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nine2023-12-12 15:24:23
켄 로치, 나의 올드 오크 (2023)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는 카메라를 든 시리아 난민 소녀 야라의 사진 컷들로 시작된다. 같은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사망한’, ‘무고한’, ‘망명에 끝내 실패한’ 난민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했다. 10대 후반의 야라는 살아있으며, 망명에 성공한 10대 소녀다. 그녀는 카메라 시선 아래 대상화 되지 않는다. 되려 새로운 정착지인 영국의 한 폐광촌 마을을 자신의 관점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TJ가 운영하는 펍 '올드 오크'는 마을의 유일한 공론의 장으로, 영화 안에서 직접적으로 명시된다. 이 펍은 경계를 두고 '바깥의 장소'와 '안의 장소'로 나뉜다. 그중 안쪽은, 과거 연대의 기억이 아카이빙 된 장소다. TJ의 아버지 세대에 광부들의 파업이 그것이다. 하지만 끝내 광산은 폐업하고, 상처로만 남은 기억은 환부처럼 숨겨져 있다. 그리고 난민이자 새로운 이주민 야라가 카메라를 들고 그 환부를 파고든다.
이 공간을 다시 연다는 것은 희망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희망을 위해서 열 것인가가 쟁점이 된다. 크게는 기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공론의 장으로 쓸 것인지, 새로운 식구들인 난민들과 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할지이다. TJ가 후자를 선택하며, 올드 오크는 두 진영의 대립으로 첨예하게 나뉜다.
다음으로는 회생에 대한 비용의 문제다. 마치 야라의 카메라를 고치기 위해 오래된 카메라 2대가 들어가듯, 올드오크의 주방은 유지비도 많이 들고, 수리비도 감당할 수 없이 커진다. 여기서, 이민자(난민) 출신 기술자들의 노동력을 빌리며 두 집단 사이의 연대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야라는, 외부인이자 동시에 내부인으로서 공동체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사진 전시회). '힘, 연대, 저항(Strenghth, Solidarity, Resistance)'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두 공동체는 점차 연대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자국민 우선주의 그리고 인종차별과 혐오주의로부터 시험을 받는다. TJ의 강아지 ‘마라’의 죽음은 과거 공동체를 지탱하던 상식과 공감, 신뢰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는 절망감을 더한다.
TJ와 일부 지역주민들은, 교회의 지원을 받아 무료 배식을 한다. 이것은 광부들의 폐업에서 모여 식사를 했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다. TJ의 아버지는, 교회가 노동자들의 손으로 지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귀속된다는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연대가 실패하자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야라의 새로운 관점과 더불어, TJ는 과거 노동계급(교회)과 미래의 노동계급(난민, 이민자)의 연대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과거가 아닌) 현재의 노동자 계층과, 난민 수용으로 이뤄진 미래의 노동 계급 간의 연대가 몇 순간의 마법 같은 이벤트, 예컨대 사진 전시회나 무료 배식으로 성사된다는 주장은 어딘가 헐거웁다. 동네 대다수의 주민이 야라의 아버지를 애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들고, 거리 행진으로까지 이어지는 이들의 공통된 동기가 무엇인지는 되려 설득적이지 못했다.
<미안해요, 리키>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위시한 전작들에서는, 인물들의 행동 이면에 깔린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토대가 촘촘하고 견고했고, 무엇보다 시스템적인 부조리를 꼬집었기에, 이 부분에서 거장의 은퇴작에 아쉬움을 더 진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경제성장 둔화, 지방인구 소멸, 노동 허가제 안의 수많은 불평등적 요소, 급변하는 국제정세 가운데 난민을 어떻게 이 시대에 맞게 재정의하고 지역사회에 수용하는가의 문제… 등등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주지하듯이 '올드 오크'는,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과 물가상승,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의 국가적 현실을 보여주는 스케치이기도 하다.
<나의 올드 오크>는 상식과 공감, 연대 의식을 잃어버린 분노 어린 개개인의 얼굴을 전시한다. 그리고 그럼에도 그 분노에 저항하고 연대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이 도덕적 의무감에서, '힘, 연대, 저항'이라는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본다는 주장은 어딘가 명확하지 않고, 공허하다. 자선, 혹은 온정주의에 기대지 않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음의 한 챕터가 더 필요했다고 생각된다. 거장이 그 챕터를 마치기 위해서라도, 다른 작품으로 극장으로 한번 더 돌아오기를 바라본다.
[Eurofilm 12. 영국, 프랑스, 벨기에]
- 이미지 제공 : 씨네랩
2023년 12월 8일 감상 / 2023년 12월 11일 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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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간절한 집념으로 통하는 하나의 언어
킵 스텝핑(Keep Stepping) - 루크 코니시 감독 작품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
춤은 힘이 세다. 인종, 외모, 환경, 언어가 달라도 춤은 통한다. 아니, 춤은 새로운 언어로써 기능한다는 것이더욱 옳은 표현인 듯 하다. 춤이 시작되면, 인간의 표면적인 특징들은 사라지고 ‘춤’ 그 자체만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 <킵 스텝핑>은 춤으로 말하는 세 인물의 이야기이다.
브레이크 댄서 패트리샤, 팝핀을 추는 가비, 호주 최대 댄스 컨테스트인 Destructive Steps(이하 'DS')를이끌어온 조 윈이 그들이다. 패트리샤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엔지니어 일을 하다 춤을 추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호주에 오게 된 인물이다. 여러 댄서들과 한번에 붙어도 절대 기가 죽지 않은 에너지의 보유자이며, 대회에서 윈드밀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끝없는 연습을 거듭한다. 가비는 칠레인 어머니와 뉴질랜드 원주민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춤에 대한 반대로, 가족들과의 연을 끊고 홀로 호주에 살고 있다. 그러나 가비는 자신의 뿌리와 전통춤을 잊지 않고, 특기인 자유댄스에 전통 서사를 섞어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조 윈(이하 조)은 한국에서 태어나 3살부터 호주에서 자란 한국계 호주인이다. 조는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아버지의 학대와 학창시절의 인종차별로 인해 지워낼 수 없는 심적 상처를 입는다. 조의 곁을 지켜준 것은아무런 조건 없이 하나될 수 있었던 '춤'이었다. 조는 10년째 호주 스트리트 댄스 대회를 개최하며 해당 대회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가비와 패트리샤는 열정을 먹고 산다.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는 현실에 고뇌하다가도, 몸을 움직일 때 만큼은 걱정의 이면에서 흐르듯 비상한다. 공원부터 연습실, 광장의 한켠까지 모든 곳이 이들에게는 무대가 된다. 새로운 동작에 자신의 개성을 묻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행인들의 언짢은 시선은 방해 요소가 되지못한다. 단순하게, 때로는 무식하게 춤만 추는 것 같다는 인상은 영화가 진행되며 완전히 전복된다. 체형과스타일, 신념을 모두 고려해 이루어지는 작은 동작들은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이들의 집념은 지독히 간절해숨을 죈다.
<킵 스텝핑>의 피사체들은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고, 경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서 커뮤니티는 경쟁보다는 단합을 선물한다. 여성, 이민자, 소수 인종, 혼혈, 교포, 청소년, 비주류... 마이너리티에 속한 인물들은 경쟁을 통해 소통하고 소통을 통해 단합한다. 이들의 손끝에는 전하고 싶은 말들이담겨 있다. 용감한 움직임 속 스트리트 댄스가 주는 감정의 분출과 치유는 그 자체로 연대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목표를 향해 집요한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좌절을 모르기에 아름답다. 아무리 춤에 문외한이더라도, 당신은어느샌가 가비와 패트리샤, 그리고 조를 깊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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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는 주인을 삼킬 수 없다.
승리한 사람의 시각으로 쓰이는 역사는, 언제나 승자 외엔 관심도 없는 것처럼 차가워 보일 때도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 역시 그렇다.
승자는 손을 번쩍 들어 웃고 패자는 울며 다음을 기약하지만 가끔은 과연 승리란 것이 무엇인지. 패배란 것이 정말로 정치생명의 끝을 말하는지 아리송할 때도 있다.
마치 나의 답답함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여기에 선거 뒤엔 사람과 신념도 있다고 소리치는 영화가 있다.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을 잡고 멀리 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려주려 하는 영화 [킹메이커]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 김운범과 서창대를 연기하는 설경구와 이선균을 앞세워 2022년 설날 극장가에서 왕좌의 자리에 앉을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지. 영화 [킹메이커]가 주목받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너무 진지한 정치극은 아니다.;이토록 댄디한 영화라니.
정치 이야기는 건조하기 쉽다.
낯선 단어로, 복잡한 이야기로, 혹은 이야기만큼이나 무거운 분위기를 잔뜩 얹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관객을 따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검은 양복 군단으로 점철된 영화로 빠지기 쉬운 작품을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은 올드하지 않고 스타일리시 하게 잘 꾸며냈다. 덕분에 1960년대부터 시작하는 영화가 낡아빠졌다거나 너무 예전 이야기처럼 느껴져 이질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출한 덕분에,
영화가 매우 오랜 시간을 거슬러올라 오고 있다는 피로감도 주지 않는다. 시대 배경에 따라 인물을 배치한 것이 아니기에, 인물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관객들에게 주는 셈이다.
영화의 큰 축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는 김운범(설경구)과, 그 어떤 것도 알려지지 않은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이야기가 이루고 있다. 또한 [이태원 클라쓰]의 유재명, [내부자들]의 조우진까지 합세해 그 어떤 곳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둥을 세워 영화를 지탱한다.
뻔하거나 예상 가능한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 덕에, 그들이 만나고 부딪치고 합을 이루는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시너지는 이들이 여태 연기해왔던 기존의 작품들을 모두 잊게 하기 충분하다.
체스의 목적;두 사람의 앙상블이 이뤄내는 갈등의 묘미
서창대와 김운범 모두. 자신들이 임하고 있는 이 선거가 체스와 같은 게임임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목적은 승리로 같았으나, 그들의 신념은 정 반대였다.
창대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빠른 승리를 원했고, 운범은 자신의 군사를 지켜가며 정당한 승리를 원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왕은 운범 하나였고, 창대는 늘 자신이 원하는 것에서는 한 발짝씩 멀어진 채 구경해야 했다. 그 덕에 승리에 대한 갈망은 그가 지닌 아쉬움만큼이나 커져만 갔다. 마치 운범이 자신의 마음은 알아주지 않는, 혹은 모른체하는 것만 같아 서운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범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창대가 없었다면. 그는 연거푸 승리한 선거의 끝에 있는 대통령 후보라는 자리에는 손조차 뻗을 수 없었을 테니. 단지 자신은 왕좌에 올랐을 때 부끄럽지 않은 승리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부딪칠 수밖에 없는 두 인물을 영화는 조명과 의상으로 극명하게 드러낸다.
두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옷이 흑백으로 나뉘는 것도.
운범의 그림자에 창대의 모습이 가리거나, 혹은 상대적으로 창대가 어둠에서 등장하는 연출로 말이다.
이런 장면으로 영화는 간접적으로나마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운범과 창대가 가진 사상은 절대 공존할 수 없음을.
그리고 그림자는 주체를 절대 삼킬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제갈량의 재림일까.;이선균의 재발견.
영화는 1960,7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전략가였던 엄창록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중앙정보부에서조차 엄창록의 선거전략을 보고했을 만큼 효과적인 선거 전략을 펼쳤던 인물이다.
마치 넷플릭스 시리즈인 [종이의 집]의 교수, 혹은 삼국지의 제갈량처럼 명쾌한 답과 지략으로 김운범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 서창대 역할을 이선균은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게 재탄생시켰다.
이선균이 연기한 서창대는 지조의 높이만큼이나 야망을 쌓아 올리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의 입지와 인정에도 목마른 연약함도 내포하고 있다. 가진 능력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운범에 대한 존경도 가슴 한가득 품고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마치면서
좋은 영화였다.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고 있는 것 같아 보는 내내 감정선을 따라가며 행복했다.
선거라는 것에 희생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주목받는 영화였기에 더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 할 것도 없었고, 보여주는 모든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연출도 매우 행복했다.
안전하고 편안한 시간 속에서 감정 안에 풍덩 빠져 만끽할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영화였다.
[이 글의 TMI]
1. 그 와중에 커피 먹으면서 영화 보겠다고 기어코 커피를 사서 1분 전에 입장함.
2. 연기는 말해 뭐 하나.
3. 마음도 따뜻해지고 생각도 많아지는 영화였다.
#킹메이커 #설경구 #이선균 #유재명 #조우진 #변성현감독 #영화추천 #영화리뷰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내일은파란안경 #0119_많관부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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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마른 마을, 메마르지 않은 사건
- 저는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에 환장하는 사람입니다. 이 장르의 것이라면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소설, 만화를 가리지 않고 사랑하죠. 그런 제게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한 편이 극장에 걸린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설렘으로 양껏 부푼 마음을 안고 헐레벌떡 영화를 감상하고 돌아왔습니다. 과연 <드라이>는 진성 미스터리 스릴러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3월 16일(수)에 진행된 <드라이> 시사회에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드라이>는 2022년 3월 23일 국내 개봉했습니다.드라이The Dry<드라이>는 호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연방 요원 '에런'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친구였던 '루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에런'은 일가족을 살해한 후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루크'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머무르며 사건을 조사하는 '에런'을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삭막하기만 합니다. 일 년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말라버린 땅처럼 말이죠.그도 그럴 것이 '에런'은 과거 여자친구 '엘리'를 죽였다는 오해를 받아 마을을 떠난 인물입니다. '엘리'의 유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요. '에런'은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갑니다. 그 과정에서 '엘리'의 유가족이 일가족 살인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발견되고,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하나로 연결됩니다.가뭄으로 황폐하게 메말라가는 마을과 달리 과거의 사건은 메마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에런'이 마을에 남아 사건을 조사하는 이유도 죽은 '엘리'를 향한 마르지 않은 죄의식 때문이죠. 영화는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는데요. 황폐하게 말라버린 마을의 현재 모습은 이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생기 넘치던 과거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 ⊙영화 <드라이>는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버무려진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애호가로 널리 알려진 윤영천 작가의 책 <미스터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미스터리는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집중하고, 스릴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집중하는 장르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증거를 되짚어가며 일가족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조사하는 현재 시퀀스가 미스터리, 필히 '엘리'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엘리'의 죽음 이전에 벌어진 일을 묘사하는 과거 시퀀스가 스릴러에 해당합니다.그러나 이 영화는 장르의 전형성을 따르지 않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드라이>에는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인 사건의 통쾌한 해결이나 스릴러 장르 특유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감 따위가 없습니다. 촬영 기법, 편집 효과, 사운드 등으로 그런 감정들을 의도적으로 유발하지도 않습니다. 잔잔하게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짚어가며 인물의 감정과 인물 간의 갈등을 고스란히 표현할 뿐이죠.⊙ ⊙ ⊙이러한 시도가 어떤 관객에게는 색다름으로, 어떤 관객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후자였습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의 가장 핵심 요소는 이야기와 플롯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이 영화의 도전 정신이 빛나기엔 이야기는 개연성이 부족했고, 플롯은 다소 억지스러웠습니다. 일례로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는 두 사건(일가족 살인사건과 '엘리'의 죽음)이 실은 연관된 하나의 사건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하지만 두 사건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개별적인 사건이었죠. 앞서 이야기했던 '엘리'의 유가족이 일가족 살인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 역시 단어의 중의적 의미로 인한 오해일 뿐이었습니다. 저는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또 '에런'은 영화 포스터에 쓰인 카피처럼 '살인자에서 경찰로 돌아'온 인물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날의 행적을 의심받았을 뿐이죠. 장르의 매력을 어필하고자 과장한 카피로 관객을 유인한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만을 정말 싫어합니다.⊙ ⊙ ⊙영화 <드라이>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작품이었습니다. 저처럼 장르적 매력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택하신다면 기대 만큼의 만족감은 느끼실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를 감상하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죠. 두 장르를 혼합해내는 색다른 방식을 경험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Summary불미스러운 일로 고향을 떠났던 '에런'은 친구 '루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가족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루크'. 유가족의 요청으로 사건을 파헤치던 '에런'은 여자친구였던 '엘리'의 죽음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묻혀있던 두 개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출처: 씨네21)Cast감독: 로버트 코놀리출연: 에릭 바나, 제네비에브 오렐리, 키어 오도넬, 존 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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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는 인연일까?’
선택은 하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버리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인생을 살며 다양한 선택을 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것을 버리거나 두고 온다. 때때로 미련이라는 게 남아 스스로 제쳐놨던 것들을 떠올리고, ‘만약’이라는 마법을 통해 상상으로 그 삶을 소환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인연이라는 소재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과 그 안에 자리 잡은 인물과 관계를 마주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중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민자들을 마음을 대변한다.
나영이자 노라(그레타 리)는 12살에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간다. 한국에서의 삶, 그 안에서 꽃피울 미래, 그리고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해성(유태오)을 놔두고. 12년 후, 노라는 연극 극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던 중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해성의 메시지를 확인한다. 화상채팅으로 재회한 이들은 마치 어제 만난 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연락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다. 하지만 각자 처한 상황과 꿈이 달랐기에 이들은 잠시 연락을 멈춘다. 이후 노라는 예술인 레지던시에서 만난 유대인 남자 아서(존 마가로)와 가까워지고, 해성은 상하이 어학연수 중 만난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그로부터 12년 후, 아서와 결혼을 한 노라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온 해성을 만난다.| 선택하지 않은 삶을 마주하다!
12살 때 그녀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지 않았더라면, 꿈을 잠시 멈추고 해성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갔더라면, 해성에게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고백했더라면 어떤 삶이 펼쳐졌을까? <패스트 라이브즈>는 노라가 선택한 삶보다 선택하지 않은 삶에 더 집중한다. 감독은 ‘만약’을 대동한 가능성의 문을 여는데, 이 의도는 첫 장면에서부터 잘 나타난다. 어느 바에 앉은 한 커플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노라와 해성, 그리고 아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노라와 해성을 남매로 보거나, 이들이 부부고 아서가 현지 가이드라고 말하는 등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마치 노라가 가지 않은 길을 대신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지는데, 영화는 모든 만남과 헤어짐이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다는 동양 사상을 가져와 느슨하지만 운명적인 관계를 만든다. 인연은 꼭 다시 만난다는 말처럼 24년 만에 만난 첫사랑 노라와 해성은 그 자체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다. 미국으로 와 극작가의 꿈을 키우고 결혼을 선택한 노라에게 지금은 잊힌 ‘나영’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12살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지닌 해성은 그 자체로 순수했던 자신의 감정이자 과거를 향한 향수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기에 더 궁금하고 가까이하고 싶을 터. 감독은 자연스럽게 이 감정을 사랑의 동력으로 치환해 둘의 감정을 점진적으로 고조시키고, 선택에 따른 관계에 대한 생각을 깊게 가져간다.| 인연이 불러온 이별, 성숙한 성장
통속적인 멜로를 거부하듯 극 중 인연이란 카테고리는 노라와 해성은 물론 아서까지 확장한다. 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그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아서는 해성과의 만남 또한 몇백, 몇천 겁(劫, 헤아릴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의 선한 인연이 쌓였기에 이뤄졌다는 생각을 하고, 노라와 해성의 해후를 받아들인다. 이처럼 ‘인연’이라는 개념은 기존 멜로 장르와의 차별화 포인트인 동시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관계를 이해시키는 신비로운 힘으로 작용한다.
노라와 해성의 관계는 닿을 듯 말 듯한 이들의 거리만큼이나 절제와 담백, 여백의 미가 담겨 있다. 서로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언제나 한 발은 자신의 세계에 걸쳐놓는 것처럼,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감정을 표출하기보다는 절제하고, 많은 말을 뱉기보다는 침묵이란 여백을 택한다. 그래서 더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감정이 밀려오는데, 특히 마지막 이별 장면은 극에 달한다. 그동안 끊어졌던 연이 다시 이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지지 않는 장면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동시에 가져온다. 현재의 삶을 위해 아름다운 과거의 시간을 부여잡지 않고 떠나보내는 그 순간의 감정은 나라와 인종을 넘어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경험했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한 걸음 더 성숙한 성장을 꾀한 세 사람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다중 정체성을 갖는 이민자의 고민
<패스트 라이브즈>는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멜로 드라마이지만, 그 안엔 매번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이민자의 삶이 녹아져 있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셀린 송은 <넘버 3>의 송능한 감독 친딸로,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실제 이민자의 삶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이 작품에 녹여낸 감독은 노라로 하여금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 <미나리> 시리즈 <파친코> <성난 사람들> 등 다수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작품이 나온 상황에서, 셀린 송은 이 작품들보다 이민자 개인의 깊은 내면적 고민을 다룬다.
한국이자 캐나다인, 그리고 미국인인 노라의 경우, 현재의 삶은 미국인이다. 한국, 캐나다의 삶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놓고 온 인생(또는 전생)이다. 노라가 해성을 만나 겪는 일련의 내면적 갈등은 자신이 미국인의 삶을 살기로 선택했지만, 그럼에도 서양 문화권에서 아웃사이더로 사는 한국인, 더 나아가 동양인들의 정체성 고민과 아픔이 녹아 있다.
“네가 기억하는 나영이는 여기에 존재하지 않아. 근데 그 어린애는 존재했어. 네 앞에 앉아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야.”
셀린 송 감독은 해성에게 말하는 노라의 이 대사에 그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다. 그리고 슬프고도 힘겹게 해성과의 성숙한 이별로 마음속 존재했던 나영이와 작별을 고한다. 어느 인터뷰를 통해 감독은 자신은 캐나다인이라고 밝힌 것처럼, 노라 또한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현생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문어체 대사와 언어의 문제에 봉착하며, 섬세한 연기와 감정선이 종종 일탈하지만, 그럼에도 인연으로 묶인 이들의 관계는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가슴에 묻고 각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들. 억겁의 시간이 지난 후 이들은 재회할 것이다. 이번 생은 선한 인연 중 하나였으니까.
사진제공: CJ ENM
평점: 3.5 / 5.0
한줄평: 이민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는 인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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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루프를 벗어나는 기발한 방법
씨네랩의 초청 시사로 개봉 전 영화를 관람하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하루하루를 지나다 보면 문득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같은 사람을 만나서 비슷한 업무를 하고 늘 먹는 음식을 먹다보면 어느 덧 하루가 금새 지나가 있다. 그래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일상 속에서 권태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특히나 자신이 하는 일들이 잘 풀리지 않고 여러 사람과의 관계에 실망하고 지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런 권태감에 빠지기 쉽다. 내일도 오늘과 똑같을 거란 생각은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고 그저 한 자리에 계속 머물게 만들어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게 한다.
영화 <팜 스프링스>는 같은 하루에 갇혀 반복되는 하루를 살고 있는 나일스(앤디 샘버그)의 이야기다.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과거 빌 머레이가 주연을 맡았던 <사랑의 블랙홀>과 유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팜 스프링스>는 한 남자가 하루를 반복하며 산다는 설정에 그 하루를 똑같이 반복하는 다른 사람들을 넣어 변주하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 나일스가 하루의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된 과정을 먼저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 영화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나르시스트처럼 조금은 무력해 보이고 괴상하게 보인다. 나일스는 이미 무수한 오늘을 몇 번이고 반복했고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를 해오다 이제는 그 반복되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작은 변화가 생긴다. 나일스가 참석하게 되는 결혼식 신부의 여동생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가 하루가 반복되는 무한루프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애초에 이 무한루프가 왜 만들어졌는지는 모른다. 나일스는 혼자 하루를 반복하다가 중간에 남자 하객인 로이(J.K.시몬스)를 끌어들였고 이후에 세라까지 무한루프에 참여시키면서 이 세 명에게는 무수한 하루가 반복되게 된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 하루를 기억못하지만 이 세 사람에게 반복되는 모든 기억은 그들의 기억속에는 남는다.
이 영화에서 최초에 하루를 반복하던 나일스는 유일한 변수였다. 나머지는 자고일어나면 리셋되어 버리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상황을 변주할 수 있는 건 나일스 자신 뿐이었다. 그런데 로이가 그 루프에 들어오게 되면서 작은 변수가 생긴다. 하지만 로이와는 거리 상으로도 멀리 떨어져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고, 나일스에게 악감정을 가지게 된 인물로 각자의 삶에서 변수가 되지만 서로의 루프에서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 큰 변수가 되는 건 세라의 등장이다. 새라가 무한루프의 하루를 같이 하게 되면서 나일스는 자신의 삶에 조금은 가까운 동반자가 생긴다.
그 무한루프를 벗어나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쓰는 세라를 바라보는 나일스는 자신이 시도했던 여러 노력들이 쓸데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매번 한다. 나일스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리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포기한 인물이다. 여자친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은 그를 더욱 그 하루에 안주하게 만들었다. 새롭게 무한루프에 들어오게 된 세라도 마찬가지로 그 결혼식에서 우울한 인물 중 하나였다. 동생의 남편이 될 사람과 바람을 피고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그가 반복되는 하루로 들어오면서 그 우울감을 잠시 잊어버린다.
영화의 두 인물은 삶에서 가장 우울하고 자기 자신을 좋아할 수 없는 시점에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게 되었다. 그 하루는 그들에게 최악의 하루였고 외롭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그런 두 인물이 같이 하루를 반복하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변주해나가는 모습은 꽤 유쾌하다. 어쩌면 그들이 자신들의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하루 안에서 그들은 여러가지 모험도 해보고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
기존에 하루를 반복하던 나일스가 그 하루를 벗어나는 것을 이미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그 하루가 최악의 하루이기 때문이다. 세라 또한 계속 그 하루를 벗어나려 애쓰는데 그 이유 또한 그 하루가 최악의 하루이기 때문이다. 나일스는 그 최악의 하루 속에서 그저 자잘한 변주로 재미를 느끼고 그 삶에 안주하려는 인물인 반면 세라는 어찌되었든 조금은 다른 내일을 꿈꾸는 인물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 두 인물의 관계는 흥미로운데 두 인물 모두 연인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모두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인물이 아니다. 즉 그 관계는 비정상적인 관계이거나 함께 미래를 볼 수 없는 관계다. 그렇게 우울함 속에 있는 인물들이지만 둘이 만나 같이 생활하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특히 세라가 그 하루를 벗어나려 무던히 노력하고 나일스를 설득하는 여러 장면들은 미래로 가고자 하는 의지가 주변의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내일을 꿈꿀 수 없다는 것은 불확실하느 것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고 그저 오늘 편안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비롯해 주변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고 여러가지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만든다. 영화 속 인물인 로이는 얼핏 나일스에 대한 분노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는 현실에서 그의 아내와 자녀들을 보면서 나름 행복한 순간을 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의 오늘만 볼 뿐 미래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에 무척 안타까워한다.
비슷한 일상의 챗바퀴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것은 한 편으론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상을 만들면 그 챗바퀴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내일을 만들 수 있다. 영화 <팜 스프링스>는 기존의 타임루프 영화들과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나일스와 세라는 이야기 안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을 만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들이 '오늘' 에서 벗어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내일'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들은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 한 발 더 내딛는다.
나일스 역을 맡은 배우 앤디 샘버그는 드라마 시리즈 <브룩클린 나인 나인>으로 이름을 알린 코미디 배우이다. 이 영화에서 꽤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번 영화의 제작까지 맡아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팜 스프링스>는 지난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코미디 부분 최우수 작품상을 타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맥스 바바코우 감독은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꽤 성공적인 데뷔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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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방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해외여행 뽐뿌 자극하는 영화 추천
내 방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해외여행 뽐뿌 자극하는 영화 추천
1.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배경 - 프랑스 파리]현재와 과거의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약혼녀와 파리에서 여행을 하던 도중
우연한 기회로 밤마다 1920년대의 파리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 ‘길’과
당시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아름다운 색감의 영화로 유명한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황홀한 파리의 풍경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끔 만든다.
‘파리 헌정 영화’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파리의 예술, 낭만, 그리고 사랑을모두 엿볼 수 있는 최적의 영화이며 이로 인해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 투어가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파리 여행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준다.
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010)
[배경 -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삶에 회의감을 느낀
주인공 ‘리즈’가 무장적 떠나게 된 여행기를
그려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주인공이 여행을 하는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발리’가 모두
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다.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해외여행 욕구를 자극시키는
영화로는 제격인데, 특히나 먹방 장면이 많이 나와 해외여행 시 ‘음식’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화이다.
또한 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지였던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의 경우,
밀림 속 편안한 휴양지의 모습을 어필하여 발리 여행을 하고 싶게끔 유도할 것이다.
3. 우리 사랑하는 동안 (2012)
[배경 - 이탈리아]남편과의 이탈리아 여행 중 갑작스레 찾아온 운명적인 만남에
위험한 사랑을 펼치는 로맨스 영화, ‘우리 사랑하는 동안’.
잔잔하고 감성적인 영화인만큼 주인공의 섬세한 표정과 연기는 물론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배경과 영상미, 음악까지 모든 부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어
1시간 반 동안 진짜 이탈리아를 여행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영화의 주 촬영지가 된 곳은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이스키아 섬’이라는 곳인데
유럽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4. 다즐링 주식회사 (2007)
[배경 - 인도]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어머니께 전하기 위해
인도로 떠난 3형제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린 영화, ‘다즐링 주식회사’.
대표적인 연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으로,
인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색감과 영상미, 그리고 독특한 미장센을 담아낸 영화이다.주인공 세 명이 펼치는 기차여행을 통해 인도의 곳곳을 보여주며,
인도만의 독자적인 문화와 생활 방식들을 디테일하게 보여줌으로써
실제로 인도 여행을 체험해본 듯한 느낌을 준다.
갑갑한 일상에 치이고 있을 때, 쳇바퀴 같은 생활에 권태를 느낄 때충동적으로 어딘가 떠나고 싶은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역할을
바로 이 영화가 해줄 것이다.
5. 러브레터 (1995)
[배경 - 일본 홋카이도, 나가노]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명대사 “오겡끼데스까~”만큼은 다들 알고 있는
일본의 로맨스 명작 “러브레터”는 일본의 ‘홋카이도’와 ‘나가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재 추운 겨울인 만큼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이 영화를 조심스레 권해본다.
‘홋카이도’의 ‘오타루’를 중심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일본 겨울의 모습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내고 있으며 어렵지 않게 관객들을
영화 속 배경으로 깊숙이 끌어들일 것이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겔겔겔스타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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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킹 원작 총정리 #10
원작 라이온 킹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라이온킹 #라이언킹 #lio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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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스케이프 룸 2: 노 웨이 아웃> 1차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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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체르노빌 1986> 메인 예고편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엄청난 위험에 노출된 줄도 모르는, 사람들
방사능에 피복되어 쏟아지는, 환자들
그리고
전세계를 위협할 2차 폭발의 일촉즉발 상황
더 큰 재앙을 막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생사를 넘어선 위대한 용기를 낸 이들의 진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