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4-12 17:03:39
4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해리 포터> 드라마화 논의 중
ⓒ 네이버 영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해리 포터>가 영화에 이어 드라마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드라마는 동명 원작 소설 시리즈와 동일하게 총 7시즌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또한, 미국과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고하며 많은 팬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 작가 조앤 롤링은 이에 대해 "해리 포터는 영국의 재산이고, 그 뿌리에 충실해야 한다"며 반박하였다고 합니다.
디즈니 <모아나> 실사화로 제작
ⓒ 네이버 영화
디즈니에서 영상을 통해 2016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모아나> 실사 영화 제작 확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영상 속에는 애니메이션 <모아나> 속 '마우이' 역을 맡았던 드웨인 존슨이 등장하였고, "자신의 문화와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디즈니와 파트너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잭 블랙, <스쿨 오브 락> 리유니언 예고
ⓒ 네이버 영화
배우 잭 블랙은 인터뷰에서 <스쿨 오브 락> 20주년을 기념하여 리유니언 계획이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잭 블랙은 "내가 <스쿨 오브 락>을 촬영했을 당시 아이들은 10대였고, 지금은 모두 30대가 되었다. <스쿨 오브 락>의 모든 멤버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며 만남에 대한 기대를 보였습니다. 또한, 잭 블랙은 이번 만남에서는 SNS를 100% 활용하여 사진과 영상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리끌레르 영화제, 배우 특별전 라인업
올해 마리끌레르 영화제에서는 배우 배두나, 박정민, 전여빈, 유태오가 직접 선택한 작품을 상영하고, GV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우 배두나는 <고양이를 부탁해> <공기인형> <코리아>를 상영하고, 그중 <공기인형>으로 GV를 진행합니다. 배우 박정민은 <반장선거> <앰부배깅> <세상의 끝> <유령(신촌좀비만화)>를 모아 단편전을 열 예정입니다. 배우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를 상영 후 GV에 참석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며, 배우 유태오는 감독 데뷔작인 <로그 인 벨지움>를 상영하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배우 특별전 외에도 다양한 GV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상영 일정과 GV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화제 소식은 마리끌레르 웹사이트와 SNS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류승완 감독 신작 <밀수>, 7월 26일 개봉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가 7월 26일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 범죄 활극입니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습니다.
<베테랑> <베를린> <모가디슈>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다큐 <풀카운트>, 4월 26일 공개
<풀카운트>는 대한민국 최초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참여하여 치열한 승부의 세계와 시즌 비하인드를 담은 스포츠 다큐멘터리입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최초로 프로야구 전체 구단이 참여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풀카운트>는 단순히 경기 현장 기록이 아닌, 치열한 시즌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구단 선수와 감독뿐만 아니라 구단주, 전략분석관, 응원단장, 열혈 팬 등 다양한 시선과 라커룸, 더그아웃 등 경기장 밖의 이야기는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풀카운트>는 4월 26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CGV,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기념 특별전 개최
워너브러더스는 1923년 4월에 창립해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CGV에서는 워너브러더스 100주년을 기념해 SF 영화 4편을 선정해 재상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선정된 4편의 영화는 바로 <레디 플레이어 원>, <인셉션>, <블레이드 러너: 더 파이널 컷>,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입니다. 특히 <블레이드 러너: 더 파이널 컷>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추구했던 의도를 담은 최종 편집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일주일에 반절이 지나갔네요.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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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인디고 걸스의 노래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
저는 뮤지컬은 좋아하지 않지만, 주크박스 뮤지컬은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성향을 갖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글리>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오래된 명곡을 새롭게 편곡하거나 의외의 곡들을 매쉬업하여 극에 삽입하는 것이 <글리>가 음악을 대하는 방법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이러한 <글리>의 감성을 되살린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글리터와 둠
Glitter & Doom
Summary
인디고걸스의 상징적인 곡들로 풀어낸 환상적인 여름 로맨스 뮤지컬. 뮤지션 '둠'과 자유분방한 '글리터'는 첫눈에 사랑에 빠져 함께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29일은 정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에 충분한 시간일까? (출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Cast
감독: 톰 구스타프슨
출연: 알렉스 디아즈, 알란 카미시
<글리터와 둠>은 1987년 데뷔하여 포크 음악과 펑크락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인 인디고 걸스의 음악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입니다. 이 뮤지컬 영화에는 오직 인디고 걸스의 음악만을 사용해 이야기를 전개하겠다는 외고집이 보입니다. 작품 속에는 'Closer to fine', 'World falls', 'Get out the map' 등의 노래가 적재적소에 쓰이는데요. 조금만 보아도 캐릭터와 장면을 만들어 놓고 인디고 걸스의 노래를 붙인 것이 아니라, 인디고 걸스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에 맞춰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중 음악을 활용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인디고 걸스를 잘 알아야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노래 가사와 짜맞추기 위해 넣은 장면들도 튀거나 어색하지 않게 세심하게 만들었으며, 편곡 자체가 완결성을 갖추어 무척 세련되기 때문인데요. 특히 '1 2 3 & Leads & I'll change'과 같이 여러 곡을 하나로 매쉬업하여 각기 다른 캐릭터의 상황을 표현하는 시퀀스들은 이야기의 선봉에서 이끄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도, 주크박스 뮤지컬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줍니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처음인 사람도 금세 빠져들 수 있도록 만인에게 익숙한 사랑, 꿈, 가족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또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요인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가족의 테두리에 갇혀 있는 '글리터'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가족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 자신을 가둬 버린 '둠'입니다. 극과 극의 두 사람이지만, 그들에게는 꿈이 가로막힌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죠. 여느 사랑이 그렇듯 두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우연히 사랑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꿈과 가족에 관한 갈등을 해소하는 여정이 <글리터와 둠>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익숙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뻔해 보이는 이야기는 인디고 걸스의 노래와 어울리게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생기를 얻습니다.
익숙함과 뻔함의 자리를 메우는 또 다른 요소는 독특한 영화적 편집입니다. 이 작품은 음악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동안에도 다양한 편집 기법을 활용해 지루할 틈 없는 화면을 관객에게 선사합니다. 씨네21 송경원 편집장은 과거 뮤지컬 영화인 <라라랜드>에 대해 "영화인 척하는 실황 공연"이라고 평한 적이 있는데요. 적어도 이 작품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오직 영화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나 판을 뒤집어 놓는 반전이 없더라도 소소한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펼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제게, <글리터와 둠>은 짜릿한 전율을 선사하기도, 예상치 못하게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정상성의 범주라는 건 없다는 듯 퀴어들이 잔뜩 등장하는 점도, 간만에 떠오른 <글리>의 추억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지요. <글리>의 '커트'와 '블레인'처럼 탁월한 연기와 노래, 그리고 케미스트리로 극을 더 흥미롭게 만든 두 명의 배우를 새로 알게 되어 기쁘기도 합니다. 아직도 <글리> 사운드 트랙가 돌아가고 있는 제 음악 스트리밍 앱에 <글리터와 둠>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이 새로이 추가된 채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싣습니다.
9월 7일(토) 20:00 제천시문화회관
9월 9일(월) 19:00~20:54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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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하고 예상 가능했지만 감동을 넘치게 주었던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SNS에서 작품을 홍보하는 윤여정의 영어 무대 인사 덕분이었다. 그래서 처음 그 영상을 볼 때는 굉장히 과거의 작품이 지금 다시 회자되고 있는 독립영화라고 생각햇었다. 하지만 선댄스영화제부터 골든글로브까지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현재 진행형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개봉을 하자마자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봤다.
영화 <미나리> 시놉시스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를 영- 못마땅해 한다.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조했습니다.
할머니의 순자의 목소리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들은 중첩적으로 쌓인 컷과 할머니 순자의 목소리였다. 분명히 다음 장면에서 나와야 할 순자의 목소리를 아직 컷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들려주고, 그 다음에 순자가 말하는 상황으로 컷을 진행한다. 이러한 장면이 한 3~4번 반복이 됐는데 그러한 장면 모두 전장면과 후장면을 연결시켜주고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순자/할머니가 보듬어 안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자가 ‘아직까지 안자고 뭐하고 있어?’라고 손자 데이빗에게 물어보는 장면에서 해당 목소리는 아빠 제이콥이 단수로 인해 한밤 중에 파이프를 살펴보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장면에 함께 삽이이 되고 그 다음 데이빗이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처럼 영화는 할머니가 무심결에 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가족에 대한 염려와 가족들이 현재 겪고 있는 불안감을 포용하는 대사들이어서 힘이 없는 할머니일지라도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치였다.
예상된 결과로 감동을 주는 방법영화 <미나리>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꼽아보자면 데이빗이 처음으로 달려가는 대상이 할머니라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심장이 약해 뛰면 안 되는 아이였고, 스스로도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하면 뛰지 않고 자제를 하던 아이였다. 애써 노사를 지어왓던 창고가 할머니로 인해 불에 탔고, 할머니가 죄책감으로 집을 떠나려고 할 때 할머니와 티격태격하며 할머니 같지 않다고 핀잔을 준 데잆이 할머니에게 달려가 말한다.
“우리 같이 집으로 가요. 집 방향은 거기가 아니에요.”
달려갈 줄 알았다. 분명 데이빗이 할머니에게 핀잔을 주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을 점차 열어갔고,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할머니임을 깨닫고 할머니를 챙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데이빗이 발걸음을 떼고 달려가는 그 연출과 카메라 워킹과 깔리는 bgm은 사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그 뻔함을 굉장히 감동적으로 연출을 잘해서 펑펑 눈물을 흘리다 나왔다.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것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저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 저 아이가 있다고 해서, 같이 산다고 해서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이콥은 아이들에게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가족들을 더 궁지로 내몰았고, 모니카는 아픈 아들 데이빗을 지켜야했기 때문에 제이콥과 반목한다. 그리고 그 부부 사이에서 아이들의 정서는 불안해져만 간다.
아마 이러한 과정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뿌리 내리는 과정 속에서의 마찰을 보여준 장면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화재라는 악조건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시작하는 제이콥의 가족을 보면서 이러한 시련이 더욱 한 가족이 미나리처럼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씨가 발아를 해서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한 번 단단하게 뿌리내리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그 땅에서 잘 자라는 미나리의 모습을 연약한 결속이었던 가족이 서로를 신뢰하는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 <미나리>는 이민의 경험이 없더라도 충분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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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을 둘러싼 궁중암투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정립된 캐릭터와 세계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고뇌를 담아내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만큼이나 불친절하다. 그러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설계한 작가주의적 세계를 선호한다면 여지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임은 명확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정치적 합병 이후 대영제국의 첫 번째 군주가 된 앤 여왕이 재위하던 시기는 영국사 측면에서도 혼동의 시기였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 승기를 잡은 영국은 유럽 열강들 사이에서 자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해 전쟁을 지속한다. 하지만 ‘공짜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영국은 전쟁을 지속시키는 대가로 막대한 전쟁 자금을 내놓아야 했다. 이에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한 양 당(휘그당과 토리당)간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감독은 당대 영국의 정치사적 배경을 발판삼아 앤여왕과 사라 그리고 애비게일의 관계성을 주요 플롯으로 재구성한다.
작가주의 영화는 사회적 모순이나 정치적 이슈에 대한 공동체 문제의식보다는 감독 개인의 철학적 고뇌를 담아낸다.
"장르영화" 중에서 배상준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장대한 역사 사건 중심의 전개보다 개인과 개인 간의 구도와 사건, 인물들의 심리에 치중한 작가주의 성향이 짙은 영화이다.여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와 사촌 ‘애비게일’의 대립
영국이 막대한 전쟁 자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집권당이던 ‘휘그당’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라 역시 전장에서 거듭 승리를 이끌며 전쟁 영웅이 된 남편 ‘존 처칠’과 자신의 입지를 공고화하기 위해 휘그당과 뜻을 같이했다.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 없는 군주의 옆자리를 꿰찼으니 ‘여왕의 여자’가 된 사라가 두려운 게 무어 있었을까. 휘그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토리당까지 그녀의 눈치를 살폈으니 사라는 실질적 일인자와 다름없었다. 적어도 사촌 동생 애비게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문의 번영과 안녕을 누려온 사촌 언니 사라와 달리 애비게일은 자신이 딛고 있던 기반이 무너져버린 경험을 일찍이 하게 된다. 귀족 가문 출신의 고결한 아가씨가 하녀라는 계급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맛봐야 했을 좌절, 치욕, 분노와 같은 감정들은 그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집안 내력인지 둘의 성미는 상이하면서도 비슷한데, '여왕의 여자' 자리를 두고 경쟁할 만큼 영리하나 대범한 타입의 캐릭터다. 다만 사라가 저돌적이고 직관적인 타입의 ‘여장부(女丈夫)’라면, 애비게일은 전략적이며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가진 ‘괴짜’에 가깝다. 특히나 이러 괴짜스러운 모습은 애비게일을 담아내는 촬영 방식에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어안 렌즈’로 애비게일을 촬영한 장면이다. 상황 자체를 심각하지 않고 우스꽝스러운 희극적인 톤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자신의 처소에 무작정 쳐들어오는 남자를 향해 “나를 겁탈할건가요?”하고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는 애비게일을 보라. 그녀의 상대는 단순히 하녀를 요깃거리 삼으려는 인물이 아니라, 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이다.
애비게일은 강력한 입지에 오른 사라의 대척점에 서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토리당과 정치적 결탁을 맺는다. 즉 정치적 결탁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자와 찬탈하려는 자의 파워게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앤여왕은 두 사람의 대립을 가히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일찍이 남편과 아이들을 여읜 앤은 무엇보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다. 여왕이 아닌 인간 ‘앤'으로서 정서적 결핍을 채우고자 사라를 곁에 뒀으나 국정을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라와 그녀 사이에는 균열이 생긴다. 결국 이 균열을 비집고 파워게임을 승기를 잡은 건 에비게일이다.
“우린 게임의 목적이 전혀 달랐어"
사라와 앤여왕은 군신 관계이었으나 연인 관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서 갈등을 겪는다. 사라는 자신이 대체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 바탕에는 여왕이 아닌 '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반면, 애비게일은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여왕의 여자가 되기를 원했지, 정서적 결핍을 채우는 인간 '앤'의 여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앤여왕은 사라가 다른이로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차를 타고 왕실을 떠나는 사라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패자는 게임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장막이 나눠진 세계, 여왕 ‘앤’과 인간 ‘앤’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4장 A Minor Hitch
앤여왕과 애비게일은 우연히 정원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단원들을 마주친다. 연주를 듣고 있던 앤은 갑자기 연주를 중단하라고 소리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창문 밖 빛만을 의지하며 위태롭게 걸어가는 앤의 모습을 통해, 안과 밖의 명암을 대비시켜 불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불편해 보이는 걸음걸이와 표정으로 복도에서 우연히 하녀의 아기를 마주친 여왕은 아기를 강탈하는 것처럼 안아든다. 이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결핍과 강한 집착, 충동적인 성향을 단번에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다.그녀의 내면은 이미 공허와 상실감 그 사이에서 점차 자기파괴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다.
17명의 자식을 잃은 앤여왕의 상실감은 실상 그 누구도 채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왕은 그 결핍을 사람이 아닌 ‘토끼’로 채우고자 했다. 상실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하더라도 공허함을 채울 수는 있으니 말이다. 극 초반 애비게일이 앤여왕과 가까워지고자 던졌던 화두도 여왕이 기르던 토끼였다. 여왕의 침실에 토끼들을 풀어놓고 애비게일과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인간 ‘앤’이 가장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오만을 거듭하던 애비게일은 결국 여왕의 분노를 산다.
사라의 자리를 차지한 애비게일은 귀족의 명예를 되찾고 왕실의 무법자가 된다. 애초 권력을 쥔 자가 품어야 할 잭임이나 겸손은 없었다. 그저 왕의 권한을 쥐고 흔든다는 오만한 착각을 할 뿐이다. 허나, 이러한 태도는 사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여왕은 크게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켜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여왕의 화를 불러 일으킨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바로 애비게일이 토끼를 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였다. 작고 여린 토끼의 몸을 구둣발로 짓밟는 행위.
그 순간 애비게일이 취한 오만은 단순히 외면할 수준이 아닌, 여왕의 인내를 넘어선 폭력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여왕의 분노는 철저히 같은 방식으로 그녀를 응징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왕은 애비게일에게 하녀 시절처럼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문지르라고 명령한다. 여왕의 표정은 애비게일을 향한 분노로 일그러지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강한 괘씸함을 드러낸다. 마치 '네가 내 토끼들을 괴롭히면, 너 역시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는 섬뜩한 경고와도 같다. 감독은 관객에게 다시 한 번 이 세계의 권력의 구조를 각인시키려는 듯, 카메라 앵글과 편집 기법을 활용해 극적인 구도를 더한다. 크로스 디졸브 기법은 '애비게일 - 토끼 - 앤' 사이의 얽히고설킨 짓밟고 짓밟히는 관계성을 부각시키고,익스트림 로우 앵글은 앤 여왕에게 위압감과 권력을 부여하는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촬영과 편집 그리고 음울한 음악의 조화가 더해져, 엔딩을 위한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앤’은 장막이 나누어진 세계에서 때로는 절대적인 여왕처럼 때로는 나약한 인간처럼 묘사되었다.
인간의 다면성을 상업 필름에서 온전히 담아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영화는 각 장막을 통해 주제를 환기시키며, 그 순간마다 앤의 특정한 기질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영리한 방식을 취했다. 작가주의적 구성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독특한 ‘영상 필체’가 만나 세밀하고도 깊이 있는 세계를 구축해 낸 것이다.
작가주의 세계를 돋보이게 만드는 밀도있는 연기
영화의 주축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레이첼 바이스의 열연은 감독만의 독특한 세계 안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특히나 올리비아 콜맨은 신체적 심리적 붕괴를 겪고 100kg의 거구가 된 ‘앤’여왕으로 열연하기 위해 15kg 증량했다고 한다. 외형적 동화뿐 아니라 다리를 절거나, 인물이 겪는 내면적 혼란, 쇠약 해져가는 얼굴을 표현할 때 올리비아 콜맨의 진가가 드러난다. 실제로 앤 여왕은 사라가 추방된 후 3년 만에 작고했으며, 사후에는 뇌졸중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영화 후반부, '애비게일'과 '앤'이 침실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앤의 얼굴은 구안와사가 온 것 처럼 불편해 보이는데, 이는 뇌졸중의 대표적인 예고 증상으로 여겨진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올리비아 콜맨의 노련한 연기력 덕분에 관객은 끝까지 몰입감을 가져갈 수 있었고 결국 이듬해 오스카,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베니스 시상식을 휩쓸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큰 결실을 맺는다.
흥미로운 점은, 앤 여왕을 연기하며 극찬받았던 올리비아 콜맨이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 시즌 3, 4에서 다시 한 번 여왕을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단단하고 침착하며 인내심 깊은 인물로, 성향적인 면에서 앤 여왕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다. 베테랑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경험하고 싶다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더 크라운>을 모두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작가주의적 성향에 따른 호불호와 고증적 한계
감독부터 배우까지 모든 합이 조화로운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적 고증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실제로 앤여왕이 불안정한 정서와 히스테릭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는 하나, 토리당과 휘그당 사이에서 정치적 협상을 잘 이끌어간 성군으로서의 면모도 있었다. 양 당의 갈등을 해소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함과 중립적 태도를 일관했다는 역사 기록들이 그녀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영화에서도 자신의 오랜 조력자였던 사라를 내쫓고 의회에서 군주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많은 시퀀스를 할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극은 언제나 논픽션과 픽션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다. 어떤 부분을 각색하고 다듬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포커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 군주인 ‘앤’을 기대하고 보면, 영화 속 앤 여왕은 다소 납작하게 묘사된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 플롯이 "위태롭고 나약한 군주를 놓고 펼쳐지는 두 여성의 강력한 파워게임"인 만큼, 앤 여왕은 절대적 왕정의 자리에 있음에도 끊임없이 인간적인 측면이 타자화되는 캐릭터로 설계되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세계 안에서 세 인물 간의 관계성을 잘 구축하기 위해 캐릭터의 각색은 필연이었던 셈이다.
작가주의 영화는 그 특성상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성격을 지닌다. 대중성은 일반적으로 이상적이고 명확한 엔딩, 기승전결 구조, 그리고 직관적인 메시지를 선호하는 반면, 작가주의 영화는 전형적인 장르적 구도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메타포를 사용해 관객의 해석을 요구한다. 이러한 특성은 대중에게 높은 장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상업적 성공을 담보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작업을 완수한 감독이 바로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의 작품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작가주의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필자는 앞으로 더욱 거장이 되어 갈 감독의 행보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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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ENGERS:DOOMSDAY 캐스트 공개
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개봉일: 2026년 5월 1일(북미 예정)
새로운 어벤져스, 초호화 캐스팅
지난 3월 26일 마블이 5번째 어벤져스 영화, <어벤져스:둠스데이>의 캐스트를 공개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가 차례로 등장할 때마다 팬들의 마음도 함께 졸여졌는데요. 도합 약 2억 7500만 조회수와 SNS 내 3백 만 언급이 발생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습니다. ‘영원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둠 박사 역으로 돌아오며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히어로물 덕후의 마음을 120% 사로잡는 캐스팅이 견인한 것이죠. 말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한 번 보시죠.
아는 얼굴부터 뉴페이스까지
기존 멤버들의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앤서니 마키’, 앤트맨 ‘폴 러드’는 이번에도 함께 합니다. 윈터 솔져 ‘세바스찬 스탠’과 슈리 ‘레티티아 라이트’도요. 블랙 위도우는 초대 스칼렛 요한스를 이어 ‘플로렌스 퓨’가 바톤을 이어받았습니다.
<엑스맨>과 <판타스틱 4>도 어벤져스에 합류합니다. 프로펙서 X를 연기한 ‘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캘런’이 등장하네요. 미스터 판타스틱 ‘페드로 파스칼’과 수 스톰 ‘바네사 커비’의 이름도 반갑습니다. 로키 ‘톰 히들스턴’과 닥터 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까지 도합 26명의 캐스트가 이름을 올렸네요.
새로운 판, 새로운 출발
전 세계가 그랬지만, 특히나 한국의 마블 사랑은 아주 놀라웠죠. 그렇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은 꾸준히 주춤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축을 이끌었던 핵심 주인공들이 사라진 것이 인기가 사그라든 것에 한 몫했지요. 장장 10여년 간 캐릭터들과 함께 성장하며 쌓아올린 서사가 완벽하게 정리되면서 시리즈 자체가 마무리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마블은 엑스맨과 판타스틱 4를 끌어들이며 새롭게 판을 짜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히어로 로다주가 빌런으로서 어떤 반전을 선사할 것인지와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리지널 배우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흥행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세계관을 부지런히 따라간다면 ‘그래도.. 마블!’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전성기를 그리는 향수에서 벗어나 독창적으로 빛나는 작품이 탄생하리라 믿어봅니다.
사진:Marve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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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영화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로 자신만의 색깔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감독 양우석이 신작으로 돌아옵니다. 무게감 있는 작품들을 연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연말 맞이 코미디 영화로 기분 좋은 변신을 꾀했습니다. 과연 앞선 작품들을 연달아 성공시킨 것처럼 이번 작품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해외에서 남다른 호평을 받아 국내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영화들도 줄지어 개봉합니다. 데미 무어의 최고작이란 평을 듣고 있는 <서브스턴스>, 주연인 킬리언 머피가 제작까지 맡아 화제가 되었던 <이처럼 사소한 것들>, 독보적인 디스코그래피의 주인공 FKA 트위그스가 출연하는 <더 크로우>까지!
12월에도 영화와 함께해요!
대가족
About Family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7분
감독: 양우석
주연: 김윤석, 이승기,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개봉: 2024.12.11.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줄이 끊이지 않는 맛집 사장 무옥 승려 선언한 외아들 문석 때문에 대가 끊기다?
마지막 함씨 가문! 세울 것인가, 무너질 것인가!
자수성가 맛집의 근본, SNS 없던 시절부터 줄 서 먹던 노포 맛집 평만옥의 사장 무옥(김윤석)은 대를 이을 줄 알았던 외아들 문석이 승려가 되어 출가한 이후 근심이 깊어 간다. 자신의 대에서 끊겨버릴 예정인 가문을 걱정하던 가운데 어느 날, 평만옥에 문석이 자신의 아빠라며 방문한 어린 손님들!
끊길 줄 알았던 가문의 대를 잇게 생긴 무옥은 난생 처음 맛보는 행복을 느끼고 문석은 승려가 되기 이전의 과거를 되짚다 그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개요: 스릴러 | 영국 | 141분
감독: 코랄리 파르쟈
주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24.12.11.
배급: (주)NEW
줄거리
더 나은 당신을 꿈꿔본 적 있는가?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50살이 되던 날,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에게서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돌아가던 길에 차 사고로 병원에 실려간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로부터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 받는다.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수(마가렛 퀄리)가 탄생하는데...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킬 것.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무엇이 잘못되겠는가?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개요: 드라마 | 미국 | 98분
감독: 팀 밀란츠
주연: 킬리언 머피, 에밀리 왓슨
개봉: 2024.12.11.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1985년 아일랜드의 소도시, 빌 펄롱은 석탄을 팔며 아내, 다섯 딸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지역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 빌 펄롱은 숨겨져 있던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더 크로우
The Crow
개요: 액션 | 프랑스 | 111분
감독: 루퍼트 샌더스
주연: 빌 스카스가드, FKA 트위그스
개봉: 2024.12.11.
배급: 판씨네마㈜
줄거리
가장 완벽했던 사랑의 끝, 가장 처절한 복수의 시작!
죽음마저 두려워할 피의 부활이 펼쳐진다!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외로웠던 순간, 자신과 비슷한 영혼을 가진 '셸리'를 만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에릭'. 완벽한 행복을 만끽하던 그때, 두 사람은 의문의 괴한들에게 무참히 살해 당하고 '셸리'는 과거의 끔찍한 실수로 지옥에 끌려가게 된다.
지옥에서 '셸리'를 되찾기 위해 '에릭'은 까마귀의 저주를 받아 불사의 몸이 되고 죽여도 죽지 않는 복수의 화신으로 부활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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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린 심장의 박동, 하트비트 (Les amours imaginaires, 2010)
다양한 사랑의 형태에 대해 말하는 자비에 돌란. 이번에는 짝사랑인지 모를 어중간한 경계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세 인물을 카메라에 담았다. 친한 친구인 프랑시스와 마리가 우연히 알게 된 니콜라를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더해 표현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과 새로운 친구로의 관심이었지만, 뒤이어 사랑이라는 단계로 나아가며 두 인물의 암묵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된다. 평소엔 자주 집을 들르며 가볍게 차를 마시거나, 서로의 옷을 추천해주며 소소한 것까지 챙기는 사이에서 어느새 조금씩 관계의 균열이 생긴다. 나중엔 니콜라에게 주려고 산 선물들을 서로 비교하거나, 둘이 갈 만한 식당에 미리 들어와 우연한 만남임을 가장하는 듯 관심을 받기 위해 사소한 것들로 유치한 편법을 쓰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쌍방이 아닌, 너무 일방적인 사랑이지만 이에 대응하는 니콜라의 태도 또한 두루뭉술하다. 이 모든 행동들을 다 그저 우정으로 치부해버리는 듯, 이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둘과의 만남을 즐길 뿐이다.
#솔직한 감정선과 미장센
관객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혼란스러움을 겪는 프랑시스와 마리의 입장에 더 공감하고, 좋지 않은 끝에 도달할 것을 알지만 적극적으로 애정을 주는 이 둘에게 왠지 모를 연민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이 겪는 슬픔과 공허함이라는 경험이 우리에게 더 익숙해서가 아닐까. 영화와 같은 매체들에서 사랑은 꽤나 이상적으로 그려지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고 개인적인 감정 속에서, 어쩌면 가장 내밀하고 들키고 싶지 않은 속성이 바로 사랑을 함으로써 수반하는 아픔일 것이다. 짝사랑은 항상 아프고 외로우며, 그렇기에 세 인물이 함께하는 장면들은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이런 모습들을 미묘한 표정 변화와 강한 원색의 빛으로 돌란은 우리가 그 순간을 오롯이 받아들이도록 의도한다. 다른 누구와 밤을 보내거나 함께 있을 때, 프랑시스와 마리는 그제야 자신의 솔직한 좌절감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린다. 이때 파랗고 빨간빛들로 그들을 비추어 날것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화보를 연상시키는 몇몇 연출들로 돌란만의 미장센을 한층 더 강화시킨다.
#구성의 변화와 결말, 원제의 의미
초반부와 중후반부에 독특한 구성이 있는데, 크게 두 챕터로 나뉜 독백 파트가 존재한다.
처음엔 사랑의 환상에 빠지게 되는 순간, 다음엔 그 환상이 걷어지고 현실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을 영화밖에 존재하는, 여러 인물들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이런 시점을 기준으로 세 인물들의 사랑의 방향은 서서히 달라진다. 영화 자체의 스토리 라인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은 사랑의 본질에 대한 보편적이고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고리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대상이 변하는 것이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재밌게 표현한다.
<하트비트>의 원제 Les amours imaginaires, 다시 말해 ‘상상 속의 사랑’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다. 보통 잘 깨닫지 못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씌워놓은 환상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속에 갇힌 사랑은 결국 나에게 돌아와 박히는 아픈 가시일 뿐인 것을 간과한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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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콰이어트 플레이스]리뷰:2편 개봉 전에 정리해본 1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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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리뷰입니다. 2편 개봉 전에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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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크루엘라> 스페셜 예고편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광기 어린 악녀이자 디즈니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빌런 ‘크루엘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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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까치발> 메인 예고편
까치발로 걸음마를 시작한 딸 ‘지후’
엄마 ‘우정’은 의사에게 충격적인 선언을 듣는다!
“아이가 뇌성마비일 수 있어요”
크면서 자연스레 없어질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6살이 된 지금까지도 ‘지후’는 까치발로 걷는데…
엄마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 딸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