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3-09 18:36:40
꿈결의 사랑에 기대어
영화 <로봇 드림> 리뷰
SYNOPSIS.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 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다려, 내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POINT.
✔️ 대사 없는 애니메이션인데, 대사 공백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촘촘한 연출력!
✔️ 색감도 아름답고 음악도 귀에 딱 붙는 명작
✔️ 도그와 로봇의 관계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몽글몽글... 이건, 사랑입니다
✔️ 스페인 애니 낯설다고? 배경은 뉴욕 맨해튼! 감독 오피셜, 뉴욕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뉴욕 오마주라고 해요. 그리고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정서가 펼쳐져요.
✔️ 칸영화제 특별 상영에서 최초 공개되어, 지금은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로 노미네이트! 쟁쟁한 기술력의 작품들 사이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읽는 순간, 보기도 전에 마음이 퐁당 녹았다. 따뜻한 관계와 갑작스러운 이별... 그 애틋함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같은 건 모르니까. 뚜껑을 열어 보니, <로봇 드림>은 그런 기대를 기분 좋게 충족시키는 영화인 동시에, 뜻밖의 면면으로 기대를 기분 좋게 배반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어떤 사랑은 눈 마주치는 순간 시작된다
도그를 비롯해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모두 동물로 표현되고 있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어렵지 않게 도그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차갑고 어두운 도시의 밤, 2인용 게임도 혼자 해야 하는 도그는 외로움을 감출 수 없는 캐릭터다. 창문으로 보이는 이웃집 가족의 단란한 시간을 부러워 하기도 하고, 레토르트 식품을 혼자 데워 먹기도 하면서, 그는 외로운 생활을 채워 가고 있다.
그러다 문득 텔레비전 광고 속에서 보게 된 한 마디. "외로우십니까?" 그리고 마치 홀린 듯이 '반려 로봇'을 주문한다. 그냥 지나치려면 지나칠 수도 있었을 광고를 보게 된 것, 그런 순간도 어쩌면 운명적 순간이라 할 수 있을까? 답은 광고 이후의 관계에 달렸을 것이다. 두 존재가 특별하게 맞닿는다면, 그 시작점이 어떻게 운명이 아닐 수 있겠어.

'친구'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Amigo/Amiga를 연상케 하는 (이탈리아어로 친구가 Amico/Amica이기도 하다) 로봇이 배달되고, 도그는 조립을 시작한다. 마침내 두 존재가 서로 눈을 마주쳤을 때, 둘에게는 편안한 미소가 떠오른다. 어떤 사랑은 그렇게 눈 마주치는 순간 시작된다. 당연한 것처럼, 더없이 자연스럽게.

둘은 더없이 행복하다. Earth, Wind & Fire의 명곡 <September>는 곧 둘의 주제가가 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은 도시의 주인공이다. 더이상 도그에게 어둡고 차가운 밤은 없다. "우리가 밤에 춤을 출 때 별들이 어두운 밤을 걷어가던 걸 기억하나요?" 노래 가사처럼 이제 그의 일상은 반짝거리고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리움은 사랑의 그림자
그러나 둘의 관계는 신나게 해변을 찾았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이별로 귀결된다. 이후 둘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장면 하나하나가 정서를 어찌나 고스란히 담아내는지, 내가 연애하다가 헤어진 기분이 들 정도로 도그와 로봇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꿈결에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간. 어쩌면 꿈처럼 기묘하게 정직한 것이 또 있을까? 트라우마처럼 남은 꿈에도, 무지개와 꽃으로 아름다운 꿈에도, 서로가 어른거린다. 그리움은 사랑의 해질녘 그림자가 아닐까. 사랑이 긴 만큼 더 길고 검게 늘어져, 둘을 놓아주지 않는다.

어쩌면 사랑은 돌봄의 방법을 아는 것
로봇과 도그는 서로의 유일무이한 친구로서 우정을 주고 받았을 수도, 아니면 독점적인 사랑을 주고 받는 연인 같은 관계였을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쪽으로 받아들여도 이상하지 않거니와, 관계를 무엇이라고 명명하는지가 중요하지도 않다. 중요한 건 둘이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을 온전히 기쁘게 즐겼고, 헤어지고서는 깊이 그리워했다는 것. 웬만한 로맨스 영화보다 깊게 그 기쁨과 슬픔을 전달한 영화는 이내 결말로 우리를 데려간다.
우리는 관계에서 배운다. 처음 로봇이 도그의 손을 너무 꽉 잡아 아팠지만, 이내 적절한 세기로 손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처럼. 만남을 통해서도, 만남이 지속되는 시간을 통해서도, 헤어짐을 통해서도, 헤어짐 이후의 시간을 통해서도 우리는 배운다. 도그와 로봇이 주고받는 마음과 달라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내 사랑의 기쁨과 슬픔 사이에 하나를 슬며시 추가하고 싶어진다. 그건 돌봄이다. 서로를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 아는 것. 돌봄 없는 사랑은 모래 위에 지은 성 같다.
2시간 넘는 영화가 남발하는 세상에, 100여분의 산뜻한 러닝타임 안에서 영화는 그 모든 감정들을 고스란히 쏟아내고, 별사탕을 가득 받은 사람 같은 기분이 되어 기분좋게 영화관을 떠나게 만든다.

그런데 모두가 별사탕처럼 사랑스러운 것들만 끌어안고 있는 가운데, 나는 어쩐지 도그와 로봇에게서 자꾸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읽어내게 된다. 동물이 숱하게 유기되고 학대 당하는 사회에 살기 때문이겠지만, 서로를 기억하고 주고받는 감정은 분명 대등함에도 불구하고 한쪽이 한쪽을 구매하는 형태로 이 관계가 시작되었다는 점이 어쩐지 마음에 자꾸 남는다.
하긴, 반려동물과 주고받는 감정은 우정과 사랑 모두를 아우르는 커다란 마음이니, 그렇다고 해도 꼭 이상하지는 않겠다. 내게도 몇 년째 꿈결에 그리워하는 동물 얼굴들이 있으니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얼굴들을 생각하면, 로봇과 도그의 마음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헤어지지 말자. 이 위험한 도시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일상의 낭만과 행복을 들이마시자. 우리만의 노래를 틀자. 그리고 혹시 헤어진다면, 꼭 다시 행복해지자.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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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인기 많은 <오징어 게임>, 제가 한번 직접 봤습니다
난 드라마 잘 안 본다. <나의 아저씨>나 <DP>, <인간 수업>도 안 봤다. 가장 최근에 본 드라마가 뭐야?라고 묻는다면 장혁의 <추노>를 꼽을 것이다. 점점 살다 보니 TV가 있는 안방에 들어가지 않게 됐다. 나의 아저씨도 본다 본다 말은 했지만 한 10초 봤을 것이다. 나는 드라마에 진심이 아닌 편이다.
<오징어 게임>은 스킵하는 장면 없이 나온 당일날 9시간 만에 정주행을 끝냈다. 이 작품이 엄청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건 진짜 초 쩌는 작품이다' 싶었던 <추격자>나 <곡성>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아마 <랑종>을 보고 극장에서 나온 다음과 비슷하달까? 적당히 잘 만든 작품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해진다. 무려 <오티스>를 이겼다는 말이 들리니 말이다. 나 역시 이 드라마가 재미있었던 사람으로서 내가 느낀 소감을 이 브런치에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아쉬운 지점은 있다. 흑막의 정체가 너무 쉽게 예상이 간다던지, 몇몇 인물의 개연성에 있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던지, 베드신이 굳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5화의 다리 건너기에서 더 영리한 수를 쓸 수 있지 않은지 등등.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법한 의문점 역시 나도 갖고 있다. 근데 나는 단점을 제외하고 황동혁 감독이 어떤 걸 의도하고 만든 지 예상할 수 있었고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전적으로 나의 의견이며 실제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자들이나 배우들의 의견은 당연히 다를 수 있다. 그냥 사람들이 제시하는 각기 다른 해석 중 하나로 읽어주신다면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아래부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흑막은 왜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된 논리를 펼치는가?
죽은 줄 알았던 일남이 살아서 기훈에게 쪽지를 보냈다. 기훈은 놀란 눈빛으로 쪽지가 적어놓은 장소를 향해 걷는다. 기훈이 묻는다. "당신. 누굽니까." 일남이 대답한다. "저기. 저 남자 말이야. 술에 취했는지 몇 시간째 저러고 있어. 행색으로 봐선 노숙자 같은데. 저대로 놔둔다면 금방 얼어 죽을 텐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자네라면 어쩌겠나. 가던 길 멈추고 저 냄새나는 인간쓰레기를 도와주겠나." 이 대사는 일남을 상징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일남은 지나가는 사람을 '인간쓰레기'라고 규정한다. 다음의 일남의 대사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 돈은 자네의 운과 노력의 대가야. 자네는 그 돈을 쓸 수 있어. 삶은 짦아." "자네,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 줄 아나.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내 고객 한 둘이 그러더군. 살면서 더 이상 즐거운 게 없다고." "자네가 잊은 게 있어. 난 아무에게도 게임을 강요한 적이 없어. 자네도 제 발로 다시 돌아왔잖아." 일남은 이 <오징어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결과를 판단하는 사람이다. 마치 시스템을 만든 조물주와도 같이.
일남은 이 '오징어 게임'을 만든 인물이다. 이 <오징어 게임>에서 프런트맨이 중요시하게 주장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평등과 소외된 이에 대한 수용이다. 전자는 111번 참가자가 스태프들과 결탁해 부정을 취한 게 드러날 때 말했던 논리다. 후자는 미녀가 깍두기처럼 남겼을 때 주장한 말이다. 프런트맨이 주장했다고 해서 일남과 무관하냐? 당연히 아니다. 프런트맨은 운영 스태프들을 총괄하는 입장임과 동시에 호스트의 분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프런트맨의 논리가 일남의 주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곧 <오징어 게임> 전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일남이 이 게임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평등과 배려다. 나름대로는 '하류인생들에게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민주적인 방식에 따라 준 것이다. 근데, 이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문답이 있다. 그래서 결국 이 과정이 옳았는가? 아니다. 평등과 배려를 원칙으로 해 1명의 우승자를 찾는 이 <오징어 게임>은 죽는 사람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방식이다. 자세한 묘사를 찾을 필요도 없이 이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옥도와도 같다. 앞서 쓴 바와 같이 사람이 죽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른 측면을 본다고 해보자. 2화를 봤을 때, 과연 이 456명의 참가자들에게 있어 현실이 게임보다 낫다고 볼 수 있을까? 애초부터 게임을 재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5대 5로 여론이 나뉘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실에서 위기를 겪은 사람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게임은 다르다. 누군가는 현실에서 연탄불에 생을 끝내려고도 하는데, 게임은 살아남기만 한다면 큰돈을 가질 수도 있다. 난 이 2화에서 각자 인물들이 처한 설정과 게임이 대비된다는 지점과 일남이 <오징어 게임>을 기획한 이유로 설명하는 것이 같은 공통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애초부터 황동혁 감독은 이 설립 의도가 합리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한국사회의 시스템을 만든 기득권층의 모순에 대해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지나가는 인간쓰레기'라고 정의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심지어 어떤 게임에서는 그가 실제 조물주와 비슷하게 쥐락펴락 갖고 놀았다. 우리 스스로에게 간단하게 물을 수 있다. 이 일남의 스탠스는 옳았나? 아니다. 일남과 프런트맨의 논리는 '겉으로는 평등과 원칙을 주장하지만 결과는 살인'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모순이다. 또 돈이 많다고 해서 누군가를 죽이거나 살릴 권한은 없다. 그것이 상금과도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기할 수 있는 도구를 준다고 해도 말이다. 이 과정이 실제로 평등과 배려를 깔았다 하더라도, 하위계층에 대한 거의 유일한 구제책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냥 아닌 건 아닌 거다. 우리는 이것들을 절대 모르지 않는다. 이미 수백 번도 넘게 사회정의에 대해 석학들이 논의했다. 근데 이 논의가 다 유의미했냐? 아니다. 그거 다 이뤄졌으면 모두가 다 살기 좋았다. 그러니까 이 대한민국 사회를 이루고 있는 시스템은 모순투성이인 셈이다. '하위 계층에게 올라갈 기회를 준다. 참여에 대한 강제 없이'가 서로를 죽이는 논리지만 우승자를 골랐던 이유가 '너랑 노는 게 재미있어서'인 것도 이에 대한 근거다. 두 질문은 '왜 게임의 승리자로 나를 설정했는가?'라는 질문에 '그냥'이라고 대답한 것과 같다. 애초부터 일남에게 누구를 살리는 데 있어 내적 논리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소외된 사람들은 살리고 패배자는 총으로 쏴버리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기 말을 못 지키는 것이다.
현실이라고 다를까? 우리는 내가 올라가면 누군가는 밑에 깔린다는 걸 알면서도 살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언젠가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남을 밟고 일어날 거라고 예상 못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이 원리원칙에 대해 하위계층이던 상위계층이던 사실 다 알고 있다. 내가 이기면 누군가가 진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우린 이 <오징어 게임>에 강제가 아닌 철저히 본인의 의지로 스스로를 갈아 넣고 있다. 마음 한 구석에 총알 몇 방 맞아가며 말이다. 내 생각에 황동혁 감독은 이런 아이러니에 대해 표현하려고 일남과 프런트맨의 논리를 이렇게 설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 감독은 현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VIP의 구성과 플레이어들에 대해 알아보자. 다양하게 나눠진다. VIP는 전 세계에서 온 손님들이다. '한국의 게임이 이렇게 재밌다니'라고 말하는 거 보면 각국의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또 동성애자도 있다. 이 부분은 드라마를 잘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2번에서도 언급할 것과 같이 한국의 <오징어 게임>은 평등과 정의를 중요시한다. 또 약자에 대한 배려도 지킨다. 외적으로 보면 기득권층은 각계각층서 온 사람들에 심지어 동성애자까지 껴 있는 평등한 세상이다. 플레이어들에게 부조리가 일어나는 걸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람들이 추구하는 도덕성은 틀렸다. 자기들이 생각하는 도덕성은 지키면서 그 외적인 건 뭐가 일어나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난 이 인원 구성이 한국사회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내지는 이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소수가 중심이 되는 사회지만 이는 결국 기득권의 이해관계 아래 놓여 있을 뿐이다. 감독은 '이 드라마가 현실에 대한 은유다'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인원 구성부터 힌트를 준 것이다. 굳이 안 넣어도 됐을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 치매노인이라는 설정도 있으니 말이다.
3. 프런트맨과 29번 스태프는 왜 등장하는 것인가?
프런트 맨이 2화인가 3화 즈음에 대사를 치는 장면이 있다. 난 이것만 듣고도 담당 배우를 맞출 수 있었다. 음성변조를 넣기야 넣었는데 난이도는 쉽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또 지영 역(이유미 배우)이 새벽에게 모히또와 몰디브 어쩌고 하지 않나? 그것도 프런트맨의 정체에 대한 암시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전작이 <남한산성>이었다는 것도 복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또 막상 가면을 벗을 때 솔직히 너무 멋있어서 깜짝 놀랐다. 에이 뻔하지 싶었는데 육성으로 '헉' 소리가 나온 것이다. 눈빛 연기가 대단했다.
아무튼,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일단 29번 스태프의 정체에 대해 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9번 스태프는 잠입한 황준호다. 황준호는 실종된 형을 찾고 있다. 직업은 경찰이다. 물론 경찰이라는 직업으로 인해 가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처음 잠입할 때 29번 스태프를 때려눕히고 변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경찰이라는 직업적 특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수영에도 능하고 총도 곧잘 쓰는 부분도 경찰이라는 장점이 작용했다. 그런데 경찰이라는 직업 본질적인 것에 대해 따져보자. 경찰은 사회 부정의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 직업적 특성은 황준호의 임무 2순위, 집단살인에 대한 진상규명의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그렇게 모험을 떠나 휴대전화로 이 <오징어 게임>의 전말을 대략적으로는 알리기는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프런트맨의 정체였다. 황준호의 형이자 전직 경찰관이었다. 정의를 추구해야 할 인물이 세상 가장 부조리한 곳의 수장이 되어있었다. 이 <오징어 게임>의 기득권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경찰이 집단살인이 난무하는 곳의 기득권이 되었다는 건 굉장한 아이러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세태와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이루는 부조리함은 나쁜 사람들만 모였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일까? 아닐 것이다. 우리가 아는 정치인들. 금융인들. 기업인들. 나름대로의 선한 논리는 다 있을 것이다. 사회를 바꾸는 선택지가 정말 없었을까? 아니다. 우리에겐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쉽지 않을 뿐. 그냥 눈 뜨고 일어났는데 2021년에 이런 부조리한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프런트맨 역시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 기생하는 선택지를 골랐으며 이 게임에 대해 폭로하고자 했던 인물(황준호)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형이라는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은 것이 결과로 제시되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감독은 시스템에서 사회정의를 건져 올릴 수 있는 자구책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이해관계가 만든 판 아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사회 부정의를 해소에 현실에 기여하는 방식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말하는 셈이다.
4. 결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난 주인공 성기훈이 결국 패배했다고 생각한다. 딸을 주도적으로 키울 수 있었냐? 아니오. 돈 쓸 수 있었냐? 아니오. 만원도 못 써 은행 직원에게 돈을 빌린다. 상우 어머니에게 진상을 세세히 말할 수 있었냐? 아니오. 살리고 싶은 사람들 다 살리고 빠져나왔나? 아니오. 어머니를 살릴 수 있었냐? 아니오. 승리는 했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일남이 마지막 병원에서 했던 말이 이 인물에게 제일 중요하다. 이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성기훈은 드라마의 끝까지 본인의 허술한 부분만 드러나다 끝난다. 검은 머리의 성기훈은 부조리가 벌어질 동안 손가락만 빨다가 끝난 셈이다. 근데 한 변곡점을 통해 머리 색이 바뀐다.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 분기점을 상징하는 사건이 있다. 게임의 호스트 일남과의 내기다. 일남은 '자네는 아직도 사람을 믿는가?'라는 질문에 패배한 듯 보인다. 이 내기에서 이긴 이후에 염색을 한다. 머리색을 주인공의 각성이라는 상징으로 가정해보자. 빨간 머리로 염색한 장면은 '이 인물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특별한 해결방법으로 시스템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것의 암시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빨간색으로 염색 안 한다. 보통 그런 차림이면 눈에 띈다. 오징어 게임, 아니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파란 모자를 쓰고 검은색 머리 스타일에 대해 무난한 코디라고 받아들인다. 기훈은 머리의 염색을 통해 한풀 더 각성해 이들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당연히 쉽진 않겠지. 맞은편 지하철에서 의문의 남자와 재회하는 장면을 보자. 다른 남자가 따귀를 맞고 있는걸 뻔히 보면서도 다른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우의 어머니에게 돈을 주고 떠나거나 게임의 참여자가 되는 등 일반적인 관념을 깨는 입장이 되려고 노력한다. 황동혁 감독은 각본을 촘촘히 쓰면서 색상의 대비나 머리색이라는 상징으로 어떻게 이 성기훈이라는 인물이 <오징어 게임>을 받아들일 것인지 암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결말의 의미는 성기훈이 이제 우리 사회의 패배자가 아닌 맞서 싸우는 주체가 된다는 의미. 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쓰다 보니 막 뱉어낸 것 같다. 전적으로 나의 생각이니 무조건 따른다거나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난 좋은 드라마를 본 것 같아 시간이 후딱 갔다고 생각한다. 시즌 2 계획 없다고 하던데 솔직히 그냥 하는 소리일 거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후속작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아. 정호연이란 탑 모델을 배우로 발굴해준 황동혁 감독님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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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황홀한 탐욕과 종교의 만남
황홀경/Rapture
Hong Kong, China/2023/127min
도미닉 상마 감독/ '아시아 영화의 창' 세션'
영어로는 'rapture(랩처)'라고 하며, 이는 개신교에서는 휴거를 의미하는 어휘이기도 하다. 사람이 황홀의 경지에 이른 것을 황홀경(恍惚境)이라고 한다. <나무 위키 참고> '황홀경'이란 제목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어둠이란 단어와 실제 영상에서도 밤과 어두움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시선을 대비시키는 단어이다.
빛과 어둠, 황홀의 경지와 죽음의 순간을 대비 시키며 풀어가는 영화 <황홀경>은 홀연히 사라진 망쿤치를 찾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그를 찾기 위해 카산의 아버지와 마을 남자들은 밤마다 찾으로 다니지만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황. 이런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망쿤치가 장기 밀매 업자들이 납치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외부인을 경계하며 밤마다 마을을 지킨다.
이런 마을 사람들이 완전 무장해제 되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있다. 바로 종교다. 외부인들은 그토록 경멸하며,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그들에게 종교는 외지인들과 자신들을 구별하는 힘이요, 다른 마을 사람들과 다른 특별함을 지니게했다.
그것을 주도한 교구 목사는 기적의 성모마리아 행렬이 지난후, 40 밤과 40일 낮동안 종말의 어둠을 대비한다며 임박한 종말을 위한 '종말 구호 헌금'을 실시한다. 그러면서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 넣는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히 어둠이 찾아온 마을속에 서로의 욕망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결국 종교와 정치가 권력을 악용하는 장면속에서 주인공 소년 카신의 시선을 통해 감독은 신비로이 우리를 초대한다.
<황홀경>의 도미닉 상마 감독은 어릴적 주민 대다수가 크리스천 마을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 영화 <황홀경>은 우리에게 종교와 정치가 탐욕을 만났을때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영화 전반에 흐르는 어둠과 짙게 깔리는 음향의 효과는 영화를 몰입하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끊임없이 사라진이들을 찾아다니는 장면과, 성모마리아 상이 마을에 있는 예배당에 들어오는 과정을 아주 느리고, 천천히 묘사하는 장면, 그러나 성모마리아 상이 들어왔음에도 여전히 어둠속에 있는 마을과 그안에 자신들의 탐욕을 이루려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의 종교와 권력,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는 황홀경을 경험하고 싶은 탐욕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biff.kr/kor/html/program/prog_view.asp?idx=63072&c_idx=385&sp_idx=&QuerySt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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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믿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줄거리
독립해서 살고 있던 알리아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의지할 가족이라곤 동생인 아벨과 부모님이 유산으로 남겨주신 저택뿐. 알리아는 아벨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벨은 이곳에 어떤 존재들이 있다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들었던 아벨은 알리아가 자신을 믿지 못하자 영매인 윈두 부인에게 데려간다. 윈두 부인은 알리아가 제3의 눈을 뜰 수 있게 만들어주지만, 알리아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며 아벨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 날, 병원에 간 알리아는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말을 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1. 공포영화 만렙이라면 코웃음 나오고 쪼렙에게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2. 의외로 귀신보다는 잔인한 장면이 더 보기 힘든 영화다.
3.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 끝내면서 2편 예고가 있다.
감상평
솔직히 공포를 기대하고 보면 별로인 영화. 너무 호러를 많이 봐서 그런가, 이젠 귀신 분장에도 면역이 생겼나 보다. 사실 이 영화가 분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분장뿐만 아니라 CG도 막눈인 내가 봐도 티가 나고, 전개되는 내용이나 캐릭터가 좀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어디 한 군데도 딱히 콕 집어서 칭찬하기가 애매하다. 그렇다고 눈알 튀어나올 만큼 놀라운 반전이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아니, 너무 티가 나잖아요ㅋㅋㅋ 진짜 ㅋㅋㅋ
같이 보던 동생이 "아니, 왜 여러 나라 공포 영화 섞어서 만드냐고." 이러는데 정말 공감 갔다. 한국, 태국, 일본, 미국 공포영화가 번갈아가면서 생각이 난다.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스쳐 지나가긴 하지만 나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싫어하는 영화들을 재밌게 보는 편이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사실상 영화가 진짜 시작되는 시점이 영화가 시작되고 50분 뒤다. 앞에서 설명한 줄거리가 다 지나가고 나서야 본론임. 사실 집에 살고 있는 귀신들을 처리하는 것이 두 자매에게 주어진 숙제인데, 이 귀신들에게 뭔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대저택, 다리를 절뚝거리는 아빠 귀신, 식칼 들고 다니는 엄마 귀신, 사람 쫓아다니는 아들 귀신, 그리고 오래전부터 일했던 정원사... 아니, 이건 뭐 내용 다 알려준 거나 다름없잖수? 진짜 이 이상은 말 안 해도 무슨 내용인지 이미 스포일러 다 한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
귀신들은 정원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알리아의 몸으로 들어가고 결국 정원사를 죽인다. 그 과정에서 귀신들은 아벨의 몸으로 옮겨가고 지옥으로 끌려간 아벨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알리아는 지옥에 스스로 걸어간다. 하지만 여기에서 알게 된 반전은 남친인 다빈이 사실 영혼이었다는 것. 알리아는 아벨을 찾아 데려오고, 다빈과 알리아는 뜨거운 포옹과 함께 이별한다.
"집은 두 가지를 뜻해. 네 몸과 너희가 사는 집."
윈두부인은 귀신들이 뭘 원하는지 알려준다. 예전부터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탐하는 귀신들의 이야기는 많았다. 대부분 그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믿음과 사랑이다. 자매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귀신과 함께 싸워서 서로를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점에서 보면 또 영화가 완전 맥락 없지는 않다. 어쨌건 확실한 목표가 있고 올곧은 방향으로 나아가긴 하니까.
가족 귀신은 알리아의 몸에 들어가 자신들을 죽인 정원사를 똑같이 죽인다. 악을 악으로 대갚음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독한 악순환이라고 영화에서는 말한다. 복수심과 증오심에 시달려 남에게 해를 가한 영혼은 결코 천국에 갈 수 없고 지옥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라는 말도 좀... 무책임해 보인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앞에 전개한 내용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믿음과 사랑과 희생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 더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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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3편 <블랙미러>시즌4, <해피 아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2022년 1월 넷째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선정하는 콘텐츠입니다.
넷플릭스 서비스 중인 <블랙미러>시리즈 중에서 시즌4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 아워>
현재 상영 중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1961년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까지..
그럼 씨네랩이 각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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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블랙미러>시즌4
영국 드라마ㅣ6부작
- 콘텐츠 소개 : 가까운 미래의 첨단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주면서 벌어지는 특별한 상황들을 영국 특유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6부작 SF 시리즈.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린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블랙미러 시리즈는 영국 드라마로 시즌제 드라마이면서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입니다.
즉 시즌마다 6부작 정도의 에피소드 구성되었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내용과 등장인물들이 다르게 등장합니다.
매번 다른 스토리와 다채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지루할틈이 없이 새롭습니다.
시즌제이면서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를 포함합니다.
바로 미래의 첨단 기술이 지배한 SF공상과학을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엄청난 상상력과 무시무시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하나같이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공포스럽기도 하면서 시니컬한, 그리고 블랙 코미디 요소도 있는 드라마, 블랙미러를 추천드립니다!
2. 왓챠 <해피 아워>
영화 - 드라마ㅣ328분
- 콘텐츠 소개 : 30대 후반에 접어든 네 명의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 준. 모든 것을 공유하며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말할 수 없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준은 이혼 소송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짜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자신을 솔직히 들여다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게된 계기의 전작 작품입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드라이브 마이 카>의 호평으로 그의 전작인 미개봉 영화 <해피 아워>도 극장에서 개봉하게 되었는데요.
극장에서의 상영을 놓치셨다면 OTT플랫폼 왓챠에서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해피 아워>는 일반인 배우들 4명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네 명의 소풍으로부터 시작된 잔잔하면서 담담한 모습, 그리고 그들의 대화가 주가 되는 일상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5시간이 넘는 엄청난 러닝타임의 영화이지만,결코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킬링 타임? 무비가 될 것입니다.
3. 왓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영화 - 뮤지컬 ㅣ 150분
- 콘텐츠 소개 :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미국의 뮤지컬 드라마 영화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둔 뮤지컬 영화로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교묘히 현대의 젊은 세대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등 10개 부분에서 수상하였습니다.
미국영화연구소는 1998년 100대 영화에 선정하였으며, 2007년에 재선정에서도 뽑혔습니다.
- 선정 이유 :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하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이전버전인 1961년 작품입니다.
큰 이야기의 뼈대인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뉴욕 뒷골목으로 가져와 재구성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로 한 작품입니다.
196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을 포함 총 10개 부문의 수상작입니다.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로 가장 많은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기록을 남긴 작품입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20세기 중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와 음악 감독을 역임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뛰어난 음악솜씨입니다. 또한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로버트 와이즈'입니다.
그리고 196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나탈리 우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큰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역사 속의 엄청난 명성의 작품인만큼 또 다른 세계적인 현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비교하여 보시는 것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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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녀의 잉태가 결코 축복일 수 없는 이유!
수녀가 임신했다. 과연 이 일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판단은 누가 주체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신부와 수녀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축복하고, 임신을 맞닥뜨린 수녀는 저주처럼 느낄 것이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떻게 종교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한다면 오해 마시라. <이매큘레이트>의 내용이다. 티 하나 없이 깔끔한 의미를 지닌 제목과 달리, 극 후반부는 피로 범벅된 주인공 수녀의 모습을 마주하며 그녀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영화는 수녀의 수난사인 동시에 한 여성의 수난사를 보여준다.
수녀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온 미국 소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테데스키 신부(알바로 모르테) 소개로 어느 수녀원에 도착한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그녀는 조금씩 타지에서의 적응을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문 모를 구토를 한 세실리아는 추기경과 신부에게 수녀가 되기 전 성관계 유무를 했냐는 질문을 받는다. 불쾌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 신에게 선택받은 자로서 성당 모든이에게 축복을 받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점점 이곳의 이상한 점을 알게 되고,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감행한다.
<이매큘레이트>는 수녀의 임신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이 떠오른다. 미국인 수녀가 홀로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으로 온 후, 영문 모를 임신을 하는 설정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하지만 두 영화는 약속이나 한 듯 후반부에서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화자가 수녀이지만, 결국 시리즈의 악마 데미안의 실체를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반대로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임신을 한 수녀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심리적 여정을 주의 깊게 아니, 끈질기게 따라간다.
보통의 수녀에서 성녀가 된 그녀의 삶은 한순간에 뒤바뀌는데, 감독은 카메라를 통해 초반 로우 앵글로 신을 비춘 것과 동일하게 성녀가 된 세실리아를 보여준다. 하루아침에 신격화가 된 세실리아를 우러러보는 수녀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안개 속에 싸여 있는 것 같은 수녀원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녀는 신이 아닌 그릇된 믿음에 사로잡힌 이들이 누군가에게 바치는 재물처럼 여겨진다.
이후 세실리아가 겪는 고난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감정의 폭이 들쑥날쑥하다. 감독은 고난의 과정을 견고한 서사 흐름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영상으로 오롯이 옮긴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처럼 고통스런운 주인공의 내면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사가 아닌 심리의 방점을 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 전달이 미흡하고, 각 인물의 행동 근거가 약하다. 특히 비밀을 감춘 채 그녀에게 접근하는 신부와 수녀들의 180도 다른 모습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넌스플로테이션(수녀들의 삶을 다룬 장르)을 차용해 장르적 재미를 살리려고 했지만, 점프 스케어와 피칠갑 장면에만 의존해 호러 장르의 재미를 십분 살리지는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공포가 남다른 건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두려움을 잘 옮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는 공포 영화는 시대의 가장 어둡고 두려운 부분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런 점에서 <이매큘레이트>는 현대 여성들이 가진 임신과 출산 자체의 공포,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결혼 후 당연히 임신해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따른 현대 여성들의 잠재적 두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세실리아 임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의 재림인데, 이는 예로부터 전해진 종교의 원칙, 가족 윤리 등 굳어진 여성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억압이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압박은 극 중 세실리아의 마음에 불안과 고통을 심고, 임신의 궁극적 목적이 밝혀진 이후 억압된 감정이 싹을 틔우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주를 일으킨다. 그녀의 피칠갑은 이유가 있다.
더불어 영화는 지금도 미국에서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는 낙태 금지법에 대한 은유적 항의의 뉘앙스를 풍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마지막 세실리아의 마지막 절규와 행동만 보더라도 이를 잘 나타낸다.
뭐니 뭐니해도 <이매큘레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핏빛 열연을 펼친 시드니 스위니다. 그녀는 불안, 당혹, 슬픔, 분노 등 세실리아의 다층적 감정선을 큰 눈망울과 세밀한 표정 연기, 그리고 떠나가라 지리는 목청으로 표현한다. 드라마 <유포리아>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후, 다수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시드니 스위니에게 이 영화는 완성도를 떠나 그녀의 연기 인생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후반부 시드니 고라니, 아니 시드니 스위니의 절규와 외침, 그리고 마지막 결단을 주목하길 바란다.
P/S: 참고로 시드니 스위니는 연기는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몇 년 전 오디션을 위해 읽은 스크립트가 준 강렬한 섬뜩함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던 그는 미공개로 남은 그 작품을 자신이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유포리아> 시즌 2 이후,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재게, 마이클 모한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고, 제작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에 담긴 그녀의 애정을 알았다는 듯 <이매큘레이트>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드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평점: 3.0 / 5.0
한줄평: 시드니 스위니가 열고 닫는 여성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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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이 오징어 게임을 멈출 수 있나요?'라는 질문
편하지 않은 하루하루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남자 성기훈(이정재)이다. 수중에 456억이 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455명이 죽은 기억이 잊혀지지 않은 채로 그렇게 떠다닌다. 그렇게 바라던 큰 돈이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성기훈. 다시 양복남(공유)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한다. 2년간 성기훈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딱지치기를 하던 그 때를 떠올리던 성기훈. 사람까지 풀어 양복남을 찾았지만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여지없이 성기훈의 머릿속에는 양복남이 있었다. 간절히 찾았던 바람이 통한 걸까? 성기훈이 고용한 사람들이 양복남을 찾았다고 제보한다. 양복남을 추적하는 성기훈. 기훈은 준비가 돼 있었다. 양복남과 성기훈이 대면한다. 원하는게 뭐냐고 묻는 양복남. 성기훈은 양복남에게 ‘게임을 멈추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성기훈은 어렵지 않게 그 게임을 멈추는 방법으로 ‘오징어 게임의 재참가’라는 방안을 고안해낸다. 게임으로 성기훈을 초대하는 프론트맨(이병헌). 성기훈의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과연 기훈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까?
키치한 향 그대로
이 <오징어 게임 2>는 전작이 구사했던 장점을 그대로 이어갔다. 전작이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간단한 룰 하에 다양한 장점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가령 가장 첫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예로 들어본다. 한국의 시청자들 입장에서 이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건 너무나도 쉽다. 움직이는 사람이 술래가 된다는 것 자체는 우리 어릴 때 한 번쯤 친구들과 해봤을 것이다. 여기서 영희의 눈 움직이는 기괴한 이미지와 이 장소에서 사람이 죽는다는 사건으로 게임에 차이점을 두면서 인형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움직이면 죽는다는 간단한 서스펜스가 1화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두가지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사실상 상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간단한 게임 규칙 덕에 인간에 집중하기 쉽다. 가령 시즌1 에서 장덕수(허성태)와 한미녀(김주령)과의 관계 묘사에는 게임 룰을 설명하지 않음으로서 따라오는 것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2>는 시리즈를 계승하며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영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그대로 계승하며 서슬퍼런 서스펜스를 이어가나 싶더니 O와 X라는 직관적인 도형으로 다시 한 번 이 현대사회를 가로지르는 규칙(민주주의)에 도전한다. 간단하고 쉬운 이미지에 생사가 갈려있다는 기괴한 서스펜스가 드라마의 동력이 된다는 전편의 특징을 승계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전편에 비해 더 나아진 부분도 있다. 전편 1편에서 다룬 것은 ‘이 사회가 곧 게임과도 같다’라는 비유였다. 감독은 밖으로 나가도 지옥이고 게임 안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글쓴이는 이 시즌 2에서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더 확장시켰다고 보는 쪽이다. O와 X라는 직관적인 이미지로 사람을 나눈다. 그리고 그 투표가 캐릭터간의 희비가 엇갈린다. 받아들이기도 쉬운데 그 결과마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자연스레 투표가 이 게임에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자기가 선택한 것 아닌 결과도 감내해야 하는 것이 투표의 성질이라고 설명하는 셈이다. 이 투표에 관한 부분은 당연히 우리 현실을 비출 수 밖에 없다. 과연 우리는 O와 X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여기에 덧붙여 황동혁 감독은 게임으로도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 같은 경우를 생각해본다. 이 게임은 인원 수대로 짝을 짓는 게임이다. 짝을 못 지으면 죽는다. 글쓴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짝짓기’라는 행위 그 자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장금자(강애심)처럼 노년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김영미(김시은)처럼 이 게임에 주눅들어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주최자들은 각기 다른 다양성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을까? 겉으로는 민주적이고 선택을 존중하는 척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게임의 패자들은 살해당한다. 아예 패자로 낙인찍어 재기할 가능성조차 주지 않는것이다. 후술하겠지만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중 하나가 세상을 가로지르는 기준이라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이런 비유가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는데 유효하다.
선을 가로짓다
이 드라마는 선(line)에 관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선’이며, 이는 인물들이 양자택일의 순간에 놓이게 되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O와 X를 사이에 두고 인물들이 선택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단순한 게임 룰이 아니라, 드라마 속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도의적 선택과 맞닿아 있다. 즉, 이 선은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과 도덕적 신념을 시험하는 도구로 작용하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선이 단순히 선과 악을 나누는 경계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가족 사이에서도 이 선택은 영향을 미친다. 이 영향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인간적이기 때문에 겪는 이 감정이 이 상황의 근원을 묻는다. 과연 우리 사회는 인간관계에서 온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명확한 경계를 긋는 것에 더 집착하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갖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선을 완벽하게 넘지 못한 세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캐릭터의 성격상 애매한 입장에 서 있다. 이 입장 때문에 극의 흐름을 바꾸는 선택지를 둔다. 이로 인해 선택의 무게를 더욱 절실하게 감당해야 했다. 이 점은 우리 개개인이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가 요구하는 질서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지를 고를 것인가? 이 선택이 우리 사회에 폭력적으로 작동하지는 않을까? 이 질문은 드라마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드라마는 성기훈과 프론트맨을 잇는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인물은 1번과 456번이라는 수치상의 대비로도 구분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안티테제로 기능한다. 왜? 그의 게임에 대한 태도가 성기훈이 가진 논리를 먼저 사용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성기훈은 자신의 논리가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프론트맨 역시 오징어 게임이 필요한 이유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이 관점에서, 두 사람이 가진 이 논리가 현실 사회에서도 타당할까? 그는 단순한 시민이지, 남의 삶을 판단하는 판사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프론트맨 역시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마치 정당한 일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성기훈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음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성기훈과 프론트맨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와 선택의 딜레마를 조명한다. 이들이 어디까지 같고, 어디에서 갈라지는가? 그리고 그 선은 과연 절대적인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시리즈의 원동력이 되며, 시청자로 하여금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앞에 선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
드라마의 장점만 언급했지만, 전작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황준호와 선장이 이끄는 이야기는 기대만큼 흥미롭지 않았고, 노을(박규영)이라는 캐릭터는 이 게임의 틀과도 같은 역할이라는 점에서 장르적으로나 주제적으로나 중요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메인 플롯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했다. 또한, 명기(임시완)의 캐릭터는 시즌 3의 결말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기능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유명 유튜버라는 설정이 서사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희(조유리)와의 관계 역시 다소 모호하게 그려져, 두 인물의 미래가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특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에피소드 7은 시즌 2가 시즌 3에 종속되는 느낌을 주며 급전개로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2는 시즌 1만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의 전통을 잘 계승했으며,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았고, 현대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특히, 스릴러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없었다면 일부 장면들(특히 1화)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시즌 1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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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페이스] 끝장리뷰 | 최종 승자는? | 창고, 저택 상징 | 노예들 | 메타 영화 | 인간의 이중성, 분유된 두 자아 해석
[히든페이스](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이중성, 저택과 창고
Chapter 2 노예와 영화
00:00 김대우 월드
01:42 이중성
03:43 저택과 창고
04:33 노예들
05:59 메타 영화
07:12 별점 및 한 줄 평
07:32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히든페이스 #히든페이스영화 #히든페이스리뷰 #히든페이스해석 #영화히든페이스 #송승헌 #조여정 #김대우감독 #박지현 #히든페이스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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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17시간 시리즈 37분 요약(*액션위주)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분노의 질주 시리즈 정리 요약ㅣ분노의질주9 리뷰ㅣ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리뷰ㅣ
?「분노의 질주9 더 얼티메이트」 리뷰 보기 전, 필수로 봐야하는
분노의 질주 1~8 시리즈 결말포함 요약 정리 영상(*액션위주)
*외전 "홉스앤쇼"(2019) 제외- "분노의질주9" 정보
감독: 저스틴 린
제작: 저스틴 린, 빈 디젤, 닐 H. 모리츠,제프 커센바움, 조 로스, 클레이튼 타운센드, 사만다 빈센트
각본: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원안: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알프레도 보텔로
장르: 액션
출연: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루스터, 존 시나 등
음악: 브라이언 타일러
제작사: 원 레이스 필름스, 오리지널 필름, 로스/커센바움 필름스
배급사: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 대한민국 UPI 코리아
개봉일:미국 2021년 6월 25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19일
상영 시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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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 티저 예고편
돈만 빼고 세상 무서울 것 없던 '재식'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손 끝으로 세상을 느끼는 아이 '은혜'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시작된 특별한 만남을 다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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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시스턴트> 30초 예고편
꿈에 그리던 영화사에서
보조 직원으로 일하게 된 ‘제인’
어떤 일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소한 사무실 정리부터 상사의 개인적인 스케줄 관리까지
하루 종일 몰아치는 잡다한 업무에 지쳐간다.
그러한 일상이 반복되던 중
어느 날,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회사 내 부조리함을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