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nine2023-12-12 15:24:23
켄 로치, 나의 올드 오크 (2023)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는 카메라를 든 시리아 난민 소녀 야라의 사진 컷들로 시작된다. 같은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사망한’, ‘무고한’, ‘망명에 끝내 실패한’ 난민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했다. 10대 후반의 야라는 살아있으며, 망명에 성공한 10대 소녀다. 그녀는 카메라 시선 아래 대상화 되지 않는다. 되려 새로운 정착지인 영국의 한 폐광촌 마을을 자신의 관점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TJ가 운영하는 펍 '올드 오크'는 마을의 유일한 공론의 장으로, 영화 안에서 직접적으로 명시된다. 이 펍은 경계를 두고 '바깥의 장소'와 '안의 장소'로 나뉜다. 그중 안쪽은, 과거 연대의 기억이 아카이빙 된 장소다. TJ의 아버지 세대에 광부들의 파업이 그것이다. 하지만 끝내 광산은 폐업하고, 상처로만 남은 기억은 환부처럼 숨겨져 있다. 그리고 난민이자 새로운 이주민 야라가 카메라를 들고 그 환부를 파고든다.
이 공간을 다시 연다는 것은 희망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희망을 위해서 열 것인가가 쟁점이 된다. 크게는 기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공론의 장으로 쓸 것인지, 새로운 식구들인 난민들과 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할지이다. TJ가 후자를 선택하며, 올드 오크는 두 진영의 대립으로 첨예하게 나뉜다.
다음으로는 회생에 대한 비용의 문제다. 마치 야라의 카메라를 고치기 위해 오래된 카메라 2대가 들어가듯, 올드오크의 주방은 유지비도 많이 들고, 수리비도 감당할 수 없이 커진다. 여기서, 이민자(난민) 출신 기술자들의 노동력을 빌리며 두 집단 사이의 연대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야라는, 외부인이자 동시에 내부인으로서 공동체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사진 전시회). '힘, 연대, 저항(Strenghth, Solidarity, Resistance)'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두 공동체는 점차 연대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자국민 우선주의 그리고 인종차별과 혐오주의로부터 시험을 받는다. TJ의 강아지 ‘마라’의 죽음은 과거 공동체를 지탱하던 상식과 공감, 신뢰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는 절망감을 더한다.
TJ와 일부 지역주민들은, 교회의 지원을 받아 무료 배식을 한다. 이것은 광부들의 폐업에서 모여 식사를 했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다. TJ의 아버지는, 교회가 노동자들의 손으로 지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귀속된다는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연대가 실패하자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야라의 새로운 관점과 더불어, TJ는 과거 노동계급(교회)과 미래의 노동계급(난민, 이민자)의 연대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과거가 아닌) 현재의 노동자 계층과, 난민 수용으로 이뤄진 미래의 노동 계급 간의 연대가 몇 순간의 마법 같은 이벤트, 예컨대 사진 전시회나 무료 배식으로 성사된다는 주장은 어딘가 헐거웁다. 동네 대다수의 주민이 야라의 아버지를 애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들고, 거리 행진으로까지 이어지는 이들의 공통된 동기가 무엇인지는 되려 설득적이지 못했다.
<미안해요, 리키>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위시한 전작들에서는, 인물들의 행동 이면에 깔린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토대가 촘촘하고 견고했고, 무엇보다 시스템적인 부조리를 꼬집었기에, 이 부분에서 거장의 은퇴작에 아쉬움을 더 진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경제성장 둔화, 지방인구 소멸, 노동 허가제 안의 수많은 불평등적 요소, 급변하는 국제정세 가운데 난민을 어떻게 이 시대에 맞게 재정의하고 지역사회에 수용하는가의 문제… 등등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주지하듯이 '올드 오크'는,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과 물가상승,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의 국가적 현실을 보여주는 스케치이기도 하다.
<나의 올드 오크>는 상식과 공감, 연대 의식을 잃어버린 분노 어린 개개인의 얼굴을 전시한다. 그리고 그럼에도 그 분노에 저항하고 연대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이 도덕적 의무감에서, '힘, 연대, 저항'이라는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본다는 주장은 어딘가 명확하지 않고, 공허하다. 자선, 혹은 온정주의에 기대지 않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음의 한 챕터가 더 필요했다고 생각된다. 거장이 그 챕터를 마치기 위해서라도, 다른 작품으로 극장으로 한번 더 돌아오기를 바라본다.
[Eurofilm 12. 영국, 프랑스, 벨기에]
- 이미지 제공 : 씨네랩
2023년 12월 8일 감상 / 2023년 12월 11일 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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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상가들 / The Drea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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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줄거리 /
프랑스로 유학 온 미국인 유학생 영화광 매튜가 시네마 테크에서 이사벨,테오 남매를 만난다.
세 사람은 관심사도 같고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매력에 이끌려 급격히 친해지게 된다.
테오와 이사벨 남매의 부모님이 한달간 여행을 떠난 틈을 타
매튜는 그들과 함께 남매의 집에서 살게 된다.
같이 살면서 알게 된 남매의 특이한 관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그들의 행동.
그러나 결국 매튜 또한 그들의 행동과 생각에 물들게 되고,
서로 친구 이상의 정신적 육체적 교감을 하게 된다.
/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
영화의 분위기와 색감
좀처럼 보기 힘든 독특한 스토리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세 박자가 너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가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근데 이 영화의 매력은 딱 여기까지.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꼽는 영화여서
보기 전에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내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명작이라고
꼽을 만한 부분이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영화의 내용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몇번 내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이게 뭐 아름다운 청춘(?) 사랑(?) 여름밤의 꿈(?) 정도로
바라볼 수 도 있지만.
나에게는 쫌 힘들었다.
그러나
내용은 쫌 비상식적이긴 해도
서로에게 퀴즈를 내며
중간 중간 다른 영화를 삽입하여 보여주는 편집방법은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았다.
그들만의 퀴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뭔가 관객도 그 퀴즈에 참여하는 한 사람이 되게끔 한달까.
그리고 중간중간에 테오와 매튜가 서로의 생각이 더 옳다며
주장할때도 나도 모르게 어떤 배우, 어떤 기타리스트가 더 나은지
혼자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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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 /
몽상가들
The Dreamers
왜 제목이 몽상가들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나만의 해석이 나왔다.
몽상 :
[명사] 1. 꿈속의 생각. 2.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함. 또는 그 생각.
1-1. 비상식적인 그들의 관계와 행동들 자체가 결국
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점으로 보아
이 내용자체가 몽상이라는 것이다.
1-2. 1-1의 근거(?)라고 생각 되는 부분은
마지막 씬.
영화가 끝나고 제작진들의 이름이 올라갈때
뒷 배경은 점점 색을 잃고
마지막엔 흑백으로 물들어 있다.
흑백으로 바뀌어 버린 배경은
결국 이 또한 영화(몽상)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 몽상가들은 1960년대 배경으로 영화 중강중간 삽입 된 모든 영화들은 모두 흑백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이 영화에서 결국 '몽상가들 또한 영화다' 라고 알려주는 근거로
흑백배경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
(그러므로 감독이 '이 또한 영화니까 비상식적인 내용에 대하여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지 마시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2. 테오와 이사벨.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있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생각만 옳다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라 했던 테오.
그러나 그는 사실 영화 내내 자신의 의견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하는 행동은 성숙하고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언제나 테오에게 의지하고
집착하며 테오의 의견만 따르는 미성숙한 이사벨.
결국 자신의 이상향을 따라할 뿐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 한 그들은 몽상가들에 불과하다.
꿈꾸는것도 좋지만 언젠간 깨어나야해!
매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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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늑대사냥>의 개봉부터
세기의 명작 <아바타>와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재개봉까지!
그럼 9월 셋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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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늑대사냥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한국 | 121분
감독: 김홍선
출연: 서인국, 장동윤, 성동일 등
개봉: 2022.09.21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줄거리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
극악무도한 이들과 베테랑 형사들이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 모이고
탈출을 꿈꾸는 종두(서인국),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도일(장동윤)을 비롯해
이들은 각자의 목적과 경계심을 품고 탑승한다.
한국으로 향하던 중,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관전 포인트
강렬한 장르인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이다.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유수의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그간 한국에서 보기 힘든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프린세스 아야
ⓒ 네이버 영화
개요: 판타지 | 한국 | 90분
감독: 이성강
출연: 백아연, 진영 등
개봉: 2022.09.21
배급: CJ CGV
줄거리
동물로 변하는 저주를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는 연리지 왕국.
연리지의 공주 ‘아야’(백아연)는 어린 시절 엄마가 남겨주신 신비로운 힘을 가진 팔찌로 정체를 숨기며 산다.
이웃나라 바타르가 강력한 군사력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주변국들을 위협하자
‘아야’는 연리지를 지키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바타르의 왕자 ‘바리’(박진영)와 정략결혼을 결심한다.
한편, 바타르의 장군 ‘섭정’은 왕자를 제거하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꾸미는데…관전 포인트
세계 최초 Full Screen X 애니메이션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마리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를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신작으로
<서울역> <돼지의 왕> <사이비>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아바타
ⓒ 네이버 영화
개요: SF | 미국 | 162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등
개봉: 2022.09.21
배급: 해리슨앤컴퍼니
줄거리
지구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인류는 원주민 ‘나비족’과 대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비족’의 중심부에 투입되는데…관전 포인트
개봉 당시 1333만 명을 동원했던 <아바타>가 4K 고화질로 개선한 버전이 재개봉한다.
이번 재개봉까지 합쳐 총 3번 재개봉을 할 정도로 국내에서 팬이 많은 영화이다.
올해 12월에 개봉할 <아바타: 물의 길>을 보기 전, 전편인 <아바타>를 극장에서 관람하면 좋을 것이다.
애프터: 에버 해피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 | 미국 | 95분
감독: 캐스틸 랜던
출연: 조세핀 랭포드, 히어로 파인즈 티핀 등
개봉: 2022.09.21
배급: 판씨네마(주)
줄거리
런던에서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엄청난 과거를 알게 된 하딘은
자신의 불행 속에 테사를 끌어들이기 싫어서 애써 밀어낸다.
계속 제자리만 맴도는 관계에 지친 테사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뉴욕으로 향하고,
떨어진 동안 그의 소중함을 깨달은 하딘은 뉴욕에서 테사와 재회하여 서로의 숨결과 살결을 탐한다.
다시 미래를 꿈꾸던 테사는 하딘이 집필한 소설 ‘애프터’에 자신의 첫 키스부터 첫 경험뿐만 아니라
감추고 싶던 아픈 기억까지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데…관전 포인트
미국 최대의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에서 15억 뷰를 기록한 [애프터]를 영화화하며,
1편의 경우 제작비 대비 400%의 월드 와이드 수익을 창출하였다. 2,3편 역시 1편에 이어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현재 4편이 열렬한 지지 속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
ⓒ 네이버 영화
개요: 뮤지컬 | 미국 | 103분
감독: 진 켈리, 스탠리 도넌
출연: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등
개봉: 2022.09.21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줄거리
아마츄어 쇼 코미디언인 돈 록우드와 코스모는 공연을 하며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다
뜻대로 되지않자 새 일자리를 얻기위해 헐리우드로 온다. 그런데 우연찮게 돈 록우드는 마뉴멘탈 영화사의
스턴트맨역을 따내게 되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여배우인 리나 레이먼트와 함께
다수의 영화에 출연함으로써 단연 스타로 급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화려한 영광도 잠시, 헐리웃 영화계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체제로 전환됨으로써 목소리 연기가 너무나 형편없는 리나 레이먼트 때문에 영화를 완전히 망치게 된다.
그 때문에 돈 록우드와 그의 영화는 완전히 인기를 잃게 된다. 그러던 중 록우드는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캐시라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연극 배우를 꿈꾸는 아름답고 재능있는 캐시에게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그 도움이란 영화를 새롭게 각색한 뮤지컬 ‘노래하는 기사’를 살리고자 리나의 입을 빌려 캐시의 목소리를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리나는 나중에 사실을 알고 분을 참지 못하고 캐시를 영화계에서 완전히 생매장시켜 버리려 한다.
하지만 리나는 자기의 비열한 속임수에 자기가 말려들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게 되고,
캐시와 돈 록우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
개봉 70주년을 맞은 고전 명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4K 리마스터링을 통해 개봉된다.
현재 대여를 제외한 구독형 OTT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인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0분
감독: 부지영
출연: 공효진, 신민아 등
개봉: 2022.09.22
배급: 스폰지 ,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외모, 성격, 취향은 물론 사고방식도 너무 다른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
아버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다.
서로 남보다 못한 자매로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명주와 명은은 다시 만나게 되고 이미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관전 포인트
12년만에 재개봉을 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유명 배우 공효진과 신민아가 출연하는 작품이다.
현재 대여뿐만 아니라 감상할 수 있는 OTT가 없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극장에서 감상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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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표 없는 끝이라도
1994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은희에게 한문학원 영지 선생님이 묻는다. "뭘 좋아해요?" 은희는 주춤거리며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다.2019년, 은희 나이의 두 배도 넘은 나도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에게.
내 나이는 은희 나이의 두 배보다 큰 숫자가 되었다. 아직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매는 중이다. 영화와 책, 정도로 성글게 말해도 좋지만, 어떤 영화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콕 발견할 때마다 희열을 느끼니까. 올해는 작정하고 그런 해로 보내겠다 다짐했다. 풍성한 텍스트의 세계를 바지런히 산책한 2019년, 영화 딱 한 작품만 꼽으라면 나는 <벌새>를 고르겠다.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 별스러울 것도 없겠지만.
<벌새>는 은희라는 아이의 삶을 촘촘하게 담아냈다. SNS가 발달한 요즘은 좀 다르겠지만, 20세기 말의 보통 중학생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넓지 않았다. 대치동에서 떡집을 하시는 부모님, "공부 못해서 강북까지 버스 타고 학교 다니는" 언니, 외고-서울대 코스를 밟으리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오빠, 학원에서 같이 킥킥거리는 친구, 서툴고 어색한 애정 표현을 주고받는 남자친구. 조금씩 변주하면 수백 명을 비슷하게 찍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은희는 그렇게 살고 있다.
언제나 거시적인 통계는 이런 식으로 우리를 속인다. 은희는 하나뿐이다. 수백 명은 고사하고 다섯 명뿐인 가족 중에서도, 아니 친구나 남자친구와의 일 대 일 관계에서조차 소홀하게 치부되는 때가 많지만 은희는 사실 하나뿐이다. 내가 여기 있다고, 나도 여기 있다고, 벌새 날갯짓처럼 은희는 계속해서 외친다. 바라보는 시선으로, 내리깐 시선으로, 꾹 다문 입술로, 참아낸 한숨으로, 그런 것들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열네 살의 삶에도 중요한 일은 쉴 새 없이 일어난다. 친구 지숙, 남자친구, 후배 유리, 오빠, 언니, 아빠, 엄마, 선생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리고 그 모든 상황 대부분이 은희를 그냥 지나칠 때, 은희의 앞에 따뜻한 우롱차를 한 잔 내어주고 은희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한문 선생님 영지가 있다.
은은한 미소를 지어주는 사람. 누구도 묻지 않는 질문을 은희에게 건네는 사람, 누구도 위로용으로는 부르지 않을 법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 반듯한 얼굴을 하고 일상을 사는 어른들에게도 자기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 있음을 숨기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듯한 기분이 듦을 인정하고 손가락을 움직임으로써 그 상태를 벗어나는 법을 아는 사람.
그런 영지는 은희의 세상에 유일무이한 존재다. "미성년"의 "어린" "여자"를 둘러싼 세상은 일상 구석구석까지 폭력이 스며 있어, 영지 같은 존재는 흔치 않다. 어쩌면 여기에 '폭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과도해 보일지 모르겠다. <벌새>는 분명 <박화영>이나 <파수꾼>이 아니지만, 세상 모든 단어가 그렇듯 폭력이라는 말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촘촘하게 들어있다. 하물며 90년대, 하고픈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이들이 지금보다 많던 시절이었다.'날라리 색출'을 하겠다며 '날라리' 친구 이름을 써 내게 시키고 불도저 같은 구호를 외치게 하는 학교 선생님의 태도에서도, 선명한 외도의 흔적을 숨기지 못한 주제에 당당하게 밥상머리 훈계를 늘어놓는 아버지의 태도에서도, 그 뒤에서 괴롭게 머리를 쥐뜯는 것밖에 못하면서 동생에게는 폭력을 수시로 쏟아내는 오빠의 태도에서도, 언니 수희에게 무자비하게 쏟아지던 비난에서도... 폭력은 보인다. 일방적으로 비틀리고 상처 받는 사람이 분명 그곳에 있었다.
폭력은 기묘해서 저절로 흐른다. 각자를 죄고 있는 억압은 각자만 쥐고 흔드는 게 아니라 약자에게까지 흘러간다. 이야기를 비극으로 만드는, 겉으로 보이는 폭력뿐이 아니다. 일상 구석구석에 선연하게 녹아 있다. 하얀 커튼 휘날리는 부엌이며, 평범한 갈색 가구가 놓여 있는 거실, 화분이 있는 베란다... 복도식 아파트 1012호 구석구석에. 그건 마치 소파 밑의 유리 파편처럼 어딘가에 숨어 있다.
90년대를 섬세하게 담아낸 이 영화의 공간 배경은 정겨울 정도다. 금방이라도 행주가 마르는 것이 눈에 보일 듯한 부엌, 의자를 뺄 때 어떤 소리가 날지 알 것만 같은 은희의 방, 눈에 익은 교복... (나는 2000년대에 중학교를 다녔지만 은희와 똑같은 교복을 입었다. 그때 보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교복은 커서 보니 더 이상했다.) 그 평범한 공간마다 그토록 여상하게 폭력성은 묻어 있었다.이 폭력성이 단순히 은희 오빠가 은희를 때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심한 듯한 엄마의 표정조차 은희를 할퀸다. 그런데 은희의 그런 마음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한다. 폭력은 핏빛이 아니라 투명한 색이다. 그것도 물풀처럼 끈적하게 묻어나는 투명함이다. 이 잔잔한 일상 속의 폭력을 피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메타메시지로 전해지는 폭력이 훨씬 더 깊고 진하게 멀리 간다는 것도.
지진을 예감하는 작은 새처럼 예민하게 피부로 그걸 감지하던 사람들. 선명했지만 너무나 공공연해서 아직 언어로 정의되지도 않았던 폭력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던 작은 벌새 같았던 이들. 그들은 맞설 수 없는 대신 그렇게 서로를 챙겼다. 아무도 자신을 중히 여겨주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 같기도 한 너를, 너 같기도 한 나를.그 시절의 그 감정은 소설 <항구의 사랑>에도 나오듯 집단적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관찰하고 기이하게 여겼음에도, 대부분이 그 마음을 소위 말하는 '퀴어'로 분류하지 않는다. 뉴스에서도 연구 논문에서도 '이반'이라는 한시적 용어로 담았고, 주변 어른들의 말로 통역하면 "다 한때야."일 것이다.
90년대 여중생 혹은 여고생들 사이에서 산발적으로 그러나 전국적으로 일어났다는 그러한 양상. 연구하는 이들은 아이돌-팬픽-이반이라는 '현상'들을 일직선으로 긋는다. 이 일직선 안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는 감정이 있다면, 그 사랑은 섬이 아니었을까. 일상 속 폭력의 안전지대. 실은 내가 받고 싶었던 사랑을 줌으로써 서로를 철저히 이해하는 이들의 도피성. 그래서인지 이 사랑은 자아 의탁 정도가 유달리 높아 보인다.
사랑하는 대상에 나를 투사하는 마음은 어떤 사랑에서나 빠질 수 없겠지만, 어쩌면 이런 마음이야말로 벌새가 돌아갈 집이었는지 모른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House of Hummingbird, 벌새의 집이다.) 실제 벌새의 둥지는 아주 작고, 포식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거미줄의 점성을 이용해 이끼와 잎으로 뒤덮는다고 한다.
변영주 감독의 강연집에서 읽은 말이 생각났다. 20대 때 그가 꽂혔던 말이 "여성성은 모든 약한 것들과의 연대"라고. 읽을 땐 '좋은데?' 하고 슥 지나간 말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말을 내 식대로 소화했다. 세밀하게 흔들리는 감정들을 무시하지 않고 눈여겨보고, 위로하기 위해 차 한 잔과 작은 음식들을 기꺼이 내어주고, 격려의 말을 건네는 것. 그렇게 서로 배려하고 챙기고 다독이며 함께하는 것. 변영주 감독이 꽂혔다는 말을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런 의미에서 벌새는 철저히 여성 서사다. 은희가 (유리와 지숙 또한 마찬가지로) 서투르게 그런 세상을 찾으며 조금씩 성장할 때, 이미 어른이 된 영지가 너그럽게 차를 내어주는 아름다운 성장의 서사.
아름다운 서사에도 예외는 없어서, 삶에는 죽음이 도도히 흐르고 있다. 그러나 호의적이지 않은 것들 사이로 호의적인 것들만이 흐르는 죽음을 역행한다. 연어가 옆구리 찢어지도록 강을 거스르듯. 그렇게 세상을 거스를 수 있다면, 묵묵히 바른 그런 사람 하나 곁에 있다면 나 무서울 것이 없겠다.
그러나 알고 있다. 그런 이들도 그저 시간의 강물에 몸을 내맡긴 또 한 마리 물고기와 같다는 걸. 영지와 은희에게 일어난 일은, 특수한 일인 동시에 사실 삶을 풍경으로 매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차마 마침표 찍지 못한 끝이 어디선가 숭덩 나타나곤 한다는 걸.
우리가 살결을 맞대고 마음을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이 영구히 허락될 수는 없다는 걸. 그러니 우리가 기대봄직한 건 그저 친절한 타인이 되어, 팔딱이며 물방울을 폭죽처럼 튀기는 것뿐이라는 걸. 삶의 한 순간을 들여, 그 순간을 서로에게 축제가 되게 할 뿐이라는 걸. 순간에 거하면서도 그 순간을 영원에 가 닿게 하는 방법은 오직 누군가의 마음에 아로새겨지는 것뿐이라는 걸.
은희는 친절한 타인을 만나면서 죽음을 거슬러보았다. 맞고 있지만 않았다. 맞서 싸웠다. 혹을 떼냈다. 병원에서 새하얀 햇살 아래 친절한 아주머니들이 예쁘다 안쓰럽다 말하며 놓아주는 반찬을 먹었다. 끝내 마지막에 감자전을 허겁지겁 씹어먹는 은희를 예리한 눈으로 들여다보는 엄마가 있었다. 딸에게 무슨 일인가 일어났음을 감지하는 엄마의 눈. 실은 마찬가지로 한 마리 벌새였던 엄마의 눈.
그러니 은희는 무사할 것이다. 무사히 자라 어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과거의 자신을 떠오르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면 그에게 차를 가만 놓아줄지 모른다. 철근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끊어진 어느 갑작스러웠던 날, 마침표 없이 끝나버린 어떤 이의 문장을 떠올릴지 모른다. 언젠가 제 인생도 빛이 날까요, 묻던 그의 날갯짓에선 이미 빛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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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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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왕가위, 라이언 맥긴리, 자비에 돌란 등 예술가들의 예술가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더불너 개인의 사적인 순간들을 생생히 포착해낸 사진가 [낸 골딘]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이 직접 전하는 자신의 삶, 예술, 투쟁, 그리고 생존의 이야기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5월15일 대개봉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개요: 다큐멘터리 | 미국 | 122분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
출연: 낸 골딘
개봉: 2024.05.15.
배급: 찬란
시놉시스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 예술, 투쟁, 그리고 생존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사진은 나의 유일한 언어였다. 나는 생생하게 반짝이는 뉴욕에서 죽어가는 친구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했고, 있는 그대로의 내 얼굴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제는 내 모든 명성을 걸고 거대 제약회사에 맞서 싸운다. 생존과 투쟁의 기록이 담긴 나의 일기장을 당신에게 펼쳐 보인다.
그녀가 죽었다
Following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한국 | 103분
감독: 김세휘
출연: 변요한, 신혜선, 이엘 등
개봉: 2024.05.15.
배급: ㈜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시놉시스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는 취미를 지닌 공인중개사 ‘구정태’.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며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에게 흥미를 느끼고 관찰하기 시작한다. “관찰 152일째, 그녀가… 죽었습니다.” 급기야 ‘한소라’의 집까지 드나들던 ‘구정태’는 어느 날, 그녀가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 그가 ‘한소라’ 집에 들어간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협박을 시작하고, 사건을 맡은 강력반 형사 ‘오영주’의 수사망이 그를 향해 좁혀온다.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구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뒤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데…
디피컬트
A Difficult Year
개요: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 프랑스 | 120분
감독: 에릭 토레다노, 올리비에르 나카체
출연: 노에미 메를랑, 피오마르 마이, 조나단 코헨, 마티유 아말릭 등
개봉: 2024.05.15.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주)블루라벨픽쳐스
시놉시스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는 취미를 지닌 공인중개사 ‘구정태’.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며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에게 흥미를 느끼고 관찰하기 시작한다. “관찰 152일째, 그녀가… 죽었습니다.” 급기야 ‘한소라’의 집까지 드나들던 ‘구정태’는 어느 날, 그녀가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 그가 ‘한소라’ 집에 들어간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협박을 시작하고, 사건을 맡은 강력반 형사 ‘오영주’의 수사망이 그를 향해 좁혀온다.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구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뒤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데…
가필드 더 무비
The Garfield Movie
개요: 애니메이션 | 영국, 미국 | 100분
감독: 마크 딘달
출연: 크리스 프랫, 사무엘L. 잭슨, 니콜라스 홀트 등
개봉: 2024.05.15.
배급: 소니 픽쳐스
시놉시스
세상귀찮 집냥이, 바쁘고 험난한 세상에 던져졌다! 집사 ‘존’과 반려견 ‘오디’를 기르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집냥이 ‘가필드’. 어느 날, 험악한 길냥이 무리에게 납치당해 냉혹한 거리로 던져진다. 돌봐주는 집사가 없는 집 밖 세상은 너무나도 정신없게 돌아가고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아빠 길냥이 ‘빅’은 오히려 ‘가필드’를 위기에 빠지게 하는데… 험난한 세상,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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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자기 멋대로, <로렌스 애니웨이>
<로렌스 애니웨이> Laurence Anyways, 2012 제작
캐나다 외 / 로맨스, 멜로 / 15세 이상 관람가 / 168분
감독: 자비에 돌란
정말 자기 멋대로, <로렌스 애니웨이>
로렌스는 생일을 맞이한 순간 연인, 프레드에게 앞으로 남자가 아닌 여자로 살겠다고 선언한다. 프레드는 운명이라고 굳게 믿었던 짝의 고백에 혼란과 배신감을 느끼지만 이를 기꺼이 품기로 한다. 선언과 결정, 연인이 함께 또 따로 만드는 궤적에 늘 주요 꼭짓점으로 등장하는 두 가치는 로맨스 장르 영화에서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로렌스 애니웨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이란 긴 선을 온몸에 감은 채 이리저리 방황하며 예상된 지점에서 격렬하게 부딪혀 서로에게 상흔을 남기면서도 미소를 빼놓지 않는 구조가 영화 전반에 짙게 깔려있다. 하지만 자비에 돌란은 자기만의 내밀하고 사적인 방식으로 사랑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
첫인상은 동물원 앞 가게에서 파는 풍선들이었다. 사자와 원숭이 사이에 천사와 바지와 담배가 낀 거대한 풍선 한 묶음. 전혀 어울리지 않은데 어울리고, 직관적인데 낯설고, 이상한데 맥없이 좋은 그런 느낌. 나에게 로렌스의 이야기는 어떤 풍선이 먼저 팔리느냐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는 길에 놓여있었다. (묘한 미적 쾌감까지 전달하는 아이러니함은 독특함으로 변주되어 시각적‧청각적으로 쉴 틈 없이 휘몰아친다. 단순히 스토리 측면에 한정된 게 아니라 작품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영화 언어가 감각적으로 잘 융합된 결과다.)
그만큼 로렌스와 프레드의 사랑은 변화무쌍하다.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로렌스와 자신의 오색빛깔 날개를 고통스럽게 뜯어내는 프레드의 어리석고 애처로운 몸짓이 계속될 때마다 그들의 사랑은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며 요동친다. 상대의 손길에 쉽게 속살을 내보이지만, 결코 가볍게 자신을 소비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과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솎아내지 않고 다 토해내면서 악착같이 끝을 향해 간다. 마치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처럼 불안에 휩싸인 채 말이다. 어느 순간 로렌스는 사각형 틀에 갇힌 정형화된 인물에게서 벗어나 진짜 로렌스로 우리 앞에 선다. <로렌스 애니웨이>는 그가 유일한 나로서 자기 삶의 무대를 현실로 옮기는 그때, 비로소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져 버리는 흔한 사랑 이야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
무엇보다 영화 속 모든 장면은 벽에 걸린 그림이다.
내 마음대로, 정말 자기 멋대로 작품을 선택해 시간제한 없이 음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설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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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 추천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드디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까지 단 하루만 남았죠.
전주국제영화제 예매 화력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이 영화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를 가지 못하시는 분을 위해 '온피프엔'에서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예매를 놓치신 분들도 온라인 영화제로나마 즐길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영화를 상영하는 건 아니고 217편 중 112편을 상영한다고 합니다.
또한 결제 및 관람은 4월 28일(목) 11시부터 가능하다는 점!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 추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힘찬이는 자라서 (2022)
ⓒ 네이버 영화
SYNOPSIS'정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소연'의 집에 집들이를 간다.늦게 도착하는 또 다른 친구 '보영'을 기다리면서 '정희'와 '소연','소연'의 남편 '강석'은 '정희'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설전을 벌이게 된다.CINE PICK!
<소화불량>과 <작용과 반작용>을 연출한 김은희 감독.
이번에 연출한 <힘찬이는 자라서>는 여성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실제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파리의 책방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빈첸초'는 파리에 있는 자기 소유의 서점과 딸을 위해 일생을 바친다.어느 날, 유쾌하고 아름다운 '욜랑드'가 서점으로 뛰어들어온다.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에토레 스콜라 감독이 각본으로 참여한 작품으로친밀하고, 시적이며, 감동적인 이야기다.CINE PICK!
에토레 스콜라 감독의 작품이 원작인 영화 <파리의 책방>.
영화의 분위기에 맞는 피아노 음악과, 삽입곡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이다.
홍콩의 밤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2019년, 홍콩의 밤은 여전히 매혹적이고 아름답지만 일상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간다.감독은 코즈웨이베이 거리를 거닐며 고가도로를 따라 도시의 리듬과 분위기를 기록한다.CINE PICK!
차이밍량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감독이 직접 담아낸 2019년 홍콩의 풍경은 어떨까?
마녀들의 땅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이중 유방 절제술을 받은 후 젊은 간호사를 데리고 스코틀랜드의 전원 지역으로요양을 떠난 '베로니카 겐트'의 이야기다.수술 과정으로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게 된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해 묻고 맞서기 시작한다.CINE PICK!
샤를로트 콜베르 감독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인물과 캐릭터에 접근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본 영화는 2021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2022)
ⓒ 네이버 영화
SYNOPSIS1995년 화원여자기술학원. '서리'는 이곳에서 있었던 화재 사건과 '유림'에 대해 이야기한다.그토록 불을 두려워했지만 기어코 불을 보고자 했던 소녀에 대해.CINE PICK!
유종석 감독은 2019년 작품 <아쿠아마린>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적이 있다.
영화는 1995년 일어났던 여자 기숙학원의 실제 방화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강렬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해왕성 로맨스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어느 공상 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장. 반식민주의 해킹 집단은 일대의 천연자원과 사람들을 착취하는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고자 한다. 탈출한 채굴 노동자와 인터섹스 도망자는 서로를 마주하고, 이들의 결합은 거대하고 신성한 전기회로에 결함을 촉발한다.CINE PICK!
미국의 시인, 음악가이자 배우인 솔 윌리엄스와 아니샤 우제이먼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SF 퀴어 뮤지컬 영화로 르완다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기호학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어린 시절 장난감으로 표현한 인간의 생애CINE PICK!
라두 주데 감독은 <배드 럭 뱅잉>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감독이다. 라두 주데 감독은 "우리 삶의 본질을 말뿐만이 아니라 순수한 장난감의 이미지로 전하는 영화를 상상했습니다."라며
<플라스틱 기호학>을 표현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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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질 결심, 사랑의 시간차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
?Rabbitgumi 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개봉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탔던 영화인데요.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죠.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좀더 말랑말랑한 영화에요.
여전히 미장센은 아름답고 화면전환도 무척 좋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도 좋죠!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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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는 아래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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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드> 티저 예고편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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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피의 세계> 메인 예고편
우연히 여행 블로그 속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한 수영.
그곳에는 2년 전 만난 여행자 소피가 한국에서 머문 나흘의 기록이 있다.
수영은 소피의 일기를 통해 최악의 시기를 버티던 남편 종구와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때는 알 수 없었던 감정과 사실이 이해될, 것도 같다.
소피가 써 내려간 세계 속에서
다투고 울고 웃었던 우리는 어떤 마음을 남겼을까?
2022년 봄에서 2020년 가을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상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