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2-26 10:48:58
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파묘> 개봉주 200만 돌파
<파묘>가 주말 극장가를 휩쓸며 200만명을돌파했습니다. 개봉 사흘째에 누적 관객 수 100만명,
나흘째에 200만명을 각각 돌파하며 <서울의 봄>보다 높은 관객수 추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호러 영화지만 고전적인 방식이 아닌 잘 짜여진 각본과 독특한 분위기를 통해 압박하는 작품으로 영화계의 돌풍이 일고 있는 작품 <파묘>. 이번주 박스오피스 분석 시작합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파묘>가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2023 최고의 흥행작 <서울의 봄>이 개봉 6일째 200만 관객을 동원한 것보다 2일 더 빠른 속도며, <파묘>는 2024년 일일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하며 한국 오컬트의 위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2위로는 27만 명을 모은 <웡카>, 3위는 100만을 앞두고 있는 <건국전쟁>이 기록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레게 음악의 전설을 그린 영화 <밥 말리 원 러브>가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습니다. 오프닝 성적으로는 영화 <앨비스>와 <로켓맨>의 오프닝 성적을 뛰어넘었으며 <보헤미안 랩소디>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주인공 ‘밥 말리’를 연기한 킹슬리 벤-아디르는 디즈니+ 드라마 <시크릿 인베이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영국 출신의 배우로 최근 <바비>의 작품 출연으로 얼굴을 익혀온 배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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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잉 인 스타일
고잉 인 스타일
세 명의 노인이 은행을 턴다는 이야기로, 코미디 영화다. 가볍게 볼 수 있고, 해피엔딩이어서 보는 내내 즐겁고 마음이 편하지만, 이 영화는 겉으로 드러난 코미디 서사의 이면에 무시무시한 미국 사회의 공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조, 윌리, 앨 세 노인은 오랜 친구다. 이들은 철강공장에서 40년을 노동자로 함께 일하며 우정을 쌓았고, 퇴직한 지금도 이웃에 살며 날마다 만나서 어울린다. 이들은 가족이 없거나(앨), 멀리 떨어져 있거나(윌리) 이혼한 딸과 손녀를 돌보며 살아야 하는(조) 노인이다.
사건의 발단은 조의 집과 관련한 모기지 대출 이자의 급등이다. 저금리 대출이자의 만기가 끝나자 곧바로 고금리 대출이자 상품으로 연동되면서 조의 모기지 대출 이자가 몇 배로 뛰자 조는 졸지에 앉아서 집을 빼앗길 처지가 되고 만다. 이 상황은 미국에서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2000년 초부터 금융 이자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가라앉은 경기를 띄우기 위한 것이 목표였고, 저금리 정책으로 중산층 이하 서민의 주택 구입이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이 올라갔다. 금융권에서는 여기에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주택 담보로 집값의 100%까지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는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고, 실제 한동안 부동산 시장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4년 이후 미국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를 올렸는데, 바로 이 금리의 인상이 이 영화의 앞부분에서 조가 은행의 대출담당 직원과 나누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은행직원은 모기지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 이자가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고객을 우롱하는 짓이었다.
조는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하면 집을 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은행에 강도들이 난입해 총을 난사하고 불과 2분만에 은행의 돈을 털어 사라지는 걸 보게 된다.
집을 뺐기게 된 조가 두 친구에게 은행을 털자고 말하지만, 윌리와 앨은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라며 거절한다. 당연하게도 세 명의 노인은 모두 일흔 살이 넘은 늙은이고 몸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처지에 은행강도라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은행을 털자고 합의하게 되는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다. 그건 바로 그들이 40년 동안 다니던 공장에서 더 이상 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이었다. 세 명의 노인은 40년 - 사실상 한 사람의 평생이나 다름 없는 시간 -을 철강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이들은 뼈빠지게 일했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퇴직을 하고 이제 연금을 받으며 살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회사에서는 연금을 중단한 것이다.
그 이유가 더 기막히다. 철강회사는 다른 회사와 합병을 할 것이고, 합병하면서 기존의 채무를 노동자들의 연금으로 갚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세 노인은 분노가 폭발한다. 그리고 세 노인은 남아 있는 생애에 연금 금액을 곱해서 거래 은행에서 가지고 나와야 할 돈을 계산한다.
하지만 마음만 청춘일 뿐, 평생 노동자로만 살아왔던 노인들이라 세상 물정도 잘 모르고, 행동도 꿈떠서 은행은 커녕 동네 마트에서 연습삼아 한 도둑질도 들켜 마트 매니저에게 훈계만 듣고 풀려난다. 예행 연습에서 실패한 뒤, 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딸과 이혼해 혼자 살고 있는 사위를 찾아간다. 사위는 대마초 사업 - 캘리포니아에서는 합법이다 -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를 소개해 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만난 전문가와 함께 세 노인은 은행을 털기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이쯤에서 영화는 '노인 재활 특별 프로그램'으로 보일 정도로 세 노인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마치 '오션스 일레븐'의 주인공처럼 은행을 사전 답사해 폐쇄회로 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하고, 출입부터 내부 동선을 점검하며, 범행에 필요한 2분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꾸준히 연습한다.
디데이. 세 노인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축제 장소에서 자신들이 각자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정해진 시간에 은행을 턴다. 이들은 2백만 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사라졌으며, 작전은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세 노인은 FBI에게 체포된다. 예행 연습을 했던 마트의 매니저가 앨의 움직임이 은행강도와 똑같다고 제보했고, 그것을 단서로 세 명 모두 체포된 것이다.
하지만 물증은 없고, 세 노인의 알리바이를 초 단위로 추적하기 시작하지만, 세 노인의 알리바이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FBI와 경찰은 범인을 지목하지 못한다. 영화에서 백미는 세 노인의 알리바이가 톱니바퀴처럼 매끄럽게 맞아들어가는 장면이다. FBI와 경찰은 세 노인이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물증이 없어 석방할 수밖에 없고, 세 노인은 자유로운 몸이 된다.
자기들의 연금만큼의 돈을 제외하고, 세 노인은 남은 돈을 노인단체에 기부한다. 그리고 항상 다니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 마지에게도 한 묶음의 돈을 몰래 건넨다. 앨은 윌리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앤과 결혼한다. 세 사람은 건강한 모습으로 앨의 결혼식에서 샴페인을 부딪치며 건배한다.
이 영화는 같은 제목으로 1979년에 발표한 것을 리메이크한 영화인데, 1979년판이 세 명의 노인 모두 백인이었다면, 2017년판은 흑인(모건 프리먼)이 있다는 것이 다르다. 미국 사회에서 노인들이 은행강도를 해야 할 정도로 보편적 복지 수준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건 심각한 사회문제이면서, 그걸 또한 코미디로, 해피엔딩으로 끝내야 하는 것 역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비극적이다.
한국영화에도 이와 비슷한 영화가 있다. '육혈포 강도단'은 세 명의 할머니가 은행을 털기로 작정하고, 역시 전문가(임창정)의 도움을 받는다는 점에서 '고잉 인 스타일'의 기본 모티프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고잉 인 스타일'이 미국 서민의 복지 문제를 건드려 사회 비판적 시각을 내재하고 있다면, '육혈포 강도단'은 세 노인이 하와이로 여행할 비용을 뺐긴 것에 대한 복수로 은행강도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개인적 일탈로 그려지고 있다.
노인도 작정하면 완전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노인들이 은행을 털어 큰 돈을 가져가는 것은 서민의 돈이 아닌, 자본가와 부르주아의 돈이어서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여기에 세 노인은 은행에서 뺐은 돈으로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이 머무는 양로원에 기부하는 것으로 이들이 서양의 홍길동인 '로빗훗'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로빈훗'은 정의로운 인물이고, 부자의 돈을 빼앗는 건 범죄가 아닌, 정의의 실천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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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과 욕심의 차이 - <놉>
2022년의 개봉영화들 중, "영화"라는 단어에 가장 적합했던 <놉>
러닝 타임 내내 온전하게 영화 속에만 들어가있었다.
이 영화를 총 9회차를 뛰었기에 개인적으로 느끼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오늘은 <놉>에서 나에게 깊이 와닿은 요소들을 함께 말하고자 한다.
1. 당신에게 하늘이란?
영화 <날씨의 아이>에서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하늘은 바다보다 훨씬 깊은, 미지의 세계". 이 말이 본 영화에서 굉장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기존 <죠스> <언더워터> 등처럼 바다 밑의 괴물(상어)과 싸움으로써 오는 공포감을 조성한 영화들에 익숙해져있다. 그러므로 보통 "바다"를 떠올릴 때 물론 시원하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존재하지만 '쓰나미, 미스테리한 죽음, 상어' 등의 두려움도 선사한다. 이러한 공포감은 우리가 바다를 늘 '미지'의 공간으로 여겼던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놉>은 그 "배경"을 정반대로 바꾸어 오히려 사람들이 아무 생각도 지니지 않았던 '하늘'에 대한 긴장감을 일으켰다.
알 수 없는 하늘을 늘 바라보며 서있던, 커다란 사막과도 같았던 들판.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인 '부드러운 거침'을 몸소 느끼게 해주었다.
2. 고디와 진 자켓: 주프의 꿈
UFO와 침팬지, 이들은 미디어 속 혹은 실제 우리의 삶에서 자주 접하는 존재들이다. 본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생명체는 바로 침팬지 '고디'와 하늘의 외계생명체인 '진 자켓'이었다. 먼저 침팬지 고디를 말하기 전에 우리는 '주프'라는 인물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 남매인 오제이&에메랄드보다 주프가 본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주프(배우 스티븐 연)는 현재 테마파크 운영자로 과거 유명한 시트콤의 아역배우로 출연했지만 방송 중, 같이 출연했던 침팬지가 날뛰어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처참하게 살인해버린 사고를 겪게 된다. 신기하게도, 당시 침팬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해를 가했지만 테이블 밑에 숨어있던 주프에게는 친근한 주먹인사를 하게 된다. 바로 주프의 안 좋은 어린 시절 기억은 아이러니하게 그 소년에겐 이 희망을 심어줬다, '친근함을 길들이기'.
'진 자켓'은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하늘의 괴생명체를 부르는 명칭이다. 우리는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UFO라는 단어를 종종 접한다. 이 때문일까, 미확인 외계생명체에 대해 '원반 모양'이라는 고정관념을 지니면서 나름의 내적 친밀감을 형성해있을지도 모른다. 진 자켓은 물리적으론 사람들의 통념에 기반한 원반 모양이지만 사실은 안에 외계인도 없는, 심지어 인간을 흡입하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단순히 '원반', 그 생김새에 반응하여 자신들이 기존에 알고 있었던 머릿속 알고리즘에 진 자켓을 넣어 해석한 것이다.
다시 주프의 꿈으로 돌아가보자, '친근함을 길들이기'. 본인이, 인간을 살해하는 침팬지와 친밀한 소통을 한 것으로부터 희망을 얻었던 소년 주프는 성인이 되어서 또 다른 타겟을 발견했다- 바로 '진 자켓'. 그는 본인이 지은 테마파크 내의 서프라이즈 쇼를 통해, 본인이 진 자켓을 조종할 수 있다는 우월감에서 돈과 명예를 얻으려는 것이었다. ((한편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진 자켓에 의해 죽는다)) 그러므로 나에겐 주프가 아픈 손가락 중 하나로 다가왔다. 다만, 이 아픈 손가락은 절대 널리 알리고 싶지 않은, 오히려 숨기고 싶은 애매함이다. 물리적으로 우리가 보기에 그는 멀끔한 성인 남성이다. 그러나 테마파크 / 진 자켓 / 어린 시절의 모습을 담은 전시회 등의 영화 요소로 비추어 봤을 때, 주프는 여전히 고디와 주먹 악수를 했을 순간에 머물러 있다. 그는 그의 꿈을 미처 다 이루지 못 한 채, 어쩌면 '정당한' '합리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주프의 꿈은 이루어졌다. 후반부에 에메랄드는 테마파크에 달려있던, 주프가 그려진 거대한 헬륨 인형으로 진 자켓을 죽이는 데에 성공한다. 진 자켓이 헬륨 인형을 흡입할 때 쉴새없이 일그러지던 주프의 표정, 그렇지만 그의 표정은 늘 평면적으로, 웃고 있었다.
3. 인간의 본능과 카메라
이 영화에서 주프 못지 않게 핵심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카메라다. 에메랄드와 오제이는 외계생명체(진 자켓)를 카메라로 찍어 방송에 송출함으로써 본인들의 이익을 취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흥미'라는 본인들의 이익이자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하늘을 바라본다. 이러한 면에서 인간의 관심은 곧 '돈'과도 직결되고, 이 더럽지만 고칠 수 없는 과정들을 잘 드러내는 요소가 바로 '카메라'라는 생각이다. (이 부분에서 사실 영화 <돈 룩 업>이 떠으로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의 탐욕을 카메라로,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순간- 다시 말해 땅의 눈동자와 하늘의 눈동자가 마주치는 순간 그들을 이끄는 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눈과 눈이 마주쳐 일으켰던 바람, 욕심과 욕심이 맞물려 일으켰던 바람처럼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던 존재들이 일으키는 강렬함은 공포 그 이상이다.
여러모로 조던필 감독이 영화 내에 배치해놨던 은유, 우리가 이 영화를 더욱더 즐길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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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4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5월 4주 개봉영화!
안녕하세요 Good morning , 2021
국민 배우 이순재와 신들린 아역배우 김환희의 만남
영화 "안녕하세요"는 세상에 혼자 남겨져 의지할 곳 없는 열아홉 수미가 죽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호스피스 병동 수간호사 서진을 만나
세상의 온기를 배워가는 애틋한 성장통을 휴먼 드라마 입니다.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든 서진에게 죽음을 앞두고도 누구보다 활기차고 열심히 사는 호스피스 병원 사람들과 생활하며 마음이 점차 바뀌는 내용인데요
성년이 된 ‘천재 아역’ 출신 김환희와 ‘국민 배우’ 이순재가 만났습니다
'곡성'에서 '뭣이 중헌디'라고 악을 쓰며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김환희의 성인연기자 모습을 볼수 있는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행복에 대해 말하기 위해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같이 풀었다는 차봉주 감독의 신작!
이번주 추천영화 "안녕하세요" 입니다.
첫번째 추천영화 "안녕하세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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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 The Goblin , 2022
K-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
영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조직의 전설적인 해결사, 일명 도깨비였던 두현과 그런 두현을 동경했던 후배 영민의 지독한 악연을 담은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영화 입니다.
제1회 아산충무공 국제액션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드라마 '나쁜 녀석들' 제작진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조동현, 이완 그리고 임정은, 윤철형, 이천은, 최기섭, 최왕순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출동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습니다.
거친 액션과 섬세한 감정으로 철저히 무장한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
두번째 추천영화 "피는 물보다 진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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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Hommage , 2021
1962~2022 시네마 시간여행
영화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그리는데요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았습니다.
신뢰의 연기자인 이정은 배우가 첫 단독 주연을 맡아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색다른 연기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삶과 예술을 사랑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보여주는데요
도쿄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호주시드니영화제,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워싱턴한국영화제 초청과 함께 피렌체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중년의 여성감독이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과 시간여행이 흥미를 자아내는 ‘오마주’는
한국영화 역사상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국의 모든 여성 영화감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수원감독은 우리가 모르는 여성감독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그렇게 모험적으로 살아온 분들의 기운을 ‘오마주’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성영화인뿐만 아니라 영화인과 예술인, 그리고 세상의 모든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가 될
세번째 추천영화 "오마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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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조국 The Red Herring , 2022
내 주변의 누군가가 조국이 될수있다
영화 "그대가 조국"은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2019년 8월 9일부터 장관직을 사퇴한 10월 14일까지 67일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의를 잃어버린 검찰이 무참한 사냥을 벌이던 그때,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지를 다루는데요
그대가 조국은 언젠가는 ‘내’가 ‘내 주변의 누군가’가 ‘조국’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달팽이의 별’로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경쟁부문 대상 수상과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노미네이트와 뉴욕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조국사태의 비밀!
네번째 추천영화 "그대가 조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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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라운드 UN MONDE , PLAYGROUND , 2021
전 세계 영화제 30개 트로피 휩쓴, 올해의 무비
영화 "플레이그라운드"는 일곱 살 ‘노라’와 오빠 ‘아벨’이 맞닥뜨리게 된 ‘학교’라는 세상을
아이의 눈높이와 심리 상태에 초밀착해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담은 영화입니다.
2021년 제74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영화제 30개의 트로피를 휩쓸었고, 지난 3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벨기에 출품작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습니다.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학교’라는 집단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근원적이고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요
플레이그라운드는 오빠가 당하는 괴롭힘을 통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동생 ‘노라’의 시선과 감정을 통해 폭력의 내밀한 전이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플레이그라운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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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촬영팀 세컨드 / 학생에서 현장으로
촬영 5년 차, 막내에서 시작해 이제는 촬영팀 세컨드가 되어 열심히 현장을 누비고 있는 촬영팀 형정훈님. 지난 인터뷰 이후, 7월 6일에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 촬영팀 세컨드로 참여 중이라고 하는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괜히 더 반갑고 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오늘은 촬영팀을 꿈꾸는 많은 분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여쭈어보았어요. 영화를 만드는 일을 꿈꾸던 학생에서 OTT 제작 현장에서 실제 작품을 만드는 것에 참여하기까지 형정훈님의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요즘은 독학으로 시작하는 1인 크리에이터도 많지만, 제작팀으로 촬영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 같아서, 꼭 촬영 혹은 영화 전공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더라구요.
A. 만약 제대로 내가 이 일에 관심이 있다, 이 일이 해보고 싶다면 전공 관련된 공부나 대학교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 이 일에 관심이 있어서 학교가 아니라 현장으로 바로 투입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전공을 거치지 않고 오시는분 중에 저보다 더 일찍 시작하고 어린 나이에 워크플로를 이해하시고 뛰어난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0에서 시작한다고 봤을 때 저는 전공을 하면서 카메라에 관해 공부하고, 직접 촬영감독으로써 앵글을 잡고 작품을 만들어 본 경험이 좋았어요. 제 말이 정답이 아닐 수 있는데, 저는 정말 많은 도움을 느껴서 전공하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Q. 사실 영화 제작에 많은 분야가 있잖아요. 그런데 특별히 ‘촬영’을 선택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우선 대학교 진학할 당시에는 연출 전공이었어요. 연출 전공을 희망해서 글도 써봤는데 ‘ 아 나는 연출은 하고 싶은데 글은 못 쓰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누군가 작가가 있다면 내가 그 글을 받아서 연출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그런걸 생각했던 것조차 너무 웃겼던 것 같아요. (웃음) 제가 현장을 봤을 때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촬영 감독님이었던 것 같더라구요. 연출 감독님은 배우들과 디렉팅이라던지 모든 분야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오히려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촬영 감독님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걸 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보다 촬영이 재미있고, 작품을 할 때마다 저의 실력이성장하는 걸 보면서 촬영 감독을 꿈꿨던 것 같아요.
Q. 학교에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길을 구체적으로 그리게 된 거네요. 그래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전공을 추천했군요. 시간을 거슬러 영화전공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도 궁금해요.
A. 학생 때 ‘정말 이 직업을 하고 싶다’라는 뚜렷한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공부하고 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가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스펙도 열심히 쌓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거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이제 슬슬 장래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한데, 그 당시에는 전공보다 ‘학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교가 어디 있을까 고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즈음에 인천 아시안 게임 자원봉사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기자분께 느껴지는 에너지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아,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신문방송학과를 검색해 보니까 커트라인이 너무 높은거예요. 그래서 조금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영화를 공부하는 친구가 “내신 성적 비율보다 면접 비율이 높은 영화과가 낫지 않아?”라는 말을 해서, 자연스럽게 영화과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저는 신문방송학과나 영화 영상학과나 비슷한 계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부터 영화 좋아했잖아. ‘ ‘아버지와의 추억이 어렸을 때부터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거였잖아’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나름 영화관의 에티켓을 어린 나이부터 알고 있었다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영화라는 게 어린 나이에 멋있어 보였어요. ‘나 영화해.’ ‘나 예술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멋있어 보여서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웃음) 돌아보면 우연히 운 좋게 시작한 직업이 저에게 잘 맞고 행복을 느끼며 일을 해서요. 그 당시에 저에게 영화과를 제안해 준 친구에게 정말 고맙네요.
Q. 그럼, 엄청 영화가 하고 싶었던 시네필은 아니었겠네요
A. 네, 어릴 때는 시네필은 전혀 아니었어요. 그냥 아버지가 보고 싶은 영화를 따라가서 보는 정도. <해운대> <디 워> 그런 영화 있잖아요. 누구나 보는 영화들.
Q. 그럼, 영화는 대학교에 가서 많이 보게 된 건가요?
A. 대학교 입시 준비를 할 때 영화를 진짜 많이 봤고 대학교 가서는 처음에는 찍느라 바빠서 영화를 안 봤는데 찍기 시작하다 보니까 레퍼런스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꼈기에 그 당시에는 영화를 찾아서 봤던 것 같아요.
Q. 입시 준비하면서 보는 영화나, 연출 공부에 도움이 되는 영화는 일반 관객이 봤을 때 좋은 영화랑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촬영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촬영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정말 많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굉장히 좋게봤습니다. 로저 디킨스 감독의 <1917>,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버드맨> 작품도 좋은데, 저는 기술력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감히 제가 따라 할 수 없는 영화다’ 그런데 특히 <기생충>이 좋았던 점은 촬영이 보이지 않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관객들이 ‘와 이 영화 촬영 진짜잘했다’라고 생각이 드는 영화도 좋지만, 제가 원하는 영화는 관객들이 촬영이 보이지 않는 영화를 찍는 게 목표였거든요. <기생충>에서수많은 무빙이 있고 수많은 앵글이 바뀌는데 이 무빙들이 ‘어? 카메라가 이렇게 움직인다’가 아니라 관객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동시켜주는 무빙들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걸 보고, 제가 많이 착안했던 것 같아요. 아,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을 컷이나 이런 게 아니라 무빙이나포커스 이동으로써 관객들의 시선을 이동시켜 줄 수 있는 게 좋은 촬영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홍경표 촬영 감독님 작품을 그때 찾아봤던 것 같아요.
Q. 촬영 감독이 가져야 할 덕목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졸업 영화도 찍고 그 외 작품들도 찍으면서 느꼈던 건 ‘포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는 것이었어요. 저는 포기를 잘하는 사람이 촬영을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컷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맞지만 모든 현장이 그렇듯이 시간에도 쫓기고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본인이 계획한 게 무너져 내리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럴 때 본인이 이건 포기하면 안 된다. 이건 포기해도 된다. 라는 결정을빨리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인물에 대한 바스트샷을 찍는데, 무빙이 살짝 못 따라온 거예요. 근데 사실 찍는 사람만 보이는 정도의 실수인데 예전이었으면 ‘아, 이거 안 된다’라고 연출 감독님이나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무빙이 지금 마음에 안 들었다. 한 번만 더 가자’라고 이야기했을 텐데, 연차가 쌓이면서는 전체를 조금 더 보게 된 것 같아요. 제작 시간을 고려해 보면 이 영화, 작품을 완성 시키는 게 더 우선이기 때문에 ‘이 바스트샷보다 내가 그 뒤에 힘써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 거기에 더 집중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 컷에 대한 욕심을 포기를 했는데 나중에 편집을 붙여놓으니까 괜찮은 거예요. 그 부분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그 부분을 만약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걸 원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집중을 하다 보니까 그게 안 보이는 거예요. ‘아, 내가 이걸 포기를 한 게 잘한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 이후에도 포기를 하냐 안 하냐에 대한 결정을 빨리 내리고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포기에 대한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니, 어렵고 책임감이 따르는 선택이네요. 혹시 감독님의 MBTI는 뭔가요?
A. 대학생 때는 ENFP가 나왔었는데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INTJ로 바뀌었어요. (웃음) 아무래도 객관적이어야 하는 시선들도 많이 필요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항상 모든 상황에 대해 계획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지금 모시고 있는 감독님한테도 항상 듣는 게 이런 상황이 놓였을 때연출 감독님한테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라고, 말할 때, 그것 말고도 두세 가지의 대안을 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항상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계획적으로 사람이 변한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우연히 관심을 가지게 된 일이 즐겁고 행복해서, MBTI마저 바뀌어 버린 형정훈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열심히 영화를 보고, 원하는 촬영 방법에 관해 공부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을 위해 촬영감독으로써 해야 할 일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이제 영화를 볼 때 기술적으로 잘 찍은 촬영과 관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촬영이 어떻게 다른지 눈여겨보게 될 것 같아요. 다음 주엔 실제 촬영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주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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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이 건네는 말 '행복해지자꾸나'
글과 기억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다시 읽어보면 엥? 싶은 것이다. 나 나름대로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적었지만 신파 가득한 영화가 된 것 같아 '엥?' 싶다. 그럼 포스팅의 수정 버튼으로 마우스가 움직인다. 이거 고쳐야지. 저거 고쳐야지. '~하도록 하자'라는 말이 뭔가 어색하다. 읽는 사람들은 이 영화의 장단점을 읽고 극장에 가고 싶어서 이 포스팅을 클릭한 것인데 왠 알지도 못하는 놈이 설교하면 이상하잖아?
그래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 그리고 나와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게 뭐 나쁜 것도 아니고 그 나름의 의미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인이 나를 혐오하는 건 사실 그렇게 큰 페널티가 아니었다. 전 여자 친구 같은 존재가 아니면 신경 안 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삶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 중에서 이겨내기 힘든 건 자기혐오였다. 그래서 난 <매그놀리아> 리뷰를 쓰며 신파와 유사한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근데 뭐 그게 나쁜 걸까? 다들 그게 삶이라고 느끼니까 그와 관련된 많은 창작물이 나오는 거 아닐까 싶다. 옆 나라 일본에 사는 거장이 이런 우리에게 (비교적) 서툰 화법으로 따뜻한 진심을 건네고 있다. 프랑스 칸을 경유하고 입국한 영화를 지금 극장에서 만나보자.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
어딘가 머뭇거리고 있는 것 같다. 머뭇거리는 여자. 비가 오는 밖, 여자는 무언가를 어느 곳에 놓고 나왔다. 바바닥에 내려놓은 무언가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여자가 내려놓은 건 아이다. 그것도 방금 태어난 아기였다. 여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라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여자. 그 다른 여자는 바닥에 놓여있던 아이를 상자 안에 밀어 넣는다.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상현. 상현은 아마 혼자 살고 있는 것 같다. 보육원에서 일하고 있는 동수. 동수의 보육원에선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현과 동수는 이 베이비박스를 악용해서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인신매매를 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엄연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둘. 둘에게 아이 한 명이 왔다. 아이의 이름은 우성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인신매매를 준비 중인 상현. 상현은 동수에게 감시카메라를 삭제하라는 말과 함께 다른 가족들을 찾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이의 엄마 소영이 다시 베이비 박스로 돌아왔다. 그렇게 계획대로 착착 이어질 것 같았던 둘은 새롭게 생긴 돌발변수를 맞이하게 된다. 소영과 상현, 동수는 그렇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세 인물은 가까워지게 된다. 마치 월미도에 여행을 간 가족들처럼.
변주해서 만든 이야기
이 영화를 보다가 생각난 작품은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다. 일단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매그놀리아>의 하이라이트 신에 삽입되었던 OST를 주요 지점에 배치했다. 이 <매그놀리아>를 각본에서 삽입한 만큼 이 영화에도 그와 비슷한 모티브가 쓰였다. <매그놀리아>는 러닝타임이 3시간인 영화다. 3시간 동안 각자 다른 인물 9명이 자기혐오와 연민 속에서 빠져드는 이야기가 영화의 줄거리다. 이 러닝타임 동안 극의 전개를 비트는 장면이 있다. 이 인물들은 이 사건을 기점으로 삼아서 조금의 구원을 얻는다. 이 영화 <브로커>역시 각자 인물의 사정을 조금씩 다르게 묘사했다. <매그놀리아>에서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를 섹슈얼리티로 유혹하거나, 마약과 매춘에 피해자였던 여자의 입장을 중후반부에 한 사건으로 엮어놓았던 방식은 '아기'로 인물들을 묶은 것과 유사하다. 네 명의 사람들에게 각자 다른 입장을 2시간 안에 때려 박고도 각본의 구멍이 없게 착착 녹아들었다는 것은 역시 '거장은 거장'이라는 수식을 주기 충분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뭘 봤나' 생각해보면 인물의 말이나 제스처가 기억에 남는다. 근데 그 인물의 특성들이 꼼꼼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이라이트 신까지 극에 몰입하는데 용이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점도 있다.
묘하게 느껴지는 이질감
영화에 단점이 없진 않다. 사실 분명하기까지 하다. 일단 예고에서도 나타났던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이제 행복해지자꾸나' 이 말. 난 내가 하는 이 세상에서 몇 번 못 들어봤다. '우리 이제 행복하자'도 아니고 '행복해지자꾸나'라니. 보면 영화 대사가 아니라 2000년대 초반에 나올 법한 우리나라 단편소설 문장 같다. 이 이질감은 반복된다. 예를 들어 소영과 동수가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서 '나 이 말 두 번 하는데'라고 하면서 손가락 두 개를 표시한다. 이게 뭐 무리수를 뒀다던가 그런 건 아닌데, 굳이? 싶은 것이다. 이게 고의적으로 디렉팅을 이렇게 한 거면 과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감독이 각본을 써서 그런지 이게 예전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올 법하다는 걸 모르고 쓴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무언가 어색한 대사 방식은 이주영 배우가 맡은 이형사 역에도 똑같이 반복된다. 이형사의 상관인 수진과 차에 타고 있을 때 누군가와 대화하는 신이 있다. 이주영 배우가 평소에 쳤던, <메기>나 <꿈의 제인>, <이태원 클라스>에서 볼 수 있던 말하기 방식이다. 그런데 이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많이 어색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만든 이 영화의 강점으로 작용하는 요소들은 분명하다. 근데 단점도 그만큼 뚜렷한 셈이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거의 두 달 전에 우리나라 독립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를 봤다. 이 <태어나길 잘했어>를 보고 느꼈던 건 좋은 작품인 건 안다. 그런데 뭐랄까 한국 예술영화들이 거의 이런 톤인 느낌? <벌새>, <우리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소공녀> 등등 버거운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우리에게 격려를 하는 건 좋다. 당연히 나 역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신에서 위로받았으니까. 그런데 <원더풀 라이프>에서 '당신을 대표하는 기억은 무엇인가요?'를 간접적으로 전했다는 것과는 뭔가 다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구나' 느끼는 것이다. 퀄리티 있는 연출법을 갖고 있던 사람이기엔 엥? 싶은 구석이 있다. 또, 소영이 누군가에게 쌍욕을 늘어놓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강간'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영화 자체가 어떤 이야기를 허구를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 대 사 자체의 개연성이 좀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서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할 사람은.. 한 20000명의 1명쯤? 솔직히 아예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근데 잘 만들었어
그렇게 단점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수작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앞에서도 썼듯 캐릭터 설정에 부여한 섬세한 디테일이 탁월했다. 특히 송강호 배우기 연기했던 상현은 나쁜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이유가 어찌 됐건 자기의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이다. 심지어 자기 딸과 아내에게도 잘 못했다. 아마 도박 빚 때문에 두 사람을 떠나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직업은 '세탁소 사장'이다. 무언가를 '빨아 다시 써야만 하는' 상현의 입장과 유사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 인물은 자기 내면의 모순까지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소영이 상현에게 '이 사람들을 일찍 만났다면 우성이를 보내지 않아도 될 텐데'리고 말한다. 상현은 대답한다. '아직 늦지 않았어'라고. 근데 그 '아직 늦지 않았어'라는 대답이 소영에게 잘 들리지 않는다. "응? 뭐라고?" 소영이 답한다. 상현은 다시 대답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삶이 계속해서 같은 하향곡선을 계속 찍게 되면 세탁으로도, 비가 내리는 것만으로도 국면전환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쩌면 극에서 각본을 쓴 사람이 유지하고자 했던 거리감은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묘사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또 다른 장점은 수진 캐릭터다. 수진은 단서가 없는 인물이다. 수진이 왜 우성을 베이비박스 안에 놨는지도 제시되지 않는다. 그리고 왜 소영을 미워하는지, 엔딩부에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런 입장까지 놓였던 이유는 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철저한 의도 아래 놓여있는 인물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과감하게 이 인물의 원인과 동기부여를 생략해서 감정적으로 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넓혔다. 그리고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인지해서 경제적으로 극 전개를 이끌어낸다. 이 인물에게 <매그놀리아>의 래퍼런스를 넣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 <매그놀리아>는 9명의 인물이 각자의 이유를 들어 자기혐오를 토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기혐오를 우연처럼 보일 수 있는 일을 바탕으로 극복해낸다. 그 에피소드가 각자가 갖고 있는 상처를 본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냐? 아니다. 전혀 상관없는 방식이다. 근데 이 사람들이 자기혐오를 겪는 이유를 일일이 찾으려면 너무 복잡해서 풀 생각조차 안 든다. 그렇게 복잡한 사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매그놀리아>가 던지는 해결 방식은 탄력을 얻는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 덕에 인물은 각자의 구원을 조금이라도 찾게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역시 이런 방식을 택했다. 폴 토머스 앤더슨은 자기혐오의 해결 방식을 얼핏 보면 생뚱맞은 수를 골랐다면 본 작의 각본가는 그냥 이유를 없애버렸다. '인과관계가 뚜렷한 해결책' 대신 '문제의 원인을 없애버린' 설루션을 고른 것이다. 이렇게 수진 캐릭터의 설정으로 영화는 관객에게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에게 용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안겨준다. 또 이렇게 괄호 쳐져 있는 인물을 배두나 배우가 잘 소화하기도 했다. 이미 합을 맞춰본 적이 있어서 그런가 배우의 장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수진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감독 특유의 꼼꼼한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중후반부 소영이 어떤 인물을 쳐다보는 신이 있다. 한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한다. 근데 카메라는 그 행동을 찍어주지 않는다. 그 대신 소영의 모습을 클로즈업한다. 감독이 생각하는 이 영화의 거리감인 셈이다. 그렇게 소영이 자기를 용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걸 묘사하는 꼼꼼한 연출이다. 또 월미도의 놀이동산에 가는 신이 있다. 이 부분도 인물들의 입장과 놀이동산이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 또 장소 설정도 좋았다. 극본의 하나하나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아무튼 이 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보시길 바란다. 극에서 엄청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난 엔딩도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하게 끊었다. 덧붙이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많은 분들이 매긴 이 영화의 평점들이 0.5점은 더 깎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신에서 단점으로 작용했던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버거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게 하고 싶던 말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유가 있었던 칸의 선택
이 영화로 송강호 배우가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7년 역시 송강호 배우가 나왔던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고 15년 만에 이룬 한국영화의 쾌거다. 이 영화에서 연기 정말 잘했다. 송강호 배우가 과연 어디에선 연기 못했나? 싶긴 하다. 근데 뭐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잖아? 이 작품에서 정말 반짝반짝 빛났다. 9할이 착하고 1할이 악한 인물의 이중성을 묘사하는데 탁월했다. 아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송강호 배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든 것 같다. 전반부보다 후반부의 상현이 더 빛난다. <밀양>의 전도연 배우처럼 초장부터 끝까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퍼포먼스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의 배경을 만드는 연기였으니 과연 상 받을만하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송강호 배우의 최고작까지는 아니었다.
송강호 배우 이야기는 아니지만 배두나 배우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에서 느껴졌던 '일본어를 한국어로 옮긴 괴리감'이 유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배우이기도 하다. 또 뭔가 사연 있는 눈빛이나 후반부에 가서 드러나는 인물의 입장까지 뭔가 신비로운 캐릭터 설정을 잘 소화했다. 그리고 이지은 배우도 잘했다. 무난했다. 의외로 욕을 잘해서 놀랐다. 근데 몸싸움은 잘 못하는 듯하다. 아. 난 이 영화를 보고 아이유의 팬이 되었다.
너무 예쁘.....동수 역의 강동원 배우의 영화 필모그래피에서 이 <브로커>가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유약해 보이지만 깊은 남자의 내면이 느껴지는 연기였다. 잘할 수 있는 연기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오리지널리티에 있었으니 과연 물 만난 물고기인 셈이다.삶이란 게 지겹긴 해도 좋은 게 맞는 것 같아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말, 사실 참 어려운 이야기다. 각자가 갖고 있는 상처는 가지각색으로 다르다. 0대 100쯤의 과실이라면 모르겠지만 우린 인간이기 때문에 조금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 그 일 때문에 태어나길 잘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하는 것은 참 어렵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참 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짠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렇게 서글픈 우리를 <브로커>는 놀이동산으로 데려간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다. 또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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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도 밟으면 존버한다고 했지! <덤 머니>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고,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이젠 이 말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개미도 밟으면 ‘존버(존중하며 버티기)’한다고. 우스갯소리냐고?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이 말은 더 이상 농담 섞인 말이 아니다. 2021년 ‘게임스탑’ 사건 이후,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원상 복귀시킬 정도로 힘을 갖고 있다. 영화 <덤 머니>는 ‘게임스탑’ 사건을 다루며, 어떻게 이 말이 그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 믿기지 않는 그러나 지금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기적의 힘을 스크린에 투영한다.
평범한 가장이자 보험회사 직원인 키스 길(폴 다노). 하지만 지하실에 마련된 PC를 켜면 그는 주식 관련 유튜버 ‘표효하는냥’이 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안 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인생 떡상을 위해 노력하는 그는 게임 아이템 오프라인 판매처 ‘게임스탑’을 주목한다. 공매도 세력 때문에 주가가 좋지 않지만, 평가 절하됐다는 확신에 그는 모든 자산을 여기에 쏟아붓는다. 그리고 주식 시장에 따른 자신의 자산 변동 추이를 유튜브와 온라인 게시판 ‘레딧’에 올린다. 믿음이 통했던 것일까? 게임스탑은 지속해서 호가를 치고,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게임스탑 대규모 공매도를 이끈 게이브 플롯킨(세스 로건) 이하 대형 헤지펀드사들은 돈을 쏟아부으며 공매도 판을 키운다. 이에 질세라 키스 길과 개미들은 ‘존버’라는 연대를 무기로 피 튀기는 전장에 참여한다.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은 말 그대로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2021년 1월, 게임스탑 주식을 놓고 키스 길과 한 배를 탄 미국 개인투자자들 WSB(월스트리트베츠)와 대규모 공매도 세력이 매일 전쟁을 벌였다. 당시 하루에 130% 올랐다가 60%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438달러까지 오르다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금전 롤러코스터는 한 달 동안 이어졌다. 결국 승자는 WSB. 이 공매도를 이끈 주인공인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 창립자 게이브 플롯킨은 수십억 달러를 잃고 폐업한다. 이 싸움은 미국 경제를 뒤흔들었다. 그만큼 미국 주식 시장이 생긴 후 처음 있는 일로, 금융계의 프랑스 혁명, 금융 봉기 등으로 불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다룬 <덤 머니>의 첫인상은 깔끔하다. 주식을 알든 알지 못하던 간에 이 이야기에 금방 빨려 들어간다.(필자는 주식의 ‘주’자도 모른다.) 그만큼 주식이란 진입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는 이 영화의 장점이다.
영화의 매력 지분은 이야기의 뼈대인 다윗과 골리앗. 힘없는 소시민들이 작은 희망을 품기 위해 주식에 넣지만, 결국 이익과 이들의 희망까지 갈취하는 건 돈 넣고, 돈 먹기의 달인인 헤지펀드사, 월가 놈들이다. 야바위 꾼은 아니지만, 대대손손 돈 넣고 돈 먹기의 노하우와 부를 축적한 이들의 만행은 다시 한번 자본주의의 폐해를 직시하게 한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반기를 든 표효하는냥과 WSB의 봉기는 충분한 공감과 당위성을 갖는다. 그리고 진격한다. 주식 때문에 돈 때문에 눈물 흘린 사람이라면 쉽게 동참이 가능하다.
영화는 자칫 이 사건이 그들만의 리그로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쓴다. 당시 영화의 배경인 2021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 경제 하락, 가계 위기, 생과 사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노고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의 슬픔 등을 키스 길의 가족사는 물론, 홀로 아들들을 키우는 워킹맘 간호사, 돈이 필요한 게임스탑 직원,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대학생들을 통해 전한다. 이렇게 힘든 상황과 대조적으로 자신의 배만 불리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부각하는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키스 길의 이유 있는 존버에 박수를 보내게끔 한다.
꽤 단단한 도약판을 마련한 영화는 기존 시스템에 대항한 개미들의 떡상 실화를 시각적으로도 돋보이게 하며 상승곡선 이룬다. 당시 유행한 인터넷 밈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건을 다룬 뉴스와 비대면 청문회 장면, 다양한 힙합 음악들이 제대로 된 영향을 미친다. 이 활용을 통해 영화는 고착화된 기존 주식 시장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킨 이 사건의 시초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촉발되었다는 점, 그 안에 담긴 자유분방한 의견과 연대가 모인 결과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더 나아가 새로운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준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서의 힘은 커졌지만, 그 반대로 스테레오 타입의 무난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아쉬움은 있다. 결국 긍정적인 생각을 지닌 다윗들이 존버를 통해 승리한 이야기로 귀결되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그 힘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주식 시장을 소재 자본주의가 가진 명과 암을 다양한 방향으로 모색했던 <빅쇼트>보단 시각의 넓이가 작고, 생각의 깊이가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의미를 가지는 건 연대가 지닌 ‘희망’이다. 아무리 작은 힘이라도 뭉치면 살 수 있다는 진리가 바로 그것. 극 중 키스 길 역을 맡은 폴 다노의 얼굴은 평범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길을 오롯이 가는 뚝심이 보인다. 그 뚝심이 길어 올린 결과물은 거대한 투자 이익이 아닌 골리앗을 이겼다는 자신감과 경험이다. 이는 키스 길 외 게임스탑으로 힘을 모았던 개인투자자들도 함께 같은 결과물을 받는다.
영화 속 키스 길은 빈 운동장을 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균형이 맞춰진 운동장에서 그는 계속 뛴다. 주식이든 뭐든 모든 패(정보)를 다 까놓고 정정당당히 경쟁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스탑 사건 이후 월가도 개미들도 사고의 변화를 겪었다. 개미도 밟으면 존버하는 세상. 주식 시장의 운동장의 기울기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 그린나래미디어
평점: 3.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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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재키의 링> 공식 예고편
아카데미 수상 배우 할리 베리가 주연 및 감독을 맡은 스포츠 드라마로, 감동을 선사한다. 모두가 실패한 인생이라고 고개를 젓는 상황에서 파이터로서, 엄마로서 자신의 삶을 되찾는 인간 승리의 여정이 그려진다. 불명예를 안고 링을 떠나온 종합격투기 선수 재키 저스티스(할리 베리). 마지막 경기 이후 계속되는 불운과 사그라들지 않는 분노, 후회로 수년의 시간을 보낸 그녀가 매니저 겸 남자친구인 데시(아단 칸토)의 설득으로 냉혹한 언더그라운드 격투장의 링 위에 선다. 재키의 실력을 단숨에 알아본 격투 리그 프로모터(셔미어 앤더슨)는 그녀에게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돌려주리라 약속하고, 재키는 그렇게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핏덩이일 때 양육을 포기했던 아들 매니(대니 보이드 주니어)가 그녀를 찾아오면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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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돌스크에서 온 남자> 예고편
니콜라이는 암스테르담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는 포돌스크에 살고 있으며, 음악적 성공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지역 신문사의 말단직원일 뿐이다.
갑자기 모스크바의 경찰이 그를 체포하고,
니콜라이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놀이기구에 탄 것 같다.
정말 니콜라이는 경찰서에 있는 것일까?
견장을 차고 있는 이 까다로운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니콜라이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