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08 09:27:14
9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모두가 우려했던 <원피스> 실사판이 공개되자마자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걱정이 무색하게 82개국에서 1위에 올라서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위기속에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소식들 지금 같이 만나보시죠!
송강호,주윤발 부산국제 영화제 참석, 28회 BIFF 위기 극복 가능할까?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진행됩니다.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이 사퇴하고, 이사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공식 초청작이 지난해 354편에서 269편으로 축소되어 영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제 개막식 호스트가 되었고,주윤발, 윤여정, 판빙빙 등 전세계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찾는다고합니다.
이선균, 정유미 <잠>, <오펜하이머> 제치고 1위
배우 정유미, 이선균 주연 영화 <잠>이 공개 첫 날 8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영화 <잠>은 잠에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를 보며 수진은 매일 잠드는 순간 공포감을 느끼는데 점점 현수의 이상 행동이 수위가 높아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설리 유작 <페르소나> 하반기 공개 확정
<페르소나: 설리>가 하반기 공개를 확정과 함께 메인 포스터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페르소나: 설리?는 설리가 주연한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진리에게'는 내달 4일 시작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받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2000억원 쓴 <원피스> 넷플릭스 84개국 1위
넷플릭스 시리즈 <원피스>는 지난달 31일 공개 이후 전 세계 시청자를 휘어잡고 있습니다. 지난 1일 59개 나라에서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2일과 3일엔 84개 나라에서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84개국 1위는 넷플릭스 최초 기록으로 앞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웬즈데이>가 83개국 1위를 한적이 있습니다. ㄷ
덴젤워싱턴 주연 '더 이퀄라이저3'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배우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액션영화 '더 이퀄라이저3'가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습니다. 작품은 2014년과 2018년에 나온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 세번째 영화이자 최종장으로 특수요원 ‘롭트 맥콜’이 이탈리아 마피아를 상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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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좌수사 이순신 그의 난중일기
책 한 권을 빌렸다. 바로 호란과 임진왜란에 대해 조사한 책이었다. 갑자기 자타공인 역덕이 되고 싶은 나. 냅다 깊게 파는 나의 역사덕후적 호기심이 빛을 발한다. 아니. 역사 이야기 능수능란하게 푸는 사람들 멋있지 않아? 어느 년에 뭐가 일어났고 어떤 것 때문에 발생했고 이런 거 줄줄줄 설명하면 왠지 모르게 멋지다. 역사가 약하다는 말은 사실 거의 모든 것이 약점이라는 말을 한 누군가의 명언이 생각난다. 그래. 맞는 말인 것 같아. 왠지 이 부분을 파면 다 잘 풀릴 것 같다.
풀릴지 안 풀릴지는 미래의 내가 아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싶다. 어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굴러다니는 짤들 보다 책으로 읽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지 아닐까? 반지성주의가 판치는 이 시대 지성에 그나마 다가가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믿는다. 이 영화라는 문화예술도 사실 이 '지성'이라고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를 봐도 역사적 맥락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대극 만들기 좋다. 위대하고 극적인 인물이 많이 나와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이 시대극 만들기 좋은 한국사를 소재로 했다. <외계+인> 1부에 이은 여름 대작 두 번째, <한산 : 용의 출현>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다음 1달 후의 조선으로 가보자.
해저 괴물 복카이센
문제가 뭘까? 다 알 것도 같았다. 일본의 장수 와키자카는 해저 괴물 거북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전쟁. 이웃나라 조선은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전쟁에 대한 대비가 단 조금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아쉽다. 갑자기 느닷없이 나타난 이순신이라는 존재에 머리가 아프다. 와키자카는 해저 괴물 복카이센이 전장을 휩쓸고 있다는 말에 여러 번 생각을 되뇌인다. 할 수 있어. 전염병 같은 두려움만 이긴다면.
‘해저 괴물 복카이센’을 이끌던 장수의 관점으로 돌아간다. 전쟁 중이었던 해전. 거북선이 일본의 배에 부딪혔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조선의 거북선. 일본의 배와 조선의 거북선이 붙은 상태에서 백병전이 열렸다. 거북선에서 배를 이끌던 장수 나대용은 방패 하나와 무기를 들고 들이받은 배의 일본 장수 둘을 제거하려 배의 위로 올라간다. 조총이 빗발치던 전장. 방패로는 한계가 있었다. 왼쪽 허벅지에 총알이 박힌 나대용. 위기의 순간, 일본 장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날아온 화살이 나대용을 구해줬다. 나대용을 구한 사람은 이순신이다. 처절한 전투 끝에 부하를 구한 이순신. 그렇게 임진왜란의 어느 전장을 보여주고 카메라는 1달 후를 비춘다. 이순신은 전투에서 생포한 포로들을 심문하다 왜나라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예감한다. 이순신은 열세의 전장을 뒤집어 조선을 구할 수 있을까?
자주 봤었지
사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다들 알고 있다. ‘우리에겐 12척의 배가 있소’부터 시작해서 우리 역사에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낸 이순신 장군. 우리나라의 위대한 전쟁영웅 하면 늘 들어가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이라는 소재는 적지 않게 사용됐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 들어갔던 것이 <명량>이다. 또 내 나이 또래라면 다들 기억하는 <불멸의 이순신>도 있다. 굳이 영상매체가 아니더라도 한능검이나 교과서에서도 임진왜란 이야기는 자주 본다.
전쟁영웅의 이야기라 봐도 봐도 좋은 이야기겠지만 이는 곧 창작의 어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떻게 관객에게 어필하지?를 생각해보자. 여러분과 내가 각본가라고 해보자. 이야기를 2시간가량으로 구성하고자 하면 뭔가 신선한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1)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명분 없는 침략전쟁을 일으킴 2) 한산도, 노량, 명량 해전에서는 조선이 승리한다" 같이 두 결론을 내고 논리관계를 만든다는 것 자체도 충분히 어렵다. 근데 이에 틀어맞게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난이도가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이거 또 봤던 이야기 하는 거 아닌가? 또 전작 <명량>에서 흔히 말하는 ‘국뽕’ 마케팅은 이런 우려에 부채질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런 단점들을 적당히 잘 보완했다.
좋은 기획
일단 영화는 조선의 관점에서 풀지 않는다. 전적으로 일본 장수 와키자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영화의 간단한 배경과 결말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다. 바로 한산도 대첩은 조선의 압승으로 승리한다는 것이다. 보통 어떤 일의 긴장감은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느껴진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서 버키와 캡틴이 맨몸액션을 벌인다. 둘 다 호각세의 능력자들이기 때문에 합을 주고받는 것이 어떤 결론으로 향할지 예상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 ‘결과를 알 수 없음’의 서스펜스를 과감히 포기했다. 그 대신 후반부 하이라이트 신을 위해 최대한 반대편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이 기획하고 싸운 전쟁영화임에도 주인공이 두 명이 되는 셈이다. 그것도 물리적인 분량은 와키자카 쪽이 더 많다.
이렇게 되면 갖는 이점이 생긴다. 앞에서 썼듯 왜 나라의 관점에서 이순신의 지략가적 면모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 덕에 같은 소재의 전쟁영화가 있더라도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신선하다고 느끼기 쉬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써보자면, ‘반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일어나는 게 반전이다. 당시 일본의 관점에서는 이 전쟁이 불가사의했다. 조선은 거의 준비가 안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는 대사도 나온다("전쟁은 금방 끝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전쟁 준비 잘해간다. 이를 일본 관점에서 풀어가니 그 준비성이 더 도드라진다. 그렇게 일본 장수 와키자카의 관점에서 철저한 전쟁 서사를 묘사하면 '와 이걸 어떻게 이기지?'싶은 의문점이 든다. 또 이순신에 대한 정보가 일본 내부에는 거의 없다 보니 와키자카에 몰입하게 된다. 마치 <어벤저스> 시리즈의 '타노스'같은 느낌? 영화 전체적으로 이순신을 깨러 가는 느낌이 강하다. 영화는 이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이순신에 대한 미스테리를 후반부의 해전 신을 위해 쓰고 있다. 이야기 구성에 있어 보다 신선한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초중반까지 일본 내부의 권력투쟁과 첩보 대결만 봐도 이야기 보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는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이 영화가 전작 <명량>과 다른 지점이 있어 비교당할 이유가 없는 것이 이 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의'를 표현하기 쉬운 것도 이 영화의 형식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일본 관점에서 전개해야 내적 논리의모순을 관객이 알 수 없다. 이를 통해 일본의 입장에서도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용이하다. 일단 영화 초반부에 왜 '의'가 중요한지 제시된다. 다른 측면에서 우리는 이 전투의 결과를 알고 있다. 이 '의'라는 것이 어디 쪽에 있는 걸까? 쉽다. 이순신에겐 있고 일본의 장수들에게는 없는 것이 이 '의'일 것이다. 흰 종이에 붓 한번 살짝 찍어보자. 그럼 그 점이 선명하게 보인다. 의와는 거리가 먼 일본 내부의 상황을 조명하다가 조선을 쨘하고 보여주면 두 나라의 내부 상황이 대조적으로 보일 것이다. 일본 장수들이 하는 말을 잘 보면 거의 명분이 없다. 누가 싫거나. 그냥 꼴 보기 싫어서. 아래 군사들 죽든지 말든지 알바 아니니까. 거의 이런 식이다. 그러니까 의가 없는 왜의 명분과 이에 물든 일본 장수들의 냉정함이 더 도드라지는 것이다. 전작 <명량>이 민족주의(속칭 '국뽕')를 위해 영화 전반적인 장면을 희생한 것과는 다르게 뾰족한 기획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별한 무언가를 위한 발상이 아니라 '이런 영화를 만들 거야!'라는 아이디어에 기반한 좋은 선택이었다.
이를 위해서
이 신선한 방식의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역시 배우들이 영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일단 박해일-변요한-김성규-박지환 네 배우의 극 이해도가 굉장히 뛰어났다. 일단 박해일 배우는 한국영화의 지난 역사를 말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할 때 그 '기라성'을 담당하고 있는 박해일 배우. <살인의 추억>, <국화꽃 향기>, <연애의 목적>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그중 올해가 그의 경력 중 최고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영화에서도 그의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상대역의 변요한 배우가 섬뜩한 연기를 워낙 잘해서 좀 심심하다고 느끼는 분이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박해일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고 느낀 것이, 1) 가벼워 보이지도 않으면서 2) 뭔가 고뇌하고 있는 내면을 묘사하고 있으며 3) 조선 내부의 상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심리상태까지 극의 배경이 되는 좋은 연기를 수행했다. 비교적 와키자카에 비해 물리적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의 존재감이 후반부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박해일 배우의 눈빛, 표정, 발성이 이 영화에 잘 어울리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헤어질 결심>과 <명량>까지 참 좋은 배우다.
다음은 변요한 배우다. 앞 문단에서도 썼듯 이 와키자카가 영화의 진주 인공이다. 물리적으로 분량이 아마 제일 많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박해일 배우는 잔잔한 파도처럼 극을 이끈다. 이와 대조적으로 변요한 배우는 감정적으로 화려한 연기를 보여주머 이야기를 전개한다. 일단 갖고 있던 감정선이 다양했다. 전쟁 준비는 또 착착 잘 되어가고 있다. 근데 반대쪽에서 승전보를 울렸던 이순신에게 묘한 열등감을 품고 있다. 또 이순신이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자신감까지 있다. 선조의 입장 변화를 위시한 조선의 내부 상황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또 일본 내부에서 권력 교통정리가 안 됐다. 이를 묘사하는 연기까지 해야 한다. 이렇게 전반부의 감정연기를 넘어가면 하이라이트가 있다. 중반부가 넘어가서 이순신과의 한바탕에서 이 사람의 처지는 여러 번 바뀌게 된다. 이때 분출했던 감정표현들이 선명해서 기억에 남는다. 자기가 주체로 이끄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던 한 인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 변요한 배우는 정말 열 일했다. 아마 이 배우의 최고작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성규-박지환 배우도 기억에 남는 연기를 했다. 두 배우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조연이다. 이 역할을 살리는 좋은 연기였다. 일단 김성규 배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범죄도시> 시리즈였다. 그리고 <악인전>에서도 봤었다. 이 두 작품만으로도 연기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악인전>에서는 뭔가 난잡한 이야기 톤 사이에서도 빛났던 기억이 있다. 이때 단순히 연기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건 똑똑한 배우라는 점이다. 이 준사라는 캐릭터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임진왜란이 왜 일어났고, 어떤 점에서 이순신이 전투를 승리할 수 있었는가?를 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리액션 연기가 좋아야 한다. 몸짓 하나, 눈빛 하나가 무언가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박지환 배우 역시 뛰어난 연기였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이수 캐릭터로 유명한 이 박지환 배우. 솔직히 영화 보면서 '내 아임다' 생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영화는 전반적으로 이 캐릭터를 경제적으로 활용한다. 이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연기만 딱 잘라서 보여준 느낌? 이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았던 게 아닐까 싶었던 캐릭터 연출법이었다.
단점이 없지는 않아
영화가 개봉하기 이전에 시사회 평을 몇 개 봤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명량>의 단점을 극복했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기대 좀 하고 갔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극복하긴 했다'다. 영화에는 엄청 큰 단점은 없다. 그 대신 아쉬운 건 몇 개 있다.
그중 하나는 역시 극 중에서 옥택연-김향기 배우가 연기하는 임준영-보름 역의 서사 전부다. 난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일단 영화 안에서 스파이가 있어서 얻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스파이가 단지 <명량>의 프리퀄이라고 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당받는 게 그게 완성도에 도움이 되는가? 는 의문이다. 조선 측의 특정 인물과의 대비를 이루기 위해? 굳이? 일본의 스파이가 있는 것까지 대칭을 이룰 필요가 있나? 영화를 보다 보면 중반부까지 이순신-와키자카의 전략적 선택이 재밌다가 임준영이 나오면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배우의 퍼포먼스와도 연관이 있다. 음.. 잘 모르겠다. 이 배우를 캐스팅한 게 좋은 선택인지. <외계+인> 1부의 썬더가 생각나는 연기였다.
그리고 후반부 하이라이트 해전 신에서 CG 티가 난다. 아마 바다와 실제 배에서 찍으면 다칠 수도 있으니 그랬던 건 이해한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신 정도는 실물로 찍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초중반부는 일본의 관점에서 전개하지만 중후반부는 조선의 학익진과 거북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그래서 전반부의 살짝 느리더라도 신선한 템포가 후반부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오잉? 호기심이 가는 이야기가 식상한 촬영기법으로 치환되니 뭔가 김샌 느낌이 든다.
그리고, 영화 전반적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질척임이 있다. 분명 전작에서의 '국뽕'요소를 많이 뺀 것도 안다. 불필요한 사족 많이 쳐냈다. 근데 살짝 유치하고 예전 느낌이 나는 연출법이 장면 장면마다 보인다. 완성도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아니나 확실히 아쉬운 지점이다.
그래도 좋았어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좋다. 잘 만들었다. 일단 두말할 필요 없는 후반부 해전 신은 쾌감이 대단하다. 부분 부분마다 꼼꼼하게 동선을 잘 짜 놔서 보는 맛이 있다. 이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운드와 표정이 될 것이다. 적의 변수에 당황하는 일본군, 급변하는 전쟁 상황, 포격 소리까지 CG를 많이 사용한 만큼 소리에 집중해야 현실감이 든다. 이 현실감은 유효하게 작용한다. 후반부 전투 신에서 우리나라 말도 자막처리를 할 정도로 집중했던 소리 연출은 러닝타임의 반을 할애한 만큼 제 몫을 다한다. 티켓 가격이 많이 오른 극장가 이 액션신만 봐도 가격 값을 한다.
또 영화에서 묘사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극에서 나오는 군사집단은 이순신의 수군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특별한 존재들이 조선의 땅을 지키며 왜적과 항전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주인공이 이순신 장군인 것도 맞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말하는 것도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전개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제목이 한산이다. 이 한산도대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싸워온 만큼 이들을 조명하는 것도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좋은 방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가볍지 않은 톤으로 배우들의 연기까지 깔끔하니 임진왜란의 무게감에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극장가, 두 번째 여름 대작으로 부모님과 함께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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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삶’을 위해, <결혼 이야기>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자세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혼 이야기 결혼 이야기, 2019
감독: 노아 바움백
‘다시 삶’을 위해, <결혼 이야기>
남편 찰리와 아내 니콜은 이혼을 앞두고 있다. 어린 아들을 위해 서로 얼굴 붉히지 않는, 최선의 방식으로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마치 신사와 숙녀처럼 교양 있고, 기품 있게 각자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아름다운 이혼은 거의 없다. 그들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혼 이야기>는 '어떻게 악착같이 이혼하는지'를 담은 작품일까. 아니다. 이 영화는 좀 특별하다. 부부의 파탄 난 사랑을 확인하고, 둘을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목적 보다, 그들이 앞으로 있을 새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내하며, 다시 힘 있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일에 집중한다. 즉, ‘다시 삶’을 위해 이혼을 진행하는 ‘결혼 이야기’다.출처: 영화 <결혼 이야기> 스틸컷
시작은 독특하면서 애틋하다. 니콜과 찰리는 결혼생활을 하며 느꼈던 상대의 장점을 얘기한다. 니콜의 목소리에 찰리의 생활이 그려지고, 찰리의 목소리에 니콜의 일과가 보이는 식이다. 이들의 고백은 이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담백한 어조 안에 서로를 향한 끝없는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담사가 두 사람 사이로 등장하는 순간 관객을 홀렸던 ‘콩깍지’가 확 벗겨지면서, 서로를 더는 이해할 수 없는 니콜과 찰리의 본심이 드러난다. 그렇다, 그들의 관계는 진작 끝났다. 서로의 장점은 관객만 들었을 뿐 사실 둘은 듣지도 못했다. 곧 남이 될 부부가 이상적인 끝맺음을 위해 나름의 타협점을 찾고자 하지만, 애초에 그들에게 모두가 만족할 만한 조건은 없었다. 니콜은 찰리와 이혼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나’ 답게 살기로 마음먹었고, 찰리는 그런 아내의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상태다. 아, 정확히는 아내가 선택한 삶을 고려는커녕 거부하는 중이다. 영화는 두 인물을 뜯어보는 것으로 ‘다시 삶’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부부가 끝까지 서로에게 감추고자 했던 마음을 들춰내고 고백하게 한다. 초반에 관객의 콩깍지를 벗겼듯이 말이다.
남편, 찰리는 평생 실험적인 연극을 연출해 온 베테랑으로, 예술성을 인정받은 극단 감독이다. 아내, 니콜은 찰리가 기획한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다. 사실 그녀는 과거 유명 영화에 출연한 뒤로 스타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찰리와 사랑에 빠져 고향을 떠나 오롯이 그를 위해 살아왔다. 단호하고 창의적인 찰리와 배려심 넘치고 용감한 니콜의 만남으로 극단은 빠르게 예술계에 자리 잡았으며 나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그들이 세운 ‘직업적 공든 탑’이 더 높아질수록 찰리와 니콜은 멀어졌다.
출처: 영화 <결혼 이야기> 스틸컷
니콜은 찰리가 연출가로 엄청난 명성과 명예를 쌓아갈수록, 한없이 작아졌다. 그의 그림자에 갇힌 채 ‘나’는 물론 ‘아내’란 정체성도 잃어갔다. 니콜은 유명한 이혼 전문 변호사, 노라를 고용해 그동안 해왔던 부부 상담을 가장한 ‘이상적인 이혼’을 때려치우기로 결심한다. 노라의 말처럼 니콜은 이혼이란 '희망찬 행동'을 통해 ‘다시 삶’을 얻어야 했다. 반면 찰리는 니콜이 좋은 기회(캐스팅)를 빌미로 아들과 고향에서 계속 살겠다고 말하자, 당황한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니콜이 본인의 극단과 예술적 사상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극단 여직원과의 불륜이 부부간의 신뢰는 물론 간신히 잡고 있던 니콜의 이성마저 놓게 했다는 것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찰리는 니콜 말대로, 너무 이기적이라서 본인이 이기적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양육권 사수를 위해 기존의 변호사를 노라만큼 유명한 변호사로 교체한다. 이후 벌어지는 두 사람의 이혼 과정은 짐작한 대로 비참하고 격렬하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게 ‘이혼’을 빌미로 모욕과 치욕을 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변호사들이 부부의 사생활을 까발리듯 공개하고 재판에 교묘하게 이용할 줄도, 아니 그렇게까지 힐난하고 불쾌하게 할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토록 불편하고, 마음먹은 것보다 훨씬 더 가슴 아플지 몰랐다.
출처: 영화 <결혼 이야기> 포스터
그 누구도 쉽게 결혼하고 간편하게 이혼할 수 없다. 어떻게 단칼에 무 자르듯 결혼을 가르고, 이혼이란 화살을 과녁 한가운데에 명중시킬 수 있을까. 결혼과 이혼 사이에 부부가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존재하는 한, 참 어려운 일이다. 니콜과 찰리는 싸우면서도, 이따금 그들 자신도 모르게 ‘부부’만이 가능한 행동들로 서로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오랫동안 함께 해, 몸과 마음에 벤 그들만의 습관과 규칙은 이혼이란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래 따위가 아니었으니까. 일례로 니콜은 항상 찰리의 머리를 직접 잘라줬는데, 이는 이혼 조정 중에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결혼 이야기>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영화는 두 사람의 일상이 이혼 과정으로만 채워지길 거부한다. 왜 제목이 ‘이혼 이야기’가 아니라 ‘결혼 이야기’이겠는가. 특히 극 후반부에 펼쳐지는 찰리와 니콜의 극단적인 논쟁은 제목에 힘을 더 실어준다. 그들은 비난과 울분, 선택과 후회, 만남과 헤어짐, 결심과 허망 등, 지금까지 혼자 감췄던 마음들을 토해내며 마침내 함께 무너트린 우리의 현실을 직면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과거의 잔해인 동시에 미래의 연료이자 현재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리고, 처참히 무너진 벽돌집 앞에 서서 다시 벽돌을 쌓기 시작한다.
<결혼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축은, 부부의 격렬한 충돌이 아닌 이혼 과정을 겪는 니콜과 찰리의 ‘일상’이다. 두 사람에게 이혼은 일상을 흔드는 강력한 바람일 뿐, 삶을 뒤집는 태풍은 아니란 점이다. 이혼을 마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더 돋보이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격돌은 모두의 기대(?) 와 달리 성난 파도처럼 널뛰다가도, 평화로운 파도에 몸을 맡긴 듯 잔잔하게 흘러간다.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온갖 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다시 삶’의 윤활유로 삼는 이야기. 이 이야기의 종착점은 출발점과 연결된다. 서로를 설명하던 첫 장면이 결말에서 이어지는데, 그때 찰리는 니콜이 쓴 글을 읽으며 울컥하고, 니콜도 그를 보며 같은 의미의 눈물을 흘린다. 그들에게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흘러나오고 이윽고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보일 때, 아주 긴 여운이 우릴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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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영화가 시카고 7인 재판 도중 흑표당의 설립자인 바비 실에게 재갈을 물린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와 관계가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블랙 팬서>가 왜 블랙팬서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1966년에 설립된 흑표당(블랙팬서 파티)은 흑백 평등을 추구하고, 공권력에 맞서 무장 방어를 하던 정치정당이자 자경단이다. 1960년에만 17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할만큼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운동(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 운동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프란츠 파농의 철학이 흑표당 설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흑표당의 정보국장 엘드리지 클리버가 쿠바를 거쳐 알제리 민족 해방 전선(FLN)과 연대를 맺으며 방어적 폭력이 아니라 게릴라적 폭력 저항으로 노선을 바꾼다. 실제 클리버는 소련, 중국, 북베트남, 북한과 교류하거나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J 에드가 후버(마틴 쉰) FBI 국장은 당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던 'Cointelpro프로그램'에 흑표당을 추가한다. 그 백미가 ‘프레드 햄프턴 암살사건’이다. 프레드 햄프턴(대니얼 칼루야)은 20살의 대학생으로 단순한 흑인 인권 운동의 차원을 뛰어넘어 다인종을 화합시켜 ‘레인보우 연합’을 창설할 만큼 정치력이 출중했다. 이 암살사건은 나중에 공작정치 혹은 기획수사로 판명받게 된다. 13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미국 정부와 FBI가 과잉적 살인이라는 판결을 받아 유족에게 185만 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사캬 킹 감독은 이것을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범 사건’과 결부 짓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교 성직자에게 고발해 신성모독으로 기소되어 유대 지방 최고 의회(성전)에 출두했는데, 속주의 최고 의회에서는 사형을 내릴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성직자들은 예수를 정치범으로 몰아 빌라도의 법정으로 보냈다. 유대 장관 빌라도(폰티우스 필라투스)는 당시 예수 같은 종교지도자는 흔했고, 빌라도 입장에서 유대 지방의 토호와 유대교 성직자들 여론에 따라 처형해버렸다. 당시는 민중 소요가 드물지 않게 일어났으며 이에 대한 진압과 지도자의 처형도 드물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탄압, 이스라엘 팔레스타일 분쟁, 미얀마의 학살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군부독재자들도 정국이 어지러울 때마다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프락치(내부 첩자)를 심어 학림사건, 부림사건 등을 조작했었지 않았는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도 마찬가지다. 제목의 유다는 윌리엄 오닐(라키스 스탠필드)을, 블랙 메시아는 프레드 햄프튼(대니얼 칼루야)을 가리키는 것이다.
영화는 FBI가 심어놓은 내부 첩자(프락치) 오닐의 시선을 따라간다. 언제 자신이 첩자란 걸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프레드 햄프턴과 함께 하면서 그에게 동화되고 갈등하는 윌리엄 오닐의 심리묘사가 <무간도>, <도니 브래스코> 등 언더커버물을 연상케 한다. 예수 서사를 따라가면서 배신자의 눈으로 본 위인은 불안과 경탄 사이를 종횡무진 활보한다. 그리스 비극 같은 장엄한 분위기에 다니야 칼루야, 라키스 스탠필드, 마틴 쉰, 제시 플레먼스의 연기가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어잡는다. 랩처럼 쏟아내는 연설이나 흑인음악을 적절히 활용해서 영화의 리듬이 처지지 않게 보완한 연출도 좋았다.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상당한 가운데, 우리 영화들 <내부자들>, <변호인>, <1987> 등이 떠올랐다. 그만큼 우리나라, 중국, 이스라엘, 미얀마 어디에 적용해도 먹힐 보편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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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미나리
다시, 미나리
'미나리'를 두 번 봤다. 처음 볼 때보다 감동이 더 크다. 처음에는 줄거리, 서사의 의미, 인물들의 관계와 생각, 풍경, 음악 등이 눈에 들어왔다면, 두 번째는 그 모든 요소들 가운데서 특히 상징적 의미를 지닌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희생'은 세계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작으로 꼽힌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 영화는 지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난해하고 느린 영화지만, 한국에서는 의외로 흥행에 성공하는데, 이 난해한 영화를 본 관객이 10만 명이 넘었다는 것이 외국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으니, 한국 관객의 수준이 꽤 높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희생'에서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 안드레이는 자기의 집을 불태운다. 그가 자기의 집에 불을 지르는 까닭은 그가 신과 일방으로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알렉산더에게는 늦둥이 아들이 있는데, 실어증이 있다. 그는 아들을 데리고 죽은 나무에 물을 주며 정성을 다하면 죽은 나무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을 각오한다. 3차 세계대전의 위험이 다가오고, 세계가 멸망할 위기가 닥치자 알렉산더는 우체부의 말을 듣고 자기 집 파출부인 '마리아'와 동침한다. 이때 우체부는 예수를 인도한 '세례자 요한'의 상징이며, 파출부 '마리아'는 예수를 따르던 '막달라 마리아'를 상징한다. 알렉산더는 3차 세계대전과 지구 멸망을 막는 '예수'의 현현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런 모든 관계와 서사가 알렉산더의 망상일 거라는 암시도 없지 않다.
알렉산더는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데, 이때 '불'은 '정화'의 상징을 갖는다.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불태워 깨끗하게 만드는 상징으로써 불은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은유와 상징으로 작용하는데, 불은 고대부터 신성한 존재이자 신의 현현이며, 불가사의하고 위대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 폐허를 만들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을 키운다는 점에서 혁명이기도 하다. 과거를 불태우는 혁명, 자기 자신을 태워 희생하면서도 그 속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진정한 혁명성이 '불'이다.
불은 '악'으로 상징하는 모든 더러운 것들, 불길한 기운, 악령, 저주, 죽음, 원한 같은 부정적인 것들을 태우고 정화한다. 이창동의 '버닝'에서 '벤'은 불을 지르면서 쾌감을 얻는데, '더러운 것들을 태우면서 뼛속까지 울리는 베이스의 선율'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벤은 낡은 비닐하우스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종수에게 하는데, 종수는 벤이 방화범이자 여성들만 노리는 연쇄살인범이라고 판단하고 - 그럴만한 근거는 있지만 확실한 물증은 없는 상태에서 - 벤을 살해하고 그와 그의 차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다.
벤이 쾌락을 느끼기 위해 지르는 불은 사실은 자기가 살해한 여성의 시신까지를 태워 범죄의 증거를 없애려는 행위였다면, 종수가 벤을 살해하고 그의 몸과 자동차를 불로 태우는 것은 '신'의 행위를 대리하는 복수의 행위라는 것이 다르다.
종수의 '불'은 해미의 실종과 벤의 수상한 행동들, 벤이 한 '이미 태웠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인해 해미의 실종은 벤이 해미를 살해한 것으로 연결되면서, '악'을 응징하는 수단으로 '불'을 선택한다. 벤이 했던 말,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것과 해미의 시신까지 태웠을 거라는 암시로 분노와 증오의 마음을 담아 해미의 복수로 벤을 살해하고 그를 불태운다.
'미나리'에서 채소저장고에 불이 옮겨 붙는 건 할머니의 실수 때문이지만, 할머니는 가족을 위해 선의를 갖고 한 행동이었고 할머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진다. 이때 제이콥과 모니카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불이 붙는 장면을 발견하고 급하게 수확한 채소를 꺼내려 하지만 결국 몸만 겨우 빠져나온다.
불을 발견하기 직전까지 제이콥과 모니카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가족보다는 농장과 채소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제이콥이 모니카는 못마땅하고, 제이콥은 결코 과거의 병아리 감별사로 인생을 끝내지는 않겠노라고 결심했기 때문에 농장을 꼭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하필 할머니의 실수로 일어난 불이 채소저장고를 태우고, 이 불속을 뛰어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불과 연기 속에서 함께 고통을 겪으며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갈등이 불과 함께 타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이콥의 피와 땀이 담긴 채소저장고는 불에 탔지만, 그로 인해 가족은 더욱 단단하게 뭉치고, 갈등은 스러지며, 삶의 한 고비와 단계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실수로 채소저장고가 불에 타자 할머니는 절망과 죄책감으로 가족을 떠나려 한다. 이때 데이빗이 달려가면서 할머니에게 '우리집으로 가요'라고 말한다. 데이빗이 뛸 수 있다는 것은 가족에게 커다란 희망이자 기쁨이다. 할머니는 뇌졸증을 앓지만 데이빗은 건강해지고, 제이콥의 채소 농사는 위기를 겪지만,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는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미나리는 제이콥에게 희망이고 삶의 근거가 된다. 미나리와 함께 제이콥의 가족은 낯선 땅 미국에서 미나리처럼 뿌리내리게 될 것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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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펜서 (SPENCER, 2021) 리뷰
- 2022년 3월 16일, 개봉한 영화 <스펜서>를개봉 전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 다녀왔다.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오랜만의 영화관 방문이라 설렜던 것 같다.우선, <스펜서>를 관람하기 전 간단한 사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왕세자비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녀의 일대기를 다룬 것이 아닌 특정 시간 안에서 다이애나가 느꼈을 감정에 집중한다.영화에서 사전 설명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하러 간다면 초반에 다이애나에게 몰입하기 어려울 것이다.나는 왕세자비의 이야기라길래 그녀의 삶을 쭉 나열한 영화일 줄 알았다. 그래서 간단한 정보만 읽고 관람했는데 보면서 기존에 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고 정보가 아예 없는 관객이 접하긴 불친절하겠다고 생각했다.관람 후기<스펜서>는 다이애나의 일생 중 크리스마스 당일과 전후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며 영화는 진행된다.큰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한 인물의 내면과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어쩌면 잔잔하다 느낄 수 있다.그러나 다이애나가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느낀 불안감, 억압, 고통 등이 연출과 음악으로 정말 잘 표현됐다.현악기를 주로 사용한 듯한데 이 현악기들의 음이 무겁고 혼란스러워서 다이애나의 감정이 음악적으로 전달이 잘 된다.오래간만에 귀에 잘 들려와 박히는 음악이었다.또 유독 프레임 중앙에 있는 다이애나를 중심으로 대칭이 이뤄진 컷들이 눈에 들어왔다.그게 어쩐지 왕실 억압 안에 갇힌 다이애나 그 자체 같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다이애나가 더 와닿았던 것 같다.사실 이 영화는 연출로도 다이애나를 잘 표현한다.많은 말이 필요 없이 시선으로 다이애나를 억압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다이애나를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질 것이다.그 시선들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 내가 다 숨 막혀진다. 어딜 가나 존재하는 사람들, 빠르게 도는 소문.별장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들과 그녀를 찍기 위한 파파라치들, 특히 파파라치들은 영화 전개 내내 대사로 언급만 있다가 처음 등장한 씬이었는데 프레임 꽉 차게 들어차 있는 파파라치들과 끊임없이 터지는 플래시들로 그녀가 파파라치들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짧은 순간에 설명이 가능했다. 짧고 굵은 임팩트영화는 내내 우울하고 불안하다. 다이애나는 폭식과 거식, 구토를 반복하고 환각을 보며 스트레스 받고 고통받아한다.그러다 다이애나가 자살시도 직전 자유롭게 내달리는 장면 이후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아닌 자신의 원래 성인 스펜서로 살아가기 위해 별장을 나가는 장면은 그녀가 고통받던 생활에서 벗어남을 의미해 안도감이 들다가도 그녀의 일생의 끝을 알고 있기에 마냥 행복하게 바라볼 수 없어서 씁쓸했다.조금 더 일찍 자유를 맞이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항상 영화를 볼 때 도입부 5분가량을 가장 집중한다. 영화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니까스펜서는 그 부분이 차가 다니는 길에 죽어있는 꿩이었는데 그 꿩을 사이로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영화 후반 다이애나는 직접 꿩이 되겠다 언급했는데 어쩐지 도입부에 그 꿩이 다이애나를 비유한 게 아닐까 싶다왕실에서의 삶에 고통받던 다이애나는 시체나 다름없었을 것이고 계속된 통제에 시달리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을 테니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이 떠오르기도 하고<스펜서>는 상당히 따뜻한 색감으로 영상 자체도 매우 예쁘다. 왕실 일부를 다르다 보니 화려한 장식과 소품들은 덤앞서 말했듯이 큰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가 아니다 보니 스케일도 크지 않고 잔잔하다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한 인물 몇 십 년간 느꼈을 감정과 내면을 짧은 시간 안에 표현해낸 게 대단하고 영상미도 예쁘고 음악도 영화랑 정말 잘 어울리니꼭 한번 관람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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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콜라이트 | 옛것을 버리고 쌓은 공허한 탑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은하 제국 수립 100년 전,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한 제다이 기사단과 은하 공화국. 하지만 제다이 마스터 '인다라'(캐리앤 모스)를 순식간에 죽인 암살자가 등장하면서 평화는 곧장 깨지고 만다. 제다이 마스터 '솔'(이정재)의 제자였던 파다완 '오샤'(아만들라 스텐버그)가 암살자라는 증거가 나온 것. 이에 솔은 제자 '제키'(다프네 킨), 제다이 기사 '요드'(찰리 바넷)와 함께 직접 오샤를 찾아 범행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돌입한다.
어렵지 않게 오샤의 신원을 확보한 솔. 그러나 그는 또 다른 제다이 마스터 '톨빈'(딘찰스 채프먼) 또한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진짜 암살자는 오샤가 아님을 깨닫는다. 솔은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오샤의 쌍둥이 자매 '메이'의 소재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오샤와 메이 쌍둥이를 조종하는 흑막, '낯선 자'(매니 자신토)의 존재와 음모를 깨닫는다.
어설픈 온고지신
디즈니의 루카스필름 인수 후 <스타워즈> 시리즈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중 특히 '신(新)'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인다. 시리즈의 상징인 제다이, 광선검, 스카이워커 가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 제다이도 아니고 포스도 못 다루는 평범한 이들이 주인공인 <안도르>가 대표적이다. <오비완 케노비>나 <아소카>처럼 제다이가 등장한 작품에서도 시리즈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재가 제다이 마스터 '솔'로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은 디즈니+ 드라마 <애콜라이트>도 마찬가지다. 프리퀄 시리즈 이전 시간대를 배경으로 삼아 세계관을 확장했다. 비록 외견상으로는 제다이 대 시스라는 익숙한 구도를 답습했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절대 선과 악이었던 제다이와 시스를 새롭게 해석했다. 작품 외적으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인다. 동양인과 흑인 배우를 주연으로 등장시키며 변화의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애콜라이트>의 시도는 반쪽짜리다. '스타워즈스럽지 않은'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정작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스타워즈다운'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이 괴리의 중심에는 흥미로운 장르, 소재와 주제를 선택하고도 이를 풀어낼 역량이 없음을 증명한 어설픈 서사와 캐릭터가 위치한다.
서스펜스도, 반전도 없는 미스터리
<애콜라이트>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장르다. 드라마의 메인 플롯은 예상과 달리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한다. 암살자 메이는 네 명의 제다이 마스터를 죽이려 하고, 제다이 마스터 솔과 그의 과거 제자였던 오샤가 그녀의 뒤를 쫓는다. 그 과정에서 메이와 오샤의 관계, 그들과 솔의 악연, 제다이를 무너뜨리려는 시스의 음모가 모습을 드러낸다. 심지어 절대 선이었던 제다이의 어두운 이면까지도.
이렇게만 보면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기에 최적화된 소재다.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다이가 갖는 위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제다이는 압도적인 무력과 지성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그 제다이를 손쉽게 제압하고 죽이는 암살자의 존재는 그 자체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반면에 <애콜라이트>는 기대와 다르다. 템포는 전반적으로 느슨하고, 스토리텔링의 긴장감도 부족하다.
그 이유는 미스터리에서 찾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숨긴 결정적인 사건의 진상이 메시지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애콜라이트>의 핵심 주제는 제다이의 과오다. 그간 절대선으로 묘사된 제다이도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고, 오히려 그들로 인해 악이 탄생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극 중 등장한 시스, 오샤와 낯선 자 모두 제다이 출신으로 밝혀진다. 즉, <애콜라이트>는 평면적인 제다이 대 시스의 구도에 균열을 내려했다. 그 일환으로 드라마는 솔과 그의 동료들이 마녀 집단과 충돌해 집단 인명 살상을 초래한 사건을 제다이의 과오로 제시한다.
그런데 정작 후반부에서는 이 사건이 제다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들이 마녀 집단을 경계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들이 포스를 남용해 생명체를 직접 창조했다는 증거도 찾았고, 어린아이에게도 포스를 활용한 위험한 의식을 행했기 때문. 즉, 사건의 진상을 알면 알수록 제다이들의 행적에 개연성이 생기고 전체적인 극의 설득력은 오히려 낮아진다.
무너진 캐릭터
장르적 쾌감을 못 살린 각본은 캐릭터의 매력도 함께 무너뜨린다. 사건에 관련된 제다이들은 극도의 죄책감을 호소한다. 톨빈은 명상에만 몰두하고, 켈나카는 고향 행성에 몸을 숨긴다. 솔도 오샤와 메이 자매에게 거듭해서 용서를 구한다. 그런데 상술했듯이 극 중 묘사만 놓고 보면 그들의 행동이 그 정도 잘못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정재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제다이들의 행적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극의 중심을 맡아야 할 오샤와 메이마저 일관성이 부족하다. 이들은 제다이와 마녀, 제다이와 시스 사이에서 방황한다. 제다이의 이면과 어두움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인 셈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서사는 진행될수록 극의 완성도는 낮아진다. 평면적이고, 개연성도 부족하고, 설득력마저 부족하기 때문.
우선 오샤는 밝은 겉모습으로 애써 감췄던 좌절감과 분노가 폭발하자 시스에 합류한다. 아버지처럼 따랐던 스승 솔이 가족이자 친구였던 마녀들의 죽음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까. 문제는 그녀가 솔을 비롯해 요드나 재키 등 여러 제다이를 죽인 낯선 자의 설득에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 6화에 걸쳐 과거의 인연과 애틋한 감정을 보여주다가 불과 한두화 만에 그녀의 변심과 타락을 그려낸 까닭이다.
이야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메이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제다이와 마녀들이 대립한 원인 중 하나였다. 제다이가 마녀들을 몰살했다는 오해의 씨앗을 심은 인물이었고, 더 나아가 낯선 자와 시스가 오샤에게 접근할 기회도 제공했다. 하지만 정작 메이의 목적은 명확하지 않다. 그녀는 어머니와 마녀 일족의 복수를 일관되게 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확고하게 시스로 타락하지도 않는다. 그 결과 <애콜라이트>는 응집력마저 잃는다.
옛 것을 태우는 온고지신?
이처럼 장르적 쾌감도, 캐릭터의 매력도 살리지 못하다 보니 <애콜라이트>의 방향성에도 덩달아 물음표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제다이와 시스라는 명확한 선과 악의 충돌이다. 이때 선악의 대립은 인간적인 감정의 유무도 포함한다. 즉, 제다이와 시스는 단순한 선과 악을 넘어서서 인간적인 감정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를 내포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프리퀄 시리즈에서 팰퍼틴이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다스 베이더로 타락시킬 때, 그는 온갖 모략과 속임수를 동원했다. 아내 파드메를 향한 아나킨의 사랑마저도 그를 조종하기 위한 지렛대에 불과했다. 반면에 클래식 시리즈에서 아나킨의 아들이 루크는 아버지를 향한 믿음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그를 다시 제다이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애콜라이트>는 이 구도를 무너뜨렸다. 시스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더했다. 낯선 자는 자기를 배신한 메이를 처단하는 대신 오히려 이해심과 관용을 발휘한다. 심지어 그와 오샤는 마치 연인 같이 보인다. 이제 시스 군주와 제자의 관계는 팰퍼틴과 다스 베이더처럼 비인간적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애콜라이트>의 재해석은 지난 수십 년간 시리즈를 지탱한 근간과 설정을 간과한, 다소 과한 시도 같다.
시즌 2는 기다리겠지만...
다행히도 <애콜라이트>에게는 시즌 2를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장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액션이다. 사실 루카스필름이 디즈니에 인수된 이후로 <스타워즈>의 상징인 라이트세이버 액션이 예전 같지 않다는 비판은 지속되어 왔다. 본편인 시퀄 시리즈뿐만 아니라 <오비완 케노비>나 <아소카>처럼 제다이 비중이 높은 드라마에서도 라이트세이버 액션 연출이 20년 전 프리퀄 시리즈보다 퇴보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애콜라이트>는 다르다. 광선검이라서 가능한 화려한 움직임을 살려 오랜만에 <스타워즈> 명성에 걸맞은 액션 시퀀스를 만들었다. 마지막 화에서 솔과 낯선 자가 1 대 1로 겨룬 결투 장면이 대표적이다. 절제하면서도 유려한 움직임을 보여준 솔과 쌍검을 휘두르며 변칙적인 수를 두는 낯선 자의 차이점이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5화에서 낯선 자와 제다이들이 펼친 전투도 놓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카메오의 등장도 시즌 2를 향한 기대감을 간신히 유지시킨다. 팰퍼틴의 스승으로 알려진 다스 플레이거스가 <스타워즈>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영상 매체에 등장했고, 가장 유명한 제다이 중 하나인 요다의 뒷모습도 나왔다. 과연 실망스러웠던 각본과 캐릭터의 완성도를 두 인기 캐릭터의 합류로 해결할 수 있을지. <애콜라이트> 시즌 2의 관건이다.
Poor 형편없음
진정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은 '고'를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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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예고편 1초 단위 분석과 충격적인 가설 최초공개ㅣ매트릭스4 리저렉션 예고편 해설 설명 리뷰ㅣ매트릭스 결말포함 영화리뷰ㅣ매트릭스 해석ㅣ매트릭스 해설ㅣ매트릭스 분석
? "매트릭스4(2021)" 예고편 분석 리뷰 프리뷰 영상
- 18년 만에 속편이 나오는 이유? 재미로 보는, 뇌피셜 가득한 프리뷰 및 영화리뷰 영상
- 시리즈 전체요약 영상:
- 시리즈 12분 핵심요약 영상:
- 스토리 설명 영상:
- 철학분석영상 :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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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 미제라블> 2차 예고편
“세상에는 나쁜 풀도, 나쁜 사람도 없소.
다만 나쁜 농부가 있을 뿐이오.” -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지방에서 전근 온 경감 스테판은 크리스, 그와다와 같은 순찰팀에 배정받는다.
증오와 불신이 난무하는 몽페르메유에서 스테판은 경찰들의 폭력에 충격을 받고
서커스단 아기 사자 도난사건을 해결하려다 예기치 못한 사건까지 발생하는데…
21세기의 ‘레 미제라블’, 끝나지 않은 분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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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울메이트> 메인 예고편
서로 달라 가까워지고 서로 달라 멀어지다 기억할게 모든 순간 '소울메이트'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