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Ha2023-02-21 14:34:43
영화가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때
영화 <탑건: 매버릭> 리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난 후 너무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엄청난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1. THIS IS HOLLYWOOD !
이 영화는 애초에 할리우드라서 만들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해군 소속의 일류 조종사들, 항공모함에서 이착륙하는 수많은 전투기들이 등장하고 엄청난 기술력으로 적들을 피격하는 소재의 영화. 애초에 영화의 소재부터 ‘미국’이라는 국가의 독보적이고 유일한 상징성이 다분히 담겨있다. (감히 미국이 아니면 쉽게 다룰 수 없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를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풀어내고 구현해 낼 수 있는 할리우드의 자본력과 영화 산업으로서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 정말 다른 영화 산업에서는 쉬이 엄두도 못 낼 작품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훌륭한 전작이 존재하고, 무려 36년 후의 속편에서 같은 역할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해낼 수 있는 배우로서의 자질을 갖춘 톰 크루즈를 가진 할리우드라니!
이 영화가 정말 미국 영화구나 싶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인물들이 함께 해변에서 도그파이트 럭비를 하는 장면이었다. 전작에서의 해변 비치 발리볼 씬을 오마주 한듯 했는데, 그 장면 자체로 후덥지근한 여름의 열기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이 흘러넘치는 느낌이었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미국 브랜드 아베크롬비의 흥망성쇠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품에 대해 보았는데, 위 장면을 보면서 정말 과거 아베크롬비가 추구했던, 몸 좋고 멋진 젊은 미국 청년들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이런건가? 싶었다.
엄청난 생동감과 스릴이 느껴지는 비행 장면들과, 이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사운드 구성. 전작을 오마주하듯 연출된 다양한 장면들과, 함께 등장하는 사운드 트랙만 생각해도 이 영화를 ‘극장’ 에서 봐야하는 이유가 성립되는 것 같다. (사실 필자는 처음 음악감독으로 Hans Zimmer 가 뜰 때부터 보러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으로 어디서나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고 점점 극장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탑건:매버릭>은 영화와 극장의 뗄 수 없는 관계성에 대해 보여주며 왜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아야 하는지 소리치는 영화인듯 하다. 감독이 각 장면에서 표현해 내고 싶은 느낌에는 장면 구성과 더불어 사운드의 연출 등 그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진짜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영화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영화는 극장에서 보자. 거기다 요즘 극장은 아이맥스처럼 진짜 고도의 기술로 발전된 상영관이 너무 많으니, 꽤나 엄청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평소 좋아하고 즐겨 보는 영화들은 굳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싶은 영화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다시 느꼈다. 장르 불문하고 영화라는 문화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가야 하는 이유를.
2. "Talk to me, Goose"
캐릭터와 배우가 함께 나이를 먹고, 과거의 서사를 온전히 안은 채로 진짜 그 인물이 되어 연기하는 것.
배우와 제작자의 입장에서 그러한 연출을 할 수 있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분명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연출가들, 좋은 배우들의 이 삼박자의 완벽한 합이 있을 것이다. 작품 전체적인 플롯은 어찌보면 되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스토리 전개를 마냥 뻔하게 만들지 않는 촘촘한 이야기 속의 개연성과 설정 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난 이상하게도 매버릭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때부터 마음이 찡했다. 36년 전의 과거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의 속도로 그 세월의 간극을 메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영관에는 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 분들이 느끼는 감동은 얼마나 더 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36년 전 영화 <탑건>을 관람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오르며 그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이것 또한 영화라는 문화예술이 갖는 너무나도 값진 가치라고 생각한다.
매버릭은 뜻 정말 단어 뜻 그대로(Meverick) 독보적인 개성과 성향을 갖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만년 대령으로 그 나이까지 아직도 군대에 남아있는 설정부터가 그의 자유로움과 소년같은 순수함, 비행에 대한 열정 등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면서 죽을 힘을 다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자신의 커리어로 삼는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그리고 그 분야의 Top gun이 되는, 최고가 되는 경험은 얼마나 값진 것일까?
이단아같은 그런 인물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인 구스와 그의 관계성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매버릭에게 구스는 그의 유일한 가족이며,상실의 슬픔을 느끼게 하고 동시에 그의 삶의 원동력이 되는 존재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구스에게 그 답을 구하는 매버릭. 마치 인간이 신에게 답을 구하는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매버릭에게 구스는 그 어떠한 신보다 큰 존재가 아니었을까? 누군가에게 신 같은 존재가 된다는 건 얼마나 큰 의미인지에 대한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결국 이번에 <탑건:매버릭>을 보고 톰 크루즈라는 배우에 완전히 빠져,
그의 온갖 필모를 전부 챙겨보았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자, 내 주변 가장 대단한 영화광인 엄마는
왜 이제서야 톰 크루즈의 매력을 알게 된거냐고 날 놀리며
본인은 이미 다 봤다고, <어퓨굿맨>을 보지 않고는그에 대해 얘기를 말라고 한다.
내가 <칵테일>을 봐야겠다고 했더니 옆에서 벌써 사운드트랙을 흥얼거리는 그녀였다.
정말 멋진 배우다. 연기도 열정도.
정말 세대 불문하고 그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대체 불가한 배우임을 한 번 더 증명한 그다.
그래서 재개봉이 언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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