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07-26 18:05:12
멀티버스라는 늪에서 악전고투하다
<데드풀과 울버린>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간여행을 통해 바네사를 되살리고 일상을 되찾은 '데드풀/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데드풀은 이제 어벤져스에 가입해 조금 더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어벤져스로부터 거절당하고, 그 좌절감을 이기지 못해 '바네사'(모레나 바카린)와도 이별한 후 '피터'(롭 딜레이니)의 도움을 받아 중고차 딜러 일을 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온다. '울버린'(휴 잭맨)의 죽음과 함께 엑스맨 유니버스가 소멸될 상황이 되자, TVA에서 데드풀을 MCU의 일원으로 캐스팅한 것. 데드풀은 '마블의 예수'가 될 것이라 들뜨지만, 흥분도 잠시. 그는 엑스맨 유니버스를 곧장 파괴하려는 '패러독스'(매튜 맥퍼딘)의 음모를 눈치채고, 자기 우주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모든 면에서 상극이고, 자기 우주를 구하는 데 실패한 또 다른 '울버린'과 함께.
MCU의 예수는 되지 못하다
2024 슈퍼볼에서 처음 공개된 <데드풀과 울버린>의 티저 예고편. 2분 남짓한 영상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개 24시간 만에 3억 6,5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기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노 웨이 홈>)의 3억 5,550만 조회수를 뛰어넘었다. 특히 한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바로 마블의 예수님이야"라는 데드풀의 대사는 MCU와 멀티버스 사가에 신선한 피가 수혈될 거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데드풀과 울버린>은 안타깝게도 기대에 미치 못했다. 데드풀과 멀티버스 사가의 만남 자체는 인상적이다. 데드풀만의 특색과 입담을 살려 디즈니의 20세기 폭스 인수 사가를 작품 내에서 풀어냈다. 엑스맨 버전 <노 웨이 홈>에 가깝다. 그 과정에서 <엑스맨>, <판타스틱 포>, <데어데블>, <블레이드> 등 2000년대 초중반을 수놓은 과거 마블 캐릭터들에게 명예로운 엔딩을 안겨 주었다.
다만 MCU 멀티버스 사가의 문제점은 여전하다. 멀티버스 캐릭터에게 내준 공간만큼 데드풀과 울버린의 자리가 줄었다. 그 결과 데드풀도, 울버린도 각자의 서사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냉정히 말해 휴 잭맨이 복귀했다는 것 외에 의의가 없을 정도다. 프로모션 과정 내내 강조한 데드풀과 울버린의 버디 무비라는 개성도 덩달아 옅어진다. 결국 <데드풀과 울버린>이 MCU의 구세주냐는 질문에도 '아니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20세기 폭스의 <노 웨이 홈>
데드풀의 가장 큰 개성은 자유로움이었다. 그는 작품 내외를 오가며 히어로 영화의 금기를 전부 다 깨버렸다. 그래서인지 그는 엑스맨 유니버스에 속하면서도 따로 노는 미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MCU는 이를 엑스맨 유니버스와 MCU의 가교로 삼았다. 데드풀의 입담과 액션을 활용해 작품 외적인 이유로 퇴장했던 캐릭터에게는 마지막 인사의 기회를 주고, 세계관 자체는 멀티버스 속에 남겨두며 미래를 기약한다.
당장 기본적인 스토리부터가 현실의 은유다. 데드풀이 자기 우주를 파괴하려는 TVA에 맞서는 것은 디즈니의 폭스 인수로 인해 종료된 엑스맨 유니버스의 상황을 보여준다. 자기 우주에서 엑스맨을 구하지 못한 울버린의 모습도 마치 엑스맨 유나버스의 종료를 막지 못한 현실의 울버린을 보는 듯하다. 그들이 과거 마블 영화 캐릭터를 지배하려는 카산드라 노바와 싸우는 것 또한 MCU에 병합돼야 할 엑스맨 유니버스의 현실을 은유한다.
그 덕분에 영화는 다시 못 볼 캐릭터로 가득하다. 촬영은 완료했으나 공개되지 못한 채닝 테이텀의 갬빗과 <로건> 속 로라를 비롯해 파이로, 토드, 아자젤, 저거너트 같은 조연이 재등장한다. 이에 더해 크리스 에반스의 휴먼 토치, 제니퍼 가너의 엘렉트라, 웨슬리 스나입스의 블레이드 등 과거의 영웅도 마지막 인사를 보낸다. 즉, <데드풀과 울버린>은 20세기 폭스 버전의 <노 웨이 홈>이다. 엑스맨 시리즈를 비롯한 예전 마블 영화의 추억을 지키려는 메타적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다만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MCU 멀티버스 사가 중 진입장벽이 가장 높다. 일단 엑스맨 유니버스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고, <판타스틱 포>, <블레이드>, <데어데블>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등장인물조차 알 수 없다. 또 <로키> 시즌 1을 보지 않으면 TVA, 보이드, 알리오스와 신성한 시간대 같은 설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심지어 갬빗의 경우에는 디즈니-폭스 인수 사가와 관련된 뒷이야기까지 꿰고 있어야 한다.
스파이더맨이 되지 못한 울버린
그러나 <데드풀과 울버린>의 완성도는 <노 웨이 홈>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다. 핵심적인 전제 하나를 놓친 까닭이다. <노 웨이 홈>의 힘은 과거의 두 스파이더맨에서 비롯했다. 그들이 과거의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모습이 시간을 뛰어넘는 감동의 원천이었다.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가 그린 고블린을 치료하고,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 파커가 추락하는 MJ를 구해내는 모습은 팬들의 상상과 염원을 스크린에 펼쳐 보이는 순간이었다.
<데드풀과 울버린>도 비슷한 방식으로 울버린을 활용하려 한다. 엑스맨을 구하지 못한 멀티버스의 로건을 기존의 엑스맨 유니버스로 불러와서 그가 다시 히어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문제는 이 울버린이 지난 20여 년간 엑스맨 시리즈에서 활약한 울버린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예전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이번 울버린은 관객과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교류할 길이 없다.
불친절한 전개는 문제를 더 키운다. 멀티버스의 울버린이 좌절한 이유나 정황은 실감하기 어렵다. 흔한 플래시백 하나 없이 대사로만 제시되기 때문. 그가 엑스맨으로 나서기를 주저하는 이유도 알기 어렵고, 로라가 멀티버스의 로건에게 그의 본성과 영웅성을 일깨우는 대화도 임팩트가 부족하다. <노 웨이 홈>에서 과거의 스파이더맨이 MCU의 스파이더맨에게 조언을 건네는 장면과 비교하면 차이가 명백하다.
이 괴리감은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암시된다. 데드풀은 영화 시작과 동시에 <로건>에서 묻힌 울버린의 무덤을 파헤친다. 그러고는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뼈를 이용해서 자신을 뒤쫓아온 TVA 요원들을 때려잡는다. 물론 분위기나 연출 자체는 데드풀답게 유쾌하고, 데드풀도 관객에게 사과를 건넨다. 하지만 <로건>의 결말을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즐기기 어렵고, 이번 울버린과의 거리감이 더 멀어지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울버린과 함께 무너지는 데드풀
이에 더해 <데드풀> 영화인데도 데드풀의 서사를 살려내지 못했다. <데드풀> 시리즈의 매력은 평범한 주제나 메시지를 데드풀스럽게 풀어낸다는 점에 있다. 1편은 로맨스 영화를, 2편은 가족 영화를 B급 유머로 범벅해 흥미롭게 풀어낸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데드풀과 울버린>은 친구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된 2편 이후로 무언가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데드풀. 그는 MCU의 어벤져스에 합류하려고 했지만, 어벤져스로부터 거절당한 후 크게 좌절했고, 평범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헤맸다. TVA에서는 마침내 MCU의 예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도 했지만, 종국에는 그 꿈도 포기한다. 친구들과 그들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새롭게 만난 친구인 울버린을 지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분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영화는 울버린과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 결과 데드풀의 서사는 직접적인 묘사 대신 상황 설명 대사로 자주 대체된다. 일례로 데드풀의 우주가 위험하다는 상황 설명도 패러독스의 대사로만 언급되니 실감하기 어렵다. 결국 <데드풀과 울버린>의 끝에는 데드풀다운 유머만 남는다. 시작과 끝을 장식한 내레이션 없이는 데드풀만의 서사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데드풀도, 울버린도 없는 버디 무비
전반적인 만듦새도 덩달아 미흡해진다. 두 주연 개개인의 서사가 부족하니 버디 무비인데도 둘의 호흡은 매끄럽지 않다. 예를 들어 울버린은 갈수록 데드풀에게 끌려다니는 듯하다. 새로운 울버린에게 마음을 주기 어려운 가운데 시리즈 내내 데드풀을 봐온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시퀀스와 시퀀스의 연결도 부자연스럽다. 꼭 보여줘야 할 멀티버스 이벤트를 먼저 설계한 뒤, 데드풀과 울버린의 행적을 짜 맞춘 듯 보인다.
그래서 클라이맥스가 뒤바뀐 듯 보이기도 한다. 중반부 보이드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작중 가장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여러 돌연변이와 히어로들이 뒤엉켜서 각자의 능력을 뽐내는 이 장면은 마치 <엑스맨: 최후의 전쟁> 속 알카트라즈 시퀀스를 보는 듯하다. 과거 시리즈와 캐릭터들에 대한 헌사가 가득하기에 뭉클하기까지 하다.
그에 반해 데드풀과 울버린이 데드풀 군단을 마주하는 시퀀스는 임팩트가 부족하다. 물론 <올드보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를 연상시키는 액션 자체의 쾌감은 나름 인상적이고, MCU의 멀티버스 설정을 비꼬는 대사는 유쾌하다. 하지만 데드풀과 울버린의 서사가 부족하다 보니 단순한 팬서비스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퀀스를 들어내더라도 스토리 전개에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악역의 존재감이 확실했다면 상술한 문제는 다소 가려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산드라 노바'(엠마 코린)는 능력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 그녀는 '보이드'로 떨어진 모든 캐릭터를 지배하고, 그러기 위해 모든 시간선을 붕괴시키려 한다. 이는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역의 클리셰를 비튼 것에 불과하다. 그녀의 개인사마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그녀가 울버린의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마음을 바꾸는 전개 또한 다소 급작스럽다.
MCU의 고질병이 또 도지다
결국 <데드풀과 울버린>은 MCU의 고질병을 피하지 못했다. 이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등이 줄곧 노출한 문제점의 연장선이다. 이번에도 세계관 정리에는 성공했다. 꼬여버린 엑스맨 유니버스에게 깔끔한 엔딩을 선사하고, 이전 마블 영화와 MCU의 관계를 정리했다. 추후 MCU가 선보일 <엑스맨>과 <판타스틱 4>, <블레이드>, <데어데블> 등을 위한 길은 닦은 셈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독립적인 작품으로서의 매력은 잃어버렸다. 더 나아가서는 데드풀이나 울버린이 MCU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그 가능성도 제시하지 못했다. 즉, 지반을 정리하고 기초 공사까지는 완료했지만, 정작 그 부지 위에 무슨 건물을 올릴지 조감도조차 못 보여줬다. 그러니 MCU의 구세주라고 부르기에는 <데드풀과 울버린>이 남긴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Acceptable 무난함
데드풀과 울버린도 빠져나오지 못한 멀티버스의 늪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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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모터스
살아낸 그 삶 마저 연기였을까?
내 삶은 어디에..
실제의 삶과 연기하는 삶 사이의 간극은 그 안에서도 소모되는 오스카만이 남겨져있었다.
“20분안에 지난 20년을 다 돌아봐야해”
극장에서 자는 관객들, 리무진의 대화를 통한 시대변화
그럼에도 잊지 않겠다는 중간중간의 영화장면들이 인상적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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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가족끼리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적과의 동침'은 친밀한 관계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에 대해 다룬 영화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바로 생각난 드라마가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라는 소설을 드라마화한 '빅 리틀 라이즈'였다. 우선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로라의 남편인 마틴은 결혼 전 로라에게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으나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부터 로라를 때리고 협박하며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에서도 이와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는데 전직 변호사였던 셀레스트는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며 동시에 남편을 보살피는데 조금이라도 남편의 심기에 거슬리는 일, 마찰 등을 겪으면 남편은 폭력을 행사하고 셀레스트는 으레 그렇다는 듯 그 폭력을 견딘다.
이와 같이 우리는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이것은 단순히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며 피해자가 발생한다. 법적인 제도가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 범죄가 존재하고 피해자가 존재한다면 그 원인과 문제점은 무엇일까? 나는 법의 허점과 법에 명시된 사항들이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가정폭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배우자 폭행, 아동방임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법률적으로 명시된 정의가 아니다.
가정폭력은 범죄로 인정되긴 하지만 그 처벌법에 의하면 가정보호법으로 처리되어 크게 형사처리사건과 가정보호사건으로 구분된다. 형사사건의 경우 피해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사건을 진행하지만 가정폭력으로는 경미하다고 판단되어 가정보호사건으로 분류가 되는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사건으로 진행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가 성립된다. 이 경우 피해자가 고소 의사를 밝히고 사건이 기소된 후 유죄판결을 받은 뒤에야 가해자가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는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갖고 있으며 피해자는 언제든 다시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피해자가 더 불리한 입장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을 느껴야 할 주거공간이 공포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외국의 가정폭력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폭력의 가해자가 퇴거명령을 받고 법원에서 개입 후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가해자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기본 원칙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피해자가 집을 떠나 쉼터로 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난다. 이는 근본적으로 현 사회가 가정폭력을 '폭력'보다는 '가정'에 방점을 찍어 가정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더 우선으로 둔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1997년 제정되어 그 이후 5번 정도 개정되었는데 20년이 넘는 법의 역사 속에 아직도 숱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법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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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마지막 주 씨네랩 위클리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영화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과 영화 개봉작들의 이벤트 소식과 굿즈 일정을 소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12월 마지막 주 영화계 소식을 다 같이 알아보실까요?
1. 이제훈 배우 구애, 구교환 배우 화답해..
영화 <탈주>주연, 내년 상반기 촬영 시작
이제훈 배우는 지날 달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 무대에서 '구교환 배우와 함께 연기하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기분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 <탈주>에서 이제훈 배우와 구교환 배우가 함께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입니다.
영화 <탈주>는 철책 반대편 내일이 있는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을 건 탈주와 추격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제훈 배우는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임규남' 역을 구교환 배우는 규남의 탈주를 막기 위해 추격하는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영화 <탈주>는 내년 상반기 촬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2.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관객 수 500만명 돌파!
이제 두말하면 입아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인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바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입니다. 현재 누적 관객 수는 508만 3784명인데요. 코로나 방역 대책 강화,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1년 하반기 대작으로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비상선언>, 설경구, 이선균 주연의 <킹메이커>는 2022년으로 개봉을 연기한 바 있는데요.
이 같은 열악한 극장가의 상황에서도 거뜬히 500만명을 돌파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시점에서도 꾸준히 일 10만명의 관객 수를 동원하고 있어,
앞으로의 기록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3. 7년만에 다시 돌아온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29일 온라인 제작발표회
12월 29일 <해적: 도깨비 깃발>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있었습니다.
2014년에 860만 관객수를 동원했던 코믹 블록버스터 <해적> 시리즈가 7년 만에 돌아왔는데요.
1편과는 시대적 배경과 세계관은 비슷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스토리 라인은 연관성은 없다고 합니다.
<해적:도깨비 깃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모험' 그린 영화로 자칭 고려 제일검이자 의적단 두목인 무치 역에 '강하늘',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 역에 '한효주' 그리고 해적왕 꿈나무 막이 역의 '이광수' 등이 힘을 합쳤다.
뿐만 아니라 권상우, 엑소 출신의 세훈, 김성오, 박지환 배우 등이 출연한다고 하네요.
정확한 국내 개봉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2022년 상반기 개봉될 예정입니다.
4. 마블영화 대상으로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거장감독 '마틴 스콜세지'와
의견 차이 밝혀
톰 홀랜드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마틴 스콜세지가 "마블 영화는 영화(cinema)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상반되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2019년 한 인터뷰에서 "마블 영화는 영화라기보단, 테마파크에 가깝다"라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요.
마틴 스콜세지는 "마블 영화들은 시장의 어떤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돼 제작되는 상품이다. 여러가지 테마로 변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속편이라 이야기되지만 그 본질은 자가복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것이 현대의 영화 프랜차이즈의 본질이다.
이 때문에 인디 영화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우려된다"라고 걱정어린 발언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톰 홀랜드는 이같은 마틴 스콜세지의 발언에 대해 "스콜세지 감독에게 마블 영화를 만들고 싶냐고 하면 그는 안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신은 마블 영화나 다른 영화도 출연해한 경험이 있으며, 차이점은 마블 영화들이 제작비가 훨씬 높다는 점,
결론은 모든 영화는 다 예술이라는 것이다. 마블 영화도 예술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특히 톰 홀랜드가 많은 영화팬들의 지적을 받는 점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의견에 반박하며 "마블 영화를 만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라는 다소 경솔한 표현을 했기 때문인데요.
요즘의 스트리밍과 OTT플랫폼, 그리고 마블영화에 익숙한 젊은 배우와 수십년은 바뀌어온 시대적 상황과 영화적 가치 변화를 겪어온 거장 감독의 의견을 반영한 입장 차이인 것 같습니다.
5. 이번 주 (12월29일~2022년 1월 2일) 영화계 이벤트 &굿즈 증정 일정
12월 29일(수)
[CGV] <해피 뉴 이어> 필름마크 증정
일시 : 12월 29일(수)~ 소진 시
극장 : CGV
증정 : <해피 뉴 이어>필름마크 1종
[CGV] <아멜리에> 포스터 증정
일시 : 12월 29일(수)~ 1.4(화)
극장 : CGV 일부극장
증정 : <아멜리에>포스터
[CGV] <노웨어 스페셜> 포스터 증정
일시 : 12월 29일(수)~ 1.4(화)
극장 : CGV 일부극장
증정 : <노웨어 스페셜> 메인 포스터
[CGV] <램> 뱃지 증정
일시 : 12월 29(수) ~ 소진 시
극장 : CGV아트하우스 전용관
증정 : <램>한정판 뱃지
12월 30일(목)
1월 1일(토)
1월 2일(일)
그럼 오늘의 콘텐츠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부디 유익하고 유용한 콘텐츠가 되기를 바라면서
다음 콘텐츠는 다음 주 수요일날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얼마남지 않은 2021년 마무리 잘하시고, 2022년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해피 뉴 이어!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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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별에 필요한 | 한국형 우주 로맨스 애니의 명과 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엄마의 뒤를 이어 NASA 화성 연구원이 되고 싶은 '난영'(김태리). 최선을 다했지만 아슬아슬하게 합격선에 걸친 그녀는 부족한 연구 실적도 쌓고, 약간의 휴식도 즐길 겸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오랜만에 들린 집을 정리하던 중 엄마의 유품인 턴테이블을 고장 내 버린 난영. 그녀는 턴테이블을 고치기 위해 나선 길에서 우연히 음향 기기 수리 아르바이트 중이던 '제이'(홍경)를 만나고, 얼떨결에 그에게 턴테이블을 수리받는다.
우연한 만남은 이내 운명적인 사랑이었음이 드러난다. 난영이 미국에서 지낼 때 반복 재생할 정도로 좋아한 미완성곡의 주인이 제이였던 것. 남다른 접점과 비슷한 취향을 발견한 난영과 제이는 빠르게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시련이 닥친다. 화성 연구원으로 발탁된 난영이 엄마와 자신의 꿈을 위해 화성으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지구에 홀로 남은 제이는 난영이 좋아하던 곡을 마저 완성하면서 그녀의 귀환만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명암이 확실한 한국 애니메이션의 도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큰 변화 중 하나는 한국 영화 및 드라마 크리에이터들의 도전 정신이 아닐까 싶다. 제작 과정에 간섭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된 덕분에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와 소재를 다룬 작품이 다수 탄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내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었다. <킹덤>, <인간수업>,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에 자극받은 다른 OTT나 방송국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탔으니까.
한지원 감독의 신작, <이 별에 필요한> 또한 넷플릭스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증명한다. <이 별에 필요한>은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물었던 애니메이션 영화이기 때문. 세계 5위권을 오가는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는 철저한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저연령층 애니메이션은 <사랑의 하츄핑>처럼 흥행력을 보여준 사례가 있지만, 고연령층 애니메이션 중에는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제작된 <이 별에 필요한>은 한국 영화계에 남아있는 또 하나의 벽에 도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빛을 강조한 그림체만큼이나 명과 암이 뚜렷하다. 마치 사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보는 듯한 작화는 그 자체로 눈을 즐겁게 한다. 그에 반해 기존 로맨스와 SF 작품을 답습한 서사는 개성이나 독창성을 살리기에는 짜임새가 부족하다.
눈이 즐거운 기술적 성취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도 셀 애니메이션 영화는 특히 찾아보기 어려운 장르다. 3D 애니메이션 중에는 최근에 개봉한 <퇴마록> 같은 사례가 있지만, 셀 애니메이션으로는 그나마 <마당을 나온 암탉>,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나 <사이비> 정도가 있을 뿐이다. 척박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이 별에 필요한>은 존재 자체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특히 미래의 서울 풍경을 그려낸 배경 작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한국 영화 속 미래의 서울은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이 별에 필요한>은 낙관적인 희망이 담긴 2060년대 서울을 그려냈다. 종로나 청계천, 세운 상가 등 익숙한 풍경을 큰 틀에서는 유지하면서도 홀로그램 간판이나 고가도로, 고층 빌딩 등을 덧대서 현재와 미래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에 더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유사한 연출 방식은 로맨스 영화에 적합한 청량한 분위기를 빚어낸다. 풍경을 묘사할 때 렌즈 플레어를 활용하고, 캐릭터와 배경에 동일하게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배경 음악을 적극적으로 삽입해서 두 주인공의 감정선을 고조하고, 카메라를 360도로 회전하며 그 감정선을 강조하는 방식 또한 <너의 이름은.>과 같은 작품에서 효과가 검증된 연출법을 빌린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100%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 표정 표현이 어색한 지점이 노출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전문 성우가 아니라 배우에게 더빙을 맡긴 것도 물음표를 남긴다. 영화 캐릭터의 개성보다는 배우의 존재감이 먼저 각인되다 보니 다소 따로 노는 영상과 음성으로 인해 몰입감이 순간적으로 저해하는 때도 있다.
익숙하다 못해 궁금하지 않은 로맨스
반면에 <이 별에 필요한>의 서사는 새로운 성취를 보여주지 못했다. 흔히 한국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도전적인 작품은 외관에 비해 알맹이가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이 별에 필요한>도 예외는 아닌 셈이다. 우선 로맨스 영화로서 <이 별에 필요한>은 클리셰를 답습한 결과 지나치게 무난하다. 지구와 화성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 나머지 평범한 롱디 커플의 연애사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구와 화성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는 로맨스는 그 자체로 여러 변수를 상상할 수 있는 소재다. 그런데 <이 별에 필요한>은 정작 그 공간적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난영과 제이의 우연한 만남, 연애의 시작, 화성으로 떠나려는 난영과 만류하는 제이의 갈등 등 대부분의 이야기가 지구에서 펼쳐지기 때문. 난영이 화성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남미의 오지로 떠나는 것으로 설정해도 둘의 로맨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구와 화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오히려 서사의 균형감이 무너뜨리기까지 한다. 화성이라는 공간이 갖는 의미가 너무 무거운 나머지 두 연인의 갈등 상황에서 한쪽의 문제나 입장은 너무 사소하게 느껴진다. 난영은 고민은 가족의 역사가 걸린 결단이다. 그녀는 화성에서 사망한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지녔다. 그렇기에 운명처럼 만난 제이와의 관계가 무너질 각오를 하고서라도 화성으로 떠난다.
그에 반해 제이는 밴드 멤버들과의 의견 차이로 그만둔 음악을 다시 시작할지를 고민한다. 물론 자아실현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가족사가 얽힌 도전과는 그 층위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SF적인 배경까지 더해지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꿈을 응원한다는 연결고리가 있더라도 제이의 서사는 서서히 난영의 서사에 가려진다. 결국 <이 별에 필요한>의 로맨스는 보기에만 예쁜, 마치 향기 없는 모란꽃과 같아진다.
물리법칙을 뛰어넘는 사랑
후반부를 장식하는 <이 별에 필요한>의 SF적인 전개 또한 좋게 말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기시감이 진하다. 난영이 화성에서 고립되듯이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비행사가 조난되는 전개는 사실 SF 작품들에 없어서는 안 될 클리셰다. 화성이 배경이라는 점은 리들리 스콧의 <마션>을 연상시킨다. 여성 주인공이 조난됐다는 점에서는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를 떠올릴 수도 있다.
다만 <이 별에 필요한>에서는 특히 <인터스텔라>와의 유사점이 두드러진다. 우선 상황이 비슷하다. 두 영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우주로 떠난 뒤 연락이 끊겼고, 그저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또 두 작품은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 사랑을 상징하는 명확한 오브제가 등장하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도 비슷하다.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매튜 매커니히)는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는 지구에 있는 딸 '머피'(맥켄지 포이/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자신이 관찰하고 알아낸 데이터를 알려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블랙홀 속에 진입한다. 5차원 세계에서 깨어난 후 그는 중력을 이용해 딸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그가 우주로 떠나기 직전에 선물한 손목시계 초침을 조작해서 데이터를 모스 부호로 표현한 것.
이처럼 쿠퍼와 머피에게 손목시계가 있다면, 난영과 제이에게는 턴테이블이 있다. 화성에서 조난된 뒤 의식을 잃었던 난영은 마치 턴테이블처럼 생긴 우주 속에 빠지고, 제이의 음악을 들으면서 턴테이블의 중심에 있는 지구를 향해 우주를 거스르는 환상 끝에 의식을 되찾고 생존하는 데 성공한다. 이는 턴테이블 때문에 성사된 두 사람의 우연한 첫 만남을 <인터스텔라> 속 손목시계처럼 활용한 묘사라 할 수 있다.
<인터스텔라>가 되지는 못했다
다만 <이 별에 필요한>은 <인터스텔라>만큼의 감동이나 전율까지는 안기지 못한다. 오브제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상대적으로 덜 정밀했기 때문이다. <인터스텔라>는 쿠퍼와 머피 모녀의 애증을 손목시계 하나로 보여주기 위해 여러 단계의 설계를 해놨다. 쿠퍼가 머피에게 손목시계를 선물로 남기는 장면을 초반부의 하이라이트에 배치하고, 손목시계에 관련된 복선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식이다.
그에 반해 극 중 턴테이블은 난영과 제이의 관계 시작점이기는 하나, 손목시계만큼 뇌리에 각인되는 오브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둘의 사랑이 시작된 후로는 우산처럼 턴테이블을 대신하는 소재도 등장하고, 턴테이블보다는 난영이 반복 재생할 정도로 좋아한 제이의 음악 그 자체가 더 강조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턴테이블처럼 생긴 우주가 등장하는 장면은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질 여지가 존재한다.
부족한 짜임새는 작품을 관통하는 '아날로그'라는 주제 의식을 약화하기에 더욱 아쉽다. <이 별에 필요한>은 초반부터 의식적으로 디지털 세상을 거스르는 아날로그 기기를 등장시키며 손과 마음이 직접 닿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화상채팅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는 난영과 턴테이블로 음악을 듣고 종이와 펜으로 메모하는 제이를 반복해서 대비하는 식이다.
아날로그 기기의 역할은 후반부에서 다시 한번 강조된다. 난영이 화성에서 조난당했다는 뉴스를 본 제이가 난영의 아버지에게 빌린 안테나를 설치해서 난영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극적으로 재회한 둘이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우주를 턴테이블처럼 묘사하고, 미래 시점인데도 2020년대 풍경을 섞은 작화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별에 필요한>의 극본이 이 주제 의식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지는 못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인터스텔라>를 볼 때와는 다르게, 제이와 난영이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감동보다 과학적으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먼저 들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충분히 관객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첫술에 배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이 별에 필요한>은 군더더기 없이, 상당한 세련미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삼각관계처럼 답답한 클리셰는 꺼내지 않기 때문. 영화 곳곳에 짧게 삽입되어 임팩트를 주는 밴드 음악도 청량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에 더해 구도적으로도 신선한 그림이 있다. 우주로 떠나는 사람을 여성, 지구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남성으로 설정한 덕분에 일반적인 SF 구도를 탈피할 수 있다.
단지 기시감이 짙은 플롯의 구조와 짜임새가 부족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고유의 개성과 장점이 돋보이지 못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종합하면 <이 별에 필요한>은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삭막한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현실을 고려하면 기술적으로는 분명히 가능성을 보여준 도전이기에 인상적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첫술'이라는 한계에 안주한 것은 아닌가 싶은 아쉬움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Acceptable 무난함
도전이라는 지구와 안정감이라는 화성 사이에서 빛이 바랜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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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티블루 37.2>, 찬란하고도 쓸쓸한 사랑
이 영화를 다시 되짚어보면 찬란하고도 아프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베티의 웃는 얼굴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더욱 강렬해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예쁘지만 어딘가 슬프게 느껴지는 표정.
이 영화는 조르그와 베티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정말 불도저같이 자신이 하고픈 것을 망설임없이 다 하면서 살아가는 베티는 조르그와 사랑에 빠진다. 우연히 조르그가 예전에 쓴 글을 읽은 베티는 작가가 되길 원했던 그의 꿈을 포기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며 열렬히 지지한다.
이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 날 베티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행복도 잠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베티는 사실 임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임신에 대한 환상이었을 수도 있고, 유산한 것일 수도 있다.
아기를 가진 사실에 매우 기뻐했던 베티는 점점 무너져간다. 이는 그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베티는 그저 하염없이 계속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조르그는 끝까지 그녀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베티는 다른 아이를 잠시 납치하기까지 하고, 결국 자신의 눈을 스스로 파내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조르그는 그녀를 탈출시키려는 시도도 하였지만 실패하였다. 결국 조르그는 베개로 질식시켜 직접 그녀의 숨을 거둔다. 영화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감명 깊고, 오래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들은 다음과 같다.
싸우다가 우연히 조르그가 예전부터 써 왔던 글을 발견하고, 베티가 조금은 뜬금없이 그의 글을 읽는 장면이다.
밤에 읽기 시작하여 시간이 흘러 새벽이 되고, 곧이어 태양이 뜰 때까지 베티는 멈추지 않고 조르그의 글을 계속 읽었다. 무언가에 홀린듯이 집중해서.
- 30세가 되면 인생을 알기 시작한다. 가끔은 쉬어갈 줄도 알게 된다.
조르그는 잠시 자신의 꿈을 보관해두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꿈을 넣어두었던 것이다.
- 내게 중요한 거야, 그건 버리지 마.
- 제발 버리지 마.
- 대단한 건 아니야.
바쁜 삶에 치여 잠시 잊고 있던 꿈에 대한 기억이 다시 상기되는 순간이 있다.
내가 이 꿈을 꾸며 열심히 노력했던 사진이나 글 등의 작품을 우연히 발견하여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평상시에 일상생활을 하다가 문득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도 이런 적이 있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기록과 기억들은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만큼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겐 소중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의 조르그도 그랬을 것이다.
- 결국 그 원고는 베티가 처음으로 읽었고, 그걸 읽으면서 진정을 찾았다.
베티가 조르그의 꿈을 발견한 순간이다.
그리고 베티가 조르그에게 잠시 잊고 있던 꿈을 상기시켜주는 순간이다.
직접 조르그의 글을 타이핑하여 출판사에 보내는 열정을 보이며 그 누구보다도 조르그의 꿈을 열렬히 응원하는 베티가 멍하니 기찻길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고 나면 베티가 왜 그렇게 극적이고 충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본능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본 후 이 장면만큼은 한 번 더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베티는 꽤 오래 전부터 속이 문드러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위태롭고 불안한 사람이었다.
온전히 조르그를 사랑하며 그가 쓴 글은 명작이고, 그는 위대한 작가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베티 덕분에 조르그는 살아갈 이유를 찾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베티의 눈빛은 공허하게 느껴진다.
조르그가 베티를 넓은 들판으로 데려가 성벽에서부터 바위 있는 데까지,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집까지 모두 사서 베티에게 줄 것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조르그에게 베티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 순간의 햇빛과 바람소리도,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석양도, 고요함과 언덕을 내려오는 산들바람도 모두 주고 싶은 사람.
불가능하지만 가능하게 해주고픈 사람.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고 싶은 사람.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
임신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점점 무너져가는 베티를 보며 이런 고통을 끝까지 함께 하고자 했던 조르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화장이 번져 엉망이 된 베티의 얼굴을 본 조르그는 식탁 위에 있던 음식의 소스를 자신의 얼굴에 덕지덕지 묻힌다.
이 장면을 보며 감탄했고 감동했다.
대사 하나 없었지만 그녀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를 함께 나누고자 했던 조르그의 마음이 정말 잘 느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염없이 무너지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심정은 어떨까.
상상하기도 두렵다.
자신의 눈을 파내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베티의 인생을 마무리지어주는 조르그의 모습이다. 조르그는 직접 그녀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 베티는 존재하지 않은 걸 가지려고 하는 것 같아. 이 세상은 베티한테 숨 막히는 곳이란 게 문제야.
- 집에서 네 목소리가 들려. 너 없는 정적이 너무 괴로워. 여기저기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설탕이 어디 있지?
웃기지 마.
고물 청소기다!
조르그.
조르그, 자고 있어?
조르그의 삶 속에 깊이 들어와 불꽃같은 뜨거움을 안겨준 베티.
그리고 불꽃처럼 금방 사라져버린 베티.
- 우리 도망가자.
조르그는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둘의 이야기의 끝은 파멸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베티도 알았을지도 모른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그 길을 계속 걸어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에 조르그와 베티의 곁에 있던 고양이는 베티가 죽은 이후, 조르그가 베티를 투영시키는 대상이 된다.
조르그는 그렇게 베티와 함께, 베티를 그리워하며, 베티를 기억하며, 베티를 사랑하며 계속 글을 써 내려간다.
이후로도 쭉 써 내려갈 것이다. 자신을 꿈꾸게 만들어준 베티를 추억하며.
베티가 있어야만 자신이 온전한 '나'가 되기에.
영화의 초반부에 나왔던 베티가 너무 사랑스러웠기에 영화의 끝에서 더 우울하고 씁쓸했던 것 같다.
서로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연인의 모습이 너무 예뻐보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너지고 지쳐가는 둘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한 사람에게 온 열정을 다 불태워 꿈과 생기를 불어넣어 준 사랑.
이보다 찬란하고 쓸쓸한 사랑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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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존'이 다른 '직쏘' 보다 더 마음에 들어
생명 연장의 꿈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직쏘’ 존 크레이머(토빈 벨)이다. 1편에서의 살인극이 있고 시간이 좀 지났다. 존에게 문제가 생겼다. 바로 몸 상태다. 사실 존은 며칠 전에 암 진단을 받았다. 흔들리는 존. 병세를 치료할 길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한다. 좌절은 곧 분노로 바뀐다. 항암 치료를 받던 도중 환자들의 물건을 훔치는 간호사를 목격한 존. 이 간호사를 납치해 살인 게임에 초대할까 싶었지만 간호사가 물건을 다시 돌려놓자 ‘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이런 존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든다. 바로 존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페데르손 프로젝트’? 홀린 듯 프로젝트로 향하는 존. 실제로 암을 치유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믿었다. 돈을 보내는 존. 입금은 곧 초대장을 부른다. 항암치료에 나선 존. 하지만 이 치료는 뭔가 이상하다. 이내 존의 분노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최소화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중 첫 번째는 불필요한 것들은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이 영화의 플롯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쏘우’ 시리즈는 오랫동안 혹평을 들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내적인 것을 신경 쓰는 게 아닌 잔혹한 살인 쇼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팬이 아닌 관객들은 영화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아무래도 잔혹한 모습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쏘우 X>는 시리즈가 가진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는 다 쳐냈다. 대신 직쏘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행동하게끔 서사를 간편하게 재구성했다. 이 덕분에 명분 없는 살인 게임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또 이 영화에 등장하는 직쏘의 상대역은 시리즈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토대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억지로 직쏘의 인간관계를 서서히 넓히는 것에서 시리즈의 한계를 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쏘우’ 시리즈의 전통을 잃은 것은 아니다. 본작에서도 역시 눈 똑바로 뜨고 보기엔 어려운 장면들이 몇 있다. 이런 고어 묘사를 보기 어려워하는 분들은 눈 꽉 감고 극장에 가시길 바란다. 이렇게 <쏘우 X>는 전작들의 핵심은 바꿨지만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남겼다.
공간 활용
이 영화의 강점으로 뽑을 수 있는 부분은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2부에서의 공간 구성이 흥미롭다. 원래 호러라는 장르 자체가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이행한 것이 <쏘우> 1편이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이끌고, 그 사이에 누워있는 인물 셋의 모습이 영화를 상징하는 구도 중 하나다. <쏘우 X> 본 작은 이를 성실하게 구현한다. 어떤 점에서? 바로 인물의 리액션에 집중한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 서로의 상황을 각자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활용해서 장르적인 쾌감을 높였다. 그리고 방 안에 있는 온갖 지형지물들을 활용한 흔적도 보인다. 이게 시리즈가 10편씩이나 나왔기 때문에 이제 살인 트랩이 진부해질 때도 됐다. 영화는 이것을 의식한 듯 인물의 밀도로 호러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는 올해 9월 개봉했던 <잠>과는 대조되는 측면이 있다. <잠>은 집이라는 공간 특성을 활용했다. 윗집과 아랫집의 대비, 이 방과 저 방에 살고 있는 캐릭터들을 영화 안으로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쏘우 X>는 이런 ‘여러 군데 공간 활용하기’라는 방식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딱 한 곳만 메인 무대로 삼았다. 발상의 전환으로 다른 호러 영화와의 차이점을 둔 것이다.
호불호가 갈릴 듯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것 같은 요소는 주인공 직쏘의 설정이다. 원래 직쏘는 궤변을 늘어놓는 캐릭터였다. 왜? 직쏘는 시리즈 내내 ‘너희들은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을 처형한다. 문제는 이 세계관에 등장하는 그 어떤 사람도 직쏘에게 살인 게임을 시킨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직쏘가 이상한 논리로 민간인을 죽였던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7편에서 이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이 대다수였다. 영화가 ‘게임과 별 상관없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기본 룰을 어긴 것이다. 이 이유로 직쏘라는 인물의 감정선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단점은 치명적이다. ‘쏘우’ 시리즈가 무엇인가. 바로 직쏘가 벌이는 살인 게임이 핵심인 시리즈 아니었나? 관객이 직쏘에게 감정이입을 못하게 되면 영화 자체에 흥미가 떨어진다. 지금 스크린 앞에서 보이는 신체절단 대환장 살인파티가 아무 의미 없다면 이 끔찍한 광경을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단의 혹평이 당연한 것이다.
이 영화는 시리즈물의 공식화를 피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직쏘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한 것이다. 시놉시스에서도 읽을 수 있는 부분인데, 직쏘가 무려 사기를 당했다. 영화는 이에 따라 직쏘 입장에서 여러 감정선을 추가했다. 이 감정선에 쉽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살인 게임에 당위성이 생긴다. 영화가 친절하게 이야기에 몰입까지 시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영화 후반부에서도 빛을 발한다. 원래 이 ‘쏘우’ 시리즈 공통점 중 하나는 강박적인 반전이었다. ‘알고 보니 누가 누구 제자였대!’식의 플롯 전복하기가 ‘쏘우’ 시리즈에서 전통처럼 이어진 것이다. 본작 <쏘우 X>에서는 다행히 ‘누가 누구 제자였대’ 식의 전개가 나오지 않는다. 전작들에 비해 전적으로 현실적인 전개가 이어지는데, 인물에게 깊은 감정선을 넣은 선택이 이야기에 개성을 부여한 좋은 선택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이 승부수 때문에 주인공 직쏘의 캐릭터에 대해 아쉽다고 느낄 관객 분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쏘우 X>은 시리즈물이다. 전작의 전통을 승계하지 않으면 사실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차기작을 기다린 보람이 없다. 직쏘가 정의의 사도인 척을 하는 거지 실제로 그런 인물은 아니기 때문에 거리감을 느낄 관객도 있을 법하다. 어떤 관객들은 이를 단점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사람 죽이는 것 말고 이야기 내적인 것 집중한 탓에 우리가 아는 ‘쏘우’ 시리즈의 쾌감과는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이질감도 느껴진다. 이 부분은 직쏘의 조수 캐릭터에게 특히 더 강하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두 인물을 이렇게 설정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미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두 인물에게 이런 면모가 없었더라면 진부한 살인 게임을 또 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여전한 것들
시리즈에서 승부수를 둔 영화다 하더라도 분명히 단점은 있다. 우선 후반부 전개다. 사실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이 후반부를 위해 종속됐다고 해도 봐도 무방하다. 대표적으로 직쏘가 초반부에 만나는 사람들은 후반부를 대놓고 암시한다. 직쏘의 관점에서 이 인물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더 설득시켰다면, 감정선이 깊었더라면 후반부의 전개가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또 이 인물의 서사를 아주 조금만 더 줘도 큰 문제가 없었다. 서사가 부족하니까 이 사람의 존재가 이야기 내내 에 전제조건처럼 깔리는 것이 체감이 잘 된다. ‘이렇게 쉽게?’ 싶은 것이다. 또 후반부로 넘어가서 이 인물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간단하다. 소위 말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측면이 어느 정도는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앞에서 쓴 바와 마찬가지로 이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는 몇 장면이 있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듯싶다. 애매하게 ‘예상 못한 반전’을 추구하는 것보다 빌런의 악함을 강조해서 두 인물의 대결구도를 강조했어도 재밌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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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민 염정아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후기 / 호불호는 갈리는 듯 / 안방에서 편히 보는 첩보 액션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크로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하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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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느리게 봐야만 보이는 것들
#산돌구름 #엔드게임 #이스터에그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50 누구보다 빠른 앤트맨
01:20 마지막으로 머리를!!
01:40 묠니르 잡는 캡틴, 방패 잡는 캡틴
02:40 전투 속 디테일들
03:23 똑똑하지 못했던 헐크, 똑똑해진 헐크
04:16 토르 눈은 인공 눈, 감마선이 70년대?
04:55 아웃트로2020. 11. 11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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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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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후겟츠 웨슬리> 스페셜 예고편
허구한 날 티격태격하는 결혼 5년차 부부 올리브와 클레이는 고민 끝에 이혼을 결심하고 반려견 웨슬리에게 사실을 말한다.
깔끔하게 헤어지는 줄만 알았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웨슬리의 양육권을 두고 법정 싸움을 하게 되고, 법원에서는 반려견 행동 심리학자를 지정해 두 달 후에 누가 최종 양육권을 가질지 판결하기로 한다.
하지만 웨슬리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두 사람 앞에 반려견 행동 교정사 글렌이 나타나면서, 둘의 관계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데..
과연 웨슬리는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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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화양연화 花樣年華