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0932023-07-04 12:53:53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 영화를 찾는 당신에게...
음악영화 좋아하시나요?! 예전에 음악영화 뭘 좋아해요?! 라고 물어보면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이 정도가 다였다면?! 여기에 하나 더 넣을 수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나타났어요!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살펴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전기, 드라마
감독 : 브라이언 싱어
각본 : 앤서니 매가튼
출연진 :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개봉일 : 2018년 10월 31일
평점 : 9.45
스트리밍 : tvN , 디즈니 플러스
기획 의도
공항에서 수화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 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하던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악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게 되는데...
세상에서 소외된 아웃사이더에서 전설의 록밴드 '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OST
Part 1. Somebody to Love
Part 2. Doing All Right
Part 3. Keep Yourself Alive
Part 4. Killer Queen
Part 5. Fat Bottomed Girls
Part 6. Bohemian Rhapsody
Part 7.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Part 8. We Will Rock You
Part 9. Another One Bites the Dust
Part 10. I Want To break Free
Part 11. Under Pressure
Part 12. Who Wants to Live Forever
여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관객 평점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
음악영화의 특성상 사운드가 풍부한 영화관에서 듣게 된다면 퀸의 음악을 좀 더 직관적으로 훌륭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 번역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데드풀 번역가 '황석희'가 번역하여 작품을 높은 퀄리티로 감상할 수 있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결말을 살펴보자면...
솔로를 원했던 머큐리는 결국 Queen의 멤버들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사과를 구하며 대망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미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연습을 할 때도 삑사리가 나며 아슬아슬 준비를 하면서 공연에 오르게 되면서 본연의 Queen으로 돌아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된다.
전설적인 밴드 퀸을 영화 스크린으로 소한시켜 내가 관객이 된 것 같이 눈과 귀가 즐겁게 해줬던 영화였다.
영화를 봤다면, 당신의 플레이 리스트에 한 곡은 꼭 들어가는 노래! 아! 이 노래 알아! 하면서 따라 부르고
혼자서 흥얼거리게 되는 마법 같은 영화~
한줄평 : 에오! 에에에에오!!! 에에에에에에에에~~~~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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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말란이 다시 인류에게 보내는 서늘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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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신난다! 가족 여행이야! 언제 어디를 가든 여행은 늘 설레다. 귀여운 꼬마 웬. 한적한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말에 즐거운 기분이다. 노래 볼륨 크게 키우고 이동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하는 세 사람. 여행지에 도착했다. 짐을 꺼내고 어디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복잡한 고민은 어른 둘이서 해도 큰 문제는 없잖아? 팔랑팔랑 뛰어 어딘가로 향하는 웬. 별건 아니다. 별장 앞에 어떤 풀숲이다. 혼자 놀고 있는데 떡대 큰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안녕!” “안녕하세요!”
성격은 좋아 보인다. 처음 보는 아저씨와 대화하는 웬. 서로 이름을 말한다. 저는 웬이에요. 난 레너드야. 사람 없는 한적한 동네였기 때문에 웬의 입장에서 이 손님이 낯설다. 왜 여기에 오셨어요? “사실 인류를 구해야 할 과제가 있거든” 갑자기 차분한 전원일기에서 sf로 장르가 바뀌고 있다. 뭔 소리지? 웬이 레너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난 너희 가족을 만나러 왔어. 너희 가족은 이제 숭고한 결정을 해야 하거든.” 느낌이 안 좋다. 어린 나이지만 이 사람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런 느낌이 현실로 이뤄지듯 웬의 시야에서 어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들은 무기를 갖고 있다. 설마? 이거 우리 가족을 해치려고 오는 건가? 쿵쿵 다가오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자마자 웬은 달린다. “아빠! 아빠!” 그런 웬을 보는 레너드. 레너드의 속셈은 간단했다. “웬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죽여 인류를 살려야 한다”라는 것이다.
믿지 못하는 이유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문장은 예고에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내 가족을 희생시킬 것인가, 인류를 구할 것이다”다. 이 질문은 굉장히 자극적이다. 만약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묻는다면 답이 쉬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리주의에서 타고 내려오는 인류의 고전적 떡밥이 영화에서 구현된 셈이다. 영화는 이 딜레마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어떻게? '불신'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왜 불신하게 됐을까?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세팅이 있다. 이게 시놉시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어 있지 않아서 뭐라고 쓸 수는 없다. 대략적으로 써보자면, 이 웬 가족은 약간 특별한 가족이다. 가족 구성원이 살짝 다른 것이다. 이 다르다는 특성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과관계를 갖는다.
바로 이 가족 구성원의 배치는 불신이라는 핵심으로 닿을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사회를 들여다보면,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뭐 PC주의다 뭐다 해서 이 사람들을 인위적으로 뛰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혐오 내지는 혐오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는 두 이야기(가족의 탄생, 레너드 일행과의 인질극)를 축으로 끌고 줄거리를 이끈다. 이 가족이 왜 세상에게 이럴 수밖에 없는가? 의 배경을, 또 두 가지 이야기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다. 괜히 세상이 망해가는 이야기와 가족의 탄생을 병치시킨 것이 아니다.
이들이 소수자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불신이라는 키워드는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영화에서 왜 딜레마가 일어날까? 상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믿지 못하는 이유’에 따라 주인공(들)이 설정해 놓은 장치들이 있다. 뭐 동양인 딸을 입양했다던가, 차에 뭔가가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작동한다. 이 장치들이 매 번 다르고, 왜 구비했는지도 사실감이 있게 제시했기 때문에 글쓴이는 영화가 흥미로웠다. ‘아, 감독이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이 도구들을 영화에 넣었구나’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인류와 가족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불신할 수밖에 없는 사회’를 전개한다는 생각에 빨려 들어갔다.
현재 그리고 미래
영화에서 제시한 불신을 과거 그리고 현재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에 대해서도 흥미로웠다. 우선 영화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종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종말을 어떻게 다루는가? 의 답은 간단하다. 주인공 일행이 이걸 믿지 않으면 그의 반작용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샤말란은 이 현재 세태에 대해서 '단순히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가 비극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규정지었다. 이는 우리 현대 사회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를 인과관계로 설정했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영화가 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과연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재앙들이 어느 날 갑자기 뚝딱 일어났던 걸까? 아닐 것이다. 이미 레너드와 같은 사람들이 계층을 가릴 것 없이 경고했던 것이다. 또 이런 일들이 전부 다 별개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살짝 이루어져 있다. 물질론적 사회구성이론이 세상에 한 트럭인 것이 이 근거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이런 것들이 서로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항변하는 듯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이 역설을 중심으로, 좁은 공간을 설정한 후 강강강의 템포로 전개하는 영화의 서사가 강력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영화의 목표와 목적이 정해진 것이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는 방식은 전작을 생각나게 한다. 바로 <올드>다. 이 <올드>와 <똑똑똑>이 세상을 구현하는 방식은 유사한 듯 보인다. 먼저 좁은 공간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어느 해안 <올드>, 한적한 별장 <똑똑똑>이 공간적인 비슷하다. 또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담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올드>, 경고와 불신을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그렇다. 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소재로 다룬 <올드>와 인과관계를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유사하다. 물론 이 둘은 안 좋은 지점까지도 닮은 듯하다. 그러나 이 유사하다는 특징은 인간을 바라봤던 샤말란의 관점이 느껴진다는 점, 그러니까 감독이 샤말란을 어떻게 현재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절대 그냥 넘어갈만한 세팅은 아닌 듯하다.
좀 심했어
그러나 이렇게 사회비판적인 코드를 '샤말란스럽게' 잘 소화한 듯 하지만 이 영화의 불호 포인트는 명확할 듯싶다. 우선 첫 번째, 영화 템포가 너무 강강강의 템포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 빠른 템포에 비해서 영화의 키워드가 주인공들의 특수한 세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어떤 분에게는 영화를 부정적으로 보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 <올드>는 주인공들에게 병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여러 커플이 나오기 때문에 샤말란이 품고 있을 다층적인 관점을 품을 수 있다. 넓은 영화라고 보기는 좀 어렵기 때문에 이 영화의 이야기 방식이 지루하고 기가 빨린다고 느끼기 쉬울 것 같다. 또 주인공들의 선택(들)이 합리적이었는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박력이 갑자기 풀리기 때문이다.
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몇 가지 반전이 있다. 그중 하나는 집단의 구성이다. 영화에서 거의 주인공격인 집단이 후반부즈음에 밝혀진다. 이 집단이 구성되는 이유가 샤말란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때려 박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를 제시하는 방식도 위에서 서술했던 '박력이 약해지는 이유'기도 했지만 글쓴이는 더 나아가 이 암시가 굳이 필요한지도 의문점이 있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서스펜스 중 하나는 주인공들이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이 사람들은 전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는 상황이 뭔지 감 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인물들이 벌이는 어떤 행동들이 더 잔혹하게 느껴진다. 이걸 이야기의 긴장감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 자체가 영화에서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하는 방식과 내용까지 아쉬운 단점이 되는 것이다. 아니 초중반부까지 '이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인간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 그러니까 일반인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상상하게 만들었던 힘으로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이를 후반부에서 다 너무 설명하고 넘어가니까 주인공의 입장 빼고 영화가 무뎌졌을 것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또한 이 인물구성이 이루어진 계기를 생각해 보면 좀 살짝 작위적인 느낌이 있다. 이 사람들이 크고 작게 행동하는 근거들이 힘이 떨어진다. 게다가 네 명 중 한 사람의 가장 또렷한 히스토리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기능적으로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 좀 있다. 이는 후반부가 될수록 좀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레슬러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캐스팅 둘이 있다. 바로 레너드 역을 맡은 데이브 바티스타와 레드먼드 역을 맡은 루퍼트 그린트다. 데이브 바티스타는 MCU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출연하며 나름의 인지도를 높였다. 또 이를 바탕으로 작년 <나이브즈 아웃 : 글라스 어니언>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치를 잘 살리듯 바티스타는 영화를 끌고 가는 원 톱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끈다. 영화에서 '안타까움'에 대한 감정적인 리액션이 좀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바티스타의 공이 크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살짝 질리기는 한다. 뭐 관객 분들이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또 '해리포터' 시리즈의 론 위즐리 역이었던 루퍼트 그린트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론 위즐리' 생각이 잘 안 났다. 그렇게 좋은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과는 다르게 주인공 둘은 연기가 많이 아쉽다. 한 인물은 감정연기를 하는데 거의 똑같은 표정으로 매번 같은 억양을 보여준다. 레너드 일행이 나올 때는 몰입되지만 주인공 가족이 나올 때 루즈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또 세 주인공 중 하나는 영화에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는데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연기에 힘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별로 기억에 안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샤말란 영화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깜짝 카메오가 있다. 솔직히 좀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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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때마다 아픈 이야기지만, 우리는 계속 해야만 한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것은 특별할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방송국에 입사한 뒤, 처음으로 스텝스크롤에 내 이름이 나갔던 순간의 떨림과 기쁨 그리고 무엇보다 다큐멘터리의 무게감을 느꼈던 그 때의 마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해 결과물을 만들어 조연출의 이름을 달고 공중파로 송출 되었던 나의 첫번째 작품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다.
신입인 내가 그 작품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었고, 또 행운이었다. 기획과 섭외가 모두 끝나고 이미 팀이 꾸려져 사전 촬영이 진행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연출팀은 모두 남자였는데, 현장에서 할머니들의 생활을 영상에 담고, 그 어려운 이야기들을 인터뷰 할 때, 조금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이끌어갈 여자PD가 있으면 좋겠다는 선배들의 의견이 있었지만, 여유없이 꽉차게 프로젝트가 돌아가던 터라 지원 나갈 사람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인 내가 참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방송의 ㅂ도 모르는 나였지만, 그 때의 나는 할머니께 어떤 이야기를 들어야 할지,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전해야 할지 마음을 많이 나누기로 했다. 다큐멘터리가 진행되는 동안 촬영이 없는 날에도 매일 안부 전화를 드리고, 살뜰히 살림을 돌보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시다 하면 집에 들렀다. 손녀처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인터뷰는 더 힘이 들었다. 아니, 할머니는 힘을 내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그걸 듣고 있는 게 힘이 들었다. 온 몸의 힘을 다 끌어내 아픈 이야기를 하시는 할머니께, 더 깊게, 더 자세히 물어봐야 하는 내가 미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 스러운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어금니를 꽉 물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할머니와 얼굴과 마주보고 편집을 할 때 마다 울었다. 이야기를 할 때마다 상처가 나는 마음은 영원히 아물지 못할 것 처럼 아플 것 같은데… 듣기만 해도 괴로운 이 이야기를 이제껏 몇 천번을 해오신 걸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나의 인생을 모두 바치고 계신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어떻게 해야 나는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 까 고민했던것 같다.
위안부를 다룬 영화는 많다. <낮은 목소리> <귀향> <아이캔스피크> 그리고 <허스토리>까지 다큐멘터리부터,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끝나는 드라마 타이즈의 영화들까지…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제작 되는 것은 한번이라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라면, 그 때의 나와 같은 고민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알아야 할텐데.
영화<허스토리>는 1992년 12월 부터 1998년까지 6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레 조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명과 근로정신대 피해가 할머니 7명 총 10명의 할머니들이 원고가 되어 약 6년동안 진행된 재판에 관한 이야기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감한 고백을 바탕으로, 부산 여성 경제인 연합회가 부산 내에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신고센터’를 설립하면서 시작한다. 연합회의 회장이었던 문정숙은 자신의 여행사에 신고센터를 열어 운영하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된다. 특히 자신의 집에서 16년간 함께 햇던 할머니 마저 끔찍한 가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문정숙은“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아온 것이 부끄럽다.“는 말과 함께 할머니들을 위해 기나긴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재판 과정은 험난했다. 할머니의 존재를 알리고 일본 정부를 기소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자 같은 나라의 국민들 마저 할머니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 ‘돈 받아 처물라꼬 저런다’며 비난 했다. 변론의 기회를 얻어 할머니들과 함께 도착한 일본에서는 차별적 시선에 상처를 입고, 숙박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별은 재판에서도 이어져 일본은 아무 이유없이 4년이나 선고를 미루며 무대응 전략을 펼친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6년간 일본 재판부와 끈질긴 사투를 벌여 다시 재판을 열게 된다. 할머니들의 증언은 결국 일본 재판부의 양심을 흔들고, 결국 1998년 1심 재판에서 “종국 위안부 제도가 현재도 극복해야할 인권 문제로서 일본국 헌번 13조에서 인정하는 기본적인 권리의 침해임을 인정한다.” 며 정부의 책임을 인정 받는다. 하지만 배상에 대한 명령뿐,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일본 재판부의 말에 원고들은 모두 법정을 박차고 나간다.
영화는 일부 승소 후 끝이 났지만, 안타깝게도 2001년, 2003년 열린 2심 및 3심 재판에서 선고가 뒤집혔고 결국 패소가 확정됐다.일본은 다시 할머니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문정숙’의 실제 인물인 ‘김문숙’은 200년 부산에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설립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니 하나 힘 보탠다고 세상이 바뀌드나?”라고 묻는 사람에게 문정숙은 말한다. “세상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뀌겠지예”라고.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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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1시간을 가득 채운 배우의 힘
Information
1. 빨래 Laundry
Korea | 2020 | 27min | G
Director
김혜진 Kim Hea-Jin
Cast
문승아
Synopsis
가족사진을 찍는 날, 옷을 한 번에 넣고 돌리는 가족들의 습관 때문에 혜수의 와이셔츠만 줄어들게 된다. 무심한 가족들에게 혜수는 작은 복수를 결심한다.
2. 새벽 바다 노을 The Golden Hour
Korea | 2021 | 23min | G
Director
김영 Kim Young
Cast
문승아 유가은 김지환 최자인 최묘견 오윤수
Synopsis
노을은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따라 사촌 언니 새벽의 집에 놀러 가지만 어른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새벽의 팔찌에만 관심을 보이던 노을은 어른들 탓에 새벽이 상처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Review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는 어린이 배우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영화를 많이 선보인다. 그중 한 배우를 선정해 특별전을 기획했는데 그것이 바로 ‘어린이 배우 특별전: 문승아’이다. 그녀의 연기력을 엿볼 수 있는 2편의 장편과 2편의 단편으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는데 방문했던 9월 15일에는 단편인 빨래’와 ‘새벽 바다 노을’이 1시간 동안 연달아 상영되었다.
그녀가 바랐던 가족사진이란_영화 ‘빨래’
가족이 세탁소를 하는 혜수는 학교에서 가족사진을 찍어오라는 가정통신문을 가지고 온다. 세탁소에 붙어있는 가족사진은 그녀가 태어나기 전 엄마, 아빠, 오빠가 찍은 사진뿐 사진관에서 제대로 찍은 사진은 없다. 가족사진을 찍어야 하는 숙제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가족 모두가 흰 셔츠를 입고 화목하게 찍는 사진을 누구보다 기대한 그녀는 사진을 찍는 날만 기다린다. 가족사진을 찍는 날, 옷 구분 없이 세탁기에 한꺼번에 옷을 넣고 돌리는 가족의 무심함으로 그녀의 와이셔츠는 줄어들고 만다. 엄마와 아빠에게 물었지만, 세탁소 일로 바쁜 그들은 답변을 그르치기 바빴고 PC방에 있는 그녀의 오빠 또한 오히려 화를 내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래서 그녀는 가족들의 와이셔츠를 자신과 같이 줄여버리기로 귀여운 복수를 실행한다.
<빨래>는 27분의 러닝타임 내내 카메라는 혜수의 시선을 따라간다. 가족사진을 찍는다는 설렘, 작아진 와이셔츠로 인한 속상함, 그녀가 줄인 와이셔츠를 입고 불편해하는 가족의 모습에 대한 통쾌함 등 혜수가 느꼈을 감정들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영화는 담아낸다. 결국 가족들은 작아진 와이셔츠를 견디지 못하고 사진관에 마련된 옷으로 갈아입는데 이에 혜수는 사진관을 뛰쳐나간다. 방황하던 그녀는 와이셔츠가 아닌 다른 옷을 가지고 사진관으로 가지만 이미 사진관은 문이 닫혀있었고 결국 그녀는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그녀는 작아진 와이셔츠를 세탁기에 넣고 돌아가는 세탁기를 바라보며 끝이 난다.
가족 모두가 와이셔츠를 입는 그런 단순함으로 인해 그녀가 그런 복수를 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가족 모두가 함께 같은 옷을 입고 웃는 모습으로 한 장의 추억을 남기는 것이 그녀가 바란 모두였을 텐데. 왜 그들은 그녀의 작은 마음을 몰라줬던 것일까? 이런 혜수의 속상함, 허탈함 등이 문수아 배우의 연기력으로 여실히 느껴져 더욱더 영화 속에 빠져들었다. 사진관에 마련된 가족사진을 보면 모두가 흰 셔츠를 입고 서로를 마주 보거나 카메라를 응시하며 미소를 짓는다. 흰 셔츠가 주는 통합은 단순히 사진의 깔끔함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모두가 같은 색깔을 입음으로써 ‘가족’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다. 혜수의 엄마가, 아빠가, 그리고 오빠가 그녀의 이런 마음을 알았다면 이날이 혜수에게 평생 기억하고 싶은 추억으로 남아있지 않았겠냐는 생각이 든다.
웃기에도 바쁜 그들을 울 게 만드는 것은_영화 ‘새벽 바다 노을’
사촌의 집으로 엄마와 할머니를 따라가는 노을은 그저 사촌 언니인 ‘새벽’에게 자신이 만든 팔찌를 줄 생각엔 마냥 기쁘다. 새벽을 만나 기쁜 노을이지만 새벽은 어딘가 불편한 내색을 보인다. 새벽과 집에서 놀고 싶었지만, 밖으로 나가서 놀자고 하는 그녀로 인해 새벽, 바다, 노을은 놀이터에서 함께 놀게 된다. 계속 밖에서 놀자는 새벽, 알고 보니 새벽의 새엄마와 할머니, 노을의 엄마가 싸우는 걸 지켜보는 것이, 그들의 고함을 듣는 것이 힘들었기에 그녀는 그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새벽은 노을에게 노을이 갖고 싶어 했던 비즈 팔찌를 이용해 어른들의 싸움을 멈추고자 제안하고 노을은 고민 끝에 계획을 실행한다. 집으로 돌아와 싸우는 연극을 하는 새벽과 노을. 하지만 어른들의 언성은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노을은 결국 서럽게 울며 그녀의 엄마와 할머니는 새벽과 바다의 집을 나오게 된다.
새벽, 바다, 노을.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이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을 표현하기에 순수하게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비즈 팔찌를 만들고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한 장면들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이름이었다. 이렇게 순수한 아이들과 다르게 어른들을 서로를 비난하고 그들의 싸움으로 인해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 한 체 서로를 향해 화살을 겨눈다. 새벽과 노을은 서로를 너무 좋아하고 함께 있음에 행복함을 느끼지만, 어른들의 논리 아래서 함께할 수 없는 존재로 치부되고 만다.
정말 놀랐던 점은 문승아 배우의 연기력이다. 어린 배우이지만 다작과 주인공을 여러번 했기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아무리 중견배우여도 1시간 남짓의 러닝타임동안 자기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작품을 촬영한다면 어색함이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인데 그녀는 당당했다. 날것의 느낌을 주며 작품 속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드는 느낌을 받았다. 빨래와 새벽 바다 노을은 다른 장르이며 그녀가 맡은 캐릭터 또한 매우 다르다. 연달아 작품이 상영됐기에 어떤 식으로 보일지 매우 궁금했는데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졌으며 섬세하지만 강렬하고 거침없지만 당당한 그녀의 표현력에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자기 연기력에 자신감을 갖고 연기하는 배우만큼 훌륭한 배우는 없다고 본다.
SICFF
WE KID, 우리는 모두 어린이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건 바로 ‘어린이’가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어린이였기 때문이죠.”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SICFF를 통해 아이들은 세상을 발견하고, 어른들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를 바랍니다.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소개 일부 발췌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2023년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롯데시네마 은평, 은평문화예술회관, 은평한옥마을 등에서 진행됩니다.
*본 포스팅은 영화 전문 웹매거진 〈씨네랩〉의 프레스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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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를 딛고 단단해져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전 세계의 호평을 받았던 데뷔작 ‘프리다의 그해 여름’에 이어 각본과 연출을 도맡은 카를라 시몬의 두 번째 이야기로, 올해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영화 알카라스의 여름 리뷰입니다. 복숭아나무가 빼곡한 작은 카탈루냐 마을이 전작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자신들의 터전인 뿌리 깊은 땅을 잃어가는 가족을 통해 현실의 초상을 그려나가며 그들이 가진 정체성에 다가갑니다. 표면적으로 농촌 대가족의 활기찬 앙상블을 보여주는 구성원들로 일상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동시에 그들이 쫓겨나면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라는 사회적 문제에도 초점을 맞춰 풀어갑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우리를 내쫓으려 한다고요
스페인 북동쪽 끝자락, 프랑스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가 함께 복숭아 농장을 운영해온 솔레 가족. 그들의 밭은 과거 스페인 전쟁 시기에 할아버지가 친구 피뇰 가족의 목숨을 구해주고 보답이지만, 이제 피뇰이 세상을 떠나며 자신의 소유를 주장하는 그의 아들로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농장을 비워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자신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지만 과거 막역한 관계로 구두로 주고받은 터라 계약서 따윈 없어 막을 길이 없었죠. 결국 솔레 가족은 농장이 불도저에 갈리기 전 마지막이 될 여름의 복숭아 수확을 마무리하려 노력하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Alcarràs , 영제: Alcarras
감독·각본: 카를라 시몬│각본: 아르노 빌라로, 카를라 시몬
출연진: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알베르트 보쉬, 아이네트 주누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20분
국가: 이탈리아, 스페인│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기자·평론가 6.83, 왓챠피디아 예상 3.8, 로튼토마토 신선도 85%, IMDB 7.2
수입·배급: 영화사 진진
수상내역: 제 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개봉일: 2022년 11월 3일
# 알카라스의 여름 후기
상처를 딛고 단단해져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소꿉장난을 보여주며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은 거대한 기중기가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버려진 자동차처럼 순식간에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을 맞이합니다. 할아버지에서 아들, 그리고 손자까지 3대에 걸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킬 권리가 없음에 가족들은 혼란스러워지고 사소한 이견 차이에 의한 감정적 폭력에 휩싸입니다. 과거의 맹약은 중요치 않았고 신사적인 합의로 존중해 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피뇰가의 새 주인이 던진 파동은 그동안 쌓아온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균열을 만들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듭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유통 업체의 독점으로 나날이 떨어지는 농가 소득과 이로 인해 좌절할 수밖에 없는 농업의 현실을 비추며 자본에 의해 변화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냅니다.
그럼에도 어린 손주로 등장하는 아이리스와 쌍둥이 형제의 해맑은 행동들이 전달하는 웃음,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둘째 마리오나의 따뜻한 마음, 불만은 많지만 묵묵히 아버지를 따르는 첫째 로제르의 든든함 등이 종종 찾아오는 갈등과 다툼을 무마시켜줍니다. 땅과 농사 말고는 어떤 인생도 생각지 않았던 중년의 가부장적인 첫째 아들 키메트도 멀어져 가는 가족 관계에 동생 나티의 선택을 이해하고, 눈앞으로 찾아온 위기에도 오늘에 충실하려 생각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스스로 대형마트 앞에서 복숭아를 바닥에 뿌려 으깨고 던지며 자신의 업이라 여겼던 농장을 버틸 수 없는 현실에, 시대의 변화에 울음을 터트립니다. 가족을 지켜왔던 가장으로서의 삶이 소멸되어가는 모습은 인종, 국가를 떠나 많은 생각을 하게금 만듭니다.
카를라 시몬은 전작 ‘프리다의 그 해 여름’처럼 자신이 어린 시절 삼촌과 할아버지와 함께한 자전적 이야기를 베이스 삼아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담긴 필름 속으로 초대하는 톤과 매너를 유지합니다. 자신과 유사한 시대를 살아온 이라면 누구나 떠올릴만한 무력하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씁쓸함과 그럼에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따뜻했던 행복을 떠올리게 말입니다. 늦지 막이 내려앉은 오후 햇살과 따뜻한 여름 바람을 따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솔레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마법 같은 여름의 끝자락이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남겨줍니다. 그런 면에서 ‘알카라스의 여름’은 하려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커지고, 캐릭터도 다양해지면서 섬세함이 전편보다는 못하다 느낄 수 있지만, 기억 저편에 있던 정겨운 시골 풍경의 아름다움과 무엇을 하든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에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봉관이 많진 않지만, 이런 가족 드라마의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려보고 싶네요. :)
지극히 개인적인 한 줄 평 : 시몬 스타일의 감각적 네오리얼리즘, 시대와 변화를 맞이했던 건실한 가족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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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여행. 나그네 려(旅), 다닐 행(行).
나그네처럼 다닌다는 뜻의 이 짧은 한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힘은 엄청나다.
이 단어는 우리에게, 여행을 가기 전에는 앞으로 다가올 여행을 기다리면서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주고 여행을 다녀와서는 즐거운 추억을 돌아보며 또 다른 시간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나 포함 수많은 직장인들이 1년에 한 번 떠나는 해외여행을 위안삼아 또다시 출근해내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않다. 2020년 한 해가 참 힘들었기에 다들 더욱더 어디로든, 잠시일지라도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요즘엔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누구나 헤매지 않고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다. 어느 도시에 가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위치에서 어떤 포즈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어야 하며, 어느 식당에 가서 현지 음식을 맛봐야 하는지.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말 여행을 ‘잘’ 다녀오는 게 맞을까? 그런 것들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의 여행은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는지. 여행이 무조건 교육적이며 의미가 있어야 하고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곳을 가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는 그런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여행은 한 개인에게 어떤 일말의 영향도 미치기 어려워 보인다. 여행지에서 생긴 좋은 기억들을 남기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많이 목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이 개인에게 그의 인생을 바꿀만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여기에 아주 좋은 사례가 있다. 누군가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한 여행기를 따라가 보자.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의대생 청년 두 명은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일주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이 낡은 오토바이는 고된 여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망가져 버리고 만다. 그들이 오토바이를 버리고 걸어서 여행을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둘의 여행은 180도 바뀌어버린다. 단순한 유람이 아니라 피폐해진 남미인들의 애환을 듣는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대대로 농사짓던 땅을 빼앗겨 광산으로 일하러 가는 부부를 만나고, 나환자촌에서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여느 여행과는 달랐던 그들의 여행은 23세 순수한 의대생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20대 초에 다녀왔던 80일간의 중남미 배낭여행은 나의 인생에도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에게 미친 영향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아 보인다. 바로 영원한 혁명의 상징, 체 게바라의 인생을 바꾼 여행에 관한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이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에르네스토(체 게바라의 본명)와 그의 친구 알베르토는 무슨 혁명의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 이 여정을 떠난 게 아니다. 단지 알베르토의 30살을 기념하는 동시에, 중간에 의대생으로서 나환자촌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났었다. 그런데 빈부격차와 각종 억압으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만나 그들의 아픔에 깊게 공감하게 되었고 결국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누군가가 되기에 이른다. 피폐한 남미의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면서 그들의 가치관과 신념이 바뀌게 된 것이다. 여행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출처: 넷플릭스, 여행이 끝날 때 친구에게 이전의 내가 아니라며 뭔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체
탄성을 자아내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칠레의 사막, 페루의 마추픽추 등 남미 곳곳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했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숨겨진 부조리들을 깨닫고 이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체. 여행은 체의 인생을 바꾸었고 체는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그들의 인생을 바꾸었다.
출처: 넷플릭스, 쿠스코의 원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체와 알베르토
출처: 넷플릭스,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편지를 쓰는 체
체가 활동하기 약 150년 전 중남미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 1783~1830)와 같은 혁명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그 자신이 평생 천식을 앓은 환자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려던 순수한 청년 에르네스토는 본인이 마주한 현실을 빠르게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투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하여 혁명에 뛰어든 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특정 한 국가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어느 한 국가 국민이 아니라 중남미 전체의 Latin American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어 살아남은 혁명 동지들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그가 다른 혁명가들보다 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체 게바라의 활동과 삶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끊기지 않고 있다. 그의 능력이 부족했다거나, 작전이 효과적이지 못했다거나 하는 비판점도 있겠지만 그가 남들을 모른 척하며 편하게 살 수 있는 엘리트의 삶을 버리고 라틴아메리카의 자유를 위해 본인의 삶을 바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희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한 번의 여행의 한 개인의 인생을 바꾸고, 또 그 개인의 삶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면 이 여행이 가진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의 여행은 짜인 코스를 가거나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사진을 찍는 것 말고도 다른 의미를 가지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물론 나부터. 그런 의미에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조금씩 알아볼 때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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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원작 퀴어 영화 上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날씨가 춥다 보니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이럴 때일수록 집에 꼭 틀어박혀 재밌는 영화도 보고,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도 읽으면 그게 행복이겠죠 ?
그런데 도대체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셨던 분들 모두모두 모이세요!
그 고민들, 씨네랩이 한꺼번에 몽땅!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
오늘은 저희가 재미있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하거든요!
사랑스러운 고등학생들의 연애와 고민을 담아낸 하이틴 소설부터,
죽지도 늙지도 않는 신비로운 인물 '올란도'의 삶을 담아낸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힘차게 시작해 볼까요 ٩( ᐛ )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8)
Call Me By Your Name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엘리오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올리버가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지는데... 엘리오의 처음이자 올리버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Cine Pick!
'첫사랑의 마스터피스'라는 칭호를 얻기도 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아이 엠 러브>(2009)와 <비거 스플래쉬>(2015)를 잇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욕망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에요. 제목부터 낭만적인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그 해, 여름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한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2007년 해외 출간 당시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으로, 출간 10년 뒤에 영화로 재탄생되며 제 90회 미국 아카데미상 각색상 수상을 포함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Mystery of Love>)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다시 한 번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 예스24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달콤쌉쌀한 로맨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책을 함께 만나본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아가씨 (2016)
The Handmaiden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 그녀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아가씨>는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두터운 팬층을 보유 중인 박찬욱 감독의 10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영국의 여성 작가 세라 워터스의 역사 스릴러 소설인 《핑거스미스》로 알려져 있는데요, 스릴러 소설로는 처음으로 부커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빅토리아 시대를 무대로 하여 부유한 상속녀 '모드'와 그의 하녀 '수'의 미묘한 관계, 런던 뒷골목과 상류사회의 대비, 음모와 사랑, 배신까지 리얼하게 묘사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예스24
주연배우인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배우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며, 아름답고 섬세하게 구현된 세트와 미술 전반은 칸 영화제에서도 인정받아 류성희 미술감독에게 미술 부문 스탭으로서는 최초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에게 수상하는 상'인 벌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기도 했습니다. 영화화 과정에서 빅토리아 시대를 일제 강점기로 각색하여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하니, 함께 감상하면 재미가 두 배겠어요!
러브, 사이먼 (2018)
Love, Simon
ⓒ 다음 영화
시놉시스
사이먼은 평범한 삶을 사는 고등학생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 다만, 자신이 게이인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것뿐. 남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게이라는 이유로 남들이 자신을 다르게 볼까 마음 한 켠에 고민을 안고 다닌다. 게이임을 숨기고 학교 생활을 이어가던 사이먼은 교내 게시판을 통해 학교에 커밍아웃하지 않은 게이가 또 있음을 알게 된다. 사이먼은 익명의 학생 블루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도 게이임을 처음으로 밝힌다. 사이먼은 블루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다. 교내 수 많은 남학생 중 블루는 누구일까?
Cine Pick!
<러브, 사이먼>은 발간 즉시 큰 인기를 끌었던 베키 앨버탤리의 영 어덜트 장편 소설 《Simon vs. The Homo Sapiens Agenda》를 원작으로 하는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자 퀴어영화입니다. 국내에서는 《첫사랑은 블루》라는 제목의 청소년용 도서로 발간되었으며, 십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심리학자였던 작가를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작가는 심리 상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팀 공동 대표를 7년간 맡아 오기도 했다고 해요.
ⓒ 예스24
영화는 북미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이끌어 낸 작품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만든 첫 퀴어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볍고 통통 튀는 하이틴 로맨스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성소수자 학생이 겪게 되는 심적 고난을 깊이 있게 다루어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사이먼 스피어 역은 2013년에 킹 오브 썸머로 영화 데뷔 후 2015년 작 쥬라기 월드에서 이름을 알린 닉 로빈슨이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와 풋풋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사이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친구들 및 주변 인물들은 대부분 신예 배우들이 맡아 신선하고 귀여운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OST가 좋은 영화로도 유명한데요, Khalid, The 1975, Troye Sivan 등이 참여한 사운드 트랙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겠습니다.
올란도 (1994)
Orlando
ⓒ 다음 영화
시놉시스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젊은 귀족 올란도는 만찬회장에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낭송한다. 여왕은 그에게 저택을 하사하고 영원히 죽지도 늙지도 말라는 말을 남기는데, 과연 여왕의 말대로 올란도는 400년을 살아 남성과 여성 사이를 오가는 인간이 된다. 여왕이 죽은 후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의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갑자기 그녀가 고국으로 돌아가버리자 상심한 올란도는 1주일 동안 잠에 빠지고, 깨어난 후에는 시를 쓰며 마음을 달랜다. 얼마 후 터키 대사가 되어 영국을 떠난 올란도는 그곳에서 일어난 전쟁에 휘말리자 다시 긴 잠에 빠지게 되고 깨어나보니 자신의 성이 여자로 바뀌었음을 알게 되는데...
Cine Pick!
여성 감독 샐리 포터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영화 <올란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소설은 성별을 오가며 400년을 살아간 '그'이자 '그녀'였던 올란도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유머러스한 문체로 젠더의 허구성을 그려낸 버지나아 울프의 숨겨진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양성성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 올란도의 모델은 당시 울프의 연인었으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가깝게 지냈던 여성 작가 비타 색빌웨스트였다고 해요. 비타가 작품을 위해 직접 분장을 하고 찍은 사진들이 책 속에 사료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었고, 비타의 아들이 소설에 대해 "문학사상 가장 길고 매혹적인 연서"라는 평을 남겼다는 점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더욱 흥미롭습니다.
ⓒ 예스24
남성과 여성을 넘나들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비로운 인물 올란도를 연기한 배우는 바로 틸다 스윈튼입니다.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 캐스팅이 다 있나 싶죠!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내는 틸다 스윈튼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는 데 모두들 동의하실 거에요. 소년이었다가 남자로, 또 다시 여자로. 긴 세월의 삶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남성이자 여성으로서 세상을 체화해내는 틸다 스윈튼의 연기가 일품인 영화입니다. 여성으로서의 고난을 보여주며 성별의 경계를 모호화하는 장치가 영화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페미니즘 문학과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추천드리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의상과 소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캐롤 (2016)
Carol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Cine Pick!
영화 <캐롤>의 원작 소설은 범죄 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 소설이자 유일한 로맨스 소설인 《소금의 값》입니다. 하이스미스는 《재능 있는 리플리》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인데요, 리플리 시리즈는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었지요. 《소금의 값》은 작가가 생활고에 시달렸던 시절에는 맨해튼의 대형 백화점에서 인형 판매 사원으로 일을 했었는데, 당시에 딸의 선물을 사러 온 모피 코트를 걸친 금발 여성에게 매혹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고 해요.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당시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사생활, 작가로서의 정체성 고착이 염려되어 다른 필명으로 책을 냈던 것이 100만 부가 팔려나가 그녀에게 큰 성공을 안겨 주었고, 40년이 지난 후에야 《캐롤》을 제목으로 재출간하며 자신이 저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습니다.
ⓒ 예스24
영화 <캐롤>은 겨울 했을 때 많이들 떠올리는 영화이기도 해요. 1950년대의 추운 맨해튼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고요하면서도 뜨거운 사랑 영화이기 때문이겠지요. 캐롤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사랑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 인물인 테레즈는 상대역인 케이트 블란쳇의 오랜 팬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던 루니 마라가 맡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 내에서도 밖에서도 빛나는 두 사람의 케미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이기도 했지요.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즐겨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오늘 씨네랩이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영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미처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른 작품들은 다음 편에서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
씨네랩 에디터 Y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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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풀, 원더우먼, 홉스 너네 모여서 뭐하니?
넷플릭스에 레드 노티스가 공개 되었어요!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과 드웨인 존슨이 주연을 맡아서 꽤 기대를 받았던 영화였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평범하고 예측가능한 액션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세 캐릭터 모두 그걸 맡은 배우들의 다른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하는 캐스팅이어서,
영화를 보다 보면 무슨 영화를 보고 있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운 영화 레드 노티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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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 윌 락 유> 메인 예고편
크리스천 록이 열풍을 일으키던 1986년 여름
10대 소년 마이클과 친구들은 크리스천 메탈 밴드 3:16을 결성한다.
이들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밴드는 금세 유명세를 얻게 되고, 유명 밴드 매니저 출신의 스킵이 지방 순회공연을 제안한다.
교회와 캠프를 중심으로 공연을 하며 점점 더 큰 인기를 누리게 된 친구들. 하지만, 새로운 멤버 영입 문제로 다툼이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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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리타니안>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실화!
재판을 원하는 한 남자!
그는 테러리스트인가, 무고한 피해자인가!변호사 ‘낸시’(조디 포스터)는 모두가 꺼리는 한 남자의 변호를 맡게 된다.
그는 9.11 테러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되어 기소는 물론, 재판도 없이
6년 동안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슬라히’(타하르 라힘)
냉정하고 완고하기로 소문난 군검찰관 ‘카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강력한 증거들을 내밀며 그의 유죄를 확신하고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낸시’와 동료 ‘테리’(쉐일린 우들리)는
국가 기밀이란 이유로 은폐된 진실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