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13 17:38:37
엠파이어 디자인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한국 작품 포스터 모음
<파묘>,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엠파이어 디자인 스튜디오]는 영화 포스터, 예고편, 클립등을 제작하는
영국 회사로 감각적이고도 강렬한 포스터를 제작합니다.
해외 작품으로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서부전선 이상없다> <스펜서> <가여운것들>등의
대표작들이 있는데요. 등장인물을 살린 한국 영화 포스터와 달리 엠파이어 디자인 스튜디오는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려 표현해 내는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2024 천만영화 <파묘>의 캐릭터의 표정을 가득 담은 포스터가
큰 이슈가 되기도 했죠. 엠파이어에서 제작한 한국 영화, 시리즈 포스터들 같이 보아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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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영화 Just the Two of Us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영화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극이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는 보고 있노라면 흥겹고 즐거운데요.
마음 안에서 노래가 울려 퍼진지 오래된 이들에게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장르 중 하나일 수도 있겠어요.
그동안 뮤지컬 음악을 싫어한다고 여겨왔던 올리비아였지만, 최근 들어 '드림 걸즈'를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며 '사운드 오브 뮤직', '헤어 스프레이', '시카고', '레미제라블' 등을 재미있게 보았던 일들이 상기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 해드리는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성탄절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으나, 배우들이 부르는 곡들은 크리스마스와는 무관한 노래들도 섞여 있답니다.
영화배우와 영화배우 겸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영화 스토리를 대변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
개봉 - 2021년
국가 - 미국
관람등급 - 12세 이상
장르 - 코미디, 뮤지컬, 드라마, 판타지
러닝타임 - 99분
줄거리
어느 날 어떠한 사고로 인해 주인공 조이는 다른 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영화 '왓 위민 원트'에서는 상대방의 마음 자체를 텍스트처럼 읽을 수 있었다면, 조이에서는 노래로 표현됩니다.
그러한 능력은 조이에게 있어 상대방의 마음속 어려움과 고통까지도 알게 되어 독심술 같은 이 능력이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조이가 듣고 있는 상대방의 마음이나 그녀의 마음을 음악으로 나타내기에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혹은 음악과 함께하는 연말연시 행사에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녀는 작년에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를 대신해 늘 가족이 함께 해 오던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합니다.
좌충우돌 여러 어려움들은 있었지만,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조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했던 가족의 모든 크리스마스가 행복하고 마냥 좋기만 했던 것으로 추억하지만, 사실 그들은 서로 다투기도 하고 불완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과거의 기억들은 늘 좋았던 것만 있었던 것 같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 보면 그 때 나름의 힘듦이 있었음을 깨닫곤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공감이 되더군요.
'제인 레비'와 '알렉스 뉴웰' 배우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99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으로 몰입을 할 만큼의 작품성 있는 영화는 아니라 보아 지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어느 누구나 힘든 부분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오래된 친구가 내 곁에서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을 나눠주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Just the Two of Us 단지 우리 둘만이
크리스마스 날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 하는 조이에게 남자친구는 'Just the Two of Us'를 열창하며 그녀와 단둘이 보내고 싶다고 합니다. 영화 내에서 단연 돋보였던 음악 중 하나라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이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이 노래는 R&B 가수 '빌 위더스 (Bill Withers)' 씨가 1982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그는 가스펠과 퓨전 재즈에 기반을 둔 탁월한 음악성을 통해 많은 흑인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해소시켜 주었고, 소울풀한 창법은 백인계 팝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 가사 >
수정 같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네
그 아름다움은 태양이 그 빗방울들을 통해 투명하게 빛날 때이지
내 마음에 무지개를 띄우면서
때때로 너를 생각할 때면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네
단지 우리 둘만이
우리가 노력한다면 할 수 있다네
단지 우리 둘이서
단지 우리 둘이서
단지 우리 둘이서
하늘에다 성을 지을 수 있다네
단지 우리 둘이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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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무대 밑에서 울리는 나쁜 아버지의 노래
아네트 (ANNETTE, 2021)
개봉일 : 2021.10.27. (한국 기준)
감독 : 레오 까락스
출연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사이몬 헬버그
무너진 무대 밑에서 울리는 나쁜 아버지의 노래
<홀리 모터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 등 지금 봐도 완벽히 마음에 들어차는 명작을 남긴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신작이자 2021년 74회 칸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아네트>. 만일 이 영화를 딱 한 가지 단어로만 표현하라면 나는 '충격'이라는 단어를 고르겠다.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신선하다. 그리고 완벽히 어둡다. 영화를 검색했을 때 기본적으로 공개되는 시놉시스를 보면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영화에는 찬란한 빛과 아주 깊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어둠이 공존한다.
신선하고 기이한 노래
예고편과 몇 개의 카피들을 보면 <아네트>를 역경에 맞서는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 또는 인생을 노래하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앞서 큰 인기를 끌었던 라라랜드와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 영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 물론 나도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보고 라라랜드 같은 음악 영화를 기대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 감독님은 <홀리 모터스>의 감독이다. 이걸 잊어선 안됐다.
그는 항상 내 예상의 범주를 가뿐히 뛰어넘는, 혼돈 그 자체의 인물임을 잠시 망각했다. 하지만 충격은 잠시였고, 영화의 기묘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나를 사로잡았다. 마치 천국에 있다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담금질 당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이 영화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났을 때, “나 지금 뭘 본거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지만, 웃기게도 그다음 말은 “개봉하면 무조건 다시 본다. 돈과 체력만 있으면 이틀에 한 번도 보겠어.”였다.
영화 속 인물들이 뿜어내는 복잡한 감정들과 신선하고 환상적인 연출은 기이하게 느껴질 만큼 새로운 모양의 파동을 일으키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영화는 등장인물의 밑바닥을 싹싹 긁어내며 너무도 현실적인 불쾌감을 쥐여주기도 하고, 그 위에 분노와 열망. 사랑, 열정, 이기심 등을 차곡차곡 쌓아 끝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이 폭발의 충격은 내 하루를 빈틈없이 점령했다.
영화의 그 어떤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빠짐없이 기억하고 싶었다. 정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고 느껴졌을 만큼 꽤 많은 수의 노래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노래를 다시 듣자마자 해당 장면들이 대부분 기억날 만큼 이 영화는 나에겐 큰 충격이자 신선함이었다.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Best3안에 들지 않을까. 예상 중이다. 물론 바로 다음날 듄을 관람했으며 남은 기간 동안 이터널스, 프렌치 디스패치, 킹스맨 등의 개봉이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영화의 주제
레오 까락스 감독은 이 영화를 나쁜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고 언급했다. 나쁜 아버지, 이기적인 아버지. 하지만 그와 비례할 만큼 너무도 큰 열망을 갖고 있던 주인공 헨리. 헨리는 내가 서있던 무대 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내가 나의 이름을 소개하고 다른 이들이 나의 이름을 외칠 날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직감한다. 아주 높은 절벽 위에서 성취감에 취해 비틀거리던 그는 발을 헛디뎌 한순간에 나락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인생이란 무대에 어둠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레오 까락스 감독은 놀라울 만큼 신선한 연출과 자신이 담고자 했던 메시지 사이에서 정확한 중심점을 잡는다. 연출은 연출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메시지는 메시지대로. 정해진 자리에 앉아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 완벽에 가까운 균형을 이뤄낸다.
더욱 깊어진 아담 드라이버의 목소리
거기에 헨리 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와 안 역을 맡은 마리옹 꼬띠아르의 목소리와 이미지 조합 또한 훌륭하다. 대단한 배우들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두 배우의 목소리와 눈빛이 이렇게나 깊고 아름다운 줄은 미처 몰랐다.
<아네트>를 보고 온 날 밤, 잠들기 전까지 아담 드라이버만 생각났다. 헨리는 미운데.. 본체는 좋고.. 근데 본체의 멋짐은 유죄고.. 혼자 온갖 생각을 다했다. 내가 기대했던 선을 가뿐히 때려 부수다 못해 아예 가루로 갈아버리며, 내 기대 그 이상을 보여준 아담 드라이버에게 한 번 더 푹 담가져버렸다. 그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차오른다.
언급하고 싶은 장면들은 참 많지만 일말의 스포조차 이 위에 쓰고 싶지 않다. 모르는 상태로 이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가 선사하는 충격과 감동에 온전히 빠져보시길 추천한다.
아네트 시놉시스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 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서로 다른 높이에 서있는 헨리와 안
고상한 취미로 인정받는 오페라 무대에 서는 안과 가볍다고 여겨지는 스탠드 업 코미디쇼 무대에 서는 코미디언인 헨리. 두 사람은 분명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헨리는 은근한 불안감과 의문을 가진다.
“그녀가 날 만나는 이유는.. 그건 잘 모르겠어.”
모두가 사랑할만한, 매일 밤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박수를 받는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와 그리 높지 않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함께 농담을 주고받는 코미디언. 예술에 등급을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그맨과 오페라 가수를 동등하게 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완벽한 그녀가 왜 나를 만날까. 수많은 사람들과 카메라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왜 나와 눈을 맞추는 걸 선택하는 걸까. 안의 퇴근길에 헬멧을 쓰고 등장한 헨리는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카메라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썩 반기지 않는 눈치다.
심연에 빠지다
헨리는 말한다. “난 절대 심연을 바라보지 않지.”
심연을 겪어본 적도, 심연을 바라보려고 한 적도 없었던 인물이 한순간에 심연에 빠진다면? 그 공포와 떨림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로의 사랑을 믿고 결혼을 선택한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 안의 유명세 때문인지 사람들은 안과 헨리에게 끝없는 관심을 보냈고, 두 사람은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낳는다. 헨리는 이렇게 쭉 각자의 무대에 서서 각자의 인생을 이어가며, 집에선 아이의 부모로서 헌신하는, 그런 행복한 삶을 살 거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안과 헨리의 커리어의 높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한다. 헨리의 쇼는 취소, 안의 공연은 매진.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헨리와 쉼 없이 상승하는 안. 헨리는 자신의 실패에 대한 절망과 끝없이 상승하는 안의 모습에 열등감을 느낀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헨리는 결국 역겨운 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무대 아래로 밀려나고 깊은 심연에 빠지게 된다. 한 번도 빠져본 적 없었고, 마주할 생각도 용기도 없었던 어두컴컴한 곳에서 기울어진 별 헨리는 풀지 못한 욕망에 묻혀 타들어가다 끝내 미쳐버린다.
좋은 아버지이고 싶었던 나쁜 아버지. 그리고 꼭두각시
<아네트>는 또 다른 주인공, 헨리의 딸 아네트를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한다. 시각적으로도, 비유적으로도. 처음 아네트가 세상에 나온 순간, 적잖이 놀랐다. 아이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대체 무슨 의도인 건가 싶었다.
아네트는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헨리의 꼭두각시였다. 아네트가 빛을 받으면 노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헨리는 망설임 없이 안의 친구였던 지휘자에게 찾아간다. 헨리는 안을 닮은 아네트의 목소리와 노래 실력을 기적이라 표현하면서, 그 기적을 이용해 자신이 풀지 못했던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어나간다.
헨리에겐 아네트의 목소리가 다시 무대 근처를 기웃거릴 수 있는 기적 같은 찬스였겠지만 아네트에게 그 목소리는 안이 남긴 저주 그 자체였다. 헨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스케줄에 지쳐 축 처진 작은 몸으로 또다시 노래하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아네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쁘다.
아네트가 막 세상에 나왔을 땐 안아드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던 헨리였지만, 이젠 아네트를 안지도, 신경 쓰지도 않는다. 아네트는 엄마 안처럼 드높은 무대 위에서 노래한다. 그리고 그 무대는 마치 절벽처럼 위험해 보인다. 매일 밤 무대 위에서 죽었던 엄마처럼, 아네트도 무대위에서 서서히 지쳐간다. 아네트의 마지막 무대, 모니터 안에 비친 아네트의 모습과 헨리가 공연장 모니터를 통해 봤던 무대 위 안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헨리는 자신을 ‘아이의 재능을 썩히지 않는’ 좋은 아버지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나쁜 아버지였다.
사랑의 저주를 벗어난 꼭두각시
헨리와 안에게 사랑과 노래는 곧 인생이었다. 하지만 헨리가 눈이 멀어 안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부터 사랑과 노래는 저주가 되어 아네트에게 스며든다. 무대와 노래, 유명세에 갈증을 느끼던 헨리에게 재능 있는 아이는 사랑의 대상이자 욕망을 이뤄줄 도구였다.
아네트를 향한 헨리의 감정은 처음엔 순수한 사랑이었지만, 심연을 만나며 거친 감정들로 더럽혀졌고, 사랑은 끝내 집착과 저주로 변한다. 말을 하기 시작한 후, 헨리의 죄를 공개한 아네트는 겨우 꼭두각시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네트는 훌쩍 큰 모습으로 많이 변했다고 말하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헨리는 많이 변한 아네트를 보며, “심연을 보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긴다. 결국 심연의 어두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식되어 버린 그는 사랑도, 사랑을 할 자격도 모두 잃고 만다.
아네트는 이제 헨리의 잘못된 사랑을 거부한다. 헨리가 욕심에 눈이 멀어 세계투어를 시킬 때쯤부터 아네트는 헨리의 손길과 뽀뽀를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 무대에 이르러선 헨리의 범죄 사실을 알리며 그의 손길에서 벗어난다.
심연을 두려워했던 자가 만든 결말
한순간의 명예를 좇던 예술가는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망가진다. 그리고 그가 섰던 과거의 무대 또한 다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버렸다. 사랑했던 연인을 사랑이 아닌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헨리는 사랑도, 사랑할 자격도, 꿈도 모두 잃는다.
남은 것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해서 그랬다는 변명으로 끝까지 버텨오던 그는 결국 깊은 심연으로 떨어진다. 가장 두려워했던 곳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이기적인 몸부림의 결말은 사랑했던 이의 상처와 가파른 추락이었다.
안이 죽은 후 생긴 헨리의 얼굴 상처는 그의 욕심이 짙어질수록 점점 진해졌고 결국엔 빨간 흉터가 되어 자리 잡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이 흉터처럼 사랑을 깨고 저주를 만들어낸 그의 선택은 끝내 되돌릴 수 없는 결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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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제목의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께 또 어떤 영화를 추천드릴까 하다가
최근에 봤던 흥미로운 제목의 영화가 있어,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영화를 추천드려볼까 합니다!
흥미로운 제목의 영화! 이 영화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한번 살펴볼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흥미로운 제목의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쟁 중에 결성된 외딴 섬의 북클럽. 런던의 작가가 그들을 찾아 떠난다.
유쾌하고 용감하게 나치의 점령을 견딘 사람들. 그들을 통해, 그녀의 삶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cine pick!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영 인디아나 존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연출한 마이크 뉴웰이 감독을 맡은 작품입니다. 원작보다 로맨스에 조금 더 중점을 뒀으며, 영화 속에 나오는 풍경이 매우 매력적이다.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Man Up, 2015
ⓒ 네이버 영화
synopsis
매번 실패하는 연애에 어느덧 연애지수 제로가 되어버린 ‘낸시’는
부모님 결혼기념일 파티에 가던 중 우연히 만난 ‘잭’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낸시는 얼떨결에 잭의 가짜 소개팅녀 행세를 하게 되고,
두 사람은 런던에서 생애 최고의 유쾌한 데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낸시 앞에 나타난 옛 친구덕분에
거짓말로 시작된 데이트는 위기를 맞게 되는데..cine pick!
판타지에 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담았고, 사운드트랙이 무척 매력적인 영화이다.
대사 보는 재미가 있으며, 뻔하지만 사랑스러운 영화이다.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When I Get Home, My Wife Always Pretends to be Dead,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느 날부턴가 ‘준’이 집에 돌아오면 항상 ‘치에’가 죽어 있다.
어제는 악어에게 잡아먹혔고, 오늘은 외계인에게 납치당했고,
내일은 공동묘지를 떠도는 귀신이 될 예정이다.
도대체 왜! 치에는 매일 죽어 있는 걸까?cine pick!
조금은 당황스러운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매일 죽은 척을 하는 아내를
맞이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담은 굉장히 신선한 소재의 영화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율리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아 세상으로 나온다.
파티에서 만난 만화가 악셀과 사랑에 빠진 율리에,
하지만 삶의 다른 단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걸 원했고 조금씩 어긋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율리에는 인생의 다음 챕터로 달려나간다.cine pick!
원제와 번역된 제목 모두 굉장히 흥미를 자아내는 제목이다.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성장에 조금 더 초점을 둔 영화이다.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Let Me Eat Your Pancreas , 2017
ⓒ 네이버 영화
synopsis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나’, 학교 최고의 인기인 ‘그녀’
어느 날, 우연히 주운 [공병문고]를 통해 나는 그녀와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너 말이야, 정말 죽어?” “...응, 죽어”
그날 이후, 너의 무언가가 조금씩 내게로 옮겨오고 있다.cine pick!
2016년 일본 서점에서 2위를 하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당시에도 파격적인 제목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제목과 상반된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
진한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The Tokyo Night Sky Is Always the Densest Shade of Blue , 2017
ⓒ 네이버 영화
synopsis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낮에는 간호사,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는 ‘미카’.
일용노동직으로 일하며 넉넉하지 않은 삶을 살지만 막연한 희망을 꿈꾸는 ‘신지’.
이들은 화려함과 고독함이 한 데 섞인 도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사랑은 없을 것 같던 도쿄의 밤하늘 아래,
방황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삶에 대한 희망을 함께 품기 시작한다.cine pick!
원작은 시집으로, 시의 내용을 재구성한 영화이다.
일본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영화 전문 잡지인 키네마 준보에서
선정한 2017년 일본 영화 1위이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Turtles Swim Faster Than Expected, 2005
ⓒ 네이버 영화
synopsis
평범하다 못해 어중간한 삶을 살고 있는 주부 스즈메는 무서울 정도로 단순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스파이 모집’ 광고를 발견한다. 무심코 전화를 해버린 그녀는 뻔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cine pick!
일본 특유의 감성과 개그 코드가 가득 담긴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평범했던 일상을 조금은 특별하게 보내게 될지도...?!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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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일의 밤> 불교 엑소시즘의 성취와 한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북산 암자의 ‘하정 스님(이얼)'은 부처가 봉인한 악귀 ‘붉은 눈’과 ‘검은 눈’ 중 '붉은 눈'이 풀려났고, 자신의 반쪽을 찾으러 올 것임을 직감한다. 이에 그는 2년째 묵언수행 중인 제자 ‘청석(남다름)'을 귀신을 천도해야 한다는 숙명과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는 ‘박진수’(이성민)에게 보낸다. 청석은 정체모를 소녀 ‘애란(김유정)'을 만나 '검은 눈'이 들어있는 사리함을 잃어버리는 등의 낭패 끝에 진수를 찾는 데 성공하고, 자초지종을 들은 진수는 애란이 ‘붉은 눈’이 거쳐야 할 7개의 징검다리 중 하나라고 확신하며 그녀를 찾아 길을 나선다. 한편, 괴이한 모습으로 죽은 시체들이 매일같이 발견되자 강력계 형사 ‘김호태’(박해준)와 후배 ‘박동진’(김동영)은 시체들 간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수사를 이어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8일의 밤>은 낯설다. 단지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오컬트 영화라서가 아니다. 이미 <검은 사제들>을 필두로 <사바하>, <사자>, <변신>, <곡성> 등 많은 오컬트 작품들은 대중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도 <제8일의 밤>은 낯설다. 우선 십자가, 사제나 목사, 신과 악마, 라틴어 대신 염주와 도끼를 들고 산스크리트어를 외는 승려가 전면에 등장한 그림부터가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낯선 것은 그간 한국 오컬트 영화들의 배경이었던 기독교적 세계관 대신 불교적 주제의식에 근간을 둔 이야기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업(業)'과 '유식(唯識)'이라는 개념을 통해 악의 존재와 퇴치 방식을 오롯이 개인에게 돌리는 퇴마록이 낯설다.
<제8일의 밤>의 불교적 세계관은 제목에서부터 암시된다. 여덟 번째 밤은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자신의 반쪽, ‘검은 눈’을 찾아가 하나가 되어 온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해지는 날을 말한다. 이러한 제목은 불교에서 중생이 받는 고통과 수행해야 할 계율을 주로 8가지로 나눈다는 점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도 붉은 눈이 반드시 7개의 징검다리를 밟아야만 완전체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은 특히 흥미롭다. 이 설정이 사람의 모든 행위가 필연적으로 원인에서 결과, 결과에서 또 다른 원인이 되며 사람들은 일련의 과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업'을 시각화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는 누군가의 행위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악귀에게 사로잡히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일례로 한 여고생이 숱하게 가출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경찰은 그녀의 실종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 결과 붉은 눈은 그녀를 손쉽게 징검다리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영화를 지탱하는 두 쌍의 주인공들에게서도 서로의 행위가 원인과 결과로 얽혀 업보로 되돌아오는 관계성을 찾아볼 수 있다. 겉보기에는 등 뒤에 천도해야 할 영혼들이 가득한 진수와 사탕을 먹고 새 운동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청석 간의 접점은 없다. 그러나 서로의 가족과 관련된 과거의 불상사를 모두 알고 있는 진수는 청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분노에 사로잡힌다. 호태와 동진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경찰로 일하기 힘들어 보이는 동진을 보면서 호태는 스스로를 책망하고. 그런 그를 보면서 동진은 부적을 자그마한 선물로 건넨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떠한 행위의 원인과 결과가 되기를 반복하면서 그들은 번민에 빠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주인공들이 자신의 업으로서 따라온 번뇌와 번민을 다스리지 못할 때, 그들은 좀처럼 악귀를 제압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진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붉은 눈에게 농락당하고, 호태는 연이은 살인 사건의 실체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각자의 행동이 틀렸다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며 번민과 번뇌에 사로잡힌 상태에서의 행위는 거듭 악을 돕고 만들어 낸다. 결국 <제8일의 밤>에서 악은 사람의 밖에 존재하며 그의 약점이나 콤플렉스가 반영하는 존재가 아니라 애초에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존재인 것이다. 이는 시작할 때만 해도 단순한 악귀로 설명한 붉은 눈과 검은 눈에게 영화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각각 번뇌와 번민이라고 이름을 가져다 붙이는 이유다.
그래서 붉은 눈의 모습으로 나타낸 악귀를 퇴치하는 이야기로 보이던 <제8일의 밤>는 개개인의 업과 업보로써 악의 기원과 존재를 설명한 이상 진수와 호태가 자신의 과오를 씻어내는 이야기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 이때 영화는 스스로의 잘못을 깨우칠 도구로 '유식'이라는 해답을 제시한다. 불교의 관점에서 물리적 현상 세계는 상대적 관계인 연기에 의해서 잠시 생겨나고 보였다가 없어지는 세계이고,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실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객체라고 착각하는 것들은 대상을 인식하는 정신의 주체이자 마음의 작용인 '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하지 않는 실체가 없는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내면 작용, 마음에서 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를 살펴보는 실천을 필요로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에 담긴 교훈이기도 하다.
식의 존재와 중요성은 똑같이 자신의 파트너를 쫓아 북산 암자로 향한 호태와 진수가 사뭇 다른 결말을 맞이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드러난다. 경찰로서 확실한 사실과 팩트, 변하지 않은 원인을 쫓던 호태는 연이은 살인사건 그 이면의 실체를 깨닫지 못하고, 동진과 얽힌 과거사를 온전히 풀어내지 못한 채 급작스럽게 퇴장한다. 반대로 진수는 자신과 청석의 가족 사이에 있었던 악연과 그로부터 비롯된 번뇌가 악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직시하며 스스로와 청석을 결과적으로 구제하는 데 성공한다. 진수는 애란을 죽여야만 악귀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의 확신이 오히려 악귀가 마지막 징검다리를 찾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데, 그로부터 그가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을 맹신하는 대신 그 이면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진정으로 얻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악의 기원, 악과의 대면, 악과의 싸움과 퇴치에 이르는 과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성하는 <제8일의 밤>의 시도는 귀를 맴도는 낯선 문구로 축약할 수도 있다. 진수는 악귀와 대치할 때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드히 스바하('gate gate pāragate pārasaṁgate bodhi svāhā)"라는 산스크리트어 주문을 반복해서 외운다. 한자로 음차하면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라는 꽤 익숙한 문구가 되는 이 주문은 반야심경의 마지막 구절이다. 영어로는 "gone gone, everyone gone to the other shore, awakening, svaha"인 이 문구는 '이미 이 세상에 온, 세상에 있는 진리를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했으니 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자'는 격려의 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눈앞에 보이는 악귀에게 저주를 걸거나 그를 옥죄는 대신 자신의 마음속 어딘가에 있을 깨달음을 먼저 찾자고 외는 진수의 모습은 일반적인 퇴마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고, 그렇기에 영화의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한 데 요약한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제8일의 밤>은 기존의 한국 오컬트 영화들의 문법 대신 불교적 맥락 안에서 세계관과 캐릭터를 구축했고, 이는 그 자체로 유의미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이 과연 선택한 소재의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내고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우선 <제8일의 밤>은 퇴마록, 엑소시즘의 구성을 빌려 결국 한 개인이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드라마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드라마는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인식 및 기대와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당장 대승 불교를 받아들인 한국 불교에서 붓다와 보살 같은 초월적 존재가 등장하고, 그들이 악귀를 물리치면서 일반 중생을 구제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 대목은 붉은 눈과 검은 눈을 제압하는 부처가 등장하는 오프닝 애니메이션처럼 불교적 세계관과 초월적인 존재의 힘을 빌리는 엑소시즘 영화의 장르적 지향, 관습을 일치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오프닝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괴리감을 낳고 이는 강력한 호불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승려와 무당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 것에 비해 불교와 무속 신앙의 관계와 그 안에 담긴 잠재적인 이야기를 온전히 다 살리지 못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될 당시 무속 신앙에서 명당으로 여기는 장소마다 절을 세운 것, 그래서 유달리 승려가 용을 내쫓고 그 자리에 절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많은 것처럼 역사적으로도 둘은 떼 놓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나 작중 처녀 무당은 단지 주인공들의 숨겨진 과거를 줄줄이 늘어놓는 도구로 소비되는 데 그쳐 버린다. 그래서 나무에 방울과 깃발들을 달아두어 마치 소도를 연상케 하는 처녀 무당의 점집과 같은 장치 역시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사뭇 아쉬움이 남는다. 소도가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성역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경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권력과 종교 간의 관계에 대해 더 밀도 있는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소재를 담아내는 그릇을 잘못 만들었다는 문제도 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보니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작중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란은 등장한 순간부터 나름의 반전을 위한 캐릭터임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청석과의 첫 만남부터 헤어짐, 재회에 이르기까지 전부 우연으로 가득하다 보니 아무리 불교적 교리를 차용한 전개라고 해도 그녀의 서사는 좀처럼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전개를 비틀기 위해 등장시킨 동진이 호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개연성을 갖추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는 인물들의 과거사와 관계를 부각해 그들 중 누가 붉은 눈의 징검다리가 될지 여부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무의미해지는 이유다.
그 외에도 8일로 나눠서 사건을 진행시키는 구성 역시 부자연스럽다. 사건의 발단을 알리는 첫째 날과 대부분의 진상이 밝혀지는 여덟 번째 날을 제외하면 남은 6일은 붉은 눈의 이동 과정을 보여주는 것 말고 사실상 하는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악귀와 진수가 대치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검은 연기와 북산 암자가 위치한 절벽의 모습 등에서 몰입을 방해하는 어색한 CG의 흔적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 결과 신비로운 분위기 안에서 나름대로 깊이 고민해볼 메시지를 던지지만, 정작 그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제8일의 밤>은 결국 자신의 낯섦을 신선함과 새로움이 아닌 애매모호함으로 귀결시키고 만다.
P(Poor, 형편없음)
선구안이 좋다고 훌륭한 타자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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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서부시대 어떤 이들의 우정
제86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NYFCC) 작품상 수상과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후보를 포함,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24회 수상 및 143회 노미네이트를 했고 봉준호 감독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답고 시적이다”라는 찬사를 보내며 강력 추천했던 영화 〈퍼스트 카우〉 리뷰입니다. 국내에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정적인 스타일로 자연과 인물을 관찰하며 페미니즘적인 주제의식과 노동자 계급 등 비주류 사회를 주목해 온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켈리 라이카트의 7번째 장편 연출작이죠. 그녀의 작품 중 처음으로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제26회 BIFF에 초청되어 특유의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좋은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했는데, 기존 19세기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흥미롭게 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찾으신다면 추천드리고 싶네요.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퍼스트 카우〉 줄거리 정보
쿠키에게는 우유를, 인간에겐 우정을
“새에겐 새집이, 거미에겐 거미집이, 인간에겐 우정이(The bird a nest, the spider a web, man friendship)”라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와 함께 화면이 밝아지고, 커다란 증기선 한 척이 허드슨강을 지나가며 시작됩니다. 그 옆으로 강아지와 함께 강변을 산책 중이던 한 소녀, 진흙으로 뒤덮인 땅에서 나란히 누워있는 두 개의 유골을 발견하게 되고 시간은 그들이 살았던 1820년대로 전환됩니다.
모피 사냥꾼들의 식량 배급을 담당하며 어느 마을을 향해가던 요리사 쿠키는 여느 날과 똑같이 주변 식재료를 수집하던 중 벌거벗은 채 추위에 벌벌 떠는 중국인 킹 루를 만나 일행 몰래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해 줍니다. 이후 마을에 도착하고 우연치 않게 다시 마주한 두 사람, 지낼 집이 없는 쿠키에게 루는 자신의 허름하고 좁은 집에서 지낼 것을 권하고 그렇게 함께 지내게 되죠. 그리고 곧이어 그의 베이킹 실력을 확인한 루는 마을의 권력자 팩터 대령이 소유한 유일한 젖소로 부터 우유를 몰래 짜 빵을 만들어 팔자는 계획을 제안하는데...
예고편│ Trailer
영제 : First Cow│감독 : 켈리 라이카트│원작 : 조나단 레이먼드의 2004년 단편 소설 〈The Half Life〉│각본 : 조나단 레이몬드, 켈리 라이카트│출연진 : 존 마가로, 오리온 리, 토비 존스 외 多│장르 : 드라마│상영 시간 : 122분│개봉일 : 2021년 11월 4일│국가 : 미국│등급 : 12세 관람가│평점 : 기자·평론가 8.5, 왓챠피디아 예상 3.8, 로톤 토마토 신선도 96% 팝콘 63%, IMDB 7.1, 메타 스코어 89점│수상 내역 : 85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작품상)│시청 가능 서비스 : 11월 4일 극장 개봉
감독의 세계관
마초적인 남성들이 서로 총구를 겨누며 혈투를 벌이는 야만적인 19세기 서부극을 흔히 떠올릴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같은 시대가 배경이지만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로 여성들의 비주류 사회를 비추던 감독이 이번에는 확실한 남성 중심의 시대를 선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고정된 사고를 깨부수는 변주를 보여주고 있죠. 백인이지만 언제나 사회로부터 떨어져 있던 유대인, 그저 생존이라는 위대한 도전을 이어온 중국인, 이렇게 힘의 논리로 지배되던 사회의 약자에 속한 그들을 통해 기존의 사고를 무너뜨립니다. 그렇게 옛날 서부극의 공식을 뒤엎는 평범한 일상 속 두 인물 사이의 대화만큼이나 견고해가는 우정과 연대에 대한 서사를 잔잔한 강물처럼 보여줍니다.
# 〈퍼스트 카우〉는 이러합니다.
예술 영화의 잔잔함
백인 주류의 서부 세계에서 두 사람은 바깥에 존재하면서도 서로를 의심하기보다는 우정이라는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으로 더욱 가까워집니다. 벌거벗은 채 쫓기는 자신을 감싸준 친절에 혼자 지내기도 좁은 집으로 불러 함께 살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존재는 미약할지언정 결코 불안하거나 외롭거나 흔들리지는 않죠. 그렇기에 폭력이 난무하며 자본주의로 치닫는 사회에서 그들의 관계는 어쩌면 목숨이 오가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강렬함이 느껴지는 연기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도, 드라마틱한 액션도 없고, 기존과 다른 1.37:1 화면비의 35㎜ 필름으로 프레임은 작고, 카메라는 고정돼 있으니 동적인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어쩌면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오래 바라보아야 가치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이 작품 역시 두 인물의 인종을 넘어선 우정에 집중하다면 “우리들의 집은 우정이 있는 곳이다"라는 감독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인간의 가치에 대한 잔잔한 드라마를 찾으신다면 추천드리며, 이상 글쓰는 식팔이 모모파로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한 줄 평 :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서부시대 어떤 이들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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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작이 3개 이상인 배우 모아보기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차기작이 세 개 이상인 배우를 한번 살펴볼까 하는데요!
벌써 차기작이 세 개 이상이 뜬 배우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요?
그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하늘
ⓒ 티에이치컴퍼니
차기작 목록
<스트리밍>
<이재 곧 죽습니다>
<30일>
차기작 관련 소식
<스트리밍>
영화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미스터리 스트리머 우상이 풀리지 않는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파헤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이다. 강하늘은
영화에서 범죄 프로파일링 전문 방송을 하는 구독자 수 1위의 미스터리 스트리머 역을 맡았다.
<30일>
영화 <30일>은 '로맨스로 시작했지만 스릴러가 되어버린 결혼 생활의 끝을 딱 30일 앞두고
뜻밖의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노정열과 홍나라의 로맨틱 코미디'이다. 주연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은 영화 <스물>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되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태리
ⓒ 제이와이드컴퍼니
차기작 목록
<외계+인 2부>
<악귀>
<정년이>
차기작 관련 소식
<악귀>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복귀작 SBS 드라마 '악귀'는 문을 열면 악귀가 있는 다른 세상,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다섯 가지 신체를 둘러싼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드라마다. 드라마에는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이 출연한다.
<정년이>
드라마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1950년대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단에 관해 다룬 작품이다. 실제로 원작 웹툰 작가가 주인공 정년이의 초기
이미지를 잡을 때 <아가씨> 속 김태리의 이미지를 많이 참조했었다고 밝히며 기대를
더욱 높혔다.
한선화
ⓒ KEYEAST
차기작 목록
<교토에서 온 편지>
<걸스 인 더 케이지>
<놀아주는 여자>
<달짝지근해>
차기작 관련 소식
<교토에서 온 편지>
가족 안에서 자신을, 그리고 뿌리는 찾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는 영화제에서 공개 됐지만, 아직 극장 상영은 하지 않았다. 배우 한선화는 둘째 혜영
역을 맡았다.
<달짝지근해>
영화 <달짝지근해>는 독적인 맛을 개발해온 천재적인 제과회사 연구원 치호가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대출심사회사 콜센터 직원 일영을 만나게 되면서 달짝지근한 변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3개월 간의 촬영을 마치고 작년 10월에 크랭크업했다.
박규영
ⓒ 사람엔터테인먼트
차기작 목록
<셀러브리티>
<오늘도 사랑스럽개>
<스위트홈 시즌2>
<스위트홈 시즌 3>
차기작 관련 소식
<셀러브리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는 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담은 드라마이다. 박규영 배우는 셀러브리티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인생이 바뀐 '서아리' 역을 맡았다.
<오늘도 사랑스럽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예측불허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이다. 박규영 배우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한해나' 역을
맡았다.
유태오
ⓒ 씨제스
차기작 목록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패스트 라이브즈>
<연애대전>
<세상에서 가장 나쁜 소년>
차기작 관련 소식
<패스트 라이브즈>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할리우드 신작 영화로 해외 유명 배급사 A24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 투자 및 제작을 맡았다. 영화는 한국에서 만난 어린 시절 연인이 어른이 된 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애대전>
<연애대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사랑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는 모습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유태오
배우는 연애라면 질색인 '남강호' 역을 맡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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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주 최신 개봉영화(샹치, 켈리 갱, 코다, 습도 다소 높음, 최선의 삶)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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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면 후회하는 몰입도 최강의 공포영화 입니다.[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 트렁크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배급사)의 사용 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넷플릭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많은 영화와 시리즈를 즐기세요!
영화에취한다 채널에서 결말까지 볼 수 있는 영화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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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투나잇 15초 예고편
“예전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
뉴욕 변두리를 장악한 제트파의 일원 ‘토니’(안셀 엘고트)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나도 멋지게 내 인생 살아보고 싶어”
제트파의 라이벌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는
고향인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정착한 뉴욕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에 부풀고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찾고자 한다.
“널 본 순간 다른 건 무의미해졌어”
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아와 토니.
하지만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를 차지하기 위한 샤크파와 제트파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고
‘마리아’와 ‘토니’는 자신들의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함께 하기로 하는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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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밀수> 런칭 예고편
2023 여름을 기다리는 단 하나의 이유 밀수? 2023년 여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