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4-12-19 13:13:53
닳고 닳은 이야기
넷플릭스 [트렁크]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트렁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넷플릭스
그렇다.
나는 추리물을 좋아한다.
시작하자마자 비가 추적추적 오거나, 그 와중에 누가 죽어 나자빠져 있거나 하면 금상첨화다. 그런 내게 최소 토막사체 정도는 들어가 있을 거라는 추리를 하게 하는! 제목마저 [트렁크]라는 작품이라니!! 그것도 이 추운 날에 집에서 뒹굴거리며 볼 수 있는 넷플릭스에서!!!!
무려 8부작이라는 심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세 좋게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만 해도. 누가 봐도 인지(서현진)가 호수에 토막시체를 버렸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뿜뿜 할 때만 해도.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었다. 물론 그 희망은 정원(공유)과 인지가 그놈의 탱고를 추는 순간부터 아주 소금빵 첫 입 마냥 파사삭 하고 내려앉았지만 말이다. 순간의 실망이었지만 그 틈을 비집고 여태 눌러 참고 있었던 불편함이 우르르 밀려왔다.
기간제 결혼이라는 어색하고 이해가지 않는 설정. 아무리 좋게 봐도 가스라이팅 하는 것으로 밖엔 안 보이는 정원의 전처(정윤하). 아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것 같은 엄마 바라기 한정원도 모자라서, 안타깝지만 이런 미묘하고 섬세한 연기는 아직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은 배우 서현진까지.
사진출처:넷플릭스
분명 새롭고 감각적이면서 섬세한 드라마를 만들려 한 것 같긴 한데. 미묘한 포인트에 대한 설명이나 처리가 제대로 되지 못해 불편함이 꽤 겹겹이 쌓인다. 게다가 후반부엔 정말 대놓고 로맨틱 코미디로 급선회를 해서 꼴 보기 싫게(?) 꽁냥 거리기까지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트렁크 안의 시체 어딨 어(없다고).라는 투덜거림도 함께 터져 나온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진 않다. 후반부의 두 주인공이 상처를 치유하고(내 상처는 어쩌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보는 모습에는 미소가 지어지긴 한다. 하지만 그 후반부마저도 급작스럽고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이 미래에 누리게 될 것이라 생각되는 행복도. 상처의 완벽한 치유도 전혀 기대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닳고 닳도록 다루었던. 판에 박힌 이야기로 남아버린다.
내 시체... 내놔.... 니들만 행복하지 마....
[이 글의 TMI]
1. 집에 가고 싶다.
2. 어제 네 명이서 피자집에서 메뉴 여섯 개 뿌심.
3.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파 병원 갈 예정.
#munalogi #넷플릭스 #트렁크 #영화리뷰어 #최신영화리뷰 #ott서비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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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 곡 없는 네 번째 디스토피아 앨범처럼
<러브, 데스 + 로봇> 시리즈는 넷플릭스에 간헐적으로 발매하는 컴필레이션 앨범과도 같다. 사랑, 죽음 그리고 로봇(테크놀로지)이란 세 가지 주제를 갖고 다양한 감독이 만들어낸 이 작품들을 보고 듣는 재미는 그 자체로 쏠쏠하다. 이런 의미에서 <블랙 미러> 시리즈와 함께 매력적인 디스토피아 세계를 선사하는 <러브, 데스 + 로봇> 시즌4를 향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아쉬움도 큰 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공연 실황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CAN'T STOP>이나 <미지와의 조우>의 매운맛 버전처럼 느껴진 <미니와의 조우>, 독특한 색채와 화풍을 선보인 <400 보이즈> <지크는 어떻게 종교를 갖게 되었나> <기어갈 수 있으니>, 고퀄리티의 수려한 그래픽으로 구현한 <스파이더 로즈> <티라노사우르스의 비명>, 그리고 블랙코미디 스타일 짙었던 <또 다른 커다란 것> <골고다> <똑똑한 가전제품 멍청한 주인> 등 제목에 기인한 주제로 탄생한 10편의 이야기들은 완성도를 떠나 각기 다른 개성이 넘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전 작품들에서 봤던 기시감은 벗어나지 못했다. 다수의 작품은 이전 시리즈에서 본 스타일과 세계관, 또는 콘셉트와 겹치면서 신선함은 떨어졌고, 일보 후퇴한 측면도 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생길 수밖에 없는 거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건 시즌을 대표할 만한 작품이 부재하다는 것. 시즌1에서는 <굿 헌팅> 시즌3에서는 <히바로>를 꼽을 수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딱히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 폭망했던 시즌2가 생각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4를 계속 볼 수 있었던 건 실존적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시리즈의 중점을 어떻게든 이어 나갔기 때문이다. 개성은 다르지만, 다른 존재(로봇, 동물, 로봇, 외계인, 악마 등)를 통해 인간이 가진 나약함과 이기심, 배타성 등을 들춰내고, 반성하게 만드는 부분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로봇은 물론, 고양이, 돌고래, 문어처럼 생긴 외계인, 타락한 천사 등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곧바로 객관화된다. 우리도 지구 안에서는 작은 개체일 뿐이라고 말이다.
여기에 현 인류의 혼란과 불안을 각 작품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로봇에게 의존하면서 점점 멍청해지는 인간, 인간성 말살 상황에서 실존에 대한 고민, 전쟁, 종말 등의 소재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중심마저 흔들렸다면 제작을 맡은 팀 밀러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데이빗 핀처 감독이 미웠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시즌4를 보면 이전 시즌에서 봤던 좋은 작품을 찾아볼 것 같다. 처음 이 시리즈를 접한 이들이라면 시즌 1부터 정주행할 수도 있다. 왜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이 시리즈를 기다렸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시즌 5를 기다린다. 왠지 짝수 시즌보다 홀수 시즌의 완성도가 좋다는 가설이 세워졌다고나 할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레드 핫 칠리 페퍼스 CAN'T STOP이나 들어야겠다.
개인 추천 에피소드 3| <지크는 어떻게 종교를 갖게 되었나>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독일군이 깨운 타락천사와 사투를 벌이는 미 공군들의 이야기.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피칠갑 고어 액션과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모습은 박진감 넘치게 연출된다. 특히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액션 시퀀스와 이를 구현하는 작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전쟁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신과 종교, 믿음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묵직한 물음은 힘든 상황 속에 놓인 우리들의 삶을 돌이켜보게 한다. 참고로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연출은 시즌 3 <킬 팀 킬>의 디에고 포랄이 맡았다.
| <티라노사우루스의 비명>시각적으로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 경기장, 검투사, 공룡 등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호쾌하고도 잔인한 액션이 볼거리. 액션보다 잔인한 건 검투사들과 공룡의 죽음을 유희로 즐기는 군주와 상류 지배층들의 모습이다. 결국 폭군을 향한 피지배층과 동물(또는 자연)의 복수가 벌어진다. 극 중 자연을 무참히 짓밟은 인간, 유색인종을 노예로 부려 먹은 백인들의 추악한 과거 등을 잘 녹인 이야기. 다만 세계관의 설명이 조금이라도 나왔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출은 팀 밀러가 맡았다.
| <스파이더 로즈>
브루스 스털링의 동명 단편을 영상화한 단편. <쿵푸팬더>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니퍼 여 넬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남편을 떠나보낸 후 외로움에 힘겨워하는 여성, 외계 애완동물, 그리고 복수라는 주제를 잘 융합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신체를 기계로 대체하면서 감정이 메말라갔던 스파이더 로즈와 귀여운 애완동물로 그 공허를 채우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여기에 SF 장르에 걸맞은 우주 전쟁과 액션 장면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도 있다. 반전의 힌트는 초반에 나오니 주의 깊게 보기 바란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평점: 3.0 / 5.0
한줄평: 타이틀 곡 없는 네 번째 디스토피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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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무해하고도 진실된 자작극!
‘어떻게 결혼을 가짜로 해?’ 다큐를 완성하기 위해 가짜 결혼식을 올리는 영화 <다우렌의 결혼>을 보면 이 말이 나올 법하다. 다큐를 찍기 위해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간 조연출이 신랑 행세를, 그 마을 처녀가 신부 행세를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거짓 결혼에 하객들은 진심으로 이들의 행복을 축하한다. 중요한 건 카메라에 담긴 모든 이들의 모습이 진짜 행복해 보인다는 점이다. 어쩌면 가짜처럼 느껴지는 건 카자흐스탄의 믿을 수 없는 자연 풍광일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 조연출 승주(이주승)는 비행길에 오른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결혼식을 찍어오면 입봉 기회를 준다는 말에 이 프로젝트를 덥석 문 것. 하지만 촬영감독 영태(구성환)와 함께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그는 첫 시작부터 삐거덕거린다. 현지에서 만든 연출 유라(박루슬란)는 촬영을 하기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찍기로 한 고려인 결혼식은 늦게 도착해 기회를 날려버린다. 연출자도 없고, 제작비도 떨어져 가는데, 제작사는 어떻게든 찍어오려고 말할 뿐. 승주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이들은 유라의 삼촌 게오르기(조하석)가 있는 마을로 향하고, 그곳에서 가짜 결혼식을 준비한다.
<다우렌의 결혼>은 진짜를 찍고 싶은 한 남자가 가짜 결혼식을 만들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진심의 힘을 깨닫는 내용이다. 승주는 찐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하청으로 받은 해외 영상에 가짜 이름을 지어내는 현실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입봉의 꿈을 놓지 않는다. 비루한 현실에 봉착했어도, 심지어 이국땅에서 가짜 결혼식을 만들고 직접 신랑 역을 할 정도로 그에게 꿈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놓친 게 하나 있다. 진심을 담는 방법이다. 극 중 제작사 대표에게 자신이 만들려는 다큐 <갈치의 꿈>을 피칭하는 장면이 나온다. 새끼 갈치가 어른 갈치가 될 때까지의 과정을 담아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에 대표는 생김새가 비슷한 새끼 갈치를 어떻게 알아보고 어른이 될 때까지 담을 거냐고 반문한다. 그만큼 현실화가 어렵다는 말인데, 이는 진짜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를 전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답을 하는 것처럼 승주는 가짜 결혼식을 촬영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진심을 담는다면 아무리 거짓으로 포장된 자작극이라고 할지라도 보는 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이다. 말 그대로 감독은 승주를 통해 겉이 아닌 알맹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가짜 신부 역할을 하는 아디나(아디나 바잔)를 통해 비춘다. 카자흐스탄에서 주목받는 양궁선수였지만, 아픈 엄마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사는 그녀는 자신의 꿈처럼 살지 못한다. 어쩌면 아예 마음을 접은 상황. 하지만 가짜 신랑인 승주와 연을 맺으면서 잊고 지냈던 꿈을 되살린다. 지금은 자신이 그리던 삶과 다른 가짜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간 진짜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된다. 가짜 신랑이지만 승주가 지닌 진심이 가닿아 그녀를 변화시킨 것이다.
그 변화는 아디나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너무나 착하고 순박한 마을 사람들은 이 결혼식이 진짜라고 생각하며 승주와 아디나를 축복한다. 그리고 결혼식에 참여해 행복하게 살라는 말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흥겹게 춤을 춘다. 그 순간 이 결혼식은 진짜가 되고, 승주의 진심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결국 진심이 이들을 엮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야기 자체는 허술하다. 다큐를 완성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승주는 매번 난관에 봉착하지만, 고민에 비해 쉽게 해결된다. 승주와 아디나의 감정 교류도 미흡하고, 난데없이 등장하는 멧돼지 사냥 장면은 실소를 머금게 한다. 하지만 큰 고민 없이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감사하며, 친한 사람들과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처럼, 관객 또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이 분위기에 동화된다.
이주승, 구성환 콤비는 영화의 분위기를 전하는 안내자를 자처하는데, 이주승은 극의 중심을 잘 잡아나가고, 구성환은 마을 사람들처럼 잘 먹고 잘 쉬는 모습만으로 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힐링 되는 카자흐스탄의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의 표정은 이내 마음을 정화시키며, 전통 음식과 결혼 풍습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극 중 승주가 가짜 결혼식을 하기 위해 선택한 카자흐스탄 이름은 다우렌이다. 이 의미는 바로 ‘행복한 시간’. 이토록 무해하고도 진실된 자작극을 따라가다 보면 단어 그대로 행복한 시간을 마주할 것이다.
사진 제공: ㈜트리플픽쳐스
평점: 2.5 / 3.0
한줄평: 이토록 무해하고도 진실된 자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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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번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관객에게 전하는 모험담
박재범 나와
고양이 푸스는 어느 파티에 참석했다. 인싸다. 푸스는 인싸다. 무려 싸움 잘하는 고양이인 푸스. 덩치는 작지만 재빠른 순발력과 검술로 여러 악당들을 때려눕힌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어떤 저택에서 소유자가 불분명한 금화를 가지고 놀고 있다. 무작정 뿌리는 금화에 신나 함께 놀고 있는 시민들. 알고 보니 이 저택의 소유자는 마을의 성주였다. 개판인 저택에 화가 난 성주. 금세 군사들에게 저 고양이를 잡으라고 명령한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저택. 저택 내부만 와장창 박살 나면 다행인데, 실수로 마을에 살고 있는 거인을 건드려버렸다. 갑자기 깨어난 잠에 화가 난 거인. 고양이 푸스와 한바탕 전투를 벌인다. 전투를 이기는 것은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다. 거인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세리머니를 할 때 갑자기 날아든 종에 깔린 것이다.
정신을 차리니 어떤 의사와 함께 있다. 진단을 받은 푸스 푸스는 지금 죽은 상태라고 한다. 죽었다고? 천만에! 고양이는 9번의 목숨이 있다고! 항변하는 푸스. 그러나 의사의 답변은 냉정했다. “푸스. 지금 몇 번째 목숨인지 알고 있나?”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부정하고 있는 푸스. 찬찬히 세보니 정말 8번 죽었다. 정말 이게 마지막이구나.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을 이젠 받아들일 때가 왔나 보다. 술집 같은 곳에 조용히 앉아있는 푸스. 푸스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푸스를 찾아온 동물은 늑대다. 현상금이 걸려있는 푸스를 찾아온 늑대. 푸스는 또 비상한 잔머리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완패한 푸스. 목숨만 딱 걸고 살아남았다. 이젠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지 않으면 이 생을 아예 마무리하게 생겼다. 도망친 푸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그렇게 숨어 살고 있었다. 현실의 타성에 젖을 때쯤, 다시 한번 그리고 또 마지막으로 모험을 시작하려 한다.
1편 보고 가야 하나요
작년 2022년부터 영화의 속편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5월 <범죄도시 2>와 <탑건 : 메버릭>부터 시작해 국제적으로든 한국에서든 2편이 갖는 인기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영화도 이와 유사하게 11년 전 개봉했던 ‘장화 신은 고양이’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앞의 두 영화를 봤던 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장화 신은 고양이 : 끝내주는 모험> 역시 1편의 영화를 봐야 좋다. <범죄도시 2>나 <탑건 : 메버릭>보다 이번작이 더 전편에 대한 의존이 있는 셈이다.
일단 <범죄도시> 1편에서 마석도가 속해있는 팀이 2편에도 나온다. 그리고 ‘장이수’ 캐릭터 역시 2편에 나와서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가 되어준다. 뿐만 아니라 몇몇 장면이나 이야기 구성은 1편의 오마주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탑건 : 메버릭>은 1편을 보고 가야 좋긴 하다. ‘아이스맨’과 주인공간의 갈등이 1편에서 중요했고 2편 역시 그를 승계했지만 이게 영화를 보는데 필수요소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 <장화 신은 고양이 : 끝내주는 모험>은 영화의 두 번째 주인공의 행보가 1편을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전작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들이야 OTT의 존재를 모를 수도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청소년들이나 성인분들은 넷플릭스에서 전편을 감상하길 바란다.
눈호강 칭찬해
영화에서 좋았던 것은 역시 시각적인 쾌감이다. 진짜 고양이들을 불러서 찍진 않았으므로 당연히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냈다. 이를 잘 표현하듯 고양이들은 귀엽게 잘 만들었다. 이 고양이들이’ 슈렉’ 시리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다. 어?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 그럼 그 초롱초롱한 표정이 있지 않을까? 이 부분은 무려 예고편에도 나온다. 아무튼 이 시그니처를 바탕으로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을 러닝타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주인공 푸스의 목소리 더빙은 나이가 든 목소리다. 그러나 반대로 푸스가 수염을 덕지덕지 기른 모습이나 우유 마실 때의 제스처가 리얼리티가 살아있게 구현해서 우리 집 고양이 같은 느낌이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이 동물들은 영화 내적으로 어떤 이미지에 대한 암시를 품고 있는 듯하다. 특히 메인빌런인 늑대, 주인공의 조력자인 강아지가 그렇다.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영화 내적으로 무언가 암시를 주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특히 이 ‘늑대’에 대한 이미지는 어른들이 보기에 ‘이거 때문에 이렇게 설정했구먼’ 생각이 들기 쉽다. 이를 위해 색감이라던가 조명이라던가 캐릭터의 행보까지 어떻게 해야 이를 설득시킬 수 있는지 잘 고찰한 티가 난다. ‘좀 전형적인 악당 연출법 아니냐’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이 늑대로 구현시킨 어떤 이미지들은 뻔한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이 인물에 대한 고양이들의 반응, 영화 이야기가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를 본다면 이 캐릭터만의 개성을 나름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다른 시각화 소재는 마법이다. 영화에서 마법이 자주 나온다. 극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소원’은 마법의 한 일종이다. 또 극의 서브빌런이 되는 인물은 마법을 잘 다루는 인물이다. 작품의 주요 무대라고 볼 수 있는 공간 역시 마법에 따라 지형지물이 변하는 곳이다. 뭐 이런 요소가 아니더라도 영화 자체가 판타지적인 설정을 포함하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가 사람이랑 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을 그냥 단적으로 단지 효과로서만 사용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지도를 활용하는 장면이 있다. 어떤 특색에 따라서 이 지도는 마법을 부린다.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이 전제조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상황을 보여줘서 납득시킨다. 이에 대한 근거를 보여주듯 영화는 특정 장면마다 굉장히 구체적인 시각화를 보여준다. 영화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단한 토대가 된 셈이다.
그러나 시각화의 측면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강아지 페로 캐릭터는 좀 아쉽다. 이 영화, 어른들이 보는데 큰 무리는 없다. 또 어른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즐기는 데 있어 가장 범주가 넓은 관객들은 10대 초반의 아이들이다. 이때 아이들이 보면 찡한 부분도 있고 소소하게 웃긴 부분도 어느 정도는 영화가 품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영화의 톤이 이에 대한 근거가 될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보다가 좀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기괴한 것도 적당히 기괴해야 하는데 보면서 좀 부담스러웠다.
어른들은 쉽게
영화에서 '이건 아이들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싶었던 구석이 있다. 바로 인물 중 하나의 동기부여다. 이 인물의 정체는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다. 바로 키티다. 키티는 1편의 일로 인해서 주인공 푸스와 틀어졌다. 그 틀어진 계기가 영화에서 굉장히 큰 동력이 된다. 그런데 이 키티의 인물 행보가, 후반부까지 쭉 전부 다 모든 관객들에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글쓴이는 이 키티의 행보를 이해할 수 있다. 이때 가졌던 키티의 걱정이나 고민거리가 사실 글쓴이를 포함한 적지 않은 성인들에게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어떤 관점에서 주인공의 소원이나 페로의 일생이나 서브빌런의 바람이 같은 선상에 놓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화 전체적으로 어른들이 보면 '이런 것도 넣었네' 찾는 재미가 있다. 바로 인문학적인 키워드다. 영화 초반부에 푸스가 가는 동물 보호소, 9번 다시 태어나는 것, 극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적인 배경, 성악설을 암시하는 대사, 귀뚜라미, 늑대, 곰 등등 서구권/동양권 가릴 것 없이 과거의 설화와 종교적인 키워드를 변용한 영화 연출이 돋보인다. 특히 늑대라는 등장인물의 카리스마는 영화에서 가장 잘 사용한 인물연출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동물이 과거 서구권에서 어떤 것을 상징했는지를 찾아보면 감상의 폭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사실 간단하다. 이 것에 대한 소중함은 다른 영화들에서 많이 다뤘다. 심지어 지금 개봉 중인 한국영화에도 이런 소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주는 따뜻함이 좋았던 건 역시 '어떻게'에 대한 고민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이 소재를 고양이와 강아지로 풀어냈다는 것 자체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없다. 귀여운 고양이 보러 갔다가 생각 외의 부분에서 감동받는 관객 비율이 의외로 크지 않을까? 물론 극후반부에 대사에서 이를 직접적으로 전부 다 때려 박는다는 점은 아쉽지만 감상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9번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여러분 앞에 섰다. 그리고 질문한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근데 그것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후반부처럼 인생은 결국 이 것들을 찾기 위한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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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미란에게 제 41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 <정직한 후보>
"코미디 영화여서 노미네이트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사을 주세요." 지난 제 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라미란의 수상 첫마디였다. 여우주연상을 탈 만큼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라미란은 혼신의 코미디 연기를 해냈고, 작품 역시 재밌게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영화 정직한 후보 시놉시스영화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이다. 2014년에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주상숙은 국민들 앞에서는 서민의 일꾼을 자처하는 둘도 없이 청렴하고 믿음직한 국회의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민을 자신의 일꾼으로 여기며 4선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옵션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거짓말을 잃어버렸다는 스토리라인은 ‘만약 내가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면?’이라는 아찔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장유정 감독은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전혀 못하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아주 재미있었다. 거짓말을 잃어버린 사람이 과연 어떤 이야기까지 쏟아낼 것인가라는 부분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원치 않게 갖게 된 ‘진실의 주둥이’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주상숙’의 촌철살인 팩트 폭격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주는 웃음뿐만 아니라 답답한 현실에 대한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복잡한 세상 거짓없이 속 편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코미디 영화이다.
사건에 심각하게 몰입하지 않아도 됐던 가벼운 정치 영화정치 영화하면 굉장히 무겁고 느와르 분위기의 엄숙하고 비리가 가득한 그런 류의 작품이라고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 <정직한 후보>는 굉장히 가벼운 정치 콤디에 해당하는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씁쓸한 웃음을 남기는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정말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 작품이었다.
거짓말을 통해 쌓아올린 정치인의 명예를 적당히 풍자하고 정치 선거판을 희화화하면서도 그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은 하지 않도록 그 선을 잘 지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리를 저지른 주상숙에 대해 실제 정치인들의 비리가 폭로됐을 때처럼 실망과 분노의 감정이 들기보다는 뭔가 애처롭고, 당황스러운 감정이 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짜 정치인의 속내는 어떨까?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진짜 정치인의 속내는 어떨까?' 였다. 극 중 주상숙은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비리도 저지르고, 거래도 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못하게 되며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날 때에 '부자 동네'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자신의 선거구를 부자 동네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진심이었다.
그래서 현실 정치인들의 공약과 그들이 하는 말 중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국민을 대표하지만 결국 어떤 국민도 대표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과연 그들에게 진심을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미지가 그렇다고 해서 정말 진심 하나도 없이 국회의원 노릇을 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판타지이긴 하지만 현재 내 지역구의원도 어디까지가 현실화 가능한 공약이고, 진심인지 알고 싶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려면 코미디 전략이 필요할 수도
대부분의 정치 영화들이나 드라마 작품들을 보면 굉장히 소재를 무겁게 다루면서 비리의 실상을 보여주며 흑막을 밝혀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자와 가해자를 이분법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영화 제박 문법을 통해서 관객들은 대부분 희생자의 피해에 동조하며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가해자로 설정되는 정치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현실과 맞물려 더욱 안좋아지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타락은 정치인이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영화 <정직한 후보>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나 스스로 국회의원이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혀 동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직업군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내 지역구 의원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현실 정치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전략이 잘 먹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존재의 의미 마저 희화화 시키지 않는다는 범주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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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아이 - 모성애, 성장 그리고 정체성
줄거리
대학교에서 늘 쓸쓸한 모습으로 혼자 공부하는 그를 만난 '하나'
둘의 만남은 우연이였으나 둘의 사랑은 운명과도 같았다.
하나에게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그
그는 늑대였지만, 하나는 그런 그의 모습도 사랑했고 둘은 동화같은 사랑을 나누었다.
그와 함께 보낸 하룻밤에 나은 두 아이.
눈 오는 날 낳은 '유키'와 비 오는 날 낳은 '아메'
그러나, 그는 어느 날 죽게된다.
혼자 아이 둘을 키우게 된 하나는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시골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게 된다.
아이들은 아빠와 마찬가지로, 늑대와 인간이 섞인 늑대인간이였고
처음에는 사람들과 크게 접하지 않으며 지낸다.
하지만, 유키는 성장하며 학교에 가고싶어하게 되고
하나는 그런 유키를 학교에 보내게 된다.
그런 유키와 달리, 어릴 때 부터 유키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아메는 학교보단 집에 엄마인 하나와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한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하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슬슬 선택하게 된다.
감독
이름 : 호소다 마모루
필모그래피 :
늑대아이, 썸머 워즈, 시간을 달리는 소녀, 괴물의 아이, 미래의 미라이, 원피스 극장판 6기 등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중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을만한 감독 중 한명으로,
신카이 마코토 보다 작화는 좀 떨어질지언정(좀더 부드럽고 가벼운 듯한 작화) 스토리에선 밀리지 않는다.
이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2012년을 기점으로 갈리는데,
2012년 늑대아이 시기에 늦은 나이에 득남을 해서, 그 시기부터는 영화가 대체로 가족간의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그 이전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같은 경우는 청춘에 포커스를 두어,
그만의 여름세계를 창조해냈다.
대체로 작화가 신카이 마코토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지만 머리카락 한올 한올 휘날리는 이런 디테일 함이 아닌 밸런스 있는 작화를 선호해서
뭔가 스케치 하는 듯한 느낌의 작화를 선호한다.
이 감독이 연출한 작품 들은 배경 작화나 명암 효과는 균형이 잘 맞아서 보기 편하다는 느낌을 잘 받는다.
총 평
★★★★☆ 9.0/10.0
-짧은 평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리뷰할 때, 애니라고 하는 것이 있고 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있는데,
두 가지로 분류하는 기준은 작품성을 가지고 종종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가치를 가지며, 애니메이션이란 선입견을 그냥 깨부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득남을 한 시기인 2012년 늑대아이를 분기점으로 작품세계가 갈려나갑니다.
과거는 청춘과 그 시절의 여름을 예찬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현하지만,
2012년 이후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이을 가족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와 모성애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도 큰 틀로는 주인공과 아이들의 내적 성장을 심도있게 잘 다루었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많이 다르지만, 늑대아이만을 보면은 왜 이 감독이 포스트(차기) 하야오 라는 평가를 받는지는 충분히 이 작품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여운이 적절히 남는 결말-
결말을 보면은 오묘합니다.
따뜻하며, 춥고, 달달하며, 쓴 맛이 올라옵니다.
유키와 아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서로 떠납니다.
유키는 인간에게 섞여 지내는 것을 선택하며 떠나고, 아메는 자신의 본질적인 거주환경인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을 택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인 이유가,
다른 가족영화들과 달리,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난다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장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외적 모습이 변하는 것도 있지만,
내면의 모습이 더 성숙해진다는 의미도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내적 모습의 성장과 이상적 어머니상을 그리며, 영화를 전개합니다.
도시로 떠난 유키와 야생으로 떠난 아메, 그 뒤에는 홀로 남은 하나를 보여주는데,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하나는 아이들의 아버지를 잠시 생각하며, 영화는 아메가 다 자란 늑대가 된 모습과
하나의 모습, 유키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하나는 혼자 시골에 남게 되었고,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살게 되며,
어머니의 품을 떠나게 됩니다.
영화가 그저 행복한 결말도 아니고, 불행한 것도 아닌 보는 이의 관점에서 다 다르게 느껴지게
장치를 설정한 것은 정말 일품이였습니다.
그냥 아이들과 엄마는 행복하게 잘 지냈다에서 그치지 않고, 한 술 더 떠서,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났다.
그 과정에서 엄마의 품을 떠나며, 엄마가 할 역할을 다 했고, 이제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하러 갔다.
라고 하며, 아이들의 관점으로는 희망찰 수도 있고, 부모인 하나의 관점에선 자식을 놓아주는 심정이다 보니,
아쉽거나 씁쓸한 느낌이 잘 남게 합니다.
-따뜻한 이야기 속에 내재된 고통-
영화를 보면, 유키와 아메의 엄마인 하나는 영화 내내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묵묵히 참으며 두 아이를 키웁니다.
영화는 따뜻한 이야기에서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냥 따듯하기만 했으면, 이정도 고평가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홀로 아이 둘을 키우는 어머니의 심정이 잘 들어나며, 아이들의 갈등과 서로 성장함에 따라 갖는
서로 다른 주관으로 인해 아이들은 서로 다른 미래를 선택하며, 부모를 떠나는 이야기까지 그려내었는데,
이 부분에서, 하나는 진짜 헌신적이며, 가장 이상적인 부모라 말할 수 있을 만큼,
홀로 아이를 키우며,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참고 버티며, 아이들을 키우는데, 영화에선 이 고통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 고통을 보는 우리에게 잘 전달합니다.
아이들의 성장도 마찬가지로
유키는 자신이 늑대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하기위해, 최대한 사람인척 하며 학교를 다니고
그러면서 인간으로 살려 하며,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동생 아메와 갈등이 생기며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갈등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깔끔한 연기, 적당한 음악, 절제된 연출 = 차기 '미야자키 하야오'-
근 10년간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가장 절제된 연출을 보이며,
적당한 음악과 함께 목소리 연기를 잘 보여준 작품을 뽑으라 묻는다면,
단연코 바로 이 작품을 말할 것 입니다.
너무 과하다하게 생각하지 않게 딱 끊은 절제된 연출을 선보입니다.
이게 상당히 힘든게, 이런 가족영화에서 정체성을 추구하며 극대화하기 쉽상인데,
이 작품은 그 극대화를 최소화하며, 더욱 인간적이게 그리려 애썼습니다.
그 부분이 영화 곳곳에 드러나며,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적당히 절제된 듯 하며 극의 분위기를 끓어올리는 음악은 최고였다가 아닌
딱 좋았다. 수준으로 잘 어울렸습니다.
음악이 작품을 뛰어넘는게 아닌 같이 잘 화합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유키와 아메의 연기력은 준수했으며, 미야자키 아오이의 하나 목소리 연기도 일품이였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제작진과 성우를 한 사람들을 봤을 때,
이 사람이야 말로 차기 미야자키 하야오다. 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절제된 연출을 하며, 성우 기용을 하지 않고, 배우를 섭외하여 주연급 캐릭터 연기를 해서
성우들의 오버하는 톤이 아닌 현실적인 톤을 더욱 잘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물의 성장-
위에서 계속 언급했듯, 인물들의 성장에 초점이 잘 맞춰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핵심 키워드를 꼽으라 하면, 싱글맘, 성장, 늑대, 등 많겠지만 가장 큰 주제를 내포한 단어는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사람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처럼 학교를 다니고, 대학교를 졸업하여
어느 평범한 사람들 무리에 섞여 지내고 싶어하는 유키와
자신은 늑대라며, 늑대를 위험한 짐승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야생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는 늑대의 삶을 추구하는 아메
둘은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도 달랐다.
외향적인 것을 추구하며, 활기찼던 유키. 내향적이며, 늘 엄마의 그늘에서 지내던 아메.
서로 다른 둘의 모습을 보여주며, 중재자의 역할로 엄마가 있었으며
아이들은 늑대지만, 여느 일반 가정과 다를 거 없이 갈등과 행복이 공존하는 집이라는 걸 잘 보여주며
인간과 똑같이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커피처럼 향은 나를 편안하게 하며, 마실 때는 처음에는 쓴맛과 신맛이 느껴지지만,
혀에 닿았을 때는 씁쓸함을 느끼고, 목에 닿았을 땐 커피 향과 따뜻함에 내려가는 영화라 생각했습니다.
이상적과 현실적 두가지를 잘 늑대아이인 아메와 유키, 엄마인 하나에 잘 대입하여
성장이란 이야기를 심도있으며, 가족들이 쉽게 접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큰 칭찬을 합니다.
-관람객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초반의 전개와 설정-
이 영화의 유일한 허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두가지입니다.
초반에 갑작스러운 하나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늑대의 죽음 그리고
너무나도 이상적인 어머니.
우선 아버지의 죽음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이 작품에서 극의 분위기를 정 반대로 뒤집으며, 큰 서사적 흐름의 장치로 이용되는데,
그 죽음을 설명하는 것이 급하게, 그냥 어영부영 매꾸는 듯 합니다.
그리고 너무 헌신적이기만 한 하나의 모습은 작품 이입에 오히려 몰입이 힘들기도 합니다.
하나가 화를 내거나 싫어하는 내색이 하나도 없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몇가지 점을 제외하곤 현 시점,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퇴보하는 요즘시기, 근 10년간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제대로 영화라고 불러볼 법한 작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가는거니? 난 아직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
(行くの?私はまだあなたに何もしてあげたことがない。)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한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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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다니엘스 감독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벌써 개봉 8일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멀티버스 소재로 세대 차이, 가족 관계, 친절함 등을 다루며 독특함 속에 위로와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해외 다수 매체에서 2023년을 앞두고 아카데미 예비 후보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언급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8일(화) 기준으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럼,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사전을 살펴봐 볼까요?! ٩( ᐛ )و
먼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감상 포인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영화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감상 포인트로 연출을 뽑은 관객이 27%,
연기를 뽑은 관객이 23%로 두 요소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실관람객의 리뷰를 살펴보면 독특한 매력 속 예상치 못한 감동에 놀라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감동을 줄지 예상할 수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울고 있다는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멀티버스 소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현재 미국 독립영화계의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웰메이드’
제작사인 A24의 배급작이다. <미나리> <미드소마> <애프터 양> 등 여러 명작을 제작·배급하기도 했습니다.
에블린 역의 양자경, 조이 역의 스테파니 수, 그리고 아콰피나 세 배우는 영화 2021년에 개봉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함께 합을 맞춘 적이 있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인 베이글. 다니엘스는 베이글은
유용하고 단순한 상징으로서, 그냥 각자가 생각하는 베이글을 가볍게 한 입 베어 물면 된다는 의미를 뜻한다고 합니다.
조부 투파키는 일종의 ‘혼돈의 대변’이기에 의상에 여러 가지 것들이 충돌하고 혼재하며 영화 내내
화려한 의상을 보여줍니다. 의상 디자이너는 조부 투파키의 일부 의상은 K-POP 의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소셜 플랫폼 레터박스에서 2022년 기준 가장 많은 팬을 가진 100편의 영화 중 6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올해 3월 개봉작으로서 가장 단기간에 팬을 확보한 영화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앤드류 가필드와 토비 맥과이어가 이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며,
앤드류 가필드는 영화를 본 후 영화의 상징 중 하나인 ‘핫도그 손가락’을 착용한 채 길거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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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커피 오어 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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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네가 잘 되는 게 그냥 싫어!”
한국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지가 미군이 되는 것, 그 하나만이 아니었다?!
눈 돌아간 해진의 충격적인 반격을 확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