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3-03-17 15:46:29
찬란한 지휘자의 무거운 발걸음
영화 <비바 마에스트로>
찬란한 지휘자의 무거운 발걸음
영화 <비바 마에스트로>
감독] 테드 브라운
출연] 구스타보 두다멜
시놉시스] 영화 비바 마에스트로는 테드 브라운이 시기적절하게 내놓은 희망적인 다큐멘터리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손바닥을 새기고, 수백명의 어린이에게 사인 요청을 받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그는 베네수엘라의 유소년 음악 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세계적 성공을 거둔 지휘자다. LA 필하모닉,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그는 클래식 스타의 영향력을 건설적으로 발휘할 방법을 늘 고민한다. 여전히 불안정한 고국에서 그는 음악으로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스포일러 주의#
음악이 주는 치유의 메시지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베네수엘라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음악을 가르쳐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과연 음악 하나로 인성적 사회적 교육이 가능할까? 처음에는 의심스러웠다.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에게는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이 가장 큰 도움이 될텐데 아무리 무상이라지만 문화적 교육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제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옳았다. 또래 아이들과 악기를 통해 합주를 하면서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과의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고, 한 단체에 소속되어 동료로서, 그리고 선후배로서 악기를 서로 가르쳐주면서 사회성 역시 발달되었다. 또한, 불우한 자신의 가정 환경을 탓하는 것이 아닌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찾으며 자신의 환경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클래식을 연주하면서 그 음악 자체로도 심적 안정감과 힐링을 받으니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교육 시스템이 어디있을까. 한 조사에 따르면 어두운 골목길에서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강도, 살인과 같은 중범죄부터 소매치기와 같은 경범죄까지 그 비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마 엘 시스테마를 처음으로 만든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음악이 가지는 힘이 지금 당장의 경제적 뒷받침을 되지 못하더라도 한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치 체계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엘 시스테마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베네수엘라의 아이들을 교육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는 과연 늦었는가
구스타보 두다멜은 지휘자로서 어린 나이에 성공을 거두었다. 17살의 나이에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 감독으로 데뷔를 하고, 2004년 독일의 밤베르크 교향악단 주최로 열리는 지휘자 경연대회인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면서 지휘자로서 성공가도를 쭉쭉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중견 지휘자들 빰치는 분주한 활동을 계속하면서 지휘자의 커리어를 알차게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커리어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고향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재직하며 그들의 음악적 성장을 위해 고뇌하고, 더불어 정치적으로 너무나도 불안정한 베네수엘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해 매일같이 고민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차베스 정권 당시에는 친정권적인 태도를 보이고, 마두로 정권에 들어오면서 부터 현 정권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에 대해 너무 뒤늦게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아닌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이 부분도 영화 비바 마에스트로에서 꼬집는다. 하지만 과연 구스타보 두다멜의 입장에서 차베스 정권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하다. 차베스는 집권 초기 엘 시스테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면서 지원 중단을 검토했으나 빈곤 퇴치와 범죄 예방 그리고 사회 부흥 및 국가 자부심의 원천이 된다고 판단해 지원을 지속하며 해외 공연을 늘리면서 엘 시스테마를 해외에 알리는데 집중했다.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서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사회적 교육의 일환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왔던 두다멜에게는 엘 시스테마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자신이 정치적 입장을 밝혀버리면 한 집단 전체가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마두로의 집권 이후 유혈사태와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유혈사태는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 입장이 뒤늦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 정치성으로 이용되길 원치 않았던 그에 있어서는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성명 발표로 인해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하나둘 다른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나라로의 이민을 선택하기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점차 단원들의 빈자리를 보여주면서 왜 그가 정치적 입장을 이제야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무게감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자신이 지휘자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한 것을 넘어서 단원들의 생계 역시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동안의 비판에서도 침묵을 지켰던 것이 아닐까 싶다.
엘 시스테마부터 구스타보 두다멜의 이야기까지 베네수엘라의 현재 상황과 그의 행보에 대해서 다룬 영화 비바 마에스트로. 찬란해보였던 행보와 달리 앞으로 나아가는 한 발자국에도 엄청난 무게감이 있음을 잘 보여준, 그리고 미래의 그의 행보 역시 기대를 품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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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풍 | 모두까기가 실현할 초인이라는 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통령 '장일준'(김홍파)과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의 정경유착 비리 혐의를 포착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그는 정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을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기가 믿는 신념에 대통령이 배치된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일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재벌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본, 검찰과 법원까지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는 권력, 민주 항쟁 시절부터 다져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격한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받고 정치적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한 박동호. 이에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치권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대통령을 시해하기로 결심한다.
새 시대를 촉구하는 정치 스릴러
사실상 양당제에 가까운 한국 정치권은 크게 두 세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한쪽에 산업화 유산을 물려받은 우파가, 반대쪽에는 민주화 시대를 일궈낸 좌파가 있다. 양 진영의 공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두 세력 모두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는 없다.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다.
권력 3부작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 <돌풍>은 바로 이 문제의식을 구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남한이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는데도 여전히 태극기 부대에 매달리는 우파 정치인도, 아직도 민주 항쟁 시대를 살아간다고 착각하며 자기 기득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좌파 정치인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그들과 상부상조하는 재벌과 검찰 역시 비판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두 진영의 비리나 부패를 1차원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순한 정쟁으로 묘사하지 않아서 더욱 인상적이다. <돌풍>은 자칫 추잡하기만 할 수 있는 정쟁을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Übermensch), 곧 초인이 되지 못한 이와 초인으로 거듭난 이의 갈등으로 풀어낸다. 그 덕분에 <돌풍>은 몇몇 기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패를 진영의 실패로 확장시키고, 새 시대와 미래를 향한 갈망과 희망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무언의 경계를 넘어서다
그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정치극은 상당히 한정적이었다. 수년간 비슷한 선악 구도와 메시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작품은 대체로 민주화 이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 항쟁이나 군부 쿠데타 사건을 소재로 삼아 군부 세력에 저항하는 이들의 숭고함과 희생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서울의 봄>이 그랬고, 그 이전에 <1987> 같은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허구의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검찰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악역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정재의 <보좌관>이나 조승우의 <비밀의 숲>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주인공은 <60일, 지정생존자>처럼 재벌, 검찰, 군부 같은 전통적인 기득권층에 저항하고 개혁을 꿈꾸지만 실패하는, 이른바 시민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많았다. 노무현을 비롯한 몇몇 대통령을 연상시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돌풍>은 다르다. 그간 많이 다루지 않은 2000년대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관통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의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쪼개고 비틀어서 대체역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장일준 대통령만 보더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은 점, 이후 소속 정당과 검찰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을 보면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을 섞은 캐릭터인 게 분명해 보인다.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
이 대체역사의 핵심은 초인이다. 진영 구분 없이 초인이 되지 못했고, 초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잊어버린 정치인의 모순과 폐부를 찌른다. 니체는 사람을 낙타, 사람, 어린아이 세 단계로 구분한다. 낙타는 그저 세태를 따르기만 하는 인간이다. 사자는 당대의 권력과 강압에 저항할 줄 아는 인물이다. 사자가 저항의 고통과 허무함을 하나의 놀이처럼 긍정하고 수용하면 어린아이, 곧 초인으로 거듭난다.
이때 초인은 삶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종교, 도덕, 이념의 영역으로 도망치지 않는다. 대신 고통을 자극 삼아 새롭게 삶을 개척한다. 기존의 선악 같은 지배적 가치에 순응하는 대신 자기만의 신념과 목표, 사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긴다. 그러다가 몰락하더라도 그조차 수용하고 사랑할 줄 안다. 즉, 가혹한 삶까지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로써 매번 자신을 쇄신하는 사람이 바로 초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돌풍> 속 인물은 대부분 낙타 혹은 사자다. 우파 대표이자 태극기부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상천'(장광)은 낙타다. 납북된 아버지가 전향자로 대우받으며 잘 지내자, 아버지와의 인연을 철저히 부정하고 누구보다 악랄한 공안검사가 됐다. 반공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그 시대의 편견에 저항하는 대신 순응했고, 자기 스스로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이를 떨쳐낼 용기도 없다.
반면에 정수진은 사자다. 전대협 소속 대학생으로 학생 운동에 투신했고, 훗날 남편이 된 전대협 회장 '한민호'(이해영)를 지키려고 온갖 고문을 견뎌냈다. '민주주의 만세'라는 문구를 감방 벽에 새길만큼 강인한 의지를 지녔고, 끝내 군부 독재와 공안 검찰 세력을 쓰러뜨린 후 경제부총리까지 됐다. 장일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정수진의 멘토이고,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는 일성을 내세워 대통령까지 당선된 민주 세력의 거두였다.
초인이 되지 못한 이들의 가짜 초인
이때 <돌풍>은 낙타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낙타가 초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 대신 사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대신 낙타로 퇴보한 모습을 비춘다. 더 나아가서는 낙타를 초인으로 가장하는 비열함을 비판한다. 성경이나 삼국지 같은 고전의 문구, 카이사르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의 사건을 인용한 비유 덕분에 비판의 칼날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정수진과 장일준. 두 사자는 저항하는 삶에 지쳤고, 그 고통이 괴로워졌다. 그래서 고통에 굴복하고, 보상 심리에 빠져든다. 권력을 잡아 이루려던 신념은 잊고, 자기 기득권에 문제가 되는 동지는 거침없이 쳐낸다. 사모펀드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창출하고, 그토록 혐오하던 재벌과 검찰을 방패로 삼는다. 기득권 타파를 위해 젊은 날을 불태웠던 사자들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고, 젊은 시절을 보상받겠다는 낙타에 불과해진다.
둘만의 일탈도 아니다. 그들 진영의 전반적 경향이다. 정수진의 남편 한민호가 대표적이다. 전대협 의장까지 했던 이 인물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다른 선후배들이 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면서, 자기는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며 불법 투자를 이어간다. 정수진의 뇌물을 받은 후 그녀 요구대로 조합을 움직이는 노동조합 간부도 마찬가지다. 의기와 투지로 가득했던 사자들이 낙타로 퇴화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그들에게는 초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용기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허상 뒤에 숨는다. 정수진은 비리 혐의를 받던 장일준이 사망하자 그를 성역화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한민호가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하자 그가 누구보다도 청렴 결백하다는 도덕적 허상을 만들어 그 뒤에 숨는다. 자기가 부패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대신, 가짜 영웅을 내세워서 그저 과거의 구호를 되풀이할 뿐이다.
진짜 초인을 꿈꾸다
<돌풍>은 가짜 초인 뒤에 숨은 사자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허상을 파괴하고, 그들이 되지 못한 진짜 초인을 보여주며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바로 주인공 박동호와 그의 조력자들이 바로 그 초인이다. 그들은 국가의 영웅이 되겠다거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기가 믿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이는 그대로의 현실을 수용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속한 조직과 진영으로부터 늘 버림받는다. 검사일 때도 검찰의 관습과 규범에 저항하다가 검찰에서 쫓겨났다. 자기를 영입한 장일준 대통령에게 직언을 멈추지 않고 그의 아들과 정수진의 비리를 파헤치다가 토사구팽 당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목숨을 내던져 정쟁에 임하고, 매번 돌파구를 찾아낸다. 대통령 시해 시도가 들킬 위기에 처하자 이를 정적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탄핵 위기를 역이용해 정적의 비리를 드러내는 식이다. 그 끝에서는 정수진을 비롯해 부패한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정치 개혁을 일궈낸다. 이처럼 자기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크고 상대하는 적이 강할수록 오히려 발전하는 것 또한 초인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돌풍>은 어느 한쪽 진영만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다. 박동호를 거울삼아 초인이 될 의지가 없는 양쪽 모두를 꼬집는다. 확고한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양측이 정치적 거래를 하며 상부상조하는 구조도 같이 비판한다. 다만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다. 박동호의 정치적 위치를 고려하면, 낙타에 불과한 우파 진영과는 달리 한때 사자였던 좌파 진영이 초인을 배출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간직한 듯하다.
단점마저 묻어버린 메시지
사실 <돌풍>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 박경수 작가의 이전 작은 경제, 금융, 법률에 대한 폭넓은 지식 뒷받침된 덕분에 권력 싸움을 더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다. 반면에 <돌풍>은 대통령 시해,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직후 탄핵 결의, 대통령의 범죄 자백과 검찰의 대통령 수사 등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이 많다. 반격과 재반격이 오가는 상황과 구도를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리수로 보일 정도다.
이에 더해 완급조절도 부족해서 피로감이 크다. 모든 에피소드를 강강강강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어떤 반전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 한 에피소드 내에서도 박동호와 정수진이 수 차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더욱 그렇다. 결국 두 주인공도 사건에 휘말려 떠내려 가는 듯한 느낌이 짙다. 그들의 심경이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지점이 많지는 않기 때문. 12부작보다 더 짧고 굵게 끝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이유다.
그러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힘이 워낙 강해서 다소 투박한 만듦새마저 가려지기 때문. <돌풍>은 시청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중에 어떤 단계로 살 거냐고. 정치인이 지시하는 대로 휩쓸리고 싶냐고 묻는다. 노재팬 팻말 일장기에 파란색을 덧칠해서 태극기 시위를 하거나, 이성과 논리가 대신 감성에만 호소하는 정치인을 종교 지도자처럼 따르며 굴종할 것이냐고.
<돌풍>은 정치인의 철학과 목표가 아니라 각자의 소신과 이익대로 권리를 행사하는 사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럴 때에만 타인의 잘못에 맞서고 자기 잘못에 대한 죗값을 받아들이는 그런 초인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따라서 <돌풍>은 정치적 지향이 어떻든,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자기 자신과 지지하는 진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를 밟고 일어서는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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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스윙 한 스푼, 우리만의 리듬으로
무엇이든 금방 잘 해내면 좋을 텐데, 인생은 왜 늘 좌충우돌이고 우당탕탕일까. 실패와 실수로 낙담하는 이들에게는 응원이 필요하지만, 요즘 세상은 차갑고 매섭다. 완벽한 육각형 인재에게 박수와 찬사가 쏟아질수록 조금 부족한 사람들은 괜히 더 조급해진다. 뒤처진 듯한 공허함은 쉽게 감춰지지 않는다.
이런 시대 속에서 20년 만에 재개봉하는 <스윙걸즈>는 재기 발랄 청춘 코미디로 고민 많은 청춘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빛나는 빅 밴드 소녀들의 이야기는 작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우연히 새로운 세계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방학 어느 날, 지루한 수학 보충 수업이 한창이다. 낙제생 중 하나인 토모코는 밴드부를 태운 버스가 떠나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공부하기 싫은 토모코는 보충 수업 친구들과 뒤늦게 도착한 도시락을 밴드부에 직접 배달하러 가겠다고 자처한다.
기차를 놓치고 헤매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경기장. 그러나 밴드부는 폭염으로 상한 도시락을 먹고 단체로 식중독에 걸린다. 그리고 보충 수업 아이들이 갑작스러운 밴드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악기를 잡는다. 삐걱거리는 소리 속에서도 점차 연주의 즐거움을 발견하지만, 밴드부가 돌아오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엔, 연주의 기쁨을 잊기엔 너무 아쉽다.
[처음 만난 재미, 이렇게 놓칠 수는 없어]
토모코는 처음엔 애써 모른 척한다. 따지 못하는 신 포도를 올려다보는 여우처럼, 원래 관심 없던 밴드부라고 둘러댄다. 하지만 연주할 때의 짜릿한 성취감이 자꾸만 떠오른다. 공부엔 영 소질이 없었는데, 악기를 잡고 처음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달까.
그래서 포기할 수가 없다. 동생의 게임기를 팔아 중고 악기를 사려 하고, 친구들과 다시 모여 연습을 시작한다. <스윙걸즈>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우연히 음악의 매력에 빠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성적이 낮으면 낙오자 취급받는 현실 속에서, 이들이 연주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은 묘하게 짠하면서도 유쾌하다. 실력이 부족해도 노력하며 스스로 방법을 생각하고 길을 찾아가는 모습은 감동을 준다.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믿는 힘]
낮은 성적에 골칫거리 취급당하던 아이들에게 '빅 밴드' 연주는 신세계였다. 아르바이트해서 악기를 사고, 먼지 쌓인 트럼펫을 불어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빛나는 아낌없이 보여준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도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을 다녀도 '이게 나한테 맞는 걸까'하고 고민하는 게 현실이다. <스윙걸즈>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서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이 꼭 지름길처럼 빠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잘못 탄 기차가 때론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빅 밴드 스윙걸즈가 계속될 수 있는 과정에는 뜻밖의 조력자가 있다. 바로 그들의 보충수업을 담당했던 수학 선생님이다. 그는 누구보다 재즈를 사랑하지만 악기 실력은 형편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따로 재즈를 공부하고 아이들이 연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심벌즈만 치며 권태로워하던 나카무라도 마찬가지다. 밴드 탈퇴를 고민하다가 '빅 밴드'를 결성하며 피아노에 빠져든다. 꼭 처음부터 잘하는 것이 아니어도, 흥미를 느끼고 결국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게 된다.
[모든 시작은 한 걸음부터]
한국 사회는 늘 ‘빨리빨리’다. 좋은 대학, 빠른 취업, 안정적인 직장이 정답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적당히 성적을 맞춰 대학 간 아이들은 쉽게 방향을 잃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뒤늦게 다른 길을 가려 하면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스윙걸즈>는 그런 고민 많은 청춘들에게 말한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일단 해보라고, 좀 부족해도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금관 악기의 첫 음을 내기까지는 달리기, 휴지 불기 등 온갖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재즈는 즉흥성이 매력인 음악이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완벽하지 않아도, 한 음 한 음 내다 보면 결국 멋진 연주가 완성될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걱정하지 말고 한 걸음부터. 작고 수줍게 처음 악기를 불던 아이들처럼 시작해 보길 바란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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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대보름에 보기 좋은 '달' 관련 영화 추천
안녕하세요 여러분!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바쁘게 달려온 한 주를 뒤로하고, 어느새 기다리던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이번주 일요일이 어떤 날인지 알고 계셨나요?
저는 깜박 잊고 있었는데, 이번주 일요일은 바로 한국의 전통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이에요!
음력 1월 15일을 의미하는 정월대보름은 오늘날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지만, 우리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 이튿날을 실질적인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겼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명절이라고 해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운수를 점쳤던 것도 설이 아닌 정월 대보름이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그래서 정월대보름에 보기 좋은 '달'과 관련된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달을 배경으로 했거나 달을 소재로 한 영화들, 지금 바로 만나 보실게요~!
1. 달세계 여행(1902)
감독 | 조르주 멜리에스
출연 | 조르주 멜리에스, 빅토르 안드레, 블로에 베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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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바르방퓨이 교수는 어느날 과학의회를 통해 대포를 타고 달 탐사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설득 끝에 다함께 달 탐사를 떠나게 되고, 마침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달에 착륙하게 된다. 그러나 달에는 셀레나이트라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교수와 일행은 그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CINE PICK!
인간이 달에 최초로 착륙하기 무려 60년 전에 제작된 <달세계 여행>은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원작으로 하여,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조르주 멜리에스가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맡아 만든 영화입니다. 마술사였던 멜리에스는 뛰어난 상상력과 손재주를 바탕으로 합성화면이나 디졸브와 같이 후에 널리 사용하게 되는 편집방법들을 컴퓨터 작업 없이 연극 장치만으로 만들어 냈는데요, 그 결과 영화는 최초의 낭만주의 영화, 최초의 SF 영화, 방향의 일치를 통한 연속 컷팅을 최초로 사용한 영화 등 각종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2분 정도의 단편영화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14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또한 매우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2. E.T.(1984)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헨리 토마스, 드류 베리모어, 로버트 맥노튼 등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식물학자 외계인들이 평화적인 연구 목적으로 지구를 방문한다. 그러나 인간들이 나타나자 서둘러 지구를 떠나게 되고, 뒤쳐진 한 외계인이 홀로 남는다. 방황하던 외계인은 엘리엇이라는 이름의 꼬마와 만나게 되고, 엘리엇은 외계인에게 E.T.(Extra-Terrestrial)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E.T.는 엘리엇과 함께 지내며 끈끈한 우정을 쌓아 나가지만, 길어지는 지구에서의 생활로 인해 그만 병에 걸리고 만다.
CINE PICK!
<E.T.>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 SF 영화입니다. 홀로 지구에 남게 된 외계인 E.T.와 미국 소년, 소녀들과의 우정어린 교류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는데요, 자전거를 타고 만월을 가로지르며 하늘을 나는 장면은 두고 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지요. 개봉한 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친근한 이미지의 외계인, 혹은 인간과 교류하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떠올렸을 때 바로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음악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잘 맞춘 OST 또한 <E.T>의 큰 매력이랍니다.
3. 문라이트(2017)
감독 | 베리 젠킨스
출연 | 알렉스 R. 히버트, 에쉬튼 샌더스, 트래반트 로즈, 마허샬라 알리 등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 달빛 아래 검은 소년들은 푸르게 보인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푸르도록 치명적인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CINE PICK!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문라이트>는 베리 젠킨스 감독이 전작 <멜랑콜리의 묘약> 이후 8년만에 연출한 작품으로,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를 원작으로 했다고 합니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이었던 1970년대~80년대에 태어난 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샤이론의 생애를 어린 시절, 청소년기, 성인기 세 부분으로 나눠 묘사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감각적인 연출과 인물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4. 퍼스트맨(2018)
감독 | 데이미언 셔젤
출연 |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등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우주비행사 닐(라이언 고슬링)은, 거대한 위험 속에서 극한의 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첫 발걸음을 내딛는데… 이제, 세계는 달라질 것이다.
CINE PICK!
영화 <퍼스트맨>은 <위플래쉬>, <라라랜드>,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바빌론>의 감독 데미언 샤젤이 연출한 닐 암스트롱의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제임스 R. 한센의 전기 소설 《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다녀왔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1961년~1969년까지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거머쥐기도 했는데요, 과학영화라기보다는 인간 암스트롱의 이야기와 심리가 샤젤 감독 특유의 뛰어난 연출력과 각본을 통해 탄생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 영화입니다. 감독의 전작인 <라라랜드>의 음악을 감독했던 저스틴 허위츠와 다시 한 번 협업하여 OST 또한 큰 호평을 받았으며, 주연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이 그리는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니 잔잔하지만 울림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5. 더 배트맨(2022)
감독 | 맷 리브스
출연 | 로버트 패틴슨, 폴 다노, 조 크라비츠, 앤디 서키스 등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고담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고담의 엘리트 집단을 목표로 잔악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나자, 최고의 탐정 배트맨이 수사에 나서고 남겨진 단서를 풀어가며 캣우먼, 펭귄, 카마인 팔코네, 리들러를 차례대로 만난다. 사이코 범인의 미스터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시지였음을 깨닫고, 리들러에게 농락 당한 배트맨은 광기에 사로잡힌다. 선과 악, 빛과 어둠, 영웅과 악당, 정의와 복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CINE PICK!
어두운 밤에 활동하는 히어로 배트맨! 달과 관련된 영화를 떠올렸을 때 빼놓을 수 없죠. 배트맨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 작품인 <더 배트맨>은 <렛 미 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 등을 감독한 맷 리브스가 연출하였으며, 각종 예술영화와 블록버스터를 넘나들며 필모를 쌓고 있는 로버트 패틴슨이 브루스 웨인을 맡은 <더 배트맨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입니다. <더 배트맨>은 일반적인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전개와 차별되는 느긋하고 묵직한 누아르식 전개가 특징인데요, 배트맨 원작이 갖고 있는 추리물로써의 정체성, 배트맨 캐릭터에 대한 미숙하면서도 희망을 지키려는 인물로써의 재해석이 호평을 얻었습니다. 영화의 음울한 분위기와 꼭 맞아떨어지는 OST 또한 인기였습니다. 시작과 끝에 흘러나오는 미국의 전설적인 락밴드 너바나의 <Something in the Way>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흥얼거리게 된다는 것!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과 관련된 영화를 여러 편 소개해 드렸습니다!
마침 이번주 일요일은 하늘도 무척 맑다고 하니 소중한 사람과 달구경도 하고,
정월대보름이니 만큼 팝콘 대신 부럼을 까먹으며 화면 가득 둥근 달을 감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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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봄,봄,봄 봄이 왔어요~ 이번 봄은 유독 실감이 안나는 계절인 것 같아요 :(
하지만 저희에겐 집에서 봄을 대신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좋은 매체가 있어요 !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 방에서 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영화!
씨네랩이 여러분들을 위해 따스한 봄같은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편을 가져왔으니 함께 즐겨보아요!
1.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2019) - 위고 젤랭
" #어느 날, 눈 떠보니 평행세계!
아내 ‘올리비아’와 다투고 만취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라파엘’은 평소와 다름을 느낀다. 같은 듯 다른 세상. 베스트셀러 스타 작가로서의 삶은 간데없고 중학교 선생님이라고!
베프 ‘펠릭스’는 탁구광이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아내 ‘올리비아’는 자신을 아예 모른 채 유명 피아니스트로 살고 있다.
#이 사랑을 기억하니?
평행세계로 오게 된 원인이 운명적 사랑이었던
올리비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라파엘’은 다시 그녀의 사랑을 얻으면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다가가지만 그녀 곁엔 모든 게 완벽한 ‘마크’가 버티고 있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그녀의 마음을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프랑스 영화 <러브 앳>은 평행세계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익숙함의 속아 소중함을 잃지말자'라는 명언을 담고있는 영화이기도 하죠. 추가로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눈이 즐거운 영화입니다. 여행을 못가 아쉬운 마음을 <러브 앳>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2.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2019) - 이석근
" 고3 여름, 전학생 ‘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 ‘우연’(김영광).
승희를 졸졸 쫓아다닌 끝에 마침내 공식커플로 거듭나려던 그때!
잘 지내라는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승희는 사라져버리고,
우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다.
1년 뒤, 승희의 흔적을 쫓아 끈질긴 노력으로 같은 대학에 합격한 우연.
그런데 그의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
예술로 빗나가는 타이밍 속
다사다난한 그들의 첫사랑 연대기는 계속된다!"
첫 사랑이야기 <너의 결혼식>은 박보영, 김영광 배우가 주연을 맡아 완벽한 로맨스 케미를 보여준 영화입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취준생, 사회 초년생 등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의 감정선을 잘 담아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3.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1995) - 콘도 요시후미
" 중학교 3학년 시즈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소녀이다. 여름방학, 매번 도서카드에서 먼저 책을 빌려간 세이지란 이름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도시락을 전해주러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혼자 탄 고양이를 보게 된다. 신기하게 여긴 시즈쿠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골동품가게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인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게 된다. 그 손자는 다름 아닌 아마사와 세이지, 사춘기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시즈쿠는 바이올린 장인을 자신의 장래로 확실히 정한 세이지를 보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후 이탈리아 연수를 간 세이지가 돌아 올 때까지 작가가 되고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소설을 쓰게 된다."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누구나 좋아하는 '지브리'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극찬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귀를 기울이면>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ost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죠.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에서 만들어낸 설정으로 제작된 영화 <고양이의 보은>도 추천드립니다.
4. 클래식 The Classic (2003) - 곽재용
"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들려온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조승우)는 그곳에서 성주희(손예진)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운명이 던져준 또 한번의 인연 편지를 대신 써주며 사랑이 깊어간 엄마와 자신의 묘하게도 닮은 첫사랑. 이 우연의 일치에 내심 의아해하는 지혜는 상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버린 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영화의 제목처럼 클래식한 영화 <클래식>은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특히 영화 ost와 극 중 상민과 주희의 옷으로 비를 피하는 장면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장면이죠. 고전적인 한국 로맨스 영화가 보고싶은 날엔, <클래식> 추천드립니다.
5. 파도가 지나간 자리 The Light Between Oceans (2016) - 데릭 시엔프랜스
"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마이클 패스벤더)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열고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으로 얻게 된 생명을 2번이나 잃게 되고 상심에 빠진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완벽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수년 후 친엄마 ‘한나’(레이첼 와이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가혹한 운명에 놓인 세 사람 앞에는 뜻하지 않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M.L 스테드먼의 <바다 사이 등대>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제 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입니다. 극 중 톰과 아지벨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 영화 이후 실제 부부가 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운있는 로맨스 작품을 찾는다면, <파도가 지나간 자리>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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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전 2> 기대 이하의 스릴과 예상외의 헛헛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용산역 혈투 이후 모습을 감춘 '서영락'(오승훈). 경찰이 성과를 자축하는 사이, '원호'(조진웅)는 계속해서 서영락을 쫓는다. 그가 이선생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대신 이선생의 수법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그를 붙잡아 진짜 이선생으로 가는 길을 알아내려 한다.
그러나 원호는 서영락을 체포하지 못한다. 그의 위치를 파악해 검거하기 직전, 중국에서 온 진짜 이선생의 대리인 ‘큰 칼/섭소천’(한효주)이 사태 수습을 위해 서영락을 태국으로 납치했기 때문. 또 여전히 이선생의 마약을 탐내는 ‘브라이언’(차승원)의 계략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원호는 태국으로 향한다. 이선생에 대한 단서를 찾고 마약을 둘러싼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독전 2>, 미드퀄이라는 실험
<독전>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독전 2>. 감독도 바뀌고 일부 배우도 달라졌지만, <독전 2>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미드퀄이라는 형식이다. 미드퀄은 전편 이후 시점을 다루되 결말은 동일한 속편을 말한다. <300>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300>은 테르포밀레 전투를 중심으로, 플리타이아이 전투를 에필로그로 등장시켰다. <300: 제국의 부활>은 두 전투 사이에 벌어진 살라미스 해전을 다뤘다. <독전 2> 역시 전편 용산역 시퀀스와 노르웨이 결말 장면 사이의 시점을 다룬다.
<독전 2>가 한국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미드퀄 형식을 택한 이유는 짐작가능하다. <독전>은 개봉 당시 후반부 전개가 어설프고, 결말이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선생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너무 급하게 끝나고, 결말로 이어지는 내용이 빈약했기 때문. <독전 2>는 이처럼 관객들이 전편 결말에 품은 의문을 해결하려는 작품이다. 즉, 마지막에 누가 왜 총을 쐈는지 묻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줘야 했다.
고로 미드퀄은 일종의 절충안이다. 3/4 지점까지는 전편의 연장선상이다. 진짜 이선생을 찾는 악전고투를 또 한 번 보여준다. 그 이후로는 인물의 전사(前事)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덧붙이며 정해진 결말로 나아간다. 속편 느낌을 주면서도,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 중간 과정의 완결성을 높이려 했다. 안타깝게도 <독전 2>의 실험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독전 2>에 무엇을 기대하든 간에 기대를 채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캐릭터로 전편을 재해석하다
사실 <독전>에서 돋보인 지점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임팩트였다. 특히 '진하림'(김주혁)과 그의 파트너 '보령'(진서연)이 마약을 하는 연기가 화제였다. <독전>은 마약이라는 소재의 자극성을 강조하고, 이를 발판 삼아 스릴러 형사물로서의 장르적 쾌감도 덩달아 살려냈다. 개연성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우직하게 강점을 극대화한 영화가 <독전>이었다.
그런데 <독전 2>에는 전편의 핵심이었던 두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다. 이에 <독전 2>는 아예 새로운 길을 걷는다. 새롭게 투입된 섭소천을 단순한 대체재 이상으로 써먹는다. 둘에 비해 임팩트는 약하더라도 스토리텔링에 힘을 줄 수 있는 새 구심점으로 활용했다.
실제로 섭소천은 미치광이 악역이 아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이선생이 거둔 불쌍한 소녀였고, 그녀는 평생 동안 이선생을 아버지로 따랐다. 더 나아가 그에게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그녀가 이선생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신종 마약을 개발하고 마약 판매처를 늘린 이유다.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곧 <독전 2>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전편이 마약을 둘러싼 이전투구였다면, 이번에는 마약이 아닌 마약을 이용하려는 인물들의 동기에 주목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처럼 <독전 2>는 새로운 캐릭터와 미드퀄이라는 형식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 속편이지만 전편의 재해석까지 야심 차게 시도한다.
마약과 인생의 허무함
<독전 2>의 실험은 일정 부분 성공했다. 우선 캐릭터들의 성격이 더 확실하게 부각된다. 특히 마약에 대한 집착보다는 개인적인 목적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드러난다. 서양락은 변화가 가장 크다. 전편에서는 이선생 이름을 판 이들을 응징하는 최종 빌런이었다. 반면에 이번에는 친부모의 죽음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이선생을 만나 사과를 듣고, 복수하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원호의 캐릭터성도 선명해진다. 전편에 그는 조카처럼 아끼던 정보원 수정을 잃은 분노와 마약상을 검거하겠다는 경찰로서의 책임감이 더해진 캐릭터였다. 동료를 또 잃는 <독전 2>에서는 경찰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개인적인 원한에 사로잡힌 인물에 더 가까워진다. 브라이언은 여전히 이선생의 마약과 이권을 쫓지만, 그 와중에도 서양락이 안겨준 모멸감을 되돌려주겠다는 복수심으로 충만하다.
그 덕분에 전편에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지만, 후반부 급전개 때문에 부각되지 못한 감정선이 제대로 살아났다. 열린 결말이었던 마무리도 확실한 메시지로 수렴한다. 노르웨이 설원을 배경으로 한 결말은 헛헛함이라는 종착지를 보여준다. 각자 인생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마침내 이뤘다고 생각한 순간 불쑥 찾아오는 공허함이 담겨 있다. 복수 혹은 인생이라는 마약이 선사한 쾌감 후에 찾아오는 쓸쓸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서 <독전>이라는 제목의 의미도 새로워진다. 1편이 누가 이선생이라고 믿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독전 2>는 자기 인생의 신념과 목표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묻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독전> 시리즈의 영어 제목이 괜히 'believer(믿는 사람)'가 아닌 것. 일반적이지 않은 하얀 배경의 엔딩 크레디트를 배경으로 들려오는 OST 'Hallelujah' 역시 실험적인 속편의 성격과 지향점을 한 번 더 강조한다.
<독전 2>의 실험이 독이 된 이유
그러나 과감한 도전인 만큼 뒤따르는 부작용도 크다. 사실 <독전>의 흥행은 드라마의 완성도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 소재의 자극성과 장르적 쾌감이 이뤄낸 결과였다. 그러니 전편의 쾌감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서는 <독전 2>의 후반부는 의아하거나 맥 빠진다는 인상으로 남기 충분하다. 반대로 1편에서 더 완성된 서사를 기대한 관객은 전편에서 이미 본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인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독립적인 완성도도 아쉽다. 의도한 측면이 있더라도, 섭소천을 다소 형식적으로 묘사한 결과 빠진 돌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섭소천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중국 출신 악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장된 몸짓과 늘어지는 말투로 시비를 걸고, 슬로 모션이 그녀를 꾸며준다. 전형적이다. 그러다 보니 섭소천이 다른 캐릭터를 완전히 압도하는 느낌도 없고, 태국에서의 총격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영화 구성도 최선은 아닌 듯하다. 시간대가 엉키면서 복잡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기 때문. 섭소천의 사연, 브라이언과 이선생의 인연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 시간대가 현재 시간대 중간중간 삽입된다. 그런데 이 부분이 최후반부 드라마와는 직결돼도, 중반부까지 극의 중심을 차지하는 이선생 추격전과는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 오히려 템포를 끊고 루즈하게 만들 뿐이다. 카 체이싱을 비롯해 규모감이 상당한 총격전이 등장하는데도.
차라리 태국에서의 클라이맥스를 기점으로 삼고, 기점까지 이르는 각 인물의 행보를 각기 따로 쫓은 후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면 어땠을까 싶다. 어차피 여러 챕터로 나눠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만큼, 클라이맥스 즈음에 각 캐릭터의 사연을 조각모음하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뚜렷하게 보였을 테니. 덩달아 각 인물의 동기나 행보를 추측하는 미스터리도 더 강해지고, 전체적인 긴장감도 더 높아졌을지 모른다.
넷플릭스라 다행일지도
이처럼 시리즈물로서 <독전 2>는 호불호의 여지가 크다. 전편을 기대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결이 다른 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안 나오는 캐릭터도 있고, 캐릭터성의 변화도 크다. 또 열린 결말로 남겨둔 마무리에 명확한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자유로운 해석을 통제한다는 인상도 남을 수 있다. 즉, <독전 2>는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부정적인 반응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업 영화다.
그러나 플랫폼이 넷플릭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OTT 작품에 대한 관객의 심리적 저항, 만족도의 기준점이 극장 개봉 영화와 다른 것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니까. 그렇기에 넷플릭스라면, 시리즈물 중에서도 꽤 도전적이었던 <독전 2>의 실험이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물론 서영락을 연기한 배우가 류준열에서 오승훈으로 바뀐 것만큼이나 이질적인 속편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Acceptable 무난함
어떤 이유로도 헛헛하거나 허탈할 미드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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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인터뷰] 영화에 녹아든 시선
*국문 인터뷰 하단에 영문 인터뷰 번역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There is also an English interview translation at the bottom of the Korean interview:)
▶Date: 5 /5
▶Interviewee : Adam Wong (A)
▶Editor/ Interviewer : 윤채원 chaewon Yoon (Y)
in 북눅 전주(Booknook Jeonju)
Y: 제일 처음 ,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 (원제: The way we talk) > 이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접했을 때는 ‘인물들이 이야기 하는 다양한 방식,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인물이 이야기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인물들이 자신의 가치랑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이야기가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점은 어떤 것일까요?
A: 이 영화가 가지는 핵심 가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생각해 봤더니 지금까지 저의 모든 영화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렇지만, 특히나 이번 영화는 굉장히 사전 조사도 많이 했고, 실제 사례들에 많은 기반을 두었고,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주제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언급 해주셨는데, 소통도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사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을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한지 알아야 하고, 그것은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영화 속 세 등장인물은 모두 소통 방식이 다릅니다. 한 명은 수어만을 사용하고(Wolf), 한 명은 인공 와우와 수어를 함께 사용하고(Alan), 한 명은 인공와우(CI)를 사용하여 수어를 사용하지 못합니다(Sophie). 저는 이들을 통해 '인공 와우를 착용했을 경우 더 잘 말할 수 있다' 이런 것들에 집중 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정체성이 가진 가치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왜 그는 수화를 지금까지 계속해 왔는지, 인공 와우를 왜 거부하는 지에 집중했던 거죠. 울프는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고, 가족들도 모두 수화를 사용하기에 어릴 적부터 그 언어에 익숙했던 반면, 소피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게 된 케이스에다가 부모님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청인이잖아요. 그러니 그녀의 부모님은 아이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치료 되길 바라는 거죠. 수어를 배우는 대신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요, 그러나 인공 와우의 문제는 안경처럼 맞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좋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인공 와우를 착용한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원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죠. 앨런의 경우에는 수화와 말이 모두 가능하잖아요, 그는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들이 흔히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면 수화만 한다고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사실 스펙트럼이 되게 광범위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들이 가진 생각들이 서로 대치하기도 해요. 이것과 관련해 그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어떤 탐구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회와 같이 협력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Y: 방금 이야기해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에서도 계속해서 감독님께서는 청춘이나 정체성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셨는데, 그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사실 뭐라 딱 떨어지게 설명을 할 순 없지만, 주제가 먼저 저에게 다가오고 그다음 그로부터 어떤 동기 부여가 되는 순간이 딱 찾아오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년 전에 제가 <댄스 스트리트 The way we dance >를 만들기 시작했을 땐, 제가 가르치던 학교 앞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춤을 추지?’라는 생각에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진정한 나를 찾는(True self) 것이 저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저, 그리고 홍콩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세계에서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동시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 5년 전 우연히 한 단편 영화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물에서 수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청인이다 보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것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 사람들이 물 안에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수화로 물속에서 훨씬 더 자유자재로 소통을 잘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죠. 그 영화는 아직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 한 장면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우리는 흔히 그들을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화인 거예요. 그래서 deaf가 아닌 대문자 D를 사용해 Deaf (고유명사)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느 날 친구, 그리고 농인분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식사 시간에 농인 친구들에게 만약에 나중에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하루 만에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지금 그대로 사는 걸 선택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미 그들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거죠. 그때 뭔가 허를 찔린 기분이었고, 마침 그 자리에 프로듀서가 함께 있었는데 이걸 장편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Y: 영화 속 인물의 대화나, 아이가 그리는 그림, 앨런이 찍은 사진 등 문어가 많이 등장했던 것이 인상 깊었는데, 혹시 특별히 문어를 언급하신 이유가 있는지, 혹시 문어의 움직임이 수화와 관련이 있어서는 아닌지 궁금했었어요. 저는 보면서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표정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손 마디마디 유연하게 활용하는 수어가 유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A: 문어가 영화를 봤을 때 인상 깊게 다가왔나요?
Y: 네. 사실은 며칠 전에 한 영상에서 문어는 뉴런이 다리에도 있어서 다리 8개를 다 각각 독립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인지 그런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표정부터 손 마디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수화랑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게 다가오더라고요.
A: 흥미로운데요. 사실 특별한 뜻이 있던 건 아니에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비롯한 농인에 대한 많은 영화들에서 바다도 많이 등장하는데, 바다 또한 저는 의도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장면 같은 경우엔, 소피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어가 해양 생물 중 그리기 가장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웃음).
Y: 그렇군요(웃음) 아, 아까 영화 속에 세 가지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이 등장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도입부터 사운드 디자인이 다양하게 구성됐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혹시 이것도 관객이 그들의 소통을 경험해보길 원했던 마음에서 기획하신 걸까요?
A: 맞아요.그냥 글로써 읽었을 때는 인물의 심리가 이해가 잘되었는데, 영화로 만들고, 혹은 대본으로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사람들이 인물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더라고요. 이 기계가 왜 필요한 건지, 소피의 말에 울프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글을 총 4명이 함께 썼는데, 우리가 쓰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던 것들이 막상 대본화가 되니까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자신만의 개성이나 성격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성장의 경험이에요. 예를 들면 처음부터 듣지 못했다던가, 아주 조금만 들렸다거나, 그러한 경험들인데, 이런 것이 단순히 이미지나 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니까 사운드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관객이 그들과 유사한 히어링 포인트를 포착하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Y: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주셨는데, 사운드 디자인 외에도 이 영화를 연출하며 특별히 더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물론 영화의 모든 부분은 중요하지만요. (웃음)
A: 농인의 문화가 어떤 다양한 측면에 침투해있는지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대본 구성부터 후반 작업, 촬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Deaf 문화를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 청인과 농인을 가리지 않고 영화를 봤을 때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자막 작업을 해야 할까 하는 지점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 중에서도 영화 작업을 위해 조사를 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인공 와우를 사용해도 무조건 잘 들리는 건 아니고, 그것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의 문제도 많더라고요. 조사를 하며 그런 점들을 깨닫게 되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사운드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Y: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벌써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슬슬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동시대 사회에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영화의 역할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A: 너무 거대한 질문인걸요 (웃음) 음...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필요하고,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스토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가야 되는지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러한 의미들이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극장 말고도 숏폼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졌어요. 비록 이렇게 영화를,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영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주말에 가족끼리 영화를 많이 보러 갔었는데 요즘은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한편으로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서 그리고 싶은 인물이 있으신가요?
A: 아직 다음 계획은 없지만, 이 영화를 준비하며 오랜 시간 농인 문화에 대해 조사를 했고, 또 그 과정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서 다음 작품에서도 이 주제를 조금 더 이어가 보고 싶긴 해요. 한번만 촬영하기엔 자료들이 너무 아깝고 영화를 준비하며 농인에 대한 관심이나 영감이 더욱 많아져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이번에는 수어 자체 뿐 아니라 수어 통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해보고 싶은데, 이번 영화보다는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웃음)
Deaf culture은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말로 분명히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Gv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주어진 시간 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한 이야기를 모두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아쉬워하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모습은 그가 누구보다 이 이야기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영화를 설명할 때 항상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스펙트럼’ 이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농인의 세계와 인생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생활 방식이 존재하고, 그는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들을 영화에 담음으로써 단순히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세상과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지' 보여준다.
그는 5/7일 열린 GV에서 울프와 소피, 앨런의 아역을 맡았던 배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농인 배우였으며 ,수어 담당 조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약 5년 간 그들의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그토록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에게 와 닿았던 것은, 어쩌면 농인, 그리고 사회를 향한 감독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과 소통방식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애정을 가득 품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영화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을 통해 나는 작은 일상의 가치들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돌아보며 나는 어떠한 따뜻한 시선과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느낄 수 있을 지, 나는 어떤 존재로 타인과 소통하고 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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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The first thing I’d like to ask is about the title, The Way We Talk. When I first watched the film, I thought it might be about different ways of communication. But after watching it, I felt that it was more focused on how the characters explore their own identities and values. What did you want to convey through this film?
A: The central theme of this film is identity, the searching of true self After making the film, I realized that all of my past works have always been about the same topic. But this time, the film (The Way We Talk) is based it on real-life cases, and I thought it’s a good chance to me to talk about this topic that are still rarely shown in our society.
And I think communication can also be seen as a main theme because communication is very important to construct true-self, and I think true self be defined by “others’. To understand who we truly are, we need to research how we are different and similar to others—and that happens through communication.
The three main characters in the film all communicate differently. One uses only sign language to communicate other people(Wolf), another uses both sign language and a cochlear implant (CI) (Alan) , and the third uses a CI and doesn’t sign at all(Sophie). I wasn’t focused on whether someone with a CI could speak better—I wanted to highlight the value of identity. For instance, why did one character continue using sign language? Why did they refuse a CI?
Wolf was born deaf and his whole family uses sign language, so he grew up with it as his first language. Sophie, on the other hand, lost her hearing later, and her parents are hearing people. So they viewed her as “sick” and wanted her to be “restored” to her original state. That’s why she had cochlear implant surgery instead of learning sign language. But 'CI' doesn’t work the same way for everyone. They’re not like glasses that simply correct a problem—they often don’t work, or make it hard to distinguish between near and far sounds, making social adaptation difficult. Many people assume that deaf people only sign, but in reality, they have a wide spectrum. People make different choices depending on the situation, and their perspectives can even conflict with one another. I wanted to show how these characters explore their identity, and how they collaborate and communicate with society.
Y: This film, and your previous works have often deal with 'youth' and 'identity'. Did you have any special reason that you to tell these stories?
A: It’s hard to explain in a very structured way, but I think, always the topic comes to me first—and then later, some story that inspired me to develop the story. I have a moment of motivation that sparks everything. For example, when I made <The Way We Dance> ten years ago, it started with me watching some people dancing in front of a convenience store near the school where I was teaching. I thought, “Why are they dancing?” and that was the beginning.
More recently, finding one's true self has become very important. I think It’s not just about me or Hong Kong, but about the whole world. I feel that discovering our true selves is a value that we all need to reflect on today. As for this film, it started about five years ago when I happened to read a short film script. There was a scene where someone was signing underwater. As I'm a hearing person, I used to think of being unable to speak as a disadvantage, but that scene changed my perspective. Underwater, people can’t talk—but signers can still communicate freely. That struck me. That film hasn’t been made yet, but that scene stayed with me. We often refer to them as “hearing-impaired,” but it’s not really a disability—it’s a culture. That’s why I want to use a capital “D” in 'Deaf' to highlight their identity. One night, I had dinner with some Deaf friends, and I asked them: “If technology advanced and you could hear again in just one day, would you choose that?” They said no—they’d rather live as they are. That moment really struck me. My producer was there too, and we decided to make a feature film on this topic.
Y: I was really struck by how often octopuses appeared in the film—whether in the characters’ conversations, in the child’s drawings, or in the photos Alan took. I was wondering if there was a particular reason you chose to include octopuses. Was it perhaps related to sign language? While watching, I felt that the octopus’s fluid movements and expressive nature were quite similar to sign language, which also uses a wide range of expressions and the flexible movement of each finger.
A: Oh, the octopus made a strong impression on you?
Y: Yes. I recently learned that octopuses have neurons in their legs, so each arm moves independently and flexibly. And when I watched a movie, I thought moving of octopus looks like sign language, in freedom and flexibility. Especially, I thought it is similar with flexible finger moments and using facial experiences of sign language.
A: Interesting.. But actually, I didn’t include them with that intention. In the scene where Sophie teaches children, she asks them to draw the sea freely. I think the octopus is just the simplest marine creature to draw. (laughs) Also, many films about Deaf people—like those by Takeshi Kitano—often feature the sea, but actually, I'm not that intention and that's not my inspired. I was inspired this film by that earlier short film script, the one scene in that script, I felt that the ocean was a space where Deaf identities were fully expressed, a place where only they could communicate freely.
Y: I see (laughs). Earlier, you mentioned that the film features three different communication styles, and from the very beginning of the movie, I could feel that the sound design was quite diverse. Did you plan this with the intention of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their ways of communication?
A: Yes, exactly. When we wrote the script, everything made sense to us, but when we turned it into a screenplay and showed it to others, they had a hard time understanding, for example, Sophie needed the device or why Wolf was so angry at her. Four of us co-wrote the script, and what felt natural to us didn’t always translate well on screen.
We realized that each character’s upbringing—whether they were born deaf or lost their hearing later—shaped their personalities and ways of interacting. But I think just writing or showing that isn’t enough. So I paid attention to the sound design—to help the audience experience what hearing might be like for each character and to better understand them.
Y: Aside from sound design, what aspect of the film did you pay the attention to?
A: I focused on showing how Deaf culture permeates many aspects of life. From scriptwriting to post-production and shooting, I constantly thought about how to reflect Deaf culture and make it understandable to both hearing and Deaf audiences. Subtitling also was important. During our research, I learned that even with 'CI's, hearing is not guaranteed. There are many issues when the device doesn’t work properly, So that's why I put so much effort into the sound design—to show these realities clearly.
Y: As our conversation comes to a close, time has flown by so quickly. Before we wrap up, I’d love to ask—what do you think is the role of cinema in today’s society?
A: That’s a huge question! (laughs)
Umm.. I think people need stories—especially now, when the world feels more complex and unpredictable. There are more problems, more confusion. So people need meaning in their lives, and stories help with that. Cinema is one of the most powerful ways to tell those stories. Fewer people go to the theater these days. We now have short-form videos, TikTok, YouTube. Though the platforms have changed, I don’t think the storytelling power of cinema has diminished. And nowdays, watching a film in the theater has decreased, so watching a film in a theater become more special than before—maybe even more meaningful.
Y: Oh..Time's up. Last, do you have any specific characters you’d like to explore in your next film?
A: I don’t have any set plans yet, but after all the research I’ve done on Deaf culture, I feel like I want to continue exploring this topic. It feels like a waste to stop now—I’ve gained so many insights into the Deaf community. But this time, I’m interested in focusing more on sign language interpreters. And I also want to work at a slightly faster pace than with this film.
Deaf culture has various aspects that cannot be defined in one word, so it is difficult to express it clearly in words. Perhaps that is why, when I met him through an interview with GV, he was someone who regretted not being able to express or explain all the rich stories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words in a given time, and this made me feel that he is a person who has more affection and interest in this story than anyone else.
One of the words he always uses when describing movies is ‘spectrum.’ Contrary to our stereotypes, there are many aspects and lifestyles that we have not thought of in the world and life of deaf people, and by including characters with such a diverse spectrum in the movie, he goes beyond simply showing their daily lives and shows us ‘how we can cooperate with this world,’ ‘how we can find our true selves,’ and ‘how we can communicate with the world while maintaining our individuality and identity.’
He said that, except for the actors who played the younger roles of Wolf, Sophie, and Alan at the GV held on May 7, all of them were deaf actors, and he worked with an assistant director, who in charge of sign language and studied their culture for about 5 years to make the film. The reason the characters in the film were able to communicate so freely, and their warm hearts touched us, was perhaps because of the director’s meticulous and warm gaze and communication style toward the deaf and society?
Thanks to Adam, through conversations with him, who was full of affection for what he wanted to say, and through the film <The Way We Talk>, I looked back on the values of small daily lives and the world around us, and thought about what kind of warm gaze and method I could use to look at and feel our society, and what kind of being I am to communicate with others and exist in thi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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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6] AI에게도 감정이 있을까? (with. 손동완 감독)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00:00 영화를 많이 찍어보는 것 04:43 첫 번째 영화 [바퀴] 09:58 두 번째 영화 [캐비닛] 11:29 두려움에 관하여 14:58 세 번째 영화 [잘 들었어요] 19:05 노래방 이야기 21:04 하남자들의 이야기22:59 [하얀 꿈] 이야기 & 다시 노래방 이야기 24:30 네 번째 영화 [레디 액션 영화 속으로] 28:31 연기에 관하여 & 사투리에 관하여 31:15 시나리오에 관하여 34:13 다섯 번째 영화 [리콜] 35:54 AI에게 자아란? 41:03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나? 51:24 장편 영화 이야기 55:15 다음에 찍고 싶은 단편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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