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10 13:30:23
[JIFF 데일리] 새로운 감정들이 전주에 등장했다!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 행사 취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개봉을 기념하여 픽사 in 전주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인 디즈니,픽사의 다양한 작품과 곧 개봉 예정인 <인사이드 아웃 2>의 풋티지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특별행사를 전주시에서 진행함으로써 전주를 찾은 방문객들과 시민들에게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매력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 행사는 영화제 기간 중에서도 5월 2일(목) 부터 10일(금)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더불어, 지난 5월 2일(목)에는 국내 최초로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34분 가량의 <인사이드 아웃 2> 풋티지 상영회가 진행되었는데요. 풋티지 상영 이후 화상 기자회견을 통하여 <인사이드 아웃 2>의 연출을 맡은 켈시 만 감독과 마크 닐슨 프로듀서가 참여하여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기에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짜는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는데요. 영화제에 참석한 분들 뿐만 아니라 많은 전주 주민들이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참석하였습니다. 시네필들을 사로잡은 이벤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할 체험 이벤트도 진행되었는데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OST 오케스트라 공연, 버블 벌룬쇼, 컬러링, 틀린 그림 찾기, 미로, 타투 스티커, 페이스페인팅 체험, <인사이드 아웃 2> 액티비티 북 제공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감정)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인사이드 아웃 2>의 새로운 캐릭터를 먼저 볼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5월 1일(수) ~ 5월 10일(금)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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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의 보디가드2」 데드풀 닉 퓨리가 서로 죽이려는(?) 액션영화
? "킬러의 보디가드2 -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보기 전, "킬러의 보디가드"
결말포함 스토리 요약 그리고 영화 속 메시지, 속편 정보-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정보
감독: 패트릭 휴즈
제작: 마크 길, 데이나 골드버그, 매튜 오툴, 존 톰슨, 레스 웰던
각본: 톰 오코너
출연: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외
장르: 액션, 코미디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픽처스, 크리스털 픽처스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JNC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2017년 8월 18일 한국 2017년 8월 30일
상영 시간: 118분
제작비: $30,000,000
북미 박스오피스: $75,468,583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176,586,701 (최종)
대한민국 총 관객수: 1,721,757명 (최종)-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킬러의 보디가드2) 영화정보
장르: 액션, 코미디
감독: 패트릭 휴즈
각본: 톰 오코너
제작: 크리스타 캠벨, 라티 그로브맨, 매튜 오툴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셀마 헤이엑 외
촬영: 테리 스테이시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미디어, 서밋 엔터테인먼트, 캠벨 그로브맨 필름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개봉일 미국 2021년 6월 16일
#킬러의아내의보디가드 #킬러의보디가드2 #킬러의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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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티저 예고편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스즈'는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더이상 노래할 수 없게 된다.
평범한 나날이 계속되던 중, 우연히 가상세계 U에 접속하게 된 '스즈'.
그는 그곳에서 신비로운 가수 '벨'로 다시 태어나 순식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런데 '벨'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는 어느 날, '용'이라 불리는 의문의 존재가 나타난다.
큰 상처를 안고 있는 듯한 '용'에게 마음이 쓰이는 '벨', 그리고 현실의 '스즈'.
과연 '스즈'의 목소리는 그에게까지 닿을 수 있을까?
두 세계가 하나로 이어질 때, 기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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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예고편
세상에 홀로 남겨진 고아에서 세상을 지배한 위대한 왕이 되기까지👑 라이온 킹, 그 시작의 이야기 [무파사: 라이온 킹] 12월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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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첫 번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에 최초 개봉하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부터
김태희 X 임지연의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공개작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Transformers: Rise of the Beasts Little Mermaid
©롯데엔터테인먼트
개요: 액션 | 미국 | 127분
감독: 스티븐 카플 주니어
출연: 안소니 라모스, 도미닉 피시백, 피터 딘클리지, 양자경
개봉: 2023.06.06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전 우주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절대자, ‘유니크론’의 부하 ‘스커지’는 ‘테러콘’들을 이끌고 지구에 당도한다. 그에 맞서기 위해 지구에 정체를 숨기고 있던 트랜스포머 ‘오토봇’ 군단이 모습을 드러내고 또 다른 트랜스포머 진영인 ‘맥시멀’과 힘을 합친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과 옵티머스 프라이멀을 중심으로 한 ‘맥시멀’. 모두의 운명을 건 그들의 압도적 전투가 시작된다!
CINE PICK!
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기반으로 2023년 한층 진화된 신작으로 오토봇과 맥시멀이 힘을 합쳐 펼치는 거대한 전투를 그린 영화. 신예 감독과 오리지널 제작진이 함께 해 한층 완성도 높은 ‘트랜스포머’만의 볼거리와 재미를 예고한다.
부기맨
The Boogeyman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요: 공포 | 미국 | 98분
감독: 롭 새비지
출연: 소피 대처, 크리스 메시나, 데이빗 다스트말치안
개봉: 2023.06.0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세이디’와 어린 동생 ‘소여’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남자가 집에 찾아온 뒤부터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공포의 문이 열린다!
CINE PICK!
미스터리 공포물로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호스트: 접속금지>의 롭 새비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스콧 벡 & 브라이언 우즈와 <블랙 스완>의 마크 헤이만이 각본을, 기묘한 이야기>의 숀 레비와 덴 코헨이 제작에 참여하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냥개들
웹드라마
ⓒ넷플릭스
개요: 액션 | 대한민국
감독: 김주환
출연: 우도환, 이상이, 허준호, 박성웅
공개: 2023.06.09
채널: 넷플릭스
시놉시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CINE PICK!
웹툰 원작으로 '청년경찰', '사자', '멍뭉이' 등 다채로운 소재를 기반으로 청춘의 성장과 버디 콤비를 다뤄온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우도환이 성실함과 배려심으로 똘똘 뭉친 복싱 유망주 건우로, 이상이는 능글맞지만 정이 넘치는 우진으로 분해 신선한 케미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예고한다.
마당이 있는 집
웹드라마
ⓒGenie TV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대한민국
제작: 김영규, 김제현, 장소정
연출: 정지현, 허석원
출연: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
공개: 2023.06.19
채널: Genie TV, Genie TV 모바일
시놉시스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CINE PICK!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WWW'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연출한 정지현 감독의 신작.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 등 탄탄한 배우진이 가세한 서스펜스 스릴러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
Extreme Festival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개요: 코미디, 드라마 | 대한민국 | 94분
감독: 김홍기
출연: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
개봉: 2023.06.07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놉시스
개최 일주일 전 갑자기 정종 문화제에서 연산군 문화제로 바뀐 망진의 지역 축제. 스타트업 대표 ‘혜수’는 축제를 무사히 진행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무늬만 이사 ‘상민’은 퇴사한 직원 ‘래오’를 알바로 데려오고, 축제 당일 현지에서 뽑은 인턴 ‘은채’는 과하게 열정적이다. 설상가상…! 축제의 막이 오르기 직전 객석은 텅 비고, 초대가수는 펑크 나고, 지역 극단은 보이콧을 선언하는데…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이 죽일 놈의 축제 그래도 축제는 계속돼야 한다! 반드시!
CINE PICK!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망하기 일보 직전 지역 축제를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격공 대환장 코미디 영화.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공동각본에 참여하여 재기 발랄하면서 긴장감 있는 전개를 선보였던 김홍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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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나간 탕아, 조폭하러 돌아오다
ㅐㄱ
영화 <컴백홈> 포스터
컴백홈 (2022)
감독 : 이연우 │ 장르 : 한국, 코미디·드라마
출연 : 송새벽(기세), 라미란(영심), 이범수(강돈)
등급 : 15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9분영화 <컴백홈> 스틸컷
개그맨이 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지
꿈은 이루어진다는 달콤한 말. 개그맨이 되겠다는 꿈 하나를 가지고 서울로 온 ‘기세’에게도 유효한 말이었을까. 영화 <컴백홈>의 주인공 기세는 공개코미디 무대에 열렬히 오르고 싶어하는 ‘아직 뜨지못한’ 개그맨이다. 그래도 개그맨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또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삶.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지겠지 싶었던 그에게 굴러온 현실은, 날벼락 같은 프로그램의 폐지였다. 소를 키우던 시골에서 맨몸으로 서울까지 왔는데, 인생을 베팅한 직장이 사라져버리니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이 따로 없다. 하물며 월세를 밀린 원룸에서는 그만 쫓겨나기까지 하는데..., 그런 기세 앞에 어떤 ‘삼촌’이 나타난다.
영화 <컴백홈> 스틸컷
20억과 조폭 승계, 사전에 없던 선택지
그가 삼촌이라 부르는 사람은 ‘강돈’. 조폭 두목이던 기세 아버지의 오른팔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안 그래도 속이 시끄러워 죽겠는데, 오랜만에 불쑥 찾아와 강돈이 전하는 소식은 다름아닌 아버지의 부고 소식. 아버지가 칼에 맞아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폭인 아버지가 끔찍하게 싫었던 기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꿈쩍하지 않는‘척’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돈이 제시하는 현금 20억에는 살짝 구미가 당기는데.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기세의 현실이 암담했기 때문이다. 강돈은 20억을 주며 조폭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으라 제안한다. 어차피 실질적 일은 강돈이 할 것이고, 자신은 바지사장 마냥 아버지 자리를 이어받는 시늉만 해주면 되는 것 같았기에, 고민하던 기세는 강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싸움 따위 1도 할 줄 모르는 개그맨의 조폭 승계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영화 <컴백홈> 스틸컷
개그맨이 조폭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줄 알았던 이야기는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중반부가 지나가자 생각지도 못한 빌런을 보여준다. 그는 바로 무식하고 유치하지만 진심으로 기세를 아끼는 듯 보였던 강돈이었다. 알고보니 강돈은 기세의 아버지를 제끼고 일선이 되고싶었던 그저 그런 양아치였던 것. 아버지의 죽음부터 시작하여, 기세에게 20억을 줬다가 도로 뺐기까지, 기세는 강돈이 깔아놓은 시나리오에 자기가 걸려들었다는 걸 알게되고 전에 없던 분노를 느낀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평생 원망만 하며 지냈던 아버지가 실은 자신을 끔찍이 아꼈다는 사실까지 뒤늦게 알게 되는데..., 모든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단지 20억이 필요했던 기세는 그렇게 얼떨결에 목표를 수정하게 된다. 아버지를 배신한 가짜 삼촌을 처단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기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고향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얼마나 웃기고 뭉클하던지.
영화 <컴백홈> 스틸컷
내 고향에 두고 온 것들, 왜 이제야 보일까
상경의 꿈을 안고 대도시로 간 자가, 고향을 얕잡아보고 오만해지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대도시의 냉혹함에 치여 고향으로 돌아와보면 자신이 얼마나 오만불손했는지를 또 깨닫게 되는 게 인간의 간사함 아닐까. 기세는 승계와 복수를 핑계로 다시 머물게 된 고향에서, 전에는 미처 알지 못한 감정들을 하나씩 꺠우쳐간다. 촌스럽고 짜증나서 떠나고만 싶었던 곳. 조폭 따위나 하던 아버지. 번듯하기는커녕 별볼일없이 늙어가는 유치한 친구들. 사랑했지만 개그맨이라는 원대한 자신의 꿈에는 걸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중국집 딸내미 영심. 한때 떨쳐버리고 싶던 그 모든 것들이, 반짝이지는 않아도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 존재들이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개그맨이 조폭이 되는 B급 코미디를 외피로 한 이 영화의 제목은 <컴백홈>. 그러니까 잘 곱씹어보면 이 영화는, 집으로 돌아온 탕아가 자신의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 곳이었는지를 알게되는 따뜻한 성장스토리에 더 가까운 듯 싶다. 돈도 성공도 좋지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만큼 사람을 든든하게 하는 게 있을까. 촌스러워서 떨쳐내고 싶었던 나의 고향, 노잼도시 대전이 어쩐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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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싱> 삼중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두 여성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20년대 뉴욕, 남달리 밝은 피부색을 가진 '아이린(테사 톰슨)'은 이를 활용해 백인 전용 호텔이나 헤어숍을 드나드는 패싱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더위에 지쳐 들어선 한 호텔에서 어린 시절 친구였던 '클레어(루스 네가)'를 만난다. 자신처럼 밝은 피부색을 지녔고 이를 이용해 백인 남편 '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한 후 흑인이지만 백인으로 살아가며 경제적으로도 어린 시절의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었던 클레어. 그런 클레어를 보면서 아이린은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클레어 역시 아이린을 보면서 마음만큼은 편했던 흑인으로서의 활기찬 삶을 그리워하기 시작하며 두 여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패싱>은 1929년에 발간된 넬라 라슨의 소설 <패싱>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아이언맨 3>, <트랜센던스>, <고질라 VS. 콩>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레베카 홀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패싱>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이처럼 <패싱>이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아무래도 제목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충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흔히 '패싱'(passing)은 흑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패싱을 원래 자신의 소속과 다른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양 행동하는 일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로 이해하며, 정체성을 구분하는 경계들과 그 경계를 넘어설 때 발생하는 불안감을 차분하게 펼쳐 보인다.
실제로 영화는 크게 인종, 성별, 그리고 계급이라는 세 가지 경계를 오가는 패싱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스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흑인과 백인의 인종적 경계를 넘어서는 패싱이다. 작중 흑인에서 백인으로의 자아 변화를 경험하는 인물, 곧 백인으로 패싱 가능한 중산층 흑인 여성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인물은 아이린과 클레어 두 명뿐이다. 흥미롭게도 <패싱>은 단 둘 밖에 없는 여성을 여러 측면에서 대조하며, 그것만으로도 98분 동안 극을 전개할 원동력을 이끌어낸다.
우선 아이린을 보자. 중산층의 흑인 남편과 결혼한 아이린은 시내에 나갈 때처럼 필요한 경우에는 백인으로 패싱하지만, 흑인의 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백인으로 행세하는 클레어 같은 이들이 자신들의 출신과 인종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기만적인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가 패싱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인종의 구분과 차별을 내면화하고, 그 틀 내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려는 보수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아이들의 선물을 사러 간 서점이나 더위 때문에 잠시 들린 호텔 카페, 심지어 길가에서까지 항상 자신이 사실 백인이 아닌 흑인임을 들킬까 전전긍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에 남편과 함께 있거나 무도회에서 춤출 때 성적인 매력을 숨길 생각이 없고, 금주법이 있는 시대에 술을 언제 어디든 갖고 다니는 클레어는 아이린과 정반대인 이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과거사를 꾸며내고 모든 사람과의 인연을 절단한 후 백인으로 살아왔지만, 공허한 삶에 지쳐 다시 흑인 사회에 편입되려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즉, 본인도 패싱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백인과 흑인의 이분법적 구분을 떨치지 못한 아이린과 달리 클레어는 정해진 인종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국한시키지 않으며 그 틀까지도 극복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린에게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사회적 기준을 전복하고 교란될 수 있는 클레어의 유동적인 정체성은 다양한 감정 안에서 인식된다. 분명 클레어는 호텔 카페와 스위트 룸, 그리고 아이린이 주최한 무도회 등에서 주변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그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린은 같은 조건 속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클레어를 보면서 부러움과 질투심, 또 앞서 본 것처럼 경멸감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불편해진다. 영화는 이처럼 패싱을 두고 비슷한 듯 서로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보이는 이들의 차이로부터 부각되는 미묘한 긴장감과 감정선을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키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이에 더해 아이린의 복합적인 감정선은 성적인 기제와 계급적인 차원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이야기를 층층이 쌓는다. 클레어와 아이린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동성애적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인 '브라이언(안드레 홀란드)'에게 클레어를 설명할 때 아이린은 그녀와의 관계를 모호하게 얼버무리며, 남편이 그녀를 멀리 하라고 눈치를 줘도 식사나 무도회에 계속해서 초대며 클레어의 존재를 쉽사리 삶의 울타리 밖으로 내치지 못한다. 남편이 클레어와 친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 가정부와 클레어가 따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굳이 가정부를 다시 일하도록 시키는 것 역시 클레어에 대한 애정이 단순한 우정 이상의 성적 매료 내지는 욕망으로 읽힐 수 있다. 클레어도 마찬가지다. 아이린에게 보낸 연애편지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한 편지를 보내거나, 그 편지에 답장하지 않는 아이린을 갑자기 방문해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는데 이 대목 역시 상당한 성적인 긴장감을 유발한다.
또한 영화는 계급적 차원에서의 패싱도 간과하지 않으며 특히 계급 이동의 열망이 인종적, 성적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을의 한 흑인이 백인들에게 맞아 죽었고 시체가 훼손되었다는 소문이 돌자 브라이언은 아이들에게 흑인으로서 1920년대 미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 반면에 아이린은 철저히 그 현실을 아이들로부터 감추고자 한다. 흑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듯 보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백인이 될 수 있기에 그녀에게는 흑백의 구분보다도 안정된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시급한 것이다. 본인이 비난하던 클레어조차 흑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상황에서 흑인으로서의 정신적 유산을 상실한 아이린의 이러한 패싱은 이 작품이 단순히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덕분에 자칫 100여 년 전을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에 그칠 뻔했던 영화는 더욱 현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작중 삼중의 패싱은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성과 계층적 정체성의 구분을 가로지르면서 아이린과 클레어가 확신하고 있던 자아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든다. 곧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의 정의를 의심하게 만들고, 그 정의와 정체성을 결정해 온 기존의 사고방식에까지 의문을 던진다.
특히 영화의 결말은 그 질문을 형상화한 듯 보인다. 클레어를 향한 아이린의 감정이 어떤 의미로든 나날이 강렬해지고 격화되는 가운데, 영화는 끝내 흑인 사회로 편입되지 못한 채 끝나버린 클레어의 비극이 누구의 탓인지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클레어에 대한 어떤 진실도 명료히 규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추측만 가능하도록 심증이 될 법한 장면들을 열거하고, 하얀 눈이 내리는 뉴욕이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눈송이가 화면을 가득 채워 온전히 하얗게 만들면서 끝난다. 마치 인종, 젠더, 계급과 그 외의 경계선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도화지에서 개인의 온전하고 진정한 정체성을 그려보라는 듯이.
따라서 영화 <패싱>은 사회적 차원에서 정의된 획일적이고 안정된 자아개념을 부정함과 동시에 그로부터 해방되고, 더 나아가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인 다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나날이 한 개인을 규정하고 그에게 덧입혀지는 정체성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제기와 메시지는 꼭 흑인이나 여성이 아니더라도 <패싱>을 곱씹어 볼만한 이유가 된다.
<패싱>의 이야기는 이 작품이 그 미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방식 덕분에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우선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1.33:1 비율을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이 화면 비율은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을 오롯이, 또 집중적으로 가득 담아내면서 그들의 내적 혼란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테사 톰슨과 루스 네가의 절제되어 있지만 깊이 있는 퍼포먼스가 유달리 빛나는 배경도 되어준다.
흑과 백을 외에 그 어떤 색채도 더하지 않은 연출도 1920년대 미국을 살아가는 흑인의 삶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조명의 위치와 광원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순간마다 두 여성의 피부색을 조정하면서 패싱이라는 행위가 한 명의 개인에게나 사회적 차원에서 갖는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낸다. 단순히 피부색을 조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극명히 대비되는 명암의 효과를 활용해 아이린과 클레어의 빛과 그림자로 가득한 심정을 끄집어 내 보여주기까지 한다.
사실 <패싱>을 오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재밌다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와 경제 대공황 사이의 미국 역사, 사회, 경제에 대해 알아야 하듯이, <패싱> 역시도 대략적인 사전 정보를 요구하기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 대신 일상의 모습을 담는 구성도 한몫하며, 설명보다는 관조가 주를 이루는 화법은 영화를 루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영화 기법이 주는 인상과 영향에 시선을 맡기다 보면 <패싱>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두 여성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그들의 급변하는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하면서 스스로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고전적인 작법과 시대를 타지 않는 메시지의 조화로 되살려낸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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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의 신이 있기 전에 클로이 자오 있나니
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감독이 MCU의 메가폰을 잡는다고 한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클로이 자오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우리나라는 이 요소만큼이나 중요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외적으로는 이런 요소로 화제를 모았다. 또 영화 내적으로도 이 작품은 중요했다. <어벤저스 : 엔드게임> 이후 새로운 분기점이 필요했던 마블은 올해 영화로는 차기 블랙 위도우를 비롯한 다양한 히어로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해 11월 12일에 한국에서 공식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포스트 캡틴 아메리카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다룰 멀티버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덕후몰이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 답게 세계관을 촘촘하게 잘 만들고 있다.
마블 빠인 나는 개봉날에 이 작품을 보고 왔다. 사실 다 봤어서 하는 이야기긴 하지만 이 작품이 그 정도로 극적인 스토리를 가진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챙겨본 이유는 나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는데, 예전에 마블 히어로라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만 알던 시절에 손흥민 선수의 축구 기사를 읽다 무의식적으로 내린 스크롤바에 스포일러를 당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마블 영화를 챙겨본다. 이렇게 빠르게 마블의 영화들을 보면 장점이 또 있는데, 바로 영화 후기를 쓸 때 읽는 사람들에게 신선하다는 것이다. 이왕에 빠르게 영화를 본 김에 늘 감성적인 글만 쓸 순 없으니 액션 영화 리뷰를 하려고 한다. 오늘도 허접한 나의 글솜씨를 읽어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스토리의 완성도는 어떤가요? 꼼꼼하나요?
만약 내가 한 편의 소설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등장인물을 5명 이상으로 설정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당연하다. 글을 읽어서 5명의 주인공들이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나는 5명의 캐릭터를 다 살릴 만큼 능력이 없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이런 다수의 등장인물이 주는 단점은 이런 것들일 것이다. 반대로 관객의 입장에서도 다수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아다리가 딱딱 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잉여의 등장인물이 있다는 건 줄거리 몰입을 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니 그럼 이 사람이 왜 이 영화에 있는 거지?'라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 영화는 이 지점을 깔끔하게 대처했다. 극장을 나왔을 때 10명의 영웅 캐릭터 모두 기억할 수 있었다. 단순히 MCU의 새 판 짜기로 얼굴 비추는 히어로들이 아니다. 각자가 나름의 역할을 한다. 또 이들이 신들이라고 해서 인간과 다른 먼 세계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연애도 하고 배신도 하고 썸도 타며 질투도 하고 스마트폰에 중독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잘 묘사하기 때문에 각자의 인물이 가진 감정선을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왜?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로서는 사실 꽤나 괜찮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가 아예 구멍이 없냐? 이건 아니다. 후반부에 살짝 머리를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 클로이 자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름다운 영상미!' 볼 수 있나요?
<노매드랜드>는 방랑하는 한 인물의 시선을 카메라가 담는다. 이 인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외로움이다. 미국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사람 한 명이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통해 고립이라는 이미지를 전한다. <노매드 랜드>가 사용했던 이 카메라 워킹을 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터널스>는 나름의 영상미를 보여준다. 첫째. CG가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아리솀 캐릭터는 인간형의 신이 아니라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르마무'와 같은 귀신형 신인데,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데 비해 구체적으로 구현을 잘해놓아서 보면서 적지 않게 놀랐다. 이렇게 CG로 만든 시각 디자인도 좋았지만 자연물을 찍었던 영상미도 좋았다고 본다. 후반부 빌런과 격투하는 갯벌 비슷한 곳은 어떻게 그곳을 섭외했는지 살짝 신기할 정도다. 또 중반부 주인공 일행이 길가메시의 집으로 갈 때 이 거처에 대한 묘사도 탁월했다. 현대사회에 있을 법하지만 흔하지도 않아서 이터널스의 신비함을 덧붙이는 연출이었다. 또 영화에서 필수적으로 이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한데, 나무 덩그러니 하나 있는 모습이 테나라는 인물이 가진 외로움을 극대화시켜준다. 이 외에도 세르시가 초반부에 자동차를 장미꽃으로 바꿀 때 '장미꽃'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센스나, 인트로 전에 액션신에 나오는 장소의 분위기가 CG랑도 잘 맞았다. 감독 클로이 자오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액션 맛집 마블, 이번에도 닉값 하나요?
음.. 난 이거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예를 들어 길가메시는 완력이 엄청 센 인물로 묘사된다. 도입부에 데비안츠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힘을 충전해 쾅 한번 내려치는 장면이 있다. 이거, 좀 매가리 없이 맞는다. <범죄도시>의 경우의 석도의 액션신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근데 이 작품과는 반대로 그렇게 터치를 많이 하는 게 아닌데도 액션에 현실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맞는 대상이 인위적으로 만든 CG라서 그런지 <이터널스>에서 의 액션이 그렇게 현실적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생동감의 문제는 맨몸액션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이카리스라는 캐릭터는 눈에서 레이저빔이 나오는데, 난 조금 오그라든다고 생각했다. 이 오그라듦이 영화를 보는데 어마어마하게 페널티가 있고 이런 건 아닌데 클로이 자오 감독이 액션 영화는 서툴다는 느낌이 들긴 할 정도다.
마동석 배우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나요?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나 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쓰기엔 스포일러가 된다. (아마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마블에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 진짜로.)
마블의 <라스트 제다이>? 왜 토마토가 썩었나요?
아마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 작용으로 평점이 떨어졌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전에 알려진 바와 같이 파스토스 캐릭터가 동성애자로, 마카리 캐릭터가 청각장애로 설정된 건 맞다. 길가메시 캐릭터와 킨고, 세르시가 아시아 쪽 배우들인 것도 맞다. 근데 이런 다양성에 관한 키워드들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크게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세르시가 여성이라고 해서 남성은 죄다 나사 하나 빠진 미친놈으로 묘사되지도 않고 파스토스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또 불필요하게 만들지도 않았으며 PC요소가 줄거리 이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역시 아니다. 뭐 그들 나름대로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라고는 볼 수 있겠지만 난 이 영화가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잘 유지했다고 보는 쪽이다. 또 로튼토마토 지수가 떨어졌던 이유는 기존의 마블 영화와는 다른 느낌 때문일 텐데, 가령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의 경우 윈터 솔저와 캡틴 아메리카가 맨몸액션을 벌이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부분이다. 이를 호응하듯 올해 개봉했던 <샹치 : 텐 링즈의 전설>에서의 버스 액션은 정말 좋았다. 마블의 특징을 잘 살린 셈이다. 근데 마블의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긴 하다. 10명의 신들의 캐릭터성을 다 살려야 하는데 액션까지 생동감이 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도 이런 것들을 소화하기엔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이 영화는 MCU의 차기 핵심인물들이 나온다는 지점에서 각본을 쓰는 사람의 머리가 복잡한 작품이었을 텐데,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이뤄졌다는 것이 어려운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고정적으로 마블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도 평점이 낮았던 건 아닐까?라고 나는 추론한다. 아. 일본의 전범국으로서의 부정행위를 묘사하는 장면이 있긴 하다. 근데 일본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도 아니고 이터널스가 인류의 부조리를 슬퍼한다는 느낌으로 잠깐 묘사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일본의 전범국으로서의 행위를 미화시킬 이유가 없지 않나..?
앞으로 MCU에서 어떤 포지션을 유지할 작품인가요?
물론 내가 케빈 파이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걸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나는 <블랙 위도우>나 <샹치 : 텐 링즈의 전설>보다 더 중요한 시발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영화의 쿠키는 이 작품에서 자주 묘사되지 않았던 색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이 둘은 원작에서 나름의 포지션들이 있는 캐릭터들로 보이는데, 두 히어로들의 등장 시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영화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타노스의 핑거스냅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어벤저스가 그 이상의 초월자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지점에서 강화인간 말고도 다른 존재들이 묘사가 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타노스라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외계인들이 필요했던 만큼 추후에 기본 베이스가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봐도 될까요?
네. 나는 강추까진 아니더라도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마동석 배우가 MCU에 출연했기 때문은 아니다.
난 웃기기도 재밌기도 했어서 나름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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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거미 소년이 살아갈 익명의 삶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스테리오’의 계략으로 인해 세상에 정체가 탄로 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영웅으로 포장된 미스테리오를 죽인 살인자로 몰리면서 갑작스레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의 일상을 잃어버린다. 문제는 본인뿐만 스파이더맨의 조력자로 알려진 여자친구 'MJ(젠데이아)'와 절친 '네드(제이콥 배덜런)'의 대학 진학까지 막힌 것. 이에 피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가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임을 온 세상이 잊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실패한 닥터의 마법 때문에 뜻하지 않게 열린 멀티버스에서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아는 빌런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불시착한 빌런의 처리를 두고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충돌하면서 더 큰 위기 속으로 빠져든다.
MCU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의 세 번째 이야기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운 작품이었다. 우선 닥터 스트레인지를 등장시켜 향후 MCU가 펼칠 멀티버스의 맛을 보여주고, 다음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야 했다. 그린 고블린, 일렉트로, 닥터 옥토퍼스와 같은 과거의 빌런들과 추억이 된 두 스파이더맨의 복귀를 통해서는 지금까지 제작된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에 대한 헌사도 바쳐야 했다. 또 이른바 '홈커밍' 트릴로지의 대미를 장식할 필요도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이 수많은 과제를 한 가지 주제 안에서 엮어낸다는 점이다.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바로 익명성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속 피터의 이야기를 간략히 요약하면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어 익명을 되찾고자 하는 사투라고 할 수 있다. 당장 피터의 얼굴이 뉴욕의 모든 전광판에 등장하는 오프닝은 영화 속 모든 사건의 직간접적 발단으로 작동한다. 실제로 익명성의 상실은 피터와 주변 사람들의 실제 삶까지 망가뜨리며, 이에 피터는 자신은 물론 친구들까지 대학 진학이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자신의 익명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문이 실패로 돌아간 후 나타난 빌런들이 공통적으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안다는 점, 또 빌런들을 막을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더 강력한 익명성의 획득이라는 사실도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가 말하려는 바를 잘 보여준다.
이때 익명성이라는 특성이 현대 사회의 삶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작중 피터의 모습은 마치 현대인의 잔혹동화 같기도 하다. 피터에게 익명성이 뉴욕의 빌딩 사이를 웹(web) 스윙하며 스파이더맨으로서 살아갈 기회이자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패였듯이, 현대인에게도 익명성은 웹(web)을 통해 연결된 인터넷 공간을 열어주고 그 안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 된다는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보호막을 잃은 피터가 무차별적인 비난의 표적이 된 것은 이른바 현실 속 '신상 털기'의 히어로 영화적 묘사나 다름없고, 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악몽과도 같은 상황에 대한 간접 경험이라 할 수 있다. 피터가 학교 복도나 집 앞에서 수많은 카메라와 시선 앞에 서야만 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익명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노 웨이 홈>을 본다면 영화의 주요 소재인 멀티버스와 빌런들 및 또 다른 스파이더맨의 등장도 팬서비스 이상의 행간을 지님을 알 수 있다. 영화가 익명성의 야누스적 얼굴에 대한 경계심과 책임질 줄 아는 개인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성은 본질적으로 무한한 해방감과 동시에 그 못지않은 비도덕성을 내재한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SNS와 커뮤니티, 게임에 존재하는 수많은 익명의 '나'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만큼 수많은 갈등을 빚을 수 있으며, 그 갈등과 충돌은 때때로 인터넷 공간 밖의 현실 공간에 존재하는 '나'에게까지 실질적인 피해를 안기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MCU의 피터는 현실의 '나'이고, 스파이더맨이 존재하는 수많은 멀티버스는 익명의 '내'가 살아가는 수많은 공간이며, 피터가 스파이더맨임을 알고 찾아온 빌런들은 익명의 '내'가 만들어낸 충돌에 대한 메타포라고 할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이라는 쉽고 매끄러운 해결방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도 피터의 고민과 고난이 현실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결코 동화적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즉, 피터 파커로서의 삶과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삶을 모두 살려는 게 문제라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은 피터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이름들 간에 균형점을 찾지 못해 현실의 삶과 일상이 무너지는 모든 이들을 향한 지적인 셈이다.
또한 영화는 빌런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인 스파이더맨을 소환해 해결방안에 대한 힌트를 보여준다. 서로 다르지만 또 같은 존재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스파이더맨들은 공통의 경험을 토대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조언을 건네며 트라우마의 극복을 돕는다. 이때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스파이더맨 간의 연대는 인터넷 공간 속을 부유하던 서로 다른 '나', 수많은 부캐들과 본캐 사이의 만남과 일치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삶의 균형을 찾지 못한 뼈아픈 대가를 치러야 했던 피터가 또 다른 피터들을 만나 방황을 끝낼 힘을 얻었듯이, 현실의 '나' 역시 익명으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내적으로 단단해져서 삶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의 주도권이 곧 책임감을 뜻한다는 점에서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을 깨닫는' 스파이더맨의 성장 서사 역시 새로운 보편성을 갖는다. 본래 고등학생에 불과한 피터 파커가 거미에게 물려 엄청난 근력과 특수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되는 것은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어야 하는 신체적 변화를 상징한다. 또 그러한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아픔과 슬픔을 겪어야 하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우리 모두의 고단함이 함축되어 있다. 즉,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이 유명한 대사는 슈퍼히어로가 되는 것 이전에 온전한 성인이자 개인이라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을 정의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큰 힘과 큰 책임의 범주를 익명성이라는 맥락 안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한 명의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보다 현대적인 조건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원래도 성장 영화였던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변화한 시대에 발맞추는 새로운 성장 서사로 탈바꿈한다.
이에 더해 익명성에 따르는 책임감이라는 메시지는 빌런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스파이더맨의 도덕성과 선량함이 영화 내내 강조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작중 팟캐스트 진행자 혹은 유튜버처럼 묘사된 JJJ의 방향 설정에 따라 많은 이들이 대중이라는 익명에 기대어 스파이더맨을 비난하듯이, 현실에서도 가짜 뉴스 유포와 사이버불링은 더욱더 만연하고 있다. 영화는 이런 상황을 예방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결국 익명으로 활동하는 개개인의 도덕성과 책임감에서 찾고자 한다. 그래서 개개인의 선량함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행간을 담아낸 "누군가를 돕는 것은, 모두를 돕는 것이다(When you help someone, You help everyone)"라는 대사는 피터가 진정으로 친절한 이웃이자 익명의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으로서 다시금 활동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또한 MCU의 스파이더맨이 이전의 시리즈들과 달리 스파이더맨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을 고려할 때, 익명성에 중점을 둔 이야기 전개는 '홈커밍' 트릴로지를 영리하게 마무리하는 최선의 선택처럼 보인다. 사실 토니 스타크가 선물한 최첨단 나노 슈트와 화려한 어벤져스 인맥을 가진 MCU의 스파이더맨에게서는 가난하지만 친절한 이웃이라는 소시민적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다. 또 마블의 유일한 고등학생 히어로라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지난 두 편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사고를 저질러 버리는 피터는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영웅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철저히 정체를 감추는 슈퍼히어로라는 정체성도 스스럼없이 통성명하는 스파이더맨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MCU의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보다도 아이언맨의 후계자라는 이미지가 더 확고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마블은 스파이더맨의 본래 특징이기도 한 익명성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춰서 두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제를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덧붙이는 데 성공했다. 일관되면서도 현대적인 주제와 메시지를 통해 MCU의 일원으로서, 동시에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일원으로서 어엿한 영웅의 탄생을 그려낸 것이다. 그렇기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재미와 감동 사이로 쓸쓸함과 짠함이 흘러나오는 복합적인 매력이 넘치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도 인상적인 스토리텔링과는 별개로 몇몇 단점이 존재한다. 일단 수많은 캐릭터의 과거가 철저히 대사로만 언급되다 보니 이전에 나온 총 일곱 편의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그 기억이 희미한 경우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처럼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이 실패하는 장면 등 영화의 수월한 전개를 위해 개연성을 포기한 몇몇 대목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볼거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상을 남긴다. 비록 2억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제작비가 블록버스터 영화치고 적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설픈 CG 장면이 몰입을 저해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으로 인해 뉴욕의 공간이 뒤틀리는 장면은 <닥터 스트레인지> 1편 속 유사한 장면과 비교했을 때 부자연스러움을 숨길 수 없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자유의 여신상에서 펼쳐진 전투도 그 배경이 지나치게 어두워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문제를 노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게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평가가 주어지는 것은 결코 과하지 않아 보인다. 이는 프랜차이즈의 일원으로서 서로 다른 제작사의 시리즈를 한 데 묶고, MCU의 일원으로서 멀티버스라는 세계관의 확장에도 한 몫하며, 홈커밍 트릴로지를 마무리 짓는 최종장으로서 그간의 비판점을 해결하는 어려운 미션을 준수하게 엮어낸 것만으로도 정당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대적이면서도 일관된 익명성이라는 주제와 메시지를 통해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만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독립된 작품으로서도 호평받아 마땅한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익명이라는 거미줄을 잡고 마침내 영웅이 된 거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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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볼 줄 모르네
지난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제작비 대비 7배에 달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수상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아카데미 각본상"을 비롯하여 주요 부문에 이름들을 올려 평단의 선택도 다르지 않음을 보여줘 속편 제작을 결정했지만,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가 되었다. - 2편과 3편의 판권만으로 4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과연, 투자한 만큼 성과도 나왔는지?' - 2편 <글래스 어니언>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자!어느 날, 소포로 온 수수께끼의 상자를 풀어보는 사람들은 하나의 초대장임을 알게 된다.
보낸 이는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으로 세계적인 탐정 "브누아 블랑"을 포함해 하나 공통점들이 없는 이들을 그리스 섬의 호화로운 사유지에 초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의 살인 게임을 예고하는데...1. 사람들은 모았으니 한 번 풀어볼까?
먼저, 전작 <나이브스 아웃>의 장점으로 꼽는 건 화려한 캐스팅이다.
끝내 악역으로 밝혀지는 "크리스 에번스"를 비롯해 "아나 데 아르마스 - 제이미 리 커티스 - 마이클 섀넌" 등. 하나의 작품에 모두 만날 수가 있다는 것부터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이번 속편 <글래스 어니언>도 이에 못지않은 라인업을 구성했다.
"에드워드 노튼"을 비롯해 "바티스타 - 자넬 모네 - 캐서린 한" 등. 최근 작품들에서 얼굴을 비추는 배우들이 나온다. - 이외에도 "카메오"로 "휴 그랜트 - 에단 호크"가 나온다!이처럼 구색은 맞춰졌으니 준비할 건 "추리"다.
결국, <나이브스 아웃>이 시리즈로 이어나가는 데에는 "크리스 에반스" 혹은 "캡틴 아메리카"가 '비열한 양아치를 맡았다'라는 전복된 이미지가 아닌 쫀쫀하게 구성된 추리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글래스 어니언>의 추리는 어땠을까?결론부터 말하면, 전작과는 결이 달라져 약간의 아쉬움이 생긴다.
일단, 필자가 생각하는 "추리"는 입증하는 것으로 보여주거나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이에 영화는 "브누아 블랑"의 시점에 관객들을 동참시켜 단서들을 수집하고, 퍼즐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예상하고 그렸던 <나이브스 아웃>이 맞지만,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변화되고 만다.2. 내가 몰랐던 걸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하게 말할 수 없지만, 영화는 "브누아 블랑"과 또 하나의 캐릭터의 시점을 추가해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르게 읽히게 만든다.
어찌 보면, "박찬욱"의 <아가씨, 2016>와 <헤어질 결심, 2022>에서 각 캐릭터들의 시점으로 해석한 것처럼 말이다.
분명히, 매력적인 문체이나 "추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선택지안이다.앞서 말했듯이 필자가 생각하는 "추리"는 입증하는 것으로 보여주거나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플래시백"의 형태를 띠는 이야기는 보여주는 것이 되어 장황한 설명으로 이어지고 만다.
무엇보다 동기를 설명하다 보니 이성적인 추론보다 감정이 앞서나가 호불호를 낳게 만든다.물론, 해당 영화의 원제 "글래스 어니언(Glass Onion)"의 비유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직관성은 예상되었을지도 모른다.
<안티포르노, 2017>에서 유리병 입구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도마뱀처럼 필자 역시, 이번 <나이브스 아웃>을 과하게 보려던 것이 아닐까?
어찌 보면, 영화는 시작부터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수수께끼 상자를 때려 부수는 "카산드라"의 모습으로 알려주었지도 모른다? 아니,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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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의 보디가드2」 데드풀 닉 퓨리가 서로 죽이려는(?) 액션영화
? "킬러의 보디가드2 -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보기 전, "킬러의 보디가드"
결말포함 스토리 요약 그리고 영화 속 메시지, 속편 정보-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정보
감독: 패트릭 휴즈
제작: 마크 길, 데이나 골드버그, 매튜 오툴, 존 톰슨, 레스 웰던
각본: 톰 오코너
출연: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외
장르: 액션, 코미디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픽처스, 크리스털 픽처스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JNC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2017년 8월 18일 한국 2017년 8월 30일
상영 시간: 118분
제작비: $30,000,000
북미 박스오피스: $75,468,583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176,586,701 (최종)
대한민국 총 관객수: 1,721,757명 (최종)-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킬러의 보디가드2) 영화정보
장르: 액션, 코미디
감독: 패트릭 휴즈
각본: 톰 오코너
제작: 크리스타 캠벨, 라티 그로브맨, 매튜 오툴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셀마 헤이엑 외
촬영: 테리 스테이시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미디어, 서밋 엔터테인먼트, 캠벨 그로브맨 필름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개봉일 미국 2021년 6월 16일
#킬러의아내의보디가드 #킬러의보디가드2 #킬러의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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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티저 예고편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스즈'는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더이상 노래할 수 없게 된다.
평범한 나날이 계속되던 중, 우연히 가상세계 U에 접속하게 된 '스즈'.
그는 그곳에서 신비로운 가수 '벨'로 다시 태어나 순식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런데 '벨'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는 어느 날, '용'이라 불리는 의문의 존재가 나타난다.
큰 상처를 안고 있는 듯한 '용'에게 마음이 쓰이는 '벨', 그리고 현실의 '스즈'.
과연 '스즈'의 목소리는 그에게까지 닿을 수 있을까?
두 세계가 하나로 이어질 때, 기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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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예고편
세상에 홀로 남겨진 고아에서 세상을 지배한 위대한 왕이 되기까지👑 라이온 킹, 그 시작의 이야기 [무파사: 라이온 킹] 12월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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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첫 번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에 최초 개봉하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부터
김태희 X 임지연의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공개작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Transformers: Rise of the Beasts Little Mermaid
©롯데엔터테인먼트
개요: 액션 | 미국 | 127분
감독: 스티븐 카플 주니어
출연: 안소니 라모스, 도미닉 피시백, 피터 딘클리지, 양자경
개봉: 2023.06.06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전 우주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절대자, ‘유니크론’의 부하 ‘스커지’는 ‘테러콘’들을 이끌고 지구에 당도한다. 그에 맞서기 위해 지구에 정체를 숨기고 있던 트랜스포머 ‘오토봇’ 군단이 모습을 드러내고 또 다른 트랜스포머 진영인 ‘맥시멀’과 힘을 합친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과 옵티머스 프라이멀을 중심으로 한 ‘맥시멀’. 모두의 운명을 건 그들의 압도적 전투가 시작된다!
CINE PICK!
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기반으로 2023년 한층 진화된 신작으로 오토봇과 맥시멀이 힘을 합쳐 펼치는 거대한 전투를 그린 영화. 신예 감독과 오리지널 제작진이 함께 해 한층 완성도 높은 ‘트랜스포머’만의 볼거리와 재미를 예고한다.
부기맨
The Boogeyman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요: 공포 | 미국 | 98분
감독: 롭 새비지
출연: 소피 대처, 크리스 메시나, 데이빗 다스트말치안
개봉: 2023.06.0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세이디’와 어린 동생 ‘소여’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남자가 집에 찾아온 뒤부터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공포의 문이 열린다!
CINE PICK!
미스터리 공포물로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호스트: 접속금지>의 롭 새비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스콧 벡 & 브라이언 우즈와 <블랙 스완>의 마크 헤이만이 각본을, 기묘한 이야기>의 숀 레비와 덴 코헨이 제작에 참여하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냥개들
웹드라마
ⓒ넷플릭스
개요: 액션 | 대한민국
감독: 김주환
출연: 우도환, 이상이, 허준호, 박성웅
공개: 2023.06.09
채널: 넷플릭스
시놉시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CINE PICK!
웹툰 원작으로 '청년경찰', '사자', '멍뭉이' 등 다채로운 소재를 기반으로 청춘의 성장과 버디 콤비를 다뤄온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우도환이 성실함과 배려심으로 똘똘 뭉친 복싱 유망주 건우로, 이상이는 능글맞지만 정이 넘치는 우진으로 분해 신선한 케미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예고한다.
마당이 있는 집
웹드라마
ⓒGenie TV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대한민국
제작: 김영규, 김제현, 장소정
연출: 정지현, 허석원
출연: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
공개: 2023.06.19
채널: Genie TV, Genie TV 모바일
시놉시스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CINE PICK!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WWW'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연출한 정지현 감독의 신작.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 등 탄탄한 배우진이 가세한 서스펜스 스릴러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
Extreme Festival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개요: 코미디, 드라마 | 대한민국 | 94분
감독: 김홍기
출연: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
개봉: 2023.06.07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놉시스
개최 일주일 전 갑자기 정종 문화제에서 연산군 문화제로 바뀐 망진의 지역 축제. 스타트업 대표 ‘혜수’는 축제를 무사히 진행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무늬만 이사 ‘상민’은 퇴사한 직원 ‘래오’를 알바로 데려오고, 축제 당일 현지에서 뽑은 인턴 ‘은채’는 과하게 열정적이다. 설상가상…! 축제의 막이 오르기 직전 객석은 텅 비고, 초대가수는 펑크 나고, 지역 극단은 보이콧을 선언하는데…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이 죽일 놈의 축제 그래도 축제는 계속돼야 한다! 반드시!
CINE PICK!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망하기 일보 직전 지역 축제를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격공 대환장 코미디 영화.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공동각본에 참여하여 재기 발랄하면서 긴장감 있는 전개를 선보였던 김홍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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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나간 탕아, 조폭하러 돌아오다
ㅐㄱ
영화 <컴백홈> 포스터
컴백홈 (2022)
감독 : 이연우 │ 장르 : 한국, 코미디·드라마
출연 : 송새벽(기세), 라미란(영심), 이범수(강돈)
등급 : 15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9분영화 <컴백홈> 스틸컷
개그맨이 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지
꿈은 이루어진다는 달콤한 말. 개그맨이 되겠다는 꿈 하나를 가지고 서울로 온 ‘기세’에게도 유효한 말이었을까. 영화 <컴백홈>의 주인공 기세는 공개코미디 무대에 열렬히 오르고 싶어하는 ‘아직 뜨지못한’ 개그맨이다. 그래도 개그맨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또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삶.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지겠지 싶었던 그에게 굴러온 현실은, 날벼락 같은 프로그램의 폐지였다. 소를 키우던 시골에서 맨몸으로 서울까지 왔는데, 인생을 베팅한 직장이 사라져버리니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이 따로 없다. 하물며 월세를 밀린 원룸에서는 그만 쫓겨나기까지 하는데..., 그런 기세 앞에 어떤 ‘삼촌’이 나타난다.
영화 <컴백홈> 스틸컷
20억과 조폭 승계, 사전에 없던 선택지
그가 삼촌이라 부르는 사람은 ‘강돈’. 조폭 두목이던 기세 아버지의 오른팔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안 그래도 속이 시끄러워 죽겠는데, 오랜만에 불쑥 찾아와 강돈이 전하는 소식은 다름아닌 아버지의 부고 소식. 아버지가 칼에 맞아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폭인 아버지가 끔찍하게 싫었던 기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꿈쩍하지 않는‘척’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돈이 제시하는 현금 20억에는 살짝 구미가 당기는데.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기세의 현실이 암담했기 때문이다. 강돈은 20억을 주며 조폭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으라 제안한다. 어차피 실질적 일은 강돈이 할 것이고, 자신은 바지사장 마냥 아버지 자리를 이어받는 시늉만 해주면 되는 것 같았기에, 고민하던 기세는 강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싸움 따위 1도 할 줄 모르는 개그맨의 조폭 승계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영화 <컴백홈> 스틸컷
개그맨이 조폭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줄 알았던 이야기는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중반부가 지나가자 생각지도 못한 빌런을 보여준다. 그는 바로 무식하고 유치하지만 진심으로 기세를 아끼는 듯 보였던 강돈이었다. 알고보니 강돈은 기세의 아버지를 제끼고 일선이 되고싶었던 그저 그런 양아치였던 것. 아버지의 죽음부터 시작하여, 기세에게 20억을 줬다가 도로 뺐기까지, 기세는 강돈이 깔아놓은 시나리오에 자기가 걸려들었다는 걸 알게되고 전에 없던 분노를 느낀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평생 원망만 하며 지냈던 아버지가 실은 자신을 끔찍이 아꼈다는 사실까지 뒤늦게 알게 되는데..., 모든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단지 20억이 필요했던 기세는 그렇게 얼떨결에 목표를 수정하게 된다. 아버지를 배신한 가짜 삼촌을 처단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기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고향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얼마나 웃기고 뭉클하던지.
영화 <컴백홈> 스틸컷
내 고향에 두고 온 것들, 왜 이제야 보일까
상경의 꿈을 안고 대도시로 간 자가, 고향을 얕잡아보고 오만해지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대도시의 냉혹함에 치여 고향으로 돌아와보면 자신이 얼마나 오만불손했는지를 또 깨닫게 되는 게 인간의 간사함 아닐까. 기세는 승계와 복수를 핑계로 다시 머물게 된 고향에서, 전에는 미처 알지 못한 감정들을 하나씩 꺠우쳐간다. 촌스럽고 짜증나서 떠나고만 싶었던 곳. 조폭 따위나 하던 아버지. 번듯하기는커녕 별볼일없이 늙어가는 유치한 친구들. 사랑했지만 개그맨이라는 원대한 자신의 꿈에는 걸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중국집 딸내미 영심. 한때 떨쳐버리고 싶던 그 모든 것들이, 반짝이지는 않아도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 존재들이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개그맨이 조폭이 되는 B급 코미디를 외피로 한 이 영화의 제목은 <컴백홈>. 그러니까 잘 곱씹어보면 이 영화는, 집으로 돌아온 탕아가 자신의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 곳이었는지를 알게되는 따뜻한 성장스토리에 더 가까운 듯 싶다. 돈도 성공도 좋지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만큼 사람을 든든하게 하는 게 있을까. 촌스러워서 떨쳐내고 싶었던 나의 고향, 노잼도시 대전이 어쩐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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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싱> 삼중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두 여성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20년대 뉴욕, 남달리 밝은 피부색을 가진 '아이린(테사 톰슨)'은 이를 활용해 백인 전용 호텔이나 헤어숍을 드나드는 패싱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더위에 지쳐 들어선 한 호텔에서 어린 시절 친구였던 '클레어(루스 네가)'를 만난다. 자신처럼 밝은 피부색을 지녔고 이를 이용해 백인 남편 '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한 후 흑인이지만 백인으로 살아가며 경제적으로도 어린 시절의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었던 클레어. 그런 클레어를 보면서 아이린은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클레어 역시 아이린을 보면서 마음만큼은 편했던 흑인으로서의 활기찬 삶을 그리워하기 시작하며 두 여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패싱>은 1929년에 발간된 넬라 라슨의 소설 <패싱>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아이언맨 3>, <트랜센던스>, <고질라 VS. 콩>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레베카 홀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패싱>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이처럼 <패싱>이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아무래도 제목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충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흔히 '패싱'(passing)은 흑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패싱을 원래 자신의 소속과 다른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양 행동하는 일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로 이해하며, 정체성을 구분하는 경계들과 그 경계를 넘어설 때 발생하는 불안감을 차분하게 펼쳐 보인다.
실제로 영화는 크게 인종, 성별, 그리고 계급이라는 세 가지 경계를 오가는 패싱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스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흑인과 백인의 인종적 경계를 넘어서는 패싱이다. 작중 흑인에서 백인으로의 자아 변화를 경험하는 인물, 곧 백인으로 패싱 가능한 중산층 흑인 여성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인물은 아이린과 클레어 두 명뿐이다. 흥미롭게도 <패싱>은 단 둘 밖에 없는 여성을 여러 측면에서 대조하며, 그것만으로도 98분 동안 극을 전개할 원동력을 이끌어낸다.
우선 아이린을 보자. 중산층의 흑인 남편과 결혼한 아이린은 시내에 나갈 때처럼 필요한 경우에는 백인으로 패싱하지만, 흑인의 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백인으로 행세하는 클레어 같은 이들이 자신들의 출신과 인종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기만적인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가 패싱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인종의 구분과 차별을 내면화하고, 그 틀 내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려는 보수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아이들의 선물을 사러 간 서점이나 더위 때문에 잠시 들린 호텔 카페, 심지어 길가에서까지 항상 자신이 사실 백인이 아닌 흑인임을 들킬까 전전긍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에 남편과 함께 있거나 무도회에서 춤출 때 성적인 매력을 숨길 생각이 없고, 금주법이 있는 시대에 술을 언제 어디든 갖고 다니는 클레어는 아이린과 정반대인 이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과거사를 꾸며내고 모든 사람과의 인연을 절단한 후 백인으로 살아왔지만, 공허한 삶에 지쳐 다시 흑인 사회에 편입되려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즉, 본인도 패싱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백인과 흑인의 이분법적 구분을 떨치지 못한 아이린과 달리 클레어는 정해진 인종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국한시키지 않으며 그 틀까지도 극복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린에게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사회적 기준을 전복하고 교란될 수 있는 클레어의 유동적인 정체성은 다양한 감정 안에서 인식된다. 분명 클레어는 호텔 카페와 스위트 룸, 그리고 아이린이 주최한 무도회 등에서 주변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그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린은 같은 조건 속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클레어를 보면서 부러움과 질투심, 또 앞서 본 것처럼 경멸감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불편해진다. 영화는 이처럼 패싱을 두고 비슷한 듯 서로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보이는 이들의 차이로부터 부각되는 미묘한 긴장감과 감정선을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키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이에 더해 아이린의 복합적인 감정선은 성적인 기제와 계급적인 차원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이야기를 층층이 쌓는다. 클레어와 아이린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동성애적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인 '브라이언(안드레 홀란드)'에게 클레어를 설명할 때 아이린은 그녀와의 관계를 모호하게 얼버무리며, 남편이 그녀를 멀리 하라고 눈치를 줘도 식사나 무도회에 계속해서 초대며 클레어의 존재를 쉽사리 삶의 울타리 밖으로 내치지 못한다. 남편이 클레어와 친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 가정부와 클레어가 따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굳이 가정부를 다시 일하도록 시키는 것 역시 클레어에 대한 애정이 단순한 우정 이상의 성적 매료 내지는 욕망으로 읽힐 수 있다. 클레어도 마찬가지다. 아이린에게 보낸 연애편지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한 편지를 보내거나, 그 편지에 답장하지 않는 아이린을 갑자기 방문해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는데 이 대목 역시 상당한 성적인 긴장감을 유발한다.
또한 영화는 계급적 차원에서의 패싱도 간과하지 않으며 특히 계급 이동의 열망이 인종적, 성적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을의 한 흑인이 백인들에게 맞아 죽었고 시체가 훼손되었다는 소문이 돌자 브라이언은 아이들에게 흑인으로서 1920년대 미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 반면에 아이린은 철저히 그 현실을 아이들로부터 감추고자 한다. 흑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듯 보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백인이 될 수 있기에 그녀에게는 흑백의 구분보다도 안정된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시급한 것이다. 본인이 비난하던 클레어조차 흑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상황에서 흑인으로서의 정신적 유산을 상실한 아이린의 이러한 패싱은 이 작품이 단순히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덕분에 자칫 100여 년 전을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에 그칠 뻔했던 영화는 더욱 현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작중 삼중의 패싱은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성과 계층적 정체성의 구분을 가로지르면서 아이린과 클레어가 확신하고 있던 자아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든다. 곧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의 정의를 의심하게 만들고, 그 정의와 정체성을 결정해 온 기존의 사고방식에까지 의문을 던진다.
특히 영화의 결말은 그 질문을 형상화한 듯 보인다. 클레어를 향한 아이린의 감정이 어떤 의미로든 나날이 강렬해지고 격화되는 가운데, 영화는 끝내 흑인 사회로 편입되지 못한 채 끝나버린 클레어의 비극이 누구의 탓인지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클레어에 대한 어떤 진실도 명료히 규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추측만 가능하도록 심증이 될 법한 장면들을 열거하고, 하얀 눈이 내리는 뉴욕이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눈송이가 화면을 가득 채워 온전히 하얗게 만들면서 끝난다. 마치 인종, 젠더, 계급과 그 외의 경계선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도화지에서 개인의 온전하고 진정한 정체성을 그려보라는 듯이.
따라서 영화 <패싱>은 사회적 차원에서 정의된 획일적이고 안정된 자아개념을 부정함과 동시에 그로부터 해방되고, 더 나아가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인 다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나날이 한 개인을 규정하고 그에게 덧입혀지는 정체성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제기와 메시지는 꼭 흑인이나 여성이 아니더라도 <패싱>을 곱씹어 볼만한 이유가 된다.
<패싱>의 이야기는 이 작품이 그 미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방식 덕분에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우선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1.33:1 비율을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이 화면 비율은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을 오롯이, 또 집중적으로 가득 담아내면서 그들의 내적 혼란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테사 톰슨과 루스 네가의 절제되어 있지만 깊이 있는 퍼포먼스가 유달리 빛나는 배경도 되어준다.
흑과 백을 외에 그 어떤 색채도 더하지 않은 연출도 1920년대 미국을 살아가는 흑인의 삶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조명의 위치와 광원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순간마다 두 여성의 피부색을 조정하면서 패싱이라는 행위가 한 명의 개인에게나 사회적 차원에서 갖는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낸다. 단순히 피부색을 조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극명히 대비되는 명암의 효과를 활용해 아이린과 클레어의 빛과 그림자로 가득한 심정을 끄집어 내 보여주기까지 한다.
사실 <패싱>을 오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재밌다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와 경제 대공황 사이의 미국 역사, 사회, 경제에 대해 알아야 하듯이, <패싱> 역시도 대략적인 사전 정보를 요구하기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 대신 일상의 모습을 담는 구성도 한몫하며, 설명보다는 관조가 주를 이루는 화법은 영화를 루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영화 기법이 주는 인상과 영향에 시선을 맡기다 보면 <패싱>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두 여성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그들의 급변하는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하면서 스스로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고전적인 작법과 시대를 타지 않는 메시지의 조화로 되살려낸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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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의 신이 있기 전에 클로이 자오 있나니
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감독이 MCU의 메가폰을 잡는다고 한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클로이 자오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우리나라는 이 요소만큼이나 중요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외적으로는 이런 요소로 화제를 모았다. 또 영화 내적으로도 이 작품은 중요했다. <어벤저스 : 엔드게임> 이후 새로운 분기점이 필요했던 마블은 올해 영화로는 차기 블랙 위도우를 비롯한 다양한 히어로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해 11월 12일에 한국에서 공식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포스트 캡틴 아메리카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다룰 멀티버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덕후몰이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 답게 세계관을 촘촘하게 잘 만들고 있다.
마블 빠인 나는 개봉날에 이 작품을 보고 왔다. 사실 다 봤어서 하는 이야기긴 하지만 이 작품이 그 정도로 극적인 스토리를 가진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챙겨본 이유는 나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는데, 예전에 마블 히어로라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만 알던 시절에 손흥민 선수의 축구 기사를 읽다 무의식적으로 내린 스크롤바에 스포일러를 당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마블 영화를 챙겨본다. 이렇게 빠르게 마블의 영화들을 보면 장점이 또 있는데, 바로 영화 후기를 쓸 때 읽는 사람들에게 신선하다는 것이다. 이왕에 빠르게 영화를 본 김에 늘 감성적인 글만 쓸 순 없으니 액션 영화 리뷰를 하려고 한다. 오늘도 허접한 나의 글솜씨를 읽어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스토리의 완성도는 어떤가요? 꼼꼼하나요?
만약 내가 한 편의 소설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등장인물을 5명 이상으로 설정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당연하다. 글을 읽어서 5명의 주인공들이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나는 5명의 캐릭터를 다 살릴 만큼 능력이 없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이런 다수의 등장인물이 주는 단점은 이런 것들일 것이다. 반대로 관객의 입장에서도 다수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아다리가 딱딱 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잉여의 등장인물이 있다는 건 줄거리 몰입을 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니 그럼 이 사람이 왜 이 영화에 있는 거지?'라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 영화는 이 지점을 깔끔하게 대처했다. 극장을 나왔을 때 10명의 영웅 캐릭터 모두 기억할 수 있었다. 단순히 MCU의 새 판 짜기로 얼굴 비추는 히어로들이 아니다. 각자가 나름의 역할을 한다. 또 이들이 신들이라고 해서 인간과 다른 먼 세계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연애도 하고 배신도 하고 썸도 타며 질투도 하고 스마트폰에 중독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잘 묘사하기 때문에 각자의 인물이 가진 감정선을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왜?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로서는 사실 꽤나 괜찮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가 아예 구멍이 없냐? 이건 아니다. 후반부에 살짝 머리를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 클로이 자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름다운 영상미!' 볼 수 있나요?
<노매드랜드>는 방랑하는 한 인물의 시선을 카메라가 담는다. 이 인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외로움이다. 미국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사람 한 명이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통해 고립이라는 이미지를 전한다. <노매드 랜드>가 사용했던 이 카메라 워킹을 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터널스>는 나름의 영상미를 보여준다. 첫째. CG가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아리솀 캐릭터는 인간형의 신이 아니라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르마무'와 같은 귀신형 신인데,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데 비해 구체적으로 구현을 잘해놓아서 보면서 적지 않게 놀랐다. 이렇게 CG로 만든 시각 디자인도 좋았지만 자연물을 찍었던 영상미도 좋았다고 본다. 후반부 빌런과 격투하는 갯벌 비슷한 곳은 어떻게 그곳을 섭외했는지 살짝 신기할 정도다. 또 중반부 주인공 일행이 길가메시의 집으로 갈 때 이 거처에 대한 묘사도 탁월했다. 현대사회에 있을 법하지만 흔하지도 않아서 이터널스의 신비함을 덧붙이는 연출이었다. 또 영화에서 필수적으로 이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한데, 나무 덩그러니 하나 있는 모습이 테나라는 인물이 가진 외로움을 극대화시켜준다. 이 외에도 세르시가 초반부에 자동차를 장미꽃으로 바꿀 때 '장미꽃'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센스나, 인트로 전에 액션신에 나오는 장소의 분위기가 CG랑도 잘 맞았다. 감독 클로이 자오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액션 맛집 마블, 이번에도 닉값 하나요?
음.. 난 이거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예를 들어 길가메시는 완력이 엄청 센 인물로 묘사된다. 도입부에 데비안츠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힘을 충전해 쾅 한번 내려치는 장면이 있다. 이거, 좀 매가리 없이 맞는다. <범죄도시>의 경우의 석도의 액션신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근데 이 작품과는 반대로 그렇게 터치를 많이 하는 게 아닌데도 액션에 현실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맞는 대상이 인위적으로 만든 CG라서 그런지 <이터널스>에서 의 액션이 그렇게 현실적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생동감의 문제는 맨몸액션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이카리스라는 캐릭터는 눈에서 레이저빔이 나오는데, 난 조금 오그라든다고 생각했다. 이 오그라듦이 영화를 보는데 어마어마하게 페널티가 있고 이런 건 아닌데 클로이 자오 감독이 액션 영화는 서툴다는 느낌이 들긴 할 정도다.
마동석 배우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나요?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나 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쓰기엔 스포일러가 된다. (아마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마블에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 진짜로.)
마블의 <라스트 제다이>? 왜 토마토가 썩었나요?
아마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 작용으로 평점이 떨어졌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전에 알려진 바와 같이 파스토스 캐릭터가 동성애자로, 마카리 캐릭터가 청각장애로 설정된 건 맞다. 길가메시 캐릭터와 킨고, 세르시가 아시아 쪽 배우들인 것도 맞다. 근데 이런 다양성에 관한 키워드들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크게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세르시가 여성이라고 해서 남성은 죄다 나사 하나 빠진 미친놈으로 묘사되지도 않고 파스토스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또 불필요하게 만들지도 않았으며 PC요소가 줄거리 이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역시 아니다. 뭐 그들 나름대로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라고는 볼 수 있겠지만 난 이 영화가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잘 유지했다고 보는 쪽이다. 또 로튼토마토 지수가 떨어졌던 이유는 기존의 마블 영화와는 다른 느낌 때문일 텐데, 가령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의 경우 윈터 솔저와 캡틴 아메리카가 맨몸액션을 벌이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부분이다. 이를 호응하듯 올해 개봉했던 <샹치 : 텐 링즈의 전설>에서의 버스 액션은 정말 좋았다. 마블의 특징을 잘 살린 셈이다. 근데 마블의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긴 하다. 10명의 신들의 캐릭터성을 다 살려야 하는데 액션까지 생동감이 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도 이런 것들을 소화하기엔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이 영화는 MCU의 차기 핵심인물들이 나온다는 지점에서 각본을 쓰는 사람의 머리가 복잡한 작품이었을 텐데,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이뤄졌다는 것이 어려운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고정적으로 마블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도 평점이 낮았던 건 아닐까?라고 나는 추론한다. 아. 일본의 전범국으로서의 부정행위를 묘사하는 장면이 있긴 하다. 근데 일본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도 아니고 이터널스가 인류의 부조리를 슬퍼한다는 느낌으로 잠깐 묘사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일본의 전범국으로서의 행위를 미화시킬 이유가 없지 않나..?
앞으로 MCU에서 어떤 포지션을 유지할 작품인가요?
물론 내가 케빈 파이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걸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나는 <블랙 위도우>나 <샹치 : 텐 링즈의 전설>보다 더 중요한 시발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영화의 쿠키는 이 작품에서 자주 묘사되지 않았던 색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이 둘은 원작에서 나름의 포지션들이 있는 캐릭터들로 보이는데, 두 히어로들의 등장 시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영화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타노스의 핑거스냅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어벤저스가 그 이상의 초월자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지점에서 강화인간 말고도 다른 존재들이 묘사가 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타노스라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외계인들이 필요했던 만큼 추후에 기본 베이스가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봐도 될까요?
네. 나는 강추까진 아니더라도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마동석 배우가 MCU에 출연했기 때문은 아니다.
난 웃기기도 재밌기도 했어서 나름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3.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