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2-27 20:12:07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영화 <클레오의 세계> 리뷰
PROGRAM NOTE.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여섯 살 클레오가 사랑하는 보모 글로리아를 떠나보내며 겪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그린 작품.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급히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글로리아와 마지막 여름 휴가를 보내며 인생의 한 단계로서 이별의 의미를 받아들이려는 클레오의 이야기가 뭉클하고 따스하게 그려진다.
(2023년 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POINT.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쁘띠 마망>… 셀린 시아마를 좋아하세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모든 장편영화를 제작한 바로 그 제작사의 신작! 속속들이 아름다운 작품을 또 한 편 만나보세요
✔️ 안경을 쓰면서 바로 클레오로 변신했다는 놀라운 신인 배우, 루이스 모루아-팡자니! 클레오가 웃을 때마다 행복해졌어요
✔️ 겨울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줄 따뜻한 작품. 생의 처음에 있던 것들을 헤아려보게 만드는 영화라서, 2024년 새해 첫 영화로도 좋을 것 같아요
✔️ 2023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 개막작, 2024 선댄스영화제 스포트라이트 부문 초청! 자꾸 시선이 가는 영화
✔️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받을 만 하지
✔️ 믿고 보는 조합, ‘그린나래미디어’ & ‘하이스트레인저’!
✔️ 2024년 1월 3일 개봉

#최초의 세계
이 영화의 원제는 ‘아마 글로리아(Ama Gloria)’, 그저 정직하게 ‘보모 글로리아’이다. 안경점에서 시력 검사를 하는 클레오의 모습과 함께 보이는 글로리아를 통해, 우리는 금방 꽤나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첫째, 그는 클레오의 어머니가 아니다. 둘째, 그는 클레오와 다른 뿌리를 갖고 태어났다. 셋째, 그럼에도 시력 검사 결과조차 도와주고 싶어할 만큼 그는 클레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보모. 사어(死語)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쩐지 빅토리아 시대 고전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느낌의 단어다. 실제로 요즘은 ‘베이비시터’ 같은 표현을 더 많이 쓰기도 하고. 하지만 보모라는 말에는 더 끈적하고 진득한 느낌이 배어 있다. 한자로 ‘모母’ 자를 쓰고 있어 그런지, 옛날에 더 많이 쓰던 단어라서 그런 건지. <클레오의 세계> 속 글로리아 또한 베이비시터보다는 보모라고 부르고 싶은 존재다. 그건 단순히 클레오의 아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오래 함께해왔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둘은 서로에게 온전히 기대는 존재다. 아이 얼굴의 밀가루를 털어주고, 놀이터에서 생긴 상처를 후 불어주는 사람. 걷고, 씻고 하는 모든 순간을 놀이와 웃음으로 채워주는 사람. 오래 전 읽은 소설 <봉순이 언니>의 문장이 떠올랐다.

그녀만이 우는 나를 달래주었고, 그녀만이 내 잠자리의 베개를 고쳐놓아 주었다. 그녀는 나와 마주친 최초의 세계였다.
클레오에게 글로리아는 최초의 세계다. 그렇기에 클레오는 글로리아를 작은 몸과 마음 다해 힘껏 사랑한다. 갑작스럽게 전화로 전해져 온, 글로리아 어머니의 부고 소식 앞에, 슬퍼하는 글로리아 옆에 조용히 앉아 통통한 뺨과 곱슬머리를 기대며 앉는다. 그렇게 클레오는 온 존재로, 글로리아의 슬픔에 고요히 귀를 기울인다. 때로는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하는 작은 아이는, 조용히 흐르는 슬픔을 감쌀 줄도 알 만큼, 그만큼 자신의 최초의 세계를 사랑했다. 자신을 키우는 존재의 콧노래, 그가 숨죽여 이불로 작은 몸을 덮어주는 순간의 기억, 이런 것들은 어린 시절의 어느 정도를 차지할까. 평소 크게 기억하지 않고 사는 어떤 기억들이 사실은 나를 지탱하게 하고 있음이, 영화에서 부드러운 색채로 그려진 애니메이션을 타고 관객에게로 흘러온다.

#세계는 깨어지고 확장된다
그러나 힘껏 자신을 다 기댄 클레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온다. 글로리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이제 글로리아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러야 하고, 어머니에게 ‘황혼 육아’로 맡겨두었던 자신의 진짜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으므로. 그렇게 글로리아로 가득하던 클레오의 세계는 최초의 균열을 맞이한다.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 그래서 그 균열의 순간은, 어둠 속에서 훌쩍훌쩍 우는 클레오의 모습. 떼쓰지도 조르지도 못하고 창틀만 꼭 붙잡은 클레오의 눈물 속에서 일방적 순간이 된다. 그러나 진짜 클레오가 균열을 감지하는 건, 오히려 방학을 맞아 글로리아의 고향 섬에 놀러 가서 작은 방에 몸을 뉘이는 순간이다. 가족들과 찍은 글로리아의 사진을 보며, 클레오는 처음으로 감지한다. 내 모든 것인 사람에게, 그에게는 내가 모든 것이 아님을 처음 깨닫는 순간.
그 순간, 머릿속에서 딱 클레오만했던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소풍 날이었고, 1학년이니까 보호자의 동행이 허락되었으며, 우리 엄마는 나뿐 아니라 동네 이웃집 아이와 동행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간호사로 근무하고 계셨던 아주머니는 미안한 얼굴로 아이를 챙겨달라고 연신 부탁했고, 그 모든 사정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엄마가 나 없이 다른 친구와 둘이서만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같은 프레임의 사진에 찍히는 걸 보는데,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조합을 목격했다는 생경한 기분이었으나 뭐라고 설명하지 못한 감정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내 마음이 이해된 것이다.

굳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빙봉이 사라지는 슬픈 장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성장은 언제나 상실을 동반한다. 내가 알던 세계가 조각나는 아픔을 거친다. 그러나 깨지고 다친 세계는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틈으로 더욱 확장된다. 글로리아에게 자신이 모든 것이 아님을 깨닫는 클레오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글로리아는 물론 글로리아의 가족들과도 연결된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차츰 배우고, 중심이 아닌 채로도 건강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영원히 애정의 중심에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글로리아뿐이었던 “클레오의 세계”는 이렇게 또 조금 확장되었다. (이 영화 제목 번안은 정말 멋지다.)

#그 후로도 우리는 자라겠지만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클레오의 세계”가 확장되는 아릿한 성장의 시간을 따뜻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동시에, 클레오를 둘러싼 사람들에게서도 사랑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주인공의 성장담을 서술하기에 벅차 허덕이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인물의 성장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담은 넉넉한 작품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들 대신 자신이 낳지 않은 누군가의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며 사는 여성의 삶, 섬에 줄곧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묘한 텃세를 받으며 그 거리감 안에서 다시 생활을 꾸려 가는 글로리아의 삶.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조금은 떨떠름한 분노의 대상인 엄마를, 동생도 아닌 클레오와 공유해야 하는 세자르의 삶. 어쩌면 상실과 성장을 계속하는 건 클레오만이 아니다.

방학은 끝나고, 여정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막을 내린다. 이별은 필연적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애정 어린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그 애정의 바깥으로 가지를 뻗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이다. 유년시절을 꼬박 메운 글로리아의 애정 바깥으로, 클레오는 나아가야만 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때로는 힘껏 존재를 던지듯 다이빙하고, 또 때로는 다른 이의 손에 의지하여 뭍으로 올라오면서. 그러면서.
왜 이렇게 그 장면들마다 눈물이 났을까. 개인적인 기억의 편린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 인도에서 “돌보던” 아이들을 두고 비행기에 오르면, 불 꺼진 밤 비행기에서 조용히 줄줄 울던 날들이 떠올라서. 따로 떨어져 행복해져야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걸 잊지 않아야 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아서. 집이라고 부르는 곳을 두 군데 이상 가져버린 사람들은 그리움이라는 감정과 떨어질 수 없다는 걸 배워 버려서. 그래서.
딱 클레오만한 나이였을 때의 나, 글로리아 같은 상황이었을 때의 나… 이 영화는 내 안의,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을 톡톡 끌어올렸다. 이 영화는 이렇게 보편적인 정서를 통해, 우리 기억과 감정의 문을 두드린다. 누구에게나 처음으로 인지하는 ‘온 세상’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그 사람의 애정 바깥으로 찢겨 나와 성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자신의 조각을 엿보게 될 것이다. 꼭 글로리아나 클레오와 같은 경험이 없더라도.

이 영화의 다정한 시선 속에서, 84분 동안 나는 또 무언가를 찢고 조금 자랐다. 이토록 부드러운 색채와 사랑스러운 감각 속에서 자랄 수 있다면, 상실도 두렵지 않다. 고래 꼬리처럼 이 영화를 품고, 또 열심히 발장구를 쳐본다. 생을 향해서.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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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자신에 관한 농담 ‘위 아 40’
<마이너 필링스>의 저자인 시인 캐시 박 홍은 처음 시를 쓸 때 자신의 정체성 떨쳐내며 자유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데뷔 이후 무슨 글을 쓰든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과 시 쓰기 사이의 거리에서 절망을 느끼던 중 스탠딩 코미디언 리처드 프라이어의 공연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리처드 프라이어는 흑인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내고 그것을 코미디의 재료로 삼은 최초의 코미디언이다. 시인과 달리 코미디언은 정체성이 없는 척할 수가 없다. 프라이어는 자신의 인종적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 자신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때로는 백인 청중들을 당황시키며 웃기기도 한다. 그러나 프라이어의 공연을 필사한 캐시 박 홍은 프라이어의 말을 글로 적으니 그다지 우습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프라이어의 익살스러운 이야기 전달 방식이 빠지고 나니, 유머라는 용해제는 증발하고 분노의 소금기만 남은 것처럼 그의 말이 거칠고 둔탁하게 느껴졌다.’
40살에 갑자기 비트를 만나 랩을 하게 된 한물간 극작가의 이야기, 영화 <위 아 40>도 한 편의 스탠딩 코미디 같다. 한때는 30세 이하 30인의 극작가 상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지금 라다를 둘러싼 것은 이런 것들이다. 방음 안 되는 벽 너머 들리는 신음 소리, 창문 밖 노숙자의 볼일 보는 모습을 맞닥뜨리며 시작하는 아침, 체중 때문에 달고 사는 다이어트 음료, 그리고 10년 전 멈춘 라다의 경력을 무시하거나 추파를 던지는 학생들. 여기서 벗어나려면 극을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유명한 백인 제작자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흑인의 빈곤 포르노를 상업화하려는 백인 제작자를 들이받고 온 날, 라다는 엉엉 울다 갑자기 창밖에서 들리는 랩 비트에 맞춰 신들린 듯 랩을 내뱉기 시작한다.
나이 40이 되도록 여전히 집세 내기도 빠듯하고 겨우 닿은 기회마저 망쳐버렸는데 갑자기 랩까지 한다. 이쯤에서 나는 이런 결말을 쉽게 상상한다. 라다가 랩으로 인정받고 성공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야기. 아니면 <백 엔의 사랑>의 이치코가 서른에 갑자기 프로 복싱 선수에 도전했듯 극작가는 때려치우고 적어도 랩으로 끝장을 보는 이야기. 그러나 영화가 감독이자 주연인 라다 블랭크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라다 블랭크는 마치 비트라는 용해제를 사용해 스스로에 대해 농담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생리는 왜 안 터져?’로 시작하는 라다의 랩은 웃기고도 슬프다. 늘 종아리는 쑤시고 오줌은 자꾸 마렵고 10시만 되면 피곤해 쓰러지는 데다가 젊은 애들이 노인 취급한다. 라다는 ‘이게 40살 인생’이라고 외친다. 흑인이 성공하려면 빈곤 포르노를 팔아야 한다며 인종주의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것도, 나중에는 적당히 타협한 스스로를 셀프 디스 하는 것도 랩을 통해서다. 라다에게 랩은 제작자의 검열 없이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고, 극작가를 하며 맛보지 못한 쾌감이다. 라다를 둘러싼 찌질한 상황과 스스로에 대한 농담이 웃길지언정, 전혀 우습지 않은 건 그 때문이다.
라다를 지켜보고 있자면 다시 <마이너 필링스>의 캐시 박 홍이 떠오른다. 캐시 박 홍은 프라이어의 공연을 접한 후로 시 낭독회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항상 강연장에서 자신이 유일한 아시안이 아닌 척해왔는데, 사람들이 늘 자신을 아시아인 정체성과 연결 지어 생각한다면 이왕이면 내가 유일한 아시안이라는 사실을 큰 목소리로 말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사람들이 내 농담을 재미없다고 생각한다면, 기왕 망하는 거, 내 삶에 관해 농담하면서 장렬하게 망하고 싶었다. 실패하더라도 그렇게 하다가 실패하고 싶었다.’
라다 또한 자기 자신에 관해 농담하면서 망하길 택한다. 영화 내내 라다와 친구 아치는 40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40대에는 제대로 살아야 하지 않냐고, 비주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내게도 ‘40’이라는 숫자와 관련해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40살엔 꼭 자가용 몰아야지. 그때는 돈 좀 만지고 빠듯하게 살지 않겠다는 자기 암시이자 소망이다. 설마 40살의 내가 나를 가난하게 내버려 둘까 싶어 그때까지만 시간을 보류하기로 한다. 그때는 뭔가 달라야만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그러나 영화는 나를 보란 듯이 비웃고 40살의 라다에게 어떠한 매듭도 지어주지 않는다. 라다는 꿈에 그리던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상황을 바로잡는다. 멈췄던 라다의 랩은 다시 시작된다. “네 목소리를 찾아.” 믹스 테이프도, 반짝이는 성공도 없다. 40살의 라다가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것.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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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우정과 성장 이야기, 영화 <라스는 웃음폭탄>
영화 <라스는 웃음폭탄: Lars is LOL>은 제12회 서울국제 어린이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노르웨이 작품으로 유럽 어린이 영화연합에서 대상을 수상한 만큼 그 작품성이 뛰어납니다.
영화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라스가 아만다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아만다와 짝이 된 라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친구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우정과 갈등을 다루며, 학내 괴롭힘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영화는 우정과 배신, 분노와 용서, 갈등과 포용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 영화는 특별한 드라마틱 요소 없이도 감동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아만다의 내적 성장과 라스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용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씨네랩의 영화 크리에이터로 영화의 시사회에 초대받아 좋은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라스는 웃음폭탄>은 따뜻한 감동과 유머가 잘 어우러진 작품으로, 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진정한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는, 보는 이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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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밤마다 다른 사람 같은 남편의 낯선 모습.
2023년 9월 6일에 개봉한 장편 영화<잠>는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이다.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토론토 미드나잇 매드니스 섹션, 판타스틱 페스트와 같은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공포를 극대화하여 차별화된 공포를 선보인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공포의 주체가 됐을 때의 상황 포착하여 더욱 몰입감 있게 다가온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된다.
자다 깬 현수가 내뱉은 혼잣말은 정말 누군가가 들어온 것처럼 일상을 공포로 가득 메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들이 점차 크기를 키워 가기 시작하는데, 몽유병을 진단받으며 치료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그런 결심도 무색하게 밤마다 낯선 사람이 된 것 같은 현수의 이상 행동은 점차 더 위험해진다. 심지어는 곧 태어날 아이까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두려워진다. 믿기 힘든 광경은 온갖 노력을 하는 수진에게 있어서 몽유병인지 현수 안에 깃든 초자연적인 존재인지 알 수 없어지게 만들기 시작한다. 과연 수진과 현수는 그 상황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이 폭력의 주체로 변해갈 때, 마주하는 공포를 포착한다. 그 대상이 결코 나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아니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찾아오는 신뢰였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현수보다 더 두렵게 다가오는 건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진이었다. 나아지지 않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초자연적인 힘을 빌리기까지 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인데, 그 과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광기 어리다. 몽유병 당시 자기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와는 다르게 수진은 현수의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랬기 때문에 설명되지 않는 것을 증명하고 이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발버둥을 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봤던 현수가 수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준 것 또한 '함께' 상황을 견뎌줬던 수진 때문이었다. 정말 이 영화의 결말 뒤엔 극복한 두 사람이 서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면 '잠'이 두려워진다. 편안한 공간에서 잠을 깊이 자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이 밤이 오지 않길 바라는 상황으로 이어져 더욱 두렵게 느껴졌다. 극 중 현수가 앓고 있는 몽유병은 수면장애이기 때문에 잠이 든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움직여 이상행동을 보이는 증상이다. 걸어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을 공격하는 행동을 하므로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당사자가 기억을 못 한다는 사실과 주변 사람에게 남는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잘 드러났다. 잠과 관련된 영화가 많기 때문에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잠과 그 과정을 다뤄낸 이야기 전개 또한 예상을 뛰어넘는다. 가장 익숙하고 필수적인 '잠'을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낯설게 만드는 영화의 화법이 신선하면서도 또 색다르게 느껴졌다. 결말 부분은 상당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감독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정유미 배우와 이선균 배우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게 남았다.
영화의 결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쉽게 풀리지 않은 부분을 해석의 여지로 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열린 결말에 3가지 가설을 세워봤다.
첫 번째, 수진의 망상이었다.
우선, 수진의 망상이라고 생각하게 된 부분은 몽유병을 앓는 현 수로 인해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며 받게 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본인 또한 수면에 상당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있지 않았던 일을 착각하는 일도 상당해 병원에도 가게 된 것 같다. 현수는 노력하는 수진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말에 따라줬고 그 끝에도 점점 심해져 가는 수진을 위해서 '연기'한 것이다. 실제로 오랜 기간 동안 잠들지 못해 눈이 새빨개지고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것을 보면 망상의 일부분처럼 여겨진다.
두 번째, 진짜 빙의된 상황이었다.
실제로 현수가 밑의 집 할아버지에 빙의됐다. '누가 들어왔어요'라는 말은 정말 빙의가 돼서 한 말이다. 또한, 할아버지 사망 후 귀신이 된 날짜와 현수의 몽유병 증상이 나타난 날짜가 동일하다. 또한 특히 '개', '아이'라는 말을 한 것을 보면 할아버지가 틀림없다. 부적을 붙이고 굿을 하는 행위를 통해서 악영향을 모두 막았고 수진의 모든 행위가 할아버지가 무사히 정각 전에 성불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특히 딸을 말을 듣고 현수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통해서 현수의 몸에 할아버지가 깃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 그저 몽유병이다.
현수는 심각한 수면장애인 몽유병을 앓고 있었다. 오래된 단역 배우 생활을 전전하며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누가 들어왔어요'라는 말은 드라마 대본의 대사였다. 치료를 받아 봤지만 어려움을 겪었고 마침내 치료에 성공하게 된다. 반면, 수진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설명되지 않는 것을 납득하기 쉬운 것을 믿게 되었다. 원래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일들을 생각하고 행한다.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 수진을 통해 드러났다. 현수는 그런 수진을 위해 그녀가 믿고 싶은 현실을 '연기'한다. 의사가 말했듯 이상 행동이 늘 일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미신과 관련된 행위는 우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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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박성웅이 1인 7역을 소화한 <필사의 추격>이 오는 21일 개봉합니다.
할아버지 역할을 위해 무려 5시간에 걸쳐 분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곽시양의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윤경호의 광둥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영화 속 다채로운 볼거리를 예고했습니다.
필사의 추격
The Desperate Chase
개요: 코미디, 액션 | 한국 | 109분
감독: 김재훈
주연: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 정유진, 박효주
개봉: 2024.08.21.
배급: TCO㈜더콘텐츠온
줄거리
완벽한 변장술로 형사들을 크게 뺑이 치게 만들어 빅뺑이라 불리는 사기꾼 김인해, 말보다 주먹이 빠른 분노조절장애 형사 조수광, 피도 눈물도 없는 보스 주린팡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제주도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한 세 사람! 도망칠 곳 없는 제주에 발을 디딘 그들의 쫓고 쫓기는 대환장 추격이 시작된다!
늘봄가든
SPRING GARDEN
개요: 공포, 스릴러 | 한국 | 90분
감독: 구태진
주연: 조윤희, 김주령
개봉: 2024.08.21.
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
줄거리
대한민국 3대 흉가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늘봄가든
소희는 언니 혜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한적한 시골의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을 방문한 후 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당장 그 집에서 나와! 늘봄가든 괴담의 실체를 밝힐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
HERO: LIVE IN CINEMA
개요: 드라마, 액션, 뮤지컬, 공연실황 | 한국 | 159분
감독: 박재석
주연: 정성화, 정재은, 김도형
개봉: 2024.08.21.
배급: (주)위즈온센,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1909년, 대한제국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대한제국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은 단지 동맹으로써 독립운동에 결의를 다지고 명성 황후의 궁녀 설희 또한 독립운동에 동참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 일본 내각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가 한일병합의 야망을 품고 하얼빈 역에 발을 내딛자 총성이 울려 퍼진다.
대한제국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믿음직한 남편이었던 안중근은 민족과 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 안중근은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조국을 빼앗은 적국의 수장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전쟁 포로라고 주장하지만, 일본 법정은 안중근을 국제법을 위반한 테러리스트라고 판결하며 사형에 처한다.
극장판 블루 록 -에피소드 나기-
Blue Lock The Movie -Episode Nagi-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89분
감독: 이시카와 슌스케
더빙: 시마자키 노부나가, 우치다 유우마, 오키츠 카즈유키
개봉: 2024.08.21.
배급: CJ CGV
줄거리
“귀찮아”가 말버릇인 고등학교 2학년, ‘나기 세이시로’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다. 축구로 전 세계 제패를 꿈꾸는 동급생 ‘미카게 레오’가 그의 재능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레오’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하게 된 ‘나기’는 압도적인 축구 센스를 발휘하고 어느 날, 그들에게 ‘블루 록’ 프로젝트 초대장이 도착한다. 그곳에서 ‘이사기 요이치’, ‘바치라 메구루’, ‘이토시 린’ 등, 전국에서 선별된 스트라이커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되기 위한 꿈의 도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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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눌린 자아가 만들어낸 비극
<싸이코>, 억눌린 자아가 만들어낸 비극
<싸이코>는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서스펜스와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영화의 초반에는 등장인물 마리온의 횡령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점이지만 마리온이 베이츠 모텔을 방문하게 되면서 마침내 영화 제목 <싸이코>가 관객에게 보여진다. 중반부를 지나 영화는 베이츠 모텔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담고 있으며 영화 초반에는 살인마가 미스 베이츠라고 확실하게 드러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살인마의 정체가 모호해진다. 결국 살인마는 노먼 베이츠임이 밝혀지고 동시에 그가 미스 베이츠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이중인격 살인마라는 점도 같이 알려져 충격을 준다. 노먼 베이츠가 이중인격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미스 베이츠의 과도한 의존과 괴팍한 성격이 있었고 그녀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억눌림은 노먼의 정신병을 초래했다. 나아가 어린 시절 억눌린 노먼의 자아를 비롯한 남성성은 살인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노먼의 인격과 공간적 배경의 연결성
영화 속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은 고립되고 억눌린 노먼의 인격을 묘사하고 있다. 베이츠 모텔의 위치, 노먼 베이츠의 저택과 모텔의 위치 그리고 베이츠 저택 내부 모친의 공간과 노먼의 공간 차이는 노먼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보여준다. 따라서 각 공간이 어떻게 노먼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베이츠 모텔과 저택의 위치
먼저 모텔과 저택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고속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으며 찾기 힘든 곳에 있다. 마리온과 아보가스트가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사람들과 거의 교류가 없는 고립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과의 교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거주지는 노먼의 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그와 그 모친의 고립을 표현한다. 또한 그 고립의 정도는 얼마나 노먼이 다른 사람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고 그 결과 모친에게 자아가 통제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모텔과 저택의 위치는 노먼의 모친이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다는 보안관의 말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노먼의 정신 상태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위치에 놓여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베이츠 저택과 베이츠 모텔의 위치는 노먼 베이츠에 내재된 두 인격의 상하관계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미스 베이츠의 모습과 존재는 창문에 비친 그녀의 실루엣으로만 오직 확인할 수 있다. 그녀가 밖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저택 내부에만 머무르는 것처럼 나타나고 노먼이 저택에 있는 모습도 거의 나오지 않는 점에서 영화에서 저택은 미스 베이츠의 공간처럼 묘사된다. 반면 모텔은 노먼의 공간이다. 노먼은 모텔의 주인으로 그가 통제할 수 있는 곳이다. 그에게는 모든 객실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존재하며 투숙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휴게실에는 그의 취미 생활이 담긴 박제품들이 가득하다. 또한 그가 스스로 만든 엿보기 구멍으로 투숙객을 관찰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저택은 미스 베이츠의 공간으로 모텔은 노먼의 공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어서 베이츠 저택과 베이츠 모텔이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저택은 계단을 올라가 모텔보다 높은 곳에 있고 모텔은 따라서 반대로 저택보다 낮은 곳에 있다. 또한 저택의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텔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텔에서는 저택의 외관만 볼 수 있고 다른 정보는 전혀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베이츠 저택은 마치 모텔을 감시하기 위해 있는 감시탑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며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켜보는 공간과 위치가 주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스 베이츠의 공간으로 분석될 수 있는 저택이 위에 있고 노먼의 공간인 모텔이 아래에 있다는 공간성은 노먼의 두 가지 인격 중 모친의 인격이 지배적이고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노먼의 방과 미스 베이츠의 방
노먼의 자아보다 모친의 자아가 노먼 내부에서 더 우세하다는 것은 저택 내 미스 베이츠의 방과 노먼의 방 차이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영화 후반에 라일라가 저택에 몰래 들어감으로써 밝혀지는 미스 베이츠의 방은 매우 넓으며 가구나 옷들 모두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반면 노먼의 방은 마치 소년의 방과 같은데 침대는 성인 남성이 자기에는 좁아 보이고 침구도 낡았으며 정돈되어 있지 않고 나이에 맞지 않는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놀 것만 같은 인형들이 있다. 노먼의 방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화려하고 넓은 미스 베이츠의 방은 노먼 내면에 자신보다 모친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나타내며 특히, 어린아이의 방을 닮은 노먼의 방은 결국 모친의 과도한 의지와 성격으로 노먼은 유년 시절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임을 나아가 삐뚤어졌음을 보여준다.
노먼은 누구인가
미스 베이츠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노먼을 지배하여 모친에 대한 노먼의 집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의 집착은 그가 이중인격의 살인마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결말로 이어졌다. 노먼은 이제 고립된 모텔과 저택에서 벗어나 다른 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유년 시절의 결과가 교도소가 된 노먼, 모든 진실이 밝혀진 지금 노먼은 과연 누구인가? 미스 베이츠인가 노먼 베이츠인가. 마지막 노먼의 독백 또는 미스 베이츠의 독백은 그들이 통제했던 공간에서 벗어나 직면하게 된 새로운 곳에서의 그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노먼의 상태를 모호하게 만들어 그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진: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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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영화의 공식을 담았다. 감상 끝
그리스에서 한 기자가 살해되었다.
언론은 이 일을 CIA가 벌인 일로 몰아가고 있었고, 현장 증거도 꽤나 그럴싸해 CIA가 범인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위기를 느낀 CIA는 그들이 버린 카드인 전직 요원 스티브 베일을 다시 기용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CIA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이 일을 받는다.
함께 임무를 수행할 케이트도 함께 동행하지만 이 남자, 뭔가 감추는 것 같고, 수상하다.
그를 향한 케이트의 의심은 커져 가는데.....
1. 이 리뷰는 액션에 대한 리뷰가 아닙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액션영화를 보고 액션이 좋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액션 영화를 보려 가서 액션 장면은 전부 눈 감거나 다른 곳을 보면서 허공을 응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무리 픽션일지언정 유혈사태를 보고 정신이 온전할 자신이 없다.
그런 사람이 액션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한다니,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그래서 이번 리뷰에는 액션에 대한 어떠한 상세한 리뷰도 없다.
정말 죄송하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다분히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뿐일 것이다.
2. 전형적인 미국 친화적인 영웅의 등장
순전히 나의 의견이긴 하지만 다분히 미국적인 히어로물의 몇 가지 공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1. 과묵하고 마이웨이 성향이긴 하지만 임무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굉장한 남성성을 소유한 요원 (아무래도 첩보요원이니 남성성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자)
2. 생각보다 낭만을 꽤나 중요하게 여겨서 자신만의 문화적인 취미가 하나씩은 있다.
3. 꽤나 로맨티시스트인 경우가 많다. (언제나 굳이? 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주절주절)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헐리웃 영화의 히어로들은 대충 이 요소들 하나는 해당되지 않을까.
'브릭레이어' 속 스티브 베일도 전형적인 이런 요소들을 모두 갖춘 캐릭터이다. 내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하며, 또 그 말을 제대로 이행하는 상남자적 바이브 하며, 그 와중에 음악을 사랑하는 낭만도 놓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인 빌런인 라덱과의 유대가 있었던 것이 중간중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그가 라덱의 죽음 혹은 실종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대충 봐도 그건 알 수 있게 된다.
다분히 공식에 충실해서 캐릭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액션물은 히어로가 얼마나 멋있는지, 그에 따라 소위 뻑이 가게 되는지에 승패가 갈린다고 생각하는데, 베일은 충분히 멋있지만 그 정도 멋있는 영웅들은 충분히 많이 생각이 나는 것을 보아 다른 영웅들과의 차별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는 아직 나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다.
예를 들어, 데드풀의 경우 앞의 모든 요소들을 충족하지만 단 한 가지를 위배했는데, 과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입을 그렇게 잘 놀릴 수가 없었다.
토니 스타크 또한 그도 그렇게 과묵하진 않았었다. TMI가 많았던 히어로라고나 할까.
이 공식들에 하나는 위배되어야 사람들이 캐릭터적으로 신선하다고 느낄 텐데, 이 베일 양반은 클리셰 영웅이셨던 것 같다.
분명히 멋있고, 액션도 시원한 편인 것 같은데 그 다음의 장면들이 예상 가능하다.
분명히 멋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계속 생각난다. 예를 들면 토니 스타크... 예를 들면 슈퍼맨 기타등등...
3. 여성 캐릭터들의 클리셰
이 영화들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도 굉장히 예상 가능한 캐릭터들이다.
CIA 중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중에 그리스 지부장은 믿는 것을 보며 '아, 이 분은 전여친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처음에 케이트와는 혐관인 것을 보면서 '아, 케이트와는 로맨스가 생기겠구나'라는 느낌이 오게 된다.
그리고 이런 나의 예상은 대체로 맞아 떨어졌다. 여성 캐릭터들을 주인공의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로맨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로 그려내어 아쉽다.
액션 영화와 로맨스 영화는 만드는 데 있어 참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액션 장르 또한 워낙 명작도 많고 하다보니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지점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눈도 많이 높아져 웬만큼의 멋있음과 액션 그리고 캐릭터성만으로는 대중들을 사로잡긴 힘들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만드는 사람들의 고충도 깊어지겠지.
쓰다가 딴 길로 새긴 하는데, 그런 점에서 참 액션의 퀄이 다소 촌스러울 수는 있으나
서사나 캐릭터성으로 봤을 때에는 00년대의 감성을 현 시대 액션 영화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도 그렇고, 원티드도 그렇고.....
그 시절의 액션 영화들이 훨씬 센세이션했었던 것만 같다. 그래서 여러 국가에서 양산되는 새로운 액션 영화를 볼 바에는 이런 과거의 액션들을 내용을 다 알면서도 계속 N차 관람하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다.
4. 반가운 배우와의 만남
뭔가 전부 다 디스만 한 것 같은데
오래간만에 반가운 배우를 만나서 그저 반가웠다.
물론 새로운 배우를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운 과정이지만
이미 알고 있지만 소식을 잘 모르던 배우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아론 에크하트 배우는 나에게 있어 '다크나이트'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배우이고
어렸을 때 몇 가지 영화를 통해 활발히 활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배우인데
간만에 보게 되는 것도 반갑지만 무려 적지 않은 나이일 텐데 중후한 액션 스타의 모습으로 보니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추억의 배우가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내심 기뻤던 것 같다.
그가 나의 가족도 아니고 그렇게 덕질하던 배우도 아니면서 유난인가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의 활동을 응원한다.
이 영화는 그렇게 잘 못 만들었다고 할 만한 영화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생 영화가 될만큼
잘 만든 액션 서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액션 자체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어 액션 서사라고 표현해본다.) 나는 액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싶은 분들이 있다면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당 시사회는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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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영화리뷰 1부(*스포없음)
- '크루엘라' 영화 예고편 분석
- 원작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결말포함 영화리뷰
- 디즈니 빌런 유니버스
- 영화정보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제작: 크리스틴 버, 앤드루 군, 맥 프랫
각본: 스티브 지시스, 토니 맥나마라, 켈리 마르셀, 도나 폭스, 제즈 버터워스, 엘린 브로쉬 맥켄나
장르: 범죄, 코미디
출연: 엠마 스톤, 엠마 톰슨 외
음악: 니콜라스 브리텔
개봉일: 미국 2021년 5월 28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26일
독점 스트리밍: Disney+ 로고 DISNEY+ PREMIER
제작사: 미국 국기 월트 디즈니 픽처스
수입사: 대한민국 국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상영시간: 134분- 101마리 달마시안 영화리뷰 정보
감독: 볼프강 라이더맨, 헤밀턴 러스크, 클라이드 제로니미
제작: 월트 디즈니
각본: 빌 피트
출연: 로드 테일러, 케이트 바우어 외
음악: 조지 브런스
장르: 애니메이션, 가족, 어드벤처, 코미디
개봉일: 1961년 1월 25일
상영 시간: 79분
제작사: 미국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
배급사: 미국 브에나 비스타 픽처스 디스트리뷰션
제작비: $3,600,000
북미 박스오피스: $144,880,014
월드 박스오피스: $215,880,014
#크루엘라 #101마리달마시안 #크루엘라_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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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비스 리뷰 - 시대의 아이콘으로 메세지를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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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아이돌, 시대의 아이콘, 영원한 슈퍼스타
`엘비스`의 모든 것이 뜨겁게 펼쳐진다!
미국 남부 멤피스에서 트럭을 몰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19살의 무명 가수 `엘비스`.
지역 라디오의 작은 무대에 서게 된 `엘비스`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몸짓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하고,
그에게 매료된 관객들에게 뜨거운 환호성을 받는다.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일하던 `톰 파커`는 이를 목격하고
`엘비스`에게 스타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며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자신이 자라난 동네에서 보고 들은 흑인음악을 접목시킨
독특한 음색과 리듬, 강렬한 퍼포먼스, 화려한 패션까지
그의 모든 것이 대중을 사로잡으며 `엘비스`는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올라선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 나간 치명적이고 반항적인 존재감은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갈등을 빚게 되고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압박하는 `톰 파커`까지 가세해
`엘비스`는 그의 뜻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평생을 함께한 매니저 `톰 파커`와의 관계도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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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위트홈 2> 공식 예고편
“인간은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다” 괴물화 법칙이 깨지자 점차 허물어지는 인간과 괴물의 경계!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스위트홈의 귀환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12월 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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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엘리트들 시즌 4> 공식 예고편
[2021년 6월 18일, 넷플릭스 공개]
모든 것을 가졌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다.
6월 18일, 라스 엔시나스에서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