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8-31 15:45:49
몰입력을 주는 단단한 힘을 가진 배우들
요즘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야? 라고 누가 묻는 다면 제일 먼저 생각 나는 이름은 김선영, 염혜란, 백지원, 이지현… 이름이 먼저 나온다. 어느 날 갑자기 영상 콘텐츠에 등장해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얼굴로 배역을 연기해서 혹시 그냥 저 직업인 분을 캐스팅한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등장하는 순간 극 속의 다른 배역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몰입력을 주는 단단한 힘을 가진 배우들.
<멜로가 체질>에서 천우희 배우의 메인작가였던 백지원 배우는 드라마를 보자 마자 반해버렸다. 혹시 이 드라마의 진짜 작가님이 아닐까 하고 검색을 했던 기억이 있다. 미운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이 드라마에서 나의 최애 커플은 백지원님이 연기한 작가와 정승길님이 연기한 PD였다. <더 패키지>에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남편과 프랑스 패키지 여행을 온 아내를 연기한 이지현 배우를 봤을 때도 그랬다. 패키지 여행이라는 소재 때문인지, 뭐랄까 조금 들뜬 느낌의 분위기와 조금은 작위적인 연출이나, 어색한 상황들이 많았는데, 이지현 배우가 나와서 여행자들을 이렇게 토닥이고 저렇게 보듬고 하는 그 장면들은 정말 어쩌다 여행에 참여한 분이 아닐까 싶을 만큼 자연스러웠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행을 끝내고 다시 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선영 배우는 응답하다 시리즈 부터 참 좋았지만, 김희애 배우와 문소리 배우가 나왔던 <퀸메이커>에서 김선영 배우가 몸담고 있던 단체를 배신 한 뒤, 후회하며 문소리 배우를 찾아와 ‘어떡하니’ 하고 말할 때 표정을 보고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번이고 다시 보고, 또 봤다. 이 배우님이 나오는 콘텐츠라면 나는 그게 뭐든 찾아보게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오열이나 분노 같은 과잉 감정의 상태가 아닌 미묘한 지점의 복잡하나 감정이나, 맹물 같은 슴슴한 생활연기에서 배우들의 노련함은 더욱 빛이 났다. 어디 있다 지금 나타났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우리에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중년의 조연 배우지만, 오랫동안 연극무대에서 활동해온 실력자들이었고, 늘어난 콘텐츠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한 제작진들이 발견한 배우기도 하며, 때때로는 오랜기간 설득하여 영상콘텐츠로 모셔와야 했던 분들이기도 했다. 드라마의 주연은 대체로 스타들이 해 왔다. 연기력에 대핸 물음표가 있더라도 톱스타가 주연을 해야 투자가 흥행이 보장 되고, 제작에 투자가 이뤄지고, 편성도 받는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들은 주연의 이름 뒤 세네번째쯤, 때때로 대여섯번째쯤 나오는 조연이다. 주연들의 연기가 빛나게,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넘어 주연의 아우라보다 빛나기 시작했다. (아니, 누가봐도 마스크걸 주연은 염혜란님 아닌가요?)
스타와 배우의 차이는 무엇일까? 주연과 조연의 경계는 어디일까? 한마디로 정의 하기에 모호하지만, 염혜란이라는 이름만으로 , 김선영이라는 이름 만으로 작품을 찾아보게 만들게 되는 이 배우들이 나에게는 스타이며, 주연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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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주년 재개봉작.zip
여전히 호그와트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해리 포터'가 벌써 개봉 2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해리 포터'와 함께 자란 MZ 세대라면 '해리 포터' 안 사랑하는 법 모를 정도로 판타지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최근 4DX로 개봉하여,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몇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2021년 극장가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많은 재개봉작이 찾아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다시 극장을 찾은 작품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 추억의 재개봉작 틈으로 추억 여행 한 번 떠나볼까요?
20년 전으로! 잇츠 CINE TIME!!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12.14 개봉)
판타지, 가족, 모험, 액션 | 영국, 미국 | 2시간 3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 8.9 (다음 평점)
해리 포터는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해그리드는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론 위즐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가져다주는 마법사의 돌'이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해리의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그 돌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리는 볼드모트로부터 마법의 돌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씨네pick : 해리 포터 시리즈 제1편! 창대한 시작을 알린 불멸의 역작으로, 베스트셀러의 영화화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모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대성공하였습니다. 한국에서도 2001년 개봉 당시 무려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는데요. '해리 포터'는 모두의 추억이자,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는 작품입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1.09.01 개봉)
드라마, 멜로/로맨스, 코미디 | 영국, 프랑스, 미국 | 1시간 37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샤론 맥과이어 | 출연 :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 8.5 (다음 평점)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가요?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두 매력남.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그녀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첫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씨네pick : 봐도 봐도 사랑스러운 브리짓 역시 영국 대표 소설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영국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워킹 타이틀 역사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르네 젤위거는 물론 '콜린 퍼스'의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이기도 한데요. 당차고 주체적인 브리짓은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2001.12.31 개봉)
판타지, 모험, 액션 | 뉴질랜드, 미국 | 3시간 48분 | 12세 관람가
감독 : 피터 잭슨 |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 9.1 (다음 평점)
모든 힘을 지배할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반지가 깨어나고
악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가며 중간계는 대혼란에 처한다.
호빗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엘프 ‘레골라스’, 인간 전사 ‘아라곤’과 ‘보로미르’
드워프 ‘김리’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로 구성된 반지원정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대반지를 파괴할 유일한 방법인
반지가 만들어진 모르도르를 향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난다.
한편, 점점 세력을 넓혀온 사우론과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앞둔
반지원정대는 드디어 거대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씨네pick : 21세기 가장 위대한 판타지 걸작! <반지의 제왕>은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이 시리즈가 최근 OTT 제작을 알리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원작만큼이나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만에 가까운 관객수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2001년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임에도, 그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 대작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2001.10.13 개봉)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시간 50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정재은 | 출연 :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
⭐️ 8.1 (다음 평점)
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싶은 엉뚱한 몽상가 태희
사회로 첫 발을 먼저 내딛은 현실주의자 혜주
생계를 위해 꿈은 잠시 뒤로 미뤄둔 꿈많은 모험가 지영
친구들의 든든한 버팀목 쌍둥이 비류와 온조
십대에 만나 모든 게 행복했고 즐거웠던 우리
각자 다른 네 갈래 길의 스무살을 만났다.
그렇게 서로의 길로 향하던 우리에게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우리를 하나의 길로 이어줄 수 있을까?
잘 있었니?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씨네pick : 그리고 한국에도 20주년을 맞은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요. 20년 만에 그것도 같은 날 극장을 찾는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의 공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상영이 20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은 영화로, 현재 20대들에게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의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특별한 영화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2021년 개봉한 작품 중, 어떤 작품들이 20년 뒤에 극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날을 기다려보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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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영화 '소셜 딜레마'
무심코 휴대전화를 꺼낸다. 시간도 때울 겸 평소 즐겨 쓰는 소셜 미디어 앱으로 들어간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등 형식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화려한 문구와 이미지가 시선을 자극한다. 마음에 드는 영상이 없다면 화면을 당겨서 쉽고 간단하게 새로고침 한다. 새로운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의해 끊임없이 등장한다. 끌리는 콘텐츠를 클릭한다. ‘이것까지만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난다. 영화 ‘소셜 딜레마’는 누구나 해봤을 경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영화 ‘소셜 딜레마’
영화 ‘소셜 딜레마’는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일했던 실리콘벨리 전문가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았다. 구글 디자이너였던 디자인 사상가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의 경험으로 시작한 영화는 그가 ‘Gmail’에서 했던 업무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다고 느낀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서 광고로 대표되는 수익 창출 구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가 10대 청소년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다룬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영리하게 계획된 다큐멘터리
줄거리만 보면 전문가들이 지루한 인터뷰를 늘어놓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작진은 무서울 만큼 영리하게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시청자에게 설득한다. 앞서 언급한 ‘트리스탄 해리스’의 경험을 다룰 때는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했고 그래프 하나를 표현해도 메시지가 극대화되도록 연출했다.
마지막 필살기로 미국의 한 가정을 묘사한 드라마 장르를 추가했다. 부모님과 삼 남매로 이루어진 가족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갈등을 겪는다. 엄마와 첫째 ‘카산드라(카라 헤이워드)’는 가족들의 잦은 스마트폰을 걱정하는 반면 둘째 '벤(스카일러 지손도)’과 셋째 ‘아일라(소피아 해몬소)’ 는 별일 아닌 걸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반발한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아일라’는 10대 여성을 대표한 인물이다. 어린 나이부터 소셜미디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 영화는 ‘벤'을 통해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를 유혹하는 방식을 SF영화처럼 보여준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과 음모론 같은 가짜 뉴스를 믿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소셜 딜레마’ 속 드라마는 현실을 극적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동시에 드라마가 완벽한 허구는 아님을 증명하듯 ‘#pizzagate’,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의 실제 뉴스 보도와 각종 연구자료로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처럼 인터뷰, 드라마, 실제 뉴스 보도를 넘나드는 구성은 당겨진 고무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만든다.
소셜미디어는 정말 나쁘기만 할까?
대부분의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그러했듯 개발자들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소셜미디어를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기술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사회의 어두운 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발생할 악영향을 지적한다. 인터뷰의 한 가지 예시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이 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주기 위해 해당 기능을 만들었지만, 역으로 ‘좋아요’를 받지 못해서 좌절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술의 끝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한 문장이 소셜미디어를 향한 비평과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뒤쳐져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 미디어나 통신망에서 이루어지는 규제가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막대한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비용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기업이 광고 위주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사용자가 권리를 강력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개인도 소셜미디어와 자신 간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알림 설정을 꺼두거나 콘텐츠를 알고리즘의 추천 대신 직접 선택하는 습관을 가질 수도 있다. 한 전문가는 추천 목록을 제어하는 크롬 프로그램을 설치하길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마주하는 정보를 의심해야 한다. 이 글은 ‘소셜 딜레마’를 거짓 없이 설명했을까? 당신을 편향된 시선으로 이끄는 건 아닐까? 검증이 필요하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셜 딜레마’를 통해 확인해보자.
영화 ‘소셜 딜레마’와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다양한 의견을 첨부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조재길 특파원, 한국경제, ‘"삼성전자도 타깃"…美 이어 EU도 빅테크에 '칼' 꺼냈다’
김승현 기자, 조선일보, ‘“넷플릭스 적당히 해라” 페이스북 'SNS 중독’ 다큐에 발끈’
* 본 콘텐츠는 브런치 jadeinx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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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카엘 하네케 - 히든
미카엘 하네케 - 히든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보고 잊혀지지 않는 장면 두 개가 있었다. 그때는 감독이 누구인지 몰랐고, 다시 찾아보고 싶어도 영화제목도 몰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엊그제 한 페친이 쓴 글을 보고 곧바로 찾아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마카엘 하네케 감독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의 작품은 이후에 만든 '퍼니게임'과 '아무르', '하얀리본'을 봤는데, 모든 영화가 다 관객의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기억에 또렷이 남은 두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면 보이는 길고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응시 화면이다. 프랑스 어느 지역의 도시, 평범한 주택단지를 무심하게 비추고 있는 이 카메라는 영화가 시작하고,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마치 스틸 사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사람이 지나가고, 자전거를 탄 사람, 자동차가 드물게 지나가지만, 카메라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프레임을 고정한다. 좁은 골목과 주차한 자동차, 정면으로 보이는 주택과 그 뒤의 아파트. 특별하다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럼에도 이 고정되어 있는 장면은 왠지 기분 나쁜 느낌이다. 카메라에 보이는 대상-골목과 자동차와 정면의 주택과 아파트-을 관객인 내가 바라보고 있지만, 그 시선이 관객(나)이 아닌, 타인의 시선이라는 걸 관객(나)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관객(나)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시선을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에 불쾌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화면은 곧 리와인드되면서, 관객이 보고 있는 장면이 비디오테이프로 녹화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촬영된 장면임을 알게 된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사람은 조르주와 안느 부부다. 자기 집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촬영한 비디오테이프가 비닐봉투에 담겨 문앞에 놓여 있었고, 부부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도를 달리해 찍은 비슷한 비디오테이프가 계속 문앞에 놓이고, 조르주는 누군가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억에 남는 두번째 장면은, 조르주가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알게 된 어느 아파트, 가난한 사람들-주로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좁고 낡은 아파트의 주소로 찾아갔을 때, 그를 기다리던 마지드가 조르주 앞에서 칼을 꺼내 자신의 목을 긋고 죽는 장면이다. 이 장면 역시 카메라가 조금 멀리 떨어져 응시한다. 마지드는 조르주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자살하지만, 그의 죽음은 마치 등을 보이고 있는 조르주가 살해한 것처럼 보인다.
이 두 장면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까닭을 이번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알았다. 영화 제목이 '히든'이라는 건 마카엘 하네케 감독이 의외로 관객에게 친절하게 힌트를 준 것이다. 이 영화에서 '히든'은 여러 개가 존재한다.
조르주는 프랑스의 중산층으로, 텔레비전에서 문학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의 아내 안느도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 부부의 집은 중산층답게 부족한 것 없이 잘 꾸며져 있고, 특히 거실 겸 서재는 삼면이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문학, 출판과 관련한 일을 하는 부부답게 지성인이며, 책도 많이 읽고, 책장에 꽂힌 책은 장식용이 아닌, 그들의 삶을 반영하는 책들이다.
하지만, 조르주와 안느는 다른 사람을 속이는 위선자들이자,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고, 감추는 비열하고 타락한 지식인이다.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장면은 짧게 몇 번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부부의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디오테이프가 계속 문앞에 놓이고, 누군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위협을 느끼자, 조르주는 범인이 누구일까 깊이 생각하다 가능성 있는 한 명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연일 수 없는 다음 비디오테이프에서 어떤 아파트가 보이고, 조르주는 그 아파트를 찾아가 그가 생각하고 있던 인물을 만난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만나게 되자, 조르주는 당황한다. 그것은 벌써 40년이 넘은, 오래된 기억을,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을 소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40년만에 만나지만, 곧바로 마지드를 협박한다. 자기에게 비디오테이프를 보내지 말라고. 하지만 마지드는 영문을 모른다. 40년만에 찾아와서 자신을 협박하는 조르주를 보면서, 마지드는 조르주가 어릴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40년 전, 조르주와 마지드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조르주의 부모는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꽤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 그때 조르주의 집에서 집안 일을 도와주며 함께 살던 사람이 마지드와 그의 부모였다. 마지드 가족은 알제리 사람으로, 알제리에서 프랑스로 이주했다. 조르주가 6살 때, 마지드가 닭을 잡는 장면을 기억하는데, 마지드는 작은 도끼로 닭의 목을 쳤고, 닭피가 튀어 마지드의 얼굴에 묻었다. 닭은 대가리가 잘렸어도 푸드덕거리며 뛰어다녔고, 마지드는 얼굴에 피를 묻힌 채, 난감하고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조르주를 바라보고 있다.
그 사건 직전 또는 직후에 마지드의 부모는 사망한다. 영화에서는 아주 짧게, 조르주의 입에서 대충 얼버무리듯 나온 사건이 있었다. 조르주의 어머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은 프랑스 파리 한복판, 생 미셀 다리에서 수백 명의 알제리인이 프랑스 경찰에 맞아죽고, 수십 명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익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1961년, 10월 17일에 일어난 사건이다.
이 영화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바로 이 사건을 말하기 위해 만들었다. 아주 짧게 언급하지만, 주인공의 운명을 모두 바꾸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1961년 10월 17일, 알제리인 약 3만 명이 세느 강이 흐르는 생 미셀 다리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이곳에 모이기 전에 발생한 사건들은 당연히 알제리 식민지 해방투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제국주의 프랑스가 식민지로 만든 알제리의 해방투쟁과 직접 관련이 있고, 프랑스의 국가범죄를 고발하는 영화인 것이다.
1961년 8월부터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은 프랑스 경찰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까지 프랑스 경찰 11명이 FLN의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파리 경찰국장 모리스 파퐁은 10월 5일 파리 전역에 걸쳐 야간통행 금지령을 발표한다. 저녁8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 30분까지. 단, 프랑스인은 예외였고, 오직 알제리 무슬림 노동자, 프랑스 무슬림, 알제리의 프랑스 무슬림만 해당하는 통행금지였다. 이 시기에 파리와 그 근교에 살고 있던 알제리 사람은 약 15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차별하는 프랑스 경찰의 통행금지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한 것이다. 그리고 10월 17일, 알제리인들이 생 미셀 다리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프랑스 경찰과 공화국 보안기동대, 국가헌병대 등 국가폭력기관이 총동원되어 시위에 참여하는 알제리인, 모로코인, 튀니지인들을 체포했다. 그럼에도 이들 시위대가 끊임없이 몰려들자 마침내 발포를 시작하고, 총에 맞아 죽은 사람, 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 등 무려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프랑스의 공식 입장은 1998년에 사망자 32명, 1999년 프랑스 총리실에서 센강에 버려진 시체 48명, 1961년 알제리 독립운동과 관련해 사망한 사람 246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FLN의 발표는 1961년 한해 프랑스에서 죽은 알제리인은 사망 200명, 실종 400명, 부상 2300명으로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처벌받은 프랑스 경찰은 한 명도 없었고, 프랑스는 이 사건 자체를 철저하게 은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프랑스 경찰국장인 모리스 파퐁이 나치 부역자였다는 것이다. 파퐁은 게슈타포와 협력해 유대인 1600명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공을 세웠다. 이 사실은 1997년이 되어서야 밝혀졌고, 모리스 파퐁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마지드의 부모가 생 미셀 다리에서 뛰어내려-경찰에 의해 떠밀려 떨어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드가 고아가 되자, 조르주의 부모는 마지드를 입양할 생각을 했다. 마지드를 입양했다면 이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르주의 부모가 마지드를 고아원으로 보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조르주의 거짓말이었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형이라고 부르며 따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마지드의 입양을 반대했다. 그는 불과 6살 어린이였음에도, 마지드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짓말을 부모에게 한 것이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만나고도 전화로는 아내 안느에게 아파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거짓말 한다. 하지만 조르주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조르주와 마지드가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안느가 보고 있었고, 그것을 본 조르주는 마지 못해 사실을 털어놓는다. 조르주의 변명은, 안느가 걱정할까봐, 라는 것이지만, 그가 이미 여러번 아내에게 거짓말하는 걸 본 관객은 조르주를 믿지 않는다. 그는 비열한 인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아들 피에로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조르주와 안느는 아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것이라 생각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마지드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 아들은 없었고, 마지드와 그의 아들만 있었지만, 경찰은 두 사람을 체포한다. 다음 날, 아들 친구의 엄마가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이 사건은 헤프닝으로 끝나고, 마지드와 그의 아들도 경찰에서 풀려나지만, 마지드는 조르주를 집으로 불러, 그가 보는 앞에서 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다.
아들이 왜 가출했는지 이유를 묻는 안느에게 피에로는 엄마 안느의 불륜을 의심한다. 안느는 직장 동료이자 가까운 친구인 피에르(이들 피에로와 이름이 비슷하다)와 친한 사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단지 가까운 동료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영화에서 안느와 피에르가 불륜 관계라고 단정할 만한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느의 태도에서 피에르에게 감정적, 정서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피에로는 그걸 눈치 채지만, 안느의 남편 조르주는 눈치 채지 못한다. 그리고 안느는 아들에게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아들 피에로나 관객은 안느를 의심한다.
마지드의 자살로 조르주는 경찰의 조사를 받고, 결백하다는 인정을 받고 사건은 끝난다. 하지만 마지드의 아들은 조르주를 찾아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조르주는 마지드의 자살이 자기 때문이 아니라고, 그건 마지드 본인의 문제라고 강변하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처럼, 카메라가 피에로의 학교 입구를 고정해서 바라보고 있다. 학생들이 몰려나오고, 서로 웃고 떠들고,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들이 보인다. 그리고 피에로가 학교에서 나와 계단에 서 있을 때, 마지드의 아들이 다가와 인사하고, 두 사람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는 끝나지만, 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비디오테이프를 누가 촬영했고, 누가 보냈는가다. 감독이 아무런 단서를 보여주지 않고, 범인이 누구인가도 밝히지 않는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낸 건 감독 자신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극(영화)에 개입해 극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외부의 의도적 관계-또는 권력-로 보여주는 방식인데, 이때 '외부'는 진실을 드러내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닉슨이 민주당 선거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해 도청한 사건을 두고 FBI의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사임하게 되는데, 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신문기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 사람이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진실을 드러내려는 의지'였던 것이다.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는 사건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개입해 극의 인물에게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즉, 비디오테이프의 존재가 없다면, 이 영화는 설립할 수 없게 되고, 진실은 드러나지 않게 된다.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기억을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기억을 왜곡, 조작해 합리화하려는 가해자에게 진실을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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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자아를 남성성의 세력에서 구하소서
전통 서부극과 현대 서부극, 카우보이의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났는지에 관하여
권총을 찬 채 말을 타고 드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소를 지키는 카우보이란 직업의 독특한 캐릭터성은 영화의 주인공으로 쓰이기에 적합합니다. 전통 서부극을 비롯해 현대 또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본질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복수하는, 전통 서부극과 같은 골자를 가진 최근의 영화까지 카우보이는 스테레오타입화되어 수많은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재밌는 부분은 개척시대 혹은 그와 가까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최근에 제작된 현대 서부극의 카우보이들은 전통 서부극의 카우보이가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의 일부 특징들을 비틀어서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각 영화가 가진 카우보이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로 인해 그 영화만이 가진 특별함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는 192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당연하게 카우보이가 다수 등장하는 서부극 장르의 영화입니다. 얼핏 보면 그들은 전통 서부극 카우보이의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가진 듯한 느낌입니다. 카우보이 하면 바로 떠오르는 외양은 두말할 것도 없으며, 남성우월적 마초이즘·인종차별 마인드가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게 되면 <파워 오브 도그>에 등장하는 필 버뱅크로 대표되는 카우보이 또한 숨겨져 있던 비틀린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 이 영화는 현대 서부극의 범주에 속하는 영화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 영화에서는 총을 사용한 액션은 찾아보기 힘든 대신, 대화와 분위기를 통해 등장인물의 심리를 숨기거나 파헤치는 데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남성성을 중시하고 강조하면서 여성스럽고 섬세한 피터를 멸시하던 필은 역설적이게도 남성성과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는 동성애자임을 여러 메타포를 통해 은연중에, 또는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과거 자신의 스승이었던 브롱코 헨리의 안장을 쓰다듬는 행위는 마치 애인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거나, 밴조를 음정과 박자에 맞춰 섬세하게 연주하는 모습, 카우보이 무리와 동떨어져 홀로 멱을 감고 스승의 손수건으로 자위를 하며, 남성의 나체 사진이 담긴 잡지를 비밀 공간에 숨겨놓는 등의 행위를 비춤으로써 말입니다. 마초적인 남성의 실체가 동성애자라는, 그 괴리감으로 인한 자기 파괴적인 면모를 보이는 캐릭터는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착실한 빌드업을 거쳐서 드러낸 클리셰는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파워 오브 도그>만이 가진 특별함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통 서부극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스테레오타입을 탈피한 현대 서부극 <파워 오브 도그>, 클리셰일지라도 착실한 빌드업은 영화를 풍부하게 만든다.
나의 유일한 영혼과 자아. 개에게 잡아먹혔느냐, 저항하였느냐
개의 세력으로 직역이 가능한 영화의 제목 <파워 오브 도그>는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성경의 시편 22편 20절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왜 하필 개의 세력을 제목으로 설정하였을까? 이 구절은 자신의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게서 구해달라는, 자신의 영혼을 악(惡)에게의 굴복이라는 고난으로부터 구해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럼 <파워 오브 도그>의 악은 무엇인가? 해당 시대의 사회가 남성들에게 요구하는 권위적이고 마초적인 남성성을 의미합니다. 영화에서 로즈와 피터에게 남성성을 내세우면서 가차없고 잔인하게 대하는 필을 보면 악을 대변하는 존재로 느껴질 법 합니다. 하지만 그는 섬세한 감수성과 높은 지능,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자신의 자아와 영혼을 악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하고 굴복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성을 대변하게 된 나약하고 가여운 자일뿐입니다.
반면에 내성적인 성격에 가냘프고 유약해 보이는 외모, 그리고 생화로 착각할 만큼 종이로 섬세한 꽃을 만드는 등 영화 초반의 피터는 전반적으로 남성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는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토끼를 아무렇지 않게 해부하고 관찰하며, 고통받는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통한 살인을 벌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다른 카우보이들은 발견하지 못하던 개의 형상을 피터는 발견함으로써 필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이를 통해 필은 황무지에서의 생존법을, 더 나아가 사랑을 배웠던 브롱코와의 관계처럼 피터와 그러한 사제지간 혹은 그 이상의 관계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피터는 그를 따르고 지식을 습득하려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카우보이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피터는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성이란 개의 세력으로부터 자신의 유일한 것, 의사가 되고자 하는 자아와 영혼을 지켜내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둘 자체의 성격과 둘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고 은유하는 존재들 역시 영화 속에 치밀하게 숨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예 외에도 인상 깊은 메타포 하나를 소개해 보자면, 필과 피터가 같이 여행을 떠났을 때 토끼 한 마리를 쫓게 되었습니다. 나무 더미 아래에서 당당하다는 듯 꼼짝 않는 토끼는, 실은 꺼내고 보니 다리를 움직이기 힘든 부상을 당한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토끼에게서, 나무 더미와 같은 주변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에서는 마초적이고 당당하지만 주변 환경에서 꺼내어져 실체를 확인하였을 땐 상처 입은 나약한 존재에 불과한 필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그 토끼를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 준 피터는 필 또한 동일하게 구원과 안식을 주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처럼 <파워 오브 도그>는 수많은 장치들을 통해 둘과 둘 사이의 관계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담아냈으며,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함 중 하나입니다.
브롱코의 안장을 신줏단지 모시듯 소중하게 대하던 필과, 필이 만든 밧줄을 장갑을 낀 채 침대 아래로 밀어 넣은 피터, 악의 대물림과 끊어냄.
영화를 흘러가게 만드는 힘, 연출·배우와 소리
난해 보일 법 한 영화의 초반부 흐름과 달리 <파워 오브 도그>의 스토리는 정말 단순합니다. 부유한 카우보이 형제·동생과 결혼하게 된 과부·소심하고 유약한 그녀의 아들·그리고 모자와 형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 이 영화의 주된 골자입니다. 이 단순한 스토리를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데에는 치밀한 플롯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치밀한 플롯은 누구에게서 탄생을 하였는가 하면 연출과 배우의 연기에서 탄생하였습니다. 분명히 태양빛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는 드넓은 황무지를 익스트림 롱 숏으로 비추고 있음에도 그 분위기는 마치 겨울처럼 싸늘하게 느껴집니다. 또는 등장인물을 비출 때 클로즈업을 통한 감정의 묘사와,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보는 듯한 위치의 카메라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한 가지 예로, 로즈가 형편없는 실력으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을 때, 2층에서 마치 그녀를 비웃는 듯 필은 동일한 곡을 밴조로 유창하게 연주합니다. 이때 위에서 내려다본 로즈는 한없이 작아 보이고, 아래에서 올려본 필은 한없이 커 보입니다. 위축된 로즈와 위압감 넘치는 필을 자연스럽고 탁월하게 묘사해 냈습니다.
아무리 감독이 연출을 뛰어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우들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불완전한 실패한 영화일 뿐입니다. <파워 오브 도그>는 진정으로 배우를 위한, 배우에 의한 영화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커스틴 던스트, 코디 스밋 맥피, 그리고 제시 플레몬스는 감독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그대로, 혹은 더 특출나게 영화에 담아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야 두말할 것도 없으며, 그가 맡은 배역 중에서 감히 최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컴버배치의 포스에 전혀 밀리지 않고 동등하거나 오히려 후반부에서는 그를 잡아먹어 버린 코디 스밋 맥피는 새로운 배우의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또한 커스틴 던스트의 짓눌린 듯한 압박감과 공포로 인해 병들어가는 모습 또한 그녀 역시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인 캠피온의 소리를 활용하는 능력 또한 뛰어났습니다. 필이 차고 있는 박차가 찰랑거리는 소리는 그의 성격과 맞물려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그에게 압도되고 공포를 느끼도록 분위기를 전환시킵니다. 게다가,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들 역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피터가 미지의 공간인 산과 황무지를 처음 탐험할 때, 처음 발을 들이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을 OST가 묘사를 합니다. 전통적으로 휘몰아치는 듯한 긴장감을 조성함에 있어 바이올린이 주로 사용되기 마련이지만 그린우드는 호른 두 대와, 커다란 공간의 잔향을 활용하여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외에도 불협화음으로 이뤄진 날카로운 피아노 소리는 로즈가 위치해 있는 장소의 분위기와 그녀의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합니다.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영화와 잘 어울리는 '소리'까지, <파워 오브 도그>는 눈과 귀 모두에 강한 자극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스토리를 받쳐주는 치밀한 플롯, 그 플롯을 받쳐주는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그들을 한데 아울러 감싸고 있는 불편하지만 어울리는 소리까지.
본문에서 다루지 않은 한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동생 조지와 피터와 달리 필은 오직 말을 이용할 뿐입니다. 이를 통해 필과 피터의 관계를 과거에 안주해 있는 존재와 그로부터 벗어나 현재·더 나아가 미래를 향하는 대립되는 존재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는 수많은 메타포와 상징이 산재해 있는 영화이지만 관객들이 그들을 찾아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보니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그것들을 발견해 내지 못하더라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나고 훌륭한 심리 영화입니다. 다만, 서스펜스가 형성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적지 않은 분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꼭 감상하기를 추천하는 영화, <파워 오브 도그>입니다.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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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투박한 울림으로 기억하기
Director] 모리 다츠야
Cast] 이우라 아라타, 다나카 레나, 나가야마 에이타, 히가시데 마사히로, 코무 아이, 토요하라 코스케, 에모토 아키라 외
Program note]
1923년 9월에 어떤 일이 있었나? 영화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발생한 비극을 들여다본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일본 군경과 무장한 일본인이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사건의 진상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일본 감독이 이런 소재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부터 눈길을 끈다. 1923년 9월, 가난한 15명의 일본 행상단이 후쿠다 마을에 도착한다. 의약품과 일상용품을 팔며 떠돌아다니는 그들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생소한 지방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조선인으로 오해를 받는다. 일본에서도 잘 안 알려진 후쿠다 마을 사건의 시작이다. 조선인 학살과 마찬가지로 후쿠다 마을 사건도 잊혀진 역사이다. 감독은 “99년이 지난 지금 이 비극적 사건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고, 프로듀서는 “우리는 망각하게 놔두어서는 안된다. 알아가고, 기억하고, 소통하는 것은 항상 항거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남동철)
아주 어릴 때, 지금으로선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어떤 소설집을 읽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집이었고, 그 중에서는 어머니가 아이를 뒤뜰로 데려가 꽃잎으로 한글을 써 보내는 아련한 장면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끔찍한 이야기도 있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미쳐버린 것 같은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15엔 50전’을 발음해 보게 시킨 다음,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죽창으로 찔러 죽이는 것이다. 그 소설집에서 죽창에 찔러 죽은 사람은 말을 더듬는 일본인 아이였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소설집에서 기억나는 장면이라곤 딱 그 두 장면뿐이다.
의도치 않은 조기 교육(?)으로, ‘후쿠다 마을 사건’이 낯설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자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국민을 위협하는 가짜 뉴스를 뿌리고,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가짜 뉴스의 뒤를 따라가던 끝에, 자국민을 위해 휘두른 무기는 자국민을 죽이고 만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촌극으로 코웃음 치며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국민을 죽인 것이 “실수”였다면, 자국민이 아닌 자들을 죽인 것은 괜찮은가? 우물에 독을 풀었고 살인과 강간을 일삼는다는 거짓말을 뿌려 가며 조선인을 죽이려 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역사는 언제나 “피는 피로, 폭력은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주지시킨다. 극중에서도 몇 번이나 대사로 강조하지만, 사람들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식의 루머를 받아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선인들이 너무 많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논조이다. 그렇다면 괴롭히지 않으면 될 텐데, 가해자의 손에서 뻗쳐 간 폭력은 다시 가해자에게 불안으로 돌아간다. 쌍방의 폭력이 아닌 일방의 폭력이어서, 그 불안은 또 다시 피해자의 피를 흘린다. 바로 이런 이유로 식민 지배는 전쟁보다 참혹하다.
그게 1923년의 일이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너무 많은 조선인이 죽고, 후쿠다 마을 사건처럼 중국인이나 일본인도 죽고, 말도 안되는 참극이 도처에서 일어났다. 그 난리를 막아 보겠다고 내린 칙령들은 1925년 치안 유지법이라는 탈을 쓴다. 다시 조선인을 옥죄는 법이었다. 그 난리통에서 배운 게 아무 것도 없는 이들은 그 후로도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생명을 수탈한다.
어느덧 관동대지진은 100년 전의 일이 되었고, 많이 잊혔다. 관동대지진 이후 있었던 어떤 일들이 그 후로도, 어쩌면 지금까지도 폭력의 굴레를 덧쓰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작품의 존재는 소중하다. 특히나 일본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1919년의 병천, 제암리 같은 지명이 대사로 똑똑히 들리는 순간은 놀라웠다. 병천은 아우내 장터, 즉 1919년 유관순 열사가 있던 곳이자 3.1운동을 상징하는 곳이며, 제암리는 그 이후 일본군이 보복성으로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사건이다.
일본 국적을 가진 이가 전쟁범죄를 똑똑히 언급하는 일이 얼마나 드문지 잘 알고 있기에, 그 순간은 놀라웠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구분하기 위해 발음이 미묘한 ‘15엔 50전’ 또한 영화에 또렷하게 언급되며, 일본에서 어렵게 살아가다 살해되는 조선인 캐릭터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뱉는 대사는 분연히 외치는 자신의 이름 세 글자였다. 이런 영화는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더없이 인간적이라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던 듯하나, 젠더 의식 이래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있었고,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서이기는 하나 “좋은” 일본인의 비율이 현실 대비 매우 높아, 보는 조선인 입장에서 기분이 미묘해진다. 게다가 “좋은” 일본인은 하나 같이 장신의 배우들이 맡아서, 사진을 ‘포토샵’ 처리해 프로파간다에 이용하던 일제가 생각나 또 기분이 기묘하다. 그러나 아쉽다는 말만으로 지나치기엔, 이런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아주 정교하게 연출되고 적절하게 배치된 아름다운 문장이어서 마음에 오래 남는 대사들이 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든지,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같은 대사들 말이다. 반면, 투박하게 놓여서 적나라하게 외치는 소리이기에 외면할 수 없는 대사들도 있다. 이 영화의 대사들이 그렇다. 당시의 일본 시민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한 국가는 무엇인가? 그게 무엇이며, 그걸 지키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옳은가? 그 사람이 조선인이면 괜찮은 것인가? 무의미하고 잔혹했던 몰살은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투박한 대사들은 100년 후의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나라를 빼앗기고 언어를 짓눌리고 목숨마저 죽창에 찔려 버린 어떤 사람들의 나라에서 그 울림을 목격하는 기분은 정말로 기묘했다. 이 영화가 던진 울림 이상의 작품들을 더 보고 싶어진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10.04-13) 상영시간표]
10월 06일 20:00 CGV 센텀시티 3관 (097)
10월 09일 09:00 영화의전당 소극장 (289)
10월 11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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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하인츠 에미히홀츠 드로잉전 : 기울어진 비전> 리뷰
감독] 하인츠 에미히홀츠
전시소개]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과 공동 주최로 2024년 기획전의 주인공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드로잉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회 ‘기울어진 비전’에서는 감독이 창작한 800여 점의 드로잉 작업 가운데, 순서와 서사, 도상 해석을 고려하기 보다는 이미지의 시각적 흑백 대비를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작품들, 영화와 드로잉의 관계성을 표현하는 실마리에 근거하여 추려진 수백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출처 :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스포일러 유의
다큐맨터리와 꿈
다큐멘터리와 꿈이 갖는 이미지는 어떨까? 다큐멘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담아내는 느낌이라면 우리가 잠잘 때 꾸는 꿈은 개연성도 사실성도 없이 허무맹랑한 경우가 많다. 어찌보면 굉장히 대척점에 있는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독일의 다큐멘터리 감독 하인츠 에미히홀츠는 자신의 꿈에 초점을 맞춘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비현실적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것이 굉장히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이번 기울어진 비전 전시에서 선보이는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메이크업의 기초’는 1974년부터 지금까지 감독이 자신의 ‘꿈’에 기반하여 매달 본인의 무의식을 기록한 드로잉 시리즈를 담아냈다. 하인츠 감독이 꿈에서 본 이미지를 2차원의 평면에 구현하고, 이를 다시 3차원의 전시장에 구조물로 재현해 놓았다.
흑백의 대비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꿈의 요소들은 마치 카툰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문 속 사회비판 요소가 강력하게 담겨진 4컷, 8컷 카툰을 보는 듯했던 이유는 그만큼 꿈 속의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이 굉장히 시각적으로 강렬했기 때문이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꿈들이라기 보다는 어딘가 폭발할듯한 에너지가 가득 담긴 그림들이다. 유리창이 깨지는 그림이거나 사람이 어디론가 로켓처럼 발사되는 그림 등 운동감이 상당히 잘 드러나는 이미지들이었다.
그리고 서사 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꿈 속 상황들을 3차원적인 공간의 전시장 속에서 커튼이 흘러내리듯 곡선의 형식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2차원의 그림 자체에 굴곡이 생기면서 관객이 어느 각도에서 그림을 보느냐에 따라서 그림의 이미지가 축소되기도 하고 확대되기도 하면서 사람마다 다양한 주관적 해석이 가능할 수 있게끔 기획되어 있어서 그리 크지 않은 전시였지만 꽤나 오랜시간 서성이며 작품들을 보는 맛이 있었다.
공감각을 활용하다
전시 기울어진 비전은 크게 3가지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는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꿈 속 이야기를 담은 ‘메이크업의 기초’, 그리고 자신의 역대 영화 포스터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 마지막은 베를린 ‘언더그라운드’라는 영화가 상영되는 공간이다. 이중 가장 오랜시간 인상깊게 봤던 것은 바로 베를린 ‘언더그라운드’라는 영화 작품이었다.
영상 작품이어서 가만히 앉아서 봐야하기에 절대적으로 봐야하는 시간이 가장 긴 것도 사실이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도 가장 집중을 한 공간이기도 했다. 베를린 ‘언더그라운드’는 2004년부터 2021년까지 하인츠 에이미홀츠 감독이 만든 171권의 공책과 스케치북, 2019년 당시 베를린 지하철 9곳, 가상의 향수 브랜드 광고 2개,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길가에 심어진 67개의 나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말 설명만 보면 도대체 이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의아해할 것이다. 자리에 앉아 설명글을 보면서도 도통 무슨말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모니터로 눈을 돌리자마자 정말 홀린듯이 집중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가상의 향수브랜드 광고 2개는 분명히 시각적으로만 정보가 전달되고 있음에도 나도 모르게 코를 킁킁거리며 그 향수의 향을 맡아보려는 행동을 할 정도로 향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뛰어났다. 5분이 넘는 시간동안 탑, 미들, 베이스 노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영상 이미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비슷한 조각상이 같은 방향으로 회전을 하고 있고, 그 주변으로 물이 슬로우모션으로 흩뿌려지는 굉장히 단순한 구도의 영상이 반복적으로 보여지는데 정말 향기 하나하나를 현실에서 맡아본 향에 비유하면서 관객이 스스로 그 향을 쫓아가게끔 만들고 있었다.
하인츠 에미히홀츠 드로잉전: 기울어진 비전을 통해 이제까지 다큐멘터리에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을 잠시나마 깰 수 있었던 것 같다. 추상적이면서도 그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사실적인, 이 괴리감과 간극을 표현하는 하인츠 에메히홀츠의 작품에 홀렸던 시간이었다.
<전시정보>
장소 : 고양시 예술창장공간 해움
일시 : 2024. 9. 26. (목) ~ 10. 2. (수) 10:00 ~ 18:00
도슨트 : 14시, 16시(약 15-20분 소요 * 9.29~30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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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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