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7-21 16:24:18
도주하는 아이 도망가는 어른, <도주하는 아이>
아이를 포기한 어른의 탓인가. 어른도 포기하게 한 아이의 탓인가.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주하는 아이> System Crasher , 2019 제작
독일 | 드라마 | 110분
감독: 노라 핑샤이트
도주하는 아이, 도망가는 어른

여기 어느 누구도 보호해 줄 수 없는 아이가 있다.
핑크 공주 베니.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먹잇감을 노려보는 맹수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 정신병원에는 너무 어려서 입원할 수 없고, 정부나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시설(기관)에서는 쫓겨나기 일쑤다. 어렵게 배정된 위탁가정에서도 아이를 향한 사랑 유통기한은 터무니없이 짧다. 초반부에 휘몰아치는 베니의 현실은 아이가 어른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 것인지, 어른이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없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 그리하여 세상을 향한 베니의 거친 비명은 끝날 줄 모르고, 진행되는 모든 이야기는 매 순간 충격적이다.
핑크색 옷을 입은 작은 발이 첫 장면으로 등장하고, 이후 온몸에 의료기구를 달고 있는 베니의 무표정이 비친다. 아이의 무표정은 맹수가 사냥을 하기 전의 고요한 움직임이다. 누구를 물어뜯기 위함일까. 순간 등골이 오싹해질 때 그녀는 도끼 같은 눈을 한 채 고르지 못한 이빨을 드러낸다. 무표정의 베니가 사랑스러운 이빨을 내밀 때마다 <도주하는 아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심지어 반복적이다. 리셋 버튼이 주인공의 폭력에 의해 눌러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숨 가쁘게 진행된다.
이 작품은 출구가 없는 베니의 비극적인 삶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성적이고 윤리적인 양반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시스템에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웃에게도 베니의 존재는 미쳐버린 개와 같다. 베니는 그들이 인정하기 싫은 인간성과 딱 정해놓은 도덕성의 한계를 폭로한다. 그래서 그들은 "전 할 만큼 했어요.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네요."란 말로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이미 초록불에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넜기 때문에 매번, 불시에 빨간불에 뛰어드는 아이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당연한 항변인 셈이다. 이 얼마나 대단하고도 간단한 마음가짐인가.
선생님들 역시 베니를 감당하지 않으려 한다. 베니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베니와 거리를 둔다. 세상을 물어뜯는 아이는 착한 아이도, 착한 어른도 될 수 없으니까. 베니를 보호할 수 있는 어른이 부재한 건, 아이의 탓일까. 모든 아이는 어른의 관심과 사랑을 선택적으로 받는 존재인가? '착한 아이' 프레임과 '착한 어른' 코스프레가 어떠한 검증 없이 무차별적으로 견고해지자, 베니는 더 처절하게 소리 지른다. "전부 다 싫어!"라고. 그리고 그들에게서 미친 듯이 도망친다.

어렸을 때 기저귀로 얼굴을 눌린 후 트라우마를 갖게 된 베니는 엄마에게만 자신의 얼굴을 만질 수 있도록 허락했다. 엄마, 베니에게 엄마란 존재는 모든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 속에도 하루하루를 버티는 건 엄마와 다시 함께 살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니까. 베니는 자기를 만나러 오지 않는 엄마를 보고자, 보호소를 탈출한다. 도로 위에서 한참 동안 세워주지 않는 차에 쓰레기를 던지고 미친개처럼 왈왈 짖어대고 나서야 겨우 히치하이킹에 성공한다. 그렇게 어렵게 집에 온 베니를 맞이한 건, 낯선 아저씨. 사실 엄마도 딸을 자기 삶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베니가 또 폭력적으로 변해 자신을 때릴 거란 두려움과 작은 아들이 베니와 같은 행동을 학습해 학습해고 있다는 불안이 원인이었다. 충분히 베니를 다시 집에 데리고 올 수 있음에도 엄마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겠다는 말로 딸을 외면하고 있었다. 베니를 향한 엄마의 모성애에도 유통기한이 존재했다는 비극 앞에, 배니는 또다시 리셋, 리셋된다.
엄마의 등을 조각상으로 내리치며 "죽여버릴 거야!! 개년!!"이라 욕하고, 낯선 아저씨의 주먹에 얼굴을 몇 번 구타당한 후 바닥에 질질 끌려 장롱 속에 처넣어질 때까지 말이다. 베니는 광기를 내뿜으며 희망을 줬던 엄마를 향해 울부짖는다. 아이는 자신의 손을 물어뜯지 않고서는 분노를 표출할 수 없었고, 또 엄마는 도망치고 베니는 또 홀로 남는다. 반복되는 리셋, 사실 베니는 보호소 직원들에게 끌려갈 때마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 유통기한이 정말 다했음을 매번 온몸으로 받아들였음에도 또다시 엄마의 품이 그리워 몸을 잔뜩 웅크려왔다. 엄마와 함께 사는 꿈을 꾸고, 엄마가 좋아할 만한 가방을 가게에서 훔치고, 또 만나러 오지 않는 엄마에게 분노 대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던 딸이었다. 잔인하게도, 이것이 <도주하는 아아>가 주는 유일한 희망이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를 제외하고, 베니의 웃음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두 명의 어른이 존재한다. '비파네'와 '미하'. 두 사람은 베니의 얼굴을 만져도 되는 어른이다. 비파네는 베니에게 안전한 가정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 보호사이고 미하는 비행청소년의 행동을 교정하는 일을 하는 전문가다. 이 두 사람만이 핑크 공주를 상처 입은 아이로만 바라본다. 함께 가슴 아파하고 안쓰러워하며 베니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비파네는 베니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어떻게든 아이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려 한다. 베니에게 엄마가 결국 너를 버렸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대신 흐느끼는 그런 어른이다. 그래서 아이는 비파네만큼은 두 팔 벌려 안아주고,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비파네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외적으론 무기력한 인간이지만, 베니에겐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품어주는 몇 안 되는 어른이니까.
미하는 온몸이 묶인 채 병실에서 분노를 삼키지 못하고 씩씩거리는 베니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무엇이 저렇게 어린아이를 분노로 가득 차게 만들었을까. 겨우 아홉 살인 저 아이가, 얼마나 큰 고통과 슬픔을 품고 있는 걸까. 결국 그는 베니를 숲 속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상담소)에 3주 동안 데리고 있겠다고 자신 있게 선언한다. 그러나 베니를 경험한 자들은 미하를 믿지 않는다. '미하의 프로그램'이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베니의 리셋'은 막을 수 없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그들의 말대로 미하는 실패한다. 시종일관 베니와 베니를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를 확고하게 고수하던 <도주하는 아이>의 태도가 180도 바뀌는 순간이다. 영화는 이후부터 애매한 자세를 취한다. 일례로, 미하의 자발적인 포기가 정말 자의인지 아닌지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다. 모두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미하는 베니의 리셋을 통제할 수도, 치료할 수도 없는 사람이 됐다. 그가 베니에게 가족(아내와 자식)을 보여주고, 오두막이 아닌 자기 집에서 베니를 재워준 순간, 그렇게 결정됐다. 베니가 미하에게 사랑을 갈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베니는 미하에게 아빠가 되어달라고 고집을 부리며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 "부인과 아이를 죽이면요? 그럼 완전 제 것이 되는데?"라고. 오랫동안 느껴보지 않았고 어쩌면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따라서 어떡해서든 갖고 싶었던 사랑, 베니에겐 반드시 필요했다. 미하는 평생 지켜오던 직업과 가족을 무참히 파괴해 버릴 것 같은 베니에게 큰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비파네에게 고백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베니에게 희망을 줬고, 그 결과 통제블능이 되어버렸다고. 그렇게 베니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잃고, 비파네와 미하는 본인들 역시 도망가는 어른임을 인정한다. 어른들은 베니를 정신과 치료가 가능한 케냐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케냐로 떠나야만 하는 베니의 상황, <도주하는 아이>가 남긴 마지막 말줄임표다.

베니는 버려지기 전에 반드시 도주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다시 도주할 수 있다. 잡히고, 또 잡히면서 크지 않으면 아이는 삶을 살아갈 수가 없다. 이제 베니는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고, 더 쉽게 칼을 휘두를 것이고, 더 잔인하게 자신의 얼굴을 만진 이들에게 폭력을 가할 것이다. 그 아이가 어른이 될 수 있을지도 가늠할 수 없다. 반복되는 리셋에 스스로 폭주하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 <도주하는 아이>가 처음부터 계속 보여줬던 명확한 진단이다.
아이를 포기한 어른의 탓인가. 어른도 포기하게 한 아이의 탓인가. 영화는 아이는 도주하고 어른은 도망간다는 결과만 내놓았다. 숲 속에서 베니를 향해 짖어대던 미친개만이 아이를 품어주는 장면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겠지. 그래서 도주하는 베니의 얼굴에 띈 웃음이 가슴을 더 두근거리게 한다. 그 두근거림이 설렘이 아닌 두려움이란 사실을 <도주하는 아이>도, 우리도 모두 알고 있다. 또 한 명의, 도망가는 어른의 떨리는 두 눈을 봤을 테니까. 베니의 마지막 호소이자 세상을 향한 다신 없을 답변이 떠오른다.
"웃기시네!"
이제 베니의 얼굴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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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보는 띵곡으로 가득한 '음악 영화' 5편 추천 큐레이션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디즈니 실사 뮤지컬 <인어공주>가 개봉하면서 OST 또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OST 하면 가장 생각나는 영화,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오늘 씨네랩은 '믿고 보는 띵곡으로 가득한 영화 5편을 선정하여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국내 큰 열풍을 일으킨 명곡으로 가득한 영화,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알라딘
Aladdin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요: 모험, 뮤지컬, 판타지 | 미국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개봉: 2019.5.23 / 재개봉 2022.09.07
관객 수: 1,279만명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머나먼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의 시대.
좀도둑 ‘알라딘’은 마법사 ‘자파’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아 나섰다가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게 되고,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다 생각도 못했던 모험에 휘말리게 되는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네 자신의 가치를 믿어"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개요: 드라마 | 미국, 영국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귈림 리, 벤 하디
개봉: 2018.10.31
관객 수: 994만명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시놉시스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유니버설 픽쳐스
개요: 드라마 | 영국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개봉: 2012.12.19.
관객 수: 594만명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던 장발장은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앤 해서웨이)과 마주치고, 죽음을 눈앞에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러셀 크로우)는 장발장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리고, 오래된 누명으로 다시 체포된 장발장은 코제트를 찾아 탈옥을 감행하는데…
ⓒ유니버설 픽쳐스
"사랑은 영원하고, 신은 자비로울 것이라 여겼네."
라라랜드
La La Land
ⓒ판씨네마㈜
개요: 드라마 | 미국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스톤
개봉: 2016.12.07.
관객 수: 377만명
배급: 판시네마
시놉시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판씨네마㈜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원스
Once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개요: 드라마 |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이글로바
개봉: 2007.09.20.
관객 수: 27만명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이앤씨미디어그룹
"Miluju tebe (밀루유 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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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과 함께 돌아온 9월 넷플릭스 영화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보셨나요?
20·30대의 공감을 이끌어 공개 3일만에 국내 인기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8월 공개 예정작을 알려드린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선선한 바람과 함께 넷플릭스 9월 공개 예정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엔 장르, 국적이 다양하여 내맘대로 골라보는 9월 예정작!
함께 보시죠!
1. 낫 아웃
107분 ㅣ드라마
21.09.02 공개 예정
synopsis :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한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원하는 광호. 하지만 광호의 선택은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만들고, 기댈 곳이 없어진 광호는 친구 민철과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게 된다.
2. 저승까지 파티피플! [NETFLIX]
109분 ㅣ 멜로/로맨스, 코미디, 판타지
21.09.02 공개 예정
synopsis : 캐시의 인생은 언제나 파티였다. 짜릿한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 일찍, 너무 갑자기 끝나버린 삶. 이제 그녀는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끝내야 한다.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
3. 더 큐어
146분 ㅣ 스릴러, 미스터리
21.09.03 공개 예정
synopsis : 록하트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고풍스러우면서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 '록하트'는 그곳의 특별한 치료법을 의심스럽게 여긴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게 된 '록하트'는 그곳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되고, 비밀을 파헤치려 할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4. 올 마이 라이프 [NETFLIX]
92분 ㅣ 멜로/로맨스, 드라마
21.09.04 공개 예정
synopsis : 온 나라를 감동에 물들게 한 실화의 사랑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올 마이 라이프는, 절망적인 소식 속에서도 꿈꾸던 결혼식을 감행 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커플 젠 카터와 솔 차우의 여정을 담고 있다.
5. 내부자들
130분 ㅣ범죄, 드라마
21.09.09 공개 예정
synopsis :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일당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 비자금 파일과 안상구라는 존재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무족보 검사 우장훈. 그리고 비자금 스캔들을 덮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들의 설계자 이강희.
6. 터널
126분 ㅣ 드라마
21.09.09 공개 예정
synopsis : 자동차 영업 대리점의 과장 정수는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고 만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대책반을 꾸리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된다.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제2터널 완공에 큰 차질을 주게 되고, 정수의 생존과 구조를 두고 여론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7. 케이트 [NETFLIX]
106분 ㅣ 액션, 스릴러
21.09.10 공개 예정
synopsis : 무자비한 암살자로 키워진 케이트. 마지막이라 결심한 임무에 실패한다. 누군가 치명적인 독을 먹였기 때문. 죽음까지 남은 시간도, 복수할 수 있는 시간도 단 하루. 그녀가 질주를 시작한다.
8. 사냥감 [NETFLIX]
86분 ㅣ어드벤처, 스릴러, 드라마
21.09.10 공개 예정
synopsis : 하이킹 여행을 떠난 다섯 남자. 숲에서는 이따금 총성이 들려온다. 한 발, 한 발 총성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남자들은 뒤늦게 깨닫는다. 사냥꾼이 노리는 사냥감은 바로 자신들이라는 것을.
9. 나이트북 : 밤의 이야기꾼 [NETFLIX]
100분 ㅣ 가족, 판타지, 공포
21.09.15 공개 예정
synopsis : 무서운 이야기에 푹 빠져 지내는 소년 알렉스. 우연히 마녀의 집에 들어갔다가 갇혀버리고 만다. 매일 밤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마녀의 황당한 요구. 세상에 이런 마녀도 있나요?
10.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 [NETFLIX]
109분 ㅣ드라마
21.09.17 공개 예정
synopsis : 아들이 눈 덮인 산에서 실종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에 직접 산으로 향하는 전직 정보 요원 아버지. 아들을 찾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도,두려울 것도 없다. 단, 포기만은 금물이다.
11. 침입자 [NETFLIX]
92분 ㅣ 스릴러, 드라마
21.09.22 공개 예정
synopsis : 꿈의 집에 살기 위해 시골 마을로 이사한 부부. 괴한의 침입 이후 아늑했던 집이 생지옥처럼 느껴진다. 침입자에 대해 조사하던 아내 앞에 던져진 소름 돋는 사실. 공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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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트이어의 이름만 남은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Lightyear , 2022)
"라이트이어의 이름만 남은 영화"
개봉일 : 2022.06.15.
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러닝타임 : 105분
감독 : 앤거스 맥클레인
출연 : 크리스 에반스, 타이카 와이티티, 피터 손
개인적인 평점 : 3.5/5
쿠키영상 : 3개
버즈 라이트이어 줄거리
우주 저 너머 운명을 건 미션, 무한한 모험이 시작된다!
미션 #1
나, 버즈 라이트이어.
인류 구원에 필요한 자원을 감지하고 현재 수많은 과학자들과 미지의 행성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미션은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라 확신한다.
미션 #2
잘못된 신호였다.
이곳은 삭막하고 거대한 외계 생물만이 살고 있는 폐허의 땅이다.
나의 실수로 모두가 이곳에 고립되고 말았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
미션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탈출 미션을 위해 1년의 준비를 마쳤다.
어쩌다 한 팀이 된 정예 부대와 이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주를 집어삼킬 ‘저그’와 대규모 로봇 군사의 위협이 계속되지만
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긴 또 어디지? 시간 속에 갇힌 건가?
To Infinity and Beyond!
용감히 우주를 누비는 우주탐사 대원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가 개봉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좋아하는 어른이로서, 그중에서도 버즈 라이트이어를 가장 좋아하는 덕후로서,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마블에 처음 입문했던 덕후로서!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하는 버즈 라이트이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토이스토리>에서 어느 정도 손때가 탄 앤디의 장난감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버즈 라이트이어는 멋진 최신식 장난감이었고, 오래된 카우보이 인형 우디의 가장 좋은 파트너였으며 책임감과 용기가 넘치는 친구였다. 앤디는 버즈를 좋아했고, 나 또한 버즈를 정말 좋아했다. 지금은 공간 확보를 위해 장난감을 많이 정리했지만, 1-2년 전까지만 해도 색색깔의 버즈 피규어가 책장 한층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을 만큼.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는 장난감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가 아닌 앤디가 본, 앤디가 좋아하는 캐릭터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토이스토리> 속 버즈를 기대하고 영화를 본다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의롭고 책임감 있는 버즈의 모습이 닮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토이스토리 시리즈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영화의 장점
<버즈 라이트이어>의 장점은 대략 버즈가 나온다는 것, 크리스 에반스가 버즈를 연기한다는 것, 시각적인 재미가 있다는 것 정도가 있겠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에 나오는 버즈를 통해 지구에 머물고 있는 장난감 버즈 라이트이어가 우주에선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저그와 버즈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상상만 해오던 우주인 버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할까. <토이스토리 4> 이후로 왠지 다신 버즈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다. 영화의 오프닝에 '앤디가 본 영화’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토이스토리 1>이 개봉한 당시(1995년)에 앤디가 본 영화라기엔 조금 괴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버즈니까!…
두 번째 장점은 크리스 에반스가 버즈를 연기한다는 것이다.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력을 의심했던 건 아니지만 크리스가 얼마나 버즈와 어울릴지 궁금증 반, 의심 반…이었다고 할까? 하지만 처음으로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어간 영상을 보고 그를 믿게 되었고, 캐릭터를 계속 보다 보니 크리스와 버즈가 서로 너무 닮아있어서 슬쩍 웃기기도 했다. 더빙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럽고 훌륭했고, 이전 작품들에선 크게 느끼지 못했던 크리스 에반스의 목소리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시각적인 재미! 는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불리는 픽사답게 볼거리가 많다. '우주’라는 무한한 소재를 100% 활용했다고 말하기엔 슬쩍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작화의 디테일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우주복과 삭스의 질감, 우주복 유리에 비치는 얼굴,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와 빛나는 별. 첫 관람을 커다란 스크린(용아맥)에서 했기 때문에 더 극적으로 느낀 걸 지도 모르겠지만, 눈이 지루할 틈은 없었다. 참고로 <버즈 라이트이어>는 확장비로 상영되는 화면(1.43:1)의 비율이 꽤 높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아이맥스관에서, 아니면 밝고 커다란 화면에서 보시길 추천한다.
아, 그리고 이를 제외하고 <버즈 라이트이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새로운 버즈의 파트너 삭스가 나온다는 점이다. 가장 귀엽고 가장 유능한 신스틸러… 이 영화를 보고 삭스에게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대했던 픽사 영화와의 거리감
픽사와 디즈니가 합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팬들이 픽사 영화가 예전 같지 않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팬들은 픽사의 대표작 <토이스토리>와 <업>, <코코>, <인사이드 아웃>과 같은 영화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픽사에 대해 실망을 하면서도, 또 픽사라는 이름에 다시 기대를 걸며 픽사의 신작을 기다려왔다. 그래도 작년에 공개되었던 <루카> 같은 경우엔 꽤 괜찮은 픽사 영화라는 평을 많이 봤는데, <버즈 라이트이어>는 평이 영 좋지 않다. 물론 <버즈 라이트이어>가 훌륭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영화엔 우리가 '픽사’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없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보이지만 그 과정이 다소 답답하기도 하고 너무 노골적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전체 관람가라는 관람 등급을 감안해도 어딘가 아쉽다. 이 정도면 이제 이전의 픽사를 기대하기보단, 팬들이 스스로 '픽사’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이미지를 바꿔야 할 차례가 아닐까 싶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미지의 행성에서 찾아가는 적절한 무게의 책임감
영화의 주인공 버즈는 인류 구원에 필요한 자원을 찾기 위해 새로운 행성으로 향한다. 그는 유능한 탐사대원으로 뛰어난 능력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항상 자신의 능력을 믿고 최선을 다하던 버즈는 임무를 완료하기 위해 확신을 갖고 비행을 감행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기고, 버즈를 포함한 탐사 대원과 동료들은 삭막해 보이는 행성에 고립된다. 버즈는 모든 것을 되돌려놓고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욕심과 책임감으로 시험 비행을 반복하고, 그의 동료들은 행성에 남아 새로운 삶을 꾸린다.
아무것도 없었던 삭막한 행성에 하나 둘, 건물과 기지가 만들어지고 동료들은 그곳에 적응하고 있지만 버즈는 여전히 나 혼자 짊어져야 할 과거의 실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버즈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탐사 대원이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단 한 번의 실수를 되돌리기 위해 시험 비행을 반복한다.
60여 년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임무를 완수하나 싶었는데, 저그의 등장으로 버즈의 계획은 또 한 번 틀어지고 만다. 방어벽 밖에서 함께 싸울 인력이라곤 앨리샤의 손녀인 이지와 훈련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모, 집행유예 중인 다비뿐이다. 어리바리한 신입의 실수 하나도 용납하지 않았던 깐깐한 버즈인데, 신입조차도 안 되는 팀원들과 함께하는 임무라니. 한숨이 푹푹 나온다.
버즈와 다르게 작전 경험도 없고, 전투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지, 모, 다비는 얼렁뚱땅 어떻게든 버즈와 함께 발걸음을 맞춘다. 이들은 이마를 탁 짚게 만드는 실수를 하고, 일을 더 크게 벌리기도 하고, 타이밍을 잘 못 맞추는 부족한 팀원이지만 그 대신 버즈에게 작은 여유를 선물한다. 혼자서 임무를 완수하고, 모두를 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시달리던 버즈는 팀원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선 직접 도움을 청하며 팀원들에게 의지하게 된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름값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특정 이름에 쌓인 이름값은 직접 쌓아온 명성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가족이 쌓은 명성일 수도 있다. <버즈 라이트이어>에는 두 개의 유명한 이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주인공 '라이트이어’와 '호손’이라는 이름(성)이다.
버즈는 라이트이어라는 이름에 유능한 탐사대원이라는 명성을 쌓았고, 앨리사는 호손이라는 이름에 훌륭한 사령관이라는 명성이 쌓았다. 버즈는 라이트이어 답게 실수 없이 임무를 완수하고 싶어 하고, 이지는 호손 답게 멋지게 적들과 맞서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은 실수 하나에도 크게 절망하며 이 이름을 쓸 자격이 없다는 듯 우주복에 붙은 이름표를 뗀다. 하지만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다. 업계의 저명한 인사여도, 전설로 남은 인물이라 해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방법을 모르는 채로 명예와 지나간 실수에만 집착하다 보면 자신을 깎아먹을 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실수 한번 한적 없는 완벽한 명예를 바라던 나이 든 버즈(저그)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처럼 말이다. 실험 비행을 성공한 시점에서 이지와 모, 다비를 만나지 못한 저그는 팀원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기회도, 위로를 받을 기회도 없었기에 실수에만 집착하다 결국 이기적인 빌런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얼렁뚱땅 굴러가는 완벽하지 않은 팀이지만 버즈는 이 팀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새로운 행성에 적응하는 데 성공한다. 실수를 만회하겠다며 무한한 우주를 붕붕 떠다니는 대신 마침내 땅에 발을 붙이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쿠키 영상을 보면 아마도 이 얼렁뚱땅 우주 탐험대의 뒷 이야기가 더 있는 듯한데, 후속편이 진짜 제작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일 제작된다면 버즈에 대한 의리로 한 번쯤은 더 볼 것 같다. 버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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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이젠, 가볍게 바라볼 수준은 아니다.
전작 <닥터 스트레인지>는 물론이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봐야 한다. (물론, 이 사이에 있는 <어벤져스>도 당연히 봤겠지?)
여기에 <완다 비전>과 <왓 이프...?>는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드라마"와 "시리즈"이다.
근데, 이렇게까지 꼭? 꼭! 봐야 하냐...? - 응!먼저, 해당 장르에 있어 "돈이 잘 벌리는 장르"라는 선입견을 만들어준 사람은 누굴까?
<슈퍼맨>과 <배트맨>, 그리고 <엑스맨>도 있지만 흔히 말하는 "억대 오프닝"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들어준 영화는 <스파이더맨>이다.
2007년 3편을 슈트를 벗었던 "샘 레이미"가 15년 만에 다시 슈트를 입었다. (공교롭게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조력자"였는데?)1. 보직과 영웅이 달라진 "샘 레이미"
일단, 그때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샘 레이미", 그가 당시에 선보였던 <스파이더맨 3부작>에는 "세계관"이라는 개념이 전무했다.
물론, 감독 본인과 제작사가 그려내는 청사진은 존재했겠지만 이에 대한 갈등은 2007년 <스파이더맨 3>로 나왔으며 '하차'와 '리부트'라는 결과로 도출된다. (그로 인해, 이후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나오게 된다.)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경기를 운영하는 "선발"이 아닌 중간에 투입하는 "중계", 그리고 선수 본인이 아닌 "감독(케빈 파이기)"의 "청사진(세계관)"대로 움직여줄까?
무엇보다 부제 <대혼돈의 멀티버스>에도 쓰여있듯이 넘나드는 세계관으로 되려, 관객들에게 혼란을 줄법하니까...
하지만, "샘 레이미"는 그 누구보다 "청사진(세계관)"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이다.2. 똑같은 공인데, 왜 다르지?
먼저, 전작 <닥터 스트레인지>가 호평을 받았던 시각 효과(ex.'미러 디멘션')부터 살펴보자.
"야구"를 비롯하여 스포츠에서 말하는 "자세"는 '어떻게, 힘을 전달하는지?' 혹은 '부상 없이 건강하게 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그런 점에서 '미러 디멘션'은 문제가 없으나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다.
무엇보다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까지 여러 차례 선보인 장면은 신선함이 떨어지기까지 한다.분명히, 똑같은 홈런 타자이고 강속구 투수임에도 타격폼과 투구 자세는 다르다.
그런데도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유에는 '자신에게 맞는 폼과 자세가 있다'라는 것이다.
'특히, 실밥을 어떻게 쥐는지?'에 달라지는 공의 궤적처럼 "샘 레이미"의 '미러 디멘션'은 무섭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는 관절이 우두둑거리며, '미러 디멘션'에서 나오는 "스칼렛 위치"의 장면으로 부족함이 없다.3. 외면부터 내면까지 무섭다!
앞서 말한 '미러 디멘션'에서 보여준 "스칼렛 위치"의 무서움을 비롯해 시가전에서 나타난 촉수 괴물, 썩은 시체의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외적인 모습부터 관객들을 한층 물러서게 만든다.
이외에도 "공포 영화"에서 볼법한 카메라 워킹까지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어떤 느낌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재밌는 건, 전작의 감독 "스콧 데릭슨"도 <살인소설> 등 "공포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그리고, 이 가운데에서 무서움이 여과 없이 전달되는 장면은 "스칼렛 위치"와의 추격전이다.
<왓 이프...?>에서 나왔던 "캡틴 카터"를 비롯하여 그 세상의 "어벤져스"가 등장하는데, 머리가 터지거나 돌려지고, 허리가 잘리는 등의 제법 고어스러운 장면들로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다.
여기에 "닥터 스트레인지 일행"을 쫓는 그녀의 모습은 역시, <왓 이프...?>에서 보았던 "좀비"를 연상시킬 만큼 우두둑거린다. (역시, 무서워!)4. 영화도 혼자가 아닌 "어벤져스"
그렇다면, 관객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만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원동력은 뭘까? - 아이러니하게도 이 힘의 원천은 본 작품이 아니라 <완다비전>에 있다.
물론,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설명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오빠와 남편, 그리고 가족을 잃은 "완다"의 감정, 그리고 마지막에 보여주는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완다비전>이 차지하는 역할을 배제할 순 없다.
앞서 말했듯이 "샘 레이미"는 그 누구보다 세계관을 잘 이해하는 선수이지 감독이 아니다.(이제는...)작년 <블랙 위도우>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이터널스>, 그리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살펴보자!
"가족 영화"로 정리되는 <블랙 위도우>와 "8-90년대 홍콩 무협 영화"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팬 서비스"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그리고 <이터널스>까지 각자의 특색보단 "MCU"라는 큰 퍼즐, "세대교체"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 가운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보여준 으스스한 활기가 반갑다. - 역시, 원조가 뭐가 다르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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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5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 기대작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부터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34분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출연: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장 페이지, 저스티스 스미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이 선보이는 매력만점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가 온다!
CINE PICK!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유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로 모인 도적 '에드긴'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입니다. 1974년 미국의 TSR사가 출시한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영화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었는데요, 전부 흥행 참패에 끔찍한 혹평을 받으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작된 영화는 이전 영화들과 달리 시사회 평가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거진인 '인디와이어'의 한 평자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성공적으로 제작된 최고의 판타지 모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차별화된 매끄러운 스토리와 감독의 전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201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2013),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등의 각본에서 볼 수 있었던 조나단 골드스타인 감독과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 장 페이지, 휴 그랜트, 저스티스 스미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스웨덴, 미국 | 126분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오토’(톰 행크스)는 죽고 싶을 타이밍마다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들과의 사건들로 인해 ‘오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CINE PICK!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의미를 잃은 노인이 천방지축 이웃 가족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웨덴의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올해 67세를 맞이한 할리우드의 대체불가 명배우 톰 행크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인 데다가 까칠하기까지 해 소위 '꼰대'라는 단어로 불렸던 오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랬던 그가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마음을 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37분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개봉: 2023.03.31.
채널: NETFLIX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CINE PICK!
3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공개에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불한당>과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이 각각 킬러이자 엄마라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길복순'과 살인청부회사 대표 '차민규', 차민규의 동생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차민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회사의 소속 킬러인 '희성'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배우생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전도연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남성 중심 서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일 것으로 기대돼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는 작품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Duty After School
ⓒ TVING
개요: 밀리터리 SF, 액션, 스릴러, 학원 | 대한민국 | 10부작
연출: 성용일
출연: 김기해, 신현수, 안도규, 김수겸, 권은빈, 최문희 등
개봉: 2023.03.31.
채널: TVING
시놉시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
CINE PICK!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웹툰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수능을 앞두고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렸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기용으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며 괴생명체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정과 시각적 디테일을 더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드라마 시리즈 선정 행사인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일 스페셜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었으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K-학원전쟁물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Farewell My Concubin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홍콩 | 171분
연출: 천카이거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등
재개봉: 2023.04.0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아우와 형이지만, ‘두지’는 남몰래 ‘시투’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투’는 여인 ‘주샨’(공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뒤바꾼 화려한 막이 열린다!
CINE PICK!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학교에서 만난 단짝 '시투'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상실감과 고통을 겪은 '두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1993년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으며 홍콩의 작가 이벽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그해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난 2017년에 기존 156분의 분량에서 15분이 추가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화질도 보강된 완전판이 공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장국영 배우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오는 4월 1일 그의 또 다른 대표작 <해피 투게더>와 함께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미장센과 아름다운 스토리, 장국영의 삶과 닮은 혼신의 연기는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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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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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선보이지 않은 방식으로 4월 16일을 추모하다
8★/10★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은 이 영화가 세월호를 추모하는 영화라고 밝혔다. 그런데 영화에는 ‘세월호’라는 말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세월호의 비극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두 여고생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호를 아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무수히 많이 세월호를 소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산이라는 배경, 학교, 수학여행, 배가 침몰했다는 라디오 방송 등등. 우리는 세미와 하은의 내일을 알고 있다. 두 여고생의 일상과 사랑, 지극히 사소한(그러나 그로 인해 아름다운) 누군가의 순간들이 어떻게 중단될지를 말이다.
수학여행을 앞둔 세미는 불길한 꿈을 꾼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그가 마음에 품고 있는 하은이 죽는 꿈이었다. 하은에게 고백하기를 마음먹고 기회를 살피던 세미는 불안과 긴장을 안고 하은을 찾는다. 하은은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고, 그래서 내일 수학여행도 함께 가지 못한다. 그런데 세미가 하은을 찾아가 수학여행을 함께 가자고 조른다. 다리 깁스뿐 아니라 넉넉지 않은 형편에 급작스레 비용을 마련하기도 어렵지만, 세미의 간절함은 하은에게도 전해지고 둘은 함께 수학여행에 갈 방법을 찾는다.
그런데도 세미는 불안하다. 하은에게 비밀이 있는 것만 같아서다. 세미는 슬쩍 하은의 마음을 떠보기를 반복하지만 하은은 자꾸 말을 돌린다. 하은은 나보다 다른 친구가 더 소중한 게 아닐까? 하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건 아닐까? 내가 하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일방적인 것은 아닐까? 그러나 불안이 깃든 욕망을 하은에게 반복적으로 투영하는 세미는 마침내 오해를 풀고 하은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날 밤 둘은 몇 번이고 인사하고 다시 돌아서기를 반복하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사람들이 하기 마련인 애틋하고 다정한 인사를 나눈다. 마치 이것이 둘의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둘의 마지막 인사는 하은이 입원한 병원의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한다.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곳에서 둘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뒤면 그들 역시 장례식장을 찾은 다른 사람들처럼 슬픔으로 인사를 나눠야 할 것이다. 왜 사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죽음과 짝을 이뤄야만 할까? 세월호 이후 많은 이를 고민케 한 질문이다. 이는 〈너와 나〉를 추동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세월호 이후와 사회구조적 문제제기 대신 참사 이전의 삶에 카메라를 돌린다. 세월호라는 예정된 미래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하은과 세미는 어렵게 확인한 서로의 마음,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이어갔을 것이다. 〈너와 나〉에는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반드시 직접 봐야만 확인할 수 있는 일상의 사소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담겨 있다. 영화는 언젠가 우리가 직접 경험했거나 일상에서 스쳐 가며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그 또래 학생들의 풋풋함과 설렘, 평범한 나날의 고민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형상화한다. 예정된 비극이 두 사람의 일상을 과장하지도 않는다. 미래를 알고 있는 우리는 자꾸만 두 사람이 빚어내는 매 순간을 흘려 보내지 못하고 여기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불가능한 희망을 되뇐다. 부디 내일이 오지 않기를. 하은과 세미가 작별하지 않기를.
영화는 내내 햇살이 깃든 듯 밝고 부드러운 화면 질감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질감은 두 사람의 일상을 다정하고 살갑게 재현하는 효과와 동시에 세미의 꿈과 어우러져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흩뜨려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탁자에 걸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보이는 오브제와 만나면 비극을 예시하는 듯도 보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미래와 현재를 겹쳐 산 자와 죽은 자를 하나로 포갠다. 죽은 사람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다 떠났던 생명까지도. 추모와 애도의 의지가 깃든 이 환상 속에서 나는 네가 되어 깨어나고, 너와 나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무수히 반복돼 메아리치는 ‘사랑해’라는 말은 떠나간 자에게 건네지 못한 말이자 남겨진 자를 위무하는 속삭임으로 승화된다. 이 중층의 포개짐으로 서로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게 된 자들은 ‘우리’가 되어 비극으로 헤어지고 상처받은 자들을 다시 한데 모은다. 이렇게 〈너와 나〉는 그 누구도 선보이지 않은 방식으로 세월호를 추모한다. 매월 4월 16일, 이 영화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날, 그리고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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