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28 10:38:12
'당나귀 EO'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렵다면
영화 <당나귀 EO> 리뷰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연출, 폴란드 영화, 제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수상작,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영화로는 국내 최초로 극장 개봉하는 작품 등의 정보에서 일반 관객들,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도 많은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을 유혹할만한 요소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당나귀 EO의 시점으로 서커스단에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뒤 농장, 축구장, 소시지 공장 등 다양한 인간 세상을 여행하며 (다양한 인간들로 인해) 기쁨과 고통, 행복과 재앙, 선의와 멸시 등을 겪는 당나귀 EO의 긴 여정을 차분하게, 내적으로 잔혹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우리가 어릴 적 보고 들었던 ‘우화(寓話)’를 떠올리게 한다.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에 작품은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의 공생, 공존의 화두를 덧붙이고 인간 세상의 이면에 대한 고발을 아름다운 미장센과 입체적인 사운드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하는 카피와 함께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는 당나귀 EO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보고 밝고 명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이에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만난다면, (함께 본 이의 감상처럼) 불편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영화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아직 만나지 못한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가 무척 궁금하다.
editor. 민병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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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독특함에 이끌리다
와이드 앵글: 한국 단편 경쟁
<송곳니>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정민
출연 윤경호, 김은경, 전성일 등
줄거리
유난히 뾰족한 송곳니 때문에 자주 피 맛을 보는 지훈은 자신에게 유별나게 집착하는 엄마와 살면서
유난히 가까운 친구 주성을 자주 생각한다. 십 대 소년이 겪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모성의 억압이
퀴어 드라마, 뱀파이어 장르와 결합하여 기묘한 성장담으로 탄생했다.
<송곳니>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단편영화 중 가장 강렬했던 작품이었다.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뱀파이어 장르와 흑백 연출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줬다. 송곳니가 유난히 뾰족한 지훈은 송곳니로 인해 자주 피가 나며 아파한다. 이 송곳니는 마치
지훈이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다. 뾰족한 송곳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송곳니에 찔려 아파하는 것은 마치 성장통으로 인한 아픔과도 같아 보인다. 마지막 장면은 엄마의 그늘 아래서 계속
억압을 받던 지훈이 그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온전히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일반적인 풋풋한 성장담 이야기가 아닌 기묘하고 독특한 성장담 이야기였기에 더욱 더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문 앞에 두고 벨 X>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드라마 | 한국 | 20분
감독 이주영
출연 지우, 염혜란, 류경수 등
줄거리
큰맘 먹고 마련한 중고 자전거를 끌고 배달 일에 나선 지호는 어느 밤 우연찮은 배달 실수로 동분서주하게 된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역설적인 날. 골목 어귀마다 배달 라이더와 마주칠 수 있는 시대에 어딘지 익숙한 상황,
있을 법한 일들이 펼쳐진다.
<문 앞에 두고 벨 X>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부터 딱 배달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알바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는 이주영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담을 담았으며, 실수할 수 있고 서툰 모습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계속 뜻대로 되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날. 영화는 그런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꼬일대로 꼬여버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배달원을 위해 준비해둔 간식,
그리고 야식으로 먹을 치킨까지 사소한 것들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이주영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절규>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은성
출연 오규철, 이태희, 곽민규 등
줄거리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차에 동승했다. 옛일을 까마득히 잊은 듯 피해자 민규가
가해자 태원을 고향 집에 내려다 준 직후, 예기치 않은 인물들의 출현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오랜 세월 응축된 억눌린 내면의 폭발을 담은 감정의 액션영화.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에서부터 심오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절규>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을 택했다. 피해자의
억눌렸던 또 다른 자아가 마치 빌런처럼 세 인물로 등장하여 극을 진행한다. 피해자의 세 자아를 통해
피해자가 학교 폭력을 당한 그 당시의 아픔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복수의 방식이
조금은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복수의 대상이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이 부분이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에 세 명의 다른 자아를 통해 이끌어나간 점은 인상깊었다.
<더더더>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코미디 | 한국 | 29분
감독 정해일
출연 박예영, 박종환, 문동혁 등
줄거리
연말 분위기로 들썩이는 퇴근길에 주영은 팀장의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 나는데, 우연찮은 해프닝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도로에 발이 묶인다.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소동극.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영화 중 가장 편안하게 웃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 <더더더>. 그 당시 상영관에 있던 모두가 공감해
같이 한숨을 쉬고, 같이 웃으면서 더욱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더더더> 속의 주인공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는 날을 겪고 있다. 똑같은 로케이션에서 계속해서 진행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전혀 없었고,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었던 영화였다. 특히나 주인공 '주영' 역을 맡은 박예영 배우의 자연스러운 눈물 연기가
정말 인상 깊었다. 단편 영화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분들, 혹은 누군가에 단편영화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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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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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이후 낯선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고, 홀로 남겨진 레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만다. 점차 균열이 깊어져 가던 어느 날, 레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클로즈> 줄거리
살갑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까지도 웃음을 짓게 만든다. 세상에 서로밖에 없는 듯 서로를 가장 위하고 형제같이 서로에게 의지한다. 이 아이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관계를 단정 지으려 했다면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어떤 관계에도 딱 맞춰진 틀은 없다.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사랑과 우정 사이에 딱 자른 선이 존재할 수 있겠나.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중학교에 들어서며 그들의 관계는 변화를 맞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다르듯 모든 관계와 감정의 형태는 다를 수밖에 없다. 레미와 레오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누가 뭐래도 가장 친한 친구이고 가장 가까운 형제이다. 그렇지만 사회는 규정된 틀을 만들어 놓고 있었고, 중학교에 가면서 사회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 이들에게 그 틀은 그들이 틀렸다며 멋대로 그들의 관계를 규정했고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어진다.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를 성장기라고 한다. 이 성장기는 사람이라면 다 거치고 갈 수밖에 없는 하나의 통과 과정이다. 사회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레오와 레미 역시 이 성장기에 들어섰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야 한다. 그들의 모양은 모두 다르기 마련인데, 그들의 눈앞에 들이닥친 사회는 정해놓은 틀에 그들을 찍어 누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두 아이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영영 멀어지게 된다.
이들의 성장기는 혹독하다. 타인에 의해 둘의 정체성은 멋대로 재단되고 사회는 이것을 억지로 받아들이려는 자는 포용하고 저항하는 자는 떨어뜨리고 만다. 그렇게 다른 선택을 한 둘의 성장기는 이렇게 끝이 나는 듯하지만 레미의 또 다른 선택으로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전에는 성장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면 이후에는 누군가의 상실로 인한 상처와 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성장을 보여준다.
내가 생각한 레미의 선택에 레오가 느낀 감정은 죄책감이었다. 레오는 그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소하지 못한 감정만을 계속 쌓아간다. 마침내 자신의 팔이 다치고 직접적인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야 그는 감정을 쏟아낸다. 그리고 레미의 엄마, 소피에게 자신의 죄책감을 털어놓는 걸로 그 죄책감이란 감정 속에 숨어있던 또 하나의 감정이 튀어나온다. 바로 두려움이다. 덜덜 떠는 손으로 나무를 굳게 잡고 있는 레오의 모습은 누가 봐도 겁에 질린 아이의 것이다. 자신을 향한 미움을 받을 자신이 없는 아이는 다시 숨으려 하지만 소피는, 아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어른은 결국 그를 안아준다. 그렇게 자신을 향한 처음이나 다름없는 가시를 뚫고 나간 레오는 성장한다.
사회의 정해진 틀은 누가 만든 걸까. 그들의 성장기는 왜 이렇게 그들에게 모질었어야 했나. 상처를 입고 이를 치료해 나가고 종국엔 성장한 레오의 모습은 어딘가 애달팠다. 그렇게 생각했다. 혹독한 현실에 꺾일 것 같음에도 레오가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주변에 있던 어른들의 지지 덕분이라고. 그리고 결국 그를 안아줄 수밖에 없는 어른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영화는 그들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다룬다. 이 성장기가 단순히 우리 모두가 겪어가는 과정이기 때문만이 아닌 배우들의 세밀한 감정 연기와 연출 덕분에 더 마음에 남았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클로즈>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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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달 가능미 너드 주인공 영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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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추구미도 있는 '너드' 캐릭터
그간 남성 캐릭터로 대변되었던 ‘너드미’ 새롭게 선보이는 너드걸 ‘마거리트’를
6월 27일 극장에서 확인할수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는 엉뚱하고 사랑스럽지만 자신이 쟁취하고자 하는 것에는 누구보다 주체적이고
솔직한 ‘너드걸’ 캐릭터의 탄생을 알리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고 합니다.
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재학 중인 수학 천재 '마거리트'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칠판
너머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를 담은 영화<마거리트의 정리> 6월 27일 대개봉!
<바톤 핑크>
보통사람을 찬양하는 드라마를 써서 유명해진 극작가 바톤 핑크는 헐리웃 영화계에 진출하기 위해 LA로 간다. 그러나 핑크는 기대와 불안감을 안고 만난 영화사 사장 잭 립닉과의 첫 대면에서 얼떨결에 레슬링 시나리오를 써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레슬링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핑크는 시나리오가 진전이 없어 고민하던중 옆방 찰리와 친해진다. 그리고 우연히 WP 메이휴를 만나 그의 비서 오드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서로 외로운 처지에 있는 두 사람은 핑크의 방에서 하룻밤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난 핑크는 바로 자신의 옆에서 피투성이로 살해된 오드리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당황한 핑크는 찰리의 도움으로 시체를 처리한다. 하지만 찰리가 사람들을 죽인후 목을 잘라버리는 사이코 킬러 문트라는 사실을 알게된 핑크는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써내려 간다.
<펀치 드렁크 러브>
낡은 풍금과 함께 그녀가 찾아왔다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아담 샌들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에밀리 왓슨)를 만나게 된다. 언제나 꿈꿨던 황홀한 사랑... 당신은 모를 겁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다고, 당신과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나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배리.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한 가슴벅찬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외로움에 지쳐 폰 섹스를 걸었다가 알게 된 악덕업체 일당, 일명 “매트리스 맨”. 배리와 레나가 꿈결 같은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소셜 네트워크>
2004년 첫 투자금 단돈 1천 달러 서비스 오픈 첫날 가입자수 650명 하버드대 학생들의 소규모 커뮤니티 코딩밖에 모르는 너드(Nerd) 마크 주커버그 VS 2021년 기업가치 1조 달러 돌파 전 세계 가입자수 약 28억 명 미국을 이끄는 최고의 5대 빅테크 기업 세계 10대 자산가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의 첫 시작, 그에 대한 모든 것.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나폴레옹은 상상 속에 괴물들을 그리며,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부끄럼쟁이 뎁과 콧수염 페드로가 그의 인생에 새롭게 끼어들게 되고 새로운 친구를 받아 들이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어느날 페드로를 학교 대표가 될 것을 선언하고 거만하기만 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나폴레옹은 그의 숨겨진 필살기를 보여줘야만 하는데...
<보 이즈 어프레이드>
편집증을 앓는 ‘보’와 그를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엄마 ‘모나’ 엄마를 무조건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
<시리어스 맨>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래리(마이클 스터버그)는 악재가 겹치면서 꼬여버린 생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내는 자신의 친구와 바람이 나 이혼을 선언하고, 아들은 학교에서 말썽만 부리고, 딸은 코를 성형하겠다며 아빠의 지갑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게다가 대학 종신재직권 심사에서 누군가의 제보로 낙마할 위기까지 겹치는 래리. 자꾸만 꼬여가는 인생이 억울했던 그는 ‘왜 자신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신에게 묻고 싶어진다. 래리는 신을 대신할 세 명의 랍비를 찾아가는데……. 그들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마거리트의 정리>
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가장 인정받는 수학 천재 ‘마거리트’는 세계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에 관한 연구를 증명하는 세미나에서 오류를 범하고 만다. 그날 이후 충격에 빠져 학교를 그만둔 ‘마거리트’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증명하고 싶은 건 나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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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첫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최초 내한하는 ‘가오갤’ 감독과 배우들
오는 5월 3일 개봉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드디어 한국을 찾습니다. 내한하는 멤버들은 제임스 건 감독과 '스타로드' 역의 크리스 프랫, '네뷸라' 역의 카렌 길런, '맨티스' 역의 폼 클레멘티에프인데요, 크리스 프랫은 이전에도 2016년 영화 <패신저스> 홍보를 위해, 폼 클레멘티에프는 2018년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홍보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여러 마블 영화들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출연진들이 다 함께 내한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측은 이들의 내한 일정이 4월 18일이라고 밝히며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 5월 개봉
2017년 <더 스퀘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이 국내 개봉을 5월 17일로 확정했습니다. <슬픔의 삼각형>은 호화 크루즈 여행에 초대받은 모델들이 억만장자 부부, 러시아 정치인, 영국 무기 거래상, 알코올 중독자, 선장 등과 함께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예측불가 계급 전복 코미디 영화로, 지난해 5월에 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이를 통해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역대 9번째 감독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나홍진 감독 신작,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호프>의 캐스팅이 화제입니다. 영화는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에서 시작된 의문의 공격에 맞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스릴러 영화로 알려졌으며 앞서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그녀의 남편이자 <엑스맨>의 매그니토, <프로메테우스>의 데이빗 등으로 그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할리우드의 스타로 떠오른 마이클 패스벤더의 출연소식이 알려져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부부 관계인 두 배우가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합니다.
이어 지난 5일 <본즈 앤 올>의 테일러 러셀과 <마인드헌터>, <엄브렐라 아카데미>의 카메론 브리튼의 합류 소식 또한 전해져 영화팬들을 더욱 기쁘게 하였는데요, 영화는 홀 하반기부터 한국의 지방 곳곳과 해외에서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며 <곡성>에서 손발을 맞췄던 홍경표 촬영감독이 이번에도 함께한다고 합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호프>가 3부작으로 총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될 것이란 말도 떠돌았다고 하는데요, 나홍진 감독은 구체적인 제작비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야기를 더 세밀하게 가다듬고 전개하다 보니 3부작으로 구상되긴 했으나 더 확장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하며 우선 1편의 성과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및 상영시간표 공개
오는 4월 27일부터 다음날 6일에 막을 내리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과 상영시간표가 공개되었습니다. 총 42개국에서 제작된 247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에는 아프리카 난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가 선정되었으며, 연출을 맡은 다르덴 형제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내한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폐막작으로는 7년 만에 한국 영화가 선정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중학교 교사 도경이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뒤 아내 명지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그 주인공입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을 프로그래머로 선정해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과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 관객에게 선보이는 섹션인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종합예술가 백현진이 선정되어 본인의 연출작인 <디 엔드>와 <영원한 농담>, 그리고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삼부작 및 장률 감독의 <경주>, 김지현 감독의 <뽀삐>가 상영됩니다. 이밖에도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및 '동아시아 영화 특별전', 한국영화아카데미의 개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KAFA 40주년 특별전' 등의 다양한 특별기획들이 '국제경쟁', '한국경쟁'과 '코리안시네마', '월드시네마', '시네마천국' 등과 같은 기존의 섹션들과 함께 관객들을 반길 예정입니다.
그레타 거윅 신작 ‘바비’ 7월 21일 개봉 확정
미국 장난감 브랜드 마텔에서 출시한 인형 바비의 세계관을 실사 영화로 구현한 영화 <바비>가 7월 21일 미국 개봉을 확정하며 트레일러와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영화는 충분히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장난김 사회에서 쫓겨난 인형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레이디 버드>와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배우 겸 감독인 그레타 거윅이 파트너인 노아 바움백 감독과 함께 각본 및 연출을 맡아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바비' 역할을 맡은 마고 로비와 바비의 남자친구 '켄' 역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의 파격적인 모습이 공개되며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으나 이번 티저와 포스터를 통해 영화 <바비>에는 공개됐던 두 사람을 포함해 여러 명의 바비와 켄이 등장하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대통령, 체조 선수, 외교관, 인어 등 다양한 바비 캐릭터가 출연할 예정이며 이를 맡은 배우들 역시 잇사 레이, 케이트 맥키넌, 니콜라 커그랜, 두아 리파 등으로 다양합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샹치' 역으로 분한 시무 리우의 켄 이미지 역시 적잖은 충격을 선사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존 윅’ 스핀오프 ‘발레리나’ 내년 여름 개봉
매력적인 암살자 세계관을 보여주며 매 시리즈마다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인 <존 윅> 시리지의 스핀오프 <발레리나>가 내년 6월 7일 북미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발레리나>는 <존 윅 3: 파라벨룸>에서 등장한 암살자를 양성하는 러시아 발레단에 속한 발레리나가 가족의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이브스 아웃>, <블론드>, <007: 노타임 투 다이>에서 액션뿐만 아니라 카리스마와 연기력까지 입증한 아나 데 아르마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기존 <존 윅> 시리즈의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와 이안 맥쉐인 역시 출연할 예정이며 이밖에도 안젤리카 휴스턴, 가브리엘 번, 고 랜스 레딕 등이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나 데 아르마스는 지난 1월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4개월 동안 프라하에서 촬영 중임을 밝히며 액션 씬 때문에 무척이나 고통스럽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엄청난 액션과 함께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다음 주 수요일 국내 개봉 예정인 <존 윅 4>는 북미 포함 전 세계적으로 개봉 14일 차에 이미 2억 달러의 수익을 돌파하며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6월 애플티비 시리즈로 돌아오는 톰 홀랜드&아만다 사이프리드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크라우디드 룸>이 6월 9일 공개를 확정했습니다. <크라우디드 룸>은 1979년 뉴욕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연루된 '대니 설리반'의 미스터리한 과거를 돌아보며 전개되는 스릴러 시리즈로, 앞서 톰 홀랜드와 아만드 사이프리드의 출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각본을 집필한 아키바 골즈먼이 기획한 10부작 시리즈로, 톰 홀랜드는 총괄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심문관 '리아 구드원' 역할을 맡아 톰 홀랜드가 분한 '대니 설리반'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의 사건들을 밝혀내며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며 작품은 오는 6월 9일 세 편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7월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한 편씩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조커2' 촬영 종료
전 세계에서 10억 744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반열에 오른 <조커>의 속편이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뒤 4개월 만에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연출을 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자신의 SNS에 '할리퀸'으로 분한 레이디 가가의 모습과 전편에 이어 '조커' 역할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게재하며 "모든 촬영은 끝났다. 모든 출연진과 최고의 제작진에게 감사하며 이제 편집실로 들어가서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으나 부제는 '감응성 정신병'을 뜻하는 '폴리 아 듀 Folie A Deux'이며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것이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인해 기온이 부쩍 떨어졌네요.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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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PROGRAM NOTE.
<시티즌포>(2014)의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의 최신작이자 202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두 줄기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지난 삶과 예술 작업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골딘이 오피오이드 진통제 옥시콘틴 중독에서 벗어난 뒤 이 약의 제약사 퍼듀와 그 배후에 있는 새클러 가문을 상대로 벌인 투쟁 과정이다. 영화는 골딘이 비극적인 가정사를 넘어 1960년대와 70년대 혁명적 시대와 결합하면서 예술가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의 대표적인 슬라이드 쇼들을 덧붙여 보여준다. 또한 그가 ‘에이즈 시대’에 벌였던 격렬한 투쟁이 골딘 예술의 본질 중 하나임을 드러낸다. 결국 포이트러스 감독은 골딘이 옥시콘틴 피해자 단체인 P.A.I.N과 함께 세계 곳곳의 미술관과 대학을 돌면서 벌였던 시위 투쟁도 그의 또 다른 예술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문석,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POINT.
✔️ 예술가들의 예술가 낸 골딘. 사진작가 낸 골딘을 잘 몰라도, 자비에 돌란이나 왕가위가 언급했음을 들으면 궁금해지실 거예요
✔️ 내부자이자 당사자로서 기록한 예술 세계의 아름다움. 사진과 음악이 동시에 펼쳐지면서 '아 이래서 영화가 종합 예술이지' 하고 만족스러워지는 영화입니다 (그러므로 꼭 영화관에서 보셔야 좋아요!)
✔️ 예술가인 동시에 투쟁하는 사람이라고? 예술가가 예술하는 이야기만은 아닌 영화랍니다. 보고 나면 우리 삶에 대해서도 생각거리들이 많아지는 영화
✔️ 근데 일단, 예술과 투쟁과... 이런 걸 다 떠나서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 전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52번 노미네이트되고 35관왕이 되었다는데...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이라는데... 이유가 있다!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터져나가는
사진작가 낸 골딘은 1970년대 미국의 "하위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 슬라이드쇼 형태로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선보이며 등장했다. 자신과 친구들의 세계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그 세계는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예술가, 마약과 섹스가 혼재되어 있었고, 세상으로부터 배제되었던(marginalized) 동시에 세상을 배제하는 당대의 아웃사이더들의 세상이었다.
카메라를 여자가 들다니, 심지어 이런 "타락과 방종"을 담아내다니, 미술계에서는 낸 골딘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내부자이자 당사자의 시선은 강력하다. 낸 골딘의 예술세계는 깃발을 하나씩 꽂듯 '개저씨'들에 밀리지 않고 '맞다이' 뜨면서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낸 골딘의 사진 속 친구들은, 70-80년대 사진에서 각자의 잰으과 상처로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반짝반짝 터져 나가던 그 빛은, 이내 90년대에 전혀 다른 빛 안에 담기게 된다.
에이즈. 후천적면역결핍증후군. 항레트로바이러스제요법이 알려지고 널리 퍼질 때까지 마치 "신의 저주"처럼 여겨졌던 그 질병 앞에 친구들은 말라 가고 스러지고 죽어간다. 세상은 그들의 "타락과 방종"의 결과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낸 골딘의 눈빛은 그 앞에서 더욱 단호해져 간다. 단호한 눈으로 친구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친구들의 예술을 전시로 구성한다. 여기에 던져지는 눈총에는 "이것은 매카시즘이자 예술가들을 블랙리스트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손목수술 후 처방 받은 약이 마약성이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 그래도 중독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어 "운이 좋았다"는 낸 골딘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같은 고통을 겪고 회복된 사람들 혹은 같은 고통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고통과 상처를 아는 사람들은 모여서 투쟁한다. 마약성 진통제를 아무렇게나 처방하여 사람들을 중독되게 하고 막대한 부를 쌓은 제약 회사와 그 오너 일가를 규탄한다. 영화는 낸 골딘의 삶을 선형적으로 담지 않으면서, 다른 축에서 이 투쟁을 담는다. 영화는 그렇게 명확히 보여준다. 삶과 투쟁이, 예술과 정치가, 그들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이 모든 것들은 한 줄기에서 태피스트리처럼 뒤얽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것임을.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매끄럽고 티 없는 느낌으로만 아름다운 그런 것은 아니다. 매끄럽게 어떤 '규칙'에 따라 밟은 창작물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을 엔터테인먼트라 부를 수 있고, 그것도 우리에게 필요하고 정말 좋은 것이지만, 예술은 다르다. 예술은 작가의 속을 파먹고 태어난다. 어딘가 거칠고, 피인지 땀인지 눈물인지 그 모든 것인지 모를 무언가가 축축하게 얽혀 있고, 스크래치가 나 있고, 툭툭 걸거치는 무언가가 이따금 박혀 있고, 그래서 내가 그 결과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게 예술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예술은 결코 당의(sugarcoat)를 입을 수 없다. 존경스럽고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게 되면서도, 그의 운명을 내가 지고 살고 싶은가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김애란의 소설에 매번 감탄하지만 그가 눅눅하게 표현한 슬픔의 농도를 내 마음에 지고 살고 싶지는 않다. <토지>를 비롯한 박경리 소설을 읽을 때마다 대문호의 높이를 느끼지만, 이 대문호가 대작을 쓰면서 느꼈을 마음 속의 소용돌이를 내 것으로 지고 살 자신은 없다. 오래 소설가 황정은 인터뷰에서 "문학 작품 주인공이라니, 그런 것이 되고 싶을 리가 있냐"고 응답한 것과 마찬가지다. 낸 골딘의 작품 또한 내게 그렇다. 슈가코트를 걸치고 매끄러워질 수 없는, 툭 불거지고,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정치적인 것들은 필연적으로 투쟁하며, 그 투쟁에는 절대 피상적인 구호가 끼어들 수 없다. 영화 속 제약회사와 오너 일가는 "기업 홍보 리스크"로만 이들의 싸움에 접근하지만, 낸 골딘과 단체의 목적은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싸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예술은 언제나 어떻게든 삶의 본질에 가 닿는다. 심지어 작가 스스로 알든 알지 못하든. 70년대 친구들을 담던 낸 골딘의 사진에 담긴 예술성도, 오너 일가에 맞서 투쟁하는 순간의 예술성도 결국 같은 본질에 맞닿아 있듯이.
오명과 낙인에 맞서는 아름다움
이 영화에는 스티그마(stigma)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오명'으로도, 때로는 '낙인'으로도 번역되는 이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가 아니지만 자주 보이는 현상이다. 에이즈 환자라서, 성소수자라서, 여자라서, 고양이를 예뻐해서, 머리가 짧아서, 참사 피해자의 유가족이라서... 각양각색의 이유들로 우리는 손쉽게 '낙인'을 찍고 그것으로 상대에 대한 평가를 끝내 버린다.
70-80년대 미국 "하위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분명 스스로의 몸을 도구화하고 있었다. 섬광처럼 터져 나가는 젊음을, 마약이든 섹스든 예술이든 어떤 형태로든. 그러나 이는 타인의 몸을 도구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낸 골딘이 성매매에 대해서 "ugly"한 시절이었다고 말하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 같다. 스스로의 몸을 도구화하는 것에 나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이들의 삶과 몸을 도구화하는 시각에는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 "타락과 방종"의 결과로 죽어가는 너희를 다 죽이면 이 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 병은 신의 저주라고 말하는 마음. 그 마음에 깃든 생각들은 과연 "타락과 방종"이 아닌가? 그 심보를 그냥 두는 것이야말로 신의 저주가 아닌가?
그 모든 오명과 낙인에 맞서 깃발을 꽂은, 어떤 삶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그래서일까, 낸 골딘이 참여한 시위들이 담긴 이 영화 속 장면들은 무척 아름답다. 이런 중대한 이야기를 목 놓아 외치는데 내가 여기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앉아 있어도 되나, 싶으면서도... 전단이 나부끼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순간 아름다워서 울컥하게 되고, 라임이 잘 들어맞는 투쟁의 구호에 감탄하고 있고, 체포되는 순간까지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아름다움을 느낀다.
나는 왜 그들의 투쟁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그 느낌 자체에 착잡해졌는가. 고민하다 보니 결국 그건 시민사회의 아름다움에 닿는다. 돌고 돌아 나에게까지 이어질 공공선에 대한 투쟁이더라도 (예를 들어 장애인 이동권이 보다 보장되는 사회는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며, 참사에 맞서 사회적 안전을 말하는 투쟁은 결국 우리 모두를 보호한다),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정치적"이라는 (부정적으로 쓰이는) 비난을 던지는 사람들, 그들로 인해 더욱 그악스러워져야만 가까스로 기능하게 되는 한국의 투쟁들을 생각할 때, 그 아름다움 앞에 착잡해졌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기에, 정치적인 것들 안에서 우리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어쩐지 이 영화 끝에서 나는 <아무튼, 데모>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의 한 축을 이루는 이 투쟁기로 인해 중간중간 탐사 보도처럼 느껴지는 이 영화 속 장면들은,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거리와 고민을 안겨준다.
우리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이따금 탐사 보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낸 골딘이라는 인물의 개인사를 선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내는 인물 다큐멘터리이면서, 슬라이드쇼 형태로 많이 '공연'되었던 그의 작업물을 넉넉하게 보여주는 종합 예술이기도 한 이 영화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인 동시에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시작부터 천명하고 시작한다. 삶을 이야기로 만들기는 쉽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고. 그 말은 낸 골딘이라는 인물에게서 사진작가, 예술가의 아우라를 일견 걷어낸다. 그의 예술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담길 정도의 고고한 인물의 일대기가 아님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냥 단순명쾌하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현실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임을,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구성된 이야기가 낸 골딘의 전부일 수도 없음을.
또한 아예 내레이션을 맡을 만큼 감독이 적극적으로 등장하지도 않으며, 아예 카메라 뒤에만 존재하며 표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중간중간 아주 작은 순간에만 등장함으로 그 장면들을 주목하게 한다. 낸 골딘의 목소리도, 감독의 목소리도, 우리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이야기로 정리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이야기 뒤에 펼쳐진 삶을, 현실을 놓치지 않게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와, 수많은 주제로 가닥가닥 이어지는 생각거리들을 자분자분 펼쳐 보면서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여준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데에서만 감상이 끝날 수 없다고. 이 감상은 결국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 살아있는 영화들은 이렇게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살아가게 한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청으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는 5월 15일에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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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팬텀 스레드> 이후 은퇴 선언을 했던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스크린으로 돌아옵니다.
2025년 개봉을 앞둔 복귀작은 그의 아들인 로넌 데이 루이스의 감독 데뷔작인 <Anemone>입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로넌 데이 루이스가 공동 집필한 이 작품은 아버지, 아들, 형제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가족 간의 유대에 관한 탐구를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숀 빈, 사만다 모턴, 사무엘 버텀리, 사피아 오클리-그린이 출연 예정이며,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벤 포드스맨이 촬영 감독을 맡았습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나의 왼발> (1989), <데어 윌 비 블러드> (2007), <링컨> (2012)에서의 연기로 세 차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첫 오스카를 수상한 <나의 왼발>에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일랜드 작가 크리스티 브라운을 연기할 당시, 촬영 중간에도 휠체어로 움직이며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여 달라고 요구한 일화가 전해집니다.
또한 <아버지의 이름으로> (1994)의 잘못된 IRA 폭탄 테러범으로 몰린 게리 콘론을 연기할 때는, 며칠 동안 추운 감방에서 최소한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네이버 VOD 서비스 '시리즈온' 운영 종료 예정
네이버의 영화·방송 VOD 서비스 '시리즈온'이 오는 12월 18일에 운영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최근 공지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콘텐츠 판매를 종료하게 됐다"며, "구매한 콘텐츠는 보관함 기능을 통해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리즈온 이용권은 12월 12일 자정부터 사용이 불가하며, 개별 콘텐츠 구매는 12월 18일부터 종료됩니다.
<전, 란> 강동원, 영화 프로듀서로서의 활발한 활동 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프로듀서로서 첫 활동을 시작한 배우 강동원이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 프로듀서로서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연기를 더 하고 싶어요. 그래서 프로듀싱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제 일이 너무 좋아요. 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어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내년 촬영 예정인 판타지 사극 TV 시리즈는 2년 전에 본인이 시놉시스를 썼으며, 현재는 작가가 대본을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봉준호 감독에게 영화화 연출 요청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역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봉준호 감독과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공개했습니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초기, 주연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는 봉준호 감독의 <도쿄!>(2009)에 출연한 인연으로 그에게 연출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비록 시간이 맞지 않아 어렵게 되었지만,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겠다는 봉 감독의 말에 영화를 연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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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appeared -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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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따라가는 그리스 대리만족 미식 여행기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와 롭은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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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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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몬스터 헌터>
UN합동 보안 작전부 아르테미스 대위(밀라 요보비치)는 행방불명된 팀원들을 찾기 위해 나서지만 실종된 그들과 같은 이상 현상으로 거대 몬스터의 세계로 빠진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강력한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유일한 생존자가 된 그녀는 몬스터 헌터(토니 자)와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