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16 15:42:57
2월 16일 생일을 맞이한 배우들
오다기리 조, 고마츠 나나, 김수현 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갔네요.
모두들 무탈한 하루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2월 16일인데요, 재능 있는 배우들이 대거 태어난 날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일 년 중 어쩌면 가장 특별한 날인 생일을 맞이한 배우들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오다기리 조
1976년 2월 16일
일본의 대표 미남 배우 오다기리 조는 1976년 2월 16일 생으로 올해 47세를 맞이했습니다.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고, 감독과 가수를 겸해 다양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데뷔작은 드라마 <가면라이더 쿠우가>인데요, 이후에는 영화에 더욱 활발히 출연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퀴어 영화 <메종 드 히미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 있으며, 이외에도 <심야식당> 시리즈, <도쿄 타워>, <유레루>, <행복 목욕탕>, <공기인형> 등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작년 말 세상을 떠난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의 <피와 뼈>에서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재일조선인 '김준평' 역할을 맡은 일본 배우 기타노 다케시의 반항적인 아들 역으로 등장해 짧은 분량임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한국과도 연이 깊은 배우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에 이나영과 함께 출연했으며,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야구하는 고릴라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 <미스터 고>에 일본인 구단주 역할로 특별출연, 2021년 개봉한 한일 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출연 등 한국인들에게 친숙할 법한 작품에 자주 등장했답니다.
오다기리 조의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영화배우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단편영화를 제작하거나 TV 프로그램의 각본을 맡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모델 같은 비율에 특유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패션화보도 많이 찍었는데, 한때는 그의 옷 입는 스타일도 인기라 국내에서도 오다기리 조의 패션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또한 2008년에 11살 연하의 배우 카시이 유우와 결혼해 슬하의 아들 두 명과 함께 현재까지도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아내인 유우 또한 남편과 동일한 날짜인 2월 16일 생이라고 하네요. 가정을 돌보느라 바쁜 건지 오다기리 조의 활동은 근래 뜸한 편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고마츠 나나
1996년 2월 16일
일본의 배우이자 모델로 활동 중인 고마츠 나나는 1996년 2월 16일 생으로, 올해 나이는 27세입니다. 2008년 여자 초등학생 타깃의 패션 잡지인 <니코☆푸치>의 모델로 데뷔했으며, 다양한 CF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사일런스>, <언덕길의 아폴론>, <갈증>, <쿠로사키군의 말대로는 되지 않아> 등이 있습니다.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와 그러면서도 상큼하고 귀여운 얼굴로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은데요, 모델 출신이니만큼 패션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로, 샤넬의 하우스 앰배서더를 맡고 있으며 샤넬의 런웨이에 선 적도 있는 배우입니다. 취미로는 사진촬영이 있는데, 직접 찍은 사진들로 사진집을 발행한 적도 있다고 하네요.
고마츠 나나는 2021년 일본의 가수 겸 배우인 스다 마사키와 결혼을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습니다. 스다 마사키 역시 일본에서 알아주는 탑스타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엄청난 화젯거리였죠. 고마츠 나나와 스다 마사키는 2020년 개봉한 <실: 인연의 시작> 촬영 때 만나 진지한 사이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했다고 하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고마츠 나나의 출연작 중 한국에서도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은 바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입니다.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기반으로 2016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인데요, 시간을 매개로 한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국내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교토를 배경으로 미대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미나미야마 타카토시와, 미용학교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후쿠쥬 에미의 40일간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입니다. 서로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는 내용으로, 고마츠 나나는 영화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슬픔을 느끼는 '에미' 역할을 맡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김수현
1988년 2월 16일
2월 16일에 태어난 국내 배우도 있습니다. 바로 배우 김수현이 그 주인공인데요, 소년 같은 외모와 무게감 있는 목소리의 갭, 순진한 시골 소년 이미지와 세련된 도시 청년 이미지의 공존으로 많은 연예계 기획자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데뷔는 2007년, 20살에 맡았던 MBC 시트콤인 <김치 치즈 스마일>의 대학교 수영부원 역할을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이후 2009년 12월 SBS 수목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차강진' 역할을 맡은 배우 고수의 아역으로 등장해 큰 화제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후 2010년에 방영한 SBS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에서는 어린 이성모 역으로 출연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으며, 2011년 KBS2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에서의 첫 주연을 통해 단박에 차세대 스타로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2012년 도전한 첫 사극 <해를 품은 달>에서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았는데요, 해당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기는 초대박을 치며 김수현 역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탑스타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크린 데뷔는 2012년 7월 최동훈 감독의 장편영화 <도둑들>이었습니다. <도둑들> 역시 엄청난 흥행을 거두며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김수현은 당초 10명의 도둑들 중 가장 비중이 적은 역할이었던 '잠파노'를 맡았지만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대부분의 분량을 편집 없이 모두 내보냈다고 합니다. 극 중 러브라인이었던 배우 전지현과는 후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다시 만나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2013년 6월에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첫 원톱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김수현은 동네 바보를 가장한 남파 간첩 '원류한' 역을 맡았는데요, 영화가 개봉 1주일도 되지 않아 관객 300만을 돌파하고, 최종적으로는 695만 9083명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해 티켓 파워를 입증했습니다. 2017년 입대, 2019년 전역 후에도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복귀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021년에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김수현의 차기작은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의 신작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입니다. 배우 김지원과 극 중 부부로 등장해 김수현은 퀸즈 그룹의 법무 이사 '백현우' 역을, 김지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 역을 맡는다고 하는데요,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며 "아찔한 위기를 헤쳐가며 기적 같은 사랑을 이뤄내는 부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니 두 사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엘리자베스 올슨
1989년 2월 16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칼렛 위치, 완다' 역할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엘리자베스 올슨 또한 2월 16일생입니다. 1989년 태어나 현재 34세로, 2011년 독립영화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에서 사이비 집단의 피해자인 '마사' 역할을 맡으며 영화배우로 데뷔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엘리자베스 올슨은 사실 한국에서도 패션 스타로 인지도가 높았던 '올슨 자매(애슐리 올슨, 메리케이트 올슨)'의 여동생이기도 한데요, 현재는 배우를 그만두고 패션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 언니들과 달리 연예게 데뷔가 더 늦었던 엘리자베스 올슨만이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데뷔작 이후 <리버럴 아츠>, <레드 라이트>, <킬 유어 달링>, <베리 굿 걸> 등 소규모 영화에 주로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고, 2014년에는 소설 '테레즈 라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테레즈 라캥>에서 주인공을 맡아 오스카 아이작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해당 소설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었죠. 또한, 박찬욱 감독의 다른 영화 <올드보이>의 미국판 리메이커 버전에 출연해 주인공 '조 두셋'의 딸이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마리 세바스티안'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엘리자베스 올슨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쿠키 영상에 출연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했고, 이후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총 5편의 MCU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2021년에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완다비전>에서도 주인공 '완다' 역으로 출연했는데요, 드라마가 크게 흥행하며 올슨 역시 에미상 TV 리미티드 시리즈, 영화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MTV 무비&TV 어워드에서는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고, 그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상대역의 폴 베타니와 함께 텔레비전 미니시리즈, 앤솔로지 시리즈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 영화 <윈드 리버>에서는 FBI 요원 '제인 배너' 역을, <언프리티 소셜 스타>에서는 인플루언서 '테일러 슬로언' 역을 맡아 두 작품 모두 엘리자베스 올슨의 연기와 더불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성범죄를 다룬 스릴러 영화 <윈드 리버>에서는 마블 시리즈에서 '호크아이' 역할을 맡은 배우 제레미 레너와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올슨은 해당 영화 촬영을 계기로 매주 산타 모니카의 한 성폭력상담소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차기작은 2023년 3월 HBO Max에서 공개 예정인 <러브 앤 데스>로, 1980년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며, 올슨은 이웃 친구 베티 고어를 도끼로 찍어 죽인 '캔디 몽고메리' 역을 맡았다고 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마허샬라 알리
1974년 2월 16일
미국의 배우이자 <그린 북>의 '돈 셜리 박사' 역할로 유명한 마허샬라 알리는 1974년 2월 16일,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2001년 NBC 드라마 <크로싱 조단>으로 데뷔해 이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하우스 오브 카드>, <헝거 게임> 시리즈,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 여러 다양한 작품에서 굵직굵직한 역을 맡으며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2016년, 마허샬라 알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샤이론'의 생애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묘사해 섬세한 감정선과 연출로 호평받은 영화 <문라이트>에서 어린 '샤이론'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후안' 역할을 맡았습니다.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연약한 소년에게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는 어른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어 2019년 영화 <그린 북>에서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 역할을 맡아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추앙받으면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으며, 흑인들 사이에서도 이방인 취급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던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 전작에 이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는 데 다시 한번 성공했습니다.
차기작으로는 마블 스튜디오 영화 <블레이드>가 있는데요, 마허샬라 알리는 주인공 에릭 브룩스, 즉 '블레이드' 역할을 맡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마블의 전작인 <이터널스>의 쿠키 영상에서 알리가 목소리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진 특유의 목소리 때문에 팬들에게 금방 정체가 탄로 났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이 배우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마츠오카 마유
1995년 2월 16일
일본의 마츠오카 마유의 생일 역시 2월 16일인데요, 1995년생으로 올해 28세를 맞은 배우입니다. 8세 때 여동생 마츠오카 히나가 스카우트되어 따라간 곳에서 함께 캐스팅되어 연예게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8년에 TV 도쿄의 버라이어티, 음악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인 <오하스타>에 오하걸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데뷔를 했고, 2013년 NHK 연속 TV 소설 <아마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후 각종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출연하며 소소하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첫 주연 작품은 2017년 12월 23일 공개된 영화 <제멋대로 떨고 있어>로, 해당 작품은 제30회 도쿄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일본 대표 작품으로 출품되어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배우 본인은 2018년 일본 영화 프로페셔널 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마츠오카 마유의 출연작 중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작품들에는 <악의 교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을 그만둔대>, <리틀 포레스트>, <제멋대로 떨고 있어>, <어느 가족> 등이 있습니다. 특히 <리틀 포레스트>의 경우 한국에서 배우 김태리를 주인공으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얻기도 했었는데요, 주인공의 둘도 없는 친구 '키코' 역할을 맡아 좋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에서는 유흥 업소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시바타 아키' 역을 맡아 칸 영화제 레드 카페를 밟기도 했습니다. <어느 가족>은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마츠오카 마유는 2019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제멋대로 떨고 있어>로 우수 여우주연상, <어느 가족>으로 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차기작으로는 WOWOW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펜스>가 있으며, 마유는 잡지 라이터인 '키와'를 연기한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2월 16일 생일을 맞이한 국내외 배우들을 만나 봤습니다!
각자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들의 생일을 축하하며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찾아뵙길 약속드리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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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과 전두환을 반추하기에는 너무 얕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불법 운송 사업을 하며 돈을 벌던 레이서 '동욱(유아인)'과 엔지니어 '준기(옹성우)'. 그들은 양손에 큰돈을 쥔 채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서울로 돌아온다. 그러나 절친 '복남(이규형)'을 비롯해 동욱의 여동생인 '윤희(박주현)'과 디제이 '우삼(고경표)'를 만난 반가움도 잠시, 상계동 판자촌을 무단으로 철거하는 등 기대와 다른 서울의 모습에 그들은 실망을 금치 못한다. 그러던 중 동욱과 '상계동 슈프림팀'의 행보를 눈여겨보던 '안 검사(오정세)'는 전두환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비공식 작전을 그들에게 제안하고, 일생의 꿈인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기회를 잡기 위해 상계동 슈프림팀은 서울 도심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상업 영화의 예술성은 대중의 열망이 반영되는 지점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상업 영화는 최대한 많은 관객을 유인해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개봉 당시 다수의 대중이 공유하는 감정과 열망, 환상을 화면에 녹여내면 자연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그래서 많은 상업 영화는 공동체의 집단적 경험을 비추는 창이 된다. 예를 들어 <터널>, <판도라> 같은 한국의 재난 영화는 세월호 사고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환한다. 정부와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할리우드식 구원자를 기대할 수 없다는 대중적 인식을 스크린 속에 녹여낸다. 최근 흥행에 실패한 <비상선언>의 사례는 세월호 사고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과 열망이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역으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상업 영화의 특성은 정치적 맥락에서도 유효하다. 실제 역사 속 정치적 인물이나 사건과는 별개로 해당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을 영화는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 씨가 대표적이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정당성 없는 대통령이자 자국민을 학살한 독재자인 그는 사망 전까지 추징금도 다 갚지 않았고, 광주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죄의 뜻을 밝힌 적도 없다. 또 이미 사망했기에 그에게 죗값을 물릴 수단도 없다. 영화는 이러한 역사적, 정치적 과오를 심판할 수 있다. 그의 사망 전에 제작된 작품이기는 하나 <26년>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이 그를 암살하려는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에 개봉한 <헌트>만 하더라도 그를 처단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온당한 처사임을 암시한다.
서울 올림픽과 전두환의 관계를 되짚다
8월 26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도 같은 맥락 내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끝내 환수하지 못한 그의 추징금을 탈취하는 카 레이싱 액션은 판타지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의의 심판이나 다름없다. 특히 영화가 88년 서울 올림픽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단지 작품의 핵심 포인트인 레트로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부각하게 적합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울 올림픽은 전두환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본래 전두환 정부는 쿠데타로 인한 불안한 민심을 수습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권의 2인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까지 투입하며 올림픽 유치에 몰두했다. 그러나 정권의 방패막이가 되어야 했던 서울 올림픽은 오히려 전두환 정부를 찌르는 칼이 되어 버렸다. 올림픽을 위해 많은 외신이 서울에 들어와 있던 관계로 87년 항쟁 당시 개최가 취소되거나 개최지가 변경될 것을 우려한 정부는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이는 민주화 개헌과 전두환의 실각으로 이어졌다. 올림픽 유치에 전념했던 전두환이 정작 개회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은 서울 올림픽과 전두환 정부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서울 올림픽 개막을 목전에 둔 시점을 배경으로 비자금을 몰래 빼돌려 피신하려는 전두환을 끝까지 추격해 심판하는 스토리는 합당한 역사적 심판이자,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낼 영화적 상상력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중반부가 대체 역사물 같은 인상을 주며, 실제 역사와는 달리 모든 비자금을 잃고 백담사에 갇힌 그의 무력한 모습이 냉소를 자아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음새가 헐거운 스토리텔링
그러나 <서울대작전>은 과거의 무게를 짊어지기에는 부족했던, 깊이가 얕은 액션 영화라는 인상을 지우지 못한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흡입력 있는 소재의 잠재력을 설득력 있게 구체화하는 데 실패한다. 문제는 스토리텔링의 측면과 장르적 관습 두 가지다. 우선 <서울대작전>은 동욱을 비롯한 상계동 슈프림팀의 아메리칸드림과 전두환의 비자금이라는 상이한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올드카를 사랑하고 카 레이싱을 즐기며 힙합에 빠진 만큼이나 화려한 뉴욕 브롱스 힙합 패션을 입고 다니는 이들. 그들은 필(Feel)과 소울(Soul)이 넘치는 문화의 본거지 미국을 동경하며, 자유와 멋이 가득한 아메리칸드림을 꿈꾼다.
하지만 전두환을 잡아들이려는 야망 가득한 안 검사에게 사우디에서 벌어들인 불법 외화를 비롯한 여러 범죄 행각을 들킨 후 그들은 전두환을 심판하는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이때 영화는 머리에 총구가 겨누어지고, 동료가 납치당하는 와중에도 목숨을 걸고 전두환의 비자금을 쫓는 그들의 동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 안 검사에게 코가 꿰였다고 한들, 그들은 이미 당대의 사회적 고찰, 인식, 성찰과는 거리가 먼 행적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들이 돌연 역사에 먹칠한 독재자를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정의감을 발산하게 된 계기는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작중 불과 1년 전인 87년 항쟁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등장하지 않기에 레이싱 패밀리가 정의의 화신이 되는 전개는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이미 갖고 있던 좋은 패를 영화가 활용하지 못했기에 더욱 의아하기도 하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는 경기장 건설 및 달동네 환경정비 및 재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주민을 길거리로 내몬 바 있다. 성화 봉송 중 불량주택이 보이면 안 된다는 이유로 판잣집을 무단으로 철거하기도 했으며, 그중에는 상계동 천막촌도 포함된다. 사우디에서 귀국한 동욱과 준기가 자신들의 터전이었던 상계동이 초토화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도입부는 이 사건을 반영한다.
이 장면은 전두환 대 상계동 패밀리의 대립을 더 직관적이고, 감정적이고, 무게감 있게 묘사할 기회였다. 주인공들이 무력한 약자이자 피해자임을 강조해 그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절실함을 더 부각할 수 있었다. 올림픽을 이유로 장애인과 노숙자를 탄압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등과 연계해 정의감에 기대는 대신 더 날카롭게 비판을 가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라이벌이자 앙숙으로 등장하는 동욱과 '갈치(송민호)'가 협력하게 되는 계기를 더 자연스럽게 풀어낼 윤활유가 될 수도 있었다. 이 기회를 모두 놓쳤기에 <서울대작전>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이음새가 헐겁다는 인상을 준다.
과해 보이는 장르적 유사성
한편 장르적으로 독창성이나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특히 레이싱 액션의 대표주자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그림자가 짙다. 일례로 작중 카 레이싱이나 체이싱 시퀀스 속 장면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매우 유사하다. 전두환의 조직에 가담하기 위한 시험으로 등장한 도심을 가로지르는 레이싱 장면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시그니처나 다름없다. 작중 남서울 공항에서의 액션 시퀀스는 시작부터 끝까지 그 구성과 순서가 시리즈의 6편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의 공항 액션 시퀀스와 흡사하다.
또한 캐릭터의 구성도 <분노의 질주>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동욱은 단단하고 뜨거운 가족애와 동료애로 무장한 리더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와 역할이 같다. 동욱의 여동생인 윤희는 도미닉의 여동생인 '미아(조다나 브루스터)'를 연상시키며, 그녀가 유달리 오토바이를 애용한다는 점은 토레토 크루의 다른 여성인 '지젤(갤 가돗)'과 닮았다. 동욱의 절친인 복남은 리더 못지않게 뛰어난 레이싱 실력을 바탕으로 그를 충실히 보좌한다는 점에서 <분노의 질주>의 또 다른 진주인공 '브라이언(폴 워커)'과 대동소이하다. 기술자인 준기나 DJ인 우삼은 쉴 틈 없는 개그 콤비인 '로만(타이리스 깁슨)'과 '테즈(루다크리스)'를 보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비공식 수사를 펼치는 안 검사는 작전 기획부터 정보와 차량 지원에 이르기까지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를 빼닮았다.
이에 더해 80년대 음악으로 가득한 카세트테이프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 것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음악과 드라이브의 조화를 강조하는 연출은 또 다른 카 레이싱 액션 영화인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상시키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할리우드의 장르 영화 속 장면을 배경만 바꾸어 활용하는 연출은 한국 영화의 고질병 중 하나다. <탑건>의 한국판이라 할 수 있는 <R2B: 리턴 투 베이스>, <300>과 <킹덤 오브 헤븐>의 액션 시퀀스를 그대로 가져와 배경만 고구려로 바꾼 <안시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기술력이 좋아졌다 한들 독창성이 느껴지지 않는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서울대작전>의 만듦새와 구성은 자연히 얄팍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서울대작전>은 전반적인 설정과 톤을 잘못 맞춘 듯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중 동욱과 그의 팀, 갈치와 그의 팀은 제각기 카센터를 운영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이다. 이는 미국의 차고 문화를 한국에 맞게 현지화한 듯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차고 문화는 보편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를 매개로 맺어진 우정이나 가족 의식, 연대감은 자세한 설명 없이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관객의 입장에서 주인공들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기도 힘들다.
또한 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더라도 충분히 다루고자 했던 이야기를 소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프닝부터 엔딩 크레디트에 이르기까지 빼곡히 삽입된 힙합 음악의 분위기처럼 <서울대작전>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과시적이고 과장된 멋을 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에 비해 캐릭터들은 붕 뜨고, 송민호를 위시한 여러 배우의 연기도 부자연스러우며, 특히 '강인숙(문소리)' 회장이나 '이현균(김성균)' 실장처럼 무게감을 잡아야 할 악역들은 우스워진다. 그 결과 전두환에 대한 가상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클라이맥스는 기대에 비해 쾌감이 그리 크지 않다. 이처럼 그럴싸한 아이디어에서 힘차게 출발한 <서울대작전>의 질주는 역사의 무게 앞에서, 그리고 잘못된 튜닝으로 인해 간신히 결승선에 도착하는 데 그치고 만다.
D(Dreadful, 끔찍한)
실패하는 지름길만 골라 달려 나가는 88년도 한국판 <분노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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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신작 추천작 <너와 나의 경찰수업> <설국열차 시즌3> <프리 가이>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월요일,
한 주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다양한 OTT 플랫폼의 신작 소개를 하는 시간!
1월 넷째 주의 씨네랩의 추천 신작은 무엇이 있을지 다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너와 나의 경찰수업, 디즈니 플러스 +
웹드라마 | 한국 | 16부작
감독 : 김병수 | 출연 : 강다니엘, 채수빈, 이신영, 박유나, 김상호, 박성준 등
디즈니플러스 공개일 : 2022년 1월 26일 (수요일)
"경찰대학을 배경으로 우리가 응원하고 싶은 청춘들의 사랑과 도전을 담은 청춘 성장 드라마"
*관전 포인트* : 아이돌 강다니엘의 데뷔작,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니만큼 많은 화제에 있습니다.
다양한 작품에서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채수빈.
눈부시고 설레는 청춘 에너지를 발산하는 두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최고의 기대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뿐만 아니라 이신영, 박유나, 박성준, 민도희, 김우석 등 대세 청춘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청춘배우들의 앙상블, 티격태격 케미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됩니다. :)
2. 설국열차 시즌3,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 미국 | 10부작
감독 : 그레임 맨슨 | 출연 : 제니퍼 코넬리, 다비드 디그스, 숀 빈 등
넷플릭스 공개일 : 2021년 1월 25일 (화요일)
"이 작품은 빙하기가 돌아온 지구, 마지막 생존자들을 태우고 끝없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한 남자가 모두의 생존이 걸린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
*관전 포인트* : 봉준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
<설국열차> 시즌 1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시즌2에 이어 시즌3까지 제작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명배우인 제니퍼 코넬리의 열연과 송강호 역할을 하는 다비드 디그스 배우의 모습까지..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면 재밌을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재미와 서스펜스와 몰임감을 주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원작 <설국열차>의 세계관을 시리즈화한 작품인만큼 원작 영화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서사의 전개와 장대한 스토리 라인을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3. 프리 가이, 디즈니 플러스+
액션 | 미국 ㅣ115분
감독 : 숀 레비 |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조디 코머, 타이카 와이티티 등
개봉일 : 2021년 8월 11일
디즈니플러스 공개일 : 2022년 1월 26일
"평범한 직장, 절친 그리고 한 잔의 커피. 평화로운 일상 속 때론 총격전과 날강도가 나타나는 버라이어티한 ‘프리 시티’에 살고 있는 ‘가이’.
그에겐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하기 전까지는…
갖은 노력 끝에 다시 만난 그녀는 ‘가이’가 비디오 게임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이고, 이 세상은 곧 파괴될 거라 경고한다.
혼란에 빠진 ‘가이’ 그러나 그는 ‘프리 시티’의 파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배경 캐릭터가 아닌,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시원하게 터지는 상상초월 엔터테이닝 액션 블록버스터! 인생의 판을 바꿀 짜릿한 반란이 시작된다! "
*관전 포인트* : 역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의 유머와 재치, 그리고 액션능력까지 모든 걸 자~~알 소화하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공상과학 코미디 액션? 영화인만큼 그의 다양한 매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특유의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잔망스러운 캐릭터는 관객들을 매우 즐겁게 해주는데요!거기에 플러스 <킬링 이브>,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등에서 카리스마 있고 특유의 분위기와 매력을 발산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던 배우 조디 코머까지..
모두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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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어스킨> - ‘죽여주는 멋진 가죽, 계속 입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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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스킨 (Le Daim, Deerskin)
개봉일 : 2020.01.01 (한국 기준)
감독 :미스터 와조
출연 : 장 뒤자르댕, 아델 에넬, 알버트 델피
‘죽여주는 멋진 가죽, 계속 입을 건가요?’
당신의 옷장엔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진 옷이 몇 벌이나 있나요? ‘죽여주는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별생각 없이 사들였던 가죽옷들. <디어스킨>을 보고 나면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새로운 계절이 왔을 때, 그 옷을 꺼내 입기 껄끄러워질지도 모릅니다.
전 재산을 털어 100% 사슴가죽으로 이뤄진 빈티지 재킷을 손에 넣은 <디어스킨>의 주인공 조르주는 재킷을 바라보며 위험한 상상에 빠진다. 낡고 멋없는 재킷이 아닌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나의 재킷. 바라만 봐도 행복한 내 재킷. 다른 사람들은 절대 입을 수 없지. ‘그러니 세상에 재킷을 입은 사람은 내가 유일해야 해.’ 라는 쉬이 공감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린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는 영상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끝내주네, 죽여주는 스타일.” 장난이나 웃음이 서린 표정이 아닌 진지한 표정으로 뻔뻔하게 거울을 바라보는 조르주의 모습에 “골 때리네..”라는 말과 웃음이 절로 나오는 영화였다. 꽉 맞는 재킷을 입은 그는 본인을 영화감독이라 말하며 거울 앞에 서있는 자신에게, 재킷을 입은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민다. 그리고 재킷을 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명한다. “죽을 때까지 재킷을 입지 않겠습니다.” 조르주의 행동이 ‘재킷’이라는 사물에 꽂힌 미치광이에 지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저 한마디에 이 영화의 모든 걸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 사람 정말 미쳤지만, 나름 의미 있게 미쳤다.
디어스킨 시놉시스
44세 조르주, 자신의 전 재산으로 꿈꾸던 100% 사슴가죽 재킷을 사고 덤으로 받은 캠코더로 영화감독 행세를 한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킷을 입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재킷을 없앨 계획을 세우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조르주는 전 재산을 털어 100% 사슴 가죽 재킷을 구매하기로 한다. 새로운 재킷을 모시러 가는 길, 그는 입고 있던 재킷을 쿨하게 벗어 변기에 쑤셔 넣는다. 왠지 합성 가죽 정도로 이루어졌을듯한(?) 그 재킷을 내다 버리고, 부드러운 사슴 가죽 재킷을 입은 순간 7000유로가 아깝지 않은 만족감이 조르주를 휘감는다. 재산을 두고 아내와 분쟁 중인 복잡한 상황이지만 그는 현실보다 지금 몸에 두르고 있는 재킷에 집중한다. 조르주는 세상과의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던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재킷과 함께 받은 캠코더를 손에 든다.
“끝내주네, 죽여주는 스타일.”
죽여주게 마음에 드는 재킷을 입으니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사람들이 모두 내 재킷을 보고 얘기하는 것 같고, 자신감이 차오른다. 카드엔 잔액이 한 푼도 남지 않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조르주는 당당하다. 왜냐면 난 죽여주는 재킷을 입었으니까!
“내 소원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킷 입은 사람이거든.”
조르주는 자살한 직원에게서 사슴 가죽 모자를 뺏고 사슴 머리 박제와 사슴 모양 촛대 앞에 앉아 모자를 써본다. 사슴, 사슴, 사슴. 그의 몸을 감싸기 위해 몇마 리의 사슴이 희생됐을까. 마치 드래곤볼을 모으듯 하나둘 모이는 사슴 가죽 옷들. 사슴 가죽이 더해질수록 조르주의 자신감은 하늘로 치솟는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새 ‘유일한 재킷 입은 사람 되기’ 프로젝트에 새로 참여하게 된 술집 종업원 드니스. 그녀의 돈과 편집 기술이 더해지자 조르주의 영화 제작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조르주의 테이프에 담긴 재킷을 입은 위풍당당한 조르주의 모습, 재킷을 트렁크에 넣으며 ‘재킷을 입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모습. 재킷을 입고 있다가 조르주에게 살해당하는 사람들의 모습. 드니스는 조르주가 넘긴 테이프를 보며 당황 대신에 감탄을 하고 돈을 가불 받아 조르주에게 사슴가죽 바지를 선물한다. 드니스의 선물로 조르주의 사슴 가죽 풀세트와 그의 영화가 완성된다.
“죽여주는 스타일, 안 보여요?”
조르주가 말하는 죽여주는 스타일, 동물 가죽으로 도배된 이 죽여주는 스타일은 가죽 재킷을 입은 주인들을 죽게 만든다. 조르주와 마주친 사람들 중 죽지 않은 사람들은 재킷을 입지 않은 사람들뿐이다. 심지어 “재킷을 입지 않겠다”라며 재킷을 조르주의 트렁크에 넣은 사람들은 그에게 돈을 받기까지 했다. 영화의 말미에는 사슴 가죽 풀세트를 입은 조르주도 총을 맞는다. 사슴이 사냥꾼의 총에 맞아 쓰러지듯, 사슴 가죽을 도배한 조르주도 사냥총에 목숨을 잃고 드니스는 그의 가죽 재킷을 벗긴다. 우리가 입는 가죽옷은 이런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는듯이 말이다.
이 영화에서 재킷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그저 길을 걸어가기만 해도 맞아 죽거나 찔려 죽는다. 죽여주는 재킷을 입고 죽을 것인가, 죽여주는 스타일을 포기하고 생존할 것인가.. 나는 죽여주는 스타일 대신 생존을 선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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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11번째 한국을 방문한 톰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오는 12일 개봉한다고 합니다. 사전 시사회 역시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이번주 개봉작 같이 보실까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 PART ONE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모험 | 미국 | 163분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출연: 톰크루즈,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등
개봉: 2023.07.12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가장 위험한 작전, 그의 마지막 선택 모든 인류를 위협할 새로운 무기를 추적하게 된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팀은 이 무기가 인류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이를 추적하던 에단 헌트에게 어둠의 세력까지 접근하고 마침내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빌런과 마주하게 된 그는 가장 위험한 작전을 앞두고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의 생명과 중요한 임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CINE PICK!
영화 ‘미션임파서블: 데드레코닝 파트원’(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이 12일 개봉을 앞두고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전 예매량만 16만이 팔렸으며 이전 톰크루즈의 작품 <탑건: 매버릭>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엘리멘탈 이후 극장가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조디악
Zodiac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미국 | 157분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재개봉: 2023.07.12.
배급: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1969년 샌프란시스코의 신문사 앞으로 날아온 연쇄살인범의 편지와 암호문. 그렇게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조디악 킬러'. 하지만 이 희대의 살인마를 잊지 않은 사람들의 인생을 건 추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CINE PICK!
조디악 사건을 다룬 영화는 꽤 많지만, 실화를 충실히 다루며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입니다.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진출했으며, 많은 걸작들이 있지만 조디악은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 중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꽤 긴 러닝타임을 하고 있지만 봉준호 감독님은 이에 대해 "느리게 서서히 스며드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 천천히 스며드는 공포감과 무력감 같은 게 있어요.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영화적 체험은 아닌 거 같아요"라고 말을 덧붙인 바 있습니다.
디어 마이 러브
My Sailor, My Love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 로맨스 | 핀란드, 아일랜드, 벨기에 | 103분
감독: 클라우스 해로
출연: 제임스 코스모, 브리드 브레넌 등
개봉: 2023.07.12.
배급: ㈜뮤제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아일랜드의 바닷가 마을, 딸 ‘그레이스’가 소개한 가사도우미 ‘애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하워드’ 두 사람은 삶도 사랑도 처음인 것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둘의 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딸 ‘그레이스’는 ‘애니’에게 아버지를 떠나 달라 부탁하는데...
CINE PICK!
은퇴한 선장 그리고 가사도우미로 만난 두 사람이 바닷가 외딴집에서 다시 삶과 사랑을 시작하는 영화 <디어 마이 러브> 핀란드 감독 클라우스 해로가 <원스> <내 사랑> 제작진과 만나 아름다운 아일랜드 바닷가 풍광을 배경으로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담아내었다고 합니다. 인생 막바지에 찾아온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에 로튼토마토 100%를 기록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정원
Little Garden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한국 | 86분
감독: 이마리오
출연: -
개봉: 2023.07.12.
배급: (주)시네마달
시놉시스
“평균 나이 75세, 영화 좀 찍는 언니들이 온다!” 강릉의 대표적인 구도심 명주동의 이웃 모임 ‘작은 정원’ 언니들은 3년간 배워오던 스마트폰 사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화를 찍기로 마음먹는다. 평균연령 75세,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단편극영화 <우리동네 우체부>가 영화제에 초청이 되고 수상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다큐멘터리 영화 만들기이다! 과연 언니들은 다큐멘터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CINE PICK!
이마리오 감독이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는 강원도 강릉시 명주동에 사는 할머니 8명이 단편 극영화 한 편과 장편 다큐 한 편을 제작하는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할머니들의 모임 이름인 <작은 정원> 모임은 2011년 텃밭 가꾸기를 함께하며 만들어져 2016년부터 지역 영화인들이 결합하면서 스마트폰 사진 촬영과 영화 제작을 배우는 모임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이후 제작한 영화들이 서울노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이마리오 감독은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면 공동체도 필요하다... 영화 제작은 그들이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매개체가 된다"라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극장판 피노키오 위대한 모험
Pinocchio: A True Story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가족, 판타지, 모험 | 헝가리 | 84분
감독: 바실리 로벤스키
출연: -
개봉: 2023.07.13.
배급: 와이드 릴리즈㈜, 태양미디어그룹
시놉시스
외로이 살던 제페토 할아버지가 남자아이 모습의 나무 인형을 만들고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이고 함께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구경하고 싶던 피노키오는 우연한 기회에 서커스단과 함께 공연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벨라’라는 친구를 만나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은 진짜 사람이 아니라 ‘벨라’의 관심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좌절하고 그녀에게 인정받는 진짜 인간이 되기 위해 위대한 모험을 떠난다! 피노키오는 과연 진짜 인간이 되어 ‘벨라’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CINE PICK!
피노키오의 위대한 모험을 담아낸 영화 <극장판 피노키오 위대한 모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떠나는 피노키오의 위대한 모험을 그린 작품입니다. 공개된 포스터는 영화의 주인공인 피노키오를 중심으로 각각의 캐릭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피노키오’는 유쾌하고 즐거운 성격의 사람이 되고 싶어 모험을 떠나는 목각 인형이고 유머러스하고 말이 빠른 말 ‘티볼트’ 그리고 마음에 늘 그늘이 있는 피노키오가 사랑하는 ‘벨라’, 피노키오를 만들어서 아들로 여기는 자상한 ‘제페토’ 할아버지까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모여 만들어낼 이야기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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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에이트 쇼 | 메시지도 이야기도 놓쳐버린 불상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평범하게 살아가던 '진수'(류준열). 하지만 그는 지인을 따라서 주식에 손을 댔다가 투자한 돈을 다 잃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중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한다. 그 순간 갑자기 도착한 입금 문자와 게임 참가를 종용하는 메시지. 계좌에 꽂힌 엄청난 액수의 돈에 놀란 진수는 그 자리에서 게임 참여를 결정한다.
3층 카드를 골라 방에 입주한 그는 1분에 3만 원씩 버는 규칙에 놀라고, 다른 참가자 7명, '8층'(천우희), '7층'(박정민), '4층'(이열음), '6층'(박해준), '2층'(이주영), '5층'(문정희), '1층'(배성우)과 안면을 튼 후 게임을 가능한 오랫동안 지속할 규칙을 만들어 간다. 그러나 우연히 갈린 층수에서 비롯된 불평등이 가시화되자 참가자 8명은 서로를 짓밟고 더 많은 돈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감독이 작품보다 우선될 때
거울. 영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비유다. 거울을 보면 안 보이던 외적인 문제를 찾을 수 있듯이, 영화도 관객이 미처 깨닫거나 생각 못했던 사회적 문제를 일깨워줄 수 있으니까. 봉준호의 <기생충>과 <설국열차>가 그랬듯이.
한재림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를 자기만의 거울이라 생각한 듯싶다.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한 이 드라마는 한국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를 비판, 풍자, 고발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전작인 <관상>, <더 킹>, <비상선언>에서 선보인 연출력과 스타일을 적극 활용해 메시지를 펼쳐 보이고, <오징어게임>의 아류작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고도 한다.
그러나 <더 에이트 쇼>는 한재림의 <기생충>도, <오징어게임>도 되지 못했다. 우선 거울에 비춰 보여주려는 문제점을 영화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 자의식이 과하게 반영된 마무리는 시청자가 작품을 소화할 여지를 없앴다. 그 대가로 8부작 드라마의 화려한 볼거리는 단순한 기교에 불과해지고, 의도도 메시지도 가학성과 자극성에게 잡아먹혀 버렸다.
명확한 목적
<더 에이트 쇼>의 목적은 확실하다. 8개 층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에 한국 사회를 빗대어 그 모순점과 불평등함을 비판, 풍자하려 한다. 우연히 1층부터 8층까지 선택한 8명의 주인공. 그들의 운명은 순전히 운에 달렸다. 가장 이상적인 비율의 피보나치 수열로 1층부터 8층까지의 상금이 주어지지만, 시간이 갈수록 권력과 부의 격차는 벌어진다. 금수저론, 코인과 주식 열풍이 불었던 원인을 유비적으로 드러내려 한다.
어떻게 보면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의 만남이다. <기생충>이 계단을 활용해 계층 관계를 보여줬듯이, <더 에이트 쇼>도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선 속에 1층부터 8층까지의 위계를 녹여냈다. 바삐 움직이는 캐릭터들도 한국인의 대표적인 모습을 집약한 듯하다. 위로 올라가려 발악하는 1, 2, 3층.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4, 6, 8층. 그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5층과 7층. 주변에서, 또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물상이다.
이에 더해 윤리적인 선도 함께 건드린다. 8층을 장악한 이들은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아래층을 잔인하게 찍어 누른다. 인간의 기본적인 3대 욕구인 식욕, 성욕, 수면욕을 통제하거나 자극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시험한다. 이때 <더 에이트 쇼>는 '모든 악행의 책임은 권력을 악용한 개개인의 몫인가? 아니면 그렇게 환경을 조성한 시스템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던진다. <오징어게임>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재림이 한재림 한 전반전
한재림 감독 특유의 스타일은 <더 에이트 쇼>가 목적에 다가서는 원동력이다. 특히 한재림 감독의 장점이 빛나는 전반부가 유도 인상적이다. 그는 다양한 코미디를 다룰 때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 <더 킹>에서는 검사 주인공을 내세워 한국 현대 정치사를 비꼬았다. 계유정난에 개입한 관상가의 비극 속으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초대한 <관상>의 전반부도 인상적인 코미디였다.
<더 에이트 쇼>의 전반전도 마찬가지다. 블랙 코미디 느낌이 짙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부를 늘릴 수 없는 가운데, 주식과 코인 대박을 꿈꾸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평범한 2030의 모습을 진수에게 투영한다. 그 덕분에 <더 에이트 쇼>는 별다른 설명 없이도 극의 몰입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연상시키는 여러 장치는 풍자의 화법으로서도, 블랙코미디라는 신호로서도 탁월하다. 과거 무성영화 스타일의 자막, 필름 화면, 영화 비율을 활용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진수가 슬랩스틱을 여럿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던 타임즈>가 비인간적인 공장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의 피폐한 삶을 꼬집었다면, <더 에이트 쇼>는 약 1세기가 지나자 그 노동 자체가 무가치해졌다고 일깨우는 셈이다.
자가당착에 빠진 후반전
문제는 후반부다. <더 에이트 쇼>는 앞서 던진 비판점을 강조하기에 충분한 전개를 보여주지 못한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끝은 냉소와 자조에 가깝다. 어떻게든 꼭대기층으로 올라가려던 1층의 발버둥을 잔인하게 짓밟으며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계단 위에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지워 버린다.
그런데 1층을 제외한 게임 참가자들의 삶은 정작 희망적이다. 비록 게임 속에서 겪은 충격적인 일 때문에 피폐해진 듯 보이지만, 거액의 상금을 챙겨 바라던 삶 또는 더 좋은 삶을 누린다. 즉, 현실에서 층수를 바꿀 수 있는 사다리를 제대로 챙긴 셈이다. 1층은 영원히 1층, 8층은 끝까지 8층이라는 게임의 끝과는 거리가 멀다.
자연히 <더 에이트 쇼>는 무슨 이야기인지 알기 어렵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라고 말하는 듯하지만,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과는 거리가 먼 결말을 보여준다. 빈부격차와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문제를 비판하려는 건지, 시스템에 순응한 채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건지, 인간성을 버리면서까지 상금을 타내는 참가자들의 노력과 인내심을 본받자는 건지 혼란스럽다.
이 단점은 감독의 전작인 <비상선언>과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화려한 스펙터클로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캐릭터들이 군상극을 펼치기 시작하자 메시지와 개연성, 캐릭터는 모두 흔들리기 시작한다. 더 나아가 주제 의식마저도 공감되지 않고, 억지스러운 해피 엔딩은 실망감을 키운다.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있겠지만, 정작 그 메시지를 담아낼 이야기를 만드는 데 실패한 전철을 답습하고 말았다.
허망한 마지막
어떤 면에서는 <비상선언>보다도 더 큰 실패다. <비상선언>에서는 못 본 단점이 드러나기 때문. '7층'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7층은 자기가 경험한 게임을 토대로 '더 에이트 쇼' 시나리오를 쓴다. 한때 흥행 감독이었던 7층이 이제는 현실적이고 예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는 감독의 자의식이 투영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7층이 쓴 시나리오 제목을 비추는 엔딩은 인상적이지 않다. 허세에 가까워 보인다. <더 에이트 쇼>의 내용이나 문제의식은 결코 날카롭거나 새롭지 않기 때문. 경제적, 정치적 기득권이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활용해 하위 계층을 더 촘촘히 감시하고, 착취하는 현상은 이미 <설국열차>, <오징어게임>, <헝거게임> 등 숱한 작품이 다룬 바 있다.
또 다른 작품들과 달리 문제의식을 제시할 뿐, 그 대안이나 비전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설국열차>에서는 기차가 전복됐다. 캣니스는 헝거게임 경기장을 부수고, 성기훈은 프론트맨을 잡으러 간다. 반면에 <더 에이트 쇼>는 게임을 끝낸 참가자들이 상금 덕분에 해피엔딩을 누리는 것 다음 이야기가 없다. 그저 영화감독인 7층의 입을 빌려 사회 모순을 통찰했고, 그 비판을 드라마(영화)에 담아냈다는 도돌이표에 그친다.
만약 <기생충>처럼 아예 새로운 문제의식을 보여줬다면 다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기생충>은 기득권은 악하고, 빈곤층은 선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관객의 시야를 넓혀 버렸으니까. 그런데 <더 에이트 쇼>는 그 정도의 통찰력까지는 못 보여줬다. 권력자는 악하고 타락하고, 빈자는 선하지만 고통받는다는 오래된 도그마를 답습하기 바쁘다. 자연히 메타적인 결말은 더욱 허망하고 실망스럽다.
<더 에이트 쇼>가 <오징어게임>이 될 수 없는 이유
주제 의식과 의도에 공감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게임 자체를 보는 재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오징어게임>과 <더 에이트 쇼>의 결정적인 차이다. 두 게임의 참가자 모두 돈을 원한다. 하지만 전자는 예상치 못하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수동적인 플레이어였다. 반면에 후자는 능동적인 주체다. 자기 의지로 상대의 존엄성을 가능한 잔인하게 짓밟는다. 그 결과 계속해서 연장되는 게임 시간은 쾌감 대신 거북함으로 가득해진다.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극단적인 참가자도 몰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특정한 인물상을 대변하는 장기짝에 불과하다. 정신병자, 천재, 선인, 악인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티끌만큼도 변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속고 속이는 후반부에서는 속는 사람의 아둔함에 탄식이 나올 정도다. 캐릭터 간의 관계와 심리 변화를 쫓는 <오징어게임>의 재미는 찾아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영화 대신 드라마를 선택한 결정도 악수다.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전개가 느리다. 그러다 보니 <더 에이트 쇼>는 중간마다 가학적인 장면을 의도적으로 전시할 수밖에 없다. 왕게임이나 숨바꼭질처럼 특별하지 않은 게임이 등장하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상황을 조성하기도 한다. 수면 고문 장면처럼.
결국 <더 에이트 쇼>는 거울이 아니라 빈 깡통이다. 감독과 출연자의 명성은 요란하고, 볼거리는 화려하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Poor 형편없음
<더 킹> 마냥 이륙해서 <비상선언>처럼 착륙한 한재림표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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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이 아닌 냄새로 기억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었지만,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내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기분 좋은 영화였다.
내용이 미치도록 좋았던 것도, 신선하고 웅장한 장면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분명한 건 영화 자체에서 주는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것. 그 하나로 충분했다.
모든 캐릭터가 사랑스럽고 통통 튀며 각자로부터 전달되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에이미의 단단하고도 살짝 낮은 그 목소리가, 받쳐 올려주는 그 발성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냥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당시 뒷자리 분이 타코야끼를 들고 들어오셨는지 가쓰오부시의 강렬한 향과 함께 영화 초반을 보냈다. 실소가 새어 나올 정도로 꽤 강한 냄새였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미소를 머금은 채 스크린 속 작은 아씨들을 보며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곤 생각했다. 오늘 영화는 가쓰오부시로 남겠구나.
기억에 향이 묻으면 단단한 추억이 된다.
언젠가 길에 흘러 다니는 타코야끼 냄새를 맡으면 문득, 작은 아씨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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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타코야끼 생각을 하면 작은 아씨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같이 팝콘을 나눠 먹던 영화관이 떠오른다. 사실 몇 년 되지 않았는데 까마득히 느껴져서 조금 웃기기도 하다.
영화 틈틈히 챙겨 먹으며 팝콘 잔량을 은근히 신경 쓰던 내 모습과 광고가 끝나고 영화 시작 전 완전 암전이 된 고요한 순간에 팝콘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던 그 순간들, 첫 데이트 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팝콘 대신 나쵸를 사다 주었다 망했던 그 추억까지..
심지어 요샌 절대 내 돈 주고 사 먹지 않던 과자봉지 팝콘까지 사 먹어 봤다.
몰랐는데 나 팝콘 사랑했네... (노랑 포장지의 스윗&솔트 팝콘 맛있어요. 어디 회사 건지는 기억 안 남 ㅎ)
하루빨리 코로나의 상황이 나아져서, 영화관에서 마음껏 팝콘을 집어 먹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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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쟁이] 인피니티 워 NG 모음! & 춤영상까지?!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일단 손풀기로 아주 짧게 영상 하나를 올립니다.
영상 이제서야 올리는데 성의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곧 좋은 영상으로 다시 돌아올 테니 그냥 재미있게 영상 즐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2018. 00. 00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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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가장 강렬한 마블 안티 히어로의 탄생 구원자인가, 파괴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