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2-03 18:32:13
물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영화 <물비늘> 리뷰

SYNOPSIS.
‘예분’은 손녀 ‘수정’을 사고로 잃은 뒤 삶이 1년 전 그날에 멈춰버렸다.
손녀의 유해를 찾기 위해 매일 같이 강가에 나가는 ‘예분’ 앞에 손녀의 절친 ‘지윤’이 나타난다.
두 사람에겐 들어야 할 진실이 있고, 삼켜야 할 비밀이 있는데…
진실과 비밀 사이 깊은 슬픔이 일렁인다.

#각자의 물결 속에서
누군가의 죽음이 스쳐간 자리는 그 이전과 영영 같을 수 없다. 설령 떠나간 이가 나에게 아주 작은 조각이었다 해도 마찬가지다. 아주 작은 구멍이 난 유리창이어도, 깨진 곳 없는 유리창과는 같을 수 없다. 그 작은 구멍 사이로 바람이 숭숭 불어와, 누군가의 빈 자리를 절감하게 되는 날들이 있다. 아주 작은 순간일지언정.
하물며 이 이야기 속 예분과 지윤에게는. 손녀를 잃은 할머니 예분, 가장 절친한 친구를 잃은 중학생 지윤. 이들은 다른 부위에 난 같은 상처를 안고, 매일 다른 물로 뛰어든다. 예분은 손녀를 삼킨 강에 금속 탐지기를 들고 나가 손녀의 유품으로 추정되는 것을 매일 찾고, 지윤은 친구와 함께 있던 수영장에 매일 들어간다. 하나의 상실이 남긴 각자의 상처, 각자의 물결 속에서 이들은 매일 허우적거리고 있다.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들이 매일 뛰어드는 물 속의 축축함이 관객석까지 넘실넘실 전해진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문장을 절로 떠올리게 된다. 중간중간 교차하는 과거의 장면들을 보면서, 예분과 지윤의 시간을 순서대로 톺아볼수록 더욱 축축해진다. 그들의 과거와 그들의 현재, 그 사이 이들에게 있었을 무수한 감정들이 겹겹이 전해져서다.
#중첩되는 소리 속에서
이렇게 감정을 겹겹이 전달하는 데에는 소리가 큰 몫을 한다. 수정이 사고를 겪은 당일부터, 슬픔의 소리는 다른 소리들과 중첩되고 혼재되기 시작한다. 거센 빗소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 수정을 잃은 엄마의 울음 소리...들이 어지러이 섞여들면서. 아주 거대한 슬픔의 소리는 다른 소리들을 쉽게 삼켜 슬픔으로 중첩시키고, 우리를 먹먹하게 한다. 예분의 금속 탐지기 소리처럼, 때로는 진실을 찾으려 날카롭게 세운 소리가 반대로 귀를 막기도 한다.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는, 할 만큼 했다는 말을 격렬하게 거부하며 끊임없이 진실을 찾아 헤매는 예분처럼.

사실 예분에게, 지윤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진실을 드러내고 가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깊고 진득한 자책을 덜어낼 한 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이를 잃어버린 빈 자리를 돌보는 것이 우리에게는, 인간에게는 꼭 필요하니까. 그토록 숱하게 죽은 몸을 어루만지고, 누군가의 떠난 자리를 정리하며 살았던 예분이지만 정작 손녀의 죽음과 거기 어린 자기 감정들을 돌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토록 함께 뛰어들던 물 속, 그 익숙한 감각 안에서 친구를 잃은, 이어지는 상실 속에서 도저히 여유가 없는 지윤 또한 마찬가지다.

#물결도 소리도 없이 고요하게
이러한 두 사람이 부딪쳐 파장이 이는 자리마다 삶과 죽음이 물비늘처럼 몸을 뒤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치열하게 마주한 것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찾고자 혹은 감추고자 한 것이 정말 진실이었을까? 진짜 필요했던 것이 과연 진실이었을까? 가까워지고 다가서는 두 사람의 장면들을 통해, 두 사람의 거리 사이에서, 영화는 그 답을 조심스럽게 피워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죽음 이후를 정리하는 자리에서 "뭐부터 버려야 돼요?" 묻는 지윤에게 "남길 것부터 정리해야지." 말하는 예분의 차분한 어투다. 그렇게 죽음의 대처법을 가르치고서는 정작 지윤을 데려가는 곳이 병원과 식당으로, 죽음에 앞서 삶부터 가르친다는 점 또한.
죽음과 삶은 그렇게 엎치락 뒤치락 맞붙어 있다. 삶은 애초에 그렇게, 무수한 이들의 삶과 죽음이 조각조각 물비늘처럼 맞붙어 강을 이루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 또한 하나의 물비늘, 그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지도. 그러나 설령 이 하나하나가 아무 것도 아닌 순간이라 해도, 강은 그런 식의 물비늘이 모여 반짝반짝 흘러 간다.
그렇게 끊임없이 몸을 뒤채는 만남과 헤어짐, 이해와 오해, 그 틈바구니 삶이라는 곳에 우리 그저 소리 없이 나란히 눕는다면. 다른 베개, 다른 이불, 다른 부위의 같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은 그대로, 그저 같은 요 위에 나란히 눕는다면. 그때 비로소 이 마음에서 축축하고 눅눅한 습기를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사실, 모든 축축한 것을 마르게 만드는 햇볕이니까.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 개봉은 12월 6일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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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곡을 깨는 얼굴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말이, 글이, 작품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세계를 산다. 어제의 유행가는 언제부턴가 들리지 않는다. 시대를 풍미하며 많은 공감을 사던 장르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기도 한다. 누군가가 했다는 말은 바람 속에서 이리저리 조각나고 찢겨 날아다니다 잊힌다.
그러므로 이 세계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모든 이야기들은, 특히나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 여기의 내게까지 와 닿은 이야기들은, 여상해 보여도 사실 엄청난 질곡을 깨뜨리고 다가온 것이다. 한 이야기와의 만남을 기적으로까지 우러러볼 순 없더라도, 소중한 경험임은 분명하다. 심지어 그 이야기가 내 마음에 깊이 와 박혔다면, 그렇다면 그건 기적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이 영화는 그래서 내게 기적이었다. 질곡의 땅에서 태어나, 밤에서 낮으로 또 아침에서 저녁으로 전해지다가, 오래 전의 음악을 덧입고 찾아온. 오월의 전주에서 이 영화를 만났다.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Film goes on’이라는 주제가 곳곳에 단단한 차돌처럼 박혀 있는 영화관에서. 사람들 틈에서 박수를 치고 눈물을 훔치고, 개봉하면 꼭 동종업계 사람들과 다시 봐야지 생각했다.
영화 <전장의 피아니스트>는 시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종교 극단주의자 그룹, 흔히 IS로 불리는 ‘다에시’가 시리아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한다. 한때는 평화롭고 풍요로웠을 도시는 딱딱한 공포의 압력으로 덮여 있다. 언제 총성으로 깨질 지 모르는 고요한 오후 햇살 아래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하는 카림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트로이메라이. 환상, 꿈이라는 뜻의 단어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 7번째 곡이다. 슈만이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만들었다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을 총성이 찢는다. 사람들이 숨어 지내는 곳, 굳어 있는 도시에서 유일하게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는 은신처 같은 곳도, 안전하지는 않다.
그래도 거기서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한다. 카림은 피아노를 치고, 카림의 사촌은 언젠가 이 전쟁이 끝났을 때를 기다리며 로스쿨에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토플 공부를 한다. 삼백 년 전에도 같은 모양새였을 것 같은 얼굴로 물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아이를 돌보는 사람도, 체스를 두는 노인들도 있다.
물론 이곳이 진짜 무릉도원은 아니기에, 이 모든 건 잠시뿐이다.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압제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예술까지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사회에서, 싸움보다 예술이 하고 싶은 카림은 시리아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연주만으로도 눈엣가시가 되는, 어머니의 유품 피아노를 팔아 그 돈으로 유럽에 가겠다는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카림의 발을 따라 간다. 함께 숨어 지내는 사람들도 마뜩찮아 하는 피아노를, 다에시의 일원들이 마음에 들어 할 리 없다. 수시로 급습 나오는 다에시 대원들은 결국 피아노를 부수고, 카림은 자신의 현재이자 미래가 모두 걸린 피아노를 수리하기 위해 똑 같은 피아노가 있다는 곳으로 무작정 길을 나선다. 피아노는 고사하고 그 집이 남아있을 지조차 보장이 없는,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폭격이 수시로 이루어지는 도시로.
카림의 여정을 따라 수많은 인물들이 스쳐간다. 아버지가 다에시 대원들에게 끌려갔지만, 그래서 아마 돌아올 수 없겠지만, 어른들의 돌봄 아래서 자라나는 꼬마 지아드, 공개 처형 당하는 동성애자, 폭격으로 이미 텅 비어버린 도시에서 만난, IS에 맞서 싸우는 여성 부대원, 경계 어린 눈빛으로 그러나 친절을 베푸는 이웃… 10년도 훌쩍 넘어선 내전에서 수없이 비춰지던 얼굴들이, 그렇게 지나간다. 때로는 이름을 남기고, 가끔은 이야기를 남기고, 심지어 어떤 경우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로.
한 명의 얼굴이라도 더 담고 싶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 점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길고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내게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한 줄기라도 더 대변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 질곡의 땅에서 여기까지 찾아온, 하나하나의 이야기들. “타인의 얼굴”들. 전쟁은, 분쟁은 각양각색 소극 같은 다양한 인간들의 삶을 단선적인 비극으로 가린다. 생존 외의 아무 것도 바랄 수 없는 극한으로 치달려도, 그래도 그 뒤에서 소극은 계속된다. 목숨을 걸고 피아노 부품을 구하러 폐허로 뛰어드는 카림을 손쉽게 비난할 수는 있지만, 생존 이외의 모든 것을 거세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삶을 이어가는 한 꿈도 이어진다.
삶이 이어지는 한 꿈을 이어간다. 광기 어린 상황에서 연필 사각이는 소리를 멈추지 않는 이. 내일이 있을 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가게 창틀을 푸른색으로 칠하는 이. 상대의 거친 믿음을 비틀어 무기로 삼는 이. 자기들의 방식으로 희망을 말하는 것. 그것이 각자의 방식대로 이어가는 싸움이다.
아마도 실화가 아닐, 환상에 가까운 결말 또한 그래서 희망으로 읽혔다. 귓병으로 유서까지 썼던 베토벤이 다시 음악으로 마음을 굳히고 시작한, 그의 제2 황금기를 상징하는 <발트슈타인>. 온 세상이 시리아를 잊어가는 것 같지만, 그렇게 다른 무수한 전쟁들처럼 시리아 사람들의 고통도 소리 없이 잊히고 있지만, 보라, 여기서도 우리는 다시 시작하겠다는, 계속해보겠다는 결연한 마음마저 읽힌다. 그건 카림의 싸움이자, 시리아의 싸움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는데, 이 이야기에 묻어난 실화는 대체 몇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 결국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만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투사는 죽거나 잡히거나 도망치지만, 투사가 아닌 자들도 그렇다. 죽지도 잡히지도 않고 전쟁의 손아귀에서 도망친 자들만이, 생존하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 이야기는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다.
지극히 특정한 분쟁의, 특정한 이야기임에도, 보고 있노라면 이 땅을 지나간,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무수한 전쟁들이 보편적으로 떠오른다. <1917>도, <동주>도 생각난다. 동주와 몽규 같은 이들이, 스코필드와 블레이크 같은 이들이, 어딘가에서 죽거나 잡히거나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하나하나의 얼굴들이.
<전장의 피아니스트>가 가까이에 비춰 준 “타인의 얼굴”들을 떠올린다. 시리아의 무운과 평화를 빈다. 이제는 이 문장을 그만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쓴다. 백여 년 전 독립만세를 외친 사람들은 더 이상 독립만세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길 얼마나 바랐을 것인가. 지금도 마음 다해 하는 일이 어서 소멸되길 바라며 일하고 움직이고 꿈꾸는 모든 이들의 무운을 함께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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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엄마의 눈으로 본 세상
어쩌다 활동가/Warm Welcome
Korea/2023/77min/한국경쟁
1968년생. 50대 중반의 여성 이윤정. 그녀에게는 두 가지 직업이 있다. 첫째는 가정주부. 대학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번듯한 유치원의 선생님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이윤정은 직장 대신 결혼을 선택했고, 두 딸을 낳은 후 주부로 살았다. 두 번째는 활동가. 윤정은 2014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오랫동안 다니며 봉사하던 교회에 나가기를 중단했다.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는 그녀에게 누군가 ‘언제까지 세월호를 이야기할 것이냐’라고 말한 것이 계기였다.
지금 그녀는 미등록 이주자를 돕는 이주민 인권운동 단체에서 반상근자로 일한다. 엑셀, 영어, 우체국 등기 등 평생 그녀가 가까이 하지 않았던 것들을 매일같이 해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둘 수는 없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벼랑끝으로 내몰린 수많은 이주 노동자/미등록 이주자/난민의 얼굴과 목소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인생의 중반에 들어서야 두 번째 직업을 가진 그녀의 일상은 당연히 순탄하지 않다. 남편은 ‘제자리’로 돌아오라며 그녀의 활동에 불만을 표하고, 엄마의 활동에 대체로 공감하는 딸 역시 엄마가 공사 구분 없는 삶에서 조금씩 소진돼가는 게 불만이다.
〈어쩌다 활동가〉에는 수많은 쟁점이 있다. 성별 분업, 가사노동의 비가시화, 이주자 인권, 활동가의 헌신과 지속 가능성의 문제, ‘교회’와 ‘사회’의 의미……. 이 모든 주제가 모녀 관계의 내러티브 위에서 펼쳐진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딸은 활동가로 사는 엄마가 궁금했다. 그리고 엄마의 활동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세계의 확장을 경험했다. 엄마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자 지금껏 알지 못했던 세계가 보였고, 딸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었다. 이렇게 활동가/엄마, 가족/딸 사이에 존재하던 긴장은 점차 녹아내린다. 두 범주는 어느새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개진다.
가족이 먹을 저녁을 차려놓고 스터디를 가는 엄마, 아내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차로 아내를 데리러가는 남편, 엄마와 자신 사이에 존재하던 거리를 질문하다가 새로운 세계를 목격한 딸. 가족을 돌보던 엄마가 사회를 돌보게 된 과정과 이 낯선 과정에 동참하게 된 가족의 이야기. 달걀도 아닌 메추리알로 바위를 치는 엄마 곁에서 자신이 또 하나의 메추리알이 되겠다는 딸의 선언은 가장 일상적인 관계가 품은 가능성의 크기를 가늠케 해준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 초청으로 제24회전주국제영화제에 기자로 참석해 작성한 글입니다.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제 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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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로봇이라고 꼭 인간이 되고 싶은 건 아니야
- SF 장르의 매력에 빠진 건 김초엽 작가의 소설 덕분이었습니다.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등을 읽고, 근미래에 펼쳐질지도 모를 세상을 미리 엿보는 묘한 기분을 느꼈죠. 오직 과학적 상상력만이 써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 그전엔 몰랐습니다.그런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마침 요즘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SF 장르라는 겁니다. 9일간의 영화제 일정 중 굳이 개막식 참석을 선택한 것도 이 작품을 전주 돔의 웅장한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저는 <애프터 양>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습니다.애프터 양After Yang<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양’과 함께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백인 남성, 흑인 여성, 동양인 아이, 그리고 동양인의 얼굴을 한 테크노 사피엔스로 구성된, 사회가 ‘정상성’을 부여하는 가족의 형태와는 거리가 먼 4인 가족이죠. 극 중에서는 ‘양’을 안드로이드 대신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부르기에, 앞으로는 저도 그를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지칭하겠습니다.‘다름’에서 시작한 이 가족은 ‘평범’을 추구하는 여느 가족보다 대단하고 멋집니다. 입양한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아시아계 테크노 사피엔스를 데려온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양’이 작동을 멈춥니다. 원작(단편소설 <Saying Goodbye to Yang>)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이 작품의 더 정확한 줄거리는 ‘테크노 사피엔스 ‘양’과 이별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양’을 고치려고 동분서주하던 아빠 ‘제이크’는 ‘양’이 다른 테크노 사피엔스와 달리 기억 저장 장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테크노 사피엔스 전문가는 ‘제이크’에게 ‘양’의 기억을 확인한 다음, 연구 가치가 있는 ‘양’과 그의 기억을 넘겨달라고 부탁하죠. 판독기를 통해 ‘양’의 사적인 기억을 살피던 ‘제이크’는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딸 ‘미카’는 아빠에게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제이크’는 “Just a documentary.”라고 답하는데요. 맞습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양’의 시선에서 기록(document)된 일상일 뿐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차량의 블랙박스와도 같죠. 그럼 도대체 무엇이 ‘제이크’를 혼란스럽게 한 걸까요?그것은 바로 로봇답지 않은 ‘양’의 모습 때문입니다. 그의 기억 장치에는 마치 인간의 추억과 같은 것들이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연인처럼 보이는 한 여인, 인상적인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옷, 그 여인과 함께 들었던 노래 같은 것들이었죠. ‘인간이 아닌 존재’인 테크노 사피엔스가 인간처럼 기억하고, 행동하고, 심지어는 사랑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다시 말해 ‘양’의 인간다움이 그를 혼란스럽게 한 겁니다. ‘제이크’는 고민합니다. ‘양’은 인간이 되고 싶었던 걸까?⊙ ⊙ ⊙영화는 이 지점에서 관객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데 과연 ‘인간이 아닌 존재’는 모두 인간이 되고 싶어 할까? 정체성에 관한 물음은 이렇게 등장합니다.저는 그동안 깨닫지 못했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로봇의 이야기, 그런 로봇을 안쓰러워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얼마나 인간 중심적이었는지요. 인간과 로봇을 각각 다수자와 소수자에 빗대어 생각해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성애자가 성소수자에게 “이성을 사랑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슬프지?”라고 묻거나,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나처럼 살고 싶지?”라고 묻는 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선을 넘는 질문이니까요.물론 ‘양’은 때때로 인간의 삶에 대한 부러움과 동경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양’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따뜻한 교감을 나누고, 입양 아동인 동생 ‘미카’의 뿌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민하며, 무가 있어야 유가 존재한다(There’s no something without nothing)는 꽤나 분명한 가치관까지 갖고 있죠. 그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고 물으면, ‘양’은 그저 이렇게 답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프로그래밍된 것이 아닐까요?”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사회도 소수자를 이런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저 애초에 프로그래밍된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말이에요.⊙ ⊙ ⊙로봇과 인간으로 ‘다름’을 이야기하는 <애프터 양> 덕분에 인간 중심적 사고, 다수 중심적 사고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양’을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들을 호모 사피엔스와 같이 또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바라본 것이죠.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관객들은 아름답고 시적이며 따뜻한 SF 영화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부가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데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은 이유를 너무나도 명백히 알 수 있었던 작품, <애프터 양>이었습니다.Summary진보한 기술이 일상에 스며든 가까운 미래, 제이크 가족 소유의 안드로이드 ‘양’은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의 보호자 역할은 물론 그녀의 문화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형제인 셈이다. 어느 날 ‘양’이 갑작스레 작동을 멈춘다. ‘양’을 고치기 위해 여러 곳을 오가던 ‘제이크’는 양에게 기억을 저장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양’의 기억 데이터를 탐험하기 시작한 ‘제이크’는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안드로이드 ‘양’의 사적인 시간들을 발견하기 시작하는데…. ‘양’은 과연 인간이 되고 싶어 한 걸까? (출처: 전주국제영화제)Cast감독: 코고나다출연: 저스틴 H. 민, 콜린 패럴, 조디 터너스미스, 말레아 엠마 찬드라위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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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담아놨던 말 쓰기에 광고판 3장은 너무 좁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김추자의 노래 가사 중 하나다. 옛 과거부터 그리움과 회한이라는 소재는 문학에서 흔히 쓰여왔다. 내 경험상 역시 사람에게 가혹한 아픔 중 하나는 역시 이별에 의한 것이었다. 이걸 보면 나 개인적으로도 그런 소재가 많이 쓰였다는 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이 뿐인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가슴속에 이별한 이들을 그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을 이별한 것도 역시 가슴 아플 수 있겠지만 그중 마음 아픈 것은 많이 사랑했거나, 받았던 사람이 떠나는 것일 테지. 하지 못한 말이 마음에 남았다는 것은 사람을 참 아프게도 만든다. 당연히 그만큼 사랑해줄 사람도 없고 줄 만한 누군가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 그 떠나갔다는 공허함을 채우려고 사람에게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랬고, 내 주위의 친구들도 그랬다. 이게 없으면 나에게 지장이 생긴다는 걸 깨닫는 거지. 사실 이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간단하다. 있을 때 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중요한 줄 모른다. 나를 사랑하고 존경해도 내가 마음에 안 들면 어쩐지 마음이 안 가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럼 누군가는 또 그 간극에 상처받겠지. 또 사람들은 이런 사랑의 이동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결과로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점점 쌓이기 시작한다. 왜 그가 떠났는가. 그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마음속의 잔여물은 사람을 참 괴롭게도 만든다. 그것 때문에 무서워서 내 모든 걸 다 갖다 바쳐도 결국 없다는 건 나를 더 강하게 압박하니 삶은 참 어려운 순간의 연속이다.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랑은 참 어렵다. 그게 이성(내지는 동성) 간의 연애에서도 그렇고 우리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있을 때 잘하면 되는데 그때를 허무하게 놓치는 것이다. 또 같은 걸 반복하기 싫어서 많이 주면 외로워진다. 이런 삶의 괴로움이 그게 단적인 에피소드로 쨘하고 그나마 홀가분할 텐데, 사실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 같다. 내가 친구가 진짜 없는 걸까. 아니면 있는데도 내가 다들 갖고 있는 고독함에 빠지는 것인가. 이 난제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대화하고 싶어 진다. 이 세상과 말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영화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2월 신작으로 어마 무시한 작품을 가져왔다.
1. 어떤 것에 대한 작품인가요?
딸이 죽었다. 원인은 강도살해다. 친구 집에 놀러 간다는 말에 다퉜는데, 그때 홧김에 '오다가 강도라도 당해버려라'라고 했던 것이 정말 현실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잃었다. 아직도 주인공에겐 가족과 직장, 그리고 집과 아들이 있지만 사실 모든 걸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 밀드레드는 광고판을 게시한다. 범인을 왜 잡지 못했냐고 경찰서장 윌러비에게 항의하는 것이다. 당연히 해당 소관 경찰서는 뒤집힌다. 경찰서장 윌러비는 불같이 화를 낸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밀드레드에게 항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근데 그걸 알면서도 행동으로 이어지는 밀드레드는 확실히 과격하고 거친 사람이다. 그녀가 품은 분노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그녀의 방식이 옳았는지는 따지고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동네방네 망신을 준 대상은 앞에서도 썼듯 윌러비다. 윌러비에게는 마음속에 품은 비밀이 있다. 윌러비는 이 비밀 때문에 매일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근데 그에겐 가족까지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들에게 좋은 가장인 윌러비. 말 못할 사정이 있지만 누구보다 좋은 사람인 그에게, 밀드레드는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책임을 묻는다. 선하게 삶을 살아온 그가 경찰으로서의 본업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창피를 당하는 것이다. 이를 정리해보면, 좋은 사람이고 경찰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항력의 무엇 때문에 그냥 소시민이었던 한 여자에게 창피를 당한다라는 것이다. 좋은 아이러니 아닌가. 영화는 제목 <쓰리 빌보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광고판으로 생긴 아이러니를 소재로 다뤘다. 선함이 분노로 이아지고. 분노가 또 다른 분노를 만들고. 어떻게든 해결된다 믿었는데 또 다른 무언가를 야기하고. 영화는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이 역설이 이뤄지는 과정을 다룬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역설만 보여주고 끝나지는 않는다. 영화가 주는 따뜻한 순간이 있는데, 이 순간에 대해 염두하고 보시라. 그럼 감상이 깊을 듯.
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랑과 용서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밀드레드의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밀드레드는 후회와 미련을 다른 방식으로 푼다. 안타까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서러움을 타인에게 해결하는 것이다. 영화 내내 그녀가 따뜻해지는 순간이란 몇 없다. 물론 영화 내에서 제시되는 한 사건으로 인해 흑화 한 것도 맞다. 단순히 이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입장에 서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나는 주인공 밀드레드가 원래 온정을 베푸는데 능하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인물이 그런 끔찍한 사고까지 겪었으니 더더욱 어두워지는 것이다. 영화는 플롯을 끌고 가며 이 사람이 어디까지 흑화 했는지를 묘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몇 없는 따뜻한 순간이 더더욱 도드라진다. 영화는 이 순간(온정)을 주요 사건으로 설정하며 '분노가 결국 인간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와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도와준다. 난 좋은 영화와 책의 조건 중 하나가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기능을 충실히 한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비범함이 눈에 뜨이는 것처럼 용서와 사랑이 한 인물의 행동을 통해 두드러지는 것이다. 뭐 사실 주인공 밀드레드에게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경찰 딕슨에게도, 레디 월비에게도 사랑이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각본이다. 이야기 구성이 정말 촘촘하다. 이것을 말하기 위해서 인물 설정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딸을 끔찍한 사고로 잃은 엄마다. 당연히 세상에게 분노를 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딸의 가해자를 찾는 방식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서장의 이름을 걸고 광고판을 내세웠다. 여기부터가 굉장히 특별한 방식의 전개라고 생각한다. 경찰이 부패하거나 무능력했기 때문에 이를 위한 복수극을 벌인다는 영화는 자주 봤었던 것 아닌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은 최선을 다했다는 전제가 극 내부에 계속해서 깔리고 있으며 윌러비는 더도 없는 좋은 사람이라는 묘사가 나온다. 윌러비는 모든 것을 걸고 노력했지만 광고판에게 비난을 당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또 윌러비에겐 그가 겪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런 인물 간의 설정들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제까지 봤던 범죄/스릴러물과는 다른 방식의 비틀기로 '과연 이 행동에 끝이 있을까?'라는 물음을 건네준다. 사실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이 질문의 답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다르다. 무작정 '분노를 용서해야 큰 사람이 된다' 식의 말이 아니다. 보다 객관적인 견지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오로지 당신을 위해. 또한 코미디로서도 탁월하다. 극의 소재는 굉장히 무겁다. 그런데 그렇게 극이 무작정 무겁게만 전개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유머와 블랙코미디도 있으니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철학적 물음이 관객에게 좋게 작용한다. 다음은 여주인공 프란시스 맥도먼드와 샘 록웰의 퍼포먼스인데 5번으로 넘어가면 될 듯.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아니오! 무난하게 볼 수 있다.
5.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2021년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홈리스의 세계에서 재회를 고대하는 주인공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2018년에 이 <쓰리 빌보드>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난 이 두 번의 수상 중 후자 쪽이 더 난이도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시얼샤 로넌이나 마고 로비, 메릴 스트립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의 대진도 나름이었지만 연기할 때 붙는 조건이 많다는 점에서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밀드레드는 겉으로는 센 척 하지만 내면은 약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딸과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서툴렀다는 것도 역시 특이점이다. 이 인물의 성격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딜레마를 전해줘야 한다. 분노가 납득이야 되지만 이런 방식이 이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퍼포먼스는 아주 훌륭했다. 거친 어머니에 맞는 코디와 비주얼, 또 섬세하고 여린 내면에 맞는 애처로운 눈빛까지 대배우의 카리스마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다음은 샘 록웰이 맡은 딕슨 역이다. 샘 록웰 역시 이 역할로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딕슨은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 경찰 근무하다가도 갑자기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화나면 사람을 주먹부터 나가는 둥 좋은 경찰이라 보긴 어려운 지점이 있다. 그런데 이 인물이 변곡점을 지나 갑자기 성장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 이 묘사가 좋다. 완전 싹 바뀌지 않는다. 사람 성격이 다음날 바로 바뀌면 그게 더 이상하다. 당연히 서서히 바뀐다. 이 바뀌고 나서 '인물의 내면이 성장함+기존의 성격이 이어짐'을 표현하는 디테일이 좋았다. 이 외에도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던 우디 해럴슨의 세상 좋은 아재 연기나 사미라 위빙의 눈치 없는 연기도 좋았다.
6.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없다. 무난하게 볼 수 있다. 아, 현재(2022년 2월) 디즈니 플러스와 네이버, 티빙,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7.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간단하다. 잘 만든 영화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지루하지도 않고 코미디도 있으며 철학적인 물음까지 있으니 완전 일거양득이다. 다음은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분들이다. 여러분에게 무작정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하지 않겠다. 나 역시 큰 구멍이 있으니 그게 얼마나 해선 안 되는 말인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걔보다 승자가 되어야만 한다. 분노에 의한 동기부여?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지지한다. 그런데 그런 쪽으로 무작정 결론이 나는 게 우리에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우리는 행복한 쪽으로 귀결을 내야 할 것 같다. 그게 그렇지 못할때의 우리 모습을 여러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다음은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손예진이나 현빈 배우같이 잘생기고 예쁜 얼굴 구경하는 게 작품의 재미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맥도먼드의 연기를 보는 것도 꽤 큰 감상 포인트(?)다. 또 디즈니플러스 유저들 중 MCU 작품들이나 토이 스토리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고 난 다음 '뭐 보지?'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웨이브나 네이버, 티빙에서 5천 원 주고 볼 바에 이럴 때 보는 게 좋지 않겠어? 당당히 디즈니플러스 추천작으로 강조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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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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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필름아트센터, 한글날 맞이 <에.에.원> 특별 상영
ⓒ 명필름아트센터 인스타그램
명필름아트센터에서 한글날을 기념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특별상영을 한다.
관람 시 한글 버전 티켓과 패러디 포스터 <돌> A2 포스터를 증정한다고 한다.
CGV+OTT, 정액제 상품 출시
ⓒ 특허청
CGV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과 결합한 월 정액제 상품 CGV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확한 가격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한다.
웹툰 <문유>, 4DX로 10월 개봉
ⓒ 네이버 영화
네이버 인기 웹툰 <문유>가 웹툰 최초로 4DX로 제작된다. <문유>는 지구로 향하는 운석 '파이'를
막기 위해 달로 갔다가 홀로 남겨진 주인공 문유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담았다. 모션그래픽과 카메라를
활용한 움직임을 더하는 등 오감을 자극하며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미드 <커뮤니티> 영화화 확정
ⓒ IMDb
스트리밍 서비스 Peacock에서 유명 미국 드라마 <커뮤니티>의 영화화를 확정했습니다.
영화 제목은 <Community: The Movie>로 원작 드라마의 여러 배우가 그대로 출연한다고 한다.
<헌트>,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 선정
ⓒ 네이버 영화
런던아시아영화제 측에서 지난 28일, 영화 <헌트>를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작 <헌트>의 감독이자 주연인 이정재 배우가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놀라 홈즈 2>, 11월 공개
ⓒ enolaholmes 인스타그램
셜록 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에놀라 홈즈 시즌 2>가
11월 4일 오후 4시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편의 주연이었던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과
헨리 카빌이 출연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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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군 해녀는 잃어버린 물꽃의 추억을 떠올리고
이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여름 휴가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바다가 파랗게 넘실거리고 까만 현무암이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 제주도 특유의 독특하고 시원스러운 풍광에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많은 관광객들의 파도에 휩쓸려 이런저런 관광 상품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돌하르방과 감귤 말고도 눈길이 가는 몇몇 물건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해녀를 모티프로 한 여러 캐릭터 상품들이었다.
해녀가 어디 제주도에만 있겠냐마는, 예로부터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기로 소문난 그 제주 땅에서 또 해녀만큼 잘 알려진 직업도 드물지 않나. 까만 잠수복에 동그란 물안경을 쓴 채 산소통도 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해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아도 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에 대해서 깊이 알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잠수를 오래할 줄 알고 바다 밑바닥에서 전복 따위를 따다가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라는 얄팍한 정보만을 알고 있을 뿐일까. 하지만 세상은 꽤나 살기 좋아졌고 대미디어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해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래에서 소개할 다큐멘터리 영화 <물꽃의 전설>도 그 중 하나이다.
1. 상군 해녀와 애기 해녀
도시에서 미용 일을 하던 채지애 씨는 어느날 생업을 때려치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연 선언했다. 나는 해녀가 되겠노라고.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는 기어코 자신의 어머니와 이웃,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애기 해녀가 되었다. 바다 속을 누비는 일이 어디 쉽겠냐마는, 답답하고 꽉 막힌 것만 같던 도시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을 것이다.
험난한 바다 생활을 가르쳐 준 것은 다름 아닌 선배 해녀들이었다. 영화는 채지애 해녀의 여러 멘토 중 가장 베테랑인 현순직 씨를 조명한다. 팔순이 넘은 나이, 칠십여 년이 넘도록 제주 바다 곳곳을 누벼 온 그 대장 상군 해녀의 머릿속에는 삼달리의 채 알려지지 않은-일부만이 아는- 비밀 지도가 있다. 선배 해녀의 눈과 귀로 파악되고 입으로써 전해져 내려온 그 머릿속 지도 속에는 드넓은 바다 아래의 협곡과 언덕, 들판이 있고, 그 사이사이엔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 보물이 숨겨져 있다. 그 지도 속에서 바다는 엄하면서도 자비롭고, 거칠면서도 풍요로운 세계다. 그에 대해 논하는 해녀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일련의 모험담을 듣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물질로 말미암아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이들의 열정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나이 차가 한참나는 상군 해녀와 애기 해녀 사이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 역시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이다.
2. 잊혀져 가는 어느 삶의 터전에 대해
그러나 이러한 해녀들의 삶이 녹아 있는 바다는 점점 잊혀가고 있다. 나이든 대장 상군 해녀의 머릿속과 달리 바다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와 공장 오염수, 지구 온난화 따위로 인해 바다는 병들어가고, 그에 말미암아 바닷속의 생태계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촬영되는 5~6년 사이에도 바다는 빠르게 황폐화됐다. 현순직 해녀가 꿈꾸듯 이야기하던 그 웅장한 물꽃과 바다 풀들의 세계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다 아래에서 자연의 '물건'을 빌려오는 것을 업으로 삼는 해녀들은 이러한 바다의 변화를 가장 기민하게 알아차리지만, 인간이 낳은 대재앙 앞에서는 그저 무력해질 뿐이다.
이 영화는 해녀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몰랐던 해녀라는 직업과 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터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한 바다의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누군가가 가볍게 아끼고 마는 바다를 누군가는 온 열정을 다해 사랑한다. 우리가 시원찮게 생각하는 환경 오염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생계적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해녀들만의 일일까? 당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고 중금속과 미세플라스틱 따위로 오염된 참치가 식탁에 오르는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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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라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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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최자영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나의여신 의 #최자영 배우님 본격 탐구! ?♀️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한국경쟁 상영작 [나의 여신]의 최자영 감독님을
하이스트레인저 웹 데일리 팀이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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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의 완벽한 변신" 밥 딜런의 인생을 노래하다 [컴플리트 언노운] 메인 예고편 공개! 2월 26일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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