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2-28 17:12:18
거장들의 명작을 오마주한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
<로봇드림> 3월 13일 대개봉
로봇드림 & 맨하탄
로봇드림 & 원스
로봇드림 & 오즈의 마법사
뉴욕 맨헤튼에 혼자 사는 '도그'에게 단짝 반려 로봇이 생기며 벌어지는
꿈같은 일상을 그린 리드미컬 무비!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노미네이트
제76회 칸 영화제 특별 상영 부문 공식 초청
제 47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콩트르상 부문 대상
제 36회 유럽영화상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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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영화의 공식을 담았다. 감상 끝
그리스에서 한 기자가 살해되었다.
언론은 이 일을 CIA가 벌인 일로 몰아가고 있었고, 현장 증거도 꽤나 그럴싸해 CIA가 범인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위기를 느낀 CIA는 그들이 버린 카드인 전직 요원 스티브 베일을 다시 기용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CIA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이 일을 받는다.
함께 임무를 수행할 케이트도 함께 동행하지만 이 남자, 뭔가 감추는 것 같고, 수상하다.
그를 향한 케이트의 의심은 커져 가는데.....
1. 이 리뷰는 액션에 대한 리뷰가 아닙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액션영화를 보고 액션이 좋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액션 영화를 보려 가서 액션 장면은 전부 눈 감거나 다른 곳을 보면서 허공을 응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무리 픽션일지언정 유혈사태를 보고 정신이 온전할 자신이 없다.
그런 사람이 액션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한다니,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그래서 이번 리뷰에는 액션에 대한 어떠한 상세한 리뷰도 없다.
정말 죄송하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다분히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뿐일 것이다.
2. 전형적인 미국 친화적인 영웅의 등장
순전히 나의 의견이긴 하지만 다분히 미국적인 히어로물의 몇 가지 공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1. 과묵하고 마이웨이 성향이긴 하지만 임무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굉장한 남성성을 소유한 요원 (아무래도 첩보요원이니 남성성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자)
2. 생각보다 낭만을 꽤나 중요하게 여겨서 자신만의 문화적인 취미가 하나씩은 있다.
3. 꽤나 로맨티시스트인 경우가 많다. (언제나 굳이? 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주절주절)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헐리웃 영화의 히어로들은 대충 이 요소들 하나는 해당되지 않을까.
'브릭레이어' 속 스티브 베일도 전형적인 이런 요소들을 모두 갖춘 캐릭터이다. 내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하며, 또 그 말을 제대로 이행하는 상남자적 바이브 하며, 그 와중에 음악을 사랑하는 낭만도 놓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인 빌런인 라덱과의 유대가 있었던 것이 중간중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그가 라덱의 죽음 혹은 실종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대충 봐도 그건 알 수 있게 된다.
다분히 공식에 충실해서 캐릭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액션물은 히어로가 얼마나 멋있는지, 그에 따라 소위 뻑이 가게 되는지에 승패가 갈린다고 생각하는데, 베일은 충분히 멋있지만 그 정도 멋있는 영웅들은 충분히 많이 생각이 나는 것을 보아 다른 영웅들과의 차별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는 아직 나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다.
예를 들어, 데드풀의 경우 앞의 모든 요소들을 충족하지만 단 한 가지를 위배했는데, 과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입을 그렇게 잘 놀릴 수가 없었다.
토니 스타크 또한 그도 그렇게 과묵하진 않았었다. TMI가 많았던 히어로라고나 할까.
이 공식들에 하나는 위배되어야 사람들이 캐릭터적으로 신선하다고 느낄 텐데, 이 베일 양반은 클리셰 영웅이셨던 것 같다.
분명히 멋있고, 액션도 시원한 편인 것 같은데 그 다음의 장면들이 예상 가능하다.
분명히 멋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계속 생각난다. 예를 들면 토니 스타크... 예를 들면 슈퍼맨 기타등등...
3. 여성 캐릭터들의 클리셰
이 영화들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도 굉장히 예상 가능한 캐릭터들이다.
CIA 중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중에 그리스 지부장은 믿는 것을 보며 '아, 이 분은 전여친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처음에 케이트와는 혐관인 것을 보면서 '아, 케이트와는 로맨스가 생기겠구나'라는 느낌이 오게 된다.
그리고 이런 나의 예상은 대체로 맞아 떨어졌다. 여성 캐릭터들을 주인공의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로맨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로 그려내어 아쉽다.
액션 영화와 로맨스 영화는 만드는 데 있어 참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액션 장르 또한 워낙 명작도 많고 하다보니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지점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눈도 많이 높아져 웬만큼의 멋있음과 액션 그리고 캐릭터성만으로는 대중들을 사로잡긴 힘들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만드는 사람들의 고충도 깊어지겠지.
쓰다가 딴 길로 새긴 하는데, 그런 점에서 참 액션의 퀄이 다소 촌스러울 수는 있으나
서사나 캐릭터성으로 봤을 때에는 00년대의 감성을 현 시대 액션 영화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도 그렇고, 원티드도 그렇고.....
그 시절의 액션 영화들이 훨씬 센세이션했었던 것만 같다. 그래서 여러 국가에서 양산되는 새로운 액션 영화를 볼 바에는 이런 과거의 액션들을 내용을 다 알면서도 계속 N차 관람하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다.
4. 반가운 배우와의 만남
뭔가 전부 다 디스만 한 것 같은데
오래간만에 반가운 배우를 만나서 그저 반가웠다.
물론 새로운 배우를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운 과정이지만
이미 알고 있지만 소식을 잘 모르던 배우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아론 에크하트 배우는 나에게 있어 '다크나이트'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배우이고
어렸을 때 몇 가지 영화를 통해 활발히 활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배우인데
간만에 보게 되는 것도 반갑지만 무려 적지 않은 나이일 텐데 중후한 액션 스타의 모습으로 보니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추억의 배우가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내심 기뻤던 것 같다.
그가 나의 가족도 아니고 그렇게 덕질하던 배우도 아니면서 유난인가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의 활동을 응원한다.
이 영화는 그렇게 잘 못 만들었다고 할 만한 영화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생 영화가 될만큼
잘 만든 액션 서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액션 자체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어 액션 서사라고 표현해본다.) 나는 액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싶은 분들이 있다면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당 시사회는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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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억 2천만불짜리 특색없는 SF 가족영화
굿 한 번 해야 하나! <어벤져스> 시리즈의 루소 형제와 넷플릭스와 궁합이 너무 안 좋다. 전작 <그레이 맨>도, 이번 작품인 <일렉트릭 스테이트>도 하나같이 이들이 연출한게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특히 3억 2천만불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번 영화는 더더욱 그렇다.
1990년대 미국에서 내전이 벌어진다. 남과 북이냐고? 인간 vs 로봇이다. 인간을 위해 봉사하던 로봇이 자유를 외치며 반란을 일으킨 것. 하지만 전쟁의 승자는 인간이 되고, 패한 로봇은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추방 구역 ‘일렉트릭 스테이트’에 모여 산다. 한편, 교통사고로 부모와 남동생을 잃은 미셸(밀리 보비 브라운)은 목적없이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 동그란 얼굴의 노란 로봇 ‘코즈모’가 그녀를 찾아온다. 인간 세계에서 로봇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법범행위. 본의 아니게 이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동행하게 되고, 괴짜 밀수업자 키츠(크리스 프랫)와 로봇 동료 허먼과 함께 일렉트릭 스테이트로 들어가게 된다.
<일렉트릭 스테이트>는 시몬 스톨렌하그의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영상화 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사이버펑크 장르인 원작의 세계관은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소녀의 마음을 대변하듯 우울하고 공허한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작은 로봇과의 여정을 통해 이 작품이 보여주는 건 첨단 기술 사회가 무너진 황폐한 모습이다. 전쟁 이후 방치된 로봇 잔해, TV 대신 가상현실 기술인 뉴로캐스터에 의존하는 사람들 등 어쩌면 우리의 가까운 미래가 될 지 모르는 모습을 그린다.
루소 형제에게 이 원작 세계관은 흥미로웠을 터. 감독은 기본 원형과 주요 소재는 가져오되, 영화적 재미를 위해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을 대거 투입한다. 무엇보다 너무나 무거운 분위기를 살짝 업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하는데, CG와 모션캡쳐로 구현한 다양한 종류의 로봇들과 흡사 만담군처럼 보이는 키츠와 허먼 콤비가 그 요소다.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레트로 로봇들의 향연 그 자체로 시선을 모으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증명한 크리스 프랫의 실없는 농담은 어느 정도 들을만 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오래가지 못한다. 극 중 세계관은 매력적이지만 새롭지는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SF 장르 영화에서 숱하게 봤던 요소들이 자꾸 겹치는 건 물론, 인간 캐릭터들의 매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미셸과 키츠는 물론 빌런 들도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라 너무나 예상 가능한 모습으로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 문제라기 보다는 가족 타깃 취향에 맞추다 보니 생긴 문제로 보인다. 액션 수위 조절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캐릭터와 로봇들의 이야기와 매력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예상 가능한 지점까지만 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후반부 대규모 액션도 그렇고 적절히 순화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 제작비의 향방만 찾는 자신을 발견한다.
극 중 대사에도 나오지만 영화는 사람 사이의 인간적인 연결과 접촉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그 장애물이 뉴로캐스터로 나오는데, 영화 속 사람들은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이 장비에 의존한채 살아간다. 두려움에 휩싸여 전자 기기에 의존하는 삶을 택한 사람들은 더 외롭고 고립되어 가는데, 이는 SNS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모습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더불어 로봇과 인간의 대결은 흑인과 백인, 이민자와 미국인의 대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 영화 취향에 너무 맞춘 탓일지 이런 현실적인 메시지는 너무 가볍게만 담긴다.
<일렉트릭 스테이트>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루소 형제와 넷플릭스의 협업은 잠시 쉬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제작비를 최대한 적절히 배치하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제작비는 너무 과해보인다. 부족한 완성도가 계속 눈에 밟힌다.사진제공: 넷플릭스
평점: 2.0 / 5.0
한줄평: 너무 과한 제작비, 너무 부족한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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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호러영화에는 재미도 있고 슬픈 전설까지 있어
여러분은 어떤 것에 무서워하는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걸 무서워하는 것 같다. '이렇게 될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던 게 현실화되면 무섭다. 거의 대부분 현실로 이뤄지는 게 함정이지만 이 공포에 무덤덤함이란 없다. '혹시 누가 화장실 물을 안 내렸으면 어떡하지' 싶으면 간혹 그 더러운 광경을 보게 된다. 비단 시각적인 것으로만 국한 지을 필요는 없다. '이 쯤되면 뭐 하나 잃어버릴 것 같은데' 싶으면 잃어버린다. '돈 다 쓸 것 같아'라면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돈이 빠진다.
당연히 우리 모두 다 재미없는 삶을 싫어하기 때문에 혹시 나를 두려워할 것이다. 이게 심해지면 불안장애라는 병으로 발현되기도 하지 않나. 이런 걸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 외로 내 운명이 바뀔까 하는 두려움은 거의 클래식에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각자가 믿는 신에 다들 기대곤 하는 거 아니겠어? 그 점을 활용한 예술 장르가 공포영화고. 한국과 그렇게 멀지 않은 곳 대만에서 호러영화 한 편이 공개됐다. 이 영화, 무섭다, 기괴하다. 당신의 110분을 사라지게 만들기 충분하다. 저주 걸린 여자의 삶 가까이에 다가가 보자.
건드리지 말아야 했던 것
저주가 있다고 한다. 여자는 저주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백하는 여자. 자기를 리궈난이라고 소개한 주인공은 과거에 있던 일을 털어놓는다. 끔찍한 금기를 건드렸다는 여자. 금기를 건드린 탓에 리궈난의 주변에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카메라를 들고 간 경찰서에는 의문의 자살사고가 벌어진다. 계속되는 불행에 삶에 벌어지는 일들을 체념하기로 한 것 같다. 리궈난은 자기의 처지를 고백하고 금세 이 영상을 찍고 있는 이유를 말한다. “우리 딸의 불행을 극복하고 싶어서에요”
카메라는 리궈난의 일상으로 옮겨간다. 리궈난에겐 딸 한 명이 있다. 어두운 낯빛이지만 그래도 환하게 웃어 보이는 어머니 리궈난. 리궈난은 양육권을 뺏길 위기에 처한 것 같다. 평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친모로서의 권리가 박탈될지도 모른다. 카메라와 리궈난은 한 남자와 만난다. 아마 공동으로 양육권을 가질 아버지가 되는 분인 것 같다. 촬영하고 있는 영상의 목적 ‘영상일기’를 설명한다.
둬둬는 리궈난 인생의 전부다. 그녀가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도, 유일하게 웃는 것도 딸을 만날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다. 그런데 마음대로 편하게 굴러가진 않는다. 같은 차에 탔는데도 흐르는 어색한 기류. 차에 타서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 그래도 둬둬와 리궈난은 행복할 자격이 있다. 간단한 놀이로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녀. 둬둬는 어머니 리궈난에게 살짝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갑자기, 돌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시작됐다. 리궈난은 정해져 있던 저주를 맞이하기 시작한다.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사실 뻔하다. 이 영화는 호러영화의 클리셰를 따라가고 있다. 호러 영화에서 주인공이 저주에 걸리는 설정은 가지각색으로 다양하다.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 아무 이유도 계기도 모른 채로 맞이한 비극, 식인종 연쇄살인마와의 대담, 내재되어있는 분노 폭발 등 기존에 있는 호러 영화 수작들처럼 창의성 있는 도입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심지어 이 금기를 건드리게 된 계기는 허무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뻔하다. 당장 떠오르는 <텍사스 전기톱 2022>부터 <이블데드>까지 전통과 근본의 주요 소재를 기시감이 들 정도로 답습하고 있다. -후술하겠지만- 이 영화의 강점은 저주의 시각화다. 이 저주를 시각화한 방식은 다른 영화와는 다른 차이점을 부여한다. 이 저주에 힘을 빡 줘서인지 인트로에 힘이 영 없는 건 분명한 단점이다.
이 단점이 영화 초반부에 제시되면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초반부가 지루하다는 점이다. 이야기 전개가 예상대로 이어진다. 눈길을 잡아끄는 건 자극적인 저주뿐이다. 단점이 이런 선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편집이 좀 산만한 감이 있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영화의 등장인물이 직접 카메라를 찍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형식)의 특성이 어느 정도는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 장르의 특성을 감안했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내용이 좀 있다. 구체적으로 초입부의 저주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첫 번째로 저주가 시각화되는 장면이 있다. 이 신은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후반부의 폭주하는 이야기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다음 장면에 '어떻게 주인공들이 저주에 걸리게 됐는가'를 정작 영화에서 힘을 주고 싶은 부분이 너무 대놓고 드러나는지라 전반부는 기능적으로 단지 분위기만 제시하기 위해 쓰인 느낌이 강하다. 냉장고에 물건들이 다 엎어지고, 느닷없이 꼽등이가 날아들며 불이 깜박깜박하는 것이 후반부까지 통일성 있게 나타나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전반부는 그냥 잊힌다. 이 장면에서 둬둬가 저주가 걸린 부분을 1/3으로 줄이고 중반부로 이야기를 전개했어도 큰 무리는 없다. 이런 식으로 초반부는 단지 무서운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만 쓰인다. 이때 이 영화의 미술팀이 열일을 해서 무서운 느낌을 내는 건 충분하다. 그런 측면에서는 영화의 성취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자극적으로 높은 템포를 단지 유지하기 위해서 러닝타임을 썼다는 점은 사람에 따라서 지루하다가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디어가 너무 재치 있고 흥미로워서 영화의 서사가 희생된 느낌?
이 단점은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앞에서 쓴 현재 시퀀스 바로 다음은 과거 회상이다. 어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던 주인공. 친구들과 함께 한 마을의 전통을 취재하려고 한다. 이 취재는 리궈난이 저주에 걸린 계기가 된다. 그니까 둬둬가 걸려있는 저주의 증상을 보여주고 리궈난이 이 위기에 봉착한 원인을 엇갈려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 방식은 중반부 터닝포인트가 있기 전까지 지속된다. 근데 이건 사실 좀 더 쉽게 전개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초반부에 주인공이 이렇게 말한다. '이 저주를 알면 알수록 더 큰 위험에 빠져들어요'라고. 그러면 이 저주가 대체 뭐하는 것이길래 인물들을 이렇게 끔찍한 비극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걸까? 의문점이 든다. 난 이 저주의 숙주에 대해 알고 싶다. 그런데 계속 저주가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지를 보여준다. 그게 불필요한 건 아닌데 주인공이 어겼던 종교적인 금기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영화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끊기는 느낌인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엇갈려 배치할 필요가 없는 느낌이었다. 이게 현재 시점에서 겪는 저주 연출이 현실적으로 기괴해서 그렇지 미술팀의 열일이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굉장히 큰 실수를 저지를 뻔했다. 다행히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저주와 싸우는 인물들을 보여줘 이야기에 집중이 되지만 천천히 쌓아 올린 빌드업이 불친절한 것은 영화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관점에서 저주에 걸린 모녀의 모습 - 과거에 어떻게 저주에 걸렸는가 - 현재 관점에서 저주와 싸우는 인물들 - 하이라이트 신(과거 회상) - 엔딩으로 이어져도 극이 훨씬 깔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영화의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엔딩이다. 아마 "..?" 싶을 것이다. 중후반부까지 쌓아 올린 압도적인 이미지에 무색하게 좀 허무하게 끝난다. 근데 이 영화는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무섭고 기괴한 에너지가 강점인 영화다. 그래서 엔딩이 그렇게까지 페널티는 아니다. 좀 어이없을 뿐. 아무 인상도 주지 못하는 엔딩이었다. 이 부분은 직접 확인하시길!
압도적인 시각 디자인
이 영화는 이렇게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사실 장점이 훨씬 더 크다. 일단 앞에서도 쓴 시각 디자인은 정말 노력의 대가가 그대로 나타났다. 일단 기괴한 이미지를 너무 잘 짰다. 어쩜 그렇게 무서운 짓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초반부에 어떤 할머니가 차 밖에서 인물을 관찰하는 신이 있다. 그냥 슥 지켜보는 게 아니라 딱 달라붙어서 구경한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서 하는 행동들, 몸의 각도들, 대사들까지 경제적인 활용법이 돋보인다. 이 감독은 어떻게 해야 그냥 지켜보는 행위로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들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기괴한 짓만 골라서 러닝타임을 끌고 가기 때문에 호러 영화의 제1원칙 '일단 무서워야 함'을 아주 충실히 충족한다. 그래서 이 영화 자체가 재미있는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계속 생각난다. 하이라이트 신에서 만든 세트장은 진짜 실제로 그런 게 있을 법하다.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뭐라 뭐라 보여주지 않아도 디자인의 현실감 하나로 모든 설득력을 갖는다.
이 시각 디자인의 강점은 신체를 활용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분명 여러분들이 다 익숙한 맛일 것이다. 근데 그 익숙한 맛에서 살짝 비켜나가서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초반부에 입 안을 열었는데 치아가 많은 장면이 있다. 이 때 치아가 좀 누리끼리하지 않다. 정말 새하얗다. 근데 입 안이 또 완전 새빨간색은 아니다. 적당히 빨갛다. 적당히 빨갛고 아예 새하얀 치아를 탁한 조명으로 묘사한다. 이 이미지에서 오는 기괴함은 아직도 생각날 정도다. 그리고 무슨 피부에 발진이 나는 형태도 현실감 있게 잘 그렸다. 단순히 끔찍하게만 그려서 무서운 게 아니다. 진짜 일어날 법한 상처라서 더 무섭다. 이 상처를 비추는 조명이나 촬영 방식도 잘 골랐다. 연출자의 섬세함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믿음이 가는 이 느낌
<랑종>이 생각난다. <랑종>과 이 영화는 어느 정도 비슷한 감이 있다. 아시아권의 영화감독이 동양적인 소재로 호러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궤를 공유한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도 장점을 공유한다. 바로 신뢰를 팍 주는 중심인물들이다. <랑종>에서는 님 역을 맡은 배우가 실제 다큐를 보는 듯한 든든한 연기를 보여줬다. 반대로 이 영화에서는 유사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인물의 특성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인물의 표정연기와 대사 치는 톤으로 신뢰감을 형성한다. 이 사람은 진짜 그럴 것 같다. 그리고 후반부로 이어지는 폭발하는 연기 역시 생동감 있게 잘 소화했다. 이 인물의 행보, 등장과 퇴장을 유심하게 지켜보면 극의 배경이 되는 연기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또 모녀의 연기 역시 좋았다. 특히 아역 배우 둬둬를 맡은 배우는 고생깨나 했을 것이다. 이 호러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을까? 90년대-00년대 아마 태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귀신 들린 연기를 깔끔하게 잘 소화했다. 또 리둬난 역을 맡은 배우도 리액션 연기가 좋았다. 기괴한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어딘가 불안한 내면을 탄탄하게 소화했다. 어쩌면 불안한 각본을 이끌 수 있었던 건 이 세 배우의 호연 덕이다.
그냥 보기 좋아
영화를 왜 볼까? 난 그냥 본다.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본다.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라는 매개체가 주는 특성은 남다르다. 가끔은 장점이고 단점이고 나발이고 순수하게 무서운 영화가 끌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이 장점을 충실히 구현하는 좋은 영화다. 일정한 톤으로 기괴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 역시 극에 빠져드는 장점이 될 것이다. 시각 디자인팀이 만든 영화의 에너지를 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 후딱 지나가 있을 것이다. 작년 <랑종> 역시 무서운 영화였다. 이 영화는 <랑종>의 장점과 단점을 어느 정도는 갖고 와 나름의 방식으로 변용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맥주 깐 상태로 보기 좋은 공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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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딜런 영화에서 밥 딜런이 없었다면 큰일 났을 영화
과거 한참 음악에 미쳐있던 시절, 강헌 교수님의 <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1>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 책을 모두 읽은 후 필자의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예술의 역사와 반전은 반항에서 시작한다."였다. 특히나 음악 같은 경우, 한 사회를 주름잡고 있던 장르가 새로운 장르로의 변혁을 거치기 위해선 반항의 역사가 항상 동반되었다. 재즈가 그랬고, 포크 음악이 그랬으며, 로큰롤이 그랬다. 재밌는 것은 그 재즈, 포크, 로큰롤도 후대 장르에게 밀릴 때에 그들이 밀어낸 방식과 동일한 방식인, 젊은 세대의 기성 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작지만 울림있는 반항들은 현재의 음악사까지 이어져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그렇기에 현재까지의 음악사를 반항의 역사로 칭하는 것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역사 속엔 우리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로큰롤의 황제인 엘비스 프레슬리, 이름이 곧 역사인 비틀즈,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리고 반항의 아이콘이자 최초의 작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음악에 빠질 수 있었고, 작사와 포크 음악을 통해 최고의 스타텀에 올라 지금까지 그 전설을 지켜올 수 있었는지 그 연대기를 보여준다.
포크 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한다면 어쿠스틱 기타 외에 다른 악기들을 달리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의 음색으로만 승부를 보는 장르이기 때문에, 가수의 음색과 개성, 분위기, 리듬 그리고 가사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포크 음악을 우리나라 말로 직역하자면 민요 음악이고, 민요라 함은 그 사회와 국가의 전통과 분위기를 담아 만들어진 음악이다. 그렇기에 포크 음악은 휘황찬란한 조명이나 무대 효과, 화려하고 볼거리가 충만한 무대 퍼포먼스로 승부하는 음악이 아니라 노래 속 감정을 함께 공유하고, 음악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하고, 함께 비판하고, 함께 일어설 힘을 나누는 음악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엔 영화 <위키드>과 같은 뮤지컬 영화만큼이나 음악이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모두 주인공인 "밥"이나 당시 포크 음악을 하는 인물들이 직접 연주하는 식으로 관객에게 제공하게 되는데, 이런 씬들 모두 연주 중인 뮤지션의 얼굴과 표정, 입에서 나오는 가사에 집중하게 하여 가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당시 사회 전반에 관한 것들을 부연 설명이나 기타 소잿거리를 통해 소개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이 젖어들 수 있게 한다. 과연 최초의 작사 노벨 문학상다운 가사들은 오히려 전쟁이 끝난 후의 냉전시기와 인종 차별 금지 시위의 혼란한 형국의 미국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효율적이었고, 영화가 마치 가사가 없지만 가사가 들리는 한 개의 재즈 음악같은 매력을 소유하였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친절하다', '안 친절하다'의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굳이 구분지어야 한다면 불친절하다 편에 속한다. 당대 사회적 분위기나 당대 유명 밴드와 뮤지션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소개나 묘사는 다소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관객들이 영화 속 맥락이나 상황 속에서 눈치껏 이해해가는 편이 수월한 편이며, 음악사적으로나 포크 1960년대에 기초 지식이 동반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일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영화의 다소 불친절하다는 특징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에 대한 기초 지식이 빈약한 필자에에게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지장이 있지 않았고, 영화 속에서 제시하는 단서나 소재만으로도 영화 자체를 즐기는 데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는 포크 음악이 주류 음악이 아니던 시절부터 시작한다. 이곳 저곳을 떠도는 방랑자처럼 보이는 이는 당시 포크 음악으로 유명세가 있던 "우디 거스리"를 찾았고, 병원에서 중증을 앓고 있던 "우디"는 그의 친구이자 또다른 포크 ㅇ음악 유명인 "피트"의 도움을 받아 그 방랑자와 인사하게 된다. 그 방랑자가 바로 작품의 주인공 "밥 딜런"이다. 미스터리한 그는 "우디"에게 들려주고 싶어 그의 앞에서 포크 음악을 들려주게 되고, 그가 맘에 들었던 "피트"는 그를 무대에 세웠고, 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밥 딜런"은 영화 속에서 소위 '깨어있는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여자친구인 "실비"에게도 터놓지 않으며, 항상 어딘가 수상하고, 예술인으로서의 고뇌에 빠진 듯한 느낌을 풍기게 된다. 또한 그는 다소 사회성마저 떨어져 보인다. 작품 속 그에 대한 인물들의 직접적인 평가는 그에게 환장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예찬이 아니면 직장 동료들의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그럼에도 사회적 분위기를 잘 캐치하면서 포크 음악과도 잘 어울리게 가사에 담아내는 그의 천부적인 능력과 신비주의 속 자유로워 보이는 그의 아우라는 사람들이 그를 결코 놓지 못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의 초반부엔 포크 음악이 주류 음악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밥 딜런"의 등장은 포크 음악을 메인으로 만들기 충분했고, 그는 초대박 스타가 되었다. 이전 포크 가수들의 음악을 커버하는 게 아니라 본인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담긴 포크 음악은 그를 성공시켜주었고, 성공을 바라던 "밥 딜런"은 찾아온 행복에 자신의 개인적 공간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거 같아 갈수록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에게 더이상 음악은 즐거움의 그것이 될 수 없었고, 새로운 장르,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은 그에게 포크 음악은 이제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일 뿐이었다. 그렇게 1965년 뉴포트 포크 패스티벌이 되었고, 반항의 아이콘 "밥 딜런"은 이름 그대로 포크 음악만을 했으면 하는 "피트"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렉트릭 사운드를 겸비한 포크 록을 선보였고, 수 많은 관객들이 이에 대해 아유를 퍼부었다.
영화는 물론 재밌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음악이 너무 좋았고, 그 음악을 화면에 구사하는 방식 또한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밥 딜런"이 무대를 할 때마다 관객 수가 많아지는 것을 관객이 직접 목도할 수 있게끔 보여주는 씬들도 또한 인상깊었고, 삐딱하면서 어딘가 미스테라힌 그의 신비주의가 상황이 흘러감에 따라 어떤 식으로 악화되는지 또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당시의 혼란한 미국 사회를 포크 음악으로 대동할 수 있었음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의도, 그 의도를 구현한 방법 등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영화의 종반부, "밥 딜런"은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나와 "우디 거리스"를 찾아온다. 그를 쳐다보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우디 거리스의 <Dusty Old Dust>이다. 노래 속엔 이런 가사가 존재한다. "잘 가시게. 알게 되어서 너무도 좋았네." 이 가사를 읊조리던 "밥 딜런"은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그곳을 떠나면서 영화가 막을 내린다. 영화는 "밥 딜런"이 자신의 우상이자 음악을 시작하게 해준 자신의 우상이었던 "우디 거리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내미는 듯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면서 동시에, 포크 음악을 주류로 만들었던 전설적인 뮤지션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 포크 음악에서 떠나 새로운 모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조명하고,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점에서 선곡적으로나 이를 영상화하는 과정, 결과물 모두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완벽했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완벽함에선 다소 거리감이 있어보인다고 답할 것이다. 우선 화면이 너무 어둡다는 점이 대단히 아쉬웠다. 영화적 설정, 당시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런 채도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람하는 데에 불편함이 있었고, 영화가 대부분 오후나 저녁 시간대, 어둑한 실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 단점은 더욱 부각되었다. 특히 소위 '아이홀'이 굉장히 짙은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이기 때문에 어둑한 영화적 배경과 합쳐져 그의 표정이나 얼굴을 보는 것이 다소 제한됐다.
더불어,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천재성이 부각되고, 그의 음악성을 통해 사람들이 감화되는 모습들을 통해 음악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점은 충분히 좋았지만, 영화 속 인물만이 아니라 관객마저도 "밥 딜런"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처럼 정이 갈 수 없게 제작된 거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만이 남았었다. 예술가적 예민한 태도에 대해선 우리 관객들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지만,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속 예술가적 예민성이라고 보기엔 지나쳐보이는 "밥 딜런"의 무례함과 삐딱함은 영화를 통해 그를 알아가야 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필자의 입장에서 영화가 음악계에 대한 그의 행보를 변혁과 자유로운 반항으로서 보여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반골 기질이 있는 한 음악 천재로써 보여지게 했다는 점에서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라는 인물을 다소 작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혹 그러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를 역전시킨다거나 아니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떠한 메시지를 내포한다거나 하는 영화적 장치도 없어보여 결론적으로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일까 헷갈렸다. 영화의 종반부를 통해 영화의 마무리를 정리하고, 그의 심정들을 음악으로서 대변하고자 하는 영화적 장치들을 만들었지만 이전 장면들에서 그에게 충분히 공감되거나 그를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그의 행동에 필자가 감화되기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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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감만 넘치는 오컬트 활극
강동원 주연의 캐주얼한 오컬트 활극. 작년 추석 시즌에 개봉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가 내세운 무기다. 하지만 기대만큼 이 무기는 관객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결국 191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은 240만 명을 넘기지 못한 것. 다양한 장르적 쾌감을 믹싱했음에도 왜 이렇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퇴마사로 활동하는 천박사(강동원)는 귀신을 믿지 않는다. 퇴마는 곧 인간의 마음을 보살피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의사이기 때문. 가짜 퇴마의식은 천박사의 뛰어난 연기와 멀티 플레이어 조수 인배(이동휘)의 기계장치 트릭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천박사가 잘생겨서인지, 아님 연기를 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뢰자들은 모두 속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천박사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자 유경(이솜)이 찾아온다. 동생 유민(박소이)에게 빙의 된 귀신을 쫓아내 달라는 것. 설마하는 생각에 유경의 집으로 가서 기존 방법대로 퇴마를 진행한 천박사는 뜻밖의 인물을 만난다. 바로 무당이었던 할아버지와 동생을 죽인 장본인 범천(허준호). 천박사는 그동안 갈아왔던 복수의 칼을 뽑아든다.
<천박사>는 원작 웹툰 ‘빙의’를 각색해 영화적 상상력, 특히 무속신앙을 기반으로 한 오컬트적인 재미와 액션 활극을 더했다. 오컬트 장르가 주는 신비롭고 독특한 느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귀신과의 호쾌한 대결은 그 자체로서 구미를 당긴다. <천박사> 또한 이 두 가지 요소를 믹스하고 코믹함을 더해 관객들을 향한 어필을 시작한다.
초반 이야기는 궁금하다. 천박사의 과거 일과 범천과의 악연, 그리고 부제인 설경의 비밀 등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등장하고, 이를 동력삼아 마지막 대결까지 나아간다. CG의 힘을 빌려 오컬트와 판타지 요소 가득한 액션 비주얼은 취향을 타긴 하지만,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한다.
하지만 이내 재미가 반감되는 건 이 영화만이 가진 오리지널리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요소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 퇴마의식이나 무속신앙의 활용도는 여타 비슷한 장르의 영화와 차별화 포인트 없이 사용된다. 특히 귀신을 가두는 ‘설경’의 비주얼은 마블 영화에서 나올법한 이미지로 구현된다. 이렇듯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와 이미지의 범람은 초반 영화의 호기심마저 잡아먹는다. 마지막 대결 장면도 긴박감이 떨어져 힘이 떨어지는 양상이다. 캐릭터 또한 이 기시감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천박사와 인배의 관계는 셜록과 왓슨 박사의 잔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변주 아닌 변주를 했음에도 그 향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나마 영화가 관객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건 강동원의 몫이다. 이 배우의 매력은 영화의 모든 단점을 메우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관객들을 주저 앉혀 천마사의 퇴마의식과 복수극을 마주하게 한다. 허준호, 이솜, 이동희, 김종수 등도 각 역할에 최선을 다해 연기를 펼치지만 워낙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라는 점에서 매력이 분출될 여지는 좁다. 다만, 특별출연을 한 박정민의 연기는 발군이다.
<천박사>는 명절 대목 가족 단위 관객을 주요 타깃으로 한 기획물로서의 한계를 보여준다. 물론, 이 영화가 킬링 타임용으로 즐길만한 구석이 아예 없는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기대치를 넘지 못하는 기획 영화로서 머물렀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마치 멋지게 설경을 만들고, 그 안에 갇힌 듯한 느낌이다. 쿠키 영상을 보면 영화는 시리즈물로서 나아가려는 계획을 가진 듯한데, 기대보다 우려가 더 앞서는 건 필자만은 아닐 것 같다.
사진 제공: CJ ENM
평점: 2.5 / 5.0
한줄평: 무색무취 퇴마굿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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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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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크리스마스 이브 공개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정보
장르: SF, 미스터리, 스릴러
공개일: 2021년 12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상영 길이: 351분(5시간 51분)
원작: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 정우성
연출: 최항용
극본: 박은교
제작사: 아티스트 스튜디오
유통사: 넷플릭스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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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죽음, 끝나지 않은 소설
“이 페이지를 열겠습니까?”심리학 전공의 대학생 ‘샤누’는 다급하게 걸려온 사촌 ‘탕징’과의
통화가 끊기자 그녀를 찾아가지만, 이미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샤누’는 의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마밍’을 찾아가고,
두 사람은 ‘탕징’이 죽기 전 써내려 간 인터넷 소설의 내용과
동일한 방법의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탕징’을 대신한 누군가에 의해 계속 업데이트 되는 소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숨막히는 저주가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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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7월 19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