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1-05 17:09:58
이 세계는 앞으로도 찬란히 빛나고
영화 <마이 샤이니 월드> 리뷰
BTS 팬 무비 성공 이후 아이돌 팬 무비들이 쏟아졌다.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인 동시에,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연을 즐길 수 없는 아이돌 팬들이 즐길 거리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서도, 상영 시간표 하나 확보하기 힘든 영화들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꼭 반갑지만은 않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팬 무비 중 <마이 샤이니 월드>를 보러 간 건, 우리 집에 샤이니 팬이 하나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팬 아닌 내게도 샤이니 2시간 보는 일은 즐겁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샤이니의 팬으로 정의해 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지만, 샤이니 노래를 거의 다 알고 있으며 꽤 좋아하고 자주 듣는다. 나 정도로 자주 듣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동년배는 기본적으로 샤이니를 다 알지. 아이돌로 대표되는 케이팝 시장의 판도가 한참 바뀌어 요즘 남자 아이돌은 음반 백만 장이 팔려도 대중성을 고민해야 하지만, 10-15년 전은 그렇지 않았다. 그냥 텔레비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가 요즘보다 쉬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2세대 남자 아이돌 대다수가 연예면 대신 사회면에 실리면서 매우 불편해진 지금, (체감하기로는 그룹당 평균 1.8명 정도 살아남은 느낌이다.) 영화 <성덕> 관객과의 대화 자리마다 ‘구 오빠 성토대회’가 열리는 판국에, 샤이니처럼 빛나는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그룹은 많지 않다. 덕분에 샤이니의 역사는 샤이니와 팬들만 즐길 수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나처럼 샤이니에 호감을 가진 일반 대중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마이 샤이니 월드>의 의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무대 장인인 동시에 예능도 되는 걸 대중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영화에서 무엇을 보여주더라도 뭐 샤이니라면 믿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2시간 후 다시 나온 나는 어쩐지 ‘독기 풀 충전’ 상태가 되어 뭐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굳게 하고 있었다.

#Let’s go back to the time now
샤이니는 2008년 데뷔했다. 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당시는 지금처럼 아이돌 시장이 포화되기 전이었으므로, 누가 데뷔하면 주변인 대다수가 대충 아는 분위기였다. 근데 뭐 노래 제목이 ‘누난 너무 예뻐’라고? 막내가 아직 초졸이라고? 그렇게 시작부터 센세이셔널했던 샤이니는,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현란한 이름을 달고 나왔다. 수능 대비 영단어장에서 contemporary를 “현대의, 동시대의”라고 달달 외우기는 했지만, 당시의 내게 샤이니와 그 단어의 연관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알게 뭐야 내가 신나는데. 당시 <사.계.한>, <real>, <in my room>까지 앨범 수록곡을 전부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샤이니는 정말로 “컨템퍼러리” 밴드였음을 깨닫는다. 16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컨템퍼러리”함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룹으로서 위기를 맞은 순간이 없지는 않았음에도, 그 모든 순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샤이니의 팀 색깔을 지켜냈다. 여기에는 데뷔 16년차가 되도록 단 한 번의 무대도 설렁설렁 하지 않는 그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나 종현을 멀리 보낸 후, 추모의 마음을 담는 동시에 샤이니가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님을 명확히 한 정규 6집. 샤이니는 커다란 빛 모양 하나 주변을 네 개의 빛이 둘러싼 로고를 쓰고, 종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사로 담아 노래하고, 그렇게 종현의 자리를 명확히 지켜냈다. 누군가의 앨범이 ‘꽉 차 있다’는 표현은 관용적으로 많이 쓰이지만, 정규 6집은 꽉 차 있다 못해 넘쳐 흐른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의 명반이었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절로 느껴지는, 그 앨범으로 샤이니는 자신들이 영원히 건재할 다섯 명임을 명확히 했다.
슬픈 일이었지만, 여전히 종현의 말과 글과 음악이 그립지만, 언급을 피해야 하는 일도 아니게 되었다. 샤이니가 그 동안 열심히 다져 둔 자리가 이미 탄탄하기에, 이 영화 또한 종현을 슬프게 언급하거나 과하게 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후 각자의 군백기를 거치고 나와 <Don’t call me>로 또 센세이션을, 올해 나왔던 앨범 <HARD>는 데뷔 16년차가 기존 색깔과 다른 음악으로 이렇게까지 새로울 수 있다는 놀라움을 주었다.

이 영화는 그 모든 시간을 공연 영상 위주로 세심히 담는다. 영상 속 샤이니는 땀 범벅이 되어 미친 듯이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노래를 한다. 노래를 왜 저렇게 잘하지? 아니 원래 잘하는 거 몰랐던 건 아닌데… 그래도 신기하네… 저 춤을 저렇게 추면서 어떻게 잘하지? 그리고 왜 다 아는 노래지? 물론 샤이니 노래는 명곡도 많고 대중에게 알려진 것만 해도 숱하게 많고… 그러다 보니 통사적으로 모든 곡을 담을 수는 없다. 2시간 동안 모르는 노래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 노래는 없네…’는 많았다. 실제로 콘서트 할 때도 무슨 곡을 담을지가 아니라 무슨 곡을 뺄지 고민한다고 하니까.
공연 영상 사이사이 샤이니 멤버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오직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라떼 토크’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라떼 토크’다. 이들이 매 순간 얼마나 열심히 임했는지가 물씬 느껴지는, 듣다 보면 나도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그리고 이들이 왜 ‘왕년의’ 이름이 되지 않는지, 왜 앞으로도 쭉 건재할 것 같은지도 느껴지는. 연차가 아무리 차도 눈빛의 독기가 빠지지 않는 그룹들이 있다. 샤이니가 그렇다. 샤이니는 앞으로도 늘 “컨템퍼러리 밴드”일 것이다.

#뜨거워지자 터질 것처럼 더 사랑할 수밖에 없게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했을 당시의 샤이니를 볼 때는, 이토록 오래 샤이니를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래 본다는 건, 그렇게 서서히 스민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인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동태 눈깔’ 되지 않고 건재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런 샤이니의 지난 역사를 2시간 동안 볼 수 있어 좋았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보고 싶다. 팬이 아닌, 샤이니에 호감을 가진 대중에게도 이렇게 느껴지는데 팬에게는 이 영화가 얼마나 뜻깊을지 궁금하다. 영화 속에 자리를 내어 팬의 페르소나를 앉혀 두고, 함께한 시간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담아내기도 한 만큼. ‘마이 샤이니’의 세상인 동시에 마이 ‘샤이니 월드(샤이니 팬클럽 이름)’이기도 한 영화로 만들어낸 만큼.

대중 입장에서는 그냥 샤이니가 앞으로도 자기 심지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사실 그럴 것 같아 걱정되지 않는다. (걱정이라는 말은 우습지만, 우리는 이미 그 시절 명곡을 많이 잃었어요.) 단지 온유가 건강을 회복하여 다음 활동은 꼭 같이 할 수 있길. 오래오래 샤이니를 보고 싶다. 한일전 중립을 지켜야 되네 어쩌네 하는 자의식 과잉 아이돌이나, 영상통화 팬사인회에 비싼 돈 주고 온 팬에게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만 주억거리는 아이돌조차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에서, (몰랐죠? 저도 이 글 쓰느라 조사하다가 알았습니다. 대중성에서 멀어진 아이돌의 장점일까요.) “샤이니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 16년차 아이돌은 얼마나 소중한가.
대중에게 샤이니는 감을 잃은 적이 단 한 순간도 없고, 자기 색깔을 잃은 적도 없는 그룹이다. 여전히 무대에서는 데뷔 때 못지 않게 열정적이지만, 연차에 따른 여유까지 갖추어 더욱 빛나는 그룹이다. 그렇게 비춰질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지, 이 영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여전히 “새로운 히트 멈추지 못했다지” 소리를 들을 자신이 있고, “왕관은 주인을 되찾아내”고 있으며, 물려줄 생각이 없는 샤이니를 보니, “샤이니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보고 나오는데 괜히 힘이 났다. 나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저렇게 독기 풀 충전하는 마음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훌륭한 선배 직장인들에게서 엿본, 연차에서 나온 여유와 여전히 빛나는 열정의 조합을 샤이니에게서도 본다. 샤이니의 세계는 앞으로도 찬란히 빛날 것이다. 때로는 야근 노동요로, 때로는 여행 BGM으로, 때로는 밥 친구 예능으로… 언젠가 디너 쇼 소식이 들려올 때까지 오래오래 빛나는 샤이니를 볼 수 있기를.

Relative contents
-
- 벨파스트 (2021)
** 영화 <벨파스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벨파스트 (2021)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주드 힐, 케이트리오나 발피, 주디 덴치, 제이미 도넌, 시아란 힌즈
장르: 가족,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98분
개봉일: 2022.03.23
하루아침에 평화가 깨진 마을, 인생 첫 혼돈에 빠진 소년 '버디'
1969년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아이들은 거리에서 공을 차며 뛰놀고, 어른들은 춤을 추며 음악과 술을 즐기는 가족 같은 마을의 평화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 북아일랜드 내에서는 개신교도와 천주교도로 종교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벨파스트에서 천주교도를 몰아내기 위한 폭동이 일어난다. 친구들과 축구를 즐기고, 좋아하는 여자 아이 옆자리에 앉기 위해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던 9살 소년 '버디'의 세상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 차례의 폭풍우가 지나간 뒤 벨파스트에는 마을 경계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통금제를 시행하는 등 경비가 삼엄해졌다. '버디'의 일상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온 듯했으나 부모님의 갈등, 할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중이었다. 그렇게 가족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버디'와 그의 가족은 소중한 추억이 담긴 벨파스트와의 작별을 두고 큰 고민에 빠진다.
아이의 눈으로 본, 어두운 역사의 이면
영화 '벨파스트'는 감독 '케네스 브래너'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실제로 당시 그가 거주했던 1960년대 후반 북아일랜드의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삼았다. 주인공인 9살 소년 '버디'는 '케네스 브래너'의 유년 시절이 투영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벨파스트'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작품인만큼 '북아일랜드 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를 조명하기보다는 그 시대에도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길 바랐던 소시민의 삶을 그리는데 집중한다.
'천주교는 나쁜 거고 개신교는 좋은 건가?' 종교를 선악구도로 구분할 줄 밖에 모르는 아이의 입장에서 벨파스트의 사태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버디는 가족의 뜻대로 매주 교회에 출석하지만,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천주교와 개신교라는 양 갈래 중 어느 길로 가야 선한 것일지 고민하며 밤을 지샐 정도로 순수한 아이다. 폭도들이 슈퍼마켓의 문을 부시고, 온갖 폭력이 행해지는 긴박한 순간에도 집에 필요한 '효소 세제'를 챙기는 버디에겐 아직까지 이 비참한 현실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것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이 폭발하고, 사람이 다치는 격동의 시기에도 어린 아이들만큼은 누구나와 같은 시트콤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다. '버디'는 악몽 같은 상황 속에서도 꽃피웠을 어린 시절의 추억, 떠올리면 저절로 웃을 수 있는 예쁜 기억 자체를 상징한다.
거친 소재로도 따뜻함을 만든 가족 영화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게 되는 작품인만큼 예민한 사회 문제를 다뤘음에도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단지 격동의 시기를 살았을 뿐인 한 가정의 소박한 일상을 담은 가족 영화, 코미디 드라마 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가족들이 다 함께 영화관에서 <치티치티 뱅뱅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보며 동심에 젖어드는 장면,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이후 노래와 춤으로 슬픔을 이겨는 장면들은 앞서 마을을 뒤덮었던 분쟁의 여파를 잠시나마 잊게 만든다.
순수하고 해맑은 소년 '버디'를 연기한 아역배우 '주드 힐'의 사랑스러운 연기도 돋보이지만 힘든 시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버텨야 했던 엄마를 연기한 '케이트리오나 발피'의 눈부신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2주씩 집을 떠나 있는 남편(제이미 도넌) 대신 가장의 역할을 해내야 했던 고충과 부담감이 배우의 표정과 불안한 목소리로부터 고스란히 전해진다. 1960년대라는 배경 속 '어머니'라는 존재의 스테레오타입이 박혀 있지 않고, 아이를 엄격하게 훈육하면서도 가정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까지 비춰진 캐릭터인지라 작품 내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리고 큰 비중은 아니지만, 적은 대사와 표정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하는 대배우 '주디 덴치'의 연기도 큰 울림을 가져다준다.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 떠난 이들의 부채감
버디와 엄마는 마을이 분쟁지역이 된 와중에도 그곳을 사랑했다. 엄마에겐 몇 십년 간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자신의 일기장 같은 곳이었고, 버디에겐 헤어지기 싫은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토록 깊은 감정도 혼돈과 폭력이라는 장애물을 버틸 정도로 강하지는 못했다. 결국 버디의 가족은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이후 벨파스트를 떠났고, 실제 '케네스 브래너' 감독도 고향인 벨파스트를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50여 년이 지나 감독이 <벨파스트>라는 영화를 연출한 의도는 무엇일까. 그 마을은 가족이 이주를 택하게 만들었지만, 돌이켜보면 행복한 기억이 더 많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극에서 적어도 '버디'만큼은 벨파스트를 떠난다고 했을 때, 오열을 할 정도로 동네를 사랑하고 있었다. <벨파스트>는 곧 감독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다. 잿빛으로만 보일 법한 혼돈의 역사 속에서도 아이는 영화를 보며 꿈을 키우고, 풋사랑의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으니까. 마치 몽상 속 장면들 같은 흑백의 장면에는 그러한 그리움의 정서가 흩뿌려져 있다.
동시에 영화는 떠난 이들에 대한 부채감도 함께 전한다. '버디'의 가족은 운좋게 영국의 도움으로 이주를 택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벨파스트의 남아 그들의 집을 지켰다. 남편과 아들의 가족들을 모두 떠나 보낸 '버디'의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라는 말을 담담한 표정으로 고한다. 버디의 가족은 결국 떠났지만 마을 곳곳을 모두 꿰고 있을 정도로 친숙한 공간과 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이웃을 두고 왔다는 것에 대한 부채감이 늘 뒤따랐을 것 같다. 더군다나 당시 벨파스트는 아직까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감독은 자신의 소중한 유년 시절을 만들어주었던 마을과 그곳에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벨파스트>를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이러한 감독의 메시지가 '주디 덴치'의 마지막 대사와 표정과 만나 무게 있는 여운으로 끝맺음을 완성한다.
-
- 멀리서 보면 희극
소위 '사적 다큐' 작품들을 좋아한다. 나와 공통점도 별로 없는 개인의 삶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는데, 들여다보면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나 보편적인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는 지점에서. 게임을 즐기지 않았어도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보며 동년배의 마음을 뭉클 느꼈고, 영재교육이나 부동산 투자와 먼 삶을 살았지만 <디어 마이 지니어스>나 <버블 패밀리>를 보며 동시대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 착잡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박강아름 감독의 전작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도 재미있게 보았다. 오랜 세월의 영상을 잘라 모아, 박강아름 감독 자신을 둘러싼 외모 품평부터 소개팅 후기, 복잡한 시선을 담았다. 애정 어린 친구의 조언일 때도 있고, 학생들이 툭툭 뱉는 말일 때도 있지만, 이들 누구의 말도 낯설지 않다. 내게도 익숙한 지식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에는 다양한 방향이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받는 때가 훨씬 많으니까. 그나마 협소한 변주라도 이루어지며 조금씩 미의 기준이 확장되어 온 지금에 비해, 이전은 더했다. 우리는 참 야만적인 사회에 살아왔고, 살고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의 박강아름 감독을 담으며 마친다. 상대의 무례함을 갈라내어, 그들의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자주 몸무게를 재며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슬퍼했지만 거기에 카메라 무게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마지막에야 깨닫는다. 우리가 보는 우리에게도 그런 시선의 무게가 항상 달려 있겠지. 그리고 분명 카메라보다 무거울 것이다.
그리고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끝에 함께 있던 두 사람은 강아지 슈슈와 함께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어를 아는 아름이 행정과 경제를 맡고, 프랑스에 큰 뜻이 없었던 남편 성만이 가사와 이후 육아까지 주로 맡게 된다.
한국에서 한 사람의 여성과 남성이 만나 결혼하는 풍경을 하나의 그림으로만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떤 보편적인 스토리라인이 존재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흔히 말하는 보편적 삶의 모양새란 게 있기도 하고, 어쩐지 결혼이 가까워 오면 제각각의 연애담들이 소실점 따라가듯 비슷한 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박강아름 감독과 성만 씨의 결혼은 그 보편적 모양새와 조금 다르다. 프랑스로 떠난 영화감독과 그 배우자라는 점도 그렇지만, 맞벌이를 하면 했지 남편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는 확실히 드무니까. 그럼에도 이 영화에 그려진 정서는 보편적이다. 끝없는 가사는 전쟁 같고, 육아는 눈 뗄 틈조차 허락하지 않고, 생활비는 늘 빠듯하고, 일상은 숨 가쁘게 바쁘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에서 인물들의 말을 평가하고 또 나를 돌아보며, 박강아름 감독의 몸으로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깊이 비춰냈다면, <박강아름 결혼하다>에서는 결혼과 결혼에서 파생되는 노동과 두 사람의 관계를 촘촘하게 이어, 질문을 던진다.
두 사람의 일상에도 먹구름이 낀다. 독박 육아와 끝없는 가사에 지친 성만은 주부 우울증을 앓고, 출산 이후 이전과 달라진 몸으로 (그리고 임신과 출산이 몸에 이런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걸 전혀 몰랐던 마음으로) 학교 생활과 영화 작업을 병행하는 아름은 너무 바쁘다.
결혼은 원래 이런 걸까? 왜 결혼을 한 걸까? 결혼이란 무엇인가? 박강아름 감독은 질문하기 시작하고, 그 질문을 해소하고자 자신의 기억도 돌아보고 사람들에게 질문도 던져 본다. 그 수단은 집에 차리는 한 테이블 식당, 외길식당이다. 성만의 주부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생활로 시작했다가 멈춘 프로젝트를 다시 굴려본 것이다.
수없는 질문과 대화가 해답을 찾아줄 수 있을까? 그럴 리 없다. 다양한 부부 혹은 연인에게 그들만의 서사가 있고, 상황이 있고, 입장이 있으니까. 부분적으로 공명할 수는 있다. 프랑스인과 결혼해 프랑스에 거주한 한국인 여성이 성만의 깊은 외로움을 안쓰러워하는 장면에서처럼. 박강아름 감독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공명하며 질문을 던지듯이.
* * *
이 글을 쓰기 직전, 설문 요청을 하나 받았다. 한 문항은 현재 나의 상태와 가장 가까운 것을 고르라고 했고, 보기에는 결혼과 자녀 유무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가 들어 있었다. 500자로 서술하라고 해도 답하기 어려운 고민들이지만, 아무튼 질문은 '현재 나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것을 물었으므로 나는 답했다. 결혼과 자녀 둘 다 원치 않는다,라고. 인생은 시시로 몸피를 뒤트니 앞으로 언제 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보기 중 제일 가까운 선택지였다.
얼핏 단순한 객관식 선택지 같지만 그 뒤에는 언제나 질문과 고민이 깊다. 결혼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지금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나이를 살면서 더욱 그렇다. 이십대 내내 생각했다. 결혼이라는 관계는 희망적으로 바라보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하기 위한 목적의 결혼은 할 마음이 없다고. 지금 품고 있는, 아직은 잗다랗게 반짝거리는 꿈의 궤도를 모두 수정해야 하는 결정이니만큼, 잘할 수 없을 바엔 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이 '잘'은 나의 인력으로 되지 않으니, 현재 나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대답은 '원치 않는다'였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를 보면서는 저런 결혼이라면 참 좋다, 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이 덩케르크의 바다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두 사람은 흐린 날 바다를 찾는다. 성만은 몸이 좋지 않아 불편하고, 아름은 성만이 투덜댄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하다. 가볍게 던지는 타박과 잠깐의 침묵. 익숙한 갈등의 언어들. 그러나 그 갈등 끝 두 사람이 하는 것은, 유모차가 슥슥 나가지 않는 모래사장에서 유모차를 들고 낑낑거리며 바다를 보는 것이었다.
손발을 맞추고 수평을 맞춰 원활하게 척척 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비바람이 맹렬히 몰아쳐대 바다는 오래 보지도 못했다. 우산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고 싶어 두 사람은 또 생각이 일치하지 않고, 소리 없이 멀리 보이는 조그만 모습으로도 두 사람이 티격태격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 끝에 굳은 얼굴로 나란히 기차에 앉아있는 두 사람에게, 아기 보리는 스노볼을 내민다. 엄마가 흔들어준 스노볼을 보며 생긋 웃다가 아빠에게 그것을 내민다.
언젠가 스리랑카 바다에서, 나중에 누구 보여줘야겠다 생각하며 사부작사부작 사진과 영상을 몇 개 찍고 돌아섰던 적이 있다. 흐린 날 바다 아니라 맑은 날 청록빛 바다라도 혼자 보고 돌아서는 길은 조금 쓸쓸했다.
비록 당일에는 굳어진 입매와 편치 않은 침묵으로 기억되더라도, 언젠가 훗날 돌아보면 유모차를 들고 낑낑거리다 비바람에 휩쓸린 기억에 웃음 짓게 된다면. 결국 함께 있다는 것, 함께 산다는 것이 결혼 아닐까. 어쩌면 순적하고 매끄러운 삶은 유니콘처럼 환상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늘 우당탕쿵탕 굴러가는 게 삶이려니 받아들인다면, 초연하고 호젓하지는 못해도 스노볼처럼 작게 반짝이는 일상을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 꼭 비극과 대치하지 않더라도 맞는 말 같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 보호자이지 못하는 어른들
이 영화는 터키 영화 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추운 겨울 남자 기숙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남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 메모라는 학생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체벌을 당한 그 다음날 일어나지 못한다..
메모의 친구 유수프가 그의 곁을 지키면서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선생님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 선생님들과 어른들은 서로의 탓이라고 우기기만 하고 결국 마지막에 유수프가 메모를 데리고 몰래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러 가다가 메모가 파이프를 머리에 맞았다는것을 알고는 안심하는 듯이 끝난다.
터키 기숙학교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을 마치 다큐 처럼 영화가 흘러간다. 이 영화의 배경이 고립된 시골에다가 겨울이어서 교도소와 비슷한 이미지 였다. 영화 초반부터 계속 창문이 깨지고 문이 덜렁 거리는 등 불안한 전개를 계속 암시한다. 또한 메모를 보건실에 거의 방치 해두고 선생님들이 보건실로 들어 올 때 어른들만 보건실의 문 앞에서 계속 미끄러진다. 정작 아이들은 미끄러지지 않고 제대로 걸어온다. 선생님들이 들어올 때 메모의 열을 재고 열은 안난다며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 이런 장면들이 부당한 관습과 폭력성이 반복 될 것을 의미한다. 유수프가 마지막에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가 아프다고 말 하지만 엄마 마저도 친구는 무시하라고 하며 전화를 끊는다. 이렇게 유수프에게 진정한 보호자는 존재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유수프만 머리만 밀려있고 똑같은 샤워실, 초반이랑 똑같이 샤워를 하며 끝이 난다.
선생님들은 메모의 병에 대한 책임을 유수프에게 떠넘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책임에 대한 벌도 유수프만 받은 것이다. 유일하게 이 학교 상황을 메모의 사건으로 고발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만 유수프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이 악습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끝나도 영화 속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맞고 아파도 제대로된 보호 조차 받지 못한 채 살 것 같다. <보호자>라는 제목도 좋았었다. 메모의 진정한 보호자는 유수프 뿐이었다. 이 학교의 보호자인 어른들은 보호자의 의무와 책임조차 지지 않는다. 마지막 머리가 깎여 있는채로 샤워를 하고 있는 결말이 엄청 강렬했었다. 결국 잘못에 대한 죄를 받은 사람은 어린 유수프 단 한명 뿐이었다. 과연 메모가 아프게되어 병원에 실려가기 전까지 잘못한 사람은 어린 유수프 한명 뿐이었을까?
-
- [JIFF 데일리] 끝없는 Why + 영화의 미래를 논하다.
제 25회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즈"부문 페드로 코스타 감독의 "불의 딸들"
그리고 "시네필전주"부문 빔 벤더스 감독의 "룸666".
두 작품은 '페드로 코스타 + 빔 벤더스' 함께 묶여 상영되었습니다.
페드로 코스타 "불의 딸들"
시놉시스: 포고 화산 폭발로 인해 어린 세 자매는 뿔뿔이 흩어지지만 그들은 노래한다. 우리는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어찌하여 살아가고 고통을 받게 되는지.
-
포르투갈 출신의 감독인 페드로 코스타가 선보이는 Experimental short(실험적인 숏 필름)로, 현재 그가 유럽에서 투어 중인 Canción de Pedro Costa 박물관 전시의 일부입니다.
9분밖에 되지 않는 매우 짧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1951년 카보베르데 섬의 포구 산에서 발생한 화산폭발에서 시작합니다.
코스타는 한 화면에 세 명의 여성, 아델라이드, 클로틸드, 이로디나가 비아지오 마리니의 "파사칼리아 (Opus 22)" 편곡을 노래하는 서로 다른 컷 세개를 함께 배치하여 보여줍니다.
화면 속 여성들은 끊임없이 "왜?" 라는 물음을 본인 스스로에게, 후대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던집니다.
또한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에 짧은 다큐멘터리 클립을 삽입하여, 관객들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왜?"라는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이처럼 끝없는 "Why?"를 통해 감독은 관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 "우리가 무엇을 해야되지?"라는 물음까지 던집니다.
이처럼 그의 실험적인 영상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상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빔 벤더스 "룸 666"
시놉시스: 1982년 칸 영화제, 전반적으로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영화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느낌이 곳곳에 퍼져 있다. 호텔 마르티네즈의 666호실. 고다르, 파스빈더, 스필버그, 안토니오니, 헤어조크 등의 감독들이 질문에 맞춰 대답한다. "영화는 곧 사라질 언어, 곧 죽어갈 예술인가?"
1980년대 텔레비전과 새로운 촬영기술, 장비 등의 등장으로 영화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습니다.
영화의 존폐가 걸린 변화.
이에 감독 빔 벤더스는 1982년 깐느영화제 당시 호텔의 666번방을 빌려 동료 감독들에게 "영화의 미래"에 대해 인터뷰를 하게됩니다.
프랑스영화 거장 장뤽고다르,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이탈리아 영화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등의 세계 각국의 감독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곧 사라질 언어, 곧 죽어갈 예술인가?"
이에 서로다른 견해를 보이는 감독들.
그들의 견해는 크게 몇가지로 나뉘어집니다.
1.영화는 죽을 것
영화감독인 나조차도 더이상 보지않는 영화를 미래에 누가 보겠냐며 약간은 회의적인 태도.
텔레비전이 더 재미있음.
영화는 너무나 짜여진 것이고, 진실된 캐릭터가 없다고 강조.
연극도 죽고, 소설도 죽었듯 이제 영화도 죽을 것이라고 보는 입장.
2.영화는 지속적일 것
텔레비전의 것들은 이야기가 없으므로 우리의 진실된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와 다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멀리서 큰 것을 바라보는 것과 가까이서 작은 것을 바라보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으므로, 영화인들이 텔레비전의 등장에 크게 두려워 할 필요없다라는 입장.
혹은 '디지털이나 자기 필름등 새로운 영화촬영 기법들을 수용하고 활용하여 발전하는 시선'에서 영화의 지속을 논함.
3.영화가 죽지는 않지만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
텔레비전 덕분에 보다 폭 넓은 영화의 보급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반해 국제 경제적 인플레이션이 생김. 이제 점점 영화에 투자하는 비용들이 더 비싸 질 것이고, 그것이 영화제작에 발 목을 잡을 것임. 영화를 망치는 것은 기술 발전도, 감독도 아닌 영화를 제작하는데 'Yes or No'를 할 수 있는 권력자들이다.
4.필름 안쓰는 영화는 영화가 아니야!
필름을 안쓰는 디지털 영화는 취급하지 않고, 디지털로 영화를 제작하지도 않을거라는 입장.
5.영화 기술 개발? 오히려 좋아.
필름(Pellicule)로 영화를 찍는것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번거롭다.
이럴바엔 디지털? 오히려 좋을 수도.
과연 어떤 감독이 어떤 의견을 냈을까요?
그리고 그들은 얼마나 정확하게 영화의 미래를 내다보았을까요?
이처럼 "영화의 미래"를 두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가진 감독들의 시선을 알아볼 수 있는 영화 "룸 666"입니다.
씨네랩 소속 기자로 제 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여한, 강예림 기자였습니다.
상영일정:
CGV 전주고사 3관 2024.05.03 11:00
CGV 전주고사 3관 2024.05.05 18:00
CGV 전주고사 2관 2024.05.10 10:30
영화제 일정:
2024.05.01-2024.05.10
"불의 딸들" 페드로 코스타 감독 인터뷰 참조: https://filmmakermagazine.com/123828-interview-pedro-costa-the-daughters-of-fire/
-
- 8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1주 개봉영화!
비상선언 EMERGENCY DECLARATION , 2022
K-콘텐츠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재난 영화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감정과 드라마를 담고 있는데요
비행공포증을 앓고 있는 재혁은 어린 딸을 지켜야만 하고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는 상공의 아내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형사로서 비행기 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의무감 속에서 고군분투합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개성과 매력,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풍성히 채웁니다
하재림 감독의 새로운 K-콘텐츠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첫번재 추천영화 "비상선언" 입니다.
-------------------------------------------------------------------------------------------------------------------------------------------------------------------
베르히만 아일랜드 BERGMAN ISLAND , 2021
'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러브 감독 신작
'다가오는 것들'로 2016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
해외는 물론 국내 평단과 관객들마저 사로잡은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새로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전설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탄생한 포뢰섬으로 떠난 감독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현실과 픽션의 관계에 대한 지적인 탐구이자, 그에 대한 훌륭한 결과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2021 칸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특히 뉴욕 타임즈와 인디와이어는 '파워 오브 도그', '드라이브 마이 카', '스펜서'등과 함께
2021 최고의 작품 중 한 편으로 선정했습니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포뢰섬을 미아 한센-러브 감독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영화
두번째 추천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입니다.
-------------------------------------------------------------------------------------------------------------------------------------------------------------------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
Doraemon the Movie: Nobita’s Little Star Wars 2021 , 2021
국내 미공개 레전드 원작 36년 만의 리메이크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역대급 우주 모험을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도라에몽 시리즈 중 국내 미공개작인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전쟁'(1985)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2021"은 작은 별 '피리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손바닥만 한 우주인 '파피'와 함께 떠나는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스페이스 어드벤처로
종족을 뛰어넘은 따뜻한 우정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재미와 감동을 전할 예정입니다.
국내 미공개 레전드 극장판의 리메이크로 돌아온 극장판 도라에몽!
세번째 추천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입니다.
-
- 자신을 마주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같은
라일리는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이다.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인기남인 데다 운동선수로도 각광받고 있는 그의 삶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카웃해가겠다는 학교도 있으니 그의 삶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그런데 아무도 말하지 못한 그의 핸드폰 속 세계에는 남자들의 몸자랑으로 가득한데....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말 모호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저 자신의 삶의 방식에 불만이 없기 때문에 정체성에 대해 깊이 탐구할 생각도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는 미식축구 선수로서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삶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연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암이라는 친구와 안면을 트게 되면서 그의 온전했던 삶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1. 잘 짜여진 운동선수의 삶 속 어울리지 않는 그의 정체성
흔히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 남자의 행동이 다분히 여성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한 기준보다 여성스럽다고 해서 전부 다 게이도 아니거니와 사회가 규정한 기준에 맞다고 해서 게이가 아닌 것도 아니다. 라일리는 학교에서도 인기 많은, 소위 주류 문화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남성미가 뿜뿜하는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더 의심하지 못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게이는 여성스러운 남자들의 모습으로 많이 어필되어 왔는데, 그런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겉보기에 그는 착하고 인기많은 이성애자 남자 같아 보였다. 항상 아버지에 의해 운동 위주의 삶을 살아왔던 그였기 때문에 그는 커가면서 자신의 취향을 잘 알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알아서 잘 연기한 착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환경적 이득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인기도 많고, 가족들에게도 사랑받는 아들이었던 이 포지션을 그는 포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결국 환경의 노예라서, 좋게 말하면 잘 짜여진 생활이고, 나쁘게 말하면 통제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를 놓아버리기엔 그는 너무 어린 나이이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똑바로 마주하기엔 그를 둘러싼 환경이 그를 두렵게 했고,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그의 정체성이 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져 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이 참 보면 볼수롤 안타까웠다.
2. 리암이라는 존재
라일리의 온전한 삶에 돌을 던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리암으로, 학교에서 게이라는 사실이 꽤나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직시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라일리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한다. 라일리는 자신이 살고 싶은 삶에 자신의 정체성은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을 느꼈지만 리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니 긍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통제적인 삶을 살던 라일리에게 그의 존재는 꽤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몸은 리암에게 끌리고 있으면서도 이성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라일리의 위선적인 태도는 리암을 질리게 했지만 라일리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고 생각한다. 아직 자신에게 솔직할 수 없는 그에게 한 번 정도는 해야할 일종의 몸부림이었다고나 할까. 그는 그를 둘러싼 환경을 뚫고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3. 남의 시선보다는 내 자신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메시지
이 영화는 쿨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라일리의 자아 찾기 프로젝트와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언제나 부모님을 위해서 자신을 숨기고 친구들과의 평가에 신경쓰면서 자신에게 가장 소홀했던 사람이었다. 보다보니,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LGBTQ영화이지만 '자신을 가장 신경쓰면서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뭐, LGBTQ라고 하면 대단한 메시지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성소수자들도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주류 문화에 치여 자신을 돌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괜히 미안해졌다.
내 정체성에 대해 깨달았지만 내 자신을 표현하지 못함에서 나오는 슬픔을 나같은 이성애자들이 어떻게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 속에서만큼은 라일리의 여자친구가 그를 온전히 이해할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소수자들이 라일리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고 있을 것이고, 온전히 나 자신이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가장 먼저 귀기울여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이기적이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럴 땐 이기적이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 추천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내가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 지는 모르겠다. 내가 그들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위선 같고, 그들에게 공감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재수없어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에 라일리 같은 친구가 있다면 라일리의 여자친구와 같은 포지션에 있고 싶다. 그렇게 그들의 정체성을 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최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왔다.
이번 '서울프라이드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내가 봐왔던 영화들의 범주가 더 넓어진 것 같아 좋았다. 물론 그전에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LGBTQ를 봐오긴 했지만 더 다양한 성수수자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내 상식 선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여러 생각들이 스쳤다. 이번 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나같은 이성애자들은 어떤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 소수자들에게 존중을 표시하는 길일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너무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 같고, 너무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도 과해보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한 발치 떨어져서 그들의 삶에 민폐가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결론이었다. 적당한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 무관심을 표시하는 것, 그것이 곧 답이 아닐까.
-
- 왓챠 2022년 1월 1주 신작 영화
[WEEKEND CHOICE MOVIE] #왓챠#왓챠신작 #왓챠영화#왓챠2022
#브로드처치 #니시아적영요 #월광변주곡 #나의직장상사는코미디언 #러덜리스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
- 아이언맨이 마블에서 창조한 빌런들 총정리
-
2020. 07. 31 영상입니다.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
-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2> 티저 예고편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 9월 2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
- 영화 <스턴트맨> 장르 풀코스 예고편
턴트맨인 그는, 다른 모든 스턴트맨처럼 영화를 위해 폭발에 터지고, 총에 맞고, 충돌하며, 창문을 통과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커리어가 끝날 정도의 심각한 사고를 겪고 돌아온 이 근로 영웅은 스턴트 일을 계속 하면서 실종된 영화배우를 추적하여 음모를 해결하고 평생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실제 스턴트맨 출신이며 [불릿 트레인], [데드풀2], [아토믹 블론드], [분노의 질주: 홉스&쇼] 블록버스터 감독이자 [존 윅], [바이올런트 나잇] 프로듀서 데이비드 리치의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스턴트맨]은 새롭고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올스타 액션 스릴러이며 액션 영화 자체와 이를 제작하기 위해 영화 비하인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제작진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콜트(라이언 고슬링; 오스카상 후보자/ 바비, 라라랜드, 드라이브)는 1년 전 스턴트 일을 하면서 부상을 입고 정신적 & 신체적 건강에 집중하기 위해 업계를 떠났지만, X인 조디(에밀리 블런트; 골든 글로브상 수상자/ 오펜하이머,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카리오)가 감독을 맡은 블록버스터 영화 촬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고 주연 배우가 실종되는 상황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화의 무자비한 프로듀서(한나 웨딩햄; 에미상 수상자/ 테드 라소)가 스타배우 톰 라이더(에런 존슨; 골든 글로브 수상자/ 불릿 트레인)가 사라진 사실을 스튜디오와 언론에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동안 콜트는 조디를 다시 매료시키고자 노력하며 영화의 가장 화려한 스턴트 액션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실종된 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깊어지면서 콜트는 그 어떤 스턴트보다 더 위험하고 악랄한 범죄 음모에 휘말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