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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hilarious2024-03-31 23:13:13

클래식은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듄 파트 2

이전에 파묘를 리뷰했지만 사실 파묘가 더 일찍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듄을 먼저 보았다. 그만큼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대작이었다는 뜻이다. 그래놓고 이렇게 늦게 리뷰하는 것은 나의 게으름이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기대한 보람이 있었다. 간만에 제대로된 클래식을 맛보았는데, 잘 다듬어진 클래식이라 두고두고 볼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 이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다시금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런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자세란 어떤 것일까 다시금 되새긴다.

 

 

'듄 파트 1'의 내용은 영웅이 되기 전의 유약했던 시절의 고난을 다루었다면 '파트2'는 영웅이 될 조짐이 보이는 상황 속 주인공이 처한 딜레마와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그가 영웅이 될 지 안 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영웅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가진 고뇌는 이렇게 고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웅장함은 마치 성경에서 처음 출애굽기를 읽을 때의 상상 속 웅장함과 비슷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과거 많은 설화, 전설 등에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다. 어찌보면 흔한 서사라고 볼 수도 있어 서사 자체는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흔한 서사를 다룰 때에는 디테일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웅장함을 지키는 게 중요했는데 그 웅장함의 정도가 과하면 유치해보이고, 약하면 이게 영웅인지 헷갈리게 된다. 이 적당한 웅장함을 유지하기 위한 디테일로는 폴 아트레이디스가 무아딥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아와 영웅이 될 운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지점이 있다. 영웅이 될 사람은 태생부터 비범했으며 온 우주가 그의 영웅만들기에 혈안이 된 것만 같고 개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많이 무시되는 과거의 클리셰와는 달리 듄의 폴 아트레이디스는 유약함을 가진 한 개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회를 위해 나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팔자 사이에서 그는 결국 영웅이 되기를 선택한다. 그걸 보면서 영웅 팔자는 일종의 가스라이팅 같기도 하면서 그 가스라이팅 마저도 그 팔자의 일부인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영웅 서사 중에서도 이 영화가 독특한 영웅 서사가 된 디테일에 대해 논한다면 누군가는 사막 배경이라는 척박한 환경을 논하고, 디테일 중에서 웅장함을 배가시키는 음악도 한몫 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 폴 아트레이디스의 고뇌를 얘기할 것 같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관객은 그저 그 웅장함을 온전히 느끼기만 하면 된다. 이 영화의 장점은 클래식한 서사에 가장 현대적인 기술력을 덧붙여 클래식이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는 데에 있다.

 

 

클래식이 고플 때 나는 90년대 혹은 그 이전의 영화를 돌려보곤 한다. 현재까지 이용되는 서사의 대부분이 그 때 이미 등장했었기 때문에 가장 처음 만들어졌던 서사가 가장 자극적이고 재밌는 법이다. 그래서 현 시대는 편집의 시대라고 하지, 창조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기술력은 과거보다 압도적으로 달라졌기에 모두가 다 아는 출애굽기 조차 다시 이 기술력으로 묘사한다면 인간이 느낄 신적인 존재에 대한 위압감은 더 배가될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기술력이 가진 장점의 정점을 본 것만 같았다. 트랜스포머, 신과 함께 등 선진 기술력으로 마케팅했던 수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이 영화의 그런 기술력을 앞세운 영화의 가장 성공적인 만듦새의 표본을 보는 느낌이랄까. 돈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하는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관람했었다.

 

 

 

총평

 

 

 

꼭 영화관에서 보세요

 

 

작성자 . Anonymoushilarious

출처 . https://brunch.co.kr/@lanayoo91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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