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3-10-07 16:05:23
[BIFF 데일리] 베르트랑 보넬로가 부산에 왔다
<더 비스트> 기자회견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3일차인 19월 6일.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더 비스트>의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KNN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이나 세계적인 화제작 중 감독이나 배우가 영화를 직접 소개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 섹션이다. <더 비스트>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정글의 짐승’을 각색한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을 비롯해 토론토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생 로랑> 이후 9년 만에 두 번째로 부국제에 방문한 보넬로 감독은 “(부국제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더 비스트>가 부국제에서 상영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멜로, 공포, 그리고 SF의 만남
보넬로 감독은 <더 비스트>를 ‘멜로 드라마’로 정의했다. 그는 “멜로 드라마를 생각하면서 자연히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떠올렸다”면서 “사랑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밀어붙임과 동시에 여러 장르를 섞어서 한 세기 이상의 시간을 탐색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1910년, 2014년, 2044년 세 시간대에서 진행된다. 보넬로 감독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 번째 시간대(1910년)은 소설을 따라갔습니다. 20세기가 시작될 때 20세기가 평화와 진보가 가득찬 시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2014년이라는 시기는 공포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또 엘리엇 로저 사건이 있는 해였기에 골랐습니다. (엘리엇 로저는) 생각으로만 사랑을 나누는 비자발적 독신자, 인셀이라고 할 수 있죠. 극 중 꿈에서만 사랑을 나누는 존재인 '루이'(조지 맥케이)는 그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에 더해 미래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AI는 새롭고 흥미로우면서도 힘든 개념입니다. 사랑의 가능성까지 따질 수 있는 복잡한 개념이죠. 극본 작업을 4-5년 전에 시작하면서 AI가 동시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에게는 큰 두려움이 되고 있죠. LA와 할리우드에서는 작가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파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미래가 동시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미래를 보여줄지 고민했습니다. SF가 될 수도 있고, 테크놀로지에 치중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를 내다 봤을 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그리고 싶었습니다.”

사랑, 두려움, 불안함
먼저 만난 <더 비스트>는 자칫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영화다. 여러 시간대, 다양한 장르, 총 6명이 인생이 뒤엉켜 있기 때문. 하지만 보넬로 감독은 감정선만 잘 따라가면 “복잡하면서도 아주 단순한 영화”라고 단언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입니다. 소설에도 나오죠. 이것은 가브리엘이 비스트라고 부르는, 내면의 무언가를 파괴하는 두려움을 말합니다. 끝내 이 두려움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 달리 말해서 그리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10년에는 가브리엘이 두려워하고, 2014년에는 루이가 두려워하죠.”
그는 <더 비스트>가 사랑, 두려움, 불안함에 관한 영화인 것 같다는 질문에 “이 영화는 그 세 개의 감정이 맞다”면서 “제가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강렬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영화 삽입곡으로 수잔 잭스의 'Ever Green'을 선택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가사 때문이죠. 멈추지 않는 사랑. 상록수처럼 계속되는 사랑. 멈추지 않는 사랑이 제 영화의 주제입니다. 캐릭터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이 계속되죠. (…) 그리고 최악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 중심에는 두려움이 있었죠. 비스트는 사랑에 대한 공포이고, (두 주인공은) 이를 뒤늦게 깨닫죠.”

레아 세이두와 조지 맥케이의 만남
<더 비스트>에서는 레아 세두와 조지 맥케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스타와 라이징 스타의 만남. 보넬로 감독은 두 배우를 선택한 각각의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레아 세두는 프랑스 배우 중 이 세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세 시대를 아우를 수 있죠. 영속적인 것도, 현대적인 것도 다 아우를 수 있습니다. (…) 그녀를 보면 사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카메라는 이 미스터리한 부분을 좋아합니다.”
조지 맥케이 캐스팅에 관해서는 가슴 아픈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본래 루이 역할을 맡기로 했던 배우 가브리엘 울리엘이 사망한 것.
보넬로 감독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영국 배우, 미국 배우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런던에서 조지를 만나고 잠깐 이야기를 하자마자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 영화 제작 중에도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에 대해 상반된 견해도 남겼다. 레아 세두에 대해선 "세트장에선 바로 연기에 들어가길 원하는 스타일"이라며 "강력하게 본능적인 게 있다"고 평가했다.
맥케이의 스타일은 이와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맥케이는 촬영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한다"며 "세트장에 도착할 땐 이미 모든 게 그의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보넬로 감독은 관객의 반응이 몹시 궁금하다며,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선 다양한 해석을 기대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더 비스트>를 즐길 팁 한 가지도 소개했다.
“이 영화가 감정적인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센세이션도 느끼면서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을 내려놓고 영화에 몰입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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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줬으면 해서, 알아줬으면 해서.
Call me by your name / 2017
:: BGM
Nick Gunner - Lucid Dreaming (feat. DNAKM)https://soundcloud.com/nickgunnermusic
https://www.facebook.com/nickgunnermusic
https://www.twitter.com/nickgunner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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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동]리뷰:기억해야할 역사,일본군 '위안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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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복동 리뷰입니다. 상영관이 없어서 못봤는데 VOD 나오자마자 보고 영상 올려드립니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 좋아집니다! 많이 봐주세요^^ 1.5배속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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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웨어 스페셜> 메인 예고편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은 창문 청소부 ‘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다.
바로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것.
세상에 혼자 남을 아이를 위해 ‘존’은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아직 어리지만, 말도 잘 듣고 예절도 잘 지켜요.
내 아이를 키워줄, 새 부모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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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큘라 2021> 예고편
세실리아와 마르틴 모자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발생 사흘째, 그녀는 혼자 아들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실마리조차 없다. 그러던 중 최근 3일간 발생한 의문의 살인 사건들에 자신 그리고 미지의 존재가 연관된 것을 느끼게 된다. 결국 살육의 주범을 찾던 그녀 앞에 상상을 초월한 거대한 태초의 악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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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양연화 리뷰 /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화양연화 /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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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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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_ 감상 전 나의 해석
1. 이중프레임 : 쇠창살
이 영화에는 이중프레임이 모든 씬에 나온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 등장한다.
특히, 첸부인과 차우가 은밀한 밀회를 하는 골목씬이 가장 인상깊은 이중프레임이었다.
나는 그 둘 사이에 절묘하게 걸쳐져있는 쇠창살이 지독한 불륜과 애틋한 감정 사이의 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불륜의 선에 걸쳐진 그들의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
그리고 그렇게 둘 사이에 쇠창살이 놓여질때면, 차우와 첸부인의 의견이 약간씩 엇나가는 것을 보고 그 것이 조금씩 삐끗거리는 그들의 사이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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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들의 배우자
첸부인과 차우는 식당에서 가방과 넥타이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배우자들의 바람을 '짐작'한다.
그리고 그 짐작이 확신이 된다.
그러나 사실 첸부인의 남편과 차우의 부인이 불륜을 저지렀다는 것을 증명할 확증은 단 한개도 없다.
물론, 차우는 부인의 불륜을 알게되지만, 그 대상이 첸부인의 남편이라는 증거는 없다.
과연 진짜 그 둘이 먼저 불륜을 저질렀던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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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명
그들은 밀회를 할 때면 "우리는 그들(본인들의 배우자들)과 달라요."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근데 보다보면 '과연 그들이 자신들의 배우자들과 뭐가 다르다는거지?'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들이 뭐가 다를까?
그냥 그들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하는 변명아닌가.
2 + 3 = 결국 이 모든게 그들이 불륜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왜곡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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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감상
이 영화를 보기 전 나에게 화양연화가 중경삼림보다 별로라고 프영이가 알려줬다. 이 말을 듣고, 난 '이 짜쉭이 너가 뭘 알아!' 하며 화양연화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려 갔다.
그리고 결론을 말하자면 그 프영이의 말이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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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륜'영화를 싫어하는 타입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영화자체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불륜행위를 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그냥 토할 것 같달까.
이 영화는 불륜을 정말 잘 다룰 줄 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캐릭터들이 계속 "우리는 잘 못 없어. 그들처럼 되지 말자."라고 변명을 깔아놓고, 육체적 교감을 하지 않으며, 손 한번 잡는 것조차 매우 뜸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고 그들도 매우 조심스럽게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고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네..'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이것들도 결국 불륜이면서 아름다운 척하네'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영화의 몰입이 박살났다.
그러니까, 중경삼림이나 아비정전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의 감정이 화양연화에서는 느낄 수 없다 라는 말이다.
내가 영화를 보며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의 깊이가 얕았다는 것이다.
내가 영화를 보며 1~10 까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중경삼림은 9~10정도의 감정을 느꼈고, 화양연화는 4정도까지밖에 못느낀 것이다.
이 사랑이 미쟝센과 배우들의 특출난 연기로 아무리 아름답게 그려져도
결국 '불륜'이기 때문에 4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캐릭터에도 공감이 안되고, 영화도 여운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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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기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을 꼽자면 바로 '불륜'이다.
내가 영화 감상 직후 메모장에 남긴 글귀이다.
" 그들은 선의 경계에 정확히 서있다.
그 선을 넘지도, 그렇다고 거기에 모자라지도 않는다.
흐트러지지 않음의 미학.
그래서 더 아름다운거 아닌가 싶다. "
그렇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주인공들의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다.
가장 완벽한 상태에서 그려내는 불륜 혹은 사랑.
간질간질한 사랑의 느낌은 없지만 그것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완벽함이 이 영화의 삽입곡과 잘 어우러져
이 영화 특유의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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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초반인 나에게 이 영화는 그렇게 와닿지도, 여운이 남지도 않은 밋밋한 느낌의 영화지만,
30대 혹은 40대때 다시 보면 매우 다른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삶이 무르익을 때까지 묵혀놓았다가 다시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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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
영화를 본 이후 몇개의 영상들과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꽤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며 나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바로 이 영화 자체가 곧 차우의 기억이라는 것이다.
첸부인이 문을 여는 영화의 시작 순간부터 모두 차우의 기억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완벽한 모습이었던 것이고.
계속 변명의 말을 하였던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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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게 차우의 기억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보면,
감상직후에는 뭔가 아쉬워 보였던 엔딩이
사실은 가장 완벽한 엔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이 불륜관계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 마음대로 기억을 아름답게 왜곡시킨 불륜남의 추억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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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 /
진짜 궁금한데 영화 후반부에 나온 첸부인의 아들은 누구의 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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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영화 '소셜 딜레마'
무심코 휴대전화를 꺼낸다. 시간도 때울 겸 평소 즐겨 쓰는 소셜 미디어 앱으로 들어간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등 형식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화려한 문구와 이미지가 시선을 자극한다. 마음에 드는 영상이 없다면 화면을 당겨서 쉽고 간단하게 새로고침 한다. 새로운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의해 끊임없이 등장한다. 끌리는 콘텐츠를 클릭한다. ‘이것까지만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난다. 영화 ‘소셜 딜레마’는 누구나 해봤을 경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영화 ‘소셜 딜레마’
영화 ‘소셜 딜레마’는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일했던 실리콘벨리 전문가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았다. 구글 디자이너였던 디자인 사상가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의 경험으로 시작한 영화는 그가 ‘Gmail’에서 했던 업무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다고 느낀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서 광고로 대표되는 수익 창출 구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가 10대 청소년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다룬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영리하게 계획된 다큐멘터리
줄거리만 보면 전문가들이 지루한 인터뷰를 늘어놓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작진은 무서울 만큼 영리하게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시청자에게 설득한다. 앞서 언급한 ‘트리스탄 해리스’의 경험을 다룰 때는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했고 그래프 하나를 표현해도 메시지가 극대화되도록 연출했다.
마지막 필살기로 미국의 한 가정을 묘사한 드라마 장르를 추가했다. 부모님과 삼 남매로 이루어진 가족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갈등을 겪는다. 엄마와 첫째 ‘카산드라(카라 헤이워드)’는 가족들의 잦은 스마트폰을 걱정하는 반면 둘째 '벤(스카일러 지손도)’과 셋째 ‘아일라(소피아 해몬소)’ 는 별일 아닌 걸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반발한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아일라’는 10대 여성을 대표한 인물이다. 어린 나이부터 소셜미디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 영화는 ‘벤'을 통해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를 유혹하는 방식을 SF영화처럼 보여준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과 음모론 같은 가짜 뉴스를 믿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소셜 딜레마’ 속 드라마는 현실을 극적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동시에 드라마가 완벽한 허구는 아님을 증명하듯 ‘#pizzagate’,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의 실제 뉴스 보도와 각종 연구자료로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처럼 인터뷰, 드라마, 실제 뉴스 보도를 넘나드는 구성은 당겨진 고무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만든다.
소셜미디어는 정말 나쁘기만 할까?
대부분의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그러했듯 개발자들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소셜미디어를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기술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사회의 어두운 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발생할 악영향을 지적한다. 인터뷰의 한 가지 예시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이 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주기 위해 해당 기능을 만들었지만, 역으로 ‘좋아요’를 받지 못해서 좌절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술의 끝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한 문장이 소셜미디어를 향한 비평과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뒤쳐져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 미디어나 통신망에서 이루어지는 규제가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막대한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비용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기업이 광고 위주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사용자가 권리를 강력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개인도 소셜미디어와 자신 간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알림 설정을 꺼두거나 콘텐츠를 알고리즘의 추천 대신 직접 선택하는 습관을 가질 수도 있다. 한 전문가는 추천 목록을 제어하는 크롬 프로그램을 설치하길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마주하는 정보를 의심해야 한다. 이 글은 ‘소셜 딜레마’를 거짓 없이 설명했을까? 당신을 편향된 시선으로 이끄는 건 아닐까? 검증이 필요하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셜 딜레마’를 통해 확인해보자.
영화 ‘소셜 딜레마’와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다양한 의견을 첨부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조재길 특파원, 한국경제, ‘"삼성전자도 타깃"…美 이어 EU도 빅테크에 '칼' 꺼냈다’
김승현 기자, 조선일보, ‘“넷플릭스 적당히 해라” 페이스북 'SNS 중독’ 다큐에 발끈’
* 본 콘텐츠는 브런치 jadeinx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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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 그리고 씁쓸함
경고: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낯선 세계와 그 속의 자신감으로 비롯된 즐거움
분명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다. 그러나 영화가 포르노 세계에 투신해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남자를 다루고 있단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은 왜 굳이 이 영화를 봐야 하나 생각이 들 것이다. 물론 소재가 소재인 만큼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부기 나이트>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한 영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의 매력은 영화 속 배우들의 육체적 매력이 아니라 디스코 음악과 네온사인으로 치장된 1970년대 ~ 1980년대 미국의 분위기, 그리고 그에 편승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모인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이자 성공한 포르노 배우였던 더크 디글러(마크 월버그)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남자다. 그는 평범한 소년 '에디'로서 어떤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있을 때에도 길다란 물건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사람이었다. 마침 식당에 있었던 잭 호너(버트 레이놀즈)는 에디의 소문을 듣고 포르노 배우로 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 마침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에디는 그 제안을 수락하고 '더크 디글러'라고 하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 받는다. 그리고 새로운 이름에 걸맞게 에디, 아니 더크에게는 새로운 삶과 잭을 포함한 스태프, 포르노 배우로 이뤄진 새로운 공동체가 찾아온다.
더크의 기대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그 공동체는 더크에게는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그 공동체의 리더 역할도 겸임했던 감독 잭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포르노도 예술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말에 감화된 배우들은 더크처럼 열정을 다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잭뿐만 아니라 잭의 파트너였던 엠마(줄리안 무어)는 더크를 친아들처럼 대한다. 그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더크는 다양한 상을 휩쓰는 대스타로 거듭난다. 비록 그 속에서 마약을 너무 많이 해서 의식을 잃어버린 미성년자 여배우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긴 했지만, 그 공동체 속의 밝은 분위기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기 나이트>는 낯선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다. 복고적이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음악과 네온사인도 그렇지만, <부기 나이트>는 주인공 더크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고 포르노 세계 속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해내는 데 성공한다. 그에 부응하듯 더크 역할을 맡았던 마크 월버그는 말 그대로 더크 그 자체가 되어 영화 안에서 마음껏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까 이야기했던 포르노 감독 잭, 프로 포르노 배우 엠마,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는 롤러걸(헤더 그레이엄) 등 포르노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잭의 매력에 기대지 않고 영화 속에서 각자만의 매력을 뽐낸다.
그곳도 현실과 별반 다른 게 없다는 씁쓸함
그런데 이 즐거움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화려한 분위기 속에 숨은 어둠을 끄집어내면서 씁쓸한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 잭의 밑에서 일하고 있었던 리틀빌이라는 스태프가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자살을 하게 된 뒤, 그 어둠은 마침내 더크를 포함한 '가족'들의 삶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잭은 비디오의 대량 생산 시대가 찾아옴에 따라 점차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성인 영화를 제작하는 게 손해가 되는 상황에 직면했고, 더크는 조니라는 젊은 배우의 합류로 인해 자신이 퇴물이 되어서 포르노 세계에서 버려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성공을 자신감 넘치게 부르짖었던 사람들은 이 시류에 어떻게든 적응하려는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끝내 잭의 곁을 떠나게 된 더크는 음반을 내려고 하는 등 성공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실패로 돌아간다. 더크가 떠난 뒤 잭은 종종 외로움에 빠진다. 사실 남겨둔 가족이 있었던 엠마는 가족들을 다시 만나려고 하지만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적인 한계에 부딪쳐 끝내 가족과 같이 살지 못하게 된다. 롤러걸은 우연히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남자를 만나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져서 홧김에 폭력을 행사한다.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들이 다시 공동체를 이루는 것밖에는 없었다. 이 결말은 표면적으로는 잭을 머리로 하는 가족의 회복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훗날 결말에서 개구리비가 내리는 이적을 통해 묘한 뜨거움을 자아내게 했던 <매그놀리아>와는 달리, 이 재결합은 불완전해 보인다. 가족 내부의 문제가 계속 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기 때문이다. 촬영 준비를 마친 더크가 거울을 보고 되뇌이는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 거울은 더크의 얼굴 대신 그의 물건만 비칠 뿐이다.
더크의 재빠른 부침은 어마어마한 육체적 능력만 있으면 큰 성공을 거두는 포르노 세계의 특성을 반영한다. 그만큼 화려하지만 세대 교체도 빠르고, 시대에 밀려 버려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람이 사람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몰락하는 모습, 그것 때문에 피해자든 가해자든 끝없는 외로움에 시달리는 비극이 비단 포르노 세계와 1970년대 ~ 1980년대 미국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리라. 결국 <부기 나이트>를 통해 느꼈던 씁쓸함은 즐거움마저도 덮어버리지 못한 익숙한 비극성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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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발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이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초청되었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도 경쟁 부문에 올랐습니다. 마리옹 꼬띠아르, 마가렛 퀄리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들도 보이는데요 .
더 많은 작품과 스틸컷은 하단의 사진은 확인해 보세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Ari>, Léonor Serraille
<Blue Moon>, Richard Linklater
<La cache>(The Safe House), Lionel Baier
<Dreams>, Michel Franco
<Drømmer>(Dreams (Sex Love)), Dag Johan Haugerud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홍상수
<Hot Milk>, Rebecca Lenkiewicz
<If I Had Legs I’d Kick You>, Mary Bronstein
<Kontinental ’25>, Radu Jude
<El mensaje>(The Message), Iván Fund
<Mother’s Baby>, Johanna Moder
<O último azul>(The Blue Trail), Gabriel Mascaro
<Reflet dans un diamant mort>(Reflection in a Dead Diamond), Hélène Cattet, Bruno Forzani
<Sheng xi zhi di>(Living the Land), Huo Meng
<Strichka chasu>(Timestamp), Kateryna Gornostai
<La Tour de Glace>(The Ice Tower), Lucile Hadžihalilović
<Was Marielle weiß>(What Marielle Knows), Frédéric Hambalek
<Xiang fei de nv hai>(Girls on Wire), Vivian Qu
<Yunan>, Ameer Fakher El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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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한 감동을 초과하는 퀴어 영화
7★/10★
사실 〈퀴어 마이 프렌즈〉의 소개글을 보고 ‘적당한’ 감동을 기대했다. 보수적인 기독교 공동체에서 성장한 감독 아현과 남성 동성애자 강원, 강원의 커밍아웃으로 세계가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받은 아현,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7년간 강원의 모습을 담는 아현……. 몰랐던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마침내 행복해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퀴어 마이 프렌즈〉는 기대한 감동을 초과한다. 이 영화가 퀴어‧우정을 다루는 영화의 전형성을 비껴 가기 때문이다. 핵심은 ‘실패’다. 강원과 자신이 지나온 혼란의 시간을 갈무리한 뒤, 아현은 퀴어문화축제 무대에서 공연하는 강원의 모습으로 영화를 마무리하려 계획했다. 여러 어려움을 자긍심으로 승화하는 강원의 공연과 이를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에 담는 아현의 모습은 영화의 완벽한 결말,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 되어줄 터였다. 하지만 정신적‧심리적 문제로 힘겨워하던 강원은 무대에 서지 못한다. 그리고 〈퀴어 마이 프렌즈〉는 여기서부터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우정과 성장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아현이 축제 참가자들과 반대편의 혐오세력을 번갈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아현은 생각한다. ‘강원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그녀가 편안함과 당위성을 느끼며 성장해온 세계에서 동성애는 죄악이었다. 친한 친구였던 강원의 커밍아웃이 아니었다면 아현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오히려 확신에 찬 표정으로 길 건너편에서 축제 참가자들에게 소리를 질렀을지도 모른다. 아현이 그들과 달랐던 건 딱 하나, 강원이 그녀의 친구였다는 점이다. 즉, 아현은 강원과의 관계맺음으로 자신이 속했던 세계를 '배반'하고 세계를 확장해왔다.
이 확장은 아현과 강원 관계의 ‘역전’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30대가 되도록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결혼도 하지 못한 아현은 ‘정상적인’ 성인에게 으레 기대되는 삶의 궤적에서 자꾸 멀어지는 중이다. 그런 아현의 서사는 미국 시민권 취득해 미군으로 복무하고, 애인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형성한 강원의 서사와 대비된다. 이성애와 동성애라는 차이에만 주목했을 때는 삶의 무게추가 아현 쪽으로 기운 듯 보이지만, 구체적 삶의 조건을 쌓아가는 과정에서는 이 관계의 균형의 뒤집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강원은 삶에 온전히 안착하지 못한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마도 퀴어라는 정체성과 관련이 있을 정신적‧심리적 문제가 계속 그를 붙잡기 때문이다. 요컨대 둘은 모두 ‘실패’하고 무너진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실패는 기묘한 방식으로 포개진다. 강원이 퀴어문화축제 무대에 서지 못한 날 밤, 둘은 지금껏 하지 못한 말을 털어놓는다. ‘속 깊은 대화’라기보다는 ‘격정적 토로’에 가까운 대화였다. 아현은 영화감독과 강원의 친구라는 두 정체성이 혼동되는 상황, 즉 영화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강원을 살뜰히 챙기지 않았을 거라는 의심에 반박한다. 강원은 미칠 것 같이 힘들고 혼자 있기만으로도 벅찬데 카메라와 아현을 자기 삶에 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부담을 표한다. 이 장면에서 ‘두 실패한 자’들은 자신의 바닥을 내보인다. 그리고 ‘실패’를 토대 삼은 둘의 우정은 더는 끊어낼 수 없을 정도로, 축축하고 질척하게 다져진다.
만약 강원이 아현의 기대대로 퀴어문화축제에서 멋지게 무대를 마무리하고, 영화가 거기서 끝난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것만으로도 적당할 것이다. 모든 퀴어가 불행할 필요는 없고, 자신이 겪은 문제를 춤으로 승화해내는 강원의 모습은 분명 감동을 자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피엔딩’은 아현과 강원의 현실을 '왜곡'한다. 그들은 현실에서 불안하고 괴롭기 때문이다. 그날 하루의 공연이 모든 것을 반전시켜 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의 순간에 천착한다면? 아현과 강원, 그리고 영화가 애초에 계획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과정은 개별 관객이 가지고 있을 실패의 순간과 접속하며 그들의 위치를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로 전환해낸다. 그리고 영화는 망해버린 자리, 남은 건 서로밖에 없는 상태에서 끙끙대며 버텨낼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퀴어 마이 프렌즈〉가 기대를 초과하는 감동을 자아내는 지점이다. ‘모든 실패한 자’들이 아현과 강원의 여정에 동참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나에게 너의 세계를 열어줘서 고마워’라는 아현의 내레이션은 관객이 강원과 아현에게도 똑같이 건넬 수 있는 말이다. 불행한 현실을 비트는 해피엔딩도 좋지만, 그런 현재마저도 긍정하는 ‘실패’에 관한 영화도 좋다. 〈퀴어 마이 프렌즈〉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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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2022년 1월 신작!
넷플릭스 2022년 1월! 신작 추천5편
지금 우리 학교는
1월 28일 공개
장르: 스릴러, 좀비
크리에이터: 이재규, 천성일, 김남수
출연: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유인수, 김병철, 이규형 등
좀비 바이러스 발생의 시발점이 된 고등학교
이곳에 갇힌 학생들은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아야만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염되여 좀비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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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즌
1월 27일 공개
장르: SF, 스릴러
크리에이터: 야니크 타이 모스홀트, 크리스티안 포탈리보
출연: 말라이카 베렌트 모센다네, 안드레아 하이크 가데베르 등
덴마크의 조용한 마을에 도사리고 있는 비밀을 파헤치는
17살 소녀와 친구들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면서 소녀의 세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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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
1월 13일 시즌1 공개
장르: 스릴러, 드라마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쓰치무라 가호, 오노 카린, 하시모토 준, 덴덴, 유스케 산타마리아, 사노 시로 등
고위 공직자의 비리 스캔들을 파헤치는 한 신문기자
그녀가 집요하게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 팬을 꺾으려는 세력의 힘은
더욱 거세지는데...
예고편 보러가기▼
마더 안드로이드
1월 7일
장르: SF스릴러
감독: 맷슨 톰린
출연: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알지 스미스, 라울 카스티요 등
안드로이드가 반란을 일으켜 모든 것을 장악해버린 세상
출산을 앞둔 젊은 커플이 위험을 무릅쓰고 기약 없는 여정을 이어간다
어떻게든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하기에...
예고편 보러가기▼
로얄 트리트먼트
1월 20일
장르: 로맨틱, 코미디
감독: 릭 제이콥슨
출연: 로라 마라노, 메나 마수드 등
매력적인 왕자의 결혼식에서 일할 기회를 잡은 뉴욕의 미용사,
하지만 둘 사이에 핑크빛 기운이 감도는데
사랑이 먼저일까? 왕족의 의무가 먼저일까?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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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줬으면 해서, 알아줬으면 해서.
Call me by your name / 2017
:: BGM
Nick Gunner - Lucid Dreaming (feat. DNAKM)https://soundcloud.com/nickgunnermusic
https://www.facebook.com/nickgunnermusic
https://www.twitter.com/nickgunner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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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동]리뷰:기억해야할 역사,일본군 '위안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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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복동 리뷰입니다. 상영관이 없어서 못봤는데 VOD 나오자마자 보고 영상 올려드립니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 좋아집니다! 많이 봐주세요^^ 1.5배속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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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웨어 스페셜> 메인 예고편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은 창문 청소부 ‘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다.
바로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것.
세상에 혼자 남을 아이를 위해 ‘존’은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아직 어리지만, 말도 잘 듣고 예절도 잘 지켜요.
내 아이를 키워줄, 새 부모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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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큘라 2021> 예고편
세실리아와 마르틴 모자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발생 사흘째, 그녀는 혼자 아들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실마리조차 없다. 그러던 중 최근 3일간 발생한 의문의 살인 사건들에 자신 그리고 미지의 존재가 연관된 것을 느끼게 된다. 결국 살육의 주범을 찾던 그녀 앞에 상상을 초월한 거대한 태초의 악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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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양연화 리뷰 /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화양연화 /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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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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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_ 감상 전 나의 해석
1. 이중프레임 : 쇠창살
이 영화에는 이중프레임이 모든 씬에 나온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 등장한다.
특히, 첸부인과 차우가 은밀한 밀회를 하는 골목씬이 가장 인상깊은 이중프레임이었다.
나는 그 둘 사이에 절묘하게 걸쳐져있는 쇠창살이 지독한 불륜과 애틋한 감정 사이의 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불륜의 선에 걸쳐진 그들의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
그리고 그렇게 둘 사이에 쇠창살이 놓여질때면, 차우와 첸부인의 의견이 약간씩 엇나가는 것을 보고 그 것이 조금씩 삐끗거리는 그들의 사이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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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들의 배우자
첸부인과 차우는 식당에서 가방과 넥타이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배우자들의 바람을 '짐작'한다.
그리고 그 짐작이 확신이 된다.
그러나 사실 첸부인의 남편과 차우의 부인이 불륜을 저지렀다는 것을 증명할 확증은 단 한개도 없다.
물론, 차우는 부인의 불륜을 알게되지만, 그 대상이 첸부인의 남편이라는 증거는 없다.
과연 진짜 그 둘이 먼저 불륜을 저질렀던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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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명
그들은 밀회를 할 때면 "우리는 그들(본인들의 배우자들)과 달라요."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근데 보다보면 '과연 그들이 자신들의 배우자들과 뭐가 다르다는거지?'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들이 뭐가 다를까?
그냥 그들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하는 변명아닌가.
2 + 3 = 결국 이 모든게 그들이 불륜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왜곡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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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감상
이 영화를 보기 전 나에게 화양연화가 중경삼림보다 별로라고 프영이가 알려줬다. 이 말을 듣고, 난 '이 짜쉭이 너가 뭘 알아!' 하며 화양연화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려 갔다.
그리고 결론을 말하자면 그 프영이의 말이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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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륜'영화를 싫어하는 타입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영화자체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불륜행위를 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그냥 토할 것 같달까.
이 영화는 불륜을 정말 잘 다룰 줄 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캐릭터들이 계속 "우리는 잘 못 없어. 그들처럼 되지 말자."라고 변명을 깔아놓고, 육체적 교감을 하지 않으며, 손 한번 잡는 것조차 매우 뜸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고 그들도 매우 조심스럽게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고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네..'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이것들도 결국 불륜이면서 아름다운 척하네'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영화의 몰입이 박살났다.
그러니까, 중경삼림이나 아비정전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의 감정이 화양연화에서는 느낄 수 없다 라는 말이다.
내가 영화를 보며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의 깊이가 얕았다는 것이다.
내가 영화를 보며 1~10 까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중경삼림은 9~10정도의 감정을 느꼈고, 화양연화는 4정도까지밖에 못느낀 것이다.
이 사랑이 미쟝센과 배우들의 특출난 연기로 아무리 아름답게 그려져도
결국 '불륜'이기 때문에 4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캐릭터에도 공감이 안되고, 영화도 여운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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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기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을 꼽자면 바로 '불륜'이다.
내가 영화 감상 직후 메모장에 남긴 글귀이다.
" 그들은 선의 경계에 정확히 서있다.
그 선을 넘지도, 그렇다고 거기에 모자라지도 않는다.
흐트러지지 않음의 미학.
그래서 더 아름다운거 아닌가 싶다. "
그렇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주인공들의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다.
가장 완벽한 상태에서 그려내는 불륜 혹은 사랑.
간질간질한 사랑의 느낌은 없지만 그것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완벽함이 이 영화의 삽입곡과 잘 어우러져
이 영화 특유의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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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초반인 나에게 이 영화는 그렇게 와닿지도, 여운이 남지도 않은 밋밋한 느낌의 영화지만,
30대 혹은 40대때 다시 보면 매우 다른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삶이 무르익을 때까지 묵혀놓았다가 다시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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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
영화를 본 이후 몇개의 영상들과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꽤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며 나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바로 이 영화 자체가 곧 차우의 기억이라는 것이다.
첸부인이 문을 여는 영화의 시작 순간부터 모두 차우의 기억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완벽한 모습이었던 것이고.
계속 변명의 말을 하였던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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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게 차우의 기억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보면,
감상직후에는 뭔가 아쉬워 보였던 엔딩이
사실은 가장 완벽한 엔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이 불륜관계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 마음대로 기억을 아름답게 왜곡시킨 불륜남의 추억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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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 /
진짜 궁금한데 영화 후반부에 나온 첸부인의 아들은 누구의 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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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영화 '소셜 딜레마'
무심코 휴대전화를 꺼낸다. 시간도 때울 겸 평소 즐겨 쓰는 소셜 미디어 앱으로 들어간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등 형식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화려한 문구와 이미지가 시선을 자극한다. 마음에 드는 영상이 없다면 화면을 당겨서 쉽고 간단하게 새로고침 한다. 새로운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의해 끊임없이 등장한다. 끌리는 콘텐츠를 클릭한다. ‘이것까지만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난다. 영화 ‘소셜 딜레마’는 누구나 해봤을 경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영화 ‘소셜 딜레마’
영화 ‘소셜 딜레마’는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일했던 실리콘벨리 전문가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았다. 구글 디자이너였던 디자인 사상가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의 경험으로 시작한 영화는 그가 ‘Gmail’에서 했던 업무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다고 느낀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서 광고로 대표되는 수익 창출 구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가 10대 청소년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다룬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영리하게 계획된 다큐멘터리
줄거리만 보면 전문가들이 지루한 인터뷰를 늘어놓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작진은 무서울 만큼 영리하게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시청자에게 설득한다. 앞서 언급한 ‘트리스탄 해리스’의 경험을 다룰 때는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했고 그래프 하나를 표현해도 메시지가 극대화되도록 연출했다.
마지막 필살기로 미국의 한 가정을 묘사한 드라마 장르를 추가했다. 부모님과 삼 남매로 이루어진 가족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갈등을 겪는다. 엄마와 첫째 ‘카산드라(카라 헤이워드)’는 가족들의 잦은 스마트폰을 걱정하는 반면 둘째 '벤(스카일러 지손도)’과 셋째 ‘아일라(소피아 해몬소)’ 는 별일 아닌 걸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반발한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아일라’는 10대 여성을 대표한 인물이다. 어린 나이부터 소셜미디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 영화는 ‘벤'을 통해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를 유혹하는 방식을 SF영화처럼 보여준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과 음모론 같은 가짜 뉴스를 믿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소셜 딜레마’ 속 드라마는 현실을 극적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동시에 드라마가 완벽한 허구는 아님을 증명하듯 ‘#pizzagate’,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의 실제 뉴스 보도와 각종 연구자료로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처럼 인터뷰, 드라마, 실제 뉴스 보도를 넘나드는 구성은 당겨진 고무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만든다.
소셜미디어는 정말 나쁘기만 할까?
대부분의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그러했듯 개발자들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소셜미디어를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기술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사회의 어두운 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발생할 악영향을 지적한다. 인터뷰의 한 가지 예시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이 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주기 위해 해당 기능을 만들었지만, 역으로 ‘좋아요’를 받지 못해서 좌절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술의 끝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한 문장이 소셜미디어를 향한 비평과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뒤쳐져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 미디어나 통신망에서 이루어지는 규제가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막대한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비용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기업이 광고 위주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사용자가 권리를 강력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개인도 소셜미디어와 자신 간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알림 설정을 꺼두거나 콘텐츠를 알고리즘의 추천 대신 직접 선택하는 습관을 가질 수도 있다. 한 전문가는 추천 목록을 제어하는 크롬 프로그램을 설치하길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마주하는 정보를 의심해야 한다. 이 글은 ‘소셜 딜레마’를 거짓 없이 설명했을까? 당신을 편향된 시선으로 이끄는 건 아닐까? 검증이 필요하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셜 딜레마’를 통해 확인해보자.
영화 ‘소셜 딜레마’와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다양한 의견을 첨부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조재길 특파원, 한국경제, ‘"삼성전자도 타깃"…美 이어 EU도 빅테크에 '칼' 꺼냈다’
김승현 기자, 조선일보, ‘“넷플릭스 적당히 해라” 페이스북 'SNS 중독’ 다큐에 발끈’
* 본 콘텐츠는 브런치 jadeinx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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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 그리고 씁쓸함
경고: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낯선 세계와 그 속의 자신감으로 비롯된 즐거움
분명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다. 그러나 영화가 포르노 세계에 투신해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남자를 다루고 있단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은 왜 굳이 이 영화를 봐야 하나 생각이 들 것이다. 물론 소재가 소재인 만큼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부기 나이트>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한 영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의 매력은 영화 속 배우들의 육체적 매력이 아니라 디스코 음악과 네온사인으로 치장된 1970년대 ~ 1980년대 미국의 분위기, 그리고 그에 편승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모인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이자 성공한 포르노 배우였던 더크 디글러(마크 월버그)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남자다. 그는 평범한 소년 '에디'로서 어떤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있을 때에도 길다란 물건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사람이었다. 마침 식당에 있었던 잭 호너(버트 레이놀즈)는 에디의 소문을 듣고 포르노 배우로 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 마침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에디는 그 제안을 수락하고 '더크 디글러'라고 하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 받는다. 그리고 새로운 이름에 걸맞게 에디, 아니 더크에게는 새로운 삶과 잭을 포함한 스태프, 포르노 배우로 이뤄진 새로운 공동체가 찾아온다.
더크의 기대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그 공동체는 더크에게는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그 공동체의 리더 역할도 겸임했던 감독 잭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포르노도 예술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말에 감화된 배우들은 더크처럼 열정을 다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잭뿐만 아니라 잭의 파트너였던 엠마(줄리안 무어)는 더크를 친아들처럼 대한다. 그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더크는 다양한 상을 휩쓰는 대스타로 거듭난다. 비록 그 속에서 마약을 너무 많이 해서 의식을 잃어버린 미성년자 여배우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긴 했지만, 그 공동체 속의 밝은 분위기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기 나이트>는 낯선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다. 복고적이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음악과 네온사인도 그렇지만, <부기 나이트>는 주인공 더크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고 포르노 세계 속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해내는 데 성공한다. 그에 부응하듯 더크 역할을 맡았던 마크 월버그는 말 그대로 더크 그 자체가 되어 영화 안에서 마음껏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까 이야기했던 포르노 감독 잭, 프로 포르노 배우 엠마,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는 롤러걸(헤더 그레이엄) 등 포르노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잭의 매력에 기대지 않고 영화 속에서 각자만의 매력을 뽐낸다.
그곳도 현실과 별반 다른 게 없다는 씁쓸함
그런데 이 즐거움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화려한 분위기 속에 숨은 어둠을 끄집어내면서 씁쓸한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 잭의 밑에서 일하고 있었던 리틀빌이라는 스태프가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자살을 하게 된 뒤, 그 어둠은 마침내 더크를 포함한 '가족'들의 삶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잭은 비디오의 대량 생산 시대가 찾아옴에 따라 점차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성인 영화를 제작하는 게 손해가 되는 상황에 직면했고, 더크는 조니라는 젊은 배우의 합류로 인해 자신이 퇴물이 되어서 포르노 세계에서 버려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성공을 자신감 넘치게 부르짖었던 사람들은 이 시류에 어떻게든 적응하려는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끝내 잭의 곁을 떠나게 된 더크는 음반을 내려고 하는 등 성공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실패로 돌아간다. 더크가 떠난 뒤 잭은 종종 외로움에 빠진다. 사실 남겨둔 가족이 있었던 엠마는 가족들을 다시 만나려고 하지만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적인 한계에 부딪쳐 끝내 가족과 같이 살지 못하게 된다. 롤러걸은 우연히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남자를 만나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져서 홧김에 폭력을 행사한다.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들이 다시 공동체를 이루는 것밖에는 없었다. 이 결말은 표면적으로는 잭을 머리로 하는 가족의 회복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훗날 결말에서 개구리비가 내리는 이적을 통해 묘한 뜨거움을 자아내게 했던 <매그놀리아>와는 달리, 이 재결합은 불완전해 보인다. 가족 내부의 문제가 계속 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기 때문이다. 촬영 준비를 마친 더크가 거울을 보고 되뇌이는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 거울은 더크의 얼굴 대신 그의 물건만 비칠 뿐이다.
더크의 재빠른 부침은 어마어마한 육체적 능력만 있으면 큰 성공을 거두는 포르노 세계의 특성을 반영한다. 그만큼 화려하지만 세대 교체도 빠르고, 시대에 밀려 버려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람이 사람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몰락하는 모습, 그것 때문에 피해자든 가해자든 끝없는 외로움에 시달리는 비극이 비단 포르노 세계와 1970년대 ~ 1980년대 미국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리라. 결국 <부기 나이트>를 통해 느꼈던 씁쓸함은 즐거움마저도 덮어버리지 못한 익숙한 비극성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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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발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이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초청되었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도 경쟁 부문에 올랐습니다. 마리옹 꼬띠아르, 마가렛 퀄리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들도 보이는데요 .
더 많은 작품과 스틸컷은 하단의 사진은 확인해 보세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Ari>, Léonor Serraille
<Blue Moon>, Richard Linklater
<La cache>(The Safe House), Lionel Baier
<Dreams>, Michel Franco
<Drømmer>(Dreams (Sex Love)), Dag Johan Haugerud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홍상수
<Hot Milk>, Rebecca Lenkiewicz
<If I Had Legs I’d Kick You>, Mary Bronstein
<Kontinental ’25>, Radu Jude
<El mensaje>(The Message), Iván Fund
<Mother’s Baby>, Johanna Moder
<O último azul>(The Blue Trail), Gabriel Mascaro
<Reflet dans un diamant mort>(Reflection in a Dead Diamond), Hélène Cattet, Bruno Forzani
<Sheng xi zhi di>(Living the Land), Huo Meng
<Strichka chasu>(Timestamp), Kateryna Gornostai
<La Tour de Glace>(The Ice Tower), Lucile Hadžihalilović
<Was Marielle weiß>(What Marielle Knows), Frédéric Hambalek
<Xiang fei de nv hai>(Girls on Wire), Vivian Qu
<Yunan>, Ameer Fakher El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