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2-27 09:30:30
2023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영화 모음
1070만 명을 돌파하면서 올해 최고 흥행 영화가 된 <서울의 봄>!
오늘은 한국의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들을 모아왔는데요. 높은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들이 큰 흥행에 성공했네요
그 중에서도 <범죄도시 3>의 기록은 어마어마할 정도... 입소문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영화관의 올해 키워드는 '역주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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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9> 기대만큼 액션이 특출나지 않은 이유
첩보 임무에서 은퇴하고 아내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아들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도미닉(빈 디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집에 찾아온 '테즈(루다크리스)', '로만(타이레스 깁슨)', '램지(나탈리 엠마뉴엘)'로부터 든든한 조력자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이 사건에 의절한 동생 '제이콥(존 시나)'과 과거의 적이었던 '사이퍼(샤를리즈 테론)'가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동생을 막지 않으면 전 세계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져들 상황에서 도미닉은 자신처럼 은퇴했던 여동생 '미아(조다나 브류스터)'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한(성 강)'을 포함해 모든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지상은 물론 공중에서도 제이콥을 저지하기 위한 미션에 나선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정체성은 흔히 한계를 모르는 자동차 액션에 국한된다. 실제로 그간 도미닉 토레토와 그의 동료들, 곧 '도미닉 패밀리'는 차를 탄 채 탱크, 비행기 및 잠수함과 전투를 벌이는 액션을 펼쳤다. 이는 시리즈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현실과 상상의 기준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킴으로써 큰 인기를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사실 실망스럽다. <분노의 질주>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스펙터클을 보여준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방탄 트레일러와의 추격전이 비행기, 미사일 드론, 잠수함 순으로 상대할 적이 점점 강해지던 흐름에 발맞춰 덩달아 부픈 기대감을 채워주는 것은 무리다. 이에 더해 비록 개연성과 현실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시리즈의 매력이라고는 하나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면 지뢰가 터지지 않는다거나 거대한 전자석이 만능 치트키로 기능하는 것, 심지어 차를 개조해 우주로 나가는 등 물리 법칙을 철저히 무시하는 액션 구성은 그 매력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액션 영화 이전에 토레토 '식구'의 드라마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경우 그 실망감은 줄어든다. 5,6 편에서 도미닉 패밀리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묘사하는 데 공들였던 저스틴 린 감독이 복귀하면서 영화의 포커스가 다시 한번 토레토 가족의 드라마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옛날 버전 로고가 암시하듯 영화의 중심에는 시리즈의 버팀목 도미닉과 새롭게 등장한 그의 동생 제이콥의 과거사가 위치한다. 카 레이싱 선수였던 아버지를 도와 차량 정비를 맡았던 도미닉과 제이콥. 그러나 레이싱 도중 차량이 폭발해 아버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돔은 제이콥이 가장 마지막으로 엔진을 손봤다는 이유로 그가 가족을 배신했다고 단정지은 후, 그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내쫓는다.
특히 영화는 성경 속에 등장한 여러 형제들의 이야기를 빌려와 십자가 목걸이를 나누어 끼는 토레토 형제의 서사에 깊이와 개연성을 더한다. 우선 제이콥의 서사는 이름의 기원이기도 한 야곱의 이야기의 변형과 다름없다. 야곱은 형 에사오가 아버지 이사악으로부터 받아야 할 축복을 속임수로 훔친 후 형의 보복을 피해 가족을 떠난다. 삼촌의 도움을 받아 자립한 그는 긴 시간이 지난 후 건실한 가정을 일군 형과 재회한 자리에서 선물과 축복을 건네며 화해하고, 이내 헤어져 자신의 삶을 개척하러 떠난다.
이때 제이콥의 서사는 야곱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축복을 아버지에 대한 진실로 바꾼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도미닉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제이콥은 형을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면서도 빚을 승부조작으로 갚기 위해 엔진을 몰래 고장 내라던 아버지의 부탁대로 움직인 그는 아버지의 사망이 단지 사고였다는 진실을 끝내 밝히지 않으며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킨다. 대신 그는 형과의 레이싱에서 패한 뒤 곧장 가족을 떠나고, 긴 시간이 흘러 재회했을 때는 그간 감추었던 아버지와의 진실을 형에게 알려주면서 증오하면서도 그리워하던 가족을 되찾기 위한 물꼬를 튼다.
한편 형제 중 형인 도미닉의 서사는 돌아온 탕자의 비유 속 첫째 아들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비유를 보면 형은 자신 몫의 재산을 탕진한 동생을 비난한다. 또한 그는 동생을 다시 찾으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 곁에 끝까지 남아 첫째 역할을 다했다는 사실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그는 다시 얻게 된 동생을 반기는 대신 그가 돌아와 자신의 재산만 축낸다는 불만과 무자비함을 표할 뿐이다.
도미닉도 마찬가지다. 그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대화를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감옥에서 출소한 후 카 레이싱 출발선에서 재회했을 때도, 파티에서 제이콥을 만났을 때도, 그를 붙잡아서 자신들의 기지로 데려온 후에도 그의 태도는 항상 같다. 도미닉은 자신이 토레토의 이름과 명예를 지켜왔고, 제이콥은 절대 용서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는 독단적인 태도에 사로잡혀 있다. 제이콥이 가족을 파괴하고 무너뜨리는 죄를 지었다고 확신할 뿐, 자신이 바로 그 죄를 지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제이콥이 형에게 진실을 알려 줄 용기가 있는 야곱이었던 것처럼, 도미닉도 끝까지 탕자의 형과 같은 태도를 취하지는 않는다. 그는 마치 세례를 받듯이 물속에 들어가서 잘못을 마주하고, 이를 씻어낸다. 그는 현재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 물에 뛰어든 과거의 기억을 마주한다. 자신이 몰랐던, 혹은 제이콥이 알려 주었는데도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 동생, 그리고 아버지 사이의 진실을 모두 깨닫고 토레토 가족을 망가뜨린 것은 자신임을 인정한다. 그렇기에 물 밖으로 나온 그는 뒤늦게나마 제이콥에게 아버지의 차 열쇠를 건네고 시리즈 내내 지켜온 가족이 아닌, 한 차례 잃었던 본래 가족을 회복한다.
흥미로운 것은 토레토 가족의 과거사가 단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돔의 크루들, '도미닉 패밀리'의 서사로도 확장된다는 점이다. 영화는 가족의 회복, 재회라는 키워드 안에서 과거에 끊어졌던 인연들을 어떻게든 복구하고, 집합시킨다. 7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한은 살아 돌아와 다시 돔의 크루에 합류하고, 3편인 <도쿄 드리프트> 크루들도 로켓 엔진을 들고 시리즈에 복귀하며, 5편에서 리우의 은행 금고를 함께 훔쳤던 레오와 산토스도 돔과의 과거 인연을 통해 모습을 비춘다. 마지막으로 '브라이언(폴 워커)'의 등장은 여전히 큰 감동을 준다.
물론 돔의 이야기에 더해 그들의 사연을 녹여내야 하다 보니 시리즈 팬이 아니라면 과거 회상 장면이 지나치게 많아서 영화가 늘어진다고 여길 여지는 있다. 그러나 돔의 진한 가족애가 본래 가족을 지키지 못한 과거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 주었기에, 모든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식사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 장면은 억지스럽고 갑작스러운 듯 보이면서도 끝끝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동차처럼 가족도 꾸준히 가꾸고 관리하면 결코 흩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사가 영화 내외적으로 실현된 셈이다.
이는 영화가 액션씬을 활용하는 방법에서도 드러난다. 시리즈의 상징이었지만 점점 비중이 줄고, 심지어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 카 레이싱은 다시 영화 전면에 나선다. 이때 레이싱 장면은 전부 과거 시점에서 토레토 가족이 분열하게 된 결정적인 분기점으로 등장한다. 그간 브라이언과 도미닉 토레토, 그리고 도미닉 패밀리가 카 레이싱을 통해 점점 늘어났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카 레이싱 장면은 가족의 해체와 만남이라는 대조를 통해 액션과 가족애라는 시리즈의 두 정체성을 한 데 담아내는 인상적인 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분노의 질주 9>가 본래 제시하려던 이야기와 메시지를 세련되게 스크린에 녹여내지 못한 점은 액션의 의미와 별개로 양질의 액션이 부족한 것만큼이나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당장 영화의 포커스가 돔과 제이콥, 한 등 몇몇 인물들에게만 맞춰져 있는데도 제이콥이 돔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상황 설명만 나올 정도로 스토리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고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이미 몸집이 거대한 시리즈다 보니 나머지 캐릭터들의 서사가 지나치게 간소화되는 문제도 피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두 형제의 또 다른 가족인 미아는 그들의 과거사에 끼지 못하고 밖으로 돈다. 두 형제간의 갈등과 화해의 서사가 메인인데도 그녀의 과거사를 그저 독백 몇 마디로 해결되는 것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전편에 이어 흑막으로 등장한 사이퍼는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배우 특유의 카리스마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제이콥의 조력자인 오토가 그를 배신하는 과정도 묘사가 매우 적다. 미스터 노바디가 모든 설정 구멍을 메워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활용되는 것이나 로만과 테즈 등이 단순한 개그 캐릭터로 전락한 것도 마찬가지다.
토레토 가족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과거사를 통해 돔의 크루를 한 자리에 모두 집합시키는 것은 어찌 보면 시리즈의 난맥상을 정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여러 감독이 오가면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통일성을 잃고, 첫 시작으로부터 정체성도 크게 변한 상태였다. 브라이언과 한이라는 큰 인기를 모은 주조연 캐릭터가 각각 퇴장해 이야기의 풍부함도 부족했다. 그렇기에 저스틴 린 감독과 오래된 캐릭터들의 복귀를 통해 액션보다는 가족 드라마를 강조한 선택은 이 난관을 정리하고 두 편이 더 개봉할 예정인 프랜차이즈를 안정적으로 끝맺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승부수인 것이다.
사실 이 시도를 온전히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양질의 액션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드라마도 의도와는 별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쿠키 영상에서 예고된 속편을 끝끝내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최소한의 성과를 챙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A(Acceptable, 무난함)
과거를 통해 출발선으로 되돌아간 시리즈.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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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만 읽던 세종이 백성을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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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보기 직전까지도 이 이야기가 충녕,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주지훈이 나오고 노비와 왕이 바뀌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가 세종이 등장해서 당황한 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처음 이 소재를 보고 세종에 대한 역사왜곡이라는 우려가 상당했었는데 세종이 민본에 대해 깨달은 또다른 계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낸 것 같아서 재밌게 본 작품이었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시놉시스
왕세자 자리가 마냥 부담스러운 심약한 왕자, 충녕이 있소이다. 왕자의 난을 일으키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왕권을 이룬 태종. 그는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첫째 양녕 대신 책에만 파묻혀 사는 셋째 아들 충녕을 세자에 책봉하라는 어명을 내린다. 왕세자의 자리가 부담스럽기만 한 충녕은 고심 끝에 궁을 탈출하기로 마음 먹고 월담을 시도 한다.
그리고 충녕을 꼭 빼닮은 덕칠이라는 노비도 있소이다! 남몰래 주인집 아씨를 흠모하며, 말보다는 주먹과 몸이 앞서는 다혈질 노비 덕칠. 어느 날 역적의 자손으로 몰려 궁으로 끌려간 아씨를 구하기 위해 궁궐을 찾았다가 담벼락 아래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세종대왕이 아직 세자도 되지 못 했던 시절, 한 순간의 실수로 노비가 되고, 노비가 왕이 될 뻔 했던 세종비밀실록. 과연 누가 진짜 “나는 왕이로소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주지훈의 1인 2역 연기
주지훈은 이런 능청스러운 역할에 찰떡인듯싶다. 자존심도 부리지만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역할이 정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세자가 되기 싫다고 땡깡을 부리는 충녕의 모습이나 노비였던 덕칠이가 세자가 되어 눈 깜박이며 세자 흉내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그 모습까지. 제 옷을 입은 듯 정말 귀여웠다.
특히 점차 세자가 되어가는 덕칠과 노비의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충녕의 모습은 그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었을텐데, 그 미묘한 차이를 잘 구분해서 천방지축이지만 차분해진 노비 덕칠과 근엄하지만 땡깡부리는 세자의 그 경계를 잘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진짜 세자로 돌아온 충녕의 변화가 느껴지게끔 보여줘서 통괘했다.
세종이 민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항상 의문이 들었던 점이 어쩜 세종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저렇게도 공감을 하고 그렇게도 열심히 민생을 위해 노력할 수 있었을까? 였다. 이런게 바로 난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난 난사람은 아니라서 내가 직접 겪지 않은 문제에 대해 겉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온 마음을 다해 공감을 하긴 힘든 편이다. 그런 내 입장에서 어떻게 세종은 태어나길 대군으로 태어나 방안에서 책만 읽었다는 사람이 백성의 애환을 어찌 알고 그렇게도 열심히 그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한평생을 바쳐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도통되지 않았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는 충녕이 노비와 뒤바뀌면서 직접 그 체험을 했기에, 그저 잠행기나 시찰과 같은 둘러보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노비가 되어 그 힘듦을 겪어보았기에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의 애달픔, 농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중국식 절기의 문제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어서 좋았다.
체험이 아니라 경험을 한다는 것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역시 체험이 아니라 경험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선거 일정이 다가오면 시장을 돌거나 김장을 하거나 반찬나눔 행사를 한다거나 이렇게 1일 체험을 진행하면서 시민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보여주기식 선거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체험은 솔직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노고를 체험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처럼 노비가 되어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경험을 해야만이 그들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점이 100%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저 당선이 되기 위해 서민인척 위하는 체험 형식의 행동은 가시적일 뿐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정치인은 도대체 언제 만나볼 수 있을지 안타까울 뿐이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종의 민존벙치의 뿌리는 충녕의 궁궐 가출사건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재밌는 해석이었고, 현실 정치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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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빛났던 그때, 우리는 함께 였다. | 영화 소울메이트
오늘은 제가 완전 따끈따끈한 아직 개봉 전인 영화 소울메이트 시사회를 다녀왔어요!
아니 시사회가 있길래 저~ 볼래요!! 라고 응모했다가?
오세요~~ 라고 해서 신나게 보고 왔어요! (With 나쵸와 함께.)
오랜만에 담백하면서 풋풋한 한때를 회상하면서
최근 본 영화 중에 너무 재미있게 보고 와서 관람 후기 남겨봅니다!
단, 아직 개봉 전 영화라 스포는 없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감독 : 민용근
각본 : 강현주
출연진 :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개봉일 : 2023년 3월 15일
기획 의도
유년 시절을 함께한 88년생 두 여성, '미소'와 '하은'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겼는 관계의 굴곡을 그린다.
둘만의 안온한 세계는 10대 후반 무렵, '하은'이 동급생 '진우'와
첫사랑을 시작하면서 미세한 균열을 겪는다.
자유분방한 '미소'는 도시로 떠나 모험적인 삶을 좇고,
'하은'은 고양에 남아 안정된 생활을 꾸미면서 둘은 그렇게 점차 멀어진다.
모든 것을 함께 한 찬란했던 시절, 우리 모두의 소울메이트에 대한 이야기
여담
영화 소울메이트는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중국에서 이 영화 인기가 많아 역대 최초로 여우주연상 공동 수상의 기록을 세웠다.
주연배우 중 한 명인 전소니는 과거 SBS 낭만 닥터 김사부 2의 여자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뻔 했지만, 그 역할에는 이성경으로 바뀌었다.
후기 및 쿠키
영화 소울메이트는 풋풋한 10대의 그 시절에 친구밖에 모르고,
그 친구를 동경하며 서로가 서로의 삶이 부러우며 동경하며 닮아 가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차 멀어질 수 밖에 없고, 각자 다른 이유로
점차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너무 잘 풀어냈다.
낭만과 청춘 찬란한 그때의 그 시절의 영화를 표현한 줄 알았는데
더 나아가 깊이가 있었던 아주 오랜만에 재미있는 영화를 봤습니다.
소울메이트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면 휴지는 필수!
한줄평 : 함께 있으면 행복했던 그때, 이젠 서로다른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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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메이크가 주는 힘에 대하여
‘리메이크는 절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기대와 달리 실망감을 줄 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메이크작에서 재미를 찾은 경험이 더 많았기에 그 말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루카 구아다니노의 <서스페리아>,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당한 사람들>모두 이전 작품만큼이나 섬세하고 매력적이다. 단순히 리메이크 작품 뿐 아니라 <센스 앤 센서빌리티>, <히든 피겨스>, <재키>처럼 소설이나 실존인물의 삶, 실제 사건, 뮤지컬 등을 영화화한 멋진 작품이 많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오션스 8>처럼 시퀄을 이전 시리즈보다 재미있게 본 경험도 있다. 2016년작 <고스트 버스터즈>를 본 후에 원작을 접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폴 페이그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는 위의 작품들처럼 원작의 아이디어를 더 멋진 비주얼로 구현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이다.
2016년 <고스트 버스터즈>에 대해 ‘농담은 끔찍하고, 케빈처럼 멍청한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원작에 대한 실례라는’ 식의 리뷰를 여러 번 보았다. 역설적이게도 84년작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한 이유는 그러한 혹평 때문이었다. 당시의 기술로는 압도적이었을 비주얼, 초자연현상을 유쾌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변모시켰다는 점, 4인조의 고스트버스터즈가 유니폼을 갖춰 입은 이미지는 당시 관객의 인기를 끌고 과거에 대한 향수가 되기 충분했다. <아바타>, <해리포터>시리즈, <인터스텔라>를 보고 자랐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폴 페이그의 <고스트 버스터즈>의 개연성과 현실성이 전작에 대한 실례라는 비판을 들을 만큼 엉망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오히려 라이트먼의 캐릭터들은 부적절한 농담을 구사하고, 캐릭터들의 동기가 다소 결여되어 있으며, 로맨스에는 원인이 없다. 작품의 그런 성격이 오락 영화, 코미디 장르라는 점과는 별개로 영화를 통해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경험을 불가능하게 했다.
물론 세상에 케빈 같은 남자는 없다. 하지만 능력을 저평가당하면서 가정부와 식당 종업원 일이나 찾아보라는 말을 들어도 괜찮은 여자도 없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 캐릭터가 악마적인 힘 때문에 섹스 심벌 같은 이미지로 변신한 후, 주인공에게 구출되는 연출을 즐길 관객도 별로 남아있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2016년의 <고스트 버스터즈>가 기존 캐릭터들의 성 반전을 시도한 점은 시대에 발맞췄을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설정을 새로이 소개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굳이 그러한 시도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동시에 어떤 농담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새로운 여성 히어로를 만나는 게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계관의 대부분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성별만 바꾸는 시도가 이전에 평범한 것으로 여겼던 설정들이 실은 차별적이었다는 점을 짚어내기 때문이다.
멋진 비주얼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를 더 특별하게 한다. 리메이크의 의미는 단순히 기존 작품보다 더 높은 완성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 시대의 관객들과 제작자들이 원하는 바를 반영하기도 한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2016년 시사회에 유니폼을 입은 여자 아이들과 오랜 팬들이 함께 모여 배우들과 인사하는 사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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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군분투
- 이 리뷰에는 영화의 주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은 영화를 보고 읽어주세요.
우리 모두에게 큰 보호막이 되어주는 가장 중요한 존재는 엄마일 것이다. 출산 전 엄마의 자궁에서 10개월을 보내며 생명을 지원받고, 태어나서는 먹고 마시고 잠에 드는 그 모든 과정의 보살핌을 받는다. 태어난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20년 정도의 기간 동안 부모라는 보호막 아래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그때에야 비로소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전까지 엄마라는 큰 울타리가 아이가 자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이고, 무조건적으로 믿을 수 있는 존재이다. 심지어 어른이 된 이후에도 그 전보다는 영향력이 줄어들지만 엄마라는 존재는 한 사람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해주는 모든 보살핌은 일종의 봉사라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특별한 대가 없이 자신이 사랑으로 키운 그 아이를 향한 마음은 그것의 대가가 전혀 없다고 할지라도 지속된다.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가 자신을 의지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또 다른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한다.어떤 경우에는 그 마음이 강해져 아이를 향한 집착이 되기도 하고, 그 집착이 지속되면 아이와 대립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아이가 청소년기가 되었을 때, 그 대립은 커지고 서로에 대한 애증은 심화된다.
모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런>
영화 <런>은 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은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 클로이(키에라 엘런)와 함께 살고 있다. 당뇨병, 천식, 하반식 장애 등 다양한 질병을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딸을 돕기 위해 다이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클로이는 극 중에서 내년이면 대학교에 갈 나이가 된 상황이고 원하던 대학의 합격 통지서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런 클로이에게 다이앤의 존재는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자신을 보살피는 엄마에게 의지하면서 고마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클로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그래서 집 안에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설과 계단을 편하게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영화 초반 집안에서 클로이와 다이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실제로 장애가 있는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 어떤 모습일지를 짐작하게 한다. 사실 영화 초반 클로이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목적도 있지만, 영화의 중반 이후 집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집의 구성과 배치, 그리고 클로이의 생활 동선을 미리 알고 있는 관객은 집안에서 벌어지는 장면에 더욱 긴장하게 된다.
영화는 첫 장면에서 엄마 다이앤의 출산 장면을 보여준다. 사산이 될 뻔한 아이를 겨우 살려내 인큐베이터에 넣었으나 그 아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사실 스릴러 영화 장르를 많이 본 관객들이라면 그 아이의 생존 여부는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런>은 다이앤이 의료진들에게 아이가 살 수 있는지 물었을 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장면이나, 현재 다이앤이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자신의 딸에 대한 의견을 낼 때 건조한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 등을 통해 후반부 다이앤의 캐릭터가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암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엄마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딸
클로이가 엄마가 장을 봐 사 온 물건들을 뒤적거릴 때 처방받은 약통을 발견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긴장을 유발하기 시작한다. 그 약은 클로이가 아플 때 먹던 약이 아니다. 게다가 그 약통의 겉에는 엄마 다이앤의 이름이 쓰여있다. 작은 초록색 알약이 야기한 마음의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클로이가 계속 그것에 대해 추적하게 만든다. 엄마의 활동 일정과 동선을 알고 있는 그는 영리하게 엄마가 추적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그 약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쓴다.
사실 많은 관객들은 다이앤에게 동정과 위로를 주고 싶을 것이다. 장애아를 키웠고,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차가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해할 정도로 그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했다. 그런데 엄마가 딸을 위해 했던 모든 행위들이 드러난 이후, 심지어 딸을 방안에 가두었을 때 관객들의 마음은 요동친다. 이 영화가 가진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우리가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라는 존재가 실제로는 흔히 생각하는 선한 존재가 아니었을 때, 집이라는 공간은 지옥이 된다.
장애를 가진 클로이가 집안에서 최선을 다해 엄마로부터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은 꽤 긴장감이 있다. 그가 창문을 기어서 넘어가고 또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다른 방으로 탈출하는 모습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엄마에게서 벗어나려는 필사적인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사실 클로이 입장에서 엄마를 벗어난다는 것은 큰 모험이다. 그간 받았던 모든 지원들을 포기해야 하며, 혼자 세상 밖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유를 속박하는 그 존재로부터 탈출을 결심한다.
독립 직전의 딸과 엄마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을 긴장감으로 표현한 영화
영화 <런>은 독립하기 직전의 딸과 엄마의 관계로 해석할 수도 있다. 20년간 자식 뒷바라지를 했던 엄마가 아이의 독립을 바라보며 기대감과 아쉬움을 한꺼번에 느끼고, 아이는 그저 독립된 생활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사실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마의 입장에서 자식을 볼 때 그런 복잡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 그런 복잡해진 엄마를 보는 아이는 그렇게 변한 엄마가 무섭고 두려워질 수도 있다. 자신의 자유로운 독립을 막는 존재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런 엄마와 딸 간의 애증의 시기를 아주 단순하고 짜임새 있는 스릴러 장르에 대입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이앤 역할을 맡은 사라 폴슨은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나 넷플릭스 <래치드> 같은 시리즈에서 두각을 보였던 배우다. 그는 차갑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또 반면에 여리고 지적인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데, 특히 차가운 악역 연기는 단연 발군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차가운 엄마 연기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어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딸 클로이 역을 맡은 키에라 엘런은 독립을 원하는 딸 역할을 맡았는데, 실제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동하는 모든 장면은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스릴러 영화로 약간의 반전과 좁은 공간에서의 추격 장면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Rabbitgumi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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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이 아니야, 영화 <4월 이야기>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아니, 설마 이러다 끝나는 거야? 싶을 때 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도 별 일 없이, 그녀의 기쁜 말 한 마디로 영화가 끝났다. 좀 밍숭맹숭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그녀, 우즈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우즈키가 야마자키를 만난 건, 그리고 그와 같은 대학에 오고, 그가 다니는 서점에 가고, 그가 그녀를 알아보고, 그와 대화를 나눈 그 모든 것은 '사건'이었다. 기쁘고 감사한 사건들. 나는 그녀가 가기 어려웠던 대학을 간 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간절했고 있는 힘을 다했다. 그것은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었을 지언정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의 기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기적이 아니라, 그녀가 이뤄낸 사건이다. 사랑으로, 진심으로 이뤄낸 멋진 사건.
그녀는 조용하지만 꿋꿋하고 강하다. 외로워보이지 않는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해보이는 구석도 있지만 중심이 잡혀 있다. 홋카이도에서 도쿄의 무사시노 대학까지, 모르는 이들과 만나 새로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절할 것은 분명하게 거절하고, 천천히지만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그녀가 매일 들리던 서점에서 그와 언제 만나게 될까 무척이나 기다렸다. 한번 마주쳤을 때는 그녀는 흠칫 놀랐고 그는 다른 곳에 신경쓰고 있었다. 영화가 짧은데 이러다 말도 못해보고 끝나는 건 아닌가 싶어 속으로 답답했다.
수많은 날이 지나고 그와 둘이 만날 수 있는 날이 왔다. 그와 그녀가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그런 날. 갑자기 내린 비에 그에게 우산을 빌렸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했을 때 그녀는 빨간 우산을 골랐다. 아쉽게도 펼치고 보니 한쪽 귀퉁이가 구부러진 우산. 그러나 그는 그녀가 그 우산을 고를 줄 알았다고 했다. 그 한마디에 그녀는 우산을 바꾸려던 일말의 생각조차 사라졌을 것이다. 한쪽이 구부러졌어도, 그 우산은 의미 있는 우산이다. 그가 그녀를 기억하게 되는 날, 그녀가 고를 것 같다고 생각한 그 우산.
갑자기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서, 오래 기다려본 적이 있는지. 돌아오지 않는 답변에 토라지고, 내가 더 많이 마음을 쏟아 붓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고, 혹시나 진심을 들켰을 때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도망치지는 않았던가. 나는 그렇게 간절했던 적이 있는가.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나에게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만나자마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는다. 아직 그 사람은 나에게 물음표만 가득한 존재니까. 그러나 사실은 나의 첫인상은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았던가. 결국은 같은 맥락이 아닌가. 누군가에게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한 순간이 아니던가. 어쩌면 상대방은 기억도 제대로 하지 못할 사소하고, 별 일 아닌 순간에 나는 반하고 만 것은 아닌가.
짧은 영화가 끝났다. 곱씹어보았다. 나는 그녀에 비해 너무나 나약했다. 중심 없이 자존심만 세우고, 뻣뻣하게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물론 너무나 느린, 지금은 혼자만의 사랑이지만 왠지 그녀의 사랑의 끝이 짝사랑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좀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있는 힘을 다해 다가가보지 않았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눈이 마주칠 때까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누군가는 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사건은 아니더라도. 아직은 더 간절하게 이뤄낼 수 있는 사건이 분명히 있을텐데. 우선은 감사하기로 했다. 힘들때만 도움! 하며 찾을 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누구에게 닿을지도 모르는 채로 감사해했다. 수많은 그를, 만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앞으로의 일이야 나의 몫이다. 그러나 감사는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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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최신 개봉영화(연애 빠진 로맨스, 유체이탈자, 싸나희 순정, 메이드 인 이태리, 엔칸토 마법의 세계)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1월 4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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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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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TV+ <파친코> 공식 예고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화제가 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 - Pachinko는 한 한국인 이민 가정의 희망과 꿈을 장장 4대에 걸쳐 촘촘히 그려냈다.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윤여정을 비롯해 이민호, 진 하, 김민하 등이 열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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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투 핫!> 공식 예고편
《투 핫!》이 시즌 3로 돌아왔다! 더 위태로운 유혹과 함께. 일생일대의 뜨거운 휴가를 누리기 위해 모인 섹시한 싱글 남녀. 하지만 '투 핫' 별장에서는 규칙이 있었으니. 키스는 물론이고, 어떠한 성적인 접촉도 금지. 이를 어기면 20만 달러의 상금을 잃을 수도 있다. 와일드한 싱글들이 그 유혹을 참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뜨거운 유혹에 넘어가고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