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4-25 16:43:14
4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범죄도시4> 한국영화 사전 예매량 신기록 달성
개봉 2일차 100만 돌파한 <범죄도시4>.
트리플 천만 가나요?
4월 마지막주 씨네뉴스 함께해요
<범죄도시4> 역대 한국영화 사전 예매량 신기록 달성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일 24일 예매율 90%를 뛰어넘었습니다. 같은 시각 예매량은 83만 4000여 장을 넘으며 지난해 1000만 영화에 오른 전편 <범죄도시3>의 개봉 당일 예매율과 예매량을 모두 뛰어넘으며 흥행을 예고했습니다. <범죄도시4>의 손익분기점은 약 350만 명으로,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어 1000만 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욱 <동조자> 전 세계 20개국 1위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가 전 세계 20개국 1위에 올라섰습니다. <동조자>는 남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에 미국으로 떠난 베트남 스파이가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그립니다. 1인 4역을 소화해 내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시아계 미국인 ‘소피아 모리’로 등장하는 산드라오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강동원 주연 <설계자> 티저 예고편, 포스터 공개
강동원 주연의 스릴러 영화 <설계자>가 5월 29일 개봉한다고 합니다. 영화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강동원을 비롯해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여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원더랜드> 티저 예고편, 캐릭터 포스터 공개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는 영화 <원더랜드>가 지난 23일 캐릭터 스틸,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가족의 탄생>,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6월 개봉예정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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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테스와 보낸 여름> 눈부신 싱그러움과 흐뭇한 성장기
테스와 보낸 여름 (My Extraordinary Summer with Tess , 2019)
<테스와 보낸 여름>은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 근처의 휴가지 여행을 떠오르게 합니다. 휴가지의 낯선 풍경과 함께 여름을 간 다양한 사람들,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 그들이 주는 낯선 느낌은 이제껏 겪어왔던 세상과는 달랐던지라 신비스럽기도 하고, 다양한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아름다운 휴양지 테르스헬링에서 펼쳐지는 조금 엉뚱한 소년 샘과 그보다 더 엉뚱한 미지의 소녀 테스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함과 동시에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하고, 코로나로 집에 발이 묶여 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을 환기 시켜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영화일 것입니다.
포스터의 색감만 봐도, 눈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온 샘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공룡이 어떤 심정이었을지를 궁금해하는 조금 엉뚱한 소년입니다. 자연의 시간 순리 상 부모님과 형이 먼저 떠나게 될 것이므로 나중에 자신이 홀로 남겨졌을 때를 대비하여 휴가지에서 휴가보다는 외로움 적응 훈련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던 와중 만난 소녀 테스!
만나자마자 샘에게 살사를 추자고 권하는 샘보다 조금 더 엉뚱하고 발랄한 이 소녀는 무언가 꿍꿍이를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스의 엄마가 운영하는 민박집에 어른 남자인 휘호를 숙박 이벤트 당첨자로 초대하고, 어쩐지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 테스가 야속한 샘. 그런 샘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그 비밀로 새로운 일들을 맞이하게 되는 두 사람. 생각지 못했던 테스의 비밀은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언젠가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하는 건 어리석은 걱정일까?
아쉽게도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세상에 혼자 남겨질 운명입니다. 아마 샘처럼 가족 중 막내인 경우라면, 그럴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제 기억으로, 저도 이런 두려움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엄마에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만큼은 무조건 나보다 하루 더 살아야 돼!라고 말한 적이 있었죠. 샘도 그런 두려움이 있었는지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하느라 하루의 정해진 시간만큼 혼자 바닷가에서 놀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홀로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하던 도중, 밀물이 들어오는 갯벌에 발이 빠져 그의 노력과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모두를 두고 가장 먼저 떠날 뻔하게 되죠. 그때 만난 바닷가 근처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로부터 혼자이지만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추억이 많아 괜찮으니, 더 늦기 전에 많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죠.
외로움 적응 훈련중이랍니다.
아이가 하는 걱정이나 어른이 하는 걱정이나 맥락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은 세상에 혼자 남겨질 걱정을 하며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하진 않지만, 그와 비슷한 부류인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걱정,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등 매우 기우 스러운 걱정을 하며 현실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을 방해 받습니다.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면 이런 부류의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들에 노출되지만, 선택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것들을 걱정하며 지금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있지 않은지, 그렇다면 그 걱정을 지속할 것인지 벗어날 것인지를요. 영화는 매일에 충실하고 순간의 추억을 만들며 기억할 수 있는 추억들을 쌓아가는 것의 중요함을 샘을 통해 묻고 있는 듯합니다.
▶ 사랑스러운 배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이름도 어려운 두 배우, 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 조세핀 아렌센은 영화 내내 사랑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이전 연기 경력이 없는 배우로 캐스팅했다더군요! 그래서인지 연기를 꽤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서툴고 풋풋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들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와 잘 어울립니다.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사춘기 소년소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또 또래이더라 하더라도, 그 나이 때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이 키가 더 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영화에서도 테스 역의 조세핀 아렌센이 키가 조금 더 큽니다. 감독의 디테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네덜란드 아동 문학가 안나 왈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19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국제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영화제 통산 16개의 수상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은 어린이 영화 대상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 상이라고 합니다.)
또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서 하트가 튀어나오게 하는 영화의 배경지, 테르스헬링 섬(Terschelling)도 분명 영화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전체 매력 포인트에서 약 1/3가량은 차지할 듯 ㅎ ) 네덜란드의 서 프리지아제도에 딸린 섬이라고 해요. 가져올 수 있는 이미지가 없는 게 아쉬운데, 그쪽으로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의 블로그에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멋져요!
▶ 한 줄기 영화
두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입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 소년단에 입단한 소년 조조와 그의 집에 몰래 숨어있던 소녀 엘사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입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2차 세계대전과 나치 통치하의 세상, 히틀러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시종일관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으나, 찬찬히 관찰해보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비극과 참상은 더 슬프고 잔인한 것 같습니다. 조조의 상상 속의 친구 히틀러를 연기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유쾌한 연기가 더해져 제 기준 작년 최고의 영화로서 매우 강력히 추천해드리고자 합니다. ?
두 소년소녀의 싱그러움에 흐뭇하고, 그들을 보며 나의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테스와 보낸 여름>, 코로나로 따로 멋진 휴가지를 가지 못하셨다면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예쁜 이야기들과 경치에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처럼 좋은 영화를 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주관 가득 별점 : ★★★★
- 여름 휴양지, 못 다녀오셨다면 꼭 보세요!
- 음악, 색감, 연기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눈도 마음도 즐겁습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그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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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8마일' 리뷰
래빗은 디트로이트에서 자랐다. 낙후된 동네에서 희망을 찾지 못했고, 그래서 떠났다. 여차저차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보니 친구들도 집도 그대로였다. 기댈 곳은 트레일러 한 칸짜리 엄마 집.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공장에서 푼돈을 벌면서 희망을 품는 건 랩배틀이다. 고된 출퇴근길 속에서도 노트와 연필을 놓지 못한다. 랩이 유일한 해방구이자 돌파구다. 가사를 적을 종이와 펜, 기억할 머리만 있으면 어디서나 뱉을 수 있다. 랩배틀이 좋은 건 배틀 상금도 있다는 거다. '언젠가는 이걸로 뜨겠지' 하는 기대는 크지 않지만 그럼에도 랩을 하는 건 일상을 토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X같은 내 인생."이라고 어떻게든 뱉어내야 속이라도 풀린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은 함정이다. 성공을 위한 길에는 왕도가 없다. 방법보다 중요한 게 마음가짐이다. 디트로이트 길거리엔 사람들도 없다. 폐허가 된 건물들과 담벼락에 낙서들 뿐이다. 래빗은 버스를 타고 동네를 지나 공장으로 간다. 출퇴근길에서 보이는 건 이런 모습들 뿐이다. 낙후된 환경 속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은 입안에서 거칠게 씹힌다. 씹어 삼키기에 무거워 토해내는 수밖에는 없다. 래빗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종이에 쓰고 또 쓴다. 글자는 겹쳐져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써내는 일이다. 어떤 식으로 풀릴지는 몰라도 래빗은 안주하려 들지 않는다. 트레일러 집조차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한다. 래빗은 안다.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아니란 걸. 그렇지만 버텨야 한다. 가진 재능을 믿고 깡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힙합은 소외된 자들의 것]
래빗이 일하는 뉴 디트로이트 공장은 전과자나 복지 받는 사람이나 일하는 곳이라고 엄마의 남자친구가 말한다. 불안정한 직장에 트레일러 집, 냉장고에 우유도 떨어진 이 삶은 하루하루가 사투다. 모두의 관심 밖에서 일상을 채우는 건 음악뿐. 후드를 뒤집어쓰고 비트로 세계를 채운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평론가는 한 영상에서 힙합을 기성세대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음악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처럼 그 당시의 힙합은 소외된 이들의 무기였다. 기성세대가 쌓아 올린 공고한 틀 바깥 어딘가를 떠도는 이들의 문화였다. 별다른 장비 없어도 할 수 있었기에 유행처럼 퍼져나갈 수 있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힙합은 소외된 이들의 무기였다.
[디트로이트 지역번호, 313]
디트로이트 사람들은 313을 연호한다. 폐허 같은 이 동네의 지역번호. 떠나고 싶은 곳이지만 동시에 자란 터전이기도 하다. 이곳을 무력하게 밀려나서 떠나서는 안 된다. 이 지옥 같은 동네가 내가 자란 곳이라고 선언해야 한다. 모든 이들이 그 동네를 부정해도 말이다. 부정당하는 건 출신뿐만이 아니다. '백인의 랩' 또한 부정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나눈다. 압박감 속에서 래빗은 자신의 것이라 생각했던 무대에서도 밀려난다. 그렇게 포기하려던 마음을 다잡게 되는 건 능력의 여부가 아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좋아하는 걸 하겠다는 의지는 추진력이 되어준다. 래빗은 무대로 향하는 게 아니라 무대로 이끌린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건 수많은 관중이 바라보는 스테이지가 아닌 주차장이었고,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던 공터였다. 쌓아 올린 실력이 어디 도망가진 않는다. 실력을 믿고 마이크를 들어야 한다.
[일보 전진에서 일동 전진으로]
일대일로 붙는 랩배틀의 묘미는 결투라는 점에 있다. 나의 우위를 드러내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규칙에 맞춰서 가사를 써야 한다. 정해진 규칙 아래에서 두 결투자의 위치는 동등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결투는 일종의 게임이기도 하다. 랩 게임에서 의미 있는 원투 펀치는 무엇일까? 비트가 시작되면 온갖 인신공격 가사들이 쑤셔온다. 정신을 빼놓는 가사들은 그저 눈속임용이다. 증명해야 하는 실력은 상대를 까내리는 내용 자체보다 그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나 숨겨진 의미에 있다. 래빗의 랩 게임에서 그의 실력에 더해졌던 마지막 한 조각은 진정성이었다. 피부색으로 의심을 받던 진정성은 그가 겪은 삶의 곡절을 가사로 담아내어 인정받는다. 자신의 치부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가짜들과 다르게 진짜의 삶을 살았노라 선언한다.
래빗의 랩이 궁상맞은 하소연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끊임없이 얻어맞고 쓰러져도, 눈에 멍이 들어도 끝내 무대 위로 올라와서 마이크를 붙잡기 때문이다. 눈에 독기를 품고 마이크를 붙잡고 무대 위에서 상대를 노려보는 모습은 더 때려보라는 식이다. 무너져도 일어날 테니 무너뜨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 태도가 힙합이다. 인정하고 한 걸음 더, 다음 단계에서도 인정하고 한 걸음 더. 이 영화가 얼마나 독한 영화냐면 래빗의 각오가 엔딩 시퀀스까지 이어진다. 무대 위에서의 시간과는 별개로 래빗은 현실을 감당해야 한다. 해피엔딩과는 별개로 잔업이 남아있다. 스튜디오가 아닌 공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이 랩 게임은 시궁창 같은 현실 속 소박한 승리일 뿐이니까.
그럼에도 치열하게 일궈낸 소박한 승리는 무엇보다 값지다. 누구에게나 그런 기억이 있다. 토할 것 같은 압박감 속에서 버텨내야 하는 상황에 시시때때로 부닥친다. 한 순간의 변화로 인생의 궤도가 극적으로 틀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흔치 않다. 우리들 또한 래빗처럼 승리를 거두고도 다시금 공장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생긴다. 실은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시간은 그런 시간이다. 당장의 공과금, 밀린 월세, 할부를 갚아나가기 위해서는 소박한 승리로는 부족하다. 완주를 위해서는 게임 승리 너머의 생활까지 고려해야 한다. 진절머리 나는 삶이라도 말이다. 한스럽지 않게 뱉어낸다. Rap It. 래빗은 삶을 뱉어냈다.
사진 출처 : TMDB '8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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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지금, 이 순간은 진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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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위시하는 이 세계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르고 게임도 하지 않고 메타버스에 접속할 일이 없는, 나 같은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람에게는 너무도 낯설다.
AI에게 인격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숱한 작품들에서 다루어져 왔다. AI 이전에는 복제인간이 있었다. 영화 <아일랜드>에서 클론에게 인간과 똑같이 자의식이 생기는 모습을 보며, 당시의 나는 꽤 두려워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복제인간일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아일랜드>로부터 15년이 지났지만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을 보면서도 덜덜 떨었다.
이제는 인간복제의 시대가 아니라, 가상인간 시대가 온 것 같다. 이미 AI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한다. 행동하는 것은 누구의 의지일까. AI 인플루언서를 프로그래밍한 사람일까, AI에게 인격이 생겨버린 걸까.
에스파가 4인조가 아닌 8인조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황당함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했지만... 사람들은 에스파의 세계관을 받아들인다. 이제는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물론 지금 에스파의 'æ-에스파'들은 3D 애니메이션에 가깝다. 그에 비해 AI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진짜 사람 같다.
출처: 네이버 영화
<프리 가이>의 주인공 '가이'는 '프리 시티'에 산다. 은행원인 가이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보낸다. 금붕어에게 인사하고, 커피숍에서 늘 같은 커피를 마시고, 은행에 강도가 들어오면 하라는 대로 순순히 따르고, 퇴근하고, 또 아침이고, 출근하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다. 매일 똑같이 "좋은 하루 보내지 마세요. 최고의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하는 가이는 40 가까이 연애 한 번 못해본 '모쏠'이면서도 자신과 커피 취향이 같고, 5옥타브의 여자 가수 노래를 좋아하는 여자라는 구체적인 이상형이 있다.
존재에 대한 의심과 자각 없이 반복되는 가이의 일상에 특이점이 나타난다. 5옥타브의 여자 가수 노래를 흥얼거리는 여자, '몰로토프 걸'을 만나게 된 것.
그 이후로 가이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과 자신의 '차이'를 알게 된 후, 선글라스를 빼앗은 가이의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자아 또한 확장되기 시작하여, 처음으로 그동안 마시던 커피가 아닌 카푸치노를 주문해 보는데, 바리스타와 늘 인사하던 경관 등 모든 사람이 당황한다. 이 장면은 마치 <트루먼쇼>의 트루먼이 예상 밖의 행동을 했을 때와 비슷하다. 가이가 선글라스를 껴보고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인지한 후 절친인 버디에게도 선글라스를 껴보라고 했지만 버디는 삶이 바뀌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가이와 가이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현실이 썩 만족스럽지 않아도 변하는 것은 두렵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 자신을 밀어넣는 모습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NPC일까? 우리가 NPC라면 주인공은 누구인가. 가이는 NPC가 되기 보다는 주인공이 되기를 택한다.
그래서 가이는 몇 번의 죽었다 살아나는 시도 끝에 몰로토프 걸과 말을 섞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몰로토프 걸은 레벨이 100이 넘고 자신은 1밖에 안 되니, 레벨부터 올려야 한다. 그때부터 가이는 사람을 죽이는 대신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레벨을 올린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 모두는 알고 가이는 모르는 사실. '프리 시티'는 현실이 아니라 게임이다. NPC인 가이는 선글라스 낀 사람-실제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도, 싸우지도 않아야 한다. 그런 가이가 갑자기 각성을 하고, 가이를 지켜보는 현실세계의 사람들은 가이에 환호한다. 가이의 게임 속 스킨인 은행원 셔츠를 따 '블루 셔츠 가이'라는 별명까지 생기고, 혹자는 가이가 정체불명의 천재 해커라는 음모설을 제기한다.
가이가 이상형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몰로토프 걸은 AI 캐릭터가 아닌 사람 '밀리'이니까. 게임회사 '수나미'의 대표 앤트완(앙투완)은 개발자인 '키스'와 '밀리'의 게임 '라이프 잇셀프' 코드를 훔쳐서 '프리 시티'를 만들었는데, '프리 시티2'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블루 셔츠 가이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난감해진다.
게임 코드의 개발자인 키스는 수나미에 들어가 앤트완 밑에서 일한다. 자신이 만든 세계를 되찾기 보다는 수나미에서 별 욕심 없이 일한다. 밀리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기업인 수나미 앞에서 일개 개인은 힘이 없다. 그러나 게임 속에 코드를 숨겨두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몰로토프 걸'로서 끝없이 게임 속을 헤맨다. 그러다 가이를 만나고, 게임 속에서이지만 가이에게 호감이 생긴다. AI라는 것을 알면서도.
몰로토프 걸과 가이는 게임 속에서 만났을 뿐인데도 취향이 너무 비슷하다. 그네를 좋아하고, 풍선껌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수나미는 '프리 시티2'의 론칭을 위해 블루 셔츠 가이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레벨업을 한 가이를 죽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앤트완은 전 세계의 유저들을 무시한 채 리부트를 감행하고, 가이는 원래의 가이로 돌아간다. 그때 키스는 가이의 소스가 다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가이가 처음 각성했을 때처럼 해보면 어떨까? 바로 몰로토프 걸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다.
몰로토프 걸의 키스와 함께 모든 기억이 되돌아온 가이는 자신과 같은 NPC를 해방하고자 한다. 누군가의 설계대로 만들어졌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해방이다. NPC들은 파업을 시작한다. 키스 역시 앤트완에게 반기를 든다. 앤트완은 결국 서버를 물리적으로 박살내는 것을 택한다. 그러나 가이는 사랑하는 몰로토프 걸을 위해 바다 건너 밀리와 키스의 코드까지 달려간다.
앤트완과의 딜로 겨우 구해낸 '라이프 잇셀프'는 성공을 거둔다. 몰로토프 걸은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래밍되었겠지만'이라는 가이의 사랑 고백을 통해, 풍선껌맛 아이스크림과 그네, 5옥타브 여자 가수의 노래, 커피 취향이 바로 자신의 것이었음을, 그리고 가이가 몰로토프 걸을 만나면 사랑에 빠지게끔 프로그래밍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때 밀리에게 불현듯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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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의 각성은 이상형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데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선글라스 낀 사람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 모든 것이 가짜가 아닐까 하는 의심. <트루먼쇼>, <매트릭스>와 맥락을 같이 한다.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의미없는 반복,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대해 말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프리 가이>는 충분히 들뢰즈적이다. 의미없는 반복의 굴레에서 살아가던 가이와 친구들, NPC들, 그리고 키스도 특이점을 발견한 후 차이를 만들어간다.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삶은 그 전과 같을 수 없다. 모든 캐릭터들이 반복적이고 수동적이던 삶에서 자신을 능동적으로 굴려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키스와 밀리가 만든 '라이프 잇셀프'는 스스로 발전하는 AI들을 관찰하는 게임이다. 발전한다 함은 이전과 다른,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캐릭터들은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다. 직업적인 성취, 똑같은 생활이 아니라 창조적이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게임 밖 사람들은 진짜 사람 같은 게임 속 AI들의 발전을 응원하고 지켜본다. 마찬가지로 프리 시티에서의 가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싸움을 마치고 바다 건너 세계로 달려가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의심하지 않으면 반복할 수밖에 없다.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면 '헐벗은 반복'. 무한히 반복되는 삶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세트장 속 트루먼의 삶, 빨간 약을 먹기 전 네오의 삶, 앤트완 밑에서 시키는 것만 하던 키스의 삶은 진짜일까.
아무리 게임 속이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AI들에게 그 세상은 가짜가 아니다. 생각하고 느끼고 숨쉬고 있음을 느끼는 지금-여기가 바로 진짜 세상이다.
(매번 실패하지만, 그런 이유로 명상을 하라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사람 같지 않은 것과 사람 같은 것이 섞여 산다. 때리고 죽이고 배신하는, 사람 같지 않은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서사가 판을 치는 가운데, 인간이 서로를 돕고 스스로, 또는 누군가의 조력으로 성장하는 모습, 사람 같은 영화였다. 물론 주인공이 사람은 아니지만.
관람 포인트
* 라이언 레이놀즈는 그냥 가이가 아니라 핫 가이다.
* 앤트완 역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의 연기가 킹받는다.
* 크리스 에반스가 영화 속에서 잠깐 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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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피로 쓴 안티 히어로의 조악한 탄생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희귀 혈액병을 앓고 있는 생화학자 ‘마이클 모비우스(자레드 레토)'.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인공 혈액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끝에 그는 흡혈 박쥐의 DNA에 치료제 개발의 힌트가 숨어 있음을 발견한다. 모비우스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친구이자 후원자인 ‘마일로(맷 스미스)'가 준비해준 배에서 동료 ‘마르틴(아드리아 아르호나)'과 함께 불법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마침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임상 실험을 진행한 후 그는 새 치료제가 강력한 힘과 능력을 줌과 동시에 인간의 피를 마셔야만 해소되는 갈증도 선사함을 깨닫는다. 이에 모비우스는 FBI 요원 '사이먼(타이리스 깁슨)'으로부터 치료제 개발 사실을 숨기려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치료제를 맞은 마일로는 모비우스와 같은 힘을 갖게 되고, 모비우스는 새로운 힘에 도취된 친구 앞을 가로막는다.
SSU의 딜레마
자레드 레토, 맷 스미스, 타이리스 깁슨 등이 출연한 <모비우스>는 소니의 슈퍼 빌런 세계관인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ony's Spider-Man Universe, SSU)'의 세 번째 작품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폭발적인 흥행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베놈>으로 포문을 연 SSU는 현재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모인 팀인 '시니스터 식스(Sinister Six)'를 선보이기 위한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으며, <모비우스> 역시 그 준비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이때 SSU는 흥미롭게도, 또 필연적으로 한 가지 딜레마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모인 세계관이기에 SSU는 관객들을 주인공들에게 공감시킴과 동시에 그들이 명백한 악인이라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놈>에서 실패자와 패배자로 낙인찍힌 베놈과 에디 브룩이 의기투합하여 자신들의 존재감과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이야기는 감정적으로 어필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그들은 살인과 식인처럼 위법적인 수단을 거침없이 활용하면서 안티 히어로 혹은 빌런으로서의 정체성도 버리지 않는다.
<모비우스>도 예외는 아니다. 시니스터 식스의 멤버가 될 것을 암시한 만큼, 모비우스 역시 자신이 단순한 슈퍼히어로가 아닌 빌런의 면모를 지니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때 <모비우스>는 '피'와 '아버지'라는 지극히 고전적인 수단을 통해 새로운 주인공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선과 악의 경계선, 피
애초에 캐릭터의 모티브가 흡혈귀인 만큼, <모비우스>에서는 피라는 소재가 거듭 등장한다. 당장 흡혈 박쥐를 잡으러 간 영화의 첫 장면에서 모비우스는 스스로의 손에 상처를 내 그 피로 박쥐들을 유인한다. 어린 모비우스와 마일로도 그들이 매일같이 하루 세 번 혈액 투석을 해야 하는 병을 앓는다는 공통점 덕분에 친구가 된다. 그래서 모비우스는 그 치료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한 인공 혈액을 발명하고, 아예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외부의 피를 먹어도 문제가 없는 흡혈 박쥐를 연구한다.
특히 모비우스의 실험이 부작용을 낳은 후에 피는 더욱 중요한 소재가 된다. 박쥐로부터 얻어낸 혈청 덕분에 폭발적인 힘과 새로운 몸을 얻게 된 그는 사람의 피를 마시지 않는 한 능력을 유지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그는 자신이 개발한 인공혈액으로 갈증을 달래려 한다. 이미 변신 직후 실험을 진행하던 배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그들의 피를 마신 것에 극심한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 혈액이 갈증을 늦출 뿐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는 관계로, 모비우스에게 사람의 피는 최후의 기준점이 되어버린다. 본능에 굴복해서 세상을 파괴할 힘을 갖거나, 욕구를 따르지 않고 세상을 구원할 존재가 되는 기로에 선 것이다. 따라서 모비우스에게 피는 선과 악, 히어로와 빌런을 가르는 일종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모비우스와 그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마일로를 대조시킬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친구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비우스가 개발한 혈청을 주사한 마일로. 그는 혈청을 맞은 후 자행한 살인에 괴로워하고 이를 억제하려고 하는 친구와 대비되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준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거리낌 없이 활용해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다. 또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채 자신이 저지른 악행과 범죄를 회상하며 즐거워하고 춤을 추기까지 한다. 이때 두 친구 사이에 차이점은 오직 하나다. 본능을 따라 사람의 피를 마시느냐, 그렇지 않느냐다.
피와 아버지로 확립하는 안티 히어로/빌런의 정체성
이에 더해 영화는 모비우스와 마일로, 그리고 에밀이라는 유사 부자 관계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끌어들여 감정적 요소를 더하고, 선과 악의 차이를 더욱 구체화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 무의식에는 파괴적 욕동(타나토스)과 사랑의 욕동(에로스)이 존재한다. 그래서 아들은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증오하다가도 그 증오를 선망으로 바꾸어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양가적 감정에 휩싸인다. 이때 양가적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들은 아버지를 살해하지만, 그로 인해 죄책감에 휩싸이며, 죄책감은 아들로 하여금 아버지로 상징되는 규율과 규칙을 내재화하게 만든다. 그 규칙에는 기독교와 같이 강력한 규율을 지닌 종교를 포함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윤리, 도덕, 법 등이 있다.
그래서 아버지나 다름없는 에밀의 밑에서 함께 자란 두 박쥐 인간의 차이점은 흥미롭다. 실제로 마일로는 에밀이 언제나 모비우스를 우선시했고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다면서 에밀에게 증오를 표하지만, 모비우스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 준 에밀을 선망하며 그를 롤모델로 여긴다. 따라서 마일로가 아버지의 존재를 파괴하는 것은 그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빌런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아버지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마일로를 막고자 하는 모비우스의 모습은 그가 히어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이는 앞서 본 선과 악의 기준인 피와도 연관된다. 두 친구에게 피를 마시는 것은 본능적인 욕구에 굴복하는 일이다. 따라서 마일로가 피를 마시는 행위는 욕동을 이기지 못해 아버지를 죽이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악행이다. 그가 괜히 경찰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모비우스가 인공 혈액을 마시는 것은 욕동을 억누르며 선의 길을 걸으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피와 아버지라는 소재는 역설적으로 모비우스가 결코 히어로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수감되었을 때나, 또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대결을 앞두고 모비우스 역시 끝내 사람의 피를 마셔서 힘을 얻기 때문이다. 폭주하는 마일로를 막은 결과는 좋았을지 모르나, 그 역시 본능과 욕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또 그 과정에서 사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작중 FBI 요원 사이먼으로 대변되며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 낳은 사회적 질서에 심대한 피해를 끼치고 만다. 그렇게 베놈의 뒤를 이어 피로 쓴 안티 히어로이자 빌런인 모비우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야기의 매력을 가리는 설득력 없는 화법
문제는 엉성한 각본과 조악한 편집으로 인해 모비우스의 탄생기가 지닌 차별성과 매력이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모비우스>의 시나리오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모비우스와 마일로 간의 관계를 명확히 묘사하는 데 실패한다. 철저히 두 친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정작 친구 관계의 시작점인 유년 시절을 보여주는 분량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들의 공통분모인 에밀과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대목이 부족하다 보니 둘의 갈등과 대립이 선명히 그려지지 않기도 한다.
또한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러닝 타임에 무리하게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 결과, 급 전개되는 로맨스처럼 여러 사건들은 설명되지 않은 채 그저 발생하는 데 그친다. 덩달아 모비우스의 조력자인 마르틴, 모비우스와 마일로를 쫓는 FBI 요원 사이먼 같은 캐릭터들도 무의미하게 소비된다. 자레드 레토와 맷 스미스의 연기가 눈을 사로잡는 데는 두 주인공 외에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가 없는 것도 큰 몫을 맡는 것이다.
히어로 영화, 액션 영화에 기대할 만한 볼거리의 질이 낮은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사실 <모비우스> 속 액션의 콘셉트는 분명 나쁘지 않다. 박쥐의 상징성에 주목한 <더 배트맨>과 달리, 박쥐의 원초적 습성에 주목해 박쥐의 능력을 직관적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인상적이다. 또 배나 병원처럼 한정된 장소에서 고전적인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초반부 액션은 그 자체로도 눈길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액션의 규모가 커지려는 중후반부에서 단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밤거리와 지하 동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피아식별을 어렵게 하며, 알아보기 힘든 액션은 클라이맥스에서 긴장감을 최대치로 고조시키는 데도 무용하다.
여기에 새로 만든 연구실을 놔두고 굳이 기존 연구실을 찾아가서 무기를 만드는 장면처럼 바로 앞뒤 장면의 연결조차 매끄럽지 못한 편집이 더해지면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그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터 <베놈>, <베놈 2>에 이르는 소니의 히어로 영화들은 어수선한 편집으로 인해 필요한 분량이 대거 생략되고 완성도가 하락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모비우스>도 고질병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과거 마블의 수장인 케빈 파이기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비법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세계관을 걱정하지 마라. 영화를 걱정하라( don't worry about the universe. Worry about the movie")"라고 답한 바 있다. 이 말은 2개의 쿠키 영상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SSU의 거대하고 야심한 미래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는 듯하다. 스스로의 매력과 잠재력조차 온전히 살려내지 못한 <모비우스>는 케빈 파이기의 조언과 정확히 반대에 위치한 작품으로, 현재 SSU의 다음 타자로 예정된 <크레이븐 더 헌터>를 향한 기대감을 전혀 키우지 못한 채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D(Dreadful, 끔찍한)
시작은 그럴싸하나 끝은 미약한 흡혈귀 빌런의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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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기억은 그 자체로 기록이 된다
당신은 매일 40개의 새로운 단어를 만들고, 마치 모국어인 것처럼 자유롭게 구사해야 한다. 그러니 우선 외워야겠지. 시험공부하듯 어디에 적을 순 없고, 머리에 담아 조그맣게 읊조리는 정도만 가능하다. 종일 외우는 데에 집중할 환경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설거지나 재료 준비 등 주방 일을 하며, 당신을 감시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머리를 굴려야 한다. 잠들기 전 시간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 기도문을 외듯 나지막이 웅얼거리는 당신을 핀잔할, 당신과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수백 명의 질타를 견디면서.
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제2차 세계대전, 나치 수용소, 그리고 페르시안으로 위장한 유대인. 세 가지 키워드로 단박에 이해할 것이다. 영화 초반부의 방점은 '페르시안'에 찍혔다. 그러니까, 앞서 언급한 상황은 나치 수용소로 잡혀간 한 유대인이 페르시아인인 척하며 독일군 장교에게 알려줄 페르시아어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정확히는 '만드는' 과정. 그는 페르시아어를 할 줄 모르지만, 순간적인 기지는 뛰어났다. 거대한 거짓에 그럴싸한 작은 사실 몇 개를 섞으면 진실보다 더 진실처럼 보인다던가. 앞으로 그가 겪을 일과 딱 맞는 말이다.
자, 어떻게 매일 40개의 단어를 만들며 목숨을 부지할 것인가?
도망가는 건 방법이 아니다. 지뢰밭에 발을 디디거나 독일군의 총을 맞거나. 죽음으로 향하는 길은 살고자 하는 당신이 택할 게 못된다.
다행히 영화의 주인공, 그리고 실화를 기반에 둔 소설의 주인공은 다른 방법을 찾는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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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불. 불길에 그을리는 종이. 종이 위 까만 글자들이 사그라진다. 그 위로 영화를 만든 이들의 이름과 역할이 생겼다 사라지고 다시 생기길 반복한다. 암전. 이윽고 숲처럼 보이는 탁 트인 공간. 꼭 맞는 나무의 대칭 가운데,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절뚝이는 것도 같고, 무언가 위태로운 느낌이다.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커다란 코트를 짊어지고서. 걸음은 투박할지언정 무너지지 않고 계속 앞을 향한다. 영화가 끝나고, 본 것을 되새기면서 깨닫겠지. 복선 그득한 장면들이었단 걸.
'페르시아어 수업' 타이틀이 뜨고, 익숙한 풍경이 시야에 맺힌다. 덜컹대는 트럭 안,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 다만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불안한 눈빛들. 키 큰 남자가 옆 사람과 작게 조잘거린다. 남자의 무미건조한 눈빛은 옆 사람이 샌드위치가 있다는 말에 마구 반짝인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아주 유서 깊은 책을 줄 테니, 이거랑 교환하자고. 엄청난 값어치의 물건을 얻는 거라며. 눈망울이 큰 남자가 샌드위치를 내밀자 키 큰 남자는 제 몫을 제외한 남은 샌드위치를 책과 함께 넘긴다.
페르시아어로 된 책. 키 큰 남자가 샌드위치를 욱여넣으며 말한다. 훔친 거라고. 그건 유대교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도적질 하지 말라
지적하자, 대수가 아니라는 듯이 남자는 마저 씹어댄다. 눈망울이 큰 남자, 그러니까 영화의 주인공 '질'은 뒤이어 딴지를 걸지 않는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별 수 없다고 받아들였을까. 훗날 자신도 율법을 무시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까. 도적질 하지 말라의 다음 37, 거짓증거 하지 말라.
트럭이 멈추고 독일군의 명령으로 안에 있던 사람들, 즉 유대인들이 우르르 내린다. 소지품을 한 곳에 내려놔. 가방이 툭툭 바닥에 떨어지고 총살이 시작된다. 이때 우리가 아는 액션 영화 같은 드라마틱함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을 비추는 카메라, 즉 우리 관객들이 보는 화면은 고정되었다. 정적인 프레임. 비명이나 절규가 나올 새도 없이 모든 일은 끝난다. 단 한 사람, 질을 제외하고.
그는 품에 있던 페르시아어로 된 책을 내밀며 자신이 유대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군인들이 믿을 리 없는 소리다. 그러나 많고 많은 언어 중 페르시아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로 그들은 혹한다. 페르시안이라니. 장교 '코흐'에게 데려가면 포상으로 통조림 열 개를 받을 것이다. 아니면, 죽이면 되고.
불신, 권위에 대한 자존심과 자긍심, 똑똑하다는 자만심. 이 모든 성질을 뭉쳐 사람으로 빚으면 코흐가 만들어지려나. 아니다. 이건 독일군 사령관도, 다른 장교들도, 다른 군인들도 충분히 될 수 있다. 다만 코흐만 가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간절함이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동생이 있는 이란으로 넘어가 식당을 열 생각으로 그득하다. 독일을 벗어날 생각을 한다는 건 그가 당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독일의 패배를 예상하는 것이다.
질이 자신을 책의 주인인 '레자'라고 거짓말했듯 코흐 또한 자신의 속내를 숨기며 당에 충성하는 척 해왔다. '거짓증거 하지 말라'는 큰 틀에선 그들은 차이점이 없는 듯했다. 코흐도 결국 전쟁 통에서 살고자 했을 뿐 아닌가? 각자의 배경과 상황은 제각각이므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무언가를 어기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한다.
매일 이어지는 교습. 하루에 4개로 시작했던 수업은 갑자기 하루 40개로 늘어났다. 이때부터 질은 패닉 한다. 끝이라는 생각에 도망치려 든다. 그러나 도망갈 곳이 없기에 제 발로 돌아온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왔다며, 최선을 다한 거짓말로.
여기, 또 변수가 생긴다. 코흐가 명부 작성을 담당했던 '엘사'를 쫓아내고, 그 자리에 질을 앉힌 것. 엘사와 달리 질의 글씨체는 명필이기도 하다. 그의 일터는 이제 주방이 아니라 명부가 펼쳐진 책상 앞이다. 질에게 주어진 건 45분의 시간, 명부, 만년필과 잉크, 그리고 독일어 40개가 적힌 종이 한 장. 질의 머릿속은 온통 단어 만들 생각뿐이긴 하나, 코흐가 시킨 일부터 하는 게 순서다.
펜촉에 잉크를 묻혀가며 꾹꾹 종이에 눌러 적다가 문득, 기시감을 느낀다. 눈앞에 보이는 건 글자들. 독일군의 철저한 관리 하에 수감번호로 불리는 이름들. 이름은 곧 단어다. 그 이름들을 조금만 변형하면 금세 새로운 단어가 탄생한다. 이거면 살 수 있다. 질은 들뜬 마음으로 '페르시아어'를 조합해간다.
시간이 쌓일수록 몇몇 군인들은 질이 불만스럽다. 특히 주방을 감독하는 일로 쫓겨난 엘사와 그리고 처음부터 질이 유대인이라고 확신한 '맥스'가 보기에. 위계가 엄격하기에 그들의 농간에도 질은 레자로서 목숨을 이어나간다. 교묘한 줄타기가 잘해가던 레자. 실수로 페르시아어 수업 첫날에 말했던 '빵'을 '나무'와 똑같은 단어로 발음한다. 그리고 끝난 줄만 알았던 레자는 사경을 헤매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건 코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그러니까 레자가 만들어 낸 페르시아어였다. 거짓에 거짓을 더하자 더할 나위 없는 견고한 진실로 변모한다.
코흐는 점점 더 노골적으로 레자를 변호하며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라고 명한다. 내키지 않아도 그를 친근한 호칭으로 부르던 질, 아니 이제 레자라는 명명이 우리의 눈과 귀엔 더 익숙하다. 모든 것이 엇비슷하게 뒤섞이던 순간, 전환점을 맞이한다.
독일군은 수용소에 있던 사람들을 단체로 이송하고, 그럴 때마다 레자는 코흐의 보살핌으로 농장에 피신한다. 그는 마치 독일군의 아군 같다. 텅 빈자리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졌다. 코흐의 맞은편 침대는 이탈리아 형제가 차지했고, 저도 모르게 레자는 그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형제 한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레자를 지켜낸다. 그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어쨌든, 레자는 목숨 하나를 직접적으로 빚진 느낌이다.
레자는 그 죽음들을 지켜보며 가라앉는다. 진짜 페르시안이라서 죽임을 당한 사람과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죽은 남자.
이 대목이 코흐와 그의 차이를 보여준다. 레자는 자신의 생존으로 직간접적으로 죽은 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 또한 죽음으로써 모든 잘못을 짊어지려 한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생각했으므로. 애석하게도, 코흐는 제 부하들을 총으로 위협하면서까지 죽음을 목전에 둔 그를 끄집어내어 곁에 둔다. 그에겐 아직 레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드디어, 독일의 패색이 짙어진다. 코흐가 그토록 바라던 독일에서의 탈출 시기다. 처음 수용소에 왔을 무렵 질이 꿈꿨던 일이기도 하다. 아마 잡혀온 초반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 그는 홀로 도망치지 않았을까. 도망갈 기회가 생기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듯이.
수용소 내 모든 문서들은 활활 타오른다. 레자의 손으로 적힌 무수한 이름들도. 이름의 주인들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글자가 사라지면 모든 증거가 사라지는 셈이다. 피해가 없어지면 가해 또한 잿더미가 된다.
코흐는 혼란스러운 수용소에서 레자를 빼낸다. 자신은 공항에 가서 테헤란으로 넘어갈 거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레자를 등진다. 레자는 뒤돌아 자신 앞에 놓인 광경을 본다. 눈으로 뒤덮인 곳. 길은 보이지 않지만, 그가 만들 모든 발걸음이 곧 길이 될 테다.
당연히 코흐는 국경을 넘지 못한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벨기에인 행세를 하려 들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그의 눈동자는 마구 흔들린다. 하지만 꿋꿋하게 가짜 페르시아어를 모국어처럼 익숙하게 말한다. 그는 알 수 없었을 테지. 단순히 속은 게 아니라, 그가 말한 것들은 모조리 사람의 이름이었다고.
마지막.
질은 영국군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수용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느냐고. 수천 명이라는 답. 살아남은 다른 생존자들 또한 쉬이 답할 질문이다. 질문은 이어진다. 그중에서 기억 남는 이름이 있냐고. 기대가 담기지 않은 물음이다. 살아있는 게 기적인 그들에게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에게는 있다. 2,840개의 가짜 페르시아어. 2,840개의 이름들. 2,840명의 사람들이. 그는 머릿속에 빼곡한 명부를 읊는다. 천막 안이 점점 고요해지며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린다. 공간은 그의 목소리와 빠르게 놀리는 펜촉 소리만 들린다.
죄책감, 고통, 미안함, 고마움, 공포, 안도. 뒤섞인 감정은 눈물이 되어 뚝 뚝 떨어진다. 그래도 그의 입은 계속 단어들을 뱉는다. 살기 위해 빌렸던 단어들에게 진실을, 원래의 이름을 돌려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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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일주일 중 가장 힘든 수요일 Hump Day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셋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정세랑 작가, <스타워즈: 비전스> 시즌 2 집필
ⓒ 디즈니+<보건교사 안은영> <지구에서 한아뿐> <시선으로부터,> 등을 쓴 정세랑 작가가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타워즈: 비전스> 시즌 2의 작가로 합류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스타워즈: 비전스>는 옴니버스 단편 형식의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정세랑 작가는 스튜디오 미르와 루카스 필름과 함께 <어둠의 머리를 벨 수 있다면> 에피소드에 참여하였습니다. 시즌 2는 한국, 영국, 프랑스 등 9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참여한 작품입니다.
정유미X이선균 <잠>, 칸영화제 초청
ⓒ 네이버 영화17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비평가주간 집행위원회에서 영화 <잠>을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잠>은 유재선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이며, 이야기는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시작됩니다.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은 <잠>을 "센세이셔널한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이로써 제76회 칸영화제에서 상영하는 한국 영화는 <잠>,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홍사빈과 송중기 주연의 <화란>까지 총 3편입니다.
공포 영화 <컨저링>, 드라마로 제작
ⓒ 네이버 영화한국에서 226만 관객을 기록하고 그 해 최고의 공포 영화로 선정되었던 <컨저링> 시리즈가 드라마로 제작됩니다. 드라마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확립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영화 <컨저링> 시리즈의 경우, 지난해 10월 시즌 4 제작을 발표했으며, 지난 1월 시나리오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생 로랑, 영화 제작사 설립 발표
ⓒ Saint Laurent
패션 브랜드 생 로랑이 영화 제작을 위한 자회사 '생 로랑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짐 자무시, 데이빗 크로넨버그, 페드로 알모도바르, 왕가위, 아벨 페라라, 가스파 노에,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칸국제영화제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포함해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안토니오 바칼렐로는 "옷보다 더 영구적인 매체인 영화를 통해 생 로랑의 비전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어떤 면에서는 시즌 컬렉션보다 더 큰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허광한 주연 <메리 마이 데드 바디>, 대만 박스오피스 1위
ⓒ ㈜리안컨텐츠
배우 허광한이 신작 <메리 마이 데드 바디>로 기존의 이미지를 180도 뒤엎는 연기 변신을 선보였습니다. 영화는 혈기 넘치는 형사 우밍한(허광한)과 억울하게 죽은 영혼 마오마오(임백굉)의 본 적 없는 인간과 귀신의 독특한 공조 수사를 다룬 코믹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영화는 대만 현지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오늘 5월 17일 CGV에서 단독 개봉됩니다.
<퀸메이커>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
ⓒ 넷플릭스
<퀸메이커>가 공개 후 3일간 1,587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12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배우 김희애, 문소리 주연의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서울-부산-제주까지 재내한
ⓒ 네이버 영화
2023년 개봉작 흥행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압도적인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0만 관객이 넘으면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는 4월 27일(목)부터 30일(일)까지 한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국내 관객들의 열띤 성원에 보답하고자 서울, 부산, 제주까지 방문할 예정입니다. 또한, 서울 GV 행사에는 5월 개봉 예정인 한국어 더빙판 성우가 깜짝 등장을 예고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일주일에 반절이 지나갔네요.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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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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