 발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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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복싱 얘기를 좀 얹어 보자면, 나는 아직도 사람 얼굴을 못 때리고 있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말은 마음으로 받아들였지만 몸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면서 하고 있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최선”이라는 말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각자의 최선은 다른 거니까. 그럴 때는 그라운드 룰을 보아야 한다. 폭력은 나쁜 거지만, 복싱이라는 스포츠에서는 타격이 필요하므로 사람 얼굴을 때리는 일도 필요하다.
<킹메이커> 속 인물들도 저마다의 최선을 향해 달린다. 그들이 사는 정치 판은, 그라운드 룰조차 각기 다르게 정의되는 곳이니까. 다만 거기서 명확한 건 하나다. 뚝심. 명암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 어지러운 명암의 경계에서, 결국 피어오르는 건 각자의 뚝심이다. <킹메이커>는 그 뚝심 끝에서 만들어진 것들을,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게 만든다. 말을 약탈하지 않고 정치는 가능한가?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그 어떤 것이어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 목적을 공유하지만 수단을 공유하지 못하는 두 인간은 어떻게 손을 맞잡을 수 있는가? 그렇게 손잡고 걸은 길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영화 <킹메이커>는 사람의 마음에 이런 질문들을 풀어놓는, 가장 스타일리시하게 생긴 물음표였다.
? 영화 킹메이커 메인 예고편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LWMUUYk5MfE&feature=youtu.be*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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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더 하이츠> 음악과 춤을 곁들인 라티노의 미나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족들과 이민 온 워싱턴 하이츠에서 잡화점을 하고 있는 ‘우스나비(안소니 라모)’, 동네 미용실에서 일하는 ‘바네사(멜리사 바레라)’, 엘리트로 온 동네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한 ‘니나(레슬리 그레이스)’. 세 주인공이 각기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는 사이 워싱턴 하이츠에는 무더운 여름과 함께 우스나비의 가게에서 판매된 복권이 당첨됐다는 소식이 찾아온다. 그러나 복권에 당첨된 이가 누군지 좀처럼 밝혀지지 않는 사이 하이츠 전역에 정전이 찾아오고, 거리의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뒤바꿀 이별을 맞이한다.
할리우드의 뮤지컬 영화에게는 일관되게 기대하고 또 실망하는 대목이 있다. 이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사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주인공들의 시련과 아픔은 해피엔딩을 위한 밑거름일 뿐이며, 종국에 그들은 원하는 꿈을 성취하고 보상을 받는다. 흥겨운 음악과 춤, 세련된 만듦새는 그 기쁨과 행복을 배가한다. 대신 결말에 이르기 위한 갈등의 해결 과정과 방식은 휴 잭맨 주연의 <위대한 쇼맨>처럼 지나치게 간략하고 도식화되어 얄팍하다는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이는 달리 말해 뮤지컬 영화가 일부의 변화만으로도 훨씬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데이미안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는 여전히 해피엔딩을 표방하면서도, 플롯을 살짝 비틀어 모든 것이 완벽한 유토피아적 결말의 반대쪽으로 향한다. 실제로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필연적으로 져야 하는 현실의 무게감을 재즈 피아노의 건반에 담은 결말에는 씁쓸함이 한 스푼 더해져 있다. <스텝 업> 시리즈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존 추 감독이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라틴계 이민자들의 동네, 워싱턴 하이츠에서 3일간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인 더 하이츠>도 마찬가지다.
<인 더 하이츠>는 겉보기와 달리 마냥 희망적이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다양한 장르의 비트와 선율 위에는 라틴계 이민자들이 열망하는 꿈과 환상보다 현실을 묘사하는 가사가 먼저 얹혀 있다. 우스나비의 잡화점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일면을 포착한 오프닝처럼 영화는 크고 거시적인 사회적 구조와 문제가 아닌 개개인의 소소한 삶을 하나씩 짚어나간다. 그래서 우스나비, 바네사, 니나 등의 중심인물들에게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 우스나비는 고향 도미니카 해변에 있는 아버지의 상점을 다시 열겠다는 의지를 현실의 난관과 함께 음악에 담는다. 바네사는 동네 미용실에서 일하면서도 늘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픈 꿈을 위해 도시로 나가고 싶지만 많은 돈이 필요한 현실을 읊조린다. 니나는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하기 전, 특히 어릴 적 자신의 모습으로 회귀하고 싶은 심정을 노래한다.
하늘에 떠 있는 꿈과 환상보다 땅에 붙어 있는 현실에 주목하는 영화의 전반적인 태도와 정서는 주요 소재 중 하나인 복권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분명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복권에 주목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바삐 출근하는 와중에도 복권을 잊지 않고 사가며, 주인공들의 대사에서도 복권은 끊임없이 언급되면서 그 존재가 부각된다. 복권 당첨자가 우스나비 잡화점에서 나왔다는 소식에 수영장에 모인 사람들은 제각기의 희망을 화려하게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복권으로 이룰 수 있는 꿈을 신나게 보여준 뒤, 정작 복권은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다. 이미 그들은 세 주인공의 노래에서 드러났듯이 그런 꿈이 결코 가능하지 않을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단순히 노래와 춤만으로, 곧 우연한 복권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환상 또한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인 더 하이츠>는 주인공들의 공간인 워싱턴 하이츠를 통째로 정전 속에 빠뜨리면서 그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 꿈과 노래만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게 만드는 진짜 힘을 선보인다. 그 힘은 존재 자체의 소중함이다. 설령 현실이 너무나 어두울지라도 그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한, 그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하며 더 나아가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기가 끊겨서 더운 여름날 무기력해진 워싱턴 하이츠의 사람들이 본래 늘 하던 대로 어제와 같이 오늘과 내일도 살아가자고 노래하고 춤추는 이유다. 비록 노래와 춤 그 자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해도, 그 자체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늘 거리에서 그래피티를 그리던 '피트(노아 카탈라)'로부터 바네사가 옷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 것, 우스나비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하이츠에 남는 것, 니나가 스탠퍼드 대학에서 버티기로 결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특히 워싱턴 하이츠에 사는 모든 이들을 마치 자신의 아이들처럼 키워 온 '클라우디아(올가 메레디즈)'의 삶에 집약되어 있다. 모두의 할머니였던 그녀는 정전으로 말미암아 거리가 혼란에 빠진 바로 그 순간 워싱턴 하이츠의 사람에게 가슴 아픈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쿠바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온갖 잡일을 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기어코 지켜낸 그녀의 인생사는 현재의 삶에 지치고 본래의 자리를 이탈해 과거로 돌아갈까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그 자체로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실제로 주인공들은 일확천금을 노릴 복권이 아닌 클라우디아가 수십 년 간 간직해온 손수건을 보면서 그녀가 그랬듯이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일상을 살자고 결심한다.
이 지점에서 <인 더 하이츠>는 마치 라틴계 이민자들을 위한 <미나리>처럼 느껴진다. 이민자들의 소소하고 평범한 삶의 일면을 다루고, 또 할머니가 이민자들의 험난한 적응기를 지탱해주는 힘이자 존재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도 메시지를 담은 소재가 각각 복권과 미나리로 다를 뿐, 미국 사회에서 비주류인 이민자로 살아남기 위한 조건으로 존재함으로써 일구는 변화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 역시 똑같다. 자신의 꿈이 결국 실패로 귀결되었지만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를 보면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것을 배운 제이콥처럼, <인 더 하이츠>의 주인공들도 꿈꾸는 일들이 기적처럼 이루어지지만은 않는 평범함의 힘을 마음 깊이 간직한다.
다만 <인 더 하이츠>는 <미나리>만큼의 뭉클함이나 따스함까지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다. 일단 철저히 라틴계 이민자들의 구체적인 삶과 일상을 들여다보는 작품이기에 한국인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렵다.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 더 나아가 미국의 히스패닉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상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러닝타임 내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고 느껴질 여지도 있다. 영화의 이야기는 사실상 '자신의 꿈을 가로막는 문제들이 하나씩 있는 라틴계 이민자들이 뉴욕에서 열심히 살아가며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이루려고 한다'는 문장 하나로 축약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돌아가면서 털어놓는 여러 고충은 실상 크게 다를 게 없고, 오히려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나 사연을 도중에 뚝뚝 끊을 뿐이기에 영화는 자연히 늘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현실 안에서 꿈을 꾸며, 실제적인 해결책과 방안을 고민하는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이는 존 추 감독의 몫이 적지 않다. 존 추 감독은 <나우 유 씨 미 2> 같은 영화에서 각본의 짜임새와 볼거리 중 후자를 중시한다고 비판받아 왔는데, 이 대목이 역으로 주인공들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꿈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들의 눈앞에 있을 수 없지만 그들이 무엇보다도 바라고 있는 것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바네사가 꿈을 노래할 때 맨해튼의 건물을 형형색색의 천들이 뒤덮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니나와 베니가 건물 벽을 걸어 다니며 춤을 추고, 니나가 자신의 현실을 한탄하며 노래할 때 거리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목격하는 것, 우스나비가 잡화점 한 구석에 마련한 공간이 진짜 해변처럼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전개가 유발하는 지루함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귓가를 스치는 음악과 음악에 스펙터클을 더하는 군무가 그나마 상쇄해준다. 수영장에서의 군무 장면은 물이라는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감독의 전작인 <스텝업 3>를 떠올리게 하며, 싱크로나이징을 본 딴 수중 댄스의 등장은 한 발짝 발전한 것처럼 보인다. 정전된 직후나 오프닝 시퀀스에서 거리를 가득 매운 채 선보이는 칼군무는 해당 장면이 함축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 열정과 흥분을 뿜어내는데, 이 역시 전작인 <스텝업 4>에서 플래시 몹을 활용한 댄스 장면들을 보는 듯하다.
따라서 <인 더 하이츠>는 현실을 더해 지나치게 뮤지컬스러운 정서는 덜어내고, 그러면서도 뮤지컬 고유의 스타일을 극대화시킨 결과 더 큰 매력을 뽐내는 영화로 재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히스패닉과 라티노들의 존재와 이야기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결코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설령 무시당하고 보이지 않는 대우를 받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와 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인 더 하이츠> 역시 그 존재 자체로 가치 있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라라랜드>의 형식에 <미나리>의 메시지를 더해 라틴 팝으로 버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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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1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비 소식이 간간히 있으니 외출 시에는
우산을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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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1위를 차지했지만, 1편의 흥행
성적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의 절반도 되지 못한 관객을
동원했기에 1편과 비슷한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주말 동안 (11월 18일 ~ 11월 20
일) 관객 수 37만 4,64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73만 1,09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데시벨> (NEW)
▶ 압도적 스케일과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데시벨>은 1위를 차지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와 4만 관객 수 차이를 보이며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주말 동안
(11월 18일 ~ 11월 20일) 관객 수 33만 6,31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8만 4,90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
3. <동감> (NEW)
▶ MZ세대 대표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동감>은 청춘의 풋풋한 매력과 아련한
감성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설렘과 공감을 자극하며 호평을 받았다. 주말 동안 (11월 18일 ~
11월 20일) 관객 수 17만 7,45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0만 1,60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1999년의 ‘용’과 2022년의 ‘무늬’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씨네픽의 이번 주 127회 예측 이벤트는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에 대한 예측은 많은 분들이 예측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반 이상이 넘는 71%를 보이며, 절대적 1위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28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폴: 600미터> (NEW)
▶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최초 고공 서바이벌로 전 세계에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해외 유력
매체의 극찬을 받은 <폴: 600미터>가 4위를 차지하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스토리를 풀어낸
점과 반전의 반전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주말 동안 (11월 18일 ~ 11월 20일) 관객 수 3만 8,20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만 7,01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네려갈 길이 끊겨버린 600m TV 타워 위에서 두 명의 친구가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사상
최초의 고공 서바이벌
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
▶ 개봉 6주차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새로운 관객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개봉 36일 만에 30만 관람객 돌파를 하며 박스오피스를
계속 지킬 것으로 보인다.
주말 동안 (11월 18일 ~ 11월 20일) 관객 수 2만 2,52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2만 8,10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는 국내와 동일하게 개봉 2주차에도 역시 1위를
차지하였다. 2위부터는 신작이 등장하며 순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Lyle, Lyle,
Crocodile>과 <Smile>이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는 주말 동안(11월 18일 ~ 11월 20일) 매출액은
67,300,000 (한화 약 90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287,992,647
달러 (한화 약 3,885억)를 달성하였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6,730만 달러 (누적 2억 8,799만 달러)
2. <더 메뉴> 900만 달러 (누적 900만 달러)
3. <더 초즌 시즌 3> 821만 달러 (누적 821만 달러)
4. <블랙 아담> 448만 달러 (누적 1억 5,696 달러)
5. <스마일> 320만 달러 (누적 6,155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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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1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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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사람이 살면서 단 한 번 밖에 경험하지 못하는 죽음에 대하여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크로스 아이콘 김환희 배우의 작품 <안녕하세요>. 영화 <안녕하세요> 상영 이후 액터스 토크가 예정되어 있어서 사실 작품보다 이후 진행될 액터스 토크를 기대하며 보러간 작품이었는데, 작품 자체를 보면서 너무 많이 감동을 받고 공감했던 영화였다.
영화 <안녕하세요> 시놉시스
보육원에서 자란 고3 학생 수미. 어느 한곳 기댈 데 없는 수미가 희망을 등지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순간, 호스피스 간호사 서진이 이를 극적으로 막아선다. 이후 갈 곳 없는 수미는 죽는 법을 찾으려 서진이 일하는 호스피스 병원을 찾아가고, 삶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에게서 처음으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위로를 받는다.
* 해당 내용은 서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안녕하세요>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김환희의 연기력은 정말 최고였다
이렇게 꺼이꺼이 운 영화는 오랜만이었다. 사실 극 중 등장인물이 죽으면 눈물 수도꼭지가 열리는 타입이라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기에 당연히 울 것이라 예상을 했으나 이렇게 펑펑 울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아마 그 이유는 김환희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라온 수미는 원장의 폭력과 돈을 벌어오지 못한다는 이유로 받은 핍박, 그리고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인해 지옥같은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그런 수미 역할을 한 환희는 정말 얼굴이 암흑 그 자체여서 정말 그런 경험이 있나 싶을 정도로 그 캐릭터에 빙의돼서 연기를 하고 있었다.
사랑을 받아오지 못한 수미의 모습과 그래서 소심하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잘 살렸고, 점차 수간호사 서진과 함께하고 호스피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들의 사랑을 받으며 밝아지는 수미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 걸음걸이 부터 달라지고 움츠리고 있던 어깨가 펴지는 모습을 보면서 김환희 배우가 정말 연구를 많이 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행복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면서 슬픔의 고통을 함께 알아가고 이별 후에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감정의 성장기를 너무나도 잘 풀어내고 있어서 절로 수미라는 캐릭터에 이입됐고, 그래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아이들이 원하는 관심은 해결이 아닌 공감이다
서울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영화 <안녕하세요>는 여기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관심은 무엇일까?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관심은 공감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수미는 고아라는 이유로 보육원에서도 학교에서도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런 수미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 왜?? 왜 폭력을 당하는데 가만히 있니? 내가 어떻게 해줄까?이다. 그럴 때마다 수미는 고아이기 때문에라고 설명을 하고, 이렇게 말하는 과정에서 수미는 더더욱 상처를 받을 뿐이다.
그런 수미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 이들은 바로 호스피스 병동의 사람들이었다.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고, 혹은 묻지 않고 그저 옆자리를 지켜줌으로써 수미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전달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공감이 전제되지 않는 해결은 그저 피상적인 문제를 없애버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다시 이러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고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진실된 공감과 함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영화 <안녕하세요>는 수미가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호스피스 병동에서 제공해주고 있었고, 수미가 그토록 원했던 관심과 애정을 받으면서 아팠던 마음을 치료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하여
죽는 법을 알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온 수미는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차피 죽을 사람들인데 너무나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나라면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까? 반문을 하게 만들기도 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박노인은 수미에게 죽는 순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이 대사는 꼭 시한부가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기한이 정해지면 그 남은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무한이라면 그 가치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하루쯤은 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매 순간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내가 원하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기 위해서 그 긴장을 이완하고 쉬어가는 타임이 분명 필요하지만 솔직히 열심히 해야 하는 순간에도 게으르고 나태한 자세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에 따라서 죽을 때 얼마나 아름답게 죽을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말하는 박노인을 보면서 ‘과연 나는 오늘 나의 하루에 최선을 다했는가. 후회가 남지 않는 하루를 보냈는가’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 맞이할지 모르는 죽음이지만 후회없는 죽음을 위해, 인생에 단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는 죽음을 아름답고 찬란하게 맞이하기 위해 이 하루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지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해서 무섭고 슬픈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면서 오직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었던 영화 <안녕하세요>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한 전환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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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매체 선정,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 10편
해외매체 더 랩(The Wrap) 선정,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 10편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천하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정말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바깥 외출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는데요. 당연히 극장을 방문한지도 오래되었고, 다른 여타 문화생활도 즐긴지도 정말 오래됐습니다. 그 공허함을 주로 넷플릭스로 달래다 보니 넷플릭스에서도 볼 것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번에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더 랩에서 10편의 영화를 선정해봤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고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그런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은 이번 리스트에 뽑은 것 같습니다. 그럼 해외매체 더 랩에서 선정한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들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더 랩, IMDB
나 홀로 집에(Home Alone, 1990)
감독: 크리스 콜롬버스
출연: 맥컬리 컬킨, 조 페시, 다니엘 스턴
한국 개봉일: 1991년 7월 6일
선정 이유: 이 존 휴즈(나 홀로 집에의 제작자)의 고전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가는 도중 가족들이 그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집에 홀로 남겨진 '케빈'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맥컬리 컬킨은 케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나 홀로 집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전 세계적으로 4억 7천7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나 홀로 집에> 중에서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닉 서시, 헬렌 헌트 < 나홀로 집에> 중에서
한국 개봉일: 2001년 2월 3일
선정 이유: 톰 행크스는 격렬한 폭풍으로 인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태평양의 한 외딴섬에 고립된 페덱스사의 간부 '척 놀랜드'를 연기한다. 그는 윌슨이라는 이름의 배구공만 있는 섬에서 4년을 혼자 보낸다. <캐스트 어웨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 4억 2천9백만 딜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캐스트 어웨이>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윌 스미스, 앨리스 브라가, 찰리 타핸
한국 개봉일: 2007년 12월 12일
선정 이유: 1954년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윌 스미스의 스릴러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대부분을 죽이고 나머지를 괴물로 몇 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뉴욕의 유일한 생종자인 '로버트 네빌'은 용감하게 치료법을 찾아 나선다. <나는 전설이다>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5억 8천5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나는 전설이다> 중에서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
감독: 숀 펜
출연: 에밀 허쉬 ,크리스틴 스튜어트, 빈스 본, 윌리엄 허트
한국 개봉일: 국내 미개봉
선정 이유: 숀 펜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갓 대학은 졸업해 히치하이킹을 하고 알래스카 황야에서 살기 위해 그의 모든 재산을 포기하는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인 투 더 와일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5천6백7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인 투더 와일드> 중에서
디스터비아(Disturbia, 2007)
감독: D.J. 카루소
출연: 샤이아 라보프, 사라 로머, 데이빗 모스
한국 개봉일: 2007년 8월 30일
선정 이유: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교사를 폭행한 죄로 90일간의 가택 연금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 '케일 브레히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케일은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 망원경으로 이웃들을 관찰하고 엿보기 시작하는데, 그러던 중 그들 중 한 명이 연쇄살인범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디스터비아>는 전 세계적으로 1억 1천8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디스터비아> 중에서
더 문(Moon, 2009)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샘 록웰, 케빈 스페이시, 도미니크 맥엘리곳, 카야 스코델라리오
한국 개봉일: 2009년 11월 26일
선정 이유: 만약 여러분이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샘 록웰의 <더 문>을 찾아보자. 우주에 혼자 표류하게 된 비행사에 관한 수많은 영화 중 하나인데, 이 영화는 우주에서 3년간 홀로 근무를 하던 '샘 벨'이 여정이 끝나갈 때쯤 개인적인 위기를 맞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더 문>은 98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더 문> 중에서
127 시간(127 Hours, 2010)
감독: 대니 보일
출연: 제임스 프랭코, 케이트 마라
한국 개봉일: 2011년 2월 17일
선정 이유: 제임스 프랭코가 출연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을 홀로 등반에 나선 '아론'은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된다. 그는 로프와 칼, 그리고 물 한 병으로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며 127시간을 버텨낸다. <127 시간>은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6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 6억 7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127시간> 중에서
그래비티(Gravity, 2013)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한국 개봉일: 2013년 10월 17일
선정 이유: 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혀 우주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린 작품이다. <그래비티>는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7개의 오스카를 수상했고, 전 세계적으로 7억 2천3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그래비티> 중에서
와일드(Wild, 2014)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한국 개봉일: 2015년 1월 22일
선정 이유: 셰릴 스트레이드의 회고록 "Wild: From Lost to Found on the Pacific Crest Trail"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리즈 위더스푼은 개인적인 비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100마일의 단독 하이킹을 완수하기로 결심하는 주인공 '셰릴'을 연기한다. <와일드>는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두 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며, 5천2백5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와일드> 중에서
마션(The Martian, 2015)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세바스찬 스탠, 케이트 마라, 제프 다니엘스
한국 개봉일: 2015년 10월 8일
선정 이유: 화성에서 홀로 고립된 후 나머지 승무원들은 전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는 지구가 아닌 곳에서 1년 동안 홀로 생존하기 위해 식물학자로서의 그의 지혜와 지식을 총동원한다. <마션>은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7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 세계적으로 6억 3천2백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마션> 중에서
* 본 콘텐츠는 리쓰남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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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가씨>, 미안해 하진 않을게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처음 아가씨를 봤을 때는 숙희와 히데코가 남았고, 오랜만에 다시 보니 코우즈키와 백작이 남는다. 처음엔 자유를 찾은 모습에 함께 설레고 들떴다면, 이번엔 그 자유를 빼앗은 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그렇다. 백작은 막판에 순진하면 불법이라는 업계 불문율을 어겨서 불행을 자초한 순정 사기꾼이라 치자. 코우즈키는 히데코의 이모부다. 가족끼리 왜 그러지? 가족끼리 이럴 수 있나? 아니, 가족이니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에게 취미를 물으면 독서와 책 수집이라 할 텐데, 혹여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제목을 묻지 않았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가장 아끼는 책을 나열해보자. <채찍은 말한다>, <도마뱀 가죽>, <타락한 속옷 판매원들>, <백합의 바다>, <장의사의 침실>. 제목부터 스멀스멀 느껴진다. 그렇다. 책을 좋아한다는 게 19금 문학이었다. 천일야화처럼 읽고 수집하고,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판매한다. 낭독회는 혼자만의 취미가 아니라 엄연한 사업이다. 수집한 책에 삽화가 2D였다면, 그는 낭독회에서 이를 3D로 구현한다. 가족의 일원을 연기도 전달력도 좋은 '낭독 전문 배우'로 양성했다. 처음엔 아내를 시켰고 아내가 세상을 뜨자 처조카인 히데코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아내는 자살한 것도 아니었다. 도망치려던 그녀의 마지막은 코우즈키와 지하실이 알고 있다.죽은 아내도, 히데코도 좋아서 낭독을 시작했을 리 없다. 코우즈키가 그 책이 그렇게 좋아서 햇볕도 들지 않도록 어두컴컴하게 만들고, 집은 쓸데없이 크기도 남다르게 만들어서 도망치기 전에 붙잡혀 갇히는 게 더 빠르다. 지하실에 있는 다양한 신체 부위나 특이한 도구들은 그가 이미 상상에서 그치지 않는 사람이란 걸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혓바닥은 붓끝의 먹물이 스며들어 검디검다. 그 정도 열정이라면 2차 창작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가 작품을 외우기만 했을까? 낭독회에 올린 책 중에 자신이 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저 멀리 프랑스에서 책을 들여올 돈이 필요해 히데코와 정혼하고, 스스로를 더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노인이라고 말할 정도면, 참으로 대단한 인물일세.
코우즈키의 세계관은 이분법적이다. 그에게 조선은 추하고 일본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건 잔인하지만 조선은 무르고, 흐리고, 둔하기 때문이란다. 일본과 영국은 좋아하고 조선은 싫어하는 건 힘의 양상 때문이다. 역관이던 그가 성공한 건 일본이 흥하자 힘이 강한 편에 섰기 때문이다. 금광 채굴권을 비롯해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부를 얻었다. 그의 취향대로 일본과 영국을 섞은 저택을 지었다. 하지만 사는 것과 입는 것만 바뀌는 것으론 부족하다. 그는 이렇게 가진 힘을 유지하고 싶었기에 아예 조선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일본 사람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애를 쓴다. 결국 조선인 아내를 버리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다.물론 여전히 그 집의 실질적인 운영은 여전히 조선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조선의 아내는 그의 충실한 집사이자 정부처럼 지내고, 집안의 모든 음식은 조선인 시종들이 만들어준다. 그들은 믿을 수 있나? 조선은 추하다면서 그 조선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 있을까. 곁에 두고 쓸 정도는 되는 것인가. 여름에 냉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직 완전히 일본인이 되진 못한 모양이다. 암만, 여름엔 냉면이지.
그의 처음이 궁금하다. 어떤 계기로 19금 책을 수집하고 낭독을 하기로 했을까. 같은 것을 보고도 상상은 다르니, 그 상상을 나눠보는 게 재밌다고 했다. 19금 문학을 즐기고 수집하는 건, 문제라고 보기 힘들다. 낭독회도 크게 보면,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하는 비공식 소규모 행사다.문제가 되는 건 자신만의 취향과 사업을 위해 가족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전처였던 조선인 아내는 의외로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 남편을 나리 마님이라고 부르고, 스스로 사사키라고 부르고, 일본인 아내나 히데코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소소하게 즐기고, 낭독회에서 무대 효과와 연출을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낭독회에 출연하는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욕심으로 이어진 가족, 일본인 아내와 히데코는 19금 문학 낭독을 강요받았다. 원하는 대로 느낌을 살려 낭독하지 않으면 숨 막히는 체벌이 이어졌고, 도망치고 싶어도 깊은 서재에 무지의 경계선인 뱀을 두고 철창 앞에서 가로막히는 자괴감을 반복적으로 느껴야만 했다. 말대답을 하거나 분노를 표현하면 정신병원에 가두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땅속에 묻어버리거나, 개처럼 목줄을 하게 한다는 말에 사시나무처럼 떨던 히데코의 이모는 이미 경험이 있는 듯했다. 어린 히데코는 성인이 될 때까지 가족 중에 이모부만 좋아하는 책을 이모부만 좋아하는 방식으로 낭독하는 것만 배웠다. 무슨 훈육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남자를 봐도 돌 같이 느끼고, 심지어 싫어하게 되었다. 그놈의 낭독이 뭐길래. 이모부는 후견인이라는 명목으로 그녀를 조종했다.
숙희는 처음에 히데코를 두고 가엾고도 가엾다 했지만, 가장 가엾은 사람은 코우즈키가 아닐까. 히데코, 숙희, 백작, 코우즈키 모두 가짜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세 명은 서로 속이고 속임을 당하면서 각자 생각하고 있는 상대방이 가짜라는 걸 깨달았다. 백작을 사랑했어야 할 히데코는 숙희에게 빠져들었고, 히데코가 백작과 사랑에 빠지게 도와주기로 했던 숙희는 히데코에게 반했다. 히데코와 사랑에 빠지는 척만 할 예정이던 백작은, 오히려 막판에 히데코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다. 히데코는 숙희를 어리숙하고 순진한 도둑의 딸로만 알았지만, 진심으로 자기를 걱정하고 족쇄처럼 묶여있던 낭독 책을 찢어발기고 물에 적시는 박력이 있었다. 숙희도 히데코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숙맥으로 알았건만, 웬걸, 다년간의 19금 문학 낭독으로 다져진 연기력과 탁월한 배경지식에 놀라고 말았다. 백작은 남자에게 물새처럼 차가운 히데코임에도, 낭독회에서 공작부인 줄리에트로 연기한 모습과 그녀의 솔직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코우즈키가 마음을 빼앗긴 가짜는 현실이 아니라 상상이고, 사람이 아닌 이야기다. 사람은 오해를 풀고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지만, 이야기 속의 상상은 환상만 더해간다. 장르적 특성상 그에겐 모든 여자는 섹스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를 어떻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비해 코우즈키는 19금 소설의 인물로만 떠올린다. 자신의 전처인 사사키가 백작과 잠자리를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며 부들부들 떨 땐, 함께 한 시간이 있는데 그리 생각하는 게 신기하다. 어느 남자든 가리지 않고 좋아할 거였으면, 애당초 당신 곁에 있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낭독하지 않는 히데코 역시 새로운 이야기 속에 '어떤 년'일 뿐이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나 의심이 된다면 백작에게 묻던 그의 질문을 기억해보자. '히데코가 어떤 년인가? 부드럽던가? 조여오던가? 주름은 많이 접혔던가? 충분히 젖었던가? 애액의 점도와 탁도는? 저항하던가? 아니면 침을 뱉으면서 혐오스러워하던가? 어서 해달라고 애원하던가? ' 백작이 자신의 아내인 히데코와의 초야를 어떻게 떠벌이고 다니냐고 호통을 치거나 말거나 새로운 이야기 <처조카의 초야>에 푹 빠져있었다. 정신 차리게, 코우즈키. 히데코는 당신의 처조카야. 당신의 죽은 아내의 죽은 언니의 유일하게 살아있는 딸이라고.
세상에서 책을 제일 좋아하는 부유하신 코우즈키 나리 마님. 일본인 귀족인 척했던 제주도 출신 백작과 하룻강아지 같은 하녀 숙희 덕분에 썩 즐겁지 못하다. 아끼던 책들은 처참히 망가졌고, 낭독을 맛깔나게 해 줄 배우도 없다. 히데코가 재산을 다 찾아갔으니 새로운 책을 사거나 관리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어졌다. 함께 이야기를 들은 신사들 역시 아쉬움이 완연할 것이다. 그들은 상상에 푹 빠져 이야기 속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곤 했다. 얼마나 짜릿했을지 몰라도 우리가 보는 그들은 낭독이 울려 퍼지는 서재에서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때때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숨을 들이켜거나, 모자로 다리 사이를 가릴 뿐이다. 우리는 그들의 상상을 짐작할 뿐이고,
히데코와 숙희는 백작에게 '사기꾼이 사랑을 하나?'라고 물었지만 사기꾼이라고 왜 사랑을 하지 못하겠나. 거짓 속에서 진심이 더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데. 그리고 둘이 할 소리는 아닌 게, 사람 속이고 이용하는 게 사기꾼이니 그녀들도 백작과 다를 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의 작전은 성공했다는 것뿐이다. 그러니 이들이 하는 게 사랑이라면, 백작이 하는 것도 사랑이다. 코우즈키의 사랑이 픽션이라면, 세 사람이 한 사랑은 팩션쯤 될 것이다.코우즈키는 가장 좋아하던 책 5권에 맞춰 백작의 손가락을 하나씩 자르고, 손에 구멍을 뚫고, 성기를 자르려 했다. 히데코와 숙희가 코우즈키의 집에 붙잡혀 왔다면 어땠을까. 히데코의 이모를 죽이고 벚꽃나무에 매달았듯이, 그 둘도 괴롭히고 벚꽃나무에 매달거나, 낭독을 할 정도로만 살려두고 온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추호도 몰랐다. 아름다움이 잔인하고, 무르고 흐리고 둔한 게 추하다고 말하던 그가, 푸른 수은 연기를 이상하게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무르고 흐리고 둔해지면서, 지하실에서 눈을 감게 될 줄 말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잔인하고 추하게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그것도 히데코의 초야 이야기를 들으려고 안달이 나서, 자기 손으로 직접 백작의 입에 수은이 담긴 담배에 불을 붙여준 것 때문에. 심지어 그가 좋아하던 이야기를 그는 늘 감상하는 입장이었지만, 그 역시 이렇게 <아가씨>라는 이야기에 담길 줄 알았을까. 안타깝지만 미안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가 볼모로 잡았던 가족들의 삶을 생각하면, 스스로 불러온 결말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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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 순간 소오오오름이 쫙! (๑⊙ロ⊙๑)
#마블 #MCU #명장면
#아이언맨
SF, 액션, 드라마, 판타지│미국│125분
감독 존 파브로│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하워드#아이언맨2
SF, 모험, 액션│미국│125분
감독 존 파브로│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토르: 천둥의 신
판타지, 액션, 모험, 드라마│미국│112분
감독 케네스 브래너│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액션, 모험│미국│123분
감독 조 존스톤│출연 크리스 에반스, 토미 리 존스#어벤져스
액션, SF, 모험│미국│142분
감독 조스 웨던│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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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귀문> 티저 예고편
1990년 집단 살인사건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
그곳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1990년, 귀사리의 한 수련원에서 건물 관리인이 투숙객들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매년 자살 및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수련원은 문을 닫은 채 수년간 방치되고, 들어간 사람은 있으나 나온 사람이 없다는 ‘귀문’에 대한 괴담이 돌기 시작한다.
한편 수련원에서 한풀이 굿을 시도하다 죽음에 이른 어머니의 비밀을 파헤치려 그곳을 찾은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과 공모전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수련원에 들어간 대학생 ‘혜영’, ‘태훈’, ‘원재’는 소름끼치는 기괴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데…
감당할 수 있다면 ‘귀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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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영웅> 1차 예고편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대한민국 독립군 대장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 ‘안중근’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