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4-30 22:49:45
운명적인 사랑 얘기에 웬즈데이를 끼얹은 느낌
눈물을 만드는 사람
난 영화를 보기 전에 로그라인을 잘 보진 않는다. 그냥 제목에 혹해서 보는게 대부분이다. 영화보고 글쓰는게 취미인 인간이 할소린가 싶겠지만 그래서 가끔 포스터 보고 혹했다 읭? 하는 경우가 있다. '눈물을 만드는 사람'이 내겐 그랬다.
1차 충격은 이 영화가 이탈리아 영화라는 점이었다. 영화라는 매체에 관심 갖다 보면 자연스레 프랑스 영화는 보게 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탈리아 영화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낯선 이탈리아어가 들려서 감정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잘 캐치하기는 힘들었다. 그저 자막과 배우의 표정에만 집중해야 하니. 그런데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다크하고 주인공의 표정은 참 어둡다. 그래서 이게 로맨스인지 처음엔 감이 안잡힌다. 우선 나조차도 이 영화가 '웬즈데이'같은 오컬트스러운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던 건데 로맨스였던 것이었다. 다시 보니 누가 봐도 로맨스인데, '쟤 바보 아니냐'할 수 있지만 로그라인을 크게 신경안쓴 내탓이다.
2차 충격은 이 영화는 여러가지 동화적 설정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늑대 타령이다. 이 영화의 주된 설정이 남자주인공이 늑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건데, 성안에 갇힌 공주를 사랑하면서도 구할 수 없다고 자신을 가스라이팅하는 인물로 나온다. 뭔가 비련의 남주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내가 이런 느낌을 수용하기엔 너무 냉정한 인간인가 싶었다. 여주 또한 늑대임을 알면서도 사랑한다고 외치는 것을 보아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고 싶었음을 알 수 있다. 보다보면, 남주는 그저 희생적인 남자인데, 극 초반을 보면 이런 사이코가 없다. 그런데 알고보니 '사랑해서 보호하기 위해 멀리한다'는 생각이었다니, 왜 난 이걸 보면서 세상 오글거렸을까. 나만 오글거린 게 아니었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본 로맨스가 가미된 유럽 영화는 꼭 한 명씩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가 등장하는데 이번 영화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저번에 리뷰한 '립세의 사계'에서도 '치명적인 이성은 어쩔 수 없이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관념을 보여주었는데, 이 영화는 약간 영화 속 인물들이 남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와 비슷해 보인다.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어 모두가 그를 선망하고 갖고 싶어하지만 여주에게만 까칠한 그런 인물. 여주도 이 남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치명적인 매력에 어쩔 수 없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이 감성이 정녕 유럽의 기본적인 감성인 걸까.
이걸 보면 유럽은 아직도 치명적인 매력이란 존재한다고 믿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하려고 해도 끌릴 수 밖에 없는 매력이란 존재한다고 믿으며, 사랑에 빠지는 행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상한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코드가 유럽에서는 굉장히 잘 먹히는 코드인가 생각해 본다.
이 영화는 정말 시종일관 어둡다. 그리고 잘 모르는 두 남녀 배우가 참 비주얼적으로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웬즈데이' 같은 배경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까. 아련하고 애절한 로맨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뭐 한 번 정도는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여자 주인공이 예쁘게 생겼다고 생각한 것이 이 영화에 대한 가장 긍정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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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놓치지 말아야할 명작들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저번주에 9월 넷플릭스 공개작을 알려드렸으니, 이번주는 9월 서비스 종료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9월 서비스 종료작 중에서도 재밌는 영화들로만 엄선하여 가져왔으니,
모두 놓치지 말고 꼭 챙겨보기로 해요. :)
1. 신비한 동물사전 - 데이빗 예이츠
132분 I 판타지, 모험
21.09.08 종료 예정synopsis
신비한 동물들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괴짜 마법사 뉴트.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녀석들이 탈출을 감행한다.
덕분에 마법 의회에 쫓기게 된 그는 어둠의 존재 옵스큐러스와 맞닥뜨리는데.
그 존재의 이유는 마법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2. 셔터 아일랜드 - 마틴 스콜세지
138분 I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21.09.14 종료 예정synopsis
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수감하는 치료감호소에서 환자가 실종된다.
연방 보안관이 수사에 나서지만, 계속 떠오르는 환영으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는데..3. 슬리피 할로우 - 팀 버튼
111분 I 판타지, 스릴러, 액션, 공포
21.09.14 종료 예정synopsis
뉴욕 수사관 이카보드 크레인이 머리 없는 시체가 발견된
기괴한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시골 마을 슬리피 할로우로 파견된다.4. 메이즈 러너 - 웨스 볼
113분 I 액션, 미스터리, SF, 스릴러
21.09.17 종료 예정synopsis
알 수 없는 곳에서, 기억을 잃은 채 무리 지어 살아가는 소년들.
그들이 어디서 온 누군지, 여기는 어딘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단 확실한 건, 이곳에서 탈출하려면 밤마다 괴성이 들리는 거대한 미로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5. 다빈치 코드 - 론 하워드
147분 I 미스터리, 드라마, 스릴러
21.09.19 종료 예정synopsis
루브르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살해됐다.
단서가 있다면 시체 주변에 난해한 암호들.
하버드대 기호학자와 암호 해독가가 힘을 합쳐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6. 데이비드 게일 - 앨런 파커
130분 I 드라마, 범죄, 스릴러
21.09.30 종료 예정synopsis
텍사스의 한 대학교수.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던 그가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는다.
세상은 그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까.
무고한 이가 형장의 이슬이 되기 전에,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7. 어톤먼트 - 조 라이트
122분 I 드라마, 멜로/로맨스, 전쟁
21.09.30 종료 예정synopsis
영국 상류층 집안의 딸. 의사의 꿈을 키우는 하인의 아들.
한여름 열병처럼 타오른 남녀의 사랑은 둘을 훔쳐보던 소녀의 오해로 갑자기 막을 내린다.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온 비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소녀는 진정 속죄할 수 있을까.8. 패치 아담스 - 톰 새디악
115분 I 코미디, 드라마
21.09.30 종료 예정synopsis
자살에 실패한 후 제 발로 정신 병원을 찾아간 남자.
그곳에서 동료 환자들 덕분에 삶의 희망을 찾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로 한다.
한참 늦은 나이에 의대에 입학한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바로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것!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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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배트맨' 리뷰
*영화 '더 배트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래된 시리즈 속의 인물들이 다들 그렇지만 특히나 배트맨의 어깨 위에 올려진 짐은 막중했다. 팬들은 배트맨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기억 속에 '다크나이트'라는 영화가 있다. 전례 없는 악당의 존재가 만들어낸 드라마는 영화를 걸작의 반열에 올려다 놓기에 충분했다. 배트맨도 제 몫을 다했다. 그가 내린 선택은 영화의 오프닝 장면만큼 강렬한 엔딩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 뒤로 배트맨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나 TV 시리즈에서는 크고 작은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훌쩍 나이를 먹어 원숙해지기도 하고, 더 단단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중요한 건 작품마다 배트맨이 어울릴 수 있는 판이 달랐다는 점이다. 고담시를 수호하던 영웅은 어느새 지구를 지켜야 하는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전 세계를 지켜야 하는 영웅의 모습에서 다시금 돌아간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의 근원적인 정체성인 탐정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동시에 무대 또한 홈그라운드로 줄어든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면서도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장점들이 빛을 발한다. 어둡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도시의 모습은 이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인물이 가진 강점과 매력에 집중하는 동시에 새로운 빌런으로 판을 뒤흔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신선하게 다가왔던 부분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토마스 웨인이라는 인물의 설정이다. 브루스 웨인이 부모의 죽음으로 자경단 활동에 나섰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묘사하진 않는다. 그동안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인 토마스 웨인은 의사에 자선가로 인격적으로 완전무결한 사람처럼 표현되었다. 여기서는 다르다. 그가 과연 도덕적이기만 한 인물이었을까? 이토록 부패한 도시의 재벌이 잘못된 선택을 내린 적이 없었을까? 이런 질문을 통해서 토마스 웨인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아버지의 죄'라는 테마를 통해서 극 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그룹이 연결된다. 고담이라는 도시의 상황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감각된다. 이는 배트맨에게도 마찬가지다. 복수를 통해 죽은 부모님을 향한 비현실적인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정의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인 리들러의 행동이다. 그는 자신처럼 고아인 배트맨이 본인과 비슷한 동기(복수)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생각했다. 리들러가 배트맨에게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았다는 등 아캄에서 보였던 반응은 전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리들러가 기존 시리즈의 악당과는 다르게 배트맨이라는 인물에 대해 동질감을 느꼈다는 점은 그만큼 배트맨이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해왔던 일이 본래의 목적의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는 말이 된다.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온 범죄자가 그를 자신의 팀으로 설득하고 싶어 할 정도로 탈선한 상태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영웅이나 악당의 행동 모두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이 모든 맥락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검은 옷을 뒤집어쓴 자경단원을 대하는 경찰들의 시선 또한 그렇다. 실제로 주변에 있었다면 나라도 저렇게 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이나 사물, 인물을 일상으로 들여올 때 발생하는 이질감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브루스 웨인에게서 풍기는 우울감도 그렇다. 부모의 죽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면모를 보이기는 했어도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 상태의 구분이 명확했다. 여기서는 다르다. 초점이 온전히 배트맨의 활동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균형은 깨진 상태이다. 무력한 상태에 놓이고 싶지 않아서 강박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그 활동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우니 회의감에 빠져있는 입장이다. 이런 감정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이 영화 속에서 배트맨은 악전고투한다. 2년 동안 활동을 해왔지만 여전히 사회는 변하지 않았다. 부정부패는 끊이지 않고 활동에 회의감이 든다. 숱한 경험을 토대로 단련된 초인이 아니고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사건을 막기에도 급급하다. 막연한 믿음으로 자경단 활동을 지속하기에 역부족인 시점이다. 배트맨은 사건을 해결하면서 점차 변해간다. 그의 변화는 비약하거나 도약하지 않고 아주 작은 호의와 행동으로 드러난다. 겨우 한 걸음 정도의 변화일 뿐이다. 보면 배트맨에게 기대하는 바는 지극히 인간적인 고뇌와 맞닿아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가 초인 영웅이 아닌 철인 영웅이라 좋았다. 배트맨은 질문과 자기반성, 성찰을 통해 힘을 얻는다. 본인의 삶을 제어하면서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향이 분명하다.
이후에도 시리즈가 나온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후속작이 나오면 이번 영화보다는 브루스 웨인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업가나 재력가로서의 역할을 통해서 배트맨이 할 수 없는 일을 시도할 수 있다. 다수의 시민에게서 희망을 보고 복수에서 발전한 존재가 되려는 고민을 시작했으니 본인의 다른 페르소나 또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패가 될 것 같다. 물론, 고담이라는 환경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더 많은 시련이 있겠지만 해법은 분명 이번 영화와는 달라질 것 같다. 악당들도 기대가 된다. 이번에 나왔던 리들러처럼 다음 적수 또한 무척 난적이 될 테니까.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더 배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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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라는 불가해한 존재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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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상처받은 경험을 객관화해서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심지어 농담의 소재로 삼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더 이상 그 경험에 휘둘리지 않는 어른이 된 게 좋아진다. 어떤 날엔 내가 쓸모 있는 자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됐고, 또 어떤 날엔 내 부족함이 엄마를 불행하게 할까 봐 불안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어떤 형태로 내 삶에 관여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지금, 비로소 어린 시절에서 분리되는 통쾌함을 느낀다.
노아 바움벡의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의 다 큰 남매들도 어린 시절에 관한 불만을 터뜨린다. 이들은 자의식 강한 예술가 아버지로 인해 각기 다른 상처를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의 작품 활동과 재혼으로 인해 누군가는 방치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한 관심을 받았다. 부모 자식 관계도 각각의 인간관계라 그 사이에서 주고받는 감정은 균질하지 않다. 아버지 해롤드는 매슈의 이름을 딴 조각 작품을 남겼지만 대니라는 작품도, 진이라는 작품도 남기지 않았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남매들 사이의 질투와 열등감을 유발했고, 여전히 다 큰 어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첫째 아들 대니가 “아빠는 나를 이류 시민처럼 취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릴 때, 둘째 아들 매슈는 “아빠 관심이 나한테만 집중돼서 내 인생이 개판이 됐”다고 소리친다.
영화에서 주로 갈등을 겪는 쪽은 두 이복형제와 아버지다. 반면 유일한 딸인 진이 아버지와 부딪히는 장면은 없는데, 갈등에 참여하지도 못할 만큼 소외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 아들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혹은 자신의 성공을 인정받지 못해 힘들었지만 진은 힘들 기회조차 없었다. 진의 입장에서는 아버지에게 분노하는 것조차 부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여전히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는 대니나 매슈와는 달리, 어떤 관심도 받지 못했기에 오히려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었을까. 그래서 진은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 가족에서 나로 사는 게 어떤지 너흰 절대 몰라.”
어느 날 삶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낄 때, 혹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머뭇거릴 때 어릴 적 유약한 자아가 나를 발목 잡고 있음을 불현듯 깨닫는다. 유년시절의 케케묵은 장면들이 떠오르고, 그 장면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속 세 남매들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을 들먹이며 싸우는 장면이 웃기고 한심해도 짠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버지 해롤드가 병상에 눕게 되면서 남매들은 어쩔 수 없이 이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게 된다. 아버지를 극진히 돌보고, 간호사의 처치를 함께 받아 적고, 의사에게 항의한다. 가족 내 역할과 되풀이되는 갈등으로 인해 찐득하게 달라붙은 감정들이 고통스럽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어쩔 수 없는 보살핌이 가능해진다. 가족이라는 존재의 이상한 점은 이런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면 해묵은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부딪히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서로를 돕게 되는 것. 가족은 완전한 화해도, 영원한 원망도 불가능한 존재들이다. 그런 불가해한 순간을 맞이하는 건 가족끼리만 가능하다.
진뿐만 아니라 이 가족 안에서 대니로도, 매슈로도 사는 것 또한 그들 자신만 아는 고통이다. 그렇지만 아버지 앞에서 힘든 감정은 자식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낡은 짐 속에 나뒹구는 선글라스는 서로 네 것이라며 가족들의 손을 여러 차례 옮겨 다니는데, 영화 말미엔 매튜와 대니가 서로 자신의 것이라 주장한다. 한 가족 안에서 자란다는 건 그런 것 같다. 복잡하고 엉망인 유년 시절의 기억이 네 것인지, 내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서 그게 내 감정이기도, 네 감정이기도 한 것. 그게 우리의 정서가 되는 것. 아버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대신 다 큰 자식들은 상처받은 서로를 감싸 안는다. 함께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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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새벽의 모든’에서 새로운 경계선을 발견하다! 미야케 쇼 감독님의 관람 포인트
(기자회견에서의 미야케 쇼 감독)
5월 1일, 25주년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가 드디어 개막하였습니다! 개막작은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으로 선정됐는데요. 올해의 슬로건인 '우리는 는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와 걸맞는 영화였습니다. 각자의 무수한 삶과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까지 경계선을 넘어 모두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까지 각 인물의 하나하나가 궁금하고, 스며듦이 매끈한 영화였습니다.
'새벽의 모든'은 동명 소설을 원작 각색한 영화이며, 공황장애가 있는 야마조에와 주기적으로 PMS를 겪는 후지사와가 작은 연구소에서 만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딪히며 각자의 결핍과 공백을 발견하고, 서로의 틈을 보게 됩니다. 그 틈에서 맞지 않았던 '어떤 사람'에서 어느새 곁을 내어주는 '동료'이자 '친구'인 관계가 확장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회적 장애'에 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고 갖고 있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 다시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내가 갖고 있던 틀을 인지하고 그 선을 넘게 하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야마조에와 후지사와가 단순히 '남녀관계'로 뭉그러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호할 수 있는 주변인으로 존재합니다. (마치 지구 옆에 있는 위성처럼요!) 또 작품에서 이웃, 친구, 동료, 시설의 보호자와 의사 등 '혈연'과 이어지지 않는 다양한 보호자의 형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야마조에와 후지사와의 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사회적) 보통적으로 '심리적 장애'와 관련해 간섭하고 지지하는 역할은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보호자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림으로 바로 연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마조에는 가족과의 왕래가 뜸하고, 후지사와는 어머니가 신체적 장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야마조에의 주변 동료들이 야마조에의 안부를 늘 묻고, 후지사와 어머니는 늘 후지사와를 위한 식제품들을 마련해 후지사와에게 보냅니다. '보호자-피보호자'라고 경계를 분명하게 나누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경계선을 넘나드는 상호협력적 관계로 그려집니다. 야마조에는 후지사와의 PMS에 도울 수 있다며 설득하기도 합니다. 이에 서로의 느슨하지만 약간의 짐을 덜 수 있는 연대를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돌봄' 시스템에 관해 거대하게 혹은 사소하게 들여다보고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혈연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닌 대안적 관계들과 느슨하더라도 덜컥거리더라도 같이 짐을 나눠드는 느슨한 돌봄과 보호와 연대.
미야케 쇼 감독의 1일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간략히 주고 받은 질문과 답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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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그 작품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A) 원작 소설을 보면서 인물들의 행동에 큰 인사을 받았다. 자신의 상황에 그저 무력하게만 있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과의 질문과 답을 찾아냅니다. 이런 끈질긴 자문자답의 방식과 어떻게든 행동의 실천으로 이뤄지는 모습들이 우리가 갖고 있던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관해서 다른 시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다. 더불어 현대의 질병이 불리는 것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 양상을 여러 시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마음처럼 일을 계속할 수 없으면서, 생각처럼 할 수 없는 것들에 그들을 조명하고 싶었다.
Q2> 작품에서 달력을 통해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런 '시간의 흐름'의 배치 관한 의도가 궁금하다.
A) 공황장애나 PMS 같은 병은 간단히 해결하기가 어려우며 장기간 내 삶과 같이 지내야 하는 고통이다. 이런 질병은 오랜 기간의 치료 기간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놀랬었다. 자신의 장애와 삶을 쭉 이어가야 하는 이들의 시간을 영화를 통해 같이 느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주'라는 시간을 가져와 거대한 흐름을 표현해보았다.
Q3>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불안이 찾아오면 강박적으로 하는 일로써 '잡초 뽑기'가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왜 '걸레질' 같은 무언가를 닦는 행동으로 교체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책을 읽을 때 '잡초 뽑기'란 행동은 매우 유니크했다. 그러나 글로써 '잡초 뽑기'를 마주할 때 다가온 큰 인상이 영상에서는 잘 발휘되지 않는다 생각했다. 그래서 대체할 수 있는 행동으로 '움직임'이 있고 '소리'가 있는 행동을 찾아봤다. 그렇게 찾던 중에 '무언가를 열중하며 닦는 모습'을 가져와 표현해봤다.
Q4>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하며, 캐릭터 빌딩과 캐스팅과 관련하여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이번에 처음으로 (자신의) 영화에 다양하고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들을 단순히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닌 개성이 실린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가령 같은 '의사'라 해도 특유의 성격이 드러나도록 했다. 어떤 의사는 덤덤하고, 어떤 의사는 발랄해 보인다. 이렇게 개성이 잘 표현력에 주목하여 캐스팅하였다. 더불어 엑스트라에도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 봤다. 그러니 등장이 많든 적든 다채로운 등장인물들에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고, 두 번, 세 번, 많이 또 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장애와 같은 것이 없는 사람을 지칭할 때, '일반(보통) 사람'이라는 표현이 많은데 나는 '일반(보통)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공황장애가 있거나 PMS를 겪고 있다거나, 그저 다른 특징으로서 있는 것일 뿐이다. 이것의 유무가 보통을 정의하고 특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Q5>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는 각 문화별로 다르게 느껴질 것 같은데, 영화를 선보이기 위한 작업으로서 이 다양성에 관한 어떤 리서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일단, 리서치는 원작 소설 작가가 공황장애가 당사자인 점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이후 인터넷과 책을 찾아봤고 공황장애 당사자들과 일본에 있는 전문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양성'에 관해 알아갈 수 있었다.
또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긴 지점 중 하나는 우리 영화에서 질병이 등장하고, 이것을 하나로 지정해버리는 것을 경계했다. 무수한 사례 중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가 일반화할 수 없다. 그리고 '공황장애'를 연기하는 순간들도 주의를 많이 기울렸다. 늘 현장에 의사가 대기된 상태에서 발작 연기를 촬영했고, 장면이 끝나면 배우의 심장박동을 확인하고 괜찮을 때에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배우에게 혼자 집에 있을 때는 발작 연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표현의 오류나 예측불가능함을 재현하는 과정을 경계하고 주의있게 임하고 싶었다.
Q6> 전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과 이번 개막작인 '새벽의 모든'의 공통점이 있다. 폐업 직전의 복식장과 AI 기술이 발전된 지금, 아날로그 연구소라는 공간이다. 한 마디로 두 공간은 소멸해가는 공간이라 느꼈는데, 감독은 이런 공간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했다. '소멸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A)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먼저 '영화관'이란 공간이 먼저 떠오르면서 가장 걱정되기도 하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영화관 수가 반이 줄어들었다. 그에반해 스크린 수는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지만 말이다. 펜데믹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우려가 많이 된다. 그래도 낙관적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관'은 절대로 없어지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영화를 사랑하는, 지키길 노력하는, 이용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있는 이상 사라지지 않지 않을까. 이런 마음과 믿음을 반영하게 된 것 같다.
Q7> 한국 배우 중에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개인적으로 내가 누군가의 이름을 호명한다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배우 중 참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심은경 배우이다. 존경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몇 분이 더 계시지만, 부끄러우니 그만두겠다.
Q8> 기자분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A) 많은 분들이 모여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질문을 주시면 우리는 이야기하고, (기자분들은) 일로써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이 과정도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같이하는 시간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남은 기간 동안에도 관객들과 함께 영화제를 즐기고 싶다.
이렇게 간략하게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이란 작품에 관한 계기와 말하고 싶던 메세지를 살짝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성'을 중점으로 인무들에 많은 공을 들인 영화라 느껴졌습니다. 그런 만큼 저는 여러 인물들이 말 그대로 눈에 밟히곤 했습니다. 또, 미야케 쇼 감독은 개막식에서 영화는 관객이 생각하는 것이니 각자의 생각과 이해를 마음껏 풀어주면 좋겠다고 말은 전했습니다. 경계선을 넘어 다양함을 마주하고, 분리되는 것이 아닌 이어짐으로, 분별이 아닌 스펙트럼의 속으로, 같이 존재함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의 삶 혹은 남의 삶에서 힘듦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어떻게 봐줘야 할지 고민된다면 '새벽의 모든'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는 어쩌다 보니 영화를 두 번을 보게 되었는데요. 두 번째로 감상하였을 때,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감독님 말대로 두 번, 세 번, 많이 볼수록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상영 정보>
05.01. 19:30 개막식 + 개막작: 새벽의 모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05.02. 13:30 새벽의 모든 + 전주대담
(CGV 전주고사관 3관)
05.05. 10:30 새벽의 모든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영화제 기간>
5월 1일~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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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웅남이>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차지
ⓒ 네이버 영화
해외 배급을 맡은 CJ ENM과 박스오피스 베트남에 따르면, 박성광 감독의 영화 <웅남이>가 베트남에서 개봉 3일 만에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고 합니다.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입니다. <웅남이>는 지난 7일 개봉된 대만을 시작으로 베트남에서도 개봉하며, 국내의 코믹 신드롬을 해외에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광한,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내한
ⓒ 네이버 영화
<상견니>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 허광한이 오는 4월 28일 개최되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유일한 외국 배우 시상자로 초청된 배우 허광한 주연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국내에서 5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소희>, 해외 영화제 연이어 수상 쾌거
ⓒ 네이버 영화
배우 배두나와 김시은 주연작 <다음 소희>가 제45회 크레떼이유 국제 여성 영화제 젊은 관객 부문 최우수 장편 영화상, 제3회 랭스 폴라 스틸러 영화제 심사위원상, 제2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다음 소희>는 프랑스에서도 현지 유력 언론 매체들로부터 찬사를 얻었고, 개봉 2주 차에 51,6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영관 수가 확대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선균·주지훈 주연 <탈출>, 칸 국제영화제 초청
ⓒ CJ ENM
이선균·주지훈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가 오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었습니다. 영화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신과 함께>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트와일라잇>, TV 드라마로 제작
ⓒ 네이버 영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소설, 영화 시리즈 <트와일라잇>이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미국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드라마 <트와일라잇>은 라이온스케이트에서 개발 중이며, 원작자인 스테파니 메이어가 제작에 참여하고,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5편의 프로듀서였던 윅 갓프레이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엘리멘탈>,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 네이버 영화
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흙, 공기인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엘리멘탈>은 <업>, <인사이드 아웃>, <소울>에 이어 4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입니다. <엘리멘탈>은 개봉 전부터 놀라운 작품성과 독창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주 만에 매출 1조 원 돌파
ⓒ 네이버 영화
닌텐도 인기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영화화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 18일 만에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화는 미국 포함 아메리카·유럽·호주 등에 개봉한 후 23일까지 누적 매출 8억 7,183만 달러(약 1조 1,63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제작비 1억 달러의 8배가 넘는 기록입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늘(26일) 국내 개봉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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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바꾸면 상처가 지워질까?
살다 보면 과거의 무언가를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선택한 모든 순간 중 가장 큰 실수라고 느낀 결정의 순간은 그냥 살다가 문득 후회의 감정과 함께 떠오른다. 그리고 누군가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거나 누군가의 죽음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런 불행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게 벌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혹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 상황에 대한 상상을 하곤 한다.
실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은 없다. 그저 지금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시간 우리는 과거에 묻혀 산다. 선택에 대한 후회 때문에 현재를 망치지고 하고,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현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잃기도 한다. 그렇게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현재를 망가뜨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꽤나 자주 과거에 대한 생각을 한다. 지나온 여러 과거 중 하나를 떠올리고 또 다른 기억으로 점프를 뛰기도 한다.
아픈 과거를 바꾸려는 DC 히어로 <플래시>
영화 <플래시>는 주인공 배리(에즈라 밀러)의 과거에 대한 선택을 담는다. 배리는 과거 우연히 번개를 맞게 되면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수퍼히어로다. 하지만 다른 히어로에 비해서 어린 나이인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진중하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인다. 특히나 그는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을 경험했고 배리의 아빠는 엄마를 죽였다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그는 여러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특히나 과거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그가 우연히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빛의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배리는 현재 시점의 배트맨(벤 에플렉)에게 과거를 바꾸는 것이 위험하다는 충고를 듣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살리기 위해 살인사건이 일어난 그날로 돌아가 그 일이 벌어지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오다 어떤 힘에 의해 엄마가 살아있는 시간대에 튕겨져 나오게 된다. 거기서 잠시 부모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자신이 바꾼 과거 때문에 일어나면 안 될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건 현재 시점의 배리보다 조금 더 어린 배리가 함께 등장한다는 것이다. 둘 다 아직 철이 덜든 인물이지만 어린 배리는 나사가 하나 더 빠진 듯한 느낌이다. 영화는 현재의 배리와 어린 배리가 함께 꼬인 시간대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버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침 어떤 이유로 인해 현재의 배리는 능력을 잃고 좀 더 철이 없는 어린 배리가 능력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도 꽤나 흥미롭게 보여진다.
현재와 과거의 플래시 그리고 배트맨, 수퍼걸의 상실감
철없는 두 사람이 영화를 가볍게 만들지만 이들의 가벼움을 무겁게 만드는 일종의 멘토 캐릭터도 등장한다. 바로 과거의 배트맨(마이클 키튼)이다. 현재의 배리가 과거의 사건을 바꾸면서 다중 우주의 시간대가 꼬였고 그런 이유로 배트맨의 모습도 바뀌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사실 과거 배트맨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키튼은 1990년도에 개봉했던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다중우주라는 설정이 이야기에 적용되면서 과거 배트맨 역을 맡았던 배우의 출연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새로운 영운 수퍼걸(사샤 카예)가 같이 등장하면서 영화의 서사에 무게추를 더해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플래시, 배트맨, 수퍼걸 모두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플래시> 속에서 주인공 배리는 과거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감이 무척 큰 인물이다. 그래서 과거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엄마가 세상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현실로 바꾸려고 한다.
반면 배트맨은 과거 부모님을 잃었지만 그 상실감을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한 인물이다. 거의 할아버지의 나이가 된 과거의 배트맨은 부모에 대한 상실감을 복수심으로 표출했고 그 끝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인물인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배트맨은 큰 위험을 감수하고 과거를 바꿔 엄마를 살리려고 했던 플래시를 꽤 기특하게 생각한다. 그런 마음 때문에 성심성의껏 플래시를 돕는다. 여기에 더해 수퍼걸은 자신의 모든 가족을 잃은 인물이다. 영화 내내 복수심에 가득 차있고 아마도 이 영화 안에서 가장 큰 분노를 가지고 있는 인물일 것이다. 그의 분노는 파괴적인 액션으로 표현된다.
다채로운 액션과 흥미로운 성장서사 그리고 올드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플래시의 절박함, 배트맨의 전략, 수퍼맨의 파워가 더해진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다채로운 액션으로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모든 액션과 이야기의 흐름이 결국 과거에 대한 태도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관객의 마음을 잘 건드리고 있기도 하다. 다중우주라는 설정을 이용하면서도 그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주인공 배리 앨런이 성장하는 서사를 꽤 훌륭하게 마무리 짓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공포영화 <그것>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각 인물들이 청소년기에 겪을법한 정서적 공포와 성장과정을 훌륭하게 담았던 경험이 있다. 그런 성장서사를 철부지 배리 앨런이라는 인물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것을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으려 하는 과정을 통해 담았다. 그런 의미에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성장서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는 <플래시>에 무척 잘 어울리는 연출자다.
배리 앨런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는 이 역할에 딱 맞는 배우다. 비록 여러 가지 문제행동으로 향후 이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리숙하고 철부지이면서 영웅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과거 배트맨 브루스 웨인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의 모습은 과거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 당시 등장했던 배트맨 도구들이 등장할 때 과거 팬이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무게감 있는 마이클 키튼의 연기는 이 영화의 중심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수퍼걸 역을 맡은 사샤 카예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무척 강인한 인상으로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는데, 그가 입은 슈트와 이미지가 수퍼걸이라는 역할에 딱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처음부터 배리는 과거의 상처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과거를 바꾸고 그 변화가 만들어내는 파장을 경험하면서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비록 아픈 상처가 있을지라도 그게 바로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현재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어쩌면 아주 당연한 그 결말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이자 힘이 된다. 주인공 배리 앨런이 겪는 시간여행과 다중우주의 이야기는 영화 <플래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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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Benee - Mo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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